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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處暑)인 22일에도 불볕더위는 이어졌다. 서울과 제주에선 밤사이 각각 32일째, 38일째 열대야가 이어졌다. 온열질환자는 이날 3000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이 시작된 2011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해는 2018년(4526명)이었다. 태풍도 무더위를 식힐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제10호 태풍 ‘산산’이 이날 오전 3시경 미국 괌 인근 해상에서 발달했지만 일본 쪽으로 향하고 있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라고 밝혔다.역대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평가받는 1994년과 2018년의 처서 당일 날씨와 비교하면 올해 더위가 얼마나 기승을 부리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기상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94년 처서(8월 23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0도 밑으로 떨어진 지역이 전국 곳곳에 있었다. 인천(29.9도)을 포함해 강원 강릉 29도, 전남 완도군 28도, 경북 포항 27.3도, 제주 25.5도 등이었다. 특히 일 최저기온이 강원 태백(11.5도), 충북 제천(14.1도), 경북 의성군(14.2도) 등에서 10도 대로 떨어지며 일교차가 큰 초가을 날씨를 보였다. 당시 열대야 현상은 전국 어디서도 나타나지 않았다.2018년도 비슷하다. 전남 광주(29.9도)를 포함해 경남 진주(29.8도), 대구(29.7도), 울산(29.5도), 제주(29.2도), 강원 강릉(27.0도) 등에서 낮 최고기온 20도 대에 머물렀다. 당시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통과한 뒤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해 차츰 더위가 해소되는 단계였기 때문이다. 다만 태풍 영향으로 습도가 높아진 탓에 충북 충주(28.5도), 강원 원주(27.7도), 대전(26.4도), 부산(26.4도) ,서울(25.7도) 등에서 열대야는 발생했다.하지만 올해 처서에는 1994년과 2018년 모두 낮 최고기온이 30도 밑으로 떨어졌던 지역의 기온이 크게 올랐다. 오후 2시 기준 강원 강릉 37.2도, 속초 30도, 경북 포항 36도, 경북 영덕군 31.7도, 제주 33.7도 등이었다.당분간 무더위가 가실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이날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최소 다음달 1일까지 아침 기온은 22~26도, 낮 기온은 30~34도의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송수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 종다리가 지나간 뒤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올 전망인데, 해수면 온도도 높아 폭염과 열대야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폭염이 계속되면서 피해도 커지고 있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2994명이었다. 이중 사망자는 28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532명(사망자 30명)과 비교하면 18.2% 늘어난 수치다. 65세 이상 노인층 비율이 31.6%였지만 30대 미만도 25.8%를 차지해 연령을 가리지 않고 폭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열질환자가 3000명을 돌파한 것은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일각에서는 폭염이 9월까지 지속된다면 2018년(4526명)보다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제9호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21일 오전 전국적으로 강한 비가 내렸지만 오후 들어 비가 잦아들면서 다시 끈적한 더위가 한반도를 뒤덮었다. 태풍이 몰고 온 덥고 습한 바람이 체감온도를 다시 높인 것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최고 체감온도가 33∼35도 내외로 오르는 등 무더운 날씨가 31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경 서해안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된 종다리는 충남 서해안과 수도권에 많은 비를 뿌렸다. 20일 오후 5시부터 21일 오후 5시까지 충남 서산시(137.6mm)와 태안군(128.0mm), 경기 연천군(124.5mm)과 파주시(108mm), 인천 강화군(107.6mm) 등에 100mm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특히 연중 해수면이 가장 높아지는 백중사리 기간(20∼23일)에 폭우가 내리면서 서해안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21일 오전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에선 일부 저지대에 바닷물이 차올라 인천수협에서 피해 방지 조치를 취했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인천의 조위(해수면 높이)는 경계 단계까지 높아졌고, 22일 오전 최고 수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오전 충남 보령시 일대에는 시간당 30mm 가까운 비가 내려 오천항 인근 주택이 침수되기도 했다. 광주와 전남에선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20, 21일 번개가 1400회 관측됐다. 이번 비는 23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부터 23일 새벽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 20∼60mm(경기 북부 80mm 이상), 강원 20∼60mm(강원 북부 내륙 80mm 이상), 충청권 20∼60mm, 호남권과 영남권 5∼40mm, 제주 10∼60mm 등이다. 태풍이 지나갔음에도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중 열 커튼’은 여전히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전문가들은 태풍 종다리가 예상보다 빠른 42시간 만에 소멸된 것도 티베트 고기압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기압 중심에선 상층의 공기가 하강하는데 티베트 고기압의 누르는 힘이 워낙 강하다 보니 태풍이 서해상을 지나면서 덩치를 키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태풍이 몰고 온 덥고 습한 바람까지 더해져 폭염과 열대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최소 31일까지 전국적으로 최고기온은 33도, 최저기온은 25도 안팎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20일 밤∼21일 새벽에 31일째 열대야를 기록했다. 열대야는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현상인데 제주의 경우 벌써 37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어 국내 열대야 최장기록(49일)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보령=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제9호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21일 오전 전국적으로 강한 비가 내렸지만 오후 들어 비가 잦아들면서 다시 끈적한 더위가 한반도를 뒤덮었다. 태풍이 몰고 온 덥고 습한 바람이 체감온도를 다시 높인 것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최고 체감온도가 33~35도 내외로 오르는 등 무더운 날씨가 31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경 서해안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된 종다리는 충남 서해안과 수도권에 많은 비를 뿌렸다. 20일 오후 5시부터 21일 오후 5시까지 충남 서산시(137.6mm)와 태안군(128.0mm), 경기 연천군(124.5mm)과 파주시(108mm), 인천 강화군(107.6mm) 등에 100mm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특히 연중 해수면이 가장 높아지는 백중사리 기간(20~23일)에 폭우가 내리면서 서해안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21일 오전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에선 일부 저지대에 바닷물이 차올라 인천수협에서 피해 방지 조치를 취했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인천의 조위(해수면 높이)는 경계 단계까지 높아졌고, 22일 오전 최고 수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오전 충남 보령시 일대에는 시간당 30mm 가까운 비가 내려 오천항 인근 주택이 침수되기도 했다. 광주와 전남에선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20, 21일 번개가 1400회 관측됐다.이번 비는 23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부터 23일 새벽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 20~60mm(경기 북부 80mm 이상), 강원 20~60mm(강원 북부 내륙 80mm 이상), 충청권 20~60mm, 호남권과 영남권 5~40mm, 제주 10~60mm 등이다. 기상청은 “23일부터는 다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화창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태풍이 지나갔음에도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중 열 커튼’은 여전히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전문가들은 태풍 종다리가 예상보다 빠른 42시간 만에 소멸된 것도 티베트 고기압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기압 중심에선 상층의 공기가 하강하는데 티베트 고기압의 누르는 힘이 워낙 강하다 보니 태풍이 서해상을 지나면서 덩치를 키우지 못했다는 것이다.기상청은 태풍이 몰고 온 덥고 습한 바람까지 더해져 폭염과 열대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최소 31일까지 전국적으로 최고기온은 33도, 최저기온은 25도 안팎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20일 밤~21일 새벽에 31일째 열대야를 기록했다. 열대야는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현상인데 제주의 경우 벌써 37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어 국내 열대야 최장기록(49일)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보령=이정훈 기자 jh89@donga.com담양=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복절을 지나면서 한풀 꺾일 것으로 기대됐던 폭염과 열대야가 8월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기상청이 15일 밝혔다. 한반도 상공에 자리 잡은 두 거대 고기압이 세력을 유지하면서 태풍 북상까지 막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오른 것 등이 원인인 만큼 내년 이후에도 여름마다 올해 같은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 태풍도 못 뚫는 ‘이중 열 커튼’ 기상청은 15일 중기예보를 통해 “평년에는 광복절 전후로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했지만 올해는 최소 25일까지 전국적으로 최고기온 33도 안팎의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여름의 기록적인 무더위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14일까지 올해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16.8일로 평년(1991∼2020년·8.9일)보다 7.9일 많다. 열대야도 평년(5.4일)의 3배에 가까운 15.1일 나타났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8월만 놓고 봐도 평균기온, 최고기온, 최저기온 모두 평년보다 2, 3도 높다. 더위가 길어지는 것은 한반도 상공에 자리 잡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의 ‘이중 열 커튼’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태풍이 북상하며 한반도 상공에 자리 잡은 고기압을 뒤흔들고 더위를 식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주는 태풍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영준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이 한반도 상공에 있는 중첩된 고기압을 뚫고 지나가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뜨거운 두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고 있는 동안 발생한 태풍들은 모두 한반도 상공을 피해 갔다. 장마가 종료됐던 지난달 27일 전후로 발생한 3호 태풍 개미와 4호 태풍 프라피룬은 중국 쪽으로 향했다. 이후 발생한 5호 태풍 마리아, 6호 태풍 손띤은 일본 해상에서 소멸했다. 현재 북상 중인 7호 태풍 암필과 8호 태풍 우쿵의 예상 경로도 모두 일본 방향이다. 7, 8호 태풍이 소멸되면 북태평양 고기압은 오히려 세력을 더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기후변화의 영향 등으로 해수면 온도가 오르면서 올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오랫동안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 곳곳서 열대야 기록 경신 폭염과 함께 밤사이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도 장기화되고 있다. 서울은 14일 밤∼15일 새벽 최저기온이 26.7도로 지난달 21일부터 25일째 열대야가 이어졌다. 서울에서 1907년 관측이 시작된 후 가장 길게 열대야가 이어진 것은 2018년 7월 21일부터 8월 15일까지 26일간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16일 밤∼17일 새벽 이 기록이 경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열대야 기록을 경신한 곳도 있다. 강원 강릉시는 이달 7일까지 20일 동안 열대야가 이어지며 1911년 이후 가장 긴 지속 일수를 기록했다. 부산은 15일 밤∼16일 아침까지 열대야가 22일 동안 이어지며 1904년 이후 120년 만에 가장 긴 지속 일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에서도 31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어 역대 최장 기록(44일)을 경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제주에선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기습 폭우가 내렸고 이후에도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예보돼 있지만 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7일까지 전국 곳곳에 최대 60mm의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며 제주의 경우 많은 곳에는 최대 80mm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비와 상관없이 당분간 폭염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간 폭염이 어어지면서 온열질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2570명이었고 이 중 22명이 숨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 수는 2276명, 사망자는 29명이었다. 온열질환자 중에는 65세 이상 고령층이 31.5%를 차지하지만 13일 전남 장성군에서 학교 급식실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던 20대 아르바이트생이 숨지는 등 청년층에서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이번주 서울과 부산에서 한반도 열대야 역사가 다시 쓰여질 전망이다. 이미 이달 초 강릉에서 역대 최장 지속 기간(20일)을 기록한데 이어 또 한번 올해 ‘역대급 열대야’가 전국 곳곳에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밤부터 14일 오전 사이 서울의 최저기온은 28.3도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서울의 최저기온 최고치다.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열대야는 24일째 계속되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길게 열대야가 이어진 것은 2018년 7월 21일부터 8월 15일까지 26일간이다. 기상청이 중기예보를 통해 최소 24일까지 최고온도 33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한만큼 17일 기록 경신을 넘어 2위와의 격차를 일주일 가량 벌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부산도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13일 밤까지 20일 연속 열대야를 겪은 부산은 1904년 이래 두 번째로 긴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에선 1994년과 2018년에 21일동안 지속적으로 열대야가 나타났는데 최근 무더위 패턴대로라면 16일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이 밖에 제주에도 30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에서 30일 이상 연속으로 열대야가 나타난 해는 올해를 포함해 2013년(44일), 2016년(39일), 2012년(33일), 2023년(33일) 등이다. 제주에서 열대야 관측을 시작한 1923년 이후 102년 중 5개년 뿐이다. 한편 기상청은 16일까지 전국 곳곳에 최대 60mm의 소나기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중첩된 상황에서 남쪽의 건조한 소용돌이가 유입돼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소나기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19일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되면서 다량의 수증기가 한반도에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한반도 서쪽에 위치한 저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로 인해 20일 전국에 비가 내릴 수 있다”며 “저기압이 느리게 통과할 경우 21일까지 비가 내릴 수 있지만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 최신 기상정보를 참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가 내린 이후에도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정부가 전기차 제조사에 ‘국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스스로 공개하라’고 권고하기로 했다. 또 과충전 방지 장치가 없는 충전기에 대해선 대당 최대 500만 원을 주는 예산 지원을 중단할 방침이다. 1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번지자 처음 나온 범정부 대응책이다.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전기차 안전관리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관계 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국민 불안 해소 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정부는 국내 시판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모든 전기차 제작사가 자발적으로 공개하라고 권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기차 제조사 및 수입사 14곳 중 11곳이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기로 했다. 특히 인천 화재 발화 차량 제조사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전날까지 “공급업체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뒤집고 이날 자사 전기차 8개 모델에 장착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5개 모델에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이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은 총 5582대가 팔렸다. 배터리 제조사 공개 방침을 밝히지 않은 테슬라, GM, 폭스바겐은 본사 협의를 거쳐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과충전 방지 장비인 전력선통신(PLC) 모뎀이 없는 전기차 완속충전기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 장비를 장착하면 배터리 충전 상태를 전기차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과충전을 막을 수 있다. 현재 급속충전기에는 대부분 장착돼 있으나 완속충전기에는 거의 없다. 현재 정부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업자에게 충전기 1대당 35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 보조금을 지급 중이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짜면서 일반형 완속충전기 지원에 총 740억 원을, PLC 모뎀이 있는 완속충전기 지원에 800억 원을 편성했는데 내년에는 일반형 완속충전기 지원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방침이다. 정부는 또 자동차 제조사에 전기차 특별 무상 점검을 권고하기로 했다. 폭스바겐이 이미 연중 상시 무상 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 벤츠가 이날부터 무상 점검에 들어갔다. 소방시설 긴급 점검도 추진한다. 인천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점을 고려한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의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가 전기차 제조사에 ‘국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스스로 공개하라’고 권고하기로 했다. 또 과충전 방지 장치가 없는 충전기에 대해선 대당 최대 500만 원을 주는 예산 지원을 중단할 방침이다. 1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번지자 처음 나온 범정부 대응책이다.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전기차 안전관리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관계 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국민 불안 해소 대책을 발표했다.먼저 정부는 국내 시판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모든 전기차 제작사가 자발적으로 공개하라고 권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기차 제조사 및 수입사 14곳 중 11곳이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기로 했다. 특히 인천 화재 발화 차량 제조사인 벤츠코리아는 전날까지 “공급업체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뒤집고 이날 자사 전기차 8개 모델에 장착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화재가 난 전기차에는 알려진 대로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베터리 제조사 공개 방침을 밝히지 않은 테슬라, GM, 폭스바겐은 본사 협의를 거쳐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정부는 또 과충전 방지 장비인 전력선통신(PLC) 모뎀이 없는 전기차 완속충전기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 장비를 장착하면 배터리 충전 상태를 전기차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과충전을 막을 수 있다. 현재 급속충전기에는 대부분 장착돼 있으나 완속충전기에는 거의 없다.현재 정부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업자에게 충전기 1대당 35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 보조금을 지급 중이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짜면서 일반형 완속충전기 지원에 총 740억 원을, PLC 모뎀이 있는 완속충전기 지원에 800억 원을 편성했는데 내년에는 일반형 완속충전기 지원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방침이다.정부는 또 자동차 제조사에 전기차 특별 무상점검을 권고하기로 했다. 폭스바겐이 이미 연중 상시 무상 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 벤츠가 이날부터 무상 점검에 들어갔다.소방시설 긴급점검도 추진한다. 인천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점을 고려한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의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각 부처가 검토해 온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 배터리 정보 공개 시 보조금 차등 지급 등은 추가로 검토한 뒤 다음 달 초 종합대책 발표 때 시행 여부를 밝히기로 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일본 오키나와 인근에서 발생한 태풍 7호 ‘암필’이 북상 중이지만 한반도를 덮친 무더위의 기세를 꺾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서울의 최장 열대야 기록 경신도 초읽기에 들어갔다.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키나와 동남쪽에서 발생한 암필은 현재 북동쪽으로 이동 중인데 16일경 도쿄 앞바다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상륙하지 않고 다시 북동쪽으로 움직이며 태평양 쪽을 향할 것으로 보여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태풍이 시계방향으로 돌며 북동진하고 있어 한반도 상공에 자리잡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의 ‘이중 열 커튼’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낮 폭염, 밤 열대야’ 패턴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이 지금보다 동쪽으로 이동할 경우 서울 등 수도권에 부는 뜨거운 동풍이 다소 약해질 순 있으나 무더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12일 밤부터 13일 오전까지 서울의 최저기온은 28.1도로 이날까지 23일째 열대야가 이어졌다. 부산과 제주에도 각각 19일, 29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가장 길었던 열대야 연속 일수는 2018년의 26일인데 현 상태가 이어질 경우 16일 밤~17일 오전 열대야 연속 기록이 깨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최저기온을 기록하는 서울기상관측소(종로구)에 심야 소나기 같은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연속 열대야 기록이 경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일각에선 열대야 연속 기간이 30일 이상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정부가 자동차 업계에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류, 전압, 온도 등 배터리 안전 정보를 공개하는 전기차에 30만 원의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달 1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번지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12일 이병화 환경부 차관 주재로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소방청 등이 참여하는 ‘전기차 화재 관련 관계부처 긴급회의’를 열고 전기차 화재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선 실행 가능한 단기 대책을 최대한 빨리 발표하자는 의견과 다음 달 초 관련 대책을 종합해 발표하자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3일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각 부처 차관들이 참석하는 추가 회의를 연다. 정부는 먼저 단기 대책의 일환으로 전기차 제조사가 어떤 배터리를 사용하는지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인천 화재 발화 차량 제조사인 벤츠코리아의 경우 아직 어떤 배터리를 사용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대차가 이미 자발적으로 공개를 결정했고 수입차 업체도 상당수가 공개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며 “이르면 13일 완성차 제조사와 수입차 업체에 정보 공개를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국내외 전기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13일 안전 점검 회의를 열기로 했다. 정부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에 담긴 안전 정보를 공개하는 자동차 회사에 추가 보조금으로 대당 30만 원을 지급하며 정보공개를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과충전 방지를 위해 전력선통신(PLC) 모뎀을 내장한 충전기 보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 장비를 장착하면 배터리 충전 상태를 전기차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과충전을 막게 된다. 현재 급속충전기에는 대부분 장착돼 있으나, 완속충전기에는 거의 없다. 국토부는 배터리 안전성 인증 제도를 마련하고 국토부 장관으로부터 인증받은 배터리만 시장에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을 때 초기 진화를 위해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주차장 내에 촘촘하게 두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환경부 주관으로 진행 중인 전기차 화재 예방 대책 논의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격상해 대응하기로 했다. 다양한 전기차 화재 예방 및 피해 최소화 대책은 이르면 다음 달 초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광주시는 9일부터 관용 전기차의 청사 지하주차장 이용을 금지했다고 12일 밝혔다. 광주시에서 운영하는 관용 전기차는 총 58대인데 이 중 14대는 그동안 지하주차장에 주차하고 충전을 해 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반복되는 날씨가 이번 주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밤낮을 가리지 않는 불볕더위는 최소 22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평년에는 8월 15일 전후에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했지만 올해는 당분간 폭염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더위가 길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한반도 상공에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이중 열 커튼’을 치는 기간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태풍이 북상하며 한반도 상공에 자리잡은 고기압을 뒤흔들고 더위를 식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주는 태풍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11일 밤∼12일 새벽 서울의 최저기온은 28.2도로 열대야가 22일째 이어졌다. 기상청은 당분간 열대야가 사라질 기미가 없는 만큼 2018년 최장 지속기간(26일)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은 “14일까지 전국 곳곳에 최대 40mm의 소나기가 예상된다”면서도 “소나기가 일시적으로 기온을 낮출 순 있지만 그친 뒤에는 오히려 습도를 높여 체감온도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한국수자원공사가 사우디아리비아에 물 재해 예방 관리를 위한 ‘물 관리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한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사물이나 시스템 등을 가상 세계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수자원공사는 이를 토대로 ‘제2의 중동 붐’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수자원공사와 네이버는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산하 국립주택회사(NHC)와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착수 선언식을 가졌다. 이로써 수자원공사는 향후 5년간 사우디아라비아 물 관리 분야 디지털 트윈 개발 및 운영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사우디는 국토 대부분이 건조한 사막 지형임에도 최근 기후 변화에 따라 폭우가 내리는 경우가 생기며 물 재해 예방 및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첨단 물 관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 차원의 과제로 떠올랐다. 수자원공사는 사우디의 요청을 받아 홍수량 모니터링, 예·경보 시스템, 강수 레이더 등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을 전수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는 그동안 국내에서 관련 시스템을 개발해 홍수 예측 등에 활용해 왔다. 또 수자원공사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국내 물 테크 산업 중동 진출을 위한 기반을 확실하게 구축할 방침이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사우디가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며 대규모 도시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을 물관리 파트너로 선정한 건 의미 있는 일”이라며 “반세기 전 중동 붐이 노동력에 기반한 수출 산업이었다면 이제는 물을 기반으로 원천 기술과 솔루션을 수출하는 제2의 중동 붐을 개척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지난달 24일 새벽 부산에 최대 163.4mm의 장맛비가 쏟아졌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도 83.1mm에 달해 ‘극한호우’ 수준이었다. 전날 기상청은 이 지역에 최대 20mm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갑자기 쏟아진 물폭탄에 시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기상청은 또 지난달 9일 서울 등 수도권에 30∼80mm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후 긴급 수시 브리핑을 통해 강수량을 최대 120mm로 늘려 잡았으나 다음 날 오전까지 강수량은 12mm로 10분의 1에 그쳤다. 예보를 믿고 외출을 미뤘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쏟아졌다. 이 밖에도 역대급 강수 기록이 쏟어졌던 올해 장마철 기상청의 오보 사례는 많다. 예측이 잇따라 빗나가자 시민들의 불만도 커졌다. 2021년 628억 원의 예산을 들여 슈퍼컴퓨터 5호기를 도입했는데도 예측 정확도는 더 떨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장마 종료 이후 최근 극한호우 양상으로 쏟아지는 소나기가 전국에 크고 작은 피해를 주고 있어 예보 정확도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슈퍼컴도 예측 못 한 물폭탄 현재 예보는 슈퍼컴퓨터의 날씨 예측 프로그램인 수치 예보모델이 내놓은 각종 전망을 분석해 발표한다. 수치 예보모델은 지구 전체를 가로 10km, 세로 10km 격자로 나눈 뒤 이 격자를 한 점으로 보고 향후 날씨를 예측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격자 하나 안에 모두 들어가는 작은 면적에서 기상 변수가 발생했을 때는 예측이 어려운 구조다. 문제는 최근 이 작은 면적에서 기상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압축돼 가늘고 긴 띠 모양의 비구름대를 형성하기도 하고, 전선상에서 몇 시간 만에 중규모 저기압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기도 한다. 지난달 10일 새벽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 내렸던 시간당 146mm의 물벼락 역시 슈퍼컴퓨터의 예측을 벗어난 변수들이 중첩돼 발생했다. 5일 전남 무안에 내렸던 시간당 102mm의 소나기도 예측을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를 기상 오보가 잦아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 등이 전례 없는 야행성 폭우와 국지성 집중호우를 부르며 날씨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취지다. 과거 사례가 없기 때문에 슈퍼컴퓨터가 보유하고 있는 역대 기상 자료 등도 활용성이 떨어진다.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기후변화 특임교수는 “전 지구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처럼 좁은 지역에선 아주 작은 변수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어 예측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도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도 내일 주식이 얼마일지 결국 알 수 없는 것처럼 현 상황에서 날씨 예보를 정확하게 하는 건 매우 어렵다”고 했다.● 국민 불만에 기상청 ‘곤혹’ 과학적으로 예보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것과 별개로 시민들의 불신은 더 커지고 있다. 기상청 대신 해외에서 운영하는 예보 서비스를 찾아 참고하는 ‘날씨 망명족’도 늘고 있다. 애플과 안드로이드 앱스토어를 살펴보면 체코에 본사를 둔 ‘윈디닷컴’, 미국 기업인 ‘아큐웨더’ 등이 국내 날씨 애플리케이션(앱) 부문 상위권에 올라 있다. 한때는 노르웨이 기상청 앱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기상청의 공식 앱인 ‘날씨 알리미’는 6위다. 기상청도 곤혼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비가 온다는 예보가 맞은 비율’을 나타내는 강수 맞힘률은 상반기(1∼6월) 평균 6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1월 66%, 2월 71%, 3월 75%, 4월 74%, 5월 70%, 6월 63% 수준이다. 월별 강수 맞힘률은 2018년 4월 최고치(83%)를 기록하고 하락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후 변화로 변화무쌍한 날씨가 이어지는 만큼 정확한 날씨는 기상청 앱이나 홈페이지에 공개된 레이더 영상을 참고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레이더 영상을 보면 가장 최근의 비구름 흐름과 예상 진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비가 내릴 가능성을 스스로 예측할 수 있다. 기상청이 제공하는 ‘초단기 예측’ 영상도 유용하다. 검색 시점 기준 10분 뒤부터 6시간 뒤까지 어떻게 비구름이 이동할지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기상청 역시 이번 예보 논란을 계기로 수치 예보모델 정교화, 예보 분석 능력 고도화 등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방재 기관인 기상청 입장에선 지난달 24일 부산에 내렸던 비는 특히 뼈 아프다. 예보에 없던 폭우가 쏟아질 경우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장동언 기상청장은 지난달 취임사에서 “각 개인이 있는 동네의 예보가 실제 위치의 상황과 동떨어져 있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느냐. 국민의 시각에서 가치 있는 기상 서비스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동네 예보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반복되는 날씨가 이번 주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밤낮을 가리지 않는 불볕더위는 최소 22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평년에는 8월 15일 전후에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했지만 올해는 당분간 폭염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이 밝혔다.더위가 길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한반도 상공에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이중 열 커튼’을 치는 기간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태풍이 북상하며 한반도 상공에 자리잡은 고기압을 뒤흔들고 더위를 식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아직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주는 태풍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고기업의 중심이 이동하며 바람의 방향은 바뀌는 모습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그동안 북태평양고기압의 중심이 한반도 남서쪽에 있어 서풍이 유입됐다면 최근에는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동풍이 불고 있다”고 밝혔다. 서풍이 불면 서해상의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수도권을 습하고 덥게 만드는 반면 동풍이 불면 태백산맥을 넘으며 수증기가 날아가 고온 건조해진 바람이 서울 등 수도권을 덮치게 된다.11일 밤~12일 새벽 서울의 최저기온은 28.2도로 열대야가 22일째 이어졌다. 기상청은 당분간 열대야가 사라질 기미가 없는 만큼 2018년 최장 지속기간(26일)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18일), 제주(28일) 등에도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14일까지 전국 곳곳에 최대 40mm의 소나기를 예상된다”면서도 “소나기가 일시적으로 기온을 낮출 순 있지만 그친 뒤에는 오히려 습도를 높여 체감온도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이번 주말에도 최고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오르는 등 무더위가 전국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낮 폭염, 밤 열대야’ 무더위 패턴은 최소 19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 9일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19일까지 최고기온 34도 안팎의 불볕더위가 예상된다. 평년 기준 8월 15일 전후로 기온이 떨어진 것과는 다른 추세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에 자리잡은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약해지면 더위가 물러나는데, 올해는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모두 굳건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압계의 영향으로 전국 곳곳에 열대야도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 밤사이 서울 19일, 경북 포항 16일, 인천 17일, 제주에서 25일 연속으로 열대야가 발생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다. 다만 역대 최장 지속 기록을 써갔던 강원 강릉에선 열대야가 20일 만에 멈췄다.한편, 주말 동안 체감온도를 높이는 소나기도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10일 전국 곳곳에 최대 40mm의 소나기를 예보했다. 일부 지역에선 천둥, 번개를 동반해 시간당 20mm 내외의 세찬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갈 수 있으나, 그친 뒤에는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낮 동안 다시 기온이 올라 무더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등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가 긴급회의를 열고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배터리 제조사 공개, 보조금 차등 지급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정부는 환경부 주관으로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소방청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전기차 화재 관련 회의를 12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회의 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다음 달 초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환경부는 배터리관리시스템 정보를 공개하는 전기차에 구매보조금을 더 주거나, 화재 안정성이 떨어지는 배터리를 장착했을 때 보조금을 제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항목에 화재 안정성 등을 추가할 수 있다”며 “아직까진 내부 검토 중인 사안이지만 모든 방안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제조사명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차량의 크기와 무게, 최대 출력, 전비, 배터리 용량 등만 안내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9일 전기차 회사들과 만나 배터리 제조사 공개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법 개정이 필요한지 아니면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으로 바꿀 수 있을지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해양수산부도 올해 하반기(7∼12월) 배에 선적하는 전기차의 배터리 충전율을 50%로 제한하는 권고 기준을 마련한다. 선박 운송 중 화재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밤새 너무 더워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오전 늦게 가게에 갔는데, 열어둔 창문 사이로 비가 쏟아졌는지 가게 집기가 모두 물에 젖었습니다. 복구하느라 하루를 다 보냈어요.” 6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자영업자 김모 씨(41)는 결국 평소보다 늦게 가게 문을 열었다. 이날 오전 중원구에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준 시간당 47.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낮 최고기온은 32.2도에 달했다. 전국 곳곳에서 폭염과 폭우가 동시에 나타났다. 전국 183개 구역 중 182곳(99%)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경기 성남, 강원 철원, 충남 서산, 경북 봉화 등에는 호우주의보도 함께 발령됐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동안 강수량이 60mm 이상이거나 12시간 동안 11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폭염과 함께 찾아온 극한호우 6일 기상청에 따르면 5, 6일 하루 최대 시간당 강수량은 AWS 관측 기준 전남 무안 102mm, 경북 칠곡 98mm, 경기 양평 86mm, 대구 달성 77.5mm, 경기 여주 62mm, 전남 장성 60.5mm, 경북 의성 56.1mm 등이었다. 일반적으로 시간당 50mm 이상의 비는 극한호우로 분류되는데, 비가 내리는 동안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알아보기 어렵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비가 내리며 피해가 속출했다. 5일 무안군에서는 수도 공급 시설이 낙뢰를 맞아 무안읍과 몽탄면 일부 가구에 수도 공급이 한때 중단됐다. 여주시에서도 같은 날 오후 9시경 낙뢰로 일부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양평군 양근천 둔치 주차장에서는 차량 11대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겼다. 소나기 구름대가 발달한 것은 폭염으로 대기 불안정 상태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표가 뜨겁게 달궈지면 대기 상·하층의 온도차가 커져 대기가 불안정해진다. 이때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릴 때가 많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곳곳에서 소나기 구름이 매우 강하게 발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밤낮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온열질환 폭염과 폭우는 최소 8일까지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7, 8일 전국 곳곳에 최대 60mm의 소나기를 예보했다. 소나기가 극한호우 양상으로 내리면서 16일째 이어지던 대구의 열대야가 잠시 그쳤다. 광주의 최저기온도 24도까지 내려가면서 15일 연속 이어지던 열대야 기록이 마감됐다. 다만 전국적인 폭염 기세는 꺾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16일째, 강원 강릉은 18일째, 제주는 22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6일 폭염 위기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리고 사상 처음으로 폭염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기상청은 중기예보를 통해 최소 16일까지 최고 35도 안팎의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밤이나 새벽에도 온열질환으로 응급실 등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0시∼오전 10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07명으로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2011년(30명)의 10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낮 12시∼오후 7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30명에서 1788명으로 5배 넘게 증가했다. 환자 수만 비교하면 낮 12시∼오후 7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더 많지만 환자 증가율은 0시∼오전 10시에 더 가팔랐다. 질병청 관계자는 “새벽에 응급실에 실려 오는 분도 있다”며 “열대야가 길어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6일 오후 4시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810명,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전날보다 3명 늘어난 17명으로 집계됐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폭염 때문에 걸어 다니기가 힘들어 차를 타고 출근하는데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에 접촉 사고까지 발생해 곤욕을 치렀습니다.” 6일 서울 서초구에 사는 임모 씨(34)는 결국 회사에 출근하지 못했다. 이날 서초구에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준 시간당 28mm의 소나기가 쏟아졌다. 낮 최고기온은 34.2도에 달했다.서울 뿐 아니라 전국 곳곳이 폭염과 기습적인 폭우로 신음했다. 전국 183개 구역 중 182곳(99%)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경기 성남, 강원 철원, 충남 서산, 경북 봉화군 등에 호우주의보도 발령됐던 것. 호우주의보는 3시간 동안 강수량이 60㎜ 이상 또는 12시간 동안 11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도깨비 같은 날씨에 각종 피해도 잇달았다.● 폭염 속 극한호우6일 기상청에 따르면 5일과 6일 사이 하루 최대 시간당 강수량은 AWS 관측 기준 전남 무안 102㎜, 경북 칠곡 98㎜, 경기 양평 86㎜, 대구 달성 77.5㎜, 경기 여주 62㎜, 전남 장성 60.5㎜, 경북 의성 56.1㎜ 등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시간당 50mm 이상의 비는 극한호우로 분류된다. 비가 내리는 동안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구분하기 힘들다.짧은 시간 동안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크고 작은 비 피해가 속출했다. 5일 무안군에서는 수도 공급 시설이 낙뢰를 맞아 무안읍과 몽탄면 일부 가구에 수도 공급이 한때 중단됐다. 여주시에서도 같은 날 오후 9시경 낙뢰로 상당수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비슷한 시간 양평군 양근천의 둔치 주차장에서는 차량 11대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겼다. 이밖에 전국 곳곳에서 주택·도로·차량 침수 등의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기습적으로 소나기 구름대가 발달한 것은 그동안의 폭염으로 대기 불안정 상태가 커진 탓이 크다. 지표가 뜨겁게 달궈지면 대기 상·하층의 온도차가 커져 대기가 불안정해진다. 이때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리는 경우가 많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곳곳에서 소나기 구름이 매우 강하게 발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폭우도 꺾지 못하는 불볕더위기상청에 따르면 최소 8일까지 전국이 폭염과 폭우를 동시에 겪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7일과 8일 전국 곳곳에 최대 40mm의 소나기 강수량을 예보했다. 소나기가 극한호우 양상으로 내리면서 16일째 이어지던 대구의 열대야가 잠시 해제됐다. 광주의 최저기온도 24도까지 내려가며 15일 연속 열대야 기록을 마감했다.다만 전국적으로 폭염의 기세를 꺾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16일째, 강릉은 18일째, 제주는 22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중기예보를 통해 최소 16일까지 최고 34도 안팎의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어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더울 것”이라고 밝혔다.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한낮이 아니라 한밤과 오전 중에도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0시~오전 10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07명으로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2011년(30명)의 10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낮 12시~오후 7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30명에서 1788명으로 5배 넘게 증가했다. 환자 수만 놓고 보면 낮 12시~오후 7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더 많지만 환자 증가율은 0시~오전 10시에 더 가파른 것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열대야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불볕더위가 이어지던 지난 주말 전국에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올해 14명으로 늘었다. 5일 강원 강릉에서는 17일째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강릉에서 열대야 관측을 시작한 1911년 이래 가장 긴 지속 일수다. 서울과 광주는 15일째, 대구는 16일째, 제주는 21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온열질환을 피하려면 평소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누구나 피해를 당할 수 있어 이젠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10, 20대도 온열질환으로 병원행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이달 5일 오후 4시까지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총 1690명 발생했다. 이 가운데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질병청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추정 사망자도 계속 발생하고 있어 온열질환 관련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4일 전남 동부지역에선 노인 5명이 밭에서 일하다가 쓰러져 숨졌다. 고흥군 동일면 밭에서 일하다가 사망한 김모 씨(78)의 당시 체온은 41도였다. 순천에서도 노인 3명이 숨졌는데 당시 체온이 모두 40도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군위군 의흥면에서도 70대 남성이 참깨밭에서 일하다가 숨졌다. 폭염 피해는 더 이상 연령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3일까지 병원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 중 40대 이하 비중은 39.5%에 달했고 실내 온열질환자 비율도 20.4%나 됐다. 이준형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젊고 건강한 사람들도 폭염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외부 활동을 오래하면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연일 최고 40도에 가까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4일 “도쿄에서 지난달 열사병으로 123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121명은 실내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실내 사망자 중 79명은 사망 당시 에어컨을 틀지 않았다.● 폭염의 일상화… “15일까지 이어질듯” 올해 폭염은 최소 1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기상청은 15일까지 전국적으로 최고기온이 33도 안팎이라고 예보했다. 당장 7일까지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낮 최고기온은 35도 내외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다. 열대야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4일까지 전국 평균 열대야 발생일은 12일이다. 평년 같은 기간(1991∼2020년·3.7일)보다 훨씬 길다. ‘역대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 같은 기간(9.5일)보다도 더 길다. 올해 최저기온과 습도는 2018년보다도 높아 더 덥게 느껴진다. 올해 7월 평균 최저기온은 23.3도로 2018년보다 0.7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최저기온과 습도가 높게 유지되면 체감온도가 더 높아지는데 이때 온열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전국 17개 시도에 ‘폭염 현장 상황 관리관’을 파견해 폭염 대처 상황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폭염을 자연 재난에 포함해 관리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폭염으로 현장 상황 관리관을 파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불볕 더위가 이어지는 동안 지난 주말에만 전국에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올해 13명으로 늘었다. 5일 강원 강릉에서는 17일째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강릉에서 열대야 관측을 시작한 1911년 이래 역대 최장 지속 일수다. 서울과 광주는 15일째, 대구는 16일째, 제주는 21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누구든 어디서나 겪을 수 있는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10대-20대도 온열질환으로 병원행5일 질병관리청과 지역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3, 4일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모두 5명이다. 4일 전남 순천시 별량면에서 밭일을 하던 90대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숨졌고, 같은 날 낮 순천시 조례동에서도 90대 노인이 열경련 증상을 보이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순천 사망자 2명은 아직 질병청이 집계하는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는 기록되지 않았다. 집계가 완료되면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모두 13명으로 늘어난다.고령층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더 이상 연령을 가리지 않는다. 3일까지 병원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 중 40대 이하 비중은 41%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40대가 14.2%, 30대 12.6%, 20대 10.6%, 10대 3% 등이었다. 실내에 있다고 안심할 수도 없다. 폭염 피해가 덜 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내에서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비율은 20.4%나 됐다. 이준형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젊고 건강한 사람들도 폭염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외부활동 등을 오래하면 충분히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일본에서도 폭염은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연일 최고 40도에 가까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도쿄에서만 지난달 123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요미우리신문은 4일 “도쿄에서 지난달 열사병으로 123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121명은 실내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실내 사망자 중 79명은 사망 당시 에어컨을 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폭염이 일상인 시대에 맞춰 생활 방식 등을 바꿔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배우경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40도 넘는 폭염이 익숙치 않다보니 더우면 더울수록 오히려 팔다리를 내놓는 방식으로 더위를 피하려 한다”며 “이 경우 신체 수분이 빨리 날아가면서 열 조절 능력이 떨어져 몸속 체온이 빠르게 오르며 열사병 등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40도가 넘는 기온이 일상인 중동에서는 아무리 더워도 몸을 최대한 가리고 다닌다”며 “직사광선을 피하고 낮에 활동을 줄이는 등의 생활 수칙이 몸에 배어 있다”고 덧붙였다.● 폭염의 일상화…“최소 15일까지 이어질듯”이미 각종 더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올해 폭염은 최소 광복절인 1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기상청은 중기예보를 통해 15일까지 전국적으로 최고 34도 안팎의 기온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당장 7일까지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예보돼있지만 낮 최고기온은 35도 내외의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폭염의 기세도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올해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4일까지 10.2일로 평년(1991~2020년·6.1일)보다 많다. 역대 최악의 여름으로 꼽히는 2018년 8월(1~4일)과 비교해도 최고기온(34.2도)은 1.8도 낮지만 최저기온(25.9도)은 1.2도 높고, 습도(79%)는 11% 포인트 높다. 전문가들은 “최저기온과 습도가 높게 유지되면 체감온도가 더 높아지는데 이때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5일 정부는 17개 시도에 ‘폭염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2018년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규정한 이래 첫 파견이다. 행정안전부 폭염 현장상황관리관은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 여부 △취약계층(고령농업인, 현장근로자 등) 및 취약지역별(논밭, 공사장) 전담관리자 지정·운영 등 취약계층 보호 대책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더운 날씨에 할머니가 밭에 쓰러져 있습니다.” 4일 광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전날(3일) 오후 2시 50분경 이 같은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즉각 출동한 구급대가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 인근 밭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진 80대 여성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사망했다. 발견 당시 이 여성의 체온은 42도까지 오른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폭염에 밭일을 하다가 온열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부터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광주는 이날 최고 체감온도 36.4도를 기록했다.● ‘최고 40도 폭염’에 누적 사망자 11명 이날 경기 여주시 점동면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 40도가 기록되는 등 전국적으로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장마철이 지난 후 작물을 돌보러 나갔다가 밭이나 논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4일 경남도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 54분경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밭에서 50대 여성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가 의식이 없는 여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대형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같은 날 오후 11시 59분경 결국 사망했다. 병원 측은 열사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이달 2, 3일에만 사망자 3명이 나와 내부적으로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4일 낮 12시 26분경 전남 순천시에서도 텃밭에서 90대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경찰이 온열질환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일 하루에만 온열질환자 154명이 발생했는데 이는 ‘가장 더웠던 해’로 꼽히는 2018년 8월 3일 164명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현재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총 1546명 중에는 65세 이상이 485명으로 전체의 31.4%를 차지한다. 온열질환이 발생한 장소는 실외 작업장(458명)이 가장 많았고 논밭(246명)이 뒤를 이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어르신들은 연세 때문에 체온 조절이 안 되고 다른 만성질환도 많아 온열질환에 약하다”며 “낮에 작물을 돌보러 나가지 말고, 전기요금 걱정하지 말고 에어컨을 틀라고 자녀들이 전화를 자주 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구장과 울산 문수구장에서 4일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경기도 취소됐다. 3일 폭염경보 속에서 강행한 잠실구장 경기에서 관중 4명이 온열질환으로 이송된 점을 고려한 조치다.● 최소 10일은 ‘낮 폭염 후 밤 열대야’ 기상청은 최소 14일까지는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반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뜨거운 두 개의 공기덩어리인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 상층에 ‘이중 열 커튼’을 치고 있는 탓이다. 강원 강릉시의 경우 지난달 19일 이후 16일째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2013년 연속 열대야 기록과 같은 기록이다. 이에 따라 5일 오전 1911년 해당 지점에서 열대야 관측을 시작한 이래 113년 만에 최장 열대야 기록이 경신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광주는 지난달 21일 이후 14일째, 대구는 지난달 20일 이후 15일째, 제주시는 지난달 15일 이후 20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18년 서울의 최장 열대야 연속 기록(26일)이 경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31일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폭염 위기경보 최고 단계인 ‘심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중대본 관계자는 “고령 농어업인들이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2∼5시에는 밭일 등 외부 작업을 자제하도록 전국 시군구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