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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25일 귀국길에 들른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자들은 이날 밤늦은 시간 대통령과 기자단의 숙소 호텔 주변에서 19대 총선에서 불출마·낙천·낙선한 새누리당 김무성 전 원내대표, 안경률 장광근 전 사무총장, 정옥임 전 의원 등과 마주쳤다.김 전 원내대표 등은 11일부터 18박 19일 일정으로 미국 서부 자동차여행을 하던 중이었다. 5인승, 8인승 캠핑카 2대로 이동하면서 숙식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김 전 원내대표는 오랫동안 면도를 안 해 수염이 덥수룩한 상태였다.김 전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원래는 데스밸리로 일정을 잡았지만 너무 더워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라 샌프란시스코 시내 관광으로 일정을 바꿨다”며 “이 대통령이 여기에 머무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이에 일부 기자는 이들에게 “이 대통령과 내일 아침식사라도 같이 하시는 게 어떠냐”고 권유했다. 그러자 김 전 원내대표 일행은 서로의 얼굴만 바라볼 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럴 것까지 있느냐’는 표정들이었다.하지만 이들이 말문을 닫은 이유는 뒤늦게 밝혀졌다. 이들은 이미 이 대통령과 면담을 마치고 나오던 길이었고, 기자들에게 완벽하게 시치미를 뗀 것이었다. 이날 면담은 90분 가까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이 의원직을 잃은 이들의 근황을 듣고 위로했으며 대선정국에 대한 의견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이들과의 회동은 대통령의 출국 전부터 추진됐던 것”이라며 “기자들이 정치인들의 능청에 당한 것이다”라고 촌평했다.이 대통령은 2008년 미국 워싱턴 방문 때에도 18대 총선 낙선 후 워싱턴에 머물던 이재오 전 의원을 만난 적이 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한일 정보보호협정 서명식 50분 전 취소 사태라는 ‘국제적 망신’에 당장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정부는 김황식 국무총리까지 나서 사과했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협정 추진이 철저히 국익의 관점에서 추진되었지만 절차상의 문제로 의도하지 않게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에 앞서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날 서명식 취소 결정을 전하며 “일 처리에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유념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이 이번 파문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같은 답변을 반복하며 자세를 낮췄다. 국방부는 하루 만에 말을 바꿔 비난을 자초했다. 고위 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여야 정책위의장이 한일 정보보호협정에 찬성했냐’는 질문에 “여당 정책위의장은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날 서명식이 취소된 뒤엔 “많은 분이 협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를 느꼈다는 톤으로 전달하려고 했는데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작 책임을 져야 할 곳은 실무 부처가 아니라 청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무회의에서 협정안을 비공개 처리한 것을 비롯해 협정의 강행을 청와대가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최종 조언자는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이지만 이번 사안은 수석급인 김태효 대통령대외전략기획관(사진)이 총괄 지휘했다. 김 기획관은 그동안 이번 협정이 국가 안보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청와대는 진작 ‘6월 말까지 반드시 처리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특히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은 협정 체결을 공개리에 추진하면 정치권의 반일감정을 유발해 불발로 끝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물밑 작업을 선호했고, 결국 ‘밀실 처리’ 논란을 키웠다. 서명식 전날 여론이 예상보다 험악해지자 청와대 내에서는 “반대 분위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얘기가 나왔다. 1차적인 정무 판단에 실패했음을 시인한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청와대 홍보, 정무, 민정, 기획 등 민감한 현안을 다룰 때 머리를 맞대는 인사들도 사안의 민감성과 민심 동향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혀를 찼다. 이에 대해 일부 청와대 당국자는 “우리는 큰 틀의 방향만 잡았고, 세부 실무는 외교부와 국방부가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선 이런 식의 논란이 커지면 결국 비판의 칼끝이 이명박 대통령을 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오전 10시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리는 제2연평해전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제2연평해전 관련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2002년 해전 발발 이후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이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은 조국에 생명을 바친 이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해군의 승전을 기념함으로써 안보의지와 국방태세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제2연평해전 전적지를 참배한다. 기념식 후에는 윤영하 소령 등 전사자 6인의 이름을 딴 유도탄고속함을 살펴보고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직후인 2008년 기존 ‘서해교전’으로 불리던 명칭을 승전(勝戰)의 의미를 담아 ‘제2연평해전’으로 바꾸고, 해군 주관으로 열리던 기념식을 정부 행사로 격상시켰다. 군 통수권자인 이 대통령이 제2연평해전 기념식에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아 유족과 군 관계자들은 매년 아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정부는 10주년이 되는 올해도 관행대로 김황식 국무총리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참석하기로 계획했지만 최근 국방부가 대통령의 참석을 공식 건의함에 따라 이 대통령이 참석하게 됐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정부가 경기둔화에 대응해 하반기 재정투자를 8조5000억 원 늘린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장기화될 우려가 커지면서 ‘준(準)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해 경기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또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3.7%에서 3.3%로 낮췄다.정부는 28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2012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국민주택기금 등 10개 기금의 투자액을 2조3000억 원 늘리고, 사회기반시설(SOC) 사업을 중심으로 공공 및 민간투자를 1조7000억 원 확대하기로 했다. 또 올해 못 쓰고 내년으로 넘기는 예산을 최소화해 4조5000억 원의 예산을 추가 집행할 방침이다. 확대한 재정 투자액은 서민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지원 사업과 중소기업창업 지원 등 서민생활 안정에 쓰일 예정이다. 또 정부는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비상대응 체계를 강화해 매월 대통령 주재로 ‘경제상황 점검을 위한 민관(民官)합동회의’를 열기로 했으며 급격한 외화 유출에 대비해 해외교포 등 비거주자 외화정기예금의 이자소득세를 면제해주는 등 외화예금 확대방안도 내놨다.▼ MB “대기업, 경제민주화 부정적으로 생각 말아야”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악화된 대외여건을 반영해 당초 전망에서 0.4%포인트 낮은 3.3%로 내렸다. 지난해 성장률(3.6%)보다 낮은 수준이다. 성장률 전망은 내렸지만 최근 취업자 증가 추세를 반영해 연간 취업자 증가폭을 28만 명에서 40만 명으로 크게 올려 잡았다. 경상수지는 종전 전망치보다 20억 달러 늘어난 180억 달러 흑자로 내다봤다. 또 내년에는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성장률이 4.3%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한편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정치권과 재계가 최근 재벌개혁 등의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논쟁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는 것을 대기업이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민주화 논의는) 기업을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니다. 집권 여당에서도 그렇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재계나 당이나 정부가 서로 대화하면 이해하고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부정적인 인식만 갖고 하면 안 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공정한 거래를 한다든가, 최소한의 윤리를 지켜 간다든가 하는 측면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불을 지르는 데가 어디 있느냐”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당한 요구는 빨리 들어줘야 하지만 부당한 요구는 들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국내에 (북한을 두고) 여러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이 있지만 확고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통해 골고루 잘살고 인권이 보장된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무리한 이 대통령은 이날 귀국길에 들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동포 400여 명과 간담회를 갖고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강한 힘을 갖고 국민이 단합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늘 참아왔다”며 “그런데 참는 것이 도발을 억제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이 진정으로 개방해야 한다. 핵무기를 만드는 대신에 민생을 살피고 인권을 신장한다면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북한을 돕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27일 오후(한국 시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한국과 콜롬비아가 2년 6개월간의 협상 끝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한국이 맺은 10번째 FTA이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과 세르히오 디아스그라나도스 콜롬비아 통상산업관광장관은 25일(현지 시간) 콜롬비아 보고타 대통령궁에서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FTA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하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양국은 법률 검토 작업과 협정문 서명을 거쳐 국회 비준 동의 등 국내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양국은 이번에 체결된 FTA에 따라 사실상 모든 교역 품목의 관세를 협정 발효 후 10년 내에 철폐하기로 했다. 콜롬비아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승용차에 대해 발효 후 10년 내에 현재 35%의 관세를 완전히 없애고, 자동차 부품(관세율 5∼15%)은 최대 5년 내, 섬유류(15∼20%)는 7년 내에 관세를 철폐할 예정이다. 콜롬비아의 대(對)한국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커피(2∼8%)에 대해선 3년 안에 관세를 없애고 화훼(25%)는 7년, 바나나(30%)는 5년, 뼈 없는 쇠고기(40%)는 19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할 계획이다. 다만 한국에 민감한 쌀 고추 마늘 양파 명태 등 153개 품목은 양허(개방) 대상에서 뺐고, 쇠고기와 감귤에 대해선 필요 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취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박 본부장은 “쇠고기 수입시장 개방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한국이 매년 호주와 미국 등지에서 수입하는 쇠고기 25만 t과 비교할 때 콜롬비아의 지난해 전 세계 쇠고기 수출 물량(5000t)은 매우 적어 시장 충격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콜롬비아 FTA가 콜롬비아에서 한국 상품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한편 한국 기업들의 중남미 시장 진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콜롬비아는 지난해 한국과의 교역 규모가 19억9000만 달러로 교역순위 53위에 그치지만 인구 4600만 명의 중남미 3위 시장이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년 5∼6%의 높은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미래가 밝다. 특히 품질이 우수한 콜롬비아산 커피가 FTA를 계기로 국내에 싼값에 수입될 경우 국내 소비자들로서는 ‘제2의 칠레산 와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콜롬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현지 유력 신문인 엘티엠포와의 인터뷰에서 “양국 간 FTA가 체결되면 향후 5년간 양국 간 교역액은 5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며 양국 간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은 콜롬비아를 남미 시대를 열어갈 교두보로, 콜롬비아는 한국을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보고타=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국방대 내 6·25전쟁 참전기념탑 앞에 고개를 숙였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수교 50년 만에 처음 콜롬비아를 방문한 이 대통령의 첫 일정이었다. 이 대통령은 헌화, 묵념 후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 부동자세로 기념탑의 구리판을 응시했다. 전사자 213명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었다. 방명록에는 “여러분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썼다. 콜롬비아 정부는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한 6·25 참전국으로 군인 5300여 명과 프리깃함(2000t) 1척을 보냈다.이 대통령의 이날 추념식 참석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6·25전쟁에 참전한 16개국을 방문해 감사의 뜻을 전하는 ‘보은 외교’를 마무리 지어간다는 의미가 있다. 역대 대통령은 도시국가인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15개국을 방문해 헌화하거나 참전용사의 희생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참전국 가운데 13개국을 방문했다. 이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콜롬비아는 한국 대통령으로는 첫 방문국이었다.이 대통령은 참전용사와 그 가족 200여 명과 만찬을 함께하며 감사의 뜻을 거듭 전했다. 인사말에서 “콜롬비아는 남미에서 가장 (많이) 피를 나눈 형제국가”라며 “여러분의 힘이 아니었다면 대한민국을 지킬 수 없었다. 여러분 덕분에 많이 발전했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6·25)전쟁이 일시 중단된 상태로 6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며 “(북한의 도발에는) 싸워서 이기는 게 목표이긴 하지만, 더 큰 목표는 전쟁을 억제하고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보고타=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25일 오전 7시부터 2009년 이후 3년 만에 전국 총파업에 들어간다. 김달식 화물연대 본부장은 “조합원 80.6%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며 “정부와 화물 운송사는 2008년 약속한 표준운임제 법제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부산항 등 전국 주요 항만과 물류기지에 경찰력을 배치하는 등 전면 파업에 대비하고 있다.○ 컨테이너 화물 운송에 차질 우려 이번 파업에서 정부와 화물연대는 △표준운임제 법제화 △운송료 인상 △고속도로 통행료 지급 등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화물연대는 운송료 3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담당 부처인 국토해양부 측은 “표준운임제 법제화는 부처와 화물연대가 참여해 여러 차례 논의한 사항”이라며 “운송료와 통행료 등에서 의견 차를 줄이다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정당한 파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화물연대가 파업에 들어가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물류가 컨테이너 운송이다. 전체 2만 명의 컨테이너 운송자 중 20%인 4000여 명이 화물연대 소속이다. 국토부는 ‘물류 대란’이 발생할 경우 군 위탁 컨테이너 차량을 일반 물류에 투입할 방침이다. ○ 물류대란 확산될까 2008년 화물연대 파업은 일주일 동안 지속되며 총 72억5800만 달러의 수출입 차질을 빚었다. 반면 이듬해에 있었던 화물연대의 총파업은 참가자가 극소수에 그쳐 사실상 불발로 끝났다. 국토부는 이번 파업으로 2008년과 같은 대규모 운송중단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운송 거부와 관련된 집단행동은 단호히 처벌할 방침이다. ○ 조직적인 운행 방해 조짐도 파업 전날인 24일 부산과 울산, 경북 경주, 경남 함안에서 화물차 방화가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이후 울산에서 14건의 화재가 발생하는 등 영남권 4개 지역에서 총 27대의 화물차가 불에 탔다. 특히 경찰은 화재가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에만 난 것으로 미뤄 25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는 화물연대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폐쇄회로(CC)TV를 점검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는 “화재사건은 화물연대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MB “조속 타결을” 콜롬비아를 국빈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 방침과 관련해 “화물연대 파업은 현 시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고타 숙소에서 참모들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은 뒤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경제 환경이 악화되고 있고 국내 경제 또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조속히 타협되기를 바란다”며 “파업으로 인해 생활필수품이나 수출 화물의 수송에 차질이 없도록 대책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보고타=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극심한 가뭄 피해와 관련해 “(공업용수나 생활용수보다) 농업용수를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등 가뭄 해소 때까지 가능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최대한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중남미 4개국을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네 번째 방문국인 콜롬비아에서 “국무총리실이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한국수자원공사, (농업용 저수지 관리를 맡는) 한국농어촌공사와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큰 강 주변이나 대규모 저수지 주변의 물 사정은 비교적 괜찮지만 소규모 저수시설 주변과 밭작물의 피해가 크다’는 상황 보고를 들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콜롬보=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양 대륙 간 첫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과 칠레가 태평양 동서 연안국 간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기로 했다. 칠레를 공식 방문한 이 대통령은 이날 산티아고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피녜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2004년 양국 간 FTA 발효 이후 교역이 4.6배 신장되고 교류 협력이 증진되는 등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특히 두 정상은 최근 칠레를 비롯한 중남미 4개국이 결성한 ‘태평양 동맹’과 한국 간 협력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양 대륙 간 가교역할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자는 데 공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1일 칠레 동포간담회에서 종북(從北) 논란과 관련해 “대한민국 국민은 매우 현명하다. 그런 것들은 다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고, 따라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 내부에 종북세력이 나왔다고 하고, 천안함 사건을 겪으면서 깜짝 놀랐을 것”이라며 “(한국인은) 단결력이 없다고 하는데, 싸울 때 싸우더라도 위기 때에는 힘을 합치는 국민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산티아고=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페루 정부의 한국산 KT-1 기본훈련기 구매 발표가 임박했음을 설명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한-페루 정상회담이 끝난 뒤 “우말라 대통령이 먼저 이 대통령에게 ‘KT-1 선정 작업이 이번 주 안에 결론이 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KT-1 선정이) 희망적”이라고 말해 사실상 발표만 남았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날 회담은 예정에 없었지만 우말라 대통령이 제안해 성사됐다.페루 수출이 성사되면 KT-1은 인도네시아, 터키에 이어 세 번째 수출시장을 개척하게 된다. KT-1은 전투기 조종사 후보생들이 기초 조종술을 익히는 기종이다. 국내 기술로 1998년 개발해 2000년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페루에는 KT-1 10대와 함께 KT-1에 무장을 탑재해 경공격기로 개조한 KA-1 전술통제기 10대 등 20대(약 2억 달러·2300억 원)가 판매될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최근 페루에서 한국인 엔지니어 8명이 숨진 헬기사고와 관련해 “비극을 딛고 양국이 협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것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일”이라고 말했다.우말라 대통령은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사고 지역이 산악지대이고 기후가 좋지 않아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희생자와 유족들을 위해 모든 편의를 제공했다”고 화답했다. 또 우말라 대통령은 “에너지와 인프라(사회간접자본)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의 참여를 바라며 페루 정부는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리우데자네이루=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리우+20’ 환경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연내 목표로 추진 중인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이 녹색성장 전략과 재원, 기술로 연결된 ‘그린 트라이앵글’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은 이 트라이앵글이 선진국과 개도국을 넘어 ‘지구촌 모두를 위한 아키텍처’가 되도록 충실히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녹색 트라이앵글’을 거론한 것은 △저개발국의 녹색성장 전략을 짜주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국제기구화하고 △녹색기술을 확충하는 녹색기술센터(GTC)를 3월 서울에서 발족시킨 데 이어 △저개발국의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GCF 사무국을 한국에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이날 “저개발국의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그린 ODA(공적개발원조)’를 내년부터 2020년까지 5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도 GCF 사무국 유치 노력과 맞닿아 있다. GCF는 지난해 말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기후변화총회에서 합의한 최초의 기후변화 특화기금으로, 내년부터 2020년까지 준비 과정을 거치며 장기적으로는 연간 1000억 달러(약 115조 원) 규모로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GCF 사무국 유치 경쟁에는 한국과 독일, 스위스, 폴란드, 멕시코, 나미비아 등 6개국이 나섰으며, 이 가운데 한국의 인천 송도와 독일의 본이 경합하고 있다. 1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승부가 가려질 공산이 크다. 김상협 대통령녹색성장기획관은 “GCF가 한국에 유치되면 세계은행을 워싱턴에 유치한 미국처럼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고 1000명 정도의 환경 및 금융 전문가가 한국에 상주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리우+20 정상회의 대회장인 컨벤션센터에서는 GGGI의 국제기구 전환에 따른 서명식이 열렸다. 모두 15개국 정부 대표가 협정서에 서명한 가운데 한국과 덴마크, 호주, 노르웨이,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영국 등 7개국은 공여국으로 참여했다. 7개 공여국은 GGGI를 위해 앞으로 3년간 매년 500만 달러씩(한국은 1000만 달러씩) 부담하기로 약속했다. 멕시코도 국내 절차가 완료되면 공여국에 합류할 예정이다.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 등 각국 정상은 이날 “이 대통령의 리더십이 있어서 GGGI가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 GGGI의 국제기구화를 전적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한편 GGGI의 국제기구 전환을 계기로 한국이 제안한 ‘녹색성장(Green Growth)’이라는 용어가 기존의 ‘녹색경제(Green Economy)’와 본격적인 용어 선점 경쟁에 들어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들이 GGGI에 참여한 것은 이 국가들이 ‘녹색성장’이란 용어를 선택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녹색성장을 공식 용어로 채택하면서 후발주자인 녹색성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는 서명식에서 “녹색성장은 녹색 선풍(green sensation)”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리우데자네이루=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멕시코 로스카보스에 모인 G20 정상들은 19일(현지 시간) ‘성장과 일자리에 대한 로스카보스 액션플랜’을 채택하고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정상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구제 금융재원을 260억 달러 늘린 총 4650억 달러로 늘리는 한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유럽발 재정위기 타개를 위해 자구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정상들이 성장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긴축만 강조해서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정상들은 글로벌 경제성장을 위해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한국 주도로 2008년에 합의된 ‘보호무역조치 동결’ 및 ‘무역제한조치 원상회복’ 조치를 2014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보호무역주의와 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보호무역이 늘어나고 있는데, 다시 한 번 자유무역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자”고 제안해 다른 정상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 폐막 직전에 열린 정상업무오찬에서 맨 먼저 발언을 신청해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경제가 어려운) 이런 때일수록 국제통상을 촉진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마친 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20일 ‘리우+20’ 환경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한국이 제시한 녹색성장 어젠다를 논의한다. 한국의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국제기구로 전환하는 서명식에도 참석한다.로스카보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하퍼 총리가 그동안 중단됐던 FTA 협상 재개를 제의하자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순조로운 협상이 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한-캐나다 FTA 협상은 2005년 시작됐다가 2008년 3월 쇠고기 수입 문제로 중단됐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최대 경제블록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당사국인 캐나다, 멕시코와 FTA 협상을 본격화하기로 합의하게 됐다. NAFTA는 한국과 FTA를 이미 체결한 미국과 함께 캐나다, 멕시코가 참여하는 FTA다. 이 대통령은 23일 콜롬비아를 방문해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과 함께 그간 협상해 온 한-콜롬비아 FTA가 타결됐음을 선언할 계획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로스카보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제1세션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와 관련해 “유럽연합(EU) 당사국들은 처절하게 근본 대책을 만들기를 촉구한다. 아주 과감한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유럽 재정위기로 전 세계는 물론이고 한국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유로존) 당사국들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 근본적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로스카보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한국과 멕시코는 올해 9월 이전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첫 방문지인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멕시코 FTA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전략적 동반자인 멕시코는 (멕시코 콜롬비아 칠레 페루 등 4개국이 참여하는) ‘태평양동맹’을 주도하고 있다”며 “FTA 협상이 조속히 재개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칼데론 대통령은 “9월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 협상이 재개되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청와대 측은 양국이 9월 이전에 실무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나라는 2007, 2008년 협상을 벌였지만 한국의 일방적인 무역흑자 구조 때문에 멕시코 철강 및 화학업계의 반대에 부닥쳤다. 한국은 지난해 멕시코에 136억 달러어치를 수출했고, 15억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칼데론 대통령은 회담에서 “반대 의견을 내는 기업인들을 설득해 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FTA 협상 재개 합의는 예상 밖”이라고 말했다. 다만 칼데론 대통령이 올해 12월 퇴임하는 만큼 내년 이후에도 협상이 탄력을 받을지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양국 외교장관은 이날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양국 간 원자력협정에 서명했다. 상업용 원전 2기를 운용 중인 멕시코는 2024년까지 전체 에너지 중 원전 비중을 현재의 2.6%에서 8%까지 높일 계획이어서 한국 원전 수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18일 오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비즈니스서밋(B20) 기조연설을 통해 그리스 스페인 등 유로존의 재정위기 국가에 긴축정책을 펼 것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재정을 악화시키면서 성장을 하면 잠시는 성장할 수 있으나 2, 3년 뒤 다시 위기가 닥친다”며 “당장은 고통스럽고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을 수도 있으나 구조개혁을 꾸준히 추진하여 신뢰를 회복하라”고 조언했다.로스카보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17일 중남미 4개국 순방을 위해 출국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오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멕시코 로스카보스에 도착해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오후엔 비즈니스서밋(B20) 기조연설을 한다. 이 대통령은 20∼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리우환경회의(1992년) 20주년을 맞아 열리는 ‘리우+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어 21∼23일 칠레, 23∼25일 콜롬비아를 차례로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다. 6·25전쟁 참전 국가인 콜롬비아에서는 양국이 진행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27일 귀국한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재정 위기로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에 통화 통합의 2단계 조치로 재정·금융 통합을 조속히 완성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치 호주 일간지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에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 공동 기고한 ‘주요 20개국(G20), 멕시코 회의에서 문제 해결 회피하지 말아야’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렇게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18, 19일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맞춰 쓴 이번 기고에서 “유럽의 신뢰 회복을 위한 핵심 요소는 유로존이 범유럽 차원의 감독 및 예금보험 제도를 포함하는 금융·재정 통합을 보강하는 로드맵에 합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 G20 정상회의와 브라질 ‘리우+20’ 환경회의에 참석하고 칠레와 콜롬비아 정상과 각각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17일 출국한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말 “녹색성장 관련 국제기구를 신설하겠다”고 천명한 뒤 한국 외교는 큰 절벽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한국이 세계에 제시한 녹색성장이란 어젠다 자체는 주목을 끌고 있었지만 여러 나라가 분담금을 내는 국제기구를 한국에 설치하는 게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가 초기에 염두에 둔 조직은 물 관련 국제기구였다. 2009년 외교통상부와 국토해양부는 내부 보고서에서 “유엔 산하에 물을 테마로 정부 간 기구를 만드는 것을 검토했지만 난망하다”는 부정적 의견을 냈다. △외국과 장기간 협의가 필요하고 △초기 의제 설정이나 재원 마련도 쉽지 않고 △한국 주도 설치에 국제사회의 반대가 클 것이라는 이유였다. 그 후 3년. 한국이 서울에 비영리 재단으로 설립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Global Green Growth Institute)가 8개국이 분담금을 내는 국제기구로 거듭나게 됐다. 이 대통령과 덴마크, 호주,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노르웨이, 영국, 멕시코 등 8개국 정상과 대표는 20일 브라질 ‘리우+20’ 환경정상회의에서 GGGI를 국제기구로 전환하는 협정 서명식을 연다. 한국이 제시한 테마를 다루는 첫 국제기구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원칙적으로 국제기구는 세 나라 이상만 참여하면 설립이 가능하다. 지난해 서울에 본부를 두고 활동을 시작한 한중일 협력사무국도 국제기구다. 1997년 유엔개발계획(UNDP) 주도로 만든 국제백신연구소(IVI) 본부도 한국에 있다. 그러나 주변국과 공동 추진하거나 유엔기구의 힘을 빌리지 않고 한국이 주도적으로 국제기구를 설립하는 것은 처음이다. GGGI 운영을 위해 한국은 매년 1000만 달러 안팎을 낼 예정이다. 나머지 7개국은 첫 3년 동안 매년 500만 달러씩의 분담금을 내기로 했다. 국제기구로 재탄생하면 한국과 ‘녹색동맹’을 맺은 덴마크의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전 총리가 무급 명예직인 이사장을 맡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GGGI에 동참한 나라들의 목표는 저개발국이 저탄소 녹색성장 모델을 찾도록 하는 일”이라며 “그 일을 한국이 제시한 모델에 동의해 자국 예산을 써 가며 참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GGGI는 앞으로 개도국의 녹색성장 전략을 수립해 주고 그 이행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이미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에티오피아 등 11개국에 지역별 저탄소 발전전략과 수자원 개발계획, 온실가스 감축전략 등을 짜주고 있다. 신부남 외교부 녹색성장대사는 “GGGI는 8개국 외에 민간기구와 전문가도 참여하는 ‘민관혼합형’ 기구로 운영될 예정”이라며 “현재 60명 정도인 인력이 2년 뒤 160명까지 늘어나는 등 국내외 환경 전문가들에게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도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GGGI의 앞날을 낙관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들린다. 녹색성장은 한국의 국가 비전이지만 워낙 ‘MB 색채’가 강한 데다 뚜렷한 성과를 내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대통령과 참가국 정상들이 퇴임한 후 계속 추진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견해도 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한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와 관련해 “DTI를 풀었는데도 부동산 경기는 제자리에 있고 가계 부채만 늘리는 게 아닌가 싶어 못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매일경제신문을 비롯한 내외신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DTI(규제)를 없애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하며 이렇게 말했다. DTI는 총소득에서 해당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과 기타 부채의 이자 상환액을 합한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 비율을 높이면 부동산 구입을 위한 대출 한도가 더 늘어난다. 이 대통령은 또 “과거처럼 주택시장에서 투기가 활기를 띠는 시대는 지났다. 주택 건설업자가 인구당 제일 많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과잉이다”라며 “새로운 부동산 시장 패러다임에 맞춰 건설업계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 터 고가 매입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를 두고 정치권에서 ‘미흡하다’고 비판한 데 대해 “그게 바로 정치”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여와 야가 따로 있지 않다. 나는 기성 정치인과 똑같이 전략적으로, 정치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팩트와 무관하게 상대편을 흠집을 낼 수 있다면 물고 늘어지는 게 기성 정치권의 정치공학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일본 정부를 향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강도 높게 요구해 온 이 대통령은 이날도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말이 있는데, 일본을 보면 말 한마디로 한 냥도 갚지 못할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 결과 발표에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특검 도입을 주장한 반면에 민주통합당은 국정조사와 권재진 법무부 장관 퇴진을 요구했다.민주당 ‘MB-새누리정권 부정부패청산 국민위원회’는 논평을 내고 “내곡동 사저에 이어 민간인 불법사찰도 ‘봐주기 수사’로 결론이 났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으며 결국 국정조사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장관이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둔 11일 해외출장을 간 데 대해선 ‘해외 도피’라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검찰의 수사 결과를 수용하지만 특검을 통해 국민적 의혹을 검토해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새누리당은 이전 정부에서의 사찰 의혹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심정”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