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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균형발전은 역대 정권들이 주요 국정과제로 삼고 추진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전국 228개 시군구의 30% 이상이 소멸 우려 혹은 위험 지역으로 꼽히는 등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도 올해 6월 국무회의에서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정권을 뛰어넘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본보는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과 김두관,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 등 현 정부와 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전문가들과 ‘국가균형발전 구체화와 동반 성장’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사회는 이종승 동아일보 부국장이 맡았다. 참석자들은 지역 불균형이 심각하고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만큼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인적·물적 자원 배분에 어느 정도 개입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우 위원장은 “지역 대학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연구개발(R&D) 기능이 지방으로 내려가는 등 지방 진흥 정책을 통해 불균형을 풀어야 한다”고 했다.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 부위원장을 지낸 정 의원은 “지역균형발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국가 생존을 위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국가균형발전 특별위원장인 송 의원은 “지방 소멸을 국토 소멸 차원의 문제로 놓고 절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선 후보 중앙선대위에서 균형발전위원장을 맡았던 김 의원은 내년 1월 출범하기로 했던 부울경 메가시티가 경제동맹, 행정통합으로 폐기되는 것을 두고 “중앙이든 지방이든 좋은 정책은 승계하고 마무리해야지 파기하면 기회비용이 많이 든다”고 했다.○ ‘지방시대 위원회’, 우려와 기대 동시에이날 좌담회에서는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 특별법’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윤 대통령은 국토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을 위한 새로운 컨트롤타워인 ‘지방시대위원회’를 세종시에 설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방시대위원회는 기존의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자치분권위원회의 조직을 하나로 합쳐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이끌 사령탑 역할을 하게 된다. 우 위원장은 지방시대위원회가 출범하면 위원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우 위원장은 “국가균형발전은 결국 인간 존엄성, 차별 문제이기 때문에 이번 정부에서 강력한 정책이 실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두 위원회가 노무현, 문재인 정권에서 설립된 만큼 통합된다 해도 위원회의 운영 방식과 권한에 대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역할이 다른 위원회를 일방적으로 통합하는 데 큰 우려가 있다”며 “만약 통합된다면 지방시대위원회가 자문기관에 그치지 않고, 위원장에게 집행력 있는 부총리급 권한을 줘서 다른 부처를 컨트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결국 정부 부처의 혁신과 구조조정이 문제가 되는데 이 정부에서는 아직은 주춤한 것 같다”고 했다.○ 기회발전·교육자유특구 지정도 관심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 특별법안이 통과될 경우 지역에 기회발전특구와 교육자유특구를 지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정부는 두 가지 특구 지정을 통해 일자리와 교육 문제를 해결해 지방으로 인구 분산을 유도할 계획이다. 기회발전특구에 투자하는 기업은 양도소득세, 법인세, 소득세, 상속세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의 자발적인 지방 이전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우 위원장은 “지방세뿐 아니라 국세 감면 등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지방정부가 규제 특례를 요청할 경우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승인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줄 예정”이라고 했다. 교육자유특구를 통해서는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특화대학 운영과 교육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져 지역 대학을 기업, 공공기관 등과 연계해 운영할 길이 열린다. 최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대학 관련 예산을 지자체에 넘겨 지방 대학을 지역 산업 발전의 허브로 삼겠다고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김 의원은 “교육부 권한을 과감히 지자체에 넘기겠다는 의견에 상당히 공감한다”며 “지역 대학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자체에 주도권을 줄 필요가 있다. 거점 국립대에 대한 광역자치단체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지역 산업이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지역에 과학기술원 설립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공공기관과 대학을 매칭해 특화 교육을 하고, 지자체가 이를 지원하고, 중앙정부는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 지방이 살아날 토양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우주항공이 강한 지역에 관련 국가연구소를 보내고, 농업 관련 연구소는 전북에 보내는 등 독일처럼 국가연구소와 지역 대학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지역의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대학 충원 대책 마련도 강조했다. 정 의원은 “비수도권 대학의 충원 미달률은 수도권보다 2배 높다”며 “우리나라가 연간 해외에 4조 원 정도를 원조하는데, 이 가운데 10% 정도를 개발도상국 학생들이 지방대에 유학을 올 수 있도록 배분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 “공공기관 이전 마무리돼야”노무현 정부에서 시작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도 이번 정부 내에서 가급적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우 위원장은 “1차 공공기관 이전 정책은 신도시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원도심과 격차가 벌어져 공동화 현상 등 부작용이 생겼다”며 “2차는 신도시가 아닌 기존의 도심으로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문제다. 내년부터는 수도권에 청사가 아닌 사무실 임대 형태로 운영하는 기관들 먼저 지방으로 속속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역별, 기관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경우가 많아 이번 정부에서 공공기관 이전에 속도를 붙이려면 교통정리가 시급하다. 김 의원은 “한국산업은행법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를 지방으로 이전시키기 위해 ‘대한민국에 둔다’로 바꿔 개정안을 냈다”며 “그런데 부산 지역구 의원은 ‘부산에 둔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고, 서울 지역구 의원들은 서울에서 본점이 이전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송 의원은 “지자체 간 과도한 유치 경쟁,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은 “단순히 지역끼리 ‘나눠 먹기 식’이 아닌 지역 산업구조와 생태계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역별 산업구조를 면밀히 조사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관을 이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방이 살아나려면 지자체에 권한 실어줘야”지방이 살아나려면 중앙집권적 체제를 지양하고, 지자체에 권한과 힘을 실어주는 자치분권으로 가야 한다는 데도 한목소리를 냈다. 정 의원은 “지역균형발전의 주체는 지역의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역이 돼야 한다”며 “그러나 중앙정부가 각종 권한을 갖고 규제를 풀지 않는 한 지역 스스로 지역 발전을 설계하고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지역 자립의 발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중앙부처가 결정하고 지방에는 통보하거나 교부만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정부에서도 이같이 고질적으로 지적돼 왔던 중앙집권적인 지역균형개발 정책 대신 지자체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우 위원장은 “이번 여름에 수해를 겪으면서 지방분권에 대한 생각이 굳어졌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일부라도 가시화되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광역지자체장이 미국의 주지사들같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자치경찰제처럼 시도지사들이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를 늘리는 부분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진행=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정리=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서울시 교육청의 진학 위주 교육을 바로잡기 위한 주요 교육 예산이 2023년도 서울시 의회 예산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다. 서울시 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7일 서울시 교육청이 처음 제출한 예산안에서 5688억 원이 삭감 된 12조 3227억 원의 2023년도 서울시 교육청 예산안을 의결했다. 시 의회가 전액 삭감한 예산에는 서울미래교육체제 ‘한국형 바칼로레아(KB) 구축을 위한 탐색학교 운영’ 예산 26억 원과 ‘공영형 유치원 운영지원(더불어 키움)’ 20억 원 등 사교육 절감 및 교육 복지에 도움이 되는 항목들이 대거 포함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려는 KB구축 사업은 경쟁과 줄세우기 교육을 벗어나는 데 필요한 교육의 기본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KB는 체덕지(體德智)교육에 바탕을 두고 공감 소통 배려 독서 글쓰기 등을 길러주는 교육이다. KB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한 역량 배양을 목표로 하는데, 윤석렬 정부가 추진 중인 교육자치특구의 도입 취지와도 부합하는 교육 방향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키움 예산의 전액 삭감으로 인해 내년 1월부터 교직원 인건비 지급과 유치원 정상 운영이 불가능해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과 근무하는 직원들의 민원도 예상된다. 이와 함께 윤석렬 정부의 중점 교육 정책인 디지털 교육 기반 관련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디지털 기반 학생맞춤형 교수학습지원(디벗)’, ‘전자칠판 설치 확대’ 예산은 디지털 교육에 필수라는 인식 때문에 교육부가 미래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각 교육청에 관련 인프라 확충 요청을 한 것이다. 또 석면 안전 예산, 미세 먼지 예방 예산, 자살 예방 교육 예산도 전액 삭감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한편 서울시 의회는 서울시 교육청에 예산 삭감으로 교육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추경안 편성을 요구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8일 세계 진로의 달(Global Careers Month, 이하 GCM)을 맞아 ‘코로나 19 이후 아시아 국가의 진로교육 및 직업훈련 도전과 전망’을 주제로 온라인 포럼을 개최했다. GCM은 아시아 청년들에게 변화하는 노동 조직, 디지털화, 녹색 경제, 코로나 팬데믹 등이 가져온 노동 시장의 변화 속에서 진로와 직업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 됐다. GCM은 유럽직업훈련개발센터, 유럽위원회, 유럽직업훈련재단, 국제노동기구(IL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네스코,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로 구성된 진로지도 워킹 그룹이 전 세계 6개 지역 별로 개최하는 진로교육 행사로 지난 8일에 개막해 다음 달 12일 폐막 예정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 일본, 대만, 인도, 파키스탄이 참여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진로교육의 현황과 대응 전략 및 사례를 공유했다. 한국의 진로교육 상황을 발표한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이지연 박사는 “코로나 19 이후의 진로교육은 진로 전담 교사의 역할 재정립과 역량 강화 및 평생교육 차원에서 국가진로지도안전망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진로교육 상황을 발표한 후지타 쓰쿠바대 교수는 “일본은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늦어져 대면 중심의 진로교육이 이뤄짐으로써 진로교육 격차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티엔 대만 사범대 교수는 학습과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만 대학생들을 위한 지원 방안을 소개하면서 정신 건강 사업에 주력할 계획을 밝혔다. 쿠마르 교수와 아바스 부대표는 각각 인도와 파키스탄 발표자로 나서 “디지털 전환과 민간의 진로 개발 서비스가 팬데믹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김현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원장은 “팬데믹 기간 동안 각국의 진로교육은 디지털 전환에서 진전을 이뤘다”면서 “디지털 전환을 통한 국가 간 협력을 도출하는 것이 이번 GCM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에는 특성화 고등학교에서의 진로개발 현황과 과제를 다루는 세미나가 개최될 예정이다.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영산대가 지난 26일 오후 7시 부산 수영구에 있는 금난새뮤직센터(GMC)에서‘시민과 함께하는 금난새 음악회’를 열었다. 지역사회에서의 대학의 ESG 경영을 실현하자는 취지에서다. 현악 그룹 ‘리수스 콰르텟(Risus Quartet)’과 피아니스트 서형민이 나서 하이든의 현악 4중주 D 장조와‘드보르작의 피아노 5중주 A장조를 각각 연주했다. 100여 명의 대학 구성원과 시민들이 연주를 감상했다. 부구욱 영산대 총장은 “평소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아 시민들과 함께 감상하기 위해 음악회를 열게 됐다”며 “ESG 대학 경영을 실현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협력하는 방안을 꾸준히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서울동작관악교육지원청이 ‘각본 없는 재난 대응 훈련’을 하고 있다. 교육지원청은 “기존 재난 대피 훈련으로는 올여름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관내에서 일어난 수해 및 최근 일어난 이태원 참사 같은 돌발적인 초대형 재난에 대처하는 데 부족해서 훈련을 하게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부터 열린 훈련은 25일까지 5일간 열린다. 불시 훈련과 학교 밖 재난 대응 중심 훈련에는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60개 유치원, 43개 초등학교, 32개 중학교와 관악구 소재 2개 학원, 관악소방서 등 140개 기관 및 시민 체험단 20명이 참가하고 있다. 21일 열린 1일 차 훈련에서는 지역사고수습본부장인 오정훈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교육장이 학교를 방문해 연습을 참관했다. 신우초등학교, 신우유치원과 동작관악교육청에서 열린 2일 차 훈련에서는 관악소방서의 유도로 소방 대피 및 압사 대처 훈련을 했다. 3일 차 훈련에서는 사전 예고 없는 화재 대피 훈련을 했고, 4일 차에는 어린이 통학 차량 교통사고 대응과 방과 후 돌봄 교실 재난 대응 훈련이 실시됐다. 훈련 마지막 날에는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전 직원과 시민 20명이 참여한 가운데 심폐 소생술과 응급 처치 실습을 한다. 오정훈 교육장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매년 의무적으로 재난 대응 훈련을 시행하지만, 최근의 재난은 학교 밖에서 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학생과 교사, 교육청 직원들이 불시 훈련을 통해 축적된 경험이 실제 상황에서 발휘될 수 있도록 재난 훈련의 체계화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공교롭게도 3000번째라는 타이틀을 주신 것에 감사드리지만, 제 앞에는 이미 2999명의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이분들이 더 존경스럽습니다.” 지난 23일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의 전국 3000번째 회원이 된 노찬용 영산대 이사장의 말이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 원 이상을 기부하였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한 개인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으로 한국형 고액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2007년 결성됐다. 노 이사장은 영산대, 영산대 미래융합최고위(AFP)과정, 글로벌 여성리더포럼, 문화사랑 K프렌즈,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 숙명여대, 동덕여고, 국제존타 한국지부(32지구), 인간개발연구원(HDI) 등에 나눔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노 이사장은 “‘쓸 것 안 쓰고 절약해서 기부하는 것이 진짜 기부’라는 기부 철학을 갖고 있다. 이런 철학은 성심학원이 운영하는 와이즈유 영산대의 건학 이념과도 맞닿아 있다. 노 이사장은 “고 박용숙 초대 이사장님이 강조한 자리이타(自利利他·자신을 위해 수행하고 남을 위해 행동한다는 뜻의 불교용어)가 대학 설립과 함께 원융무애(圓融無礙·막힘과 분별과 대립이 없으며 일체의 거리낌이 없이 두루 통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서, 불교의 이상적 경지)와 홍익인간이라는 건학 이념으로 발전했다”며 “기부하는 삶, 주변과 함께 하는 삶이 곧 건학 이념의 실천적 노력인 셈”이라고 말했다.노 이사장은 훌륭한 교육도 나눔의 일환이라고 믿는다. 노 이사장은 투명성 제고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성심학원을 운영하고 수익 사업 다각화를 통한 재정 확충 등으로 영산대를 지역의 명문 사학으로 발전시켰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국내 175개 사립대학으로 구성된 (사)한국대학법인협의회 제10대 회장에 추대되기도 했다. 제7회 HDI인간경영대상(인간교육부문), 세계부부의날 올해의 부부대상, 국제존타 설립100주년 기념봉사상, 사학육성공로 봉황장 등도 수상했다. 노 이사장은 “앞으로도 이웃을 위해 꾸준히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며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여성 리더 육성에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체계적인 교육을 하는 건양사이버대학교가 주목받고 있다. 2012년 개교한 건양사이버대는 “가르쳤으면 책임져야 한다”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 함께 이루어가는 일류대학’이라는 비전에 충실한 교육을 하고 있다. 건양사이버대는 지난 10년간 수많은 국고 사업에 선정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건양사이버대는 최첨단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기기 제한 없이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입학생 전원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한다. 국가장학금 중복 수혜가 가능해 소득 구간 8구간 이하일 경우 등록금 전액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건양사이버대는 2022년 대학 정보공시 기준 중도탈락률 7.2%로 4년제 사이버대 중 가장 낮다. 이는 건양사이버대의 체계적인 학생 관리가 학생들에게 통하고 있다는 증거다. 중도탈락률이 낮은 이유는 △멘토링 프로그램 △1:1 학생지도 △상담콜센터 △원격지원 서비스 등을 통해 다양한 학생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 또한, 신·편입생 대상 ‘자기 주도 학습을 위한 신·편입생 감동 프로그램’과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도 중독탈락률 저하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건양사이버대는 졸업 시 자격증 1개 이상 취득, 2개 이상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복수전공 제도, 졸업을 최대 1년까지 단축할 수 있는 조기 졸업 제도가 있다. 학생들은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열린 ‘2022 대전광역시장배 미용예술경영대회’에서 글로벌뷰티학과는 출전자 전원 입상했다. 올 7월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2년 제2회 오티즘 엑스포’에는 행동재활치료학과가 참가해 행동 상담소 운영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건양사이버대학교 산학협력단 산하 ‘소상공인 디지털전환 지원센터’가 소상공인과 예비창업자 대상 온라인 교육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건양사이버대는 다음 달 1일부터 2023학년도 신입생과 편입생을 모집한다. 모집학과는 △복지학부(사회복지학과, 노인복지학과, 보건의료복지학과, 아동복지학과, 법무행정복지학과) △휴먼학부(다문화한국어학과, 상담심리학과, 행동재활치료학과, 행동재활치료학과, 심리운동치료학과) △실용학부(글로벌뷰티학과, 재난안전소방학과, IT비즈니스학과, 반려동물관리학과, 이러닝콘텐츠교육학과) 등 14개 학과다. 2023학년도에 신설되는 법무행정복지학과, 심리운동치료학과, 반려동물관리학과, 이러닝콘텐츠교육학과에 대한 관심이 크다. 지원 자격은 고졸 학력 이상이면 수능점수, 학생부 종합 점수 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편입학도 가능하다. 전문대학 졸업자 및 4년제 대학 35학점 이상 이수 시 2학년 편입생으로, 4년제 대학에서 2년 또는 4학기 이상을 수료하고 70학점 이상 이수 시 3학년 편입생으로 지원할 수 있다. 지원방법은 PC와 모바일을 통해 건양사이버대 입학지원센터에 접속해 지원할 수 있다. 전형은 △원서 작성 △전형료 납부 △인·적성 검사 순으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대표전화로 문의하면 된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이 25일로 취임 3주년을 맞는다. 이 총장은 부드러운 리더십을 바탕으로 UNIST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UNIST는 지난 10년간 풍부한 재정지원, 열정적인 교수진, 뛰어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2027년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위해 뛰고 있는 이 총장을 10일 UNIST 총장실에 만나 대학발전 전략을 들어봤다.―취임 3주년을 맞은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취임하면서 ‘해야 할 일을 잘하는 대학’을 강조했습니다. 구성원들의 협력 덕분에 인공지능(AI)대학원, 반도체소재부품 대학원, 탄소중립 대학원, 의과학 대학원을 만드는 등 계획한 일을 대부분 이뤘습니다. 또 분권형 체제의 대학 운영을 정착시켰습니다. UNIST는 성장했지만 여기서 한 단계 더 올라가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이 총장이 말하는 ‘해야 할 일’은 울산과학기술원법에 규정된 국가 첨단과학기술 혁신과 고급과학기술 인재 양성, 지역산업 기술 지식 발전 주도를 뜻한다.―무엇이 힘듭니까. “연구중심대학의 성과는 연구 수준에 달려 있고 연구 수준은 연구장비 성능에 달려 있습니다. 1000억 원가량의 연구장비가 있는 중앙연구센터(UCRF)의 연구장비 교체 주기가 됐는데 예산 마련이 쉽지 않습니다. 50억 원짜리 원자현미경(AFM)을 새로운 버전으로 바꾸는 것과 장비 운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매니저들의 증원 및 처우 개선이 시급합니다. 연구장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니저의 중요성을 한국은 잘 모르지만,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는 연구자들과 장비 매니저들의 전문성이 융합해 훌륭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AI 대학원을 유치한 것입니다.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아 알파고가 불러온 인공지능 이슈가 과학기술계의 주요 어젠다여서 정부도 AI 대학원 신설을 서둘렀습니다. 정부 과제로 나온 AI 대학원 유치를 위해 젊은 교수 4명과 함께 팀을 짰습니다. AI 대학원 유치 1년 후인 2021년 AI혁신파크를 출범시켜 울산 및 동남권 AI 혁신 및 산업 혁신 허브를 지향할 수 있게 됐습니다. AI 연구 인프라 강화로 인해 AI 인접 분야인 전기전자, 전산 전공 교수들이 힘을 얻었습니다. AI 대학원을 유치하기 전에는 연구 인프라가 없어 AI 전공 교수들이 떠났는데 반전된 것입니다. 또 AI 교육·연구·창업보육을 통해 전통 제조도시 울산이 스마트 첨단산업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정부 사업에 총장이 직접 뛰는 것은 드문 일인데요. “전공(전기전자)이 AI와 멀지 않고, KAIST에 있을 때 리더가 앞장서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교수들과 사업 유치를 위해 브레인스토밍 방식으로 접근했고 역할을 나눴습니다(이 총장은 KAIST 재직 시절 공대학장, 부총장을 역임하는 등 행정업무에도 밝다.). AI가 지역산업과 관계가 없는데 왜 유치하느냐는 일부 의견이 있었지만, AI가 지역의 중후장대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현재 추진 중인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요? “연구센터를 더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은 에너지 분야가 제일 센데 캠퍼스 내에 연구할 공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캠퍼스와 붙어 있는 임야 14만8500m²(약 4만5000평)를 개발해 ‘UNIST 에너지 실증파크’로 만들면 에너지 파일럿 플랜트 기능이 가능합니다. 두 번째로는 학교 앞 선바위 개발지구 사업에 9만9000m²(약 3만 평) 규모의 UNIST 의료복합타운인 ‘울산판 캔들 스퀘어’를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UNIST의 강점은 무엇이고 이것을 더 극대화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의욕적인 젊은 교수들이 많은 것이 강점이고, 교수들이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연구 환경을 최고 수준으로 만드는 게 필요합니다. 2021년에 교수들에게 수직형 교과목 개발을 요청한 적이 있었습니다(수직형 교과란 단기간에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주는 실무중심 교과목을 말한다.). 교수들이 강의 부담과 연구 과제 등으로 바쁜데도 불구하고 올해까지 29개의 수직형 교과목을 개발했습니다. 다른 대학에서 교육과정 개발을 실적으로 인정할 만큼 교육과정 개발은 힘듭니다. 교수들에게 더 훌륭한 연구와 교과목 연구에 매진하라고 1년 3개목 강의에서 2과목 강의로 부담을 줄였습니다. 전통적 강의에 매달리는 대신 130여 개의 학생 연구 동아리 지도 등 학생들에게 실전적 능력을 키워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UNIST는 개교 10여 년 만에 한국에서 최고의 연구중심대학 반열에 올랐습니다. 더 성장하려면 무엇이 필요합니까? “최고의 연구그룹을 만드는 것입니다. 최고의 연구그룹은 수도권과 해외의 연구자들을 울산으로 불러들이는 ‘자석’입니다. 연구자들은 최고 수준의 연구가 이뤄지는 곳에서 연구하고 싶어 합니다. 프로 선수들이 우승을 많이 하는 구단에서 뛰고 싶은 것과 같습니다. 최고의 연구그룹을 만들기 위해서는 규모가 커져야 합니다. 교수도 모자라고 학과 규모도 작습니다. 우리가 강한 에너지화공 쪽 교수가 40명에 불과한데 50∼60명은 돼야 합니다. 전체 교수도 340명에 불과한데 100명 정도 늘려야 합니다. 세계 톱클래스인 MIT는 교수 1000명이고, KAIST는 670명 정도 됩니다. 전임 교원 평균 연령이 46세인데 교수는 50세가 되면 노화합니다. 1년에 5∼10명 뽑아서 10년 후 교수 은퇴가 시작될 때 젊은 교수들이 역할을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최고의 연구그룹을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정 지원이 중요합니다. 교수들 호봉이 올라 인건비가 해마다 50억 원씩 증가하고 있지만 총 인건비의 56.3%를 대학이 해결하고 있어 재정적 부담이 큽니다. 다른 과학특성화 대학에 비해 UNIST는 더 많은 인건비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김두겸 울산시장님께 UNIST에 도움을 주는 것이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는지 열심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총장이 김 시장에게 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UNIST의 급성장 배경에는 울산시가 10년 동안 지원했던 150억 원의 블록 펀딩(대학 의사대로 쓸 수 있는, 조건이 붙지 않는 돈)을 우수 연구자 유치와 연구시설을 갖추는 데 활용한 데 있었다. UNIST는 5월 발간한 ‘UNIST Economic Impact’를 통해 2020년 UNIST가 울산 지역에 창출한 고용 인원은 2372명이고, 1조6815억 원의 경제유발효과를 냈다고 분석한 바 있다. ‘UNIST Economic Impact’는 국내 최초로 연구중심대학의 경제유발효과를 분석한 보고서로 미국과 영국에서는 각 대학의 활동성과에 대해 경제적 영향을 분석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UNIST와 울산과의 관계는 ‘대학 성장-지역발전’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 첫 예라는 평가가 많다. ―UNIST가 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정부와 지자체의 어떤 도움이 필요합니까. “정부에 5년 안에 UNIST가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얘기해도 추가 지원이 없습니다. 800만 인구가 있는 부울경에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 1∼2개는 있어야 지역발전이 가능합니다. 동남권 산업이 발전하려면 수도권의 힘을 뺏을 수 있어야 하는데 UNIST가 세계적인 수준이 돼야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목표와 정부와 지자체의 목표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연구중심대학을 기반으로 세계 최강대국 반열에 오른 독일의 엘리트 대학 육성 프로그램인 ‘엑설런트 이니셔티브’(10여 개의 대학에 매년 200억 원 규모의 블록 펀딩을 지원하고 7년마다 새롭게 심사)를 적용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학내 구성원들과 소통은 어떻게 하십니까. “교수, 교직원들과 활발히 소통합니다. 모든 현안을 다 설명합니다. 어려운 것은 어렵다고, 잘된 것은 잘됐다고 말합니다. 신사업을 유치할 때도 제가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합니다. 구성원들은 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직원 50여 명과 대화를 했는데 즐겁게 듣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그런 모습을 보고 좋았습니다.” 울산=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있는 대림초등교의 세계시민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이 학교는 올해 서울시교육청 ‘세계시민 혁신학교’로 선정된 이후 지구촌 사회의 문제 해결과 공존 역량을 키우는 교육에 주력해 왔다. 이를 위해 학생 자치조직 및 동아리를 통해 공존의 기반을 조성하고, 교육과정과 연계된 세계시민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시민교육에는 연대와 협력의 의미를 확산하기 위해 외부 활동도 포함된다. 학생들은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인류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설된 ‘세상을 바꾸는 시간들’ ‘유네스코 국제교류’ 등의 교과목에서 세계시민 역량을 기르고 있다. 한철수 교장은 “다양한 세계 음식과 그 지역을 위해 공헌한 분들을 위인으로 선정해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곳에 붙여놓은 것도 세계인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이해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어 “대림초 학생들은 체육관, 특별교실, 다목적실 등 다양한 곳에서 수업을 받으면서 공부 말고도 다른 역량을 키우는데 세계시민교육과 어울려 교육적 효과가 높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학생회 활성화를 통한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학부모들도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다양한 연수를 받으며 세계시민교육을 점차 알아가고 있다. 학교는 세계시민교육을 짜임새 있게 실시하기 위해 세계시민교육 실천학교 및 유네스코학교에 가입하기도 했다. 지역사회와의 연계도 활발하다. 올해 학교는 굿 네이버스의 굿 무브먼트, 서울 글로컬 교육연구원의 찾아가는 문화 다양성, 월드비전의 메타버스 난민촌 긴급구호 원정대, 동작구 공정무역 마을협의회의 공정무역 리더 교육 활동에 참여한 바 있다. 세계시민교육 실천에는 교사 동아리의 역할이 크다. 10여 명의 교사는 매주 목요일 2시간씩 직무연수를 받으며 교육과정 재구성, 교내·외 수업 나눔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대림초등교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외부의 관심도 커 일본 쓰쿠바대, 필리핀 국립사범대 세계시민교육협력센터 등에서 찾아온 것을 비롯해 서울시 각급 학교의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오정훈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학생들이 세계시민교육을 바탕으로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생태적으로 실천하는 ‘지구생태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맞춤형 눈높이 교육이 가능한 서당교육이 학교 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한재우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 사무총장(49)의 말이다. 한 사무총장은 현재의 학교 교육을 “대량생산, 대량소비에 맞는 교육”이라고 정의하며 “개인의 소질과 적성, 소통이 중시되는 시대에 전통과 도덕을 바탕으로 인성을 중시하는 서당교육이 재조명돼야 한다”고 했다. 검은색 두건과 흰색 한복을 단정하게 차려입고 인터뷰에 응한 한 총장은 온화한 목소리로 세계 흐름과 한국의 현실을 진단하며 한국의 전통 학교 교육인 서당교육의 장점과 활용방안을 설명했다. 인터뷰는 3일 동아일보사에서 이뤄졌다.-서당의 맞춤형 교육을 설명하신다면…. “김홍도의 서당도에 서당교육의 대강이 있습니다. 그림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학동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머리를 땋은 어린 학동(學童)부터 갓을 쓴 나이 든 관동(冠童)까지 한 방에 모여 있습니다. 수준별 맞춤 교육이 서당에서 이뤄졌던 것이지요. 또한, 서당에는 훈장님과 학동의 수직적 문화와 학동끼리의 수평적 문화가 있습니다. 그림에는 없지만, 서당에서는 훈장님께 공부를 점검받기 전 윗사람이 먼저 점검했습니다.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돌봐주며 훈장의 자질을 키웠고, 아랫사람은 예습과 복습을 한 것입니다. 서당도에서 훈장 오른쪽에 갓 쓰고 앉아있는 사람이 아랫사람을 주로 돌봐주던 관동입니다.” 한 사무총장은 한 방에 다양한 또래의 학동이 모여 있는 데서 놀이와 소통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도 서당교육의 장점이라고 했다. 공부와 경쟁만이 판치는 지금의 교실과 달리 서당에는 공부도 하지만 배려와 공감도 있다는 것이다. 서당은 지역공동체 토론의 장이기도 했는데 서당의 토론 문화가 자연스레 확산된 덕분이라고 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한 사무총장은 학교 교육 대신 서당교육만 받았다. 8세부터 23세 때까지 남원서당, 구례 초동서사, 광주 덕산정사에서 성리학을 중심으로 수학했다. 민족종교협의회장을 지냈던 부친인 해평 한양원 선생이 한 사무총장이 초등학교에 진학할 무렵 학교와 서당을 스스로 선택하라고 한 말에 주저 없이 서당에 가겠다고 했던 것은 “서당에서 또래와 형들과 함께 어울렸던 분위기를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양원 선생은 훗날 “미래는 도덕에 바탕을 둔 정신문화가 꽃피우고, 서당교육은 여기에 필요한 자질을 길러주기에 네가 가기를 원했다”는 속마음을 털어놓은 적도 있었다고. 한 사무총장의 스무 살 아들도 머리를 땋고 서당교육만 받고 있다고 한다. -서당교육을 재평가하려면 한국 전통문화가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일반의 인식을 넘어야 하는데요. “전통문화는 무조건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시대에 보편타당한 예절이라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장유유서를 예로 들면 어른이기에 높여주는 것보다는 상호 존중이 예절의 기본입니다. 나이, 생각, 성별이 달라도 화합하기 위해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는 예절이 지금 시대에 더욱 필요합니다. 서구화된 생활양식으로 좌식 생활은 점차 사라지는데 어른 앞에서 양반다리를 하거나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걸 지켜야 할 장유유서로 보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침저녁으로 부모님께 문안 인사를 하는 것보다 SNS로 인사드리고 가끔은 기프티콘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더 효의 정신에 맞습니다. 우리가 전통문화에서 강조하는 것은 필요한 것은 취하고, 불필요한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발전시켜 활용할 수 있도록 탐구하는 자세입니다.”-서당교육에서는 한국 전통문화는 어떻게 구현되고 있습니까? “한국 전통문화의 가치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 사람 중심의 경제성장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인문학에 있습니다. 서당교육의 지향점도 같습니다. 서당의 인문학 교육은 기술을 개발하는 이들에게는 창의력과 기본 가치의 중요성을, 기술을 사용하는 이들에게는 기술에 매몰되지 않도록 도움을 줍니다. 서당 인문학은 인성교육과 예절문화가 바탕인데,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이자 사회 구성원으로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로 보기 때문이지요.”-좋은 전통을 가진 전통 서당이 명맥을 잇기 힘들 정도로 위축됐습니다. “지금 전국에는 44개의 전통 서당만이 있고 훈장은 32명에 불과합니다. 서당이 이렇게 쪼그라든 것은 현대 교육의 확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제의 서당 박해와 서당교육의 강점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데도 원인이 있습니다. 일제가 서당을 박해한 것은 서당이 독립운동의 지역거점이었고, 3·1 만세운동의 구심점이었기 때문입니다. 김구 선생, 안중근 열사, 윤봉길 열사 등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분들 중에는 서당에서 수학하신 분이 많습니다. 유관순 열사는 영명학당에서 수학 후 이화여전에 들어갔습니다. 조선총독부는 서당이 민족의 중심이 되는 걸 방해하기 위해 상세한 조사를 통해 1918년 서당규칙을 만들고 서당 증설을 억제했을 뿐만 아니라 탄압했습니다. 서당 수는 탄압 전 1910년대 1만6540개였지만 탄압 후인 1920년대는 2만5942개로 급증했다가 본격적인 탄압이 이어진 1930년대는 1만36개로 급감했습니다.” 한 사무총장은 학생 감소, 도덕적 인재 양성 무관심으로 1600년 이상 전통을 가진 서당문화가 단절 위기에 처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는 찾아가는 예절 서당, 서당 스테이, 사이버 예절 서당 등 전통 서당의 가치를 알리는 다양한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전북 남원에서 열린 ‘서당문화한마당’ 축제가 20회나 맞이한 것도 서당문화의 가치들을 알리려는 진흥회의 꾸준한 노력 덕분이다. “서당교육이 학교 교육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고, 한국 교육문화 전통이 전통 서당을 통해 이어지도록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부구욱 영산대 총장이 21일 해운대 캠퍼스에서 열린 ‘제21회 건학이념 국제학술대회’의 기조 강연에서 BTS의 히트곡 앨범 제목인 ‘Love Yourself’가 “인류가 인공지능이 가져온 위기에 대비할 메시지”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부 총장은 “BTS의 Love Yourself 앨범의 노래들은 대중가요로서는 특이하게 기승전결의 구조 속에서 가사 내용이 이어진다”며 “황홀한 사람의 감정에서(기), 미친 듯이 사랑에 몰입하다가(승), 사랑이 가짜가 아닌지 눈물로 의심하고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회의하게 되면서(전), 누가 뭐래도 자신을 사랑하겠다(love myself)고 결론 내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Love Yourself는 대중을 향한 BTS의 이야기인 동시에,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라며 “인종, 종교, 국적을 불문하고 많은 인류가 공감해 유튜브에서 매년 50억 뷰 이상 조회가 이루어지고 있다. 모든 처지의 인류가 실천할 수 있고, 실천한 만큼 이익이 되고 주위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시대 정신이 된다”고 덧붙였다. 부 총장은 “인류가 더 많이 자신을 탐구하면 인류 사회를 더 행복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 총장은 “이 시대 정신이 유지되고 확산하려면 대학이 다시 지성의 전당으로 진리 탐구의 공동체임을 회복하고, 인류 사회를 지성 중심으로 선도하면서 학습체제도 지성 교육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 총장은 진리를 깨닫기 위한 ‘자신 알기’로 가기 위해 소크라테스의 ‘자신이 모르고 있음을 아는 것’도 강조하면서 여기에 도움이 되는 뇌 과학 등의 성과도 소개했다. 영산대의 건학이념인 원융무애(圓融無碍)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탐구와 실천을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는 이 행사는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진행됐으며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7개국 70여 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전호환 동명대 총장(동남권발전협의회 상임위원장)이 지난 10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대한조선학회창립 7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특별 강연을 했다.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의 미래와 인력 양성’이란 주제의 특별 강연에서 전 총장은 “최고의 기술과 고가의 선박인 LNG 선박 세계 시장 70% 이상을 수주한 우리나라 조선 산업의 지속적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탈 탄소(Decarbonization)와 디지털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맞춤형 인력 공급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을 맞은 시대에 두잉(Do-ing)인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전 총장은 “로봇과 인공지능(AI)을 데리고 일할 사람, 남들과 창조적 협력하는 괴짜가 필요하다”면서 “도전·상상·인성을 갖춘 실천적 지식인 두잉인재는 어떤 세상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갖추고 도전과 체험을 통해 길러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 총장은 특별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원주 한라대가 14일 엣지 AI 전문 기업인 헤일로(Hailo)코리아와 산학협력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엣지 AI란 중앙 집중형 서버가 필요 없는 분산형 컴퓨팅 기술을 말한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응권 한라대 총장과 김귀영 헤일로 코리아 대표를 비롯한 양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한라대가 집중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필요한 △인공지능 기술과 엣지 컴퓨팅 공동 연구 개발 및 정보 교류 △공동 교육 센터 구축을 통한 인공지능 전문 인력 양성 등에 협력할 예정이다. 한라대는 헤일로 코리아와의 협력으로 연 1000명 이상의 모빌리티 전문 인력을 양성하면 기존의 2000명에 더해 강원권에서 모빌리티 분야의 최고 교육기관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라대는 이를 위해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인 인공 지능 전문 교육 센터를 추가 설립해 엣지 인공지능 분야와 인공지능 모빌리티 전문 인력 교육에 활용할 예정이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부구욱 영산대 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설립 4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지성(nous) 중심의 대학교육‘을 주제로 강연했다. 부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모든 데이터를 24시간 기계적으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의 역량보다 인간이 앞설 수 없다”며 “대학교육은미래사회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 개량하며 도약할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에 의한 인간 사회 지배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부 총장은 인공지능에 의한 잠재적 위기 극복 방안으로 플라톤 철학의 ‘지성’을 꼽으면서 “인공지능은 이성(logos)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인간과는 달리 지성의 영역에 접근할 수 없다”며 “인공지능을 능가, 통제하려면 진리 탐구로 얻어지는 지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대학 본연의 길을 찾기 위해서는 “대학이 다시 지성의 전당임을 회복하고, 지성 교육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면서, 인류 사회를 지성 중심으로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 총장의 강연은 진리 탐구의 방법을 플라톤 철학을 통해 소개한 것으로, 소크라테스가 말한 ‘자신이 모르고 있음을 아는 것(不知의 知)’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데 바탕을 뒀다. 그는 “인간은 두개골 내 특정 부위가 감각 세포로부터 전달 받은 신호를 판단함으로써 사물을 간접 인식하고 있다는 근래 뇌과학 등의 연구 성과가 ‘자신이 모르고 있음’을 인식하는데 도움을 준다”면서 “지성을 얻기 위해서는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Know Yourself)”고 말했다. 또 “선불교에서도 ‘자신 알기’는 진리를 깨닫는 길”이라며 “불교적 명상인 참선에서의 축적된 경험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원주 한라대 미래모빌리티전공 학생들이 8일부터 10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제1회 국제농기계 전동화·자율주행 엑스포’에 자율주행 장치를 출품했다. 한라대 팀이 출품한 자율주행 시스템은정밀 GPS, 관성 측정 센서, 3차원 라이다, 3차원 카메라 등을 장착한 것으로 모두 학생들이 개발한 것이다. 학생들은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드론, 선박, 자율주행 자동차 등을 통해 성능을 검증했으며 배달 로봇, 청소 로봇 등에도 실용화를 위한 성능 검증을 하고 있다. 미래모빌리티 전공 김성재, 김찬혁, 백록담,소신창, 제현승 학생으로 구성된 한라대 팀은 이 대학 모빌리티 특화 플랫폼인 aMAP(AI-Mobility Accelerator Platform)를 통해 모빌리티 설계, 시뮬레이션, SW역량을 키워왔다. aMAP는 한라대가 HL만도와 함께 만든 미래 모빌리티 교육용 플랫폼이다. 학생들을 지도한 고국원 한라대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개발한 기술과 제품이 기업들에게 이전되고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면서 “aMAP가 모빌리티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에 더 활용될 수 있게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엑스포에 출품한 자율주행 기술은 ‘HL만도&HL클레무브 자율주행 모빌리티 경진대회’에 공개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원주 한라대 산학협력단이 지난 3일 한라아트홀에서 강원도 차량용 반도체 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강원도, 원주시가 주최하고 한라대, 강원 연구원 및 강원 테크노파크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포럼에는 정광열 강원도 경제 부지사, 강원도, 원주시 및 횡성군 공무원들과 HL 만도, 반도체 산업협회 및 차량용 반도체 관련 회사 등 산학관연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했다. 포럼에서는 강원도의 자동차 부품 기업의 구조 전환과 차량용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산학연관 협력 방안이 제시됐다. 이성수 숭실대 교수는 기조연설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차량용 반도체 설계 클러스터 구축과 후공정 분야가 꼭 필요한데, 정주 여건과 자동차 부품 산업 기반이 있는 원주에 실현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또한 강원도 차량용 반도체 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통한 원주의 자동차 부품 산업 고도화와 이모빌리티와 디지털 헬스케어의 융합으로 원주권 산업을 도약시키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와 함께 원주의 차량용 반도체 산업 육성을 도에서 추진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유치에 도움이 되도록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응권 한라대 총장은 “오늘 포럼이 강원도 이모빌리티의 핵심 기술인 자율주행과 전동화에 필수인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영산대가 지난달 25일 유네스코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이하 아태교육원)의 ‘세계시민교육 강좌 개설 지원 사업’에 부산‧울산‧경남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아태교육원은 2016년부터 전국 4년제 대학과 교육 대학을 대상으로 세계시민 교육의 제도화를 위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업 공모 결과 영산대 등 전국 11개 대학(대학원 4개 강좌 포함)이 선정됐다. 이번 선정에 따라 영산대는 학부생을 대상으로 교양 강좌를 개설한다. 강의를 전담할 오창석 (의료경영학과)교수는 “세계 시민, ESG 분야의 체계적인 교육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세계 시민으로서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갖춰야 할 책임과 역할을 이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한국승강기대가 2023학년도부터 승강기 관련 분야 혹은 유사 분야 재직자를 대상으로 성인 학습자 전담 과정인 ‘미래융합형승강기학과’를 개설한다. 전공 학사 심화 과정도 있어 4년제 학사 학위 취득도 가능하다. 경남 거창에 있는 한국승강기대는 전 세계에 하나 뿐인 승강기 특성화 대학이다. 다음달 7일부터 21일까지 2023학년도 신입생 수시 2차 모집을 실시한다. 현재 한국승강기대에는 승강기공학부만 개설돼 있어 승강기 전문 인력 양성에만 특화된 교육 시스템을 자랑한다. 대학은 승강기 설계, 설치, 유지보수, 관리, 감리, 검사, 법령 해석등 승강기 관련 전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형 교육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실물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실습동과 설계 용접 유지보수 감리 등의 실무 전반을 현장과 다름없는 수준으로 구현한 인프라가 있다. 풍부한 교육 인프라는 이 대학의 특성화 교육 목표인 ‘수업이 곧 현장’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 VR 실습실은 승강기 설치 및 보수, 유지 관리 부문에서 안전한 현장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대기업과의 협약반 운영도 강점이다. 올해 2학기부터 운영 중인 협약반은 국내외 엘리베이터 분야 대기업들의 의견을 반영한 비교과 과정으로 연간 최대 90명이 수강할 수 있다. 협약반을 이수한 학생들은 대기업에 우선 입사할 수 있어 인기다. 특성화 교육의 성과는 높은 취업률로 이어진다. 최근 9년간 졸업생 평균 취업률은 84.6%로 4년제 대학과 전문대 가운데서 2위를 기록했다. 대학에서 배운 분야로 취업하는 비율이 93% 이고, 승강기 분야 대기업이나 관련 공기업 등에 취업하는 비율도 50%이상 되는 등 취업의 질도 좋다. 주요 취업처는 현대엘리베이터, 오티스, 티센크루프, 미쓰비시와 같은 대기업과 승강기 전문 기업 이다. 승강기 업무와 관련된 공기업인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서울교통공사 코레일 인천공항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도 진출한다. 대학은 수용률 125%의 생활관(기숙사)을 운영하고 있다. 거창군은 입학생과 재학생이 거창군으로 주소지를 이전하면 학기 당 최대 40만 원씩 총 4학기 동안 학업 지원금을 제공한다. 장학 혜택도 풍성하다. 성적 우수 장학금과 지역 인재 육성 장학금을 비롯해 수혜율 경남 1위에 이르는 다양한 장학 제도가 마련돼 있으며 중복 수혜도 가능하다. 거창군이 본인 부담금의 50%를 지원하는 반값 등록금이 이르면 2023학년도부터 적용될 것으로 학교 측은 전망한다.승강기 산업은 대표적인 미래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2025년 세계 승강기 시장 규모가 19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1914년 화물용 승강기가 최초로 설치된 이후 현재 78만 6000여 대의 승강기가 있는 세계 7위의 승강기 보유국. 한국에서는 해마다 4만여 대의 승강기가 설치되는데 이는 세계 3위에 해당된다. 대학 관계자는 “승강기를 가장 잘 아는 대학, 최고의 승강기 전문가 양성의 요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대학의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며 “미래 지속 가능한 대표적인 산업인 승강기 분야에서 평생 직업의 꿈을 이루려는 인재들을 양성하겠다”고강조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전호환 동명대 총장이 27일 트리 리스마하리니 인도네시아 사회부 장관 초청으로 열린 ‘한국-인도네시아 사회·교육분야 교류 세미나’에서 ‘고똥 로용(인도네시아 상부상조 정신)한-인도네시아 K-두잉 교육협력’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사회부 대강당에서 열린 특강에는 인도네시아 사회부 및 정부 고위 공직자, 반둥사회복지대 교수 등 200명이 참석했다. 특강을 주재한 리스마 장관은 인도네시아 제2 도시인 수라바야시 시장을 지낸 도시개발 전문가로, 2019년 수라바야 시장 재직 중 동명대에서 명예 건축학 박사를 받은 바 있다. 전 총장은 특강에서, ▲양국 교류사 ▲동명문화학원 설립자인 옛동명목재 강석진 회장과 인도네시아와의 인연 ▲한국 교육사회분야 발전사▲두잉 교육 철학 ▲동명대-인도네시아대학연계프로그램 추진 계획 등을 소개했다. 이어 이슬람 학생 전용 기숙사 설립 배경을 설명했고, 인도네시아 정부의 동명대 교류프로그램 지원을 요청했다. 특강 후 열린 토론 및 기자회견에서 리스마 장관은 “국가 발전과 개인 발전의 출발점은 교육이다. 한국의 사회, 교육, 경제 발전사는 교육 발전사와 궤를 같이한다. 많이 배웠다”고 했다. 리스마 장관은 또 “사회부 소속 교육 담당 공무원들을 동명대로 보내 교류프로그램 협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총장은 “동명대에서 인도네시아 공직자와 교수들이 참여하는 IT 및 컨텐츠 교육 협력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부산시와 교육부에 협력을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전 총장은 이와 함께 동명대에 매년 500여 명의 인도네시아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 필요한 기숙사 건립에 대해 인도네시아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스웨덴 교육은 그들이 구축해온 복지체계나 사회민주주의 이념과도 긴밀히 연계돼 있습니다.” 올해 초 스웨덴 복지 모델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이란 책을 낸 작가 박지우 씨(42)의 말이다. 대학교육까지 포함하는 스웨덴의 무상교육은 스웨덴 복지체계의 한 축이다. 무상교육의 주(主) 재원은 세금이다. 스웨덴에서는 우리 돈으로 6800만 원 정도의 소득이면 소득세를 최고 52%를 내야 하고 아무리 소득이 적어도 최소 32%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대학 진학률은 50%가 되지 않고 대학도 50개에 불과하다. 박 씨는 “한국처럼 ‘전 국민이 대학졸업장을 따는 나라’가 아니기에 무상교육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다”고 했다. 박 작가는 2014년부터 3년간 스웨덴에 거주하면서 스웨덴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고 했다. 복지 천국으로 일컬어지는 스웨덴에서 “할아버지가 빈병을 수거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는데 스웨덴 사람들은 별거 아닌 걸로 여겨 ‘스웨덴에는 불행한 사람이 없는 줄 알았다’는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한국에서 북유럽 교육은 ‘꿈의 교육’으로 여겨진다.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 한국 교육계는 북유럽 교육을 긍정적 시각으로만 봐왔다. 7일 박 씨를 만나 책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스웨덴 교육의 실상을 들었다.-스웨덴 사람들에게 교육은 무엇이었습니까?“자기계발의 도구였습니다. 스웨덴에서 인사 업무를 했는데 스웨덴 직원이 취업 프로그램 이수를 위해 2년 휴직을 하겠다고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2년간 공부를 한 후 다른 회사에 취업이 되면 사표를 쓰고, 그렇지 않으면 복직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스웨덴 노동법에서는 이런 경우 사측이 반드시 휴직을 승인해줘야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언제든 학교로 돌아갈 수 있고, 경력 전환을 위해 교육이 자기계발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스웨덴 교육의 특징은 무엇입니까?“평등교육입니다. 스웨덴 교육의 목표는 엘리트를 양성하는 것이 아닌 공동체에 잘 적응할 수 있는 평범한 인재를 키우는 데 있습니다.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학생이 있으면 개별교사를 한 명씩 붙여 특별과외까지 시키지만 우수한 학생에 대한 영재교육은 미진합니다. 평등교육의 바탕에는 ‘얀테의 법칙’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내가 상대방보다 더 특별하거나, 더 좋은 사람이거나, 더 많이 알거나, 더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강조된 10가지 마음가짐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스웨덴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떤 성과를 냈을 때 ‘네가 뛰어나기보다는 그렇게 할 수 있게 된 환경과 조건이 맞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합니다. ‘네가 세상에서 최고야’라고 말하는 우리나라 부모들과 비교되지요. 학교에서도 뛰어난 성취를 보인 학생에게 공개적인 칭찬을 하지 않고, 문제를 일으킨 학생에게 벌을 주지도 않습니다.” -한국 교육과 스웨덴 교육을 비교한다면…“한국 교육의 장점은 스웨덴 교육의 단점이고, 스웨덴 교육의 장점은 한국 교육의 단점입니다. 현지에서 만난 스웨덴 교민들은 대부분 한국의 극심한 입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스웨덴 교육에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학생의 인권을 매우 존중해 주는 것도 스웨덴 교육의 특징입니다. 스웨덴에서는 문제학생에게도 벌을 주거나 퇴학을 시키지 못합니다. 교사와 학생은 평등한 관계입니다. 스웨덴 교육의 단점은 학습 능력 저하인데 이는 교사가 학생 훈육에 있어 확실한 권위를 가질 수 없는 것에서도 기인합니다. 스웨덴은 2012년 OECD 주관 PISA 평가에서 수학 38위, 과학 27위 등 OECD 평균에 한참 미달하는 성적표를 받았습니다.(한국은 수학 1위, 과학2∼4위) 현지 학부모들은 학기 중인데도 담임교사가 휴가를 내고 해외여행을 가거나, 교사에 따라 교재 선택과 교습 방법이 다른 데서 오는 학력 저하에 따른 불만도 있습니다. 또한 학벌에 따른 소득 격차가 매우 작아 공부에 대한 동기가 낮은 것도 학력 저하의 이유입니다. 스웨덴 전문의의 소득이 월 1000만 원인 데 비해 청소부는 300만 원으로 공부에 투자한 것에 비해 차이가 별로 나지 않습니다. 스웨덴에서 대졸자는 고졸 이하에 비해 약 22%를 더 번다고 합니다.”-한국과는 비교되는 교육 환경입니다. 그런 교육을 받은 스웨덴 학생들은 행복한가요?“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는 겪지 않지만 생각만큼 행복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탓에 자신들의 문제를 드러내지 않는 이유로 보입니다. 학생들의 알코올, 흡연, 마약, 낙태 문제는 심각합니다. 2019년 OECD 청소년 자살률(10∼24세) 통계에 따르면 스웨덴 청소년들의 자살률은 16위로 10위인 한국에 비하면 그다지 낮지 않습니다. 1위는 뉴질랜드 3위는 핀란드였는데 ‘천국’으로 묘사되는 나라들입니다. 이는 청소년들이 입시 스트레스에서만 벗어나면 무조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은 단편적이라는 걸 말해 줍니다.”-한국 교육의 단점을 줄이고 장점을 살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한국의 교육열과 입시 스트레스를 나쁘게만 보지 않습니다. 한국은 아직 미국, 유럽에 비해 덜 고착화돼 교육을 통한 상향 계층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관건은 ‘공부가 아니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부모들이 갖는 것과 학벌에 따른 근로소득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법·제도적인 뒷받침과 사회적 합의에 있습니다. 교육은 사회 시스템과 연결 돼 있기 때문에 교육만 봐서는 교육을 개선할 수 없습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