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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권과 재계에서 여성 사외이사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되는 등 여풍(女風)이 두드러지고 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신한금융은 이사회를 열고 윤재원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앞서 전성빈 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가 2010년 국내 금융권 최초의 여성 의장으로 발탁돼 신한금융 이사회를 이끌었는데, 14년 만에 두 번째 여성 의장이 탄생한 것이다. 윤 의장은 한국회계기준원 회계기준위원회 비상임위원과 한국세무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회계 분야 전문가다. 여기에 신한금융은 송성주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기존 이사회 멤버였던 윤 의장과 김조설 사외이사에 송 신임 이사까지 추가돼 전체 이사회 멤버 9명 중 3분의 1인 3명을 여성으로 채우는 셈이다. 앞서 KB금융지주도 22일 이사회를 통해 권선주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KB금융지주 창사 이래 여성이 이사회 의장을 맡은 것은 권 의장이 처음이다. IBK기업은행에서 국내 최초의 여성 은행장을 지낸 권 의장은 현재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최근 여성 사외이사를 각각 1명씩 늘렸다. 우리금융은 임기 만료로 퇴임한 송수영 사외이사 대신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하나금융은 기존 이사회 멤버인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과 함께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사외이사에 추가했다. 이로써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의 여성 사외이사는 7명에서 10명으로 늘었고, 전체 사외이사에서 여성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3.3%에서 31.3%로 커졌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최근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늘리고 있는 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 성(性) 다양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지키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지배구조 모범 관행’을 발표했는데, 이때 당국은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여성 이사 비중이 30∼50%대에 달하며, 이사 수도 두 자릿수가 일반적이라면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금융권뿐만 아니라 재계에서도 여성 사외이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가운데 여성 임원은 107명이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사외이사 6명 가운데 3명이 여성으로, 100대 기업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가 가장 많았다. 100대 기업 내 두 곳 이상에서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여성 임원들도 있다. 김태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SK이노베이션뿐만 아니라 현대해상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신미남 전 케이옥션 대표와 여미숙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각각 에쓰오일, CJ대한통운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네이버 주가 때문에 고통스럽습니다. 네이버 혁신이 죽었습니다. 혁신이 필요한데 자화자찬식의 말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26일 경기 성남 네이버 신사옥 ‘1784’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약 40분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주주들의 날 선 지적들이 쏟아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부진하다. 2021년 40만 원을 넘었던 주가는 현재 20만 원을 밑돌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유튜브의 점유율 확대에 대해 “(그간) 본연의 기술과 경쟁력, 노하우,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위기를 잘 헤쳐 나갔다. 그 연장선상에서 해결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네이버가 지난해 선보인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의 성능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최 대표는 “AI 모델이 갖는 환각 등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 서비스는 없고, 저희도 도전 중”이라고 말했다. 주총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의 이커머스 기업들이 국내에 상륙한 것과 관련해 네이버가 위기를 겪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네이버 쇼핑 모델은 알리나 테무, 쿠팡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본연의 모델인 광고 비교 플랫폼으로서는 이러한 파트너가 늘어나는 건 긍정적으로 가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저출생 문제가 한국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지만 오히려 출산·육아 스타트업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출산·육아 시장의 혁신이 더뎠던 탓에 개선된 서비스나 제품이 출시되면 고객의 호응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 아기띠로 유명한 코니바이에린은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드물게 단 한 번도 외부 투자를 유치하지 않았다. 코니바이에린은 2017년 설립 이래 7년 연속 흑자를 냈고, 연 매출도 2019년 144억 원에서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317억 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코니 아기띠’는 창업자인 임이랑 대표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개발한 제품이다. 그는 육아 중 목디스크 파열을 겪었다. 이 때문에 아기를 안을 때 무게를 분산시켜 어깨와 골반, 허리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아기띠가 필요했다. 이런 필요를 바탕으로 시중 아기띠의 한계를 개선한 제품을 출시하자 비슷한 고충을 겪는 신생아 부모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업계 관계자는 “‘육아는 장비빨’이라고 불릴 정도로 어떤 아이템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육아의 어려움을 덜 수 있다”면서 “조금만 개선된 서비스나 제품이 나오면 순식간에 주목받는다”고 말했다. 또 “출생아 수 감소로 시장 규모가 작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좋은 제품에 대한 갈망이 이를 뛰어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8년 설립된 스타트업 빌리지베이비가 운영하는 임신·육아 정보 플랫폼 앱 ‘베이비빌리’도 이용자가 빠르게 늘었다. 광고가 아닌 입소문이나 특정 단어 검색 등을 통해 유입한 이용자가 상당수다. 이정윤 빌리지베이비 대표는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임신한 직장 동료들이 맘카페 댓글에서 정보를 얻고 있는 모습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맘카페에서는 불명확하거나 광고성 글이 혼재돼 정확하고 정제된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베이비빌리는 임신 초기부터 시기별로 아기 성장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시기별로 필요한 육아용품을 제안해 출산을 앞둔 부모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아이의 출생 시점에 따라 ‘베동’(베이비빌리 동기 모임) 커뮤니티를 만들어 부모들끼리 고민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왔다. 2022년 2월 8만 명이던 베이비빌리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년 새 3.45배로 늘어 지난달 27만6000명을 기록했다. 출산 육아 스타트업들은 해외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더 나은 서비스와 제품을 향한 부모의 갈증은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고화질 초음파 영상과 임신 출산 정보를 제공하는 앱 ‘마미톡’ 운영사인 휴먼스케이프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각각 360곳, 70곳의 산부인과 병원과 계약을 맺고 현지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초음파 영상을 유료로 제공하고 있는데도 이용자가 꾸준히 늘면서 마미톡의 매출도 계속 증가세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이용자 수는 약 19만 명으로, 지난해 한국 출생아 수(23만 명)에 근접했다. 코니바이에린 아기띠도 일본, 북미 등 해외 부모의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코니바이에린 매출 가운데 약 6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베이비빌리 앱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으로 진출해 이들 4개국에서 15만 명의 MAU를 기록하고 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동국제강그룹은 사내 하도급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나눔 경영을 실천하고 상생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의 철강 사업 법인인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지난해 말 생산 조직 운영 관련 특별 노사 합의를 통해 사내하도급 근로자 직접 고용을 최종적으로 합의했다. 노사 합의에 따라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올해 1월부터 특별 채용 절차를 거쳐 사내하도급 근로자 1000여 명을 직접 고용했고, 채용된 인원은 모두 동국제강그룹의 복리후생을 동일하게 받게 됐다. 또 채용된 인원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화합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받는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업계 최초의 직접고용 사례다. 노사는 철강업의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생산 조직의 운영을 선진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동국제강그룹의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노사가 선제적이고 자율적으로 기업 경영 방향을 함께 논의했고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로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산업재해 예방과 관련해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안전 관리 체계도 고도화할 방침이다. 최삼영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사장은 “원청과 협력사가 축적해 온 기술과 인적자원 등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훈 동국씨엠 대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과 안전 경영 강화를 위해 노사가 함게 뜻을 모은 결과”라고 덧붙였다. 박성균 동국씨엠 노동조합위원장은 “노사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며 “노사 상생 전통을 지키고 회사의 재도약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동국제강그룹은 이번 합의를 통해 노사 화합과 상생 문화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 노사는 1994년 산업계 최초로 항구적 무파업 선언을 했고 30년 동안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타결하며 노사 화합 전통을 이어 오고 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디지털전환(DX) 전문 기업 LG CNS는 전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AI) 교육 프로그램 ‘AI지니어스’를 통해 AI 꿈나무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 CNS에 따르면 AI지니어스는 이 회사의 직원과 외부 전문 강사, 대학생 봉사자들이 전국 각지의 학교를 직접 찾아가 AI, 데이터, 로봇 등 DX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교육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는 AI챗봇 제작, AI물류로봇 구동,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획 등 세 가지 주제로 과정을 구성해 교육을 제공했다. LG CNS는 2017년 처음 AI지니어스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했지만 이후 전국 농어촌지역과 도서벽지의 중학교, 특수학교까지 DX 기술 교육을 확대했다. 지난해 3월에는 경북 경주시 경희학교, 5월에는 충남 예산군 예산꿈빛학교 등 특수학교에서 AI지니어스를 진행했다. 특수학교에서의 수업으로는 △메타버스 가상공간에서 AI 개요 교육 △AI로 하는 예술 활동 △AI 자율주행자동차 제작 등이 있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는 1년간 코딩, AI 심화교육을 제공하는 ‘AI지니어스 아카데미’를 2021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AI에 관심 있는 전국의 고등학생 누구나 학교 단위로 신청해 참여할 수 있다. 또 재작년부터는 초등학생 대상 프로그램인 ‘AI지니어스 코딩농활’도 진행 중이다. LG CNS에 입사해 약 1년간 다양한 분야의 DX 전문 교육을 이수한 신입 사원들이 정보기술(IT) 소외 지역 초등학교를 방문해 일일 코딩 강사로 활동한다. LG CNS는 지금까지 약 260개 학교, 2만여 명의 학생에게 AI지니어스를 실시했다. 사회공헌 활동도 인정받아 지난해 6월 ‘2023 정보문화 발전유공 정부포상’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고영목 LG CNS 최고인사책임자(CHO·상무)는 “LG CNS의 DX 기술 역량을 활용한 AI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해 미래 DX 인재를 지속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삼성SDS가 올해를 글로벌 공급망 관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CM SaaS) 시장에 진출하는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 삼성SDS는 20일 서울 송파구 삼성SDS 잠실캠퍼스에서 39회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또 이인실 사외이사 선임 및 황성우·구형준 사내이사 선임, 이인실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매출액 13조2768억 원, 영업이익 808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 감소했으나 중점 사업인 클라우드와 디지털물류 사업에서 크게 성장했다. 클라우드 사업의 연간 매출은 1조8807억 원을 돌파했고, 정보기술(IT) 서비스 내 클라우드 매출 비중은 31%로 확대됐다. 물류 사업에서는 디지털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Cello Square)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콜센터 업무를 보조하고 광고 문구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올인원 구독형 AI 콘택트센터(AICC) 서비스인 ‘SKT AI CCaaS’를 20일 공개했다. 기존 콜센터에 AI를 접목한 개념으로 콜센터 상담사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준다. 고객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주고 고객의 간단한 요청은 AI 챗봇과 콜봇이 자동 응답한다. 고객이 문의한 내용에 대해 최적의 정보를 빠르게 찾아 답변을 제공하고, 상담 이후에는 대화 내용을 정리해 분석한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별도로 인프라 구축을 할 필요가 없어 중소기업도 적은 비용으로 도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은 이날 ‘AI 카피라이터’도 출시했다. 서비스 이름과 프로모션 내용, 고객 연령, 마케팅 채널 등 정보를 간단하게 입력하면 초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몇 초 안에 광고나 프로모션 문구를 제작한다. 한 달 동안 광고 문구를 수만 건 생성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AI 기반의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SKT AI CCaaS는 SK렌터카에, AI 카피라이터는 SK스토아와 베네피아 등 커머스 기업에 각각 도입된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만든 딥페이크(이미지 조작) 콘텐츠를 게시한 사람들에게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IBM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BM 본사 소속 크리스토퍼 패딜라 규제 담당 총괄 부사장은 딥페이크물 제작·게시자에 대한 강한 처벌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딥페이크에 대한 대응 속도가 느린 플랫폼도 법적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AI에 대한 무조건적인 규제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패딜라 부사장은 “기업이 AI를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에 선보이는 것 자체를 규제해선 안 된다”며 “규제는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되, 기술을 악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폴 버턴 IBM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장은 AI의 투명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9월 IBM이 오픈소스로 공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그래니트 파운데이션’을 언급하며 “해당 모델을 어떤 식으로 만들었고 데이터를 어떻게 선별했는지, 편향성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했다”면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으면서 모델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오픈소스의 힘”이라고 강조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카카오의 쇄신을 위해 구원 투수로 영입된 김정호 전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사진)이 해고됐다. 공개적으로 카카오 내부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주목받았으나, 그가 제기한 건설 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나고 사내 회의 중 욕설을 한 것 등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었기 때문이다. 18일 카카오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상임윤리위원회는 15일 내부 공지문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허위 사실 기반 명예훼손,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사내 정보의 무단 유출, 언론 대응 가이드 위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가이드 위반 등의 사유로 A 크루(김 전 총괄)에 대한 징계를 해고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김 전 총괄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카카오의 쇄신을 위해 지난해 9월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김 전 총괄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카카오의 내부 방만 경영 사례와 부실한 의사 결정 구조를 지적하고 건설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사내 회의 중 해당 내용을 문제 제기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한 사실도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카카오는 그룹준법경영실이 외부 법무법인과 함께 건설 비리 의혹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상당 부분이 사실이 아니거나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전 총괄은 윤리위의 해고 결정을 수용하고 김범수 창업자가 세운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의 이사장 및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김 전 총괄의 해고로 카카오 쇄신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의 한 직원은 “김 전 총괄이 잘못한 부분이 있는 것은 맞지만 해고는 과한 처분인 것 같다”며 “누가 앞으로 속시원히 쇄신에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업인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 101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17일 과기정통부는 △핵심 인재 발굴·육성(21억 원) △크리에이터 전문화 등(32억 원) △해외 진출 활성화(13억 원) △성장 기반 조성(35억 원)에 예산을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크리에이터 유망 인재들이 서울 등 특정 지역에만 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강릉, 대구, 부산에 지역 미디어센터를 세워 유망 신인 크리에이터들을 발굴하고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구독자 1만 명 이상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수익 창출 자문 등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국내 우수 크리에이터들의 해외 행사 참여를 지원해 글로벌 진출도 도울 계획이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지난달 오픈AI가 공개한 동영상 생성 인공지능(AI) 서비스 ‘소라’를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대중이) 소라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몇 달 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라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최대 1분 길이의 동영상을 만들어주는 AI 서비스다. 기존의 이미지로 동영상을 생성할 수도 있다. 현재는 일부 창작자만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무라티 CTO는 소라가 생성하는 동영상을 더욱 사실적으로 만들기 위해 음향을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소라가 생성한 동영상 콘텐츠를 이용자가 편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동영상에는 실제와 구별하기 위한 워터마크가 표시되고, 유명인 정치인 등 공인의 이미지는 생성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주식 먹튀’ 논란 당사자를 본사에 중용하는 등 최근 카카오의 경영진 선임에 대해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가 경고장을 꺼내들었다. ‘권고’라는 완화된 방식을 취했지만 준신위가 부정적 입장을 밝힌 만큼 카카오의 대응이 주목된다. 14일 준신위는 일부 경영진 선임 과정에서 발생한 리스크 해결 방안과 앞으로 유사 리스크를 예방하고 관리할 방안을 수립할 것을 카카오에 권고했다. 준신위는 카카오 관계사의 윤리경영을 지원하는 외부 기구다. 준신위가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문제가 된 경영진 선임은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카카오 CTO에 내정한 것과 금융감독원이 해임을 권고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려는 움직임인 것으로 보인다. 정 전 CTO는 2021년 8월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하고 70억 원이 넘는 차익을 실현해 ‘주식 먹튀’로 비판을 받았다. 류 대표는 3000억 원대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문제로 금감원이 이미 해임을 권고한 상황이다. 이번 준신위의 발표는 정 전 CTO 내정을 둘러싼 사내외의 부정적 시각과 류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한 정부 측의 우려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준신위 출범을 알리며 “나부터 준신위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계열사들의 행동이나 사업에 대해선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준신위 관계자는 “카카오의 새 리더십이 사회 눈높이에 맞춰 나아갈 수 있도록 다시 점검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배달의민족’이 외식업주와 라이더(배달 기사)를 위한 통 큰 투자에 나섰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13일 외식업주의 성장과 라이더의 안전, 친환경 배달문화 조성 등을 위해 앞으로 7년 동안 20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평균 약 300억 원씩을 상생을 위해 쓰겠다는 얘기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오피스에서 ‘지속가능을 위한 배민다운 약속(commitment)’을 발표했다.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사진)는 “우리는 지난 14년 동안 배달산업과 함께 성장해 왔고 외식업 사장님, 라이더, 고객과 함께 상생하는 방안을 실천해 왔다”며 “앞으로 더욱 큰 책임감을 실천으로 보이기 위해 이번 약속을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배달의민족은 외식업주들의 성장과 경영 개선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식업 자문단을 구성해 메뉴 개발, 비용 절감 등 가게 운영 개선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른바 ‘백종원식 컨설팅’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2014년부터 운영 중인 무료 장사 교육 프로그램 ‘배민아카데미’도 확대하고, 외식업주를 위한 포털사이트 ‘배민외식업광장’도 활성화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노무, 세무, 법률 애로사항에 대해 전문가 상담도 무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배달의민족을 구성하는 또 다른 축인 라이더들을 위한 지원 방안도 공개했다. 업계 유일의 배달서비스 교육기관인 ‘배민라이더스쿨’을 확대하기 위해 내년까지 경기 하남에 새로운 교육 시설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라이더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설립된 배달서비스공제조합과 협업을 강화해 라이더의 안전과 권익을 높이고 배달 안전 물품 등을 지원하는 한편 안전 문화 확산과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도 진행할 계획이다. 라이더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면서 동시에 안전한 배달 환경을 위한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친환경 배달용기·포장재 등을 사용하는 지속가능 패키징도 확대한다. 또 전기바이크를 도입하는 등 배달 수단을 친환경으로 전환해 온실가스 배출량도 감축하기로 했다. 배달의민족은 2019년 4월 배달의민족 앱 내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 기능을 도입해 2022년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로부터 인증을 받기도 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미국 소설가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기업 엔비디아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엔비디아의 대화형 챗봇 ‘네모’가 자신들의 소설 등 여러 저작물을 무단으로 이용해 학습했다는 것이다. AI의 학습량이 방대해지고 영향력이 커지면서 AI 기업과 콘텐츠 제작자 간 저작권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엔비디아 저작권 위반 소송 당해 1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소설가 3명은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자신들의 작품이 네모의 거대언어모델(LLM) 학습에 무단으로 이용됐다며 8일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네모가 학습할 때 도서 19만6640권으로 구성된 데이터세트를 이용했는데 이 가운데 자신들의 작품도 무단으로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제기한 소설가들은 또 “엔비디아가 지난해 10월 저작권 침해 신고를 받은 뒤 해당 작가들의 작품을 삭제했다”면서 “이는 엔비디아가 저작권 침해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설가 3명이 엔비디아에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수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모든 콘텐츠 제작자의 권리를 존중하며 저작권법을 완전히 준수해 네모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피소 소식 등의 영향으로 전 거래일보다 2% 하락 마감했다. 8일 5.5% 내린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 마감이다. 7일 926.69달러(약 121만3960원)까지 치솟으며 1000달러도 돌파할 것으로 보였던 엔비디아 주가는 857.74달러(약 112만3640원)로 내려앉았다.● AI 저작권 침해 갈등 계속 AI 기업의 저작권 침해 논란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7월 소설가 폴 트렘블레이와 모나 어워드,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세라 실버먼은 “챗GPT가 동의 없이 작품을 이용했다”며 오픈AI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드라마 ‘왕자의 게임’의 원작자인 조지 R.R. 마틴 등 유명 작가 17명이 포함된 미국 작가조합이 저작권 침해를 들어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같은 해 12월 퓰리처상을 수상한 테일러 브랜치 등 논픽션 작가 11명 역시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을 주장했다. 언론사 가운데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해 12월 오픈AI와 M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공방 중이다. NYT의 기사 수백만 건이 챗봇 훈련에 활용됐고, 이로 인해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반면 오픈AI는 ‘공정이용’의 개념을 내세워 NYT의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공정이용이란 저작권자의 허가를 구하지 않고도 저작물을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적 개념이다. 공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자료를 활용해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것은 공정 이용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아직 AI의 저작권 침해를 둘러싼 판례가 많지 않은 만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에는 오픈AI를 상대로 세라 실버먼 등이 제기한 저작권 소송에서 오픈AI가 일부 승소하기도 했다. 챗GPT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저작권자들의 저서와 비슷하지 않다는 오픈AI 측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변순용 서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한국인공지능윤리학회장)는 “그동안 학습데이터의 저작권 기준이 없어 문제가 계속 터지는 것”이라며 “어떤 데이터로 학습했느냐가 AI의 신뢰성을 결정하는 만큼 AI 기업들은 학습 데이터의 출처를 밝히는 한편 콘텐츠 제작자들의 권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네이버와 카카오,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가 ‘악의적 선거 딥페이크 사용방지를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딥페이크 콘텐츠가 선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8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에 따르면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선언문에서 “선거 과정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한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함께했다”면서 “진실된 정보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들은 신속한 조치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대응 투명성도 높이기로 했다. 시민단체, 학계 및 외부 전문가와도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고, 기업별로 서비스 특성에 맞게 추가 조치도 모색하기로 했다. 앞서 뮌헨 기술협약을 통해 기만적 인공지능(AI) 선거 콘텐츠 대응 방침을 밝혔던 구글코리아, 메타(페이스북코리아), X(구 트위터코리아) 등 해외 기업들도 국내 기업들과 함께 자율협의체 활동을 진행할 방침이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이동통신 3사의 본인 인증 서비스 ‘패스(PASS)’ 앱만으로 대한항공과 진에어 국내선에 탑승할 수 있게 된다. 6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한국공항공사는 ‘PASS스마트항공권’ 제휴 항공사에 대한항공과 진에어를 새롭게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선을 이용할 때 PASS스마트항공권을 이용할 수 있는 항공사는 기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하이에어 등을 포함해 7곳으로 늘어났다. PASS스마트항공권은 PASS 모바일 신분증과 국내선 탑승권을 결합해 PASS 앱 내에서 QR코드를 생성한다. 탑승객은 해당 QR코드를 비행기 탑승 과정에서 제시하기만 하면 된다. 공항 수속, 신분 확인, 면세품 구매, 항공기 탑승까지 항공권을 제시해야 하는 모든 상황에서 기존 항공권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SK텔레콤이 5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2기 스포츠 꿈나무 후원식을 열었다. 이 프로그램은 스포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실천하고 우수 체육 인재를 일찍부터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경제적 배려 대상자 24명과 경기력이 우수한 선수 10명을 선발해 후원한다. 지난해 선발한 1기 후원 선수 가운데 경제적 배려 대상자의 경우 고교 졸업생을 제외하고 대회 성적과 관계없이 모두 재계약했다. 또 경기력 우수 선수는 기존 5종목에서 5명을 선발했지만 후원 폭을 넓혀 8종목에서 10명의 선수를 선정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유럽연합(EU)이 애플의 ‘인앱결제’(앱스토어 내부 결제) 관행에 과징금 18억4000만 유로(약 2조7000억 원)를 부과하면서 빅테크 반(反)독점 규제에 불을 붙였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5억 유로를 3배 이상 뛰어넘은 역대급 ‘벌금 폭탄’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 인앱결제 갈등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4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을 유통하는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 ‘iOS’(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사용자가 음악 스트리밍 구독에 훨씬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고 과징금 부과 이유를 밝혔다. 애플은 아이폰과 함께 앱스토어를 시장에 내놓은 후 16년 동안 인앱결제 시 30% 수준의 수수료, 즉 ‘통행세’를 받아 앱 간 경쟁을 방해하고 ‘애플뮤직’ 같은 자사 앱이 유리하도록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U는 2019년 스웨덴 음악 스트리밍 앱 기업 ‘스포티파이’의 제소로 조사를 시작해 애플이 인앱결제를 통해 음악 앱 경쟁사들에 불이익을 주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줬는지를 집중 진단한 끝에 이번 결정을 내렸다. 애플에 대한 EU의 천문학적인 과징금 부과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빅테크 규제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법무부 또한 주요 빅테크에 규제를 가할 뜻을 밝혔다. 다만 애플이 실제로 2조7000억 원을 낼지는 미지수다. 애플은 아일랜드에 밀린 세금 130억 유로를 내라는 EU의 명령에 대해 소송으로 맞서고 있다. 이번 과징금 부과에도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애플과 구글은 한국 방송통신위원회의 지난해 10월 과징금 부과에도 반발하고 있다. 한국은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제할 수 없도록 2021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앱결제 강제금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을 제정했다. 이후 방통위는 구글과 애플에 각각 475억 원, 20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현재로선 두 회사가 방통위의 과징금을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 결정이 유럽이나 미국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EU의 과징금 부과가 애플과 구글의 태도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EU와 한국 법 체계가 다른 부분이 있지만 애플에 대한 EU의 과징금 부과 조치가 (방통위에)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애플이 제출한 의견서를 세밀하게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애플이 EU에 대해서는 적극적 개선 방안을 내놓는 반면 상대적으로 한국에서는 움직임이 더디다는 점이다. 애플은 한국에서도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이 제정된 뒤인 2022년 6월 인앱결제 방식 외에도 제3자 결제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수수료율은 플랫폼 자체 인앱결제(최대 30%)보다 4%포인트 낮은 26%로 책정했다. 유럽에서 최대 13%포인트까지 인하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겉보기에는 애플이 한국 법을 준수한 듯 보이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인앱결제를 유도하는 ‘꼼수’라는 지적도 있다. 제3자 결제 방식을 선택하면 26%의 수수료 외에도 추가로 결제 대행업체 및 카드사 수수료 등이 붙는다. 이 경우 실질적인 수수료가 30%를 넘어 제3자 결제방식을 선택한 사업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손해라는 지적이 나온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한국인의 유튜브 사용 시간이 하루 평균 1시간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풍성한 콘텐츠와 쇼츠(짧은 호흡의 영상) 등으로 이용자가 계속 늘며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허위 정보를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일 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올해 1월 유튜브 앱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이 40시간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 전인 2019년 1월 21시간에서 90% 증가한 수치다. 5년 전에는 유튜브 시청에 하루 평균 40분을 소비했지만, 지금은 1시간 17분을 쓰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인의 유튜브 앱 전체 사용 시간도 5년 새 116% 증가하며 역대 최대인 1119억 분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인기의 상승세는 ‘유튜브 쇼츠’가 출시된 2021년 7월 이후 더 견고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쇼츠 출시 이전인 2019년과 2020년에 한국인 1인당 월평균 유튜브 사용 시간은 30시간 미만이었다. 하지만 2021년 처음 31시간을 기록했고, 2022년과 지난해에는 33∼37시간으로 늘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관계자는 “유튜브보다 5개월 앞서 쇼츠를 출시한 인스타그램은 출시 이후 사용 시간이 가파르게 성장했다면, 유튜브는 꾸준히 성장하던 추세 속에서 쇼츠가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뿐 아니라 검색 플랫폼으로도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올해 2월 전국 15∼59세 남녀를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을 진행한 결과 ‘평소 궁금한 것을 검색하기 위해 이용하는 서비스’(중복응답)로 유튜브가 79.9%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1위인 네이버(87%)를 뛰어넘지는 못했지만, 구글(65.8%)보다는 높았다. 유튜브의 영향력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지만 유튜브에서 유포되는 허위 정보에 대해서는 제재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고질적인 문제다. 허위 정보에 대해 유튜브에 신고를 하더라도 처리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언론중재법이나 방송법 적용 대상도 아니어서 법적으로 제재하기도 어렵다. 최근 동영상 콘텐츠 맥락 분석을 하는 인공지능(AI) 기업 파일러에 따르면 축구선수 손흥민과의 싸움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 선수에 대한 허위 정보 영상이 2주간 195개 채널에서 361건이 생산됐고 이 영상들의 총 조회 수가 6940만8099회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은 7억 원가량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강인 선수 관련 허위 정보를 담은 영상은 여전히 시청이 가능하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경쟁이 심화하면서 각 기업 안팎에서 AI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치열해지고 있다. AI 경쟁에서 다소 뒤처진 구글은 화살이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로 향하고 있다. 오픈AI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로부터 소송을 당하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최근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의 이미지 생성 기능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피차이 CEO에 대한 사임 요구가 커지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제미나이가 미국 건국자 등 역사적 인물을 유색인종으로 잘못 생성하는 등 오류가 발견되자 이미지 생성 기능을 추가한 지 20일 만에 해당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당시 피차이 CEO가 “(오류는)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우리가 잘못한 것”이라며 직접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EO 책임론이 부상한 것은 구글이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1년여 전에도 구글은 AI를 탑재한 검색 엔진 ‘바드’를 출시하고 기능을 시연했을 때 오답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구글 주가는 하루 만에 9% 폭락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제미나이 오류 발견 영향으로 지난달 26일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4.5% 하락해 50여 일 만에 종가가 14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오픈AI는 생성형 AI 경쟁에서 앞서 가고 있지만 회사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놓고 지난해부터 홍역을 치르고 있다. 1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오픈AI와 샘 올트먼 CEO를 상대로 AI 개발에 공익보다 상업적 이익을 우선시해 계약을 위반했다며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2015년 올트먼 CEO와 오픈AI를 설립한 머스크 CEO는 2018년 의견 차 등으로 오픈AI 이사직을 사임하고 투자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머스크 CEO는 소장에서 “이날까지도 오픈AI의 웹사이트는 AGI(범용인공지능)가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주도록’ 보장하는 것이 이 회사의 사명이라고 계속 공언하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 오픈AI는 폐쇄형 소스로, 세계 최대 기술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실상 자회사로 변모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오픈AI는 AI 안전성과 기술 개발 속도, 사업화 등에서 올트먼 CEO와 이사회 간 이견으로 내홍을 빚은 바 있다. 당시 올트먼 CEO는 오픈AI 이사회에 의해 축출됐다가 닷새 만에 CEO 자리로 복귀했다. 한편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으로 거론되는 애플은 10년간 수조 원을 쏟아부으며 공들여온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AI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AI와 관련해 이렇다 할 기술이나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던 가운데 더 이상 뒤처지면 안 된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팀 쿡 CEO는 지난달 말 온라인으로 진행된 연례 주주총회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미래를 재정의할 수 있는 생성형 AI에서 우리가 새로운 길을 개척할 방법을 여러분과 공유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