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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핵심 쟁점은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전 마지막 관문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를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3곳 상임위 위원장을 누가 차지하느냐다. 상임위원장은 회의 소집권과 법안 상정 권한, 의사진행 권한 등을 갖고 있어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주요 민생 법안을 비롯해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종합 특검법’ 등을 통과시키려면 법사위를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아무리 의석이 많더라도 법사위를 빼앗긴다면 말짱 도루묵”이라며 “‘기동대식 공세’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여당은 “국회의장을 제1당, 법사위원장을 제2당이 맡는 관례를 따라야 한다”며 “법사위를 ‘마지막 관문’으로 삼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국회 법상 법사위에서 60일 이상 법안이 계류되면 상임위에서 본회의에 직회부할 수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법사위보다 운영위를 더 우선순위에 두는 기류도 있다. 대통령 비서실을 소관 부처로 둔 운영위원장을 야당이 가져갈 경우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세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당 의원은 “운영위원장이 무조건 1순위”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대통령실 비선 의혹 등을 운영위에서 집중 규명하겠다”는 전략이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재추진하는 민주당은 과방위도 반드시 차지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방송3법은 언론 장악법”이라며 과방위 단계부터 저지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운영위, 법사위의 중요성에 비할 정도는 아니어서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역대 국회에서 2004년 17대 국회부터 제1당이 국회의장을,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았다. 운영위원장은 13대 국회부터 집권당이 맡았지만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에는 새누리당이 당시 야당에서 여당이 된 민주당에 바로 넘겨주지 않고 2018년 20대 국회 후반기에 넘긴 사례가 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정부의 영일만 석유 시추 계획 발표와 관련해 본격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이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실제 석유 매장 가능성을 비롯해 정부의 깜짝 발표 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예고하면서 22대 국회 초반부터 영일만 이슈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확률이 20%라는데 반대로 말하면 80%는 아니라는 이야기”라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지도 모르는데 정부 예산을 전적으로 들여서 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5공을 시추하는데 총 5000억 원 정도 들어간다는데 이게 딱 부산엑스포(2030 세계박람회)에 들어간 돈과 비슷하다”며 “불필요하게 과도한 국민의 기대를 자극해서 나중에 또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와 같은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안정적 국정 운영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한민수 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이 이뤄지는대로 즉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가동하겠다”며 “수천억 원 국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팩트체크를 소관 상임위에서 철저히 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회의에서) 나왔다”고 했다.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정부 발표 내용 및 결정 과정 등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 청문회나 국정조사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부의 영일만 석유 발표는 사실 여부를 비롯해 갑작스러운 발표 결정 등에 있어서 의문점들이 많아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산자위 관계자도 “문제 소지가 있다면 국정조사든 청문회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규명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조국혁신당도 가세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48년 전인 1976년 1월 15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포항에서 양질의 석유가 발견됐다’라고 발표하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 결과적으로 대통령 주연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끝났다”며 “국정을 이렇게 대충대충 운에 맡겨도 되는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조 대표 역시 “(관련) 보고서에 대한 산업통상자원부 차원의 점검이 있었는지 의문스럽다”며 “문제 보고서의 신뢰성을 추후 국회에서 따지겠다”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개원 직후부터 각종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특검 정국’을 만든 데 이어 ‘청문회 정국’까지 예고하며 대여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것.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4일 개원 후 처음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열고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22대 국회에서는 행정부 견제를 위해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적극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를 하려면 여야 합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실질적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국회법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정조사는 재적의원의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경우, 청문회는 상임위 재적위원의 3분의 1 이상이 동의할 때 열 수 있도록 했다. 상임위별로 이미 과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사실상 단독으로 각종 국정조사나 청문회를 추진할 수 있는 구조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특검법이 불발되더라도 국회 차원에서 규명하거나 조명해야 할 의혹들을 짚고 가겠다는 취지”라며 “법대로만 하면 된다”고 했다. 당 내부에선 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을 비롯해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 등이 청문회 추진 안건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영일만 석유 시추 안건에 대해서도 노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며 청문회 추진 가능성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 출석에 응하지 않는 공무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노 원내대변인은 이날 “(공무원들의 국회 회의에서의) 허위 진술, 자료 미제출 혹은 부실 제출, 불출석 등의 3대 해태(懈怠) 행위를 바로잡을 수 있는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원내지도부에 공무원의 국회 위증 및 출석 불응 시 고발 조치를 통해 처벌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행정부 ‘견제’가 아닌 ‘무력화’ 시도”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 바람은 협치인데, 민주당은 국정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은 다 누리겠다는 오만한 발상만 하고 있다”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의 국회 출석 공무원 처벌 강화 방침에 대해서도 “말 안 들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 하명대로 움직이고, 이 대표를 섬길 것이 아니라 국민의 공복임을 명심하라”고 비판했다. 내부적으로는 무력감도 감지된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공무원 처벌과 관련해 입법 추진에 나선다면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요청하는 것 말고는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저출생 대책을 위한 여야정 협의기구 설치를 제안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저출생대응기획부 설치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개혁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이어 저출산 이슈도 선점해 민생 관련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결혼·출산·양육·취업 등 포괄적인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애초 이 대표와 민주당은 여야정 협의체 설치에 부정적이었다. 지난달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의 회담에서 여야정 상설협의체 설치를 제안했을 때도 이 대표는 국회 내 협의가 더 중요하다는 취지로 이를 거절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이 대표는 “특정 현안, 주요 현안에 대해선 여야정 협의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최근 대통령실과 정부에서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한다고 하고 여당도 관련 패키지 법안을 발의한다는 것에 환영한다. 정부조직법 논의부터 입법부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여권에서 추진하는 저출산 정책에 대해선 바짝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서울시에서 내놓은 정책 중 정관 복원 수술 지원 정책, 이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이 제안한 ‘쪼이고 댄스’ 캠페인을 거론하며 “국민을 능멸하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관·난관 복원 지원은 잔가지”라며 “비판을 하려면 전체 나무의 큰 그림을 봐야 하지 않냐”고 맞받으면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대외적으로는 ‘민생 이슈 선점’에 나서는 한편 당 내부적으론 체제 강화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원회를 열고 기존 당무위에 있던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구성 권한을 최고위로 위임하기로 했다. 전준위는 당헌·당규 개정 권한을 갖는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와 지도부가 전준위 구성에 직접 관여해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진두지휘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당내 의원들의 공개 반발에 부딪힌 ‘국회의장 및 원내대표 선거에 권리당원 투표권 반영’ 등 당원권 강화 이슈와 관련해서는 당내 의견 수렴 절차를 이어가며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5선, 4선 중진 의원들과 오찬 및 만찬을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의원총회 때 나온 공개 반발에 따라 좀 더 숙의 과정을 거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당원 토론 게시판도 신설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저출생 대책을 위한 여야정 협의기구 설치를 제안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저출생대응기획부 설치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개혁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이어 저출산 이슈도 선점해 민생 관련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결혼·출산·양육·취업 등 포괄적인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애초 이 대표와 민주당은 여야정 협의체 설치에 부정적이었다. 지난달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의 회담에서 여야정 상설협의체 설치를 제안했을 때도 이 대표는 국회 내 협의가 더 중요하다는 취지로 이를 거절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이 대표는 “특정 현안, 주요 현안에 대해선 여야정 협의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최근 대통령실과 정부에서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한다고 하고 여당도 관련 패키지 법안을 발의한다고 한다는데 환영한다. 정부조직법 논의부터 입법부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도 여권에서 추진하는 저출산 정책에 대해선 바짝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서울시에서 내놓은 정책 중 정관 복원 수술 지원 정책, 이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 의원이 제안한 ‘쪼이고 댄스’ 캠페인을 거론하며 “국민을 능멸하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난관 복원 지원은 잔가지”라며 “판을 하려면 전체 나무의 큰 그림을 봐야 하지 않냐”고 맞받으면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이 대표는 대외적으로는 ‘민생 이슈 선점’에 나서는 한편 당 내부적으론 체제 강화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원회를 열고 기존 당무위에서 있던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구성 권한을 최고위로 위임하기로 했다. 전준위는 당헌·당규 개정 권한을 갖는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와 지도부가 전준위 구성에 직접 관여해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진두지휘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당내 의원들의 공개 반발에 부딪힌 ‘국회의장 및 원내대표 선거에 권리당원 투표권 반영’ 등 당원권 강화 이슈와 관련해서는 당내 의견 수렴 절차를 이어가며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5선 및 4선 중진 의원들과 오·만찬을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의원총회 때 나온 공개 반발에 따라 좀 더 숙의 과정을 거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당원 토론 게시판도 신설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대통령실이 종합부동산세 폐지를 포함해 전반적인 세금제도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종부세 완화 제안을 하면서 이 논의에 불을 지핀 가운데, 국민의힘에 이어 대통령실은 아예 폐지하는 방향으로 개편하자고 나선 것. 종부세 등 세제 개편 논의가 지난달 30일 개원한 22대 국회에서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종부세 폐지를 포함해 세금 제도를 전반적으로 충분히 논의해 볼 것”이라며 “종부세 폐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 공약 이행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종부세가 근본적으로 폐지돼야 할 세제라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종부세 완화를 넘어 폐지 논의까지 하자는 것.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종부세는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며 징벌적 과세로 만든 것”이라며 “중산층에 주는 부담이 과도하고 이중과세적인 요소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주택자 종부세 폐지를 시사했고, 같은 당 고민정 의원도 종부세제 재설계를 주장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도 최근 민주당에서 금기시되던 종부세 완화 주장에 대해 “그런 의견도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이 이날 종부세 폐지를 검토하자고 밝힌 건 이 논의의 주도권을 다시 여권이 가져오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종부세를 지방세인 재산세와 장기적으로 통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상속세 개편도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자산을 상속받을 때 세금을 내기보다는 상속받은 자산을 처분할 때 발생한 이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세제 개편 입장을 본격적으로 내놓자 민주당은 이날 일단 공식 입장 표명은 자제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연금개혁 및 민생회복지원금 등 민생 이슈 주도권을 야당에 빼앗긴 상황에서 각종 특검으로 인한 압박감이 커지자 여론을 환기하자는 차원에서 종부세 및 상속세 이슈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두 가지 모두 장기적인 관점에서 논의해야 할 이슈”라며 “당장 우선순위에 둘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종부세 폐지 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 이탈 가능성 등까지 의식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종부세는 9억 원(1주택자는 12억 원) 이상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재산세와 별도로 매기는 세금으로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도입됐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과세 범위가 넓어지면서 문재인 정부 당시 한때 120만 명이 납부하는 세금으로 변질됐다.민주 “1주택 종부세 폐지” 언급에… 대통령실 “아예 없애자” 역공 [불붙는 종부세 폐지론]22대 국회 열리자마자 핫이슈로대통령실 “중산층에 과도한 이중과세”… 與 “선거부담 없을때 논의 합리적”野 “정부 제안땐 당내 의견 수렴” 신중… 지지층 ‘부자 감세’ 반감도 딜레마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정치권에 종합부동산세 개편 논의가 불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먼저 불을 지핀 종부세 이슈는 여당인 국민의힘을 거쳐, 대통령실과 정부로 옮아 붙는 모양새다. 특히 대통령실은 종부세의 완화나 수정이 아닌 완전 폐지를 검토하고 있어서, 그동안 수많은 정치사회적 논란을 낳았던 종부세가 거의 20년 만에 사라질 가능성도 생겼다. 세제 당국은 이번 여름 발표할 세제개편안에서 정부 측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야권 “완화”, 대통령실-여당 “폐지” 대통령실은 최근 야권에서 제기된 종부세 폐지·완화 논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동시에 종부세 폐지에 무게를 두면서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종부세 폐지는 대선 공약 사항”이라며 “종부세 완화보다는 폐지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종부세가 중산층에 과도하게 부과돼 폐지돼야 할 세금 제도라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종부세는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에 맞게 설계된 세금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중산층에 과도하게 부과되는 세금으로 징벌적이고 이중 과세인 종부세는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띄운 종부세 개편 이슈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태도다. 종부세 부담 완화는 정부 여당이 원하는 방향인 만큼 본격적으로 논의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것. 당 핵심 관계자는 “양당이 선거에 대한 부담이 없을 때 국가 미래를 위한 세제 개편을 논의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겠냐”며 “선거가 다가오면 민주당은 또 부자 감세 문제를 꺼내 들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종부세 부분 개편안을 마련해 추진한 뒤 종부세 완전 폐지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도 내부적으로는 종부세 완화 제안이 당 내부에서 먼저 시작된 만큼 “논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1주택 실거주자 종부세 완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구상을 대놓고 반대하기는 어렵다는 기류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종부세와 관련해서는 당 내부의 여러 제안이 있는 만큼 정부가 방안을 제안해온다면 당내 의견을 수렴해 점검해볼 필요는 있다”고 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종부세 완화 논의는 자칫 ‘부자 감세’로 비칠 수 있고, 민주당 전통 지지층의 반감을 불러오기 쉽다”고 했다.● 20년 된 종부세, 집값 급등에 과세 인원 급증 2005년 처음 도입돼 올해로 20년째를 맞은 종부세는 그동안 주택 소유자에 대한 징벌적 세금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값을 잡겠다”며 도입했지만 부동산 가격 안정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납부 대상만 크게 늘었다. 2010년에만 해도 전국에서 25만 명에게 총 1조900억 원이 부과됐던 종부세는 2022년에는 전국 128만3000명에게 6조7200억 원이 부과될 정도로 급격하게 규모가 커졌다. 이 중 주택분 종부세도 같은 기간 과세 인원과 결정세액이 20만 명, 2400억 원에서 119만5000명, 3조3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주택분 종부세는 지난해 기본공제 금액 상향 등의 영향으로 고지 인원이 41만2000명 규모로 줄었지만 여전히 세금을 내는 사람의 수가 2018년보다 더 많다. 여야와 대통령실이 종부세 개편 논의에 불을 붙이면서 정부 안팎에서는 1주택자와 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 등이 우선 거론된다.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를 완화하는 방안과 완전히 폐지해 재산세에 통합하는 방안 등이 함께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정치권과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고 파급력이 큰 세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개편안 마련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있을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치권 등의 의견을 감안해 다양한 개선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올해 세법 개정안에 담을 수 있을지 등의 세부 일정은 아직 불투명하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22대 국회 개원 첫날부터 ‘채 상병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을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하고 정부·여당을 몰아붙인 더불어민주당이 곧바로 ‘탄핵 공세’로 기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의혹 등을 수사할 ‘김건희 종합 특검법’을 발의했다. 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31일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대통령이 일종의 피의자가 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본인의 비위를 가리거나 수사를 모면하기 위해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계속 행사한다고 하면 이는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탄핵을 언급했다. 그동안 장경태, 정청래 최고위원 등 당내 강경파 의원들 위주로 언급했던 윤 대통령 탄핵을 당 수석대변인이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요구를 거부할 경우에도 탄핵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친명(친이재명계)인 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이날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저는 ‘당장 탄핵하자’라고 먼저 치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그러면서 “민생의 문제까지 뭉개지면 당 지도부도 더 이상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강력한 투쟁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한 장외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격적 탄핵 공세에 앞서 여론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전날 이 대표는 1일 서울역 앞에서 예정된 채 상병 특검법 수용 촉구 장외 집회 참석을 예고하며 지지자 참여를 독려했다. 윤 대통령을 겨냥한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 발의에 이어 김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도 발의됐다. 문재인 정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이성윤 의원은 이날 이른바 ‘김건희 종합 특검법’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특검법에는 명품백 수수 의혹뿐만 아니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과거 허위경력 기재 의혹 등 김 여사를 둘러싼 7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으로 포함됐다. 또한 최장 6개월 안에 100여 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하고, 압수수색 등 영장 발부를 담당하는 전담 법관도 따로 지정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의원 개인 차원의 법안 발의”라며 “당 지도부와 따로 조율해서 발의한 법안이 아니기 때문에 당론 채택 여부를 논의하기엔 이르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22대 당선인 워크숍 등을 통해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총망라한 종합 특검법 발의를 예고한 바 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일부 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당선 축하 난을 거부하는 ‘릴레이 인증’에 나섰다. 의원실로 배달된 윤 대통령의 축하 난 사진과 함께 거부 메시지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방식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옹졸한 정치”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31일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축하 난 사진과 함께 “역대 유례없이 사익을 위하여 거부권을 오남용하는 대통령의 축하 난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썼다. 전날 윤 대통령은 22대 국회 당선인 300명 전원에게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합니다.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힌 리본이 달린 난을 보냈다. 문재인 정부 국립외교원장 출신인 김준형 의원은 “불통령(불통+대통령의 합성어)의 난을 버린다”고 인증했다. 김 의원은 ‘버립니다’라고 적힌 메모지를 부착한 축하 난 사진도 함께 올렸다. 같은 당 차규근 의원은 리본 가운데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힌 부분을 가위로 잘라낸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전날 당론 1호 법안인 ‘한동훈 특검법’을 대표 발의한 박은정 의원은 “잘 키워서 윤 대통령이 물러날 때 축하 난으로 대통령실에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가세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난이 뭔 죄가 있겠느냐”며 “곧 축하를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했고, 김원이 의원은 “축하 난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 반송할 것”이라고 했다. 진보당은 윤종오 전종덕 정혜경 의원 3명 모두가 축하 난을 거부했다고 공지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수석대변인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의도 저버린 행태”라며 “대통령이 내민 손을 거부하고 협치를 걷어찬 행태는 두고두고 정치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22대 국회 개원 첫날부터 ‘채 상병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을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하고 정부·여당을 몰아붙인 더불어민주당이 곧바로 ‘탄핵 공세’로 기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의혹 등을 수사할 ‘김건희 종합 특검법’을 발의했다.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31일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대통령이 일종의 피의자가 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본인의 비위를 가리거나 수사를 모면하기 위해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계속 행사한다고 하면 이는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탄핵을 언급했다. 그동안 장경태, 정청래 최고위원 등 당내 강경파 의원들 위주로 언급했던 윤 대통령 탄핵을 당 수석대변인이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이다.민생회복지원금 요구를 거부할 경우에도 탄핵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친명(친이재명계)인 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이날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저는 ‘당장 탄핵하자’라고 먼저 치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그러면서 “민생의 문제까지 뭉개지면 당 지도부도 더 이상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강력한 투쟁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한 장외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격적 탄핵 공세에 앞서 여론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전날 이 대표는 1일 서울역 앞에서 예정된 채 상병 특검법 수용 촉구 장외 집회 참석을 예고하며 지지차 참여를 독려했다.윤 대통령을 겨냥한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 발의에 이어 김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도 발의됐다. 문재인 정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이성윤 의원은 이날 이른바 ‘김건희 종합 특검법’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특검법에는 명품백 수수 의혹뿐만 아니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과거 허위경력 기재 의혹 등 김 여사를 둘러싼 7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포함됐다. 또한 최장 6개월 안에 100여 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하고, 압수수색 등 영장 발부를 담당하는 전담 법관도 따로 지정할 수 있게 했다.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의원 개인 차원의 법안 발의”라며 “당 지도부와 따로 조율해서 발의한 법안이 아니기 때문에 당론 채택 여부를 논의하기엔 이르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22대 당선인 워크숍 등을 통해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총망라한 종합 특검법 발의를 예고한 바 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일부 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당선 축하 난을 거부하는 ‘릴레이 인증’에 나섰다. 의원실로 배달된 윤 대통령의 축하 난 사진과 함께 거부 메시지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방식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옹졸한 정치”라고 비판했다.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31일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축하 난 사진과 함께 “역대 유례없이 사익을 위하여 거부권을 오남용하는 대통령의 축하 난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썼다. 전날 윤 대통령은 22대 국회 당선인 300명 전원에게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합니다.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힌 리본이 달린 난을 보냈다.문재인 정부 국립외교원장 출신인 김준형 의원은 “불통령(불통+대통령의 합성어)의 난을 버린다”고 인증했다. 김 의원은 ‘버립니다’라고 적힌 메모지를 부착한 축하 난 사진도 함께 올렸다. 같은 당 차규근 의원은 리본 가운데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힌 부분을 가위로 잘라낸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전날 당론 1호 법안인 ‘한동훈 특검법’을 대표 발의한 박은정 의원은 “잘 키워서 윤 대통령이 물러날 때 축하 난으로 대통령실에 돌려드리겠다”고 했다.민주당 의원들도 가세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난이 뭔 죄가 있겠느냐”며 “곧 축하를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했고, 김원이 의원은 “축하 난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 반송할 것”이라고 했다. 진보당은 윤종오 전종덕 정혜경 의원 3명 모두 축하 난을 거부했다고 공지했다.국민의힘 장동혁 수석대변인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의도 져버린 행태”라며 “대통령이 내민 손을 거부하고 협치를 걷어찬 형태는 두고두고 정치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임기 첫날인 30일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법’을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했다.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한동훈 특검법’을 첫 당론 법안으로 제출했다. 192석의 야권이 22대 국회 개원 첫날부터 정부·여당을 향한 전방위 총공세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지난 국회에서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뤘음에도 처리되지 못하거나 정부·여당에 의해 거부된 법안들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며 “개원 즉시 몽골 기병 같은 자세로 민생입법과 개혁입법 속도전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는 이전의 국회와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민생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싸움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투쟁의 뜻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 후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후 21대 국회에서 최종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을 일부 수정해 다시 발의했다. 특검 수사 범위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을 추가했고,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비교섭단체에도 특검 추천권을 부여하도록 기존 법안을 수정했다. 또 대통령이 특검 후보를 추천받은 뒤 3일 이내 특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후보 중 연장자가 자동으로 임명되도록 했다. 이 대표의 총선 대표 공약이었던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을 위한 ‘2024년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도 1호 당론 법안으로 함께 채택됐다. 이 대표가 직접 대표 발의한 법안은 전 국민에게 정부가 1인당 25만∼35만 원 범위에서 이 대표의 대표 정책 브랜드인 지역화폐로 지급하도록 했다. 법안 통과 후 3개월 이내에 지급하도록 한정했고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지원금 지급을 위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한 전 위원장을 둘러싼 고발사주 의혹과 한 전 위원장의 자녀 논문 대필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명시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했다. 개원 첫날부터 ‘당론 입법 공세’에 나선 야권과 달리 국민의힘은 이날 별도의 당론 법안을 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하는 의원 워크숍을 거쳐 당론 1호 법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에서 열린 워크숍을 찾아 “이제 지나간 것은 다 잊어버리고 우리가 한몸이 되자”라며 “나도 여러분과 한몸으로 뼈가 빠지게 뛰겠다”고 말했다.더 세진 野 특검법 “대통령, 3일내 특검 임명 안하면 자동결정” 巨野, 22대 국회 첫날부터 강공與 “대통령 임명권 박탈 위헌”… 조국당에도 사실상 특검 추천권민생지원금, 정부 재정지원 의무화… 정부 예산편성권 침해 논란 일듯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 첫날부터 조국혁신당 등 비교섭단체에도 특검 추천권을 부여한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과 정부 행정권을 침해한다는 ‘처분적 법률’ 논란이 있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법’을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하며 몰아치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등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모든 법안을 추가로 당론으로 발의해 나가겠다고 예고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재판 과정에서 불거진 ‘술자리 회유 사건’ 등에 대한 특검법도 다음 달 3일 추가 발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앞에서는 민생을 말하면서 뒤에서는 방탄에만 골몰하는 검은 속내”라고 반발하면서 개원 첫날부터 정국이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조국혁신당에 특검 추천권 부여 가능 민주당이 30일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한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은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기존 특검법보다 수사 범위가 확대됐다. 해병대의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외압 의혹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한 것.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특검 추천 및 임명 과정도 또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특검법은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특검 후보 4명 중 민주당이 2명을 추려 대통령에게 최종 추천하도록 했지만, 수정안은 변협 추천 과정 없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임의로 1인씩 총 2인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조국혁신당에 특검 추천권을 준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특검 후보 추천을 받은 대통령이 3일 이내 특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연장자가 자동으로 특검에 임명되도록 한 부분을 두고 “대통령의 공무원 임명 권한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특검에 전례가 없는 조항”이라면서도 “3일 이내 임명해야 한다는 법을 따르지 않는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지, 법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이날 1호 당론 법안으로 함께 발의한 전 국민 대상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법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반드시 똑같이 지급하라는 주장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선별 지급 방식 수용 여지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못 박으면서 협상의 여지가 더욱 작아졌다. 특별법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사실상 의무화하고, 지급 시기도 법안 통과 후 3개월 이내로 못 박은 점 등을 두고는 정부의 행정권을 침해하는 처분적 법률 성격을 갖는다는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인 민병덕 의원은 “지급 시기와 금액을 정하는 데 있어 행정부에 재량권을 줬다”며 “처분적 법률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정부 및 지자체의 재정적 지원을 의무화한 것이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행정이 하지 않고 있어서 국회가 그것을 법으로 하라고 명령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당론 입법 공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21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는 재의 투표도 할 수 없었다”며 “정말 비겁하고 쪼잔한 정권이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것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묻지 마 거부권을 남발한 법안들을 민주당이 반드시 다시 관철하겠다”고 했다.● 與 “대통령 특검 임명권 박탈은 위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 손잡고 방탄에 나섰다”고 반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공수처에 대한 외압 의혹 특검에 대해 “자고 나면 의혹 제기하는 습관이 있느냐”며 “공수처가 수사 과정에 있는데 무슨 외압 의혹인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채 상병 특검법에서 특검 추천권을 비교섭단체에까지 확대한 것을 두고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조국혁신당은 입법권을 남용해 정치 보복하겠다는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에게 추천권을 주는 게 맞느냐”고 했고, 3일 이내 특검을 임명하지 않으면 연장자가 자동으로 특검에 임명되는 조항에 대해서는 “대통령 특검 임명권까지 박탈해 위헌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도 “현금 살포 포퓰리즘이다. 행정입법권까지 침해하는 지역화폐 지급 법안을 민생회복 지원 대책이라며 22대 국회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어려운 사람을 지원하는 예산은 본예산에 반영해 안정적으로 지급해야 하고, 지난해 예산안에 관련 지원액을 충분히 담았다”고 말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임기 첫날인 30일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법’을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했다.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한동훈 특검법’을 첫 당론 법안으로 제출했다. 192석의 야권이 22대 국회 개원 첫날부터 정부·여당을 향한 전방위 총공세에 나선 것이다.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지난 국회에서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뤘음에도 처리되지 못하거나 정부·여당에 의해 거부된 법안들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며 “개원 즉시 몽골 기병 같은 자세로 민생입법과 개혁입법 속도전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는 이전의 국회와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민생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싸움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투쟁 뜻을 드러냈다.민주당은 이날 의총 후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후 21대 국회에서 최종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을 일부 수정해 다시 발의했다. 특검 수사 범위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을 추가했고,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비교섭단체에도 특검 추천권을 부여하도록 기존 법안을 수정했다. 또 대통령이 특검 후보를 추천받은 뒤 3일 이내 특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후보 중 연장자가 자동으로 임명되도록 했다.이 대표의 총선 대표 공약이었던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을 위한 ‘2024년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도 1호 당론 법안으로 함께 채택됐다. 이 대표가 직접 대표 발의한 법안은 전 국민에게 정부가 1인당 25만~30만 원 범위에서 이 대표의 대표 정책 브랜드인 지역화폐로 지급하도록 했다. 법안 통과 후 3개월 이내에 지급하도록 한정했고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지원금 지급을 위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조국혁신당은 이날 한 전 위원장을 둘러싼 고발사주 의혹과 한 전 위원장의 자녀 논문 대필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명시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했다.개원 첫날부터 ‘당론 입법 공세’에 나선 야권과 달리 국민의힘은 이날 별도의 당론 법안을 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하는 의원 워크숍을 거쳐 당론 1호 법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에서 열린 워크숍을 찾아 “이제 지나간 것은 다 잊어버리고 우리가 한몸이 되자”며 “나도 여러분과 한몸으로 뼈가 빠지게 뛰겠다”고 말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 ‘전세사기특별법’ ‘농어업회의소법’ ‘한우산업지원법’ 등 4개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이 14개로 늘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주요 법안들을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한다는 계획이고, 대통령실은 “입법부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맞서면서 22대 국회에서 ‘거부권 충돌’ 정국이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이 국회에서 일방 처리한 5개 법안 중 ‘4·16세월호참사피해구제지원특별법(세월호피해지원법)’을 제외한 4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정부는 29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세월호피해지원법을 제외한 4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고, 윤 대통령은 이를 재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과된 법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여당 의견을 따랐다”고 했다. 세월호피해지원법의 경우 ‘기한 연장’에 초점을 맞춘 법안인 만큼 거부권 행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자신 또는 주변 인물들의 범죄 비리 행위를 방어하기 위해서 헌법이 부여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 이것은 직권남용의 명백한 위헌 행위”라며 “민주당은 내일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내용을 보완해 재발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尹, 21대국회 마지막날까지 거부권… 野 “22대선 더 몰아붙일 것” [尹, 14번째 거부권 행사]野 “이젠 8석 이탈땐 거부권 무력화”… ‘채 상병’등 폐기 법안 재발의 방침‘김건희’ ‘50억클럽’ 특검도 별러대통령실 “정부, 입법부 견제 의무”… ‘거부권 정국’ 되풀이 우려 커져 “거부권(재의요구권) 무력화 문턱이 8석으로 대폭 낮아지지 않았나. 22대 국회에선 윤석열 대통령을 더욱 강하게 몰아붙여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22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둔 29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거나 할 수밖에 없는 법안들을 추진하는 데 전반기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을 재발의하겠다고 벼르면서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거부권 정국’이 되풀이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된 법안을 윤 대통령이 거부하고, 국회로 되돌아온 법안을 재표결하는 행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 윤 대통령은 이날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민주유공자법 제정안,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한우산업 지원법 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들 법안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사용으로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이 21대 국회에서만 14개가 됐다.● 野 “거부권 법안 패키지로 묶어 재발의 검토”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채 상병 특검법’을 1호 당론법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이를 비롯해 ‘김건희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도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발의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은 기존 주가조작 의혹에 더해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과 디올백 수수 의혹까지 함께 수사하도록 하는 ‘종합 특검법’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 3조), 방송 3법 등 기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법안을 비롯해 29일 윤 대통령이 추가로 국회로 돌려보낸 법안까지 총 14개 법안 중 채 상병 특검법과 이태원참사특별법을 제외한 12개 법안을 ‘거부권 패키지’로 묶어 발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법안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 ‘검찰개혁 태스크포스(TF)’ 단장인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TF 회의에서 “7월 초까지는 법안을 만들어 당론으로 추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민생 이슈를 고리로 한 대여 공세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한민수 대변인은 최고위 후 브리핑에서 “내일(30일) 22대 국회 첫 의원총회를 열어 민생회복지원금도 당론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도 윤 대통령이 대부분의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순 없지 않느냐”며 “범야권이 192석으로 확대된 상황에서 윤 대통령도 22대 국회에서는 ‘무조건 거부권’ 전략으로 일관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다수당 일방통행 견제해야” 대통령실은 22대 국회에서도 적극적으로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겠다고 맞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도 다수 정당의 일방통행이 계속된다면 현 정부도 입법부를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민주당의 이 같은 ‘입법 독주’ 예고 배경에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횟수를 의도적으로 늘려 ‘불통’ ‘거부’ 이미지를 고착화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입법부만 행정부를 견제할 것이 아니라 행정부도 불통과 협치 거부를 일삼는 입법부를 견제해야 맞다”며 “지금 상태는 다수당인 야당이 여당과 행정부를 아예 무시한 채 마음대로 하는 것과도 같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거부권 행사 과정에서는 여당과의 의견 조율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대통령실은 “당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도 야당이 윤 대통령을 ‘거부권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거부권 행사를 계속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당과 협의하며 야당에 맞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 ‘전세사기 특별법’ ‘농어업회의소법’ ‘한우산업지원법’ 등 4개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이 14개로 늘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주요 법안들을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한다는 계획이고, 대통령실은 “입법부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맞서면서 22대 국회에서 ‘거부권 충돌’ 정국이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윤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이 국회에서 일방처리한 5개 법안 중 ‘세월호참사피해자지원법’을 제외한 4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정부는 29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세월호피해지원법을 제외한 4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고, 윤 대통령은 이를 재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과된 법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여당 의견을 따랐다”고 했다. 세월호피해지원법의 경우 ‘기한 연장’에 초점을 맞춘 법안인 만큼 거부권 행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자신 또는 주변 인물들의 범죄 비리 행위를 방어하기 위해서 헌법이 부여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 이것은 직권남용의 명백한 위헌 행위”라며 “민주당은 내일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내용을 보완해 재발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거부권(재의요구권) 무력화 문턱이 8석으로 대폭 낮아지지 않았나. 22대 국회에선 윤석열 대통령을 더욱 강하게 몰아붙여야 한다.”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22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둔 29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거나 할 수밖에 없는 법안들을 추진하는 데 전반기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을 재발의하겠다고 벼르면서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거부권 정국’이 되풀이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된 법안을 윤 대통령이 거부하고, 국회로 되돌아온 법안을 재표결하는 행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윤 대통령은 이날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민주유공자법 제정안,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한우산업 지원법 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들 법안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사용으로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이 21대 국회에서만 14개가 됐다.● 野 “거부권 법안 패키지로 묶어 재발의 검토”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채 상병 특검법’을 1호 당론법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이를 비롯해 ‘김건희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도 빠른 시일 내 다시 발의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은 기존 주가조작 의혹에 더해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과 디올백 수수 의혹까지 함께 수사하도록 하는 ‘종합 특검법’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여기에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 3조), 방송 3법 등 기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법안을 비롯해 29일 윤 대통령이 추가로 국회로 돌려보낸 법안까지 총 14개 법안 중 채 상병 특검법과 이태원참사특별법을 제외한 12개 법안을 ‘거부권 패키지’로 묶어 발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법안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 ‘검찰개혁 태스크포스(TF)’ 단장인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TF 회의에서 “7월 초까지는 법안을 만들어 당론으로 추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민생 이슈를 고리로 한 대여 공세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한민수 대변인은 최고위 후 브리핑에서 “내일(30일) 22대 국회 첫 의원총회를 열어 민생회복지원금도 당론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했다.당 지도부 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도 윤 대통령이 대부분의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범야권이 192석으로 확대된 상황에서 윤 대통령도 22대 국회에서는 ‘무조건 거부권’ 전략으로 일관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다수당 일방통행 견제해야”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22대 국회에서도 적극적으로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겠다고 맞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도 다수 정당의 일방통행이 계속된다면 현 정부도 입법부를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민주당의 이 같은 ‘입법 독주’ 예고 배경에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횟수를 의도적으로 늘려 ‘불통’ ‘거부’ 이미지를 고착화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입법부만 행정부를 견제할 것이 아니라 행정부도 불통과 협치 거부를 일삼는 입법부를 견제해야 맞다”며 “지금 상태는 다수당인 야당이 여당과 행정부를 아예 무시한 채 마음대로 하는 것과도 같다”고 했다.대통령실은 이번 거부권 행사 과정에서는 여당과 의견 조율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대통령실은 “당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도 야당이 윤 대통령을 ‘거부권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거부권 행사를 계속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당과 협의하며 야당에 맞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더불어민주당의 ‘운동권 셀프 특혜법’ 논란이 제기된 민주유공자법 제정안 강행 처리 등을 둘러싼 여야 간 극한 대치 속에 막을 내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특검법이 부결돼 폐기되자 여야는 서로 책임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민주유공자법 제정안,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두고 여당은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맞섰다. 여야가 마지막까지 강 대 강 대치로 충돌하면서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구하라법(양육 의무를 다하지 못한 친부모가 자녀 유산을 상속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민법 개정안)’ 등 경제-민생 법안들도 대거 폐기되는 수순이다. 28일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은 무기명 투표 결과 출석 의원 294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11명, 무효 4명으로 부결됐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재의결되려면 재적 의원(296명)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196명이 찬성해야 통과되지만 17표 차로 부결된 것. 범여권에서는 115명, 범야권에서는 179명이 출석했다. 여당에선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힌 5명 외에 추가 이탈표가 없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당론으로 정한 사안에 대해 단일대오로 함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 간절한 의지를 국민의힘 의원들이 꺾어버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대로 채 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해 대여 공세에 나서겠단 방침이어서 여야 대치가 다음 국회에서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전세사기특별법을 단독 처리한 데 이어 민주유공자법을 포함한 직회부 법안 등 4개 법안도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은 애초 “여야 간 합의되지 않은 법안은 상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상정을 촉구하는 민주당의 전방위 압박이 본회의 개의 직전까지 이어지자 결국 민주유공자법을 비롯해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지속 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 제정안 등 4개 법안을 상정했다. 김 의장은 “21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에서 내일 본회의 소집이 어렵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고, 법안 심사 과정에서 여야 및 정부와도 큰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안 표결에 불참한 여당은 “단독 처리한 법안 모두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민생 법안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구하라법’은 법안 발의 4년 만인 이달 초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해 법사위 법안소위를 통과했지만 이후 여야 정쟁으로 전체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원자력발전의 연료로 사용된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을 짓기 위한 ‘고준위 특별법’도 여야 간 이견을 좁혔지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폐기 수순을 밟는 21대 국회 계류 법안은 1만6359개에 달한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22대 국회 개원 즉시 ‘채 상병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28일 특검법 재표결 과정에서 범야권에서도 이탈표가 일부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데 대해 내심 당황하면서도, 22대 국회에서는 확실한 통과를 자신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본회의에서 특검법이 부결된 뒤 기자들과 만나 “참으로 이해되지 않고 안타깝다”며 “정부와 여당이 왜 이토록 극렬하게 진상 규명을 방해하는지 한 점의 의혹도 없도록 절대 포기 않고 끝까지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검법을 대표발의했던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날 부결 직후 페이스북에 “22대 국회에서 더 보강된 해병대원 특검법을 다시 발의하겠다”며 “모든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질 때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썼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도 6개 야당과 국회 로텐더홀에서 공동 규탄대회를 열고 22대 국회에서의 재추진 방침을 못 박았다. 그는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채 상병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며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여당의 발목 잡기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고 속도전을 예고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22대 국회 첫 의총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겠다”고 했다.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도 부결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 재추진은 물론이고 채 상병 죽음의 진실을 밝히는 행동에 어느 정당보다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채 상병 특검법은 국민 여론의 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사안”이라며 “22대 국회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예상되는 만큼 범국민 여론전도 함께 전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2일 소수 야당 및 시민단체와 함께하는 채 상병 특검 수용 장외 집회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여야가 21대 국회 임기 종료 하루 전인 28일까지도 국민연금 개혁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번 국회 내 연금개혁안 처리는 사실상 무산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 마지막 날(29일)이라도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자”고 했고, 국민의힘은 “연금개혁은 구조개혁까지 함께 22대 국회에서 차분하게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연금개혁에 대해 저쪽(국민의힘)에서 마음을 완전히 닫아 놓긴 했다”면서도 “내일(29일) 여야가 합의할 경우 김진표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열어준다고 하니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막판 합의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소득대체율이 문제라고 해서 국민의힘이 제안한 44%를 받겠다고 했더니, 이제는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같이 해야 한다고 어깃장을 놓고 있다”며 “연금개혁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일반 민생법안과는 성격이 달라서 민주당이 일방처리할 수 없다”며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맡고 있는 국민의힘이 키를 쥐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22대 국회에서까지 굳이 민주당이 먼저 연금개혁 이슈를 주도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표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연금개혁 관련해서는 수차례 당의 입장을 명확히 말씀드렸다”며 “다른 변화는 없다”고 못박았다. 야당의 21대 국회 임기 내 연금개혁 처리 주장은 받을 수 없고 22대 때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은 21대 국회 막판까지 채 상병 특검법과 민주유공자법 제정안 등을 앞세운 ‘폭주’를 하면서 어떻게 여야 합의를 운운할 수 있느냐”며 “연금특위와 법사위가 29일 열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서 모수개혁과 함께 구조개혁 논의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동혁 수석대변인은 “구조개혁 등을 협의하고 논의하는 과정들도 필요한데 그런 걸 전부 다 생략하고 21대 국회 임기를 3, 4일 남겨 놓고 갑자기 모수개혁만 하자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쇠뿔도 단김에 빼자’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22대 국회에서 시간을 갖고 천천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에는 재적의원 296명 중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이수진 의원과 구속 수감 중인 무소속 윤관석 의원 등 2명을 제외한 여야 의원 294명이 참여했다. 민주당(155명) 등 범야권 의원이 179명, 국민의힘(113명) 등 범여권 의원이 115명 참석했다. 범야권 179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지고 여기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여당 의원 5명을 더하면 찬성표가 184표가 나와야 하지만 무기명 수기 투표 결과 179표였다. 반대가 111표, 무효가 4표로 특검법은 부결됐다. 헌법상 거부권 행사로 돌아온 법안은 재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당초 여당에서는 17표 이상 이탈되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여당에서 공개적으로 찬성 뜻을 밝힌 안철수 김웅 유의동 최재형 김근태 의원 등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히면서 예상보다 적은 찬성표 결과를 두고 여야는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거야(巨野) 폭주에 맞선 단일대오의 결과다. 이탈표 단속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우리는 일사불란하게 대오를 유지했다. 여당에서 찬성한다던 의원이 이탈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야당 내부에선 범여권 이탈표가 예상보다 적은 데다 범야권에서 이탈표가 나왔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찬성표를 행사했다는 안 의원 등 여당 의원 5명의 말에 따르면 야권에서 5명이 이탈해 반대표를 던진 셈이 되기 때문이다.● 무효표 3표, 찬성 표시 뒤 점 찍어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안 의원 등 5명은 모두 소신대로 투표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통화에서 “소신에는 변함이 없었다” “찬성표가 적은 것은 민주당에서 이탈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나를 징계하시라. 나는 찬성했다”고 밝혔다. 무효표 4표 중 3표가 찬성을 뜻하는 ‘가’를 표기하고 점을 찍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여당 의원은 “찬성하겠다는 여당 의원도 특검법엔 찬성해도 민주당에 표를 보탤 순 없다는 의미로 무효표를 던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유보 입장을 밝혔던 의원이 최소 4명임을 감안하면 이들이 일부러 무효표를 만드는 방식으로 ‘소극적 이탈’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여당은 찬성 의원 5명 외에 추가 이탈은 없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탈표를 막기 위해 전현직 원내지도부가 일일이 의원들을 개별 접촉하며 표를 단속했다. 해외출장도 취소시키고, 지역 연고별로 의원들을 전담 마크하기도 했다. 한 재선 의원은 “대통령이 마뜩지 않아도 민주당의 패에 우리가 놀아날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여당 일각에선 “국회를 떠나더라도 공석인 공공기관장 자리 등을 기대한다면 재를 뿌리고 떠날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비상 상황에 단일대오로 뭉쳐준 덕분에 특검법이 부결됐다”고 공지했다.● “야권서 6명 이탈한 셈” 분석도 민주당은 “무효표는 모두 국민의힘을 비롯한 범여권 내 이탈표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야당 내 이탈표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기류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21대 총선 과정에서 낙천했거나, 이재명 대표 체제에 반발해 탈당한 민주당 출신 범야권 의원들이 이탈표를 던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선 공개 찬성 입장을 밝힌 여당 의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면 범야권에서 반대표를 던진 이탈표 5표에 이날 본회의에 불참한 이수진 의원까지 6명이 이탈한 셈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의원은 민주당 공천 탈락 뒤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며 탈당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총선 과정에서 쌓인 서운함이 표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여당 이탈표 다수 발생’이 현실화되지 않은 점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여권 관계자는 “대규모 여당 이탈표가 나왔다면 대통령실의 국정 장악력이 급속도로 떨어졌을 것”이라며 “용산도 내심 긴장한 채 재표결을 지켜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통령실에선 이번 표결을 계기로 “정부·여당이 똘똘 뭉쳐 국정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22대 국회에서 특검법이 재추진되면 여당에서 8표 이탈로 거부권이 무력화돼 여당이 안도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22대 국회에서 활동할 안 의원과 김재섭, 한지아 당선인 등 3명이 특검법 찬성 입장이어서 5명이 추가로 이탈하면 통과가 가능하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에는 재적의원 296명 중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이수진 의원과 구속 수감 중인 무소속 윤관석 의원 등 2명을 제외한 여야 의원 294명이 참여했다. 민주당(155명) 등 범야권 의원이 179명, 국민의힘(113명) 등 범여권 의원이 115명 참석했다. 범야권 179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지고 여기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여당 의원 5명을 더하면 찬성표가 184표가 나와야 하지만 무기명 수기 투표 결과 179표였다. 반대가 111표, 무효가 4표로 특검법은 부결됐다. 헌법상 거부권 행사로 돌아온 법안은 재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여당에서 공개적으로 찬성 뜻을 밝힌 안철수 김웅 유의동 최재형 김근태 의원 등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히면서 예상보다 적은 찬성표 결과를 두고 여야는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거야(巨野) 폭주에 맞선 단일대오의 결과다. 이탈표 단속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우리는 일사불란하게 대오를 유지했다. 여당에서 찬성한다던 의원이 이탈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야당 내부에선 범여권 이탈표가 예상보다 적은 데다 범야권에서 이탈표가 나왔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찬성표를 행사했다는 안 의원 등 여당 의원 5명의 말에 따르면 야권에서 5명이 이탈해 반대표를 던진 셈이 되기 때문이다.● 무효표 3표, 찬성 표시 뒤 점 찍어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안 의원 등 5명은 모두 소신대로 투표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통화에서 “소신에는 변함이 없었다” “찬성표가 적은 것은 민주당에서 이탈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나를 징계하시라. 나는 찬성했다”고 밝혔다. 무효표 4표 중 3표가 찬성을 뜻하는 ‘가’를 표기하고 점을 찍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여당 의원은 “찬성하겠다는 여당 의원도 특검법엔 찬성해도 민주당에 표를 보탤 순 없다는 의미로 무효표를 던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유보 입장을 밝혔던 의원이 최소 4명임을 감안하면 이들이 일부러 무효표를 만드는 방식으로 ‘소극적 이탈’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여당은 찬성 의원 5명 외에 추가 이탈은 없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탈표를 막기 위해 전현직 원내지도부가 일일이 의원들을 개별 접촉하며 표를 단속했다. 해외출장도 취소시키고, 지역 연고별로 의원들을 전담 마크하기도 했다. 한 재선 의원은 “대통령이 마뜩지 않아도 민주당의 패에 우리가 놀아날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여당 일각에선 “국회를 떠나더라도 공석인 공공기관장 자리 등을 기대한다면 재를 뿌리고 떠날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비상 상황에 단일대오로 뭉쳐준 덕분에 특검법이 부결됐다”고 공지했다.● “야권서 6명 이탈한 셈” 분석도민주당은 “무효표는 모두 국민의힘을 비롯한 범여권 내 이탈표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야당 내 이탈표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기류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21대 총선 과정에서 낙천했거나, 이재명 대표 체제에 반발해 탈당한 민주당 출신 범야권 의원들이 이탈표를 던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선 공개 찬성 입장을 밝힌 여당 의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면 범야권에서 반대표를 던진 이탈표 5표에 이날 본회의에 불참한 이수진 의원까지 6명이 이탈한 셈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의원은 민주당 공천 탈락 뒤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며 탈당했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무효표 4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가 (관건)”이라며 “저도 정확하게 분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총선 과정에서 쌓인 서운함이 표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했다.대통령실은 ‘여당 이탈표 다수 발생’이 현실화되지 않은 점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여권 관계자는 “대규모 여당 이탈표가 나왔다면 대통령실의 국정 장악력이 급속도로 떨어졌을 것”이라며 “용산도 내심 긴장한 채 재표결을 지켜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통령실에선 이번 표결을 계기로 “정부·여당이 똘똘 뭉쳐 국정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분위기다.22대 국회에서 특검법이 재추진되면 여당에서 8표 이탈로 거부권이 무력화돼 여당이 안도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22대 국회에서 활동할 안 의원과 김재섭, 한지아 당선인 등 3명이 특검법 찬성 입장이어서 5명이 추가로 이탈하면 통과가 가능하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