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환수

장환수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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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장환수 기자입니다.

zangpabo@donga.com

취재분야

2024-10-23~2024-11-22
교육25%
스포츠일반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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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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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7%
복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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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3%
  • [광화문에서/장환수]텐진의 등Ⅱ

    신문기자는 글쟁이다. 소설가는 잘 쓰기만 하면 되지만 기자는 빨리 잘 써야 한다. 체육기자는 더욱 그렇다. 밤마다 촌각을 다툰다. 9회말 실투 하나에, 후반 추가 시간 눈 깜짝할 사이에 승부가 뒤집히는 일이 허다하다. 그런 난리 속에서도 기사가 읽는 맛이 없으면 혼난다. 기사를 빨리 잘 쓰는 비결 중 하나는 대상을 잘 아는 것이다. 사랑하든가 미워하든가 하는 경지에 올라야 한다. 기자의 경험에 비춰 보면 대상을 1인칭화할 수 있을 때 좋은 글이 나왔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3일 영결식을 한 산악인 박영석 대장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하는 지금 솔직히 자신이 없다. 박영석 원정대는 본보가 오랫동안 미디어 후원을 해왔다. 그 주무부서가 스포츠레저부다. 우리 기자들 중 여럿은 그와 호형호제를 하는 사이다. 하지만 담당이 아니었던 기자는 박 대장과 악수 몇 번 하고, 언제 소주나 한잔하자는 얘기를 나눴을 뿐이다. 체격도 작은 편인데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 게 그와의 짧은 만남에서 느낀 전부였다. 굳이 촌수를 맺자면 박 대장은 후배의 후배다. 기자의 신문사 후배의 산악계 후배다. 그런데도 서로 동갑이다. 신문사 후배가 늦게 입사한 데다 박 대장이 재수를 하는 바람에 생긴 결과다. 서로 깊은 정을 나누지 않아 가까운 지인들에 비해 비통한 마음은 덜할 수도 있겠지만 그의 실종 소식은 기자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북한산조차 여태 정상엔 오르지도 못했고 몇 번 가봤을 뿐인 문외한이지만 박 대장이 세계 산악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만큼은 잘 알기 때문이다. 기자는 2년 전 텐진의 등과 관련된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에베레스트의 마지막 관문으로 정상 바로 밑 12m 지점에서 시작되는 수직 빙벽. 셰르파 텐진 노르가이는 이곳에서 30분이나 기다려 탈진한 에드먼드 힐러리를 생명줄로 연결한 뒤 표범처럼 날렵하게 빙벽을 올랐다. 그리고 세계 최초의 영광을 힐러리에게 양보했다. 힐러리 스텝이라 명명된 이곳을 네팔인들이 텐진의 등이라 부르는 이유다. 힐러리는 다섯 살 연상인 텐진이 사망하고 13년이 지난 뒤에야 이 사실을 밝혔다. 텐진의 등이란 표현에는 힐러리를 깎아내리려는 뜻이 담겨 있다. 하지만 힐러리가 세계인의 추앙을 받는 이유는 그가 에베레스트 초등자라는 사실보다 이후 55년간 봉사와 희생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텐진의 등은 힐러리 경의 남은 삶을 이끄는 최고의 채찍이자 등불이었다. 박 대장의 실종 소식에 큰 안타까움이 남는 게 바로 이 부분이다. 박 대장은 지난해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이어 이번 안나푸르나 남벽과 내년 로체 남벽까지 세계 3대 난벽에 코리안 루트를 뚫는 일만 끝내면 현역에서 은퇴해 산악계의 멘토로, 사회사업가로 새로운 삶을 살려고 했다. 세계 최초의 산악 그랜드슬램 달성을 통해 얻은 경험과 환희를 젊은이들과 나누고 네팔 등 산악 지역에 병원과 학교를 지을 계획이었다. “정상은 내려오고 나서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는 조지 맬러리의 말처럼 하산 후의 삶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박 대장은 이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그가 남긴 정신과 발자취는 후배들이 고스란히 이어받을 게 분명하다. 박 대장의 실종은 후배들을 이끌 ‘텐진의 등’이 됐다. 히말라야에 남았기에 영원히 살 수 있다는 역설. 슬프지만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장환수 스포츠레저부장 zangpabo@donga.com}

    • 201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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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장학생 모집

    체육인재육성재단으로부터 3년간 13억 원을 지원받는 한양대 글로벌스포츠산업학과는 19일부터 24일까지 석사과정 장학생 20명을 모집한다. 외국어 능력 우수자는 가산점을 받는다. 한양대 일반대학원 홈페이지(www.sgs.hanyang.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1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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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체육상 김종욱 총장 상금1000만원 전액 학교기부

    김종욱 한국체대 총장(사진)이 올해의 대한민국 체육상(공로상) 상금으로 받은 1000만 원 전액을 학교 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김 총장은 17일 “앞으로 학교가 더 발전하고 학생들이 좋은 여건에서 훈련했으면 한다”며 기부 동기를 밝혔다. 김 총장은 14일 열린 대한민국 체육상 시상식에서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이승훈, 모태범, 이상화(이상 한국체대) 등 체육 인재를 육성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 201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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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에서]웍스골프, ‘얼티마이저 V4’ 드라이버 外

    ○ 장타 전용 골프 클럽으로 유명한 웍스골프는 ‘얼티마이저 V4’(사진) 드라이버를 내놓았다. 고반발 헤드 페이스에 흔들림을 줄여 스윙 스피드를 향상시키는 듀얼 4축 카본 샤프트를 장착했다. 로프트는 9.5도와 10.5도의 두 가지다. 공인 일반형 드라이버는 69만 원, 비공인 프리미어 제품은 190만 원. 02-703-3399 ○ 듀렉스 코리아는 슬라이스와 훅을 방지하는 기능이 추가된 듀얼 골프장갑(사진)을 출시했다. 손가락과 함께 손바닥에도 특수소재(SRT) 패드를 추가해 공이 헤드의 토 쪽에 빗맞을 경우 골프채 헤드가 열리는 것을 막아준다. 손가락에 있는 패드는 공이 헤드의 힐 쪽에 빗맞아도 골프채가 닫히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02-576-9455 ○ 골프존 문화재단은 17일 경기 이천 휘닉스 스프링스 골프장에서 제5회 공예 명장을 위한 자선골프대회를 개최한다. 이 재단은 이번 대회를 통해 모금한 자선기금 등을 공예 명장의 작품을 널리 알리고 발전시키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US여자오픈 챔피언 유소연(한화), 안신애, 심현화, 김자영 등 여자 프로골퍼 40여 명이 참가한다. ○ 골프전문그룹인 레이크힐스 골프&리조트는 국내외 10군데 골프장과 골프텔을 이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회원 3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용인 레이크힐스CC(사진)와 직영 골프장인 안성, 순천, 함안, 제주 레이크힐스에서 주중 회원대우를 받을 수 있으며 제주, 안성, 속리산, 부곡에 위치한 골프텔에서 정회원 자격을 준다. 입회금은 6300만 원. 02-3702-5309 ○ 일본의 골프용품업체 PRGR는 대한장애인골프협회와 골프용품 후원 협약(사진)을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PRGR 한국지점은 대한장애인골프협회에 골프용품을 후원하고 클럽 피팅의 기회를 제공한다.}

    • 201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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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장환수]야신(野神)과 헐크(Hulk)

    ‘나가수(나는 가수다)’와 ‘슈스케(슈퍼스타K)’가 인기다. 즉석에서 순위와 당락이 결정되는 짜릿함 덕분이다. 대중음악도 예술인데 순위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너무 점잖은 말씀이다. 나가수에선 실력파 중견 가수들이 탈락의 수모를 앞에 놓고 생존 경쟁을 벌인다. 대중 앞에 발가벗고 선 진짜 프로들이다. 승부의 세계는 마약과 비슷하다. 한번 빠지면 그 마력에서 헤어나기 힘들다. 스포츠는 천진난만해 보이지만 모든 게 승부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승부 아닌 게 없다. 야구 심판은 한 경기에서 약 300개의 판정을 내린다. 두 팀이 최소 그만큼의 승부를 주고받는다는 얘기다. 따라서 스포츠는 1(승)과 0(패)의 거대한 조합으로 비치기도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월드시리즈를, 넓게는 포스트시즌을 ‘가을의 전설(Fall Classic·폴 클래식)’이라 부른다. 1과 0의 수많은 조합 가운데 맨 앞자리에는 항상 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명승부와 드라마가 탄생한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말이다. 정규시즌 680만 관중을 돌파한 국내 프로야구의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다. 올해 포스트시즌의 첫 번째 화두는 ‘야신’ 김성근과 ‘헐크’ 이만수의 승부다. SK는 시즌 중인 8월 중순 김성근을 해임하고 이만수를 대행으로 앉혔다. 둘은 감독과 코치로 지난 4년간 3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이뤘다. 하지만 스타일은 판이하다. 김성근이 컴퓨터라면, 이만수는 오락기다. 너무 단순화한 느낌이 있지만 많은 사람의 평가가 그렇다는 얘기다. 이만수는 김성근 사단이 아니다. 김성근이 해임되자 ‘감독 잡아먹은 코치’라는 비난을 받았다. 속사정이야 어떻든 팬들은 SK 구단을 맹렬히 비난했다. 선수들조차도 한때 태업을 하며 승률을 깎아먹었다. 이런 와중에 이만수가 이끈 SK는 김성근이 그만둘 때의 순위인 정규 시즌 3위를 지켰다. 그리고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패 후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KIA보다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기에 값진 승리였다. 이만수의 SK는 합격점을 받았다. 팬들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김성근 때와는 전혀 다른 ‘믿음의 야구’란 찬사까지 나왔다. 이만수가 대행 꼬리표를 뗄 것이란 말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대행 취임 당시 일부 선수로부터 외면을 받았던 그였다. 이제 이만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상위 두 팀인 삼성과 롯데의 류중일, 양승호 감독은 신인 사령탑이다. 남은 포스트시즌은 초짜 시리즈다. 양승호는 제리 로이스터가 지난 3년간 연속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기에 SK를 이기지 못하면 정규 시즌 2위를 한 지도력이 빛을 잃게 된다. 류중일은 지난해 선동열이 준우승을 하고도 중도 해임됐기에 우승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삼성과 롯데가 한국시리즈에서 만난다면 지난달 장효조 최동원의 잇따른 사망과 맞물린 최고의 레전드 시리즈가 된다. 롯데 최동원이 4승을 혼자 거둔 1984년 이후 27년 만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이다. 삼성과 SK가 맞붙으면 삼성에서 버림받은 이만수의 복수 시리즈가 된다. SK가 내친김에 우승까지 한다면 이만수는 물론이고 SK는 김성근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물론 어떤 이는 ‘김성근의 아이들’이 만든 신화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올해도 눈을 뗄 수 없는 흥미진진한 승부가 예고되는 폴 클래식. 그래서 너무 행복하다.장환수 스포츠레저부장 zangpabo@donga.com}

    • 201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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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육인재육성재단, 오늘 포럼 개최

    체육인재육성재단(이사장 정동구)은 5일부터 이틀간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글로벌 스포츠 인재 포럼을 개최한다. 5일에는 ‘글로벌 스포츠 인재 양성의 당위성과 과제’를 주제로 이태영 대한언론인회 부회장이 발표하고, 김종일 미국 칼빈대 교수가 ‘미국의 스포츠 인재 양성 사례’를 소개한다. 6일에는 이학래 한양대 명예교수와 양동자 세계체육교수총연합회 총재가 스포츠 인재 양성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내놓는다.}

    • 201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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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장환수]장효조 타격상, 최동원 투수상

    미국은 영웅 만들기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꼭 슈퍼맨이 아니라도 괜찮다. 남을 위해 작은 희생이라도 한 사람이라면 아낌없이 박수를 쳐준다. 영웅에 세금이 붙는 것도 아닌데 각박한 세상에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식이다. CNN은 연말이 되면 올해의 영웅 후보를 추천받아 토너먼트를 벌인다. 후보는 1000명 가까이 몰리며 우승 상금은 10만 달러나 된다. 영웅 만들어주는 사이트(en.tackfilm.se)도 있다. 간단하게 사진 한 장만 입력하면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영웅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영웅 이야기는 인기가 높다. 방송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나 ‘코리아 갓 탤런트’는 영웅 만들기의 결정판이다. 즉석에서 순위가 나오며 역경을 딛고 꿈을 이룬 참가자의 인간 드라마가 그려진다. 안철수 신드롬은 슈퍼맨급 영웅의 탄생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 낳은 현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안철수 교수가 걸어온 헌신적인 삶 덕분이겠지만 기성 정치에 대한 반작용도 많이 작용했을 것이다. 영웅 만들기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영웅 만들기에 방해가 되는 ‘불편한 진실’을 감추는 정도를 넘어 아예 조작을 하기도 한다. 이라크전쟁 초기인 2003년 3월 포로로 잡혔다가 구출된 제시카 린치 일병은 람보처럼 싸우다가 큰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18세의 나이에 미국의 전쟁 영웅이 됐다. 하지만 그는 기습을 당할 때 트럭이 전복되면서 다리를 다쳤고 이라크 의료진의 도움까지 받았다는 사실이 3개월 후 워싱턴포스트에 의해 폭로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미모에 금발인 린치 일병을 내세워 선한 미국과 악한 이라크의 대립구도를 부각시키려 했던 대표적인 영웅 조작 사건이었다. 국내에선 영웅 흠집 내기가 성행하는 느낌이다. 코리아 갓 탤런트에 참가한 최성봉 씨는 고아 출신으로 10년간 노숙생활을 거쳐 꿈을 이뤘지만 “노래를 혼자 배웠다”고 한 말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그는 검정고시를 거쳐 대전예고를 졸업했으니 ‘혼자’는 아니었다. 안철수 교수도 서울대나 안철수연구소의 울타리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정치 무대에 서는 순간 무차별 폭격을 당할 게 예상된다. 최근 일주일 시차를 두고 한국 야구 불세출의 스타 장효조와 최동원이 천국 스타디움으로 떠났다. 고인들을 기리는 상을 제정하자는 움직임이 있지만 반대도 만만찮다. 둘은 투타에서 최고였지만 삶은 꼭 그렇지는 않았다. 이들이 고향팀의 사령탑이 못 된 이유다. 최동원 같은 경우 추앙을 받을수록 그를 매정하게 떠나보낸 롯데가 초라해지게 된다. 최동원 투수상이 제정되면 선동열 투수상은 어떻게 되느냐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영웅은 원하지만 모든 면에서 티끌만 한 흠결도 없을 것을 요구하는 지나친 엄격함, 한쪽이 영웅이 되면 다른 쪽은 손해를 보게 될 것을 염려하는 이기적인 셈법이 문제다. 외국엔 선수의 이름을 딴 상이 많다. 메이저리그엔 투타 최고 선수에게 주는 사이 영 상, 행크 에런 상이 있다. 일본에는 최고 선발투수에게 수여하는 사와무라 에이지 상이 있다. 당연히 두 나라 모두 명예의 전당도 있다. 하지만 국내 프로야구에는 그런 게 없다. 장효조와 최동원은 완벽한 인간은 아닐지라도 야구에 관한 한 충분히 영웅이라 불릴 자격이 있다. 영웅이 있어야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품게 된다. 한국 프로야구의 모토도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 아닌가.장환수 스포츠레저부장 zangpabo@donga.com}

    • 201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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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장환수]야생마는 길들일 수 있지만…

    그동안 안 해본 일을 하고 있단다. 휴식이라나. 무정한 사람 같으니. 요 몇 년 잠잠하던 가슴앓이가 재발했다. 영감이 일본으로 떠난 날 시작된 병이다. 다른 이들도 비슷한 증상을 겪는 모양이다. 상대 팀 선수가 홈런을 날리면 박수를 치질 않나. 그라운드에 난입해 불을 지르질 않나. 인터넷은 그를 추억하는 글로 넘쳐난다. 프로야구 SK 김성근 감독. 아니 전 감독. 예전엔 1년에 백 번 가까이 만났지만 요즘은 한 번 보기조차 힘들다. 광화문에 들어앉으면 그렇게 된다. 그래도 따로 산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의 하루는 항상 레이더망에 걸렸다. 그에게 야구 외의 삶은 없으니 말이다. 그는 참 까칠한 사람이었다. 왔느냐는 말도 하지 않았다. 20년 전엔 그랬다. 뭘 물어봐도 대답은 시원찮았다. 그런 걸 왜 묻느냐는 투였다. 안 되겠다 싶어 방문경기가 끝난 뒤 감독 숙소로 무작정 쳐들어갔다. 문전박대를 예상했지만 이게 웬일. 그와 하얗게 밤을 새웠다.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이제 기억도 나지 않는다. 왼손으로 한글과 히라가나를 번갈아 써가며 어눌한 말투지만 열불을 내며 설명하던 그 지난한 눈빛만 아른거릴 뿐. 방을 나서며 물었다. “못 주무셔서 오늘 경기는 어떡합니까.” “난 괜찮아. 아직 잘 시간 아니야.” 넥센 코치 정명원의 말이 퍼뜩 생각난다. “그 사람요, 무턱대고 아무나 그렇게 훈련을 시키는 게 아니에요. 키울 만한 선수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겁니다.” 무명이던 정명원은 태평양 시절 김성근의 지옥훈련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했다. 그날 이후 기자도 편해졌다. 아직 ‘야구기자’는 아니지만 ‘김성근에게 야구를 물어볼 수 있는 기자’는 된 것이다. 이렇듯 김성근은 한 고비를 넘기기 전에는 가까워지기 어려운 사람이다. 구단의 입장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사장과 단장은 분명 자신보다 위이지만 어떨 때 보면 원수가 따로 없었다. 그는 권한 밖인 선수단 수급과 처우 문제에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한 번 아니라고 하면 끝까지 아니었다. 어떤 이는 이런 그에게서 경영의 기법을 배운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게 바로 그를 6번이나 잘리게 만든 유일한 원인이었다. 예전 LG 어윤태 사장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한 그를 퇴진시키면서 “신바람 야구가 실종된 때문”이라고 말했다. SK 신영철 사장은 말을 아꼈지만 그가 만들어낸 신조어인 스포테인먼트와 김성근 야구는 결코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떤가. 김성근이 떠난 LG는 신바람을 내기는커녕 9년째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신생 구단 SK가 이렇게 빨리 명문으로 발돋움한 데는 스포테인먼트가 아니라 우승을 밥 먹듯이 한 김성근의 공이 컸다. 두 사장께서도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결국 김성근 야구가 이렇고 저렇고 둘러대는 것은 해임을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다른 구단과 팬들이 그를 공공의 적으로 삼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말이다. 일흔이 돼서도 진화를 멈추지 않는 김성근 야구는 이제 더는 볼 수 없을지 모른다. 힘이 들 게 뻔한데 웬만큼 급하지 않고서야 그를 모셔가려는 구단이 나올 리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를 추억하는 팬들은 한동안 시린 가슴을 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의 휴식은 이렇게 재앙이다. “감독님, 보고 싶습니다. 목소리만 들어도 좋습니다.” 한 팬이 옮겨놓은 ‘야생마’ 이상훈(전 LG 투수)의 말이 가슴을 후빈다.장환수 스포츠레저부장 zangpabo@donga.com}

    • 201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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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장환수]무상급식과 학교체육

    학교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12일 밤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TV 토론회가 시청률 대박을 터뜨렸다. 전국 5.6%, 서울 6.6%가 나왔다. 평소보다 6배 가까이 상승한 수치라고 한다. 스포츠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 이유가 쉽게 설명이 된다. 국회의원이 호통을 치면 장관이 쩔쩔매며 변명하기에 급급한 일방적인 경기가 아니라 이론으로 무장한 두 논객의 ‘맞짱 승부’를 감상할 수 있었다. 한 지역의 두 고위 관리가 정반대의 의견을 내는 것도 흥미로운 풍경이었다.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같이 사용하는 서울 라이벌 LG와 두산이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리는 것처럼 말이다. 인신공격성 발언이 가끔 나오긴 했어도 공수 교대는 원활했다. 패기의 진보가 공격하면 기성세대인 보수가 방어하는 게 상례였지만 이번엔 달랐다. 교육감보다 7세나 젊고 경상도 사투리가 아닌 표준말을 쓰는 시장은 공격권이 넘어오면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맞받아쳤다. 토론의 주제는 각론이 있지만 간단하다. 서울의 아이 모두에게 밥을 먹이느냐,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에게만 밥을 먹이느냐의 차이. 교육감은 선별 급식으로 인해 아이들이 받을 상처를 걱정했다. 예산은 곱절로 들어도 말이다. 시장은 전면 급식은 과잉복지로 포퓰리즘이란 논리를 폈다. 둘 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다만 시장은 24일로 예정된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대선 불출마를 내걸었고 교육감은 이제 와서 이번 투표가 법적으로 하자가 있다며 원천무효를 주장하는 보크를 범했다는 게 문제다. 아이들 밥 먹이는 일에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어른들이 너무 나댄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육기자로서 직업의식인지, 피해의식인지 그동안 쌓였던 부아가 한꺼번에 치밀어 올랐다. 아이들의 밥이 중요하다면 역시 그만큼 중요한 그들의 체력은 왜 걱정해주지 않는 것인지, 고사 상태에 있는 학교체육은 어떻게 되는지 염려해왔던 화병이 도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올림픽 톱10에 드는 스포츠 강국이지만 정부의 체육예산은 전체 예산의 0.23%에 불과하다. 쥐꼬리만 한 체육예산이 그나마 학교체육 활성화에 제대로 쓰일 리 만무하다. 아무리 돈이 있어도 학교가 아이들을 운동시킬 시간과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운동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한다는 주말·방학리그제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고교야구의 경우 4개 전국대회가 올해 통폐합돼 전기 주말리그와 후기 방학리그의 왕중왕전으로 바뀌었지만 학습권 보장은 물론이고 경기력 향상과 흥행에서 참패했다. 대학농구의 방과 후 리그는 마치 수업 듣듯이 별 다른 준비운동 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말하는 탁상행정의 표본이다. 이러다간 황영조 이봉주가 은퇴한 뒤 마라톤이 30년 전으로 뒷걸음질쳤듯이 박태환과 김연아가 그만두면 한국체육은 다시 격투기와 양궁, 쇼트트랙의 메달 편식 현상을 겪어야 할지 모른다. 운동선수는 공부해야 하고, 일반 학생은 운동 안 해도 된다는 묵계는 더 큰 문제다. 현행 교육제도는 체육특기생이 아닌 바에야 아무리 운동을 잘해도 진학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된다. 두 분 어른께서 아이들 밥상에 그렇게 ‘진정성’이 있다면 그들의 체력증진을 위한 묘책도 강구해야 한다. 시장은 예산을 따오고, 교육감은 잘못된 교육환경을 고치는 데 지금 당장 나서야 한다. 국민건강 문제야말로 나라의 백년대계와 직결된 것이기 때문이다.장환수 스포츠레저부장 zangpabo@donga.com}

    • 2011-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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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장환수]‘희망 고문’

    롯데 팬들 사이에는 ‘희망 고문’이란 말이 있다. 꼭 이기지 못할 만큼만 쫓아갔다가 1, 2점 차로 아쉽게 지고 마는 롯데 때문에 생긴 화병을 일컫는 말이다. 방망이는 좋은데 마운드에 ‘작가’들이 많은 롯데가 자주 보여주는 패배 방정식이다. 10점 차로 뒤져도 미동조차 하지 않고 ‘부산 갈매기’를 불러대는 열성 팬들 앞에서 다른 팀처럼 버리는 경기를 할 수 없는 탓이기도 하다. 롯데는 해마다 4강 문턱에서 맴돌다가 결국 5위나 6위로 시즌을 조기 마감하는 경우도 잦다. 올해 역시 시즌 초반 까먹은 승률을 만회하며 4위권을 맹추격 중이다. 최근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 3년간 연속으로 4강에 턱걸이했지만 가을 잔치의 첫 관문인 준플레이오프에서 여지없이 무너졌다. 우승을 염원하는 롯데 팬의 입장에선 대단한 희망 고문이었다. 롯데는 프로야구 30년 사상 가장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팀이다. 염종석이 활약한 1992년이 마지막이었으니 지난해까지 18년간 무관으로 지냈다. 지금은 사라진 삼미나 청보, 태평양, 쌍방울, 그리고 현존하는 히어로즈는 한 번도 샴페인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이들 팀의 역사는 그렇게 길지 않다. 롯데에 이어 두 번째로 힘든 나날을 보낸 팀은 LG로 1994년 이후 무관이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두 팀은 관중 동원 1, 2위를 다투는 인기 구단이다. 그러고 보면 국내 프로야구에서 인기와 성적은 꼭 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이를 두고 어떤 이는 “만약 롯데가 예전 해태처럼 우승을 밥 먹듯이 했다면 이렇게 큰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포기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희망 고문은 롯데 팬들의 가슴에 한을 심었고, 그 응어리가 한데 뭉쳐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부산의 야구 문화를 탄생시켰다는 얘기다. 그럴듯한 분석이다. 실제로 많은 롯데 팬들은 “내사 마 롯데가 이기는 거 보러 가나. 그냥 야구가 좋아서 가는 거지”라며 어느새 야구장으로 향하고 있는 자신을 애써 합리화한다. 그렇다면 롯데는 앞으로도 우승을 해선 안 되는 것일까. 롯데 팬과 관계자들이 들으면 펄쩍 뛸 소리겠지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처럼 참으로 오묘한 질문이다. 2018년 겨울올림픽을 유치한 평창도 롯데와 흡사하다. 유치 입안 단계부터 계산하면 15년간, 두 번의 낙방만 따져도 8년간 강원도민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희망 고문을 했다. 그래도 이 시절은 그리 불쾌하진 않았다. 유치위원회 안팎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잡음이 일부 있었어도 대체로 일사불란했다. 올림픽 유치란 공통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평창은 슬픔 끝, 행복 시작이어야 옳다. 하지만 꼭 그렇게만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요즘 유치 주역들은 논공행상을 하느라 분주하다. 조직위원장을 차지하기 위한 이합집산과 줄 대기가 벌써부터 치열하다. 당장에 유치의 과실을 따먹는 게 7년 후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보다 훨씬 중요한 것처럼 비친다. 롯데 배재후 단장은 “지난 3년간 우리 선수들은 4강에 오른 것만으로도 할 일 다 했다는 분위기였다”고 반성했다. 평창도 마찬가지다. 올림픽 유치는 야구로 치면 겨우 포스트시즌 티켓을 딴 것이다.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그날이 우승 샴페인을 터뜨리는 날이다. 롯데가 그렇듯 평창의 희망 고문은 계속돼야 한다.장환수 스포츠레저부장 zangpabo@donga.com}

    • 201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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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클라이밍 세계 1인자 김자인

    《티 없이 맑은 낯에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는 그녀. 새침데기 소녀처럼 보인다. 그가 흰 초크가 잔뜩 묻은 자그마한 손을 내밀었다. 손끝이 거친 돌 같다. 몇 번이나 부러지고 깨졌던 손가락에는 테이프가 감겨 있었다. ‘스파이더 걸’로 불리는 김자인(23·고려대)은 지난해 스포츠 클라이밍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올해 4월에는 클라이밍 양대 종목인 리드와 볼더링을 모두 제패한 첫 아시아인이 됐다. 6월에는 스포츠 클라이밍에서 가장 권위 있다는 ‘아르코 록 레전드 상’ 후보로 선정됐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다.》 스포츠 클라이밍에는 3개 종목이 있다. 리드는 안전 줄을 메고 4∼6개의 인공 암벽 루트를 제한된 시간에 더 많이 올라야 하는 경기다. 볼더링은 안전 장비 없이 5m 이내의 인공 암벽에서 주어진 과제를 빨리 해결해야 하는 종목. 스피드는 안전 줄을 메고 규격화된 암벽 루트를 누가 더 빨리 오르는가로 승부를 낸다. 세계 정상에 올랐지만 그는 아직 더 올라가야 한다고 말한다. ‘작은 거인’ 김자인을 28일 만났다. 단단한 조약돌 같았다. 어깨와 팔은 마치 조각이라도 해놓은 듯 다부진 근육이 자리하고 있었다. 키 152cm가 맞느냐는 기자의 말에 “정확히 153cm예요! 2009년에 1cm 컸다고요”라며 눈을 크게 뜨고 고쳐준다. 여성으로 한창 예쁘게만 보이고 싶을 나이에 격렬한 운동을 하다 보니 키가 크지 않았다. 남자처럼 근육이 발달했고 하이힐이 아니라 암벽화를 신다 보니 굳은살은 없어질 생각을 않는다. “사춘기 때는 주위 사람들이 여자 같지 않다고 놀릴 때마다 울었어요. 이제 안 그래요. 클라이머다운 자연스러운 내 몸이 좋아요.” 그는 태어나기 전부터 산에 올랐다. 부모님은 산악회 활동을 통해 처음 만났고 김자인의 오빠 둘도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다. 그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오빠들이 북한산 인수봉을 오르는 걸 지켜봤죠. 제 이름이 등반에 꼭 필요한 ‘자일(seil)’의 ‘자’와 인수봉의 ‘인’이에요”라며 웃었다. 그의 오빠들도 ‘자’자 돌림이다. 김자인에게 클라이밍은 모태신앙처럼 보였다. 뼛속 깊이 산악인들인 가족의 영향으로 인해 이미 예정된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내 운명은 이 길이 맞아요.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거든요.” 대학 생활을 한 학기 남겨둔 김자인은 마지막 방학을 즐길 시간이 없다. 7월 15일부터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월드 챔피언십을 비롯해 10개의 국제대회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2등만 4번했지만 지난해에는 5연패를 하고 세계 랭킹 1위가 됐다. 올해는 취약했던 볼더링 결승에서 완등하며 우승. 바야흐로 전성기다. “제게는 1등보다 완등이 더 중요해요. 선수로서의 전성기는 지금일 수도 있지만 제 인생의 전성기는 아직 멀었어요. 오르고 또 오를 겁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김자인은?△생년월일: 1988년 9월 11일 △체격: 153cm, 43kg △소속: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 △학력: 고려대 체육교육과 4학년 △세계랭킹: 종합 1위, 리드 1위 △주요 수상: 2011년 클라이밍 월드컵 밀라노 볼더링 1위, 빈 볼더링 4위, 캐나다 볼더링 3위, 미국 볼더링 4위. 2010년 록 마스터 대회 리드 1위, 월드컵 5연속 리드 1위, 아시아선수권 리드, 볼더링, 올라운드 1위}

    • 201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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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BA 심판과 싸워 벌금 무는 구단주

    미국 프로 스포츠는 거대한 산업이다. 구단은 이익을 추구한다. 목표 달성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우승이다. 우승을 하면 구단의 자산 가치는 껑충 뛴다. 이런 구조 탓에 괴짜 구단주도 꽤 있다. 구단 창단 이후 첫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미국프로농구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 마크 큐번 씨(53)가 대표적이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큐번 씨의 재산은 25억 달러(약 2조7000억 원)로 전 세계 부자 중 459위의 억만장자다. 벤처사업으로 부를 쌓았다. 농구 명문 인디애나대 출신으로 2000년 1월 2억8500만 달러에 만년 하위팀 댈러스를 사들였다. 당시 전 구단주는 캐주얼 복장으로 협상에 나타난 큐번 씨에게 구단을 팔지 않겠다고 했으나 워낙 시세보다 비싼 가격을 제시해 매각했다. 큐번 씨는 양복을 거의 입지 않는다. 보통 구단주들은 코트의 특별석에서 양복을 입고 점잖게 구경한다. 하지만 큐번 씨는 티셔츠 차림으로 코트 사이드에서 관중에 섞여 관전한다. 열성팬들과 똑같다. 구단주이기 전에 댈러스의 열성팬인 큐번 씨는 데이비드 스턴 커미셔너로부터 무려 13차례의 벌금 제재를 받아 166만5000달러(약 1억8000만 원)를 물었다. 프로 스포츠 전 종목 중 구단주 최다 징계에 최다 벌금이다. 심판 판정 및 상대 선수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데 대한 징계다. 필 잭슨 전 LA 레이커스 감독과도 수차례 언쟁을 벌였다. 하지만 그의 농구 열정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미국 프로 구단 가운데 클럽하우스가 가장 좋은 곳이 댈러스다. 큐번 씨는 구단을 매입한 뒤 과감하게 투자했다. 투자는 성적으로 이어졌다. 1980년에 창단된 댈러스는 큐번 씨가 인수하기 전 6차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최고 성적은 1988년 서부 콘퍼런스 결승전 진출이 전부다. 큐번 씨가 인수한 다음인 2000∼2001시즌부터 댈러스는 해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있다. 챔피언 결정전도 올해를 포함해 두 차례 올랐다. 2006년에는 마이애미에 먼저 2승을 거둔 뒤 4연패해 우승의 꿈을 놓쳤다. 올해는 3승 2패로 정상에 1승을 남겨 두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댈러스는 구단 자산 가치가 4억3800만 달러로 올랐다. 큐번 씨는 스포츠 비즈니스에서도 성공한 구단주다.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hotmail.com}

    • 201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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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중계권료 천정부지… 2020년까지 4차례 올림픽 중계 4조7000억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8일 NBC와 2020년까지 4차례 올림픽에 대한 미국 독점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NBC는 2014년, 2016년, 2018년, 2020년 올림픽 중계권료로 43억8200만 달러(약 4조7000억 원)를 지불한다. NBC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중계권도 확보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 패키지 중계권료로 IOC에 20억 달러를 지불했다. 하지만 NBC는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 2억2300만 달러의 적자를 봤다. 사실 미국인들은 NBC의 중계권 확보로 올림픽을 실시간으로 볼 수 없는 불편함을 계속 겪어야 한다. 폭스TV와 ESPN은 올림픽 전 경기를 실시간 중계하겠다며 협상에 임했으나 IOC는 이를 외면했다. NBC의 올림픽 중계는 실시간이 절반도 안 된다. 지난해 CBS와 터너 브로드캐스팅(TBS, TNT)은 대학농구를 관장하는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와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토너먼트 중계권을 14년 동안 108억 달러(약 11조6000억 원)를 주고 계약했다. 정규시즌은 포함되지 않은 토너먼트 경기만이다. 5월 ESPN과 폭스TV는 서부를 중심으로 한 대학 미식축구 콘퍼런스 퍼시픽12와 12년간 30억 달러에 중계권 계약을 했다. 1월에 벌어지는 대학 미식축구 결승 시리즈 4경기의 중계권료는 1억2500만 달러다. ESPN이 독점 중계권을 갖고 있다. 로즈볼이 제외된 4경기의 중계권료가 이처럼 비싸다. 2012∼2013시즌부터 서부에 거주하는 농구 팬들은 LA 레이커스 경기를 시청하려면 타임워너 케이블에 가입해야 한다. 타임워너 케이블은 2월 레이커스와 20년간 20억 달러를 주는 조건으로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지역 팀의 중계권료로는 역대 최고 액수다.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hotmail.com}

    • 201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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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장환수]골프의 이중 잣대

    체육계엔 이런 말이 있다. 스타플레이어일수록 스캔들을 조심해야 한다. 상대가 유명인이라면 더욱 치명적이다. 그중에서도 최악은 신문 사회면에 실명이 거론되는 것이다. 최근 자살한 아나운서와 친했던 두산 베어스 투수 임태훈은 이 모든 것을 충족시켰다. 스포츠 단체의 입장에서도 사회면은 기피 대상 1호다. 승부조작 파문으로 연일 사회면 톱을 장식하는 프로축구는 말할 것도 없다. 야구인들은 방망이가 폭력 도구로 사용됐다는 기사만 나오면 자신의 일인 양 화들짝 놀란다. 사격 펜싱 검도 양궁 등 총검류를 다루거나 복싱 태권도 등 몸 자체가 무기인 종목의 관계자들도 항상 노심초사다.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하나. 연중 가장 많이 사회면을 장식하는 스포츠 종목은 무엇일까. 답은 뜻밖에도 골프다. 골프는 20년 전만 해도 체육면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는 마이너 종목이었다. 팬을 끌어들일 대단한 스타가 없는 게 첫 번째 이유겠지만 환경을 훼손하고 일부 특권층만 즐기는 사치 스포츠라는 것도 중요한 이유였다. 그러던 게 1996년 타이거 우즈의 등장을 시작으로, 1998년 US여자오픈 챔피언 박세리의 맨발 투혼, 최경주 양용은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어느새 우리 국민의 새벽잠을 설치게 하는 메이저 종목으로 격상됐다. 새카맣게 그을린 종아리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박세리의 눈부시게 하얀 발은 경제난에 신음했던 국민에게 희망을 줬고 애국가 배경 영상으로도 사용됐다. 골프는 참여 스포츠로서도 대성공을 거둬 한 해 골프장 내장객은 국민의 절반인 250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골프는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환대받지 못하는 종목이다. 정도 차는 있지만 환경단체의 반대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덧붙여 골프장은 부정이 일어나는 곳이란 인식이 강하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접대 골프 얘기다. 이 때문에 골프는 많은 사람이 즐기는 스포츠이면서도 이중적인 평가를 받게 됐다. 군 장성이 휴일에 축구를 하면 아무 문제 될 게 없지만 골프를 하면 제 돈 내고 쳤다고 해도 최소한 구설수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 공무원 골프 금지령은 있지만 테니스를 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졌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일반 직장인들도 휴일에 골프 하러 간다는 얘기는 가능하면 상사가 알지 못하게 해야 된다. 게다가 야구 축구 농구 등은 밤에도 경기를 하지만 골프장은 올해부터 라이트를 켤 수 없다. 지식경제부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5일간 지속될 때까지 골프장과 대형업소, 유흥업소, 대기업의 옥외 조명 등 야간 점등을 제한하는 에너지 위기 주의 경보를 2월 27일 발령했다. 회원제 골프장 그린피에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특별소비세 등 각종 세금이 부과된다. 우리나라 그린피가 심각한 부킹난에도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된 이유 중 하나다. 한국적인 상황과 맞물려 극과 극의 대접을 받고 있는 골프. 선수는 물론이고 업계 종사자들의 입장에선 답답한 노릇이다. 지난해 골프장 매출액은 3조2300억 원을 넘어섰다. 용품, 의류 등 관련 시장까지 합하면 그 규모는 천문학적이다. 이제 골프는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즐기고,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는 대중 산업이 됐다. 스크린 골프업체인 골프존은 코스닥에 상장돼 시가 총액 상위 종목이 됐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강조해왔다. 골프를 둘러싼 나쁜 관행이 있다고 해서 골프 자체를 미워해선 안 될 것이다.장환수 스포츠레저부장 zangpabo@donga.com}

    • 20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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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상병동 우즈’ 美TV 원인 분석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6·미국)의 최종 목표는 잭 니클라우스의 역대 최다 메이저 타이틀(18회) 경신이다. 샘 스니드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다 우승 기록(82회) 경신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벌써 71번이나 우승한 우즈로선 그동안 대회 출전만 자주 했더라면 이미 뛰어넘었을 기록이다. 하지만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 등 메이저 타이틀은 잦은 투어 출장이 우승을 보장하는 게 아니다. 실력과 운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우즈는 2009년 11월 성 추문 이후 장기 슬럼프에 빠져 있다. 그가 마지막으로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것은 2008년 샌디에이고 인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에서 무릎 부상을 딛고 우승한 US오픈이다. 지난달 12일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발목, 아킬레스힘줄 부상으로 9홀을 마치고 대회를 포기한 우즈는 16일 시작되는 US오픈 출전 계획을 발표했다.우즈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기자들이 무릎 부상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으면 타이거 우즈 재단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농담을 했다. 기자들의 관심이 무릎, 발목, 아킬레스힘줄 등 온통 그의 부상에 쏠려 있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부상으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중도 기권했을 때 ESPN의 ‘스포츠 사이언스’는 타이거 우즈의 스윙을 정밀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서 나온 결론은 이제 30대 중반인 우즈의 스윙은 신체에 무리가 따라 왼 무릎, 어깨, 발목 등에 치명적인 부상이 수반된다는 것이다.우즈의 스윙 스피드는 PGA투어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0.28초에 마무리되는 드라이버 스윙 스피드는 시속 201km다. 자동차 경주의 순간 속도를 측정하는 드래그 레이스 차량보다 3배나 빠르다. 이때 클럽헤드에 실리는 무게는 45kg. 당연히 어깨, 팔꿈치, 손목에 무리를 주게 된다. 스윙 때 팔을 쭉 뻗는 등각 속도는 초당 1400도에 달한다. 메이저리그 투수가 커브를 구사할 때의 등각 속도보다 빠르다.게다가 우즈의 스윙 자세는 왼쪽 무릎에 치명적인 충격을 준다. 폭발적인 스윙 때 왼 무릎은 체중의 15배를 지탱해야 한다. 풋볼 선수들이 45도를 꺾는 순간에 무릎이 버티는 힘보다 3배가 크다. 이게 반복되다 보니 무릎 연골의 압박 골절로 이어진다. 우즈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 9번홀까지 총 1700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3만9000번의 스윙을 했다. 그동안 무릎에 부하된 무게만 총 20t이다. 이 수치는 공식 라운드만 뽑은 것으로 연습 스윙은 제외된 수치다.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hotmail.com}

    • 201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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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BA]마이애미 “5년만이네 댈러스”

    마이애미 히트가 미국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댈러스 매버릭스와 맞붙는다. 마이애미는 27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동부 콘퍼런스 결승 방문 5차전에서 시카고 불스를 83-80으로 꺾고 5년 만에 파이널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자유계약선수 르브론 제임스의 합류로 시즌 내내 화제를 몰고 다녔던 마이애미는 4쿼터 경기 종료 4분 30초를 남겨 두고 10점 차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드웨인 웨이드(21득점) 제임스(28득점)의 레이업과 3점슛이 잇달아 폭발하면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마이애미는 슈팅가드 웨이드-스몰포워드 제임스-파워포워드 크리스 보시로 이어지는 트로이카 팀. 5차전에서도 팀이 올린 83점 가운데 3명이 69점을 올렸을 정도로 활약이 두드러졌다. 4쿼터의 26점도 3명이 거둔 합작 점수다. 정규시즌 MVP인 민완가드 데릭 로즈(25점) 한 명에 의존하는 시카고로서는 마이애미의 슈퍼스타 트리오를 막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마이애미 3인방은 2003년 드래프트 동기다. 제임스가 전체 1번 지명을 받았고 보시가 4번, 웨이드가 5번으로 뽑혔다. 1988년 창단된 마이애미는 2006년 웨이드와 센터 샤킬 오닐의 콤비로 첫 우승을 거뒀다. 당시 결승전에서 마이애미에 제물이 된 팀이 이번에 결승전에 진출한 서부 콘퍼런스 챔피언 댈러스다. 댈러스는 아직 우승이 없다. 2006년에 먼저 2승을 거두고도 4연패를 당해 정상을 밟는 데 실패했다. 결승전은 6월 1일부터 7전 4선승제로 시작된다.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hotmail.com}

    • 201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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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장환수]선동열과 후지사와

    시속 150km 이상으로 질주하는 자동차. 딱 걸렸다. 요란하게 울리는 경찰차의 사이렌. 그런데 이게 누구인가. 나라의 보물이라는 ‘국보’ 선동열 아닌가. 당황한 쪽은 오히려 경찰관이었다. “에이 여보쇼, 당신 공보다 빨리 달리면 어떡하나.” 선동열이 한창 강속구를 뿌려대던 20여 년 전 얘기다. 당시 그의 눈이 벌겋게 충혈이 됐는지, 딱지를 뗐는지는 노코멘트. 이런 경우에도 공소시효란 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제 와서 괜한 태클은 걸지 말자. 선동열을 곁에서 지켜본 기자들은 야구 말고 다른 걸로도 자주 놀랐다. “그렇게 마시고도 또 승리투수가 됐네.” “녹색에선 뭐든 잘하네. 그라운드는 물론이고 필드와 테이블까지.” 뭐 이런 식이다. 보는 사람에 따라선 허물이 될 수도 있는 일들. 하지만 이 모든 게 다 덮어질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바로 ‘선동열’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고 보면 선동열은 참 행복한 선수였다. 그만큼 팬들로부터 무조건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은 이는 드물었다. 조훈현의 사형(師兄)이자 정신적 스승으로 2009년 작고한 일본의 후지사와 슈코는 ‘괴물’로 불린 기인 중의 기인이었다. 평생 술과 도박, 그로 인한 빚더미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바둑 실력만큼은 최고였다. 명인, 천원, 기성전 초대 대회를 석권해 ‘1기의 사나이’로 불렸다. 일본 최고 기전인 기성전에선 6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1983년 30세 연하의 조치훈에게 3승 후 4연패로 물러났을 때 그는 57세였고, 암 투병 중이었다. 1년에 기성전 4판만 이기면 술병 하나 든 채 자취를 감췄던 그의 기행은 그가 ‘후지사와’였기에 모두 사면이 됐다. 최근 추신수와 김연아를 보면서 아쉬움이 남았다. 이들은 선동열이나 후지사와처럼 앞으로 최고의 반열에 오를 자격을 갖춘 선수들이다. 추신수는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0.201%였다. 소문난 술고래로 폭탄주 예찬론자인 그의 술 실력으로 볼 때 꽤나 마신 모양이다. 문제는 그곳이 미국이고, 선동열 시절과는 달리 세상이 한참 바뀌었다는 점이다. 미국 경찰은 음주 운전자를 곧바로 범죄자로 취급한다. 인터넷에는 단속되는 과정의 굴욕 동영상이 벌써 쫙 깔렸다. 팬의 입장에선 그가 이후 출전한 2경기에서 홈런을 펑펑 터뜨려 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야속하게도 결과는 무안타였지만 말이다. 김연아는 지난달 말 끝난 모스크바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지젤과 오마주 투 코리아로 다시 한 번 감동을 안겨줬다. 후지사와처럼 1년여 만에 공식대회에 나선 그는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마무리가 매끄럽지 못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위원회 특임대사인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는 “김연아가 다음 시즌에도 그랑프리 시리즈는 나가지 않겠다고 왜 미리 말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평창 유치 홍보대사인 김연아는 한국을 알리는 얼굴인데 그런 일이야 유치 여부가 판가름 나는 7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이후에 거론하면 되지 않느냐는 얘기였다. 추신수는 차량의 내비게이션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데다가 행인도 아닌 경찰에게 길을 묻다가 음주 운전이 발각됐다. 두 선수 모두 최고 스타로서 걸어야 할 길을 가리키는 항법장치에 대한 중간 점검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장환수 스포츠레저부장 zangpabo@donga.com}

    • 201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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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호 62세부터 年2억1000만원 연금

    메이저리그는 노동조합의 힘이 강력하다. 은퇴 후 연금제도 등 선수를 위한 복지제도가 다른 리그와 비교해 보면 가장 잘돼 있다.메이저리그에서 14년간 활동하고 휴스턴 감독까지 지낸 래리 디어커는 2004년 첫 연금을 수령했을 때 “현역 때도 이렇게 많이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디어커가 1년에 받는 돈은 19만5000달러(약 2억1000만 원). 미국에서 은퇴연금으로 가장 큰 액수다. 제 아무리 고액 연봉자였다 한들 연금은 19만5000달러를 넘길 수 없다. 미국 국세청이 정해 놓은 상한액이다.올해부터 일본에서 활약하는 박찬호(38·오릭스·사진)도 62세 생일이 되면 같은 금액을 받게 된다. 이 돈은 전 세계 어디에 있든 수령할 수 있다. 1년에 꼬박꼬박 2억1000만 원이 계좌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보다 확실한 노후대책이 어디 있을까.은퇴 후 연금의 액수는 메이저리그 등록 기간과 연봉, 그리고 납부한 선수 부담금에 따라 달라진다.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hotmail.com}

    • 2011-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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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장환수]만갑 형님

    탤런트 조형기의 별명은 ‘만갑 형님’이다. 몇 년 전 한 건강 프로그램에서다. 개그맨 이경규와 김용만은 흡연 경력에 대해 늘어놓다 조형기에게 한 방에 제압당했다. “난 만 갑은 피웠어.” 그때부터 ‘아이고, 형니∼임’이 됐다. 이처럼 1만이란 숫자가 주는 위압감은 대단하다. 하지만 따져보면 ‘만갑’은 형님 축에 낄 정도는 아니다. 하루 한 갑을 피우는 애연가는 27년 5개월이면 1만 갑을 채울 수 있다. 대체로 40대 중후반이면 달성 가능하다. 하루 두 갑씩 불사르는 헤비 스모커라면 30대 초중반에, 담배를 물고 밥을 먹는 체인 스모커라면 20대 후반에 가볍게 밟을 수 있는 고지다. 실제로 기자는 ‘이만갑’ 형님이며 주위엔 ‘삼만갑’ 큰 형님들도 제법 있다. 기자도 한때 숫자 1만의 마력에 현혹된 적이 있다. 살아 있다는 게 머릿속이 아닌 피부 끝으로 느껴지던 어린 시절. 모든 걸 이루는 데 1만 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9738일 만에 요절한 이상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세월은 쏜살같아 1만 일이 지나고 다시 20년이 더 흘렀다. 이룬 건 없고 불만만 가득한 초라한 삶. 그것도 모자라 가증스럽게 두 아이까지 인생의 볼모로 남겼다. 어른들 말씀처럼 이제 내 삶은 없고 아이들을 위한 삶만 남았다. 전세는 극히 불리하다. 이럴 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부터 삶은 덤이라 생각하기. 이겨내지 못할 바에야 받아들이고 즐기기. 그러고 보면 스포츠에서도 덧거리 문화는 감초 역할을 한다. 프로 리그의 포스트시즌이 대표적인 경우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양대 리그의 우승팀이 시즌이 끝난 뒤 페넌트레이스 우승컵과는 별도의 트로피를 놓고 겨루는 게 유일했다. 그러던 게 머리 좋은 한국 야구인들에 의해 세계의 야구 문화가 바뀌게 된다. 국내 프로야구는 8개 팀의 절반인 4개 팀이 가을 잔치에 초대받는 덤을 누린다. 승률 5할도 안 되는 팀이 우승을 다투는 경우도 있다. 깜짝 돌풍이 가능한 한국의 포스트시즌 방식은 미국과 일본에 역수입됐다. 이제 미국은 30개 팀 중 8개 팀이, 일본은 12개 팀 중 6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간다. 한국 축구도 세상에서 가장 독특한 방식으로 치러진다. 유럽 축구는 정규 시즌을 통해 우승팀이 가려지면 그것으로 끝이다. 하지만 한국은 6강이 참가하는 포스트시즌이 있다. 그렇다고 유럽 축구에 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규 리그와는 별도로 펼쳐지는 이벤트성 대회인 챔피언스리그, 컵대회, FA컵 등이 그것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덤도 있다. 국내 프로농구는 남자 10개 팀 중 6개 팀이, 여자 6개 팀 중 4개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얻는다. 프로배구는 남자 7개 팀 중 4개 팀, 여자 5개 팀 중 3개 팀이 정규 시즌이 끝난 뒤에도 경기를 한다. 특히 프로배구는 남자가 팀당 5경기, 여자가 팀당 6경기만 하면 정규 시즌이 끝나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난 팀과는 최대 7경기를 해야 한다. 리그 운영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팬들은 덤으로 보는 한 방 역전 승부가 흥미진진하다. 1만 일은 지났지만 다가올 2만 일과 3만 일이 있다. 3만 일은 한국인의 평균 수명과 거의 일치한다. 덤으로 사는 인생에서도 짜릿한 역전 드라마가 일어날 수 있을까.장환수 스포츠레저부장 zangpabo@donga.com}

    • 201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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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장환수]한국 축구에는 드라마가 없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프로축구연맹 총재가 됐다. 최근 한 점심 모임에서 그를 만났다. 49세인 그는 수줍어했다. 말주변이 없고, 여러 사람 앞에 서면 울렁증이 생기고, 술은 즐기지 않는다고 했다. 소탈해 보였다. 정 총재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조카. 재벌 2세라는 마음의 벽은 금세 사라졌다. 그가 물었다. 프로축구를 살릴 방법이 없겠냐고. 체육기자를 하면서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던 그 질문. 밥 잘 먹다가 숨이 턱 막혔다. 축구는 야구와 함께 국내 스포츠의 양대 산맥이지만 인기는 국가대표팀에 집중돼 있다. 출범 29년째인 프로축구는 명맥만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내공이 출중한 사람들이 모인 모임답게 여러 답이 나왔다. 팬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는 감성마케팅을 해야 한다, 공짜 관중을 없애야 한다, 돈 내고 보면 바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16팀은 너무 많다, 1, 2부 승강제를 마련해야 한다, 경기의 질을 높여야 한다, 스타 선수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선수의 몸값과 출전수당이 야구에 비해 턱없이 높아 구단의 효율적 경영에 어려움이 따른다. 여러 얘기 중에서도 스포츠동아 김종건 선배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축구와 야구를 두루 취재했던 그는 한때 기자를 그만두고 전남 드래곤즈에서 축구단 실무도 해봤다. 그는 한국 축구에는 스코어만 있고 드라마는 없다고 했다. 축구 기사를 보면 골 넣은 상황에 대한 묘사는 있지만 선수의 환희와 좌절, 희망과 슬픔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었다. 한국 축구의 드라마 실종사건. 그 원인을 짚어보면 프로축구의 잘못된 단면이 보인다. 먼저 축구 기사에 사람 얘기가 부족한 것은 취재가 어렵기 때문이다. 야구 기자는 일찍 그라운드에 나가 경기 시작 30분 전까지 더그아웃을 사수한다. 감독과 스타 선수는 항상 기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농구와 배구 감독은 경기 중간에 방송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감독과 대부분 선수의 휴대전화는 켜져 있다. 하지만 축구에는 이런 게 없다. 최근 일부 구단에서 노력을 하고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여전하다. 팬들이 내 팀이란 인식이 약한 것도 문제다. 지역 연고가 확실하게 자리 잡은 프로야구에선 고향팀이란 표현을 자주 쓴다. 반면 축구는 FC 서울과 수원 삼성 정도를 빼면 많은 지역 팬을 확보하지 못했다. 팀이 많다 보니 연고 구단은 자주 바뀐다. KIA 이종범, 롯데 이대호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스타도 별로 없다. 이는 농구와 배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라이벌전이 없고 프랜차이즈 스타가 없다 보니 드라마의 소재가 달리는 것은 당연하다. 팀당 30경기에 불과해 133경기를 하는 야구에 비해 대하드라마로서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종목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치자. 하지만 기록 관리가 제대로 안돼 숫자로 만드는 드라마는 꿈도 못 꾸는 현실은 반성해야 한다. 서로 전혀 관계없어 보이지만 숫자는 각본 없는 스포츠 드라마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결국 프로축구를 살리는 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를 실천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게 언제나 문제였다. 프로축구는 40대 젊은 총재를 맞이했다. 정 총재는 1990년대 초반부터 축구단 구단주를 맡아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현대가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골프보다 축구가 훨씬 좋다고도 했다. 이제 달릴 일만 남았다.장환수 스포츠레저부장 zangpabo@donga.com}

    • 201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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