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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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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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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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가 된 발레리나, 춤으로 말해드려요”

    “지온이 엄마가 아니라 발레리나 윤혜진으로 사람들 앞에 섭니다.” 캐릭터가 강한 연기로 무용 팬들 사이에서 이른바 ‘윤 포스’로 불리던 윤혜진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35)가 3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다. 그는 2012년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에 입단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과 배우 엄태웅과의 결혼, 출산 등으로 공백기를 가졌다. 그는 다음 달 8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는 국립현대무용단의 송년 레퍼토리 ‘춤이 말하다 2015’에 출연한다. 매년 전석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시리즈는 짧은 강연과 공연이 어우러지는 ‘렉처 퍼포먼스’로 진행된다. 그는 ‘무엇이 나를 춤추게 하는가’를 주제로 15분간 무용수로서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춤을 선보인다. 6일 서울 광화문 근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다시 무대에 서기 위해 매일 노력해 왔다”며 “무용수가 아닌 엄마나 아내로서 안주해 버릴까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는 무용수로 복귀하기까지 쉽지 않았던 사연을 언급했다. “임신과 출산, 모유 수유가 끝난 뒤 스스로 바라본 몸은 평생 처음 보는 몸이었어요. 무용수는 1kg만 늘어도 동작 하나 하기가 힘들 정도로 몸의 변화에 예민한데 9kg이나 늘었어요. 무용을 해야겠다는 의지로 일단 무조건 굶었죠. 임신 전의 몸무게로 돌린 뒤부터 근력운동과 발레 연습에 매달렸죠.” 그는 지난해 2월 국립발레단 강수진 단장 취임식 날 무작정 찾아가 발레 클래스에 참여하고 싶다고 부탁해 강 단장의 허락을 받았다. 꾸준하게 연습하던 중 몇 달 뒤 윤혜진에게 기회가 왔다. 그해 10월 초연되는 국립발레단 신작 ‘봄의 제전’의 주역으로 캐스팅된 것. 하지만 그는 작품 연습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스스로 포기했다. “당시 아버지(원로 영화배우 윤일봉)가 전립샘암 말기(3기) 판정을 받았어요. 걱정이 돼 매일 ‘대성통곡’하며 살아 춤에 집중할 수가 없었죠. 솔로 공연도 아니고 국립발레단 신작 공연인데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내려놓았죠.”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뒤 다시 기회를 잡은 그는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며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춤이 말하다’에서 출산을 경험한 무용수로서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많은 무용수들이 무대에 복귀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예 출산을 미루기도 합니다. 이번 공연에선 제가 왜 무대를 갈구했는지 들려주고, 후배들에게 아이를 낳고도 무대에 복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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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연말, 이 공연만은 꼭 보시라!

    11, 12월은 공연계의 ‘빅뱅’ 시기다. 평소 발길이 뜸한 중장년층 관객도 송년회를 겸해 공연장을 많이 찾다 보니 화제작이 쏟아진다. 어떤 작품을 볼지 고민하는 관객을 위해 연극, 뮤지컬 전문가 각 10명씩을 선정해 ‘20, 30대’와 ‘중장년층’을 위한 공연을 각각 2개씩 추천받았다. ○ ‘고전의 힘’ 발휘하는 뮤지컬 강세 전문가들은 올 연말 놓쳐선 안 될 뮤지컬 공연 1순위로 20, 30대에겐 ‘베르테르’(25%)를, 중장년층에겐 ‘레미제라블’(30%)을 추천했다. 두 작품 모두 외국 고전 소설이 원작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10일 시작된 ‘베르테르’는 독일 작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올해 15주년을 맞은 베르테르가 주목받는 건 베르테르 역에 캐스팅된 배우들의 힘이 크다. 2003년 이후 12년 만에 돌아온 조승우와 다섯 시즌에 걸쳐 베르테르를 연기한 엄기준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로 입지를 굳혀가는 슈퍼주니어 규현이 새 얼굴로 합류한다. 고희경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교수는 “원작 소설이 베르테르의 절대적인 사랑의 감정에 충실했다면, 뮤지컬 베르테르는 여주인공 롯데와 남편 알베르토의 캐릭터도 선명해서 삼각관계가 흥미롭게 전개된다”고 설명했다. 또 ‘20, 30대가 놓쳐선 안 될 공연’으로는 이지훈, 유연석 주연의 ‘벽을 뚫는 남자’(20%), 지난해 창작 초연작으로 성공을 거둔 ‘프랑켄슈타인’(15%), 12월 초연 예정인 ‘오케피’(10%) 등이 뒤를 이었다. 중장년층이 놓쳐선 안 될 뮤지컬 1위에 선정된 ‘레미제라블’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 원작이다. 28일부터 2013년 한국어 초연 공연 이후 2년 만에 선보인다. 장발장 역에 정성화, 양준모가 캐스팅됐고, 판틴 역은 영국 웨스트앤드 레미제라블 사상 첫 동양인 판틴을 맡아 화제가 된 전나영과 실력파 배우 조정은이 꿰찼다. 박병성 더뮤지컬 편집장은 “1980년대 메가(대형) 뮤지컬의 대표작”이라며 “시대가 지나도 바래지 않는 아름다운 노래와 거대한 서사 속에 신념을 지켜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깊은 감동을 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이 놓쳐선 안 될 연말 뮤지컬 공연으로 ‘시카고’(20%) ‘넥스트 투 노멀’(10%) 등도 추천했다. ○ 스타 연출가가 연출한 연극 작품 강세 연극 공연에선 스타 연출가들의 작품이 강세를 보였다. 20, 30대 추천작으로는 10일 개막하는 김동현 연출의 ‘맨 끝줄 소년’(25%)을 1위로 꼽았다. 이어 지난해 동아연극상 연출상 수상자인 김광보 연출의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20%), 일본 연극계 거장 니나가와 유키오가 연출한 ‘해변의 카프카’(10%)를 추천했다. ‘맨 끝줄 소년’의 추천 이유에 대해 배삼식 극작가는 “늘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는 작가와 그러한 질문을 즐길 줄 아는 연출과 배우들이 작업한 작품”이라고 설명했고, 이현정 LG아트센터 기획팀장은 “근래 가장 주목받는 스페인의 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희곡으로 스페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막스상 수상작”이라고 말했다. 중장년층용 연극으로는 국립극단의 ‘시련’이 25%의 지지를 얻으며 1위로 꼽혔다. 아서 밀러 원작으로 박정희 연출이 감독을 맡고, 이순재 이호성 등이 출연한다. 김석만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아서 밀러의 정통 리얼리즘 연극을 중후한 배우들의 연기로 볼 수 있다”며 추천했다. 이병훈 연출가는 “현대 고전이 된 작품으로 극의 짜임새가 치밀해 극적 흥미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고선웅 연출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15%), 국립창극단의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15%), ‘해변의 카프카’(10%) 등을 중년층에게 추천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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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아하고 애절한 몸짓… 구름 위를 사뿐사뿐 걷는 듯

    우아하고 애절했다. 20세기 후반 최고의 드라마 발레로 꼽히는 ‘오네긴’을 은퇴작으로 선택한 강수진 국립발레단장(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의 판단은 탁월했다. 6일부터 3일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오네긴’ 공연에서 주인공 타티아나 역을 맡은 강수진은 뛰어난 기교와 원숙미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가늘고 긴 몸선을 가진 그의 움직임은 마치 구름 위를 사뿐사뿐 걷는 듯했고 우아함과 안정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큰 줄거리는 있지만 춤의 기교가 중시되는 고전발레와 달리 드라마 발레는 고전발레의 기본 틀을 유지하되 등장인물의 감정과 행동을 부각시킨다. 그 때문에 무용수의 감정 연기에 따라 관객이 느끼는 감동의 차이는 천차만별이다. 그런 측면에서 강수진은 타티아나의 감정을 선명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순수한 시골소녀 타티아나가 귀족 청년 오네긴에게 사랑을 느끼며 설레는 감정을 편지에 옮기는 1막, 타티아나가 자신의 생일파티에서 오네긴에게 거절당하는 2막, 그레민 공작의 부인이 된 타티아나가 뒤늦게 찾아와 사랑을 고백한 오네긴을 사랑하면서도 거부하는 3막 모두 강수진의 무르익은 연기에 관객들은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다. 강수진은 지난해 ‘나비부인’ 이후로 1년 4개월간 무대를 떠나 있었지만 춤은 녹슬지 않았다. 특히 오네긴의 백미라 불리는 1막 2장의 ‘거울의 파드되(2인무)’와 3막 2장의 ‘회한의 파드되’가 압권이었다. 거울을 보면 미래의 남편이 나타난다는 게임을 친구들과 하던 중 거울에서 오네긴의 모습을 발견한 타티아나가 오네긴의 환영과 함께 춤을 추는 ‘거울의 파드되’에서 강수진은 고난도의 회전 동작 등에 전혀 실수가 없었다. 오랜 방황 뒤 돌아온 오네긴으로부터 사랑 고백을 받지만 그를 밀쳐내는 ‘회한의 파드되’에선 절제미와 동시에 타티아나의 고통이 느껴졌다. 강수진은 그동안 “오늘 당장 발레를 그만둬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그만큼 후회 없어 보이는 그의 마지막 국내 공연을 본 관객들은 전석 기립박수를 보내며 그의 퇴장을 아쉬워했다. 첫날 공연에선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또 다른 수석 발레리나 강효정이 타티아나의 동생 ‘올가’ 역을 맡아 강수진과 함께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또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이 공연 5시간 전부터 극장에 나와 현장에서 판매되는 시야제한석 티켓을 구매하려고 줄을 서기도 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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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셰익스피어 ‘템페스트’로 풀어내는 韓日 ‘갈등과 화해’

    ‘가깝고도 먼 나라.’ 한국과 일본의 정서적 관계를 이보다 더 잘 묘사한 표현이 있을까.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 ‘템페스트’를 각색해 언제나 갈등과 화해 사이에서 관계를 저울질하는 두 국가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그린 작품이 있다. 극작가 겸 연출가 성기웅(41)이 극본을 쓰고, 동아연극상 사상 최초의 외국인 수상자인 다다 준노스케(多田淳之介·39)가 연출한 연극 ‘태풍기담’이다. 작품은 진정한 복수는 화해를 통해 이뤄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원작의 줄거리를 따르면서도 각 인물의 역할과 관계를 새롭게 해석했다. 원작은 동생 안토니오의 배신으로 딸 미란다와 함께 망망대해로 쫓겨난 프로스페로가 마법을 익혀 복수할 기회를 잡지만 복수 대신 화해와 용서를 보여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태풍기담의 중심인물은 자신의 나라를 잃은 뒤 남중국해의 어느 외딴섬에 피신해 딸 소은(전수지)과 살고 있는 조선의 황제 이태황(정동환)이다. 그는 매일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알 수 없는 비술을 연마한다. 그러던 중 유럽 순방 뒤 귀국길에 오른 일본 황제 일행이 태황의 비술로 생겨난 태풍으로 인해 섬으로 오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작품은 등장인물들의 지배와 피지배 관계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탐구한다. 상위의 큰 틀은 ‘일본-한국-남중국해 섬’의 지배 관계다. 하지만 여기에 속한 인간 군상들은 한쪽에서는 피지배자이지만 다른 틀에서는 다른 이를 억압하고 있다. 일본을 피해 섬으로 피신 온 이태황도 외딴섬에서는 원주민들을 비술로 죽이고 유일한 생존자 ‘얀 꿀리’(마두영)를 하인으로 삼아 군림한다. 얀 꿀리는 조난당한 일본인 요리사와 한국 요리사를 하인으로 두고 리더를 자처한다. 결국 물고 물리는 이들의 관계는 갈등으로 치달은 끝에 화해를 맞는다. 결정적으로 이 작품에 몰입하기는 쉽지 않다. 극 후반부로 갈수록 논리적인 전개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극장 문을 열고 나서는 관객들 사이에서 “그래서 결말이 뭔가”라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렸다. 8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전석 3만 원. 02-758-2150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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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한 연극배우를 ‘1000만 배우’로 키운 대학로 ‘별들의 고향’

    《 명계남, 문성근, 강신일, 고(故) 박광정, 유오성, 송강호, 이성민, 문소리, 전혜진 등 연기파 배우들이 영화판에서 인정받기 전 서울 대학로에서 살다시피 활동한 극단이 있다. ‘차원 이동 무대선(船)’의 준말인 ‘차이무’ 극단이다. 스타가 된 이들은 연기의 고향이라는 ‘차이무’를 잊지 못해 종종 대학로를 찾는다. ‘1000만 배우 송강호가 대학로에 등장한 날은 차이무의 공연 뒤풀이가 있는 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스타의 산실인 극단 ‘차이무’가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았다. 20년간 차이무가 장수한 힘과 뒷얘기 등을 들어봤다. 》○ 극단 차이무의 동력 ‘배우’ 창립 멤버인 이상우 예술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에 따르면 차이무는 얼결에 만들어졌다. 이 감독은 당시 조그마한 오피스텔에 개인 사무실을 갖고 있었다. 당시 가난한 연극배우여서 갈 데도 없고 밥 먹을 데도 없던 송강호 류태호 유오성은 만날 이 감독 사무실에 와 살았다. 이 감독은 “1995년 7월 8일 북한강가 어느 막걸리 집에서 술판을 벌였는데 ‘우리끼리 연극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순식간에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설립 자금은 이 감독과 문성근이 각각 1000만 원씩 냈다. 이 돈으로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소극장 무대에 올려진 첫 작품은 송강호 류태호 문성근 주연의 연극 ‘플레이 랜드’. 이 감독은 “쫄딱 망했다”며 웃었다. 차이무는 단원 오디션을 하지 않았다. ‘배우 중심의 연극을 만든다’는 소문이 나자 대학로 배우들이 하나둘씩 제 발로 들어왔다. 영화감독 여균동도 차이무의 단원이었다. 이 감독은 “차이무에는 배우들 의견이 반영된 공연 대본이 따로 있다. 배우들은 극단을 개개인의 창작집단으로 여긴다”며 “공연 시작 전 무대 뒤에서 배우들이 외치는 구호가 20년째 ‘놀자 놀자 놀자’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차이무 출신 배우들의 소속감은 강하다. 2010년 차이무는 대학로 아트원시어터3관을 2년간 임차해 ‘차이무 극장’으로 운영했다. 비용은 강신일 송강호 문소리 등 극단 출신 배우들이 우유업체 치즈 광고로 번 돈(3억 원)을 기부받아 충당했다. 차이무의 수입 분배 구조도 독특하다. 차이무 민복기 대표는 “주·조연에 상관없이 수익금을 인원수대로 나눌 때도 있다”며 “간혹 선배들은 교통비만 받고 후배들이 더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유머를 잃지 않는 사회풍자 연극 차이무의 대표작은 ‘비언소’ ‘늘근 도둑 이야기’ ‘거기’ ‘양덕원 이야기’ 등이다. 차이무는 ‘재기 발랄한 풍자극’으로 유명하다. 평론가 출신인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차이무는 시대 상황 표현과 희극적 연극미를 잘 결합시켰다”고 평가했다. 특히 1990년대 대학로 연극 흥행 신화로 꼽히는 연극 ‘비언소’는 네 칸짜리 화장실을 배경으로 27∼30개 에피소드가 펼쳐지는 사회풍자극으로 재공연 때마다 당시 사회상을 담아 ‘살아 있는 연극’이란 호평을 받았다. 2003년 이 감독에 이어 단원 출신 민복기가 대표직을 이어받은 뒤 따뜻한 휴먼드라마 작품도 다수 제작했다. 차이무가 창단 20주년을 맞아 이 감독의 ‘꼬리솜 이야기’(6∼29일)와 민 대표의 ‘원 파인 데이’(12월 4일∼내년 1월 3일) 등 신작 2편과 대표작 ‘양덕원 이야기’(내년 1월 8∼31일)를 차례로 대학로예술마당 2관에 올린다. ‘꼬리솜 이야기’는 700년 전 가상의 나라 ‘꼬리솜’이 배경인 역사물이고, ‘원 파인 데이’는 동네 개에게 물린 아주머니의 기막힌 하루를 그린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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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레리나 강수진… ‘오네긴’과 함께 아쉬운 고별무대

    “오네긴은 제가 수십 년 동안 사랑한, 제 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작품입니다. 발레리나로서 이만한 은퇴 작품은 없을 것 같습니다.”(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이 은퇴 전 마지막 국내 무대를 갖는다. 다음 달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르는 ‘오네긴’을 통해서다. ‘오네긴’은 드라마틱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카멜리아 레이디’와 함께 강 단장의 대표 레퍼토리로 꼽힌다. 강 단장의 공식 은퇴 무대는 내년 7월 22일 슈투트가르트 오페라 극장에서 열리는 오네긴 공연으로, 이를 끝으로 무대를 떠날 예정이다. 2016년은 강 단장이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한 지 30년 되는 해이다. 강 단장이 국내 무대에서 오네긴을 공연하는 건 11년 만이다. 2004년 강 단장은 슈투트가르트 발레단과 오네긴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고 이번에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과 함께한다. 당시 타티아나 역의 강 단장은 3막 2장 마지막 장면에서 오네긴의 구애를 뿌리친 뒤 실제로 오열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커튼콜에서도 울음을 멈추지 못하던 강 단장의 모습은 발레 팬들에게 오랜 시간 회자돼 왔다. 이번 공연에서 강 단장의 파트너로 오네긴 역을 맡은 발레리노는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제이슨 레일리다. 러시아의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발레 ‘오네긴’은 글자 대신 무용수의 몸짓으로 귀족 청년 오네긴과 순진한 여인 타티아나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5만∼28만 원. 1577-5266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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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위 없는 전문가”… 마침내 세상이 ‘덕후’를 존중하다

    방에 틀어박혀 취미에만 골몰하다 뚱뚱해진 몸, 거북이처럼 굽은 등, 안경 끼고 핏기 없는 허연 얼굴…. 과거에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하던 ‘오덕후’의 모습이다. 2010년 초 tvN ‘화성인 바이러스’를 통해 방송에 처음 소개된 덕후의 모습이 그랬다.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덕후 이진규 씨가 나와 캐릭터 베개와 데이트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의 별난 모습과 취미에 진행자 이경규는 “만화 속 캐릭터를 진짜 여자친구라고 생각하냐?”고 질문했고 이 씨는 “(캐릭터를 보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흥분된다”고 답했다. 방송 후 온라인에서 누리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오덕후의 두 배’라는 뜻으로 ‘십덕후’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변태’가 아닌 능력자 하지만 요즘 덕후는 ‘화성인…’ 속 덕후와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된 MBC ‘능력자들’은 다양한 덕후들을 ‘능력자’로 소개했다. 오드리 헵번 덕후로 출연한 바리스타 임정도 씨는 피규어 제작 기술을 공부해 직접 제작한 오드리 헵번 피규어를 선보였다. 방송에 출연한 헵번의 가족들은 “그동안 본 피규어 중 최고”라고 칭찬했다. 치킨 덕후로 나온 대학생 서보근 씨는 한 치킨업체 메뉴 개발 전문가와의 치킨 감별 대결에서 승리했다. ‘능력자들’은 정규편성이 확정돼 30일 녹화를 진행한다. 덕후를 특정 분야의 고수로 소개하고 ‘덕질’을 권장하는 프로도 있다. XTM ‘겟 잇 기어’에는 건담 플라모델, 스쿠터 등 각 분야의 덕후가 ‘장비 고수’로 출연한다. 이들은 전문 지식과 수집 물품을 자랑하며 그들의 세계에 입문하기 위한 장비나 방법도 소개해준다. 덕후임을 숨기던 과거와는 달리 ‘덕질’ 이력을 공개해 이미지를 바꾸기도 한다. 데뷔 18년차 배우 심형탁(37)은 지난해 8월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덕후라고 공개한 뒤 독특한 개성을 인정받으면서 각종 예능프로에 출연하게 됐다. 지난달 개봉한 극장판 ‘도라에몽’의 한국어 더빙에 참여했고 최근 MBC ‘무한도전’에는 ‘뇌순남’(뇌가 순수한 남자)으로 출연했다. ‘능력자들’을 연출한 이지선 PD는 “‘오타쿠’나 ‘덕후’로 부르면 비하하는 것으로 여기던 과거와 달리 자신만의 ‘덕질’로 사회적 인정을 받거나, 덕질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세상 밖으로 나온 덕후들 ‘덕후’의 원조인 오타쿠도 원래 일본에서 비하의 의미로 사용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오타쿠 경제’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트렌드를 이끄는 전문가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이 같은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혼자만의 취미생활에 머무는 대신 ‘덕질’의 결과를 공유하고 상품 개발에 참여하는 등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치킨 동아리 ‘피닉스’는 회원 30여 명이 일주일에 한두 번 모여 치킨을 분석한다. 이들은 치킨 브랜드의 새 메뉴 개발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한 치킨 브랜드의 신메뉴 품평회에서는 “뿌려 먹는 소스가 특징인 치킨에 뼈는 사족”이라며 순살 옵션을 제안해 히트상품으로 만들었다. 공연계 덕후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연극 뮤지컬 갤러리(연뮤갤)’는 공연 제작사의 주요 모니터링 매체로 자리 잡았다. 공연 티저 영상이나 포스터, 출연진 공개 때마다 연뮤갤에 올라오는 의견을 가장 먼저 확인한다. 공연 관계자는 “연뮤갤이 적은 인원이지만 공연을 자주 보는 ‘큰손’으로 구성돼 공연 흥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라고 말했다. 뮤지컬 덕후인 ‘뮤덕’들에게 누적 관람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티켓 가격을 할인해 주는 마케팅은 일반화된 지 오래다.○ 덕후들이 ‘변신’한 이유는 유통업계는 덕후의 주요 아이템으로 꼽히는 키덜트 장난감이 지난해 5000억 원대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8372억 엔(약 7조8000억 원·2013년 기준)인 일본 오타쿠 시장 규모에 비해서는 작지만 성장률은 가파르다. 덕후들의 변화는 다원화된 사회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 행복과 가치판단 기준이 다양해진 것이다. 배영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부와 명예를 성공의 기준으로 여긴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고 만족을 느끼는 일에 보다 많은 가치를 부여한다”며 “피규어 수집 등 나이와 걸맞지 않다고 여긴 취미도 자기가 좋아한다면 존중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도 형성됐다”고 말했다. 전북대 사회학과 설동훈 교수는 “과거에는 제도를 통해 전문가로 인정받았다면 최근에는 전문가로 되는 길이 많아지고 있다”며 “한 분야에 깊게 빠져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가진 덕후도 학위만 없을 뿐 충분히 존중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김배중 wanted@donga.com·이새샘 ·김정은 기자}

    •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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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년 전 실험적 작품, 지금은 낯익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예술극장이 2015∼2016시즌 프로그램 개막작으로 로버트 윌슨 연출의 ‘해변의 아인슈타인’을 23∼25일 공연했다. ‘해변의 아인슈타인’은 1976년 초연 당시 파격적 작품으로 평가받았고 지금은 20세기 공연사의 고전으로 통한다. 스토리 중심인 기존의 오페라, 연극과 달리 특별한 스토리 없이 3가지 테마(기차, 법정, 야외-우주선)의 에피소드와 음악이 변주되며 반복되는 구조다. 노래 가사도 숫자로 이뤄졌거나 배우들의 독백도 대부분 도돌이표처럼 반복한다. 러닝타임은 4시간 40분. 이 작품은 1980년대 공연을 끝냈다가 2012년 리바이벌돼 세계 투어에 나섰고 이번 광주 공연을 끝으로 영구 폐기된다. 아시아예술극장은 이번 작품에 20억 원을 들일 정도로 공을 쏟았다. 20억 원은 2013년부터 2015∼2016시즌까지 3년간 이 극장의 운영비와 제작비로 책정된 예산 80억 원의 25%에 달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폐기 직전 작품에 20억 원이나 들인 것은 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개막작을 40년 전 서양 작품으로 올린 것은 아시아의 동시대 예술작품을 선보인다는 아시아예술극장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도 나왔다. ‘해변의 아인슈타인’이 40년 전에는 실험적 작품이었으나 현재의 시각에선 낯익은 작품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실험적 작품 위주로 올린다는 극장의 방침을 감안하더라도 최근의 흐름을 담은 작품이 개막작으로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관객에 대한 배려가 소홀한 점도 눈에 띄었다. 극중 영어 대사 분량이 상당했지만 자막은 제공되지 않았다. 아시아예술극장 측은 “이미지극이기 때문에 대사는 의미가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영어 대사가 적힌 A4 용지 6장 분량의 인쇄물을 배포했다. 하지만 어두운 공연장에서 이를 보기는 힘들었다. 본보가 개관 전 지적한 극장 구조의 문제점(본보 7월 29일자 A1·8면)에 대한 우려도 또 한번 불거졌다. 본보는 당시 뒤쪽 벽면이 개폐식 유리로 돼 있어 외부 환경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술극장 측은 이번 공연을 위해 연출가인 윌슨이 요구한 내부 온도(섭씨 22도)에 맞췄다고 했지만 일부 관객들은 외풍이 불어 춥다며 공연 도중 밖으로 나와 하우스매니저에게 항의했다. 일반 극장에선 객석 내 온도가 거의 일정하지만 아시아예술극장은 유리벽 때문에 외풍이 불어 좌석에 따라 온도차가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예술극장 관계자는 “8월 말 유리벽에 방열재를 부착하는 보완작업을 완료했다”며 “23일 일부 관객의 항의로 극장 온도를 24도까지 올렸지만 아시아예술극장이 철골 구조로 지어졌기 때문에 시멘트로 지은 공연장들과 달리 체감온도가 높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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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을 기다렸다, ‘백색 발레’의 백미!

    발레 팬이라면 10월 마지막 주에 놓쳐선 안 될 공연이 있다. 유니버설발레단(UBC)이 5년 만에 선보이는 발레 ‘라 바야데르’다. ‘백조의 호수’ ‘지젤’과 함께 3대 백색 발레로 꼽히고, 전막 클래식 발레 가운데 최대 인원이 출연하는 ‘라 바야데르’의 특징을 분석해봤다.○ 백미는 32인의 군무 인도의 힌두 사원을 배경으로 무희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 승려 브라민, 공주 감자티의 사각 관계를 다룬 라 바야데르는 화려한 안무로 유명하다. 주역들의 춤뿐 아니라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줄거리와 상관없이 볼거리로 제공되는 여흥 춤) 또한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안무의 백미는 3막에 등장하는 발레리나 32명의 군무 ‘망령들의 왕국’이다. 푸른 조명 아래 튀튀를 입고 스카프를 두른 망령들이 한 명씩 줄지어 세 걸음 걷고 아라베스크(한 발로 서서 다른 발을 뒤로 뻗는 동작)를 반복하며 경사진 언덕을 내려와 무대로 정렬한다. 이 군무는 백조의 호수의 호숫가 군무, 지젤의 죽은 처녀(윌리)들의 군무와 함께 3대 발레 블랑(ballet blanc·하얀 발레)으로 꼽힌다. UBC 유병헌 예술감독은 “맨 처음에 등장하는 무용수는 아라베스크를 38번이나 반복한다”고 설명했다. 맨 앞에 선 무용수는 뒤따라오는 무용수 31명의 기준점이 된다. 그래서 기량이 출중하고 키가 큰 무용수를 배치한다. 유 감독은 “이번에 180cm 장신의 이가영 발레리나가 망령들의 왕국 군무의 맨 앞에 선다”며 “아라베스크 동작이 끝나면 8명씩 4줄을 이루는데 맨 앞줄의 8명은 모두 170cm 이상의 무용수”라고 말했다. 이어 유 감독은 “아라베스크 동작이 예쁘게 나오려면 두 다리의 각도를 120도로 벌려야 한다”며 “무용수에게 상당한 체력을 요구하는 안무”라고 전했다.○ 대규모 인원 및 무대 세트…화려한 의상도 눈길 라 바야데르는 발레계의 ‘블록버스터’로 손꼽힐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한다. 무대에 오르는 인원수가 남다르다. 백조의 호수, 지젤 등 대개 전막 클래식 발레에서 70여 명이 무대에 오르는데 라 바야데르는 150명이 출연한다. 무대 의상은 400여 벌, 연습 기간과 총 7번의 공연 동안 발레리나가 신는 토슈즈의 수는 무려 700켤레에 이른다. 의상을 담당하는 정연주 씨는 “400여 벌의 의상 중 감자티의 의상은 화려함의 정점을 찍는다”며 “감자티의 의상에는 수작업으로 스와로브스키 제품 1000여 개를 달았다”고 말했다. 망령들의 왕국 군무 때 입는 의상도 백조의 호수, 지젤의 군무 의상과 차이가 있다. 정연주 씨는 “백조의 호수나 지젤은 튀튀의 치마가 약간 위로 올라가 있는데, 라 바야데르의 튀튀는 치마가 좀 더 길고 아래로 처져 있다”며 “그래서 좀 더 정적인 분위기가 감돈다”고 말했다. 2막 1장에 등장하는 코끼리도 주요 볼거리다. 높이 2m, 코 길이 1m, 무게 200kg의 코끼리는 알루미늄 골격에 고무로 뒤덮여 있다. 몸통 안에는 5명의 스태프가 들어가 머리와 귀, 코 등의 움직임을 연출한다. 2막 ‘솔로르-감자티’ 결혼식 장면에선 온몸에 금가루를 두른 황금 신상이 등장해 2분간 고난도의 안무를 선보인다. 황금 신상 역의 무용수는 2분 출연을 위해 1시간 동안 전신에 골드메탈 파우더와 오일을 번갈아 칠하는 특수 메이크업을 받는다.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만∼12만 원. 070-7124-1737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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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주 통해 배우-관객과 감정 교류, 피아니스트로서 행복한 공연”

    지난해 뮤지컬 배우들이 연출과 출연 등을 맡아 화제가 된 도니체티의 오페라 ‘리타’가 다시 돌아왔다. 이 작품은 대개 이탈리아어로 부르는 정통 오페라와 달리 한국어로 가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 공연족 사이에서는 ‘오페라 입문용’으로 불렸다. 4회 공연이 전석 매진되기도 했다. 출연 배우가 단 4명으로 피아노 두 대가 음악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다음 달 10일 서울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무대에 오르는 리타의 음악은 ‘훈남’ 피아니스트 이범재(28)와 곽혜근(27)이 맡았다. 이들은 선화예고 1년 선후배로, 이번 공연에서 피아니스트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무대 위 숨은 ‘또 하나의 배우’로도 활약한다. 최근 충무아트홀에서 만난 이들은 클래식 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상당했다. 리타 초연 때도 연주자로 참여한 곽혜근은 “리타뿐만 아니라 뮤지컬 ‘쓰릴미’에서도 피아노 반주자로 참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리타처럼 피아노 연주만으로 모든 넘버 음악을 구성한 ‘쓰릴미’는 배우뿐만 아니라 피아니스트에 대한 팬덤이 생겨난 작품이다. 그는 “리타는 피아노 연주를 통해 배우와 호흡하고 관객과 감정을 주고받으면서 무대 흐름을 이끄는 작품”이라며 “피아니스트 입장에선 행복한 공연”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4월 피아노 정규 앨범 ‘언리터너블’을 발매했던 이범재는 올 초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음악조감독으로도 활약했다. 그는 “클래식과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작업했지만 리타는 소규모 오페라라는 점에서 매우 신선하다”고 했다. 오케스트라 음악은 아니지만 피아노 선율 안에서 여러 악기의 음색이 표현될 수 있도록 연주하는 것이 이번 무대의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피아노 선율은 다른 악기들에 비해 배우들의 목소리를 더욱 독보이게 하는 매력이 있어요. 리타 공연을 찾은 관객들은 그 어떤 공연보다 배우의 노래와 음악에 집중할 수 있을 겁니다.” 공연은 11월 10∼15일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4만∼6만 원. 02-2230-6601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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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시차 좁아졌지만 나라별로 여전히 다른 독특한 공연문화

    뮤지컬의 본고장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와 한국의 공연 시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토니상 6관왕을 차지했던 뮤지컬 ‘킹키부츠’는 브로드웨이에 이어 라이선스 버전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한국 무대에 올랐다. 공연 시차는 줄어들었지만 공연 문화는 아직도 다른 점이 적지 않다. 한국 뮤지컬계만 있거나 반대로 외국에만 있는 것을 비교해 정리했다.○ 한국에만 있는 것 국내 뮤지컬 제작사들은 첫 공연이 올려지기 대략 6주∼두 달 전 티켓 오픈을 하며 개막부터 폐막까지 전체 공연의 배우 캐스팅 스케줄을 주요 배역별로 공개한다. 스타 마케팅으로 인해 한 배역을 여러 명의 배우가 맡는 멀티캐스팅이 보편화하면서 배우 스케줄 발표는 관행이 됐다. 반면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선 주역이 바뀌지 않는 ‘원 캐스트’ 캐스팅이 이뤄져 배역 발표가 무의미하다. 주연 배우의 컨디션이 안 좋은 경우 ‘얼터’ 배우가 대신 무대에 오르기도 하지만 대개 당일 아침에 극장 내 게시판에 공지된다. 갑작스러운 캐스팅 변경이 이뤄져도 관객의 항의는 거의 없는 편이다. 조용신 뮤지컬 평론가는 “한국의 경우 관객이 티켓을 구매할 때 어떤 배우냐가 중요한 기준이 되지만 외국에서는 배우보다는 어떤 프로덕션(제작사)의 작품이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고가 좌석… 한국은 1층, 외국은 2층 국내에서 가장 비싼 VIP석은 대개 극장 1층 좌석 중앙 구역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1층 좌석은 VIP석 대부분과 바로 아래 등급인 R석 일부로 채워진다. 반면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의 VIP석은 2층 맨 앞줄 중앙 좌석이다. 무대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 덕택이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교수(순천향대 신문방송학)는 “외국은 1층이라고 해도 사이드 좌석은 시야제한석으로 분류돼 가장 싼 가격에 팔린다”며 “외국의 경우 무대와의 거리보다는 한눈에 무대 전체를 감상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게 고려된다”고 말했다. 로터리 티켓(lottery ticket)은 국내에는 없지만 외국에서는 일반화돼 있다. 공연 시작 대략 2시간 전 매표소 앞에서 추첨을 통해 잔여석 또는 일부 남겨놓은 좌석에 한해 50% 이상 할인해주는 티켓이다. 인기 뮤지컬의 경우 가장 비싼 티켓이 200달러 안팎이지만 로터리 티켓은 30∼40달러에 살 수도 있다. ○ 커튼콜 사진 촬영은 한국만 허용… 외국은 맥주 마시며 관람 공연이 끝나면 출연 배우 전원이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5분 남짓한 커튼콜이다. 국내에선 관객에게 사진 촬영이 허락되는 유일한 시간으로 ‘팬서비스’ 차원이다. 반면 외국 공연장에선 커튼콜 때도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된다. 엄격한 저작권 때문이다. 그래서 외국 공연장에선 공연 뒤 극장 밖을 나서는 배우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들고 출입문 앞에서 대기하는 관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외국에서는 가능하지만 국내에선 허용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극장 안에서 맥주나 간단한 스낵, 음료 등을 마시는 것이다. 조용신 평론가는 “외국은 대부분의 공연장이 과거 극장식당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아 1층 객석 뒤편에 맥주나 와인 등을 파는 간이 바(bar)가 마련된 곳이 많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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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IP석이 2층에? 뮤지컬 본고장과 한국 공연문화 차이는…

    뮤지컬의 본고장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와 한국의 공연 시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토니상 6관왕을 차지했던 뮤지컬 ‘킹키부츠’는 브로드웨이에 이어 라이선스 버전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한국 무대에 올랐다. 공연 시차는 좁아졌지만 공연 문화는 아직도 다른 점이 적지 않다. 한국 뮤지컬계만 있거나 반대로 외국에만 있는 것을 비교해 정리했다. ● 한국에만 있는 것 국내 뮤지컬 제작사들은 첫 공연이 올려지기 대략 6주~2달 전 티켓 오픈을 하며 개막부터 폐막까지의 전체 공연의 배우 캐스팅 스케줄을 주요 배역별로 공개한다. 스타 마케팅으로 인해 한 배역을 여러 명의 배우가 맡는 멀티캐스팅이 보편화되면서 배우 스케줄 발표는 관행이 됐다. 반면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선 주역이 바뀌지 않는 ‘원 캐스트’ 캐스팅이 이뤄져 배역 발표가 무의미하다. 주연 배우의 컨디션이 안 좋은 경우 ‘얼터’ 배우가 대신 무대에 오르기도 하지만 대개 당일 아침에 극장 내 게시판에 공지된다. 갑작스런 캐스팅 변경이 이뤄져도 관객의 항의는 거의 없는 편이다. 조용신 뮤지컬 평론가는 “한국의 경우 관객이 티켓을 구매할 때 어떤 배우냐가 중요한 기준이지만 외국에서는 배우보다는 어떤 프로덕션(제작사)의 작품이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고가 좌석…한국은 1층, 외국은 2층 국내에서 가장 비싼 VIP석은 대개 극장 1층 좌석 중앙 구역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1층 좌석은 VIP석 대부분과 바로 아래 등급인 R석 일부로 채워진다. 반면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의 VIP석은 2층 맨 앞줄 중앙 좌석이다. 무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교수(순천향대 신문방송학)는 “외국은 1층이라고 해도 사이드 좌석은 시야제한석으로 분류돼 가장 싼 가격에 팔린다”며 “외국의 경우 무대와의 거리보다는 한눈에 무대 전체를 감상할 수 있냐가 중요하게 고려된다”고 말했다. 로터리 티켓(lottery ticket)은 국내에는 없지만 외국에서는 일반화돼 있다. 공연 시작 대략 2시간 전 매표소 앞에서 추첨을 통해 잔여석 또는 일부 남겨놓은 좌석에 한해 50% 이상 할인해 주는 티켓이다. 인기 뮤지컬의 경우 가장 비싼 티켓이 200달러 안팎이지만 로터리 티켓은 30~40달러에 살 수도 있다. ●커튼콜 사진 촬영은 한국만 허용…외국은 맥주 마시며 관람 공연이 끝나면 출연배우 전원이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5분 남짓한 커튼콜이다. 국내에서 관객에게 사진 촬영이 허락되는 유일한 시간으로 ‘팬서비스’ 차원이다. 반면 외국 공연장에선 커튼콜 때도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된다. 엄격한 저작권 때문이다. 그래서 외국 공연장에선 공연 뒤 극장 밖을 나서는 배우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들고 출입문 앞에서 대기하는 관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외국에서는 가능하지만 국내에선 허용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극장 안에서 간단한 스낵이나 맥주, 음료 등을 먹고 마시는 것이다. 조용신 평론가는 “외국은 대부분의 공연장이 과거 극장식당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아 1층 객석 뒤편에 맥주나 와인 등을 파는 간이 바(Bar)가 마련된 곳이 많다”고 말했다.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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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깐, 비싼 돈 주고 공연만 보고 가실겁니까

    《 지난 주말 국립무용단의 ‘회오리’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7세 아들과 국립극장을 찾은 주부 최서연 씨(38)는 뜻밖의 경험을 했다. 공연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이 배가 아프다며 칭얼거리기 시작한 것. 최 씨는 주위 관객에게 폐가 되는 것 같아 공연 관람을 포기하고 나왔다. 그런데 극장의 하우스매니저가 2평 남짓한 ‘모자 동반실’을 친절히 안내해줘 그곳에서 끝까지 관람할 수 있었다. 최 씨는 “일반 객석 뒤편에 유리벽으로 격리돼 소음이 새나가지 않는 관람 공간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공연장이 관람객 위주로 점점 ‘진화’하고 있다. 서울 도심의 주요 공연장들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경쟁하듯 내놓고 있다. 아는 만큼 즐기는 법. 극장별로 100% 활용법을 모아봤다.》 뮤지컬 전용극장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는 무료 만화방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카드홀 앞 전시 공간 네모(NEMO) 1층 내에 허영만 화백의 만화책 280권과 일반 만화책 1만 권을 비치했다. 관객들은 공연 전후로 마음껏 만화책을 무료로 읽을 수 있다. 카페 같은 공간에 해먹과 의자 등이 마련돼 있어 휴식 공간으로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블루스퀘어는 카오스재단과 함께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반 3층 이벤트홀에서 ‘빛’을 주제로 한 무료 과학 강연을 열고 있다. 11월 25일까지 10회에 걸쳐 진행되며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윤성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최철희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등 10명의 전문가가 강사로 나선다. 참여를 원할 경우 카오스재단 홈페이지(www.ikaos.org)나 전화(02-6004-8109)로 신청하면 된다. 회당 300명 선착순이다. 뮤지컬 마니아라면 블루스퀘어의 무료 뮤지컬 DVD 상영회를 추천한다. 사전 신청을 통해 50명 내외의 관객을 받고 있는데,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뮤지컬이나 인기 뮤지컬의 스페셜 버전 등을 정기적으로 상영한다. 학구파 공연족이라면 국립극장을 적극 활용하자. 국립극장은 공연예술자료실 2개를 운영하고 있다. 공연예술박물관 1층에 위치한 공연예술자료실Ⅰ은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공연예술 영상, 음향, 대본, 포스터, 프로그램 등 17만여 점이 비치돼 있다. 국립극장 전속 단체들의 공연 자료와 공연 관련 서적을 열람하고 싶다면 해오름극장 4층에 있는 공연예술자료실Ⅱ를 찾으면 된다. 두 자료실 모두 자료 대출은 안 되고 열람과 복사는 가능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뚜벅이 공연족이라면 국립극장의 무료 셔틀버스가 유용하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국립극장까지 약 500m 구간을 공연 1시간 전부터 40분간 10분 간격으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국립극장 관계자는 “40인승 대형버스 3대와 장애인 전용 11인승 소형 버스가 번갈아가며 관객을 실어 나른다. 특히 장애인 전용 버스는 사전 전화 예약 시 공연 직전까지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02-2280-4114∼6 어린 자녀 때문에 공연 관람을 주저하는 주부를 위해 공연장 내 어린이 놀이방을 둔 곳도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공연을 보러온 관객의 자녀(만 3세 이상∼미취학 어린이)를 돌봐주는 키즈라운지를 오페라하우스 2층에 운영하고 있다. 전담 교사가 배치돼 있으며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공연 종료 시까지 운영된다. 키즈라운지 내에는 수유실과 기저귀 교환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다. 국립극장과 충무아트홀도 전담 교사가 상주하는 어린이 놀이방을 극장 내에 운영하고 있다. 충무아트홀 1층 로비 한편에는 ‘충무아트홀 갤러리’가 있다. 연간 전시의 60% 정도가 무료여서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호응이 높다. 현재 서울 중구 소재 중앙시장을 배경으로 한 사진전이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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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티켓 1+1’ 사업… 재주는 제작사가, 돈은 인터파크가?

    3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공연 티켓 1+1’ 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인터파크? 침체된 공연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8월부터 이 사업을 실시 중이다. 7만 원 이하 공연 티켓에 한해 한 장을 사면 한 장을 무료로 더 주는 정책으로 문화 저변을 넓히려는 문화융성 핵심 사업 중 하나다. 하지만 뮤지컬과 연극을 제작하는 공연 기획사 대표 A 씨는 “공연 제작자들 사이에선 1+1 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공연 제작사가 아닌 인터파크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고 말했다. 이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인터파크가 이 사업의 독점 예매처로 선정되면서 300억 예산이 모두 소진될 경우 ‘+1’에 해당하는 공짜 티켓과 관련한 운영대행료와 예매 수수료만으로 최대 20억 원대에 가까운 수입을 올린다고 추산했다. 반면 인터파크 측은 11억 원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인터파크는 제작사와 티켓을 구입하는 관객 양쪽으로부터 각각 운영 대행료와 예매 수수료를 받는다. 문제는 고객이 돈을 주고 사는 티켓뿐 아니라 1+1 정책에 따른 공짜 티켓도 대행료와 수수료를 가져가는 것. <표 참조>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공짜 티켓 수수료가 논란이 되자 인터파크는 “제작사로부터 떼는 운영 대행료를 낮추겠다”며 “8월까지 소급해 1만5000원 이하의 공연에 한해서 기존 900원에서 500원으로 운영 대행료를 낮추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연계에서는 이 역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연 제작사 대표 B 씨는 “1만5000원 이하의 공연이 전체 공연시장에서 얼마나 비중을 차지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고, 인터파크도 “10% 미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터파크의 한 관계자는 “1+1 사업을 운용하면서 시스템 구축과 인력 등에 20억 원의 비용이 들어갔다”며 “전국에 발권 시스템을 갖춘 인터파크 외에 다른 회사가 이 사업을 맡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 사업의 예매처 선정에는 인터파크 외에도 예스24 등 모두 5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 한 참여 업체 관계자는 “나머지 4개 업체 모두 전국 발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1+1 사업 이전에도 공연계에 비슷한 할인 방식이 있어 신규 시스템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업체는 독점 예매처로 선정되면 예상 수수료 수익 20억 원을 공연계에 환원하겠다는 제안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측은 “당시 파격적인 제안이 나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회원 수와 운영 능력 측면에서 인터파크가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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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어로 관객과 만날 수 있어 행복”

    ‘전 세계 44개국 319개 도시에서 22개 언어로 공연.’ ‘누적 관객 수 7000만 명 돌파.’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30년간 세운 기록들이다. 꾸준히 사랑받아온 ‘레미제라블’이 21일 국내 무대에 2년 만에 다시 오른다. 이번 무대에서 공연족의 관심을 가장 끄는 것은 장발장 역의 양준모(35)와 판틴 역의 신인 전나영(26)이다. 두 배우는 국내에 앞서 해외 무대에서 먼저 실력을 인정받았다. 양준모는 4월부터 5개월간 일본 공연 제작사 도호프로덕션의 레미제라블에서도 장발장 역을 꿰차 도쿄 데이코쿠 극장 무대에 섰다. 전나영은 2013년 영국 웨스트앤드 레미제라블에서 동양인 최초로 판틴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특히 전나영은 이번이 국내 첫 무대다. 서울 용산의 한 카페에서 5일 두 배우를 만났다. 양준모는 “일본어로 장발장 대사를 외우는 데 5개월이 걸린 반면 한국어 대사는 5시간 만에 외웠다”며 “일본에서 70회가량 장발장 역을 소화하면서 평생 이 캐릭터를 맡아도 여한이 없다 생각했는데 한국에서 다시 장발장 역을 맡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장발장을 ‘인생의 배역’으로 꼽았다. 그는 장발장 역을 맡기 위해 모험을 했다. 본래 바리톤인 음역대를 훈련을 통해 테너로 올린 것. “3년 전부터 장발장 역을 맡기 위해 음역대를 바꿨습니다. 대개 뮤지컬 작품 속 남성 캐릭터는 바리톤이어서 나름 모험이었지만 장발장이기에 음역대를 바꿀 만한 가치가 있었죠.” 뮤지컬 음악감독 맹성연과 결혼한 그는 최근 7년 만에 첫딸을 낳았다. 그가 한창 일본 ‘레미제라블’ 무대에 오를 당시 아내는 만삭이었다. “일본 공연이 끝나자마자 한국 공연 연습이 시작돼 아직 딸 출생신고도 못했습니다. 하하.” 네덜란드 태생 교포 3세인 전나영은 영국 ‘레미제라블’에 앞서 한국 ‘레미제라블’ 오디션에 먼저 도전했다. 그는 “2012년 한국에서 초연될 레미제라블의 오디션이 영국에서 열렸는데 코제트역에 응시했다가 떨어졌다”면서 “이후 영국에서 공연하는 레미제라블 오디션에선 에포닌 역으로 재도전했다가 덜컥 판틴에 캐스팅됐다”며 웃었다. “오디션 최종 단계에서 프로듀서인 캐머런 매킨토시가 제게 판틴의 넘버 ‘아이 드림드 어 드림’을 불러 보라고 했어요. 준비 없이 불렀는데 운 좋게 합격했죠.” 하지만 영국 언론은 동양인 최초 판틴인 그에게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판틴과 코제트는 모녀 관계인데 저는 동양인이고, 코제트 역의 배우는 백인이다 보니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 기사가 많았어요. 그럴수록 더 독하게 노력했죠.” 당시 3명의 연출자 중 한 명이었던 로런스 코너는 그런 전나영의 노력과 재능을 높게 평가했다. 2012년 한국 레미제라블 초연 연출을 맡았던 그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한국 제작사에 전나영을 소개했고, 전나영은 올해 1월 치열한 오디션 끝에 한국의 ‘판틴’이 됐다. 그는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판틴을 연기해서 기쁘다고 했다. “네 살 때 한국에서 건너온 영화 서편제 비디오테이프를 100번 이상 돌려 보며 처음으로 한국말과 노래를 익혔어요. 비록 네덜란드에서 나고 자랐지만 한국인의 피는 속일 수 없죠.” 서로가 평가한 장발장, 판틴의 모습은 어떨까. “지금껏 만난 총 5명의 판틴 연기자 중 가장 판틴에 가까운 여배우입니다.” “‘짐승남’에 가까울 정도의 날것의 장발장 연기를 구사하는 배우죠.” 21일부터 11월 15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 11월 28일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4만 원. 02-547-5694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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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혼에 잉태한 창작발레… 스무살 되었네요”

    국내 최초 민간 직업발레단인 ‘서울발레시어터(SBT)’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SBT는 이를 기념해 오는 22, 2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SBT의 대표 레퍼토리 작품을 갈라 형식으로 선보이는 ‘스페셜 갈라&비잉(BEING) 더 베스트’ 공연을 연다. 2일 국립극장에서 김인희 단장(52)과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56) 부부를 만났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인 이 부부는 “1994년 서울 광장동의 신혼집 아파트에서 국립발레단 후배 단원 6명과 발레 사진작가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언제까지 외국 것만 따라해야 할까. 우리도 우리가 만든 춤을 춰보자’며 의기투합해 3개월 만에 창단한 게 SBT”라고 말했다. 이들은 SBT를 운영하며 100여 개의 창작발레를 만들었다. 러시아 클래식 발레 중심이었던 국립발레단이나 유니버설발레단과 달리 SBT는 모던발레로 눈을 돌려 조지 발란신의 대작 ‘4개의 기질’의 국내 초연 무대를 열기도 했다. 김 단장은 1996년 대학로 학전 소극장에서 40회 공연한 ‘손수건을 준비하세요’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손수건…’은 지금까지도 국내 무용 공연 사상 최장기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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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중심 연극’ 진수 보여준 박정자의 관록

    영화가 감독의 예술이라면 연극은 흔히 배우의 예술이라고들 한다. 국립극단의 신작 ‘키 큰 세 여자’(연출 이병훈)는 이런 배우의 힘을 보여준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새로 내건 ‘배우 중심 연극’의 첫 번째 작품으로 관록의 두 여배우, 박정자(73)와 손숙(71)이 8년 만에 함께 무대에 서 화제를 모았다. 1막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만큼 맥락 없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92세 노파(박정자)와 그를 돌보는 52세 간병인(손숙), 노파의 재산을 관리하는 법률사무소의 26세 여직원(김수연) 등 ‘세 여자’가 등장한다. 이들의 대화에선 세대 차이가 느껴진다. 일관성 없이 자신의 인생사를 내뱉는 노파, 이를 못마땅해 하는 젊은 여직원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갈등 위주로 극은 진행된다. 개연성 없는 이야기 전개에 자칫 집중력을 잃으면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다. 2막은 상대적으로 전개도 빠르고 1막에 비해 이야기에 대한 집중이 쉽다. 1막에 등장한 각기 다른 세 여성이 2막에서는 한 명의 동일 인물이 된다. 노파의 과거와 현재 모습이다. 죽음을 목전에 둔 90대 노파가 50대와 20대 시절의 자신과 마주해 인생을 이야기한다. 누구나 과거를 회상하며 ‘아, 그때 더 현명하게 행동할 걸…’이라고 한탄하듯 말이다. 노파는 모든 것을 경험한 자로서 20대의 젊은 ‘나’와 50대 중년의 ‘나’의 질문에 답하며 지나온 생을 반추한다. 이 작품의 보석은 박정자다. 그는 이 작품에서 방금 한 말을 까먹고 애먼 사람에게 화를 내거나 심통을 부리면서도 관객에게 밉지 않게 다가가야 하는 90대 노파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아기처럼 주변의 보살핌을 받고 싶어서 앓는 소리를 하는 철없는 노파를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그가 연기하는 노파를 보며 관객은 ‘늙음’에 대해 곱씹어 보게 된다. 1막에서는 전체 대사의 90%가량을 도맡을 만큼 박정자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2막에서는 세 여배우의 비중이 엇비슷하지만 박정자 특유의 무게감 있는 목소리가 빛을 발하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커튼콜에선 그가 등장할 때 관객의 박수 소리가 유달리 컸다. 25일까지 명동예술극장. 2만∼5만 원. 1644-2003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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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양대 발레단 남녀 간판스타 김지영-엄재용, 토슈즈 벗고 현대무용 첫 ‘외출’

    국내 양대 발레단의 남녀 간판스타가 토슈즈를 벗고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 발레리나 김지영(37)과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리노 엄재용(36). 각자 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를 맡고 있는 두 사람이 짝을 이루는 첫 무대다. 9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정영두 안무가의 신작 ‘푸가’에서 클래식 발레가 아닌 현대무용을 통해 호흡을 맞춘다. ‘푸가’ 공연을 앞두고 마무리 연습을 하고 있는 두 무용수를 최근 만났다. 1997년 최연소로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두 달 만에 수석무용수가 된 김지영, 2000년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해 2002년 수석무용수로 승급한 엄재용은 갈라 공연 등을 통해 한 번쯤 함께 공연했을 것 같은 스타 무용수임에도 그동안 마주친 적이 없다고 했다. “평소 재용 씨랑 같이 커플로 무대에 서고 싶단 이야길 자주 했거든요. 현대무용을 통해 함께 작업하는 바람을 이뤘네요.”(김지영) 옆에서 듣고 있던 엄재용은 쑥스러워하면서도 “무용수들끼리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서로 합동 공연을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곧잘 한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공동 제작한 ‘푸가’는 바흐의 곡 ‘푸가의 기법’에 무용수의 몸짓을 덧입힌 현대무용이다. 푸가란 하나의 주제를 놓고 둘 이상의 가락이 지속적으로 모방·반복되면서 특정한 법칙이 만들어지는 악곡 방식. 김지영은 “사실 음악만 봤을 때는 약간의 구조 변화를 갖춘 단조로운 느낌이 있었는데 여기에 춤이 더해지니까 놀랍게도 화려해졌다”고 말했다. “마치 안무가 소금 같다고 할까요? 양념이 돼요. 바흐의 푸가라는 음식을 맛있게 해주는 MSG처럼 말이죠.” 현대무용이 처음이라는 엄재용은 “직업 생명이 짧은 무용수로서 30대 후반이 된 만큼 다양한 활로를 찾고 싶었는데 현대무용에 도전하게 돼 매일 새롭다”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현대무용을 계속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푸가’ 공연은 김지영, 엄재용뿐만 아니라 다른 무용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국립현대무용단 출신의 최용승, 도황주를 비롯해 정영두 안무가가 이끄는 두 댄스 씨어터의 간판인 김지혜, 하미라가 힘을 보탠다. 여기에 TV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9’ 출연 후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발레리노 윤전일도 가세한다. 무용수 7명이 총 10곡의 바흐의 푸가 음악을 몸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엄재용과 김지영은 “현대무용수와의 협업 과정에서 서로 지금껏 사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움직임을 주고받으며 많은 걸 얻어간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김지영과 엄재용은 각각 2분 50초 남짓한 분량의 솔로 무대를 비롯해 윤전일과 함께 3인무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출연 무용수 전원이 무대에 오르는 2번의 단체 무대에도 오른다. 다리 동작과 몸의 흐름이 발레 무용수들이 몸을 쓰는 방향과 반대로 구성된 현대무용이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지금도 적응 중이에요. 정영두 안무가가 제일 먼저 제 솔로 파트 안무를 완성하셨는데, 깍지를 낀 채 툭툭 걸어가는 안무를 보고 제가 ‘선생님, 이거 정신병자 솔로예요?’라고 질문할 정도로 낯설었어요. 하하.”(김지영) “제 솔로 파트에서 안무가가 준 콘셉트는 ‘프러포즈에 성공한 뒤 집에 돌아가는 느낌으로 춤을 춰라’였어요. 처음엔 낯설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는데 아내(황혜민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에게 청혼한 그날을 떠올리려고 노력했죠.”(엄재용) 발레가 아닌 현대무용에 도전한 서로의 춤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김지영은 “엄재용의 귀족적 마스크와 힘 있는 움직임, 모던한 현대무용의 조화가 상당하다”고 했고, 엄재용은 “지영 씨는 워낙 테크닉이 좋은 무용수라서 그런지 발레가 아닌 현대무용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가’ 공연은 9∼11일 LG아트센터, 23∼24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3만∼6만 원. 02-2005-0114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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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내일 뭐 입을까’ 고민하는 당신에게

    ‘옷이 날개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작년 가을에도 옷을 잔뜩 샀던 것 같은데, 막상 옷장을 열어 보면 입을 옷이 없다. 도대체 왜 그럴까. 저자 베티 할브레이치는 미국 뉴욕 5번가 고급 백화점에서 수십 년간 미국 명사들을 비롯한 상류층의 옷 쇼핑 및 스타일링을 책임진 유명 퍼스널 쇼퍼이고, 샐리 웨디카는 뷰티와 패션에 관한 칼럼을 써 왔다. 이들은 자신들의 감각과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패션 피플’이 되는 법을 책에 소개했다. 스타일링의 공식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왜 옷을 이렇게 입어야 하는지’ ‘왜 쇼핑은 이런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하며 패션의 기본기에 대해 조언한다. 기본기를 잘 갖추면 유행이 아무리 바뀌고 시간이 흘러도 개성 있고 세련된 옷차림을 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특히 깨알 같은 팁은 유용하다. ‘울 코트는 가장 중립적인 컬러(블랙, 카멜, 브라운, 회색, 네이비 등)를 선택하되 정장 위에 입을 걸 고려해 여유 있는 길이로 골라라’ ‘양털 코트는 7분 길이(무릎 바로 위까지 오는)가 가장 유용하다’ ‘블랙은 아이보리, 네이비와 어울리면 묘한 조화를 이루고, 노란색이나 연두색과 매치하면 강조 효과를 나타낸다’ 등 다양한 팁이 소개된다. 이외에도 속옷부터 외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옷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날씬해 보이는 코디법, 옷에 진 얼룩 지우기, 똑똑한 쇼핑법 등을 전한다. 다양한 코디네이션을 보여주는 일러스트레이션과 저자의 패션 피플 지인들이 알려주는 소소한 팁도 눈여겨볼 만하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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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거운 추석]‘입’이 즐거운 명절… ‘문화 나들이’로 눈도 마음도 즐겁게!

    기울었던 달이 가득 차 오르는 추석, 다채로운 공연을 통해 색다른 명절 나들이를 즐겨 보는 건 어떨까. 짧은 연휴지만 온 가족이 함께 볼 수작이 적지 않다. 게다가 할인해 주는 공연도 많아 가격 부담도 덜하다. 동화 속 판타지를 경험하고 싶다면, 뮤지컬 ‘신데렐라’가 제격이다. 누더기 옷을 입은 신데렐라가 요정의 마법에 의해 3초 만에 화려한 드레스로 갈아입는 장면, 호박이 화려한 마차로 변신하는 모습 등 볼거리가 상당하다. 동화 속 이야기가 무대에서 현실화되는 모습에 어른들은 잊혀진 동심을 되새기고, 아이들의 눈은 즐거워진다. 엄기준, 안시하 등 뮤지컬 배우를 비롯해 아이돌 출신인 산들, 켄, 서현진, 윤하, 백아연 등의 연기 도전도 볼만하다. 11월 8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5만∼14만 원(30일 공연까지 20% 할인). 02-764-7857∼9 힙합 뮤지컬 ‘인 더 하이츠’는 추석 명절을 맞아 통 큰 할인에 나선다. 26∼29일 공연은 원래 가격인 7만∼13만 원에서 40%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 ‘인 더 하이츠’는 미국 뉴욕 맨해튼 북서부에 있는 워싱턴 하이츠를 배경으로 라틴계 이민자들의 꿈을 그렸다. 강렬한 랩과 힙합 음악은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 정도로 경쾌하다. 힘이 느껴지는 군무 또한 흥을 더한다. 엑소(EXO) 첸, 인피니트 멤버 장동우와 김성규 등 아이돌 출신을 비롯해 연기자 양동근, 뮤지컬 배우 정원영 등 주연 배우들의 감각적인 ‘랩’은 극의 재미를 더한다. 미용실 주인으로 등장하는 다니엘라 역 최혁주의 감초 연기도 명품이다. 11월 22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1588-5212 뮤지컬계의 명불허전, 믿고 보는 작품 ‘맨 오브 라만차’는 온 가족이 함께 보기 좋다. ‘이룰 수 없는 꿈’(임파서블 드림) 넘버로 유명한 이 작품은 불가능하게 보이는 꿈에 우직하게 도전하는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담았다. 관객에게 익숙한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작가 세르반테스의 실제 삶과 병치해 극중극 형식으로 풀어낸다.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 조승우와 류정한이 돈키호테와 이상주의자 세르반테스의 1인 2역을 번갈아 맡는다. 11월 1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 6만∼14만 원(1∼30일 공연 예매 시 30% 할인), 1588-5212 3년 만에 재공연된 창작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도 26∼29일 공연을 대상으로 전 좌석 40% 할인에 나선다. ‘김종욱 찾기’로 유명한 장유정 연출과 장소영 음악감독 콤비의 대표작으로, 안동 종갓집이라는 한국적인 소재를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함께 풀어냈다. 11월 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4만∼9만 원(26∼29일 공연 전 좌석 40% 할인), 1544-1555 내년 2월 뉴질랜드 투어를 끝으로 막을 내리는 태양의 서커스 팀의 ‘퀴담’을 추석 명절에 즐겨 보는 건 어떨까. 이번 서울 투어 공연은 국내에서 ‘퀴담’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거대한 철제 바퀴를 활용한 ‘저먼 휠’부터 공중팽이 묘기인 ‘디아볼로’, 10여 명이 다양한 모양의 인간 피라미드를 쌓는 ‘뱅퀸’에 이르기까지 러닝타임 내내 11개의 곡예가 펼쳐진다. 11월 1일까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빅탑씨어터, 6만∼25만 원(25∼29일 공연 관람 시 10∼20% 할인), 02-541-6236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공연&전시추석 때는 가족과 함께 흥과 재미를 즐길 수 있어야 제 맛이다. 가족과 가보면 좋을 만한 국악 클래식 공연과 미술 전시를 소개한다. 국악 국립국악원은 26일 오후 8시, 27일 오후 4시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 특별 공연 ‘한가위 둥근달’을 무료로 개최한다. 이틀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추석달’ ‘방아타령’ ‘남도 들노래’ 등 풍요를 기원하는 민요를 부르고 길놀이와 소고춤도 선보인다. 또 줄타기와 판굿, 강강술래 등의 행사가 마련된다. 27일 공연에선 국내 거주 외국인 및 다문화가정, 새터민들이 참여하는 ‘아리랑 부르기’ 경연이 추가된다. 1등에게는 온누리상품권(50만 원)을, 참가자 전원에겐 오죽 단소를 준다. 02-580-3300클래식 이번 추석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와 보내자. 서울 서초동 흰물결아트센터에선 ‘마술피리’를 우리말로 공연한다. 노래를 한글 가사로 바꾸고 내용도 우리 현실 이야기로 바꿨다. 7월 공연이 전석 매진돼 마련한 앙코르 공연. 28일 오후 7시 반, 29일 오후 4시. 5만∼10만 원. 02-535-7034 26일 오후 7시 10분과 27일 오후 9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인 뜨락에선 ‘세종 판타지-마술피리’ 공연이 열린다. ‘마술피리’의 음악에 공중 퍼포먼스와 불꽃놀이 등이 어우러진 공연이다. 소프라노 박지은과 공중 퍼포머 하미희가 출연해 ‘마술피리’의 서곡, 밤의 여왕의 아리아 등과 함께 공중 묘기를 보여준다. 공연 마지막을 화려한 불꽃이 장식한다. 02-399-1114미술 전시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 과천, 덕수궁 전관을 연휴 내내 연다. 입장은 무료. 특히 서울관에서는 개관 후 처음으로 8개 전시실이 동시에 채워진 것을 기념해 ‘8개의 사랑’ 이벤트를 30일까지 실시한다. 각 전시실에 비치한 8개 스탬프를 모두 받은 관람객에게 날마다 선착순 800명까지 ‘사랑의 북마크’ 기념품을 증정한다. 27일 오후 4시 서울관 로비에서는 국악실내악그룹과 비보잉 팀이 참여하는 가족콘서트 ‘락樂&민yo!’가 열린다. 선착순 250명에게 종이 의자를 지급한다. ‘현대차시리즈 2015: 안규철’(서울관), ‘거장 이쾌대: 해방의 대서사’(덕수궁관),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 최종태’(과천관)전을 추천한다. ‘디지펀아트: 도시풍경’과 ‘동아시아 페미니즘 판타시아’전을 열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도 연휴 내내 무료로 개관한다. 대구시립미술관은 추석 당일만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도립미술관, 지역 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미술관은 당일 또는 연휴 내내 휴관하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손택균 sohn@donga.com·서정보 기자}

    • 201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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