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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검찰이 총리 부인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학교법인 모리토모(森友) 학원 스캔들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3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사카(大阪) 지검 특수부는 전날 모리토모 학원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이사장이 국가보조금을 부정 수급했다는 한 시민의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모리토모 학원이 국가보조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받았느냐는 의혹이 수사의 쟁점이다. 정부가 학원을 위해 개입했는지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이번 스캔들에 연루됐는지도 수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리토모 학원은 초등학교 신축공사 과정에서 2015년 목재를 주로 사용하는 건물에 교부되는 국가보조금을 신청했다. 국토교통성에 건설비 23억8400만 엔(약 239억 원)의 계약서를 제출해 보조금 5600만 엔(약 5억6000만 원)을 받았다. 그러나 오사카부 사립학교 심의회와 지역 내 공항운영회사에는 국토교통성에 낸 건설비보다 훨씬 적은 7억5600만 엔과 15억5520만 엔의 건설비 계약서를 냈다. 보조금을 더 받아내기 위해 건설비를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가고이케 이사장은 23일 국회에 소환된 자리에서 이에 대해 추궁받자 “형사소추 우려가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모리토모 학원은 28일 보조금 전액을 반환했다. 이번 수사는 향후 예상되는 각종 고소 고발전의 서막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오사카 지검에는 이번 고발 외에도 모리토모 학원 측의 뇌물죄와 재무성 측의 배임에 대한 고발장이 제출돼 있다며 특수부가 수리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 검찰이 총리 부인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학교법인 모리토모(森友) 학원 스캔들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3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사카(大阪) 지검 특수부는 전날 모리토모 학원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이사장이 국가보조금을 부정 수급했다는 한 시민의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모리토모 학원이 국가보조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받았느냐는 의혹이 수사의 쟁점이다. 정부가 학원을 위해 개입했는지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이번 스캔들에 연루됐는지도 수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리토모 학원은 초등학교 신축공사 과정에서 2015년 목재를 주로 사용하는 건물에 교부되는 국가보조금을 신청했다. 국토교통성에 건설비 23억8400만 엔(약 239억 원)의 계약서를 제출해 보조금 5600만 엔(약 5억6000만 원)을 받았다. 그러나 오사카부 사립학교 심의회와 지역 내 공항운영회사에는 국토교통성에 낸 건설비보다 훨씬 적은 7억5600만 엔과 15억5520만 엔의 건설비 계약서를 냈다. 보조금을 더 받아내기 위해 건설비를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의혹에 제기되는 대목이다. 가고이케 이사장은 23일 국회에 소환된 자리에서 이에 대해 추궁받자 “형사 소추 우려가 있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모리토모 학원은 28일 보조금 전액을 반환했다. 이번 수사는 향후 예상되는 각종 고소 고발전의 서막에 불과할 전망이다. 아사히신문은 오사카 지검에는 이번 고발 외에도 모리토모 학원 측의 뇌물죄와 재무성 측의 배임에 대한 고발장이 제출돼 있다며 특수부가 수리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여당은 “아키에 여사에게서 100만 엔을 기부받았다”는 가고이케 이사장의 국회 증언과 관련해 위증죄로 고발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아키에 여사의 100만 엔 기부’ 발언에 대해 위증죄로 고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 오사카부 지사는 29일 모리토모 학원이 운영하는 유치원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인 뒤 보조금 부정 수급이 확인되면 형사 고소하겠다고 밝혔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1990년대 경기침체에 시달리던 일본 정부는 관광산업 활성화로 경제성장을 견인하려면 국민의 여가 시간이 확보돼야 한다는 점을 간파했다. 1992년 ‘생활대국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휴가제도 개선을 통한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꾀했다. 2000년대 초반엔 국경일을 월요일로 이동시켜 주말을 포함해 사흘 연휴가 가능하도록 한 ‘해피 먼데이’ 제도와 국내 관광이 특정 연휴 기간에 집중되는 것을 막는 휴가 취득 분산제도 등을 도입했다. 봄철 골든위크에 버금가는 가을철 연휴인 실버위크도 개발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도 일본 휴가문화를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원전 가동 중단으로 절전운동이 벌어지면서 사원들에게 1, 2주의 장기 휴가를 권장하는 기업들의 ‘포지티브 오프(positive off)’ 캠페인이 시작됐다. 기업과 학교는 휴가 기간을 맞춰 가족이 여행을 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가족시간 만들기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00년대 초반까지 감소세였던 일본의 국내 관광은 2011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현재 일본인의 국내 관광 비율은 93%에 달하며 관광소비액 중 약 87.2%를 국내에서 쓴다. 일본 전역에 수천 개의 온천과 골프장, 각종 테마파크가 완비돼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알찬 여가를 보낼 수 있다. 프랑스는 1936년 대공황 시절 소비 촉진의 일환으로 ‘유급 바캉스법’이 통과돼 시행되고 있다. 당시 2주였던 유급 휴가 기간은 1956년 3주, 1969년 4주, 1985년 5주로 계속 늘어났고, 대부분의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은 늘어난 휴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 때문에 7월 중순부터 8월까지 프랑스 파리 내 가게는 빵집이나 약국과 같이 정부에서 휴가 날짜를 배분하는 필수 업종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문을 닫는다. 벨기에에서도 같은 법이 1937년 6월 통과됐다. 전 세계 최단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독일은 연방법에 의해 24일의 유급 휴가제도가 보장돼 있으나 젊은이들은 이보다 긴 30일까지 쓸 수 있다. 대부분의 프랑스인은 휴가 기간 국내에 머문다. 도시에서 번 돈이 지방으로 흐르는 효과도 자연스레 커진다. 1년에 4개월 가까이 되는 아이들의 방학을 위해 ‘콜로니 드 바캉스’라 불리는 일종의 방학캠프도 활성화돼 있다. 매년 100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3만 개가 넘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부모들은 휴가를 떠난다. 프랑스 정부는 국내 휴가를 장려하기 위해 1982년부터 휴가 기간에 할인 혜택을 주는 체크바캉스 제도(ANCV)를 운영 중이다.도쿄=서영아 sya@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한 안보관련법 시행 1년(29일)을 맞아 일본이 자위대의 무력 사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가 안보법을 본격 적용하여 자위대에 평시에 미국 함정을 방어하는 임무를 처음으로 부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시기는 올해 봄부터 여름까지 실시되는 해상자위대와 미 해군의 공동훈련 기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군 측의 요청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심의를 거쳐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최종 판단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교도통신은 자위대가 내년 3월 이전에 ‘존립 위기 사태’를 상정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훈련을 처음 실시할 계획이라고 28일 보도했다. ‘존립 위기 사태’는 일본과 밀접한 타국이 무력공격을 받아 일본의 존립이 위협당하는 상황을 말한다. 통신은 내년 1월 실시되는 자위대와 미군의 공동통합연습 ‘킨 에지(Keen Edge)’ 때 이 훈련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 안보조사회는 29일 ‘적기지 공격 능력’ 확보를 정부에 공식 제안하기로 했다. 제언은 “북한의 위협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한 뒤 “순항미사일을 비롯해 일본이 적기지 반격 능력을 보유해야 하며 이를 위한 검토를 즉각 시작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지상배치형 ‘이지스 어쇼어’,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 ‘SM3 블록 2A’의 조기 배치와 미사일 발사를 우주에서 탐지할 수 있는 일본 독자의 ‘조기경보 위성’ 보유 등도 제언에 포함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월 중의원 예산위에서 적기지 공격 능력에 대한 검토 의사를 밝힌 바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의 집권 여당이 ‘적 기지 공격능력’ 확보를 정부에 공식 제안하기로 했다고 29일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자민당 안보조사회는 이날 합동회의를 열고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 탄도미사일 방어(BMD) 시스템 강화에 관한 제언을 승인한 뒤 내부 절차를 거쳐 정부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제언은 “북한의 위협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하고 “순항미사일을 비롯해 일본이 적 기지 반격능력을 보유해야 하며 이를 위해 즉각 검토를 시작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일본 자위대는 타국 미사일을 공격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제언은 구체적 BMD 강화 방안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와 지상 배치형 ‘이지스 어쇼어’ 등의 즉각적인 도입 검토와 조속한 예산 배정을 강조했다. 또 미일이 공동 개발 중인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 ‘SM3 블록 2A’의 조기 배치 방안, 미사일 발사를 우주에서 탐지할 수 있는 일본 독자의 ‘조기경보 위성’ 보유에 필요한 기술개발 조치도 취할 것을 촉구했다. 자민당의 이번 제언은 현재의 BMD 체제로는 복수의 탄도미사일이 동시에 발사될 경우 한꺼번에 요격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일본 정부는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는 헌법상 허용되지만, 현재는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통해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장비는 보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우리나라 독자적 억제력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포함해 검토해야 한다”고 말해 적 기지 공격능력에 대한 검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이 적 기지 공격능력을 보유하면 미군이 공격력을 사용하고, 일본이 미군에 기지를 제공하는 현재의 미일동맹 관계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이른바 ‘아키에(昭惠) 스캔들’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치 스케줄도 흔들리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28일 아베 총리가 2017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4월 중의원을 해산한다는 계획을 보류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명예교장을 맡았던 모리토모(森友) 학원에 국유지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등의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경우 ‘의혹을 은폐하기 위한 해산’이라는 비판이 나올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권 내에서는 7월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도민 퍼스트회’에 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7월 선거 이후에는 중의원을 해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따라 ‘4월 11일 총선 공시, 23일 투개표’의 일정을 염두에 두고 중의원을 해산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돼 왔다. 그러나 갑자기 터져 나온 아키에 스캔들의 파문이 커지면서 4월에 선거를 치를 경우 여당 의석이 크게 줄어들 위험도 높아졌다. 자민·공명 등 연립여당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현 의석을 잃을 경우 아베 총리의 염원인 헌법 개정 스케줄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4월을 넘기면 실질적으로 올해 안에는 중의원 해산이 어렵다는 점에서 아베 총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7월 도쿄도의회 선거 전후 중의원 해산에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난색을 표하고 있고, 가을 이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 등 외교 일정이 줄줄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한편 TV아사히 계열 ANN의 25∼26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매입은 적정한 수준의 거래였다는 정부 해명에 대해 응답자의 80%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답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이른바 ‘아키에(昭惠) 스캔들’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치 스케줄도 흔들리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28일 아베 총리가 2017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4월 중의원을 해산한다는 계획을 보류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명예교장을 맡았던 모리토모(森友)학원에 국유지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등의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경우 ‘의혹을 은폐하기 위한 해산’이라는 비판이 나올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권 내에서는 7월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도민 퍼스트회’에 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7월 선거 이후에는 중의원을 해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따라 ‘4월 11일 총선 공시, 23일 투개표’의 일정을 염두에 두고 중의원을 해산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돼 왔다. 그러나 갑자기 터져 나온 아키에 스캔들의 파문이 커지면서 4월에 선거를 치를 경우 여당 의석이 크게 줄어들 위험도 높아졌다. 자민·공명 등 연립여당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넘는 현 의석을 잃을 경우 아베 총리의 염원인 헌법 개정 스케줄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4월을 넘기면 실질적으로 올해 안에는 중의원 해산이 어렵다는 점에서 아베 총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7월 도쿄도의회 선거 전후 중의원 해산에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난색을 표하고 있고, 가을 이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 등 외교 일정이 줄줄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한편 TV아사히 계열 ANN의 25~26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매입은 적정한 수준의 거래였다는 정부 해명에 대해 응답자의 80%가 ‘납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미국과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 직면한 북한과 러시아가 노동자 수출입 확대와 철도망 확충을 논의하는 등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가 27일 보도했다. 양국은 22일 평양에서 관계 부처 협의회를 열어 북한 노동자 파견 확대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공유했으며 국영 러시아 철도 대표단도 1월 말 북한을 방문해 북-러 철도망 확충 문제를 논의했다. 이 신문은 “(러시아의 대북한 접근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 강화에 대항하려는 외교 전략”이며 “노동자 파견 확대에는 극동지역 개발이라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에서 허가받아 일하는 북한 노동자는 5년 사이 2배 이상으로 늘어 현재 4만 명이 넘는다. 불법 노동자를 포함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던 북한은 러시아의 접근을 환영하고 있다. 최대 후원자였던 중국 정부가 올해 말까지 북한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며 압박하는 상황에서 러시아를 대외 관계 활로로 삼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김정은이 설 연하장을 보낸 나라를 열거하면서 러시아를 가장 먼저 소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북한이 아랍을 무대로 위조품 밀매나 노동자 파견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의 금융 도시 두바이의 소매점에서는 가짜 브랜드 상표를 단 북한제 손목시계가 정품의 5∼10%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한 점포 관계자는 “북한제는 중국이나 터키제에 비해 정교하고 질이 높아 평판이 좋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짝퉁 상품은 최근 이란을 경유해 두바이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두바이 상점가에는 북한 여성 종업원이 서빙하는 북한 음식점도 성업 중이다. 북한은 2월 김정남 암살로 우호국이던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의 경계가 강화되자 아랍 국가들로 외화 획득 무대를 옮기려 한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북한은 걸프협력회의 6개국 중 사우디를 제외한 5개국(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오만)과 국교를 수립하고 있다. 현재도 쿠웨이트나 카타르 등에 단순 노동자 1만5000명이 외화벌이를 나가 있다.도쿄=서영아 sya@donga.com·장원재 특파원}
일본 고교생들이 내년부터 사용할 고학년용 사회과 교과서에 2015년 12월 한일 양국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처음으로 반영됐다. 하지만 다수의 교과서가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강조하면서 일본이 정부 차원의 책임을 인정했다는 내용은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24일 교과용도서검정심의회를 개최한 결과 24종의 검정 통과 교과서 가운데 7종의 교과서에 위안부 합의 내용이 반영됐다. 이 가운데 4종은 합의에 의해 이 문제와 관련해 모든 것이 해결된 것처럼 기술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양측의 화해와 치유 노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생략된 것이다. 일본 정부가 책임을 인정했다고 기술한 교과서는 3종, 한국 사회와 피해자 등의 반발을 설명한 것은 2종에 불과했다.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24종 가운데 80%에 가까운 19종이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거나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아 전체적으로 독도 영유권 주장을 대폭 강화했다. 지리(3종) 일본사(8종) 정치경제(7종) 현대사회(1종) 등 세계사(5종)를 제외한 전 교과서에 ‘다케시마(竹島·독도)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주장이 실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2014년 1월 교과서 제작의 기준이 되는 학습지도 요령 해설서를 개정해 사회과 과목에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명기하도록 했다. 2014년 초등학교, 2015년 중학교에 이어 지난해와 올해 고등학교용 교과서 검정을 거치면서 사실상 일본의 모든 학생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배우게 된 것이다. 시미즈(淸水) 서원이 낸 ‘지리A’의 경우 현재 “한국과 영유권 문제가 있다”는 표현이 내년부터 “다케시마도 일본 고유의 영토지만 영유권을 주장하는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로 바뀐다. ‘일본사’ 교과서 8종에는 “1905년 독도의 일본 영토 편입” 표현이 삽입됐다. ‘정치경제’와 ‘현대사회’ 교과서 8종 모두에 “일본 고유의 영토”란 표현이 들어갔고 이 중 6종에 “한국이 (불법) 점거”라는 내용이 기술됐다. 외교부는 24일 성명을 내고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포함해 왜곡된 역사 인식을 담은 고등학교 교과서를 또다시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국장은 이날 오후 스즈키 히데오(鈴木秀生)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대사 대리)를 불러 강력하게 항의하고 즉각적인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신나리·유덕영 기자}
“2015년 9월 5일 아키에(昭惠) 여사가 우리 유치원에서 강연을 하기 전 이사장실에서 단둘이 되자 ‘(남편인) 아베 신조(安倍晋三)로부터’라며 봉투를 내밀었다. 아키에 여사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워낙 명예로운 일이어서 선명하게 기억한다.” 속칭 ‘아키에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오사카(大阪) 모리토모(森友) 학원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이사장은 23일 국회 증언대에서도 아키에 여사로부터 기부금 100만 엔(약 1004만 원)을 받았다는 자신의 폭탄발언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강연 사례금으로 아키에 여사에게 10만 엔을 줬다고도 했다. 국유지 헐값 매각과 관련해선 2015년 10월 국유지 임대 기간을 늘리고자 아키에 여사의 휴대전화로 전화했으나 받지 않아 메시지를 남겼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달 뒤 총리관저의 총리 부인 담당 직원이 “현재로서는 요청에 따를 수 없다. 이 건은 아키에 여사에게도 보고했다”고 적힌 팩스를 자신에게 보내왔다면서 이를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가고이케 이사장은 “그 뒤 변호사에게 토지 거래 교섭을 맡겼는데 2016년 최종적으로 토지 가격이 8억 엔 가까이 할인돼 당시 조금 놀랐다”며 “정치적 관여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 문제가 터진 뒤 아키에 여사로부터 “남편도 큰일에 휘말린 것이 되니 이해해 달라”며 입막음이라 여겨지는 메일이 왔다고 폭로하면서 “도마뱀 꼬리 자르기처럼 나에게만 죄를 뒤집어씌울 게 아니라 다른 관계자도 불러 진상 규명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베 총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 “나나 아내가 관여했다면 총리도 국회의원도 그만두겠다”(2월 17일), “아내에게도 확인했으나 영수증 등의 기록도 없고 기부는 하지 않았다”(3월 17일)며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가고이케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아베 총리는 (기부금을) 주지 않았다”고 재차 주장했다. 아베 총리도 이날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말해온 바 그대로, 스가 관방장관이 말한 그대로”라고 짧게 말했다. 국회는 24일 아베 총리도 참석하는 참의원 예산위에 재무성 등의 관계자를 불러 증언을 듣기로 하는 등 앞으로도 관련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아키에 여사가 정부 예산 지원에도 관여했다는 새로운 의혹도 불거졌다. 22일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 야당 측은 비정부기구(NGO)인 ‘일본국제민간협력회’ 이사인 마쓰이 사부로(松井三朗) 교토(京都)대 명예교수의 강연 영상을 놓고 의혹을 제기했다. 마쓰이 교수는 2월 11일 강연에서 “케냐에 화장실을 설치하는 사업에 대해 외무성 관료가 이해를 못 해줘서 아베 총리 부인을 찾아갔는데, 바로 그날 밤 예산 8000만 엔(약 8억300만 원)을 배정받았다”며 “이 부부의 핫라인은 대단하다”고 말했다. 외무성은 “NGO 예산을 어디에 분배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해당 단체에 알아보니 마쓰이 교수가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최근 ‘자유무역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유럽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아베는 21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총리관저에서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올해 5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베는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룰에 근거한 국제질서의 견인차로서 G7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올해 G7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의장국인 이탈리아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베는 이에 앞서 19일부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잇달아 정상회담을 하고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여 왔다. 이들 국가는 모두 G7 참가국이며 EU 집행부도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탈리아 방문에 앞서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에서 투스크 의장 및 융커 위원장과 회담한 뒤 일본과 EU 간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의 조기 타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EU와의 EPA 체결에 공을 들이고 있다. 5월 말 열리는 G7 정상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가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데 반해 나머지 국가들은 자유무역 입장을 견지하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의 유럽 순방은 G7 정상회의를 위한 조율 순방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다만 아베는 각 정상과의 기자회견 등에서 자유무역을 강조할 때도 늘 “미국과 함께”라는 구절을 넣어 보호무역으로 돌아서려는 트럼프 정권을 감싸는 동시에 견제하는 자세를 보였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에서 최고의 땅값을 기록한 곳은 도쿄도 긴자(銀座) 중심가의 악기점인 ‘야마노(山野) 악기 긴자본점’으로 1㎡당 5050만 엔(약 5억 800만 원, 평당가 16억 7000만 원)에 달했다. 이는 1년 전보다 무려 25.9% 상승한 가격으로,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월보다는 30% 올랐다. 22일 일본 국토교통성 발표에 따르면 올 1월 1일 기준 일본 전국의 공시지가는 주택지와 상업지를 포함해 1년 전보다 평균 0.4% 올랐다. 이는 2년 연속 이어지는 상승세다. 땅값 상승은 전국적으로 일어났지만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3대 도시 도심지, 특히 상업지는 뛰고 교외·지방은 약세를 보였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권이 3.3% 올랐고, 삿포로, 센다이, 히로시마, 후쿠오카 등 일본의 지방 거점 4대 도시가 6.9% 상승했다. 상업지는 일본 전국으로는 1.4% 올라 전년(0.9%)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일본의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사무실 수요가 높고 호텔 등 건설이 이어진 곳이 가격이 올랐다. 상업지에서는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드러그스토어 등이 호황을 보인 도톤보리(41.3% 상승) 등 오사카부내 5개 지점이 30% 이상씩 오르며 땅값 상승률 일본 1~5위를 석권했다. 반면 인구가 감소한 교외나 지방에선 땅값도 하락한 곳도 적지 않았다. 교통이나 장보기 등이 편리한 역세권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인구의 도심회귀 가속화도 두드러졌다. 땅값이 오른 데는 초저금리에 주택융자 감세정책 효과가 겹쳐 수요를 자극하는 부양책이 효과를 낸 것으로 해석됐다. 또 해외에서 유입된 투자자금도 요인으로 지적됐다. 해외투자가들이 이름이 알려져 확실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지역만 골라 투자하며 도심땅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땅값이 급격히 오른 3대 도시 도심에선 거품 경계론도 나오고 있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중국의 해군력 강화에 맞서 일본 프랑스 미국 영국 등 4개국이 다음 달 말 서태평양 해역에서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유럽을 순방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프랑스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참여하는 공동 훈련을 실시한다는 데 합의했다. 두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열린 해양질서 확보를 통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 지역의 광대한 해역을 국제 공공재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과 영국 해군도 참가한다. 서태평양에서 이들 4개국이 연합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훈련에 참가하는 프랑스 해군 연습함대 ‘잔 다르크’는 인도양을 경유해 남중국해를 지나면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칠 계획이다. 중국은 지난해 말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을 서태평양에 보내 무력시위를 벌였고 지난달에도 남중국해와 서태평양 일대에서 3개 해군함대 함정을 모두 동원한 대규모 훈련을 실시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국 순방을 다녀온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각을 세웠다. 메르켈 총리는 19일(현지 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기업 간 거래(B2B) 전시회 ‘세빗(CeBIT) 2017’에 참석해 “우리는 공정한 시장을 원하지만 장벽을 세우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자유무역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미독 정상회담에서 독일의 과도한 대미 무역 흑자를 언급하며 “나는 고립주의자가 아니라 공정무역주의자”라고 한 데 대한 반격인 셈이다. 당시 백악관 집주인인 트럼프 대통령이 손님인 자신이 청한 악수를 무시한 결례를 떠올린 듯 메르켈 총리는 19일 독일 행사에 참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얼싸안고 반기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면서 “자유무역과 국경 개방, 민주주의 가치를 둘러싼 논란이 많은데 독일과 일본이 (이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지 않는 것은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논란을 일으키는 이는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베 총리 역시 “독일과 일본은 무역과 투자에서 이익을 얻었기 때문에 이만큼까지 온 공통점이 있다”며 “독일과 함께 개방된 체제를 유지하는 선두주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유럽연합(EU)과 미국 간의 무역협정 협상 재개를 강조한 메르켈 총리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필요성을 강조한 아베 총리 둘 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는 데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두 정상은 20일 정상회의에서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은 19일 안보 무임승차론을 내세우며 독일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분담금을 더 내라고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나토에 빚 계정은 없다”며 “나토 분담금이 독일의 군사적 노력을 평가하는 유일한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반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독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트위터에 올린 “독일은 나토에 막대한 돈을 빚지고 있고 미국은 독일에 제공하는 값비싼 방어에 대해 더 보상받아야 한다”는 글을 겨냥한 것이다. 지그마이어 가브리엘 외교장관도 “안보 정책은 탱크나 무기를 사는 것만이 아니다”라며 “위기를 관리하고 약소국을 도와주고 기아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모든 게 안보”라며 돈을 더 내라고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러나 독일 언론 쥐트도이체자이퉁은 “메르켈은 트럼프와 가까워져야 한다. 갈등이 고조될수록 결국은 둘 다 루저가 된다는 결론이 명백하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화해를 촉구했다. 한편 외교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무역 및 안보 이슈로 소원해진 미국-유럽 간 가교 역할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독일에 이어 이번 주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를 잇달아 방문한다. 5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인 아베 총리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G7 회담과 비교해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정상이 모두 새 얼굴로 교체되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아베 총리, 메르켈 총리만 기존 멤버로서 참석한다.파리=동정민 ditto@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중국중앙(CC)TV가 수입금지 대상인 동일본산 식품들이 자국 내에서 대량 유통되고 있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0일 보도했다. CCTV는 ‘세계 소비자 권리의 날’인 15일 방영한 소비자 고발프로그램에서 도쿄도 등을 ‘방사능오염지역’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들 지역의 식품이 ‘무인양품’ ‘이온’ 등 일본계 소매점 등을 통해 산지 표시를 바꿔 판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를 이유로 후쿠시마, 미야기, 이바라키, 지바, 도쿄 등 10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의 식품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방송이 나간 15일 밤부터 중국 전역의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 일본산 식품을 철거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무인양품은 16일 “보도에서 지적된 차나 과자의 원산지는 후쿠이 현과 오사카 부”라며 “판매자로 도쿄의 본사 주소를 기재했는데 CCTV가 이를 도쿄도가 원산지라고 오인한 듯하다”고 밝혔다. 이온의 중국법인도 17일 “조사를 위해 모든 상품을 철거했으나 문제가 된 즉석밥은 금지지역의 것이 아니었다”는 해명했다.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감찰당국들조차 “수입금지 대상 산지의 상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계 기업 관계자는 “중국 국영TV 보도는 일본 식품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소비를 중국 국내로 되돌리고 싶은 중국 정부의 의향을 강하게 느끼게 한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일본산 식품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고 판매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중국 소비자를 속이는 보도”라며 “중국산 식품의 안전 확인 쪽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열렬한 팬이던 극우인사의 ‘위험한 입’ 때문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오사카(大阪)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이사장이 최근 “아베 총리로부터 기부금 100만 엔(약 1013만 원)을 받았다”고 폭탄발언을 하면서 모리토모 학원 사태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지난달 9일 모리토모 학원 법인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뒤 의혹은 일파만파로 번져 나갔다.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이 학교의 명예교장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 학교법인이 유치원생들에게 군국주의 시절 교육칙어를 외우도록 하고 “아베 총리 힘내라”는 선서를 시키는 등 극우 성향 교육을 해왔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아베 총리가 아키에 여사를 통해 학교에 거액을 기부했다는 가고이케 이사장의 폭로는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아베 총리 측은 “사실이 아니다”며 전면 부인했지만 야권에선 사실이라면 아베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모리토모 스캔들’ 초기인 지난달 17일 국회 답변에서 “나와 아내가 관련된 것이라면 총리와 국회의원직을 모두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태가 여기까지 이르자 그간 가고이케 이사장을 국회로 소환해야 한다는 요구에 소극적이던 집권 자민당도 23일 국회로 그를 부른다는 데 동의했다. 가고이케 이사장과 아베 총리의 연결고리는 평화헌법 개정을 목표로 하는 극우단체 ‘일본회의’다. 가고이케 이사장은 궁지에 몰리자 총리 측근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과의 과거 관계를 흘리다가 이번에 총리 본인을 지목하는 ‘물귀신’ 작전을 쓰고 있다. 그는 보수우익계 정치권 인사들이 모두 등을 돌리고 자신만 ‘꼬리 자르기’ 하려는 것에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나다 방위상은 변호사 시절 이 법인의 법정대리인을 맡은 적이 있다는 이사장 측의 주장을 국회에서 전면 부인했다가 다음 날 결정적 증거가 나오자 곧바로 사과했다. 여기에 남수단 육상자위대 문제와 관련해 방위성 내부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면서 궁지에 몰리고 있다. 23일 국회에 불려 나오는 가고이케 이사장이 어떤 폭탄을 터뜨리느냐에 따라 아베 총리의 입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인들을 통해 총리를 공격할 여러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흘리고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일본의 원전 사고 피해지역에서 올림픽 야구 경기가 열리도록 승인했다고 밝힘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17일 강원 평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20년 도쿄 올림픽 때 야구와 소프트볼 종목 개최 장소에 원전 사고 피해지역인 후쿠시마(福島)의 아즈마 스타디움을 포함하는 내용을 IOC 집행위원회에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쿄 올림픽의 야구·소프트볼 경기는 앞서 IOC로부터 승인을 받은 요코하마 스타디움과 후쿠시마의 아즈마 구장에서 함께 열리게 됐다. 아즈마 구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사고로 방사능이 누출됐던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차로 2시간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후쿠시마에서 도쿄 올림픽 야구 경기 일부를 여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IOC가 후쿠시마 현을 야구·소프트볼 경기 장소로 결정한 것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침체된 현지 지역사회의 부흥을 후원하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은 일본에서도 원전 후유증에 대한 염려가 높은 지역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야구 관계자와 팬들은 “해당 지역에서 한국 경기가 열릴까 봐 우려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의 집계 결과 피난 지시가 해제된 지역의 주민 5만2370명 중 귀환했거나 귀환할 예정인 사람은 7.9%(4139명)뿐이었다. 원전 사고 주요 피해지역인 이와테(巖手), 미야기(宮城), 후쿠시마 등 3개 지역 주민 중 아직도 피난 생활을 하는 사람은 12만3000명에 달한다. 바흐 위원장은 이와 함께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한 한국의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한국 국민들의 관심은 지금 대선(5월 9일)에 집중돼 있을 텐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대선이 끝나면 올림픽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바흐 위원장은 최순실 씨 국정 농단과 관련한 부패 스캔들이 평창 올림픽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방한 기간에 만난 한국의 지도자들은 평창 올림픽이 정치적으로 분열된 국민들을 다시 통합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더라”며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정치적 부패의 영향을 받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의 평창 올림픽 참가와 성화 봉송 루트에 북한 지역을 포함하는 것 등에 대해서는 원론적 의견을 밝혔다. 그는 “올림픽에는 모두가 참가할 수 있다. 그게 올림픽 정신이다.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다른 국가들이 협조한다면 어떤 선수라도 참가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평창=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패권주의적 대응은 2010년과 2012년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을 둘러싸고 극단으로 치달았던 중일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외교안보 갈등을 경제·문화 보복으로 푸는 중국의 거친 대응은 일본이 한국보다 먼저 뼈저리게 겪었다. 일본은 이 사태를 어떻게 극복했을까.“中이 경제 방아쇠 당기면 日은 20년 후퇴할 것” “일본인인가. 내려라. 태우고 싶지 않다.” 2012년 9월 상하이(上海)에서 화장품회사 영업을 담당하던 40대 일본인 남성은 타고 가던 택시에서 쫓겨났다. 걸려온 휴대전화를 ‘모시모시(여보세요)’라며 받는 소리를 택시 운전사가 들었기 때문이다. 슈퍼마켓이나 선술집에서 일본인이란 이유로 얻어맞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다른 주재원은 중국인이 “일본인이냐”고 물으면 “아니, 한국인이다”라고 답해 위기를 모면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일본이 2012년 9월 11일 센카쿠 국유화를 완료하자 중국에서 반일감정이 폭발했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댜오위다오를 일본이 일방적으로 국가 소유로 전환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당시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중국이 경제 방아쇠를 당기면 일본은 20년 후퇴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이 경고는 즉각 실현되는 듯했다. 베이징(北京)에서는 시위대가 일본대사관 진입을 시도했고, 중국 도시 110곳에서 대규모 반일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대 일부는 폭도화했다.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에서는 시위대가 파나소닉 공장 등 일본 기업 공장 10곳에 난입해 불을 지르고 생산라인을 파괴했다. 도요타자동차 매장도 불에 탔다. 후난(湖南) 성 창사(長沙)에선 일본 백화점 헤이와도(平和堂)가 약탈당해 10억 엔(현재 환율로 약 100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장쑤(江蘇) 성 쑤저우(蘇州) 시위대 수천 명은 일본계 음식점 40곳에 난입해 문과 유리창을 부쉈다. 당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내각은 한 달간 일본 기업이 입은 손실을 수십억∼100억 엔(수백억∼1000억 원)으로 산정했다. 불매운동 등의 간접적 영향을 제외하고, 시위대의 물리적인 파괴 행위로 인한 직접적 영향만 따진 것이다. 반일감정 확산으로 인한 피해는 훨씬 컸다. 도요타 닛산 혼다자동차의 중국 판매량이 한 달 만에 절반으로 떨어졌다. 현지 자동차 공장들은 가동률을 줄이고 일본에서 생산된 완성차 수입을 수개월간 중단해야 했다.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2012년 10월 전년 동월 대비 60%, 11월 71% 줄면서 관광업계가 초토화됐다. 2012년은 중일 국교정상화 40주년이 되는 해였지만 중국은 그해 9월 23일 일본에 40주년 기념식 무기 연기를 통보했다. ‘정랭경열’(政冷經熱·정치는 차갑지만 경제는 뜨겁다)을 자랑하던 중일관계는 순식간에 ‘정랭경랭’(政冷經冷·정치도 경제도 차갑다)으로 바뀌었다. 2010년 제1차 센카쿠 사태 일본은 이보다 꼭 2년 전에도 중국과 부딪쳐 피를 본 경험이 있었다. 2010년 9월 7일 센카쿠 인근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이 일본 해양순시선을 들이받자 일본은 어선을 나포하고 선장과 선원을 체포했다. 닷새 뒤인 12일 중국은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 주중 일본대사를 소환해 항의했다. 다음 날 일본은 선원 14명을 석방했지만 선장은 억류했다. 그러자 중국은 14일 리젠궈(李建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부위원장의 일본 방문 계획을 취소했고 18일에는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대규모 반일시위가 벌어졌다. 19일 일본 법원이 중국인 선장 구속을 10일 연장한다고 발표하자 중국은 각료급 이상 교류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의 결정타는 21일 나왔다.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막아버리자 일본이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희토류는 첨단산업의 필수재료로 당시 일본은 그 대부분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었다. 일본 법원은 24일 중국인 선장의 석방을 발표했다. 일본은 이후 희토류 수입원을 동남아시아와 몽골 등으로 다변화했고, 희토류 없는 제품 개발에 힘을 기울이는 등 기술혁신의 전기로 삼았다. 여기엔 중국이 또다시 희토류 카드를 꺼내 들더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 센카쿠를 둘러싼 중일 힘겨루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양국의 경제·문화 교류는 2차 센카쿠 사태 1년여 만인 2013년에 사실상 원상회복됐다. 아베노믹스로 엔화가 약세를 유지하면서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2012년 143만 명에서 지난해 637만 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들의 ‘폭매(暴買)’ 덕에 일본 경기도 활성화됐다. 도요타 닛산 등 일본 6대 자동차 회사의 중국 내 신차 판매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400만 대를 돌파했다. 일본은 중국의 보복에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인내심을 유지했다. 또한 민간 차원에서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는 동시에 수출 대상국을 다변화했다. 특히 중국 리스크를 절감한 기업들은 중국 외에 동남아 거점을 하나 더 만든다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에 돌입했다. 닛산자동차는 센카쿠 사태 두 달 뒤인 2012년 11월 태국에 110억 밧(현재 환율로 약 3500억 원)을 투입해 새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도요타도 인도네시아 생산 시설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대중 직접투자는 2012년 73억8000만 달러(현재 환율로 약 8조5000억 원)에서 2015년 32억1000만 달러(약 3조7000억 원)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2012년 홍콩에 이어 대중 투자액이 2위였던 일본은 2015년 싱가포르, 대만, 한국보다 낮은 5위가 됐다. 반면 같은 기간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세안 주요 4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64억 달러(약 7조4000억 원)에서 116억 달러(약 13조3000억 원)로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일본의 투자가 줄고 일본계 기업이 중국에서 창출하는 일자리도 감소하자 중국 정부도 점차 태도를 바꿨다. 대단원은 2014년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2년 반 만에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었다. 두 정상은 전략적 호혜관계를 지속 발전시키자는 데 동의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2015년 중국을 방문한 일중경제협회 대표단에 “일본의 대중(對中) 투자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한 환경 정비를 지시하겠다”고 약속했다.한국과 일본의 다른 점 중국이 정치적 이유로 경제·문화 보복을 가하는 것은 올해 한국을 겨냥한 사드 보복과 2012년 일본을 상대로 한 센카쿠 사태가 유사하지만 다른 점도 적지 않다. 센카쿠 사태는 근본적으로 영토 문제였다는 점에서 일본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한목소리를 냈다. 2012년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해 아베 총리가 집권했지만 이후로도 민주당 정권이 취했던 노선을 바꾸지 않았다. 사드 배치를 놓고 둘로 갈라진 한국과는 달리 일본 언론은 한결같이 정부 입장을 지지했다. 한국 경제의 대외 무역 의존도가 일본보다 크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의 무역 의존도는 2015년 기준 69.9%로 일본(30.9%)의 두 배가 넘는다. 중국 전문가 노구치 도슈(野口東秀) 다쿠쇼쿠(拓殖)대 객원교수는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불리한 처지이고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며 “안보에서 미국·일본과 확실하게 협력하고 경제는 중국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도쿄=서영아 sya@donga.com·장원재 특파원}
일본을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6일 “북한이 다른 길을 걷도록 지난 20년간 외교 노력을 해왔지만 실패했다. 북한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오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수정을 진행 중인 대북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이같이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에 대해 일본과 의견을 교환했고 한국, 중국과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외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했으며 미국 일본 한국의 3국이 연대해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정책 수정과 관련해선 “일본의 생각을 명확히 전달했고 미국과 일본 간 정책 조율이 확실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관해 지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장관은 중국의 남·동중국해 진출 강화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미일 외교·방위담당 각료(2+2) 회담도 조기에 개최하기로 했다. 기자회견에서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질문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기시다 외상은 “한일 합의는 한미일 협력의 토대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틸러슨 장관에게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양국이 역사 문제를 다룰 때 고통이 따른다는 것을 안다”며 “한일 합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도 회담을 갖고 대북 공조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첫 회동을 갖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실효적 대북 압박’을 가하는 데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1시간 20여 분간 맥매스터 보좌관을 만났다. 두 사람은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가 양국의 최우선 안보 현안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북핵 불용 원칙에 따라 북핵 저지를 위한 한미 공조를 더욱 긴밀하게 다지기로 했다. 이에 앞서 김 실장은 이날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는 계획대로, 절차대로 진행 중이며 이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는 (한미동맹으로) 공조해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도쿄=서영아 sya@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15일 일본을 시작으로 한중일 순방을 시작했다.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베이징을 찾는 그는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저지를 위해 중국 측에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며 압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15일 틸러슨 장관이 중국 방문 기간(18, 19일)에 중국 지도자를 만나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발휘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막는 데 실패하면 미국은 미사일방어체계(MD)를 강화하고 중국의 금융기관을 압박할 태세가 돼 있다”고 경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금융기관 제재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비롯한 제재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가장 효과적인 조합이 무엇인지 찾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역시 북핵 대응을 위한 것으로 이에 대한 중국의 대(對)한국 보복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금융기관들에 대한 별도의 제재 강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WSJ는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인 북한의 조선무역은행, 금강은행, 고려신용개발은행, 동북아은행이 여전히 달러 결제를 위한 국제 금융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를 이용하고 있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15일 밤늦게 일본에 도착한 틸러슨 장관은 16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잇달아 만날 계획이다. 일본과는 미일 동맹 공고화, 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담 조기 개최, 남·동중국해 진출을 가속화하는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내다봤다. 그는 17일 아침 일찍 한국으로 출발한다. 한편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정책 용어를 더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미군 기관지 성조가 14일 보도했다. 중국과 북한 억제 등 아시아에 정책 비중을 두겠지만 다른 표현을 찾아보겠다는 것이다.도쿄=서영아 sya@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 윤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