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힘든 경기를 치러도 하루 푹 쉬면 그만이다. 그 다음 날 경기에 나서면 나는 또다시 폭발력을 보여줄 수 있다.” 거침없는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털보 가드’ 제임스 하든(30·휴스턴·사진)은 자신감이 넘쳤다. 하든은 1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도요타센터에서 열린 2018∼2019 미국프로농구(NBA) 멤피스와의 안방경기에서 57점을 폭발시키며 휴스턴의 112-94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주축 멤버인 가드 크리스 폴 등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대의 집중 마크에 시달렸지만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앞세워 상대 골밑을 공략했다. 적극적 돌파로 반칙을 이끌어낸 그는 자유투 18개를 얻어내 17개를 성공시켰다. 하든의 야투 성공률은 51.5%였다. 전날 올랜도와의 경기에서 3점슛 17개를 던져 단 1개만 성공시키는 등 외곽슛이 부진했던 그는 이날 15개의 3점슛 시도 중 6개를 성공(성공률 40%)시키며 슛 감각을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NBA 사무국에 따르면 하든은 연속 경기 30득점 이상 기록을 17경기로 늘리면서 NBA의 전설적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의 기록(16경기)을 넘어섰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이 부문 1위는 윌트 체임벌린의 65경기다. 이번 시즌 개인 득점 1위(평균 34.8득점)를 기록 중인 하든은 지난 시즌에 이어 2회 연속 최우수선수(MVP)에 도전 중이다. 하든은 “나는 매일 저녁 코트에 나가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MVP 경쟁자들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결국 MVP는 내게 다시 돌아올 것이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아시아 최고 축구 스타 손흥민(26·토트넘)이 14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공항에 도착하자 쉴 새 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한국 대표팀과 토트넘 유니폼을 가져온 팬들은 손흥민의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2019 UAE 아시안컵 조직위는 트위터에 손흥민이 아시안컵에 뒤늦게 합류했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올리며 반겼다. 손흥민이 59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벤투호’에 합류했다. 4년 전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에 그친 뒤 굵은 눈물을 흘렸던 그는 두 번의 실패는 없다는 다짐이다. “우리 팀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 중요한 타이밍에 합류했다.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소속인 손흥민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경기(0-1 토트넘 패)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뒤 비행기에 올랐다. 두바이에 도착한 그는 차량으로 대표팀이 훈련 중인 아부다비로 이동했다. 손흥민은 16일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과 토너먼트를 앞둔 대표팀의 공격 활로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필리핀, 키르기스스탄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모두 1-0으로 승리한 대표팀이지만 공격력은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매 경기 70% 이상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1골씩을 넣는 데 그치면서 실속 없는 경기를 펼쳤다. 손흥민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는 수비를 두껍게 한 뒤 역습하는 전술로 독일을 꺾었다. 지금은 상대가 월드컵 때의 우리처럼 수비를 하기 때문에 골을 넣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마무리하면 좀 더 쉬운 경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 비주얼스포츠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전에서 대표팀의 ‘어태킹 서드’(경기장을 3등분했을 때 상대 수비 지역이자 우리 팀의 공격 지역) 패스 성공률은 73%였지만 페널티 에어리어에서는 46.9%로 떨어졌다. 상대 문전에 접근할수록 공격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슈팅 능력이 탁월한 손흥민은 한국의 골 결정력을 높여 줄 수 있다.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12골을 넣은 그는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는 동료와의 2 대 1 패스와 돌파로 득점했다. 비주얼스포츠 관계자는 “조별리그 1, 2차전에서는 공격수 황의조에게 공격 비중이 몰리다 보니 상대가 패스를 차단하기 쉬웠다. 손흥민이 합류하면 수비를 분산시켜 대표팀이 공격을 전개할 공간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 밀집 수비가 흐트러지지 않을 경우에는 손흥민이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서의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할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레스터시티전에서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중거리 슈팅(약 22m)으로 골맛을 봤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함께 페널티박스 좌우측 45도 부근에서 하루에 각각 200번이 넘는 슈팅 훈련을 반복하면서 슈팅 감각을 키운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빠르면 C조 1위가 결정되는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부터 투입될 수 있다. 한국은 조 1위를 해야 8강에서 D조 1위가 유력한 난적 이란을 피할 수 있다. 변수는 손흥민의 체력.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지난해 12월 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44일 동안 13경기를 소화했다. 손흥민은 “3일 간격으로 경기를 뛰어 피곤하다. 회복에 중점을 두겠지만 선수라면 언제든 경기를 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김연아(은퇴)에 이어 차세대 피겨 여왕 자리에 오르려는 ‘김연아 키즈’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13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끝난 KB금융 코리아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여자 싱글의 우승은 총점 198.63점을 기록한 유영(15·과천중)의 몫이었다. 유영은 지난해 11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로스텔레콤컵에서 김연아 이후 9년 만에 여자 싱글 메달(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임은수(16·한강중·총점 194.20점)를 제쳤다. 나란히 김연아를 우상으로 꼽는 둘은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라이벌이다. 지난해 12월 회장배 랭킹 대회에서는 임은수가 1위, 유영이 2위를 차지했다. 당시 난도가 높은 트리플(3회전) 악셀 점프 등에서 실수가 나오며 우승을 놓쳤던 유영은 이번 대회에서는 3회전 악셀 점프를 빼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친 끝에 정상에 올랐다. 유영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나이 제한(2018년 7월 기준·만 15세 이상)에 걸려 세계선수권 대신 세계주니어선수권(3월·크로아티아)에 출전한다. 이 때문에 한 살 위인 2위 임은수가 세계선수권(3월·일본)에 나서게 됐다. 평소 아이스링크 밖에서는 친분을 과시하는 둘이지만 ‘포스트 김연아’ 자리를 놓고는 양보 없는 승부를 펼치고 있다. 임은수는 “유영은 내가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시도하고 도전하게 만드는 선수다”고 말했다. 유영은 “은수 언니는 어른스럽고 승부욕도 많은 사람이다”고 말했다. 유영은 “지난해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무릎 부상으로 슬럼프도 있었는데 잘 이겨낸 것 같다. 내가 연아 언니를 보고 피겨를 시작한 것처럼 언젠가는 어린 친구들이 나를 보고 피겨를 시작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시니어 무대에 대한 부담감에 시달렸던 임은수는 경기 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연아 언니처럼 큰 경기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 세계선수권에서 내가 준비한 모든 것을 후회 없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남자 싱글에서는 ‘피겨 왕자’ 차준환(18·휘문고)이 총점 245.52점을 기록해 2위 이준형(194.33점)을 51.19점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후반 42분 발렌시아 미드필더 데니스 체리셰프를 대신해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팀의 미래를 책임질 기대주의 등장에 발렌시아 팬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정규시간 3분과 후반 추가시간 4분을 합쳐 7분 정도 그라운드를 누빈 이강인은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와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 연계 플레이 등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13일 스페인 발렌시아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바야돌리드와의 안방경기(1-1 무)에 교체 출전한 이강인은 짧은 시간 동안 경기를 뛰었지만 값진 기록을 세웠다. 발렌시아 구단은 “17세 327일의 나이(현지 시간 기준)로 프리메라리가(1부 리그) 경기에 나선 이강인은 팀 역사상 최연소 1부 리그 데뷔전을 치른 외국인 선수가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스페인 국왕컵 경기에 출전해 한국인 유럽 무대 최연소 1군 공식경기 출전 기록(17세 253일)을 세웠던 이강인은 한국 선수의 5대 유럽 정규리그 도전사도 새로 썼다. 이강인은 이날 한국인 최연소 유럽 5대 리그(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탈리아 세리에A,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1) 출전 기록을 세웠다. 기존 기록은 2009년 프랑스 리그1 발랑시엔에서 뛴 남태희(현 알 두하일·당시 만 18세 36일)가 가지고 있었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현 토트넘)이 함부르크 소속으로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를 때의 나이는 18세 114일이었다. 또한 이강인은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이호진(라싱 산탄데르), 박주영(셀타 비고), 김영규(알메리아)에 이어 한국 선수 중 다섯 번째로 프리메라리가 무대를 밟았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구단의 두터운 믿음 아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왼발잡이에 드리블과 돌파력, 패스 능력까지 갖춘 이강인은 지난해 발렌시아가 8000만 유로(약 1029억 원)의 높은 바이아웃(다른 구단에서 제시할 경우 소속팀의 동의 없이 이적할 수 있는 금액)을 걸 정도로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강인은 “안방 팬들이 보는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자랑스러웠다. 응원을 온 한국 팬들도 보였다. 그들이 즐거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경상북도체육회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컬링 ‘팀 킴’의 호소문 논란과 관련해 김민정 경북도체육회 여자컬링팀 감독(사진)을 면직 처리했다. 체육회는 11일 전체 위원 11명 중 9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0차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 위원회에서는 김 감독의 아버지인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등이 컬링 보급 및 발전에 기여한 공로는 일정 부분 인정해야 하지만 팀 킴의 호소문 내용 등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한 책임이 크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또 김 감독이 훈련에 불참하고 근무지를 이탈하는 등 불성실하게 근무한 점도 감안했다. 김 감독의 남편인 장반석 컬링팀 트레이너와 김 감독의 남동생으로 남자 컬링팀 소속인 김민찬은 지난해 12월 계약이 만료됐지만 경북도체육회에서 계약을 갱신하지 않아 현재 체육회를 완전히 떠난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팀 킴의 호소문 발표 후인 지난해 11월 19일부터 12월 21일까지 5주간 대한체육회, 경북도와 공동으로 여자 컬링팀을 상대로 실시한 감사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초등학생도 남자도 여자도 훈련장도 선수촌도 구분이 없었다. 국내 스포츠계에서 성폭력이 성별과 장소 구분 없이 전방위적으로 발생한 것이 드러났다. 초등학생이 강제로 성행위를 당한 경우도 조사됐다. 본보가 10일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018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 남자 3명이 운동부 내에서 두려움 위협 폭력 등으로 인해 강제로 성행위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훈련 장소는 물론이고 국가대표 진천선수촌 등 공공기관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여성 지도자는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 문을 연 평창선수촌 내에서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체육회가 한남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전국의 국가대표 및 일반 선수와 지도자 20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성희롱, 성추행 및 성폭행을 포함하는 성폭력 피해 136건(피해자 73명)이 조사됐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의 폭로로 스포츠계에서도 ‘미투 운동’이 벌어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이날 “빙상계에 심석희 외에 성폭행 피해자가 6명이 더 있고 가해자도 2명이 더 있다. 이들의 실명 공개 여부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원주 takeoff@donga.com·정윤철 기자}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 참가한 24개국이 한 경기씩을 치른 가운데 우승 후보로 꼽히는 4개국의 희비가 엇갈렸다. 아시안컵 참가 국가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상위 4개국은 이란(29위), 호주(41위), 일본(50위), 한국(53위)이다. 네 팀 중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은 세 차례 아시안컵 정상에 올랐던 이란이다. 2011년부터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의 지도를 받아온 이란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D조 1차전에서 예멘에 5-0 대승을 거뒀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강팀을 상대로 끈끈한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쳤던 이란이지만 상대의 전력이 낮아진 아시안컵에서는 70.7%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화끈한 공격 축구를 펼치고 있다. 동아시아의 강자 일본과 한국은 나란히 약체를 상대로 고전 끝에 승리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일본은 FIFA 랭킹 127위 투르크메니스탄에 2골이나 내주며 3-2로 ‘진땀승’을 거뒀다. 가가와 신지 등 노장을 제외하고 젊은 선수들로 팀을 구성한 일본은 경험 부족 문제를 드러냈다. 21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유효 슈팅은 6개에 불과했고 허술한 수비 조직력으로 2골을 내줬다. 약체 필리핀에 1-0으로 힘겹게 승리한 한국처럼 일본도 선수들의 경기력이 완벽히 살아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호주는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호주는 FIFA 랭킹 109위 요르단에 0-1로 발목이 잡혔다. 대회를 앞두고 핵심 미드필더인 에런 모이가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호주 선수들은 2차전부터 반격을 시작하겠다는 각오다. 수비수 아지즈 베히치는 “요르단전은 실망스러웠지만 우리는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했다. 16강 진출을 위해 2차전부터는 강력한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선수들이 슛 연습을 안 하는 것도 아닌데…. ‘감독이 3점 슈터였는데’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힘듭니다….” 현역 시절 ‘람보 슈터’로 명성을 떨친 프로농구 SK의 문경은 감독(48·사진)은 요즘 자신의 장기였던 3점슛 때문에 고민이 많다. SK 선수들의 슛 감각이 떨어지면서 고비 때마다 3점슛이 불발돼 승리를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8일 울산에서 열린 SK(9위)와 현대모비스(1위)의 경기에서도 문 감독은 답답함에 수차례 입술을 깨물어야 했다. SK는 이날 3점슛 12개를 시도했지만 단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하면서 63-83으로 졌다. 이번 시즌 SK의 ‘3점슛 0개 경기’는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SK는 지난해 11월 3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무려 16개의 3점슛을 시도해 모두 실패했다. 8일까지 SK의 3점슛 성공률은 27.9%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지난 시즌의 3점슛 성공률은 32.5%였다. 문 감독은 “상대 팀들의 적극적인 외곽 수비에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내가 4명의 장신 포워드와 3점슛 공격을 선호하지 않는 가드 김선형을 주 멤버로 사용하는 것도 성공률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3점슛 난조에 빠진 선수들과 달리 문 감독은 지난해 12월 25일 열린 이상민 삼성 감독과의 이벤트 3점슛 대결에서 고감도 슛 감각을 자랑했다.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손목시계를 찬 채 3점슛을 던진 그는 15번의 슈팅 가운데 10개를 넣었다. 이 때문에 일부 농구 팬은 “문 감독이 현역 선수들보다 3점슛을 더 잘 쏜다. SK 선수들은 반성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 감독은 “그런 반응을 들을 때마다 정말 힘들다”며 아쉬워했다. 문 감독은 팀이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외곽 슛 감각이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10점을 지고 있어도 2, 3분이면 따라잡았다. 이번 시즌에는 점수 차가 10점 이상 벌어지면 추격을 하지 못한다”면서 “(3점슛 등) 폭발력을 살려내야 한다. 이를 위해 실제 경기와 같은 공격 패턴으로 3점슛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 벤치는 불안감과 환호로 두 차례 크게 들썩였다. 후반 9분. 미드필더 기성용(뉴캐슬)이 공격에 가담했다가 상대 지역에서 주저앉았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기성용을 바라봤다. 벤치에서 벌떡 일어난 의무팀은 그라운드로 들어가 기성용의 상태를 살폈고 벤치를 향해 교체 사인을 보냈다. 기성용의 이탈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는 후반 22분 환호로 바뀌었다. 구자철을 대신해 후반 19분 투입된 이청용(보훔)에게서 시작된 환상적 패스로 한국이 골을 터뜨린 것이다. 이청용은 황희찬에게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시도했고, 황희찬은 황의조에게 볼을 건넸다. 골게터 황의조는 오른발 슈팅으로 필리핀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로 한국은 8일 UAE 두바이에서 끝난 필리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명암 엇갈린 ‘쌍용’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부터 ‘쌍용’으로 불리며 대표팀의 핵심으로 활약해 온 기성용과 이청용은 필리핀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붙박이 주전 기성용은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키르기스스탄과의 2차전(12일) 출전이 힘들어졌다. 대표팀 관계자는 “햄스트링에 경미한 손상이 발견됐다. 일주일 정도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성용이 빠지면 미드필더 운영에 큰 공백이 생긴다. 기성용은 교체 전까지 92.8%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며 경기를 조율했다. 벤투 감독은 2차전에서 기성용의 자리에 시야가 넓은 황인범(대전) 등을 투입해 새 미드필더 라인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공격 템포를 올려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는 미드필더 조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슈퍼 조커’ 이청용은 센스 있는 플레이로 공격 활로를 열었다.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낸 이청용은 강한 도전 의지로 부활에 성공했다. 지난해 6월 크리스털팰리스(잉글랜드)에서 벤치 신세에 머물렀던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후 이청용은 잉글랜드 1부 리그를 떠나 독일 2부 리그 보훔에 입단하는 과감한 결정을 했다. 그는 보훔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경기력을 끌어올린 덕분에 아시안컵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주 포지션이 측면 공격수인 그는 보훔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뛴 경험 덕분에 필리핀전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맹활약했다.● 최전방은 ‘맑음’ 측면은 ‘흐림’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는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해결사의 면모를 보였다.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 비주얼스포츠에 따르면 황의조는 이날 7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유효 슈팅은 4개였다. 하지만 대표팀의 전체적인 공격 능력에 합격점을 주기는 어려웠다. 대표팀은 이날 85.7%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밀집 수비를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해 1골에 그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6위 필리핀, 76위 중국, 91위 키르기스스탄은 한국(53위)보다 객관적 전력이 떨어진다. 대표팀이 남은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지속적으로 상대 밀집 수비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밀집 수비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양쪽 측면 수비수들의 경기력이 살아나야 한다. 필리핀전에서 김진수(왼쪽 측면 수비수)와 이용(오른쪽 측면 수비수)은 적극적으로 상대 진영으로 넘어갔지만 크로스 정확도가 떨어져 결정적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대표팀의 크로스 성공률은 20%에 그쳤다. 허술한 측면 공격으로 인해 한국은 중국에 다득점(2-1)에서 밀려 조 2위를 기록했다. 벤투 감독은 “상대가 수비 라인을 내린 탓에 공격 시 공간 창출이 어려웠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경고 누적도 근심거리다. 이번 대회에서는 8강전이 끝나야 경고가 소멸되기 때문에 그 전에 경고 2장이 누적되면 다음 경기 출전이 불가능하다. 대표팀은 이용과 김진수, 미드필더 정우영이 경고를 받았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공격진의 강한 전방 압박으로 미드필더와 수비진의 파울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다시 한번 아시아를 놀라게 할 준비가 됐다. 베트남 국민도 또다시 열광에 빠질 준비를 마쳤다.” 베트남 언론 징은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앞둔 베트남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2017년 10월 박항서 감독(60·사진)이 베트남 국가대표팀(A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준우승), 아시아경기(4강), 스즈키컵(우승)에서 연달아 좋은 성과를 거둔 베트남의 축구 열기는 뜨겁다. 4일 베트남 A대표팀이 UAE 아부다비에 도착했을 때는 베트남 팬 30여 명이 공항에 모여 생일 축하곡을 부르기도 했다. 이날이 박 감독의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베트남 언론 VN익스프레스는 “결전지에 도착한 대표팀에 많은 박수와 응원이 쏟아졌다. 팬들은 대표팀의 좋은 성적과 함께 박 감독의 성공을 기원했다”고 전했다. 스즈키컵 우승으로 동남아 최강 자리에 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베트남은 아시안컵의 ‘다크호스’로 꼽힌다. 베트남의 아시안컵 최고 성적은 2007년 대회의 8강. 당시 8강전에서 베트남에 탈락의 아픔을 안긴 팀이 2019 아시안컵 첫 상대인 이라크다. 베트남은 8일 오후 10시 30분(한국 시간)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이라크와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복수에 나선다. 베트남이 1차 목표인 16강 진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라크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D조에서는 아시안컵 3회 우승의 이란이 1위를 차지할 것이 유력한 가운데 베트남과 이라크가 2위 자리를 놓고 다툰다. 각조 1, 2위와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박 감독은 현지 훈련을 통해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예고했다. 미드필더 아흐메드 야신 등 선수들의 개인기가 뛰어난 이라크를 상대로 맞불을 놓기보다는 안정적인 수비로 실점을 최소화한 뒤 응우옌꽝하이 등 발 빠른 공격수들로 반격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이라크가 88위, 베트남이 100위다. VN익스프레스는 “박 감독이 실시한 훈련 중 3분의 1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훈련이었다”고 보도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상대에게 먼저 달려들지 말라고 강조했다. 골을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클린 시트(무실점 경기)를 기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중동 팀에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그가 이끄는 베트남은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이라크와 카타르를 각각 8강과 4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꺾은 경험이 있다. 당시 23세 이하 대표팀에 있던 응우옌꽝하이 등이 현재 A대표팀에서 활약 중이다. 박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은 한국, 일본 등에는 약한 징크스가 있어도 중동 팀을 상대로는 강한 모습을 보인다. 강한 중원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으로 이라크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후반 5분. 키르기스스탄 수비수가 중국 하오쥔민의 코너킥을 헤딩으로 걷어냈다. 공은 높이 떠올라 키르기스스탄의 골문으로 날아왔다. 골키퍼가 쉽게 막을 수 있는 볼이었다. 하지만 키르기스스탄 골키퍼 파벨 마티아시가 손으로 쳐낸 볼은 골문 안쪽에 떨어졌다. 전반 42분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던 중국은 상대 골키퍼의 황당한 자책골 덕분에 기사회생했다. 이 골로 경기 흐름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기세가 오른 중국은 키르기스스탄을 몰아붙이기 시작했고, 위다바오가 후반 33분 골키퍼까지 제친 뒤 왼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같은 C조에 속한 중국은 7일 UAE 알아인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행운이 따른 동점골 등으로 승리를 거둔 중국의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6위 중국은 한 수 아래인 키르기스스탄(91위)에 전반 동안 경기 주도권을 내주는 등 고전했다. 키르기스스탄은 이번에 아시안컵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슈팅 수는 키르기스스탄이 10개로 중국(9개)을 앞섰다. 중국은 잦은 패스 미스로 역습을 허용하는 등 조직력이 허술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따르면 이날 상대 진영에서 중국의 패스 성공률은 60%에 불과했다. 한국은 12일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을, 16일 중국과 3차전을 치른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후반 22분. 미드필더 이청용은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파고드는 황희찬에게 침투 패스를 시도했다. 황희찬은 지체 없이 황의조에게 볼을 건넸다. 골게터 황의조는 이를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필리핀의 골망을 흔들었다. 답답했던 한국의 경기 흐름을 깨는 동시에 ‘진땀승’을 이끈 강력한 한방이었다. 황의조는 “전반에 찬스가 많았는데 해결을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힘든 경기였는데 결국 득점을 기록해 기쁘다”고 말했다. 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축구대표팀은 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끝난 필리핀과의 2019 UAE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황의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대표팀은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8경기 연속 무패 행진(4승 4무)을 이어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 한국은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필리핀(116위)을 상대로 고전했다. 힘겹게 승리를 거뒀지만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해 전술을 날카롭게 다듬어야 한다는 숙제를 얻었다. 벤투 감독은 이날 대표팀의 주 포메이션인 ‘4-2-3-1 전형’을 내세웠다. 최전방에는 황의조를 원톱으로 세웠고, 좌우 날개에 황희찬과 이재성을 배치했다. 남태희가 부상으로 낙마한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베테랑 구자철을 투입했다. 벤투 감독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전형과 전술로 나선 대표팀이지만 세밀함은 부족했다. 벤투 감독은 양쪽 측면 수비수의 적극적 공격 가담을 강조한다. 공격 진영에서의 수적 우위를 통해 상대 밀집 수비를 공략하기 위한 것. 대표팀은 김진수(왼쪽 측면 수비수)와 이용(오른쪽 측면 수비수)이 지속적으로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공격을 전개했다. 하지만 크로스의 정확도가 떨어졌고, 페널티 박스 안에 위치한 공격수들의 마무리 능력이 떨어져 수차례 득점 기회에서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황의조는 전반 40, 41분에 연달아 결정적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그의 슈팅은 모두 필리핀 골키퍼에게 막혔다. ‘볼 점유율을 높여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이 전술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중원에서 선수들 간의 지속적인 패스 플레이가 이뤄지면서 상대의 빈틈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대표팀은 미드필더와 수비진에서 패스 미스가 나오면서 공격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전반전에 한국이 71%의 높은 점유율(필리핀 29%)을 유지하고도 득점에 실패한 이유다. 오히려 패스미스로 인해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택한 필리핀에게 날카로운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다득점 승리에 실패한 한국은 키르기스스탄을 2-1로 꺾은 중국에 이어 조 2위를 기록했다. 중국과 승점, 골득실이 같지만 다득점에서 밀렸다. 대표팀은 12일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아시아 무대에 강했던 지난해 내 모습을 대표팀의 새해 첫 대회인 아시안컵에서도 이어가겠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27·감바 오사카)는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앞두고 이렇게 출사표를 냈다. 59년 만에 대회 우승을 노리는 대표팀은 7일 오후 10시 30분(한국 시간) UAE 두바이에서 필리핀과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토트넘과 대한축구협회의 협의에 따라 조별리그 3차전부터 합류한다. 손흥민 없이 치르는 조별리그 1, 2차전에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득점왕(9골) 황의조가 공격진을 이끌어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황의조는 대표팀 원톱으로 나서 3골(7경기)을 터뜨리고 있다. 아시아경기에서 황의조를 지도했던 김학범 감독은 “최근 황의조의 슈팅 템포가 더 빨라지는 등 공격력이 (아시아경기 때보다) 더 날카로워졌다. 아시안컵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선정한 ‘아시안컵에서 주목해야 할 공격수 톱10’에도 뽑힌 황의조는 이번 대회의 유력한 득점왕 후보다. 한국은 2011년 구자철(5골) 이후 아시안컵 득점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황의조는 아시아경기에서 두 차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몰아넣기’에 능해 충분히 득점왕을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아시안컵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한 선수가 되겠다. 골 감각을 유지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1차전 상대인 필리핀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 한국은 객관적 전력에서 필리핀(116위)에 앞서 있다. 역대 상대 전적도 7승으로 한국의 우위. 과거 잉글랜드 대표팀 등을 이끌었던 명감독 스벤 예란 에릭손 필리핀 감독은 밀집 수비를 펼친 뒤 공격수 필 영허스밴드 등을 앞세워 역습으로 골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필리핀에는 유럽 무대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있지만 경기스타일은 단조롭고 투박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황의조, 황희찬(왼쪽 측면 공격수), 이재성(오른쪽 측면 공격수) 등 공격진의 2 대 1 패스 등 연계 플레이로 필리핀의 밀집 수비를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선수들과 필리핀의 경기 영상을 함께 보면서 포지션별 대응법을 마련했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벤투 감독은 6가지 순간(공격과 수비 조직, 세트피스 등)에서 어떤 전술을 펼치는지 등을 영상과 문서 자료로 정리해 뒀다. 선수들에게도 영상을 통해 수행해야 할 역할 등을 명확히 설명한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공격 시 양쪽 측면 수비수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다. 공격수와 측면 수비수를 합쳐 수적 우위 속에 상대를 공략하기 위함이다. 이 때문에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에 나설 측면 수비 자원으로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을 대거 선발했다.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날카로운 크로스가 강점인 오른쪽 측면 수비수 이용(전북)은 “필리핀에는 기술과 스피드가 좋은 선수들이 있다. 상대가 약팀이라고 해서 방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를 하루 앞두고 대표팀은 엔트리에 변화가 생겼다. 벤투 감독은 무릎이 좋지 않는 나상호(광주)를 대신해 이승우(베로나)를 합류시키기로 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승우의 합류 시기는 베로나 구단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6일 열린 B조 첫 경기에서는 요르단(109위)이 지난 대회 챔피언 호주(41위)를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개최국 UAE(79위·A조)는 개막전에서 바레인(113위)과 1-1로 비겼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K리그1(1부) 우승은 물론이고 전북 구단 사상 최초의 ‘트레블(K리그, 축구협회컵,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어 내겠다.”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전북의 새 사령탑이 된 조제 모라이스 감독(54·포르투갈)은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구단의 새 역사를 쓰겠다고 선언했다. 같은 시간 경기 화성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는 수원의 새 사령탑 이임생 감독(48)이 “전북의 독주를 끊겠다”고 강조했다. 새 팀에서의 첫발을 내디딘 두 감독이지만 출발점은 다르다. 전북은 전임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6차례 K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절대 1강’으로 군림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전북의 고유 스타일을 유지하겠다. 동시에 공격은 더 예리하게, 수비는 더 탄탄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 전 감독은 베테랑 이동국(40)을 전북의 간판스타로 키웠다. 모라이스 감독도 이동국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이동국에게 ‘불가능은 없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이는 40세이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 더 롱런할 수 있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세계적 클럽에서 조제 모리뉴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보좌하며 경력을 쌓았다. 이날 모리뉴 감독은 ‘감독 취임 축하한다. 기회가 되면 전북의 경기를 보러 한국에 가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모라이스 감독은 “유럽에서의 경험을 살려 전북을 세계적인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임생 감독은 ‘명가 부활’의 책임을 맡았다. 4차례 K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수원이지만 2008년 이후로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또한 지난 시즌 K리그1을 6위로 마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도 획득하지 못했다. 수비 집중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후반 막판에 실점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감독은 “팀의 수비 조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과거 수원의 수석코치를 맡은 경력이 있다. 그는 “과거 코치 생활을 하면서 애정을 많이 쏟았던 팀이기 때문에 어려울 때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수원이 다시 한번 아시아 무대 정복에 나설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ACL 도전에 대한 욕심이 크다.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축구로 수원 팬들이 다시 팀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요즘 프로농구에는 군 제대를 앞둔 선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곰신’ 사령탑들이 있다. ‘곰신’은 군대 간 남자친구를 고무신 거꾸로 신지 않고 기다린다는 뜻에서 생긴 말이다. 이상범 DB 감독과 추일승 오리온 감독이다. 시즌 개막 전 약체로 분류됐던 두 팀은 지난해 말부터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의 꿈을 키우고 있다. 두 팀은 29일 상무에서 제대하는 허웅(DB), 이승현(오리온)이 복귀하면 전력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즌 초 최하위(10위)에 처졌던 DB는 국내 무대 적응을 마친 외국인 선수인 가드 마커스 포스터(평균 25.89득점)의 활약을 앞세워 5연승을 기록하며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 감독은 “허웅이 돌아오는 순간이 팀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외곽슛 능력이 있는 가드 허웅이 합류하면 공격 루트가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는 포스터가 득점, 어시스트 등 홀로 많은 역할을 수행한다. 허웅이 돌아오면 상대 수비를 분산시켜 다양한 득점 방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의 추 감독은 “이승현이 돌아올 때까지 6위 근처의 순위만 유지하면 6강 PO 진출을 노려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즌 초 10연패를 기록하며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오리온은 포워드 최진수(평균 14.73득점)를 중심으로 한 공격이 살아나면서 2일 현재 8위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선수에게도 쉽게 밀리지 않는 힘과 외곽슛을 갖춘 포워드 이승현이 복귀하면 최진수와 함께 ‘국내 선수 원투 펀치’를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 감독은 “이승현이 돌아오면 골밑 안정화를 이끌어 내는 동시에 역할 분담을 통해 최진수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2일 경기에서는 KGC가 삼성을 94-85로 꺾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팀 전형을 바꾸는 파격을 선택했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평가전이 열린 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스타디움. 사령탑 부임 이후 ‘포백 전형(4-2-3-1)’을 주로 사용해 왔던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파격적인 ‘변형 스리백 전형(3-4-2-1)’을 내세웠다. 이 전형의 핵심은 저돌적 돌파가 강점인 황희찬(함부르크)의 활용이었다. 주로 측면 공격수로 뛰는 그는 이날 왼쪽 윙백으로 기용됐다. 포백에서의 왼쪽 측면 수비수보다 전진된 위치에 투입돼 미드필더처럼 움직인 황희찬은 적극적으로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3명의 공격 자원(황의조, 이청용, 황인범)과 연계 플레이로 수비를 뚫기 위해 노력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 손흥민이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의 협의에 따라 아시안컵 조별리그 1, 2차전을 뛸 수 없기 때문에 전방에 공격 숫자를 늘려 공격력을 강화하는 방식을 실험한 것이다. 벤투 감독은 황희찬의 수비력이 떨어지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비할 때는 황희찬의 수비 위치로 스리백 수비수 중 권경원이 이동하고 오른쪽 윙백인 이용이 후방으로 내려와 포백을 구성하게 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의 실험에 합격점을 주기는 어려웠다. 대표팀의 강점이었던 빠른 공수 전환 등이 상실되면서 0-0으로 무기력한 무승부를 거뒀기 때문이다. 축구 전문 사이트 사커웨이에 따르면 한국은 볼 점유율이 49%(사우디아라비아 51%)에 그쳤다. 황희찬은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만들어 내지 못했고, 오버래핑이 뛰어난 이용도 수비 가담에 집중하면서 장기인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전형이 경기 중에 바뀌는 전술은 훈련 시간에 제약이 있는 대표팀에서 완벽히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선수들의 적응도가 떨어지면서 실책이 많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 향상도 숙제로 남았다.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 비주얼 스포츠에 따르면 대표팀은 6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 슈팅은 한 개도 없었다.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2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슈팅 정확도가 떨어졌다. 후반 15분 황의조를 대신해 투입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슈팅을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했다. 국내파와 일본, 중국 등에서 뛰는 선수들은 시즌이 종료되고 휴식을 취하면서 감각이 떨어졌고, 유럽파는 시즌이 진행 중이어서 체력적 문제가 있는 상태다. 한 위원은 “아시안컵 첫 경기인 필리핀전(7일)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을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과제다”라고 말했다. 확실한 페널티킥 키커 확보도 과제로 떠올랐다. 후반 36분 기성용(뉴캐슬)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으나 그의 슈팅은 골포스트 옆으로 벗어났다. 기성용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대표팀의 페널티킥 전담 키커였다. 앞서 손흥민도 ‘벤투호’에서 치러진 두 차례 평가전(코스타리카, 우루과이)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바 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국제 대회에서는 페널티킥 한 방으로 승부가 갈릴 수 있다. 킥 훈련 등을 통해 전문 키커 1, 2명을 선정하고 이들의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벤투호’는 쑥스러운 A매치 무패 행진(3승 4무)을 이어갔다. 벤투 감독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전술적 다양성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조별리그 첫 경기까지 남은 시간 동안 전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사령탑 교체 후 강팀의 면모를 되찾았다. 조제 모리뉴 감독이 성적 부진 등의 이유로 경질된 이후 올레 군나르 솔셰르 임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맨유는 지난해 12월 31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 경기장에서 열린 본머스와의 안방 경기에서 4-1로 완승을 거뒀다. 모리뉴 감독이 팀을 이끌 당시 약팀에 덜미가 잡히는 등 경기력이 들쭉날쭉했던 맨유는 지난해 12월 19일 솔셰르 감독 체제가 시작된 이후 3연승으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맨유 변화의 중심에는 미드필더 폴 포그바(26·사진)가 있다. 모리뉴 감독과의 불화설에 휩싸이는 등 한동안 부진했던 그는 솔셰르 감독 부임 이후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포그바는 최근 3경기에서 4골 3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본머스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해 2경기 연속 멀티골을 작성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포그바는 맨유 선수로는 2012년 12월 웨인 루니 이후 6년 만에 2경기 연속 멀티골을 작성한 선수가 됐다. 경기 후 포그바는 “나와 동료들은 승리와 함께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길 원했다. 이제 우리는 과거처럼 강한 맨유의 모습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솔셰르 감독 부임 이후) 우리는 더 공격적이고 많은 골 기회를 만들어 내는 팀이 됐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원했던 플레이 스타일이다”고 덧붙였다. 솔셰르 감독도 포그바의 변모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포그바는 중원 전 지역에서 맹활약하며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볼 터치와 패스, 움직임 모두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8년의 마지막 해가 집니다. 1년 365일 8760시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평창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 러시아 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까지 메가 스포츠 이벤트가 쏟아졌던 올해는 스포츠팬들에게 유독 빠르게 지나간 것처럼 느껴졌을 겁니다. 새해 벽두 정현은 호주오픈에서 한국 테니스 사상 첫 ‘메이저 4강’을 일궜습니다. 2월에는 피겨 여왕 김연아가 평창의 칼바람을 녹이는 스케이팅 연기로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올림픽 성화대에 불을 지폈습니다. 올여름 지독했던 폭염은 월드컵과 아시아경기에서 태극전사들이 뿜어낸 열기에 힘입어 이열치열로 이겨냈죠.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스즈키컵 우승으로 이끌어 연말까지 국내 축구팬들의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컬링 대표 ‘팀 킴’ 파문, 아시아경기 야구대표팀을 둘러싼 논란 등에 한숨짓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2018년을 보내며 한 해 동안 우리를 울고 웃게 한 스포츠 장면을 소개합니다. 세계가 숨죽인 손흥민의 ‘50m 폭풍질주’한국의 러시아 월드컵 최고 순간은 마지막 경기, 그것도 90분 정규시간이 다 흐른 뒤에야 나왔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5분 44초 약 50m를 전력 질주한 뒤 쐐기골을 터뜨렸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무너뜨린 이 경기는 ‘역대 월드컵 최고 이변’으로 회자됐다. 평창올림픽 윤성빈의 금빛세배황금 개의 해를 맞으며 ‘황금개가 되겠다’던 윤성빈은 약속대로 한국 썰매에 올림픽 첫 금메달(스켈레톤)을 안겼다. 남북 공동 입장은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은 평창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17개의 메달(금5, 은8, 동4)을 수확해 종합 순위 7위에 올랐다. 인맥 발탁 논란 잠재운 황의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와일드카드로 뽑힐 당시 성남 시절 김학범 감독과의 사제 관계가 부각돼 ‘인맥 발탁’ 논란에 휘말린 황의조는 득점왕(9골)에 오르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어 최고 스타로 거듭났다. 김 감독은 “(황의조 선발 논란 등에 관해)'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더 열의를 띠며 아시아경기에 나섰다”고 소감을 전했다. ‘쌀딩크’ 박항서 신드롬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아경기 4강에 이어 연말에 스즈키컵 우승까지 일궈냈다. 베트남 총리로부터 우정훈상을 받는 등 그는 베트남 한류 열기의 중심에 섰다. 평창의 행복 오래 누리지 못한 컬링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사상 첫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 컬링대표팀 ‘팀 킴(경북체육회)’. 하지만 11월 주장 김은정 등 선수들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등 지도부의 부조리를 폭로했다. 김 전 부회장은 사퇴의사를 밝혔고, 선수들은 29일부터 빙상훈련을 재개했다. 정현 호주오픈 사상 첫 4강 진출정현은 호주오픈에서 이형택이 갖고 있던 역대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인 메이저 16강을 넘어서 준결승까지 내달렸다. 16강전에서 전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를 물리친 정현은 물집에 생살이 벌겋게 드러났던 발바닥조차 전 국민의 성원을 받았다. 국보투수 선동열, 국대 감독 사상 첫 국감등판야구 대표팀은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따고도 환영받지 못했다. 대회 시작 전부터 불거진 일부 군 미필 선수들의 대표 선발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선동열 감독은 역대 국가대표 감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서는 수모를 당한 뒤 자진 사퇴했다. 선 감독은 “스포츠가 정치적 소비의 대상이 되는 사례는 내가 마지막이길 바란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국인 최초 월드시리즈 선발등판 류현진LA 다저스 류현진은 올해 7승3패, 평균자책점 1.97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클레이턴 커쇼 대신 1선발로 나섰던 그는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하며 한국인 첫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의 주인공이 됐다.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한 그는 내년 약 202억 원을 받는다. 패럴림픽 정신 보여준 한민수의 슬로프 등반 성화 봉송평창 패럴림픽 개회식의 백미는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한민수의 슬로프 등반 성화 봉송이었다. 왼쪽 다리가 의족인 한민수는 성화를 등에 멘 채 한 가닥 줄에 의지해 한 걸음씩 경사진 슬로프를 올라 성화대에 도착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장현수 병역 특례 봉사자료 조작 논란2014 인천 아시아경기 축구 금메달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은 국가대표 수비수 장현수는 군복무 대신 수행해야하는 봉사활동의 확인서를 허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 영구 박탈의 중징계를 받은 장현수는 태극마크를 달 수 없게 됐다. 노선영 왕따 주행 논란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8강전에서 벌어진 ‘노선영 왕따 주행 논란’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당시 김보름은 경기 막판 체력이 떨어진 노선영이 뒤처지는데도 내버려두고 먼저 골인하면서 은메달을 따고도 웃지 못했다. 임보미 bom@donga.com·김재형·정윤철 기자}
“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이 목표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을 내게 줘야 한다. 월드컵 이후 결과는 내가 책임을 지겠다. 나에 대한 평가 지점은 다음 월드컵이 돼야 한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49)이 올 8월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9)을 인터뷰할 때 벤투 감독이 한 말이다. ‘독이 든 성배’로 불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기는 하겠지만 시간을 달라는 얘기였다.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2010∼2014년), 올림피아코스(그리스·2016∼2017년), 충칭 리판(중국·2018년)의 사령탑으로 있을 때의 경기 영상을 분석했던 김 위원장은 10여 명의 후보 중 벤투 감독을 최종 낙점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만난 김 위원장은 “강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는 수비를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에게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시간을 주면서 계약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에 딱 맞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빠른 공수 전환과 강한 압박을 앞세워 경기 주도권을 쥐는 축구를 추구한다. 이는 협회가 원했던 감독 성향과도 일치했다. 김 위원장은 “사령탑 후보 선정에 앞서 ‘능동적 스타일로 경기를 지배한다’는 한국 축구의 방향성을 정립했다. 이후 후보들의 경기를 분석했고, 벤투 감독이 우리의 방향성에 부합하는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 선임 발표 당시 일각에선 벤투 감독이 충칭에서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것을 두고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경기 영상을 꼼꼼히 살펴본 김 위원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을 이끌 때보다 올림피아코스를 이끌 때 더 능동적인 경기를 했다. 중국에서 실패했다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부임 초기 경기를 살펴보니 올림피아코스를 이끌 때보다 공격 전개와 수비 압박 등이 발전돼 있었다. 재기에 대한 의지가 있고 경기 내용적으로는 점차 발전하고 있는 사령탑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와 달리 대표팀 운영 과정을 적극적으로 살펴본다.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기간이 끝나면 벤투 감독으로부터 경기 준비 과정과 리뷰 등이 담긴 보고서를 받고 피드백을 한다. 지속적으로 성과를 평가하고, 대표팀 운영 과정을 점검하는 것이다. 감독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성적이 부진하면 갈아 치우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은 무패 행진(3승 3무)을 벌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우루과이 등 강호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걱정도 많았다. 나도 같이 시험을 보는 느낌이었는데…. 좋은 출발을 해서 안심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의 성적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벤투 감독이 본격적으로 역량을 발휘해야 할 대회(내년 1월 6일 막이 오르는 아시안컵,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 등)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기 때문. 김 위원장은 “모의고사는 끝났다. 이제 수능(아시안컵)이다. 대표팀은 균형이 잘 잡혀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내년 1월 6일 개막하는 2019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 모처럼 후끈 달아오른 축구 열기와 팬들의 지지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 김 위원장은 벤투 감독도 아시안컵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벤투 감독에게 우리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 월드컵 본선 8강이라고 말했고, 벤투 감독도 (목표가) 매력적이라고 했다. 패배 시 곧바로 탈락하는 토너먼트 돌입과 국제 대회에서 발생하는 변수 등을 벤투 감독이 어떻게 컨트롤해 나가는지를 지켜볼 예정이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07년 생글생글 웃는 얼굴의 CF스타로 주목받았던 여섯 살 ‘초코파이 꼬마’는 어느덧 키가 180cm까지 자랐다. 지난해 얼굴에 피었던 ‘여드름 꽃’ 자국도 자취를 감췄다. “훌쩍 자란 키만큼 실력도 쑥쑥 향상됐으면 좋겠어요.” ‘독종’인 소년은 욕심이 많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개척자’로 불리는 그이지만 궁극적 목표는 더 높은 곳에 있었다. “피겨는 제 인생이에요. 언젠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선수가 되고 싶어요. 외국 사람들도 한국 하면 제가 떠오를 수 있게 말입니다.”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메달(동메달)을 딴 차준환(17·휘문고)을 26일 만났다.○ 온통 피겨로 가득한 일상 “트와이스요?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한창 아이돌에 관심이 많을 고교 2학년. 하지만 차준환은 요즘 인기 많은 걸그룹조차 생소하다고 했다. 그는 “걸그룹에 관심을 둘 시간이 없어요”라며 웃었다. 차준환은 김연아와 하뉴 유즈루(일본)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키운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지도 아래 캐나다에서 훈련한다. 2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15위에 그쳤던 그가 불과 10개월 만에 세계적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지독한 열정과 끊임없는 훈련이 있었다. “하루에 빙상 훈련은 4시간, 지상 훈련(스트레칭 포함)은 3시간 정도 한다. 나머지 시간에 식사하고 휴식을 취하고…. 그러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 버린다.” 또한 체력 보충 등을 위해 군것질을 참는 대신에 고기 위주의 식단을 철저히 지킨다. 훈련 장소인 크리켓 스케이팅 클럽의 분위기도 도움을 준다. 차준환은 “하뉴 등 세계적 선수들이 모두 쉴 틈 없이 훈련을 한다. 그들과 함께 있다 보니 나도 한눈을 팔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휴식 시간이나 대회 출전을 위해 비행기로 이동할 때도 훈련의 연속이다. 그는 이때 자신의 프로그램 음악을 반복해서 듣는다. 차준환은 “특히 경기 전날에는 (프로그램 음악을) 수없이 반복해 들으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말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차준환의 강점은 곡 해석 능력이다. 음악과 연기가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차준환은 프로그램 초반 점프 실수가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곧바로 다음 점프를 성공시키는 등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차준환은 “연습 때 실수가 있어도 음악을 멈추지 않고 끝까지 프로그램을 완료한다”고 말했다.○ “1등 경쟁을 하는 선수로 성장할 것” 차준환은 대회 출전을 앞두고 좀처럼 구체적인 목표를 내놓지 않는다. “말보다 몸으로 직접 보여주고 성과를 내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에게도 마음속에 품은 원대한 목표가 있었다. 차준환은 “조금씩 발전해 언젠가는 1등 경쟁을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는 평창 올림픽보다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그가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난도가 높아 고득점에 유리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추가적으로 장착해야 한다. 현재 그는 4회전 살코(기본 점수 9.7점)와 토루프(9.5점)를 뛴다. 차준환은 “발에 맞지 않는 부츠 문제에다가 부상(고관절, 발목)도 겪었기 때문에 무리하게 훈련을 할 생각은 없다. 철저히 몸 관리를 하면서 차근차근 4회전 점프를 늘려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비시즌에 그가 시도하는 4회전 점프 중 성공률이 높은 것은 플립(11점)이다. 차준환은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3번 시도하면 2번은 성공한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남자 김연아’로 불리는 데 대해 “나는 아직 그 정도 위치에 오른 선수가 아니다”라며 부담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먼 미래에는 또 한 명의 한국 피겨 아이콘이 되기를 꿈꾼다. “내 이름 차준환으로 오래도록 팬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