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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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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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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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렘가서 피어나는 이민자들의 꿈… 힙합 콘서트 온 듯

    요즘 힙합이 확실히 대세인가 보다. 뮤지컬에서도 힙합 뮤지컬이 등장했다. 4일 개막한 라이선스 뮤지컬 ‘인 더 하이츠’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7년 전 초연됐는데 국내에서도 힙합이 대중화되면서 올해 첫선을 보였다. 주요 노래는 랩과 힙합, 라틴음악으로 구성돼 있다. 공연 내내 이들 음악만으로도 관객의 어깨가 들썩였다. 가사의 전달력이 중요한 뮤지컬에서 속사포 랩을 쏟아내는 힙합 뮤지컬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그라피티 스프레이를 뿌려대며 한 소년이 요란한 비보이 춤을 추는 첫 장면부터 남다르다. 마치 힙합 가수 콘서트에 온 건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의 화려한 군무에선 힘이 느껴졌다. 최근 몇 년간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유럽 중세 시대 배경 뮤지컬에 식상함을 느낀 관객이라면,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인 더 하이츠’는 미국 뉴욕 맨해튼 북서부에 있는 워싱턴 하이츠를 배경으로 이민자들의 꿈을 그린 작품이다. 워싱턴 하이츠는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온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칠레,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등 중남미계 이민자들이 거주해 뉴욕의 ‘라틴 할렘’이라 불린다. 여기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돈을 벌어 고향에 돌아갈 날을 꿈꾸는 우스나비를 중심으로 스탠퍼드대에 입학한 수재지만 비싼 학비 때문에 학업을 중단한 니나, 택시회사에서 근무하는 베니, 미용실에서 일하는 바네사 등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하루하루 고된 ‘미국살이’를 하는 이민자들이지만 이들은 춤과 노래로 삶에 ‘참맛’을 더한다. 우스나비가 할머니인 클라우디아의 복권 당첨 소식에 들떠 당첨금 9만6000달러에 대해 노래하는 ‘96000’이 대표적인 곡이다. ‘인 더 하이츠’는 2009년 제62회 토니상의 최우수작품상, 작곡·작사상, 안무상, 오케스트라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듬해에는 그래미상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도 거머쥐었다. 한국 초연에선 전문 배우 외에도 여러 아이돌 가수가 배우로 참여했다. 양동근 정원영 장동우(인피니트) 키(샤이니)가 우스나비를, 서경수 김성규(인피니트) 첸(엑소)이 베니를 연기한다. 오소연 제이민은 바네사, 김보경 루나(에프엑스)는 니나 역을 맡았다. 11월 22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7만∼13만 원. 1588-5212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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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만 영화 음악감독, 달을 훔치다

    《 “한국에서 내가 주저 없이 천재라고 부를 수 있는 두 명 중 한 사람이 장영규 음악감독입니다.” (영화감독 박찬욱)최동훈 감독의 1000만 영화 ‘암살’과 ‘도둑들’,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등에서 음악감독으로 활약한 장영규 음악감독(47)이 무용 연출가로서 첫 도전장을 던진다. 다음 달 9∼11일 오후 5시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 무대에 오르는 국립무용단의 신작 ‘완월(玩月·달을 즐긴다)’을 통해서다. 》18일 공연 연습이 한창인 국립극장에서 만난 그는 “원래 앞에 나서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인데…. 한마디 툭 던진 조언 때문에 무용 연출자로…”라며 웃었다. 그가 이끄는 국악 퓨전 앙상블 ‘비빙’은 지난해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 국제아트페스티벌에 국립무용단과 함께 한국 대표로 특별 초청됐다. 당시 국립무용단은 여러 소품을 모은 ‘코리아 환타지’를 공연했는데 유독 그의 눈엔 ‘강강술래’가 들어왔다. “반짝반짝 빛났어요. 떼로 손잡고 원형으로 도는 기존의 강강술래가 아니었어요. 12명의 무용수가 다양한 몸짓과 새로운 동선을 보여주며 마치 세포가 분열하는 듯한 환상적 강강술래를 선보였어요. 강강술래를 단독 공연 작품으로 만들어도 훌륭하겠다 싶었죠.” 그는 그 자리에서 국립무용단 측에 “강강술래의 음악을 바꿔 작업하면 훨씬 재미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국립무용단 측은 덜컥 그에게 ‘연출을 맡아 달라’고 제안했다. 사실 그는 영화뿐 아니라 공연과도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1992년부터 현대무용 안무가 안은미의 작품에 여러 번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국립무용단의 ‘회오리’뿐만 아니라 연극 ‘페리클레스’ ‘광부 화가들’ 등 수십 편의 공연에서 음악감독을 맡았다. 공연이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작 그의 전공인 음악은 미완성 상태다. 18명의 여성 무용수들은 연습용 음악에 동작을 맞추고 있었다. 그는 “안무가 더 급하다. 음악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며 웃었다. “음악은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마지막에 만들 겁니다. 저는 공연에서 음악을 미리 주는 걸 안 좋아해요. 음악을 미리 주면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리듬과 음악에 좌지우지되거든요. 늘 공연 전날까지도 음악을 바꿔 긴장하게 만들죠. 긴장할 때 나오는 에너지가 좋아서요.” 그는 ‘완월’의 음악에 대해 “악기 소리를 최대한 배제하고 싶다”고 한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무음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감독으로 여러 무용 작품에 참여하긴 했지만, 안무를 직접 짜기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완월의 연출을 제안받자마자 안은미무용단 소속 무용가 김기범(32)에게 안무를 맡겼다. 김기범은 안무에 대해 “강강술래 동작을 잘게 쪼갠 뒤 합쳤다”고 설명했다. 10분 남짓한 기존의 강강술래 춤은 변화된 구조에 따라 1시간 분량의 공연으로 확장, 변주될 예정이다. “여성 무용수들이 무대에 오르지만, 전통 강강술래의 여성스러움은 배제될 겁니다. 모던한 강강술래라고나 할까요. 완월을 보고, 원형의 강강술래를 보고 싶어 하는 관객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장영규) 3만∼4만 원. 02-220-4114∼6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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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0년 전 백제춤, 어떤 모습일까?

    ‘1300년 전 백제 춤의 흔적을 일본에서 되찾는다.’ 한일문화교류회의(위원장 정구종)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 1∼4일 국립극장 KB청소년 하늘극장에서 ‘일본 백제춤의 귀향’ 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에선 일본 규슈 미야자키 현 난고손 지역의 축제 시와스마쓰리(師走祭り) 때 추는 ‘가구라(神樂) 춤’을 선보인다. 한일문화교류회의 위원인 국수호 디딤무용단 예술감독(67)은 “일본에 무용을 전수한 백제인 미마지의 발자취를 추적하다 시와스마쓰리에서 백제 춤으로 추정되는 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난고손 지역에선 매년 12월 1300여 년 전 일본으로 망명한 백제의 정가왕과 그의 아들 복지왕을 기리는 축제인 ‘시와스마쓰리’가 열린다. 복지왕이 정가왕을 찾아와 만나는 여정을 재현하는데 이 과정에서 추는 가구라 춤이 백제의 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 감독의 설명이다. 정가왕은 백제 마지막 왕인 의자왕의 후손으로 난고손 지역에 정착했으나 신라에서 보낸 추격대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 감독은 “발 디딤새가 독특하고 손 춤사위가 직선인 게 특징”이라며 “이번 공연에선 난고손 지역의 미카도 신사, 히키 신사 내 춤 계승자 15명이 무대에 오른다”고 말했다. 공연은 다음 달 1일 충남 부여 정림사지, 2일 공주 금강신관공원, 4일 서울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열린다. 무료지만 서울 공연은 예약이 필요하다. 044-203-2573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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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욱 감독 “한국에서 천재라 부를 수 있는 2명 중 1명은…”

    “한국에서 내가 주저 없이 천재라고 부를 수 있는 두 명 중 한 사람이 장영규 음악 감독입니다.”(영화감독 박찬욱) 최동훈 감독의 1000만 영화 ‘암살’과 ‘도둑들’,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등에서 음악감독으로 활약한 장영규 음악감독(47)이 무용 연출가로서 첫 도전장을 던진다. 다음달 9~11일 오후 5시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 무대에 오르는 국립무용단의 신작 ‘완월(玩月·달을 즐긴다)’을 통해서다. 18일 공연 연습이 한창인 국립극장에서 만난 그는 “원래 앞에 나서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인데…. 한마디 툭 던진 조언 때문에 무용 연출자로…”라며 웃었다. 그가 이끄는 국악 퓨전 앙상블 ‘비빙’은 지난해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국제아트페스티벌에 국립무용단과 함께 한국 대표로 특별 초청됐다. 당시 국립무용단은 여러 소품을 모은 ‘코리아 환타지’를 공연했는데 유독 그의 눈엔 ‘강강술래’가 들어왔다. “반짝반짝 빛났어요. 떼로 손잡고 원형으로 도는 기존의 강강술래가 아니었어요. 12명의 무용수들이 다양한 몸짓과 새로운 동선을 보여주며 마치 세포가 분열하는 듯한 환상적 강강술래를 선보였어요. 강강술래를 단독 공연 작품으로 만들어도 훌륭하겠다 싶었죠.” 그는 그 자리에서 국립무용단 측에 “강강술래의 음악을 바꿔 작업하면 훨씬 재미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국립무용단 측은 덜컥 그에게 ‘연출을 맡아 달라’고 제안했다. 사실 그는 영화 뿐 아니라 공연과도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1992년부터 현대무용 안무가 안은미의 작품에 여러 번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 국립무용단의 ‘회오리’ 뿐만 아니라 연극 ‘페리클라스’ ‘광부 화가들’ 등 수십 편의 공연에서 음악감독을 맡았다. 공연이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작 그의 전공인 음악은 미완성 상태다. 18명의 여성 무용수들은 연습용 음악에 동작을 맞추고 있었다. 그는 “안무가 더 급하다. 음악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며 웃었다. “음악은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마지막에 만들 겁니다. 저는 공연에서 음악을 미리 주는 걸 안 좋아해요. 음악을 미리 주면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리듬과 음악에 좌지우지 되거든요. 늘 공연 전날까지도 음악을 바꿔 긴장하게 만들죠. 긴장할 때 나오는 에너지가 좋아서요.” 그는 ‘완월’의 음악에 대해 “악기 소리를 최대한 배제하고 싶은데 무음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감독으로 여러 무용 작품에 참여하긴 했지만, 안무를 직접 짜기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완월의 연출을 제안받자마자 안은미무용단 소속 무용가 김기범(32)에게 안무를 맡겼다. 김기범은 안무에 대해 “강강술래 동작을 잘게 쪼갠 뒤 합쳤다”고 설명했다. 10분 남짓한 기존의 강강술래 춤은 변화된 구조에 따라 1시간 분량의 공연으로 확장, 변주될 예정이다. “여성무용수들이 무대에 오르지만, 전통 강강술래의 여성스러움은 배제될 겁니다. 모던한 강강술래라고나 할까요. 완월을 보고, 원형의 강강술래를 보고 싶어 하는 관객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장영규) 3~4만 원, 02-220-4114~6.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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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이승환 연속 6시간 콘서트에 “역사적 공연” 갈채

    가수 이승환(48)이 연속 6시간 콘서트 공연에 도전해 성공했다. 그는 19일 서울 광진구 구천면로 악스 코리아에서 ‘빠데이-26년’ 콘서트를 열고 6시간 21분간 공연을 진행했다. 그는 이날 오후 4시 3분부터 11시 4분까지 휴식시간 40분을 뺀 공연 동안 총 66곡의 노래를 불렀다. 이승환 소속사인 드림팩토리에 따르면 그는 이번 공연으로 2012년 9월 자신이 세운 5시간 40분(총 52곡)의 국내 단독 공연 최장 시간 기록을 경신했다. 그는 이날 무대에서 ‘좋은 날’ ‘사랑하나요’ ‘화양연화’ ‘덩크슛’ ‘제리제리 고고’ ‘천일동안’ ‘그대가 그대를’ ‘붉은 낙타’ 등 다양한 히트곡을 선보였다. 이 공연은 한 포털 사이트의 라이브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총 35만 명의 시청자가 공연을 즐겼다. 누리꾼들은 그의 6시간 콘서트 공연 도전 성공 소식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6시간 넘게 화장실도 가지 않고 공연에 푹 빠졌다” “공연 역사에 길이 남을 날이다” “전 세계에 6시간이 넘는 라이브 공연을 생중계할 만큼 자신 있는 뮤지션이 얼마나 될까. 자랑스럽다”는 글을 남겼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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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월한 무대연출, 소리-연기와 3박자… 국립창극단 신작 ‘적벽가’

    수작(秀作)이다. 국립창극단의 신작 ‘적벽가’는 ‘무대 연출, 소리, 연기’ 3박자를 골고루 갖췄다. 특히 작품을 담는 그릇인 무대가 탁월했다. 창극 한 편을 봤는데, 다양한 각도에서 영상을 담은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온 기분이랄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의 가로가 21.6m. 세로에 비해 가로 폭이 워낙 넓어 아무리 무대를 채워도 휑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이소영 연출은 무대의 단점을 장점으로 극복했다. 부챗살 모양의 세트를 펼치거나 겹쳐서 활용하는 방식으로 넓은 가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이 세트는 각 영웅들과 민초들의 주요 동선이 됐다가 조자룡과 제갈공명을 쫓는 주유 군대의 배로 사용되는 등 다채로운 쓰임새를 선보였다. 무대 배경은 수묵화가 파노라마 영상으로 펼쳐지며 무대의 깊이를 더했다. 또 창극단 단원들의 동선을 입체적으로 배치해 조조 100만 대군의 장엄함을 잘 살렸다. 송순섭 명창(79)의 도창도 작품의 품격을 올리는 데 일조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인 그는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입은 소리꾼의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가 판소리 적벽가 중 ‘조자룡 탄궁’ ‘적벽대전’ ‘새타령’ 대목을 특유의 탁음으로 구성지게 부르자 객석에서도 ‘얼씨구’ ‘좋다’ 등의 추임새가 쏟아졌다. 특히 장면 전환이나 이야기 정리가 필요한 대목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그의 소리는 관객이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국립창극단의 ‘젊은 피’ 김준수는 절도 있는 연기로 제갈공명의 카리스마를 표현했고, 조조 역의 이광복은 익살스러운 연기로 2막 초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번 적벽가는 원작 중국소설 ‘삼국지연의’를 그대로 따르지는 않았다. 유비 관우 장비 제갈공명 조자룡 같은 영웅보다는 적벽대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민초들의 삶을 조명하는 ‘도전’을 택했다. 원작 소설과 판소리 적벽가의 팬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이소영 연출은 “영웅들 뒤에서 처참하게 쓰러져간 민초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연출 의도는 조조 군사들이 신세 한탄을 늘어놓는 장면과 몰살당하는 군사들의 모습을 다룬 적벽대전 장면에서 100% 드러났다. 1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만∼7만 원. 02-2280-4114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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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스타 Why]‘오뚜기 손녀’ 함연지, 흥행 비결은?

    [Q] 최근 연예인 주식 부자 5위로 뮤지컬 배우이자 오뚜기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의 손녀인 함연지(사진)가 꼽혀 화제가 됐는데요. 함연지가 공연하는 날엔 오뚜기 직원들의 단체 관람이 이어진다는 게 사실인가요? 배우 함연지는 1월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연으로 데뷔했습니다. 뮤지컬 배우 바다, 소녀시대 멤버 서현과 함께 주인공 스칼렛 역을 꿰찼죠. 하지만 함연지는 총 50회 공연 중 단 3차례만 무대에 섰습니다. 얼터(대역·영어 ‘Alternate’의 약어)였기 때문입니다. 얼터란 전체 공연 중 일부를 주연 배우 대신 담당합니다. 긴급 상황이 생겼을 때만 투입되는 커버(Cover)와 달리 어느 정도 출연 횟수를 보장받는 배우인 셈이죠. 당시 공연계에선 바다나 서현과 어깨를 나란히 한 신인 여배우 함연지에 대한 관심이 컸습니다. 본인이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오뚜기 창업주의 손녀’라는 건 제작사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죠. ‘함연지를 캐스팅하면 오뚜기에서 최소 2, 3회 차 공연 티켓을 단체관람으로 사준다더라’라는 ‘카더라’식 소문까지 돌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 소문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바람과…’의 제작사인 쇼미디어그룹 박영석 대표는 “기업 단체관람은 말도 안 된다. 다만, 함연지가 출연한 총 3번의 공연에 대해 오뚜기 함영준 회장이 개인적으로 전체 유료 티켓의 30% 정도를 구매했다”고 말했습니다. 제작사에 따르면 함연지가 출연한 3번의 공연(총 5700석)에서 유료 티켓 판매분은 2200석 정도였습니다. 여기에 30%니까 660석 정도를 구매한 셈이네요. ‘바람과…’ 이후 함연지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 출연했고 현재는 ‘무한동력’에 출연 중입니다. 이 제작사들는 “단체관람 소문은 들은 적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습니다. ‘지저스…’ 제작사 측은 “가족 분들만 함연지의 공연을 보기 위해 20장 정도 티켓을 샀다”고 밝혔고, ‘무한동력’ 제작사 측은 “첫 공연 때 함연지의 아버지(오뚜기 함영준 회장)와 어머니만 공연을 관람했다”고 했습니다. 함연지는 최근 ‘바람과…’에 함께 출연한 배우 임태경, 마이클 리와 함께 뮤지컬 형식의 ‘오뚜기 CF’를 찍었는데 재벌가 자녀가 회사 제품 CF에 출연한 전례가 없어 눈길을 끌었죠. ‘오뚜기 창업주 손녀’라는 꼬리표를 뗀 배우 함연지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요. 얼마 전 ‘무한동력’을 봤는데 함연지의 가창력과 연기 모두 합격점이었습니다. 미성인데 고음 처리가 깔끔했습니다. 데뷔작 ‘바람과…’의 유희성 연출가는 “아직 주연 배우로서는 더 갖춰야 할 부분이 많지만 배우로 성장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친구”라고 평가하더군요. 함연지는 중학교 3학년 때 브로드웨이 뮤지컬 ‘인어공주’의 넘버 ‘파트 오브 유어 월드(Part of your world)’를 부르는 모습을 인터넷에 올려 누리꾼 사이에서 ‘뮤지컬 천재 소녀’로 통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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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 부치는 왕자… 흔들거리는 춤 불안

    12일 막을 올린 브로드웨이 신작 뮤지컬 ‘신데렐라’는 화려한 무대와 기술은 합격점, 배우들의 연기와 무대 연출의 방식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신데렐라’는 2013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2년 만에 국내에 들여온 만큼 올 하반기 대표적 기대작이었다. ‘신데렐라’는 브로드웨이 원작의 대본과 음악만 가져온 ‘스몰 라이선스’ 작품이다. 의상과 무대, 안무 등은 국내 제작진이 다시 만들었다. 그중 백미는 신데렐라가 요정 마리의 마법으로 3초 만에 누더기 옷을 벗고 화려한 드레스로 갈아입는 2번의 의상 체인지 장면이다. 신데렐라가 입고 입던 누더기 옷의 한쪽을 뜯은 뒤 팽이처럼 돌면 안에 숨겨져 있던 드레스가 밖으로 드러나고 누더기 옷은 안으로 말려 들어간다. 이 장면만큼은 관객에게 동화 속 판타지를 눈앞의 현실로 만들어준다. 아쉽게도 첫 공연에선 실수가 있었다. 혁명가 장 미셸이 던진 꽃다발에 신데렐라의 낡은 두건이 벗겨지며 두건 안에 숨겨져 있던 티아라(왕관 모양의 머리 장식)가 드러난 것. 한동안 신데렐라는 누더기 옷에 티아라를 쓴 어색한 모습을 보여줘야만 했다. 신데렐라와 왕자의 인연은 왕자가 주최한 ‘연희’에서 주로 이뤄져 남녀의 춤 장면이 많다. 춤 장면에서 왕자 역의 엄기준이 신데렐라 역의 안시하를 들어올리는 연기를 할 때마다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관객은 둘 사이의 애틋한 사랑의 감정보다는 흔들거리는 춤으로 인해 불안감을 느껴야 했다. 중간 중간 ‘말장난’에 가까운 애드리브가 들어 있는 건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신데렐라 계모의 둘째 딸 샬롯이 왕자(엄기준)를 향해 왕자 같지 않다는 느낌을 담아 “엄, 엄…. 기준이 없어”라고 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왕용범 연출이 전작 때부터 써온 유머 방식이다. 연출가의 자기 복제도 얼핏 엿보였다. 첫 번째 연회에서 밤 12시 정각이 되자 연회장을 떠난 신데렐라를 찾고자 병사들을 이끌고 뛰어다니는 장면은 전작 ‘로빈훗’의 추격신을 연상케 했다. 너무 기대가 컸던 걸까. 수준 이하의 작품은 아니지만 뛰어난 수작도 아니었다. 11월 8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5만∼14만 원. 02-764-7857∼9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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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를린 앙상블, 그로토스프키, 피핑톰… 이름만 들어도 두근두근, ‘공연족’들 잠 못들겠네!

    연극, 무용을 사랑하는 공연족이 매년 가을마다 손꼽아 기다리는 축제가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공연 축제인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SPAF는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수준 높은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2만∼7만 원)으로 만날 수 있어 해마다 티켓 예매 전쟁이 벌어진다. 다음 달 2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 예술극장 등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에선 7개국 21개 단체가 22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올해도 신선한 발상과 세계 공연 흐름을 짚을 수 있는 작품이 많다. ○ 국내 첫 내한 공연에 관심 올해 SPAF의 최대 관심작은 독일 베를린 앙상블의 이미지극 ‘셰익스피어 소네트’이다. 베를린 앙상블은 서사극의 창시자인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1949년 창단한 극단으로 유명하다. 창단 66년 만에 처음 내한하는 베를린 앙상블의 공연은 10월 15∼17일 3회 공연한다. 이번엔 셰익스피어의 소네트(14행시) 154편 중 25편을 뽑아 무대화했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셰익스피어 등 15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남자 역은 여배우가, 여자 역은 남자배우가 맡는 것이 특징이다. 노장 배우들의 투혼도 눈길을 끈다. 셰익스피어 역에는 79세의 앙겔라 슈미트가, 엘리자베스 여왕1·2세 역에는 83세의 위르겐 홀츠가 열연한다. 임수연 SPAF 연극 PD는 “홀츠는 무대 밖에선 부축을 받고 걷는데 무대에만 서면 어디서 힘이 나는지 혼자 잘 움직여 다들 신기해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음악은 영화 ‘물랑루즈’ ‘슈렉’ ‘아이 엠 샘’의 음악감독 루퍼스 웨인라이트가 작곡했다. ‘가난한 연극’ 이론으로 유명한 폴란드 예지 그로토스프키-토머스 리처즈 워크센터의 ‘리빙룸’도 국내 초연작이다. 서울 종로구 평창32길 토탈미술관을 공연장으로 활용하는 이 작품은 미술관에 들어선 관객을 한 명의 손님으로 환대하며 공연에 참여시킨다. 배우와 관객이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한다. 10월 22∼24일 3회 공연이 예정돼 있다. 국내 초청작에는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예효승의 2013년 작품 ‘N(own)ow’, 한국 무용수 이정윤이 지난해 선보인 ‘판’의 업그레이드 버전 ‘판-푸시/풀’, 극단 서울공장의 연극 ‘햄릿_아바타’, 극단 동의 ‘상주국수집’ 등이 있다.○ 다채로운 무용 작품 올해 SPAF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예년에 비해 연극 작품이 줄면서 무용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 8년 연속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메인 프로그램 초청 안무가로 활동한 크리스티앙 리조의 작품은 ‘사키난’과 ‘실화에 따르면’ 등 2개나 공연된다. 리조는 14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남자 민속춤 공연을 보고 감명을 받아 ‘실화에 따르면’을 만들었다”며 “‘사키난’의 부제는 ‘당신이 눈을 보호하면 할수록 더욱 다칠 것이다’로 가장 아끼는 것에 대한 집착을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막작인 ‘아 루에’도 관심작이다. ‘현대무용의 성지’라고 불리는 벨기에의 대표 무용단인 ‘피핑톰’의 작품이다. 피핑톰은 댄싱9 시즌2에 출연했던 김설진이 소속된 무용단이다. 다음 달 2, 3일 2회 공연이 예정돼 있다. 세계적인 플라멩코 스타 로시오 몰리나의 ‘보스케 아르도라’(10월 23, 24일)를 비롯해 발레리나 김주원, 현대무용가 차진엽, 한국무용가 장윤나 등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상당수 공연이 매진에 가까워 빨리 서둘러야 하고 취소 표도 노려볼 만하다. 02-3668-0082, 공연 예매 www.spaf.or.kr www.koreapac.kr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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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 막 올린 뮤지컬 ‘신데렐라’…감상 포인트는 바로 이 장면

    12일 막을 올린 브로드웨이 신작 뮤지컬 ‘신데렐라’는 화려한 무대와 기술은 합격점. 배우들의 연기와 무대 연출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신데렐라’는 2013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2년 만에 국내에 들여온 만큼, 올 하반기 대표적 기대작이었다. ‘신데렐라’는 브로드웨이의 원작의 대본과 음악만 가져온 ‘스몰 라이센스’ 작품이다. 의상과 무대, 안무 등은 국내 제작진이 다시 만들었다. 그중 백미는 신데렐라가 요정 ‘마리’의 마법으로 3초 만에 누더기 옷을 벗고 화려한 드레스로 갈아입는 2번의 의상 체인지 장면이다. 신데렐라가 입고 입던 누더기 옷의 한쪽을 뜯은 뒤 팽이처럼 돌면 안에 숨겨져 있던 드레스가 밖으로 드러나고 누더기 옷은 안으로 말려들어간다. 이 장면만큼은 관객에게 동화 속 판타지를 눈앞의 현실로 만들어준다. 아쉽게도 첫 공연에선 실수도 있었다. 혁명가 장 미셸이 던진 꽃다발에 신데렐라의 낡은 두건이 벗겨지며 두건 안에 숨겨져 있던 티아라(왕관 모양의 머리 장식)가 드러난 것. 한동안 신데렐라는 누더기 옷에 티아라를 쓴 어색한 모습을 보여줘야만 했다. 신데렐라와 왕자의 인연은 왕자가 주최한 ‘연희’에서 주로 이뤄져 남녀의 춤 장면이 많다. 춤 장면에서 왕자 역의 엄기준이 신데렐라 역의 안시하를 들어올리는 연기를 할 때마다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관객은 둘 사이의 애틋한 사랑의 감정보다는 흔들거리는 춤으로 인한 불안감을 느껴야 했다. 중간 중간 ‘말장난’에 가까운 애드리브가 들어있는 건 호불호가 갈릴 듯 하다. 신데렐라 계모의 둘째 딸 샬롯이 왕자(엄기준)를 향해 왕자 같지 않다는 느낌을 담아 “엄, 엄…. 기준이 없어”라고 말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왕용범 연출이 전작 때부터 써온 유머 방식이다. 연출가의 자기 복제도 얼핏 엿보였다. 첫 번째 연회에서 밤 12시 정각이 되자 연회장을 떠난 신데렐라를 찾고자 병사들을 이끌고 뛰어다니는 장면은 전작 ‘로빈훗’의 추격신을 연상케 했다. 너무 기대가 컸던 걸까. 수준 이하의 작품은 아니지만, 뛰어난 수작도 아니었다. 11월 8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5만~14만 원, 02-764-7857~9.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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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듯한 직업 그런거 말고 당신의 진짜 꿈은 무엇인가

    “네 꿈이 뭐니?”(한원식) “금융권 대기업 신입사원이오.”(장선재) “아니, 남들이 정해준 계획 같은 거 말고, 진짜 네 꿈이 뭐냐고….”(한원식) 웹툰 작가 주호민의 대표작 ‘무한동력’이 뮤지컬이란 새 옷을 입었다. ‘무한동력’은 무한동력기관을 만드는 괴짜 발명가 한원식의 하숙집에 모여든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취업에 거듭 실패하거나 20대에 빚더미에 오른 하숙생들의 애환과 20년째 무한동력기관 발명이라는 꿈을 이루려는 한원식의 고집은 많은 누리꾼의 호응을 받았다. 네이버 연재 당시 평점 9.9점, 매 회 댓글 수 1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뮤지컬 ‘무한동력’은 원작의 캐릭터들을 그대로 가져왔다. 장선재는 오직 ‘금융권 대기업 신입사원’이 인생의 꿈이지만 면접은커녕 서류전형 문턱에서 ‘18전 18패’ 기록을 세웠다. 뮤지컬에서 가장 진지한 역할인 장선재는 먼저 취업한 대학 동기와 후배를 보며 스스로를 ‘찌질’하다고 느낀다. 현실 속 20대 취업준비생들은 자신들과 그의 처지를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다. 또 수의학과 출신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진기한, 현대무용을 전공했으나 집안이 몰락해 이벤트 업체 무용수로 ‘알바’를 뛰는 김솔(원작에선 네일아트 디자이너) 등 캐릭터의 ‘B급 코드’ 유머도 그대로다. 여기에 가족애와 취업준비생의 애환을 앞세운 ‘감동코드’가 버무려진다. 서정적 가요풍의 뮤지컬 넘버들은 작품 분위기와 잘 녹아들어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낸다. 스타급 배우는 아니지만 대학로에서 탄탄한 실력을 쌓아온 출연 배우들의 연기와 가창력도 인상적이었다. 2권짜리 단행본으로 출시된 원작 웹툰의 내용을 자연스럽게 무대로 풀어내 공연 내내 ‘아, 저 에피소드 봤어’라고 외칠 장면이 여럿이다. 배우로서 첫 연출에 나선 박희순의 도전은 합격점이다. 20년째 무한동력기관 발명에 힘쓰는 한원식의 우직함은 어느새 꿈이 가장 행복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닌 번듯한 직업을 얻는 것으로 변질된 현대인들에게 ‘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작품의 상징인 ‘무한동력기관’은 각종 고물로 표현된 원작과 달리 총 13개의 크고 작은 바퀴로 대체됐다. 한원식의 딸인 여고생 수자 역의 함연지와 김솔 역의 김다혜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감초 캐릭터인 진기한 역의 허규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내년 1월 3일까지 서울 대학로 TOM 1관, 3만∼6만 원. 1544-1555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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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나라 전통춤 경연대회 대상 김현우씨

    김현우 씨(22·서울대 체육교육과 4학년·사진)가 10일 열린 제10회 온나라 전통춤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국립국악원과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한 이번 대회에서 김 씨는 ‘춘앵전’으로 대상과 함께 대학·일반부의 대통령상과 상금 500만 원을 받았다. 김 씨는 국립국악원 단원 채용 시 가산점을 받는다. 국립국악원은 초등부, 청소년부, 대학·일반부 예선과 본선 경연을 거쳐 8명의 부문별 수상자를 뽑고 그중에서 대상을 선정했다. 부문별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청소년부 문채영(부산 예술고 3년) △초등부 홍승혜(고양 낙민초 6년) ▽동아일보사장상 △대학·일반부 김세정(한예종 4학년) △청소년부 이무송(김해 제일고 2년) ▽국립국악원장상 △대학·일반부 김미래(한예종 4학년) △청소년부 최단비(김해 경원고 2년) △초등부 이나경(성남 늘푸른초 5년)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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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개월간 찾은 얼굴, 이 두 남자

    올해로 한국 초연 40주년을 맞은 연극 ‘에쿠우스’는 극단 실험극장의 전설 같은 작품이다. 40년간 매번 무대에 올릴 때마다 흥행하며 ‘작품의 힘’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에쿠우스’는 스타의 산실이었다. 주인공 알런은 남자 배우라면 한 번쯤 탐내는 역이다. 알런에 캐스팅됐다는 것은 곧 ‘연기파 배우’라는 인증이기도 했다. 1975년 국내 초연 이후 고(故) 강태기와 송승환 최민식 최재성 조재현 김영민 정태우 류덕환 등 연기파 청춘스타들이 알런 역을 꿰찼다. 국내뿐만 아니다. 2008년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에쿠우스’에는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스타덤에 오른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알런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2015년, 1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알런 역을 꿰찬 두 배우(더블캐스팅)는 남윤호(31)와 서영주(17)이다. 실험극장 이한승 대표가 알런 역의 배우를 확정짓기까지 무려 6개월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이달 2일 연습이 한창인 충무아트홀에서 만난 이들은 “알런 역은 꿈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남윤호는 “2009년 대학원 입학 오디션차 미국 뉴욕을 머물다 브로드웨이에서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주연한 연극 ‘에쿠우스’를 처음 봤다”며 “연기자의 꿈을 꾼 그 순간부터 알런은 꼭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었다”며 웃었다. 영국 로열홀러웨이대에서 영화를,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대학원에서 연기를 전공한 그는 유인촌 전 문화체육부 장관의 아들로도 유명하다. 올 5월에는 아버지와 함께 연극 ‘페리클레스’에서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혹시나 아버지 덕을 본다는 이야길 들을까 봐 2012년 데뷔 때부터 이름도 바꾸고 철저히 비밀로 했어요. 페리클레스 프레스콜 때에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유인촌 선생님’이라고 부를 정도였죠. 공연이 올라간 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언론을 통해 다 알려졌고…. 지금은 오히려 홀가분해요. 누구의 덕이 아닌 제 실력으로 인정받을 일만 남았죠.” 남윤호와 함께 더블캐스팅된 서영주는 역대 최연소 알런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배우가 된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영화 ‘범죄소년’에서 소년수를 연기해 도쿄국제영화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에선 배우 조재현의 아들로 나와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오디션을 볼 때만 해도 지원자 대부분이 20, 30대 형들이라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극중 알런이 19세인 만큼 ‘내가 10대인데 뭘.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돼’라는 마음으로 맹연습 중”이라며 웃었다. 남윤호는 “영주는 그냥 무대에 서 있기만 해도 알런 그 자체”라며 칭찬했다. ‘에쿠우스’는 말 일곱 마리의 눈을 찌른 광기 어린 소년 알런과 그를 치료하게 된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의 밀고 당기는 팽팽한 대결과 긴장이 핵심인 심리극이다. 알런은 한 장면 안에서도 여러 감정의 변화를 나타내는 만큼 섬세한 연기력을 필요로 한다. 게다가 마구간에서 여자친구와 벌이는 전라의 정사신도 있어 ‘노출 연기’에 대한 부담도 있다. 지난해 에쿠우스는 ‘만 18세 이상’ 관람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는 10대인 서영주가 캐스팅됨에 따라 수위를 조절해 ‘만 16세 이상’으로 낮췄다. 또 마구간 정사신도 남윤호 공연이냐 서영주 공연이냐에 따라 노출 정도가 살짝 다르다. 30대인 남윤호는 전라 장면이 있지만 서영주는 속옷을 입은 상태에서 엉덩이 부위만 잠깐 노출한다. 이달 4일 에쿠우스 첫 공연 날, 객석에서 남윤호의 알런 연기를 본 서영주는 “형은 늘 연습 때도 매일매일 성장하는 알런을 연기했다”며 “연습 때 역시 100% 안 보여줬던 것 같다. 본공연에서 더 큰 에너지가 느껴졌다”며 웃었다. 에쿠우스는 11월 1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전석 4만 원, 02-889-3561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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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에쿠우스’, 30대 남윤호는 전라의 정사신, 10대 서영주는…

    올해로 한국 초연 40주년을 맞은 연극 ‘에쿠우스’는 극단 실험극장의 전설 같은 작품이다. 40년간 매번 무대에 올릴 때마다 흥행하며 ‘작품의 힘’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에쿠우스’는 스타의 산실이었다. 주인공 알런은 남자 배우라면 한번쯤 탐내는 역이다. 알런에 캐스팅됐다는 것은 곧 ‘연기파 배우’라는 인증이기도 했다. 1975년 국내 초연 이후 고(故) 강태기·송승환·최민식·최재성·조재현·김영민·정태우·류덕환 등 연기파 청춘스타들이 알런 역을 꿰찼다. 국내뿐만 아니다. 2008년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에쿠우스’에는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스타덤에 오른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알런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2015년,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알런 역을 꿰찬 두 배우(더블캐스팅)는 남윤호(31)와 서영주(17)이다. 실험극장 이한승 대표가 알런 역의 배우를 확정짓기까지 무려 6개월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지난 2일 연습이 한창인 충무아트홀에서 만난 이들은 “알런 역은 꿈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남윤호는 “2009년 대학원 입학 오디션 차 미국 뉴욕을 머물다 브로드웨이에서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주연한 연극 ‘에쿠우스’를 처음 봤다”며 “연기자의 꿈을 꾼 그 순간부터 알런은 꼭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었다”며 웃었다. 영국 로열할로웨이대학에서 영화를, 미국 UCLA 대학원에서 연기를 전공한 그는 유인촌 전 문화체육부장관의 아들로도 유명하다. 지난 5월에는 아버지와 함께 연극 ‘페리클레스’에서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혹시나 아버지 덕을 본다는 이야길 들을까봐 2012년 데뷔 때부터 이름도 바꾸고 철저히 비밀로 했어요. 페리클레스 프레스콜 때에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유인촌 선생님’이라고 부를 정도였죠. 공연이 올라간 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언론을 통해 다 알려졌고…. 지금은 오히려 홀가분해요. 누구의 덕이 아닌 제 실력으로 인정받을 일만 남았죠.” 남윤호와 함께 더블캐스팅된 서영주는 역대 최연소 알런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배우가 된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영화 ‘범죄소년’에서 소년수를 연기해 도쿄국제영화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에선 배우 조재현을 아들로 나와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오디션을 볼 때만 해도 지원자 대부분이 20~30대 형들이라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극중 알런이 19세인만큼 ‘내가 10대인데 뭘.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돼’라는 마음으로 맹연습 중”이라며 웃었다. 남윤호는 “영주는 그냥 무대에 서 있기만 해도 알런 그 자체”라며 칭찬했다. ‘에쿠우스’는 말 일곱 마리의 눈을 찌른 광기 어린 소년 알런과 그를 치료하게 된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의 밀고 당기는 팽팽한 대결과 긴장이 핵심인 심리극이다. 알런은 한 장면 안에서도 여러 감정의 변화를 나타내는 만큼 섬세한 연기력을 필요로 한다. 게다가 마구간에서 여자친구와 벌이는 전라의 정사신도 있어 ‘노출연기’에 대한 부담도 있다. 지난해 에쿠우스는 ‘만 18세 이상’ 관람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는 10대인 서영주가 캐스팅됨에 따라 수위를 조절해 ‘만 16세 이상’으로 낮췄다. 또 마구간 정사신도 남윤호 공연이냐 서영주 공연이냐에 따라 노출 정도도 살짝 다르다. 30대인 남윤호는 전라장면이 있지만 서영주는 속옷을 입은 상태에서 엉덩이 부위만 잠깐 노출한다. 지난 4일 에쿠우스 첫 공연 날, 객석에서 남윤호의 알런 연기를 본 서영주는 “형은 늘 연습 때도 매일매일 성장하는 알런을 연기했다”며 “연습 때 역시 100% 안 보여줬던 것 같다. 본 공연에서 더 큰 에너지가 느껴졌다”며 웃었다. 에쿠우스는 11월 1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전석 4만 원, 02-889-3561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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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참 착하시네요… 그런데 건강도 안녕한가요?”

    “자기 욕구를 생각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욕구부터 충족시키려는 성향은 만성질환 환자들의 공통적인 패턴이다.” 가정에서 혹은 직장에서 스스로 내가 아닌 남을 위해 자기감정을 억누르고 고통을 참아내는 편인가? 그렇다면 당신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앓을 가능성이 크다. 캐나다 밴쿠버의 통증완화 의료 전문의이자 오랫동안 신문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해온 저자 게이버 메이트의 주장에 따르면 그렇다.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어린 시절 가족 대부분이 나치에 의해 살해되거나 추방당하는 것을 보고 자란 저자는 아동기의 감정적 경험에서 몸에 생긴 병의 원인을 찾는다. 저자의 경우 자기감정을 억누르고 고통을 참아내며 부모의 고통을 배려하는 것이 성격이 됐다. 자신의 경험과 달리 저자는 자기희생적 대처 방식을 성인이 되어서도 바꾸지 않으면 몸이 이를 거부하며 스스로를 공격한다고 말한다. 마음의 상처들은 천식에서 류머티즘 관절염, 알츠하이머병, 그리고 암까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 책은 천재 첼리스트 재클린 뒤 프레, 야구선수 루 게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등을 비롯한 수백 명의 삶과 경험에 대한 인터뷰, 세부적인 고찰들을 싣고 있다. 감정적 고통이 신체 질환을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에서 핵심적인 키워드는 무엇일까.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믿음의 생물학’이다. 아이는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세상이 사랑할 만하고 인정할 만한 것인지, 아니면 과잉 경계 상태를 영원히 유지해야 하는 적대적인 대상인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나는 언제나 강해야 해” “화를 내는 건 내게 옳은 일이 아니야” “내가 온 세상을 다 책임져야 해”…. 이런 무의식적 신념이나 믿음들은 종종 자신을 포함한 주변에서 발견하게 된다. 저자의 분석을 빌리면 이 신념의 생성과정은 이렇다. 세상에 대해 아이가 지각한 내용은 세포의 기억 장치에 저장된다. 이 영향이 만성 스트레스가 되면 발달 과정 중인 신경계는 ‘세상은 안전하지 못하며 심지어 적대적인 곳’이라는 전기적, 호르몬적, 화학적 메시지들을 반복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게 지각된 내용은 분자 수준에서 우리의 세포 속에 프로그램화된다. 과학적 사실 여부를 떠나 매우 흥미로운 주장들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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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극이 오페라를 만나면…

    오페라 연출가가 만든 창극은 어떤 색깔일까. 전 국립오페라단 단장 출신인 오페라 연출가 이소영이 연출한 국립창극단 창극 ‘적벽가’가 15일부터 1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시즌마다 다른 분야의 연출가들과 협업해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인 국립창극단이 2015∼2016 레퍼토리 시즌 첫 작품으로 선택한 ‘적벽가’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가장 난도가 높은 작품으로 꼽힌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워낙 어려운 작품이라 국립창극단도 창단 50년 이래 ‘적벽가’를 지금껏 고작 3번(1985년, 2003년, 2009년)밖에 못했다”며 “남성미가 강한 적벽가를 여성이자 오페라 연출가인 이소영 씨가 어떤 색깔로 만들어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소영 연출가는 이번에는 기존 ‘적벽가’와 다르게 연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적벽대전으로 결말을 맺는 기존 적벽가와 달리 적벽대전 장면을 앞으로 배치했다”며 “유비, 조조, 제갈량 등 영웅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 병사와 민초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선 이례적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인 송순섭 명창이 작창(作唱·창극의 흐름에 맞게 소리를 짜는 것)과 도창(導唱·극의 안내와 해설을 노래로 풀어가는 것)을 맡아 더욱 힘이 실렸다. 한편, 국립극장은 공연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1+1 티켓’ 제도를 운영한다. 적벽가 VIP석(7만 원) 또는 R석(5만 원) 티켓을 정가 구매한 관객은 정가 티켓 1장당 1장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1인 4장(정가 구매 2장+무료 지원 2장)까지 가능하다. 2만∼7만 원. 02-2280-4114∼6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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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수빈 “에너지 고갈될 때마다 무대 갈증 강하게 느겨요”

    “연기의 부족함을 느낄 때마다 연극 무대를 찾게 되네요.” 인기 드라마 ‘주몽’ ‘동이’ ‘찬란한 유산’ ‘비밀’ 등에서 얼굴을 알려온 배우 배수빈(39)이 2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현재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연극 ‘프라이드’의 주인공 필립 역을 맡은 것. 그는 2007년 연극 ‘다리퐁 모단걸’로 처음 무대에 오른 뒤 2010년 연극 ‘이상 12월 12일’, 2013년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출연했다. 그는 “배우로서 지금이 연극 무대에 다시 올라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친분이 두터운 허지혜 연극열전 대표에게 무작정 전화를 걸어 “공연이 너무 하고 싶으니 작품 좀 달라”고 졸랐다. 연극열전은 마침 준비 중이던 연극 ‘프라이드’ 출연을 제안했고 배수빈은 1초의 고민도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 그는 연습과 공연 기간 등 5개월 동안 드라마 출연 스케줄을 잡지 않을 정도로 작품에 매달리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을 할 땐 제 안의 에너지가 고갈된다는 느낌이지만, 무대는 다르거든요. 텅 빈 제 안에 많은 걸 채워 오는 느낌이죠. 2, 3년 간격으로 무대에 대한 갈증을 강하게 느껴요.” 프라이드는 성(性)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2003년 영국 로열코트 시어터에서 초연됐다. 이번에는 1958년과 2015년을 넘나들며 시대별 성 소수자들이 겪는 세상의 편견과 고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인공 필립과 올리브 역의 배우들 또한 시대를 달리하며 1인 2역에 나선다. “제가 맡은 필립은 사회적 편견과 싸우느라 자기 모순적 행동을 하는, 연민이 느껴지는 캐릭터예요. 특히 1958년 필립은 ‘꼰대’같이 위선적이죠. 동성 연인을 매우 좋아하면서도 세상의 시선을 의식해 자신은 도덕적인 척 훈계하고 무시하는 모습을 보여요. 일제강점기 성 소수자이던 한국인 중 일부가 차별을 피하고자 친일 활동을 벌였던 것처럼요.” 배수빈이 3시간의 공연 중 육체적 정신적으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는 대목은 1958년도 필립이 동성 연인인 올리버를 억지로 범하는 1막 마지막 장면이다. “그 장면이 끝나고 무대 뒤로 이동하면 늘 탈진한 느낌이 들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기도 해요. 필립이 완벽하게 무너지는 순간이거든요. 필립 역에 더블 캐스팅된 배우 강필석이 이 장면을 연기하는 모습을 봐도 가슴이 먹먹해져요.” 11월 1일까지 수현재씨어터. 4만∼5만 원. 02-766-6007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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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륙인들 후끈 달군 ‘뮤지컬 한류’

    “중국 뮤지컬 시장은 한국 시장보다 10년 정도 뒤처져 있습니다.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앤드의 뮤지컬 작품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는 아시아 정서에 맞는 한국 뮤지컬을 통해 중국 뮤지컬 시장을 발전시키는 게 목표입니다.”(상하이 ET극장 대표 앙양) 27일 중국 상하이 인텍스 전시장. 4000여 명의 중국 관객이 모인 가운데 국내 창작 뮤지컬 ‘파리넬리’ ‘그날들’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의 쇼케이스가 1시간 정도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상하이와 홍콩, 마카오, 베이징, 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활동하는 공연 관계자가 다수 참석했다. 쇼케이스는 ‘2015 코리아 브랜드&한류상품 박람회(KEEE)’의 일환으로 열렸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가 14조 원에 이르는 중국 공연시장에 국내 작품이 진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했다. 특히 쇼케이스 현장에는 뮤지컬 ‘그날들’의 중국 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 유준상 지창욱 등이 출연한 드라마가 중국에서 인기를 끈 데다 대표적인 ‘한류돌’로 꼽히는 ‘슈퍼주니어’ 규현이 참여하면서 ‘그날들’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중국 팬 짜오샤오라이 씨(25)는 “한국 배우 중 유준상과 지창욱을 좋아해 ‘그날들’의 대부분의 노래를 외운다”며 “‘그날들’이 상하이에서 공연하면 아무리 비싸도 제일 좋은 자리 티켓을 사서 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 ET극장은 상하이미디어그룹 산하로 800석 규모의 200년 전통의 공연장이다. 중국에 한류 바람이 수년째 불면서 중국 전통 공연이 강세를 보였던 공연 시장에서도 한국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상하이 ET극장의 분석이다. 앙양 대표는 “지난해 ET극장에서 ‘난타’ ‘점프’ ‘판타스틱히어로’ ‘사춤’ ‘드럼캣’ 5개 한국 논버벌 공연을 2개월 보름 동안 67회 공연할 만큼 한국 작품에 관심이 많다”며 “쇼케이스를 통해 중국 관객들이 언어의 벽을 넘어 한국 뮤지컬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손상원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회장은 “중국의 많은 공연 관계자들로부터 쇼케이스에 참여한 3개 작품의 공연 실황 DVD를 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한국 뮤지컬은 케이팝과 드라마에 이어 또 하나의 한류 상품으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2011년 초연된 창작 뮤지컬 ‘셜록홈즈…’는 2013년 일본 공연제작사에 라이선스 판권을 판매해 일본 내 7개 도시에서 매진 행진을 기록했다. 뮤지컬 ‘영웅’은 올해 2월 7, 8일 중국 하얼빈 환추극장 무대에 올라 중국인 관객 4500여 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공연뿐 아니라 실황을 담은 상영회와 뮤지컬 스타들의 콘서트도 이어지고 있다. 뮤지컬 ‘살리에르’와 ‘파리넬리’가 차례로 올해 오사카와 도쿄에서 공연 실황 영상 상영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파리넬리’의 주연 루이스 초이는 10월 일본에서 단독 콘서트를 갖는다. ‘명성황후’ ‘삼총사’의 배우 김법래도 10월 도쿄 나카노 ZERO홀에서 650명의 일본 팬들과 함께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상하이=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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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판 ‘뒷광대’ 한평생 행복했노라

    “나는 연극판에서 평생 무대 뒷일을 도맡아 하는 ‘뒷광대’였습니다.” 한국 연극계에 무대미술의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던 1960년대 국내 1호 무대미술·의상가로 등장한 이병복 씨(88·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이후 40년간 극단 ‘자유’를 이끌며 무대미술을 정립했던 그가 구술한 ‘우리가 이래서 사는가 보다’가 세상에 나왔다. ‘우리가…’는 청현문화재단의 ‘여성 생애사 구술채록 총서’의 첫 책이다. 1년 동안 17차례 29시간 40분에 걸쳐 구술을 채록했다. 경북 영천 만석꾼 집안 10남매 중 장녀로 태어나 연극인으로, 한 가정의 아내로 살아온 이 씨의 생애를 담았다. 25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4길 카페 성수에서 열린 ‘우리가…’ 출판간담회에는 최치림 전 한국공연예술센터 이사장, 이병훈 연출가, 배우 남궁원 오현경 강부자 박정자 손숙 윤석화 등 연극계 유명 인사들이 참석했다. 1966년 4월 연출가 김정옥과 의기투합해 극단 자유를 창단한 이 씨는 100여 편의 연극을 제작했다. 1968년 서울 명동에 국내 최초의 소극장 ‘까페 떼아뜨르’를 개관해 소극장 운동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극단 자유의 첫 작품인 ‘따라지의 향연’(1966년)을 시작으로 ‘왕자 호동’ ‘노을을 나르는 새들’ ‘햄릿’ ‘어디서 무엇이 돼 다시 만나랴’ 등 작품의 무대와 의상을 도맡았고 무대미술을 하나의 예술 장르로 개척했다. 그의 이름 앞에는 늘 ‘무대미술계의 대모’란 수식어가 붙어있다. 구순을 코앞에 둔 노장이지만 이 씨는 이날 ‘아직도 무대에서 작업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그저 연극판에서 자투리 시간도 남기지 않고 일하는 게 행복했다”며 “내겐 공포스러운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속절없이 밀려나 이젠 (연극계의) 폐기물이 됐다. 좀 더 늦게 태어났더라면 더 멋진 무대미술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극단 자유의 단원으로 활동한 배우 박정자는 “선생은 무대를 빛내는 뒷광대를 본인의 운명으로 여기신 분”이라며 “워낙 무대에 대한 애정이 커서 가끔 무대에 서는 배우들을 질투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가 평생 관여한 100여 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은 무엇일까. 그는 “다 애착이 가지만 재공연하고 싶은 작품은 ‘피의 결혼’ ‘노을을 나르는 새들’ ‘환도와 리스’를 꼽고 싶다”고 말했다. “‘노을을 나르는 새들’에선 배가 불룩한 장독을 본뜬 모양의 독특한 한복 바지를 선보였는데 당시에는 파격적인 의상이었죠. ‘환도와 리스’는 제가 무대미술가의 길을 걷게 해준 작품이라 애착이 커요.” 이 씨는 늘 배우들의 의상을 미리 제작해 공연 전 연습할 때 입힌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반드시 공연 일주일 전 미리 완성된 무대의상을 입고 배우들이 연습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원칙이었다”며 “의상도 나름의 영혼을 품은 한 명의 연기자이기 때문에 무대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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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하나의 배우, 무대]진짜 돌 쌓아 만든 듯 웅장한 지하 감옥… 30cm 두께 스티로폼 일일이 녹여 조각

    올해로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를 미국 브로드웨이 오리지널팀 공연과 비교했을 때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무대다. 브로드웨이의 맨 오브 라만차가 메탈 느낌의 차가운 무대라면, 한국 공연의 무대는 돌 모양의 지하 감옥이다. 서숙진 무대디자이너는 “국내 초연 무대의 디자인을 의뢰받고 브로드웨이에서 연출가 데이비드 스완을 만났는데 ‘메탈이 아닌 돌로 이뤄진 지하 감옥 무대가 좋겠다’고 제안했다”며 “돌이 층층이 쌓여 마치 지하 우물 안에 죄수들이 사는 듯한 느낌의 연출을 원해 그 주문을 토대로 무대 디자인을 했다”고 말했다. 객석에서 바라본 무대는 흡사 진짜 돌을 쌓아 만든 감옥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돌이 아닌 스티로폼에 우레탄 코팅을 한 뒤 회색 페인트를 입혀 돌 느낌을 살린 것. 서 디자이너는 “30cm 두께의 스티로폼을 열선으로 일일이 녹여 조각했다”고 설명했다. 무대 전체에 마치 지하 동굴 같은 감옥 느낌을 주기 위해 맨 오브 라만차 무대팀은 본세트는 물론이고 객석 측면에도 본무대 세트와 이어지는 돌 벽 세트를 세웠다. 서 디자이너는 “본무대 세트의 높이는 9m, 객석 사이드 양쪽은 20m 높이”라며 “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볼 때 지하 감옥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웅장한 돌 벽 세트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무대의 또 다른 특징은 지하 감옥이 열리면서 통로가 만들어질 때 사용되는 이동식 계단이다. 이동식 계단은 작품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 중요한 장치로 활용된다. 1막 첫 장면에선 무대 왼편에 수직으로 세워져 통로 문을 막고 있던 이동식 계단이 아래로 펼쳐지며 45도 각도의 계단이 만들어지는데, 주인공 돈키호테와 산초, 그리고 죄수 관리인이 이 계단을 타고 지하 감옥 안으로 등장한다. 2막의 마지막 장면 또한 지하 감옥에서 극중극을 벌이던 돈키호테와 산초가 종교재판에 회부되면서 배우들이 이동식 계단을 타고 올라가 지하 감옥의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서 디자이너는 “이동식 계단은 시소의 원리를 이용했다”며 “밑에서 이동식 계단의 줄을 아래로 당기면 계단이 위로 올라가고, 반대로 줄을 놓아 풀어주면 계단은 위로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2막에서 히피풍의 무어인들이 등장하는 장면도 눈길을 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밝고 화사한 장면으로 폭 4.5m의 돌문이 열리면 환한 조명을 받은 해바라기 수백 송이가 마치 햇살을 머금은 듯 표현된다. 4만∼14만 원. 1588-5212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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