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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불량배가 신사인 척하는 게임이고 럭비는 신사가 불량배 흉내를 내는 스포츠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 총리이자 195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윈스턴 처칠(1874∼1965)은 이렇게 축구와 럭비를 비교했다. 이 땅에 럭비가 들어온 지 98년 만에 처음으로 조국을 대표해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 신사’ 13명은 종료 휘슬이 울린 마지막 순간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지면서 아주 제대로 불량배 흉내를 냈다. 한국 럭비 대표팀은 28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7인제 럭비 남자 11, 12위 결정전에서 일본에 19-31(12-19, 7-1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5전 전패로 12개 참가국 가운데 최하위로 첫 올림픽 무대를 떠났다. 한국은 이날 경기 시작 46초 만에 혼혈 선수 김진(안드레 진 코퀴야드·30)이 트라이(미식축구의 터치다운)에 성공하며 앞서 나갔지만 결국 피지 출신 선수 4명이 포진한 일본에 역전패를 당했다. 일본은 7인제 럭비가 첫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4강 진출 기록을 남긴 세계적인 럭비 강국이다. 반면 한국은 실업팀이 3개뿐인 럭비 불모지 중의 불모지다. 그래도 한일전은 한일전이었다. 서천오 한국 대표팀 감독은 전날 11, 12위 결정전 상대가 일본으로 결정되자 “한일전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면서 “죽기 살기가 아니라 죽기로 싸울 것이다. 우리의 올림픽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이날 마지막 순간까지 몸이 부서져라 뛰었고 결국 이번 올림픽 팀 최다 득점 기록을 남겼다. 사실상 승부가 결정된 상황에서도 1점이라도 더 올리려고 일본 수비벽에 몸을 던지고 또 부딪쳐 얻어낸 결실이었다. 5전 전패 최하위, 득점은 29점에 실점은 210점이었지만 그들의 투혼은 늘 뜨겁기만 했다. 한국 대표팀 에이스 정연식(28·현대글로비스)은 경기 후 “끝까지 모든 힘을 다하는 게 바로 럭비 정신이다. 마지막까지도 이길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결과는 아쉽지만 일본의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경기장 안에서 온몸이 피와 땀으로 범벅이 됐던 ‘한국 대표 불량배’ 13명은 어느새 다시 신사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축구는 불량배가 신사인 척 하는 게임이고 럭비는 신사가 불량배 흉내를 내는 스포츠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 수상이자 195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윈스턴 처칠(1874~1965)은 이렇게 축구와 럭비를 비교했다. 이 땅에 럭비가 들어온 지 98년 만에 처음으로 조국을 대표해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 신사’ 13명은 종료 휘슬이 울린 마지막 순간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지면서 아주 제대로 불량배 흉내를 냈다. 한국 럭비 대표팀은 28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7인제 럭비 남자 11·12위 결정전에서 일본에 19-31(12-19, 7-1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5전 전패로 12개 참가국 가운데 최하위로 첫 올림픽 무대를 떠났다. 한국은 이날 경기 시작 46초 만에 혼혈 선수 김진(30·안드레진 코퀴야드)이 트라이(미식축구의 터치다운)에 성공하며 앞서 나갔지만 결국 피지 출신 선수 3명이 포진한 일본에 역전패를 당했다. 일본은 7인제 럭비가 첫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4강 진출 기록을 남긴 세계적인 럭비 강국이다. 반면 한국은 실업팀이 3개뿐인 럭비 불모지 중의 불모지다. 그래도 한일전은 한일전이었다. 서천오 한국 대표팀 감독은 전날 11·12위 결정전 상대가 일본으로 결정되자 “한일전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면서 “죽기 살기가 아니라 죽기로 싸울 것이다. 우리의 올림픽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서 감독 말대로 한국 선수들은 이날 마지막 순간까지 몸이 부서져라 뛰었고 결국 이번 올림픽 팀 최다 득점 기록을 남겼다. 사실상 승부가 결정된 상황에서도 1점이라도 더 올려고 일본 수비벽에 몸을 던지고 또 부딪쳐 얻어낸 결실이었다. 한국 대표팀 에이스 정연식(28·현대글로비스)은 경기 후 “끝까지 모든 힘을 다하는 게 바로 럭비 정신이다. 마지막까지도 이길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결과는 아쉽지만 일본의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경기장 안에서 온몸이 피와 땀으로 범벅이 됐던 ‘한국 대표 불량배’ 13명은 어느새 다시 신사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종주국’ 체면이 말이 아니다. 한국 태권도 대표팀이 결국 ‘노 골드’로 2020 도쿄 올림픽을 마감했다. 한국이 올림픽 태권도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한 건 태권도가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까지 태권도는 한국 대표팀에 금메달을 평균 2.4개 안겨주던 ‘금메달 밭’이었다. 당초 이번 올림픽 때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손꼽혔던 장준(21·한국체대)이 경기 첫날인 24일 동메달에 그칠 때만 해도 ‘운이 나빴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러나 태권도 일정 종료를 하루 앞둔 26일까지도 메달 추가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여자 49kg급 8강전에서 심재영(26·춘천시청)을 물리친 야마다 미유(28·일본)가 은행 업무와 운동을 병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태권도가 직업인 선수들이 패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주장까지 나오기도 했다. 태권도에서 이렇게 ‘종주국 효과’가 빨리 사리진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태권도 남자 68kg급 간판선수로 활약한 이대훈(29)은 이번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해 4위에 그친 뒤 “태권도가 많이 발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상향 평준화됐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태권도 경기 마지막 날이었던 27일에는 이다빈(25)과 생애 첫 올림픽에 나선 인교돈(29)이 각각 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대표팀 체면을 살렸다. 이다빈은 여자 67kg 초과급 은메달, 인교돈은 남자 80kg 초과급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다빈은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이자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비앙카 워크던(30·영국)을 상대로 종료 1초 전 역전에 성공하면서 24-25로 승리해 금메달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결승에서 밀리차 만디치(30·세르비아)에게 7-10으로 패하면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결승전 패배 후 활짝 웃으면서 상대 선수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이다빈은 “너무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올림픽이라는 이 큰 무대를 위해 모두 다 힘들게 고생했고 노력한 걸 알아서 상대 선수의 승리를 축하해줘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웃으며 축하해줬다”면서 “다시 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더 간절하게 노력을 더 많이 했다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준비해 다음 대회 때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인교돈은 용인대 4학년이던 2014년 혈액암 일종인 림프종 2기 판정을 받아 매트를 떠났다가 돌아온 선수다. 2019년 완치 판정을 받은 그는 ”올림픽 메달을 딸 때까지 응원해준 가족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지바=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사격 황제’ 진종오(42·서울시청·사진)가 빈손으로 다섯 번째 올림픽을 마감했다. 진종오는 추가은(20·IBK기업은행)과 짝을 이뤄 27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사격 10m 공기권총 혼성전에 출전했지만 본선 1차전에서 9위에 그치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진종오는 24일 같은 곳에서 열린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는 본선에도 진출하지 못한 채 탈락한 상태였다. 2004 아테네 대회 때 50m 공기권총에서 ‘깜짝 은메달’을 땄던 진종오는 2008 베이징 대회 때 50m 권총 금메달, 10m 공기권총 은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사격 간판으로 자리하기 시작했다. 2012 런던 대회 때는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에서 2관왕을 차지한 진종오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도 50m 권총 금메달을 따내면서 한국인 최초로 올림픽 3연패 기록을 남겼다. 이렇게 올림픽에서 메달을 총 6개(금 4, 은 2) 따낸 진종오는 이번 대회 때 메달을 추가하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신궁’ 김수녕(금 4, 은 1, 동 1)을 넘어 한국 선수 최다 올림픽 메달 기록을 새로 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올림픽 4연패를 노리던 50m 권총이 올림픽 종목에서 빠지는 우여곡절을 경험한 끝에 결국 메달 추가에 실패했다. 도쿄 올림픽 출전 한국 선수 가운데 최고령인 진종오는 경기가 끝난 뒤 “도쿄로 오기 전부터 2%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결과도 그대로 나왔다”면서 “야간 훈련까지 하면서 부족함을 보완하려 했지만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쉬워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뜀틀 연기를 마친 옥사나 추소비티나(46·우즈베키스탄·사진)가 두 팔을 치켜들었다. 그 순간 2020 도쿄 올림픽 체조경기가 열린 아리아케 경기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29년간 8차례에 걸친 추소비티나의 올림픽 도전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추소비티나보다 올림픽에 많이 나온 선수는 4명밖에 없다. 역대 최다 올림픽 출전 기록(10회) 보유자인 이언 밀러(74)는 승마 선수고, 나머지 3명(9회)은 사격(2명)과 요트 선수다. 맨몸으로 경기를 치르는 선수 가운데서는 추소비티나가 올림픽 최다 출전 주인공인 셈이다. 1975년 당시 소련 땅이던 우즈베키스탄 부하라에서 태어난 추소비티나는 1991년 소련 붕괴 후 독립국가연합(CIS) 소속으로 1992 바르셀로나 대회에 참가해 단체전 금메달을 땄다. 1996 애틀랜타 대회 때 우즈베키스탄 대표로 참가한 추소비티나는 2000 시드니 대회를 마치고 은퇴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1999년 이미 첫아들 알리셰르를 낳은 다음이었다. 그러나 알리셰르가 2002년 백혈병 진단을 받으면서 계획이 바뀐다. 독일 병원에서 병마와 싸우는 아들의 치료비를 마련하려면 계속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수밖에 없었다. 병원비를 적게 내려면 국적도 바꿔야 했다. 2004 아테네 대회 때까지 우즈베키스탄 대표였던 추소비티나는 2008 베이징 대회 때 독일 대표로 뜀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들이 백혈병을 이겨내자 추소비티나는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가 세 번 더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까지 2개 나라 이상을 대표해 여름올림픽에 출전한 적이 있는 선수는 1243명이고, 추소비티나처럼 3개 나라 이상 대표 선수로 활약한 건 75명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우리에게 남은 희망은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사진)뿐입니다.” 2020 도쿄 올림픽이 한창인 일본에서 ‘올림픽 피로감’을 호소하는 스포츠 팬이 적지 않다. 언론의 관심이 온통 올림픽을 향하면서 다른 스포츠 분야에 대한 보도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타니를 다루는 기사는 줄지 않는다. 오타니는 26일에도 시즌 35호 홈런을 치면서 ‘스포츠는 사랑하지만 올림픽은 별로인’ 일본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1만4977일 간격을 두고 세상에 태어난 두 선수가 길이 2.74m짜리 탁구대를 앞에 두고 마주 섰다. 2019년 한국 탁구 선수 가운데 역대 최연소(당시 만 14세 11개월 16일)로 올림픽 티켓을 따낸 신유빈(17·대한항공·세계 랭킹 85위)과 경기에 나설 때마다 올림픽 탁구 선수 최고령 기록을 새로 쓰는 니샤롄(58·룩셈부르크·42위)이 맞대결을 벌인 것. 올림픽 역사상 가장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두 선수가 맞붙은 탁구 경기 승자는 41년 1일 늦게 태어난 신유빈이었다. 일본으로 출국할 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방호복을 입고 올림픽 무대로 향했던 신유빈은 25일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니샤롄에게 4-3(2-11, 19-17, 5-11, 11-7, 11-8, 8-11, 11-5) 역전승을 거두고 32강전에 진출했다. 1회전에서 첼시 에질(24·가이아나)에게 4-0(11-7, 11-8, 11-1, 12-10) 완승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올림픽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던 신유빈은 26일 두카이친(25·홍콩)과 맞붙는다. 올림픽에만 5번째 나선 니샤롄은 1983년 세계선수권대회 때 단체전과 혼합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중국 대표 선수 출신이다. 1989년 룩셈부르크 출신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중국을 떠난 니샤롄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부터 룩셈부르크 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왼손잡이인 데다 펜홀더 스타일로 현대 탁구에서 보기 드문 존재인 니샤롄은 이날 스텝을 거의 밟지 않는 대신 구석구석을 찌르는 노련한 컨트롤을 선보이면서 신유빈을 몰아붙였다. 경기 중간중간에는 당을 보충하려는 듯 물 대신 콜라를 마시기도 했다. 그래도 한 세트를 내주면 곧바로 다음 세트를 따내는 신유빈의 패기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까지는 맞대결 상대는 물론 올림픽 탁구 출전 선수 사이에도 이렇게 나이 차가 많이 나지 않았다. 이전에는 리우 대회 때 니샤롄과 아드리아나 디아스(푸에르토리코) 사이의 38년 4개월 27일이 가장 나이 차가 크게 났던 사례였지만 두 선수 사이에 맞대결은 없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키미아 알리자데 제누린(23·사진)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태권도 여자 57kg급 동메달을 따면서 이란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부 관계자들은 내가 자기들 덕분에 메달을 딴 것처럼 홍보하기 바빴다. 그러면서도 ‘(태권도에서) 다리를 쭉쭉 뻗는 건 여자에게 미덕이 아니다’라고 모욕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망명 의사를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독일에 둥지를 튼 제누린은 2020 도쿄 올림픽에 난민팀 일원으로 참가했다. 공교롭게도 첫 경기 상대는 어린 시절부터 동고동락했던 이란 대표 니하드 키야니 찬데였다. 맨머리를 휘날리며 매트 위로 올라선 제누린은 히잡을 쓰고 입장한 키야니 찬데를 18-4로 물리친 뒤 오랜 친구와 꼭 끌어안은 채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제누린은 준결승과 3·4위 결정전에서 내리 패하면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1만4977일 간격을 두고 세상에 태어난 두 선수가 길이 2.74m짜리 탁구대를 앞에 두고 마주 섰다. 2019년 한국 탁구 선수 가운데 역대 최연소(당시 만 14세 11개월 16일)로 올림픽 티켓을 따낸 신유빈(17·대한항공)과 경기에 나설 때마다 올림픽 탁구 선수 최고령 기록을 새로 쓰는 니사아리안(58·룩셈부르크)이 맞대결을 벌인 것. 올림픽 역사상 가장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두 선수가 맞붙은 탁구 경기 승자는 41년 1일 늦게 태어난 신유빈이었다. 일본으로 출국할 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방호복을 입고 올림픽 무대로 향했던 신유빈은 25일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니시아리안에 4-3(2-11, 19-17, 11-8, 8-11, 11-5) 역전승을 거두고 32강전에 진출했다. 1회전에서 첼시 에질(24·가이아나)에 4-0(11-7 11-8 11-1 12-10) 완승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올림픽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던 신유빈은 26일 두카이친(25·홍콩)과 맞붙는다. 올림픽에만 5번째 나선 니시아리안은 1983년 세계선수권대회 때 단체전과 혼합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중국 대표 선수 출신이다. 1989년 룩셈부르크 출신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중국을 떠난 니시아리안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부터 룩셈부르크 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신유빈과 맞대결을 벌인 건 이번이 두 번째. 2017년 스웨덴 오픈 때는 4-1(14-16 11-7 11-7 11-6 11-8)로 신유빈을 제압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까지는 맞대결 상대는 물론 올림픽 탁구 출전 선수 사이에도 이렇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았다. 이전에는 리우 대회 때 니시아리안과 아드리아나 디아스(푸에르토리코) 사이에 38년 4개월 27일 차이가 났던 게 가장 나이 차이가 크게 났던 사례였지만 두 선수 사이에 맞대결은 없었다. 이번 올림픽 탁구 경기에는 개막일 기준으로 만 12세 6개월 22일인 헨드 자라(시리아)도 출전했기 때문에 최고령과 최연소 선수 사이 기록도 45년 5개월 28일까지 벌어졌다. 자라는 1회전에서 탈락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인류 평화의 제전.’ 올림픽에는 흔히 이런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여름 올림픽에 한 번이라도 참가한 선수 1만1169명 가운데 이 정신을 가장 잘 보여준 선수는 단연 필립 노엘베이커(1889∼1982·사진)라고 할 수 있다. 1912 스톡홀름 대회 때 영국 대표로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노엘베이커는 8년 뒤 열린 1920 안트베르펜 올림픽 남자 육상 15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다. 노엘베이커가 1916년 대회를 건너뛴 건 베를린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 대회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취소됐기 때문이다. 노엘베이커는 제1차 세계대전 기간 중 위생병 조직 ‘친구들의 긴급 구조대(Friends‘ Ambulance Unit)’를 만들어 전선으로 뛰어들었으며 이 공로로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선수 은퇴 후에는 유엔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연맹(League of Nations) 설립에 힘을 보태면서 사무총장 비서로 활동하기도 했다. 노벨상위원회는 “노엘베이커가 평생에 걸쳐 국제 평화와 협력을 위해 노력한 인물”이라며 그를 1959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뽑았다. 올림픽 참가 선수 가운데 노벨상을 받은 건 노엘베이커가 처음이자 현재까지 마지막. 거꾸로 전쟁으로 목숨을 잃거나 생존이 확인되지 않은 올림픽 참가자는 확인된 것만 649명이다. 도쿄 올림픽 개최국 일본에서도 올림픽 출전자 24명이 전사했다. 뉴욕타임스 경제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책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를 통해 “맥도널드가 진출해 있는 나라끼리는 서로 전쟁을 벌인 적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올림픽에 출전해 본 나라끼리도 전쟁을 하지 않는 그런 세상을 꿈꿔 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올림픽은 나눔이다. 일본 장대높이뛰기 선수 니시다 슈헤이, 오에 스에오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하나라도 차지한 2만8251명 가운데 누구보다 이 정신을 잘 실현한 사례로 꼽힐 만하다. 이 둘은 서로 은메달을 양보한 끝에 결국 ‘반은반동(半銀半銅)’ 메달(사진)을 만들어 나눠 가졌다. 일본 와세다대에 재학 중이던 니시다와 게이오대에 다니던 오에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일본 대표로 참가했다. 금메달은 당시 올림픽 기록이던 4.35m(현재 올림픽 기록은 6.03m)를 뛰어넘은 얼 메도스(미국)에게 돌아갔다. 이어 또 다른 미국 대표 빌 세프턴과 두 일본 선수가 4.25m로 동률을 이뤘다. 현재는 이런 상황이 나오면 시도 횟수가 적은 사람에게 높은 순위를 준다. 당시에는 ‘승부뛰기’ 방식으로 순위를 정했다. 점점 높이를 높여가면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선수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방식. 승부뛰기에서 일본 선수는 모두 4.15m에 성공했지만 세프턴은 실패하면서 자동으로 4위가 됐다. 그러자 두 일본 선수는 승부뛰기를 거부하며 상대에게 은메달을 양보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대회조직위원회는 일본 대표팀에 메달 수상자를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본 대표팀은 논의를 거쳐 니시다에게 은메달, 오에에게 동메달을 주기로 결정했다. 결선에서 니시다는 한 번에 4.25m를 뛰어넘었지만 오에는 두 번째에 성공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 뒤로도 양보는 계속됐다. 4년 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때 이미 은메달을 땄던 니시다가 시상대 위에서 동메달리스트 자리에 서겠다면서 오에에게 자리를 양보한 것. 결국 시상식 때는 니시다가 아니라 오에가 은메달을 받았다. 일본으로 돌아온 뒤 두 선수는 메달을 각각 반으로 잘라 ‘우정 메달’ 두 개를 만들어 나눠 가졌다. 이틀 뒤 개막하는 도쿄 대회에서도 ‘올림픽은 나눔’이라는 정신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선수가 나올까.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좋으면서 싫다.’ 도쿄 올림픽 개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지구 반대편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렸던 지난 올림픽과 달리 이번에는 시차가 없어 뜬눈으로 밤을 새울 필요는 없다. 그 대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걱정이고 일본 극우 세력의 딴지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선수촌을 장식하던 문구는 결국 사라졌지만 한국 대표팀에는 아직 5000만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다. 대표 선수 모두 파이팅!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4)가 몸값을 절반으로 줄여 FC바르셀로나에 남기로 했다. 지난해 여름 ‘제발 나를 풀어 달라’고 내용증명을 보낼 만큼 구단 수뇌부에 불만이 많았던 메시였다. 그러나 ‘절친’ 주안 라포르타가 11년 만에 팀 수장으로 돌아오자 마음을 바꿨다. 바르셀로나 ‘전설’ 요한 크라위프는 “나는 돈 가방이 골을 넣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게 어디 돈 가방뿐이랴.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김하성(26·샌디에이고·사진)이 ‘1박 2일’ 경기에서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샌디에이고는 19일 미국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1.5경기를 치렀다. 전날 경기 도중 구장 바깥에서 총격 사고가 벌어지는 바람에 심판진은 워싱턴의 6회말 공격을 앞두고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게임을 선언했다. 샌디에이고가 8-4로 앞서고 있던 상황이었다. 김하성은 전날 2타수 1안타(2루타)를 기록한 채 이날 경기를 맞이했다. 7회초에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난 김하성은 9회에 중전 안타를 치면서 4타수 2안타로 첫 번째 경기를 마쳤다. 야구에서는 경기 시작 시점을 기준으로 경기 날짜를 정하기 때문에 이 경기는 18일 경기가 된다. 김하성은 이어 열린 19일 경기에서는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6-7로 뒤진 9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3구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찬스를 살리는 데 실패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집 나갔던 체인지업이 돌아왔다. 주무기를 되찾은 류현진(34)도 토론토 입단 후 첫 완봉승을 거두고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류현진은 19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안방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텍사스 타선을 7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5-0 완봉승을 거뒀다. ML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해부터 더블헤더 경기는 두 경기 모두 7회까지만 진행한다. 경기 시간을 단축하려는 의도다. 이 때문에 류현진은 7이닝만 던지고도 완봉승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후반기 첫 등판에서 승리를 따내면서 류현진의 시즌 전적은 9승 5패가 됐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3.56에서 3.32로 내려왔다. 류현진이 완봉승을 거둔 건 이번이 MLB 진출 이후 세 번째다. 한국 프로야구 한화에서 완봉승을 8차례 기록한 뒤 태평양을 건넌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인 2013년 5월 29일(LA 에인절스전)과 2019년 5월 8일(애틀랜타전) 완봉승을 기록한 적이 있었다. 83구(이닝당 11.9개) 만에 완봉승을 거둔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워 토론토는 이날 1시간 48분 만에 승리를 따내면서 이번 시즌 MLB 최단 경기 시간 기록을 새로 썼다. 류현진은 경기 후 “오늘 체인지업이 좋았다. 체인지업을 던질 때 팔 각도가 내려간다는 지적이 있어서 불펜 피칭을 통해 그 부분을 손봤다. 그 결과 속구와 같은 폼으로 체인지업을 던지게 되면서 효과를 본 것 같다”면서 “텍사스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노린다는 생각이 들 때면 다른 구종을 던져 빗맞는 타구를 많이 유도해 냈다. 그 부분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날은 류현진이 메이저리거 신분으로 세일런필드에서 마지막으로 선발 등판하는 날이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차원에서 닫혀 있던 미국-캐나다 국경이 열리면서 토론토가 31일부터 원래 안방 구장인 토론토 로저스센터로 돌아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아직 한 번도 로저스센터에서 등판한 적이 없는 류현진은 “토론토 팬 앞에서 던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계속 좋은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집 나갔던 체인지업이 돌아왔다. 주무기를 되찾은 류현진(34)도 토론토 입단 후 첫 완봉승을 거두고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류현진은 19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안방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텍사스 타선을 7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5-0 완봉승을 거뒀다. ML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해부터 더블헤더 경기는 두 경기 모두 7회까지만 진행한다. 이 때문에 류현진은 7이닝만 던지고도 완봉승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후반기 첫 등판에서 승리를 따내면서 류현진의 시즌 전적은 9승 5패가 됐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3.56에서 3.32로 내려왔다. 류현진이 완봉승을 거둔 건 이번이 MLB 진출 이후 세 번째다. 한국 프로야구 한화에서 완봉승을 8차례 기록한 뒤 태평양을 건넌 류현진은 LA 다저스 입단 첫 해였던 2013년 5월 29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MLB 데뷔 후 첫 완봉승 기록을 남겼다. 이어 다저스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9년 5월 8일 애틀랜타를 상대로 두 번째 완봉승을 기록했다. 세 차례 완봉승을 모두 안방 경기에서 기록한 것도 특징이다. 류현진은 이날 투구수가 83개(이닝당 11.9개)밖에 되지 않는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류현진은 경기 후 “오늘 체인지업이 좋았다. 상대 타자들이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많이 하면서 승부하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24번 던져 텍사스 타자들의 스윙을 17번(70.8%)이나 이끌어냈다. 그 가운데 7번(29.2%)이 헛스윙이었다. 류현진은 “텍사스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노릴 때 다른 구종을 던져 빗맞은 타구를 많이 유도해 냈다. 그 부분도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이 MLB 평균자책점 1위(2.32)를 차지했던 2019년에는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0.190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이 경기 전까지 0.260까지 오르면서 골머리를 앓았다. 헛스윙 유도율도 2019년 29.6%에서 이번 시즌 18.5%로 떨어진 상태였다. 류현진은 “가장 좋은 체인지업은 속구와 같은 폼에서 나와야 한다. 오늘은 그 부분이 잘 이뤄졌다”면서 “불펜 피칭을 하면서 팔 각도가 떨어졌다고 느껴서 세워서 던지려고 노력했는데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은 류현진이 메이저리거 신분으로 세일런필드에서 마지막으로 선발 등판하는 날이기도 하다. 코로나19 방역 조치 차원에서 닫혀 있던 미국-캐나다 국경이 열리면서 토론토가 31일부터 원래 안방 구장인 토론토 로저스 센터로 돌아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아직 한 번도 로저스 센터에서 등판한 적이 없는 류현진은 “너무 기대되고 흥분된다”면서 “토론토 팬 앞에서 던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계속 좋은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NC 선수 4명에게 출장정지 처분을 받게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A, B 씨가 한화, 키움 선수들과도 만난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팀 숙소인 서울 강남구 소재 한 호텔에서 5일 밤부터 6일 새벽까지 A, B 씨와 함께 술을 마신 권희동(31), 박석민(36), 이명기(34·이상 코로나19 확진), 박민우(28) 등 4명에게 시즌 절반에 해당하는 72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1000만 원을 부과했다. NC도 제재금 1억 원을 부과받았다. 김택진 NC 구단주(엔씨소프트 대표)는 상벌위 결정이 나온 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구단주로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NC는 황순현 대표가 물러나고 서봉규 엔씨소프트 윤리경영실장이 새로 팀을 대표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 B 씨는 5일 새벽 같은 호텔에서 키움 선수 2명과 함께 술을 마시기도 했다. 당시 키움은 수원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지만 선수 두 명이 선배 C 씨의 연락을 받고 숙소를 무단이탈해 서울 강남구까지 건너갔다. 2∼5일 같은 호텔을 숙소로 쓴 한화에도 술자리에서 A, B 씨를 만난 선수 2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구단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온 해당 선수들에 대해 최고 수준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NC 선수 4명에게 출정 정지 처분을 받게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A, B 씨가 한화, 키움 선수들과도 만난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팀 숙소인 서울 강남구 소재 한 호텔에서 5일 밤부터 6일 새벽까지 A, B 씨와 함께 술을 마신 권희동(31), 박석민(36), 이명기(34·이상 코로나19 확진), 박민우(28) 등 4명에게 시즌 절반에 해당하는 72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000만 원을 부과했다. NC도 제재금 1억 원을 부과받았다. 김택진 NC 구단주(엔씨소프트 대표)는 상벌위 결정이 나온 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구단주로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NC는 황순현 대표가 물러나고 서봉규 엔씨스포트 윤리경영실장이 새로 팀을 대표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 B 씨는 5일 새벽 같은 호텔에서 키움 선수 2명과 함께 술을 마시기도 했다. 당시 키움은 수원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지만 선수 두 명이 선배 C 씨 연락을 받고 숙소를 무단이탈해 서울 강남구까지 건너갔다. 2~5일 같은 호텔을 숙소로 쓴 한화에도 술자리에서 A, B 씨를 만난 선수 2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구단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온 해당 선수들에 대해 최고 수준 자체 징계를 내렸다”면서 “징계 대상에 코로나19 예방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선수들이 들어 있어 당시 기준으로 방역수칙 위반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NC 선수 4명이 두산과의 경기를 위해 방문한 원정 숙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해 가며 여성들과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서울 강남구에 따르면 NC 선수 4명과 외부인 여성 2명 등 6명은 NC 선수단 원정 숙소인 강남의 한 호텔에서 5일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4시 21분까지 6시간 넘게 술자리를 했다. 수도권에선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5명 이상의 사적 모임이 금지되고 있다. 술자리는 내야수 박석민(36)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오후 10시경 후배인 이명기(34), 권희동(31), 박민우(28)에게 연락해 “치맥(치킨+맥주)을 하자”고 했고, 평소 박석민과 알고 지내던 여성 2명이 오후 11시 11분경 합석했다. 여성 중 한 명은 7일, 나머지 한 명도 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9일 검사를 받은 NC 선수 4명 중 도쿄 올림픽 대표 선발로 화이자 백신 1, 2차 접종을 완료한 박민우를 제외한 3명도 모두 확진됐다. 1차 역학조사에서 선수들이 이 술자리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는 게 강남구의 주장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동선이 누락되면서 처음에는 여성 2명과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다. 제보가 들어와 폐쇄회로(CC)TV로 출입자를 확인한 뒤 함께 술을 마셨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남구는 허위 진술을 한 선수 3명과 여성 2명을 감염병관리법 위반 혐의로 14일 경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박석민과 박민우는 이날 공개한 사과문을 통해 1차 역학조사 과정 중 모두 사실대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프로야구 첫 중단 사태가 NC 선수들의 일탈로 촉발됐다는 사실에 파문이 커진 가운데 소속 선수들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NC의 자체 제작 영상이 재조명을 받으며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NC는 6일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우리 선수들은 원정 숙소에서 뭐해요?’라는 제목의 3분짜리 영상을 게시했다. 5일 두산과의 방문경기를 위해 원정 숙소로 향하는 NC 선수들에게 ‘숙소에 도착한 뒤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진 뒤 그 답변을 듣는 방식이었다. 박석민은 제작진의 질문에 “자야죠”라고 대답했다. 권희동도 “자야 한다. (오후) 10시에 도착한다는데…”라고 했다. 이명기는 “힘들어서 뭘 할 수가 없다. 코로나19도 있고”라며 개인 방역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다. 일찌감치 백신을 접종한 덕분에 음성 판정을 받은 박민우의 답변은 더욱 팬들의 공분을 샀다. 그는 얼굴 가득 웃음을 띤 채 책 한 권을 들어 보이며 “나는 책을 본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한국 야구 국가대표에 선발됐던 박민우는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과 손가락 부상 등을 이유로 14일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해당 영상은 15일 오후 8시 현재 조회수 4만3000회를 넘어섰다. 게시물에는 “인터뷰 때 말을 저렇게 하고 외부인과 술을 먹다니 대단하다” “NC는 술자리에 있던 선수 4명을 방출하라” “NC 선수들 실망이다” 등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으로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15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NC 선수 4명의 방역지침 위반과 관련한 상벌위원회를 16일 열기로 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방역 수칙 위반으로 태극마크를 자진 반납한 내야수 박민우(28·NC)를 대신해 왼손 투수 김진욱(19·롯데·사진)이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김경문 감독, 코칭스태프와 대표팀 기술위원회가 모여 추가 선발 선수에 대해 의논한 결과 김진욱을 대표팀에 추가 승선시키기로 했다”면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를 통해 대한체육회에 선수 교체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15일 발표했다. 도쿄 올림픽 때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박민우는 6∼8일 잠실 방문경기를 앞둔 5일 서울 한 호텔에 마련한 구단 숙소에서 외부인과 술을 나눠 마신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진욱은 강릉고를 졸업하고 올해 롯데에 입단했으며 올해 신인 선수 가운데는 KIA 이의리(19)에 이어 두 번째로 성인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왼손 투수로는 차우찬(34·LG)과 이의리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선수 교체에 따라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은 투수 11명, 포수 2명, 내야수 7명, 외야수 4명(총 24명)으로 구성이 바뀌었다. 대표팀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모여 올림픽 대비 연습을 진행할 계획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