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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 일본을 시작으로 한중일 순방을 시작한다. 그는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저지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논란 해소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어떤 정책 보따리를 풀어놓을지 관심이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 시간) 트럼프 정권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강화를 본격적으로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틸러슨 장관이 아시아 방문에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비롯한 북한 제재방안을 논의할 것이다.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가장 효과적인 조합이 무엇인지 찾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도 검토했으나 중국과의 전면적 외교 마찰이 불가피해 시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에서는 핵심 북핵 옵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대북 금융제재 강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WSJ은 일부 북한 은행들이 미국의 제재에도 여전히 달러 결제를 위한 국제 금융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를 이용하고 있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인 북한의 조선무역은행, 금강은행, 고려신용개발은행, 동북아은행이 여전히 SWIFT를 이용하고 있다”며 “SWIFT는 벨기에에 본부를 두고 있는 만큼 유럽연합(EU)과 보조를 맞추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를 받는다고 반드시 이 시스템에서 퇴출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완벽하게는 작동하지 않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15일 밤늦게 일본에 도착한 틸러슨 장관은 16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잇달아 만날 계획이다. 일본과는 미일동맹 공고화, 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담 조기 개최, 남·동중국해 진출을 가속화하는 중국에 대한 공동대응방안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내다봤다. 그는 17일 아침 일찍 한국으로 출발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벌어진 김정남 살해사건에 관여한 뒤 북한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국적 용의자 4명 외에 또 다른 한명이 이들과 동선을 같이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4일 북한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서울발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그는 4명의 용의자 중 한 명과 같은 날짜에 같은 항공루트로 평양과 쿠알라룸푸르를 왕복했다. 이 남성은 30대 초반의 북한국적자인 장남운으로 알려졌다. 장남운은 북한 국가보위성 소속으로 알려진 오종길 용의자(54)와 같은 날 같은 항공기로 평양을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 방콕, 프놈펜 등 같은 루트를 거쳐 2월 7일 말레이시아에 도착했다. 귀국로도 2월 13일 김정남이 살해된 직후 오 용의자와 같은 항공기로 출국해 17일 평양에 돌아갔다는 것. 오종길 용의자는 홍성학 용의자(32), 인도네시아인 여성 시티 아이샤 피고(25)와 함께 범행그룹의 살해실행반을 맡고 있었다. 신문은 장남운의 나이가 젊다는 점에서 홍 용의자와 함께 오 용의자의 행동을 돕는 역할을 맡은 것 아니겠느냐고 추정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미치 지역구에서 생산되는 버번(위스키)을 같이 한잔하고 싶다.” 2014년 11월 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전날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상하 양원을 모두 내주는 참패를 당한 뒤 기자회견장에 나선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민주당)은 향후 국정 운영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쓴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정적(政敵)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지역구(켄터키 주) 특산품인 버번위스키를 거론하며 협력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매코널은 ‘다스베이더(영화 ‘스타워즈’의 악역)’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냉혹한 정치 승부사로 유명하다. 기자들은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없애겠다는 사람과 만날 수 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오바마는 얼마 후 매코널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샌드위치로 점심을 함께하며 국정의 동반자로 예우했다. 매코널이 이끄는 공화당 상원은 오바마 임기 중 오바마케어를 결국 없애지 못했다. 스스로 “나는 샤이(shy·낯을 가리는)한 성격”이라는 오바마는 퇴근 후엔 가급적 가족과 저녁 식사를 했지만 점심 식사와 일과 시간에 자주 야당 지도부를 만나 국정 협력을 당부하곤 했다. 퇴임 전 최고 60%(갤럽 조사)의 국정 지지율을 기록하며 박수 속에 백악관을 떠난 오바마는 과감하게 야당과 소통하며 국정의 중요한 고비마다 모멘텀을 만들어냈다. 2016년 5월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장에선 오바마가 오바마케어를 놓고 충돌했던 또 다른 정적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과 극장에서 나란히 팝콘을 먹는 영상이 소개됐다. 오바마는 베이너에게 퇴임 후 어떻게 지내는 게 좋을지 자문을 했고, 베이너는 “난 어제 아침에도 맥주를 마셨다. 하고 싶은 대로 지내라”고 농반진반으로 조언했다. 객석에선 폭소가 터졌다. 베이너는 오바마의 카메오 출연 제의를 선뜻 승낙했다. 평소 오바마가 야당과 꾸준히 소통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장면이었다. 2012년 말 집권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의회 내 소통에 적극적이다. 최근에도 아베 총리는 자신의 부인이 관여된 모리토모(森友) 학원재단의 국유지 헐값 매입 문제로 매일같이 야당 의원들에게 공격받으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세세히 설명했고, 때로는 “지금 그 발언은 실례 아닌가”라든가 “불쾌하다”며 솔직한 감정을 동원하기도 했다. 집권 이래 4년도 넘다 보니 구체적인 정책 사안에 대해 장관보다 관록이 붙은 아베 총리가 답변이 막힌 장관 대신 손들고 나서서 답변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령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남수단 유엔평화유지활동(PKO) 문제로 야당에 처참하게 질타당하자 그는 방위상 대신 답변에 나서 야당 의원들로부터 “총리는 출동 경호하지 말라”는 야유를 듣기도 했다. 총리와 의원 간의 긴밀한 소통은 오랜 일본의 내각제 정치 체제하에서 제도적으로 굳어진 측면이 강하다. 일본에서 정기국회가 열리면 총리는 반드시 출석해 온종일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직접 답해야 한다. 공영방송 NHK는 이를 생중계해 국민도 국회에서의 공방의 현장을 직접 지켜볼 수 있게 해준다. 연정이 일상화된 내각제의 독일에서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포용과 소통 정치가 빛나고 있다. 2013년 독일 총선 후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과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은 3개월 동안 지루한 줄다리기 협상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메르켈 총리는 사민당이 주장하는 최저임금제 도입, 이중 국적 허용, 연금수령 연령 조기 개시, 동성 커플 차별 철폐 등의 정책을 거의 대부분 받아들였다. 여당인 기민당 6명, 사민당 6명으로 장관 수를 절반으로 나누기로 약속했고, 지금도 지키고 있다.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 도쿄=서영아 / 파리=동정민 특파원}
강한 리더십으로 국정을 이끌며 6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깨졌다. 마이니치신문이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50%로 한 달 전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지지율 급락으로 아베 총리의 ‘장기집권 꿈’도 타격을 받고 있다. 아베 총리는 5일 자민당 당대회에서 총재 임기를 ‘3기 9년’까지 연장해 장기집권의 길을 열었지만 최근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12일 나온 교도통신 여론조사를 보면 ‘아베 총리에게 3기 총재를 맡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반대와 찬성 응답이 44.4%와 45.2%로 엇비슷했다. 굳건할 것 같던 지지율이 무너진 것은 다름 아닌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와 관련한 스캔들 때문이다. 아키에 여사는 국유지 헐값 매입 및 정치권 로비 의혹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오사카(大阪)의 모리토모(森友) 학원 스캔들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아베 1강(强)’이란 말을 들으며 탄탄한 기반을 자랑하던 아베 총리의 장기집권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발목을 잡는 이는 공교롭게도 모두 여성이다.○ ‘여자 아베’ 이나다 방위상 아베 총리가 지난해 8월 ‘포스트 아베’라 치켜세우며 발탁한 극우 성향의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은 때와 장소를 못 가리는 패션 감각과 관료들과의 불화, 써준 대로 읽는 국회 답변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남수단에서 유엔평화유지활동(PKO) 중인 자위대 부대의 현지 상황을 제때 파악하지 못해 국회에서 연일 혼쭐이 났다. 이나다 방위상은 또 모리토모 학원이 운영하는 유치원이 원생들에게 교육칙어를 외우게 한 것을 옹호하는 발언을 국회에서 해 물의를 빚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나다 방위상이 과거 이 학원의 고문 변호사를 맡았다는 사실이 13일 국회에서 공개됐다. 2005년 작성된 이 학원의 민사재판 준비서면에 소송대리인 변호사로 이나다 방위상과 변호사인 남편의 이름이 기재돼 있다는 것. 이나다 방위상은 “공동(변호사)사무소는 한 사건에 다른 변호사의 이름도 끼워 넣는 경우가 있다”며 “내가 이 학교 이사장의 법률상담을 했다는 것은 완전한 허위”라고 주장했다.○ 남편 발목 잡는 아키에 여사 모리토모 학원이 개교를 준비하던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을 맡았던 아키에 여사에 대해서도 여론이 싸늘하다. 아키에 여사는 ‘가정 내 야당’을 자임해 한때 아베 내각의 인기를 올리는 역할도 했으나 최근 극우교육을 하는 유치원재단을 “훌륭하다”고 평가하는 등 가벼운 처신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게다가 이 재단이 아베 총리의 이름을 딴 초등학교를 짓는다며 모금 활동을 했고, 유치원생들에게 ‘아베 총리 힘내라’는 선서를 시킨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아키에 여사는 논란이 일자 지난달 24일 명예교장직에서 사퇴했으나 사태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구설이 이어지자 아키에 여사는 공식석상에서 “언론은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만 날 기사로 다뤄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베 대항마로 주목받는 고이케 도쿄도지사 지난해 7월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압승한 뒤 각종 개혁정책으로 인기를 모으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지사가 아베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2012년 아베 2기 내각 출범 이후 찬밥 신세였던 그는 지난해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자민당이 다른 후보를 내세우자 독자 출마해 승리했다. 취임 이후 쓰키지(築地) 시장 이전 문제, 2020년 도쿄 올림픽 비용 삭감 등 도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기존 정책들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자민당 당적은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TV에 고이케 도지사가 나오면 시청률이 오른다는 점에서 더욱 매스컴의 각광을 받으며 ‘고이케 극장’이란 유행어도 생겼다. 이런 그가 7월 도쿄 도의회 선거를 앞두고 ‘도민 우선’을 내세운 당을 세워 판세를 장악할 기세를 보이자 연립여당인 공명당, 야당인 민진당도 그에게 줄을 서는 형국이어서 자민당을 전전긍긍하게 하고 있다. 보수적인 일본의 정치 풍토에서 여성인 고이케 도지사가 총리까지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고이케 도지사는 총리직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 정부가 김정남이 일본에 밀입국 시도를 하다가 적발된 2001년 채취했던 지문을 말레이시아 당국에 제공했다고 일본 언론이 13일 밝혔다. 마이니치신문과 산케이신문 등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신원 확인에 도움을 주기 위해 김정남의 지문과 얼굴 사진 등 신체 특징을 담은 데이터를 말레이시아 정부에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말레이시아 경찰이 살해당한 남성이 김정남임을 지난 10일 특정할 때 일본이 제공한 정보도 활용했다고 전했다. 김정남 살해사건과 관련해 일본이 말레이시아의 조사에 공식적으로 협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일본 언론은 설명했다. 김정남은 여러 차례 위조여권을 사용해 일본을 드나들었으며 그때마다 일본 공안 당국은 비밀리에 미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1년 5월에도 싱가포르발 비행기를 타고 일본의 나리타(成田) 공항에 도착해 위조여권으로 입국하려 하다가 적발됐다. 이때 김정남은 가족으로 보이는 여성 2명, 남자 아이와 동행하고 있었으며 “김정일의 아들이다. 도쿄 디즈니랜드를 볼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사건이 그가 북한의 후계 구도에서 멀어진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당시 김정남은 구속 후 강제 출국당했는데, 일본 정부가 말레이시아에 준 지문은 이때 채취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갈등을 빚어 온 말레이시아와 북한이 수일 내 공식 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이 열리면 북한에 억류된 말레이시아 외교관과 가족들의 귀환 문제와 김정남 시신 인도 및 북한 용의자 2명의 귀국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말레이메일온라인 등에 따르면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교장관은 전날 북한 내 억류자 가족들과 비공개 면담을 한 뒤 기자들에게 “북한이 회담 시작을 원한다. 수일 내 북한과 공식 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대사관 관리들과 3차례 비공식 면담을 한 사실도 공개하며 “이는 공식 면담에 앞서 준비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에 억류된 대사관 직원과 가족 등 자국민 9명을 안전하게 데려오는 것이다. 반대로 북한 측은 말레이시아 병원에 안치된 김정남 시신 인도와 말레이시아 당국이 용의자로 지목한 현광성 주말레이시아 대사관 2등 서기관과 김욱일 고려항공 직원의 귀국 보장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시아가 북한의 요구대로 김정남 시신과 용의자 2명을 송환할 경우 이번 사건을 북한 당국이 조직적으로 실행했다는 점을 밝히기는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피살된 인물이 여권에 기재된 ‘김철’이 아니라 김정남이 맞다고 10일 최종 확인한 것과 관련해 현지 신문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김정남 신원 확인은 사실상 북한 측에 김정남 시신을 인도받을 권리를 인정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김정남의 이복동생인 김정은도 유가족 신분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NHK는 12일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인도네시아 정보기관은 (북한 국적자) 오종길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북한대사관에서 2등 서기관으로 근무했던 외교관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오종길은 김정남 암살 당일 공항에서 사건을 지켜보다가 평양으로 도피한 핵심 용의자 4명 중 한 명이다.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김정남 살해 사건의 핵심용의자 중 한 명인 오종길(55)이 인도네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한 외교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NHK가 12일 보도했다. 오종길은 김정남 암살 사건 당일 리지현(33)·홍송학(34)·리재남(57)과 함께 말레이시아를 떠나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를 거쳐 평양으로 도피한 핵심용의자다. NHK는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인도네시아 정보기관은 오종길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북한대사관에서 2등서기관으로 근무했던 외교관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오종길로 보이는 2등서기관은 인도네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했고, 재작년까지 자카르타에서 근무한 뒤 캄보디아 북한대사관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 한 명이 북한 외교관이라는 의심이 부상함에 따라 김정남 살해는 북한이 전방위로 가담한 조직적 범행이라는 견해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3)도 사건 용의자로 현지 경찰 추적을 받고 있지만, 현재 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북한 당국이 해외에 근무하는 무역상이나 기업 관계자들에게 김정남 살해 사건 기사를 보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동남아 등지의 북한관계자를 인용해 요미우리신문이 12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같은 지시는 11일 오전 해외각지에 파견된 북한 비밀경찰이나 국가보위부 담당자들로부터 주재원들에게 전달됐다. 신문은 사건 직후에도 이들에게 함구령이 내려졌다며 “김정은 정권은 김정남 살해 정보가 북한 내로 유입되는 것을 매우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신문은 “김일성 주석의 ‘백두혈통’을 이어받은 김정남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살해하라고 지령을 내렸다는 정보가 북한에 퍼지면 김 위원장의 이미지가 악화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여전히 시신의 신원을 ‘외교관용 여권을 가진 김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북한 당국이 해외근무 외교관이나 파견 근로자들에게 휴대전화를 통한 인터넷 접속을 금지했으며 위반자는 북한이 불러들여 ‘엄벌’에 처한다며 벼락치기검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역시 김정남 살해 사건이 북한 내에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미국 존스홉킨스대 산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9일(현지 시간)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최근 포착된 활동을 종합하면 북한이 핵 관련 장치와 관찰 장비를 설치할 경우 당장이라도 6차 핵실험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이 사이트는 7일 풍계리 핵실험장 지역을 촬영한 상업 위성사진을 근거로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 입구와 주요 관리 지역, 지휘통제소에서 파악된 활동이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판단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사이트에 따르면 대형 선적용 컨테이너로 보이는 물체가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 입구에 새로 등장했다. 또 지난달 18, 21일에는 북쪽 갱도에 있는 야적장에 약 5m 길이의 트럭과 물자들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보이지 않고 있다. 사이트는 “목적은 분명하지 않지만 북쪽 갱도의 물자 및 장비 교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지역에 쌓인 눈이 눌려서 생긴 흔적으로 볼 때 차량들이 장비와 물자를 저장하는 건물과 핵실험을 진행하는 터널 사이를 반복해서 오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핵실험장 서쪽과 남쪽 갱도에서는 별다른 특이 동향이 포착되지 않았다. 풍계리 북쪽 갱도는 북한이 지난해 9월 9일 5차 핵실험을 강행한 곳이다. 38노스는 “지난해 10월부터 북쪽 갱도 지역에서 물자와 장비가 이동하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북한이 남한의 혼란을 가중시키기 위해 6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아직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은 갱도에서 언제라도 핵실험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군 당국은 38노스의 분석과 달리 북쪽 갱도에서는 추가 핵실험이 임박한 징후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차기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핵실험 수준의 초고강도 도발은 자제하며 관망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당분간 도발하더라도 스커드나 노동, 북극성-2형 등을 단거리·준중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을 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1일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에 미 해군의 특수부대 네이비 실(SEAL)이 참가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0일 한미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네이비 실 대원들이 원자력 항공모함 칼빈슨함에 탑승해 한국 주변 해역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네이비 실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 암살과 납치를 포함한 작전계획을 갖고 있다며 이번 훈련에 참여한 것은 도발을 계속하는 김정은에게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명 내외 규모로 행동하는 네이비 실은 항공기와 잠수함 등을 통해 적지 후방에 침투해 요인 암살과 아군 구출, 적 시설 파괴 공작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2011년에는 파키스탄에서 이뤄진 알카에다 창설자 오사마 빈라덴의 암살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 손효주 기자}
일본 정부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나온 직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을 통해 “북한 문제 등을 생각할 때 한국과 일본의 협력, 연대는 지역 평화와 안정에서 불가결하다. 새 정권과도 여러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일본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 뒤 한일 관계가 악화될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차기 대권 후보 대부분이 2015년 말 위안부 한일 합의에 대해 재협상 혹은 폐기 의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일 합의 이행을 강조한 박 전 대통령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입장과 명확하게 차이가 있다. 일본 정부는 그간 탄핵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면서도 “한일 합의는 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당장 두 달 넘게 ‘일시 귀국’중인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의 귀임 문제도 관심사다. 기시다 외무상은 “(아직 귀임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지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을 계기로 한일 외교 라인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차기 정권에 대한 정보 수집과 관계수립을 위해서라도 나가미네 대사를 귀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는 것이다. 이날 일본 NHK, TV아사히 등은 헌법재판소 판결을 생중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언론은 헌법재판소 판결이 전원일치로 이뤄진 점에 놀라는 분위기다. 아사히신문은 “파면 판결은 여론을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은 “이것이 민주주의”라며 기뻐하는 한국민의 모습을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대선 후보 중 1위를 달리는 문재인 후보에 대해 “반일 친북적 발언이 눈에 띈다”며 “당선되면 미국이나 일본과의 관계가 평탄치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지난해 장화 없이 태풍 피해지역 시찰에 나섰다가 직원 등에 업혀 물웅덩이를 건너는 장면이 포착돼 구설수에 올랐던 일본 차관급 인사가 이와 관련된 실언으로 반 년만에 사퇴했다. 무타이 슌스케(務台俊介) 일본 내각부 정무관 겸 부흥 정무관(차관급)은 지난해 9월 이와테(岩手) 현 태풍 피해 지역을 방문하면서 장화를 준비하지 않아 동행한 직원에게 업혀 ‘어부바 시찰’ 논란을 불렀다. 당시 제10호 태풍 ‘라이언록’의 강타로 이와테에서는 노인요양시설에서 고령자 9명이 숨지는 등 큰 피해를 입은 직후였다. 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그는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고 사태는 여기서 수습된 듯했다. 그런데 6개월 여 지난 8일 밤 그는 도쿄도(東京都)에서 열린 자신의 정치자금 모금파티에서 말실수를 하고 말았다. 당시 시찰과 관련, “그 후 정부가 가진 장화가 상당히 정비됐다고 들었다”며 “아마 장화업계는 (돈을) 꽤 벌지 않았겠느냐”고 말한 것. 마침 며칠 뒤인 11일이 동일본 대지진 발생 6주년으로 재해 피해자들의 아픔에 대한 공감의 목소리가 커져 있는 시기였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무타이 정무관의 발언에 대해 “부적절의 극치”라며 엄중 주의를 줬다. 그는 “무타이 정무관이 정말 반성하고 있는지가 의심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무타이 정무관은 이때만 해도 기자들에게 “경솔한 발언에 대해 반성한다”면서도 “지금의 직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립여당인 공명당 측에서도 그의 발언을 용서할 수 없다고 문제 삼았고 제1야당인 민진당의 렌호(蓮舫) 대표도 “정무관 임명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며 정부를 추궁할 뜻을 시사하는 등 사태는 확산 조짐을 보였다. 무타이 정무관은 결국 이날 밤 마쓰모토 쥰(松本純) 방재담당상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정부는 10일 자로 이를 수리하기로 하고 후임자 이름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의 경질로, 동일본 대지진 발생 6주년을 앞두고 총리 관저 주도로 사태를 조기 수습한 모양새가 됐다. 일본 언론은 이번 파문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무타이 정무관은 지난달 22일 시마네(島根)현에서 열린 ‘다케시마(竹島·독도)의 날’ 기념행사에 정부 대표로 참석해 “다케시마는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라며 “한국에 일본의 주장을 확실히 전하겠다”고 말했던 인물이기도 하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일, 한미일 공조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만 두 달째 자리를 비우고 있는 주한 일본대사의 귀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전 주한 일본대사는 8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도발에 한미일이 협력해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주한 일본대사는 본래 서울에서 한국과 연대해 대북 대응을 진두지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 부산 총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된 것에 항의하는 뜻으로 1월 9일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 총영사를 일시귀국 조치했다. 2012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시 일본 정부는 주한 일본대사를 귀국시켰다가 12일 만에 귀임시켰으나 이번에는 만 두 달이 되도록 귀임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무토 전 대사는 “위안부 소녀상 철거는 현 상황에서는 어려울 것”이라며 소녀상 설치에 항의한다는 일시귀국 조치의 목적은 이미 달성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아시아 순방에서 귀국했을 때, 2월 12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등 (대사 복귀의) 좋은 타이밍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무토 전 대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이후 상황을 고려해도 한국과의 연계가 필요하다”며 “주한 일본대사는 직접 차기 정권 진영과 루트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조속한 귀임을 촉구했다. 한일 양국은 위안부 소녀상 문제로 관계가 경색된 와중에 외교안보 분야에선 공조를 강화해야 하는 어색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6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한 직후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은 전화 회담을 했다. 다만 한국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 노동자상을 부산 총영사관 앞에 건립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경색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8일 관련 질문에 “언급할 생각도 들지 않는다”고 일축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일, 한미일 공조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만 두 달째 자리를 비우고 있는 주한 일본대사의 귀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전 주한 일본대사는 8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도발에 한미일이 협력해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주한 일본대사는 본래 서울에서 한국과 연대해 대북 대응을 진두지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 부산 총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된 것에 항의하는 뜻으로 1월 9일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총영사를 일시귀국 조치했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당시 일본 정부는 주한 일본대사를 귀국시켰다가 12일 만에 귀임시켰으나 이번에는 만 두 달이 되도록 귀임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무토 전 대사는 “위안부소녀상 철거는 현 상황에서는 어려울 것”이라며 소녀상 설치에 항의한다는 일시귀국 조치의 목적은 이미 달성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아시아순방에서 귀국했을 때, 2월 12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등 (대사 복귀의) 좋은 타이밍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무토 전 대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이후 상황을 고려해도 한국과의 연계가 필요하다”며 “주한 일본대사는 직접 차기 정권 진영과 루트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조속한 귀임을 촉구했다. 한일 양국은 위안부 소녀상 문제로 관계가 경색된 와중에 외교안보 분야에선 공조를 강화해야 하는 어색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6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한 직후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전화회담을 했다. 다만 한국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 노동자상을 일본총영사관 앞에 건립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경색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8일 관련 질문에 “언급할 생각도 들지 않는다”고 일축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한국의 전격적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일본 내 사드 배치에 대한 검토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6일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지난해 9월에 이어 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한 데다 북한이 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날 미사일 발사가 주일미군기지 타격 훈련이었다고 밝힌 만큼 일본이 받는 위기감은 매우 크다. 이런 가운데 7일 국방부가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작업을 시작했다고 발표하자 일본 언론은 발 빠르게 이 소식을 전했다. 일본은 그간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미일, 한미일이 공조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통해 “북한의 위협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고 트럼프로부터 “미국은 100% 일본과 함께한다”는 다짐을 받아냈다. 실제 일본은 사드 배치를 앞당기기 위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탄도미사일방어계획(BMD) 증강 방침을 굳혔다. 현재 일본의 BMD는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요격미사일(SM-3)과 지상배치형 요격미사일 패트리엇(PAC-3)의 2단계로 미사일을 타격하는 방식인데, 더 여러 단계로 북한의 미사일에 대응할 새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여당인 자민당의 한 의원은 “북한이 다수의 미사일을 발사한 사태는 지금까지 예상하지 않았다. 새로운 방위시스템 검토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사드나 지상배치형 이지스 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미 지난해 추경 예산을 편성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자민당은 지난달 23일 ‘탄도미사일 방위에 관한 검사팀’ 첫 회의를 열고 사드, 이지스 어쇼어,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조기 경계위성 도입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자민당 일각에서는 ‘적 기지 공격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단골처럼 등장하고 있다. 자위대가 이지스함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F-35 전투기 등으로 북한에 대한 공대지 공격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조선족 동포 출신인 쿵쉬안유(孔鉉佑·57)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가 차기 주일 중국대사로 부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산케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중국 외교 관계자를 인용해 쿵 부장조리가 이르면 이번 여름 청융화(程永華·62) 대사의 후임으로 도쿄에 부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 출신인 쿵 부장조리는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10년 이상 일본에서 근무한 지일파다. 2006~2011년 주일공사, 주베트남 대사, 외교부 아시아국장 등을 거쳐 2015년 12월 동아시아를 담당하는 부장조리에 발탁됐다. 청 대사는 귀국하면 은퇴하는 우다웨이(武大偉·70)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의 후임으로서 북한 핵 문제 등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청 대사는 2010년 봄 주한 대사에서 주일 대사로 자리를 옮긴 뒤 7년간 재임하고 있다. 중국 외교가에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과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일본 소카(創價)대에서 유학한 청 대사가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일본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으로 기대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중국 외교부에서 주일 대사 부임은 ‘운이 나쁜 케이스’라는 시각이 있다”며 “중일관계에서 실적을 만들기 어렵고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라도 참배하면 당 지도부로부터 질책을 받을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한국의 전격적인 사드 배치로 일본 내 사드배치에 대한 검토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6일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지난해 9월에 이어 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한 데다, 북한이 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날 미사일 발사가 주일미군기지 타격훈련이었다고 밝힌 만큼 일본이 받는 위기감은 매우 크다. 이런 가운데 7일 국방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작업을 시작했다고 발표하자 일본 언론은 발빠르게 이 소식을 전했다. 일본은 그간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미일, 한미일이 공조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를 통해 “북한의 위협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고 트럼프로부터 “미국은 100% 일본과 함께 한다”는 다짐을 받아냈다. 실제 일본은 사드배치를 앞당기기 위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탄도미사일방어계획(BMD) 증강 방침을 굳혔다. 현재 일본의 BMD는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요격미사일(SM3)과 지상배치형 요격미사일 패트리엇(PAC3)의 2단계로 미사일을 타격하는 방식인데, 더 여러 단계를 거쳐 북한의 미사일에 대응할 새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여당 자민당의 한 방위관계 의원은 “북한이 다수의 미사일을 발사한 사태는 지금까지 예상하지 않았다. 새로운 방위시스템 검토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사드나 지상배치형 이지스 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미 지난해 추경 예산을 편성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집권 자민당은 지난달 23일 ‘탄도미사일 방위에 관한 검사팀’ 첫 회의를 열고 사드, 이지스 어쇼어,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조기경계위성 도입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자민당 일각에서는 ‘적기지 공격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단골처럼 등장하고 있다. 자위대가 이지스함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F35 전투기 등으로 북한에 대한 공대지 공격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북한의 6일 미사일 발사 도발과 관련,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의 리성철 참사관이 “북한의 자위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7일 보도했다. 리 참사관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교도통신과 만나 “(미사일 발사는) 자위를 위해 군사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정상적인 공정 안에 있다”며 “핵개발과 경제건설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방침과도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일 시작된 한미연합훈련 전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경고했다고 지적하고 발사된 미사일의 종류에 대해서는 “공식발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 준비를 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수십 년에 걸쳐 북한에 대해 적대시하는 정책을 계속해 주권을 침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한국·미국·일본의 요청을 받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긴급 회의를 8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과거 채택했던 안보리 결의 위반을 지적하는 것을 포함해 대북 규탄 내용의 성명 발표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일본은 발사한 미사일 4발 중 3발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는 점을 중시하며 북한에 대한 압력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이사국들을 설득할 계획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전화회담을 갖고 일본과 전적으로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에서 아베 총리는 전날 북한이 전날 미사일 발사는 주일미군 기지 타격이 목적이라고 밝힌 것을 들어 “일본 미국을 포함해 지역 및 국제사회의 안전보장에 대한 명백한 도발행위이며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폭거는 용서할 수 없다. 미국은 일본과 100% 함께 하며 일본을 100% 지지한다. 이를 일본국민에게 전해 달라. 미일동맹은 반석 위에 있고 미국의 일본에 대한 책무는 흔들림 없다”고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정권의 대북 정책 재검토에 대해 “모든 옵션(선택지)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보여준 것을 평가한다”며 “일본도 미일동맹의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 큰 역할과 책임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를 협의하기 위한 미일간 외교·방위 장관회담(2+2)을 조기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유엔에서의 대응을 위해 신속하게 협의를 진행하고 중국에 협력을 요¤하며 한국 미국 일본이 긴밀하게 연대해나가자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통화는 오전 8시부터 25분간 진행됐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6일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또다시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지자 일본은 격앙된 분위기다. 지난해 8월과 9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도 일본의 EEZ에 떨어져 일본이 강하게 반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즉각 기자들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확히 위반했다”며 “이번 발사는 북한이 새로운 단계의 위협이 됐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전 9시에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모두에 북한 미사일 발사를 보고하고 미국 한국 등 관계국과 긴밀히 연대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참의원은 아베 총리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마련하도록 이례적으로 회의를 40분간 중단해 줬다. 아베 총리가 “오전 예산위원회를 마치는 시점에 NSC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하자 제1야당인 민진당의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의원이 “조기에 개최하라”고 주문했고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안보 문제에 관한 한 여야가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은 “4발 가운데 3발은 일본의 EEZ 내에 명확히 탄착했고 1발은 EEZ 주변에 떨어졌다”며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반발에서 쏘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방위성의 한 간부는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집중되는 시기에 발사가 이뤄진 점을 강하게 비난하고 “중국도 폭도(북한)를 통제하지 못하니 국제사회의 대응이 중요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아베 총리에게는 개인적인 호재로도 작용하고 있다. 오사카(大阪)초등학교를 둘러싼 부인 아키에(昭惠) 스캔들에 쏠린 시선을 돌리는 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아키에 여사가 명예교장을 맡았던 오사카초등학교에 대한 국유지 헐값 매각 파문은 연일 국회에서 다뤄지며 정권 차원의 스캔들로 번지는 중이다. 실제로 이날 참의원 예산위는 이 문제를 집중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북한 미사일 등에 관심이 쏠려 수박 겉핥기로 지나갔다. 아베 총리는 “국민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얼버무렸다. 아베 정권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역시 국방력 증대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베 정권은 그동안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방위 예산을 5년 연속 늘려 2017년도에 사상 최대인 5조1251억 엔(약 51조4580억 원)을 편성했다. 아베 총리는 최근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1% 이내로 유지한 그간의 정부 원칙에서 벗어날 생각임을 명확히 하기도 했다. 5일 자민당 당대회를 통해 총재 임기를 연장할 발판을 마련한 아베 총리가 개헌을 통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로 만드는 데 북한의 위협을 동력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김정남 암살 사건 용의자인 북한 국적의 리정철이 귀국길에 베이징(北京)에 머물면서 일본 NHK와 인터뷰를 갖고 말레이시아 당국이 자백을 강요했다면서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다. 지난달 13일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VX 공격을 받아 숨진 뒤 나흘만인 17일 말레이 경찰에 체포됐던 리정철은 이달 3일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후 추방돼 베이징에 체류하는 중인 5일 인터뷰에 응했다. 리정철은 석방 당일 밤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항공편에 탑승해 그 다음날인 4일 새벽 도착한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데 이어 NHK에 모습을 드러냈다. 말레이 당국이 리정철의 경우 범행에 연루된 게 맞지만 증거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풀어줬다고 밝힌 가운데 리정철의 이런 태도는 말레이 당국의 김정남 암살사건 수사가 부당하다는 걸 강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리정철은 인터뷰에서 김정남과 관련해선 “알지 못한다”면서 “(말레이시아 경찰에) ‘나는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 날조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너희가 나를 여기까지 끌고와서 자백하라고 했다. 죄없는 사람을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보상하라’고 했다”고도 했다. 리정철은 말레이시아에서 근무 중으로 돼 있던 기업에서 실제 근무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하려했던 사업과 현지 회사의 사업내용이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비누 재료를 북한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말레이 경찰이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한 현지의 북한 대사관 소속 2등 서기관 현광성에 대해 “주위에 살고 있어 인사정도 하는 사이다. 면식만 있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 조처한 것에 대해서는 “모략극의 연장”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조사를 받던 중 노래를 부르면서 견뎠다”며 인터뷰 도중 “내 마음 어디로 갈까…그리운 장군 별님께”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를 부르는 돌발행동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4일 베이징 소재 북한대사관에서 담장 철망을 사이에 두고 취재진에 “공화국(북한)의 존엄을 훼손하는 모략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날조된 증거’로 김정남 살해를 자백하라고 강요했다. 경찰이 휴대전화 통화 이력과 독약을 싼 종이, 가족 사진을 제시하며 압박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