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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기계’ 스즈키 이치로(48·은퇴)에게 카레라이스가 있었다면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사진)에게는 오믈렛이 있었다. 이치로가 미국에 건너간 후 내내 아침밥으로 카레라이스를 먹은 것처럼 오타니도 메이저리그(MLB) 진출 이후에는 아침마다 직접 오믈렛을 만들어 먹는 게 일과였다.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시절에는 기숙사 생활이라 아침 걱정이 없었다. 그런데 미국에서 ‘자취’를 시작하면서 아침밥이 골칫거리가 됐다.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 씨 댁에서 저녁 식사 초대를 해주시면 남은 음식을 싸와 아침을 해결할 정도였다. 그러다 오믈렛 요리를 시도해 봤는데 재미있었다. 나중에는 한 손으로 프라이팬 위의 달걀을 뒤집을 수 있는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금란(禁卵)’을 시작했다. 오믈렛은 물론이고 달걀 섭취를 아예 끊은 것. 오타니는 지난해 겨울 일본에 머물면서 음식을 먹을 때마다 혈액을 채취해 한 식품 회사로 보냈다. 이 회사에서는 어떤 음식이 경기력 향상과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하필 달걀이 오타니와는 잘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란과 함께 오타니는 다시 아침밥 메뉴를 고민하게 됐지만 상대 투수에게는 오타니가 고민거리가 됐다. 오타니는 29일 뉴욕 방문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초 첫 타석에서 뉴욕 양키스 선발 마이클 킹(26)이 던진 커브를 받아쳐 선제 1점 홈런을 터뜨렸다. 오타니는 시즌 26호 홈런으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2·토론토)와 함께 MLB 홈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 홈런 타구는 시속 117.2마일(약 189km)로 날아가 양키스타디움 우중간 담장을 넘어 갔다. 오타니가 MLB 진출한 이후 기록한 가장 빠른 타구 속도다. 투타 겸업 선수인 오타니는 투수로 나선 4월 5일 경기 때는 MLB 데뷔 후 최고 구속 타이인 시속 101.1마일(약 162.7km)을 스피드건에 찍었다. 현재 투수로 3승 1패,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 중인 오타니는 내달 1일 양키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금란 효과’를 또 한번 시험하게 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최지만(탬파베이)이 시즌 3호 홈런을 날렸다. 최지만은 28일 메이저리그(MLB) 안방경기에서 팀이 LA 에인절스에 1-2로 뒤진 6회말 1사 1,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4-2로 앞서 가는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에인절스에 4-6으로 졌다. 에인절스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 쇼헤이는 9회 쐐기 1점포로 시즌 25호 홈런을 기록하면서 아메리칸리그 홈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안방구장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는 MLB 사무국이 부정투구 단속에 나선 이래 첫 적발 사례가 나왔다. 방문팀 시애틀 투수 헥터 산티아고가 5회 1사 만루 상황에서 강판되던 도중 글러브에 묻어 있던 이물질이 발각됐다. 추가 조사 결과 이물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면 산티아고는 1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는다. 한편 단속 개시 이전 이물질 사용 의혹을 받고 있던 게릿 콜(뉴욕 양키스)은 이날도 부진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보스턴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한 콜은 5이닝 동안 8피안타(3홈런) 6실점으로 무너졌다. 콜은 5월까지 평균자책점 1.91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이달 들어 4.65로 나빠진 상태다. 결국 보스턴이 9-2로 이기며 안방 3연전을 싹쓸이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 흥국생명은 학교폭력 폭로 사태로 무기한 출전정지 처분을 내린 이재영(25), 이다영 쌍둥이 자매를 다음 시즌 현역 선수로 등록할 예정이다. 학창시절 잘못 때문에 사회에서 영원히 매장당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무기한 출전금지? 국가대표 선발 제외? 그런 거 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다시 풀릴 거라는 걸 알고 있다”던 피해자 체념이 넉 달 만에 현실이 되는 건 너무한 일 아닐까.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블루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사진)이 7월을 앞두고 시즌 7승(4패)을 거뒀다. 단, 7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으면 더 좋을 뻔했다. 류현진은 27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메이저리그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4실점 했다. 류현진은 6회까지는 15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하는 등 공 62개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7회에만 공 29개를 던져 안타 5개와 볼넷 1개를 허용하면서 4점을 내줬다. 류현진은 팀이 12-4로 앞선 7회초 2사 2, 3루 상황에서 제이컵 반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후 양 팀이 추가 점수 없이 경기를 끝내면서 류현진은 21일 방문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볼티모어를 상대로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25에서 3.41로 올랐다. 류현진은 이날 삼진 3개를 잡아내면서 메이저리그 통산 809삼진을 기록했다. 이는 박찬호(1715개)에 이어 한국인 투수 최다 2위에 해당한다. 이 부문 3위는 전날까지 류현진과 공동 2위였던 김병현(806개)이다. 이날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살아난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 경기 뒤 체인지업에 불만을 드러냈던 류현진은 이번 등판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두 차례 불펜 피칭을 하면서 구위 점검에 나섰다. 류현진은 “최근에 체인지업을 던질 때와 다른 공을 던질 때 폼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똑같은 폼을 유지하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날은 빠른 공(32개) 다음으로 체인지업(26)을 많이 던지면서 효율적으로 상대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류현진은 다음 달 2일 안방에서 시애틀을 상대로 시즌 8승에 도전한다. 시애틀은 이 경기 선발로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를 선발로 예고한 상태다. 류현진이 일본인 투수와 선발 맞대결을 벌이는 건 2014년 8월 3일 와다 쓰요시(당시 시카고 컵스) 이후 약 7년 만이다. 한편 최지만(탬파베이)은 데뷔 후 첫 4안타 경기를 선보였다. LA 에인절스와의 안방경기에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3-3 승리를 도왔다. 최지만은 “경기 도중에 너무 많이 뛰어 배가 고플 정도였다”며 웃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KT가 최하위 한화를 제물 삼아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KT는 2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안방 팀 한화를 11-1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한 KT는 40승 27패를 기록하면서 2위 LG(41승 29패)에 0.5경기 차이로 앞선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한화는 8연패에 빠졌다. 3회초 황재균의 2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KT는 6회초 허도환의 2007년 1군 데뷔 이후 첫 만루홈런으로 6-0으로 앞서 나가며 사실상 백기를 받아냈다. KT 선발 데스파이네는 6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아내면서 한화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8승(5패)째를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2.40에서 2.24로 끌어내리면서 이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최근 4연승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탄 KT는 외국인 타자 알몬테를 방출하는 대신 한화에서 뛰던 호잉을 영입하면서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지난해 시즌 중반 미국으로 돌아간 호잉은 이번 시즌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치르기도 했지만 2경기 만에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뒤 총액 40만 달러를 받고 다시 한국 무대로 오게 됐다. LG는 이날 대구 방문경기에서 0-5로 끌려가던 경기를 9-5로 뒤집고 삼성에 승리를 거뒀다. 단, KT도 승리를 거두면서 공동 2위에서 단독 2위로 올라선 데 만족해야 했다. LG 신인 이영빈이 8회초에 역전 2점 홈런이자 데뷔 첫 홈런을 날리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키움은 고척 안방경기에서 9회말 1사 1, 2루에 터진 김혜성(사진)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KIA를 5-4로 물리치고 5연승을 기록했다. NC 역시 9회말 박석민의 끝내기 안타로 SSG에 4-3 승리를 거두고 3연승을 이어갔다.롯데-두산전, 비로 10월 7일 속개 잠실에서는 롯데가 두산에 3-2로 앞선 7회초 상황에서 비가 내리며 서스펜디드(일시중단) 게임 선언이 나왔다. 두 팀은 10월 7일 오후 4시 같은 상황에서 경기를 이어간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모든 선수에게 올림픽은 특별하지만 한국 7인제 럭비 대표팀에 2020 도쿄 올림픽은 더욱 특별한 무대다. 2012년 런던 대회 때까지만 해도 럭비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1924년까지 정식 종목이던 15인제가 아닌 15분 만에 승부가 끝나는 7인제가 정식 종목이 됐다. 아시아에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세계럭비협회 회원국은 딱 한 나라밖에 없다. 한국 대표팀은 아시아에서도 일본, 홍콩에 밀리는 3위가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4강 진출에 성공한 일본이 올림픽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 자동 출전권을 따간 건 한국에는 천재일우라고 할 수 있다. 행운이 찾아왔으니 그 다음은 실력을 증명할 차례. 한국은 2019년 11월 24일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 지역 예선 결승에서 준결승까지 전 경기 무실점을 자랑하던 홍콩에 12-7 역전승을 거두고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에 럭비가 들어온 건 거의 100년 전인 1923년이지만 럭비에는 여전히 ‘열악한 현실’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현재 남자 실업팀은 3개가 전부이고 대학 팀도 4개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일본에서는 16개 팀이 ‘톱 리그’라는 프로 리그를 운영 중이다. 홍콩 역시 럭비 종주국 영국 출신 귀화 선수가 주축을 이루고 있어 우리보다 사정이 나은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낸 것부터 이미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한국은 본선 진출 12개국 가운데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고 이변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서천오 한국 대표팀 감독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때 ‘럭비공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말을 쓰지 않나. 특히 7인제 경기에서는 의외의 변수가 작용할 때가 많다”면서 “꼭 승전보를 전하고 싶다. 특히 기회가 된다면 일본을 꼭 이기고 돌아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25일부터 이틀 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퀘스트 포 골드 세븐스’에 참가해 최종 전력 점검을 하고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22일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애틀랜타의 메이저리그 인터리그 경기 더블헤더 1차전. 1회초가 끝난 뒤 심판진이 메츠 선발 제이컵 디그롬(33)을 불러 세웠다. 심판진은 디그롬의 모자와 허리띠를 꼼꼼히 살폈다. 투구 과정에서 흔히 ‘끈끈이’라고 부르는 이물질을 사용했는지 검사한 것. 결과는 ‘이상 무’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날부터 이물질 사용 여부를 본격 검사하겠다고 16일 이미 공표한 상태였다. 디그롬이 첫 검사 대상이 된 건 이 경기가 이날 첫 경기였고, 디그롬이 이 경기 첫 투수였기 때문이다. 다만 투구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의심을 살 만했다. 디그롬이 1회초에 던진 공 8개 가운데 5개가 시속 160km(약 99.4마일)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전 등판이었던 17일 경기 때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서 3이닝 만에 물러났던 디그롬은 이날 속구 평균 속도가 시속 160.2km를 기록하면서 5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번 시즌 속구 평균 속도는 159.7km까지 올랐다. 구원도 아닌 선발투수가 빠른 공 평균 속도 160km를 눈앞에 둔 것이다. 속도뿐 아니라 결과도 눈부시다. 이날 팀이 4-2로 승리하면서 시즌 7승(2패)을 기록하게 된 디그롬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0.50밖에 되지 않는다. 이번 시즌 12경기에 나와 72이닝을 던지는 동안 내준 자책점은 4점이 전부다. 최근에는 30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도 쓰고 있다. 삼진도 117개를 잡았다. 평균자책점이 투수 개인 기록이 된 1913년 이후 시즌 첫 12경기에서 110탈삼진 이상, 5자책점 이하를 동시에 기록한 건 디그롬이 처음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15억4000만.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 올림픽을 이야기할 때 제일 중요한 숫자가 바로 이 대회 전체 예산을 뜻하는 15억4000만이다. 원래 12억4000만 달러(약 1조4047억 원)였던 이번 올림픽 예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3억 달러(약 3405억 원)가 늘었다. 대회를 취소하면 이 돈은 허공으로 날아가고 만다.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도 대회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또 일본 정부가 자국민에 한해 경기장 수용 정원의 50%까지 관중을 받기로 한 이유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중요한 숫자는 1만5500이다. 이번 대회를 취소하면 올림픽 참가 예정 선수 1만1100명과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참가 예정 선수 4400명이 1년을 허비한 셈이 된다. 이 중에는 프로에 진출해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미룬 선수도 있고,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인 올림픽 무대를 위해 코로나19와 싸워 이긴 선수도 있다. 불안하지 않은 건 아니다. 일찍 일본에 도착해 현지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가 취소한 각국 종목별 선수단이 105개 팀에 이른다. 올림픽 개회를 앞두고 대회 현장을 미리 체험해 보는 ‘테스트 이벤트’ 역시 당초 개회 시점이었던 2020년에 맞춰 끝난 상황. 이 때문에 이번 올림픽에는 현지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본게임’을 치러야 하는 선수가 적지 않다. 개최국 일본이 ‘역대급’ 안방 어드밴티지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우여곡절 끝에 일본에 들어간다고 해도 사생활을 보장받지 못한다. 올림픽 참가 선수단 및 취재진은 입국 순간부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보고해야 한다. 이번 대회 참가자들은 대회 기간 내내 선수촌과 경기장, 훈련장처럼 꼭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시설만 대회 전용 차량을 타고 방문할 수 있다. 개막이 코앞이지만 일본 도쿄의 분위기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대규모 행사는 모두 취소됐다. 대회 스폰서 기업들도 올림픽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다. 도쿄 하루미에 있는 올림픽 선수촌을 대중에 처음 공개한 21일에는 개회에 반대하는 이들이 선수촌 바깥에서 “올림픽 예산을 코로나19 대책에 사용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7월 이후 해외 선수단이 본격적으로 방일하기 시작하면 새로운 코로나19 변종이 탄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17일 기자회견에서 “TV로 올림픽 경기를 봐 달라”고 당부했다. 스가 총리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인 37%(NHK 조사)까지 떨어졌다. 그래도 올림픽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는 스가 내각에 다행스러운 일도 있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올림픽 취소를 주장하는 일본 내 여론은 49%에서 31%로 줄었다. 그렇게 도쿄는 점점 ‘쇼가 계속돼야 하는’ 숫자를 찾아 달력에 X표를 하나씩 늘려가고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뉴질랜드 역도 대표 로렐 허버드(43·사진)가 성전환자 가운데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인물로 역사에 남게 됐다. 허버드는 국제역도연맹(IWF)에서 발표한 ‘2020 도쿄 올림픽 랭킹 포인트’에서 여자 87kg 이상급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랭킹 8위까지는 자동으로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받는다. 뉴질랜드역도연맹 역시 21일 도쿄 올림픽 대표 선수 5명을 확정, 발표하면서 허버드를 포함시켰다. 허버드는 원래 ‘개빈’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105kg급 남자 역도 선수였다. 그러다 2013년 수술을 통해 성별을 바꿨다. 남자 선수로는 올림픽 출전 경험이 없던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성전환 선수도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혈중 농도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2015년 규정을 손질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나서게 됐다. 2017년 세계역도선수권대회서 은메달을 따면서 성전환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 메달리스트가 되기도 했던 허버드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응원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 “나를 응원하고 계신 뉴질랜드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블루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은 웃었고, ‘KK’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은 울었다. 류현진은 21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던야즈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볼티모어 타선을 1실점으로 막았다. 토론토가 볼티모어를 7-4로 물리치면서 류현진이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이 승리를 챙긴 건 지난달 29일 이후 23일 만이다.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6승 4패, 평균자책점 3.25가 됐다. 볼티모어를 상대로 생애 첫 승을 거둔 류현진이지만 만족은 없었다. 그는 “아직도 체인지업이 마음먹은 대로 들어가지 않는다. 빨리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시즌 5번째 패배를 당했다. 같은 날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4이닝 동안 애틀랜타 타선에 1점을 내준 뒤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 레인 토머스(26)에게 자리를 내줬다. 7이닝까지만 치른 이 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가 0-1로 패해 김광현이 패전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4월 24일 신시내티전 승리 이후 두 달 가까이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성적은 1승 5패, 평균자책점 3.60이다. 류현진과 김광현이 같은 날 선발 등판한 건 5일과 16일에 이어 이날이 시즌 세 번째. 아직까지는 ‘동반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5일에는 나란히 패전투수가 됐고, 16일에는 두 선수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선발 로테이션이 지켜진다면 두 선수는 27일에도 나란히 선발 등판할 확률이 높다. 김하성(26·샌디에이고)은 ‘멀티 출루’에 성공하면서 팀 4연승에 밑거름이 됐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가 신시내티를 3-2로 물리친 이날 안방경기에 7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2회말 첫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친 뒤 4회말 볼넷을 골랐다. 수비에서도 4회초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느린 땅볼을 달려 나와 처리하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안방구장에서 마이너리그 트리플A 데뷔전을 치른 양현종(33·라운드록)은 LA 다저스 산하 오클라호마시티를 상대로 3과 3분의 2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최지만(30·탬파베이)의 팀 동료였던 쓰쓰고 요시토모(30·일본)에게 2회초 1점 홈런을 내주면서 1-1 동점을 허용한 양현종은 4회 루크 레일리(27)에게 역전 홈런까지 맞았지만 팀 타선이 6회말 2-2 동점을 만들어 패전은 면했다. 오클라호마시티가 8회초에 5점을 뽑아 7-2로 이겼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021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참가국 16개 팀 중 15위에 그쳤다. 일본은 3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장신화에 열을 올린 한국(평균 180.2cm)이 리시브 효율 12위(21.9%)에 그치는 동안 일본은 리시브 효율 1위(40.7%)로 작은 키(176.2cm)를 극복했다. 21세기는 부족한 걸 탓하기보다 잘하는 일에 더 집중해야 살아남는 시대가 아닐까.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팀 ‘몽고메리 비스키츠’가 다음 달 17일 안방경기 때 팀 이름을 ‘몽고메리 김치’로 바꾼다. 최지만(30)이 뛰는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더블A 팀인 몽고메리는 “‘한국 문화유산의 날’을 맞아 팀 이름도 바꾸고, 김치를 모티프로 한 유니폼 디자인도 선보이기로 했다”고 19일 발표했다. 몽고메리는 미국 앨라배마주의 주도(州都)로 현대자동차 미국 공장과 현대중공업 앨라배마 법인 등이 자리 잡고 있는 도시다. 한국인 비중도 높다. 앨라배마주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인구가 약 21만 명인 몽고메리에는 한국인이 1만3000명 정도 살고 있다. 앨라배마주 정부 역시 현대차 공장 앞 도로 이름을 ‘현대대로(Hyundai Boulevard)’로 바꿀 정도로 한국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몽고메리 구단은 “음식은 문화로 통화는 관문이다. (몽고메리가 자리한) 미국 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비스킷이라면 김치는 한국 요리의 필수품”이라고 소개했다. 구단은 이날 선수단이 입고 나설 ‘김치 유니폼’을 경매에 부친 뒤 한국과 앨라배마주 교류에 앞장선 A-KEEP(Alabama Korea Education and Economic Partner)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 정도면 한국 프로야구 한화는 ‘메이저리거 사관학교’라고 불리기에 모자람이 없다. 19일 제러드 호잉(32)이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치르면서 한화 출신 메이저리거는 총 12명(외국인 선수 10명)으로 늘었다. 토론토는 역시 한화 에이스였던 ‘블루 몬스터’ 류현진(34)이 몸담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20일 볼티모어 방문 경기를 앞두고 화상 인터뷰에 나선 호잉은 “전 소속팀 에이스가 현 소속팀 에이스로 뛰고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호잉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화에서 활약한 반면 류현진은 2013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미국 무대에 진출했기 때문에 두 선수가 같이 뛴 적은 없다. 호잉은 그래도 “김태균, 송광민(이상 은퇴), 이성열 등 같이 아는 친구가 많아서 재미있는 대화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한국 무대서 통산 30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4, 52홈런, 197타점을 남긴 호잉은 “난 열광적인 한국 응원 문화를 매우 좋아했는데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모두 사라졌다. 게다가 팀 성적까지 최악이라 감독과 코치가 한번에 팀을 떠나야만 했다”면서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그 바람에 성적이 곤두박질치면서 더 이상 한국에 머물 수 없었다”며 아쉬워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직접 설명해야 한다.” 메이저리그(MLB)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지구에서 가장 비싼 투수’ 게릿 콜(31·뉴욕 양키스) 지원사격에 나섰다. 올해 연봉으로만 3600만 달러(약 410억 원)를 받는 콜이 소위 ‘끈끈이’ 때문에 곤경에 처하자 ‘가장 큰 돈을 벌어다 주는’ 고객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나선 것이다. MLB 사무국은 최근 투수가 이물질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10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콜이 심리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콜은 기자회견에서 “끈끈이를 사용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솔직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한 뒤 약 15초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게다가 투구 측정 시스템(PTS)으로 확인한 결과 이날 이후 공의 분당 회전수(RPM)가 줄어 더더욱 의심을 샀다. 야구 규칙에 따르면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로진백에 들어 있는 송진을 제외한 어떤 물질도 공에 바르면 안 된다. 문제는 MLB 공인구가 미끄러워도 너무 미끄럽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MLB 사무국은 공에 특수 제작한 진흙을 발라 경기에 사용하고 있다. 그래도 공이 손에서 빠지는 일이 많아지자 투수들이 손에 끈끈이를 바르게 된 것이다. 콜과 대학 동문이자 앙숙 사이인 트레버 바워(30·LA 다저스)는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MLB 투수 중 70%가 이물질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라스는 “그동안 그립감을 높여주는 물질을 활용해 제구력을 키우라고 해놓고 하루아침에 이를 모두 규제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면서 “30년 넘게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전부 불법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 커미셔너가 직접 나와 설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에이전트의 지원 사격 덕분이었을까. 콜은 17일 미국 뉴욕주 세일런필드에서 안방 팀 토론토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8이닝 4피안타(2피홈런)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특히 이날 마지막 상대 타자였던 보 비_(23)에게 시속 101.5마일(약 163km)짜리 빠른 공을 던지면서 ‘그동안의 성적이 전부 끈끈이 덕분은 아니다’고 웅변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KIA 신인 투수 이의리가 19번째 생일날 태극마크를 선물로 받았다. 김경문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63)은 16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최종 엔트리 24명(투수 10명, 야수 14명)을 발표했다. 2002년 6월 16일에 태어난 이의리는 신인 선수로는 유일하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이의리는 차세대 대한민국 왼손 에이스가 되어야 할 선수다. 이번 올림픽 때도 ‘조커’로서 잘해줄 것이라고 믿고 뽑았다”고 말했다. 반면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이후 11년 만에 대표팀 합류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추신수(39·SSG)는 빠졌다. 김 감독은 “원래 추신수를 넣었는데 팔꿈치가 좋지 않다고 하더라. 강백호(22·KT)와 지명타자 자리가 겹쳐 최종적으로 빼게 됐다”면서 “오승환(39·삼성)도 같이 가고 싶은 바람이 있었는데 고우석(23·LG)이 요즘 좋아서 고우석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대표팀 선발 당시 병역 면제를 위한 특혜 논란을 빚은 오지환(31·LG)이 이번에 이름을 올린 데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앉은 뒤 ‘논란이 있는 선수는 뽑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공식 인터뷰가 아니라 사석에서 사견을 표현했던 것뿐”이라면서 “투수들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내야 수비가 건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지환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수비를 잘하는 유격수라는 게 코칭스태프와 함께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 투수진은 평균 26.1세로 야수진(30.3세)보다 네 살 가까이 적다. ‘외야수가 4명밖에 되지 않아 백업 자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 감독은 “최주환(33·SSG)을 대타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강백호는 일단 지명타자로 대회를 시작하되 경기를 치르면서 외야수 준비도 시킬 생각이다. 만약 급한 상황이 생기면 (내야수인) 김혜성(키움)에게도 외야를 맡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야구는 한국이 금메달을 딴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선 열리지 않았다. 타이틀 방어를 노리는 야구 대표팀은 다음 달 19일 고척스카이돔에 모여 올림픽 대비 연습을 시작한다. 한국은 7월 30일 오후 7시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르며, 다음 날 미국과 맞대결을 벌인다. 이번 대회는 변형 패자부활전 방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이후 한국이 몇 경기를 치르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결승전은 8월 7일 오후 7시 30분에 열린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승 우승 신화를 일궜던 김 감독은 “기본적인 기량은 뛰어나지만 현재 성적이 좋지 않아서 뽑지 못한 선수가 많다”면서 “이번 올림픽은 한국 야구의 자존심이 걸린 대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많이 힘드신 국민들에게 힘이 되고 활력이 되는 경기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2020 도쿄 올림픽 한국 야구 대표팀 명단 △ 투수=고영표 고우석 김민우 박세웅 원태인 이의리 조상우 차우찬 최원준 한현희 △ 포수=강민호 양의지 △ 내야수=강백호 김혜성 박민우 오재일 오지환 최주환 허경민 황재균 △ 외야수=김현수 박건우 박해민 이정후}
“왜 신경 쓰이지 않았겠나.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니 오늘부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거라 믿는다.” 프로야구 키움 홍원기 감독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의 안방경기를 앞두고 마무리 투수 조상우(27)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33세이브로 구원왕 타이틀을 따냈던 조상우지만 최근 5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12.27을 기록하면서 세이브 없이 패전만 세 차례 기록하고 있던 상태였다. 홍 감독 예상처럼 ‘국가대표 승선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아직 군 미필인 조상우는 이날 팀이 6-3으로 앞선 9회초에 마운드에 올라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고 이달 들어 첫 번째이자 시즌 10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이로써 조상우는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하게 됐다. 광주에서도 KIA 선발 투수 이의리(19)가 SSG 타선을 5와 3분의 2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더블헤더 2차전 승리투수가 되면서 국가대표 승선을 자축했다. SSG가 10-1로 승리를 거둔 1차전에서는 SSG 선발 이태양(31)이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한화 소속이던 2017년 6월 18일 수원 KT전 이후 1459일 만에 선발승 기록을 남겼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16일 전적삼성 5-3 두산K T 7-5 N CL G 3-6 키움SSG 10-1 KIA(DH1)SSG 0-2 KIA(DH2)롯데 4-9 한화(DH1)롯데 3-4 한화(DH2)}
현재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는 단연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2·토론토·사진)다. 게레로 주니어는 15일 현재 타율(0.357), 홈런(22개), 타점(56점) 등 공격 주요 3개 부문에서 아메리칸리그(AL) 1위를 달리고 있다. 홈런과 타점 그리고 OPS(출루율+장타율) 1.148 역시 MLB 전체 1위다. 방망이에 불이 붙으면서 인기도 따라가고 있다. 게레로 주니어는 이날 현재 총 85만7965표를 얻어 올스타 투표 최다 득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게레로 주니어는 2019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뒤 지난해까지 OPS 0.778을 남겼다. 같은 기간 AL에서 4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게레로 주니어가 MLB 데뷔 첫 두 시즌 동안 타석에서 애를 먹은 건 ‘땅볼’ 때문이었다. 땅볼은 장타로 연결되기가 힘든 타구 형태다. 지난해는 전체 타구 가운데 54.6%가 땅볼이었지만 올해는 이 비율이 45.7%로 줄었다. 게레로 주니어가 ‘땅볼 타구 공장장’이 됐던 건 체인지업 대응에 애를 먹었던 것이 원인이었다. 지난 시즌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체인지업이 들어오면 30.3%가 삼진으로 끝났지만 올해는 이 비율이 13%로 떨어졌다. 게레로 주니어가 살아나면서 같은 팀 에이스 류현진(34)도 타선 지원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 류현진은 16일 안방경기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시즌 6승 사냥에 나선다. 게레로 주니어가 류현진의 ‘승리 도우미’로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역시 이날 안방에서 마이애미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한국인 선발 투수 동반 승리에 도전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8강만 가도 잘한 것이다.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 대만족이다.” 최재호 강릉고 야구부 감독(60·사진)은 8일 서울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부산공고를 6-2로 물리친 뒤 이렇게 말했다. 강릉고는 올해 전반기 리그 때 4승 2패로 경기·강원권 3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으니 최 감독이 말도 안 되는 ‘엄살’을 떤 건 아니었다. 최 감독의 말과 달리 대회 현장을 찾은 고교야구 관계자 사이에서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장충고가 (1회전에서) 떨어진 상황이라면 강릉고가 무조건 우승이라고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렸다. 강릉고는 실제로 8강에서 인천고, 4강에서 유신고, 결승에서 대구고를 차례로 격파하고 1975년 창단 후 처음으로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최 감독이 엄살을 떤 이유와 고교야구 전문가들이 강릉고를 우승 후보로 꼽은 이유가 같다. 슈퍼스타에 의존하지 않는 팀이라는 것이다. 강릉고는 지난해만 해도 ‘김진욱(19·현 롯데)의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팀 에이스를 맡고 있는 최지민(18)은 아직까지는 김진욱보다는 한 수 아래라는 평가다. 그렇다고 라인업에 ‘거포’가 있는 것도 아니다. 강릉고는 대신 이번 대회 6경기에서 팀 타율 0.307,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면서 투타에서 모두 균형 잡힌 모습을 보였다. 최 감독이 표방하는 ‘다 함께 하는 야구’가 빛을 발한 것이다. 다 함께 하는 야구는 특히 희생번트 수비 때 빛났다. 강릉고가 상대 번트 타구를 잡아 선행 주자를 잡아낼 때마다 프로 팀 스카우트 사이에서 “완전 기계다, 기계”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 감독은 “타격이나 투구는 선수 개개인이 따로 연습해도 충분하다. 그러나 수비는 다 함께 연습하지 않으면 절대 기량이 늘 수 없다. 그래서 주간 단체 연습 시간에는 수비에 집중하고 야간에 개인별로 투타를 연습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올해 남은 전국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강원도는 야구 불모지’라는 인식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8강만 가도 잘한 것이다.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 대만족이다.” 최재호 강릉고 야구부 감독(60)은 8일 서울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부산공고를 6-2로 물리친 뒤 이렇게 말했다. 강릉고는 올해 전반기 리그 때 4승 2패로 경기·강원권 3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으니 최 감독이 말도 안 되는 ‘엄살’을 떤 건 아니었다. 최 감독의 말과 달리 대회 현장을 찾은 고교야구 관계자 사이에서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장충고가 (1회전에서) 떨어진 상황이라면 강릉고가 무조건 우승이라고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렸다. 강릉고는 실제로 8강에서 인천고, 4강에서 유신고, 결승에서 대구고를 차례로 격파하고 1975년 창단 후 처음으로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최 감독이 엄살을 떤 이유와 고교야구 전문가들이 강릉고를 우승 후보로 꼽은 이유가 같다. 슈퍼스타에 의존하지 않는 팀이라는 것이다. 강릉고는 지난해만 해도 ‘김진욱(19·현 롯데)의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팀 에이스를 맡고 있는 최지민(18)은 아직까지는 김진욱보다는 한 수 아래라는 평가다. 그렇다고 라인업에 ‘거포’가 있는 것도 아니다. 강릉고는 대신 이번 대회 6경기에서 팀 타율 0.307,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면서 투타에서 모두 균형잡힌 모습을 보였다. 최 감독이 표방하는 ‘다 함께 하는 야구’가 빛을 발한 것이다. 다 함께 하는 야구는 특히 희생번트 수비 때 빛났다. 강릉고가 상대 번트 타구를 잡아 선행 주자를 잡아낼 때마다 프로 팀 스카우트 사이에서 “완전 기계다, 기계”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 감독은 “타격이나 투구는 선수 개개인이 따로 연습해도 충분하다. 그러나 수비는 다 함께 연습하지 않으면 절대 기량이 늘 수 없다. 그래서 주간 단체 연습 시간에는 수비에 집중하고 야간에 개인별로 투타를 연습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올해 남은 전국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강원도는 야구 불모지’라는 인식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미국 스탠퍼드대 여자 농구부 소속 프랜 벨리비(20)는 키가 180c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자유자재로 덩크슛을 구사한다. 벨리비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선수가 아니라 의사가 되는 게 꿈이다. 아프리카 이민자 출신인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의사이다. 잘못된 선택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WNBA ‘최고’ 연봉이 22만 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미국남자프로농구(NBA)에선 심판의 ‘평균’ 연봉이 35만 달러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