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택동

장택동 논설위원

논설위원실

구독 26

추천

안녕하세요. 장택동 논설위원입니다.

will71@donga.com

취재분야

2024-10-25~2024-11-24
칼럼100%
  • 대선불복-교과서-선거구… 與野 ‘3대 전선’ 대치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선거구 획정 문제에 더해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의 ‘대선 개표 부정’ 발언까지 겹치면서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6개월 남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지지층 결집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양상이다. 타협의 정신이 사라진 곳에는 상대의 존재를 부정하는 막말과 고함만이 난무하고 있다. 노동개혁 법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예산안 처리 등 산적한 현안 속에서 민생은 또다시 외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선 승복 뒤집나” vs “교과서 덮으려는 책략” 새누리당은 15일 의원총회를 열고 △강 의원 사퇴 △새정치연합 공식 사과 △강 의원 출당 조치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강 의원 징계안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강 의원의 ‘대선 개표 부정’ 발언을 “국민을 모독하고 국기를 흔드는 정치테러”라고 성토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강 의원을 국회 운영위원과 원내부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등 파문 진화에 안간힘을 썼다. 강 의원은 이종걸 원내대표와의 통화에서 “당에 혼선을 빚게 해 미안하다”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당 차원의 사과 및 출당 조치를 요구한 것에 대해 문재인 대표는 “국정교과서 국면을 덮어 나가려는 정치적 책략”이라고 일축했다. 2012년 대선후보였던 문 대표는 “대선 이후부터 사회 일각에 강력하게 남아있는 의혹들이 아직 다 해소되지 않은 걸로 보인다. 선거무효확인소송이 3년 가까이 대법원에서 판결이 나지 않다 보니 의혹을 가진 사람은 지금까지도 의혹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 여운을 남겼다. 새누리당은 발끈했다. 김용남 대변인은 “대선 결과 승복 선언을 뒤집는 꼴”이라고 지적 했다. 새정치연합 일각에서는 강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부겸 전 의원은 “어떤 운동선수가 시합에 져 놓고 3년 지나서 ‘오심으로 졌다’고 떠들고 다니느냐”며 “강 의원이 공개 사과하고 발언을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은 또 전날 “우리가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자위대의)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한 황교안 국무총리를 정조준하며 전선 확대를 시도했다. 새정치연합은 1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21세기 친일 극우파의 커밍아웃 선언”이라고 비판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좌파의 사슬” vs “국민항복 시대” 새누리당은 의총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성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역사전쟁’을 위해 여권 단일 대오를 선언한 셈이다. 김무성 대표는 “(현행 역사) 교과서는 ‘악마의 발톱’을 감춘 형태로 교묘하게 표현돼 있지만 학생 자습서와 교사용 지도서는 완전히 좌편향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과서 집필진 구성 과정부터 학교에서 교과서를 채택하는 과정이 전부 ‘좌파의 사슬’로 묶여 있다”고도 했다. 박명재 의원은 “전쟁이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은 제2의 건국운동”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장외투쟁을 병행하며 국정화의 문제점을 알리는 행보를 이어갔다. 문 대표는 이날 ‘유신 독재 희생자’ 유가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할아버지인 우당 이회영 선생 순국 83주기 추모 학술회의에 참석해 “할아버지를 뵐 면목이 없다”며 눈물을 쏟았다.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역사 쿠데타에서 회군하라”고 한 이 원내대표는 “박정희 대통령이 ‘국민항복’ 시대를 만들려고 했던 것이 실패했고, 이제 이데올로기를 동원해 국민항복 시대를 만들려는 재시도 역시 실패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산 넘어 산…대치 정국 장기화 가능성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은 교착 상태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야 간 의견 대립으로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획정안을 제출하지 못한 뒤에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개점휴업 상태다. 여야 지도부 협상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지만 여의치 않다.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양당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간의 ‘3+3 만찬 회동’도 취소됐다. 양당 대표 채널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야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필요한 44억 원의 예산 배정을 놓고 다시 한 번 정면충돌할 기세다. 새정치연합은 “단 한 푼의 예산도 배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벼르고 있다.장택동 will71@donga.com·한상준 기자}

    • 2015-10-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뉴스룸/장택동]그들만의 리그

    “요즘 전국 곳곳에 ‘민원의 날’ 플래카드가 붙어 있더라.” 20대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새누리당 한 전직 의원은 “국회를 나왔다가 다시 도전하려 해보니 현역 의원은 정말 넘기 어려운 벽”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의원들이 ‘민원의 날’ 등의 명목을 앞세워 필사적으로 유권자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현역 의원들은 의정활동을 통해 평상시에도 주민들을 상대로 간접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고, 각종 행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당원을 접촉할 기회가 많다. 하지만 원외 정치인들은 총선 예비후보 등록일(12월 15일)까지는 손발이 묶여 있다. 지난달 28일 만난 여야 대표는 “신인들을 위한 예비후보 등록기간을 선거일 전 6개월로 연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공염불이 됐다. 정치 신인을 비롯한 원외 정치인들은 불공정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선거구 획정과 새누리당의 공천 룰 확정이 늦어져 더욱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지금부터 전력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어디서, 어떻게 준비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대로 ‘선거구 인구편차 2 대 1’ 기준을 적용할 경우 자신의 지역구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일부 농어촌 지역 의원들은 연일 주민들과 함께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거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여당은 비례대표를 줄여서라도 농어촌 지역구 축소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야당은 비례대표는 한 석도 줄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정치권의 이런 혼란 속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독립기구인 선거구획정위원회도 묘안을 찾지 못하고 두 손을 들었다. 또 새누리당은 공천 룰이 어떻게 정해질지 안갯속이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이 무산된 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는 공천 방식을 정할 특별기구의 위원장을 누가 맡을지를 놓고 2주일 동안 신경전만 벌이고 있다. 우선추천지역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할지, 국민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어떤 비율로 할지 등 민감한 문제는 논의를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새누리당 소속의 한 원외 정치인은 “지금 힘을 쏟고 있는 동네가 다른 지역구로 넘어가는 건 아닌지, 덜컥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돼서 괜한 헛수고만 하는 건 아닌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정작 현역 의원과 원외 인사들 간의 불공정한 경쟁, 선거구와 공천 룰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민생과는 관련이 없다. 치솟는 전셋값을 어떻게 감당할지, 앞으로 취업난은 숨통이 좀 트일지 등이 일반 국민들의 관심사이고 정치권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총선을 둘러싼 ‘그들만의 리그’에 몰두할수록 민생 문제는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아직 19대 국회는 6개월이나 남아 있다.장택동 정치부 차장 will71@donga.com}

    • 2015-10-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黃총리 “자위대 입국 필요하면 허용”

    황교안 국무총리가 14일 일본 자위대의 해외 파병과 관련해 “필요성이 인정되면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황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유사시 일본군이 재한 일본인 보호를 명분으로 한국에 진출하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의 질문에 “일본이 우리와 협의해 우리가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일본이) 다른 의도를 보인다면 우리 국익에 맞게 필요한 의견을 표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황 총리는 이 같은 발언이 ‘우리 정부 동의 없이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은 불가능하다’고 했던 정부 공식 입장에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자 “정부의 동의가 없으면 일본 자위대의 입국이 용인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부득이한 경우’의 정황을 참작해 우리가 동의하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일본 측이 유사시에 황 총리의 발언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해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허무는 매우 실망스러운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또 황 총리는 미국 정부의 핵심기술 이전 거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에 관한 질문에는 “(한미) 국방 당국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만에 하나 기술을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경우 국내 개발도 검토하고 제3국과의 추진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과 관련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할 정도로 수준이 올랐다는 평가는 내리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나온 미사일들을 소개하면서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한 위력 있는 전략로켓”이라고 주장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5-10-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與 “핀테크 활성화 5개 시범사업 추진”

    새누리당이 핀테크산업(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금융기술)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함께 5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관련 법안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정 협의를 통해 소상공인 금융수수료 절감 및 서민 부담 경감을 위해 직거래 형태의 핀테크 시범사업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은행 공동 플랫폼 구축을 통해 서민을 위한 인터넷 전문은행 정책, 핀테크 전문대학원 설립 및 지역별 선도대학 연결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 금융기관의 중소기업·국산 핀테크 기술 활용 촉진 등 시범사업도 정부와 함께 준비하기로 했다. 또 새누리당 핀테크특별위원회(위원장 서상기)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핀테크 생태계 조성을 위한 법·제도 개선 추진을 위해 9개 개정 법안, 3개 신설 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은 △서민에게 합리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빅데이터 및 신용정보 활용 범위 확대 △금융회사 및 핀테크 기업의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책임 강화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한 자격 및 제반 규정 개선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정의 및 설립요건 △외환이체업 등 신규 핀테크 업종에 대한 법·제도 수립 방안 등이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5-10-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리 지역구 의원 교체” 47%… “재선 지지” 24%

    19대 국회에 대해 국민 10명 중 8명은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절반에 가까운 47%는 내년 4월 13일 실시되는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현역 의원이 교체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민이 평가한 19대 국회의 성적표(100점 만점)는 평균 42점으로 F학점을 받은 셈이다. 한국갤럽이 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살고 있는 지역구의 현 국회의원이 다시 당선되는 것이 좋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7%가 ‘다른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다시 당선되는 게 좋다’는 응답은 24%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에서 현역 의원 교체를 원하는 응답 비율이 58%로 가장 높았고 대구·경북(TK·53%) 순이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과 TK에서 표심이 출렁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지 정당별로는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의 54%가 현역 의원 교체를 희망했고, 새누리당은 43%였다. ‘19대 국회가 역할을 잘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잘못했다’는 응답이 8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잘했다’는 10%뿐이었다. 국민이 평가한 19대 국회의 성적표(100점 만점)는 평균 42점이었다. ‘0점’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8%나 됐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39점), 연령대별로는 30대와 50대(각 40점)가 가장 낮은 점수를 매겼다. 한국갤럽 허진재 이사는 “정쟁만 일삼는 의원들이 정말 국민을 위하는지에 대해 회의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여야가 타협하지 못하고 당내 갈등까지 격화되면서 평가가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역대 총선에서 주요 정당은 지역구의 약 3분의 1에 정치 신인을 공천했는데 비율을 더 늘려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적당하다’(36%), ‘늘려야 한다’(27%), ‘줄여야 한다’(19%) 순이었다. 국민 10명 중 6명은 역대 총선보다 신인 공천 비율을 늘리거나, 적어도 기존 수준은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셈이다. 또 정당의 공천 과정에 국민의 뜻을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당이 총선 후보를 공천할 때 당원과 일반 국민 중 어느 쪽 의견을 더 반영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4%가 ‘일반 국민’이라고 답했다. ‘당원’이라는 응답은 겨우 12%였다. 특히 20대(82%) 30대(84%)의 젊은층에선 일반 국민의 의견을 더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모든 지역구에서 정당 후보를 뽑는 경선이 치러져야 하느냐, 일부 지역구에서는 전략공천이 필요하느냐’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4%가 ‘모든 지역구에서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답했다. ‘일부 전략공천이 필요하다’는 대답은 28%에 그쳤다. 전략공천 여부를 놓고 내홍을 겪은 새누리당 지지자 중에서는 45%가 모든 지역구의 후보 경선을 선호했다. 전략공천의 필요성을 인정한 응답은 34%였다.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은 65%가 모든 지역구 후보 경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명지대 윤종빈 교수(정치외교학)는 “그만큼 정당의 공천이 불투명했고 밀실에서 계파 싸움이 진행돼 왔으니 ‘이제 좀 투명하게 하자’는 국민의 뜻을 많이 반영하라는 주문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6∼8일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장택동 will71@donga.com·홍정수 기자}

    • 2015-10-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국민 절반 “내년 총선서 지역구 현역의원 물갈이해야”

    19대 국회에 대해 국민 10명중 8명은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절반에 가까운 47%는 내년 4월 13일 실시되는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현역 의원이 교체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민이 평가한 19대 국회의 성적표(100점 만점)는 평균 42점으로 F학점을 받은 셈이다. 한국갤럽이 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살고 있는 지역구의 현 국회의원이 다시 당선되는 것이 좋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7%가 ‘다른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다시 당선되는 게 좋다’는 응답은 24%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에서 현역 의원 교체를 원하는 응답 비율이 58%로 가장 높았고 대구·경북(TK·53%) 순이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과 TK에서 표심이 출렁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지 정당별로는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의 54%가 현역 의원 교체를 희망했고, 새누리당은 43%였다. ‘19대 국회가 역할을 잘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잘못했다’는 응답이 8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잘했다’는 10% 뿐이었다. 국민이 평가한 19대 국회의 성적표(100점 만점)는 평균 42점이었다. ‘0점’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8%나 됐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39점), 연령대별로는 30대와 50대(각 40점)가 가장 낮은 점수를 매겼다. 한국갤럽 허진재 이사는 “정쟁만 일삼는 의원들이 정말 국민을 위하려는 지에 대해 회의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여야가 타협하지 못하고 당내 갈등까지 격화되면서 평가가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역대 총선에서 주요 정당은 지역구의 약 3분의 1에 정치 신인을 공천했는데 비율을 더 늘려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적당하다’(36%), ‘늘려야 한다’(27%), ‘줄여야 한다’(19%) 순이었다. 국민 10명 중 6명은 역대 총선보다 신인 공천 비율을 늘리거나 적어도 기존 수준은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셈이다. 또 정당의 공천 과정에 국민의 뜻을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당이 총선 후보를 공천할 때 당원과 일반 국민 중 어느 쪽 의견을 더 반영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4%가 ‘일반국민’이라고 답했다. ‘당원’이라는 응답은 겨우 12%였다. 특히 20대(82%)· 30대(84%) 젊은 층에선 일반 국민의 의견을 더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모든 지역구에서 정당 후보를 뽑는 경선이 치러져야 하느냐, 일부 지역구에서는 전략공천이 필요하느냐’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4%가 ‘모든 지역구에서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답했다. ‘일부 전략공천이 필요하다’는 대답은 28%에 그쳤다. 전략공천 여부를 놓고 내홍을 겪은 새누리당 지지자 중에서는 45%가 모든 지역구의 후보 경선을 선호했다. 전략공천의 필요성을 인정한 응답은 34%였다.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은 65%가 모든 지역구 후보 경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명지대 윤종빈 교수(정치외교학)는 “그만큼 정당의 공천이 불투명했고 밀실에서 계파 싸움이 진행돼왔으니 ‘이제 좀 투명하게 하자’는 국민의 뜻을 많이 반영하라는 주문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6~8일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15-10-09
    • 좋아요
    • 코멘트
  • 역시나 ‘허무 국감’… 19대 국회 마지막 국감 끝까지 구태

    “연도를 보지 않으면 어느 해 국정감사를 비판하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같은 비판이 매년 제기되고 있다.” 8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2015 국정감사 토론회’에서 나온 용인대 최창렬 교수의 평가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는 것이다. 이날 열린 11개 국회 상임위원회 국감을 끝으로 19대 국회의 국감도 마무리됐다. 9월 10일 국감 시작 당시 여야는 각각 ‘민본 국감’ ‘4생(生) 국감’을 내세우며 정책·민생 국감을 다짐했다. 하지만 22일간 진행된 국감은 △정쟁과 파행 △막말과 인신공격 △무분별한 증인 채택 등 구태(舊態)만 되풀이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번 국감을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국회 본연의 기능을 스스로 외면한 역대 최악의 졸속 국감”이었다고 꼬집었다. 올해도 여지없이 되풀이된 ‘국감 무용론’이라는 비판은 자업자득이라는 평가가 많다. 국감 첫날 안전행정위원회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 필승’ 발언을 둘러싼 여야 간 정쟁이 격화되면서 결국 파행됐고, 지난달 21일 보건복지위의 메르스 국감은 증인 채택 문제로 설전만 거듭하다 끝났다. 막말 국감은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계속됐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격전장이 된 8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장은 오전 10시 시작 후 2시간 동안 반말과 고성이 섞인 설전만 오간 끝에 끝내 정회를 거듭했다. 의원들 사이에서 “이 사람아! 말조심해” “야, 이 사람이라니”라는 감정 섞인 공방이 오갔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인태 의원이 “친일 유신 미화하는 국정교과서로 국민통합이 되겠나. 아베 (일본 총리) 따라 가는 거다. 하는 짓이…”라고 하자 여당 의원석에서는 일제히 고함이 터져 나왔다. 증인 채택 남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준비해 놓은 일명 국감 증인 신청 실명제법을 바로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총선을 6개월여 앞두고 진행된 국감인 탓에 여야 의원들은 “마음이 콩밭에 있다”는 빈축을 샀다. 추석 연휴 전까지 진행된 1차 국감에서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정국, 1일부터 시작된 2차 국감에서는 새누리당의 공천 룰 논란이 불거졌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문제로 국감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고백성사를 했다. 한편 겸임 상임위인 정보위는 19∼21일 국가정보원, 경찰청, 국군기무사령부에 대한 국감을 진행한다. 휴대전화 해킹 논란을 놓고 21일 오전에는 국정원 본청에서 현장 검증을 한다. 운영위의 대통령비서실 국감은 23일 실시된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5-10-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TPP 失機논란, 진실은

    《 한국이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 말기와 박근혜 정부 초기에 미국의 TPP 참여 요청을 받고도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제무대에서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지나친 ‘TPP 실기(失機) 책임론’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일본 중심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을 놓고 한국이 실기(失機)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뜨겁다. 정치권과 경제계 일각에선 미국이 여러 차례 합류를 제안했을 때 정부가 중국 등을 의식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TPP에 제때 올라타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때문에 앞으로 추가 가입 때 값비싼 ‘입장료’를 내는 일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정책 우선순위의 문제였을 뿐”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미국은 2011년부터 여러 경로로 한국의 TPP 참여를 요청했으며 2013년 초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도 참여를 강하게 권유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지 얼마 안 됐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는 한중 FTA가 우선이라는 이유로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FTA를 비준하는 과정에서 광우병 사태를 겪은 이명박 정부가 ‘친미 정책 트라우마’로 TPP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 말기에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았던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당시 한국은 TPP 참여를 선언한 나라 대부분과 FTA를 맺거나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에 TPP가 최우선 과제가 아니었다”며 “한국처럼 가용재원이 적은 나라는 ‘전쟁터’를 여러 개 만들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권 교체기의 혼선도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의 본격적인 권유가 있었던 때는 정권 인수인계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2013년 초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외교통상부(현 외교부)에 있던 통상조직을 떼어내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 넘기는 정부 조직개편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통상 정책의 변화와 관련된 중요한 결정에 힘을 쏟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도 미국보다 중국과의 통상에 공들이면서 TPP 논의에서 멀어졌다. 실제 2013년 2월 말 인수위가 내놓은 통상 관련 국정과제에서 1순위는 한중 및 한중일 FTA 추진이었다. 2순위는 중국이 주창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었고 다음이 TPP였다. 2013년 4월 미국무역대표부(USTR) 웬디 커틀러 대표보가 다시 한 번 TPP 가입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당시 미국과 이미 FTA를 체결했고 일본의 TPP 참여가 가시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중 FTA 추진이 우선 과제였다”며 “우리가 초기에 TPP 가입을 선언했다면 한중 FTA는 성사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일본 등 TPP 참여국의 움직임과 국제 통상질서의 흐름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수의 통상 관료들에 따르면 당시 정부 내에선 2013년 7월 일본이 공식 참여선언을 했지만 TPP가 단기간에 타결되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FTA에서 실기한 일본이 TPP로 판을 뒤집으려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우리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 많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통상 흐름의 대세가 여러 나라 간의 ‘메가 FTA’로 바뀌는데 한국은 양자 FTA에만 매몰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일대일 FTA에만 신경 쓰다가 정작 큰 판인 다자간 FTA를 놓친 건 패착”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실기 논란이 책임론으로 번지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협상력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선 TPP 가입 문제에 대해 “국익을 최대한 확보하는 전략하에 검토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됐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TPP의) 효력이 발생하려면 1∼2년은 걸려야 하고 그동안 협상해서 참여하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인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은 “한중 FTA 등을 국회가 조속히 통과시키고 TPP에도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 /장택동·박형준 기자}

    • 2015-10-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원유철 “한국사 검정 교과서는 전교조 교과서” 맹비난

    새누리당이 연일 현행 한국사 교과서 검정제도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본격 추진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6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편향성만 남은 역사 교과서 검정 발행 체제는 실패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끊이지 않는 편향성 논란의 근본 원인은 교과서를 쓰는 집필진 구조 문제에 있다”며 “2011년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 37명 중 28명이 2014년 집필에도 참여할 만큼 특정 집필진이 한국사 교과서를 독과점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적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이 10명이나 포진해 있다”며 “전교조 교과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도 “현재 역사 교과서는 비정상적으로 만들어져 있다”며 “주체사상을 노골적으로, 의도적으로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앞서 5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는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왜 김일성 주체사상을 배워야하는가”라며 “이제는 역사교육 정상화의 첫걸음을 내딛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북한 교과서인지, 대한민국 교과서인지 의심이 될 정도”라고 비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5-10-06
    • 좋아요
    • 코멘트
  • “지역대표성 해법 어려워”… 농어촌 의원 눈치본 획정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2일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 총선 지역구 수를 논의했지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반드시 단일안에 합의할 것’이라고 했던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이 되고 말았다. 여야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무언의 발표 연기 압박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구획정위는 7시간 40여 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마친 뒤 “지난 회의에서 제시했던 지역구 수 범위인 244∼249곳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인구기준을 준수하는 동시에 농어촌 지역 대표성을 실질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인구편차 ‘2 대 1’ 결정에 따라 지역구 통폐합 위기에 처한 농어촌 의원들이 국회에서 농성을 벌이며 지역 대표성 확보를 강력히 요구하는 상황에서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얘기다. 획정위는 다음 전체회의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산회했다. 획정안의 국회 법정 제출시한(10월 13일)을 불과 11일 앞둔 상황인데도 지역구 의석수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선거구 획정작업 전반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대년 선거구획정위원장은 회의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나 “미안하다.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획정위원들은 지역 대표성 확보와 비례대표 의석수 유지 여부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도권 의석과 농어촌 지역 의석수 배분 규모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고 한다. 농어촌 지역 대표성 확보를 위해서는 수도권 의석수를 줄여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 앞서 여야 농어촌 의원들은 이날 선거구획정위를 강하게 압박했다. 새누리당 황영철(강원 홍천-횡성), 새정치민주연합 김승남 의원(전남 고흥-보성)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획정위의 지역구 의석수 결정 연기를 요구했다. 농어촌 출신 의원들은 전날부터 국회에서 농어촌 선거구 축소에 반대하며 ‘농어촌 특별선거구’ 설치를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도 지역구-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여야 원내대표 회담을 제안한 뒤 새누리당 조원진,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나 선거구 획정 문제를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새누리당 조 수석부대표는 “(농어촌)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의원 수를 줄이는 것은 안 된다. 비례대표를 줄여서라도 지역구를 살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이 수석부대표는 “농어촌 지역대표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뜻에는 100% 동의하지만 비례대표 축소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여야는 12일 본회의를 열고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무소속 심학봉 의원 징계(제명)안과 이견이 없는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성호 sungho@donga.com·장택동 기자}

    • 2015-10-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靑-김무성, 공천룰 갈등 봉합수순

    공천 룰을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던 청와대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간 갈등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김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잠정 합의한 ‘안심전화 국민공천제’로 촉발된 여권 내부의 갈등이 수습 분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1일 오전에 친박(친박근혜)계의 공격이 이어졌다.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 물 건너간 안심번호를 가지고 국민공천제라고 하는 것은 빨리 철회해야 한다”며 “(여야 대표 회동을) 사전에 조율한 사람도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서 최고위원은 “정치인은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김 대표의 유감 표명도 요구했다. 이날 오후엔 김 대표가 청와대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을 사전에 상의했다며 역공에 나섰다. 그러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기환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지난달 26일 김 대표를 만났다”면서도 “안심번호를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맞받았다. 이 공방 이후 기류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여권 관계자는 “오늘(1일) 저녁 무렵 청와대와 김 대표 측 사이에 이번 논란과 관련한 물밑 접촉이 있었다”며 “서로 간에 오해를 풀고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는 말은 더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권의 공멸을 막기 위해 일단 휴전에 공감대를 모았다는 뜻이다. 청와대의 반격에 김 대표는 “반대라는 표현은 기억이 없지만 굳이 반대라고 (청와대가) 표현한다면 수용하겠다”는 말로 화해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와 김 대표 모두 조금씩 상처를 입긴 했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목적은 달성한 셈”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친박계는 공천 룰을 논의할 특별기구 구성을 얻어냄으로써 김 대표의 공천 독주에 제동을 걸었고, 오픈프라이머리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한 김 대표도 출구전략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전면전 직전까지 갔던 청와대와 김 대표 사이에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조만간 구성될 당 특별기구에서 공천 룰을 논의하기로 한 만큼 인적 구성이나 세부 내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다시 충돌할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이다.장택동 will71@donga.com·박민혁 기자}

    • 2015-10-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靑-김무성 ‘여론조사 공천’ 정면충돌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놓고 청와대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정면충돌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30일 5가지 문제점을 제기하며 반격에 나서자 김무성 대표는 “청와대 관계자가 당 대표를 모욕하면 되겠느냐. 오늘까지만 참겠다”고 받아쳤다. 공천 룰을 둘러싼 갈등이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의 전면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우려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역(逆)선택과 민심 왜곡 △전화 응답률이 낮아 조직선거 가능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세금 공천’ 우려 △전화 여론조사와 현장 투표의 차이 △당내 의견수렴 절차 부족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하자마자 갈등이 폭발한 격이다. 친박계인 서청원 최고위원, 홍문종 김태환 의원 등도 이날 긴급 오찬 회동을 갖고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친박계의 한 핵심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를 관철하지 못한 것을 먼저 사과해야지 이런 ‘꼼수’를 추진하는 것은 안 된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은 다 틀린 이야기”라며 “이렇게 해서 당청 간에 사이좋게 갈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또 “(안심번호 활용은) 단순한 기법상 문제이므로 청와대와 상의할 일도 아니다”라고 했다. 김 대표의 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새누리당의 공천 방식이 대통령 뜻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느냐”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 대신 이 제도를 포함한 공천제 전반을 다룰 특별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다. 당청 갈등의 장기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당청은 겉으로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의 실효성을 놓고 다투고 있지만 본질은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라는 시각이 많다. 김 대표가 전격적으로 ‘추석 연휴’ 회동을 추진한 것도 청와대와 친박계의 ‘공천 입김’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고, 청와대와 친박계는 적절한 공천 몫 보장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전략공천은 내가 (당 대표로) 있는 한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차길호 기자}

    • 2015-10-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돌고 도는 게 정치”… 재기 벼르는 거물들 대행진

    《 내년 4월 13일 실시되는 20대 총선을 6개월여 앞두고 정치권은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2017년 대선까지 정국의 주도권을 누가 쥘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1석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한 여야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총선의 승패는 바람과 인물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특히 수도권 대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도권 성적표가 총선 전체의 판세를 가르기 때문이다. 여야 거물들의 재기전도 주목된다. 이번 총선을 통해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경우 2017년 대선 레이스에서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총선을 향해 다시 뛰고 있는 유력 정치인들의 현황과 움직임을 지역별로 살펴봤다. 》수도권내년 20대 총선에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돌아온 별들의 전쟁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서 여권 거물급 정치인들 간에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2011년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사퇴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내년 총선에서 재기하는 길을 모색 중이다. 오 전 시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에서 원하는 곳이 있으면 갈 생각”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정치적 상징성이 높은 종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입’으로 통했던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19대 총선 당시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종로나 현재 거주지인 서초을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2002년 이후 종로에서 내리 3선을 했던 ‘토박이’ 박진 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종로에서 4선에 도전할 계획이다. 19대 총선 당시 공천 작업을 총괄했던 권영세 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올해 초 주중 대사를 마치고 돌아와 본격 준비에 들어갔다. 3선을 했던 서울 영등포을에서 8월부터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야권에서는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가 서울에서 출마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2013년 의원직 상실, 지난해 7·30 재·보선 패배의 아픔을 딛고 재기하겠다는 것이다. 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어느 지역구에 출마할지는 당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486그룹’으로 16, 17대 의원(성동을)을 지낸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새정치민주연합)은 상대 후보에 따라 당에서 지역구를 정해 전략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 부시장은 “순리를 따르겠다”고 말했다. 경기와 인천에도 복귀를 준비 중인 유명 정치인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에서는 인천 남동갑에서 15∼18대 의원을 지낸 이윤성 전 국회 부의장이 이 지역에서 5선에 도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경기 수원정(영통)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3선을 했던 경기 성남 분당을로 돌아가 지역구(현재 새누리당 전하진 의원)를 다지고 있다. 분구(分區)가 예상되는 인천 연수에서는 송도에 거주하는 탤런트 송일국 씨의 출마설이 나왔지만 송 씨 측은 부인하고 있다. 야당에서는 새정치연합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7·30 재·보선에 이어 경기 김포에서 다시 도전장을 던질 예정이다. 지난해 인천시장 재선 실패 뒤 중국 연수를 마치고 7월에 복귀한 송영길 전 인천시장도 인천에서 재기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 수원정에서 3선 의원을 지낸 경제부총리 출신의 김진표 전 의원은 지난해 경기지사 선거에서 패한 뒤 분구가 예상되는 수원정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중부권중부권(대전 충남북 강원)에서는 선거구 조정이 어떻게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여기에 굵직한 변수가 하나 더 있다. 2심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권선택 대전시장이 10월 대법원에서 어떤 판결을 받을지다. 대법원에서 권 시장의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 내년 총선에서 시장 보궐선거도 열려 판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4선인 새정치연합 박병석 의원(대전 서갑)의 거취가 주목된다. 박 의원은 “대전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막판에 시장 쪽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충남에서는 선거구가 합쳐질 가능성이 높은 공주와 부여-청양이 최대 관심 지역이다. 새정치연합 박수현 의원(공주)은 지역구가 합쳐질 것에 대비해 부여도 자주 찾는다고 한다. 새누리당에서는 공주 당협위원장인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이 출사표를 낸 상태다. 2012년 총선에서 박 의원과 맞붙었던 박종준 청와대 경호차장도 공식 언급은 피하면서도 출마 의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주와 부여-청양의 인구 수는 각각 11만 명 안팎으로 비슷하다. 관심은 ‘성완종 게이트’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구 전 국무총리(부여-청양)의 거취다. 이 전 총리의 출마 여부는 내년 총선 전에 예정된 1심 결과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후보로는 이용우 부여군수, 이영애 전 새누리당 의원, 박남신 전국승마협회장 등도 거론된다. 충북 청주 상당 선거구는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버티는 가운데 새정치연합에서 어떤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지 주목된다. 현재 한범덕 전 청주시장과 김형근 전 충북도의회 의장, 신언관 전 도당 공동위원장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전 시장이 공천 티켓을 따낼 경우 정 의원과 2006년 민선 4기 충북지사 선거에 이어 리턴매치를 벌이게 된다. 강원에서는 홍천-횡성 지역구의 최고의 라이벌로 꼽히는 황영철 의원(새누리당)과 조일현 전 의원(새정치연합)의 다섯 번째 대결이 관심사다. 16∼19대 네 차례 대결에서 황 의원이 2승 1무 1패로 앞서 있다. 16대에서는 두 후보 모두 낙선했고 17대는 조 전 의원이, 18, 19대는 황 의원이 각각 당선됐다. 이번에 조 전 의원이 다시 출마해 맞대결을 벌일 경우 누가 승리할지 관심을 모은다. 조 전 의원은 황 의원이 불출마했던 14대 총선에서 당선됐기 때문에 두 후보 모두 재선이다.   호남권호남은 야권 재편이라는 ‘소용돌이’의 진원지다. 그만큼 거물급 인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그 중심에 신당 창당을 선언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광주 서을)과 ‘현역 탈당 1호’인 박주선 의원(광주 동)이 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선을 긋고 독자 행보를 해온 천 의원은 내년 1월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지역에선 누가 ‘천정배 신당’에 합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정배 신당’이 탈당한 박 의원과 어떻게 연대할지는 아직 유동적이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의 인적 쇄신 갈등이 증폭되면서 신당 세력의 재편 여부에 따라 호남의 정치구도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의 눈’은 대선 후보를 지낸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 여부다. 정 전 의원은 고향인 전북 순창에서 감자를 키우며 3개월째 칩거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출마한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뒤 두문불출하다 6월부터 부인과 함께 순창에 머물고 있다. 정 전 의원은 현실정치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TV, 신문도 없는 산골에서 뉴스를 전혀 안 본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내년 총선에서 정치적 재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가 출마한다면 지역구는 순창이 아니라 그가 두 번 당선됐던 전북 전주가 될 거라는 전망이 많다. 김완주 전 전북지사는 올 6월 측근에게 불출마 뜻을 밝혔지만 여전히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주시장 재선, 도지사 재선을 포함해 20년 넘는 단체장 경력을 가진 중량급 인사가 전북에 흔치 않기 때문이다. 전북에 정치적 구심체가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선의 도지사를 지낸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출마 지역구를 전남 목포와 장흥-강진-영암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영암이 고향인 그는 신민당 창당 선언 이후 연대세력 찾기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선거구가 어떻게 조정될지도 호남의 정치 지형이 바뀌는 데 중요한 변수다. 대표적으로 박주선 의원의 지역구이자 호남의 정치 1번지로 불렸던 광주 동 지역구가 공중분해될 가능성이 크다. 선거구가 어떻게 재편되느냐에 따라 박 의원의 정치적 셈법이 달라질 수도 있다. 구도심인 광주 동구의 유권자들은 노년층이 많아 옛 민주당에 대한 향수가 많고 친노(친노무현)에 대한 반감이 큰 편이다. 박 의원은 이를 노리고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영남권영남은 새누리당의 아성답게 새누리당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에는 역전의 용사들이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고, 대구경북(TK) 물갈이설까지 돌고 있다. 부산에서는 허남식 전 부산시장과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10년간 부산시정을 이끌었던 허 전 시장은 새정치연합의 3선인 조경태 의원이 버티고 있는 사하을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허 전 시장 측은 “당이 부른다면 언제든지 헌신할 생각은 있지만 특정 지역에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 전 장관의 출마설도 끊이지 않는다. 본인은 의중을 내비치지 않고 있지만 높은 지명도가 강점이다. 경남에서는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복귀와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 인제대 교수의 여의도 입성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이명박 정부 실세였던 이 전 총장은 18대 총선에서 공천 실무를 총괄하면서 친박(친박근혜)계 낙천의 ‘주역’이라는 유탄을 맞았다. 18대 총선에선 경남 사천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후보에게 178표 차로 떨어졌고, 19대 총선에서는 사천-남해-하동이 한 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쓴잔을 마셨다. 이만기 교수는 최근 새누리당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에 임명됐다. 김태호 최고위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생긴 자리에 들어온 것이다. 경남대를 졸업하고 마산에서 16대 한나라당 공천 탈락, 17대 열린우리당 출마 후 낙선했던 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생활해온 김해에서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 수성갑에선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새정치연합 김부겸 전 의원이 일찍부터 민심 훑기에 나섰다. 지난달 당협위원장에 임명된 김 전 지사는 최근 일일 택시운전사 체험을 하는 등 여론몰이에 나섰다. 이에 질세라 김부겸 전 의원도 경로당과 각종 행사를 누비고 있다. 경북고, 서울대 선후배인 두 사람은 평소 ‘형님’ ‘동생’ 할 만큼 친하지만 내년 총선은 정치 생명을 건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정가에서는 ‘TK 물갈이설’이 파다하다. 유승민 파동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할 때 현역 의원들의 동행을 배제하면서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역 특성상 공천 전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전광삼 청와대 춘추관장이 22일 사직하고 권은희 의원이 버티고 있는 대구 북갑에 도전장을 낼 태세다. 안종범 경제수석과 신동철 정무비서관,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등 4명도 거론되고 있다.장택동 will71@donga.com·황형준 기자대전=지명훈 mhjee@donga.com / 청주=장기우 기자 전주=김광오 kokim@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 창원=강정훈 manman@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

    • 2015-09-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與 김정훈 “F-35 핵심기술 이전 거절…美 대하는 방식 점검해야”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23일 미국으로부터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이전받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우리가 미국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 한번 점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쓴 소리를 했다. 보수 성향 여당의 고위 당직자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김 의장은 이날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미국 전투기 F-35A를 도입하면서 미 업체가 약속했던 핵심기술 이전이 미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것을 언급한 뒤 “우리 군은 이제 전투기는 전투기대로 (미국에서) 구입하고, 위상배열 레이더 기술 등 4건의 기술은 또 따로 (자체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고약한 처지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우리의 혈맹임에는 분명하지만, 혈맹이기 때문에 우리의 애로사항을 말만 하면 알아서 유리하게 해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일본은 미국의 승인을 얻어 우라늄 농축까지 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아직 핵연료 재처리에 대해서도 미국의 동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5-09-23
    • 좋아요
    • 코멘트
  • 野의 난타 ‘최경환 국감’

    “하도 여기저기서 최경환, 최경환 하니까 최 (경제)부총리 청문회가 열리고 있는 것으로 시민들이 착각할까 걱정될 정도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16일 국정감사 초반 상황을 이렇게 정리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환경노동위 산업통상자원위 법제사법위 등 국감에서 최 부총리는 야당 의원들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그래서 이번 국감은 사실상 ‘최경환 국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주제도 다양하다. 14, 15일 진행된 기재위의 재정경제부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최노믹스’에서 남은 건 재정적자를 늘린 것, 그리고 빚을 내 집을 사라고 한 것밖에 없다”(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 “일자리까지 망가뜨리는 장관이 될 것”(김현미 의원)이라고 최 부총리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이에 최 부총리도 “악담하지 말라”고 정면으로 받아쳤다. 웬만한 피감기관장들이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몸을 낮추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환노위에서는 노사정 합의안을 놓고 “최 부총리는 10일까지 합의하라고 시한을 제시했다. 한국노총은 쫓기듯 합의한 것 아니었을까 생각한다”(이석현 의원)는 지적이 나왔다. 산자위에서는 최 부총리 지역구 인턴 출신이 중소기업진흥공단 사원으로 채용되는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법사위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최 부총리와 대구고 동문인 이완수 감사원 사무총장 임명 과정을 문제 삼았다. 최 부총리는 여권의 친박(친박근혜) 실세로 통한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문제 삼으려는 야당에는 좋은 표적이 된 셈이다. 새정치연합 원내 핵심 관계자는 “경제사령탑인 최 부총리를 겨냥한 것은 경제 실정 부각이라는 총선 전략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친박계 핵심으로 내년 총선 전 당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최 부총리를 사전에 견제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총선 불출마 각오를 보이는 것이 전 국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 부총리를 압박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야당이 폭발력 있는 국감 이슈를 발굴하지 못하자 피감기관장 중 가장 거물인 최 부총리를 집중 공략해서 조명을 받으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황형준 기자}

    • 2015-09-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뉴스룸/장택동]되살아난 김영란법 논란

    한동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있던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다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농축수산물을 이 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한국농축산연합회와 한국화훼단체협의회, 과수협회 등은 4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김영란법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내년 9월 이 법이 시행되면 일정 금액 이상의 농축수산물을 선물로 주고받는 것이 어려워져 매출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민심이 들끓자 총선을 앞둔 농어촌 의원들이 호응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김종태 의원 등 20명은 지난달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서 농축수산물과 가공품은 제외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승남 의원은 ”농축수산물은 명절 선물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게 현실인데 김영란법 대상에 포함된다면 농어촌에 미칠 충격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최근 “법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면 원래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다듬을 수 있다”며 법 개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김영란법의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부작용이 없도록 정교하게 설계하고 충분히 숙고했어야 했다. 올 1월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여야가 합의한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 민간인이 대거 포함되면서 위헌 논란이 일었다.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당시 여야 지도부를 포함해 많은 의원들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국회는 별 수정 없이 3월 3일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이후 사석에서 만난 의원들은 “개혁 입법에 반대 목소리를 내기가 부담스러워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한다. 이렇다 보니 당시 찬성표를 던졌던 의원 중 15명은 불과 5개월여 뒤 법 개정안에 발의자로 이름을 올리는 상황이 됐다. 입법은 국회가 존재하는 이유다. 국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이자 의무이다. 그래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 현실적으로 모든 의원이 모든 법안을 꿰뚫고 있기는 어렵다. 그렇더라도 사회적·정치적으로 쟁점이 되고, 수백만 명에게 적용되는 법안만이라도 내용을 숙지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의원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자질이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이 실시된 뒤 20대 국회가 개원하기 전에 법을 고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편일 것이다. 하지만 19대 국회 막바지에 법을 개정할 의지와 동력이 남아 있을지 의문이다. 국회가 만든 법을 시행하기도 전에 국회 스스로 고치는 것은 민망한 일이다. 그럼에도 잘못된 법을 고쳐야 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수정하는 게 그나마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다. 장택동 정치부 차장 will71@donga.com}

    • 2015-09-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여야 대표 “마음이 아프다” 한목소리

    13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한목소리로 “몸과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 능인선원에서 열린 개원 30주년 기념 세계 최대 약사여래대불(藥師如來大佛) 점안 대법회에 나란히 참석한 자리에서다. 김 대표는 집안 문제, 문 대표는 당내 갈등으로 각각 곤경에 처해 있는 복잡한 심경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먼저 연단에 선 김 대표는 축사에서 “약사대불은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아픔과 슬픔을 소멸시켜주는 구원불이라고 들었다”며 “저도 지금 마음이 많이 아픈 상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둘째 사위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 대표가 공개석상에 나타난 것은 10일 오후 이 사건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한 뒤 처음이다. 김 대표에 이어 축사를 한 문 대표는 “약사불은 치료의 부처”라며 “저와 김 대표를 비롯해 몸과 마음이 아픈 이 시대 중생들에게 가장 절실한 도움을 주는 부처”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혁신안을 관철하기 위해 자신의 재신임을 제안했다가 당 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문 대표는 지난달 26일 열린 김 대표 둘째 딸의 비공개 결혼식에 깜짝 방문한 인연도 있다. 이날 행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늘 아픈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두 대표를 향해 “용기를 잃지 않으면 이 어려움을 다 극복할 수 있다”고 위로했다. 능인선원 원장 지광 스님은 “나라의 거목인 여러분이 아프다니 저도 아프다”며 “고통을 마다하지 말라. 고통은 사람의 마음을 집중시키고 겸손하게 만드는 명약”이라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5-09-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김무성도 문재인도 “마음이 아프다” 솔직 발언에 박원순은…

    13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한 목소리로 “몸과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개포동 능인선원에서 열린 개원 30주년 기념 세계최대 약사여래대불(藥師如來大佛) 점안식에 나란히 참석한 자리에서다. 김 대표는 집안 문제, 문 대표는 당내 갈등으로 각각 곤경에 처한 여당과 제1야당의 대표가 복잡한 심경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먼저 연단에 선 김 대표는 축사에서 “약사대불은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아픔과 슬픔을 소멸시켜주는 구원불이라고 들었다”며 “저도 지금 마음이 많이 아픈 상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둘째 사위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곤욕을 겪고 있다. 김 대표가 공개석상에 나타난 것은 10일 오후 이 사건과 관련해 기자 간담회를 한 뒤 처음이다. 김 대표에 이어 축사를 한 문 대표는 “약사불은 치료의 부처”라며 “저와 김 대표를 비롯해 몸과 마음이 아픈 이 시대 중생들에게 가장 절실한 도움을 주는 부처”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혁신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자신의 재신임을 제안했다가 당 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문 대표는 지난달 26일 열린 김 대표 둘째 딸의 비공개 결혼식에 깜짝 방문한 인연도 있다. 이날 행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늘 아픈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두 대표를 향해 “용기를 잃지 않으면 이 어려움을 다 극복할 수 있다”고 위로했다. 능인선원 원장 지광스님은 “나라의 거목인 여러분이 아프다니 저도 아프다”며 “고통을 마다하지 말라. 고통은 사람의 마음을 집중시키고 겸손하게 만드는 명약”이라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5-09-13
    • 좋아요
    • 코멘트
  • 반쪽… 윽박… 충돌… 國監 첫날부터 구태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10일부터 시작됐지만 피감기관 대상 호통 치기, 답변 끊기, 증인 채택을 둘러싼 파행 등 구태가 그대로 재연됐다. 22일간 계속될 이번 국감은 피감기관만 708개로 역대 최대 규모다. 새누리당은 “민본 국감”, 새정치민주연합은 “4생(生) 국감”을 내세우며 앞다퉈 민생과 정책 국감을 다짐하고 있지만 첫날부터 빛이 바랜 느낌이다. 12개 상임위원회에서 진행된 이날 국감은 행정부 감시와 견제라는 본연의 목적은 뒷전으로 밀린 채 내년 총선을 앞둔 ‘전초전’으로 변질됐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의 행정자치부에 대한 국감은 ‘반쪽 국감’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정종섭 행자부 장관이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서 이른바 ‘총선 필승’ 건배사를 한 것을 문제 삼으며 사퇴를 요구했다. 정 장관이 거듭 사과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끝내 국감을 보이콧했고, 여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오후에 국감이 진행됐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교육부 국정감사는 시작 직후부터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1시간 넘게 날선 의사진행 발언만 주고받다가 감사가 중지됐다. 교문위 국감은 예정 시간보다 4시간 반이나 지난 오후 2시 반에야 속개됐다. 정무위 국감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일반증인 채택 논란 때문에 30분 늦게 시작됐다. 법제사법위와 국방위에서도 신 회장의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 의원 간 설전이 벌어졌다. 해당 기관의 업무와 관련 없는 질문을 하거나 윽박지르는 듯한 의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국감에서 새정치연합 유승희 의원은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새누리당이 포털 사이트의 공정성을 문제 삼고 있는 것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재갈 물리기 아니냐”고 따졌다. 하지만 포털 사이트 관련 업무는 방통위가 아니라 대부분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 소관이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국감에서 새누리당 김종태 의원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으로 인한 농가의 피해에 대해 물으면서 “‘네, 아니요’로만 대답하라”고 몰아붙였다. 장택동 will71@donga.com·조영달·곽도영 기자}

    • 2015-09-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1년째 표류 北인권법, 여야 이견 좁혀

    11년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북한인권법에 대해 여야가 의견 차이를 좁혀가고 있다.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여전히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크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있고 여야 간 견해차가 많이 좁혀졌다”며 “북한인권법에 대한 (여야의) 이견은 당장 오늘이라도 타결할 수 있는 차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야 간사인 심윤조, 심재권 의원은 지금까지 합의된 사안을 정리해 양당 대표에게 보고했다. 합의 내용의 핵심은 최대 쟁점이었던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법안에 명시하고 ‘대북전단 살포 금지’ 조항은 넣지 않는다는 것. 야당이 강경한 태도에서 한발 물러선 결과다. 심윤조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법 제정의 8분 능선은 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먼저 야당은 대북전단 살포 금지 조항을 북한인권법에서 빼는 대신 남북교류협력법에 반영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당은 어떤 법에도 넣을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길진균 leon@donga.com·장택동 기자}

    • 2015-09-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