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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혼자 재택치료 중이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50대 확진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재택치료 중 사망 사례가 이어지면서 10일부터 시행된 ‘셀프 방역’ 체계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오전 9시 51분경 관악구 봉천동의 한 주택에서 A 씨(59)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18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재택치료에 들어갔고, 가족들은 별도의 장소에서 머물다 A 씨와 연락이 안 되자 19일 오전 119에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관할 보건소가 기초역학조사 입력을 요청하기 위해 4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A 씨와 연결이 안 됐다고 한다. 결국 A 씨는 검사 후 한 번도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15일 인천에서도 재택치료 중이던 70대 남성이 찜질방을 갔다 숨지는 등 ‘셀프 방역’ 체계의 허점이 연이어 노출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방역 완화로 지난해 말 같은 ‘병상 대란’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만4829명으로 사흘 연속 10만 명대를 기록했다.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439명으로 1주 전인 13일(288명)보다 50% 이상 급증했고, 재택치료자도 45만 명을 넘었다. 최근 한 주(14~20일) 동안 코로나 19 관련 사망자는 324명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정책 도입 직후 일주일(11월 1~7일) 사망자(118명)의 약 3배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8일 10만 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를 검토해온 정부는 확진자 폭증세에 따라 3주간 사적 모임 인원은 6인으로 유지하고 식당 카페 등의 영업시간만 오후 10시로 한 시간 늦추는 ‘제한적 방역 완화안’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까지 집계된 확진자 수는 이미 10만 명을 넘었다. 이에 따라 18일 오전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는 전날(9만3135명)보다 1만 명가량 많은 10만 명대 중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거세지면서 중환자, 사망자 등 주요 지표들도 악화되고 있다. 17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가 389명으로 전날(313명) 대비 하루 만에 76명(24.3%) 증가했다. 재택치료자는 31만4565명으로 전날(26만6040명)보다 5만 명 가까이 늘었다. 17일 기준 한 주간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275명으로 전주(151명)의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코로나19 입원 환자 역시 최근 한 주 사이 1만215명에 달했다. 3주 전(5546명)의 약 2배다. 주요 지표들이 일제히 악화되면서 방역당국은 ‘6인-오후 10시’라는 일부 완화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새로운 거리 두기는 2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었으나 정부는 주말인 19일로 시행 시점을 당길 방침이다. 적용 기간도 대선(3월 9일) 일정을 고려해 2주가 아닌 3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각계의 시간제한 해제 요구가 거셌는데 완화 폭은 작지만 빠르게 적용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법원은 서울에 이어 경기도에서도 12∼18세 청소년에 대한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에 제동을 걸었다. 수원지법 제2행정부(부장판사 양순주)는 백신패스반대국민소송연합 회원 등 경기도민 256명이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낸 방역패스 처분 취소 집행정지 신청을 17일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내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은 행정소송 1심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효력이 정지된다.코로나 사망자 일주일새 1.8배로 늘어…또 의료대란 빨간불신규 확진자 10만명대 치솟아사망자, 지난주 151명→이번주 275명작년 델타 확산 때보다 급격한 증가NYT “韓 방역모델 지속 어려워져”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일주일 만에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장례시설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숨진 지난해 말 ‘델타 변이’ 유행 때보다 증가세가 급격하다. 의료체계 점검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주간 코로나19 사망자 1.8배로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사망자가 36명 추가됐다. 15일엔 지난달 19일(74명) 이후 27일 만에 가장 많은 61명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그 전후로도 꾸준히 하루 30명대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더 우려되는 부분은 사망자 수 증가 속도다. 최근 일주일(11∼17일)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275명으로 전주(151명) 대비 1.8배로 늘어났다. 지난해 7월 피서철을 앞두고 이동량 증가에 주간 사망자가 12명에서 27명으로 2.1배 늘어난 적이 있지만 이후로는 이처럼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 적이 없다. 델타 변이가 국내 유행을 주도한 지난해 11, 12월 ‘병상 대란’이 일어나면서 역대 가장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숨졌다. 하지만 그때도 사망자 증가율은 지금처럼 높지 않았다. 당시 주간 사망자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11월 27일로 전주 대비 1.5배였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높지 않지만 확진자가 이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면서 결국 사망자 증가가 현실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미크론 선행국, 유행 꺾여도 사망자 늘어 우리보다 먼저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겪은 해외에선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꺾인 뒤에도 2, 3주 더 사망자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월 셋째 주(9∼15일)에 역대 가장 많은 562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이후 급감해 지난주(2월 6∼12일)엔 126만 명이 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미국 내 주간 사망자는 1만3565명에서 1만6270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확진 후 위중증으로 악화돼 사망에 이르기까지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어도 사망자가 2, 3주 더 늘어나는 현상은 미국 외에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해외에서 오미크론 변이와 델타 변이가 각각 유행한 시기에 최다 사망자를 비교해 보면 오미크론 쪽이 더 많았다.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치명률이 3배 낮지만 확진자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이달 첫째 주(1월 30일∼2월 5일) 1만7444명이 코로나19로 숨졌는데 이는 델타 변이 유행의 정점이었던 지난해 9월 넷째 주(19∼25일) 1만4375명보다 많은 수치다. 프랑스에서도 오미크론 유행 시기 사망자가 델타보다 2.9배 많았다. 국내에서도 이전에 없던 규모의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 영국, 여전히 한국보다 방역 엄격”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를 검토하는 등 해외에서 방역 완화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대다수는 여전히 국내보다 강도 높은 방역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각국 방역 조치를 9개 분야로 나눠 평가하는 영국 옥스퍼드대의 ‘코로나19 엄격성지수’에 따르면 13일 기준 한국의 엄격성지수는 46.3점으로 독일(84.3점)은 물론이고 미국(58.8점)이나 일본(47.2점)보다도 낮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 시간) “코로나19 극복 스토리를 가진 한국이 이제 자신의 방역 모델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오미크론 변이에 한국의 공중보건시스템이 압도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필수 의료용품을 제때 못 받거나 상담전화가 연결되지 않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코로나19 대응을 연구하는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 등은 방역을 완전히 완화한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활동을 자제해 유행 규모가 줄고 있다”며 “아무것도 안 해도 알아서 유행이 잡힐 거라고 오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일주일 만에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장례시설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숨진 지난해 말 ‘델타 변이’ 유행 때보다 증가세가 급격하다. 의료체계 점검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주간 코로나19 사망자 1.8배로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사망자가 36명 추가됐다. 15일엔 지난달 19일(74명) 이후 27일 만에 가장 많은 61명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그 전후로도 꾸준히 하루 30명대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더 우려되는 부분은 사망자 수 증가 속도다. 최근 일주일(11∼17일)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275명으로 전주(151명) 대비 1.8배로 늘어났다. 지난해 7월 피서철을 앞두고 이동량 증가에 주간 사망자가 12명에서 27명으로 2.1배 늘어난 적이 있지만 이후로는 이처럼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 적이 없다. 델타 변이가 국내 유행을 주도한 지난해 11, 12월 ‘병상 대란’이 일어나면서 역대 가장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숨졌다. 하지만 그때도 사망자 증가율은 지금처럼 높지 않았다. 당시 주간 사망자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11월 27일로 전주 대비 1.5배였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높지 않지만 확진자가 이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면서 결국 사망자 증가가 현실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미크론 선행국, 유행 꺾여도 사망자 늘어 우리보다 먼저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겪은 해외에선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꺾인 뒤에도 2, 3주 더 사망자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월 셋째 주(9∼15일)에 역대 가장 많은 562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이후 급감해 지난주(2월 6∼12일)엔 126만 명이 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미국 내 주간 사망자는 1만3565명에서 1만6270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확진 후 위중증으로 악화돼 사망에 이르기까지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어도 사망자가 2, 3주 더 늘어나는 현상은 미국 외에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해외에서 오미크론 변이와 델타 변이가 각각 유행한 시기에 최다 사망자를 비교해 보면 오미크론 쪽이 더 많았다.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치명률이 3배 낮지만 확진자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이달 첫째 주(1월 30일∼2월 5일) 1만7444명이 코로나19로 숨졌는데 이는 델타 변이 유행의 정점이었던 지난해 9월 넷째 주(19∼25일) 1만4375명보다 많은 수치다. 프랑스에서도 오미크론 유행 시기 사망자가 델타보다 2.9배 많았다. 국내에서도 이전에 없던 규모의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 영국, 여전히 한국보다 방역 엄격”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를 검토하는 등 해외에서 방역 완화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대다수는 여전히 국내보다 강도 높은 방역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각국 방역 조치를 9개 분야로 나눠 평가하는 영국 옥스퍼드대의 ‘코로나19 엄격성지수’에 따르면 13일 기준 한국의 엄격성지수는 46.3점으로 독일(84.3점)은 물론이고 미국(58.8점)이나 일본(47.2점)보다도 낮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 시간) “코로나19 극복 스토리를 가진 한국이 이제 자신의 방역 모델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오미크론 변이에 한국의 공중보건시스템이 압도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필수 의료용품을 제때 못 받거나 상담전화가 연결되지 않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코로나19 대응을 연구하는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 등은 방역을 완전히 완화한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활동을 자제해 유행 규모가 줄고 있다”며 “아무것도 안 해도 알아서 유행이 잡힐 거라고 오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따라 국내 코로나19 중환자 수를 비롯한 각종 지표들이 다시 나빠지고 있다. 이번 유행이 장기화되면 지난해 연말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벌어졌던 의료 체계 붕괴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9만3135명으로 또 다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틀연속 9만 명대다. 일주일 전인 10일(5만4120)의 1.7배, 2주 전인 3일(2만2906명)의 4.1배다. 특히 이날 위중증 환자가 389명으로 전날(313명) 대비 하루 만에 76명(24.3%) 증가했다. 국내 위중증 환자 수는 한동안 200명 대로 안정적이었지만 14일 300명 대로 올라선 지 사흘 만에 400명 대에 근접했다. 17일 기준 한 주간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275명으로 전 주 151명의 2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전체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다 보니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에 비해 치명률이 낮아도 중환자와 사망자가 동시에 늘어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입원하는 환자 역시 최근 한 주 동안 1만215명에 달했다. 3주 전 5546명의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전국 중증병상 가동률은 20%대에 머물고 있지만 안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그래프가 에베레스트 산처럼 뾰족한 정점을 이루는게 아니라 파미르 고원처럼 높은 상태에서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며 “이럴 경우 의료체계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18일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안 발표를 앞둔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사적모임 6명, 영업제한 오후 9시’를 골자로 하는 현행 거리두기를 ‘사적모임 8명, 영업제한 오후 10시’ 등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유행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완화 폭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리 두기 등을 논의하는 정부 자문기구인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는 분과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방역분과 위원 대부분은 오미크론 확산이 정점에 이른 뒤 2주 이상 지나야 거리두기 완화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민생경제분과에서는 이미 거리 두기의 의미가 적어졌다며 대폭 완화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6일 9만 명을 넘어섰다. 엿새 연속 5만 명대를 유지하다 하루 만에 3만 명 이상 폭증했다. 17일 발표될 신규 확진자 역시 9만 명 이상으로 잠정 집계됐다. 오미크론 변이가 폭증하면서 정부는 이번 유행의 정점이 언제일지, 어떤 규모가 될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16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9만443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일주일 전인 9일(4만9549명)의 1.8배, 2주 전인 2일(2만268명)의 4.5배다. 16일 현재 재택치료자는 26만6040명으로, 1일(8만2860명)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었다. 국내 코로나19 유행은 해외 주요국을 넘어섰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4일 기준) 한국의 인구 100만 명당 하루 평균 확진자는 1060명으로, 방역을 대폭 완화한 영국(1018명)보다 많다. 이 수치는 일본(682명)의 약 1.6배, 미국(456명)의 약 2.3배 수준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9만 명대 확진자 발생에 대해 “그동안 협조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문제는 아직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부는 모임 인원 6명, 영업시간 오후 9시인 현행 거리 두기를 21일부터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럴 경우 7일 정부가 예상했던 코로나19 정점 수치(2월 말 하루 13만∼17만 명)보다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이날 “고령층 등 유행 상황이 급변해 3월 이후 상황과 정점 도달 시점, 규모를 현 시점에서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정부, 내일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 2주 단위 적용하다가 3주짜리 고심정부측 “대선직전엔 조정 쉽지 않아”… 경제부처는 “밤12시 영업 허용해야”일각선 “위드코로나 악몽 재연 우려”… “더이상 거리두기 의미 없어” 반론도 정부가 ‘사적 모임 6명, 영업제한 오후 9시’를 기본으로 하는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를 21일부터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매번 2주 단위로 거리 두기 방침을 적용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대통령 선거일(3월 9일) 이후까지 3주 동안 적용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의료계에선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 회복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시작된 상황이 반복될까 우려하고 있다.○ 3주짜리 방역 완화안 검토 정부는 20일 종료되는 현행 거리 두기를 ‘사적 모임 8명, 영업제한 오후 10시’로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선을 고려해 21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3주 동안 새 거리 두기를 적용하는 안을 논의 중이다. 통상 방역 개편안을 2주씩 적용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던 것과 대조적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선 직전에 거리 두기를 조정하는 건 여러모로 모양새가 좋지 않아 3주짜리 방역 완화안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돼 확진자 수가 급증한 이후 줄곧 방역 강화를 유지하다가 대선을 앞두고 급하게 돌아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제 부처를 중심으로 식당과 카페의 영업시간 제한을 밤 12시까지로 풀자는 주장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18일 거리 두기 조정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실수 반복 말아야”방역 전문가들도 ‘거리 두기 완화’라는 방향성에는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시점이 문제다. 정부가 오미크론 유행 초기에는 방역을 강화하다가 정작 위기가 가장 고조된 현 시점에 방역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 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를 시작할 때 급진적인 방역 완화를 단행했다. 당시 전국 4명이던 사적 모임 제한을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으로 늘렸다. 영업시간 제한은 폐지했다. 그 결과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병상 대란이 벌어졌다. 300명대였던 중환자 수가 지난해 12월 29일 최대 1151명까지 늘어나면서 병상 배정을 받지 못한 채 숨지는 코로나19 환자가 생겼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조바심이 난 것인지 지난해 11월 위드 코로나 때의 실수를 반복하려 하고 있다”며 “영업시간 제한만은 좀 더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거리 두기를 완화하면 정점에 달했을 때 확진자 수가 기존 예측에 비해 10∼20%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정 교수는 3월 중 23만 명을 이번 코로나19 유행의 정점으로 봤다. 거리 두기 완화에 따라 하루 확진자 수가 최대 27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 엇갈리는 기대와 우려정부의 방역 완화 움직임에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서울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윤모 씨(61)는 “하루 9만 명씩 확진자가 나오는데 더 이상은 거리 두기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반면 취업준비생 김모 씨(27)는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방역지침이 완화되면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15일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시점에 방역 완화를 검토하는 것이 걱정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16일 서울의 한 지하철역 인근에서 대선 후보 유세를 지켜보던 김모 씨(76)는 “유세 현장을 보니 밀집해서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이 많아 침방울이 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다. 15일 오후 9시 현재 각 시도가 집계한 이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8만 명을 훌쩍 넘어서면서 16일 0시 기준 하루 확진자 수는 처음으로 9만 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수요일(4만9550명)의 거의 두 배다. 신규 확진 규모가 계속 더블링(두 배로 증가)되면서 조만간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에 이를 거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15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7177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고령층 확진자가 늘면서 신규 사망자도 61명으로 지난달 29일 이후 최대치로 나타났다. 의료진과 군경 등의 감염도 속출하면서 대규모 격리로 인해 사회 필수 인력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국내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인천 A대학병원은 심장 수술을 담당하는 흉부외과를 비롯해 총 6개 진료과에서 신규 환자 입원을 중단했다. 해당 의료진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됐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도 신경외과 의료진이 격리되면서 뇌경색 환자의 응급 시술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21일부터 식당 카페 영업시간을 현재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연장하고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는 유지할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유행 정점까지 방역 완화를 유예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정부는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새 거리 두기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의료진 확진에 응급실 폐쇄… 파출소 경찰관 절반 격리된 곳도 9만명 안팎 확진 ‘필수인력’ 부족 비상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6일 0시 기준 9만 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루 만에 3만 명가량 치솟으면서 병원과 군경 등 사회 필수 분야에서도 집단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오미크론 변이’ 폭증을 겪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소방관이 부족해 화재 대응이 늦어지거나 기관사가 없어 지하철 운행을 축소하는 사태가 국내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의 ‘업무연속성계획(BCP) 가이드라인’은 하루 확진 5만 명 수준의 유행 규모를 가정해서 작성된 데다 그마저도 실제로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맞교대 근무, 공군은 신병 훈련 생략국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공백이 가장 먼저 닥친 분야는 의료계다. 그중에서도 코로나19 의심환자와 접촉할 수밖에 없는 응급실에선 이미 진료 차질이 현실화됐다. 서울의 A대학병원은 의료진 여러 명이 연달아 확진되면서 15일 오후 6시간가량 응급실을 폐쇄했다. 서울의 다른 병원 응급실은 의료진 격리가 속출하자 지난주부터 사실상 맞교대 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15일 중앙응급의료센터에 의료진 격리 등을 이유로 ‘환자 수용 불가’를 통보한 병원은 수도권에서만 20곳이 넘었다. 일반 진료와 수술도 타격을 받고 있다. 서울 B대학병원에서는 최근 하루 20∼30명의 의료진이 격리되면서 몇 달 전 예약한 수술을 미루거나 주치의를 교체하는 게 예삿일이 됐다. 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의사와 간호사가 한꺼번에 격리돼 병동을 아예 폐쇄했다. 경찰과 군에서도 비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 부평2파출소에서는 소속 경찰관 35명 가운데 19명이 확진돼 근무 체제를 맞교대로 긴급 전환하는 한편 인접 지구대의 지원을 받아 112신고에 대응하고 있다. 공군 기본군사훈련단은 지난달 10일 입대한 공군병 834기 가운데 600여 명이 코로나19에 확진돼 훈련을 받지 못하자 이달 14일 이들을 곧장 자대에 배치했다. 감염병 탓에 신병 훈련을 생략한 것은 공군 창군 이래 처음이다. ○ 정부 비상계획은 ‘하루 확진 5만 명’ 기준 미국과 유럽은 사회 곳곳에서 인력 공백이 나타났다. 미국 뉴욕시는 지난달 100명이 넘는 기관사와 역무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지하철 운행 편수를 줄였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코로나19로 병가를 낸 소방관이 폭증하면서 화재 신고 초기 대응이 지체됐다. 영국 교육부는 전직 교사들에게 학교 복귀를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말 병원과 경찰서, 소방서 등에 BCP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병원의 경우 음압격리 병상이 부족하면 일반 병동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활용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경찰청도 행정 업무를 최소화하고 112 출동 등에 인력을 집중 배치하는 계획을 내놨다. 소방청은 유사시 퇴직 공무원까지 활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BCP가 현장 상황과 거리가 멀고, 확진자 폭증 상황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무증상 감염 의료진은 3일 격리 후 신속항원검사를 거쳐 진료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며 그 시행 기준을 하루 확진자 5만 명으로 잡았다. 하지만 조기 복귀한 의료진이 환자를 감염시킬 경우에 대한 면책 조항은 없고, 실제 격리 기간을 단축할지 판단도 의료기관에 떠넘겼다. 이 때문에 하루 확진자가 5만 명이 넘은 지 닷새가 지나도록 후속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일이 밀려오고 있는데 대응은 이미 늦었다. 서둘러 비상 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16일부터 코로나19 재택치료자가 전화 진료 후 해열제 등 전문의약품을 동네 약국 어디서나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종전엔 전국 지정 약국 472곳에서만 받을 수 있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김기윤 기자 pep@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자가검사키트는 포장과 관계없이 개당 6000원입니다.” 15일 서울 종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가격 문의가 올 때마다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15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개당 6000원에 판매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약국뿐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개당 6000원, 1인당 5개까지 키트를 살 수 있다. 대용량 포장(20개 이상)으로 공급된 제품을 낱개로 나눠 파는 경우에 한해 적용되는 가격이지만 15일 동아일보가 돌아본 서울 종로구 마포구 성동구 약국 중 키트를 판매하는 10곳은 모두 포장과 관계없이 개당 6000원에 팔고 있었다. A 씨는 “1, 2개씩 소포장된 제품은 개당 8000원에 팔 생각이었는데 개당 6000원이라는 뉴스를 보고 온 소비자들의 항의가 심할 것 같아 같은 가격에 팔고 있다”고 했다. 공급가는 그대로 두고 판매가만 규제한 정책에 불만을 내비치는 약사들도 있었다. 마포구의 한 약사는 “대용량 제품을 나눠 포장할 때 필요한 지퍼백이나 비닐 등은 모두 약국 부담”이라며 “판매가를 낮추려면 공급가도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익이 안 남는 키트를 취급하지 않겠다는 곳도 적지 않다. 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키트를 안 파는 약국이 꽤 있는 걸로 안다. 공급처에서 인근 약국이 안 팔겠다며 수령하지 않은 물량을 더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상황이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공급 부족도 여전하다. 식약처는 이번 주 약국과 편의점에 공급하는 키트 수량을 한 곳당 하루 평균 50개로 제한했다. 실제로 이날 돌아본 서울시내 약국 14곳 중 4곳은 “키트가 다 팔렸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급업체를 사칭해 “키트를 싸게 주겠다”는 문서가 약국 사이에 돌기도 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선결제를 유도한 후 잠적하는 사기 수법으로 보인다”고 했다. 물량이 충분치 않다 보니 온라인에선 여전히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15일에도 개당 1만∼3만 원에 키트를 팔고 있었다. 17일부터는 자가검사키트 온라인 판매가 금지된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방역체계 도입 이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상이 축소되면서 자가검사키트 품귀 및 가격 급등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방역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11일 온라인 쇼핑몰 쿠팡에 등록된 한 업체는 SD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검사키트 1개(1회분)를 3만12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지난달 중순까지 3000∼5000원이던 것을 최대 10배로 올려 파는 것이다. 정부가 13일부터 자가검사키트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기로 하면서 가격 상승 추세는 더 가팔라졌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날 검사키트 판매 가격의 상한선을 책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과도한 비용 부담 논란이 벌어진 입원 환자 보호자와 간병인의 PCR 검사 비용도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다. 입원 전 한 차례는 무료로 검사해주고, 입원 뒤에는 주 1회 4000원 내외의 비용만 받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방역 상황을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언제라도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지되는 20일 이전에라도 방역 조치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총리는 이날 최근 ‘셀프 재택치료’ 논란과 관련해선 “‘재택 방치’ ‘각자도생’ 등 과격한 표현이 나오고 있다”며 “(집중관리군 외) 나머지 국민들도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같은 날 방역당국은 “(재택치료) 제도를 변경하고 정정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생겨 죄송하다”고 사과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정부가 방역 대책을 단기간에 여러 차례 바꾸면서 ‘방역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합리적 근거나 사전 설명 없이 하루에도 몇 번씩 규정을 바꾸는 땜질식 처방이 반복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10일부터 적용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 체계의 집중관리 대상이다. 정부는 7일 첫 발표 때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자’라고 했던 것을 9일 오전 11시 ‘먹는 치료제를 처방받은 사람 중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으로 바꿨다. 같은 날 오후 11시 다시 ‘먹는 치료제 투약 대상자 중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으로 바꿨다. 체계 전환을 불과 1시간 남긴 한밤중까지 대상자를 줄였다가 늘렸다가 한 것이다. 9일 오전 기준을 적용하면 기저질환이 있지만 병용금기 약물 복용 때문에 먹는 치료제를 받을 수 없는 50대 환자는 집중관리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은 기저질환에다 치료제 복용도 못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더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당국이 부랴부랴 대상자를 수정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도가 빨라 사전에 준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국이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14일 ‘오미크론 체계 전환’ 로드맵을 밝힌 만큼 준비할 시간은 충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방역 당국의 ‘오락가락’은 이뿐만이 아니다. 집중관리 재택치료자에게 제공하는 재택치료 키트 구성 물품도 수시로 바꿨다. 7일 발표 때는 없었던 자가검사키트가 당일 오후에 슬쩍 추가됐다. ‘홀몸노인에 한해 생활필수품을 지급한다’는 규정도 하루 만에 생겼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했더라도 격리를 면제해 주는 ‘접종 완료자’ 기준도 지난달 24, 25일 연달아 바뀌었다. 정부 내 엇박자도 심각한 상황이다. 코로나19의 ‘독감 방역’ 논란이 이런 경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4일 “계절 독감 대응과 유사한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의 전환 가능성을 본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사흘 뒤인 7일 국회에 출석해 “(오미크론 변이를) 계절 독감처럼 관리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최대 하루 확진자 예측치도 중구난방으로 내놓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3만 명이라고 한 반면 정 청장은 13만∼17만 명이라고 밝혀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의 준비 부족에 곳곳에서 빈틈이 생기는 상황”이라며 “고위험 재택치료자들이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정부가 방역 대책을 단기간에 여러 차례 바꾸면서 ‘방역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충분한 준비 없이 하루에도 몇 번씩 규정을 바꾸는 땜질식 처방이 반복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10일부터 적용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 체계의 집중관리 대상이다. 정부는 7일 첫 발표 때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자’라고 했던 것을 9일 오전 11시 ‘먹는 치료제를 처방받은 사람 중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으로 바꿨다. 같은 날 오후 11시에는 다시 ‘먹는 치료제 투약 대상자 중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체계 전환을 불과 한 시간 남긴 한밤중까지 대상자를 줄였다가 늘렸다가 한 것이다. 9일 오전 기준으로는 기저질환이 있지만 병용금기 약물 복용 때문에 먹는 치료제를 받을 수 없는 50대 환자는 집중관리 대상이 아니었다. 이들은 기저질환에다 치료제 복용도 못해 코로나19 감염시 더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당국이 부랴부랴 대상자를 수정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도가 빨라 사전에 준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의 ‘오락가락’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집중관리 재택치료자에게 제공하는 재택치료 키트 구성 물품도 수시로 바뀌었다. 7일 발표 때는 없었던 자가검사키트가 추가됐다. ‘독거노인에 한해 생활필수품을 지급한다’는 규정도 하루 만에 생겼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했더라도 격리를 면제해 주는 ‘접종 완료자’ 기준도 2차례 바뀌었다. 결국 접종 완료자는 ‘3차 접종자, 또는 2차 접종 후 14~90일 사이인 사람’으로 결정된 바 있다. 코로나19 방역 기조에서도 정부의 ‘엇박자’가 심심찮게 발견된다. 대표적인 게 코로나19의 ‘계절 독감’ 논란이다.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계절 독감 대응과 유사한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의 전환 가능성을 본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사흘 뒤인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계절 독감처럼 관리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같은 정부 안에서 코로나19 최대 하루 확진자 수를 3만 명(김부겸 국무총리)과 13만~17만 명(정 청장)으로 5배 이상 차이가 나게 예상하기도 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철저한 준비 없이 방역 체계를 전환하다 보니 곳곳에서 빈틈이 생기는 상황”이라며 “고위험군 재택치료자에 대한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 체계 변경을 하루 앞두고 정부가 돌연 고위험 모니터링 대상을 줄였다. 방역당국은 9일 하루 두 차례 모니터링을 하는 위험 재택치료자(집중관리군) 기준이 △60세 이상 △‘먹는 치료제 투약 대상자 중 지방자치단체장이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7일 발표한 기준인 △60세 이상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자’와 달라진 것이다. 50대 고혈압, 당뇨, 암, 천식 환자 등은 지자체장이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셀프 재택치료’를 해야 한다. 9일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는 4만9567명으로 또 역대 최다다. 이날 오후 9시까지 확진자 수가 5만4000명을 넘어서며 10일 0시 기준 확진자는 6만 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바뀌는 코로나19 재택치료 내용을 정리했다. ―재택치료를 하게 될 상황에 대비해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 “체온계와 비상약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계열의 해열진통제와 종합감기약을 3일 치 정도 준비하라고 권장한다. 확진 이후 약을 3일 이상 먹고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 산소포화도 측정기도 있으면 좋겠지만 방역당국은 ‘굳이 없어도 된다’는 입장이다.” ―재택치료는 얼마나 하는 건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날로부터 7일 동안이다. 예를 들어 10일에 검사를 받고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재택치료 기간은 10일부터 16일까지다. 격리 기간은 보건소에서 안내해준다. 검사 후 8일 차인 17일 0시부터 격리가 해제된다. 격리 해제 전에 보건소에서 따로 공지해주지 않는다. 해제 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필요도 없다.” ―60세 미만은 ‘셀프 치료’를 한다는데 건강 상태는 어떻게 확인하나.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하루에 최소 두 번 체온을 측정하는 것이 좋다. 38도 이상이라 해열제를 먹었는데도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가슴 통증과 식욕 부진 증상이 나타났을 때도 진료가 필요하다.” ―재택치료자는 어떻게 진료를 받나. 밖에 못 나가는 것 아닌가. “일단 ‘호흡기전담클리닉’과 ‘호흡기 진료 지정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는 방법이 있다. 병원 명단은 정부가 운영하는 코로나19 홈페이지(ncov.mohw.go.kr) 또는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 있다. 야간이라 두 곳 모두 연락이 닿지 않으면 24시간 운영되는 ‘재택관리지원 상담센터’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 센터 연락처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확진자에게 따로 안내한다. 평소 다니던 병원에서 코로나19 비대면 진료를 해줄 수도 있으니 해당 병원의 비대면 진료 여부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비대면 진료로 처방받은 약은 대리 수령이 가능하다. 대리 수령이 어려우면 지정 약국이 직접 전달하기로 했다.” ―재택치료 도중에 의료진을 직접 만나 진료를 받을 순 없나. “원칙적으로는 안 된다. 다만 ‘단기외래진료센터’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수술, 단기 입원 등을 할 수 있다. 보건소의 허락 없이 갈 수 있지만 이동할 때는 자차나 도보, 방역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8일 기준 문을 연 곳이 전국에 70곳뿐이라 집 근처에 센터가 없을 수도 있다. 재택치료 중 호흡 곤란이나 의식 저하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응급 상황이니 바로 119에 연락해야 한다.” ―50대 고혈압 환자다. 보건소가 하루에 두 번씩 건강 상태를 확인해주는 ‘집중관리군’에 포함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셀프 치료’ 대상으로 바뀌었다고 들었다. “정부가 9일 기준을 바꿔서 그렇다. 이제 원칙적으로 50대 기저질환자는 집중관리군에 포함되지 않는다.” ―재택치료자와 함께 사는 사람은 어떻게 생활해야 하나. “백신 접종완료자(2차 접종 후 14∼90일 또는 3차 접종자)라면 격리할 필요는 없다.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하되 이상이 있으면 보건소에 연락하면 된다. 백신 미접종자라면 재택치료자와 함께 7일 동안 격리한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내 흡연자가 담배를 피울 때 들이마시는 연기의 양이 국제 표준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표준이란 담뱃갑에 표기되는 타르, 니코틴 함량을 측정할 때 쓰는 시험조건(ISO3308)을 뜻한다. 8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 한국인 궐련담배 흡연 습성 및 행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 흡연자가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 연기 흡입량은 1441mL였다. 국제 표준에 따른 일반적인 흡입량은 455mL다. 니코틴, 타르 등 유독물질 함량이 똑같은 담배 한 개비를 피운다고 가정한다면 한국 흡연자가 국제 표준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유독물질에 노출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격차는 흡연 습관 차이에서 나온다. 조사 결과 한국인은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 다른 나라 사람에 비해 여러 차례, 더 많은 연기를 들이마시고 있었다. 국제 표준에 따르면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 연기를 흡입하는 횟수는 13회인 반면 한국인은 평균 20.4회였다. 한 번 흡입할 때 들이마시는 연기의 양(73mL)도 국제 표준(35mL)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많았다. 한 번 연기를 흡입한 뒤 다시 흡입할 때까지의 간격도 한국인(9.1초)의 경우 해외 평균(60초)의 6분의 1로 짧았다. 일각에선 타르, 니코틴 함량이 낮은 담배가 주로 소비되는 국내 환경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국내 흡연자가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 들이마시는 연기의 양이 국제 표준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표준이란 담뱃갑에 표기되는 타르, 니코틴 함량을 측정할 때 쓰는 시험 조건(ISO3308)을 뜻한다. 국제 표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담배 1개비를 피울 때 들이마시는 연기의 양은 455mL다. 8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 한국인 궐련 담배 흡연 습성 및 행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 흡연자의 흡입량은 1441mL에 이른다. 니코틴과 타르 등 유독 물질 함량이 똑같은 담배 한 개비를 피운다고 가정했을 때, 한국 흡연자는 해외 표준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유독물질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격차는 흡연 습관 차이에서 나온다. 똑같이 담배 한 개비를 피우더라도 한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에 비해 더 여러 차례, 더 많은 연기를 들이마시는 습관을 갖고 있다. 국제 표준에 따르면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 연기를 흡입하는 횟수는 13회인 반면 한국인은 평균 20.4회였다. 한 번 흡입할 때 들이마시는 연기의 양(73mL)도 국제 표준(35mL)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담배 연기 흡입 간격의 차이도 컸다. 한국인은 한 번 연기를 흡입한 뒤 다시 흡입할 때까지 평균 간격이 9.1초에 불과했다. 해외 평균은 60초였다. 다른 나라 사람이 담배 연기를 한 번 빨아들일 시간에 한국인은 6번 이상 빨아들인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인의 흡연 습관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조사에서 한국인의 담배 한 개비당 총 흡입량은 970mL였지만, 2020년엔 50% 가까이 늘었다. 또 고령자의 흡연 습관이 젊은층에 비해 더 나쁜 것으로 나왔다. 60대 흡연자의 경우 한 개비당 흡연 시간이 평균 46초 길고, 하루에 담배 연기를 흡입하는 횟수도 56회 더 많았다. 일각에선 한국인들이 외국에 비해 타르, 니코틴 함량이 낮은 담배를 주로 소비하기 때문에 이런 흡연습관 차이가 생긴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질병청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니코틴과 타르 함량이 낮은 담배라고 해서 몸에 덜 해로운 것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며 “이른바 ‘순한 담배’를 피운다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이지운기자 easy@donga.com}
앞으로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대상자도 크게 줄어든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의료체계가 붕괴되거나, 사회필수기능이 마비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다. 그러나 혼자 사는 60세 미만 확진자가 재택치료를 받을 경우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서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자유와 책임에 따라 코로나19 관리”60세 이상 코로나19 재택치료자는 ‘집중관리군’으로 분류돼 앞으로도 지금처럼 하루 2회 전화 모니터링을 받는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비만 등 기저질환이 있어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인 50대 역시 집중관리군에 속한다. 이들에게는 체온계와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 재택치료 키트를 지급한다. 반면 집중관리군을 뺀 나머지 모든 무증상 및 경증 환자는 10일부터 재택치료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은 집에 머물다가 건강 상태가 나빠지면 확진 뒤에 안내받은 동네 병의원과 시도별 ‘재택관리지원 상담센터’에 전화해 비대면 상담을 받아야 한다. 이들에겐 7일부터 재택치료 키트 지급도 중단됐다. 재택치료를 하다가 혈액투석, 임신 등 코로나19와 관계없는 사유로 대면 진료를 받고 싶으면 보건소 신고 없이 코로나19 외래진료센터나 전담 응급실을 찾아가면 된다. 재택치료자의 위치 추적도 중단됐다. 그동안 재택치료자는 스마트폰에 의무적으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확인해 무단이탈을 관리하는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을 설치해야 했지만 정부는 7일부터 이 앱 운영을 중단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규율과 억제가 아니라 자율과 책임에 따라 스스로 관리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9일부터는 코로나19 확진자의 동거인이라도 백신 접종 완료자라면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접종 완료 기준은 △3차 접종 완료 △2차 접종 후 90일 이내 등이다. 접종 완료자가 아닌 동거인도 격리 기간은 현재 14일에서 7일로 줄어든다. 정부는 재택치료자의 동거인이 격리 중이라도 생활필수품을 사거나 약을 받기 위한 외출은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가 재택치료자에게 지급하던 간편식 등 생필품도 지자체 사정에 따라 제공이 중단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동거인이 없는 재택치료자는 생필품은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필요한 약은 동네 의원에 전화해 비대면 진료로 처방해 배달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 악화 때 즉각 대처가 관건하지만 청장년층이 재택치료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이들이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젊은 기저질환자나 면역저하자는 물론이고 자가격리 지침 완화 이후 4일 광주에서 숨진 고교생 A 군(17) 사례처럼 평소 건강하던 확진자가 증상이 급격하게 나빠질 경우 치료 적기를 놓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재택치료자 폭증에 따라 관할 보건소와 하루 넘게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 일이 속출하면서 환자들 사이에서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는 “산소포화도 측정기도 지급하지 않고 건강 상태를 어떻게 체크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질병관리청 콜센터 인력이라도 투입해 응급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발표된 큰 틀의 방역 및 재택치료 전환이 충분한 준비 없이 이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앞으로는 고위험군을 제외한 나머지는 자기 몸을 자기가 지키는 ‘각자도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나온 정부 지침에는 ‘응급상황에 누구에게 연락하라’ 등 세부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100만9688명.’ 6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다. 2020년 1월 20일 코로나19 국내 유입 후 748일 만에 누적 확진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확진자 증가에 가속도가 붙으며 지난해 12월 10일 누적 50만 명을 넘은 뒤 약 2개월 만에 100만 명을 넘겼다. 6일 발표된 신규 확진자는 3만8691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날(3만6362명)에 이어 이틀 연속 4만 명에 육박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1만7526명)의 2.2배, 2주 전인 지난달 23일(7626명)의 5.1배로 급증했다. 검사 건수가 줄면서 확진 규모도 감소하는 ‘주말 효과’도 사라졌다. 7일 발표될 확진자 수도 3만 명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체 검사 수 대비 확진 비율(양성률)도 일주일 전보다 4배가량 높은 20.8%까지 급증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는 사람 5명 중 1명은 확진 판정을 받은 셈이다. 한동안 줄어들던 위중증 환자 수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6일 위중증 환자는 272명으로 4일(257명), 5일(269명)보다 늘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7만 명대 확진자가 2주 정도 지속되면 델타 변이 유행 당시처럼 의료 체계가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확진자 급증으로 경증·무증상 관리 체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6일 0시 기준 재택치료 환자 수는 12만8716명으로 관리 한계치(약 15만 명)의 86%까지 증가했다. 광주에서 재택치료를 받던 고교생 A 군(17)이 격리 해제 나흘 만인 4일 코로나19로 인한 폐색전증으로 숨지는 등 관리 체계의 허점도 드러나고 있다. [오미크론 대확산] 재택 ‘10→7일’ 완화속 관리사각 우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재택치료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6일 0시 기준 재택치료 중인 확진자 수는 12만8716명. 지난달 30일 6만6972명과 비교해 일주일 사이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정부가 발표한 관리 한계치(약 15만 명)의 86%에 이른다. 앞서 정부는 4일 “코로나19 확진자를 계절독감 환자처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곧바로 각종 지표들이 악화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택치료 급증 시 관리 사각지대 우려방역당국은 지난달 26일 백신 접종을 완료한 재택치료 환자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였다. 그런데 재택치료 관리 지침 완화 이후 재택치료를 받은 10대 학생이 격리 해제 후 급격히 상태가 악화돼 숨졌다. 격리·치료 지침 완화로 환자 관리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광주시와 방역당국에 따르면 광주의 고교생 A 군(17)은 지난달 2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군은 확진 후 10일 만인 3일 오전 두통과 호흡 곤란을 호소해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튿날 숨졌다. 전남대병원은 A 군의 사망 원인을 코로나19로 폐에 혈전이 쌓인 폐색전증으로 추정했다. 이전 지침대로라면 A 군의 상태가 악화된 날은 격리 상태에서 의료진의 모니터링을 받아야 할 시점이었다. 하지만 바뀐 지침에 따라 지난달 31일까지만 모니터링을 받았다. 현재 방역당국 지침상 재택치료자가 7일 동안 증상이 없거나 호전된 경우엔 유전자증폭(PCR) 검사 없이 격리 해제 대상이 된다. A 군은 확진 초기 발열, 기침, 인후통 증세를 호소했지만 7일 차인 지난달 31일 증상이 완화되고 체온과 산소포화도가 정상으로 돌아와 추가 검사 없이 격리 해제됐다. A 군은 백신을 2차까지 맞았고, 체육을 전공할 정도로 건강해 기저질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A 군과 같이 격리 해제 후 갑자기 증상이 악화하는 사례가 앞으로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재택치료자 모니터링 횟수가 줄며 관리 사각지대가 더 늘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제한된 의료 대응 능력을 고위험군에 집중 투입해야 하는 만큼 재택치료자 관리를 다시 강화하긴 어렵다. 기저질환자는 격리 해제 후라도 추가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완치 후에도 혈전증 같은 치명적인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가 ‘독감처럼 관리하겠다’고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확진자에 위중증 환자도 증가세로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이 국내 우세종이 된 시점(1월 16∼22일)으로부터 2주 정도 지나면 위중증 환자가 연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이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위중증 환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미 위중증 환자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때 1100명이 넘던 위중증 환자 수는 4일 257명까지 줄었지만 주말을 기점으로 감소세가 꺾여 6일 272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11, 12월 병상대란 당시 인천 가천대길병원의 중환자 병상은 23개가 거의 다 찼었다. 이 병원의 중환자 수는 지난주 3명까지 감소했지만 6일 7명으로 늘어났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안 좋은 신호가 여기저기서 보인다. 중환자가 늘어나고 입원 후 퇴원했던 환자가 다시 증상이 악화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검사 대비 확진 건수도 크게 늘어 1주일 전 5% 수준이던 검사 양성률은 6일 0시 기준 20.8%까지 증가했다. 검사 인력의 부담이 커지자 정부는 선별진료소에서 종이로 발급하는 ‘음성 확인서’를 문자메시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이 조치로 선별진료소 혼잡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재택치료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6일 0시 기준 재택치료 중인 확진자 수는 12만8716명. 지난달 30일 6만6972명과 비교해 일주일 사이 2배 수준으로 늘었다. 현재 재택치료자 수는 정부가 발표한 관리 가능 최대치(15만 명)의 87%에 이른다. 방역당국이 재택 환자에 대한 격리·치료 지침을 속속 완화하는 가운데 확진자가 급증하면 환자 관리에 ‘구멍’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재택치료 급증 시 관리 사각지대 우려 방역당국은 지난달 26일 백신 접종을 완료한 재택치료 환자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였다. 재택치료 관리 지침 완화 이후 재택치료를 받은 10대 학생이 격리 해제 후 급격히 상태가 악화돼 숨졌다. 6일 광주광역시와 방역당국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의 고교생 A 군(17)은 지난달 2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군은 확진 후 10일 만인 3일 오전 두통과 호흡곤란을 호소해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격리병실에서 치료를 받다 이튿날 숨졌다. 전남대병원은 A 군의 사망 원인을 코로나19로 폐에 혈전이 쌓인 폐색전증으로 추정했다. 이전 지침대로라면 A 군의 상태가 악화된 날은 격리 상태에서 의료진 모니터링을 받아야 할 시점이었다. 하지만 바뀐 지침에 따라 지난달 31일까지만 격리 상태에서 모니터링을 받았다. 현재 방역당국 지침 상 재택치료자가 7일 동안 증상이 없거나 호전된 경우엔 PCR(유전자증폭) 검사 없이 격리해제 대상이 된다. A 군은 확진 초기 발열, 기침, 인후통 증세를 호소했지만 7일차인 지난달 31일 증상이 완화되고 체온과 산소포화도가 정상으로 돌아와 추가 검사 없이 격리 해제됐다. A 군은 백신을 2차까지 맞았고, 체육을 전공할 정도로 건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A 군과 같이 격리 해제 후 갑자기 증상이 악화하는 사례가 앞으로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방역당국이 3일부터 재택치료자 모니터링 횟수를 기존 하루 2, 3회에서 1, 2회로 줄여 관리 사각지대가 더 늘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제한된 의료 대응 능력을 고위험군에 집중 투입해야 하는 만큼 재택치료자 관리를 다시 강화하긴 어렵다”면서도 “기저질환자 등에 대해선 격리 해제 후에라도 건강 모니터링을 계속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완치 후에도 혈전증과 같은 치명적인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독감과 같은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확진자에 위중증 환자도 증가세로 정부 안팎에선 오미크론 변이 확산 후 2~3주가 지나면 위중증 환자가 연쇄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해 11~12월 병상대란 당시 중환자 병상 약 30개가 거의 다 찼던 인천 가천대길병원은 지난주 중환자 숫자가 3명까지 감소했지만 6일 7명으로 늘어났다. 암 환자, 혈액투석, 요양병원 환자 등이 코로나19로 입원했다가 중증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안 좋은 신호가 여기저기서 보인다. 중환자가 야금야금 늘어나고 있는 중”이라며 “입원 후 퇴원했던 환자가 다시 증상이 악화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전체 위중증 환자도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1151명) 정점을 찍었던 위중증 환자수는 4일 257명까지 줄었다. 하지만 주말을 기점으로 감소세가 꺾여 6일 272명으로 늘어났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확진자 수 10만 명 이상의 ‘정점’으로 가는 과정에서 중환자 진료 체계가 버티지 못한다면 ‘위드 오미크론’이 불가능하고, 거리 두기를 계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7일부터 학원과 독서실·스터디카페, 백화점·대형마트 등에 대한 방역 수칙이 강화된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18일 학원과 영화관 등 등 6종 시설에 대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을 해제한 바 있다. 이번 조정은 방역패스가 해제된 업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규모가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우선 학원은 ‘면적 2㎡당 1명’이라는 입장 인원 제한이 다시 시행된다. 학원의 경우 방역패스 시행 전 4㎡당 1명이던 인원 제한을 다소 완화된 형태로 다시 적용하는 것이다. 단 모든 좌석에 칸막이를 설치하거나 1칸 띄어 앉기를 시행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독서실과 스터디카페도 칸막이가 설치돼 있지 않다면 1칸씩 띄어 앉아야 한다. 기숙형 학원의 경우 접종 완료자라 하더라도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입소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25일까지 3주 간 계도 기간을 운영한 뒤 실제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에서도 방역 수칙이 강화된다. 대상은 3000㎡이상의 대규모 점포다. 시식 등 매장 내 취식 행위가 금지된다. 또 점포 내에서 판촉·호객행위를 하거나 이벤트성 소공연을 할 수 없다. 이들 업장에 대해선 별도 계도기간이 부여되지 않는다. 방역패스가 해제된 나머지 3개 업종은 자율적으로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영화관·공연장의 경우 자율적으로 좌석 한 칸 띄어 앉기를 실시하고, 도서관과 박물관·미술관은 사전예약제 운영, 칸막이 설치 등을 자체 시행한다. 한편 4일부터 방역패스 적용 예외 대상이 확대된다. 이날부터는 코로나19 백신 1, 2차 접종 이후 이상반응 의심증상으로 하루 이상 입원 치료를 받았거나, 이상반응을 신고했지만 ‘인과성 근거 불충분’으로 보상받지 못한 사람도 ‘방역패스 예외’를 적용받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어려운데도 방역패스를 의무 적용하는 건 지나친 기본권 침해라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일 기준으로 방역패스 예외확인서를 발급받은 사람은 총 1만9169명이다. 이 중 신설 항목인 ‘이상반응으로 인한 입원 치료’ 항목에 해당된 사례가 2363건, ‘인과성 근거 불충분’에 해당한 사례가 41건이다. 전체 사례 중 면역결핍 또는 면역억제제, 항암제 투여로 접종 연기가 필요한 경우가 1만1262건으로 가장 많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방역패스 예외확인서를 받았더라도 미접종·불완전접종 상태에선 코로나19 감염 및 중증 악화 위험이 높은 만큼 실내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미접종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2차 접종자의 5배, 3차 접종자의 13배 수준으로 높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다로 치솟자 ‘방역 효율화’ 작업을 시작했다. 재택치료 환자의 모니터링 횟수를 줄이고, 확진자 동선 역학조사를 간소화하는 등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이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게 재택치료 환자의 증가다. 국내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늘어나는 상황을 먼저 막아야 한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3일 0시 기준 재택치료 중인 코로나19 환자는 9만7136명이다. 그동안 정부가 밝혀 온 재택치료 관리 가능 인원(10만6000명)의 91.6%까지 찼다. 최근 1주(1월 28일∼2월 3일) 국내 하루 평균 확진자는 1만8533명이다. 이는 직전 1주(1월 21∼27일)의 2배이며, 2주 전(1월 14∼20일)의 3.9배에 이른다. 이에 정부는 3일부터 의료진이 재택치료 환자에게 전화해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모니터링 횟수를 60세 이상 고위험군은 하루 3번에서 2번, 60세 미만은 2번에서 1번으로 줄였다. 방역당국은 이 조치로 재택치료 관리 가능 인원이 40∼5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험도가 낮은 확진자는 모니터링을 줄이는 게 효율적이지만, 고위험군은 갑자기 증상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더 집중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7일부터는 역학조사를 할 때 기존 전화 인터뷰 대신 확진자 스스로 스마트폰을 활용해 동선을 기입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확진자가 스마트폰 활용이 서툰 경우에만 기존대로 보건소 인력 등이 전화해 역학조사를 진행한다. 국내 코로나19 환자 증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사자 대비 확진자 비율이 이날 0시 기준 10.9%까지 늘었다. 검사자 10명 중 1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그만큼 지역 내 ‘숨은 감염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이달 말, 다음 달 초 ‘확진자 하루 10만 명’ 발생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델타 변이에 비해 환자 입원율이 줄어 하루 확진자가 5만 명 이상 발생해도 의료 체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잇따라 방역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방역당국은 우리 상황과는 맞지 않다고 밝혔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방역을 완화한) 덴마크, 노르웨이 등은 누적 감염 비율이 10% 정도 된다”며 “한국은 자연 면역이 많이 떨어지는 만큼 해외 경우와 일대일 비교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의 누적 코로나19 감염자는 90만7214명으로, 전체 인구의 1.8% 수준이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동네 병·의원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와 진료를 받도록 한 오미크론 변이 대응 체계가 3일 전국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시행 첫날부터 검사 가능한 의료기관 수가 정부 발표보다 많이 부족하고, 해당 명단도 뒤늦게 공지됐다. 또 정부가 동네 의원 신속항원검사 진료비는 5000원이라고 알려 왔던 것과 달리 현장에서는 수만 원의 검사비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혼란이 일었다. 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에 코로나19 진료 참여 의사를 밝힌 동네 의원(호흡기 진료 지정의료기관)은 1018곳이다. 방역당국은 이 중 343곳이 3일부터 바로 코로나19 검사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이날 실제 검사를 수행한 곳은 207곳에 그쳤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설 연휴 직후 일반 환자 진료 수요가 늘어난 데다 신속항원검사 키트 배송도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진료 의원 명단은 이날 오전 11시 50분이 넘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오전 내내 곳곳에서 “코로나19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원이 어디냐”는 불만이 나왔다. 이와 별개로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돼 미리 명단이 공개됐던 병·의원 391곳은 이날 코로나19 검사를 시작했다. 정부의 부정확한 안내도 문제가 됐다. 당초 정부는 “의원을 이용하는 경우 진찰료는 5000원, 검사비는 무료”라고 안내해 왔다. 하지만 이날 일부 의원은 “이는 유증상자 및 접촉자에게만 해당되고, 나머지는 검사비를 내야 한다”며 무증상자에게 몇만 원씩 청구했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 관계자는 뒤늦게 “원칙은 증상이 있거나 접촉자인 경우 5000원을 받는 것”이라며 “병·의원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해 비급여로 고액을 받는 걸 막을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3일 0시 기준 하루 확진자는 2만2907명으로 역대 최다를 나타냈다. 3일에는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확진자가 2만4000명이 넘어 4일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는 2만 명대 후반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은 6일 종료되는 ‘인원 제한 6인, 시간 제한 오후 9시’의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를 연장해 4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자가진단 양성자-고위험군 뒤섞여… 동네병원 코로나 검사 혼란[오미크론 대확산] ‘오미크론 대응’ 첫날부터 우왕좌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가 전면 개편된 3일 전국의 선별진료소와 병·의원에서는 혼란이 끊이지 않았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으러 선별검사소를 찾아온 시민이 바뀐 규정 탓에 발길을 돌리는가 하면, 코로나19 검사 및 치료가 가능한 병·의원에서는 자가진단키트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이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과 뒤섞이는 모습도 목격됐다.○ “정부는 5000원이라던데 7만 원?”3일 서울 서초구의 한 이비인후과 의원이 “코로나19 무증상자가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면 7만 원을 내야 한다”고 안내하자 병원을 찾은 상당수는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방역 당국이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 비용 5000원이 든다고 했던 것과 달랐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병원도 증상이 없을 경우 신속항원검사는 5만7000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1만 원이 넘는 비용이 청구되는 곳이 많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 같은 혼란은 방역 당국에서 증상이 없거나 밀접접촉자가 아닌 사람이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때 추가 비용이 든다는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탓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현장에서 고가의 검사비가 문제가 되자 “무증상자라고 해도 신속항원검사 비용이 7만 원이라면 지나치다”며 “이런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자가진단키트 ‘양성’과 70세 고위험군 뒤섞여3일부터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만 선별검사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고, 그 외엔 자가진단이나 호흡기전담클리닉 신속항원검사 등에서 양성이 나와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자가진단키트 ‘양성’이 나온 경우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과 거리를 두고 대기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진 곳은 거의 없었다. 이날 동아일보가 선별검사소 3곳과 병·의원 4곳을 돌아본 결과, 7곳 모두 자가진단 ‘양성’을 받은 이들과 다른 검사자들이 한곳에 섞여 있었다. 영등포구의 한 병원에선 자가진단 양성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이 고위험군인 70대 여성과 소매가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서 있었다. 한 선별검사소 직원은 “자가진단에서 양성이 나온 분들은 따로 PCR 검사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인원이 한꺼번에 몰려 직원들이 일일이 확인을 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했다.○ 검사 가능 병원 목록 공개 늦어바뀐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공영주차장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자가진단키트를 받아든 A 씨(50)는 PCR 검사를 못 받는다는 말을 듣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A 씨는 “혹시 양성인데 (자가진단키트로는) 음성이 나올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일부 선별검사소에선 지침과 무관하게 PCR 검사를 받게 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있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선별검사소 앞에서는 한 50대 여성이 “한국 나이로 예순 살이 넘었다”며 “PCR 검사를 받게 해달라”고 직원에게 반복해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날 코로나19 검사 및 치료가 가능한 동네 병·의원 목록 공지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홈페이지를 뒤졌는데 검사 가능한 동네 병·의원 명단이 오전 내내 올라오지 않아 난감했다”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동네 병·의원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와 진료를 받도록 한 오미크론 변이 대응 체계가 3일 전국에서 시작됐다. 매일 확진자 수가 2만 명을 넘어 생기는 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시행 첫 날부터 검사 가능한 의료기관 수가 정부 발표보다 크게 부족하고, 병원마다 검사 비용을 다르게 안내하는 등 혼란이 컸다. 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에 코로나19 진료 참여 의사를 밝힌 동네 의원(호흡기 진료 지정의료기관)은 1018곳이다. 방역당국은 이 중 343곳이 3일부터 바로 코로나19 검사에 나설 것이라 예고했다. 하지만 이날 실제 검사를 수행한 곳은 208곳에 그쳤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설 연휴 직후 일반 환자 진료 수요가 늘어난 데다 연휴로 인해 신속항원검사 키트 배송도 늦어졌다”고 이유롤 설명했다. 코로나19 진료 가능 동네 의원 명단 공지도 늦어졌다. 이날 오전 11시가 되어서야 명단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곳곳에서 “우리 지역에서 코로나19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원이 어디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방역당국은 다음 주에나 코로나19 진료 참여를 신청한 모든 병원에서 검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별개로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돼 미리 명단이 공개됐던 병·의원 391곳은 이날 코로나19 검사를 시작했다. 바뀐 코로나19 방역 체계를 미리 알지 못해 헛걸음하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이날부터 60세 미만은 선별진료소를 찾아도 바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없게 됐다.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할 때 진료비 5000원이 청구되는 것 역시 이날 처음 시행되면서 곳곳에서 환자와 의료진 간의 갈등이 생겼다. 한편 3일 0시 기준 하루 확진자는 2만2907명으로 역대 최다를 나타냈다. 사흘 연속 최다 수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6일 종료되는 ‘인원 제한 6인, 시간제한 오후 9시’의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한 차례 더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새 거리 두기 수칙은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이후 최종 결정된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