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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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취재분야

2024-08-28~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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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를 뜨겁게 달구는 뮤지컬의 향연

    지방 뮤지컬의 활성화를 이끌어온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올해 9회째를 맞아 26일부터 대구오페라하우스, 계명아트센터 등에서 열린다. 공식 초청작 5편, 창작지원작 4편 등 모두 19편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개막작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에서 모티브를 따 동명의 공상과학(SF) 영화와 결합해 만든 코믹 뮤지컬 ‘포비든 플래닛’이다. 더 비치 보이스, 엘비스 프레슬리, 마빈 게이 등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로큰롤 음악으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 1989년 영국 초연 후 미국 스웨덴 덴마크 등에서 인기를 끌었다. 폐막작인 체코뮤지컬 ‘팬텀 오브 런던’은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뮤지컬 ‘잭 더 리퍼’의 또 다른 버전이다. 뮤지컬 ‘시카고’ 등으로 유명한 브로드웨이의 안무가 밥 포시가 참여한 뮤지컬 ‘스윗 채리티’ 등이 DIMF 무대에 오른다. 국내 작품으론 광복 70주년을 맞아 위안부를 소재로 한 국내 창작극 ‘꽃신’이 공식 초청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27일 대구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개막 축하 공연에는 뮤지컬 ‘라카지’ ‘삼총사’에 출연한 그룹 2AM의 리더 이창민과 이건명, 박소연 등이 참여한다. www.dimf.or.kr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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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귀국 포기 않겠습니다” vs “국민도 저지 포기 안 해”

    “저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39)이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 또다시 귀국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이번에도 냉소적 반응을 쏟아냈다. 유승준은 20일 웨이보에 “저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용기를 내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꿈꾸고 있습니다.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다시 일어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승준”이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트위터나 포털사이트 등에선 “국민들도 당신 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당신의 입국 금지를 포기하지 않겠다”(letit**) “메르스가 진정되는 게 보이나 보지?”(srsll**) “그 끈기로 군대를 가지 그랬냐”(MughalEmpi**) 등의 냉소적인 글들이 많았다. 유승준은 지난달 19일과 27일 인터넷 방송으로 두 차례 병역 기피 의혹을 사과하면서 귀국 의지를 보였으나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특히 27일엔 인터넷 방송 직후 마이크가 꺼진 것으로 착각한 스태프가 욕설을 하는 것이 그대로 방송되기도 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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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상위 1%에게만 유리한 경제정책, 그 해결 방안은…

    ‘경기 활성화와 기업 투자 확대를 위해 기업 법인세를 인하해야 한다.’ ‘재정 적자로 인해 세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왠지 기시감이 느껴지는 문장들이다. 수년 간격으로 잊을 만하면 단골로 등장하는 뉴스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진보 정치경제학자이자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미국 사회에서 30년간 최저 세율을 적용받아 온 상위 1%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경제 정책을 분석하고, 나머지 99%에게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불리한지에 대해 깊이 있게 파헤쳤다. 저자는 경제와 민주주의가 특정 세력에 의해 왜곡돼 가는 원인을 밝히고, 부자 적용 세율 인상, 상위 0.5%인 부유층에 대한 재산세 2% 부과, 금융 거래 0.5% 세금 부과, 국방 예산 삭감, 값비싼 의료비 통제, 교육과 사회기반시설 투자, 월스트리트 거대 은행의 규모 제한 등 소수가 부를 독점하는 문제를 해소하는 해법으로 ‘부자에게 적용하는 세율을 1981년 이전 수준으로 인상하라’, ‘치솟는 의료비를 메디케어로 통제해야 한다’ 등 11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을 언급하며 “불평등의 심화는 미국에 그랬듯 한국에 지금보다 큰 문제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부의 불평등을 풀 구체적인 해법으로 ‘대학 입학 절차를 향상시켜 능력이 뛰어난 저소득층 자녀에게 고소득층 자녀와 똑같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줘라’, ‘직업과 기술교육의 질을 강화해라’, ‘저소득층 자녀가 조기 아동 교육과 보살핌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노동시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격차를 줄여라’, ‘근로소득세 공제와 기타 제도를 확대해 저소득층 가정이 지금보다 많은 몫을 받을 수 있도록 해라’ 등의 방안을 제안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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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친 딸들아, 엄마에게 기대렴”

    ‘삶이 힘들고 지칠 때,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을 땐 엄마에게 기대렴.’ ‘엄마 전문 배우’ 김용림(75) 나문희 씨(74)가 연극 ‘잘자요, 엄마’에 더블 캐스팅돼 연기 대결을 벌인다. 1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12길 수현재씨어터에서 만난 두 배우는 “워낙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더 나이 먹기 전에 꼭 다시 이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매번 연습할 때마다 눈물을 쏟아낼 만큼 가슴을 울리는 명작”이라며 출연 소감을 말했다. 연극 ‘잘자요, 엄마’는 자살할 것을 엄마에게 통보하는 딸과 그런 딸의 자살을 저지하려는 엄마의 하룻밤 이야기를 그린 2인극. 딸 역엔 배우 이지하 염혜란이 더블 캐스팅됐다. 1982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이듬해 미국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을 수상한 수작이다. 한국 초연(1987년) 당시 배우 윤여정이 번역하고 드라마 작가인 김수현 씨가 각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초연 때 김용림 씨는 엄마 ‘델마’ 역을 맡은 적이 있고 나문희 씨는 초연 멤버는 아니지만 2008년에 역시 엄마로 무대에 서 흥행을 이끌었다. 나 씨는 “김용림 씨는 동료이지만 제겐 라이벌인 존재”라며 “항상 김용림 씨가 출연하는 드라마도 열심히 보곤 했는데 이번에 같이 엄마 역할을 맡아 좋은 대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 씨는 “희한하게 드라마에선 나문희 씨와 같은 작품에 출연한 적이 없어 기대된다”며 웃었다. 특히 김 씨는 10여 년 만의 연극 무대다. 김 씨는 “2008년에 후배이자 수현재컴퍼니 대표인 조재현 씨가 이 작품 출연을 제안했는데 TV 드라마 스케줄상 출연을 못했다. 그때 조 대표가 ‘선배님, 언제까지 TV만 하실 겁니까’라고 한마디 하는데 순간 너무 부끄러웠다.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고자 이번만큼은 단박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두 배우가 바라본 ‘잘자요, 엄마’의 매력은 뭘까. “엄마와 딸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관계와는 다르게 가장 가까운 관계이면서도 서로 직설적으로 가슴을 찌르는 아픔을 주고받는 애증의 관계죠. 실제 많은 모녀들의 관계를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김 씨) “극 중 간질병을 앓는 딸이 병이 완치되는 날 세상에 회의를 느껴 자살이란 선택을 하게 됩니다. 정상적인 사람도 살아가기 힘든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작품이라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나 씨) 7월 3∼19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4만5000∼5만5000원. 1544-1555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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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자람 “저보고, 천생 무당 얼굴이래요”

    “하하. 이자람 씨 이렇게 생겼어요? 천생 무당 얼굴이네. 내가 ‘문제적 인간 연산’이란 작품을 할 건데…. 녹수랑 폐비 윤씨 1인 2역 해볼 생각 없어요?”(연출가 이윤택 씨) 소리꾼 이자람(36)이 1995년 초연된 연극 ‘문제적 인간 연산’의 재공연에 ‘장녹수’ ‘폐비 윤씨’ 역을 동시에 맡는다. 2013년 연극 ‘당통의 죽음’에서 해설자인 ‘거리광대’로 출연한 적은 있지만, 그가 정통 연극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르는 건 처음이다. 게다가 7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 백석광(32)이 연산군으로 함께 나온다. 11일 서울 용산구 청파로 국립극단에서 만난 이자람은 “지난해 말 연극 ‘혜경궁 홍씨’에 백석광이 사도세자로 출연해 공연장을 찾았는데 작품 연출자인 이윤택 선생님이 대뜸 캐스팅을 제안했다”며 “며칠 뒤 사무실로 다시 부르시길래 별 고민 없이 오케이했다”고 말했다. 연극에서 녹수는 사실 무당의 역할을 한다. 녹수가 억울하게 죽은 폐비 윤씨의 혼을 내려 받는 것. 이를 계기로 연산군의 복수가 시작된다. “사실 녹수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노래를 잘 부른다는 이유로 기생이 되는데, 아주 예쁜 얼굴도 아니었대요. 음…. 그래서 저를 캐스팅하신 걸까요? 하하.” ‘문제적…’은 이 씨가 직접 대본을 썼고 초연 당시 제32회 동아연극상 희곡상을 탔다. 이번 공연은 2003년 재공연 이후 12년 만에 다시 관객 앞에 서는 자리다. 그는 이자람을 선택한 것에 대해 “소리꾼이지만 천생 연기파 배우”라며 “작품과 인물에 대한 해석력이 대단한 친구라 연출가와 배우의 관계라기보다는 예술적 파트너 같은 존재”라고 치켜세웠다. 이자람은 이번 공연에서 대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노래를 만들고 음악감독을 맡았다. 1인 2역의 배우와 음악감독으로서 ‘슈퍼우먼’과 같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연습 무대에서 백석광과 호흡을 맞출 때는 에너지를 뿜어냈다. 이자람은 지난해 연극 ‘추물·살인’에서 예술감독과 작창을 맡아 제51회 동아연극상에서 신개념연극상을 수상했을 때도 “살면서 꼭 받고 싶었던 상”이라고 밝혔을 만큼 연극에 애착이 상당하다. 그는 “소리꾼이지만 늘 연극을 동경해왔기 때문에 지금이 매우 즐겁다”며 웃었다. 이자람은 이번 작품에서 자신만의 도전 과제를 세웠다. 기존 ‘장녹수’ 캐릭터의 고정관념을 깨는 것. “제가 생각하는 녹수는 요염하지도 않고 교태가 넘치지도 않아요. 혼자 후줄근한 광목 한복을 두르고 선 생활력이 강한 여자라고나 할까요. 적당히 똑똑하고, 천박함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당당하게 여기는 녹수를 그려낼 겁니다.” ‘문제적…’은 배우들의 연기와 탄탄한 극본의 힘은 물론이고 이자람의 구성진 소리, 백석광의 춤사위를 덤으로 즐길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다. 백석광도 2001년과 2004년 각각 동아무용콩쿠르 학생부 금상과 전체 대상을 받은 실력파. 자신의 전공인 한국무용의 맛을 살려 표현하는 광기 어린 폭군 연산의 움직임을 눈여겨볼 만하다. 다음 달 1일부터 26일까지 명동예술극장. 2만∼5만 원, 1644-2003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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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니버설발레, 전혀 새로운 ‘지젤’ 세계 초연…아쉬움 있다면?

    한국적 소재인 ‘심청’과 ‘춘향’을 성공적인 창작발레로 정착시킨 유니버설 발레가 전혀 새로운 ‘지젤’을 세계 초연했다. 안무를 맡은 호주의 그램 머피는 ‘호두까기인형’의 어린 클라라를 호주에 정착한 러시아 황실발레 출신의 할머니로 바꾼다거나 ‘백조의 호수’의 오데트 공주에게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이미지를 투영하는 등의 작업으로 ‘발레계의 탁월한 이야기꾼’이 된 유명 안무가다. 그런데 머피의 방식이 바뀌었다. 위 두 작품에서는 원곡을 일부 순서만 바꿔 사용한 반면 이번에는 영화음악가 크리스토퍼 고든의 새 음악을 사용했다. 줄거리도 예상보다 변화가 적어서 원래 캐릭터를 그대로 등장시키되 왜 악령을 이끄는 미르트가 원한을 품게 되었는지를 지젤 부모와의 삼각관계로 제시했고, 악령을 물리치는 힘은 여제사장인 지젤의 모친이 지닌 크리스탈에서 나온 것으로 했다. 쉽고 효과적으로 갈 수 있는 길을 괜히 어렵게 돌았다는 느낌이다. 새 음악은 난해하지 않고 극적 상황과 잘 부합하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지젤의 원곡이 지닌 1막의 화사한 풍광과 2막 숲속 묘지에서 펼쳐지는 낭만주의 특유의 ‘아름다운 기괴함’이 그리웠다. 음악이 바뀌면서 왜 여기 담긴 이야기가 지젤인가 하는 필연성도 떨어졌다. 원래의 지젤에서는 1막보다 2막이 훨씬 중요하고 감동적인데 머피가 오히려 1막 이야기를 늘리고 2막은 줄인 것도 극적 불균형을 가져왔다. 더욱이 죽음을 초월한 사랑으로 연인 알브레히트를 구해내는 것이 아니라 크리스탈의 힘으로 이겨낸다는 것도 ‘인디애나 존스’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다. 따라서 이번 신작은 이야기꾼으로 머피의 솜씨가 아니라 원작의 포즈를 날카롭게 재구성하고 고전 발레 테크닉으로 얼마든지 새로운 것을 보여줄 수 있음을 입증한 안무에 점수를 주어야 할 것 같다. 악의 화신으로 캐릭터를 강화했음에도 카리스마를 느낄 수 없었던 미르트의 춤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말이다. 머피가 호주에서 데려온 무대와 의상, 조명 디자인팀은 신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면서도 현대에 통용될만한 호사스런 볼거리를 제공했으며 크리스토퍼 고든의 음악도 그 자체로는 충분히 높은 수준이었다. 아쉬움도 남지만 유니버설 발레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꼭 거쳐야 할 새로운 한걸음을 내딛었다. 제목은 안무가 이름만 붙인 그램 머피의 지젤이 아니라 ‘지젤 이야기’나 ‘또 다른 지젤’처럼 살짝 바꾸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유형종 음악·무용 칼럼니스트}

    •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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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춤판에 뛰어드는 ‘영상 마법사’들

    11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린 국립무용단의 신작 ‘적’ 공연장엔 충무로의 스타들이 줄줄이 떴다. 영화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놈놈놈)의 김지운 감독,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 영화배우 정우성 이정재 엄지원 이솜 등의 발길이 이례적으로 줄을 이었다. 이들이 무용 공연장을 찾은 이유는 영화 ‘남극일기’ ‘마담 뺑덕’ 등을 연출한 임필성 감독의 무용 연출 데뷔 무대를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국립무용단이 과감하게 영화감독에게 작품을 맡긴 ‘적’은 세련된 미장센으로 공연 시간 내내 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무용과 영화계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이 화제가 되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 객석 점유율은 첫 공연일인 11일 99%, 12일은 90%, 13일엔 100%를 기록했다. 올해 무용계의 두드러진 특징은 영화인과의 협업이다. 5∼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일차원’은 영화 ‘만신’의 박찬경 감독이 시각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됐다. ‘공일차원’은 유료 객석 점유율도 평균 83.7%에 달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국립현대무용단은 11월 공연할 예정인 ‘어린왕자’의 연출 역시 ‘놈놈놈’의 김지운 감독에게 맡긴 상태다. 영화감독이 무용에 도전장을 내미는 이유는 무엇일까. 임필성 감독은 “나를 비롯해 박찬경, 김지운 감독의 영화 연출 스타일이 스토리만큼이나 비주얼 면을 중시하다 보니 육체적 춤의 언어나 장면 해석을 요구하는 무용 연출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13일 ‘적’ 공연장에서 만난 김지운 감독도 “배우에게 연기 주문을 할 때 연출가가 몸의 움직임을 세세히 알고 있어야 할 때가 많다”며 “인간의 몸을 가장 아름답고 강하게 표현하는 무용수와의 작업이 영화감독 입장에선 새로운 연출 공부이기 때문에 무용 연출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박찬경 감독도 또다시 무용 연출 의뢰가 들어온다면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무용에 대중적 관심과 새로운 감수성을 불어넣고 싶은 무용계의 개방성이 영화감독의 진출에 한몫했다는 평도 나온다. 이미 패션디자이너 정구호 씨가 2013년 ‘묵향’ ‘단’을 연출해 흥행에 성공하면서 협업에 비교적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는 것. 올 들어 2개의 작품 연출을 영화감독에게 의뢰한 국립현대무용단 안애순 단장은 “다른 장르와 협업하면 습관적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며 “무용의 비언어적인 움직임의 한계를 영화감독들이 시각적으로 잘 풀어내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했다. 무용평론가 장인주 씨도 “영화감독의 경우 안무가에 비해 움직임, 무대 장면 전환 등의 타이밍이 탁월하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했다. 하지만 다른 장르와의 협업에 대해 유행만 타지 말고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 씨는 “다른 장르와의 협업이 긍정적이지만 마치 컨템포러리 작업의 정답인 양 인식되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용평론가 심정민 씨도 “결국 무용이 주체가 돼 영화를 끌어들였느냐, 아니면 주객이 전도돼 영화감독이 무용을 단순히 끌어들였느냐의 문제가 협업의 성패에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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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 영화감독들이 춤에 도전장 내민 이유는?

    11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린 국립무용단의 신작 ‘적’ 공연장엔 충무로의 스타들이 줄줄이 떴다. 영화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놈놈놈)의 김지운 감독,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 영화배우 정우성 이정재 엄지원 이솜 등의 발길이 이례적으로 줄을 이었다. 이들이 무용 공연장을 찾은 이유는 영화 ‘남극일기’ ‘마담뺑덕’ 등을 연출한 임필성 감독의 무용 연출 데뷔 무대를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국립무용단이 과감하게 영화감독에게 작품을 맡긴 ‘적’은 세련된 미장센으로 공연 시간 내내 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무용과 영화계의 콜라보레이션(협업)이 화제가 되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 객석 점유율은 첫 공연일인 11일 99%, 12일은 90%, 13일엔 100%를 기록했다. 올해 무용계의 두드러진 특징은 영화인과의 협업이다. 5~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일차원’은 영화 ‘만신’의 박찬경 감독이 시각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됐다. ‘공일차원’은 유료 객석 점유율도 평균 83.7%에 달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오는 11월 공연 예정인 ‘어린왕자’의 연출 역시 ‘놈놈놈’의 김지운 감독에게 맡긴 상태다. 영화감독이 무용에 도전장을 내미는 이유는 무엇일까. 임필성 감독은 “나를 비롯해 박찬경, 김지운 감독의 영화 연출 스타일이 스토리 만큼이나 비주얼 면을 중시하다보니 육체적 춤의 언어나 장면 해석을 요구하는 무용 연출의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13일 ‘적’ 공연장에서 만난 김지운 감독도 “배우에게 연기 주문을 할 때 연출가가 몸의 움직임을 세세히 알고 있어야 할 때가 많다”며 “인간의 몸을 가장 아름답고 강하게 표현하는 무용수와의 작업이 영화감독 입장에선 새로운 연출 공부이기 때문에 무용 연출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박찬경 감독도 또 다시 무용 연출 의뢰가 들어오겠다면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무용에 대중적 관심과 새로운 감수성을 불어넣고 싶은 무용계의 개방성이 영화감독의 진출에 한몫했다는 평이다. 이미 패션디자이너 정구호가 2013년 ‘묵향’ ‘단’을 연출해 흥행에 성공하면서 협업에 비교적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는 것. 올 들어 2개의 작품 연출을 영화감독에게 의뢰한 국립현대무용단 안애순 단장은 “다른 장르와 협업하면 습관적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며 “무용의 비언어적인 움직임의 한계를 영화감독들이 시각적으로 잘 풀어내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했다. 무용평론가 장인주 씨도 “영화감독의 경우 안무가에 비해 움직임, 무대 장면 전환 등의 타이밍이 탁월하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했다. 하지만 다른 장르와의 협업에 대해 유행만 타지 말고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 씨는 “다른 장르와의 협업이 긍정적이지만 마치 컨템포러리 작업의 정답인 양 인식되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용평론가 심정민 씨도 “결국 무용이 주체가 돼 영화를 끌어들였느냐, 아니면 주객이 전도돼 영화감독이 무용을 단순히 끌어들였느냐의 문제가 협업의 성패에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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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아버지의 일생을 마주하다

    부모가 자신의 눈으로 바라본 자녀의 성장 과정을 기억하듯, 자녀도 어린 시절 그 누구보다 강해 보이던 부모의 젊은 시절부터 백발의 노인이 된 모습까지 눈으로, 가슴으로, 머리로 기억하기 마련이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약해지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과거 젊고 패기 넘치던 그들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것도 어찌 보면 우리의 기억 속에 전성기의 부모 모습이 저장돼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연극 ‘허물’은 이 점에 착안해 40대의 아들 다쿠야가 80대 노인이 된 아버지의 ‘역(逆)성장기’를 관찰하며 과거의 아버지를 마주한다. 국내 초연작으로 국립극단의 젊은 연출가전 시리즈로 선보였다. 우체국에서 일하던 다쿠야는 한창 잘나가야 할 시기에 불륜이란 실수로 모든 걸 잃은 인물이다. 대학 동창생과의 불륜으로 안정된 직장을 잃고 아내도 그에게 이별을 고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도 충격으로 세상을 떠난다. 어머니의 49재 때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요리술을 나눠 마신 것을 계기로 ‘거꾸로 흐르는 시간’을 체험하게 된다. 단 6일간의 시간 동안 다쿠야는 하루 간격으로 치매에 걸린 80대 아버지부터 따뜻했던 60대 아버지, 직장인으로선 높은 신분의 전성기를 누렸지만 건강이 좋지 않았던 50대 아버지, 여자를 좋아하며 한량 같은 삶을 살았던 40대 아버지, 꿈과 희망에 부풀었던 30대 아버지, 다쿠야가 태어나기도 전이었기에 전혀 만나 볼 수 없었던 20대와 10대 시절의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아버지들이 하루 사이에 10년, 20년 젊어지는 비결은 바로 ‘허물’에 있다. 곤충이 허물을 벗듯, 노화된 몸을 허물처럼 벗어내고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아버지’ 캐릭터지만 외모상 통일성이 없는 배우 6명이 나이대별 아버지로 등장한다. 헌데 서로 다른 외모만큼이나 각 나이대 아버지들은 성격도, 가치관도, 성숙함도 큰 편차를 보인다. 그래서 서로 다른 6명의 배우가 단 한 명의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6명의 아버지 중 80대 아버지를 맡은 임홍식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그의 연기는 관객으로 하여금 ‘리얼리티’를 물씬 느끼게 한다. 아버지가 첫 허물을 벗기까지 초반 20분가량이 다소 지루하게 전개되는 점이 아쉽지만 신예 연출가 류주연은 전체적으로 2시간 15분의 극을 유쾌하게 끌고 간다. 14일까지 서울 용산구 청파로 국립극단 소극장 판. 1만∼3만 원. 1588-5966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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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기 비결? 삶의 컬러 바꾼 뒤 연출방식도 변했기 때문”

    연극 연출가 김광보 씨(51)는 요즘 연극계에서 가장 주가가 높은 연출가 중 한 명이다. 지난해 연극 ‘줄리어스 시저’ ‘사회의 기둥’ 등 7개 작품을 올려 ‘흥행’과 ‘호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손에 쥐었다. 올 초 신작 ‘여우인간’을 쓴 극작가 이강백 씨(68)가 “신작만큼은 꼭 김광보에게 연출을 맡기고 싶었다”고 고백했을 정도다. 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프로즌(Frozen)’도 그가 연출을 맡았다. 국내 초연작인데도 관객들의 호응이 뜨겁다. 프리뷰 공연 4회, 일반 공연 18회, 연장 오픈 9회분 티켓이 모두 매진됐다. 초연작이 무대에 오르기 전에 전석 매진되는 건 매우 드물다. 4일 만난 김 씨는 “극 내용이 굉장히 어둡고 전반부에 3명의 배우가 한참 독백을 이어가기 때문에 출연 배우들과 ‘과연 표가 팔릴까’ 걱정했는데 전석 매진이 됐다고 하니 이해가 안 간다”며 웃었다. 그는 “이석준 박호산 우현주 등 출연 배우들이 관객에게 신뢰받는 배우들이고 저 또한 공연을 많이 올린 연출이어서 그동안 누적된 관객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연극계에선 ‘김광보’란 이름이 브랜드가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영국 유명 극작가 브라이오니 레이버리의 대표작인 ‘프로즌’은 연쇄 살인으로 어린 자녀를 잃은 엄마 낸시,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한 연쇄살인범 랄프, 연쇄살인범을 연구하는 정신과 의사 아그네샤의 삶을 교차시키며 인물 간의 심적 갈등과 변화를 그린 작품이다. 1일 서울시극단 단장에 임명된 그에게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연극 연출가로 살아가는 비결에 대해 물었다. 그는 수줍게 웃으며 “삶의 컬러를 바꾼 뒤 연출 방식도 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8년부터 15년간 늘 검은색 옷만 입었다. 1997년 대표로 있던 극단 ‘청우’를 속된 말로 ‘말아먹은’ 뒤 슬럼프에 빠졌다. “당시 극단 미추 손진책 감독을 찾아가 사정한 끝에 ‘뙤약볕’이란 작품을 연출하게 됐는데 하루는 배우 정태화가 절 보더니 검은색과 흰색 옷이 잘 맞는다고 하더라고요. 속는 셈 치고 그 이후부터 검은색 옷만 줄곧 입었는데 뙤약볕이 흥행에 성공한 거죠.” 이를 계기로 그는 15년간 그의 삶을 검은색으로 온통 채웠다. 그의 외고집은 우습게도 3개월 만에 꺾였다. “2013년 3개월간 일본에 연수를 가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검은색이 주는 무게감에 지쳤다고 할까요. 내가 그동안 너무 짓눌려 있었다는 깨달음을 얻었죠.” 한국에 돌아온 뒤부터 현재까지 그는 젊고 다양한 컬러를 소화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옷의 색깔에 변화를 준 것뿐인데 연극 내용이 어두울수록 겉으로는 밝고 경쾌하게 보여주는 연출을 하게 됐다”며 “다행히 평단과 대중의 평가가 후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극단 단장에 임명되면서 1994년부터 맡아온 극단 청우 대표직을 후배에게 넘겨줬다. 그는 “침체된 서울시극단에 숨을 불어넣고 싶다”고 했다. 시극단에서 올가을 고현옥 작가의 ‘나는 형제다’와 내년 봄 ‘헨리 4세’를 연출할 예정이다. 연극 프로즌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다음달 5일까지 공연된다. 전석 3만5000원. 02-744-7661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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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이 동서남북에 고하노라, 독도는 한국 땅임을…”

    “하늘이 독도가 한국 땅임을 고한다.” 현충일인 6일 오후 4시경. 독도에 징소리가 울려 퍼졌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독도를 찾은 한국춤협회 임원진 8명이 ‘천고독도한령(天告獨島韓領·하늘이 독도가 한국 땅임을 고한다)’이라는 제목의 춤 공연을 펼쳤다. 한국춤협회 이사장인 백현순 한국체육대 교수, 임학선 성균관대 교수, 백정희 한양대 교수, 윤덕경 서원대 교수, 안병주 경희대 교수, 임현선 대전대 교수, 이애현 남서울대 교수, 이미영 국민대 교수가 무용수로 참가했다. 독도 땅에 발을 내딛자마자 임학선 교수가 동서남북 사방을 향해 징을 치며 ‘사방무(주변에 마가 끼지 않도록 사방을 정화하는 춤)’를 선보였다. 이어 태극기를 손에 든 백현순 교수를 필두로 흰색 개량 한복을 갖춰 입은 무용수들이 직사각형으로 대열을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10분가량 이어진 춤은 신을 부르는 청신(請神), 신과 한바탕 놀이를 하는 오신(娛神), 신을 보내는 송신(送神)으로 이뤄졌다. 먼저 순국선열을 불러 모시는 ‘터 벌임 장단’에 맞춰 화려한 팔을 감는 사위,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 위 사위, 땅을 딛는 아래 사위 등이 이어졌고, 윤덕경 임현선 교수가 태극의 음과 양이 돼 절도 있는 2인무를 펼쳤다. 이후 엇모리·자진모리장단에 맞춰 신과 한바탕 놀이를 하는 부분에선 점·선·원으로 이어지는 태극 구조의 춤을 추면서 팔을 감고 어르는 사위, 탈춤 사위, 강강술래 사위, 손뼉을 치며 도는 사방돌이 사위 등을 선보였다. 이날 독도 관광에 나선 400여 명의 시민은 열띤 환호로 이들의 춤에 화답했다. 원을 그리며 추는 강강술래 사위에선 시민 10여 명이 함께 어울려 신명 나는 춤판을 벌였다. 공연 마지막에 무용수들이 대형에 맞춰 태극기를 넓게 펼치자 관람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며 박수를 보냈다. 최정녀 씨(73)는 “현충일에 독도 땅을 밟은 것도 가슴 벅찬데,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는 한국 춤 공연까지 구경하게 돼 찡했다”며 “춤을 보고 왠지 나도 동참하고 싶어 강강술래 부분에서 뛰어들어 함께 춤을 췄다”며 웃었다. 백 이사장은 이번 공연의 배경에 대해 “일본이 엉뚱하게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모습을 보며 백번 말하는 것보다 독도 현지에서 한 번의 몸짓으로 독도가 우리 땅임을 일깨워 주고 싶었다”며 “광복 70주년을 맞아 1월부터 무용인들이 춤의 사회적 역할을 보여 줄 수 있는 공연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무용계 원로 김백봉 선생의 딸이자 김백봉 부채춤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3호인 안 교수도 “삼삼오오 손에 깃발 태극기를 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걸어 나와 함께 춤을 추는 순간 가슴이 찌릿했다”며 “우리 땅 독도에서 전통 춤을 출 수 있어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독도=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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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나도 모르게 남긴 인터넷 공간의 흔적… 나와는 무관하게 ‘결합’되고 ‘보고’된다

    스마트폰에서 페이스북을 접속한 뒤 일상을 기록하고, 친구의 글에 ‘좋아요’ 버튼을 눌러 관심을 보여주는 행위. G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업무 메일을 주고받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물건을 사는 일상 등…. 우리는 인터넷 공간을 수없이 클릭하고 동선을 남긴다. 그 흔적들이 모여 빅데이터로 만들어지고 구글, 페이스북 등 기업과 정부, 정보기관에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누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의도치 않게 ‘보고’하는 삶을 살아간다. 기업은 인터넷 이용자의 데이터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국가는 감시 수단으로 장악하려고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내 데이터를 가져다 뭐하게’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저자는 인터넷에 개인정보와 일상의 기록이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축적되고 활용되는 현실을 꼬집고 위험성을 경고한다. 디지털 시대의 권력은 바로 ‘정보 감시’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관점에서 저자는 독자에게 ‘정보의 자기결정권’을 지키고,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보 감시의 토대가 만들어지는 공공기관, 이동통신사, 은행, 인터넷 포털 등을 파고들어 개인정보를 ‘누가’ ‘어떻게’ 수집하고 관리하는지, 또 그 정보로 무엇을 하는지, 정보들이 서로 어떻게 결합돼 감시의 원천이 되는지를 추적한 과정이 흥미롭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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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엔 세월호 올해는 메르스… 중소 문화단체 “살려주오”

    《 메르스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문화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 이어 문화계가 2년 연속 얼어붙으면서 중소 문화단체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메르스 공포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1∼3일 전국의 극장 관객 수는 66만5000여 명으로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5월 21일) 직전인 5월 18∼20일보다 10만 명가량 감소했다. 》○ 외국인 관광객, 어린이 공연 비상 ‘배비장전’을 공연 중인 정동극장은 8일, 10일, 12일로 예정된 3회차 공연을 전격 취소했다. 500명의 중고생을 포함해 총 800명의 단체 관람객들이 관람하려던 공연이다. 정동극장 측은 “메르스 발생 이후 학교 측에서 단체 관람을 취소하겠다고 알려와 공연 자체를 취소했다”며 “배비장전 관객 중 상당수가 외국인 관광객들인데, 메르스 발생 이후 해외 여행사를 통해 단체 관람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공연 예정인 2건의 어린이 공연도 연기 또는 취소 여부를 고심 중이다. 전당 관계자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이라 그런지 메르스를 우려한 부모들의 취소표가 상당히 나오고 있다”며 “제작사 측이 연기할지 아예 취소할지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연극협회 임선빈 사무국장은 “대학로에 위치한 한 병원에 확진환자가 입원 중이라는 말이 돌면서 대학로에서 하는 공연을 예매했다가 취소하는 관객들이 늘어나 협회 차원에서 피해 접수 조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서울연극협회는 홈페이지에 피해 접수 공지를 띄워놓은 상태다. ○ 대형 야외 문화축제, 발 동동 한 번에 수만 명이 들고 나는 대형 야외 음악축제들도 비상이 걸렸다. 레이철 야마가타, 김윤아, 케렌 앤이 출연하는 여성 음악인 축제 ‘뮤즈 인시티’(6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를 주최하는 액세스이엔티 관계자는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되는지 묻는 전화가 많이 온다.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하되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며 필요한 방역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2, 13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댄스음악 축제 울트라 코리아 2015에는 연인원 12만 명 이상이 몰린다. 울트라 코리아 관계자는 “현재까지 해외 아티스트의 방문 취소 연락은 없다. 출연진 가운데 최근 중동 지역 방문자가 없는지도 확인했다. 원하는 관객에겐 공연 전날까지 환불을 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름 야외 록 페스티벌도 개최가 두 달 가까이 남았지만 촉각을 곤두세웠다. 안산M밸리록페스티벌(7월 24∼26일),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8월 7∼9일)에는 날마다 수만 명의 음악 팬이 몰린다. 한 록 페스티벌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7월까지 이어지는 것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시나리오”라며 “메르스 사태가 길어지면 지난해 세월호 참사 때처럼 주최 측이 자발적으로 행사를 취소해야만 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밖에 없다. 세월호 참사에 이어 2년 연속 역풍을 맞을 경우 중소 문화행사 기획업체들은 연쇄 도산 가능성이 크다. 대단한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요계에서는 트로트 장르를 포함한 ‘생계형 행사 가수’의 타격이 크다. 트로트와 포크 가수가 소속된 중소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행사나 지역 축제를 중심으로 행사가 벌써 30% 이상 줄어든 것 같다. 5, 6월은 연중 출연료 수익이 가장 많은 시기인데 세월호 추모 분위기로 축제가 취소된 작년에 이어 올해 또 이런 사태가 벌어지니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종교 행사도 연기, 취소 일부 종교계 행사들도 잇달아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회장 자승 스님)는 8일부터 2박 3일간 수원 용주사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협의회는 4일 긴급회의를 열어 “일본 측 참석자들이 대부분 고령인 점을 고려해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이 개최할 예정이던 어린이청소년 명상캠프와 장애인전법단 템플스테이 행사도 각각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부랴부랴 가이드라인 마련 나선 문체부 현재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차원에서 각종 문화행사를 중지시키거나 연기시킨 사례는 없다. 문체부 관계자는 “일단 공기로 감염되지 않고, 병원 내에서만 감염된다는 보건복지부 발표가 나온 상황에서 무조건 공연, 행사, 축제를 취소시키면 더 큰 혼란이 있을 수 있어 현재까지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축제 관계자들은 “행사를 그대로 진행해도 될지 몰라 문체부에 문의했는데 담당자가 ‘판단이 안 선다, 개최 여부는 보건복지부와 상의하라’고 하더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지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질병 경보가 현재 ‘주의’ 단계에서 ‘경계’로 상향될 때를 대비해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5일 차관이 팀장이 되는 종합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연다.임희윤 imi@donga.com·김윤종·김정은 기자 }

    • 201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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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장-영화관 관객 불안 달래기

    메르스 확산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많은 관객이 몰리는 공연장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페라극장, CJ토월극장, 자유소극장 및 한가람 미술관 등이 있는 예술의전당은 4일부터 관객 요청 시 황사용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한다는 방침이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이날 “마스크 4000개를 확보한 상태이고 관객의 요청이 많을 경우 추가로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당 내에는 총 12개의 손 세정기가 있는데 추가로 세정제도 비치할 예정이다. 주로 해외 관광객과 국내 단체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 정동극장도 관객 요청 시 비상용으로 확보한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한다. 손 세정제 30통도 극장 곳곳에 배치했다. 이번 주말 개막하는 작품의 무대 준비가 한창인 뮤지컬 전용극장 블루스퀘어도 자체 매뉴얼에 따라 손 세정제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곳 관계자는 “매뉴얼에 따라 현재 ‘주의’ 단계인 정부의 위기경보 단계에 맞게 500개의 손 세정제를 구비해 관객 동선에 따라 배치했다”며 “위기경보 단계가 격상되면 지역 보건소와 협력해 관객 발열 체크를 해야 하는 게 매뉴얼이자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안해진 관객들이 자체 방역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2일 연극 ‘허물’ 공연이 개막한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선 관객 80여 명 중 10여 명이 마스크를 썼다. 친구와 함께 공연을 보러 온 회사원 우진영 씨(32)는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한 마당에 모르는 사람들이 한데 모이는 공연장에서 몇 시간씩 머물러야 하는 게 찜찜해 최소한의 예방책으로 친구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보러 왔다”고 말했다. 영화계는 관객이 몰리는 주말 동안 메르스 여파로 관객이 줄어드는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극장 관계자는 “평소보다 극장 내 청소 및 위생에 신경을 쓰고 있고 손 세정제를 비치해 관객들이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정은 kimje@donga.com·이새샘 기자 }

    • 201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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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학여행-출장 줄줄이 취소… 홍삼 등 면역식품 판매 급증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확산으로 국민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학교들까지 앞다퉈 휴업을 결정하고 있고 수학여행 등 단체행사도 대부분 취소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체 등의 각종 모임과 공식 행사도 줄줄이 연기되거나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 학교 이어 학원가도 ‘올스톱’ 경기 성남서중은 3일로 예정됐던 전교생 940여 명 대상의 체험학습을 전격 취소했다. 충북의 한 여중은 2학년 수학여행과 1학년 체험학습을 연기했고, 한 지역교육지원청은 학생 행사가 아닌 초등학교 교감협의회와 직원 성희롱 예방교육까지 취소했다. 울산 약사중은 3일부터 2박 3일간 경기 지역으로 수학여행을 갈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5일 도내 고교생 80명을 대상으로 경기 지역에서 열기로 했던 안보체험 프로그램을 연기했다. 경기 화성시의 한 영어학원장은 “학원도 보내기가 두렵다는 학부모들의 요구로 학교 휴업과 같은 기간 휴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충북도교육청도 학원연합회에 운영 자제를 요청했다. 기숙학교도 비상이다. 충남 논산대건고는 외박(5∼7일) 연기를 검토하고 있고 공주한일고는 학부모 초청 행사를 무기한 미뤘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계속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지만 학교 휴업을 놓고 정부 부처 간 의견이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교육부는 메르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학교장이 적극적으로 휴업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 경기, 충남, 충북 교육감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황 장관은 “보건당국은 현재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알려왔지만 주의보다 높은 ‘경계’ 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경계 단계에서 시행하는 휴업, 휴교를 예방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보건복지부의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일부러 학교를 휴업하는 건 의학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메르스의 전염률이 다른 호흡기질환보다 떨어지고,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은 4일 치르는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는 예정대로 시행하기로 했다. 황 장관은 “학생들이 예정된 대로 시험 준비를 했기 때문에 시험 연기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행사 앞두고 ‘전전긍긍’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개막(7월 3일)을 한 달여 앞두고 터진 메르스 사태에 조직위원회는 비상이 걸렸다. 이번 대회에는 중동 국가 7개국, 491명의 선수를 포함해 141개국의 선수 임원 등 1만3336명이 참가한다. 질병관리본부와 광주시, 조직위 등 200여 명으로 구성된 의료진은 중동 국가 선수단 입국부터 선수촌 생활 등을 철저히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경기도의회 대표단은 7∼12일 독일 방문 계획을 취소했고, 조길형 충북 충주시장도 3∼10일로 예정했던 중국 교류 도시 3곳 출장을 취소했다. 또 충북 제천시는 5일 열기로 한 금요힐링콘서트와 7일로 예정됐던 도지사배 박달재 전국산악자전거대회를 취소했다. 삼성그룹은 3일 충남대에서 개최하려던 대학생 멘토링 행사인 ‘삼성캠퍼스톡’을 무기한 연기했다. 4, 5일 전북 무주군 덕유산리조트에서 그룹 신입사원 9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던 하계수련회도 결국 열지 않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9일부터 제주에서 열려던 지난해 하반기 입사자 1000명이 참가하는 수련회를 연기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확인되지 않았거나 사실과 다른 괴담이 난무하면서 병원 방문을 꺼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음성 판정을 받은 환자 2명이 퇴원한 대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음성으로 판명이 났는데도 의심환자가 다녀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외래환자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은 ‘부천성모병원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2명 나왔다’는 허위사실이 나돌자 유포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 울산대병원은 방진복에 마스크를 낀 의료진의 사진과 함께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다’는 허위사실이 SNS에서 확산되자 해명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은 네이버와 다음 등 온라인 카페 6곳에 ‘ICU(중환자실) 폐쇄됐다. 가지 마라’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올린 6명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3일 경찰에 고소했다. 대학병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되면서 건강검진을 포기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 검진을 예약한 황모 씨(54)는 해당 병원에 메르스 환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예약을 취소했다. 인천 남동공단 K산업 근로자 이모 씨(47)는 “건강검진을 가을로 미루자는 동료들이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통업계 문화예술계에도 여파 대형마트와 유통업계에도 메르스 여파가 몰아쳤다. 손 소독제는 일부 화장품 매장에서 품귀 현상을 빚었고, 이마트와 롯데백화점은 매장 근무자는 물론이고 고객들의 위생을 위해 손 소독제를 곳곳에 두고 사용토록 하고 있다. 온라인몰에서는 즉석식품 판매량이 늘었다. 3일 오픈마켓 옥션이 메르스 발병 이전과 이후 기간을 조사한 결과 발병 이전보다 이후에 즉석밥과 즉석국 등 즉석식품의 판매량이 11% 늘었다. 온라인몰에서는 위생 제품뿐만 아니라 면역에 좋다고 알려진 토마토와 홍삼 제품의 판매량도 늘어났다.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인 시트립은 최근 자사 메인페이지에 한국 관광상품 노출을 중단했다. 마스크를 쓴 채 극장과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2일 연극 ‘허물’ 공연이 개막한 국립극단 소극장 판을 찾은 관객 80여 명 중 10여 명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뮤지컬 ‘팬덤’ 제작사 EMK 관계자는 “마스크를 착용한 관객이 10명 중 1명꼴이었다”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라고 전했다. 수원=남경현 bibulus@donga.com / 전국종합 염희진·김정은 기자}

    • 201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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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름관객 몰리는 첫공과 막공, 뭔가 특별한 게 있다는데…

    《 ‘첫공’과 ‘막공’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뮤지컬과 연극에서 개막 공연(첫공)과 마지막 공연(막공)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눈길을 끌고 있다. 관객 서비스 차원에서 더블 또는 트리플 캐스팅 배우 전원이 등장하기도 하고 평소엔 3분 남짓한 커튼콜이지만 20∼30분짜리 토크쇼 형식의 무대 인사를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공연 마니아들 사이에선 ‘첫공, 막공’ 티켓 구매 전쟁을 벌이거나 웃돈을 얹어 티켓 거래를 하는 경우도 많다.》2010년 초연돼 올해로 3번째 재공연을 가진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는 ‘공연족’ 사이에서 특별한 막공 이벤트로 유명해진 작품이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12길 쁘띠첼씨어터에서 진행된 ‘마마…’ 막공은 특별한 무대로 꾸며졌다. 원래는 천재 물리학자 ‘프로페서V’와 ‘드라큘라 백작’ 등 두 캐릭터만 등장하는 2인극이지만, 막공에선 배역별로 트리플 캐스팅된 배우 6명 전원이 무대에 올라 카메오 연기를 펼쳤다. 예매 사이트에 공지된 이날 캐스팅은 프로페서V 역의 김호영, 드라큘라 백작 역의 이동하였다. 하지만 막공에서 배우 송용진(프로페서V 역 트리플 캐스팅)이 깜짝 등장하자 관객들은 환호했다. 송용진이 등장한 건 프로페서V가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여주인공 메텔을 닮은 여인에게 반하는 대목. 원래는 한 배우가 프로페서V 역과 메텔 역을 함께 맡는 1인 2역을 하지만 막공에선 송용진이 메텔 역을 맡았다. 송용진 외에 박영수 고영빈 허규도 이날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해 깜짝 출연했다. ‘마마…’ 홍보대행사인 클립서비스의 손보현 매니저는 “막공 이벤트로 배우들의 공연 사진이 담긴 특별 엽서를 제작해 막공 관객에게 무료로 배포했다”고 말했다. 송용진은 “막공 티켓을 구하기 위해 당일 오전 5시부터 관객들이 매표소 앞에 돗자리를 깔고 줄을 설 정도였다”며 “출연 배우와 연출가가 함께 논의해 관객들에게 감사 선물을 드리고 싶어 특별 엽서와 깜짝 이벤트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4월 28일 개막한 뮤지컬 ‘팬텀’도 첫공 때 관객들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공연 후 커튼콜까지 끝난 뒤 팬텀 역의 배우 박효신이 마이크를 잡고 배우와 스태프, 원작자 등을 차례대로 소개하며 관객과의 대화를 20여 분간 진행한 것. 객석의 반응은 아이돌 콘서트 현장마냥 뜨거웠다. 팬텀 제작사인 EMK 임수희 홍보마케팅 팀장은 “최근 몇 년 전부터 첫공과 막공 때 공연장을 찾은 관객에게 무대 인사를 하는 이벤트가 공연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제작사들이 관객과 함께 일종의 시(始)파티, 쫑파티를 하는 개념으로 특별 무대를 준비하다 보니 첫공과 막공 티켓은 다른 회차보다 빠른 속도로 매진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막을 내린 뮤지컬 ‘드림걸즈’, ‘영웅’ 등도 막공 때 전 배우 및 스태프들이 무대에 올라 무대 인사 시간을 가졌다. 평소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연출가들도 첫공, 막공 때만큼은 무대에 올라 관객과 마주한다.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연극 ‘푸르른 날에’ 연출을 맡은 고선웅 감독은 막공이었던 이날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 감독은 “늘 무대 밖에서 무대 위의 배우들을 돕는 연출자이지만 5년간 이 작품을 하면서 느낀 남다른 감회와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 특별히 무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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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둔형 외톨이, 마침내 세상 밖으로

    매일 아침 일어나 아침밥을 먹고, 학교 또는 회사를 가기 위해 현관문을 나서는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겐 엄청난 두려움이자 도전이고 과제일 수 있다. 집 밖을 나가지 않는 상태로 생활하는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라면 말이다. 연극 ‘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은둔형 외톨이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까지의 아픔과 시련, 희망을 다룬 작품이다. 실제 젊은 시절 4년간 집 밖에 나오지 못한 히키코모리 출신 작가 이와이 히데토(41)는 자신의 삶을 모티브로 해 히키코모리들의 아픔과 상처 등에 대해 담담히 풀어 나간다. ‘히키코모리…’는 히키코모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걷어내고, 그들이 왜 은둔형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나름의 ‘상처’에 대해 인간적으로 접근한다. 한때 10년간 집 밖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히키코모리였던 토미오. 그는 히키코모리 지원단체의 상담을 받으면서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자기만의 벽을 깬 토미오는 히키코모리를 돕는 상담사로 변신한다. 그는 20년 동안 집에서만 머문 40대 사이토 카즈오, 8년간 자신의 방에서만 생활한 10대 소년 타로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그들의 변화를 돕는다. 이 작품은 구체적으로 이들이 왜 히키코모리가 됐는지 이유를 알려주진 않지만, 학교와 직장에서 어떤 일을 겪었을지 짐작하게 하는 간접적인 상황을 관객에게 던져준다. 인상적인 건 배우들의 연기다. 연기가 아니라 관객과 실제로 대화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덤덤한 연기를 선보이는 토미오 역의 최광일과 40대 히키코모리인 카즈오 역의 이남희의 연기가 일품이다. 특히 히키코모리이면서도 멀쩡한 척 구는 카즈오의 역할을 능청스럽게 살려내는 이남희는 ‘오버 연기’와 ‘진중한 연기’의 경계를 오가며 관객의 박수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박근형 연출.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종로33길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1만∼3만 원. 02-708-5001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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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린 국립무용단 어벤저스죠”

    “안무가부터 5명의 주역까지…. 국립무용단의 ‘어벤저스’급 무용수들이 한데 모였어요.” 1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국립무용단의 신작 ‘적(赤)’은 한국무용 팬이라면 놓쳐선 안 될 알토란 같은 작품이다. 국립무용단 14년차 수석 무용수인 최진욱(40)이 안무를 맡았고, ‘마담 뺑덕’ ‘남극일기’의 영화감독 임필성이 연출을 맡았다. 국립무용단 대표 무용수로 꼽히는 송설(30)과 조용진(30)을 비롯해 지난해 인턴 단원 신분으로 ‘회오리’에서 주역을 꿰찬 신예 박혜지(27) 이석준(30) 이재화(28)가 한 무대에 오른다. 안무가 최진욱을 비롯한 5명의 무용수는 모두 동아무용콩쿠르 출신이라는 공통분모도 지녔다. 최진욱은 2001년 31회 한국무용 창작 부문 대상을 차지했고, 조용진(39회 전체 대상), 박혜지(35회 학생부 금상·40회 일반부 금상), 이석준(37회 일반부 금상), 이재화(39회 일반부 은상·40회 일반부 금상), 송설(39, 40회 일반부 동상)도 국내 최정상의 경연 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적’으로 첫 장편 안무를 맡은 최진욱은 “일부러 동아무용콩쿠르 출신 무용수 5명으로 캐스팅했다”며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무용수들은 정신력과 도전의식이 강하고 어떤 환경에도 휘둘리지 않는 중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진욱과 조용진도 각각 8번과 4번의 도전 끝에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 작품은 구두를 신고 발목이 잘려 나갈 때까지 춤추는 처녀의 이야기를 담은 안데르센의 잔혹동화 ‘빨간 구두’를 모티브로 했다. 작품의 조안무이자 여주인공 연화 역을 맡은 박혜지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연화가 남성 춤꾼 적, 흑, 백의 춤을 보고 매혹돼 집안의 반대를 뿌리치고 이들을 따라 나선다”며 “연화는 벼랑 끝까지 몰리는 상황에서도 춤을 추려는 욕망이 강한 여자”라고 설명했다. 연화의 욕망을 이끌어낸 흑, 백, 적의 캐릭터는 무엇일까. 백은 연화를 받아들이지만 흑은 무리에 끼려는 연화를 밀어내는 캐릭터다. 그리고 적은 흑과 백의 리더 춤꾼이다. 적 역할을 맡은 조용진은 “대본에는 적을 카리스마가 넘치는 인물이라고 표현했지만 워낙 그런 마스크가 아니라서 ‘대인배’ 느낌으로 가려고 한다”며 웃었다. 흑 역의 이석준은 “무용 작품이지만 스토리와 캐릭터 성격이 강해 관객들 입장에선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안무 못지않게 캐릭터를 연구하며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백 역의 이재화는 “굉장히 밝은 에너지를 내뿜는 막내 캐릭터라 격렬한 춤을 계속 추면서도 얼굴은 마냥 웃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웃었다. 연화의 내면에 있는 천사와 악마를 연기하는 송설은 “초반부엔 내내 걷기만 한다”며 웃었다. “공연 끝 부분에 와서야 격렬한 춤을 선보여요. 어릴 땐 화려하고 튀는 춤이 좋았지만, 어느 순간 많은 이야기를 하려는 무용수보다 존재감 있게 잘 걷는 무용수가 멋지다는 생각을 갖게 됐죠. 이런 생각에 맞는 작품이라 마음에 들어요.” 송설에게는 이번 작품이 더 특별하다. “고3 때 친구 따라 무용학원에 놀러갔는데, 거기 선생님이 동아무용콩쿠르에서 대상을 탄 최진욱 선배의 본선 동영상을 보여줬어요. 그 순간 ‘나도 이런 춤을 추고 싶다’는 욕심이 일더라고요. 그 길로 뒤늦게 한국무용을 시작했고, 지금은 최 선배의 작품에 오르는 무용수가 됐습니다.” 이 작품은 11일부터 13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2만∼5만 원. 02-2280-4114∼6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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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수-홍광호 “티켓파워… 절창… 우린 소름끼칠 정도로 잘 맞는 투톱”

    “데스노트가 뮤지컬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렸던 한두 해 전부터 정말 출연하고 싶었습니다. 마침 소속사에서 뮤지컬 제작을 고민하고 있던 참이라 제가 먼저 부탁해 데스노트를 시작하게 됐죠.”(김준수) 그룹 JYJ의 멤버로 공연계의 티켓파워로 불리는 김준수(28)와 지난해 영국 웨스트엔드 ‘미스사이공’ 무대에서 투이 역을 맡아 호평을 받은 뮤지컬 배우 홍광호(33)가 20일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데스노트’ 무대에 오른다. 1일 서울 서초구 반포 플로팅 아일랜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음색에 대해 “소름끼칠 정도로 잘 어울린다”며 “언제가 꼭 함께 무대에 오르고 싶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동명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이름을 쓰면 누구든 죽일 수 있는 사신(死神)의 공책 데스노트를 우연히 줍게 된 천재 라이토와 명탐정 엘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그렸다. 엘 역의 김준수는 “원작 만화가 유명하지만 원작 캐릭터를 그대로 따라가고 싶지는 않다”며 “원작 캐릭터와 나만의 해석의 중간 접점을 자연스럽게 찾아가면서 괴기스러우면서도 특별한 캐릭터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인가부터 남자 투 톱의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정말 노래 잘하는 홍광호 씨와 호흡을 맞추게 돼 굉장히 기뻤다”고 말했다. 라이토 역의 홍광호도 “김준수 씨는 준비가 철저하고 실력이 뛰어난 배우”라며 “과거엔 아이돌 출신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뮤지컬 ‘디셈버’ 때 우연히 준수 씨의 공연을 보고 ‘괜히 저 친구가 톱 배우가 아니구나’ 하고 깨달았다”고 했다. 이 작품은 전체 51회 공연으로 예정돼 있다. 4월 1차 티켓 오픈이 되자마자 22회차까지 전회 공연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김준수는 “공연장이 서울이 아닌 수도권 지역이라 직장인들이 관람하는 데 불편함이 없을까 걱정했는데 뛰어난 배우분들과 무대에 오르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른 것 같다”며 웃었다. 홍광호는 “런던에서 미스사이공 공연 중 데스노트 전석 매진 소식을 들었는데 깜짝 놀랐다”며 “준수 씨의 티켓파워가 정말 굉장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김준수 홍광호를 비롯한 박혜나 정선아 강홍석 등 주요 배우들도 전회에 걸쳐 혼자 소화하는 원 캐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김준수는 “원 캐스트라 걱정이 되지만 더블, 트리플 캐스팅 때와 달리 혼자서 충분히 대사를 해석하고 동작과 호흡을 만들어 완벽한 무대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20일부터 8월 9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5만∼14만 원. 1577-3363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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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십년 집에만…은둔형 외토리 ‘히키코모리’ 어떻게 밖으로?

    매일 아침 일어나 아침밥을 먹고, 학교 또는 회사를 가기 위해 현관문을 나서는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겐 엄청난 두려움이자 도전이고 과제일 수 있다. 집 밖을 나가지 않은 상태로 생활하는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라면 말이다. 연극 ‘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은둔형 외톨이들이 사회의 첫 발을 내딛기까지의 아픔과 시련, 희망을 다룬 작품이다. 실제 젊은 시절 4년간 집 밖에 나오지 못한 히키코모리 출신 작가 이와이 히데토(41)는 자신의 삶을 모티브로 해 히키코모리들의 아픔과 상처 등에 대해 담담하게 풀어 나간다. ‘히키코모리…’는 히키코모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걷어내고, 그들이 왜 은둔형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나름의 ‘상처’에 대해 인간적으로 접근한다. 한 때 10년 간 집 밖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히키코모리였던 ‘토미오’. 그는 히키코모리 지원단체의 상담을 받으면서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자기만의 벽을 깬 토미오는 히키코모리를 돕는 상담사로 변신한다. 그는 20년 동안 집에서만 머문 40대 사이토 카즈오, 8년간 자신의 방에서만 생활한 10대 소년 타로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그들의 변화를 돕는다. 이 작품은 구체적으로 이들이 왜 히키코모리가 됐는지 이유를 알려주진 않지만, 학교와 직장에서 어떤 일을 겪었을지 짐작케 하는 간접적인 상황을 관객에게 던져준다. 인상적인 건 배우들의 연기다. 연기가 아니라 관객과 실제로 대화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덤덤한 연기를 선보이는 토미오 역의 최광일과 40대 히키코모리인 사이토 카즈오 역의 이남희의 연기가 일품이다. 특히 히키코모리이면서도 멀쩡한 척 구는 카즈오의 역할을 능청스럽게 살려내는 이남희는 ‘오버 연기’와 ‘진중한 연기’의 경계를 오가며 관객의 박수를 이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박근형 연출.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종로33길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1만~3만 원, 02-708-5001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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