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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부산 위안부 소녀상 설치로 촉발된 한일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재일동포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오공태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중앙본부 단장은 지난달 31일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한일간 갈등 속에서 재일동포들이 겪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민단은 지난달 13일 신년회에서 "부산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가 한국 내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민단의 당시 취지는 "한국과 일본 국가간의 약속이 쉽게 깨지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소녀상 철거 주장은 욕먹을 각오를 하고 밝힌 생각"이라며 "재일동포들의 고통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우리도 다를 바 없다. 일본 땅에서 부모님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봐서, 식민지 시대가 얼마나 가혹한지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재일동포들이 정말 힘들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단에 따르면 부산 소녀상 설치 이후 재일동포들은 일본인들로부터 유언 무언의 비난과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한재은 민단 감찰위원장은 "고깃집을 운영하는데 한일간 문제가 생기면 일본인들의 발길이 확 줄어든다. 요즘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 점포에서 일하는 일본인들도 '몸이 아프다'거나 '임금이 적다'는 핑계를 대며 그만두고 있다"고 말했다. 민단의 다른 관계자는 "솔직히 우리도 아베 총리를 정말 싫어한다. 일본 정치가가 직접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찾아가 진심을 가지고 사과하면 될 것을 왜 안 하는지 답답하다"고도 했다. 재일동포들의 생각이 한국에 사는 국민들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오 단장은 "한일 갈등 상황이 계속되면 아베 총리만 좋아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아베 정권의 지지율은 한일 갈등이 격화하면서 급상승하는 추세다. 다만 재일동포 사회 내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은 통일돼 있지 않다. 일제시대 이전부터 해방 직후 일본으로 온 이른바 '올드커머(Old Comer)' 중심 단체인 민단과 달리 1980년대 이후 일본에 온 '뉴 커머'가 모인 재일한인회는 침묵하고 있다. 좌파 계열의 다른 단체들은 오히려 민단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오 단장은 이 자리에서 "조만간 한국에 가서 직접 재일동포의 상황을 알릴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 문부과학성은 초등·중학교 사회과 신(新)학습지도요령에 독도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처음으로 명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8일 보도했다. 현재 초등·중학교 사회과 교과서에도 독도와 센카쿠 열도가 일본 땅이라고 돼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학습지도요령에 명시해 교육 현장에서 영토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연초부터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일본의 도발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일본의 학습지도요령은 초중고교 교육 내용에 대해 문부과학성이 정하는 기준으로 10년 단위로 개정된다. 이 학습지도요령에 ‘독도는 일본 땅’이 명기되면 영토 문제의 속성상 앞으로 덜 우익적인 일본 정권이 들어서도 되돌리기가 어려워진다. 2008년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서 처음 독도와 센카쿠 열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로 다뤄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갔으나 해설서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새 학습지도요령에서는 초등 5학년 사회 과목에서 독도, 북방영토, 센카쿠 열도에 대해 ‘수업 및 교과서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인 점을 다룰 것’이라고 명기될 예정이다. 중학교 지리, 중학교 공민에서도 관련 내용이 기재된다. 학습지도요령은 3, 4월 고시돼 교육 현장에서는 2020년도(초등학교)나 2021년도(중학교)에 적용될 예정이다. 일본이 부산 소녀상에 대한 대항 조치를 내세우며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 총영사를 일시 귀국 조치한 지 22일째를 맞았지만 한일 관계는 갈수록 꼬이고 있다. 이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의 ‘독도는 일본 땅’ 발언, 한국 법원의 쓰시마 불상 부석사 반환 판결 등으로 양국의 여론은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지 세력 결집을 위해 권력 공백 상태인 한국 때리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30일 발표된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한 일본대사의 일시 귀국 조치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 독자의 72%가 “지지한다”, 요미우리신문 독자의 75%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한편 마쓰모토 준(松本純) 일본 영토문제담당상은 30일 내각부에서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 명칭) 영토권 확립 오키(隱岐)기성동맹회’의 이케다 고세이(池田高世偉) 회장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국내외에 적극 홍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키는 독도와 일본 시마네(島根) 현 사이에 있는 섬이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인구 감소와 생산가능인구의 대거 은퇴로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이 ‘일하는 방식 개혁’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고 애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를 ‘일하는 방식 개혁 원년’으로 선포하고, ‘일하는 방식 개혁실현회의’를 매달 열며 관련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 결과 재택근무 장려, 장시간 노동 개선 등 워크-라이프(work-life) 밸런스를 중시하는 각종 정책이 속속 등장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부터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그는 “‘맹렬 사원’이란 단어는 더 이상 일본의 직장에서 없다”며 근로 개혁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정부는 나아가 직장인들의 겸업과 부업을 허용하고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는 데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춘계 임금투쟁을 앞두고 정부가 나서 ‘임금을 대폭 인상하라’고 기업들에 압력을 넣는다. 일부 기업에선 정년을 폐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급기야 후생노동성은 28일 암 환자들이 치료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병원에 업무 공간을 설치해 주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질병 치료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암 환자 등의 경우 30% 이상이 이직을 하고 있는데, 이 같은 인력도 포기하지 않고 원활하게 직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후생노동성은 내년 예산 1억 엔(약 10억3000만 원)을 투입해 5개 종합병원에 오피스 공간을 설치하고 효과를 검증하기로 했다. 환자들은 업무를 해도 된다는 주치의의 판단을 받으면 이 공간에서 일할 수 있다. 일하는 방식 개혁은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 협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2020년까지 텔레워크 도입 기업 비율을 3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도요타 자동차는 입사 5년 차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주 2시간만 회사에서 근무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 내 주요 기업 중 절반가량이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있거나 도입을 결정한 상태’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후생노동성 조사 결과 일주일에 4일만 일하는 ‘주 3일 휴무’ 기업도 늘고 있다. 일본 최대 보험사인 일본생명보험은 하루 3시간 반 근무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아베 총리가 ‘일하는 방식’ 개혁에 나선 것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면서다. 아울러 소비 증진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더 많은 사람이 일을 하고 제대로 소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일본의 인구는 지금대로라면 2050년이면 1억 명 이하로 떨어지고 2100년에는 500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아베 정권은 2050년 이후에도 인구 1억 명을 유지하려면 현재 1.4명인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을 1.8명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15년 10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억 총활약담당상’을 신설하고 측근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를 그 자리에 앉혔다. 지난해 8월 개각 때는 그에게 ‘일하는 방식 개혁 담당상’이라는 직책을 얹어줬다. 일자리가 없어 고민인 한국으로서는 부럽기만 한 현실이지만 일본 내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에 비판적인 흐름도 있다. ‘속 하류노인’이라는 책은 “이제 노인들이 죽기 직전까지 일하는 사회가 시작된다”거나 “하류노인은 모두 과로로 죽을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인구 감소와 생산가능인구의 대거 은퇴로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이 '일하는 방식 개혁'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고 애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를 '일하는 방식 개혁 원년'으로 선포하고, '일하는 방식 개혁실현회의'를 매달 열며 관련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 결과 재택근무 장려, 장시간 노동 개선 등 워크라이프(work-life) 밸런스를 중시하는 각종 정책이 속속 등장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부터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그는 "'맹렬 사원'이란 단어는 더 이상 일본의 직장에서 없다"며 근로 개혁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정부는 나아가 직장인들의 겸업과 부업을 허용하고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는 데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춘계 임금투쟁을 앞두고 정부가 나서 '임금을 대폭 인상하라'고 기업들에 압력을 넣는다. 일부 기업에선 정년을 폐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급기야 후생노동성은 28일 암 환자들이 치료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병원에 업무 공간을 설치해 주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암 같은 질병 치료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환자의 경우 30% 이상이 이직을 하고 있는데, 이 같은 인력도 포기하지 않고 원활하게 직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후생노동성은 내년 예산 1억 엔(약 10억3000만 원)을 투입해 5개 종합병원에 오피스 공간을 설치하고 효과를 검증하기로 했다. 환자들은 업무를 해도 된다는 주치의의 판단을 받아야 이 공간에서 일할 수 있다. 일하는 방식 개혁은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 협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2020년까지 텔레워크 도입 기업 비율을 3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도요타 자동차는 입사 5년차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주 2시간만 회사에서 근무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 내 주요 기업 중 절반가량이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있거나 도입을 결정한 상태'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후생노동성 조사결과 일주일에 4일만 일하는 '주 3일 휴무' 기업도 늘고 있다. 일본 최대의 보험사인 일본생명보험은 하루 3시간 반 근무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아베 총리가 '일하는 방식' 개혁에 나선 것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면서다. 아울러 소비 증진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보다 많은 사람이 일을 하고 제대로 소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일본의 인구는 지금대로라면 2050년이면 1억 명 이하로 떨어지고 2100년에는 500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아베 정권은 2050년 이후에도 인구 1억 명을 유지하려면 현재 1.4명인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을 1.8명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15년 10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억 총활약담당상'을 신설하고 측근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를 그 자리에 앉혔다. 지난해 8월 개각 때는 그에게 '일하는 방식 개혁 담당상'이라는 직책을 얹어줬다. 일자리가 없어 고민인 한국으로서는 부럽기만 한 현실이지만 일본 내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에 비판적인 흐름도 있다. '속 하류노인'이라는 책은 "이제 노인들이 죽기 직전까지 일하는 사회가 시작된다"거나 "하류노인은 모두 과로로 죽을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적 기지 공격 능력을 갖추는 것을 검토하겠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사전에 막는 선제 타격 능력 보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나와 “(북한의 미사일 기술 개발이) 전문가의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북한에 핵·미사일이 배치될 위험성이 증대하고 있다”고 북한 위협론을 제기했다. 이어 “(일본이) 미국에 전략적 억지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과신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보복공격 능력을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앞서 25일 참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보다 방위비를 더 부담하라고 요구한다면 진지하게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안전 보장의 근간은 스스로의 노력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방위력을 강화해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확대할 것을 도모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증액 압박을 명분으로 자위대 전력 강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20일 국회 개회 이후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책과 관련해 여러 차례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적은 있었지만 스스로 방위력을 높이겠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트럼프 행정부가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의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하에 정부 여당이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가 낮다는 점을 이유로 일본 정부에 다른 선진국 수준의 방위비 확보나 미국 기업이 만든 무기 구입을 요구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방위비는 2012년 아베 총리 집권 이후 매년 늘고 있으나 GDP 대비로는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의 3.3%, 유럽 등의 평균 2%, 한국의 2.6%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일본 방위비는 올해 사상 최고액인 5조1251억 엔(약 52조8500억 원)을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10일 워싱턴에서의 개최를 목표로 추진 중인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종 일정은 가까운 시일 내 두 정상이 전화로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성사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정상과는 처음 갖는 정상회담이 된다. 아베 총리는 미일 동맹의 굳건함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자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다음 달 초 방한하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사진)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등 최전방 부대를 방문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전군사령관(해군 예비역 대장)을 지낸 미 국방 수장이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메신저’와 북한군의 첫 조우가 성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슈턴 카터와 척 헤이글 전 미 국방장관도 방한 때 한국 국방장관과 함께 JSA와 최전방 초소를 찾았다. 하지만 이들은 학자나 관료, 정치인 출신이었다. 매티스 장관은 현역 시절 ‘미친 개(Mad Dog)’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강경파로 통한다. 1969년 해병대 병사로 자원입대해 44년간 야전에서 산전수전을 거쳐 ‘4성 장군’까지 올랐다. 이런 그가 남북 군사 대치의 최전선을 방문할 경우 국내외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2003년 이라크전쟁의 주요 작전을 지휘한 그의 경력으로 볼 때 방한 기간에 북한군의 최전방 동향을 보고받고, 한미 군 장병들을 격려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위협 등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아직 구체적인 방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 소식통은 “미국의 확고한 대한(對韓) 방어 의지와 한미동맹을 천명하기 위해 매티스 장관이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함께 판문점 JSA와 비무장지대(DMZ) 내 오울렛 초소를 찾는 일정을 미 측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오울렛 초소는 군사분계선(MDL)에서 25m 떨어진 최전방 초소다. 군 당국은 다음 달 2일 서울 용산구 청사에서 한 장관과 매티스 장관이 회담을 갖는다고 26일 공식 발표했다. 매티스 장관은 2∼3일 한국을, 3∼4일 일본을 각각 방문할 예정이라고 군은 전했다. 그간 미 국방장관들은 일본을 먼저 방문한 뒤 한국을 찾았지만 이번에는 순서가 바뀐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핵·미사일 도발 위협을 고조시키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주고, 미국이 어떤 경우에도 한국을 지킬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권에서 아시아 정책의 중심인물은 매티스 장관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그의 조언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내각이 '미국의 동맹국들은 방위비 분담금을 늘려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을 명분으로 삼아 자위대 전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다음 달 10일 개최가 유력한 미-일 정상회담도 미일 동맹의 굳건함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자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아베 총리는 25일 참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이상으로 방위비 부담을 요구할 경우에는 진지하게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안전보장의 근간은 스스로의 노력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방위력을 강화해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확대할 것을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20일 국회 개회 이후 트럼프 행정부 출범 대책과 관련해 여러 차례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적은 있었지만 "스스로 방위력을 높이겠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26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국제정세가 크게 변화하는 가운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우리나라 독자의 억지력은 어떤 것이 있는가를 생각해나가야 한다"고 말해 방위력 강화를 추진한 뜻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트럼프 행정부가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에 대해 일본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 하에 정부 여당이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권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가 낮다는 것을 이유로 다른 선진국 수준의 방위비 확보나 미국 기업의 무기 구입을 요구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면서 일본 정부가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방위비는 2012월 아베 총리가 집권 이후 매년 늘고 있으나 GDP 대비로는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의 3.3%, 유럽 등의 평균 2%, 한국의 2.6%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일본 방위비는 올해 사상 최고액인 5조1251억 엔(약 52조8500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10일 워싱턴 개최를 목표로 추진 중인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종 일정은 가까운 시일 내 두 정상이 전화로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성사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정상과는 처음 갖는 정상회담이 된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 정부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주민들이 참여하는 대피 훈련을 혼슈(本州) 북부 아키타(秋田)현에서 3월에 실시하기로 했다고 NHK가 26일 보도했다. 아키타 현은 동해에 인접해 북한과 거리가 가까운 지역으로 지난해 9월 북한이 발사한 노동미사일이 아키타 현 오가(男鹿)반도 앞쪽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한 바 있다. 오가 반도가 속한 오가 시(市)에서 3월 17일 진행되는 이 훈련에는 내각관방, 총무성 소방청, 아키타 현 등이 참가해 탄도미사일의 일부가 일본 내에 떨어진다는 가정 하에 대응 태세를 점검한다. 탄도미사일 일부의 낙하 직후 '전국 순간 경보시스템'(J Alert)이나 자치단체의 방재행정무선을 통해 긴급 정보를 전달하면 주민들이 안전한 건물로 피난하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지난해 2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전국 순간 경보시스템을 활용한 속보 전달 훈련을 하기도 했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상황을 가정해 실제로 주민들이 대피하는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지난해 모두 2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올해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민의 피난훈련을 실시키로 했다. 일본 정부는 유사시 국가의 역할을 정한 국민보호법이 2004년 시행된 이후 대규모 테러 등이 발행할 경우를 상정해 주민들을 보호하는 훈련을 매년 각지의 지방자치단체와 실시하고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71)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가 약속대로 후학을 지원에 1억 엔(약 10억3000만 원)을 기부했다. 25일 NHK에 따르면 도쿄공업대는 기초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오스미 교수의 뜻을 살려 '오스미 요시노리 기념기금'을 설립했다고 이날 밝혔다. 오스미 교수는 지난해 10월 세포 내부에서 벌어지는 재활용 현상인 '오토파지'(autophagy·자가포식)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상금은 800만 크로네(약 10억5000만 원). 당시 오스미 교수는 이 상금에 기업의 협력을 보태 젊은 연구자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었다. 기금은 도쿄공업대 학생 중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이들에게 매월 5만 엔(약 51만 원)~10만 엔(약 102만 원)을 졸업할 때까지 지원한다. 젊은 연구자들을 위한 지원도 병행한다. 오스미 교수는 "우선 도쿄공업대에서 젊은 연구자와 학생을 지원하는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며 "기초연구 진흥을 위한 움직임이 전국에 퍼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2017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가 열리는 동안 한국선수단이 묵게 될 일본 삿포로의 호텔에 비치되어 논란을 일으킨, 위안부 강제동원과 난징(南京) 대학살을 부정하는 일본 극우 서적이 치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7년 임시대의원 총회를 마친 뒤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로부터 관련 서적들을 치우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대한체육회도 “대회 조직위원회가 선수단이 묵는 모든 지정 호텔에서 이와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알려왔다”며 “문제가 된 호텔도 객실에서 해당 서적을 없애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국 선수단 중 일부는 다음 달 19∼26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와 오비히로에서 열리는 겨울아시아경기 동안 대회 조직위원회가 배정한 아파(APA) 호텔에 묵을 예정이다. 이 호텔 객실에 문제의 서적이 비치된 사실이 알려지자 국제적인 비난 여론이 일었다. 한국선수단 230여 명 중 스피드스케이팅과 아이스하키 선수단을 제외한 170여 명이 이 호텔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대한체육회는 일본올림픽위원회(JOC)와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헌장에 위배되고 스포츠를 통한 국제 교류라는 대회 취지에 맞지 않는 서적이 선수단 숙소에 비치되는 것에 우려를 표시한다”며 “적절한 조처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OCA 헌장 36초 부칙에는 ‘어떠한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도 OCA 대회 관련 장소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체육회 관계자는 “지난주에 전화로 이와 관련한 조치를 대회 조직위에 문의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후속 조치로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와 협의를 거쳐 공문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김종석 kjs0123@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다음 달 초 방한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주요 안보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측과 구체적인 일정 및 의제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방한 기간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양국 간 첫 장관급 회동이다. 새 행정부 출범 직후 한미 양국이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국방장관 회담을 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 도발 위협의 심각성과 한미 동맹의 공고함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국 장관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만나 북한의 핵무기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 실태 및 대응 방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도 이날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매티스 장관이 다음 달 초 한국과 일본 방문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의 한국과 일본 방문 일정은 다음 달 2∼4일을 축으로 최종 조정에 들어간 상태라고 복수의 미일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동맹 다독이기인가, 안보 분담의 신호탄인가….’ 다음 달 초 방한하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나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펼칠 동맹 정책의 ‘방향타’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25일 “한미 주요 안보 현안과 역내 외교안보 전략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 등 안보 공약 재확인 매티스 장관과 한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실태와 대응 방안을 핵심 의제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평안북도 등에서 발사 징후가 포착된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실체와 관련 동향도 집중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매티스 장관은 북한의 ICBM 발사를 미국과 동맹국의 주된 위협으로 규정하고,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해병대 예비역 대장 출신으로 ‘미친 개(Mad dog)’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또 갈수록 고도화되는 북한의 대남 핵·미사일 위협에서 주한미군과 한국 방어를 위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계획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점도 재확인할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한미 양국은 이르면 올해 6∼8월경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컨트리클럽 용지에 미 본토의 사드 1개 포대를 이전 배치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양측은 사드 배치가 중국의 반발과 조기 대선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매티스 장관은 정파에 상관없이 대한(對韓) 안보 공약은 유지될 것이고, 더 굳건해질 것이라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미 MD 참여와 방위비 분담금 거론 가능성도 매티스 장관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핵심 동맹국으로 한국 방어에 큰 도움을 주는 만큼 한국도 미국 안보에 더 기여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밝힌 국정 과제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최첨단 방어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언급한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실어 주고 있다. 군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의 MD 협력 수준만큼 한국이 성의를 보여줄 것을 요구할 개연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국이 2020년대 초를 목표로 추진 중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미 MD와 연동해 운용하는 방안을 요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SMA) 인상 논의 여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한국과 일본의 ‘안보 무임승차’를 지적하면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왔다.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의 안보 메신저’로서 한국이 더 많은 안보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동맹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할 수 있다는 얘기다. ○ 대중(對中) 견제 통한 역내 주도권 포석 매티스 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한일 양국을 택한 것은 중국 견제를 통한 역내 주도권 유지와 아시아 중시 정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많다. 매티스 장관은 남중국해 군사 거점화를 추진하는 중국에 대한 대응과 북한 핵 문제 등 동아시아 안보 정세,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 이전 문제 등을 일본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측은 매티스 장관의 방일을 계기로 미일 간 공고한 동맹을 재확인하는 한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 미국의 관여가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할 방침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객실에 위안부 강제동원과 난징(南京) 대학살을 부정하는 극우 성향 서적을 비치해 물의를 빚은 일본 호텔 체인 아파(APA)호텔에 다음 달 겨울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 100여 명이 숙박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재일본 대한민국체육회 관계자는 24일 “다음 달 19∼26일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幌)와 오비히로(帶廣)에서 열리는 겨울아시아경기에 참가하는 선수 230명 중 절반가량이 삿포로 북쪽의 ‘아파호텔 마코마나이(眞駒內) 호텔&리조트’에서 묵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선수단의 아파호텔 숙박은 대회 조직위원회의 배정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장 인근에 위치한 이 호텔에는 대회 기간 중 한국 등 아시아 각국 선수 2000여 명이 투숙할 예정이다.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 선수들이 (객실에 극우 성향 서적들이 비치된) 아파호텔에서 묵게 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어떤 조치가 가능할지 관계 기관들과 상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파호텔 체인은 객실 내에 ‘아무도 말하지 않는 국가론’, ‘자랑스러운 조국 일본, 부활로의 제언’ 등 극우 성향의 서적을 비치해 비난을 받고 있다. 이 호텔 체인의 최고경영자(CEO) 모토야 도시오(元谷外志雄·74)가 저술한 책들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이나 난징 대학살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에선 이 호텔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24일 아파호텔의 태도는 중국 관광객에 대한 공공연한 도발이라며 자국 여행업계에 아파호텔을 이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문제가 되자 겨울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가 이 호텔에 문제의 서적을 치워달라고 요구했지만 호텔 측은 “책을 철거할 생각이 없다”며 거부했다. 이 문제가 자칫 한국 중국 일본 간 갈등의 중심으로 부상할 가능성마저 있지만 일본 정부는 “민간의 일”이라며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관방 부장관은 이날 “민간 호텔이 고객 서비스의 일환으로 둔 잡지 등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것을 정부로서 발언할 생각은 현 시점에선 없다”고 강조했다. 대한체육회는 25일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객실에 위안부 강제동원과 난징(南京) 대학살을 부정하는 극우성향의 서적을 비치해 물의를 빚은 일본 호텔 체인 아파(APA)호텔에 다음 달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할 한국 선수 100명 이상이 숙박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재일본 대한민국체육회 관계자는 24일 "다음 달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晃)와 오비히로(帶廣)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에 참석하는 선수 230명 중 절반가량이 삿포로 북쪽에 위치한 '아파호텔 마코마나이(眞駒內) 호텔&리조트'에서 묵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계아시안 게임은 다음 달 19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아파호텔이 숙소로 정해진 것은 대회 조직위원회의 배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호텔이 대형 리조트 호텔인 데다 부근에 경기장이 몰려 있어 한국 등 아시아 각국 선수 2000여 명이 함께 묵는다는 것.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한국 선수들이 아파호텔에서 묵게 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들었다"며 "어떤 조치가 가능할지 관계기관들과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부 관계자는 "숙소를 바꾸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호텔 체인은 호텔 객실 내에 '아무도 말하지 않는 국가론', '자랑스러운 조국 일본, 부활로의 제언' 등 우익적 서적을 비치한 사실이 중국인 관광객들에 의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책들은 이 호텔체인의 최고경영자(CEO) 모토야 도시오(元谷外志雄·73)가 저술한 것들로 군위안부 강제동원이나 난징학살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중국에서는 이 사실이 알려진 뒤 호텔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모든 중국 여행사들이 APA호텔과 협력하는 것을 금지하고 APA호텔과 연계된 여행 상품 광고를 삭제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국 선수단이 이 호텔에 숙박하게 되면 자칫 이번 사태가 한일 간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과거사를 부정하는 서적을 원치 않은 선수들에게 보여주는 것인 만큼 스포츠를 통한 교류라는 대회의 이념과도 맞지 않는다. 동계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이 호텔에 문제의 서적을 치워달라는 의사를 요구했지만 호텔 측은 책 철거를 거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민간의 일"이라며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관방 부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아파호텔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중국 측 발언이나 보도에 대해 일본 정부로서 하나하나 코멘트를 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문제의 극우) 서적은 저도 읽은 적이 없으므로 알 수 없지만, 민간호텔이 고객 서비스의 일환으로서 둔 잡지 등의 하나라고 생각하므로 그 속까지 정부가 들여다보고 둬서 좋은 건지 두지 말라든가 이런 것을 발언할 생각은 현시점에선 없다"고 밝혔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민간단체들이 설치한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에 대해서는 철거를 요구하면서도, 자국 호텔 내 극우 서적이 비치돼 논란이 되는 것과 관련해선 민간의 일이라며 개입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다만 한국정부가 나서서 서적 철거를 요구하게 되면, 소녀상 문제에 대해 "민간이 한 일을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설명해온 논리가 엉클어지는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일본이 역사 교과서 검정 과정에서 정부의 입장을 더 많이 반영할 수 있도록 지침 개정을 추진한다고 24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문부과학성 교과서검정조사심의회는 2020년부터 시행되는 새 학습지도요령에 맞춘 교과서 검정 기준 개선안을 전날 승인했다. 교과서 검정 기준은 출판사가 교과서를 편집하는 지침이 된다. 2014년에 개정된 현행 검정 기준에서는 검정당국이 '개별기술'에 대해서만 "균형을 갖춘 기술"을 요구할 수 있었으나 새 검정기준에서는 이를 '단원'이나 '제재' 등으로 확대해 전반적인 수정을 요구할 수 있게 했다. 가령 지금까지는 검정대상 교과서에 '난징(南京)사건' 희생자수, '간토(關東) 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희생자수 등 '통설(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내용)이 아닌 사항이 기술된 경우' 문부과학성이 의견을 제시하거나 일본 정부의 의견을 덧붙이게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발표한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에 따르면 저학년 역사 및 사회과 교과서 35종 중 27종(77.1)%이 '다케시마(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로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적었다. 문부과학성이 검정 과정에서 '독도 불법 점거'를 넣지 않은 교과서에 수정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간토 대학살, 난징 대학살에 대해선 희생자 수가 축소되거나 흐릿해졌다. 일본 정부가 "통설이 없는 경우 이를 밝히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승인된 검정기준에 따르면 여기서 더 나아가 전쟁에 관한 단원이나 제재 등이 "일방적 기술"이라고 판단될 경우 정부가 종합적인 수정을 요구할 수 있다. 신문은 "과거에는 개별기술에 대해서만 수정을 지시할 뿐, 단원이나 제재가 치우친 경우에는 의견을 낼 수 없었다. 이번 개정으로 종합적 서술도 검정 대상으로 해 (학생들이) 다면적·다각적으로 고찰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국가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왜곡을 고착화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는 셈이다. 문부과학성은 6월까지 개정 지침을 완료해 당장 내년부터 바뀐 검정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북한과 중국의 군사적 위협 증가를 이유로 일본 정부가 현행 방위계획대강(방위대강)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4일 전했다. 방위대강은 10년 단위로 마련하는 일본 정부의 안전보장정책의 기본 지침이다. 이에 기초해 5년마다 구체적 정책이나 장비 조달량을 정하는 '중기방위력 정비계획'이 책정된다. 현행 방위대강은 2013년 마련해 2023년까지 적용될 예정이었다. 불과 4년 전 마련한 방위대강을 수정하면서까지 군사대국화 행보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현행 방위대강은 일본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낙도에 대한 외부 공격이나 북한의 탄도미사 일 공격에 빈틈없이 대응하는 '종합기동방위력'을 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이 이 정도로는 대처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에만 두 차례 핵실험을 감행했고, 탄도미사일을 20발 이상 발사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를 '새로운 단계의 위협'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여기에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도발도 위험 수준이라는 것이다. 일본 방위성은 이 같은 인식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탄도미사일 방어(BMD) 시스템 도입을 위한 검토회를 구성하고, 이르면 2년 뒤부터 적용되는 차기 중기방어정비계획(2019~2023년)에 관련 예산을 포함할 계획이다. 또 육해공 자위대를 통합 운용하는 '상설통합사령부'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려면 방위대강 수정이 필요하므로 차기 중기방어정비계획 책정 과정에서 방위대강 수정도 함께 검토한다는 것이다. 20일 취임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동아시아 안전보장정책에 대한 불안도 일본의 방위정책 재검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력 싱크탱크인 PHP종합연구소 등은 최근 트럼프의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대해 "주일미군주둔경비를 늘리느니 방위비를 늘리자"는 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집권 자민당의 안보분야 의원들의 모임인 '안전보장조사회'도 워킹그룹을 설치하고 방위력 강화 방안 논의에 들어간다. 다만 일본 정부 내에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10년 단위의 방위대강을 중간에 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통해 가능한 것부터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신문은 "앞으로 트럼프 정권의 방위정책의 향배를 지켜본 뒤 개정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 나고야(名古屋)시 가와무라 다카시(河村隆之) 시장이 일본군이 30만 명 이상의 중국 민간인과 전쟁포로 등을 학살한 난징(南京)대학살은 없었던 일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가와무라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937년에 발생한 난징대학살에 대해 "중국 측은 일본군이 중국 시민 30만 명을 학살했다고 주장하지만 난징대학살은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다"며 "만약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일본 국민 전체가 사죄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가와무라 시장은 최근 일본 호텔 체인 아파(APA)그룹이 자사의 호텔 객실에 일본군위안부 등의 역사를 부인하는 우익 서적을 비치해 한중 양국 국민의 비난을 받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은 가와무라 시장의 주장과는 달리 "일본군이 난징시에 들어간 후 비전투원을 살해하거나 약탈하는 행위 등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는 정부 측 공식 견해가 외무성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가와무라 시장이 2012년에도 난징대학살을 부인하는 발언을 해 나고야시와 자매도시인 난징(난징)시의 교류가 단절되는 사태가 빚어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와무라 시장이 자신의 입장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것도 전했다. 한편 불매운동 등 중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APA 호텔 체인 오모토야 도시오(元谷外志雄) 대표는 22일 한 포럼에서 "우익 도서를 치울 생각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호텔은 중국 여행사나 개인이 예약하려고 해도 받지 않겠다"고 언급하는 등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정권 출범을 앞두고 일본에서는 방위비 확대 움직임이 노골화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의 유력 싱크탱크들이 방위비를 늘려야 한다는 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PHP종합연구소는 18일 “트럼프 정부가 증액을 요구할 경우 주일미군 경비보다는 방위비를 늘려 사이버 등 예산 배분이 적은 분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소는 파나소닉 창립자이자 일본이 낳은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고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가 설립했다. 이번 제언은 오리키 료이치(折木良一) 전 통합막료장이 정리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회장을 맡은 세계평화연구소도 12일 “현재 1%에 못 미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비중을 1.2%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타오카 신이치(北岡伸一) 도쿄대 명예교수 등은 제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국가별 방위비 표준이 GDP의 2%인 데 비해 일본은 1%도 안 된다. 이를 트럼프 신정부가 납득할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미사일방어체계(MD)를 강화하고 북한의 미사일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의 방위예산은 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내각이 발족한 2013년부터 매년 늘어나 지난해 처음으로 5조 엔(약 51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사상 최대인 5조1251억 엔이 확정돼 있으며 이는 GDP 대비 0.926% 수준이다. 18일 저녁 미국 해병대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 2대가 일본 서부의 야마구치(山口) 현 이와쿠니(巖國) 기지에 도착하는 등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첨단 항공전력이 강화되고 있다. F-35가 미 본토 이외 지역에 배치된 것은 처음으로 8월까지 F-35 8대가 추가 배치된다. 또 가나가와(神奈川) 현 아쓰기(厚木) 기지에 배치돼 있던 전투기, 전폭기, 조기경보기 등 60여 대도 7월 이후 이와쿠니 기지로 이전될 예정이다. 그러면 기존에 있던 미군기 60∼70대와 합쳐 120∼130대로 늘어난다. 도쿄신문은 유사시 신속한 군사력 전개를 위해 이와쿠니 기지의 미군 군사 거점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중고 무기를 무상으로 동남아 국가에 제공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에 나선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일본은 2014년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정해 사실상 무기 수출 금지 조치를 폐지했지만 국유재산의 헐값 양도를 금지한 재정법이 발목을 잡고 있었다. 일본 정부는 관련법이 정비되면 남중국해 군사 거점화를 서두르는 중국에 대항하는 방위 협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의 국제정치학자 진보 겐(神保謙·43·사진) 게이오대 종합정책학부 준교수는 1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세계는 미지의 영역에 들어서게 된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존재감 없이는 일본의 역할도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진보 교수는 트럼프의 아시아태평양 정책에 대해선 “매우 불투명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좋은 시나리오와 나쁜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했다. 먼저 좋은 쪽은 당장 충격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후보자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후보자가 모두 동맹의 중요성을 잘 아는 인물이고, 트럼프 자신도 “국방비를 증액해 미군 재건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가 버락 오바마 정권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대해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고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집권 뒤 이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존재감을 늘린다면 이는 ‘베스트 시나리오’가 된다고 진보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나쁜 시나리오가 이보다 더 많다고 그는 밝혔다. 트럼프가 지역 문제에 소극적 자세를 보임으로써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섬 공사를 확대하거나 북한이 핵 위협을 높이는 등의 행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트럼프 정권이 안보에서도 충동적 태도를 취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트럼프 정권이 한국과 일본을 뛰어넘어 직접 북한 중국 등과 ‘그랜드 바겐’을 시도할 경우 한미, 미일 동맹에 큰 균열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미일 정상회담을 하려는 것도 트럼프에게 미일 동맹이 아시아태평양 질서의 기반이며, 일본이 미일 동맹 안에서 보다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아시아 역내에서 독자적으로 안보협력 관계를 늘리려 하고 있지만 그 전제는 미국의 건실한 존재(presence)”라고 강조했다. 가령 한국과 일본의 안보협력, 필리핀과 일본의 안보협력도 미국이 이 지역에서 안정적 존재로 버텨주지 않으면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호무역주의적 색채에 대해서는 “트럼프의 경제 어젠다는 단기적으로는 성공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중하류층의 시련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무역을 제한하면 물가가 상승하고 생산성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국민이 이게 트럼프의 정책 탓이라고 눈치채지 못한다면 트럼프는 이 노선을 고수할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이 이를 인식하게 된다면 2년 뒤 중간선거, 혹은 4년 뒤 대통령 선거에서 보호주의 정책은 수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 방위성이 탄도미사일 방어용 통신위성을 24일 가고시마(鹿兒島) 현 다네가(種子) 섬 우주센터에서 쏘아올린다고 NHK가 17일 보도했다. 방위성이 단독으로 위성을 발사하는 것은 처음으로 탄도미사일 방어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나날이 향상되고 있는 북한 미사일 능력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안보관련법 시행에 발맞춰 이뤄지고 있는 일본 자위대의 군사력 강화 행보와도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용량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송수신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 ‘X밴드’에 대응하는 방위통신위성은 육상 지형과 기상의 영향을 쉽게 받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어서 광범위하게 전개되는 군부대 간 정보 공유에 사용돼 왔다. 새 위성이 설치되면 대용량 데이터를 고속으로 주고받을 수 있어 탄도미사일 발사 정보나 해외 주둔 군부대로부터의 동영상을 더 빨리 전송받을 수 있다. 일본은 현재 민간 기업이 발사한 3개의 위성을 통신 인프라로 이용하고 있지만, 이 중 2개가 수명이 다해 이번에 발사할 위성을 포함해 모두 3개를 신형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번 위성은 ‘기라메키 2호’라고 이름 붙여졌다. 당초 지난해 7월 1호를 먼저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발사를 위해 운반하던 도중 위성이 손상돼 이번에 2호를 먼저 발사하게 됐다고 NHK는 전했다. 방위성은 나머지 2개의 통신위성을 내년과 2021년 차례로 발사해 정보통신 능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NHK는 관련 비용은 모두 2300억 엔(약 2조3800억 원)에 이른다고 전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