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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여 명이 근무하는 서울 혜화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민생치안을 책임지는 경찰서에도 비상이 걸렸다. 16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여성청소년수사과 수사1팀 소속 경찰관 2명이 15,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본관 1층 여성청소년수사팀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는데, 업무 중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무실이나 식사 자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밀접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확진 경찰관 2명이 다른 과 소속 경찰관들과도 밀접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추가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역당국은 확진자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여성청소년수사팀 직원 11명뿐만 아니라 여성청소년계 3명, 형사과 2명, 경무과 1명, 112상황실 1명, 민원실 1명 등 모두 19명을 밀접 접촉자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민원실에 근무하는 A 행정관은 확진 판정을 받은 경찰관의 부인이어서 민원실 직원 8명도 16일부터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확진 경찰관 2명은 최근 2주간 현장 출동을 나가 시민과 접촉하는 대민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확진 판정을 받은 경찰관들과 만난 시민 접촉자를 파악하는 한편 이들의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순직 경찰관의 아들인 20대 경찰관이 맨몸으로 급류에 뛰어들어 의식을 잃고 떠내려가던 8세 어린이를 구했다. 7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의정부경찰서 고진형 경장(29)은 5일 오후 4시 40분경 의정부시 신곡동 신의교 아래 중랑천에 A 군(8)이 물에 빠져 떠내려간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고 경장은 사고 현장을 200m 앞둔 골목길에서 차량이 정체되자 차에서 내려 현장으로 뛰어갔다. 상황이 너무 다급한 나머지 구명조끼도 미처 챙기지 못한 채 동료 경찰관에게 구명조끼를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다. 고 경장이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A 군은 급류에 허우적거리며 떠내려가고 있었다. 당시 중랑천은 집중호우로 물이 불어 어른 키 높이까지 수심이 올라왔다. 고 경장은 구명조끼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A 군의 생명이 위급하다고 보고 맨몸으로 물속에 뛰어들었다. 고 경장은 20m가량 급류를 따라 헤엄쳐간 뒤 바닥에 발이 닿자 A 군 쪽으로 황급히 다가가 의식을 잃은 채 떠내려가던 A 군을 들어올렸다. 고 경장이 A 군을 안고 물 밖으로 나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자 1분쯤 뒤 A 군은 의식을 되찾았다. A 군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고 경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수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물이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었다”며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어린아이가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고 머뭇거릴 틈 없이 뛰어들었다”라며 구조 상황을 설명했다. 고 경장의 아버지는 순직한 고상덕 경감(사망 당시 47세)이다. 아버지 고 경감은 2009년 12월 경기 파주시 자유로에서 부하들 대신 과속차량 단속 업무를 하다 과속차량에 치여 순직했다. 당시 고 경장은 고교 3학년생이었다. 고 경감의 영결식은 경기경찰청장으로 엄수됐다. 정운찬 당시 국무총리는 유족에게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소중한 생명을 바친 고인의 숭고한 헌신과 부하직원에 대한 따뜻한 사랑에 경의를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위로했다. 고 경장은 “경찰 일에 사명감을 갖고 충실하셨던 아버지를 보며 커서 경찰관 제복을 입겠다는 꿈을 키워 왔다”며 “아버지가 안타깝게 순직하셨지만 군복무 후 망설임 없이 경찰에 입문했다”고 말했다. 고 경장은 이어 “어머니는 제가 며칠 전 아이를 구하는 모습을 뉴스로 보시고는 ‘자랑스럽다’고 말씀해주셨다”며 “아버지처럼 헌신하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문수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급류 속에서 떠내려가는 어린이를 구한 고 경장의 의로운 행동은 모든 경찰의 귀감이 될 것”이라며 고 경장에 대한 표창을 경찰청에 상신했다. 경찰청은 이를 바로 수락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6일에도 경기 일대에서는 폭우로 인해 시내버스가 물에 잠기고 산사태로 골프장에서 일하던 직원이 매몰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밤사이 쏟아진 폭우에 파주와 연천 등에선 주민 15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6일 오전 6시 37분경 경기 파주시 파평면 율곡1리 율곡수목원을 지나던 92번 버스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겼다. 당시 버스에는 운전사 1명과 승객 4명 등 5명이 타고 있었는데, 물이 순식간에 버스 안까지 들어와 밖으로 나오지도 못한 채 의자 위에 올라가 구조를 기다렸다고 한다. 구조대가 버스에 타고 있던 5명을 구조한 건 약 30분 뒤. 큰 부상 없이 모두 빠져나왔다. 최초 신고자인 김모 씨(57)는 “구조에 나섰을 때 이미 버스 창문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고무보트를 이용해 구조했을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밤새 내린 폭우로 침수 위험이 있어 기존 노선 대신 국도 37호선을 우회하도록 지침을 내렸다”며 “버스 운전사가 이를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기존 노선대로 가다가 물에 잠겼다”고 설명했다. 파주시는 5일 오후 3시경부터 임진강 비룡대교 지점의 수위가 오르자, 인근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키고 오후 4시 반경엔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 현재 율곡리에 사는 주민 18명과 인근 적성면 두지리 주민 68명은 파평중학교 등에 대피해 있다. 6일 오전 7시 기준 비룡대교 수위는 13.32m로 주의 단계인 9.5m를 넘어섰다. 파주시 군내면에선 6일 오전 1시 반경 수내천 제방이 무너져 33만578m²(약 10만 평) 규모의 전진농장이 물에 잠겼다. 제방 유실로 통일촌과 대성동 마을 등 민간인통제선 내 마을이 침수 피해의 직격탄을 맞았다. 오전 6시 42분경엔 제방 복구를 위해 군내면 현장을 방문했던 한국농어촌공사 직원 4명이 배수장에 고립됐다가 2시간여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경 임진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연천군 주민 1209명과 파주시 주민 257명이 인근 학교와 마을회관, 주민센터 등 25곳으로 긴급 대피했다. 같은 날 오전 9시경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는 산사태로 들이닥친 토사로 관리동에 머물던 직원 2명이 토사에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직원 5명이 관리동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토사가 건물로 들이닥쳤다고 한다. 함께 일하던 3명은 자력으로 대피했지만 직원 2명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구조인력 40여 명을 투입해 오전 10시 18분경 직원 김모 씨(36)와 박모 씨를 구조했다. 김 씨는 왼쪽 발목에 골절상을 입었으나, 두 사람 모두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파주=박종민 blick@donga.com / 이소연 기자}
김창룡 제22대 경찰청장(56·경찰대 4기)이 24일 취임식을 갖고 2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이끌어낸 민갑룡 전 경찰청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김 청장은 취임사에서 수사권 조정 안착과 경찰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개혁은 시대정신이자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경찰 개혁의 의지를 밝혔다. 김 청장은 “수사권 개혁에 담긴 국민적 뜻을 받들어 온전한 수사 주체로서의 역량을 증명해야 할 책임이 크다”며 “국민의 요구와 바람에 얼마나 부응하느냐에 따라 경찰의 성패와 미래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청장은 이어 “국민이 체감하는 개혁의 열매를 맺을 때까지 하나 된 마음으로 개혁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자치경찰제 도입 등 당면한 개혁과제에 15만 경찰의 의지를 결집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화상 취임식’으로 생중계됐다. 본청 무궁화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는 장하연 경찰청 차장 등 간부와 직원 50명만 참석했다. 경남 합천 출신인 김 청장은 1988년 경찰대를 졸업한 뒤 경찰청 생활안전국장과 부산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김 청장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산하 치안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최근 정부와 여당에서 나온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대해서 “현 정권의 부동산 실책을 면피하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경실련은 2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부가 22번이나 ‘땜질식’ 부동산 대책을 남발하고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무책임하게 행정수도 이전을 거론한다”며 “정부와 여당은 지금의 부동산 실책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경실련은 “행정수도 이전은 수도권 및 국토 전체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치는 국가적 대사”라며 “국가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기에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행정수도 이전을 논의하기 전에 수도권 과밀을 부추기는 공급 정책을 당장 중단하라”며 “임대사업자 세제 특혜 폐지, 분양가상한제 의무화 등 강도 높은 투기 근절책부터 제시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경실련이 최근 28년간 서울 아파트 시세 변화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평균 4억5000만 원(25평 기준)이 올라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면서 “행정수도 이전 논의를 앞세워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를 막아서서 타고 있던 70대 환자를 숨지게 했다는 논란이 일었던 전 택시운전사 최모 씨(31)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특수폭행(고의 사고)과 업무방해 혐의로 최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하고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도 같은 날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24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던 최 씨에게 고의 사고 혐의도 추가로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급차량의 블랙박스를 분석하고 관련자 진술을 들어본 결과 최 씨가 고의로 양보 운전을 하지 않아 사고를 낸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지난달 8일 오후 3시경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인근의 한 도로에서 폐암 4기 환자인 A 씨(79·여)가 타고 있던 구급차와 접촉 사고가 나자 “사고 처리부터 하라”며 막아섰다.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진 A 씨는 이날 오후 8시경 숨을 거뒀다. A 씨의 아들이 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주세요’란 제목의 글을 올리며 공분이 일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최근 정부와 여당에서 나온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대해서 “현 정권의 부동산 실책을 면피하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경실련은 2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부가 22번이나 ‘땜질식’ 부동산 대책을 남발하고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무책임하게 행정수도 이전을 거론한다”며 “정부와 여당은 지금의 부동산 실책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경실련은 “행정수도 이전은 수도권 및 국토 전체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미치는 국가적 대사”라며 “국가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기에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행정수도 이전을 논의하기 전에 수도권 과밀을 부추기는 공급 정책을 당장 중단하라”며 “임대사업자 세제 특혜폐지, 분양가상한제 의무화 등 강도 높은 투기 근절책부터 제시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경실련이 최근 28년간 서울 아파트 시세 변화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평균 4억5000만 원(25평 기준)이 올라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면서 “행정수도 이전 논의를 앞세워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연기자 always99@donga.com}
13일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 박원순 전 서울시장(64)의 성추행 의혹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재련 변호사가 휴대전화 화면이 담긴 대형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김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서울시 직원 A 씨의 법률 대리인이다. “시장님 님이 나를 비밀 대화에 초대했습니다.” 보안 수준이 높기로 유명한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비밀 대화방 화면에 이 같은 안내 메시지가 찍혀 있었다. 해당 대화방 상단에는 박 전 시장의 얼굴이 담긴 프로필 사진이 있었다. 김 변호사는 “올해 2월 6일 박 전 시장이 A 씨를 이 대화방에 초대한 증거”라며 “당시는 (A 씨가) 비서실에서 근무하지 않고 다른 부서에서 근무할 때다. 텔레그램으로 비밀 대화를 요구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은 당사자 중 한 명이 ‘대화내용 지우기’ 버튼을 누르면 이전까지 나눈 모든 대화 기록이 지워진다. ○ 집무실 침실로 불러 “안아 달라”며 신체 접촉김 변호사 등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A 씨가 2017년 비서로 근무하기 시작한 이후 4년간 A 씨를 성추행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이 집무실 안에 있는 침실로 A 씨를 불러 ‘안아 달라’며 신체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A 씨 측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즐겁게 일하기 위해 ‘셀카’를 찍자”면서 A 씨를 집무실로 불러 셀카를 찍는 동안 신체를 밀접 접촉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이 (A 씨의) 무릎에 난 멍을 ‘호’ 해주겠다며 자신의 입술을 A 씨의 무릎에 접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추행은 A 씨가 퇴근한 뒤에도 이어졌다고 한다. 김 변호사 등이 이날 공개한 ‘범죄사실 개요’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퇴근한 A 씨를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으로 초대해 사생활을 언급하고, 음란문자를 보냈다. 박 전 시장이 이 대화방에 속옷 차림을 한 자신의 사진을 올린 적도 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A 씨가 (박 전 시장이) 음란한 문자와 개인적인 사진을 보내온 것에 대해 친구와 동료 공무원들에게 보여주며 피해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A 씨, 시장 비서 지원한 적 없어”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은 A 씨가 지난해 다른 부서로 이동한 뒤에도 지속됐다는 게 A 씨 측 주장이다. A 씨가 비서로 일하는 동안 텔레그램으로 음란한 문자와 사진을 보냈던 박 전 시장이 업무적으로 연관이 없는 A 씨를 또다시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으로 초대했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가해 수위가 점점 심각해져 A 씨가 부서 변경을 요청했지만 시장이 승인하지 않는 한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일반 공무원으로 서울시에 임용돼 다른 기관에서 근무하던 A 씨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시장 비서실로 오게 된 배경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김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A 씨가 서울시장 비서직으로 지원한 사실이 없다. 서울시 측 전화를 받고 당일 오후 시장실 면접을 봤는데 같은 날 비서실에서 비서로 근무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서울시장이 갖는 엄청난 위력 속에서 어떠한 거부나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는 전형적인 위력 성폭력의 특성을 그대로 보였다”며 “이 사건은 결코 진상 규명 없이 넘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이미 피해자가 사과받고 책임이 종결된 것 아니냐는 일방적인 해석이 피해자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주고 있다”며 “형사 사법절차상 수사와 재판을 거쳐 제대로 응당한 처벌을 받도록 하고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소연 always99@donga.com·김태언 기자}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실종 신고 7시간 만인 10일 0시 1분 서울 북악산 성곽 근처 산길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64)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며 남긴 유언장이 이날 공개됐다. 박 전 시장은 서울 종로구 가회동 공관 서재에 붓펜으로 쓴 다섯 문장의 유서를 남겼다. 박 전 시장은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 달라. 모두 안녕’이라며 글을 맺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전 시장의 유서가 나왔고 시신에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타살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부검하지 않고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하기로 했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박 전 시장의 최근 행적과 통화 기록 등을 조사하고 있다. 박 전 시장이 서울시 직원 A 씨로부터 최근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에 심리적 압박을 느꼈을 가능성도 경찰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박 전 시장은 A 씨가 경찰 조사를 받았던 8일 보좌진으로부터 해당 사실을 보고받은 뒤 그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시장은 다음 날인 9일 오전 10시 44분경 공관을 나서며 연락이 끊겼고 10일 0시 1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고소인이 사망함에 따라 직원 성추행 고소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계획이다. 박 전 시장의 비보가 전해지자 정치권은 주요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애도의 메시지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빈소에 조화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연수원 시절부터 참 오랜 인연을 쌓아 오신 분인데 너무 충격적”이라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고 빈소를 찾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전했다. 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정세균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정치권을 비롯해 종교계, 시민사회계, 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장례 기간 동안 전당대회 레이스와 지역 방문 일정 등을 중단하기로 했고, 13일로 예정된 문 대통령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도 14일로 연기됐다.지민구 warum@donga.com·이소연·최혜령 기자}
청와대는 1일 수도권 규제지역 내 다주택을 보유한 참모들에게 주택 처분을 권고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지시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각자의 사정에 따라 집을 권고한 대로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적 시한으로 6개월을 제시하고 그 안에 반드시 팔고 신고하라는 의미는 아니었다”며 “당시 ‘6개월 안에 팔았으면 좋겠다’라는 권고였고,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을 때는 6개월이 지나서 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다주택자 청와대 참모들의 부동산 재산이 현 정부 들어 평균 7억 원 넘게 늘었다”며 “집값 상승으로 막대한 불로소득을 얻은 참모들을 교체하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이 올 3∼6월 공개된 청와대 공직자 재산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 내에 두 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고위공직자는 8명이었다. 지방까지 더하면 18명으로 늘어난다. 수도권 다주택자 8명이 보유한 부동산의 시세 기준 평균 가격은 2017년 5월 11억7831만 원에서 지난달 19억894만 원으로 7억3063만 원이 늘었다.박효목 tree624@donga.com·이소연 기자}
이른바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환자를 포함해 식중독의 일종인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이 집단 발병한 경기 안산시의 A유치원을 경찰이 29일 압수수색했다. 학부모들이 전날 A유치원의 박모 원장을 식품위생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고소한 지 하루 만이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29일 오전 10시 20분경 A유치원에 수사관 5명을 보내 폐쇄회로(CC)TV 12대의 녹화 영상과 급식 납품업체 거래 장부, 음식자재 내역 등 자료 32건을 확보했다. 경찰은 유치원 측에서 해당 자료를 임의제출 하기로 해 사전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A유치원 학부모 7명은 28일 박 원장이 간식 보존식 4건을 고의로 폐기해 증거를 인멸했다고 보고 경찰에 고소했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집단급식시설을 운영하는 기관은 사용된 음식 재료를 144시간 동안 보존해야 하는데, 이 유치원에서는 이달 10∼15일 간식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았다. 안산시에 따르면 이 유치원에서는 간식 보존식 외에도 11, 15일 급식에 사용된 음식 재료 2건도 보관하지 않았다. 해당 유치원 조리사는 안산시 측에 “배식한 뒤 남은 음식이 없어 보관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A유치원에서는 12일 한 원생이 처음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인 뒤 현재까지 58명이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았다. 입원 환자 19명 가운데 원아 13명은 ‘햄버거병’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원아 4명은 투석 치료까지 받고 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이른바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환자를 포함해 식중독의 일종인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이 집단 발병한 경기 안산시의 A유치원을 경찰이 29일 압수수색했다. 학부모들이 전날 A유치원의 박모 원장을 식품위생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고소한 지 하루 만이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29일 오전 10시 20분경 A유치원에 수사관 5명을 보내 폐쇄회로(CC)TV 녹화영상과 급식 관련 자료 등을 임의제출 받았다. 경찰은 유치원 측과 협조를 받아 유치원 내부에 설치된 CCTV 12대의 녹화 자료와 급식 납품업체 거래 장부, 음식자재 내역 등 자료 32건을 확보했다. 경찰은 유치원 측에서 해당 자료를 임의 제출하기로 해 사전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빠른 시일 내에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A유치원 학부모 7명은 28일 박 원장이 간식 보존식 6건을 고의로 폐기해 증거를 인멸했다고 보고 경찰에 고소했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집단급식시설을 운영하는 기관은 사용된 음식재료를 144시간 동안 보존해야 하는데, 이 유치원에서는 이달 10~15일 간식 보존식을 보관하고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CCTV 자료를 분석해 박 원장이 고의로 간식 보존식을 폐기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급식 관련 장부를 전부 분석해 유치원의 고의 과실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장에 대한 조사는 자가 격리 기간이 끝나는 다음달 2일 이후 이뤄질 예정이다. A유치원에서는 12일 한 원생이 처음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인 뒤 현재까지 58명이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았다. 입원 환자 21명 가운데 원아 16명은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원아 4명은 투석 치료까지 받고 있다. 한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29일 오전 방송 인터뷰에서 “간식은 법적으로 보존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학부모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3시간여 만에 사과했다. 이 교육감은 이날 낮 12시경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안산의 유치원에서 발생한 식중독과 관련해 방송 인터뷰를 하면서 간식이 보존식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렸다. 이는 식품위생법의 규정과 유치원의 업무 매뉴얼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저의 큰 잘못”이라고 적었다. 이소연기자 always99@donga.com}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환자를 포함해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식중독의 일종)이 집단 발병한 경기 안산의 A유치원 학부모 7명이 28일 박모 원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주말 동안 식중독 환자는 9명이 추가 발생해 감염자는 58명으로 늘어났다. 안산시는 유치원 내 조리기구 등에서 검체를 채취했지만 균이 검출되지 않아 아직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학부모 등에 따르면 A유치원의 박 원장은 26일 오후 7시경 학부모들에게 ‘○○○ 유치원 경위 보고 및 사죄문’이란 제목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박 원장은 이 메시지에서 “유치원에서 급식은 ‘보존식’(음식 재료 144시간 보관)으로 보관했으나, 저의 부지로 방과 후 제공되는 간식은 보존식으로 보관하지 못했다”며 “이 점에 대해선 분명히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집단급식시설은 보존식을 지켜 음식 재료를 144시간 동안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식중독 등이 발생했을 때 음식 재료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역학조사 결과 A유치원은 첫 확진 원아가 나온 이달 12일 전후인 10∼15일 간식 6건의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원장은 학부모들에게 이를 인정하면서도 고의로 폐기한 건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학부모들은 28일 0시경 안산상록경찰서를 찾아가 박 원장을 식품위생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했다. 학부모들은 A유치원에 간식 보존식이 보관돼 있지 않았던 것을 ‘증거 인멸’로 보고 있다. 학부모 김모 씨(41)는 “(박 원장은) 안산에서만 15년째 유치원을 운영하는 등 경험이 풍부하다”면서 “간식을 보존식으로 보관해야 한다는 걸 몰랐다는 건 믿을 수 없는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안산상록수보건소는 유치원 내 조리기구, 교실, 문고리 등 모두 104건의 환경 검체를 채취해 발병 원인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 건의 대장균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보건소는 정확한 발병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27일 A유치원의 교육 프로그램 자료를 확보해 흙을 만지는 체험에서 감염이 일어났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첫 확진 원아가 나오기 며칠 전에 이 유치원 원아들이 앞마당에 심은 채소를 캐는 프로그램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현재로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유치원에서는 12일 한 원생이 처음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인 뒤 28일 오후 11시 기준 양성 판정을 받은 이는 58명으로 늘어났다. 입원 환자 21명(원아 19명, 가족 2명) 가운데 16명은 장출혈성 대장균의 합병증인 ‘햄버거병’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원아 4명은 투석 치료까지 받고 있다.이소연 always99@donga.com·박종민 기자}
유럽 프로축구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가 일시 귀국 뒤 자가 격리 기간에 자택을 벗어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달 25일 오스트리아 레기오날리가(프로축구 3부 리그)의 한 팀에 소속된 축구선수 A 씨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3월 30일 귀국한 A 씨는 자가 격리 기간에 서울 마포구에 있는 자택을 다섯 차례 이탈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23일 서부지법 형사7단독(부장판사 유창훈)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A 씨에 대해 징역 1년에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다. A 씨는 “운동선수라 14일간 갇혀 있는 게 힘들었다. 잘못된 행동은 맞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켰다”며 선처를 호소했다고 한다. 마포구청은 4월 9일 A 씨의 자택으로 불심검문을 나갔다가 자가 격리 위반을 확인했다. 구청은 다음날 A 씨를 경찰에 고발했고, 이후 수사 과정에서 4차례 더 이탈한 사실이 드러났다. A 씨는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축구 리그가 중단되자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귀국 당시 공항 검역소에서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선고공판은 다음달 9일 열린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수도권을 중심으로 번지던 지역사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대전의 방문판매업체와 교회를 기점으로 또다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방문판매업체 관련 확진자는 세종과 충남을 넘어 광주와 전북 등으로 퍼지며 최소 47명으로 늘어났다. 주말 이틀 동안 확진자가 약 2배로 불어나며 확산 속도도 빨라졌다.○ 방판업체 감염, 대전에서 전국으로 다시 퍼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1일 0시 기준 대전 서구 괴정동 소재 방문판매 업체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47명으로 집계됐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이틀 전인 19일만 해도 관련 확진자가 업체를 방문한 12명과 접촉자 12명 등 24명이었으나 주말 이틀 동안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집단감염이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방문판매업체의 최초 감염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방문판매업체 관련 사무실 3곳에서 번갈아가며 확진자가 발생한 데다 최초 발생한 확진자 60대 여성 A 씨의 감염경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사이 대전 방문판매업체 관련 집단감염은 확진자들의 동선을 타고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방문판매업체 사무실을 다녀간 A 씨가 15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대전 소재 사무실 3곳과 카페, 노인요양원, 교회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인접한 충남권역은 식당, 온천 사우나 등 방문판매업체 사무실을 다녀간 확진자들을 통해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21일에는 충남 공주 소재 계룡산온천을 다녀간 50대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곳도 업체 사무실을 다녀간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여성이 확진된 데 이어, 21일 공주에 사는 여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충남 홍성에 거주하는 63세 여성은 A 씨와 식사를 한 뒤 확진됐다. 이 밖에도 계룡, 논산, 청주 등에서도 방문판매업체 관련 확진자가 발생했다. A 씨로부터 수도권 전파도 벌어졌다. A 씨가 서울 동작구 사당3동에 있는 아들 집을 다녀간 뒤 30대 아들 부부가 16,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의 며느리가 일하던 그랜드레저코리아(GLK)는 서울 강남구 본사를 폐쇄했다.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광주, 전북 전주와 익산 등에도 이 업체와 관련된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전시 보건당국은 “전주를 방문했던 사실을 숨긴 40대 여성 확진자를 감염병법 위반으로 고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전시는 시에 있는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관련 시설 22곳을 강제 폐쇄하기도 했다. 방문판매업체 관련 확진자 가운데 3명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감염의 핵심 고리 가운데 한 곳인 서구 괴정동의 방문판매업체 사무실 운영을 맡았던 50대 남성도 포함됐다. 시 관계자는 “관할 구청, 시교육청, 대전지방경찰청 등과 관계기관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시내 807개 미신고 및 미등록 방문판매업체에 대한 집중단속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꿈꾸는 교회’ 관련 확진자도 증가세대전 서구 갈마동에 있는 ‘꿈꾸는 교회’에서도 집단감염이 이어졌다. 목사 부부가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집단감염이 시작된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21일 기준 6명으로 집계됐다. 9일 대전 서구 카페에서 목사 부부와 접촉한 50대 여성이 이날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전에서 4명, 경기도에서 2명이 감염됐다. 꿈꾸는 교회 역시 첫 감염경로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당초 교회 관련 확진자는 목사 부부가 15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서울 금천구 소재 도정기 업체 관련 확진자 등을 포함해 15명으로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진행한 결과 도정기 업체 쪽은 선후 관계가 불분명해 따로 분류하기로 결정했다.홍석호 will@donga.com / 대전=이기진 / 이소연 기자}
“어르신, 잠깐만요.” 13일 오후 2시경, 노인요양시설인 서울 영등포구의 한 데이케어센터 앞. 이곳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가 황급히 센터 건물 밖으로 뛰어나왔다. 10분 전쯤 자신이 직접 마스크를 씌워줬던 70대 치매 노인이 마스크를 벗은 채로 센터를 나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요양보호사는 “이곳에 오는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치매를 앓고 있어 잠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보호자들에게 가정돌봄을 권유하는 공지를 했는데도 전체 노인 30명 중 20명 이상이 계속 와 센터 문을 닫을 수가 없다”고 했다. 데이케어센터는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낮 시간에 운영하는 시설이다. 서울시가 시내 데이케어센터 등에 휴관을 권고했지만 영등포구의 센터처럼 문을 닫지 못하는 곳이 많다. 서울시는 12일 시내 데이케어센터 444곳과 노인요양원 212곳 등에 휴관을 권고했다. 도봉구에 있는 ‘성심데이케어센터’ 방문자가 하루 전인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른 조치다. 14일 현재 성심데이케어센터 관련 확진자는 17명으로 늘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주말인 13, 14일 서울시내 데이케어센터 10곳을 둘러본 결과 서울시의 휴관 권고에도 10곳 모두 운영 중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센터 직원들은 서울시의 휴관 권고에 대해 “현실을 모르고 내린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도봉구의 한 센터는 서울시가 휴관을 권고한 12일 이후로도 매일 25∼30명의 노인이 센터를 찾아와 정상 운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운영자 박모 씨는 “한여름에도 겨울이라 우기며 이불을 달라고 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집에서 모실 수 있는 보호자는 많지 않다”고 했다. 강서구의 한 센터 관계자는 “서울시가 가정돌봄이 불가능한 어르신들에 대해서만 긴급돌봄이나 방문요양 서비스를 운영하라고 했지만 이곳을 찾는 어르신 대부분은 치매환자이거나 홀몸노인이어서 가정돌봄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의 한 센터 관계자는 “직장생활을 하느라 어르신들을 하루 8시간씩 센터에 맡길 수밖에 없는 보호자들의 사정을 생각하면 문을 닫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도저히 집에서 돌볼 형편이 안 된다’는 보호자들의 딱한 형편을 듣다 보면 센터 문을 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정에서 돌보기가 힘든 노인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큰 상황이어서 휴관을 권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전채은 chan2@donga.com·이소연 기자}
“어르신, 잠깐만요.” 13일 오후 2시경, 노인요양시설인 서울 영등포구의 한 데이케어센터 앞. 이곳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가 황급히 센터 건물 밖으로 뛰어나왔다. 10분 전쯤 자신이 직접 마스크를 씌워줬던 70대 치매 노인이 마스크를 벗은 채로 센터를 나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요양보호사는 “이곳에 오는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치매를 앓고 있어 잠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보호자들에게 가정돌봄을 권유하는 공지를 했는데도 전체 노인 30명 중 20명 이상이 계속 와 센터 문을 닫을 수가 없다”고 했다. 데이케어센터는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낮 시간에 운영하는 시설이다. 서울시가 시내 데이케어센터 등에 휴관을 권고했지만 영등포구의 센터처럼 문을 닫지 못하는 곳이 많다. 서울시는 12일 시내 데이케어센터 444곳과 노인요양원 212곳 등에 휴관을 권고했다. 도봉구에 있는 ‘성심데이케어센터’ 방문자가 하루 전인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데 따른 조치다. 14일 현재 성심데이케어센터 관련 확진자는 17명으로 늘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주말인 13, 14일 서울시내 데이케어센터 10곳을 둘러본 결과 서울시의 휴관 권고에도 10곳 모두 운영 중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센터 직원들은 서울시의 휴관 권고에 대해 “현실을 모르고 내린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도봉구의 한 센터는 서울시가 휴관을 권고한 12일 이후로도 매일 25~30명의 노인이 센터를 찾아와 정상 운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운영자 박모 씨는 “한여름에도 겨울이라 우기며 이불을 달라고 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 하는 어르신들을 집에서 모실 수 있는 보호자는 많지 않다”고 했다. 강서구의 한 센터 관계자는 “서울시가 가정 돌봄이 불가능한 어르신들에 대해서만 긴급돌봄이나 방문요양 서비스를 운영하라고 했지만, 이곳을 찾는 어르신 대부분은 치매환자이거나 독거노인이어서 가정 돌봄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의 한 센터 관계자는 “직장생활을 하느라 어르신들을 하루 8시간씩 센터에 맡길 수밖에 없는 보호자들의 사정을 생각하면 문을 닫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도저히 집에서 돌볼 형편이 안 된다’는 보호자들의 딱한 형편을 듣다 보면 센터 문을 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정에서 돌보기가 힘든 노인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큰 상황이어서 휴관을 권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SBS에서 지난해 보도한 ‘손석희 JTBC 사장(64) 동승자 의혹’을 가짜뉴스라고 지칭하며 비판한 MBC에 법원이 정정 보도를 명령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부장판사 정은영)는 “MBC는 SBS가 제기한 정정보도 청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10일 판결했다. SBS는 지난해 1월 30일 메인 뉴스인 ‘SBS 8 뉴스’에서 2017년 4월 16일 경기 과천에 있는 한 야외 주차장에서 발생한 손 사장이 운전한 승용차의 접촉 사고를 다루며 견인차 운전사의 통화 내용을 보도했다. MBC는 같은 해 4월 8일 시사교양 프로그램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에서 SBS의 1월 30일 뉴스 영상 위에 ‘FAKE(페이크·가짜)’라는 글자를 표시했다. ‘당신이…’는 “보도만 보면 당연히 동승자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진실이 아닌 걸 진실이라고 믿게 만드는 이런 과정이 정말 페이크 뉴스의 무서운 점”이라고 비판했다. MBC는 손 사장의 뺑소니 의혹과 관련해서도 SBS 뉴스 영상과 함께 “혹시 뺑소니? 뺑소니가 아니다!”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MBC 측은 재판 과정에서 “이 사건 보도에 일부 허위가 포함돼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언론 비평이라는 공익을 위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SBS는 ‘손 사장 차량에 동승자가 있었다거나 손 사장이 접촉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도주했다’고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일정한 사실관계를 확정한 바 없다”며 “MBC는 (SBS가) 실제 보도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며 정정 보도를 명령했다. 다만 “MBC가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SBS의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너무 늦었습니다. 저희도 참회합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1987년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진 고 이한열 열사의 추모식을 찾아 이 열사의 어머니에게 고개를 숙였다. 경찰청장이 이 열사 유족을 만나 사과한 건 처음이다. 9일 오후 2시경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이한열동산에서 이 열사를 기리는 제33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정복 차림으로 추모식에 참석한 민 청장은 식이 열리기 전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80)에게 다가가 “죄스러움을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어머니께서 이렇게 마음을 풀어주시니 그 마음을 깊이 새기고 성찰하면서 더 좋은 경찰이 되겠다”고 했다. 민 청장은 앞서 추모식을 주관하는 이한열기념사업회에 직접 연락해 “추모식에 참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이날 민 청장은 일행 없이 홀로 추모식을 찾았다. 추모식이 끝난 뒤 민 청장은 “절제되지 못한 공권력의 행사로 비극이 초래된 지난날의 과오를 참회한다”며 “유가족들께서 마음을 열어 주셔서 이 자리에서 늦게나마 용서를 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 씨는 민 청장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추모식 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도 “(민 청장에게) 인정하지 못한다고 했다”며 “속에서 천불이 난다. 잘못해놓고 사과로 끝내려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떨렸다. “33년 전 오늘을 어떻게 잊겠느냐”고도 했다. 연세대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하던 이 열사는 1987년 6월 9일 연세대 앞에서 열린 전두환 군사정권 항거 시위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열사가 쓰러진 다음 날 전국으로 시위가 번지며 ‘6월 민주항쟁’이 시작됐다. 이 열사는 같은 해 7월 5일 2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이소연 always99@donga.com·김태성·조건희 기자}
금융위원회가 경찰이 한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며 금융위를 압수수색하자 공식 항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위가 이미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던 업체인데 경찰이 ‘이중 수사’를 벌였다는 취지다. 경찰은 “수사 대상과 혐의가 달라 적법한 절차였다”고 반응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위는 최근 서울지방경찰청 청문감사관실에 경찰이 지난달 27일 금융위 압수수색을 실시한 데 대해 ‘재발을 방지해 달라’는 취지의 항의 공문을 보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코스닥에 상장된 A사의 주가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지난달 중순경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당시 금융위는 경찰에 “이미 검찰에 동일 업체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성훈)가 A사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시점이었다. 그런데 경찰이 A사 자료를 확보한다며 금융위 등을 압수수색하자 금융위가 이중 수사라며 반발한 것이다. 경찰은 법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때 “검찰이 A사를 수사하고 있다”는 금융위 공문을 첨부하지 않았다. 8일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에 대해 “같은 기업을 수사하고 있지만 수사하고 있는 혐의와 대상 등은 (검찰 수사와) 다르다”고 밝혔다. 다만 이 청장은 “검찰에 영장을 신청할 때 금융위의 공문을 첨부하지 않은 과오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자본시장법은 금융당국이 상장사의 불공정거래행위를 포착한 경우 검찰총장에게 알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A사에 대한 수사 주체를 놓고 검찰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A사는 외부 감사에서 ‘비적정’ 의견을 받아 3월 코스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이소연 always99@donga.com·고도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