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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기준 세계 반도체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4∼6월) 점유율을 더 늘리며 2위 인텔과의 격차를 벌렸다. 18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부문 매출액은 203억 달러(약 28조2200억 원)였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체 매출액 1581억 달러의 12.8%로, 1분기(1∼3월)의 12.5%에서 0.3%포인트 올랐다. 서버 수요 증가와 시스템반도체 사업 확장에 힘입은 덕분이다. 인텔은 PC 수요 둔화와 공급망 차질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2분기 매출은 148억 달러로 1분기보다 16.6% 줄었고, 같은 기간 점유율도 11.1%에서 9.4%로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인텔 간 시장점유율 격차가 1.4%포인트에서 3.4%포인트로 커졌다. 삼성전자는 2017년 인텔을 추월하며 처음 1위에 올라섰다. 이후 2019년 역전당했다가 지난해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호황과 함께 또다시 인텔을 제쳤다. 다만 이번 옴디아 보고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제외해 분석한 내용이다. 2분기 이후에는 삼성전자가 TSMC에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TSMC의 3분기(7∼9월) 매출이 202억 달러를 기록하며 삼성전자(183억 달러)와 인텔(150억 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중국과 관련 있는 한국 등 외국 기업들이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이 미국 국가안보와 기술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면 M&A를 중단시킬 수 있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 제조업 패권을 강화하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BBC(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 등 동맹국들의 추격마저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와 전기차·배터리, 바이오 분야에서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는 법안과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명분으로 미국 산업 보호를 위해 동맹국의 이익을 해칠 수 있는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전방위로 본격화하면서 한국 산업에 대한 피해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에 대해 모든 국가안보 위험을 심사하도록 의무화하는 ‘진화하는 국가안보 위험에 대한 심사 보장’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미국 대통령이) 외국인 투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린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행정명령은 반도체와 청정에너지, 바이오 제조를 비롯해 AI,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외국인이 미국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을 시도하면 안보와 기술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도록 의무화했다. 특히 “해당 외국인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제3자와 관계를 맺고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미국의 견제 대상인 중국과 관련 있다는 이유로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M&A 거래를 무산시킬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정부에도 중국 투자에 대한 자체 심사를 강화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BBC 산업 등 핵심 분야에 대한 한중 간 투자도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번 행정명령이 중국과 긴밀한 거래 관계를 맺는 기업까지 규제한다는 방침으로 읽힐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중국과 사업하는 기업이 미국에서 M&A를 시도할 수 없게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최악의 경우 (제한 대상을) 거래를 주고받거나 중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경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한다면 가장 강력한 제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BC산업 등 인수합병 제한美 “AI-양자컴퓨터 등 M&A땐 안보-기술경쟁력 영향 분석 필수”韓정부에도 中투자 심사 강화 요구… 삼성전자-SK등 中거래 기업 긴장바이든 “반도체-스마트폰도 美 생산”… 한국 첨단산업 전반 피해 우려 커져 바이든 대통령이 15일 서명한 외국인 투자 제한 행정명령은 첨단 산업에서 미국 기업을 상대로 한 인수합병(M&A)이 미국의 국가안보뿐 아니라 기술경쟁력 유지에 걸림돌이 되면 M&A를 차단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라 할 수 있다. ○ 국가안보 앞세워 기술격차 추격 원천 차단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미국 투자와 관련된 외국인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제3자와 관계를 맺고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중국 등 적대국이 한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을 통해 미국 기술을 빼낼 가능성이 있는지 심사해 한국 등 외국인의 투자를 중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 기업을 인수하려는 외국 기업을 통해 중국 등이 미국인의 데이터나 사이버 보안에 접근할 수 있는지 분석해 거래 승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미국은 (한국 등) 동맹국들과 적대국의 안보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투자 심사 체계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해왔다”며 “이번 행정명령은 이 같은 협의를 지속하는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이번 행정명령의 이행을 요구하겠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이번 행정명령으로 중국과 지분 투자나 거래를 맺은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정부에 중국 투자에 대해서도 자체 심사를 강화하도록 요구할 방침이어서 반도체와 바이오 등 핵심 분야에서 미국 투자와 무관한 한중 기업 간 M&A에 대해 CFIUS가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CFIUS는 지난해 중국 사모펀드가 한국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에 나서자 정밀 조사를 통해 매각을 불허한 바 있다. 한국 반도체 업계는 앞으로 CFIUS가 기업 M&A를 심사할 때 ‘관련 해외 자본이 미국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제3자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한 대목에 주목했다. 중국과의 어떠한 연관성도 빌미가 돼 한국 기업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를 추진하는 데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표심 의식해 韓산업 피해도 불사동맹과의 협력을 강조해온 바이든 대통령이 열세로 평가되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해 동맹국의 이익 침해도 불사하겠다는 자국 우선주의를 노골화하면서 한국 첨단 산업 전반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2022 북미 오토쇼’에 참석해 “미국이 자동차의 미래를 장악할 것이다. 미국 제조업이 돌아왔고 미국이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발명한 반도체를 미국에서 생산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스마트폰과 세탁기, 자동차를 들여오기 위해 외국의 힘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차별을 명시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한국 기업의 중국 반도체 공장 투자를 제한할 수도 있는 반도체·과학법을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의 성과로 거듭 강조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이날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회의를 열고 미국 내 바이오 제조·생산 확대를 위해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의약품과 생명공학 분야는 물론이고 국방, 에너지, 농업 등 바이오 산업 전 분야에서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의약품 위탁생산이 축소될 수도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성명을 내고 “정부가 바이오 업계 보호를 위한 중장기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국내 5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처음으로 6%를 넘어섰다. 임원뿐 아니라 여성 직원의 비중과 남녀 급여 차이 등도 개선돼 국내 기업들의 양성평등지수가 향상됐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여성 리더 단체 위민인이노베이션과 함께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353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들의 양성평등지수는 평균 56.7점으로 지난해보다 4.8점 올랐다. 양성평등지수는 고용, 근속연수, 급여, 임원, 등기이사, 고위관리자 직위 등 6개 항목에서 남녀 간 차이가 작고 여성 직원 관련 제도가 우수한 기업에 높은 점수가 부여된다. 특히 올해 1분기(1∼3월) 기준 여성 임원의 비율은 6.3%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개정된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를 대거 영입했기 때문이라고 리더스인덱스는 분석했다. 지난달 시행한 새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 원 이상인 상장사가 이사회를 꾸릴 때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양성평등지수 우수기업으로는 CJ제일제당, 아모레퍼시픽, 영원무역, 이랜드월드, KB생명보험, 크래프톤,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한미약품, 한세실업 등 10곳이 선정됐다. 생활용품(62.8점), 은행(68.1점). 제약(64.8점), 서비스(62.4점) 업종의 점수가 높았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2013년 우버가 한국 시장에 처음 카풀 서비스 ‘우버엑스’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새로운 서비스를 불법으로 규정하거나 택시업계에서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신생 업체들은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서울시도 우버를 불법 콜택시로 판단했고 검찰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우버는 2015년 3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타다에 앞서 렌터카 기반 호출 서비스를 2017년 10월 선보였던 차차크리에이션도 불법 논란에 휘말렸다. 서울 도심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하던 차차는 국토교통부가 2018년 7월 “위법한 영업 행위”라고 판단하며 위기를 맞았다. 택시 면허가 없는 기사가 렌터카로 승객을 태우고 이용료를 받는 행위가 법에 어긋난다고 본 것이다. 김성준 차차 대표(사진)는 “당시 대형 로펌을 통해 위법성 검토까지 마치고 사업을 이어 왔는데 갑자기 불법이라는 판단을 받은 것”이라며 “당시 정부가 ‘혁신성장’을 핵심 정책으로 제시해 과감하게 창업에 뛰어든 만큼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후 차차는 불법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차례 사업 모델을 바꾸다가 지난해 1월 결국 서비스를 중단했다. 대형 승합차 기반 호출 서비스 타다 측은 택시업계의 고발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020년 2월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 대표는 “국회와 정부의 오락가락 규제, 미숙한 중재로 승차거부 없는 모빌리티 플랫폼은 모두 죽었다”며 “(위법 논란을 겪은) 차차, 타다와 같은 스타트업의 비극이 다시 반복돼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지난해 영업활동만으로는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 수가 2019년 대비 2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기업구조조정 제도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한계기업은 2823개로 2019년의 2283개보다 540개(23.7%) 증가했다. 한계기업에 근무하는 종업원 수는 31만3725명으로 같은 기간 26.7% 늘었다. 한경연 의뢰를 받은 김윤경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는 2017∼2021년 외부감사법을 적용받는 비금융기업 2만2388개사를 분석했다. 3년 연속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크면 재무적 곤경이 지속되는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중소기업 재정난이 특히 심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견·대기업 중 한계기업 수는 2019년 389개사에서 지난해 449개사로 15.4% 늘었고,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1891개사에서 2372개사로 25.4%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한계기업 2823개사 중 자동차, 트레일러, 전자부품 등 제조업이 40.4%(1141개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문제는 올해 기업들의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국가별 긴축재정이 확대되고 경기 후퇴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또 높은 변동금리로 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더 한계상황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제도적 장치를 통해 기업 구조조정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각각 내년과 내후년 일몰 예정인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과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을 상시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촉법은 부실 징후 기업의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관할하고, 기활법은 사업재편을 지원한다. 김 교수는 “정책 불확실성으로 기업의 구조조정 계획이 왜곡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관련 법에 대한 논의가 신속히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어린이 동화에 쓸 만한 여우 캐릭터를 그려볼까?” 동화책 디자이너가 이같이 말하자 인공지능(AI)이 보라색 배경 속 딱딱한 표정의 여우를 뚝딱 만들어 낸다. 다시 “조금 더 부드러운 화풍의 친근한 느낌이면 좋겠다”고 주문하자 복슬복슬한 외양에 씩 웃는 여우로 바뀐다. 이어 “동화에 쓰기엔 너무 현실적이다” “조금 더 화사하고 유화 느낌으로 가보자”라고 재차 얘기하니 귀엽고 따뜻한 분위기의 여우 삽화가 완성됐다. LG가 세계 3대 디자인 스쿨인 ‘파슨스’와 손잡고 AI를 기반으로 이와 같은 다양한 창작 활동에 나선다. LG AI 연구원은 미국 뉴욕 파슨스 캠퍼스에서 ‘LG-파슨스 크리에이티브 AI 리서치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앞으로 파슨스와 AI 창작 플랫폼인 ‘엑사원 아틀리에’ 서비스 고도화를 협력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두뇌 역할을 하는 LG 초거대 AI ‘엑사원’을 탑재해 개발한 엑사원 아틀리에는 지난달 출시됐다. 텍스트와 결합된 고해상도 이미지 3억5000만 장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했다. 언어의 맥락도 이해할 수 있어 말 한마디면 7분 만에 256장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그동안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에서 AI가 시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창작하는 AI를 선보인 바 있지만 디자인 전용 플랫폼을 만든 것은 엑사원 아틀리에가 처음이다. LG AI 연구원 측은 “새롭고 참신한 이미지를 찾는 데 목마른 디자이너들을 위한 AI”라며 “자신의 머릿속에서 맴도는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시각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소개했다. LG AI 연구원은 파슨스와 디자인, 예술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공동 연구할 계획이다. 전문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AI를 어떤 방식으로 예술에 접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새로운 방법론도 찾겠다는 구상이다. LG AI 연구원은 이를 위해 디자이너가 사진과 그림, 음성, 영상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플랫폼에 기록하고 엑사원이 이를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LG AI 연구원과 파슨스는 17일부터 이틀 동안 해커톤(출품 행사)을 진행해 상용화에 나선다. 파슨스 학생들이 구현하고 싶은 디자인을 엑사원 아틀리에로 작업한 뒤 결과물을 발표하는 행사다. 또 두 기관이 함께 ‘인간과 AI의 디자인 협업 사례와 가능성’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 예정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어린이 동화에 쓸 만한 여우 캐릭터를 그려볼까?”동화책 디자이너가 이같이 말하자 인공지능(AI)이 보라색 배경 속 딱딱한 표정의 투박한 여우를 뚝딱 만들어 낸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착안, “조금 더 부드러운 화풍의 친근한 느낌이면 좋겠다”고 주문하자 보다 복슬복슬한 외양에 웃는 표정을 짓는 여우로 바뀐다. 이어 “동화에 쓰기엔 너무 현실적이다” “조금 더 화사하고 유화 느낌으로 가보자”라고 재차 얘기하니 귀여우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의 여우 삽화가 완성됐다.LG가 세계 3대 디자인 스쿨인 ‘파슨스’와 손잡고 AI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창작 활동에 나선다. LG AI 연구원은 미국 뉴욕 파슨스 캠퍼스에서 'LG-파슨스 크리에이티브 AI 리서치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앞으로 AI 창작 플랫폼인 ‘엑사원 아틀리에’ 서비스 고도화를 협력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LG에서 지난달 개발, 출시한 엑사원 아틀리에는 초거대 AI 엑사원이 탑재된 AI 서비스다. 텍스트와 결합한 고해상도 이미지 3억5000만 장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했다. 언어의 맥락도 이해할 수 있어 말 한마디면 7분 만에 256장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그동안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에서 AI가 시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창작하는 AI를 선보인 바 있지만 디자인 전용 플랫폼을 만든 것은 엑사원 아틀리에가 처음이다. LG AI 연구원은 “새롭고 참신한 이미지를 찾는데 목마른 디자이너들을 위한 AI”라며 “자신의 머릿속에서 맴도는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시각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소개했다.앞으로 LG AI 연구원은 파슨스와 디자인, 예술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공동 연구할 계획이다. 전문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AI를 어떤 방식으로 예술에 접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새로운 방법론도 찾겠다는 구상이다. LG AI 연구원은 이를 위해 디자이너가 사진과 그림, 음성, 영상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플랫폼에 기록하고 엑사원이 이를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LG AI 연구원과 파슨스는 당장 17일부터 이틀 동안 해커톤을 진행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파슨스 학생들이 구현하고 싶은 디자인을 엑사원 아틀리에로 작업한 뒤 결과물을 발표하는 행사다. 또 두 기관이 함께 ‘인간과 AI의 디자인 협업 사례와 가능성’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 예정이다. LG AI연구원 연구진과 파슨스 교수진, 졸업생들이 참석해 사례들을 공유하고 미래 연구 방향성과 가능성을 논의한다. LG는 파슨스를 시작으로 앞으로 국내외 유명 디자인 스쿨, 기업들과의 협업을 이어가며 AI 창작 생태계를 넓혀갈 방침이다.김승환 LG AI 연구원 비전랩장은 “디자이너가 엑사원과 함께 세상에 없던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을 반복하며 자신만의 창의적인 디자인 컨셉트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와 인간의 협업을 통해 디자이너의 창의력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확인하고 작품 활동을 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시아 로슨 하라밀로 파슨스 디자인전략 스쿨 학장은 “시스템부터 서비스, 커뮤니티, 미래까지 무형(無形)을 디자인하는 파슨스 디자인전략 스쿨의 구성원들이 이번 협업을 통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 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애플이 신작 아이폰14 시리즈를 공식 출시했다. 한 달 앞서 폴더블폰 신작을 내놓은 삼성전자와 하반기(7∼12월) 프리미엄폰 시장에서의 격돌이 예상된다. 애플은 7일(현지 시간) 미 실리콘밸리 애플파크에서 아이폰14 시리즈 6.1인치형 기본 모델과 6.7인치형 플러스, 고급 모델인 6.1인치 프로 및 6.7인치형 프로맥스를 공개했다. 지난해까지 출시했던 5.4인치 미니 모델은 이번에 선보이지 않았다. 아이폰14 시리즈에는 충돌 감지 기능과 위성 기반 긴급구조 요청 기능이 처음으로 탑재됐다. 차량 충돌 시 자동으로 응급 서비스 전화를 걸거나 아이폰이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위성 통신 기술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공유할 수 있다. 애플은 이번 아이폰14 시리즈 프로 및 프로맥스에서 기본형과 확실한 차이를 뒀다. 우선 프로 이상 모델에는 신형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A16 바이오닉칩’이 장착됐다. 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법이 적용돼 스마트폰 사상 가장 빠른 칩이라고 애플은 소개했다. 동급 경쟁 제품보다 40% 빠르면서 전력 소비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는 평가다. 카메라도 기존보다 화소 수가 4배 많은 4800만 화소 카메라가 아이폰 시리즈 중 처음으로 탑재됐다. 화면 상단 M자 형태의 ‘노치’(수화기, 카메라 등이 담긴 공간)를 기본 모델에선 그대로 유지했지만, 프로와 프로맥스에서는 카메라 모듈만 뚫은 알약 모양으로 바뀐 것도 특징이다. 가격은 전작과 동일하게 책정됐다. 다만 국내 아이폰 유저들은 미국 현지 판매가보다 높은 가격을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4 프로맥스는 1099달러(부가세 별도)다. 달러당 환율 1383원(8일 기준)을 적용하면 152만 원이다. 애플의 한국 공식사이트에는 이 제품 가격이 175만 원(부가세 포함)으로 명기됐다. 부가세 10%를 뺀 기기 값은 159만 원으로, 단순히 환율을 적용한 가격보다 7만 원 정도가 비싸다. 한국 고객들은 유례없는 ‘강달러’에다 추가적인 가격 차별화 정책까지 떠안게 된 셈이다. 아이폰14 프로맥스 1TB(테라바이트) 모델은 250만 원으로 같은 용량의 아이폰13 프로맥스 대비 33만 원이 올랐다. 삼성과의 플래그십(고급) 시장에서의 경쟁은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폴더블폰인 ‘갤럭시Z 플립4’와 ‘갤럭시Z 폴드4’를 출시하며 프리미엄폰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8월 16∼22일 사전판매 기간에만 97만 대를 팔았다. 전작 사전판매 실적(92만 대)을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36개국에서 초기 판매량이 갤럭시Z 플립3·폴드3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삼성전자 신작의 초반 기세가 아이폰이라는 최대 숙적과 맞붙은 뒤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73% 증가한 1600만 대로 예상될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폴더블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다. 다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으로 넓히면 2분기(4∼6월) 기준 애플이 57%, 삼성전자가 19%를 차지하며 여전히 격차가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8월 삼성 폴더블폰의 역대 가장 성공적인 흥행 덕분에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격차를 좁혔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애플이 이번에 역대급 스펙의 아이폰14 시리즈를 선보이며 삼성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애플이 신작 아이폰14 시리즈를 출시하며 하반기(7~12월)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의 격돌이 본격 시작됐다. 삼성이 폴더블폰(화면을 접는 스마트폰)이라는 폼팩터(외형) 변화를 통해 차별화를 꾀한다면 애플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강력한 생태계와 고급화 전략을 앞세워 주도권을 가져가는 모습이다. 애플은 7일(현지 시간) 미 실리콘밸리 애플파크에서 아이폰14 시리즈 6.1인치형 기본 모델과 6.7인치형 플러스, 고급 모델인 6.1인치 프로 및 6.7인치형 프로맥스를 공개했다. 지난해까지 출시했던 5.4인치 미니 모델은 이번에 선보이지 않았다. 가격은 전작 대비 오를 것이라는 기존 예상과 달리 같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다만 최근 달러당 1400원에 육박한 환율 탓에 국내 가격은 부담이 커졌다. 기본 모델과 플러스는 각각 125만 원, 135만 원부터 고급 모델은 프로가 155만 원, 프로맥스가 175만 원부터다. 아이폰14 프로맥스를 1TB(테라바이트) 용량으로 구매할 경우 250만 원이다. 아이폰14 시리즈에는 충돌 감지 기능과 위성 기반 긴급구조 요청 기능이 처음으로 탑재됐다. 차량 충돌시 자동으로 응급 전화를 걸거나 아이폰이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위성 통신 기술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공유할 수 있다. 또 프로 모델에서는 기존 화면 상단의 M자 형태의 ‘노치’(수화기, 카메라 등이 담긴 공간)를 카메라 모듈만 뚫은 알약 모양의 펀치홀 형태로 디자인했다. 성능도 크게 향상됐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아이폰14 기본 모델과 플러스에는 아이폰13 프로에 들어갔던 ‘A15 바이오칩’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탑재했다. 아이폰14 프로 모델에는 신형 ‘A16 바이오닉칩'이 장착됐다. A16 바이오닉칩은 애플 최초로 4나노미터 공법으로 제작됐다. 애플은 동급 경쟁 제품보다 40% 빠르면서 전력 소비는 3분의 1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카메라도 프로 모델에 아이폰 시리즈 처음으로 480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됐다. 기존보다 화소 수를 4배 높인 수준이다. 아이폰14 시리즈가 본격 공개되며 삼성과의 플래그십(고사양·고급) 스마트폰 경쟁도 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폴더블폰인 갤럭시Z 플립4와 폴드4를 출시하며 프리미엄폰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8월 16~22일 사이 일주일 동안 진행한 사전판매는 총 97만 대를 기록하며 전작에서 달성한 역대 최대 실적(92만 대)을 뛰어 넘었다. 유럽에서도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36개국에서 초기 판매량이 갤럭시Z 플립3·폴드3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한 삼성 폴더블폰 4세대가 아이폰14 시리즈 출시 이후로도 흥행을 이어갈 지가 관건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폴어들폰 출하량은 지난해 보다 73% 증가한 1600만 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상반기(1~16월) 폴더블폰 시장에서 점유율 62%를 차지했다. 다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여전히 애플과의 격차가 큰 상황이다. 지난 2분기(4~6월) 기준 애플이 57%를, 삼성전자가 19%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8월 삼성 폴더블폰의 역대 가장 성공적인 흥행 덕분에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격차를 좁혔을 것”이라며 “그러다 9월 아이폰14 시리즈가 나오며 애플이 치고 나가며 치열하게 쫓고 쫓기는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최근의 불황과 경기 위축이 GS에 더 좋은 투자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 협력, 개방형 혁신으로 신사업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때입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7일 주요 계열사 임원진 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 ‘신사업 전략 보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GS가 기존 사업 전략이나 실적이 아닌 신사업만을 주제로 보고회를 연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허 회장은 “GS가 추구하는 미래성장 전략의 핵심은 협력사와 사모펀드(PE), 벤처캐피털(VC), 스타트업 등 다양한 역량을 가진 외부 파트너와 함께 신사업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GS가 핵심 신사업 분야로 꼽는 바이오, 순환경제, 에너지 전환 등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들의 주요 전략과 추진 현황이 발표됐다. ‘친환경 디지털을 통한 미래성장’이라는 방향 아래 다양한 사업이 공유됐다. GS칼텍스는 수소, 바이오연료, 전기차 충전 등 친환경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손잡고 바이오연료 관련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에너지는 중동 최대 석유기업인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와 협력해 수소경제 시대의 석유로 불리는 ‘블루암모니아’ 개발·유통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와는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위해 협력하고 있고,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도 나섰다. GS리테일의 퀵커머스(신속배달) 및 가정간편식(HMR) 사업, GS글로벌의 헬스케어 사업의 해외 진출 사례, GS건설의 친환경 건축 기술 ‘프리패브’(사전 공정) 등도 언급됐다. GS는 최근 컨소시엄을 구성해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 휴젤과 배달 플랫폼 요기요를 인수합병(M&A)했다. 또 ㈜GS지주 산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GS벤처스를 통해 7월 1300억 원 규모의 1호 펀드를 조성한 뒤 한 달여 만에 스타트업 5곳에 투자했다. 친환경 대체 가죽을 개발하는 ‘마이셀’, 탄소나노튜브 기술을 가진 ‘어썸레이’, 친환경 대체육을 개발하는 ‘에스와이솔루션’ 등이다. GS 측은 “이들 모두 초기 단계 스타트업이지만 GS그룹 신사업 생태계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고 소개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1조7000억 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을 다시 추진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미 정부 지원 확대 등 대외 여건이 배터리 기업에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판단에서다. 7일 재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잠정 보류했던 애리조나 단독공장 건설을 재추진하는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시행되는 등 (공장을 세우기에)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라며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던 상반기보다 공장 건설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월 애리조나주에 1조7000억 원을 투자해 연 1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가 6월 전면 재검토한다고 번복했다. 이에 대해 회사는 “현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심각해 최근 6개월 사이 건설, 물류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라며 “고객 수요 등 사업적 변동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미 의회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과시키며 상황이 바뀌었다. 이 법을 보면 정부가 앞으로 2032년까지 전기차 업체에 차량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에 이르는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이 지원을 받으려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배터리 부품과 원료를 조달해야 한다.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회사들이 앞다퉈 미국 현지 생산설비 구축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말에도 일본 혼다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본 완성차 업체와 한국 배터리 업체가 합작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총 44억 달러(약 5조9000억 원)를 투자해 40GWh 규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세워 2025년 말부터 파우치형 배터리 셀과 모듈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 주 정부 차원에서도 IRA와 맞물려 추가 지원에 나서며 현지 공장 설립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분위기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더그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는 LG에너지솔루션을 직접 찾아 주 정부에서 직·간접적으로 지원 및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음 달 이후 애리조나 공장 건설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자세히 검토 중이나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국내 누적 이용자 수 1600만 명인 백신 프로그램 ‘알약’의 운영사 이스트시큐리티가 최근 오류 사태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5일 내놨다. 회사는 앞으로 사전 검증 체계를 정밀화하고 대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프로그램 안정성 점검을 위한 테스트베드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업데이트 배포 전(全) 과정을 상세하게 감시,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할 경우 오작동을 신속하게 인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사 측은 또 수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방안도 밝혔다. 다만 피해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 방안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보안업계에선 알약 프로그램이 개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공개용 무료 제품이어서 피해 보상을 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이런 간단한 콘셉트로 만든 기획력이 대단하네요.” “PvP(유저 간 대결) 시스템을 도입하면 대박 나겠네.” 토요일인 3일 서울 강서구에서 열린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현장. ‘톱3’를 가리는 결승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행사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행사는 온라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도 중계되며 각자의 아바타로 로그인한 게임 팬들이 채팅창을 통해 쉴 새 없이 출품작에 대한 평가를 주고받았다. 올해 7회를 맞은 이 행사는 매년 수백 곳의 인디게임 개발사와 수천 명의 게임 유저들이 참여해 유망작을 확인하는 연례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해 톱3에 선정된 게임 ‘고양이와 스프’ 개발사 하이디어(HIDEA)가 중견 게임사 네오위즈에 200억 원에 인수되면서 인디게임 성공을 위한 등용문으로서 위상을 뽐냈다. 특정 마니아층만을 위한 장르로 여겨지던 인디게임이 게임업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디게임이란 투자자 등 외부 간섭에 얽매이지 않고 개발사가 원하는 입맛에 따라 만드는 독립 게임을 가리킨다. 돈이 안 되는 ‘배고픈’ 게임이라는 인식이 많았지만 이제는 기대 이상의 흥행으로 기존 주류 게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례가 늘며 잠재력 높은 장르로 부상 중이다. 이번 구글 페스티벌에서 ‘냥타워: 네모로직’으로 인기상을 수상한 김대원 스튜디오 박스캣 대표는 “인디 장르가 궤도에 오르면서 찾는 사용자들도 늘고 투자하려는 개발사도 많아진 걸 요즘 체감하고 있다”며 “사업적으로 검증된 모델이 아닌 새로운 형식을 다양하게 도전하다 보니 개인화라는 최근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져 시너지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구글 페스티벌이 열리던 3일 부산에서는 8회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로 온라인 개최를 해오다가 올해 오프라인 행사를 재개하며 출품된 게임 수(332개)도 지난해보다 39% 늘었다. 지난달 초 열린 ‘방구석 인디게임쇼’는 2020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인디게임 개발사의 홍보를 도우려 시작했지만 매년 후원도 늘고 업계 반응이 좋아 정례화하기로 했다. 4월 열린 ‘인디크래프트’에서는 국내 241개, 해외 50개 게임이 출품돼 역대 최다 지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인디게임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게임 유저들의 취향이 다양해진 영향이 크다. 기존 ‘성공 방정식’처럼 여겨지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나 대형 총싸움(FPS), 전략 시뮬레이션 등 몇몇 주류 장르만으로는 게임 시장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인디게임으로 출발해 세계적 게임으로 인기를 모은 성공 스토리도 늘고 있다. 전 세계 매달 1억 명 이상이 즐기는 메타버스의 대명사 ‘마인크래프트’, MZ세대의 이른바 ‘인싸’(인사이더) 게임으로 불리는 ‘어몽어스’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힐링형 게임으로 불리는 ‘고양이와 스프’가 최근 누적 다운로드 2600만 건을 돌파했다. 이들 게임은 단순하면서도 참신한 접근으로 기존 주류 게임들과 차별화하고 글로벌 흥행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데이터분석기업 유고브에 따르면 3월 기준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미국에서 지난해 13%만이 즐겼던 인디게임은 올해 17%로 증가했다. 전략, 어드벤처, FPS, RPG 등 다른 장르가 일제히 감소했지만 인디게임만 유일하게 성장세를 나타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창업자 사망 후 막대한 상속세 부담으로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넥슨이 올해부터 완화된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위기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세 분할 납부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돼 매년 조 단위로 낼 뻔한 세금 부담이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주요 대기업의 대주주 일가가 연부연납 기간 연장을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고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배우자인 유정현 NXC 감사와 두 딸 등 유족들은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인 지난달 31일까지 약 6조 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한꺼번에 납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연부연납 제도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부연납은 상속세를 일시 납부하기 어려운 경우 매년 나눠서 낼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김 창업자가 유족에게 물려주는 재산 대부분은 넥슨 지주회사인 NXC 주식이다. 그는 지난해 말 기준 NXC 지분 67.49%를 보유했다. 여기에 NXC가 보유한 넥슨(시가총액 약 24조 원) 지분 46.2%(약 7조5000억 원 규모)와 다른 투자 기업 가치를 합산하면 상속 규모는 10조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기본 상속세율 50%에 최대 주주 할증이 붙어 최대 65%를 적용받으면 상속세 규모가 6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유족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일부 지분을 매각하거나 넥슨 또는 계열사가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연부연납 최장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나면서 김 창업자의 유족이 당장 납부해야 할 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연부연납 세액은 총세액을 ‘연부연납 기간 + 1년’으로 나눠 계산한다. 상속세 6조 원을 단순 계산하면 연부연납 기간이 5년일 경우 매년 1조 원씩 내야 하지만 10년이면 약 5500억 원씩 납부하면 된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 매년 수천억 원에 이르는 상속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는 여전히 숙제다. 유족들이 6월 NXC의 100% 자회사 NXMH가 보유한 넥슨 주식 2500만 주(약 7000억 원 규모)를 담보로 옵션 계약을 맺은 것도 상속세 재원 마련 목적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아직 권리 행사 시점이 도래하지 않아 당장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는 데는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00% 가족 회사인 NXC의 배당을 대거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NXC는 2020년과 지난해 각각 116억 원 규모로 배당을 지급했는데, 현재 NXC에서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은 4조5000억 원에 달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스마트폰에서 사용자 식별을 위해 꽂는 유심(USIM) 물리칩 대신 다운로드만으로 대체 가능한 e심(eSIM) 서비스가 9월 1일 시작된다. e심을 유심과 함께 활용하면 스마트폰 1대로 전화번호 2개를 쓰는 ‘듀얼심’도 사용 가능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사에서 e심 서비스 가입이 가능하다고 31일 밝혔다. KT가 먼저 월 8800원에 두 번째 번호를 쓸 수 있는 보조 회선 전용 ‘5G·LTE 듀얼번호’ 요금제를 선보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e심 시장을 겨냥한 새 요금제를 준비 중이다. e심은 소프트웨어 방식의 식별장치다. 통신사, 기기를 변경할 때마다 일일이 갈아 끼워야 하는 유심과 달리 e심은 발급받은 QR코드를 인식시켜 설치하면 끝난다. 특히 온라인으로 개통할 경우 유심과 달리 별도 배송 과정이 없어 빠른 서비스 가입이 가능하다. e심 발급 비용은 2750원으로 유심 7700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스마트폰에서 사용자 식별을 위해 꽂는 유심(USIM) 물리칩 대신 다운로드만으로 대체 가능한 e심(eSIM) 서비스가 1일 시작된다. e심을 유심과 함께 활용하면 스마트폰 1대로 전화번호 2개를 쓰는 ‘듀얼심’도 사용 가능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사에서 e심 서비스 가입이 가능하다고 31일 밝혔다. KT가 먼저 월 8800원에 두 번째 번호를 쓸 수 있는 보조 회선 전용 ‘5G·LTE 듀얼번호’ 요금제를 선보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e심 시장을 겨냥한 새 요금제를 준비 중이다. e심은 소프트웨어 방식의 식별장치다. 통신사, 기기를 변경할 때마다 일일이 갈아 끼워야 하는 유심과 달리 e심은 발급받은 QR코드를 인식해 설치하면 끝난다. 특히 온라인 개통할 경우 유심과 달리 별도 배송 과정이 없어서 빠른 서비스 가입이 가능하다. e심 발급 비용은 2750원으로 유심 7700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듀얼심을 사용할 경우 통신 3사와 알뜰폰사 요금제를 혼용해 보다 유리한 요금제를 설계할 수도 있다. 지원되는 기종은 삼성 갤럭시는 최근 선보인 갤럭시 Z폴드4와 플립4부터, 아이폰은 2018년 출시된 XS 시리즈부터 사용 가능하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현대로템은 ‘창의적 혁신으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지속 성장’이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전사 차원의 지속가능경영을 체계화하고 내재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서 발표한 ‘2021년 상장기업 ESG 평가 및 등급 공표’ 결과에서 환경부문 A, 사회부문 A+, 지배구조부문 A 등 통합등급 A를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현대로템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 환경부문에서 고속열차 등 친환경 제품군을 구축하고 있다. 또 올해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수록했다. 아울러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플랫폼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 현황을 공개하는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꾸준히 관련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다. 사회부문에서는 대표 프로그램인 ‘철길타고 찾아가는 소외이웃’을 통해 현대로템 철도차량이 운행되는 지역 주변의 소외이웃을 도우며 사회적 가치 실현에 힘쓰고 있다. 나아가 협력사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노력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사회가 견제와 균형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구성원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으며, 사외이사의 임기를 최대 6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비재무적, 사회적 가치가 중요시되는 최근 흐름에 맞춰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ESG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네이버가 개발한 브라우저 ‘웨일’이 ‘유저 퍼스트’(이용자 우선주의) 철학을 앞세워 성장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웨일에서 다양한 교육용 서비스를 모아 제공하는 ‘웨일스페이스’와 시간제한 없이 무료 제공하는 화상회의 플랫폼 ‘웨일온’ 등을 활용해 사용자를 공략하고 있다. 네이버는 특히 19일 네이버, 충청남도 교육청, 선문대학교 등과 스마트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맞춤형 교육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교육 기관과 손잡고 교육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증적으로 분석, 기관별 교육실태를 파악할 계획이다. 또 교육청이 향후 교육 방향성을 수립, 발전시키는 과정에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이들 기관과 교육현장의 업무효율을 높이는 인공지능(AI) 기반 서술형 평가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충남교육청은 지역 내 교육기관 중 본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관을 모집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웨일스페이스는 전국 시도 교육청과 업무협약 및 협업을 이어가고 있고 실제 교육현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고 네이버 측은 전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웨일 스페이스는 ‘유저 퍼스트’ 철학에 입각해 선생님, 학생이 제공하는 피드백을 신속하게 반영해 기능을 개선한다”며 “또 교육현장에서 데이터를 활용한 자체적인 커리큘럼, 학습 지원 솔루션을 연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도 화상회의, 비대면수업이 일상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웨일온’도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2월 출시된 웨일온은 설치가 필요없는 웹 기반 솔루션으로 최대 500명까지 시간 제한 없이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네이버는 또 웨일이 자체 피싱 대응 기술을 개발, 탑재해 보안에 특화됐다고 내세웠다. 네이버가 국내외에서 수집한 피싱, 보안공격의 데이터를 활용해 ‘웨일 세이프 브라우징’ 엔진과 ‘웨일 클라이언트 사이드 디텍션’ 엔진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두 엔진은 불법 사이트 차단과 온라인 피싱 방지에 활용되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29일 오전 10시 경기 성남시 판교역 일대. 자동차들이 분주히 지나다니는 6차선 도로 위로 검은 말이 이끄는 흰색 마차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인기 모바일 육성 게임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이 카카오게임즈를 겨냥해 시위에 나선 것이다. 마차는 ‘일본과의 차별대우, 한국 유저 무시하나’ ‘계속되는 유저 기만’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이날 6시간가량 판교역 주변을 맴돌았다. 우마무스메는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해 6월 말 한국에서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배급)한 게임이다. 실존 경주마를 본떠 만든 미소녀 캐릭터를 키우는 게임으로, 출시 한 달 만인 7월 말 구글과 애플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의 운영 미숙에 대한 불만이 쌓여 시위를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핵심 아이템을 일본에서는 1년간 배포했는데 한국에서는 1개월만 준다든지, 게임의 메인 이벤트를 일본 서버에서는 3주일 전부터 예고했는데 한국에선 3일 전에 공지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게임 이용자들은 지난해부터 트럭 시위, 불매운동 등으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며 유저끼리 목소리를 모으기가 훨씬 용이해진 데다 ‘공정’에 민감한 MZ세대의 성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29일 오전 10시 경기 성남시 판교역 일대. 자동차들이 분주히 지나다니는 6차선 도로 위로 검정말이 이끄는 흰색 마차가 등장했다. 인기 모바일 육성 게임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이 카카오게임즈를 겨냥해 시위에 나선 것이다. 마차는 ‘일본과의 차별대우, 한국유저 무시하나’ ‘계속되는 유저 기만’ 등 현수막을 내걸고 이날 6시간가량 판교역 주변을 맴돌 예정이다. 국내 게임사의 변화를 촉구하는 이용자 단체 시위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불합리한 게임 운영과 답답한 소통 방식에 불만을 호소하며 거리에 나섰다. 게임사는 개발, 출시만 하고 이용자는 플레이만 한다는 과거 일방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게임을 얼마나 이용자 친화적으로 운영하는지가 게임의 흥망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과제가 됐다는 평가다. 우마무스메는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해 한국에서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유통)한 게임이다. ‘말’(우마)과 ‘딸’(무스메)이라는 뜻으로 실존 경주마를 본떠 만든 미소녀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이 게임 목표다. 원작인 애니메이션 팬덤이 두텁고 일본에서는 이미 흥행이 검증된 게임이어서 한국 출시 전부터 입소문을 탔다. 국내에서 선보인지 한 달 만인 7월 말 구글과 애플 양대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7월 25일 하루 동안 발생한 매출만 150억 원이 넘을 정도였다. 이용자들은 국내에서 게임을 퍼블리싱한 카카오게임즈의 운영 미숙을 문제 삼고 있다.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인데 오역, 오타가 많고 계정마다 지급되는 핵심 아이템을 일본에서는 1년간 배포했으나 한국에서는 1개월만 줘 과금 부담을 키웠다는 점 등이 지적됐다. 이번 마차 시위를 이끈 결정적인 계기는 이 게임의 메인 콘텐츠인 ‘챔피언스 미팅’이라는 ‘PvP’(플레이어간 결투) 이벤트에 대한 공지였다. 일본 서버 이용자들은 대결 3주일 전부터 일정을 알고 예고된 경기장 종류, 종목, 날씨 등 조건에 맞춰 캐릭터 육성을 준비하는데 카카오게임즈는 3일 전 공지를 낸 것이 화근이었다. 정보를 미리 안 이용자와 그렇지 않은 이용자 사이에서 격차가 생겨 이는 차별이라는 주장이다. 불만이 터진 이용자들은 모금에 나서 마차 시위를 추진했고, 항의성 별점 평가도 병행해 현재 구글플레이 우마무스메 평점은 1.4점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불편을 드린 이용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용자들의 의견들을 수렴해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앞서 엔씨소프트도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과 관련해 유튜버에게 이른바 ‘뒷광고’를 했다는 논란에 휘말려 뭇매를 맞았다. 게임에 돈을 얼마나 썼는지에 따라 우열이 가려지는 ‘P2W’(Pay to Win) 게임에서 특정 플레이어를 회사가 지원해주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달 초 리니지 유저들이 엔씨소프트 사옥 부근에서 트럭 시위를 했고, 엔씨 관계자들이 직접 방송에 나와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그동안 게임사 정책에 수동적으로만 따르던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지난해부터 벌어진 현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며 유저끼리 목소리를 모으기 훨씬 용이해진 데다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게임사 사업모델이 소비자들의 영향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과거 게임을 구매해서 플레이했을 때와 달리 최근 게임들은 이미 진입한 이용자들이 계속해서 게임을 즐기고 유료 아이템을 많이 사야 유지·성장이 가능하다. 이런 관계에서 이용자들이 돌아서 버리면 게임사는 지속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우마무스메나 리니지2M과 같은 논란은 게임사들의 성장성 우려로 이어지기도 한다. 마차 시위 예고 이후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계속 하락세를 보였고 이날 오후 1시 기준 2%가량 떨어지는 중이다. 강신진 홍익대 게임학과 교수는 “이제 게임 시장은 공급자 중심이었던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회사를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라며 “특히 확률형 아이템과 같은 과금 구조가 주류인 게임사 입장에선 이용자 이탈이나 불매운동은 치명적이기 때문에 이용자 평가에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