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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대선을 24일 앞두고 야권 후보 단일화가 공식적으로 수면 위로 부상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선제적인 단일화 제안에 일단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곧바로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을 두고 양측은 정면으로 충돌했다. 안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안을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은 즉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의 치열한 선두 다툼 속에 야권 단일화 논의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대선 판세는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완주한다”던 安, 여론조사 단일화 제안안 후보는 13일 후보 등록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의 길을 가자”라며 후보 단일화를 전격 제안했다. 그간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쪽에서 러브콜을 받아온 안 후보가 일단 윤 후보와 함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 야권 관계자는 “안 후보 지지율이 10%대에 머물면서 현실적으로 단일화 카드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안 후보가 선제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한 건 향후 단일화 협상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는 “180석이 넘는 여권을 상대로 100석이 겨우 넘는 지금 야권 의석으로는 박빙으로 대선에서 이긴다 해도 ‘식물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2년간 개혁과 정치 안정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선 압도적 대선 승리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현재의 4자 구도 속에서 설령 윤 후보가 승리한다 해도 집권 후 독자적인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은 만큼 반드시 단일화를 수용하라는 요구다. 또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한 안 후보는 단일화 방법과 관련해 추가적인 협상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안 후보는 지난해 4월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단일화 방식을 이번에도 적용하자고 밝히며 “저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모든 조건을 수용하기로 결단함으로써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든 사람”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이 이겼던 방식을 국민의힘이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압박인 셈”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여론조사 요구에 대해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가 마냥 후보직을 던질 수는 없기 때문에 명분이 필요하다”며 “최소한 국민에게 의향을 물어보는 절차는 필요하지 않냐”고 말했다. 여기에 안 후보 측은 최근 자체 조사 등을 통해 윤 후보와의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 尹 “긍정적”이라면서도 복잡한 속내안 후보의 제안을 받아든 국민의힘은 대응 전략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야권 단일화의 문이 열린 것은 긍정적이지만,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선뜻 받기엔 여권 지지자들의 ‘역(逆)선택’ 가능성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날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여론조사 얘기를 들었는데 좀 고민해 보겠다”고 한 이유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도 “여론조사 방식 등을 두고 단일화 협상이 길어질 경우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 등 각종 의혹이 묻힐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단 국민의힘은 겉으로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다. 선거대책본부의 한 핵심 의원은 “(안 후보가) 민주당과 (단일화를) 저울질하다가 깨진 걸 우리가 모르는 게 아니다”라며 “그래 놓고 이제 와 정권교체를 앞세워 무작정 ‘받으라’고 하는 건 안 된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부처님 손바닥에 놓은 손오공의 사진을 올리며 “국민의당이 지금까지 단일화는 없다는 식으로 우리 당을 공격했던 논평을 냈던 것은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국민의힘은 이날 안 후보를 향해 “야권 통합을 위한 용기 있는 결단”을 촉구하며 여론조사가 아닌 담판을 통해 단일 후보를 결정하자고 역제안했다. 다만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갈등 끝에 단일화가 완전 결렬된다면 거센 책임론이 윤 후보를 향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국민의힘의 고민이다. 이날 윤 후보와 선대본부 인사들의 오찬에서도 “여론조사 경선을 전향적으로 검토하자”는 의견과 “경선은 안 된다”는 목소리가 엇갈렸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윤 후보는 별다른 언급 없이 듣기만 했다”고 전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여야는 두 번째 TV토론에서 쏟아진 대선 후보들 간 날 선 발언의 진위를 둘러싸고 주말에도 서로를 향해 “변명하느라 고생”, “뻔뻔한 거짓 공세”라며 2차전을 이어갔다. 동아일보는 토론에서 논란이 된 △김포 집값 △전시작전권 전환 △원전 추가 건설 △사드 추가 배치 관련 발언의 배경과 진위를 짚어 봤다.○ 김포 20평형 아파트 값이 2억 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90%까지 완화하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비판하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의 30%를 분양가의 90% 대출해준다는 것”이라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는 규모 수십 평이 아니고 20평 정도면 한 2억∼3억”이라고 설명했다. 심 후보가 “어느 지역에 2억∼3억(20평)이 있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김포나 이런 곳에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지역 시민단체들은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를 지냈으면서도 김포가 2억∼3억 원이면 집을 살 수 있는 곳으로 알고 있는 남다른 현실감각의 소유자”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도 13일 논평을 내고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 정신이 딴 데 가 있으니 ‘김포가 땅값 집값도 싼 낙후된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1일 기준 김포 아파트 시세는 3.3m²당 1729만 원으로 전용 59m² 아파트 기준 4억2000만 원 선이다. 한강신도시의 경우 24평형이 5억 원대 후반∼6억 원대 중반에 거래됐다. 다만 시 외곽인 통진읍의 전용 59m² 아파트는 최근 1억 원 후반에서 2억 원대에도 거래됐다. 분양가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분양한 통진읍 ‘김포마송택지지구 디에트르’ 전용 59m²가 2억5000만∼2억9000만 원 선이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시지가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원가 수준으로 분양한다 하더라도 시 외곽 지역에 지어야 2억∼3억 원대 분양이 가능하다”고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 후보는 13일 트위터를 통해 “해당 발언은 현재 김포 아파트 시세를 말한 것이 아니라 김포공항 인근에 20만 호를 공급할 경우 2억∼3억 원대 아파트 분양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 잘못 전해지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李 ‘조건 없는’ 전작권 회수 논란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 후보가) 전작권 회수하는 데 조건이 무슨 필요가 있냐, 그냥 회수하면 되는 거지(라고 했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이 후보는 “명색이 법률가인데 허위 주장을 너무 많이 한다”며 “전작권 회수를 빨리 해야 한다고 했지 조건 필요 없이 한다고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전작권을) 그냥 환수하면 되지 무슨 조건을 붙여가지고 무슨 능력이 검증되면 (환수)하겠다는 것인지”라면서 “그러나 (미국과) 합의했으니 그 절차를 지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미 양국 합의에 따라 절차를 지키자는 데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그냥 환수하면 되지 무슨 조건을 붙여가지고”라고 말한 부분을 문제 삼으며 “윤 후보의 질문은 명백한 사실에 기초한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 尹 “원전 추가 설치 주장 안 했다”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원전을 추가 설치하겠다고 하셨지 않았나, 어디 설치할 건가”라고 따졌다. 그러자 윤 후보는 “원전은 짓고 있는 것은 짓겠다고 했지 추가로 새 지역에 넣겠다고 아직 말씀을 안 드렸다”고 했다. 실제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경북 울진 원전 부지를 방문했을 때 신규 원전 고려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더 필요하다면 그것은 집권 후에 추가 검토하겠다”며 “에너지 기본 계획을 바꿔야 하는 문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전을 확대하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원전 추가 설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원전을 추가로 지을 의사가 진짜 있는지, 짓겠다면 부지는 어디를 검토하고 있는지 등을 질문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 ‘사드’ 발언 해석 논란이 후보와 윤 후보는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관련 발언을 놓고도 서로 다른 주장을 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020년 11월 ‘한국에 사드를 추가 배치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브룩스 전 사령관 인터뷰를 보도한 것을 두고 해석이 엇갈린 것. 이 후보가 “(브룩스 전 사령관이) 사드 관련 (추가 배치)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하자 윤 후보는 “성주 사드에 우리나라 저고도방어시스템을 결합해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이지 추가 배치에 대해서 언급한 것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민주당은 토론 후 브룩스 전 사령관을 인터뷰한 RFA 기자의 답변을 인용해 “당시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국에 추가 사드 배치 필요 없다고 언급했고, 그 이유에 대해 기존 사드 포대를 다른 미사일방어시스템과 통합시키면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공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드를 패트리엇 시스템 등과 통합 운용하면 사드 추가 배치보다 더 나은 방어시스템이 될 것이라는 말을 이 후보가 ‘사드 추가 배치가 필요 없다’는 식으로 왜곡했다”고 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13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야권 단일화를 제안하며 그 방법으로 “여론조사 국민 경선”을 제시했다. 특히 여론조사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방식처럼 하자고 못 박았다. 지난해 3월 실시됐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 후보의 여론조사는 무선 100%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다. 당시 2개의 여론조사 기관이 각각 “후보로 누가 더 적합하느냐”는 적합도와 “후보로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느냐”는 경쟁력을 물은 뒤 이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당시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을 여론조사에서 배제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안 후보가 이날 “단일화 경선 방식을 두고 다시 원점에서 논의할 이유는 없다”라고 강조한 것은 이번에도 적합도, 경쟁력을 각각 묻고 역선택 방지 조항은 넣지 말자는 통첩인 셉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대선이라는 특성상 여권 지지층이 단일화 여론조사에 대거 참여해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만약 여론조사 단일화에 두 후보 측이 합의하더라도 세부적인 규칙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여전히 ‘후보 간 담판’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당초 “10분 이면 (담판으로)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했던 윤 후보는 이날도 “아쉬운 점도 있다”며 안 후보의 방식 제안을 선뜻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야권에서는 “당장 두 후보 측이 협상을 위해 마주 앉는 시점조차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출판기념회를 열며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이 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전격 회동한 데 이어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까지 내자 국민의힘에서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의 한 소극장에서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간기념 청년 포럼을 열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출동했지만, 윤 후보는 같은 시각 다른 행사에 참석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5일 선대위 해산 이후 약 한 달간 전화통화를 한 것 외에 따로 만난 적이 없다. 윤 후보는 기자들에게 “(신년 인사회가) 이미 선약된 행사였다”라며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내부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갈 지(之)자’ 행보로 두 사람 간 불신의 골이 더 깊어진 것 아니냐”라는 불만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지지율 정체를 겪고 있는 이 후보의 요청으로 전격 회동한 데 이어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에게 비교적 유리한 방식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후보 간 담판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어차피 양당 후보 중 하나가 당선될 텐데 누가 돼도 나라 앞날이 암울하다”라며 “누구는 가족과 이념 집단이, 누구는 일부 측근이 문고리 소(小)통령 행세를 할 것”이라고 이, 윤 후보를 한데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자신의 몸값을 높이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정권교체라는 대의보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 고려하는 구태 중의 구태”라고 직격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집권하면 전 정권의 적폐를 수사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놓고 9일 정치권에선 논란이 일었다. 여당은 “노골적인 정치 보복 선언”이라며 규탄했고 청와대 역시 “매우 불쾌하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에 윤 후보는 재차 “(문재인 정부) 스스로 생각하기에 문제 될 게 없다면 불쾌할 일이 없다”고 맞섰다. 윤 후보는 이날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라며 “문재인 정권에서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도 법과 시스템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대통령은 수사에 관여 안 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 보복’ 우려에 대해선 “제가 문 정부 초기에 (수사)했던 것이 대통령의 지령을 받아 보복한 것이었나”라고 반문했다.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가리켜 “(정권 수사를) 거의 독립운동처럼 해 온 사람”이라며 “굉장히 유능한 검사라 아마 검찰 인사가 정상화되면 중요한 자리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같은 날 선거대책본부 정권교체동행위원회가 공개한 동영상에서도 문 정부를 겨냥해 “김대중·노무현 계승자라고 하는데, 저는 그것이 사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우상호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긴급성명서를 내고“일평생 특권만 누려온 검찰 권력자의 오만 본색이 드러난 망언”이라고 반발했다. 우 본부장은 “문 정부를 향해 보복의 칼을 겨누는 것은 국가적 위기 상황을 혼란으로 몰아넣는 망국적 분열과 갈등의 정치”라며 발언 취소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도 “정치 보복을 하겠다고 들릴 수 있는 말이어서 매우 당황스럽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한 검사장에 대한 언급과 관련해 “독립운동을 위해 피땀 흘린 모든 분에 대한 모욕”이라며 “벌써 측근 챙기기냐”라고 비판했다. 그간 대선 국면에서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며 관련 언급을 삼가온 청와대도 이례적으로 반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특히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라는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아무리 선거라지만 지켜야 할 선이 있는 것”이라며 격앙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반응은 윤 후보 발언이 언론에 소개된 지 6시간 만에 나왔다. 윤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왜곡한 동시에 향후 보복까지 예고했다고 보고 불쾌함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기자들을 만나 “내가 한 건 정당한 적폐 처리이고, 남이 하는 건 보복이라는 프레임은 맞지 않다”라고 받아쳤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원일희 대변인도 “(여당이) 스스로 저지른 수많은 범죄에 대한 도둑 제 발 저림 현상”이라고 논평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집권하면 전 정권의 적폐를 수사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놓고 9일 정치권에선 논란이 일었다. 여당은 “노골적 정치 보복 선언”이라며 규탄했고, 청와대 역시 “매우 불쾌하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에 윤 후보는 재차 “(문재인 정부) 스스로 생각하기에 문제될 게 없다면 불쾌할 일이 없다”고 맞섰다. 윤 후보는 이날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에서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도 법과 시스템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대통령은 수사에 관여 안 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 보복’ 우려에 대해 “제가 문 정부 초기에 (수사)했던 것이 대통령의 지령을 받아 보복한 것이었나”라고 반문했다.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가리켜 “(정권 수사를) 거의 독립운동처럼 해 온 사람”이라며 “굉장히 유능한 검사라 아마 검찰 인사가 정상화되면 중요한 자리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같은 날 선거대책본부 정권교체행동위원회가 공개한 동영상에서도 문 정부를 겨냥해 “김대중·노무현 계승자라고 하는데, 저는 그것이 사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우상호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긴급성명서를 내고 “일평생 특권만 누려온 검찰 권력자의 오만본색이 드러난 망언”이라고 반발했다. 우 본부장은 “문 정부를 향해 보복의 칼을 겨누는 것은 국가적 위기 상황을 혼란으로 몰아넣는 망국적 분열과 갈등의 정치”라며 발언 취소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도 “정치 보복을 하겠다고 들릴 수 있는 말이어서 매우 당황스럽고 유감스럽다”라고 말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한 검사장에 대한 언급과 관련해 “독립운동을 위해 피땀 흘린 모든 분에 대한 모욕”이라며 “벌써 측근 챙기기냐”라고 비판했다. 그간 대선 국면에서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며 관련 언급을 삼가온 청와대도 이례적으로 반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특히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라는 윤 후보 발언에 대해 “아무리 선거라지만 지켜야할 선이 있는 것”이라며 격앙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반응은 윤 후보 발언이 언론에 소개된 지 6시간 만에 나왔다. 윤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왜곡한 동시에 향후 보복까지 예고했다고 보고 불쾌함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기자들을 만나 “내가 한 건 정당한 적폐 처리이고, 남이 하는 건 보복이라는 프레임은 맞지 않다”라고 받아쳤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원일희 대변인도 윤 후보의 인터뷰에 대해 “지극히 상식적이고 원론적인 발언”이라며 “(여당이) 스스로 저지른 수많은 범죄에 대한 도둑 제 발 저림 현상”이라고 논평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차기 대통령이 가장 먼저 맞닥뜨릴 국가적 과제는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이다. 코로나19 정책은 새 정부의 첫해 성과를 결정지을 수 있는 최우선 현안이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등 각국 지도자들의 지지율을 뒤흔들고 있는 결정적 변수도 코로나19다. 여야정이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는 가운데 동아일보가 여야 4당 대선 후보들의 ‘코로나 공약’ 면면을 들여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대확산 속에 3·9대선이 펼쳐지면서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 역시 코로나19 위기 대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일보는 8일 여야 4당 대선 후보들에게 ‘대한민국 최고 방역사령관’으로서 코로나19 위기와 관련해 구상 중인 △방역체계 △의료체계 △경제 대책 등 종합적인 정책 공약을 물었다. 여야 후보들이 서면답변에서 동일하게 꼽은 ‘코로나19 1호 공약’은 최소 50조 원부터 최대 무한대(손실 100% 보상)에 이르는 대규모 피해 보상이었다. 방역·의료체계 개혁의 방법론을 놓고선 진보 후보들은 ‘공공의료 강화’를, 보수·중도 후보들은 ‘과학기반 방역’을 각각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이 ‘마이크로타기팅(Microtargeting·세부 공략)’ 공약을 차별성 없이 쏟아내는 가운데 코로나19 공약 또한 실현가능성에 대한 검토 없이 인기영합식으로 내놓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미크론 여파에 ‘유연한 방역’ 한목소리정부가 7일 고위험군만 지원하는 등의 새 방역체계를 내놓은 상황에서 후보들도 저마다 ‘유연한 방역’을 강조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8일 ‘오미크론 대응 긴급점검회의’에 참석해 “백신 3차 접종자에 대해 24시까지 영업시간 제한을 꼭 완화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 측이 동아일보에 보내온 서면답변에서는 야당 후보들의 ‘방역제도 완화’ 공약에 대해 “국민 불신을 조장하고, 감염병 대응을 정치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지만 한발 물러난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방역패스 일부 폐지’를 중점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영화관 등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하지 않는 실내에서는 방역패스를 폐지하고 다른 실내공간의 경우 얼마나 환기가 잘되는지에 따라 입장 허용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 규정을 완화하자는 내용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공약도 소상공인·자영업자를 겨냥한다. 3밀(밀집·밀접·밀폐) 규정을 준수하는 업체에 영업시간 제한을 폐지하자는 것이다. 국민적으로 불안감이 큰 ‘백신 접종 이상반응’과 관련해서는 야당 후보들이 보다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윤 후보는 “현 정부는 백신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거의 모든 피해를 국민에게 떠넘겨왔다”라며 정부가 부작용 인과관계 증명을 책임지겠다고 공약했다. 또 사망자와 중증환자에게 보상·치료를 선(先)지원하기 위해 예산 1155억 원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부작용 인정 범위 확대와 ‘선보상 후(後)증명’ 원칙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소아·청소년에 한해 ‘백신 이상반응 국가 완전 책임제’를 공약했다. ○ 손실보상·지원에 경쟁적 ‘판 키우기’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보상에 대해선 네 후보가 “즉각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이구동성으로 규모 경쟁에 나섰다. ‘한국형 PPP(급여보호프로그램)’ 도입, 임차료 부담 완화 등 세부 공약들도 상당 부분 겹친다. 지원 범위를 둘러싼 각론에서만 다소 차이를 보일 뿐이다. 이 후보는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라며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최소 35조 원의 재정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현행 최대 80%인 손실보상 피해인정률을 100%로 높이겠다고 지원사격했다. 심 후보는 “금액을 한정하지 말자”라며 모든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손실 전액을 보상해야 한다고 공약했다. 반면 윤 후보는 피해 정도에 따라 차등 지원을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연 30조 원 규모의 코로나19 특별회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의료체계 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후보들의 구상이 비교적 뚜렷하게 갈렸다. 이 후보는 성남의료원 건립을 주도한 경험을 내세워 공공병원 확충을 강조한다. 이 후보는 70개 중진료권별 공공병원을 확보하고, 지역 의대를 졸업한 의사들이 해당 지역에서 의무복무하게 하는 ‘지역의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윤 후보는 ‘공공정책 수가’ 신설을 내세운다. 기존 민간·공공병원의 음압병실·중환자실·응급실 설치와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정책수가로 지원하는 것이 의료의 공공성 확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후보별 공약의 체계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은 “한정된 재원을 놓고 어디에 써야 할지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부족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지원은 중요하지만 예산을 어떻게 조달할지, 어디에 쓸지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시민건강연구소는 이 후보에 대해선 방역 정책에 대한, 윤 후보에 대해선 보건인력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논평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대확산 속에 3·9대선이 펼쳐지면서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 역시 코로나19 위기 대응이 될 전망이다. 동아일보는 8일 여야 4당 대선 후보들에게 ‘대한민국 최고 방역사령관’으로서 코로나19 위기와 관련해 구상 중인 △방역체계 △의료체계 △경제 대책 등 종합적인 정책 공약을 물었다. 여야 후보들이 서면답변에서 동일하게 꼽은 ‘코로나19 1호 공약’은 최소 50조 원부터 최대 무한대(손실 100% 보상)에 이르는 대규모 피해 보상이었다. 방역·의료체계 개혁의 방법론을 놓고선 진보 후보들은 ‘공공의료 강화’를, 보수·중도 후보들은 ‘과학기반 방역’을 각각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이 ‘마이크로타기팅(Microtargeting·세부 공략)’ 공약을 차별성 없이 쏟아내는 가운데 코로나19 공약 또한 실현가능성에 대한 검토 없이 인기영합식으로 내놓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오미크론 여파에 ‘방역 완화’ 한 목소리정부가 7일 고위험군만 지원하는 등의 새 방역체계를 내놓은 상황에서 후보들도 저마다 ‘유연한 방역’을 강조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8일 ‘오미크론 대응 긴급점검회의’에 참석해 “백신 3차 접종자에 대해 24시까지 영업시간 제한을 꼭 완화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 측이 동아일보에 보내온 서면답변에서는 야당 후보들의 ‘방역제도 완화’ 공약에 대해 “국민 불신을 조장하고, 감염병 대응을 정치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지만 한 발 물러난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방역패스 일부 폐지’를 중점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영화관 등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하지 않는 실내에서는 방역패스를 폐지하고 다른 실내공간의 경우 얼마나 환기가 잘 되는지에 따라 입장 허용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 규정을 완화하자는 내용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공약도 소상공인·자영업자를 겨냥한다. 3밀(밀집·밀접·밀폐) 규정을 준수하는 업체에 영업시간 제한을 폐지하자는 것이다. 국민적으로 불안감이 큰 ‘백신 접종 이상반응’과 관련해서는 야당 후보들이 보다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윤 후보는 “현 정부는 백신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거의 모든 피해를 국민에게 떠넘겨왔다”라며 정부가 부작용 인과관계 증명을 책임지겠다고 공약했다. 또 사망자와 중증환자에게 보상·치료를 선(先)지원하기 위해 예산 1155억 원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부작용 인정 범위 확대와 ‘선보상 후(後)증명’ 원칙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소아·청소년에 한해 ‘백신 이상반응 국가 완전 책임제’를 공약했다. ● 손실보상·지원에 경쟁적 ‘판 키우기’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보상에 대해선 네 후보가 “즉각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이구동성으로 규모 경쟁에 나섰다. ‘한국형 PPP(급여보호프로그램)’ 도입, 임대료 부담 완화 등 세부 공약들도 상당 부분 겹친다. 지원 범위를 둘러싼 각론에서만 다소 차이를 보일 뿐이다. 이 후보는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라며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최소 35조 원의 재정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현행 최대 80%인 손실보상 피해인정률을 100%로 높이겠다고 지원사격했다. 심 후보는 “금액을 한정하지 말자”라며 모든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손실 전액을 보상해야 한다고 공약했다. 반면 윤 후보는 피해 정도에 따라 차등 지원을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연 30조 원 규모의 코로나19 특별회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의료체계 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후보들의 구상이 비교적 뚜렷하게 갈렸다. 이 후보는 성남의료원 건립을 주도한 경험을 내세워 공공병원 확충을 강조한다. 이 후보는 70개 중진료권별 공공병원을 확보하고, 지역 의대를 졸업한 의사들이 해당 지역에서 의무복무하게 하는 ‘지역의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윤 후보는 ‘공공정책 수가’ 신설을 내세운다. 기존 민간·공공병원의 음압병실·중환자실·응급실 설치와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정책수가로 지원하는 것이 의료의 공공성 확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후보별 공약의 체계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은 “한정된 재원을 놓고 어디에 써야 할지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부족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지원은 중요하지만 예산을 어떻게 조달할지, 어디에 쓸지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시민건강연구소는 이 후보에 대해선 방역 정책에 대한, 윤 후보에 대해선 보건인력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논평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7일 “아무리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던, 바보 노무현의 길을 기억하겠다”라고 말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눈물을 흘리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제주 강정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한 데 이어 안 후보도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나선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18차례 노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노무현이 없는 지금, 누군가는 일생을 걸고, 정치적 명운을 걸고, 국민을 분열시키며 상대방의 실수와 반사이익만으로 평생을 먹고사는 진영정치를 타파해야 한다”라며 “그 길, 미약하지만 지금 저 안철수가 걷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자신의 고향인 부산 범천동이 노 전 대통령의 첫 국회의원 지역구에 속한 범일동과 붙어 있다고 말하는 등 각종 인연을 거론하기도 했다.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앞다퉈 ‘노무현 마케팅’을 벌이는 것에 대해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을 겨냥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이 정파를 막론하고 국민들에게 아련한 느낌을 주는 인물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안 후보의 경우 과거 2002년 대선 당시 3위였던 노 전 대통령이 ‘이회창 대세론’을 꺾고 역전극을 펼친 점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이날 ‘G3 디지털경제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초(超)격차 과학기술 5개를 확보해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디지털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과학기술부총리를 신설해 정부의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로 삼고, 국가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10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7일 “아무리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던, 바보 노무현의 길을 기억하겠다”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눈물을 흘리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5일 제주 강정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한 데 이어 안 후보도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나선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총 18번이나 노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안 후보는 자신의 고향인 부산 범천동이 노 전 대통령의 첫 지역구인 범일동과 붙어있고, 자신의 출신 고교인 부산고에 대해서는 “노 전 대통령이 본인 정치의 출발점이라고 하셨던 바로 그 초량동”이라고 말하는 등 다양한 인연을 거론했다. 이어 “노무현이 없는 지금, 누군가는 일생을 걸고, 정치적 명운을 걸고, 국민을 분열시키며 상대방의 실수와 반사이익만으로 평생을 먹고 사는 진영정치를 타파해야 한다”라며 “그 일, 미약하지만 지금 저 안철수가 걷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안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은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외쳤다”라며 “저 안철수가 생각하고 가는 길과 같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자신의 공약인 국민통합 내각, 연금개혁 등을 언급하며 “노 전 대통령이 살아 계셨다면, 제가 하려는 이런 일에 큰 응원과 박수를 보내주셨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선이 한 달 남은 상황에서 여야 후보들이 앞다퉈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하는 것은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은 친노(친노무현) 진영에서는 물론, 정파를 막론하고 고루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3위 주자인 안 후보의 경우, 과거 2002년 대선 당시 역시 3위였던 노 전 대통령이 ‘이회창 대세론’을 꺾고 역전극을 펼친 점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3·9대선까지 한 달 남아 있는 상황에서 가장 뜨거운 변수 중 하나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간 단일화 여부다. 동아일보가 실시한 대선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8.5%, 반대한다는 응답은 35.4%로 양 시각이 팽팽히 맞섰다. 다만 실제로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10명 중 6명이 회의적이라고 전망했다.○ 단일화 찬성 38.5% vs 반대 35.4%이번 조사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한 찬반 여론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지지 후보별로는 입장이 뚜렷하게 갈렸다. 윤 후보 지지층에선 세 명 중 두 명(66.0%)이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찬성했다. 안 후보의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이보다 낮은 42.3%로 나타났다. 반대 응답은 37.9%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지지층에서는 과반인 56.7%가 후보 단일화에 반대했다. 이는 윤 후보, 안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야권 단일 후보가 누구로 정해지든 상관없이 이 후보를 앞설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도 윤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윤 후보는 45.9%의 지지율을 얻어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인 11.5%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안 후보가 44.0%, 이 후보가 29.0%를 각각 얻어 두 후보 간 격차는 15.0%포인트로 벌어졌다. 두 후보 중 누구로 단일화가 돼야 할지 묻는 질문에서는 윤 후보라는 응답이 41.6%, 안 후보가 37.8%로 비슷하게 맞섰다. 다만 ‘정권 교체를 원한다’는 응답자로 그 대상을 한정할 경우 69.7%가 윤 후보로, 20.2%는 안 후보로 단일화가 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전체 응답자 중 윤 후보로의 단일화를 원한다는 응답은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에서 높아 전통적 보수층의 시각을 반영했다. 반면 40, 50대와 광주·전라지역에서는 안 후보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 이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지지층에서도 안 후보가 적합하다는 응답이 각각 60.8%, 64.6%로 상당히 높았다.○ 단일화 성사 가능성에는 ‘물음표’실제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응답자는 많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 중 59.4%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성사될 것’(16.9%)이라는 응답을 앞섰다. 이 후보 지지층의 75.3%는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단일화 전망에 가장 부정적이었다. 정권 교체를 원하는 응답자의 48.6%와 윤 후보 지지층 45.5%, 안 후보 지지층 64.7%도 각각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단일화 논의가 좀처럼 진척되고 있지 않은 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각 후보의 지지율이 야권 단일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에게로 일부 흩어질 여지도 나타났다. 윤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안 후보 지지층 중 44.4%는 윤 후보를 뽑겠다고 답했다. 30.5%는 결정을 유보했고, 이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도 15.2%였다. 반대로 안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윤 후보 지지자들 중 안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62.4%로 조사됐다. 이 후보 지지자 중 13.6%도 안 후보를 찍겠다고 응답했다. 단일화의 조건에 대해서도 시각이 엇갈렸다. 윤 후보와 안 후보 중 한 명이 ‘대가 없이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37.5%로 상대 후보와 함께 ‘공동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응답(30.0%)보다 7.5%포인트 높았다. 이 후보와 지지율 선두를 다투고 있는 윤 후보 지지층에서는 ‘대가 없는 양보’를 원하는 비율이 48.1%로 ‘공동정부 구성’(31.9%)보다 높았다. 안 후보 지지층에서는 비슷하게 나타났다. 양측 지지층의 요구가 맞부딪치는 가운데 두 후보가 실제 단일화 협상에 들어가더라도 지분을 놓고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조사는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4일부터 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43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유선 19%, 무선 81%) 임의번호걸기(RDD)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가중치는 성, 연령, 지역별 가중값(셀가중, 2022년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을 부여했다. 응답률은 10.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3일 열린 3·9대선 TV토론은 첫 주제인 부동산 정책에서부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뒤덮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 대부분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공격하는 데 사용했고, 이 후보는 대장동 관련 의혹에 윤 후보와 국민의힘 인사들이 연루돼 있다고 주장하며 반격했다. 두 후보는 “특검 뽑는 자리가 아니다”(이 후보) “(성남)시장이 바보였나”(윤 후보) 등 감정 섞인 공방을 벌였지만 새로운 의혹 제기나 해명은 없었다.○ 尹 “대장동 설계는 李” vs 李 “이익 본 건 尹”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토론회 첫 질문으로 이 후보를 향해 “어떻게 김만배, 남욱, 정영학 같은 사람들이 합쳐서 3억5000만 원으로 1조 원이 돌아가게 설계했냐는 것이냐”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 후보가 남은 것을 다 먹게 설계해준 것이냐.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 대장동 개발 사업에 들어간 비용과 수익을 정확히 가늠하고 설계하신 것은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100% 공공개발을 못 한 점을 사과드린다”면서도 “제가 일부러 (지난해) 국정감사를 자청해 이틀 동안 탈탈 털다시피 검증했던 사실”이라며 “이런 이야기를 다시 하며 시간 낭비하기보다는 민생과 경제 이야기를 많이 하자”고 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계속해서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는 법정에서 (대장동 사업) 설계가 (이재명) 시장의 지휘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고 공격했다. 거듭된 압박에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로) 저는 이익 본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윤 후보는 (김 씨의 누나가 윤 후보) 부친의 집을 사줬지 않느냐. 우연히 사줬겠느냐”고 받아쳤다. 또 윤 후보에게 “여기는 특검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발끈하기도 했다. ○ 심 “李, 공범인가 활용당했나” 가세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도 가세했다. 심 후보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배임 혐의를 무죄라고 보나, 유죄로 보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검찰이 기소했으니 혐의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유죄 여부는) 모르겠다”라고 답하자 심 후보는 “이 후보가 투기 세력과 결탁한 공범이냐, 아니면 활용당한 무능인가라는 딜레마를 분명히 해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세가 몰리자 이 후보는 “6개월 이상 검증된 것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억울한 게 있더라도 넘어가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다른 후보를 상대로 질문하는 시간까지 활용해 대장동 의혹을 파고들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에게 “이게 도대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바보여서 (유 전 본부장과 김 씨 등이) 기소된 것이냐, 아니면 리스크가 커서 이렇게 설계한 것이라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에 안 후보는 “1조 원에 가까운 이익이 민간에 갔다는 게 제일 큰 문제”라고 윤 후보를 거들었다. 토론회가 끝난 이후에도 기 싸움이 이어졌다. 이 후보는 토론회를 마치고 나가며 “대장동 문제는 업자를 중심으로 누가 그 업자들을 도왔는가”라는 측면에서 “업자를 도와준 건 국민의힘과 윤 후보”라고 주장했다. 반면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제가 (이 후보에게) 뭘 물어보면 엉뚱한 이야기를 하니까 (이 후보가) 자신이 없는 거다”라며 “대장동 답변을 기피하는 게 왜 기피하는 것이겠느냐”고 반문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3일 처음으로 열린 3·9대선 TV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포함한 4명의 대선 후보는 한목소리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손볼 부동산 정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네 후보의 답변은 엇갈렸다. 이 후보는 “수요와 공급이 적절하게 작동하는 시장에 의해 주택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지나치게 공급을 억제하는 측면이 있다”며 “대대적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이 (집권 시) 제1순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먼저 대출 규제를 완화해서 집을 사는 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7월이 되면 임대 기한이 만료돼 전세 가격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임대차 3법 개정을 먼저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윤 후보는 “민주당 정권의 반(反)시장적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서 주택 가격이 수직 상승했다”고 말했다. 집권 시 손볼 부동산 정책에 대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집이 없는 사람들이 자기 집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금 현재 자가 보유율이 61%인데 저는 임기 말까지 80%까지 올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정치권의 합의를 강조했다. 심 후보는 “무엇보다 땅과 집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내겠다는 정치권의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며 “공급 정책은 무엇보다도 44%의 집 없는 서민들을 우선적으로 정책의 중심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각각 5분의 시간을 활용한 부동산 분야 자유 토론에서 안 후보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청문회를 주장했다. 안 후보는 “문재인 정권에서 정책 참모들이 정책 실패에도 불구하고(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굉장히 많은 이득을 얻었다. 이에 대한 국회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윤 후보의 답변을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참모들이) 반성하거나 개전의 정이 없기 때문에 답은 정권교체밖에 없다”고 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의 ‘군필자 청약가점 5점’ 공약을 언급하며 윤 후보에게 “청약점수 만점이 몇 점인지 알고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윤 후보가 “40점으로 알고 있다”고 답하자 안 후보는 “84점”이라고 했고 윤 후보는 곧바로 “아, 84점”이라고 했다. 이어 안 후보는 “서울 지역 청약 커트라인이 어느 정도이냐”고 거듭 물었다. 윤 후보가 “만점에 거의 다 되어야”라며 말을 흐리자 안 후보는 “62.6점”이라고 답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3일 열린 3·9대선 TV토론은 첫 주제인 부동산 정책에서부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뒤덮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 대부분을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공격하는데 사용했고, 이 후보는 대장동 관련 의혹에 윤 후보와 국민의힘 인사들이 연루돼 있다고 주장하며 반격했다. 두 후보는 “특검 뽑는 자리가 아니다”(이 후보) “(성남)시장이 바보였나”(윤 후보) 등 감정 섞인 공방을 벌였지만 새로운 의혹 제기나 속 시원한 해명은 없었다.● 尹 “대장동 설계는 李” VS 李 “이익 본 건 尹”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토론회 첫 질문으로 이 후보를 향해 “어떻게 김만배, 남욱, 정영학 같은 사람들이 합쳐서 3억5000만 원으로 1조 원이 돌아가게 설계했냐는 것이냐”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 이 후보가 남은 것을 다 먹게 설계해준 것이냐.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 대장동 개발 사업에 들어간 비용과 수익을 정확히 가늠하고 설계하신 것은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100% 공공개발을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면서도 “제가 일부러 국정감사를 자청해 이틀 동안 탈탈 털다시피 검증했던 사실”이라며 “이런 이야기를 다시 하며 시간낭비하기보다는 민생과 경제 이야기를 많이 하자”고 일축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계속해서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는 법정에서 (대장동 사업) 설계가 (이재명) 시장의 지휘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고 공격했다. 거듭된 압박에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로) 저는 이익 본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윤 후보는 (김 씨의 누나가 윤 후보) 부친의 집을 사줬지 않느냐. 우연히 사줬겠느냐”고 받아쳤다. 또 윤 후보에게 “여기는 특검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고 발끈하기도 했다. ● 심 “李, 공범인가 활용 당했나” 가세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도 가세했다. 심 후보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배임 혐의를 무죄라고 보나, 유죄로 보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검찰이 기소했으니 혐의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유죄 여부는) 모르겠다”라고 답하자 심 후보는 “이 후보가 투기세력과 결탁한 공범이냐, 아니면 활용 당한 무능인가라는 딜레마를 분명히 해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세가 몰리자 이 후보는 “6개월 이상 검증된 것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라며 “억울한 게 있더라도 넘어 가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다른 후보를 상대로 질문하는 시간까지 활용해 대장동 의혹을 파고들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에게 “이게 도대체 (이재명 당시 성남) 시장이 바보여서 (유 전 본부장과 김 씨 등이) 기소된 것이냐, 아니면 리스크가 커서 이렇게 설계한 것이라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에 안 후보는 “1조 원에 가까운 이익이 민간에 갔다는 게 제일 큰 문제”라고 윤 후보를 거들었다. 토론회가 끝난 이후에도 기싸움이 이어졌다. 이 후보는 토론회를 마치고 나가며 “대장동 문제는 업자를 중심으로 누가 그 업자들을 도왔는가”라면서 “업자를 도와준 건 국민의힘과 윤 후보”라고 주장했다. 반면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제가 (이 후보에게) 뭘 물어보면 엉뚱한 이야기를 하니까 (이 후보가) 자신이 없는 거다”라며 “대장동 답변을 기피하는 게 왜 기피하는 것이겠느냐”고 반문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3·9대선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혼전을 벌이고 있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실시해 3일 발표한 대선 다자 대결 지지도 조사 결과, 이 후보는 40.4%, 윤 후보는 38.5%를 얻어 이 후보가 1.9%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오차범위 내 초박빙 양상이었다. 같은 기관에서 연휴 직전인 지난달 22~24일 실시한 조사와 비교하면 이 후보는 1.9%포인트 높아졌고, 윤 후보는 1.7%포인트 하락했다. 안 후보는 8.2%를 얻어 지지율이 한 자릿수대로 낮아졌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3.3%로 조사됐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37.8%를 얻어 33.2%를 얻은 이 후보를 4.6%포인트 앞섰다. 이 역시 오차범위 안이다. 안 후보는 11.1%의 지지율을 얻었다. 전체 응답자 중 ‘TV토론을 보고 지지 후보를 바꿀 의사가 있다’라고 답한 비율은 31.6%로 나왔다. 또 지지 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응답자 중 과반인 56.8%는 ‘TV토론 결과를 보고 지지 후보를 결정할 의사가 있다’라고 답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3·9대선을 불과 34일 남겨둔 3일 여야 4당 대선 후보들이 TV토론에서 처음으로 맞붙는다. 이번 토론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세 차례의 법정 토론회와 별도로 열리는 것이다. 여야는 이번 토론을 최대 20%에 육박하는 부동층 표심의 향배를 가를 변수로 보고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첫 TV토론을 계기로 대선 구도를 ‘유능 대 무능’으로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책적 전문성과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쌓아온 실적을 드러내 이 후보가 위기 상황에 나라 살림을 책임질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점을 국민께 증명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일 외부 일정을 최소화한 채 공약과 정책 자료를 점검하며 토론 준비에 집중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국가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이양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성남FC 후원,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해 국민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TV토론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거대 양당 후보들의 허점을 파고들어 양강 구도를 깨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다른 후보들이 침묵하는 강성 귀족 노조, 공적연금 개혁 이슈 등을 제기하며 안 후보만의 비전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 측도 “‘흙탕물 대선’ ‘비호감 대선’을 막겠다”며 벼르고 있다. 李측 “경제정책 역량-실적 부각” 尹측 “정권교체 통한 비전 제시” 李, 검사 출신 대역 동원해 모의토론尹의 사드 추가배치 등 발언 공략… 경선때 보인 공격 토론은 자제할듯尹, 사전 리허설 대신 토론자료 검토李 둘러싼 성남FC 의혹 등 조준… ‘날카로운 검사 이미지’는 피하기로 “‘유능 대 무능’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것.”(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측) “검사가 아닌 국가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보여줄 것.”(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측)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참여하는 첫 TV 토론회를 앞둔 2일 두 후보 측은 저마다 토론 승리를 자신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설 연휴 직전까지 두 후보가 박빙 승부를 벌이면서 TV 토론의 중요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정책적 역량과 실적을 통해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윤 후보의 자질 부족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반면 윤 후보는 날 선 검사 이미지가 아닌 국가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李 측 “정책 역량 앞세워 기선 제압”민주당은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대선 구도를 유능 대 무능의 프레임으로 끌고 가겠다는 계산이다. 민주당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했던) ‘생태탕’ 경험이 뼈아팠다”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과도한 네거티브가 자칫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학습효과가 반영된 것”이라며 “토론회에서도 네거티브 대신 이 후보가 가진 역량과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보여준 실적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부동산과 일자리 등 경제 분야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이날 열린 이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의 토론회를 두고도 여권 내부에서는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 후보와의 양자 토론을 통해 경제 분야 정책을 가다듬는 모의고사를 치른 셈”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외교 안보 분야에서는 윤 후보의 ‘대북 선제타격 발언’이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등의 주장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후보 측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이 후보의 다소 공격적인 토론 태도와 긴 질문과 답변은 주의해야 할 점으로 꼽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당내 경선 당시 ‘바지 발언’ 등 다소 감정적인 이 후보의 모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 검사 출신인 조응천 의원을 윤 후보 대역으로 하는 4자 모의토론까지 진행하며 이 같은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尹 측 “정권교체 통한 새 국가 비전 제시”당 바깥 인사들과 첫 토론을 벌이는 윤 후보는 국가 지도자 이미지 부각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부동산, 소득주도성장, 외교안보 정책 등 문재인 정부 정책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권교체를 통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윤 후보의 뜻을 토론회를 통해 보여준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적폐 청산과 반대되는 통합의 정치 구상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의혹 등 이 후보를 둘러싼 논란은 집요하게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대장동, 성남FC, 불법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해 국민께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는 기회로 (4자 토론을) 활용하고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TV 토론 사전 리허설 대신 자택에서 정책 공약 및 네거티브용 토론 자료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다른 세 후보의 집중 공세가 예고되는 만큼 윤 후보는 수비 전략을 세우는 데도 공들이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 관계자는 “토론이 끝나면 공세를 가장 많이 받은 후보가 ‘1등 후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된다”며 “‘윤석열 난타전’이 펼쳐질 경우 윤 후보가 해명할 시간을 많이 얻는다는 점에서도 결코 불리하지 않다”고 했다.안철수 측 “3강체제 구축” 심상정 측 “정책비전 승부” 4자 TV토론 벼르는 안철수-심상정安, 反포퓰리즘 공약 차별화 전략… 沈, 李-尹 사법적 의혹 핀셋검증 예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3일 열리는 4자 TV 토론을 계기로 양강 체제로 굳어진 대선 국면에 균열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두 후보는 법원 가처분 신청, 철야농성 등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간 양자 토론 불가 의사를 밝혀왔다. 안 후보는 이번 토론을 통해 3강 체제 구축에 나선다는 목표다. 특히 후보 본인과 가족 관련 논란을 완전히 씻지 못한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모두 겨냥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주요 후보 중 유일하게 국민연금 개혁을 약속했다는 점 등을 토대로 ‘반(反)포퓰리즘’ 기조도 부각시킬 예정이다. 안 후보는 2일 기자들과 만나 “토론은 굉장히 많이 해봐서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10년 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많은 분께 알려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도 이날 광주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4자 토론을 계기로 개혁 어젠다가 선거의 중심으로 들어오면 (안 후보의) 지지율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주4일제 근무’ ‘시민 최저소득’ 등 정책 비전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여야 후보 간 네거티브 난타전으로 유례없는 비호감 대선이 된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동시에 진보정당의 존재 이유를 알리겠다는 것. 정의당 관계자는 “정책 비전 제시와 함께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사실상 특검을 거부한 만큼 두 후보를 둘러싼 사법적 의혹에 대해선 핀셋 검증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경기도청 공무원이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사적 용무에 동원됐다는 논란에 김 씨는 2일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모 씨(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5급 사무관)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청 비서실 7급 공무원으로 일했던 A 씨는 2일 동아일보에 자신이 부인 김 씨와 이 후보 가족의 사적인 용무를 맡아 처리했으며, 김 씨가 자신의 약을 도청 공무원 이름으로 ‘대리 처방’ 받았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 또 A 씨는 경기도청 비서실 법인카드로 이 후보 가족을 위한 식료품을 구입했다는 주장을 내놨다.前공무원 “김씨 약 대리처방 받아… 장남 퇴원수속 대신 해주기도”지시의혹 사무관 “잘보이려 선넘어”… 野 “과잉 충성 아닌 명백한 불법”○ A 씨 “법인카드로 먹거리 사 배달”A 씨는 경기도청 비서실에서 일할 때 당시 도청 총무과 소속 5급 사무관 배모 씨 지시를 받고 이 후보 가족과 김 씨에 대한 사적 활동 의전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배 씨는 이 후보가 변호사로 일할 당시 인연을 맺고 성남시청에 이어 경기도청에서 최근까지 근무한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A 씨 측에 따르면 지난해 4월 A 씨는 배 씨 지시를 받아 자신의 카드로 구매한 소고기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있는 이 후보의 자택에 전달했다. 그리고 다음 날 결제를 취소한 후 경기도청 비서실 법인카드로 재결제했다. A 씨 측은 “도정 업무에 쓰인 것처럼 시간을 맞춰 경기도 법인카드로 바꿔 다시 결제한 것”이라며 “김 씨 측에 소고기와 식사 등을 포함해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카드를 바꿔 결제한 사례가 열 번이 넘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경기도지사 공관이 아니라 자택에 전달된 것을 두고 “경기도민의 혈세가 김 씨의 소고기 안심과 회덮밥 심부름에 이용됐다”며 “명백한 국고손실죄”라고 비판했다.○ A 씨 “김 씨 약 공무원 이름으로 대리 처방”김 씨가 자신의 약을 도청 공무원 이름으로 ‘대리 처방’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A 씨가 공개한 지난해 3월 텔레그램 대화에 따르면 배 씨가 “사모님 약 알아봐주세요”라고 하자 A 씨는 “도청 의무실에서 다른 비서 이름으로 처방전을 받았다”며 약 사진을 배 씨에게 보냈다. A 씨가 이 후보 자택 앞에 세탁물과 종이봉투를 뒀다고 보고하자, 배 씨는 “사모님 약 넣으신 거 맞지요?”라고 확인하기도 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에게 직접 진찰을 받은 환자가 아니면 처방전을 수령하지 못한다. 어길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A 씨에 따르면 지난해 4월에는 김 씨가 성남시 자택 인근 종합병원에 방문하기 전 배 씨가 A 씨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문진표를 작성하면 출입증을 줄 것”이라며 문진표를 대신 작성해 김 씨의 출입허가증을 받도록 했다. 당시 해당 병원은 원내 방역을 위해 문진표를 작성한 방문객에게만 출입허가증을 내줬다. A 씨는 같은 달 김 씨 대신 모두 네 차례 문진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김 씨의 병원 진료비 수납과 약 수령도 대신 했다고 했다. A 씨는 지난해 6월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또 다른 종합병원에서 자신이 이 후보 장남의 퇴원 수속을 대신 하고 복약지도서 등을 챙겼다고도 주장했다. A 씨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장남 병원 서류에 적힌 보호자 김 씨 이름 옆에는 배 씨의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었다. A 씨는 김 씨가 자주 찾는다는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자택에 가져다주는 과정을 배 씨에게 보고하기도 했다고 했다. A 씨가 공개한 자료 중에는 김 씨가 탄 차량 앞을 A 씨가 지나갔다는 이유로 배 씨가 “충성심이 없다”고 질책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김 씨 “저의 불찰” 사과…배 씨 “내가 복용하려 약 구한 것”이 후보 부인 김 씨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배 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지만 상시 조력을 받은 건 아니다”며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있었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고 밝혔다. A 씨에 대해서도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고 했다. 배 씨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며 “A 씨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대리 처방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리 처방에 대한 해명에 대해 A 씨 측은 “김 씨 집 앞에 직접 약을 걸어놓고 왔는데 배 씨가 몰래 가서 훔치기라도 했다는 말인가”라며 반박했다. 국민의힘도 “과잉 충성이 아니고 명백한 불법”이라며 공세를 쏟아냈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남건우 기자 woo@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임인년 설맞이 첫 행보로 1일 인천 강화군 최북단의 강화평화전망대를 찾아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을 규탄했다. 최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등 안보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확고한 안보 행보로 보수층 결집을 노린 것이다. 동시에 수도권 교통망 확충 등 생활공약도 내놓으며 민심 공략에 나섰다. ○ “중층 미사일방어망 구축해 수도권 지킬 것”윤 후보는 이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포함한 중층적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해 수도권과 경기 북부지역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실히 지키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앞서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사드 추가 배치’ 단문 공약을 올렸다. 국민의힘 은 “성주에 배치된 기존 사드 포대는 사거리가 200km에 불과해 수도권 남단까지만 방어가 가능하다”며 윤 후보의 사드 포대 추가 배치 공약에 대해 설명했다. 윤 후보의 공약에 여야 후보 간 ‘안보 포퓰리즘’ 공방도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달 31일 “전쟁나면 죽는 건 청년들”이라며 사드 추가 배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는 더 악화한다”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반대하면서 선제 타격 주장으로 군사적 긴장만 높이는 건 대통령 후보가 할 일이 못 된다”고 윤 후보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다시 “사드는 공격용 무기가 아니지 않나. 방어용 무기 구축을 전쟁광이라 표현하는 건 안보를 포기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 후보를 겨냥해선 “선제 타격이라는 불가피한 자위권 행사와 사드를 비롯한 미사일 중층 방어망 구축을 전쟁도발 행위라고 규정하는 사람은 국가안보와 국정을 담당할 자세가 안 돼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2일 “이번 선거에서 사드 추가 배치를 언급한 윤 후보와 다르게, 다른 후보들은 사드 배치 반대론자였기 때문에 선명한 대비가 된다”며 지원 사격했다. 또 페이스북에 2017년 3월 당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한 행사에서 ‘박근혜 적폐!! 사드 즉각 철회’라고 적힌 현수막을 함께 들고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 “인천 서부 잇는 GTX-D 노선도 보강”윤 후보는 1일 “문재인 정부에서 망가뜨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Y자 노선 체계를 완성하겠다”며 서부 수도권 표심에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달 7일 수도권 광역교통망 공약 발표 당시 약속한 GTX-D 노선은 김포∼부천∼사당∼강남∼삼성을 거쳐 한쪽은 여주로, 다른 한쪽은 팔당으로 갈라지는 ‘누운 Y자’ 형태였다. 여기에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인천국제공항을 잇는 노선을 보강해 동서로 각각 Y자로 펼쳐지도록 노선을 추가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 관계자는 “영종·청라경제자유구역, 인천 가정·계양신도시 등 인천 서부권 주민들의 서울 강남 접근권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년층과 근로자들을 위한 ‘심쿵 약속’도 잇달아 내놨다. 윤 후보는 1일 “노령층에 특화된 건강 증진 및 여가활동 콘텐츠가 절실하다”며 국민체육센터에 시니어 친화형 스포츠 종목을 확대하고 바둑·체스 등 치매 예방 스포츠와 물리치료, 건강회복 프로그램 등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2일엔 이직하거나 퇴사한 근로자들이 원천징수영수증을 직접 즉시 발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연말정산의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손글씨’ 편지 발송에 이은 호남 공략 행보도 이어간다. 윤 후보는 12, 13일 양일간 무궁화호를 활용한 ‘윤석열차’를 타고 호남지역을 찾을 예정이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경기도청 공무원이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사적 용무에 동원됐다는 논란에 김 씨는 3일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 씨(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5급 사무관)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청 비서실 7급 공무원으로 일했던 A 씨는 2일 동아일보에 자신이 부인 김 씨와 이 후보 가족의 사적인 용무를 맡아 처리했으며, 김 씨가 자신의 약을 도청 공무원 이름으로 ‘대리 처방’ 받았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 김 씨의 사과 이후에도 A 씨는 경기도청 비서실 법인카드로 이 후보 가족을 위한 식료품을 구입했다고 주장을 내놨다. ● A 씨 “법인카드로 먹거리 사 배달”A 씨는 경기도청 비서실에서 일할 때 당시 도청 총무과 소속 5급 사무관 배모 씨 지시를 받고 이 후보 가족과 김 씨에 대한 사적 활동 의전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배 씨는 이 후보가 변호사로 일할 당시 인연을 맺고 성남시청에 이어 경기도청에서 최근까지 근무한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A 씨 측에 따르면 지난해 4월 A 씨는 배 씨 지시를 받아 자신의 카드로 구매한 소고기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있는 이 후보의 자택에 전달했다. 그리고 다음 날 결제를 취소한 후 경기도청 비서실 법인카드로 재결제했다. A 씨 측은 “도정 업무에 쓰인 것처럼 시간을 맞춰 경기도 법인카드로 바꿔 다시 결제한 것”이라며 “김 씨 측에 소고기와 식사 등을 포함해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카드를 바꿔 결제한 사례가 열 번이 넘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경기도지사 공관이 아니라 자택에 전달된 것을 두고 “경기도민의 혈세가 김 씨의 소고기 안심과 회덮밥 심부름에 이용됐다”며 “명백한 국고손실죄”라고 비판했다.● A 씨 “김 씨 약 공무원 이름으로 대리 처방”김 씨가 자신의 약을 도청 공무원 이름으로 ‘대리 처방’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A 씨가 공개한 지난해 3월 텔레그램 대화에 따르면 배 씨가 “사모님 약 알아봐주세요”라고 하자 A 씨는 “도청 의무실에서 다른 비서 이름으로 처방전을 받았다”며 약 사진을 배 씨에게 보냈다. A 씨가 이 후보 자택 앞에 세탁물과 종이봉투를 뒀다고 보고하자, 배 씨는 “사모님 약 넣으신 거 맞지요?”라고 확인하기도 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에게 직접 진찰을 받은 환자가 아니면 처방전을 수령하지 못한다. 어길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A 씨에 따르면 지난해 4월에는 김 씨가 성남시 자택 인근 종합병원에 방문하기 전 배 씨가 A 씨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문진표를 작성하면 출입증을 줄 것”이라며 문진표를 대신 작성해 김 씨의 출입허가증을 받도록 했다. 당시 해당 병원은 원내 방역을 위해 문진표를 작성한 방문객에게만 출입허가증을 내줬다. A 씨는 같은 달 김 씨 대신 모두 네 차례 문진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김 씨의 병원 진료비 수납과 약 수령도 대신 했다고 했다. A 씨는 지난해 6월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또 다른 종합병원에서 자신이 이 후보 장남의 퇴원 수속을 대신 하고 복약지도서 등을 챙겼다고도 주장했다. A 씨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장남 병원 서류에 적힌 보호자 김 씨 이름 옆에는 배 씨의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었다. A 씨에 따르면 A 씨는 김 씨가 자주 찾는다는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자택에 가져다주는 과정을 배 씨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A 씨가 공개한 자료 중에는 김 씨가 탄 차량 앞을 A 씨가 지나갔다는 이유로 배 씨가 “충성심이 없다”고 질책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김 씨 “저의 불찰” 사과…배 씨 “내가 복용하려 약 구한 것” 이 후보 부인 김 씨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배 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지만 상시 조력을 받은 건 아니다”며 “있어서는 안될 일이 있었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고 고개를 숙였다. A 씨에 대해서도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고 했다. 배 씨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며 “A 씨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대리 처방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리 처방에 대한 해명에 대해 A 씨 측은 “김 씨 집 앞에 직접 약을 걸어놓고 왔는데 배 씨가 몰래 가서 훔치기라도 했다는 말인가”라며 반박했다. 국민의힘도 “과잉 충성이 아니고 명백한 불법”이라며 공세를 쏟아냈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남건우 기자 woo@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도청 공무원이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사적인 용무에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씨는 “저의 불찰”이라면서도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A 씨 “코로나19 문진표 대신 써주고, 아들 퇴원수속도”2일 경기도청 7급 공무원 출신 A 씨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도청 비서실에서 일하면서 당시 도청 총무과 소속 5급 사무관 배모 씨 지시를 받아 이 후보 가족의 사적 활동 의전 업무를 맡았다고 주장했다. 배 씨는 이 후보가 변호사로 일할 당시 인연을 맺고 성남시청에 이어 경기도청에서 최근까지 근무한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A 씨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김 씨가 경기 성남시 자택 인근 종합병원에 방문하기 전 배 씨는 A 씨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문진표를 작성하면 출입증을 줄 것”이라며 문진표를 대신 작성해 김 씨 출입허가증을 받도록 했다. 당시 해당 병원은 원내 방역을 위해 문진표를 작성한 방문객에게만 출입허가증을 내줬다. A 씨는 같은 달 김 씨 대신 모두 네 차례 문진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김 씨의 병원 진료비 수납과 약 수령도 대신했다고 했다. A 씨는 지난해 6월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또 다른 종합병원에서 자신이 이 후보 장남의 퇴원수속을 대신하고 복약지도서 등을 챙겼다고도 주장했다. A 씨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장남의 병원 서류에 적힌 보호자 김 씨 이름 옆에는 배 씨의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있었다.●대리 처방 의혹…배 씨 “내가 복용하려 약 구한 것”김 씨가 자신의 약을 도청 공무원 이름으로 ‘대리 처방’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A 씨가 공개한 지난해 3월 텔레그램 대화에 따르면 배 씨가 “사모님 약 알아봐주세요”라고 하자 A 씨는 “도청 의무실에서 다른 비서 이름으로 처방전을 받았다”며 약 사진을 배 씨에게 보냈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에게 직접 진찰을 받은 환자가 아니면 처방전을 수령하지 못한다. 어길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A 씨에 따르면 A 씨는 김 씨가 자주 찾는다는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자택에 가져다주는 과정을 배 씨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A 씨가 공개한 자료 중에는 배 씨가 A 씨가 김 씨가 탄 차량 앞을 지나갔다는 이유로 “충성심이 없다”고 질책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에 대해 배 씨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며 “A 씨와 국민 여러 분,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대리처방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 부인 김 씨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 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상시 조력을 받은 건 아니다”라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A 씨에 대해서도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고 했다. 하지만 대리처방에 대한 배 씨의 해명에 A 씨 측은 “김 씨 집 앞에 직접 약을 걸어놓고 왔는데 배 씨가 몰래 가서 훔치기라도 했다는 말인가”라며 반박했다. 국민의힘도 “과잉 충성이 아니고 명백한 불법”이라며 공세를 쏟아냈다. 민주당은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당 차원에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남건우 기자 woo@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