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학교 폭력’ 가해자로 몰려 코트를 떠났던 박상하(35·사진)가 다시 코트로 돌아온다. 그 대신 4시즌 동안 주전 센터로 활약했던 삼성화재가 아니라 ‘숙적’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는다.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은 박상하와 입단 계약을 맺었다고 31일 발표했다. 박상하는 2월 19일 한 인터넷 게시판에 중학교 동창 김모 씨가 ‘박상하를 비롯한 6명에게 14시간 동안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리면서 학교폭력 가해 의혹을 받았다. 그러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 씨가 ‘박상하에게 어떠한 폭행도 당한 사실이 없다’고 말을 바꾸며 4월 20일 학교폭력 혐의를 완전히 벗었다. 학교폭력 의혹이 불거진 뒤 삼성화재는 박상하를 ‘은퇴 선수’ 신분으로 바꿨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라 은퇴 선수는 자신이 원하는 팀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다. 학교폭력 의혹을 벗은 뒤 모교인 경희대 등에서 코트 복귀에 대비해온 박상하는 “갑작스럽게 코트를 떠나 있던 동안 배구와 팬 여러분 성원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뼈저리게 느꼈다”며 “현대캐피탈이 새로운 배구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이대로 코트를 떠나기에는 아까운 선수라는 생각에 만나 보니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고 영입을 결정했다”면서 “지난 시즌을 통해 경험을 쌓은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 센터 박상하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팀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2위 오사카 나오미(24·일본)는 올해 프랑스 오픈 공식 기자회견 불참을 선언했다. ‘정신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따라 오사카는 경기 때마다 벌금 1만5000달러(약 1664만 원)를 내야 한다. 결승까지 가면 1억 원이 넘는다. 오사카는 지난해 역대 여자 선수 최고액인 5500만 달러(약 610억 원)를 벌었다. 듣기 싫은 소리는 그냥 돈으로 막아버리면 정말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까.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정말 지긋지긋한 ‘낮 경기’ 징크스다. 낮 경기를 11번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한 롯데 이야기다. 롯데는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안방경기에서 NC에 5-4로 무릎을 꿇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오후 2시 시작하는 경기에서 1무 10패를 기록했다. 롯데는 낮 경기로 열린 전날 더블헤더 1차전에서 5회까지 9-0으로 앞서 있었다. 만약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낮 경기에서 구전십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경기는 결국 10-10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혹서기(6∼8월)에는 일요일(공휴일)에도 오후 5시에 경기를 시작한다. 따라서 롯데는 9월 5일이 돼야 이번 시즌 낮 경기 첫 승에 도전할 수 있다. 밤에도 약한 롯데는 이날 2년 만에 6연패에 빠져 15승 1무 29패(승률 0.341)로 최하위 신세다. 2011년 이후 롯데가 45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이보다 승률이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롯데 신인 김진욱(19)은 선발 투수로 39일 만에 1군 마운드를 밟았지만 3과 3분의 2이닝 동안 5실점 하면서 시즌 0승 3패를 기록했다. KIA도 이날 광주 안방경기에서 KT에 3-4로 패하면서 일요일 경기에서 9전 전패를 기록하게 됐다. KIA는 3-3 동점이던 9회초에 대타 유한준(40)에게 결승타를 얻어맞으면서 일요일 경기 전패 기록을 끊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승률 0.556(25승 20패)을 기록한 KT는 이날 대구 안방경기에서 두산에 2-4로 진 삼성(26승 21패·승률 0.553)에 승률 0.003이 앞서 단독 2위가 됐다. LG는 잠실 안방경기에서 키움에 8-2로 이기고 삼성과 함께 공동 3위로 올라섰다. LG 선발 수아레즈(29)는 7회까지 키움 타선을 2실점으로 막고 시즌 6승(2패)째를 기록하며 다승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선두 SSG는 대전 경기에서 9위 한화를 5-1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1988년생 동갑내기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텍사스·이상 33세)이 31일 나란히 선발 등판해 동반 승리에 도전한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리는 애리조나와의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에 김광현이 선발 등판한다고 27일 예고했다. 텍사스도 같은 날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양현종이 시애틀을 상대로 선발 등판한다고 발표했다. 만약 두 선수가 이날 모두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리면 지난해 9월 25일 이후 248일 만에 한국인 투수가 MLB 경기에서 동시에 승리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 이날에는 김광현과 류현진(34·토론토)이 나란히 선발승을 거뒀다. 양현종은 이날 일본인 왼손 투수 기쿠치 유세이(30)와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MLB에서 한일 투수가 선발로 맞붙는 건 2014년 8월 3월 류현진(당시 LA 다저스)과 와다 쓰요시(40·당시 시카고 컵스)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당시 류현진은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현재까지 MLB에서 한일 선발투수 맞대결은 총 9번 열렸으며 한국인 투수가 상대 전적에서 6승 1패로 앞서 있다. 한편 김하성(26·샌디에이고)은 이날 밀워키 방문경기에서 시즌 2호 3루타를 때렸다. 8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하성은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밀워키 두 번째 투수 브래드 박스버거(33)가 던진 시속 152km짜리 빠른 공을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타구를 때린 뒤 단번에 3루에 안착했다. 다음 타자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득점을 남기지는 못했다. 김하성은 4타수 1안타로 경기를 마쳤고, 샌디에이고가 10회 연장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2021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첫 승을 올렸다. FIVB 랭킹 11위 한국은 26일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열린 대회 예선라운드 첫째 주 2차전에서 태국(15위)에 3-1(15-25, 25-13, 25-18, 25-17)로 역전승했다. 한국은 전날 열린 1차전 때는 주공격수 주팅(27) 등이 빠진 중국(1위)에 1-3(25-23, 19-25, 19-25, 18-25)으로 역전패하면서 체면을 구긴 상태였다. 1차전 때는 김다인(23·현대건설)을 선발 세터로 기용했던 스테파노 라바리니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날은 안혜진(23·GS칼텍스)에게 공격 조율을 맡겼다. 1세트 때는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세트(토스)에 애를 먹던 안혜진은 2세트부터 안정적으로 공을 배분하며 ‘야전 사령관’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라이트 박정아(28·한국도로공사)가 양 팀 최다인 22점을 기록했고 표승주(29·IBK기업은행)가 15점, 이소영(27·KGC인삼공사)이 14점을 보탰다.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광밍)은 휴식 차원에서 이날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27일 오후 8시에 막을 올리는 한일전을 앞두고 라바리니 감독이 김연경에게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릴 시간을 준 것. 전날 태국에 3-0 완승을 거둔 일본(7위)은 이날도 중국을 3-0으로 꺾고 대회 2연승을 기록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최지만(30)의 소속 팀 탬파베이가 아메리칸리그(AL) 승률 전체 1위로 올라섰다. 탬파베이는 25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안방 팀 토론토를 14-8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최근 11연승 행진을 이어간 탬파베이는 30승 19패(승률 0.612)를 기록하면서 이날 경기가 없던 보스턴(29승 19패·승률 0.604)을 제치고 AL 승률 전체 1위가 됐다. 탬파베이를 연승으로 이끈 원동력은 단연 ‘방망이’다. 탬파베이는 11연승 기간 타율(0.292)과 홈런(24개), 타점(92타점)에서 전부 AL 1위 기록을 남겼다. 팀 OPS(출루율+장타율) 0.934 역시 이 기간 AL 1위다. 탬파베이 타자들이 평균적으로 KBO리그 한화 영구결번 선수 김태균(통산 OPS 0.937)처럼 친 것이다. 경기당 평균 득점(8.6점)도 이 기간 AL 1위다. 이렇게 잘나가는 탬파베이지만 최지만의 무릎 상태는 여전히 걱정이다. 이날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최지만은 4회말 오른쪽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오른쪽 무릎은 최지만이 이번 시즌 개막 전 수술을 받았던 부위다. 늦은 복귀 후 타율 0.400(25타수 10안타)을 기록 중인 최지만은 경기 후 “선수라면 (부상을) 일일이 생각하면서 뛰기 어렵다. 집중해서 재미있게 운동하면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김하성(26)의 소속 팀 샌디에이고는 밀워키 방문경기에서 3-5로 패하면서 연승 행진이 ‘9’에서 멈췄다. 최근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던 김하성도 8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비록 10연승을 이어가진 못했지만 샌디에이고는 여전히 30승 18패(승률 0.625)로 내셔널리그(NL) 전체 승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샌디에이고를 9연승으로 이끈 원동력은 ‘마운드’였다. 샌디에이고는 9연승 기간 팀 평균자책점 1.65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 기간 NL에서 팀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팀이 바로 샌디에이고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토론토는 다른 메이저리그(MLB) 구단과 달리 경기 시작 전 미국 국가 ‘별이 빛나는 깃발’과 함께 캐나다 국가 ‘오 캐나다’도 연주한다. MLB에 하나밖에 없는 캐나다 연고팀이기 때문. 24일 안방경기 때 “신의에∼ 뭉쳐라 동∼산 학∼원”으로 끝나는 인천 동산중·고 교가까지 같이 연주됐으면 더 좋았을지 모른다. 처음으로 이 학교 선후배가 MLB에서 투타 맞대결을 벌였기 때문이다. ‘블루 몬스터’ 류현진(34·사진)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파크에서 열린 경기에 토론토 선발 투수로 나와 탬파베이 6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전한 동산중·고 4년 후배 최지만(30)을 세 차례 상대했다. 결과는 3타수 1안타(2루타) 1삼진으로 무승부였다. 2회초 첫 대결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난 최지만은 4회초 2사 1루에 타석에 들어서 류현진이 던진 시속 127km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쳤다. 이 타구는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로 114.6m를 날아가는 2루타가 됐다. 류현진은 5회초에 탬파베이 7번 타자 프란시스코 메히아(26)에게 1점 홈런을 내줬는데 이 홈런(112.5m)보다 최지만의 2루타가 더 멀리 날아갔다. 단, 이 2루타 때 득점을 노리던 마이크 브로소(27)가 홈에서 태그아웃당하며 최지만은 타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2013년 MLB 데뷔 후 한국인 타자에게 처음으로 장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6회초 2사 1, 2루에서 열린 마지막 맞대결 때는 ‘루킹 삼진’을 잡아내며 자존심을 되찾았다. 류현진은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시속 147km짜리 바깥쪽 속구를 던져 최지만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날 류현진이 던진 가장 빠른 공이었다. 류현진은 2-2 동점이던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아낸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류현진은 이날 공 107개를 던지면서 토론토 입단 이후 최다 투구수 기록을 남겼다. 이날 류현진의 최종 성적은 6과 3분의 2이닝 8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이었다. 승패는 기록하지 않았다. 최지만은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2-4로 끌려가던 9회초에 선두 타자로 나와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해 역전의 발판을 놓았다. 탬파베이는 최지만을 시작으로 9회초에만 볼넷 5개를 얻어내면서 밀어내기 3득점을 포함해 4점을 뽑아 뒤집었다. 탬파베이가 6-4로 이기며 10연승을 내달렸다. 경기 뒤 류현진은 “(최)지만이와 처음 상대했는데 내가 잡기도 하고, 안타도 맞았다”며 “재밌는 경기였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캄보디아 캄퐁참에서 태어난 스롱 피아비(31)는 2010년 한국으로 시집을 와 이듬해 남편 김만식 씨(60)를 따라 우연히 당구장을 찾았다가 운명이 바뀌었다. 2019년 세계 여자 3쿠션선수권대회 동메달을 차지한 피아비는 2021∼2022 팀 리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아 본격적인 프로당구(PBA) 활동을 시작했다. 피아비는 “한국에 있는 이주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SSG가 성적과 흥행을 묶어 ‘1+1’ 완판에 성공했다. SSG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안방경기에서 LG에 8-0 완승을 거뒀다. 전날 LG를 8-3으로 물리치고 선두 자리에 오른 SSG는 이날 승리로 5연승과 함께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SK를 인수해 프로야구 무대에 뛰어든 SSG가 5연승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SG는 또 이날 승리로 SK 시절인 2017년 5월 26∼28일(문학) 이후 1456일 만에 LG를 상대로 3연전을 싹쓸이했다. 이번 3연전 기간 내내 SSG랜더스필드에는 만원 관중(2400명)이 들어찼다. 이번 주말 SSG랜더스필드를 찾은 팬 가운데는 ‘스타벅스 스페셜 유니폼’(사진)을 입은 이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SSG가 계열사 스타벅스와 함께 특별 제작한 이 유니폼은 온라인에서는 판매 개시 3분 만에 360벌이 모두 팔렸다. 구장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1시간 30분 만에 160벌이 모두 판매됐다. SSG 관계자는 “SK 시절에도 특별 유니폼 500장 이상을 전량 판매한 적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스타벅스 유니폼처럼 하루에, 그것도 이렇게 단시간에 모두 팔린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6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둔 SSG 선발 오원석(20)은 “어제 ‘정용진입니다’로 시작하는 격려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누가 장난친 줄 알고 답장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추신수(39) 형에게 물어보니 정말 구단주님이었다”면서 “앞으로도 구단주님 믿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선두 자리를 내준 삼성도 이날 KIA에 7-5 역전승을 거뒀지만 SSG에 승률 0.004가 뒤져 1위로 돌아가지는 못했다. 삼성은 이날 대구 안방경기에서 7회초까지 2-5로 끌려갔지만 7회말 박해민(31)이 프로 데뷔 후 첫 번째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8회말 오재일(35)의 희생플라이로 쐐기점을 뽑은 삼성은 9회초에 ‘돌부처’ 오승환(39)을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오승환은 시즌 14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고척에서는 안방 팀 키움이 NC를 7-4로 꺾고 7연승을 기록하며 단독 4위에 자리했다. 키움 4번 타자 박병호(35)는 1-1로 맞선 4회말 무사 2루에서 2루타로 이정후(23)를 불러들이며 개인 통산 900타점을 기록했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롯데를 4-0으로 물리쳤고, 대전에서는 KT가 한화를 8-1로 이겼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당신은 코치에 적합한 인종이 아니다.” 한국계 미국인 유진 정 씨(52·사진)가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코치 면접 과정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정 씨는 1992년 NFL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1라운드(전체 13순위)로 뉴잉글랜드의 지명을 받으면서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NFL 1라운드 지명 기록을 남겼던 인물이다. 2016년에는 필라델피아 코치로 그해 팀의 슈퍼볼 정상 등극에 기여하기도 했다. 23일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정 씨는 이번 오프시즌 한 NFL 팀 코치 면접에 참가해 “당신은 소수 인종도 아니다(You‘re really not a minority)”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한국계인 내가 왜 소수 인종이 아니라는 거냐?’고 되묻자 “우리가 원하는 인종이 아니라는 뜻(You are not the right minority we’re looking for)”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NFL 규정에 따르면 각 팀은 감독 및 공수 코디네이터 채용 때 반드시 소수 인종 두 명 이상을 면접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정 씨는 “그 말을 듣고 너무 놀라 아무 말도 못 했다. 2021년에 이런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면서 “스포츠 세계에서 아시아계가 경험하고 있는 인종차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남자로 태어났으니 해보고 싶은 게 세 가지가 있다. 연합함대 사령관, 오케스트라 지휘자 그리고 프로야구 감독이다.”야구팬에게 너무도 친숙한 이 표현을 남긴 건 미즈노 시게오(水野成夫·1899~1972) 당시 일본 후지산케이그룹 회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미즈노 회장이 일본이 아니라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연합함대 사령관, 프로야구 감독을 이렇게 동경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일단 여기서 연합함대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 제국 해군을 뜻합니다. 당연히 미국인에게 이 함대 사령관(정확하게는 사령장관)은 적장에 해당하는 존재. 이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 표현을 번역하면서 연합함대 사령관을 ‘항공모함 함장’ 등으로 바꾸곤 합니다.또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프로야구 감독보다는 단장을 꿈꿨을지 모릅니다. 그가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확실히 그럴지 모릅니다. 방송사(후지테레비)와 신문사(산케이신문)를 거느린 ‘언론 재벌’이었던 미즈노 회장은 1965년 ‘고쿠테츠(國鐵) 스왈로즈’를 인수하면서 프로야구 팀 구단주가 됐습니다. 팀을 인수한 뒤 그는 후지테레비에서 방영하던 애니메이션 ‘철완 아톰’에서 따와 팀 이름을 ‘산케이 아톰즈’라고 바꿨습니다. (현재 이 팀은 야쿠르트 스왈로즈입니다.)미국에는 언론사 사주이자 메이저리그(MLB) 팀 구단주이면서 감독까지 맡았던 인물이 있습니다. 테드 터너(83) CNN 회장이 주인공. 1976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인수한 터너 회장은 이듬해 팀이 16연패에 빠지자 데이브 브리스톨(88) 감독에게 열흘 동안 휴가를 주고 자신이 감독을 맡기로 했습니다.프로야구단 단장, MLB선 ‘비즈니스 매니저’터너 회장은 감독 데뷔전에서 1-2로 패배를 당했습니다. 그는 다음 경기에서는 반드시 이기겠다고 열의를 불태웠지만 MLB 사무국은 ‘코칭 스태프는 구단 지분을 소유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근거로 제동을 걸었습니다. 터너 회장이 계속 감독 자리를 지키려면 구단 지분을 내놓아야 했던 겁니다. 물론 터너 회장은 지분을 지키는 대신 감독 자리를 내놓았습니다.MLB 초창기에는 이런 규정이 없었습니다. 그 덕에 필라델피아(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공동 구단주였던 코니 맥(1862~1956) 감독은 1901년부터 50년 동안 이 팀 지휘봉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야구는 다른 종목과 달리 감독도 선수와 똑같이 유니폼을 입는 게 일반적이지만 맥은 당시 정장 차림으로 더그아웃을 지켰습니다. 구단주니까요.1901년 팀 창단 당시 구단 지분 25%를 소유하고 있던 맥 감독은 1913년 지분 25%를 추가로 매입했습니다. 그러면서 스포츠용품 생산업자 벤 쉬브(1838~1922)와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가지게 됐습니다. 두 사람은 맥 감독이 야구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대신 쉬브는 비즈니스 문제를 책임지기로 뜻을 모으게 됩니다. 메이저리그에 ‘비즈니스 매니저(Business Manager)’라는 직함이 등장하는 순간이었습니다.메이저리그선 감독보다 단장 영향력 커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애드 배로(1868~1953)는 감독에서 비즈니스 매니저로 직업을 바꾸게 됩니다. 배로는 감독 부임 첫해이던 1918년 보스턴 레드삭스를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사업 빚에 시달리던 구단주는 선수들을 내다 팔기 바빴습니다. 1920년 시즌을 앞두고는 기어이 팀 내 최고 스타 베이브 루스(1895~1948)마저 뉴욕 양키스로 보내고 맙니다. 이에 신물이 난 배로 감독은 1920년 시즌을 마지막으로 자리를 내놓고 양키스 비즈니스 매니저로 자리를 옮기기로 합니다.배로는 극장 사업으로 돈을 번 뒤 마이너리그 팀을 인수해 직접 감독을 맡으면서 야구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인물입니다. 그러니까 원래 야구 선수 출신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런데도 왼손 투수로 승승장구하던 루스에게 타자 전향을 권유해 세계적인 홈런왕으로 만들 만큼 선수 보는 눈도 뛰어났습니다.배로는 비즈니스 매니저로 취임하면서 제이콥 루퍼트(1867~1939) 당시 양키스 구단주에게 선수단 구성 권한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밀러 허긴스(1878~1929) 감독에게 “당신 일은 이기는 것이고, 내 일은 당신이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선수를 구해 오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비즈니스 매니저가 ‘제너럴 매니저(General Manager)’ 그러니까 ‘단장’으로 진화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전까지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이 전무하던 양키스는 배로 단장 재임 시절(1920~1945) 총 10번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하면서 ‘왕조’의 기틀을 닦았습니다.이로부터 100년이 지난 현재 MLB에서 ‘야구는 단장의 게임’이라는 명제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단장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이들 가운데는 ‘야구 운영 부문 사장(President of baseball operations)’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몸값도 비쌉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앤드루 프리드먼(45)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사장은 100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습니다. 보스턴(86년)과 시카고 컵스(108년)의 우승 가뭄을 해소하고 물러난 테오 엡스타인(48) 전 컵스 사장도 1000만 달러를 받았습니다.감독 몸값은 이보다 적습니다. 보스턴이 2004년 ‘밤비노의 저주’를 깨드릴 때 팀을 이끈 테리 프랑코나(62) 감독은 올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연봉으로 420만 달러를 받습니다. 현역 MLB 감독 가운데 몸값이 가장 비싼 인물이 프랑코나 감독입니다. 2016년 컵스에서 ‘염소의 저주’를 무너뜨린 조 매든(67) 현 LA 에인절스 감독이 400만 달러로 그다음입니다.KBO선 선수 기용 감독의 고유 권한?컵스가 월드시리즈 정상을 향해 가는 과정을 다룬 책 ‘더 컵스 웨이(The Cubs Way)’에는 매든 감독이 선발 라인업을 완성해 가는 과정을 소개하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매든 감독은 매일 아침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세이버메트릭스(야구 통계학) 지표를 활용해 선발 라인업을 짭니다. 그러고 나서 엡스타인 당시 사장, 구단 홍보 담당자 그리고 1루 코치에게 e메일로 전달합니다. 그러면 엡스타인 사장이 자기 의견을 담아 답장을 보낼 때도 있고, 이 의견에 따라 매든 감독이 라인업을 수정하기도 합니다.반면 한국에서는 감독의 선수 기용 권한이 신성불가침하다고 믿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2003, 2004년 한화 이글스 감독을 지낸 유승안(65)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은 자기 페이스북에 “도대체 누구에게 프로야구 감독의 선수 기용을 놓고 콩 놔라, 팥 놔라 할 자격이 있느냐”면서 “비시즌에 선수단 구성을 잘해서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에 잘 넘겨주고 시즌이 흘러가면서 부족한 구멍을 트레이드로 메워주는 것이 단장이나 구단의 할 일”이라고 썼습니다.유 회장은 성민규(39) 단장과 허문회(49) 전 감독 사이에 불화설이 불거진 롯데 자이언츠를 겨냥한 듯 “벌써 몇 경기나 했다고 선수 기용을 문제 삼아 감독에게 직접 말하는 것도 아니고 팬들 앞에서 시빗거리를 만드는 걸 보면 그쪽 팀 올해도 틀렸나 보다”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이 글은 현재 삭제 상태입니다.)롯데 자이언츠 내분으로 패전 일색롯데는 2019년 전반기를 최하위로 마감한 뒤 그해 7월 19일 이윤원(54) 단장과 양상문(60) 감독이 동시에 물러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뒤 감독보다 먼저 컵스 프런트 출신인 성 단장을 선임했습니다. 형식적으로 경영진에서 단장을 선임하면 단장이 감독을 선임하는 MLB 모델을 따른 겁니다. 성 단장은 지난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스토브리그 때 제일 영입을 잘한 대상은 누군인가. 나는 허문회 감독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그러나 실제로는 성 단장이 아니라 구단 수뇌부가 허 감독을 선임했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선임 과정이야 어쨌든 두 사람은 힘을 모을 수 있었지만 결국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사이가 좋지 않더라도 파열음이 밖으로 새어 나오는 건 막을 수 있었지만 롯데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LGBT(Lotte Giants Baseball Team)는 다시 ‘승(勝)소수자’가 되고 말았습니다.롯데는 2019년 7월 이 단장과 양 감독 사퇴 소식을 전하면서 “감독과 단장의 동반 사임은 앞으로는 더는 있어서는 안 될 매우 불행한 일이다. 대오각성의 기회로 삼겠다”는 문장으로 보도자료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로부터 1년 10개월이 지났지만 현재 롯데가 대오각성했다고 믿는 팬은 아무도 없습니다. 롯데 수뇌부가 정말 대오각성했다면 처음부터 두 시즌도 못 채우고 떠날 감독을 선임하지는 않았을 테니까요.미국에서도 종목 특성에 따라 단장과 감독 관계가 다릅니다. 미국프로농구(NBA) 팀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단장이 아니라 그렉 포포비치(72) 감독에게 사장 자리를 맡기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감독 > 단장’ 구도가 됩니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아예 단장 자리가 없습니다. 대신 빌 벨리칙(69) 감독이 사실상 단장 노릇을 합니다. NFL에는 이렇게 별도 단장이 없는 팀이 적지 않습니다.통계는 감독보다 단장의 손을 들어준다그렇다면 MLB는 왜 감독보다 단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을까요? 150년 역사를 지나오면서 ‘야구는 감독이 아니라 선수가 하는 종목’이라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선수 그리고 팀 미래에 감독보다 단장이 더 큰 영향력을 끼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영어로 농구나 미식축구 감독을 헤드 코치(head coach)라고 부르는 것과 달리 야구 감독을 매니저(manager)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차이를 반영한 결과입니다.다시 터너 구단주 이야기. 아무리 팀이 연패에 빠졌다고 해도 구단주가 직접 감독을 맡기로 마음 먹기는 쉽지 않은 노릇입니다. 하지만 그는 “사람들은 야구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한다. 내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그저 어른들이 뛰는 리틀리그 팀”이라면서 “1100만 달러를 모아 MLB 팀을 살 수 있을 만큼 똑똑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 팀 감독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터너 회장은 딱 한 경기에서만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에 저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 제대로 증명하지 못한 채 야구계를 떠나야 했습니다.터너 회장이 감독을 맡았던 경기에 애틀랜타 유격수 겸 1번 타자로 출장한 선수는 나중에 롯데 감독이 되는 제리 로이스터(69)였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이 비밀번호 같은 ‘8888577’ 순위에서 롯데를 구원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가 뛰어난 ‘매니저’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구단에서는 로이스터 감독이 ‘헤드 코치’ 노릇을 잘 못 한다며 세 시즌 만에 그를 쫓아냈습니다.이후 11년간 롯데는 감독 6명을 갈아치워야 했습니다. 누구는 매니저로서 함량 미달이었고 또 누구는 헤드 코치로서 실격이라는 이유가 뒤따랐습니다. 이 정도면 감독이 아니라 ‘감독을 고르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게 옳을 겁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구단주는 ‘1000만 달러를 받을 만큼 똑똑한 사람’에게 감독 선임권을 넘기기로 한 겁니다. ‘자이언츠 시빌 워(내전)’에서 성 단장이 승리한 2021년 5월 11일은 진짜 ‘단장 야구’를 시작한 첫날로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겁니다.황규인 동아일보 기자 kini@donga.com《이 기사는 6월호에 실렸습니다》}
‘배구 여제’ 김연경(34·사진)의 중국행은 ‘예측 가능한 미래’였다. 그러나 그 다음 행선지가 어디가 될지는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상태다. 20일 김연경의 에이전시 업무를 맡고 있는 라이언엣에 따르면 김연경은 상하이 연고 중국 리그 팀 광밍유베이와 계약 협상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예상 계약 기간은 한 시즌이다. 배구 이적 시장에 밝은 관계자는 “베이징자동차에서도 김연경에게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김연경이 2017∼2018 시즌 몸담았던 친정 팀을 더 선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연경도 이제 30대 중반으로 중국 리그는 일정이 짧아 체력 부담이 작고 다음 무대를 준비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4년 전 중국 리그로 진출할 때도 “경기 수가 많으면 체력적으로 부담스럽다”는 뜻을 밝혔다. 광밍유베이는 지난 시즌 1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반면 김연경은 지난해 제천·MG새마을금고컵 대회부터 V리그 챔피언결정전까지 총 41경기를 뛰었다. 게다가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교 폭력 사태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심리적 부담까지 안은 채 경기에 나서야 했다. 아직 2021∼2022시즌 중국 리그 일정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새 시즌 역시 길어도 두 달 안에 모든 일정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김연경은 중국 리그 일정을 소화한 뒤 내년 1월 초에 다시 유럽 진출을 시도할 수 있다. 올해 프로 리그가 막을 올린 미국 무대 진출도 가능하다. 중국 리그가 끝난 뒤 흥국생명으로 돌아오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김연경은 해외 리그 팀과 계약할 때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지만 국내에서는 흥국생명에서 다음 시즌 일정의 40%(14경기) 이상을 소화해야 FA 자격을 얻는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풍년도 이런 풍년이 없다. 뉴욕 양키스 투수 코리 클루버(35)는 20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 텍사스 타선을 9이닝 동안 볼넷 1개만 내준 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노히트 노런에 성공했다. 올해 MLB에서 나온 6번째 노히트 노런이다. 앞으로 노히트 노런이 한 번만 더 나오면 올해는 2015년과 함께 노히트 노런이 가장 많이 나온 시즌으로 MLB 역사에 오르게 된다. 이날까지 MLB는 올해 전체 일정(2430경기) 가운데 26.2%(637경기)밖에 소화하지 않은 상태라 기록 달성 가능성이 높다. 2015년에는 시즌 일정 80.2%를 소화한 8월 30일이 되어서야 시즌 6번째 노히트 노런이 나왔다. 텍사스는 지난달 10일에도 조 머스그로브(29·샌디에이고)에게 노히트 노런을 당한 적이 있었다. 올해만 두 번째 노히트 노런 패배 수모를 경험한 것.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현대 야구에서는 발사각이 타격을 논할 때 제일 중요한 요소가 됐다”면서 “이 때문에 스윙에 ‘구멍’이 커져 투수들이 어드밴티지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타자들이 어떻게든 안타를 치고 나가겠다고 생각하기보다 일발 장타를 노리는 스윙에 집중하면서 노히트 노런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현재까지 MLB 평균 타율은 0.236밖에 되지 않는다. 기록 확인이 가능한 1871년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그런데도 9이닝당 홈런 숫자는 1.17개로 1871년 이후 151년 동안 역대 4번째로 높다. 그 대신 9이닝당 삼진도 9.2개로 MLB 역사상 처음으로 9개를 넘었다. 삼진이 늘어난다는 건 ‘인플레이 타구’가 줄어든다는 뜻이고, 그러면 자연히 안타가 나올 확률도 줄어들게 된다. 한국도 ‘스몰 볼’이 대세였던 21세기 초반에 자취를 감췄던 노히트 노런이 ‘빅 볼’ 시대를 맞아 부활한 상황에 가깝다. KBO 리그에서는 2000년 5월 18일 송진우(55·당시 한화) 이후 14년 넘게 노히트 노런이 나오지 않다가 2014년 6월 23일 NC 찰리(36)가 9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에 성공한 뒤로는 7년 동안 4차례 노히트 노런이 나왔다. 현재까지는 2019년 4월 21일 대전 경기 때 삼성 선발로 나와 한화 타선을 잠재운 맥과이어(32)가 KBO 리그 마지막 노히트 노런 주인공이다. MLB는 KBO 리그와 달리 ‘무안타’에 방점을 찍기 때문에 실점이 있는 경우에도 ‘노히터(No-Hitter)’ 경기로 인정한다. 또 상대 팀에서 안타를 때리지 못했다면 투수 여러 명이 나눠 던진 경우에도 노히터 기록을 남긴다. 현재까지 MLB에서 노히터는 총 311번 나왔고, 이 중 271번이 KBO 리그 기준 노히트 노런에 해당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장풍을 날렸다.” 대전 격투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서 주인공 캐릭터 ‘류(Ryu)’는 장풍을 쏜다. ‘블루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이 19일 등판에서 메이저리그(MLB) 최강 화력을 자랑하는 보스턴 타선을 압도하자 토론토 팬들은 그의 투구를 이 게임 속 장풍 발사에 빗대 이런 찬사를 날렸다.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열린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보스턴 타선을 7이닝 동안 7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막았다. 보스턴은 전날까지 팀 OPS(출루율+장타율) 0.772로 MLB 30개 팀 가운데 최고 기록을 쓰던 불방망이 팀이었다. 그러나 이날 류현진을 상대로는 단 1점도 뽑지 못한 채 안타 4개(2루타 1개)를 때리는 데 그쳤다. 류현진이 이번 시즌 7이닝을 던진 건 이날이 세 번째였지만 7이닝 무실점은 처음이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95에서 2.51로 내려왔다. 총투구 수가 100개(이닝당 평균 14.3개)밖에 되지 않을 만큼 투구 효율도 빼어났다. 토론토 타선도 류현진을 도왔다.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을 때 6점을 올린 토론토는 8회말 랜들 그리척(30)이 쐐기 2점 홈런까지 날렸다. 토론토가 8-0으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4승(2패)째를 수확했다. 시즌 초반 승운이 따르지 않던 류현진은 부상자명단(IL)에서 돌아온 뒤 3경기 연속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은 보스턴에 약했던 징크스도 털어냈다. 그전까지 류현진은 보스턴을 상대로 3번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고 있었다. 올해 4월 21일 등판에서도 5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지난 맞대결 때는 공이 가운데로 몰렸는데 오늘은 속구, 커브, 커터, 체인지업 등 4개 구종 모두 원하는 곳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빈티지(vintage·최상급) 모드’를 선보였다”며 “경기 내내 감독인 나도 ‘류현진이 다음에는 어떤 공을 던질까’ 궁금할 정도였다. 그만큼 상대 타자가 예측하기 까다로운 투구 내용을 펼쳤다”고 치켜세웠다. 토론토는 23승 17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 선두 보스턴(25승 18패)을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두 팀은 21일까지 사흘 연속 맞대결하게 돼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제 올림픽을 향한 대장정을 시작한다. 꼭 메달을 따고 싶다.” ‘배구 여제’ 김연경(33·사진)이 2021 도쿄 올림픽 메달을 향한 최종 모의고사를 앞두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해 1월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 이후 실전을 치르지 못했던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25일부터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열리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참가해 최종 전력을 점검한다. 대표팀 주장 김연경은 출국을 하루 앞둔 19일 대한민국배구협회에서 공개한 인터뷰를 통해 “VNL 일정이 다소 빡빡해 걱정이 되지만 올림픽 준비 과정으로 여기고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은 25일 중국전을 시작으로 다음 달 20일 네덜란드전까지 15경기를 치른다. 출국에 앞서 관심을 모은 거취도 정리했다. 김연경의 소속사 관계자는 이날 “김연경이 중국 상하이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2017∼2018시즌에 뛰었던 팀으로 계약 기간은 1년으로 알려졌다. 상하이는 당시 김연경을 영입한 뒤 17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달 23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합숙 훈련을 진행한 김연경은 “선수촌에 있는 올림픽 디데이 계산기가 하루하루 줄어드는 걸 보면서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면서 “도쿄 대회가 (개인적으로)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준비해 메달 획득으로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은 2012년 런던(4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8강)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메달과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정지윤(21), 이다현(20) 등 젊은 선수들도 합류했다. 김연경은 “젊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하면서 대표팀 분위기가 아주 밝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김연경보다 나이 많은 선수는 한송이(37)뿐이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대표팀 감독은 “이재영(레프트)-다영(세터·이상 25) 쌍둥이 자매가 (학교 폭력 사건으로) 빠졌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면서 “레프트 쪽에서는 김연경과 함께 이소영(27)을 주전으로 쓰고 박정아(28)에게는 라이트 자리를 맡겨 볼 생각이다. 세터 자리는 김다인(23), 안혜진(23), 염혜선(30)을 VNL에서 두루 기용한 뒤 주전 선수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황규인 kini@donga.com·강홍구 기자}
‘뉴욕의 연인’으로 통하는 데릭 지터(47·사진)의 다큐멘터리가 제작된다.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은 19일 “지터의 도전과 프로 정신 그리고 인간 승리를 다룬 6부작 다큐멘터리 ‘더 캡틴(The Captain)’을 내년에 방영할 예정”이라고 19일 발표했다. 지터는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만 20년간 뛰며 팀을 5차례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다. 2003년부터 12년 동안 양키스 주장(캡틴)을 맡기도 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장풍을 날렸다.” 대전 격투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서 주인공 캐릭터 ‘류’(Ryu)는 장풍을 쏜다. ‘블루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이 19일 등판에서 메이저리그(MLB) 최강 화력을 자랑하는 보스턴 타선을 압도하자 토론토 팬들은 그의 투구를 이 게임 속 장풍 발사에 빗대 이런 찬사를 날렸다.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안방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보스턴 타선을 7이닝 동안 7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막았다. 보스턴은 전날까지 팀 OPS(출루율+장타율) 0.772로 MLB 30개 팀 가운데 최고 기록을 쓰던 불방망이 팀이었다. 그러나 이날 류현진을 상대로는 단 1점도 뽑지 못한 채 안타 4개(2루타 1개)를 때리는 데 그쳤다. 류현진이 이번 시즌 7이닝을 던진 건 이날이 세 번째였지만 7이닝 무실점은 처음이었다.시즌 평균자책점은 2.95에서 2.51로 내려왔다. 총 투구수가 100개(이닝당 평균 14.3개)밖에 되지 않을 만큼 투구 효율도 빼어났다. 토론토 타선도 류현진을 도왔다.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을 때 6점을 올린 토론토는 8회말 랜덜 그리척(30)이 쐐기 2점 홈런까지 날렸다. 토론토가 8-0으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4승(2패)째를 수확했다. 시즌 초반 승운이 따르지 않던 류현진은 부상자명단(IL)에서 돌아온 뒤 3경기 연속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은 보스턴에 약했던 징크스도 털어냈다. 그 전까지 류현진은 보스턴을 상대로 3번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고 있었다. 올해 4월 21일 등판에서도 5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지난 맞대결 때는 공이 가운데로 몰렸는데 오늘은 속구, 커브, 커터, 체인지업 4개 구종 모두 원하는 곳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빈티지(vintage·최상급) 모드’를 선보였다”며 “경기 내내 감독인 나도 ‘류현진이 다음에는 어떤 공을 던질까’ 궁금할 정도였다. 그만큼 상대 타자가 예측하기 까다로운 투구 내용을 펼쳤다”고 치켜세웠다. 토론토는 23승 17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 선두 보스턴(25승 18패)을 0.5경기 차이로 추격했다. 두 팀은 21일까지 사흘 연속 맞대결 하게 돼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은 연고지 홋카이도(北海道)의 기타히로시마(北廣島)시에 새 안방구장을 짓고 있다. 니혼햄의 현재 안방구장은 홋카이도 최대 도시인 삿포로(札幌)시에 자리한 삿포로돔이다. 삿포로시에서 이 돔구장을 지은 건 2002 한일 월드컵 축구 개최 도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축구 전용 구장으로 지을 경우 적자가 불 보듯 뻔했기 때문에 삿포로시는 구장 계획 단계부터 프로야구 팀을 유치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니혼햄이 요미우리와 같이 쓰던 도쿄돔을 떠나 둥지를 옮기게 됐다. 니혼햄은 2004년부터 이 구장을 안방으로 쓰면서 연간 26억5000만 엔(약 274억 원)을 삿포로시에 사용료로 지불했다. 그런데도 경기가 없을 때는 연습 장비를 별도 장소에 보관해야 하는 등 세입자의 설움에 시달려야 했다. 구장에서 수익을 올리는 데도 제약이 많았다. 이에 니혼햄은 600억 엔(약 6197억 원)을 들여 개폐형 돔구장 ‘에스콘 필드 홋카이도’를 신축하기로 했다. 새 구장 이름을 이렇게 정한 건 부동산 기업 에스콘에서 투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2023년 문을 열 예정인 이 구장 주위에는 쇼핑몰, 온천호텔, 글램핑장 등도 함께 들어서게 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SK에서 약 1353억 원에 프로야구 팀을 인수해 SSG로 이름을 바꾼 신세계그룹 역시 인천 청라지구에 돔구장을 포함한 형태로 ‘복합쇼핑몰’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SG의 안방인 인천 문학야구장(SSG 랜더스 필드) 역시 삿포로돔처럼 2002 월드컵 때문에 문을 열게 됐다. 축구장(주경기장)을 지으면서 야구장도 함께 조성했다. 청라지구에 땅 16만3362m²를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는 이 중 39.1%에 해당하는 6만3936m²에 스타필드, 호텔, 테마파크 등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키움의 안방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 대지 면적은 5만8992m²다. 다만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민간 기업이 야구장을 소유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등이 국내외 경기 대회 개최와 선수 훈련 등에 필요한 ‘전문 체육 시설’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치·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전부터 존재했던 야구장뿐만 아니라 KIA, 삼성, NC의 각 연고지인 광주(2014년), 대구(2016년), 경남 창원시(2019년)에 문을 연 새 야구장도 전부 지자체가 주인인 이유다. 과거 새 구장을 건설한 프로야구단 관계자는 “민간에서 설치·운영 중인 스포츠 시설은 대부분 체육 시설이 아니라 건축법상 ‘운동 시설’에 해당한다”면서 “전문 체육 시설도 민간에서 짓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단, 개인이나 기업이 전문 체육 시설을 소유할 수 없기에 기부채납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또 다른 문제가 따른다. 10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시설을 지은 뒤 소유권을 넘기는 건 자칫 배임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에 전문 체육 시설 기부채납 사례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프로축구 팀 두 곳을 운영 중인 포스코는 1990년에는 포항스틸야드, 1993년에는 광양축구전용구장을 지어 각각 경북 포항시와 전남 광양시에 소유권을 넘겼다. 단, 당시에는 포스코가 민영화 이전이었기에 배임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 중 광양축구전용구장은 완공 당시에는 전문 체육 시설이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 소유가 가능한 ‘직장 체육 시설’이었다. 그러다 1995년 프로축구 전남을 창단하면서 전문 체육 시설로 바꿔 광양시로 소유권을 넘긴 것이다. 요컨대 프로야구 1군 구장을 직접 소유하고 싶은 기업이 있다면 아예 모든 길이 막혀 있는 건 아니다.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경기장은 고정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오늘날 경기장은 고정 비용은 제외하고 운영비에서 적자를 보지 않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지방 구단 관계자는 “사실 프로야구 경기를 꼭 체육 시설에서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야구장은 체육 시설이자 ‘문화 및 집회 시설’이기도 하다. 극장처럼 문화 및 집회 시설은 기업 소유가 가능하다”면서 “그런데 야구장처럼 넓은 면적에 1년에 100일 정도밖에 쓰지 못하는 시설을 짓는 것보다는 1년 365일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설을 짓는 게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동안 안방에서 72경기를 치르는 현실을 보더라도 야구만을 위한 경기장을 소유하는 건 막대한 시설 유지비용을 감안할 때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야구인은 “돔구장이 야구단 운영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야구단 운영은 적자를 피하기 힘든 구조지만 돔구장에 위락시설, 호텔이 함께 들어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흑자 구조로 가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를 연고로 하는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은 안방구장 외야 전광판 뒤편 공간에 ‘스마일 글리코파크’라는 대규모 놀이동산을 지었다. 라쿠텐은 야구장을 야구 경기뿐만 아니라 상설공연과 행사 등을 치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활용한다. 거기에 대형 유통센터와 놀이동산을 갖춰 테마파크화했다. 지난해 4월에는 놀이동산 내에 숙박시설까지 개장했다. 하지만 SSG가 청라에 호텔과 테마파크 등이 포함된 돔구장을 신설하려면 인천시와도 풀어야 할 실타래가 많다. 인천시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를 개최하면서 1조3336억 원에 달하는 빚을 지게 됐다. 기존 경기장을 개·보수해 대회를 치르는 대신에 17개 경기장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빚이 늘었다. 특히 문학경기장을 놔두고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을 새로 짓는 데만 5000억 원 가까운 돈을 썼다. 게다가 2002 월드컵 때 한국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던 문학경기장 역시 현재 이곳을 안방으로 쓰는 팀이 없어 활용도가 크게 떨어졌다. 2003년 창단 때부터 문학경기장을 안방으로 쓰던 프로축구 인천은 2012년부터 옛 숭의종합경기장 자리에 들어선 인천축구전용경기장(좌석 수 약 1만9000석)으로 떠났다. 문학경기장이 5만 석 가까운 규모로 지나치게 커 국내 프로축구 경기가 열리면 썰렁할 때가 많고 축구 전용구장이 아니어서 생생한 관전도 쉽지 않았다. 인천시로서는 SSG마저 이 경기장을 떠나는 걸 반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축구장을 포함한 문학경기장 운영권을 SSG가 보유한 상태다. SK 시절부터 그랬다. 문학경기장 활용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돔구장을 짓기는 곤란하다”면서 “정말 청라지구에 돔구장을 짓겠다고 제안해 온다면 (지구) 용도 변경 때문에 사업협약 단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규인 kini@donga.com·강동웅 기자}
“기량은 1년 전 그대로지만 자신감은 더욱 높아졌다.” 이현옥 대한장애인체육회 훈련본부장은 17일 이천훈련원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D-10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도쿄 패럴림픽은 원래 지난해 8월 25일 막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8월 24일로 개막이 미뤄졌다. 코로나19 예방 백신 1차 접종을 모두 마친 선수단은 이번 주부터 2차 접종을 시작한다. 패럴림픽 개막이 미뤄지는 사이 한국 휠체어농구 전설인 한사현 감독이 지난해 9월 26일 향년 52세로 세상을 떠났다. 한 감독은 간암 투병 중에도 휠체어농구 대표팀을 이끌고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20년 만에 패럴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휠체어농구 대표팀 주장 조승현은 “반드시 4강 안에 진출해 감독님이 우리에게 알려준 농구가 세계 무대에서 통한다는 걸 꼭 증명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수영 자유형 3관왕(50m, 100m, 200m)을 차지한 조기성은 “한국 장애인 수영의 전설이 되어 돌아오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탁구 대표 서수연은 “리우 대회 때 모두가 금메달을 예약했다고 했는데 은메달을 따 너무 아쉬웠다. 이번에는 정말 금메달을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비장애인 테니스인 출신인 주원홍 선수단장은 “협회에서 금메달 4개를 목표로 잡았던데 선수들이 강인하게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금메달 6개로 목표를 올려도 충분할 것 같다”며 “안전한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이 대회를 마치고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이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빨리 집으로 돌아가 삼각함수를 공부해야 한다.” 2019년 프랑스 오픈 16강에서 패한 뒤 이가 시비옹테크(20·폴란드)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프랑스오픈 챔피언에 오른 뒤에도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들지 못한다면 테니스를 접고 대학에 진학할 것”이라던 그였다. 테니스 팬들로서는 다행스럽게도 시비옹테크를 계속 코트에서 볼 수 있게 됐다. 17일 BNL 이탈리아오픈 우승으로 랭킹 9위에 올랐기 때문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