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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인 서울 마포구의 ‘평화의 우리집’ A 소장(60·여)이 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7일 부고 성명을 내고 “지난달 21일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 씨를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정의연, “쉼터 압수수색 후 힘들어했다”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6일 오후 10시 30분경 A 씨가 경기 파주시에 있는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정의연 동료였던 B 씨가 “A 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기 파주경찰서 관계자는 잠긴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화장실에서 숨진 A 씨를 발견했다. 아파트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A 씨가 이날 오전 11시경 홀로 귀가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고 한다. A 씨는 이 아파트에서 홀로 거주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 등 타살 혐의점이 없어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A 씨 자택에선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 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유족과 협의해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할 계획이다. 휴대전화는 비밀번호로 잠긴 상태였으며,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PC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A 씨는 2004년 5월경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정대협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할머니 쉼터를 마련하면서 쉼터에서 숙식하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돌볼 사회복지사로 A 씨를 채용했다고 한다. 2012년 쉼터가 마포로 옮긴 이후 A 씨는 쉼터에 거주하며 길원옥, 고 이순덕 김복동 할머니 등을 돌봤다. A 씨 소식을 접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는 참담한 심정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할머니의 측근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A 씨가 이 할머니에게 늘 웃으며 반기고 살갑게 잘했다. 할머니도 심정이 참담하다”고 전했다. 정의연 측은 A 씨의 극단적 선택 동기로 검찰 수사를 지목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7일 오후 마포 쉼터에서 발표한 부고 성명에서 “(고인이) 검찰의 급작스러운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B 씨도 경찰에서 “A 씨가 마포 쉼터 압수수색으로 최근 힘들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규명”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A 씨가 검찰 수사로 힘들어했다는 주장에 대해 검찰은 하루 동안 세 차례나 입장문을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10분경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검찰도 그 경위를 확인 중이다”라는 첫 입장문을 냈다. 10분 뒤엔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정의연 이 이사장이 부고 성명을 발표하자 재차 입장문을 냈다. 검찰은 “마포 쉼터를 압수수색하던 날 고인이 마포 쉼터에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압수수색 당시 집행 관련 협의 등은 변호인과만 이루어졌고, 협의에 따라 지하실에서 실제 압수수색을 할 당시 고인은 그곳에 없었던 것으로 수사팀은 알고 있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정의연과 정대협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다음 날 ‘평화의 우리집’을 압수수색했다. 정의연은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 당시 “일본군 위안부 운동과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파주=박종민 blick@donga.com / 이청아·이소연 기자}
21대 국회의원의 평균 재산이 국민 평균의 5배가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 재산도 4배가 넘었다. 의원 300명 가운데 88명은 다주택자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21대 국회의원 부동산 신고재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의원들이 후보 등록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은 모두 6538억 원. 1인 평균 21억8000만 원에 이른다. 부동산 재산 가액은 4057억 원으로 1인 평균 13억5000만 원 상당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경실련은 “대한민국의 한 가구당 평균 재산은 4억3000만 원이며, 부동산 재산은 3억 원”이라며 “의원 평균 재산이 국민 평균치의 5.1배이고 부동산 재산은 4.5배”라 지적했다. 의원들은 부동산을 공시지가로 신고해, 실제 시세로는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의원 300명 가운데 88명(29%)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2주택 이상 가진 ‘다주택자’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주택자가 43명으로 미래통합당(41명)보다 많았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17명(6%)으로, 10명이 민주당이었다. 경실련은 “민주당은 총선 때 이인영 당시 원내대표가 ‘다주택자의 주택처분 서약’을 강조했다. 하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이소연 always99@donga.com·김소영 기자}
서울 여의도에 있는 KBS 사옥 여성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KBS 측은 5월 29일 오후 2시경 “여의도 사옥의 연구동 5동에 있는 여성화장실 안에서 몰래카메라로 의심되는 기기를 발견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화장실에서 손바닥 크기만 한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모양의 카메라 1대를 찾아냈다. 연구동은 KBS 본관 근처에 있는 아파트형 단지로, 노조사무실과 출연자 연습실, 방송 관련 연구기관의 사무실 등이 있다. 경찰은 연구동 5동에 있는 여성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를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동 5동은 KBS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 출연자들이 연습장소로 써왔던 곳이다. 경찰은 5동 건물 입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인물을 추적하고 있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고도예 기자}
강원 춘천에서 쉬는 날을 이용해 동료들과 농가주택에 묵었던 소방관 2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농가에서 많이 쓰는 화목(火木)보일러에서 흘러나온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 춘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경 춘천시 북산면에 있는 한 주택의 별채에서 홍천소방서 소속 김모 소방장(44)과 권모 소방위(41)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함께 있던 소방서 동료들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숨진 소방관 2명은 27일 같은 소방서에 근무하는 구조대원 2명과 행정직원 1명, 119안전센터 대원 3명 등과 이 집을 방문했다. 이 가정주택은 함께 간 동료의 부모가 사는 곳으로 알려졌다. 해당 주택은 본채와 별채, 창고 등 3개 건물로 이뤄져 있다. 소방서 동료 8명은 27일 밤 12시까지 54m²(약 16평) 남짓한 본채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2명은 이후 약 15m 떨어진 별채에 가서 휴식을 취하다가 잠이 들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 별채에서 가동해왔던 화목보일러가 사고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벽에 붙어있는 테라스에 있는 화목보일러에서 땔감을 때면 열기가 구들장으로 흘러들어가 방을 데우는 구조다. 경찰이 28일 1차 현장감식을 벌인 결과 연통 등이 절단되거나 이물질에 막힌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보일러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방바닥 등에 생긴 균열 등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골 농가에서 많이 쓰는 화목보일러는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따로 없어 겨울철 화재에도 취약하다. 소방청이 제공한 ‘최근 6년간 화목보일러 화재 현황’에 따르면 2014∼19년 화목보일러로 인한 화재 건수는 2292건이다. 발화 요인으로는 ‘부주의’가 64.9%(1489건)로 가장 많고, ‘기계적 요인’이 25%(591건)로 뒤를 이었다. 지역난방 관계자는 “화목보일러는 가스를 이용하지 않아 가스 공급업체의 점검 대상에서 빠져 있다. 자주 ‘안전관리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화목보일러는 당국의 관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설치할 때 안전시설을 갖추려는 노력이 다소 부족한 경향이 있다”며 “설치자격 기준을 강화하고 해마다 바닥이나 연통에 균열이 발생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조대 특채로 2009년 임용된 김 소방장은 지난해 11월 19∼21일 독도 소방헬기 추락 사고 당시 수중 수색활동 임무를 수행한 ‘베테랑’ 구조대원이었다. 스킨스쿠버 마스터 자격증을 갖췄으며 2015년 화재 안전 유공 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2005년 임용된 권 소방위도 2011, 2015년 두 차례 유공 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동료들은 “근면성실하고 타의 모범이 됐던 소방관들”이라며 안타까워했다.춘천=이소연 always99@donga.com·이청아 / 고도예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25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피해자를 30년 동안 이용했다”고 격정 토로한 것을 계기로 시민사회와 학계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90년대 위안부 운동 초창기부터 헌신한 원로 활동가들은 “소수의 활동가가 권력을 잡고 피해자를 소외시킨 게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라며 “변화한 시대에 맞게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정대협 초기 멤버 A 씨는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대협 대표를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를 두고 “‘위안부 운동=윤미향’이라는 등식이 뿌리내리면서 이 모든 사태가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윤 당선자가 2007년 정대협 상임대표로 취임하면서 의사 결정과 실행이 구분되지 않는 ‘1인 체제’가 만들어졌다는 지적이다. A 씨는 “지금은 단체가 개인의 전횡을 막을 수가 없다. 그렇게 운동을 사유화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위안부 운동을 초창기부터 주도한 B 씨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은 계속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소수 활동가가 이 운동의 주체가 되면서 의사결정 과정에 민주적 절차가 소홀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B 씨는 특히 정대협이 윤 당선자의 아버지를 경기 안성시 피해자 쉼터의 관리자로 앉혀 임금을 지급한 점을 두고는 “이사회에서 한 번쯤 반대 의견이 나왔을 법한 사안이 그냥 통과됐다. 아쉬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원로 활동가들은 위안부 운동이 민주적 절차를 되찾고 투명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정대협 창립 멤버 C 씨는 “세상은 맑아지고 있는데 운동 방식은 주먹구구”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표가 개인 계좌로 모금을 해온 것과 관련해선 “상식적이지 않다”라며 “이 운동의 주축이 될 미래 세대에게 믿음을 주려면 투명해져야 한다”고 했다. 수요집회 현장 모금을 중단하고 외부 감사를 정례화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제언도 나왔다. B 씨는 “현금을 모으다 보면 기부금 영수증 발급이 안 될 수도 있고, (돈이) 사업 목적에 맞게 쓰이지 않을 수도 있다”라며 “사업 집행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외부 감사도 철저하게 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대협은 2018년 정의기억연대(정의연)로 이름을 바꿨다.이소연 always99@donga.com·신지환 기자}
일본군 위안부 운동의 기틀을 잡은 원로 활동가와 이 분야에 정통한 학자들은 26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운영 방식에 쓴소리를 했다. 이들의 제언은 전날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과 다르지 않았다. 위안부 문제 해결의 주역이 될 미래 세대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선 반드시 민주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원로 입장문, 윤미향 두둔처럼 돼 후회”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초기 멤버인 A 씨는 26일 위안부 운동의 방향을 묻는 질문에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위안부 운동을 사유화하면서 모든 사태가 벌어졌다”라고 말을 꺼냈다. 그는 “윤 당선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요집회에 나와 달라’는 말도 의미가 없다”고 했다. A 씨는 엿새 전 윤 당선자를 옹호하는 취지의 입장문에 이름을 올렸던 데 대해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20일 ‘초기 정대협 선배들의 입장문’에 이름을 올렸던 원로 12명 중 1명이다. 당시 입장문엔 “윤 당선자는 오직 정대협 운동에 일생을 헌신한 사람”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A 씨는 “정대협 30년 활동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 같아 입장문을 낸 것인데, 윤 당선자를 두둔하는 것처럼 됐다. 그 후로 (윤 당선자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너무 많이 나와서 후회했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윤 당선자가 정대협 상임대표에 오른 2007년을 회상하며 “그 이후로 의사 결정과 실무의 경계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그전엔 공식 의사결정 기구인 ‘대표자 회의’와 별개로 ‘실행위원회’가 중요한 사안을 검토했는데, 윤 당선자 체제에선 일원화됐다는 얘기다. A 씨는 “지금은 (구성원끼리) 회의는 하지만 다 같은 편 일색이라 개인의 전횡을 막지 못한다. ‘1인 체제’를 깨고 단체 내부의 견제 기능을 되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해자 소외시키는 운동 방식은 잘못돼” 초기 활동가들은 정의연이 해외모금 활동 등으로 외연을 넓히면서 정작 위안부 피해 당사자를 소외시킨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25일 기자회견에서 “30년 동안 재주는 곰(피해자)이 부리고 돈은 (정의연이) 받아먹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의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오랜 세월 가까운 가족에게조차 피해 사실을 밝히지 못했던 많은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피해자 명예 회복은 정대협 초기 활동가들에게도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고 한다. 정대협 초기 멤버인 B 씨는 “할머니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정대협이 만들어지게 된 궁극적인 목적이었다”면서 “지금은 여러 곁가지를 뻗으면서 무리가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대협이 매입한 경기 안성시 피해자 쉼터를 거론하며 “그 쉼터가 과연 필요했을까. (정대협의) 인력으로 감당할 수 있었을까. 지금 (사업에서) 곁가지를 쳐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다른 정대협 창립 멤버 C 씨도 “사업을 여기저기로 펼치면서 정작 할머니들한테 뭐가 필요한지 잊었다”고 했다. ○ “투명성-전문성 확보해야” 원로 활동가와 학자들은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전문성이 요구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사업 명세는 물론이고 단체 기부자와 국가보조금마저 공시에서 누락하는 지금의 주먹구구식 운영 방식으로는 위안부 운동 자체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C 씨는 “지금 정의연에 가해지는 지적은 ‘조금 더 투명해지라’는 세상의 사인”이라고 조언했다. B 씨는 “현금 모금의 특성상 영수증 처리 누락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장 모금을 중단하라”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는 다원화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어일본학과 교수는 “위안부 문제 해결은 근본적으로 정부의 책임인데, 이를 방기하는 사이에 정의연이 ‘과잉 대표성’을 갖게 됐다”라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전문가와 피해자들로 구성된 사회적 대화기구를 꾸려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신지환·조건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자가 격리 지침을 어기고 수차례 자택을 벗어난 일본인 A 씨(23)가 구속됐다. 외국인이 자가 격리 명령을 위반해 구속된 건 처음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보건당국의 자가 격리 명령을 어기고 8차례 자택을 무단 이탈한 A 씨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2일 일본 오사카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해외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달 1일부터 해외 입국자에게 14일간 의무 자가 격리 지침을 내려 왔다. 하지만 A 씨는 입국 당일부터 13일까지 8차례 용산구 이태원과 마포구 홍익대, 서대문구 신촌 인근 식당과 카페 등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서대문구청은 A 씨 지인으로부터 “(A 씨가)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서울 시내를 돌아다닌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달 20일 A 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수차례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등 혐의가 중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자가 격리 지침을 어기고 수차례 자택을 벗어난 일본인 A 씨(23)가 구속됐다. 외국인이 자가 격리 명령을 위반해 구속된 건 처음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보건당국의 자가 격리 명령을 어기고 8차례 자택을 무단 이탈한 A 씨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2일 일본 오사카에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해외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달 1일부터 해외 입국자에게 14일간 의무 자가 격리 지침을 내려 왔다. 하지만 A 씨는 입국 당일부터 13일까지 8차례 용산구 이태원과 마포구 홍익대, 서대문구 신촌 인근 식당과 카페 등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서대문구청은 A 씨 지인으로부터 “(A 씨가)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서울 시내를 돌아다닌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달 20일 A 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수차례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등 혐의가 중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부금 횡령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일 정의연과 정의연의 전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사무실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정의연과 정대협의 기부금 사용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지 13일 만에 강제 수사에 나선 것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이날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과 도보로 1분 거리인 정대협 사무실을 각각 압수수색해 회계 자료 등을 확보했다. 정대협 대표와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배임 등의 혐의로 최근 고발됐다. 정대협은 마포구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과 관련해 정부 보조금 등 1억4500여만 원을 공시에서 누락한 사실이 밝혀졌다. 여성가족부는 2016∼2019년 마포 쉼터에 총 1억2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정대협 공시서류의 보조금 항목에는 ‘0원’으로 기재돼 있다. 사회봉사단체 ‘글로벌 디아코니아’가 2018년 8월∼2019년 12월 마포 쉼터 운영비로 기부한 2500여만 원도 정대협 공시서류에는 ‘0원’으로 표기돼 있다. 정의연은 “단순 회계 실수”라고 밝혔지만 기부금과 보조금 등이 수입으로 기재되지 않은 공시 누락 액수가 이날까지 37억 원 이상이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구특교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둘러싸고 끊이지 않던 의혹들은 결국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이어졌다. 정의연 이사장이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의 기부금 횡령 의혹 등을 수사하는 검찰은 20일 정의연과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사무실에서 회계 자료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당일 경기 안성시에 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에 이어 서울 마포의 쉼터 ‘평화의 우리집’도 문제가 불거졌다. 마포 쉼터와 관련된 기부금 및 보조금 1억4500여만 원이 공시에서 누락된 것이다. 정대협은 여성가족부가 주는 국가보조금에다 개신교 봉사단체가 매월 전한 기부금까지 모두 ‘0원’으로 표기했다. 정의연 측은 이번에도 “횡령이나 배임이 아닌 단순 회계 실수”라는 해명을 반복했다.○ 정부가 준 보조금까지 제로 표기 여성가족부 등에 따르면 현재 마포 쉼터에 시설 운영비 명목으로 지원되는 금액은 연간 4800여만 원에 이른다. 여가부는 2016년부터 해마다 3000만 원씩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설 지원비’ 명목으로 국가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이 지원비는 할머니가 거주하는 마포 쉼터에 지급되는 보조금이다. 봉사단체 ‘글로벌디아코니아’도 2018년 8월부터 매월 150만 원씩 연간 1800만 원을 쉼터 운영비로 기부해 왔다. 글로벌디아코니아는 정대협에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건물을 ‘쉼터’로 무상 임대해준 서울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가 대표로 있는 단체다. 하지만 정대협이 2016∼19년 국세청 홈택스에 올린 ‘공익법인 공시 서류’에는 보조금 지급 항목이 0원으로 기록돼 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지원금은 모두 보조금에 해당한다. 2016년부터 4년간 여가부가 지원한 1억2000만 원이 공시에서 누락된 것이다. 2018∼19년 공시에서는 글로벌디아코니아로부터 월 150만 원씩 기부받은 쉼터 운영비가 역시 ‘0원’으로 기재돼 있다. 같은 기간 공시 자료에는 마포 쉼터와 관련해 집행한 비용도 따로 표기하지 않았다. ○ 공시 누락만 37억 원이 넘어 정대협의 후신인 정의연은 이에 대해 “단순 회계 실수”라는 답을 내놓았다. 공시 누락이 불거질 때마다 바뀌지 않는 해명이다. 하지만 정의연 측은 여가부 보조금 등의 구체적인 사용처도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정의연 관계자는 “쉼터 운영비 상당수는 인건비로 나간다. 쉼터에 상주하는 소장뿐만 아니라 요양보호사 3명이 교대로 쉼터에 사는 할머니를 돌보고 있어 비용이 많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방문요양비 등 간병비는 여가부가 서울시에 매월 151만9000원을 교부해 할머니에게 지원하고 있다. 정의연 측은 이에 대해 “그렇게 세세한 부분까지는 알 수 없다. 마포 쉼터 지출 내역에 대한 기부금이 딱 쉼터에만 한정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의문점도 남는다. 마포 쉼터는 2012년 5월 명성교회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 생존 시까지 무상 임대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정대협은 월세조차 낼 필요가 없다. 2019년 1월 김복동 할머니가 별세한 뒤로 이 쉼터에 머물고 있는 피해 할머니는 길원옥 할머니뿐이다.○ 검찰, 회계부정 수사…안성시는 불법 증축 확인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20일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과 직선거리로 73m 떨어져 있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각각 압수수색해 회계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박물관은 정대협 법인이 등기에 올린 주소지다. 정대협 대표와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 당선자는 시민단체로부터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됐다. 경기 안성시는 같은 날 정의연의 안성 쉼터를 현장 조사하고 쉼터가 불법 증개축된 사실을 확인했다. 시 관계자는 “건축법 위반 사항이 확인돼 21일 정의연 측에 ‘건축법 위반 건축물 시정명령’ 사전 통지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김태성 / 안성=이경진 기자}
“우리에게는 한 푼도 안 돌아왔다.” 2008년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심미자 할머니는 2006년 작성한 유언장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당시 사무총장이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를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심 할머니는 유언 내용과 피해 증언이 담긴 7000여 쪽의 기록집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피 빨아먹고 이를 팔아 긁어모은 후원금은 정대협 윤미향에게 지불해도 우리에게는 한 푼도 안 돌아왔다”며 “윤미향은 수십 개 통장을 만들어 전 세계에서 후원금을 받아 부귀영화를 누리고 떵떵거렸다”고 했다. 유언장 작성 2년 전인 2004년에도 심 할머니는 정대협과 윤 당선자에게 기부금 사용처를 명백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33명은 같은 해 1월 ‘위안부 두 번 울린 정대협, 문 닫아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심 할머니 등은 성명에서 “지금까지 당신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답시고 전국 각처에 손을 벌려 거둬들인 성금이나 모금액이 전부 얼마냐. 그 많은 돈 대체 어디에 사용했느냐”고 물었다. 정대협이 주축이 돼 국민 성금을 모아 2016년 세운 ‘위안부 할머니 기림비’에는 심 할머니의 이름이 빠져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정대협 등 시민단체들은 그해 8월 서울 중구에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를 조성하고, 여기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 247명의 성함과 증언을 새긴 조형물을 세웠다. 하지만 2004년 11월 일본 최고재판소로부터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자로 인정받은 심 할머니는 명단에 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당시 위안부 피해 할머니 명단은 정대협이 작성했다. 윤 당선자가 대표를 지낼 때였다. 정대협 측은 “심 할머니가 빠진 건 맞다.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고 답했다. 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정대협이 심 할머니가 미워서 비석에서 빼놨다. 심 할머니, 이용수 할머니 같은 우리가 피해 증언을 했는데…”라고 했다.이소연 always99@donga.com·김태성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전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희(정대협)가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로부터 받은 기부금을 5억 원 이상 공시에서 누락했다. 마리몬드는 소녀상 배지 등 위안부 관련 추모 상품들을 판매해 위안부 관련 단체 등에 기부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마리몬드가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기부금 리포트’에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대협에 총 6억5422만 원을 기부했다. 그런데 정대협의 국세청 홈택스 ‘공익법인 공시서류 내역’에는 마리몬드가 출연한 기부금은 2018년 1억885만 원뿐이다. 공시서류상 2018년을 제외한 다른 연도에는 마리몬드의 기부금 명세가 기재돼 있지 않다. 공시서류에 마리몬드가 기부한 금액 가운데 5 억4537만 원(약 83%)이 누락됐다. 공익법인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마다 법인 총 재산가액의 1% 혹은 2000만 원을 초과하는 기부금은 출연자와 금액을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마리몬드 홈페이지에는 ‘원칙과 계획에 따라 기부를 실행하고 모든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합니다’라고 작성돼 있다. 2020년 1월 1일까지 마리몬드의 누적 기부금은 23억740만 원이다. 또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기부한다고 밝히고 있다. 마리몬드는 정대협에 6억5422만 원을 기부한 것 외에 정의연에도 총 11억1911만 원을 기부했다. 마리몬드 관계자는 19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6억5000여만 원을 기부한 영수증을 (정대협 측으로부터) 발급받아 보관하고 있다. 왜 정대협의 공시에는 제대로 올라가 있지 않은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정의연 관계자는 “마리몬드에서 주는 기부금은 목적에 맞게 사용했다. 공시 부분에 오류가 있는 것이다. 외부 회계 감사를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니 감사 결과를 확인해 달라”고 해명했다. 정의연은 국세청에 제출한 공시서류에 기부금 수익 약 22억 원을 2019년으로 이월한다고 기록해 놓고, 지난해 서류에는 이월 수익금을 ‘0원’으로 표기해 논란이 됐다. 당시에도 정의연은 “단순 실수로 보인다”고 했다.이소연 always99@donga.com·구특교 기자}
“우리에게는 한 푼도 안 돌아왔다.” 2008년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심미자 할머니는 2006년 작성한 유언장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당시 사무총장이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를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심 할머니는 7000여 쪽의 유언장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피 빨아먹고 이를 팔아 긁어모은 후원금은 정대협 윤미향에게 지불해도 우리에게는 한 푼도 안 돌아왔다”며 “윤미향은 수십 개 통장을 만들어 전 세계에서 후원금을 받아 부귀영화를 누리고 떵떵거렸다”고 했다. 유언장 작성 2년 전인 2004년에도 심 할머니는 정대협과 윤 당선자에게 기부금 사용처를 명백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33명은 같은 해 1월 ‘위안부 두 번 울린 정대협, 문 닫아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심 할머니 등은 성명서에서 “지금까지 당신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답시고 전국 각처에서 손을 빌려 거둬들인 성금이나 모금액이 전부 얼마냐. 그 많은 돈 대체 어디에 사용했느냐”고 물었다. 이어 “당신들이 거둬들인 성금이나 모금으로 수혜를 받은 적 없다”며 “당장 고해성사하고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턴 돈을 토해낼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정대협이 주축이 돼 국민 성금을 모아 2016년 세운 ‘위안부 할머니 기림비’에는 심 할머니의 이름이 빠져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정대협 등 시민단체들은 그해 8월 서울 중구에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를 조성하고, 여기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 247명의 성함과 증언을 새긴 조형물을 세웠다. 하지만 2004년 11월 일본 최고재판소로부터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자로 인정받은 심 할머니는 명단에 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당시 위안부 피해 할머니 명단은 정대협이 작성했다. 윤 당선자가 대표를 지낼 때였다. 정대협 측은 “심 할머니가 빠진 건 맞다.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올 4월 국회의원 선거 출마 당시 주소지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 ‘평화의 우리집’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윤 당선자는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2012년 매입한 수원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실거주지가 아닌 곳에 주소지를 둔 위장 전입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정의연 측은 이날 오후 설명자료를 내고 윤 당선자의 전입 경위를 자세히 설명했다. 이 설명자료에 따르면 2017년 4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순덕 할머니의 사망 이후 ‘고인과 동거하고 있는 친족이거나 사망 장소를 관리하는 사람 등’이 사망신고가 가능하다는 것을 윤 당선자가 인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정의연 측은 “쉼터 소장은 국민임대주택 거주자로서 주소를 이전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윤 당선자가 주소를 이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가 사망한 2017년 4월에 윤 당선자가 쉼터로 전입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현재 마포 쉼터에는 쉼터 소장과 요양보호사 3명이 24시간 길원옥 할머니를 돌보고 있다. 정의연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8일 쉼터에 머물던 김복동 할머니 별세 당시에도 윤 당선자가 사망신고를 했다고 한다. 쉼터에는 현재 길 할머니만 살고 있다. 정의연 관계자는 “길 할머니가 별세했을 때 사망신고를 하기 위해 윤 당선자가 주소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망신고는 ‘친족’ ‘세대를 같이하는 동거인’ ‘사망자가 무연고자인 경우 보호시설장’ 등이 할 수 있다. 쉼터는 보호시설이 아닌 일반 거주지라 동거인이 필요했다는 것이 정의연 측의 설명이다. 다만 윤 당선자가 올 3월 20일 정의연 이사장직에서 사퇴한 뒤에도 주소지를 옮기지 않은 점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연 관계자는 “(윤 당선자가) 실제 거주한 것은 아니었다. 법적으로만 보면 위장전입이 맞다”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세심하게 챙기지 못했다. 마포 쉼터로 전입신고를 한 것이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을 못 했다”고 밝혔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김태성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경기 안성시 쉼터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2013년 9월 7억5000만 원에 매입한 뒤 지난달 23일 4억2000만 원에 매각됐다. 정대협의 후신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는 서울 마포구에 설립하기로 한 쉼터를 경기 안성시에 마련한 경위 등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하지만 쉼터가 사업 및 회계 평가에서 낙제 등급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며 안성 쉼터 의혹은 더욱 불거지고 있다.○ 사업 C등급, 회계 F등급 받아 ‘경고’ 조치 안성 쉼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업평가 결과에서 ‘경고’ 조치를 받아 방만한 사업 운영이 논란이 됐다. 공동모금회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기부받아 전달한 10억 원의 쉼터 매입비가 목적에 맞게 사용되는지를 감시 감독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공동모금회는 2015년 12월 경기 안성시에 위치한 쉼터의 사업평가 결과로 ‘경고’ 조치를 내렸다. 사업평가에서 C등급, 같은 해 12월 회계평가에서 F등급을 내렸기 때문이다. 평가 등급은 A부터 F까지 5단계(E등급 제외)로 나눠져 있는데, 두 등급을 종합해 ‘경고’ 조치를 내린 것이다. 2015년 9월 안성 쉼터의 현장점검에는 공동모금회 직원 1명과 사회복지전문가 2명이 함께 나갔다고 한다. 사업 문서와 실적, 회계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쉼터가 사실상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판단 내렸다. 사업평가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활동률이 매우 낮고 프로그램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C등급을 받았다. 회계평가는 영수증 등 증빙서류가 미비하고 예산 변경에 대한 절차를 미준수했기 때문이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2016년 평가 결과를 정대협에 송부하고 시정 권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의연 측이 쉼터의 조성 목적에 대해 “할머니들의 쉼과 치유라는 주 목적 외에도 젊은 세대들의 만남과 연대의 장을 제공하기 위함이다”라는 설명과 다르게 운영된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정의연 관계자는 “공동모금회의 평가가 그렇다면 문제가 없었다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 사실관계를 파악해 설명자료를 내놓겠다”고만 했다.○ 공동모금회 “쉼터 장소 변경 제안한 적 없다”2012년 8월 현대중공업은 위안부 피해자 쉼터를 짓는 사업에 쓰이도록 10억 원을 공동모금회를 통해 정대협에 지정 기부했다. 정대협은 마포구 성산동 ‘전쟁과여성인권기념관’ 일대에 쉼터 부지를 마련하겠다고 현대중공업에 제안했다. 하지만 실제 정대협은 마포구가 아닌 서울에서 2시간가량 걸리는 안성시에 쉼터를 마련하며 논란이 됐다. 정의연은 17일 설명자료를 통해 “모금회는 사업이 서울 지역에만 국한하지 않으며 계속 진행되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마치 모금회가 다른 지역을 먼저 제안한 것처럼 해석된다. 윤 당선자도 18일 “공동모금회가 ‘경기 지역도 괜찮다’라는 의견을 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동모금회는 18일 “정대협이 여러 군데 (부지를) 알아봤는데 안성이 적합하다고 (먼저) 제안한 부분이다”라며 “최대한 사업 수행기관의 전문성과 의견을 존중하기 때문에 (공동모금회가) 이리 가라 저리 가라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10억 원 이내로 서울서 쉼터 구입 가능”윤 당선자는 18일 “(현대중공업이 기부한) 10억 원으로 마포의 어느 곳에도 그 집을 살 수 없었다. 현대중공업에서 예산 책정을 잘못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을 통해 ‘전쟁과여성인권기념관’이 위치한 마포구 성산동 일대에서 ‘안성 쉼터’와 유사한 조건의 건물들을 직접 확인한 결과 사실과 달랐다. 정대협이 계획을 바꿔 마련한 안성 쉼터 건물은 연면적 195.98m²(약 59평), 대지면적 800m²(약 242평) 규모의 2층 단독주택이다. 정대협이 쉼터 건물을 알아보던 2012∼2013년 기준 성산동 일대에서 안성 쉼터와 유사한 조건의 건물 다수는 10억 원 내로 매매가 가능했다. 이 기간 중 5억 원 이상 단독주택 건물 매매는 총 23건이었다. 이 중 5억 원 이상 10억 원 이하의 단독주택 건물 매매는 14건(61%)이었다. 10억 원 초과 건물 거래는 9건(39%)에 불과했다. 구특교 kootg@donga.com·이소연·박종민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시민단체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피해 할머니 쉼터인 경기 안성시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에서 직원 워크숍을 진행하며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대협 대표를 지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자는 2016년 5월 페이스북 계정에 “사무처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에서 술자리를 가진 사진을 올렸다. 탁자 위에는 맥주 소주 등 술과 안주로 보이는 과자들이 있었고 과자 중 2개는 일본 제품이었다. 참석자들은 사진에서 자신들의 잔에 술을 따르고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써야 할 쉼터에서 활동가들이 술판을 벌이는 게 말이 되냐’ ‘최소한 그 장소에서는 일본 과자와 술을 먹으면 안 된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윤 당선자는 4월 총선에서 ‘21대 총선은 한일전이다!’라는 구호를 사용했다. 2017년 9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는 한일 관계를 언급하며 ‘언제쯤 식민지에서 해방될까?’라는 글을 남겼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2012년 서울 마포구에 위안부 피해자 쉼터를 짓기로 사업 계획을 올리고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지정 기부를 받았다. 현대중공업 측은 17일 “2012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 70억 원 가운데 10억 원을 쉼터 마련을 위해 지정 기탁했다”며 “원래 마포구 성산동에 마련하려던 쉼터가 경기 안성시로 바뀌었다는 것은 사후에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돈을 낸 곳은 현대중공업이지만 기탁금을 관리하는 주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기 때문에 모금회가 정대협과 협의해 쉼터 장소를 변경한 뒤 이를 현대중공업 측에 알려왔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2012년 8월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 속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인근에 추진된다”고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정대협 대표를 지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자는 1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근처에 힐링센터를 마련하려 했다”면서 “그런데 10억 원으로 애초 염두에 둔 곳은 물론이고 서울에서 마땅한 곳을 구매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정대협 후신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도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해명에 나섰다. 쉼터 위치가 수요집회가 열리는 서울 등과 멀어 피해 할머니들이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접근하기 쉽지는 않다”면서도 “쉼터 취지에 알맞게 할머니들이 조용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고려해 서울 근교로 선정했다”고 했다. 정의연은 “모금회에서 서울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사업을 계속 진행하기를 희망해 인천 강화도 8곳, 경기 용인시 4곳, 경기 안성시 5곳 등 서울 외 지역 17곳을 답사한 끝에 경기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 단독주택을 이사회를 거쳐 최종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의연은 또 “모금회에서 기부처인 현대중공업에 관련 내용을 송부했다”고 밝혔다.이소연 always99@donga.com·김도형 기자}
16일 국가공무원 5급 공채 시험장인 서울 성동구 행당중학교. 2017년부터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수험생 김모 씨(28·여)는 “최근 이태원 클럽 관련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시험이 또 연기되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시험장 내 감염 등으로) 불안해도 무작정 기다리는 것보다는 그냥 시험을 치르는 게 심리적으로 더 낫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는 전국 32개 시험장에서 실시된 국가공무원 5급 공채 및 외교관 후보자 1차 시험에서 지원자 1만2504명 중 9632명이 응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응시율은 77%로 전년(82.2%)보다 5.2%포인트 낮아졌다. 이번 시험은 코로나19 사태로 로 각종 공무원 채용 시험이 줄줄이 연기된 뒤 처음 치러진 국가공무원 시험이다. 당초 2월 29일로 예정됐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약 두 달 반가량 미뤄졌다. 인사처는 시험장 방역 지침을 강화했다. 행당중학교 입구에는 마스크를 쓴 감독관 7명이 수험생의 발열 여부를 일일이 검사했고 수험생들은 손세정제로 소독을 마친 뒤 입실했다. 시험실별 수용인원도 예년(25~30명)의 절반 수준인 15명으로 줄여 수험생들이 서로 1.5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도록 했다. 수험생 21명은 고사장에 별도로 마련된 예비시험실에서 응시했다. 여기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이태원 일대의 클럽 등을 방문했거나 방문자와 접촉한 사실을 자진 신고한 15명과 현장에서 발열 증상을 보인 6명이 포함됐다.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행당중학교 입구에서 만난 A 씨(57)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딸과 함께 시험을 볼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부에서 5, 6월 예정돼 있는 각종 국가고시 및 전문자격증 시험일정을 연기할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17일 현재 1만여 명이 동의했다. 인사처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지방공무원과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은 각각 다음달 13일과 7월 11일이다. 7급 공채는 국가공무원 9월 26일, 지방공무원 10월 17일이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경찰이 대졸 신입 사원 채용과정에 성작조작 등이 있었다는 단서를 확보하고 LG전자 한국영업본부의 인사팀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5일 서울 중구에 있는 LG서울역빌딩의 한국영업본부와 관련 서버가 있는 마포구 상암동 상암IT센터의 LG CNS를 압수수색해 채용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이 두 곳에서 대졸 신입사원의 부정채용 의혹이 제기된 대상자의 이력서와 채점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영업본부는 LG전자의 한국 내 기업 간 거래(B2B) 사업 확대와 관련한 기술 영업을 하는 부서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LG전자 한국영업본부가 2013~2015년 대졸 신입 사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인사팀이 지원자 10여 명의 성적을 조작해 합격시킨 혐의(업무방해)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성적 조작으로 합격권에 들어가 입사한 직원은 한국영업본부에 그대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일부 관련자를 입건했으며, 채용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착수 경위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수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태성기자 kts5710@donga.com이소연기자 always99@donga.com}
텔레그램 ‘n번방’을 최초 개설해 아동 성 착취 동영상 등을 제작, 유포한 ‘갓갓’은 대학생 문형욱(25·사진)으로 13일 밝혀졌다. 문형욱은 자신이 지시했다고 시인한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에 대해 “내가 피해자 어머니를 협박했다”고 추가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3일 오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갓갓’ 문형욱에 대한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위원들은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 반복적이다. 아동 청소년 피해자가 10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하다”고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심의위원회에 참석한 위원 7명은 만장일치로 문형욱의 신상 공개에 찬성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에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경찰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되며 반 이상이 찬성해야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앞서 경찰은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 공범 강훈(19), 이원호(19) 등 3명도 신상을 공개했다. 9일 긴급 체포된 문형욱은 경찰 조사에서 ‘n번방’ 운영과 관련해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형욱은 과거 자신의 지시를 받은 남성 A 씨가 한 광역시의 중심가에서 미성년자 B 양을 성폭행한 사건에 대해 “B 양의 어머니에게 소셜미디어 등으로 접근해 협박했다”고 자백했다고 한다. 문형욱은 A 씨가 성폭행을 저지른 뒤 B 양의 어머니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린 문형욱은 B 양 어머니를 직접 만나진 않았다. 경찰은 문형욱에게 형법상 협박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형욱은 당시 소셜미디어에서 만난 A 씨에게 “B 양은 내 노예이다. 만나서 마음대로 다 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문형욱은 B 양이 성 착취 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로 전송하도록 협박한 뒤 이를 텔레그램 ‘n번방’에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문형욱이 재학하는 경기도의 한 대학교는 조만간 학생상벌위원회를 열고 징계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의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에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퇴학 처분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학교 건축학부에 다닌 문형욱은 지난달 지도교수를 찾아가 “법적인 문제가 생겼다. 휴학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경찰은 18일 경북 안동경찰서에서 대구지방검찰청 안동지청으로 송치할 때 얼굴을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문형욱의 얼굴을 공개할 예정이다.이소연 always99@donga.com·조건희 / 안동=명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