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세계 최대 숙박 서비스 에어비앤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라 여행의 수요가 크게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히로키 아사이 에어비앤비 글로벌마케팅 총괄은 27일 오전 국내 6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비대면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격리됐지만, 백신이 보급되며 여행의 수요가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원격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장기 숙박자가 늘어나는 등 여행의 트렌드가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히로키 총괄은 “2019년에는 28일 이상 숙박자가 전체의 14%였다면 올해에는 24%로 크게 늘었다”며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사람들이 길게 여행할 수 있게 됐고, 여행지의 선택권도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카카오가 ‘다음웹툰’을 ‘카카오웹툰’으로 확대 개편하고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26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의 슈퍼 지식재산권(IP)을 모은 신규 웹툰 플랫폼 카카오웹툰을 다음 달 7일과 9일 태국과 대만에서 각각 출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카카오웹툰이 자사의 IP를 전 세계로 유통시키기 위한 첨병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는 올해 하반기(7∼12월) 정식 출시되고 이후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카카오웹툰이 다른 웹툰 플랫폼과 차별성을 두는 부분은 ‘콘텐츠 소개’ 과정에서의 변화다. 사용자가 처음 웹툰에 접근할 때 기존에는 고정된 여러 섬네일(대표 이미지)을 통해 콘텐츠 내용을 소개했다면, 카카오웹툰은 일렁이는 일러스트나 애니메이션화된 영상처럼 ‘입체적인 움직임’을 통해 콘텐츠 내용을 직관적으로 전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웹툰을 출시하면서 2003년 출시 이후 20년 가까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다음웹툰 간판은 내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20년간 1000여 명의 작가와 1300여 개 오리지널 웹툰 IP를 발굴·기획·유통한 다음웹툰이 카카오웹툰의 뿌리가 되어 글로벌 시장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태블릿PC 등 휴대용 기기를 통해 인터넷TV(IPTV)를 볼 수 있는 ‘이동형 IPTV’ 서비스를 놓고 IPTV 사업자와 대형 콘텐츠 사업자인 CJ ENM이 충돌하고 있다. CJ ENM 측이 이동형 IPTV가 새로운 서비스라며 별도 계약을 요구하고 나서자, IPTV 사업자들은 “기존 IPTV와 같은 유형의 서비스”라며 반발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0일 KT는 같은 와이파이를 공유하는 집 안에서는 태블릿PC에서 IPTV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올레TV 탭’을 출시했다. LG유플러스도 태블릿PC에 IPTV 서비스를 탑재한 ‘유플러스 tv 프리’를 2018년부터 서비스 중이며, SK브로드밴드도 올해 유사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올 4월 CJ ENM이 LG유플러스 측에 이동형 IPTV에 대한 서비스 가입자와 운용 기간 등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서비스 출시 당시 콘텐츠 공급에 CJ ENM이 동의하지 않았으니, 그동안 이용 건에 대한 정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IPTV 사업자에 대해서도 “새로운 형태의 시청 플랫폼이니 기존 IPTV와는 다른 협의와 계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IPTV 사업자들은 “와이파이를 공유한 집 안에서만 볼 수 있는 등 이용자 편의를 위해 기존 서비스를 확장한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이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유권해석을 받은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이동형 IPTV를 둘러싼 갈등의 배경은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놓고 벌이는 양측의 힘겨루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CJ ENM 관계자는 “그동안 IPTV와 콘텐츠 제작자 사이 협상에서 콘텐츠가 거의 ‘헐값’에 거래되는 상황이었다”며 “앞으로 더 나은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선순환’이 이뤄지려면 저평가돼 있는 유료방송 콘텐츠의 가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IPTV 관계자는 “콘텐츠 사용료로 지불할 수 있는 비용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형 콘텐츠 사업자인 CJ ENM이 사용료를 과도하게 인상하면 결국 피해를 입게 되는 건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시청자들”이라며 반박했다. 이동형 IPTV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IPTV 사업자와 콘텐츠 공급자 간 충돌의 범위와 형태는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방송사업자 간 자율적 합의로 이뤄지고 있는 콘텐츠 계약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을 검토하고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1월부터 산학연이 협력해 합리적인 채널 계약 방안 등 프로그램 사용료와 관련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방송채널 대가산정 개선 협의회’를 운영 중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IPTV 사업자, PP,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SK텔레콤이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게 만든 애플리케이션(앱) ‘창덕아리랑’이 세계적인 디지털 시상식 ‘웨비 어워드’에서 문화·예술·이벤트 앱 분야 최고상을 수상했다. 웨비 어워드는 미국 뉴욕 ‘국제 디지털 예술 및 과학 아카데미(IADAS)’가 1996년부터 매년 주최하는 디지털 시상식이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tvN 등의 채널을 운영하는 CJ ENM이 콘텐츠 공급 대가를 25% 인상해주지 않으면 방송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요구한 데 대해 인터넷TV(IPTV) 업계가 공개적으로 반박에 나섰다. 20일 IPTV 사업자인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는 한국IPTV방송협회와 함께 ‘대형 콘텐츠 사업자는 불합리한 사용료 인상, 불공정 거래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업계에선 CJ ENM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들은 “최근 대형 콘텐츠 사업자는 공급 대가를 전년 대비 25%라는 비상식적 수준으로 인상하라고 요구하고, 동일한 콘텐츠에 대해서도 자사 OTT에는 유료방송에 비해 저렴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공급 정책에 차별을 두고 있다”며 “미디어 발전을 가로막는 불공정한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CJ ENM은 20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IPTV 3사가 콘텐츠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CJ ENM은 “2019년 IPTV의 기본채널수신료 매출과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 가운데 16.7%만이 실시간 채널 공급 대가로 전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배분되고 있다”며 “저가의 프로그램 사용료는 방송사의 콘텐츠 투자 위축을 불러오고, 유료방송산업의 경쟁력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네이버는 KDB산업은행과 국내 혁신 스타트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공동 투자 및 지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양사는 이번 MOU를 통해 물류를 포함한 디지털·뉴딜 분야 스타트업에 공동으로 투자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동대문 패션 시장의 물류 디지털 전환을 하는 커머스플랫폼사 ‘브랜디’를 1호 투자 기업으로 선정했다. 브랜디는 동대문 기반 물류 총괄대행(풀필먼트) 서비스 통합 관리 시스템을 개발·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네이버는 브랜디와 MOU를 맺고 동대문 패션산업의 디지털화와 글로벌 사업 진출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중소 사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상품을 수급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네이버 플랫폼과 연동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들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품질관리 능력을 인증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공장 L하우스에서 가동 중인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제조 생산 시설과 공정, 품질 시스템이 EMA가 승인하는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EU-GMP) 인증을 획득했다고 17일 밝혔다. EU-GMP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하는 cGMP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이다. 국내 백신 제조 시설이 EU-GMP 인증을 획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U-GMP 획득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유럽 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게 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cGMP 인증 준비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글로벌에서 인정받은 수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KT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미디어플랫폼 관제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13일 밝혔다. 기존에는 장애가 발생한 경우 담당 엔지니어가 원인을 분석하고 사후에 조치해 복구 시점이 늦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AI를 활용한 관제 시스템은 올레tv, 기가지니, 시즌 등 KT의 주요 미디어 플랫폼에 탑재돼 서비스 품질의 변화, 미디어 트래픽 변화, 이상 징후 발생 가능성을 실시간으로 탐지한다. 축구 결승전 등 특정 이벤트에 과도하게 사람이 몰리거나 네트워크 공사 등으로 원활하게 미디어를 이용할 수 없을 때 AI가 품질 장애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AI가 장애 발생 시점을 20분 앞서 예측해 원인 분석과 장애 복구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실제 서울 여의도의 KT미디어통합관제센터에서 직접 확인해 본 결과 AI가 미디어에 접속하는 접속량을 5분마다 실시간으로 예측해 파악하고 있었고 예측 수치와 실제 접속량을 실시간으로 비교한 결과도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종식 KT 인프라연구소장은 “국내 최초로 미디어 플랫폼 품질 관리에 AI 기술을 적용해 고객에게 더욱 안정적인 고품질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디지털 플랫폼의 품질 관리 모델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하겠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김범수 카카오 의장(사진)이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재단 설립 행보를 시작했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김 의장 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재단법인 설립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재단명은 ‘브라이언임팩트’로, ‘brianimpact.org’라는 주소로 임시 홈페이지도 개설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재단 설립 신청 절차를 밟고 있으며, 허가가 나면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재단 설립을 위해 지난달 15일 5000억 원 규모의 카카오 보유 주식을 매각해 현금을 마련했다. 그는 2월 사내 간담회에서 “디지털 교육 격차 등으로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과 인공지능(AI) 인재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공포영화 보면서 혼술 할 사람 모여라!’ 직장인 성창현 씨(31)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에서 이러한 제목의 ‘랜선 영화관’에 입장했다. 각자 집에서 영화를 보고 혼자 술을 마시지만 실시간 채팅을 통해 함께 모여 있는 듯 하나가 된다. 모르는 이들과 영화에 대한 감상을 주고받으며 무슨 안주를 먹는지까지도 공유했다. 이렇게 사귄 ‘랜선 친구’들과 주말마다 온라인에서 모여 보고 싶은 영화를 틀어놓고 수다를 떤다. 왓챠의 다중 동시 감상 기능 ‘왓챠 파티’ 덕분이다. 최근 OTT를 이용하면서 이용자들끼리 실시간 채팅을 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소통과 교류가 제한된 상황에서 영상과 온라인 소통을 결합한 시장이 열린 것이다. 자기 표현과 참여를 원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성향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올해 2월 왓챠는 다중 동시 감상 기능 ‘왓챠 파티’의 베타서비스를 웹과 스마트TV를 통해 선보였다. 함께 감상하고 싶은 콘텐츠를 재생한 후 ‘파티’를 개설해 사람들을 모으거나, 이미 개설된 파티에 입장하는 방식으로 영상 시청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지난달 13일 모바일로도 베타서비스를 확대해 이달 3일까지 17만 개의 파티가 개설됐고 이용 건수는 70만 건에 이른다. KT도 자사 OTT 서비스 ‘시즌’에서 실시간 채널 중 일부 채널에 대해 실시간 채팅 기능을 도입한 데 이어 TV에서도 같은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들과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을 할 수 있는 ‘TV채팅’ 서비스를 지난달 28일 시작했다. 실시간 소통 서비스를 활용한 스타트업도 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 ‘스크리나’는 넷플릭스, 유튜브, 왓챠, 웨이브 등을 보며 실시간 채팅을 할 수 있는 ‘와치파티’ 서비스를 올해 초 출시했다. 웹브라우저 크롬에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해 영상에 채팅창을 띄우는 방식으로 다양한 플랫폼과 연동된다는 것이 강점이다. 김광정 스크리나 대표는 “사람들이 영화관을 가는 이유는 단순한 영화 시청뿐 아니라 교류”라며 “온라인에서 교류할 수 있는 방식인 채팅을 이용한 프로젝트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가 우리나라보다 일찍 도입된 해외에서는 이러한 파티 서비스가 이미 널리 확산된 상태다. ‘텔레파티’ ‘유튜브파티’ ‘넷플릭스 싱크파티’ ‘프라임 비디오 파티’ 등 OTT 서비스에서 채팅을 할 수 있는 확장 프로그램 다운로드 건수가 많게는 1000만 건에 이른다. 특히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세대들이 서비스의 주 이용층인 것도 특징이다. 영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표현과 참여를 원하는 MZ세대의 성향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와치파티를 이용하고 있는 김소라 씨(28)는 “극장에서는 ‘리액션’이 허용되지 않는 수동적 방식으로 영화를 관람했지만, 와치파티는 영상을 보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고 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영상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젊은 세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자기 표현’과 ‘참여’의 가치를 드러내는 문화가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지난달 29일 부산항 신감만부두 동원부산컨테이너 터미널. 약 25m 높이의 야드크레인(컨테이너를 트럭에 옮기는 작업을 하는 크레인)이 마치 인형 뽑기를 하듯 컨테이너를 집어 인근 트럭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이 정교한 작업을 관장하는 크레인의 운전석은 텅 비어 있었다. 스스로 움직이는 듯한 크레인을 움직이는 건 약 1.5km 떨어진 관제실에서였다. 모니터 3대를 바라보며 콘솔을 조작하는 실내 근무자가 운전사 역할을 대신했다. LG유플러스가 ‘5세대(5G) 기반 크레인 원격제어 서비스 시연회’를 통해 선보인 크레인 원격제어 현장의 모습이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5G 상용화 시작부터 부산항만공사와 함께 과거 유선 케이블로 했던 원격 제어를 5G 무선 통신으로 전환하는 스마트 항만을 시도했다. 이 같은 시도가 가능한 것은 5G 환경에서 영상을 전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지연 시간)을 크게 줄인 저지연 영상 전송 기술 덕분이다. 육중한 기계장비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데 걸리는 지연 시간은 약 104밀리초(1밀리초는 1000분의 1초). 사람이 영상을 인지하는 속도인 170밀리초보다 빠르게 영상을 전송할 수 있어 컨테이너를 내려놓는 것과 같은 섬세한 작업을 현장에 있지 않고도 마치 직접 눈으로 보는 것처럼 처리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이 같은 기술 도입으로 업무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크레인 기사의 추락 사고 같은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원격제어 기술로 조종사 한 명이 3, 4대의 크레인을 제어할 수 있게 되면서 생산성도 40% 이상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종사가 눈으로 직접 보며 작업할 때는 시야각이 제한돼 3단까지만 쌓을 수 있었지만 원격조종을 통하면 컨테이너를 4대 이상 쌓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안벽 크레인’ 등으로 원격제어를 확대할 예정이다. 서재용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 상무는 “자율주행, 실시간 영상 분석, 디바이스 실시간 위치 파악 등의 기술을 동원해 항만 효율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5G 이동통신을 활용한 기술이 산업 현장에 적용되는 사례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KT는 지난해 현대로보틱스에 500억 원을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등 현대중공업그룹과 다각적인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5G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은 KT의 기업전용 5G 통신과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과 연동했다. 기존 로봇보다 작업 속도가 더 빠르며 무거운 하중을 지탱할 수 있고 생산관리, 로봇 유지관리 등도 자동화했다. 초고속, 초저지연성이라는 5G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 제어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활용해 자율주행, 물류, 방역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SK텔레콤은 최근 용인세브란스병원과 손잡고 5G 복합방역로봇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사람 얼굴을 식별해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검사하고, 자외선(UV) 방역 기능을 갖춰 병원 내 이용 공간에 대한 소독도 담당한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5G는 B2B(기업 간 거래)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이 예상되며, 시장 규모는 2025년 25조 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부산=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지난달 29일 오전 부산항 신감만부두의 동원부산컨테이너 터미널. 수백 대의 컨테이너 사이에서 약 25m 높이의 야드크레인(컨테이너를 트럭에 옮기는 작업을 하는 크레인)이 눈에 띄었다. 집게 모양의 ‘스프레더(컨테이너를 매다는 기구)’가 내려오더니 컨테이너를 집어 인근 트럭에 안착시켰다. 거대한 ‘인형 뽑기’ 기계를 연상케 하는 크레인의 꼭대기 운전석, 조종에 집중해야 하는 기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약 1.5km 거리의 관제실에서 모니터 3대를 바라보며 콘솔을 조작하는 실내 근무자가 운전사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LG유플러스가 ‘5G 기반 크레인 원격제어 서비스 시연회’를 통해 선보인 크레인 원격제어 현장의 모습이다. 육중한 기계장비를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한 건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과 저지연 영상전송 솔루션 덕분이다. 영상을 전송하는데 걸리는 시간(지연 시간)이 약 104ms로, 약 660ms였던 4세대(4G·LTE)와 일반 영상 전송 방식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보통 사람이 영상을 인지하는 속도는 170ms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하로 영상을 전송할 수 있게 되면서 멀리서도 직접 현장을 보는 것처럼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기자가 현장과 관제실 모니터로 영상을 비교·관찰해본 결과, 크레인이 기기 조정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기술 도입은 사고 위험을 낮추는데 일조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 건설 현장의 크레인 추락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운전자가 사망에 이르고, 지상에서 2차 피해가 발생했다. 원격 조정 기술은 이러한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장의 효율성을 끌어 올린다는 장점도 있다. 기술자 한 명이 3, 4대의 크레인을 제어할 수 있고, 기존에는 시야각이 제한돼 3단까지만 쌓을 수 있던 컨테이너를 4대 이상으로 쌓을 수 있어 면적 활용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격 제어 기술로 40%이상 생산성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원격제어를 땅 위의 야적장(野積場)에서 움직이는 야드크레인 2대에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향후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안벽 크레인’ 등 항만 분야로 넓혀갈 예정이다. 또 세종스마트시티 등 건설 현장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의 일환으로 ‘스마트 자동화 항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원격제어 크레인을 시작으로 자율주행 야드트랙터, 자율주행 드론 등의 5G 인프라 기반 솔루션을 부산항 신선대터미널, 광양항 등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원격 조정 기술을 시작으로 5G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산업 현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컨테이너를 비롯해 항만을 움직이는 모든 디바이스에 각종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하거나, 무인운반차, 지게차 등을 자율 운행으로 전환하면 효과적인 항만 관리로 생산의 효율성이 증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재용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 상무는 “5G 기술은 많은 디바이스를 수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며 “스마트 항만 분야에 자율주행, 실시간 영상분석, 디바이스 실시간 위치파악 등 LG유플러스가 가진 모든 기술을 도입해 항만 효율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부산=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물건에 대한 ‘접촉 공포’가 커지자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등을 통해 물리적 접촉 없이도 접근이 가능한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사람과 직접 마주하지 않는 ‘비대면’을 넘어 ‘비접촉’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KT는 최근 한 전시회에서 적외선 센서, 원거리 터치 등을 활용한 다양한 ‘비접촉 솔루션’을 선보였다. ‘AI 큐레이터’는 상품을 만지는 시늉만 해도 전면의 디스플레이에 해당 상품의 정보를 보여준다. 인공지능이 사원의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사원증을 대지 않아도 출입이 가능한 ‘페이스 게이트’도 눈길을 끌었다. KT 관계자는 “과거부터 얼굴인식 엔진 기술을 연구해왔는데 코로나19로 상품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도 비접촉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타트업 ‘브이터치’는 인공지능과 3차원(3D) 카메라를 통해 화면에 손을 대지 않아도 원격으로 항목을 선택할 수 있는 ‘가상터치’ 기술을 개발해 3분기(7∼9월)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김석중 브이터치 공동대표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어린이들이 이용하기 어려웠던 기존 터치형 키오스크와 달리 가상터치 패널은 최대 1m 떨어진 곳에서도 화면 전체 제어가 가능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스타트업 ‘날다’는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별도의 접촉 없이도 이용이 가능한 키오스크를 개발했다. 기존의 방식보다 직관적이기 때문에 디지털 소외계층이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현수 날다 대표는 “제품을 이용한 어르신들이 ‘키오스크는 어렵던데 이건 매우 쉽다’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날다는 추후 입술의 모양을 인식하는 기능을 도입해 음성인식이 어려운 이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해당 기술들은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부터 개발되고 있었지만, 바이러스로 ‘비접촉’ 수요가 늘어난 작년부터 본격적인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김 대표는 “가상터치 기술 도입 초기에는 정보 안내나 디지털 사이니지(옥외광고) 정도로 상용화할 계획이었는데 코로나19로 비접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금은 현금인출기, 문서발급기 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요청이 오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도 “코로나19로 사업 및 투자 문의가 2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비접촉 감지 시장 규모는 2020년 68억 달러(약 7조5000억 원)에서 2025년 153억 달러(약 17조 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허석준 KT 경제경영연구소장은 “비대면으로 생활이 크게 변하면서 일상에 본격적으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이 스며들기 시작했다”며 “일상과 기술의 융합에 속도가 붙으면 진정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A중식당은 매장에서 먹는 자장면 한 그릇 값이 5000원이었다. 하지만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문 받을 땐 6000원이다. 앱 이용 수수료 등을 반영해 ‘배달 앱’ 가격을 높여 받아야 했다. 그러다 최근 매장에서 식사하거나 전화로 직접 주문할 때 받는 가격도 6000원으로 인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줄어든 것을 만회해야 하는 데다 “매장 가격과 앱 주문 가격이 왜 다르냐”는 일부 고객의 불만에 아예 가격을 다 올린 것이다. A중식당 사례처럼 배달 앱을 통한 주문 시 비싼 값을 받는 ‘이중 가격’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매장 가격, 포장주문 가격까지 함께 인상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앱 이용 수수료, 포장용기 구입비, 배달비 등 서비스 비용 탓에 ‘이중 가격’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하지만, 오히려 매장 가격을 올려 차이를 좁히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이다. 외식 가격 인상이 소비자 물가 전체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달 앱에 등록된 음식 가격이 매장 판매가보다 높은 경우는 꾸준히 많았다. 25일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올해 1월 조사에서 서울 강남구 일대 식당 65곳 중 56.9%(37곳)가 배달 앱에서 음식 값을 더 비싸게 받았다. 자영업자들은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쿠팡이츠의 경우 소비자가 2만 원어치를 주문하면 앱 수수료, 카드 수수료, 배달비 등으로 6700원 안팎의 비용이 발생한다. 가격을 조정하지 않으면 자영업자가 이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소비자에게 배달료 명목으로 2000∼3000원만 받고 나머지 비용은 음식값 등으로 조금씩 더 받는 게 관행이 됐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배달비를 올려 받는 것보다 음식값을 올리는 게 소비자 반발이 적어 효과적”이라는 글이 여럿 올라와 있다. 문제는 이중 가격 지적이 잇따르자 아예 매장 내 판매 가격을 올려 가격 차이를 줄이는 움직임이다. 대파 가격 상승 등 식재료 가격 불안, 코로나19로 인한 수익 감소, 인건비 인상 등도 요인이지만, 배달 앱 가격과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의도가 음식값 인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 씨(35)는 음료, 빵 등의 배달 앱과 매장 가격 차이를 500원에서 200원으로 줄일 계획이다. 최 씨는 “식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서지만 배달 앱과의 가격 차이를 지적하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있어 높은 가격에 맞추려 하는 생각도 없지 않다”고 토로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B 씨는 “사람들이 매장이나 전화 주문의 가격을 정가로 인식해 앱 주문 가격을 바가지라고 생각하는 거 같다”고 했다. 배달 앱으로 인한 가격 인상에 대해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배달 앱 수요와 높아진 가격에는 상관관계가 있는 만큼 외식 물가 전체가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배달 앱 등 플랫폼에서 가격을 10∼20% 더 받는다고 인플레이션으로 보긴 어렵다. 오히려 경쟁이 치열해지면 향후 가격이 내려갈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건혁 gun@donga.com·전남혁 기자}
올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규모가 3조3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활동이 이어지고 넷플릭스 등 구독형 서비스가 가파르게 성장한 결과로 풀이된다. 25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의 OTT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온라인 동영상 시장 규모는 29억5770만 달러(약 3조3000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25억6520만 달러(약 2조8671억 원)보다 15%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보고서는 유튜브처럼 무료지만 광고를 봐야 하는 서비스인 ‘AVOD’보다 넷플릭스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구독형 서비스인 ‘SVOD’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SVOD의 시장 규모는 6억3550만 달러(약 7089억 원)로 전체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AVOD의 20억340만 달러(약 2조2350억 원)에 크게 뒤처졌지만 성장률 면에서는 지난해보다 17% 증가하며 AVOD를 앞질렀다. 2017년 기준으로 2025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도 SVOD가 15.7%로 13.5%에 그친 AVOD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 구독형 서비스 넷플릭스의 지난해 국내 스트리밍 수익(구독료)은 3988억 원으로 2019년(1756억 원)보다 두 배 넘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보다 OTT 시장이 큰 나라는 미국(607억3400만 달러·67조8702억 원), 중국(431억7900만 달러·48조2525억 원), 일본(88억900만 달러·9조8440억 원), 독일(50억4100만 달러·5조6333억 원), 인도(38억2520만 달러·4조2746억 원) 등이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넷마블의 개발 자회사 넷마블F&C는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 기업 타파스미디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모바일게임 아이언쓰론의 지식재산권(IP) 기반 웹소설을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 넷마블F&C가 개발한 모바일게임 ‘아이언쓰론: 퍼스트본’을 원작으로 한 웹소설 ‘퍼스트본: 디바이디드 로얄티스’는 14일부터 매주 2회씩 타파스미디어의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에 업로드될 예정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연재하는 인기 작가 ‘C.J.영’이 집필을 담당하며, 최소 30개 챕터로 구성된다. 타파스미디어가 운영하는 타파스는 월간이용자수(MAU) 300만 명 이상, 누적 조회수는 67억 건이 넘는 북미 최초의 웹툰 플랫폼이다. 넷마블F&C는 타파스미디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IP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삼성전자가 참가한 백악관 ‘반도체 회의’에서 중국과 맞서는 데 필요한 공격적인 투자 필요성을 강조하며 회의 참가 기업들을 향해 미국 내 투자를 압박했다. 그는 “우리의 경쟁력이 여러분의 투자에 달려 있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반도체 및 공급망 복원에 관한 최고경영자(CEO) 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반도체와 배터리 같은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우리는 혁신을 제공하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세계의 다른 나라들은 기다리지 않으며, 미국 또한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는 게임에서 더 분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회의에 참석한 19개 글로벌 반도체 관련 회사의 CEO들을 향해 “우리의 경쟁력은 여러분이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투자를 촉구했다. 12일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화웨이의 에릭 쉬 순환회장은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미국이 중국 기술회사에 부과한 제재가 반도체 산업의 신뢰 관계를 무너뜨렸고,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입혔다”며 세계적으로 반도체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부분적인 원인”이라고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전남혁 기자}
“회사의 설명은 틀렸습니다. 우리가 직접 계산해 봤어요.” “추정매출 5000억 원의 게임을 180명이 운영하는 건 무리 아닙니까. 재투자를 늘려야 합니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서울 그랜드볼룸. 넥슨이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대표 10명을 초청해 개최한 간담회에서는 연신 유저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단순한 분노 표출이 아니라 숫자와 팩트에 기반한 송곳질문에 운영진은 거듭 진땀을 흘렸다.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간담회는 동시 접속자가 15만 명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8시간 동안 약 30만 명이 참여해 댓글 등으로 적극적 의견을 표출했다.○ PPT만 수백 장, ‘팩트’로 폭격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의 운영정보를 공개한 뒤 일부 최상급 아이템 조합이 애초에 불가능하게 설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열렸다. 이용자 대표들은 구체적 수치와 사례를 들어 회사 측의 설명을 일일이 반박했다. 게임 아이템 운영과 보상의 문제점을 꼬집는 내용의 자료를 파워포인트(PPT)로 수백 페이지나 제시하기도 했다. 특정 아이템 조합이 나올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운영진이 “게임 내 최고 옵션이 아니어서 ‘777(잭팟) 없는 슬롯머신’이란 비유는 적절치 않다”고 해명하자 한 유저는 운영진이 거론하지 않은 다른 사례를 끄집어내 맞받아쳤다. 이 유저는 넥슨이 제시한 확률 정보를 토대로 “사냥 부분 최고 옵션의 조합이 불가능하단 사실을 확인하려면 5만 번의 조합, 4500만 원을 투자해야 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운영진은 “그 부분은 자각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유저들의 문제 제기에 관한 회사의 대응에 대해서도 팩트로 공격했다. 지난달 넥슨이 공지한 해명문을 문장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이 부분은 표현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유저는 “게임 게시판에 올라온 건의사항 가운데 16%를 차지하는 질문에는 회사 측이 답을 하지 않고, 0.6%에 해당하는 질문에만 대응했다”고 꼬집었다.○ 직접 계산해 대안 제시, 촌철살인 비유도 또 다른 유저는 확률 기댓값을 직접 계산해 게임 개선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 폐해를 막기 위해 일정 횟수를 시도하면 확정형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천장’ 시스템을 건의한 것이다. 이 유저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하며 “이렇게 해도 아이템 가치 하락 등으로 게임 내 균형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운영진은 “확률 시스템의 부정적 경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검토 의사를 밝혔다. 한 유저는 게임의 스토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하며 상황에 맞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대사를 찾아내 운영진에게 “이 대사 좀 직접 읽어주시겠습니까”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메이플스토리의 연 매출액을 역대 흥행영화들의 제작비와 비교하며 “과연 그만큼의 감동을 주었느냐”며 질타했다. 이 과정에서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전담하는 팀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이제 메이플스토리에는 스토리가 없어 ‘메이플’이 됐다”는 탄식도 나왔다. 간담회 중에는 게임 캐릭터 디자인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질문도 나와 운영진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한 유저는 “게임 무기 중에 하나인 칼의 각도가 5도 휘어진 상태로 출시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타했다. 캐릭터의 머리 스타일과 맞지 않는 장식 등을 직접 그림으로 그려 보이며 비판하고, 아이템을 제작하는 팀의 인력 구성까지 따지기도 했다.○ 집단지성으로 진화한 유저들 8시간에 걸친 간담회 동안 유튜브 댓글창과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도 불이 붙었다. “팩트로 두드려 팼다” “회사 답변도 랜덤(뽑기)” “간담회가 아니라 청문회 같다” 등의 피드백이 분당 수백 개씩 쏟아졌다. 이용자들의 날카로운 지적에 넥슨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지 못한 소통 부재가 문제였다”며 고개를 숙이고 고객자문단 창설을 약속했다. 6개월 단위로 15∼20명의 이용자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만들어 게임 운영의 ‘동반자’로 삼겠다는 것이다. 아이템 확률 추가 검증 및 공개도 계획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18년 차 장수게임의 운영 방식을 원점 재검토하게 한 유저들의 진화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게임 정보비대칭으로 열세였던 유저들이 게임커뮤니티와 유튜브 공론장 등을 통해 공유, 분석한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게임 아이템 및 운영 문제점을 바꿔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프로그래밍 역량이 있고 소통에 능한 유저들이 집단 지성으로 게임하듯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유저 참여를 늘리는 ‘게임 민주화’가 수십 년 지속가능한 지식재산권(IP)의 선결 조건”이라고 말했다.전남혁 forward@donga.com·신동진 기자}
“회사의 설명은 틀렸습니다. 우리가 직접 계산해봤어요.” “추정매출 5000억 원의 게임을 180명이 운영하는 건 무리 아닙니까. 재투자를 늘려야 합니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서울 그랜드볼룸. 넥슨이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대표 10명을 초청해 개최한 간담회에서는 연신 유저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단순한 분노 표출이 아니라 숫자와 팩트에 기반한 송곳질문에 운영진들은 거듭 진땀을 흘렸다.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간담회는 동시 접속자가 15만 명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8시간 동안 약 30만 명이 참여해 댓글 등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했다.● PPT만 수백 장, ‘팩트’로 폭격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의 운영정보를 공개한 뒤 일부 최상급 아이템 조합이 애초에 불가능하게 설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열렸다. 이용자 대표들은 구체적 수치와 사례를 들어 회사 측의 설명을 일일이 반박했다. 게임 아이템 운영과 보상의 문제점을 꼬집는 내용의 자료를 파워포인트(PPT)로 수백 페이지나 제시하기도 했다. 특정 아이템 조합이 나올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운영진이 “게임 내 최고옵션이 아니어서 ‘777(잭팟) 없는 슬롯머신’이란 비유는 적절치 않다”고 해명하자 한 유저는 운영진이 거론하지 않은 다른 사례를 끄집어내 맞받아쳤다. 이 유저는 넥슨이 제시한 확률 정보를 토대로 “사냥 부분 최고 옵션의 조합이 불가능하단 사실을 확인하려면 5만 번의 조합, 4500만 원을 투자해야 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운영진은 “그 부분은 자각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유저들의 문제제기에 대한 회사의 대응에 대해서도 팩트로 공격했다. 지난달 넥슨이 공지한 해명문을 문장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이 부분은 표현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유저는 “게임 게시판에 올라온 건의사항 가운데 16%를 차지하는 질문에는 회사 측이 답을 하지 않고, 0.6%에 해당하는 질문에만 대응했다”고 꼬집었다.● 직접 계산해 대안 제시, 촌철살인 비유도또 다른 유저는 확률 기댓값을 직접 계산해 게임 개선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 붓는 폐해를 막기 위해 일정 횟수를 시도하면 확정형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천장’ 시스템을 건의한 것이다. 이 유저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하며 “이렇게 해도 아이템 가치 하락 등으로 게임 내 균형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운영진은 “확률 시스템의 부정적 경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검토의사를 밝혔다. 한 유저는 게임의 스토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하며 상황에 맞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대사를 찾아내 운영진에게 “이 대사 좀 직접 읽어주시겠습니까”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메이플스토리의 연 매출액을 역대 흥행영화들의 제작비와 비교하며 “과연 그만큼의 감동을 주었느냐”며 질타했다. 이 과정에서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전담하는 팀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이제 메이플스토리에는 스토리가 없어 ‘메이플’이 됐다”는 탄식도 나왔다. 간담회 중에는 게임 캐릭터 디자인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질문도 나와 운영진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한 유저는 “게임 무기 중에 하나인 칼의 각도가 5도 휘어진 상태로 출시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타했다. 캐릭터의 머리 스타일과 맞지 않는 장식 등을 직접 그림으로 그려 보이며 비판하고, 아이템을 제작하는 팀의 인력 구성까지 따지기도 했다.● 집단지성으로 진화한 유저들8시간에 걸친 간담회 동안 유튜브 댓글창과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도 불이 붙었다. “팩트로 두드려 팼다” “회사 답변도 랜덤(뽑기)” “간담회가 아니라 청문회 같다” 등의 피드백이 분당 수백 개씩 쏟아졌다. 이용자들의 날카로운 지적에 넥슨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지 못한 소통 부재가 문제였다”며 고개를 숙이고 고객자문단 창설을 약속했다. 6개월 단위로 15~20명의 이용자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만들어 게임 운영의 ‘동반자’로 삼겠다는 것이다. 아이템 확률 추가 검증 및 공개도 계획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18년차 장수게임의 운영 방식을 원점 재검토하게 한 유저들의 진화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게임 정보비대칭으로 열세였던 유저들이 게임커뮤니티와 유튜브 공론장 등을 통해 공유, 분석한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게임 아이템 및 운영 문제점을 바꿔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프로그래밍 역량이 있고 소통에 능한 유저들이 집단 지성으로 게임하듯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유저 참여를 늘리는 ‘게임 민주화’가 수십 년 지속가능한 지식재산권(IP)의 선결 조건”이라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LG CNS가 인공지능(AI) 영어 학습 서비스 ‘AI 튜터’로 일본 교육시장에 진출한다. LG CNS는 일본 현지 어학기업 이온(AEON)과 손잡고 일본판 ‘AI 스피크 튜터’를 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LG CNS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화 전략을 택했다. 단순히 일본어로 번역하지 않고, 일본 현지의 문화를 반영해 학습 콘텐츠를 제작했다. 예를 들어 AI가 ‘일본에서는 생선을 어떻게 요리하는지’를 물어 보면 학습자는 AI의 가이드에 따라 ‘일본 사람들은 생선을 회나 초밥으로도 먹지만 생선 파스타로도 해먹는다’고 대답하는 식이다. AI 스피크 튜터에는 LG CNS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AI 기술이 적용됐다. 사용자가 답변을 틀리거나 주저하면 오답 처리하지 않고 사용자의 취약점을 찾아내 힌트를 제시하고 되묻는 등 사람과 대화하듯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기존 영어 회화 애플리케이션과 차별점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