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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주도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 무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세계랭킹 128위인 남아공 출신의 브랜든 그레이스(34)가 3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인근 노스플레인스의 펌프킨 리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IV 2차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정상에 섰다. 2위 카를로스 오르티스(31·멕시코)와 2타 차. 지난달 12일 영국에서 열린 LIV 개막전 우승자 샬 슈워츨(38)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남아공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이를 두고 골프다이제스트는 ‘남아공 싹쓸이(사우스아프리칸 스위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그레이스와 단체전 준우승을 함께 한 스팅어 팀은 슈워츨, 루이 우스트히즌(40), 헤니 뒤플레시(26)로 모두 남아공 출신이다. 현재 LIV에는 총 9명의 남아공 선수가 소속돼 있으며 이번 대회에는 7명이 참가했다. 그레이스는 개인전 우승(400만 달러)에 4인 1조로 팀을 이뤄 개인전 성적을 토대로 점수를 매기는 단체전 준우승(37만5000달러)으로 2차 대회에서만 총 437만5000달러(약 57억 원)를 거머쥐었다. 1차 대회에서 개인전 3위(150만 달러), 단체전 우승(75만 달러)으로 번 225만 달러(약 29억 원)까지 더하면 2개 대회에서 무려 662만5000달러(약 86억 원)를 챙긴 것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최근 3시즌 상금 약 329만 달러의 배 이상을 한 달 사이에 벌어들였다. 투어 누적 상금(약 1223만 달러)의 절반을 넘는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한 그레이스는 PGA투어에서 2승, DP월드투어(옛 유러피안투어)에서 9승을 수확했다. 2라운드를 공동 선두 더스틴 존슨(38·미국) 등과 2타 뒤진 3위로 마친 그레이스는 이날 화끈한 버디 쇼로 격차를 좁혀 나갔다. 13번홀(파4)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오른 그레이스는 15∼17번홀 3홀 연속 버디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대회 뒤 그레이스는 “흠 하나 없는 완벽한 골프를 했다. 정말 멋진 하루다”라며 기뻐하고는 “(LIV 대회의) 새로운 형태, 새로운 모든 것들이 놀랍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단체전에서는 존슨 주장이 이끄는 ‘4 에이시스’ 팀이 우승(최종 합계 23언더파)을 차지하며 300만 달러를 넷이 나눠 가졌다. 2차 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한 패트릭 리드(32·미국)와 팻 퍼레즈(46·미국)도 함께 단체전 우승을 맛봤다. 또한 개인전 2위 오르티스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장거리 버디 퍼팅에 성공하면서 그가 속한 파이어볼스 팀(12언더파)이 토크 팀(11언더파)을 1타 차로 제치고 단체전 3위로 입상했다. 이 1타 차로 단체전 3위 상금(50만 달러·약 6억4900만 원)의 향방이 갈렸다. 2차 대회에 처음 참가한 브라이슨 디섐보(29·미국)는 최종 합계 2언더파 214타로 10위, 브룩스 켑카(32·미국)는 이븐파 216타로 20위를 했다. LIV 합류 대표 스타플레이어인 필 미컬슨(52·미국)은 10오버파 226타로 참가 선수 48명 중 42위를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성적을 못 내면 제 경력이 끝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27일 대전 대덕구에 있는 프로배구 여자부 KGC인삼공사 체육관에서 만난 고희진 신임 감독(42)의 목소리는 진지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설렘보다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4월 11일 KGC인삼공사 사령탑으로 부임한 직후 고 감독은 배구 인생에서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경험을 했다. 남자부에서 지난 두 시즌 연속 하위권에 그친 삼성화재 감독이었던 그를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는 소식에 일부 팬이 항의했다. 트럭 시위까지 이어졌다. 고 감독은 취임 사흘 만에 팬들을 향해 입장문을 발표해야 했다. 팬들과 직접 만나기도 했다. 고 감독은 “(자격 논란과 관련한) 주변의 우려를 알고 있다. 전적으로 나 고희진이라는 사람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다가오는 시즌 봄 배구에 꼭 진출해 팬들을 초대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2003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뒤 선수, 코치로 17년을 보냈지만 감독으로서의 시간은 남달랐다. 고 감독은 “(감독 첫 시즌에는) 열정만 넘쳐 한 수밖에 내다볼 줄 몰랐다. 동전에도 양면이 있듯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여러 수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 번 더 기회를 얻은 고 감독의 철학은 한 단어로 ‘앞장’이다. 고 감독은 “감독이라고 뒤에 물러나 있는 건 내 체질에 안 맞는다. 나는 무조건 내가 앞장서야 한다. 올해도 앞장서서 우리 선수들의 파이터 기질을 일깨울 생각”이라고 했다. 고 감독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행동파다. ‘내가 먼저 움직이면 내 마음이 편하다’는 주의다. 동갑내기지만 일면식도 없던 이숙자 전 해설위원(42)을 코치로 데려오기 위해 발 벗고 직접 나섰던 것도 이런 기질 때문이다. 이 코치의 전화번호를 주변에 물어 직접 ‘섭외’에 나섰다. 팀에 수석코치를 두지 않은 것도 중간 단계를 두지 말고 감독과 스태프가 직접 소통하자는 취지에서다. 선수와도 직접 소통한다. 고 감독은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참가 도중 부상을 당한 노란(28·리베로), 이선우(20·레프트)의 귀국 때 공항으로 마중을 나갔다. 훈련 때도 맨 앞이다. 매일같이 가장 먼저 체육관에 출근해 팀 스태프와 청소 직원의 원성 아닌 원성을 사고 있다. 팀 최고참 선수인 한송이(38·센터)는 “훈련 때마다 감독님이 옆에서 직접 뛰고 시범도 보이다 보니 집중도가 높아졌다. 한계를 모르고 열정을 불어넣는 감독님 덕에 믿기 어렵겠지만 선수들이 웨이트트레이닝 중량도 꽤 늘렸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근 다섯 시즌 동안 봄 배구를 경험하지 못한 KGC인삼공사는 고 감독과 함께 변화를 외치고 있다. 고 감독은 “당장 선수들의 서브만 봐도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고희진은 왜 맨날 서브 타령만 하냐 싶겠지만 이번엔 제대로 고희진의 배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주 1박 2일 워크숍을 진행한 KGC인삼공사는 7월 8∼10일 여자부 4개 팀이 강원 홍천군에서 대결을 벌이는 서머매치에 출전한다. 이어 제주도 전지훈련을 통해 새 시즌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고 감독은 “노란과 이선우뿐 아니라 (VNL 일정을 소화 중인) 정호영(21·센터)의 발목 상태도 좋지 않아 걱정”이라며 “시즌 개막 때까지 백업 선수들의 실력을 키워 선수층을 두텁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대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9일 경기 전 김종국 KIA 감독(49)은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23)을 두고 “요즘 프로야구에서 가장 핫한 투수”라고 평가했다. 적장도 치켜세운 ‘영건’ 안우진이 KIA 양현종(34·사진)과의 에이스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개인 최다인 9승째(4패)를 거뒀다. 안우진은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의 안방경기에서 7이닝 동안 안타 2개만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삼진 7개를 잡았다. 2위 키움은 4연승을 달렸다. 앞서 이달 11일 안우진은 광주 방문경기에서 양현종에게 판정패를 당했다. 당시 6이닝 2실점한 양현종은 승리투수, 안우진은 6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8일 만인 29일 양현종을 다시 만난 안우진은 최고 구속 시속 157km의 패스트볼을 앞세워 설욕전을 펼쳤다. 슬라이더 최고 구속도 148km나 됐다. 4회초 KIA 2번 타자 이창진(31)에게 첫 안타(2루타)를 맞고 무사 2루 위기에 놓였지만 후속 3∼5번 타자인 소크라테스(30)를 뜬공, 나성범(33)을 땅볼, 황대인(26)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안우진은 주무기인 슬라이더(31개) 외에도 이날 처음 던진 포크볼(2개)로 삼진 2개를 잡았다. 이날 키움 타선에선 안우진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이지영(36)이 해결사 노릇을 했다. 8번 타자로 나선 이지영은 7회말 2사 2루 기회에서 양현종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전 적시타로 결승타점을 기록했다. 안우진은 경기 후 “양현종 선배님과 다시 붙어 이겨서 기분 좋다. 먼저 실점하면 (승리가) 어렵다고 생각하고 실점 없이 경기를 풀어가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안우진은 지난해 기록한 한 시즌 개인 최다 승리인 8승을 넘어섰다. 양현종은 7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아내면서 1점만 내주며 잘 던졌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3패(7승)째를 당했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KT를 8-2로 꺾었다. 삼성은 7번 타자 최영진(34)이 3타점으로 활약했다. 최영진은 1-1로 맞선 4회말 무사 1, 2루 기회에서 2타점 적시 2루타로 결승타점을 기록했고, 5회말엔 달아나는 1점 홈런(시즌 2호)을 날리는 등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삼성 선발 투수 원태인(22)은 6이닝 3피안타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4승(5패)째를 챙겼다. 5월 12일 SSG전 이후 7경기, 48일 만의 승수 추가다. 홈런 선두인 KT 박병호(36)는 2회초 1점 홈런으로 4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하며 시즌 24호 홈런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351호 홈런을 쏘아 올린 박병호는 양준혁(53·은퇴)과 통산 홈런 공동 4위가 됐다. 이 홈런은 KT의 팀 통산 1000번째 홈런이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주도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 컵’에 출전하는 미국 팀 단장 잭 존슨(46·미국·사진)이 LIV 선수들의 출전 불가 방침을 밝혔다. 존슨은 29일 PGA투어 존디어 클래식 개막을 하루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라이더 컵에서 뛰기 위해서는 PGA투어를 통해 라이더 컵 선발 포인트를 얻어야 한다. 포인트를 얻기 위해선 PGA투어의 일원이 돼야 한다”며 사실상 LIV 선수들의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국 팀은 내년 9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라이더 컵에 포인트 상위 랭커 6명과 단장 추천 선수 6명으로 팀을 꾸린다. 앞서 LIV 합류를 선언했던 더스틴 존슨(38), 케빈 나(39·이상 미국) 등은 “규정은 바뀔 수 있다”며 라이더 컵 출전 희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존슨은 “LIV 골프로 건너간 몇몇 친구가 있다. 그들이 잘되길 바라며 행복해지길 희망한다”며 “마찬가지로 그들도 나와 내가 지지하는 투어의 입장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PGA투어는 젊은 유망주들을 위해 투어 문턱도 낮췄다. 콘페리(2부)투어 시즌 상위 25명에게 주던 다음 시즌 PGA투어 진출 티켓을 내년부터 3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2012년 이후 폐지했던 퀄리파잉스쿨(Q스쿨)도 부활시켜 상위 5명에게 투어 카드를 주기로 했다. DP월드투어(옛 유러피안투어) 상위 10명에게도 투어 카드를 줄 계획이다. 미국 무대 도전을 앞둔 김주형(20) 김비오(32) 등 국내 선수들에게는 희소식이다. 5월 PGA 챔피언십 이후 경기 출전이 없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는 다음 달 4일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JP 맥매너스 프로암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어 14일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디 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오픈)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프로암 대회에는 우즈를 비롯해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 저스틴 토머스(29·미국) 등 PGA투어 잔류파 외에도 LIV에 합류한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32), 브라이슨 디섐보(29·이상 미국)가 출전해 자존심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저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성적을 못 내면 제 경력이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27일 대전 대덕구에 있는 프로배구 여자부 KGC인삼공사 연습 체육관에서 만난 고희진 신임 감독(42)의 목소리는 사뭇 진지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설렘보다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4월 11일 부임 직후 고 감독은 배구인생 중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경험을 했다. 남자부 삼성화재에서 두 시즌 연속 하위권에 그쳤던 고 감독을 선임했다는 소식에 일부 팬들이 항의했다. 트럭시위까지 이어졌다. 고 감독은 취임 사흘 만에 팬들을 향해 입장문을 발표해야 했다. 팬들과 직접 만나기도 했다. 고 감독은 “(자격 논란에 대한) 주변의 우려를 알고 있다. 전적으로 나 고희진이라는 사람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올 시즌 꼭 봄 배구에 진출해 팬들을 초대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강조했다. 2003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뒤 선수, 코치로 17년을 보냈지만 감독으로서의 시간은 남달랐다. 고 감독은 “(감독 첫 시즌에는) 열정만 넘쳐 한 수 밖에 내다볼 줄 몰랐다. 동전에도 양면이 있듯 모든 사안에 있어서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여러 수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 번 더 출발 기회를 얻은 고 감독의 철학은 한 단어로 ‘앞장’이다. 고 감독은 “감독이라고 뒤에 물러나 있는 건 내 체질에 안 맞는다. 나는 무조건 내가 앞장 서야 한다. 올해도 앞장서서 우리 선수들의 파이터 기질을 일깨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 고 감독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행동파다. ‘내가 먼저 움직이면 내 마음이 편하다’는 주의다. 이에 고 감독은 동갑내기지만 일면식도 없던 이숙자 전 해설위원(42)을 코치로 선임하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섰다. 휴대전화에 이 코치의 전화번호도 없었지만 번호를 물어 직접 ‘섭외’에 나섰다. 팀에 수석코치를 두지 않은 것도 중간 단계를 두지 말고 감독과 스태프가 직접 소통하자는 취지에서다. 선수와도 직접 소통한다. 고 감독은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참가 도중 부상한 노란(28·리베로), 이선우(20·레프트)의 귀국 때도 공항으로 마중을 나갔다. 훈련 때도 맨 앞이다. 매일 같이 가장 먼저 체육관에 출근해 팀 스태프들과 청소 직원의 원성 아닌 원성을 사고 있기도 하다. 팀 최고참인 한송이(38·센터)는 “훈련 때마다 감독님이 옆에서 직접 뛰고 시범도 보이다보니 집중도가 높아졌다. 한계를 모르고 열정을 불어넣는 감독님 덕에 믿기 어렵겠지만 선수들이 웨이트트레이닝 중량도 꽤 늘렸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근 5시즌 동안 봄 배구를 경험하지 못한 KGC인삼공사도 고 감독과 함께 변화를 외치고 있다. 고 감독은 “당장 선수들의 서브만 봐도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 왜 맨날 고희진은 서브 타령만 하냐 싶겠지만 이번엔 제대로 고희진의 배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주 1박 2일 워크샵을 진행한 KGC인삼공사는 다음달 8~10일 여자부 4개 팀이 강원 홍천군에서 대결을 벌이는 ‘서머매치’에 출전한다. 이어 제주도 전지훈련을 통해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에 나선다. 고 감독은 “노란과 이선우뿐 아니라 (VNL 일정을 소화 중인) 정호영(21·센터)의 발목 상태도 좋지 않아 걱정”이라며 “시즌 개막 때까지 백업 선수들 실력을 키워 두터운 선수층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대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주도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중심인 미국 본토에 상륙한다. LIV 2차 대회가 다음 달 1일(한국 시간)부터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펌프킨 리지골프클럽에서 사흘간 열린다. 9일 영국 런던 인근 세인트올번스에서 열린 개막전에 이어 3주 만의 대회다. 3∼5차 대회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7월 29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9월 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9월 16일) 등 미국에서 열린다. LIV 출전 선수들의 이름은 더 화려해졌다. PGA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4승을 올린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32·미국), 투어 대표 장타자인 브라이슨 디섐보(29·미국), 투어 통산 9승 패트릭 리드(32·미국)가 이번 2차 대회에 새로 합류한다. 투어 3승 팻 페레즈(46·미국), 주목받는 신예 아브라암 안세르(31·멕시코)도 LIV에 첫 출전한다. 28일에는 2020년 한때 세계랭킹 12위까지 올랐었던 매슈 울프(23·미국), 멕시코의 카를로스 오르티스(31) 등의 합류 소식도 전해졌다. 필 미컬슨(52·미국), 더스틴 존슨(38·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42·스페인) 등 LIV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 대부분이 2차 대회에 얼굴을 내민다. 켑카, 디섐보, 존슨, 미컬슨, 가르시아는 단체전 각 팀의 주장으로도 선정됐다. 팀원들을 선발할 권한을 갖는다. 개막전 우승자 샬 슈워츨(38·남아프리카공화국)은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 2차 대회 역시 단체전을 포함해 총 2500만 달러(약 322억 원)의 상금이 걸렸다. 대회가 열리는 오리건주의 반응은 냉담하다. AP통신에 따르면 노스플레인스 등 인근 지역 시장 10여 명이 펌프킨 리지골프클럽 소유주 측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론 와이든 오리건주 상원의원(73)은 LIV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스포츠 워싱(스포츠를 통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는 것)에 이용당하고 있다며 대회 개최 반대 목소리를 냈다. 2016년 포틀랜드에서 한 여고생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운전자의 자동차 뺑소니 사고로 숨지기도 해 더욱 여론이 좋지 않다. PGA투어는 1일부터 나흘간 미국 일리노이주 실비스 TPC디어런에서 존디어 클래식을 개최한다. 대회 총상금을 지난해 620만 달러(약 80억 원)에서 올해 710만 달러(약 91억 원)로 늘리긴 했지만 LIV 2차 대회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다음 달 스코틀랜드에서 2주 연속 열리는 제네시스 스코티시오픈과 디 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오픈) 준비를 위해 세계랭킹 상위 10명을 비롯한 대부분의 톱 랭커가 결장한다. 27일 끝난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를 한 사히스 티갈라(25·미국)와 강성훈(35), 노승열(31) 등 한국 선수들이 존디어 클래식에 출전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골프를 그만둬, 골프만큼 너도 소중해.” 2016년부터 7년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전인지(28·KB금융그룹)는 지난주 열 살 터울 언니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슬럼프가 길어지자 “미국에 있는 게 힘들다. 내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겠다. 목표도 없다”며 눈물을 쏟는 동생을 안타까워하며 위로한 것이다. 전인지는 “언니 말을 듣고 여전히 내가 골프를 하고 싶어 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전인지가 27일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 콩그레셔널CC(파72)에서 끝난 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퀸’의 부활을 알렸다. 이날 우승으로 전인지는 투어 통산 4승 중 3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따냈다. 한국 투어(3승), 일본 투어(2승)까지 더하면 메이저 대회 우승만 8번을 했다. 전인지는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5개로 3타를 잃었지만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공동 2위 렉시 톰프슨(27·미국), 호주 교포 이민지(26)를 1타 차로 제쳤다. 작년 대회의 2배인 우승 상금 135만 달러(약 17억3000만 원)도 챙겼다. 이번 우승은 2018년 10월 인천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이후 3년 8개월 만이자 76개 대회 만이다. 당시에도 전인지는 2016년 9월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2년 1개월, 44개 대회 만에 트로피를 안으며 눈물을 쏟았는데 이번엔 더 오랜 기다림의 터널을 지나야 했다.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우울증을 겪기도 했고 은퇴까지 고심했었다. 그는 우승 뒤 기자회견에서 “괜찮지 않을 때도 걱정 끼치지 않으려고 모두에게, 늘 ‘괜찮다’고 말해야 했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최종 라운드 18번홀(파4) 마지막 퍼트 뒤 손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전인지는 “어떤 사람들은 내게 ‘경기력이 좋지 않아 은퇴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뭐라든 나는 다시 우승할 수 있다고 믿었다. (다시 우승을 해낸)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전인지는 우승 뒤 울먹이며 가족, 친구, 후원사, 팬클럽 ‘플라잉 덤보’뿐 아니라 골프장 관리인까지 그동안 버팀목이 돼 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인스타그램에는 “믿고 기다려 주신 분들께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 감사하다”는 글을 남겼다. 미국 골프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전인지는 늘 인내에 대해 말해 왔다”며 그를 ‘영감을 주는 마음’의 소유자라고 표현했다. 3년 8개월 만의 우승으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3타 차 선두로 4라운드를 맞은 전인지는 전반 9개 홀에서 보기 4개를 했다. 톰프슨에게 한때 2타 차까지 뒤졌다. 전인지는 “첫 9개 홀에서는 많은 압박을 느꼈다. 골프를 즐기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11번홀(파5)에서 이날 첫 버디로 자신감을 되찾은 전인지는 16번홀(파5) 버디로 공동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톰프슨은 16, 17번홀(파4) 연속 보기로 선두를 내줬고 전인지가 18번홀에서 파 세이브를 하며 승부를 끝냈다. 전인지는 2020년 12월 US오픈 우승자 김아림 이후 7개 대회 동안 계속된 한국 선수의 메이저 무관도 끊었다. 국내 선수 중 전인지는 박인비(34·7승), 박세리(45·5승)에 이어 메이저 다승 3위가 됐다. 초청 선수로 출전했던 2015년 US오픈, LPGA 데뷔 시즌이던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을 경험한 전인지는 셰브론 챔피언십(옛 ANA 인스피레이션)과 AIG 여자오픈(옛 브리티시오픈) 중에서 1승을 추가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5개 메이저 대회 중 4개 우승)을 달성한다. 한국 선수로는 박인비만 갖고 있는 기록이다. 전인지는 “메이저 대회 3승을 했으니 또 다른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내 앞에 놓인 새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 12년차 삼성 외야수 김헌곤(34·사진)은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안타를 쳤다. 지난달 27일 LG전 이후 한 달 가까이 ‘안타 가뭄’에 시달리다 44타석 만에 안타를 신고했기 때문. 염경엽 전 SK 감독(51타석)이 세웠던 최장 불명예 기록에 다가가는 걱정도 떨쳤다. 부진 탈출이란 표현을 쓰기엔 “아직 조심스럽고 부끄럽다”고 했지만 그래도 괜찮다. 다시 일어서는 것 또한 인생에 필요한 공부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민규(21·CJ대한통운·사진)가 내셔널타이틀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에서 연장 승부 끝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첫 승을 따냈다. 김민규는 26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CC(파71)에서 열린 대회(총상금 13억5000만 원) 최종 4라운드에서 조민규(34)와 3홀(16, 17, 18번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이뤄진 연장에서 마지막 18번홀(파5) 버디를 따내며 1타 차로 정상에 섰다. 아마추어 시절이던 2015년 처음으로 한국오픈에 출전한 이후 37개 대회 만에 첫 승을 일궈내며 상금 4억5000만 원을 챙겼다. 김민규는 이날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4언더파 280타로 조민규와 연장 승부를 벌였다. 김민규는 연장 두 번째 홀인 17번홀에서 어프로치 샷 실수가 나오면서 보기로 한 타 뒤처졌다. 김민규는 18번홀에서 카트도로 옆에 떨어진 공을 과감하게 그린 옆 러프로 보냈고, 조민규는 러프에서 레이업 뒤 세 번째 샷을 홀 근처 러프에 다시 빠뜨렸다. 결국 조민규는 5m 파 퍼팅을 놓쳤고, 김민규가 약 2m 버디 퍼팅에 성공하며 1타 차로 역전 우승했다. 신성중 2학년 때인 2015년 역대 최연소로 국가대표에 선발되며 두각을 드러낸 김민규는 2017년 유러피안투어(현 DP월드투어) 3부 투어에서 두 차례 우승했다. 그러나 2020년 7월 KPGA오픈과 군산CC오픈에서 2주 연속 2위를 하는 등 KPGA에서는 준우승만 4차례 했다. 올 시즌에도 8개 대회에서 5차례 톱10에 들었다. 김민규는 “현실감이 없고 꿈속에 있는 것 같다.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민규는 2018년 최민철 이후 4년 만에 한국오픈 한국 선수 우승자가 됐다. 2019년에는 태국의 재즈 쩬와타나논, 2021년에는 호주 교포 이준석이 우승했고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대회가 취소됐다.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규정 위반(투 그린 중 사용하지 않는 그린 위에 발을 올려놓고 샷)으로 2벌타를 받으며 준우승을 했던 조민규는 이번에도 다시 투어 첫 승 문턱에서 고개를 숙였다. 김민규와 조민규는 이번 대회 성적으로 다음 달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디 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오픈)’ 출전권을 획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유도의 ‘신성(新星)’ 이준환(20·용인대·사진)이 지난해 도쿄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연파하며 국제유도연맹(IJF) 그랜드슬램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준환은 국내 유도계에서 ‘10년에 한 번 나올 정도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준환은 25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남자 81kg급 결승전에서 오스트리아의 샤밀 보르차시빌리(27)를 업어치기 절반승으로 꺾고 우승했다. 보르차시빌리는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다. 이준환은 경기 종료 3분 3초를 남기고 오른쪽 어깨로 상대 선수를 매트에 눕혀 절반을 따냈다. 앞서 3회전 경기에서는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일본의 나가세 다카노리(28)를 업어치기 절반승으로 눌렀다. IJF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준환의 이번 대회 금메달 소식을 전하면서 “매우 빠르다. 자신의 이름이 소개되기도 전에 한판승을 거둘 수 있을 선수”라며 이준환을 ‘한국의 번개’라고 소개했다. 이준환은 이달 3∼5일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열린 그랜드슬램을 통해 국제대회 시니어 무대 데뷔전을 치렀는데 곧바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역시 이준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준환은 3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예선부터 결승까지 6경기를 치렀는데 반칙승을 거둔 32강전을 빼고는 모두 한판승으로 장식했다. 이준환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유도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출전한 전국대회에서는 모든 경기를 한판승으로 장식하며 우승했다. 주특기는 소매들어 업어치기다. 이준환의 이 기술에 걸리면 100kg이 넘는 거구도 빠져나가기 힘들다는 게 동료 선수들의 평가다. 실제 이준환은 2019년 고교연맹전 당시 자신의 체급인 66kg급뿐 아니라 무제한급에도 출전했는데 100kg이 넘는 상대들을 꺾고 우승했다. 남자 81kg급은 한국 유도에서 한동안 주목받지 못한 체급이었다. 김재범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로 이 체급에서는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이 있는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한국 유도계가 이준환의 활약을 특히 반기는 이유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선두 SSG가 NC에 1106일 만에 3연전 싹쓸이 승리를 거뒀다.SSG는 2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와의 안방경기에서 7-3으로 승리하며 주말 3연전을 쓸어 담았다. SSG가 NC에 스윕승을 거둔 건 2019년 6월 14∼16일 안방 3연전 이후 처음이다. 4연승을 달린 SSG는 2위 키움과의 승차를 3경기로 유지하며 단독 선두를 지켰다. 승리의 중심에는 선발투수 이태양(32)이 있었다. 이태양은 이날 7이닝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하며 시즌 5승째(2패)를 거뒀다. 지난달 27일 KIA전 이후 한 달여 만의 승전보다. 특히 7회초에는 위기관리 능력도 보여줬다. 무사 1루 상황에서 NC 김주원(20)의 번트 타구가 뜬 것을 더블플레이로 연결하기 위해 일부러 떨어뜨렸다가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무사 2, 3루 위기가 됐다. 그라운드 위에 엎드려 땅을 치며 안타까워하던 이태양은 손아섭을 3루 뜬공, 권희동을 삼진, 박민우를 1루 뜬공으로 처리하며 상대 1∼3번 타순을 모두 아웃시켰다. 타선에서는 4번 타자 한유섬(33)이 3-2로 앞선 7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쐐기 2타점 적시타를 치는 등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한유섬은 4회말에는 1점 홈런(시즌 10호)으로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과 통산 500타점 기록도 함께 세웠다. 수원에서는 LG가 선발투수 이민호(21)의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 호투에 힘입어 KT에 3-1 승리를 거뒀다. 이민호는 21일 한화전에서도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는 등 이번 주에만 팀에 2승을 안겼다. 홈런 2위 LG 김현수(34)는 1회 2점 홈런(시즌 14호)으로 결승 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선두 KT 박병호(36)도 4회 1점 홈런(22호)으로 멍군을 불렀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틀 연속 홈런을 친 박병호는 통산 349호 홈런으로 KIA 최형우(39)와 함께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공동 5위가 됐다. 부상 복귀전을 치른 KT의 대체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은 4회까지 7피안타로 3실점하며 기대에 못 미쳤다. 대전에서는 삼성이 오선진(33)과 강민호(37)의 3점 홈런 2방으로 한화에 6-2로 이겼다. 24일 힘겹게 10연패에서 벗어난 한화는 다시 2연패에 빠졌다. 강민호는 시즌 초인 4월 5일 두산전 이후 82일 만에 추가한 홈런(2호)이다. 키움은 부산에서 선발타자 전원 안타 등 장단 17안타를 몰아치며 롯데에 9-4로 승리했다.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근대5종 간판스타 전웅태(27·광주시청)가 2022시즌 국제근대5종연맹(UIPM) 월드컵 대회 왕중왕을 가리는 월드컵 파이널 대회에서 정상에 섰다. 전웅태는 26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대회 남자 개인 결선에서 총점 1508점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전웅태는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근대5종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겼다. 지난달 불가리아 알베나에서 열린 월드컵 3차대회에서 역대 최고점(1537점)을 새로 쓰며 우승하기도 했다. 올해 3차례 월드컵에 출전해 2차례 우승을 거머쥐었다. 전웅태는 이날 수영 1위, 펜싱과 승마에서 2위를 하며 종합점수 선두로 마지막 종목 레이저 런(사격+육상)에 나섰다. 종합점수에 따라 2위를 달리던 헝가리의 차바 붐(22)보다 12초 먼저 경기를 시작했다. 전웅태는 이날 레이저 런에서는 3위를 하긴 했지만 앞선 종목에서 점수를 벌려놓은 덕에 2위 서창완(25·전남도청)보다 10초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조지프 충(27·영국)은 전웅태와 37초 차이로 4위를 했다. 전웅태는 이번 우승으로 충에게 내줬던 세계랭킹 1위 자리도 탈환했다. 종합점수 4위로 마지막 종목에 나섰던 서창완은 레이저 런에서 가장 좋은 기록(676점)으로 붐과 충을 제치고 순위를 끌어올리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3차 대회 6위, 4차 대회 4위로 아쉽게 시상대에 서지 못했던 서창완은 이번 입상으로 향후 메달 전망을 밝혔다. 서창완은 지난해 김세희(27)와 세계선수권 혼성 계주에서 우승한 바 있다. 대회 뒤 전웅태는 “메달을 따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매우 행복하다. 한국의 근대5종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모든 지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행운이 우리에게 왔다. 한 달간 터키에서의 시합과 훈련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서창완은 “코치진과 대표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대표팀은 28, 29일 앙카라에서 진행되는 승마 대체 종목 테스트 대회에 참여한 뒤 귀국해 다음달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준비를 할 계획이다. 두 선수는 2017년 정진화(33) 이후 5년 만의 남자 개인 우승에 도전한다. 한편 도쿄올림픽 4위이자 대표팀 맏형인 정진화는 1448점으로 남자 개인 9위를 했다. 여자 개인에 출전한 김선우(25)는 1349점으로 10위, 김세희는 1314점으로 15위를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시작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였다. 2018년 메이저리그 4862경기에서 투수들이 잡아낸 삼진은 총 4만1207개로 타자들이 때려낸 안타(4만1018개)보다 많았다. MLB 역사상 삼진이 안타보다 많은 건 이해가 처음이었다. 그 뒤로는 ‘트렌드’가 됐다. 이후 22일 현재까지 5년 연속으로 MLB에서는 삼진이 안타보다 많다. 안타를 못 치니 타율도 낮다. 이 기간 리그 평균 타율이 0.250을 넘어선 건 2019년(0.252) 한 해뿐이다. 올해는 0.242로 1968년에 나온 역대 최저 기록(0.237)에 근접했다. 이 ‘투고타저’ 바람은 태평양까지 건넜다. 같은 날 기준으로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평균 타율은 0.244, 퍼시픽리그는 0.235다. 41년 역사상 역대 최저 5위에 해당하는 0.254를 기록 중인 한국 프로야구가 ‘타자가 뛰기 좋은 리그’로 보일 정도다. 한국은 투고타저가 찾아왔다는 평을 듣던 지난해에도 리그 평균 타율이 0.260은 됐다. 한미일 프로야구 모두 투수가 유리한 환경이라는 건 똑같지만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한국은 스트라이크존(S존) 정상화 영향이 크다. 심판진이 S존에 걸치는 공에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하면서 투수가 공략할 수 있는 지점이 많아졌다. 현장에서는 과거에 비해 S존이 위아래로 공 하나 정도 넓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 시즌 개막 후 두 달이 넘도록 넓어진 S존 판정에 대한 감독, 타자들의 항의가 이어질 정도로 홍역을 앓고 있는 중이다. 미국은 시즌 개막 전 노사협상 지연으로 99일간 직장폐쇄가 이어지면서 시범경기 등 준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타자는 투수의 공을 눈에 익히는 등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한데 실전 기회가 적다 보니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원래 각 팀은 매년 시범경기를 30번 정도 치르는데 올해는 다수의 팀이 20경기도 채 하지 못했다. MLB는 시즌 초반 현역 로스터를 26명에서 28명으로 늘리면서 등록 가능한 투수를 13명에서 14명으로 늘렸다. 이 숫자를 로스터 정상화 이후인 이달 중순까지 유지하면서 투수에게 유리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은 4월 10일 사사키 로키(21·지바롯데)의 퍼펙트 달성을 시작으로 올 시즌 들어서만 노히트 노런이 4차례 나오는 등 투수들의 기록 행진이 이어졌다. 이에 공인구 반발계수가 조정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일본야구기구(NPB)는 “허용 범위 안에 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일본과 MLB에서 뛰었던 투수 출신 우에하라 고지(47)는 “(투·타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등의 투수 관련 기술이 진화했다. 이런 진화가 투고타저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렇게 투수와 타자의 분석 기술 격차가 가속화될 경우 “3할 타자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반격이 시작됐다. PGA투어는 막대한 상금을 앞세워 세계 골프 판도를 뒤흔드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에 대응해 지갑을 열기로 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 등에 따르면 21일(현지 시간) 제이 모너핸 PGA투어 커미셔너(52)는 23일부터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열리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출전 선수들과 미팅을 갖고 투어의 계획을 전달했다. 계획의 핵심은 상금 증액이다. 기존 8개 대회의 총상금 규모를 2000만 달러(약 260억 원)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메모리얼 토너먼트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해당 대회 중 올 시즌 총상금 규모가 가장 적었던 대회는 820만 달러(약 106억 원)가 걸린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다. 늘어나는 상금은 타이틀 스폰서나 투어의 유보금에서 충당한다. 총상금 2500만 달러(약 325억 원) 이상의 특급 규모 대회도 3개 신설한다. 페덱스컵 상위 60명이 출전하며 컷 탈락이 없는 방식으로 치를 계획이다. 총 48명의 선수가 컷 탈락 없이 대회를 치르는 LIV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LIV 1∼7차 대회에 각각 걸린 총 상금 역시 2500만 달러다. 매년 9, 10월쯤 시작해 이듬해 8, 9월경 끝나는 현행 시즌 시스템도 손보기로 했다. 2013시즌 때까지 해왔던 것처럼 1월에 시작해 그해 안에 시즌을 마무리하는 식이다. 선수들은 매년 가을 시즌이 끝나자마자 다음 시즌이 시작돼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등 불만을 가져왔다. 지난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우승자 해리스 잉글리시(33·미국)는 “대회가 많다 보니 가을 시리즈는 힘들다. 선수들은 가족이 있고 경기 출전을 줄이고 싶어 한다”며 이번 PGA투어의 조치를 환영했다. 투어 통산 7승의 패트릭 캔틀레이(30·미국)는 “PGA투어가 최고의 투어로 남고 싶다면 최고 선수를 위한 최고 무대가 돼야 한다”고 했다. 투어 측은 해당 안건을 선수자문위원회와 정책위원회에 올릴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PGA투어의 당근책에도 선수들의 이탈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미국 현지 매체들은 세계랭킹 19위 브룩스 켑카(32·미국)가 다음 달 1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리는 LIV 2차 대회에 합류한다고 전했다. 켑카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출전 신청도 철회했다. 켑카는 LIV 소속 선수 중 16위 더스틴 존슨(38·미국)에 이어 랭킹이 두 번째로 높다. 켑카는 투어 통산 8승 중 절반인 4승을 메이저대회(PGA챔피언십 2승, US오픈 2승)에서 따내며 ‘메이저 사냥꾼’으로 불린다. 메이저 통산 6승을 따낸 필 미컬슨(52·미국) 등 LIV 소속 선수들의 메이저 합산 승수도 20승이 됐다. PGA투어와 LIV의 상금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은 LIV 창설 뒤 첫 3년간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 손실까지 감수할 용의가 있다”고 전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전설’ 잭 니클라우스(82·미국)만이 가본 길을 걸었다. 매슈 피츠패트릭(28·잉글랜드)이 US오픈에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승을 따냈다. 20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 더 컨트리클럽(파70)에서 끝난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6언더파 274타로 정상에 섰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6), 윌 잴러토리스(26·이상 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 상금 315만 달러(약 40억6000만 원)를 챙겼다. 피츠패트릭은 9년 전인 2013년 US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당시 경기장이 이번 대회가 열린 더 컨트리클럽이다. 피츠패트릭은 두 대회 모두 우승한 선수로는 역대 13번째이고, 미국 출신이 아닌 선수로는 최초다. 특히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건 투어 통산 73승을 기록한 ‘황금곰’ 니클라우스 이후 처음이다. 니클라우스는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에서 1961년 US아마추어 챔피언십, 1972년 US오픈 정상에 섰다. 피츠패트릭은 2016년 마스터스 우승자 대니 윌릿(35·잉글랜드)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에서 투어 첫 승을 따낸 선수가 됐다. 세계 랭킹은 18위에서 10위가 됐다. 피츠패트릭은 그동안 DP월드투어(옛 유러피안투어)에서만 7승을 따냈다. 하지만 2014년 프로 전향 이후 PGA투어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3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마친 피츠패트릭은 이날 한때 잴러토리스에게 2타 차까지 밀렸다. 13번홀(파4)에서 약 14.6m 버디 퍼팅에 성공하며 다시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어 15번홀(파4) 버디로 단독 선두로 나선 피츠패트릭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벙커샷을 홀 5.5m 거리에 붙인 뒤 두 번의 퍼트로 파를 지키며 우승을 확정했다. 피츠패트릭은 “올해 가장 아쉬운 샷이 18번홀 티샷이었고, 올해 가장 좋았던 샷은 그 홀의 두 번째 샷이었다”고 말했다. 투어 첫 승을 위해 남다른 정성도 쏟았다. 미국 매체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피츠패트릭은 2013년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 당시 머물렀던 더 컨트리클럽 회원 윌 풀턴 씨의 집을 이번 대회에도 빌려 지냈다. 침대도 9년 전과 같은 침대를 썼다. 우승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다. 피츠패트릭은 이날 시상식 도중 니클라우스의 축하 전화를 받기도 했다. 피츠패트릭은 “어려서부터 꿈이었던 US오픈 우승을 이뤘으니 내일 은퇴해도 될 정도로 행복하다”고 했다. 2018년부터 피츠패트릭의 가방을 멘 캐디 빌리 포스터도 40여 년 만에 첫 메이저대회 우승의 감동을 안았다.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1957∼2011), 타이거 우즈(47·미국), 리 웨스트우드(49·잉글랜드) 등 세계적인 골퍼와 호흡을 맞추면서도 메이저대회와 우승 인연이 없었던 포스터는 이날 우승이 확정되자 고개를 숙이고 울먹였다. 공동 2위를 한 잴러토리스는 지난해 마스터스와 지난달 PGA 챔피언십에서 2위를 하는 등 최근 7개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만 3차례 했다. 아직 투어 우승은 없다. 잴러토리스는 “이번엔 좀 많이 아쉽다”고 했다. RBC 캐나디안 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을 노렸던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는 최종 합계 2언더파 278타 공동 5위, 디펜딩 챔피언 욘 람(28·스페인)은 1오버파 281타 공동 12위를 했다. 한국 선수 중엔 US오픈에 처음 출전한 김주형(20)이 24위를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중동의 모래 폭풍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집어삼키진 못했다. 20일 끝난 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에 출전한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 소속 선수들이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주도하는 LIV 출전 선수 13명 중 11명이 컷 탈락한 가운데 더스틴 존슨(38·미국·사진)이 최종 합계 4오버파 284타로 공동 24위, 리처드 블랜드(49·잉글랜드)가 8오버파 288타 공동 43위를 했다. 다음 달 1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펌프킨리지골프클럽에서 열리는 2차 대회부터 합류하는 패트릭 리드(32)와 브라이슨 디섐보(29·이상 미국)는 각각 공동 49위, 공동 56위를 했다. “LIV는 전성기가 지난 40대 이상 선수들의 ‘챔피언스투어(시니어투어) 전 단계’”라고 말한 PGA투어 잔류파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의 주장을 LIV는 반박하기 힘들게 됐다. US오픈 성적과 상관없이 LIV의 행보는 거침없다. LIV를 주최하는 LIV 골프인베스트먼트의 그레그 노먼 대표(67)는 남자 골프 세계 랭킹을 발표하는 세계골프랭킹(OWGR) 측에 LIV 성적을 랭킹 포인트에 반영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12일 끝난 1차 대회 출전 선수들에게는 대회 성적에 따른 랭킹 포인트가 부여되지 않았다. 랭킹 포인트 부여는 정식 투어로 인정받는다는 의미여서 더 많은 선수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OWGR 이사진 8명 중엔 제이 모너핸 PGA투어 커미셔너가 포함돼 있어 LIV의 뜻이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LIV는 기존 4라운드가 아닌 3라운드로 컷 탈락 없이 대회가 진행돼 랭킹 포인트 산출 방식도 달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LIV에 새로 합류하는 선수들의 소식도 전해졌다. PGA투어에서 촉망받는 신예 선수로 꼽히는 아브라암 안세르(31·멕시코)가 LIV 2차 대회에 출전한다고 미국 ESPN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에서 처음 우승한 안세르는 세계 랭킹 20위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나는 성실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투수다.” 12일 프로야구 역대 48번째로 투수 500경기 출장을 해낸 LG 김진성(37·사진)의 이야기다. 그는 SK(현 SSG), 넥센(현 키움), NC에서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모두 세 차례나 방출됐지만 끝내 기록을 세웠다. 빛나는 개인 타이틀 하나 없지만 언제나 팀을 위해 500번이나 마운드에 오른 그의 성실함에 박수를 보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오픈 타이틀 방어전을 앞둔 호주 교포 이준석(34)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승을 거뒀다. 이준석은 19일 강원 춘천의 남춘천CC(파72)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이준석은 2위 이규민(22·20언더파 268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었다. 우승 상금은 2억 원이다. 쇼트트랙 선수로도 활동했던 이준석은 15세 때 호주로 골프 유학을 떠난 뒤 2009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했다. 2012년 차이나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했을 뿐 국내 무대에서는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데뷔 12년 만인 지난해 6월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다. 개인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이준석은 23일부터 충남 천안에서 열리는 한국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다. 이준석은 “한국오픈 우승이 우연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고 싶어 이후에도 우승에 목말라 있었는데 빠른 시간 안에 2승을 해서 기분이 좋다”며 “재작년 갑상샘암 수술을 받은 이후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 더 노력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2020년 코리안투어 데뷔 이후 첫 승을 노린 이규민은 17번홀(파3)에서 보기에 그친 뒤 마지막 홀(파5) 버디로 1타 차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정태양(22)은 이날 5번홀(파5)에서 트리플 보기로 무너지며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태희(38)가 4위(16언더파 272타), 황중곤(30)과 고군택(23)이 공동 5위(14언더파 274타)로 뒤를 이었다. 후원사 주최 대회에서 첫날 8언더파 선두로 나섰던 함정우(28)는 이날 4타를 줄이며 공동 12위(12언더파 276타)를 기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사막여우’ 임희정(22·한국토지신탁)이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에서 대회 최소타 기록으로 우승했다. 임희정은 19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2위 권서연(21·우리금융그룹)을 6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대한골프협회(KGA)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내셔널 타이틀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다. 임희정은 2018년 오지현(26·대방건설), 지난해 박민지(24·NH투자증권)가 세웠던 72홀 기준 대회 최소타 기록(17언더파)을 넘어섰다. 지난해 8월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이후 10개월 만에 올 시즌 첫 승이자 투어 통산 5승째를 수확했다. 메이저 대회 우승은 2019년 KLPGA 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다. 임희정은 대회 내내 압도적이었다. 전날 3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며 지난해 우승자 박민지(15언더파)를 넘어 54홀 최저타 기록(16언더파)을 세웠던 임희정은 이날 6타 차 선두로 4라운드에 나섰다. 1번홀(파5), 2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로 기세를 잡은 임희정은 15번홀(파4)에서야 이날 첫 보기를 기록할 정도로 빼어난 기량을 펼쳤다. 임희정은 “처음부터 (스코어를) 지킨다는 생각은 없었다. 20언더파를 목표로 세웠는데 한 타가 아쉽다”면서도 “우승 트로피에 이름이 새겨지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4월 교통사고를 당했던 임희정은 후유증과도 싸웠다. 자동차를 폐차할 만큼 큰 사고에도 심각한 부상은 없었지만 이후 파스를 붙여가며 대회에 나섰다. 평소보다 근육이 빨리 굳는 등 경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4월 KLPGA 챔피언십은 기권했고,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하기도 했다. 대회가 끝난 다음 날에는 병원을 가고, 경기 전에는 연습보다는 스트레칭에 더 신경을 쓰며 일상 습관을 바꿔야 했다. 우승 상금 3억 원을 더한 임희정은 시즌 상금 4억619만6000원으로 상금 랭킹 23위에서 2위로 도약했다. 이날 임희정 팬클럽 ‘예사’(예쁜 사막여우의 줄임말) 회원들은 경기장을 찾아 ‘당신과 함께라서 행복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흔들며 응원했다. 임희정의 올 시즌 목표는 시즌 3승과 2주 연속 우승, 커리어 목표는 남은 3개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스윙의 교과서라 불리는 임희정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으로 “연습만이 살길”이라고 답했다. 1982년 구옥희(1956∼2013) 이후 40년 만에 한 시즌 3개 타이틀 방어에 도전했던 박민지는 3위를 기록하며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박민지가 지난해 우승했던 6개 대회 중에선 다음 달 열리는 대보 하우스디 오픈만 남았다.음성=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악몽 같은 52번째 생일이었다. 필 미컬슨(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첫날 참가 선수 156명 중 공동 144위를 했다. 16일(현지 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 더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5개, 더블보기 2개로 중간합계 8오버파 78타를 기록했다.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주도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 개막전에 출전한 미컬슨은 PGA로부터 투어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기존 자격 보유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하면서 대회에 참가했다.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이후 5개월 만에 투어 대회에 나선 미컬슨은 이날 1번홀(파4)부터 보기를 했다. 6번홀(파3)에서는 티샷을 홀에서 약 3.7m 거리에 붙여놓고 4차례나 퍼팅을 하며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4대 메이저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미컬슨으로서는 컷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상위 60위까지 컷을 통과한다. 미컬슨은 “경기를 정말 즐겼다”면서도 “지난주(LIV 개막전)와 마찬가지로 초반 몇 홀에서 퍼터로 고생했다”고 말했다. LIV를 옹호했던 발언 때문에 팬들의 야유가 쏟아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미컬슨은 이날 갤러리들을 몰고 다니며 경기를 펼쳤다. 9번홀(파4)에서는 일부 팬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와 달리 “당신은 2억 달러(미컬슨이 LIV 측으로부터 받았다고 알려진 계약금)가 있어 괜찮다”며 조롱 섞인 반응을 보인 팬도 있었다. PGA투어 잔류파의 대표주자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버디 4개, 보기 1개로 중간 합계 3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애덤 해드윈(캐나다)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2011년 대회 우승자인 매킬로이는 US오픈 두 번째 우승이자, 지난주 RBC 캐나디안 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미컬슨뿐 아니라 LIV 소속 골퍼들은 줄줄이 고전했다. 개막전 참가자 13명에 2차 대회 참가 의사를 밝힌 2명까지 총 15명 중 공동 7위 더스틴 존슨(미국·2언더파)과 공동 14위 제임스 피엇(미국·1언더파)만 언더파를 기록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이경훈(31)이 1오버파 공동 42위로 타수가 가장 적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