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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 도시 니스의 한 성당 일대에서 29일(현지시간) 흉기테러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다쳤다. 수업 중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 만평을 보여줬다는 이유로 16일 극단주의자에게 참수당한 프랑스 교사 사뮈엘 파티 씨(47) 사건 이후 프랑스와 이슬람권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지는 가운데 추가 테러가 발생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르몽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경 니스 시내 노트르담 성당(Notre-Dame de l‘ Assomption)에 흉기를 든 한 남성이 잠입했다. 그는 흉기로 사람들을 공격해 여성 1명을 첫 번째로 살해했다. 이후 남성 1명이 칼에 찔려 즉사했다. 주위 사람들도 칼부림에 부상을 당했다. 테러범은 이후 도망가는 한 여성을 쫓아가 성당 인근 한 술집 앞에서 살해했다. 로이터통신은 “피해자 여성 중 1명은 프랑스 교사 파티 씨처럼 목이 잘렸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고 전했다. 이후 가해 테러범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다가 경찰 총에 맞고 쓰러진 후 검거됐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대피한 상태다. 국립 반테러 검찰청(PNAT)는 용의자의 신원, 범행동기, 이슬람 극단주의단체와의 연계 가능성 등을 조사 중이다.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지 니스 시장은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된 후에도 아랍어로 “신은 가장 위대하다”고 계속 외쳤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프랑스 내무부 긴급 비상회의를 열고 추가 테러와 니스 지역 안정화에 나섰다.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이날 보고를 받은 후 사건 현장으로 이동 중이라고 르파리지엔 등은 보도했다. 니스 테러 사건이 무슬림 증오 범죄로 드러나면 향후 프랑스와 이슬람권 간 갈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권은 물론 프랑스 내 무슬림 사이에서도 파티 씨 사건 이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강경 대응을 천명한 것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일부 무슬림들은 소셜미디어에 “마크롱은 ’프랑스에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이슬람 조롱을 정당화한다. 우리 역시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자의 목을 칠 자유가 있다”는 글을 게재하고 있을 정도다. 팔레스타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중동과 서남아시아 이슬람국가에서는 27일 “이슬람에 대한 차별을 멈추라”며 프랑스 정부와 마크롱 대통령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에 맞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역시 28일자 최신호에 마크롱 대통령을 맹비난하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비판하는 만평을 실어 양 측간 감정싸움이 실제 테러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상태였다. 르피가로는 “니스 시내 전체가 슬픔과 공포에 빠졌다”고 전했다. 주 프랑스 한국 대사관은 “확인 결과 교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유럽 국가와 미국 일부 지역에서 올해 3, 4월 1차 확산 때 시행했던 강력한 봉쇄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지만 경제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고, 장기간 방역에 지친 국민들 역시 생계 우려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 전면 봉쇄로 회귀한 유럽AP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TV대국민 담화를 통해 30일 0시부터 최소 1개월 간 전국에 봉쇄령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전 국민의 외출이 제한되고 지역간 이동은 금지된다. 출근, 생필품 구매, 병원 방문, 자녀 등하교 동행 등 예외적으로 이동이 허용된 경우에도 반드시 정부의 이동증명서를 지녀야 한다. 식당, 술집, 일반 상점, 대학도 모두 문을 닫는다. 다만 유치원과 초중고는 계속 운영된다. 노인요양시설, 대국민 공공 서비스 시설 역시 문을 열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더 강한 봉쇄조치를 실시하지 않으면 40만 명이 추가로 사망할 수 있다는 예측 결과가 나왔다. 일일 신규 확진자를 5000명대로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이달 중순부터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3만~5만 명에 달하자 17일부터 전국에 야간통금을 발령했다. 그런데도 별 다른 효과가 없자 결국 11일 만에 전면 봉쇄를 택했다. 29일 월드오미터 기준 프랑스의 누적 확진자는 123만 명을 넘어섰다. 독일 역시 다음달 2일부터 1개월 간 식당, 술집, 영화관, 공연장 등을 폐쇄하고 여행자제 권고를 내리기로 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전국 지방정부와의 회의 후 이를 결정했다. 다만 1차 유행 당시 봉쇄 조치와 달리 이번에는 일반 상점과 학교는 폐쇄하지 않기로 했다. 독일 역시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 명이 넘고 있다. 이탈리아는 22일 야간통금, 26일 식당·술집 영업제한 조치를 취한 데에 이어 추가 봉쇄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차 확산이 너무 심각해 EU 차원에서도 대응을 강화하겠다. 내년 4월까지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트윈데믹 우려에 휩싸인 미국미국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역시 속속 봉쇄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미 3대 도시 중 하나인 시카고는 식당 실내영업을 금지하고 야외영업도 거리 유지 등 엄격한 조건 하에 허용하기로 했다. 25인 이상의 모임도 금지된다. 텍사스주 엘파소는 2주 자택대피령, 밤 10시 이후 통금령을 발령했다. 뉴저지주 뉴어크 역시 슈퍼마켓, 약국, 주유소를 제외한 모든 사업장은 오후 8시 이후 문을 닫도록 하고 미용실도 예약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위스콘신주는 넘치는 환자를 감당하기 위해 야전병원을 세웠다. 2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최근 1주일 동안 약 50만 명이 늘었다. 이는 한 주 전보다 40% 가량 늘어난 규모다. 미 전체 50개 주 중 일리노이 등 20개 주에서 주간 확진자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전역에서 입원 환자가 속출해 의료붕괴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북반구의 겨울을 맞아 독감 유행이 우려되면서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대유행을 뜻하는 ‘트윈데믹(twindemic)’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독감 관련 질환으로 숨진 사람이 6만 명, 입원 환자는 수십 만 명에 달했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올해는 이 숫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이번 주 남부 아칸소에서 2020~2021 독감시즌 기준 첫 사망자가 나왔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27일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모습을 갖추려면 최소 내년 말 또는 내후년은 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령이 강화된 이탈리아에서 폭력조직 ‘마피아’가 반정부 시위에 앞장서 사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재봉쇄로 마피아가 주로 운영하는 유흥업소, 마약 거래 등이 큰 타격을 입자 평범한 시민 시위대에 섞여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26일 밤 수도 로마를 비롯해 밀라노, 토리노, 나폴리, 카타니아 등 주요 도시에서 거센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일부는 경찰을 향해 돌과 화염병 등을 던져 경찰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가게를 약탈하는 무법천지 상황도 연출됐다. 경찰은 이런 격렬 시위의 배후에 마피아와 일부 극우단체 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특히 남부 나폴리 일대에서 활동하는 ‘카모라’ 마피아가 시위대에 섞여 과격한 행동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3일 나폴리에서 발생한 시위 또한 카모라 구성원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6세기부터 활동해온 카모라는 코사 노스트라(시칠리아), 은드란게타(칼라브리아), 사크라 코로나 우니타(풀리아) 등과 함께 이탈리아 4대 마피아를 형성하고 있다. 아직까지 6000명 이상의 조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코로나19 1차 확산이 심각했던 올해 5월 관리인력 부족, 재정난 등을 이유로 교도소 내 마피아 출신 죄수를 대거 가택연금으로 전환한 것이 현재의 사태로 이어졌다고 비판한다. 관리가 소홀해진 틈을 타 마피아들이 각종 강력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큰데도 사실상 방관했다는 의미다. 실제 로마지역 마피아 조직 ‘카사모니카’는 최근 비르지니아 라지 시장(42)에 대한 살인 예고까지 내놔 시민들의 공포를 가중시키고 있다. 라지 시장은 2016년 마피아 척결 공약을 내세워 로마 최초의 여성 시장에 올랐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정말 고생해서 어렵게 열었는데….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와야 할 텐데요.” 27일 오후 4시(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최대 번화가 샹젤리제 거리. 개선문이 앞에 보이는 퓌블리시스 극장. ‘파리 한국 영화제’ 개막이 1시간 앞으로 다가오자 영화제 관계자들은 걱정을 내비쳤다. 배우 초청, 개막식 등 부대 행사도 모두 생략된 데다 비까지 내리는 상황이었다. 올해로 15년째인 이 영화제는 프랑스, 나아가 유럽에 한국 영화를 알리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 2006년 1회는 관람객이 529명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증가해 1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화 ‘기생충’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과 배우 송강호의 개막식 참석 등으로 관람객이 1만5000명에 육박했다. 프랑스인들이 직접 참여해 상영 작품들을 선정했고 양국 문화 교류에도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전망이 어두웠다. 3월부터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공연장 등 다중이용시설이 폐쇄되면서 영화제 개막이 불투명했다. 지난달 2차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최근 프랑스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대 5만 명을 넘자 “올해는 접어야 하나”란 비관론이 퍼졌다. 그럴 때마다 영화제 측을 다독여준 것은 프랑스인들이었다. 영화제 자원봉사에 나선 파리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유지 원칙을 지키면서 꼭 영화제를 열자”며 용기를 북돋았다. 영화제 측이 개설한 소셜미디어에는 ‘꼭 영화제를 열어 달라’는 응원글이 수백 개 달렸다. 개막 당일, 우려는 환호로 바뀌었다. 한두 명씩 극장 앞에 줄을 서기 시작하더니 개막 40여 분을 앞두고 100m 이상 줄이 길게 이어졌다. 파리 시민 티에리 씨(29)는 “휴가를 여름에 안 쓰고 한국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에 썼다”고 말했다. 2회 때부터 매년 관람해 왔다는 셀리아 씨(40)는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라서 한국 영화에 힘을 실어주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작 관객은 총 200명.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전체 좌석(400석)의 절반만 사용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꽉 찬 셈이었다. 관객들은 마스크 착용, 발열검사를 순조롭게 따랐다. 상영 영화를 선정해 온 프로그래머 다비드 트레들러 씨는 “관객들을 보니 눈물이 난다”며 “올해만큼은 진중하고 웅장한 개막작이 아닌, 모두가 코로나를 잊고 웃을 수 있는 작품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개막작은 코미디 영화 ‘오케이 마담’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관람객은 ‘코로나19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은 분위기였다. 로헝스 씨(45)는 “불가능에 가까웠던 한국 영화제가 개막된 것처럼 극복하는 게 정말 어려워 보이는 코로나 사태도 잘 이겨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
수업 중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 만평을 보여줬다는 이유로 16일 극단주의자에게 참수당한 프랑스 교사 사뮈엘 파티 씨(47) 사건 이후 프랑스와 이슬람권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양측 대립이 워낙 격렬해 이로 인한 추가 테러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슬람권에서는 파티 씨 사건 이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강경 대응을 천명한 것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27일 로브스 등 프랑스 매체들에 따르면 프랑스 내 무슬림 사회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을 악마로 묘사한 사진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최근 이란 보수 일간지 ‘바탄엠루즈’가 1면의 ‘파리의 악마, 무슬림 분노에 직면했다’는 기사에 실은 마크롱 대통령 사진을 인용한 것이다. 이들은 “마크롱은 ‘프랑스에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이슬람 조롱을 정당화한다. 우리 역시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자의 목을 칠 자유가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중동과 서남아시아 이슬람국가에서는 27일 “이슬람에 대한 차별을 멈추라”며 프랑스 정부와 마크롱 대통령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는 약 4만 명의 군중이 모였고 일부는 마크롱 사진과 프랑스 국기를 불태웠다. 이슬람권에서는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5, 26일 마크롱 대통령에게 ‘나치 독일이 유대인을 탄압하듯 이슬람을 탄압한다’ ‘정신감정이 필요하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에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27일 트위터를 통해 28일자에 실릴 에르도안 대통령을 조롱하는 도발적 만평을 공개했다. 파티 씨가 수업시간에 보여줬던 무함마드 만평을 게재했던 곳도 바로 이 주간지다. 새 만평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속옷만 입은 채 배꼽을 드러내고 소파에 앉아 있다. 오른손에는 맥주를 들고 왼손으로는 술시중을 드는 여성의 부르카(이슬람 전통복장)를 걷어 올리고 있다. 제목은 “에르도안: 사적인 곳에서 그는 정말 재밌다”로 달려 있다. 앞으로 프랑스와 터키의 외교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에르도안 대통령 보좌관은 트위터에 “출판물을 통해 인종차별주의와 증오를 확산시키는 이런 역겨운 짓”이라고 분노를 표했다. 이런 와중에 이날 파리 주요 명소에서는 폭발물과 탄약이 잇따라 발견돼 시민들이 추가 테러 공포에 떨었다. 이날 오후 3시경 파리 개선문에서 폭발물로 의심되는 상자가 발견됐다. 경찰은 개선문 안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대피시키고 수상한 상자를 제거했지만 이 과정에서 파리 교통 중심지인 개선문을 지나가는 차량과 지하철의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비슷한 시간대 에펠탑 앞 마르스 공원에서는 탄약으로 가득 찬 가방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45분부터 6시까지 에펠탑 근처를 통제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벨기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의사들마저 병원 진료에 나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유럽의 심각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들이 진료를 계속해야 더 큰 의료 붕괴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이 반영됐다. BBC 등에 따르면 벨기에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한 동부 리에주 내 병원 10곳의 의료진이 최근 집단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일부 병원에서는 전체 의료진의 4분의 1이 감염됐다. 하지만 병원 측은 감염자들에게 “의료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 무증상자는 근무를 계속해 달라”고 요구했다. 인구 1100만 명의 벨기에는 27일 기준 누적 확진자가 33만 명을 돌파했다. 25일 하루에만 1만7709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최고치를 경신했고, 최근 일주일 사이에 입원 환자가 87% 증가하는 등 의료 붕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향후 15일 안에 전국 병원의 중환자실 수용 능력이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방부는 주요 병원, 양로원 등에 군병력 1500명을 파견하기로 했고 정부는 26일부터 통금시간을 기존 0시∼오전 5시에서 전일 오후 10시∼오전 6시로 확대했다. 벨기에의 피해가 심각한 원인으로 의료진 부족 및 당국의 안이한 판단이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벨기에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3.1명으로 오스트리아(5.2명), 스위스·독일(4.3명), 체코·스페인·이탈리아(4.0명) 등보다 훨씬 적다. 정부 또한 지난달 재확산 조짐이 뚜렷했음에도 경제 악영향을 우려해 의무격리 기간 단축, 야외 마스크 미착용 허용 등 오히려 방역 수칙을 완화했다. 현재 유럽에서 피해가 가장 극심한 프랑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데다 교통 요지여서 바이러스가 유입되기 쉬운 환경이다. 프랑스 상황도 심각하다. 르피가로에 따르면 26일 중환자실 위급 환자 357명을 포함해 1307명이 입원해 1차 확산 때였던 올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7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해 주말 이동 제한, 전국 재택근무 의무화 등 봉쇄령 강화 조치를 논의했다. 의료전문가 장프랑수아 델프레시 박사는 “무증상 감염자를 고려하면 매일 10만 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통제권을 잃었다”고 경고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21일 스페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서유럽 최초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 프랑스 역시 23일경 확진자 100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BBC 등에 따르면 스페인 당국은 이날 하루에만 1만6973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104만6641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체 인구(4700만 명) 중 46분의 1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셈이다. 스페인은 미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아르헨티나에 이어 누적 확진자 100만 명을 기록한 세계 6번째 국가가 됐다. 이날 프랑스의 누적 확진자도 95만 명을 넘어섰다. 르몽드는 현 추세라면 23일 확진자 100만 명 시대를 맞을 것으로 점쳤다. 이에 정부는 21일 “다음 달 16일까지 발령한 국가보건 비상사태를 내년 2월 16일까지 3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야간통행을 금지한 파리 등 9개 대도시 외에 통행금지를 추가로 적용할 지역 또한 곧 발표하기로 했다. 영국(약 79만 명), 이탈리아(약 45만 명), 독일(약 39만 명)의 신규 확진자 증가 속도 역시 심상치 않다. 특히 독일 보건수장인 옌스 슈판 보건장관(40)은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가 판정 직전까지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의 내각회의에 참석한 터라 메르켈 총리의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지 언론은 총리와 장관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회의장에 도착했지만 회의석상에선 마스크를 벗었다고 전했다. 경제 악영향을 우려해 ‘부분 봉쇄’를 도입했던 일부 국가는 전면 봉쇄를 추진하고 있다. 체코는 이날 다음 달 3일까지 식료품점과 약국 등을 제외한 전 상점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벨기에 역시 “이달 말 전면 봉쇄를 다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17일 오후 가족들과 함께 프랑스 파리 15구에 있는 한 병원을 방문했다. 올겨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계절성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이 걱정돼서다. 진료실에 들어가는 순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의사부터 눈에 띄었다. 이 의사는 밀폐된 좁은 진료실에서 딱 붙어 주사를 놨다. 주의사항을 말할 때는 침방울도 튀었다. ‘이건 아니다’란 생각에 “마스크 착용은 의무 아니냐. 환자를 위해 써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의사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대꾸했다. “마스크를 쓰면 안전할 것 같습니까? 다 소용없어요. 정부가 세뇌시키고 있는 겁니다.”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자 이 의사는 “코로나는 이제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 당신은 정치인들의 거짓말에 놀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공간도 아닌, 병원에서 만난 의사의 이런 주장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는 코로나19 예방에 필수다. 프랑스 정부 역시 7월부터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그럼에도 프랑스에서는 ‘안티 마스크’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사회당 산하 장조레스 재단은 지난달 학자들과 함께 안티 마스크 지지 1000여 명 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 중 90%는 코로나19가 위험하지 않음에도 정부가 거대 제약사에 이익을 주는 한편 국민들을 공포에 빠뜨려 통치를 쉽게 하려 한다고 답했다. 94%는 백신이 개발돼도 접종하지 않겠다고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상당수의 ‘안티 마스크’ 지지자들은 방역을 귀찮게 여기는 청소년이나 20대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평균연령은 50세이고 교육 수준도 높은 편이어서 36%는 경영,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다. ‘마스크 거부’ 운동을 페이스북에서 전개한 의사 이브 앙게레 씨가 대표적 예다. 기자는 이날 병원에 다녀온 뒤 오후 9시 이후에 취재용 이동허가증을 지참하고 샹젤리제 등 번화가를 돌아봤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도시에서 17일부터 야간통금(오후 9시∼다음 날 오전 6시)이 실시됐다. 그러나 통금시간에도 거리 벤치에 앉아 수다를 떠는 사람들이 보였다. 2010년부터 ‘공공장소 얼굴은폐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는 탓에 ‘마스크를 쓰면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법률 전문가들이 검증 결과 마스크는 얼굴 전체를 가리지 않아 해당 법 대상이 아니었다. 17일은 프랑스에서 신규 확진자가 3만2427명이나 발생해 역대 최다였던 날이었다. 중환자실 입원 환자도 2000명을 넘어섰다. 프랑스 정부는 국가보건 비상사태를 내년 2월까지로 연장하고 통금령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안티 마스크 운동이 벌어졌던 독일 영국 스페인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마스크조차 ‘쓰기 싫다’며 안티 운동을 하던 사람들은 이제는 이동제한, 모임이 금지되는 3월 전면 봉쇄 시기를 다시 겪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요즘 주변 프랑스인들에게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한국 속담을 자주 소개한다. ‘가래’로라도 막으면 다행일 정도로 2차 확산이 거세지고 있다. 전염병 문제를 넘어 객관적 사실보다는 ‘믿고 싶은 것을 믿는’ 행태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돌아보게 한다. 김윤종 파리특파원 zozo@donga.com}
18일(현지 시간) 오후 3시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프랑스대혁명의 상징 ‘마리안’상(像)이 있는 이곳이 수만 명의 인파로 꽉 찼다. 이틀 전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비평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수업 중 보여줬다는 이유로 체첸계 무슬림 난민 압둘라 안조로프(18)에게 목이 잘려 숨진 중학교 역사교사 사뮈엘 파티 씨(47)를 추모하고 테러를 규탄하려는 사람들이었다. 샤를리 에브도를 들고 있던 가브리엘 씨(42)는 “거듭된 테러, 프랑스의 이슬람화가 심각하다. 프랑스가 큰일 날 것 같아 나왔다”고 밝혔다. 40대 여성 아나 씨는 “프랑스에 산다면 무슬림도 프랑스의 가치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면서 공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 라이시테의 역설 “프랑스는 분할될 수 없고, 종교에 의해 통치되지 않는다.” 1958년 개정된 프랑스 헌법 1조는 첫 문장부터 정교(政敎)분리를 적시하고 있다. 이를 ‘라이시테(laicite·세속주의)’라고 한다. 사적 영역에서는 종교 자유를 보장하나 공적 영역에서는 종교적 색채를 띠는 일을 금한다는 의미다. 이는 1894년 프랑스 내에 거세게 불던 반(反)유대주의로 독일 스파이란 억울한 누명을 쓴 유대계 장교 알프레드 드레퓌스 사건과 관련이 있다. 당시 기독교 대 유대교, 진보 대 보수, 군부 대 시민사회 등의 갈등이 극심해지자 정부는 1905년 아예 법으로 라이시테를 못 박았다. 타인의 종교 자유를 보장하려면 나의 종교적 표현부터 자제해야 한다는 취지다. 즉, 프랑스 사회는 라이시테를 사회통합 수단이자 더 큰 갈등을 방지하기 위한 도구로 여긴다. 이들이 라이시테를 자유 평등 박애와 함께 프랑스 4대 정신으로 여기는 이유다. 반면 무슬림들은 라이시테를 자신의 문화와 종교에 대한 과도한 억압으로 받아들인다. 특히 프랑스에서 태어나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쓰지만 프랑스인과 외모가 다르고 경제 격차도 심한 무슬림 이민자 2, 3세대는 정부가 라이시테를 이유로 엄격히 금하는 공공장소에서의 히잡, 니깝, 부르카 등 이슬람 전통 복장 착용을 ‘분노와 저항의 상징’으로 여긴다. 이들은 정부가 겉으로만 라이시테를 이유로 내세울 뿐 사실상 교묘하게 무슬림을 탄압하는 것 아니냐고 항변한다. 라이시테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커 이를 둘러싼 갈등이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시한폭탄 같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소외된 무슬림의 분노 라이시테는 이슬람뿐 아니라 가톨릭, 개신교, 유대교 등 다른 종교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매년 12월 공공장소에서는 예수 탄생 연극이나 캐럴 합창도 할 수 없어 곳곳에서 적지 않은 분란이 일어난다. 샤를리 에브도 역시 무함마드가 아닌 다른 종교 지도자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 왔다. 왜 무슬림만이 라이시테를 자신에 대한 차별로 여기는 걸까. 이는 프랑스 내 이슬람 인구가 급증한 반면 사회적 지위는 여전히 낮기 때문이라고 르몽드는 분석했다. 프랑스 인구학연구소에 따르면 생드니 등 파리 외곽 무슬림 밀집 지역의 실업률과 빈곤율은 각각 20%, 40%대에 달한다. 프랑스 평균(8∼14%)보다 월등히 높다. 싱크탱크 몽테뉴연구소에 따르면 무슬림의 54%는 자신이 ‘사회에서 겉돌고 있다’고 답했다. 28%는 스스로를 ‘프랑스의 가치관과 대척점에 있다’고 했다. 20대 무슬림 무함마드 씨는 “구직 활동을 할 때 무슬림식 이름이 들리면 면접관 얼굴 표정부터 바뀐다. 실업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는 이런 심리를 악용해 무슬림 청년층을 끌어들인다. 2004∼2017년 프랑스에서 성전(聖戰)을 자처한 범죄를 저질러 유죄 판결을 받은 무슬림 137명을 분석한 결과, 평균 연령이 26세에 불과했다. 이들 모두 프랑스인 평균보다 교육 수준이 낮았고 월소득도 1000유로(약 135만 원) 미만이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7년 프랑스 교도소에 수감 중인 무슬림은 전체 교도소 인구의 25.8%(1만7899명)에 달한다. 2015년 1월 전대미문의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저질러 무려 12명을 사망케 한 쿠아치 형제 역시 이슬람 극단주의에 물들기 전에는 평범한 알제리계 이민 2세대 청년들이었다. 이처럼 일부 극단주의 무슬림의 잇따른 범죄가 프랑스 정부가 라이시테를 더 강화하는 명분으로 작용하고 이것이 무슬림의 분노와 저항을 키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슬람화가 두려운 프랑스 사회 프랑스 내 무슬림 인구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정부는 1872년 인구조사 때부터 특정 신앙과 인종을 밝히는 조사를 금지시켰다. 이 역시 라이시테의 일환이다. 다만 유럽연합(EU) 위원회는 2019년 기준 프랑스 전체 국민의 8.8%를 무슬림으로 추정한다. 미국 조사회사 퓨리서치센터는 2017년 기준 프랑스 내 무슬림 인구를 570만 명으로 추산했다. 1886년 프랑스 내 외국인 수는 전체 인구의 3%에 불과했다. 20세기 들어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정부는 알제리, 모로코 등 과거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무슬림 인구를 대거 데려왔다. 21세기에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2015년 ‘시리아 내전’을 거치면서 중동과 기타 지역에서 온 무슬림 이민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는 30년 후 프랑스 전체 인구의 약 20%가 무슬림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기존 프랑스인들의 불안감과 두려움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 사회에서는 유럽과 아라비아를 합친 ‘유라비아(Eurabia)’란 단어가 심심찮게 유행하고 있다. 한마디로 전 유럽이 아랍화돼 간다는 뜻이다. 이날 레퓌블리크 광장 집회 현장에서 만난 백인계 프랑스인들은 ‘문화전쟁(Civil War)’이란 말도 자주 썼다. 이들은 무슬림 증가로 프랑스 전통 가톨릭과 이슬람 문화 간 갈등이 앞으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여론조사회사 입소스에 따르면 국민의 74%는 “이슬람 문화와 프랑스 가치는 양립할 수 없다”고 답했다. 공영방송 프랑스2 탐사보도 결과 프랑스 곳곳에 여성 출입을 금하는 카페가 생겨나고 있다. 무슬림 인구가 많은 대도시 외곽에 특히 이런 카페가 많다. 시민 줄리아 씨는 “자유와 평등을 중시하는 프랑스에 여성 출입금지 카페라니 수치스럽다”고 규탄했다.○ 양극화 해소·톨레랑스 강화 필수 안타깝게도 양측 갈등이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려워 보인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0일 “파티 씨 테러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프랑스 단체 ‘셰이크 야신’이 연루됐다. 이 단체를 해산시킬 것”이라며 라이시테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또한 고인에게 정부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하기로 했다. 우파 성향 주간지 ‘렉스프레스’ 역시 20일 트위터를 통해 “두려움이 우리를 이기도록 놔둘 수 없다”며 무함마드 풍자 만화를 21일 발행되는 주간지에 싣겠다고 밝혔다. 렉스프레스가 무함마드 만화를 싣는 것은 2006년 이후 14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불필요하게 무슬림을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표현의 자유’는 물론 존중받아야 할 프랑스의 핵심 가치지만 불필요한 도발로 무슬림을 더 자극할지 모른다는 우려다. 여론도 엇갈린다. 지난달 샤를리 에브도가 직접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시민 59%가 “무함마드 풍자 만화를 다시 게재하는 것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29%는 “적절치 못하다”고 했다. 결국 ‘무슬림 테러 증가→무슬림 통제 강화→무슬림 반발→더 큰 테러’란 악순환을 끊으려면 양극화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고 사회 전반의 ‘톨레랑스(tolerance·관용)’ 정신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동전문가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무슬림이 동화될 수 있도록 취업, 복지 지원을 꾸준히 시행하면서 이슬람 혐오나 테러라는 양극단을 줄여가려는 사회적 공감대를 장기간 쌓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권고했다. 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한국에서도 생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빠르면 다음 달 백신 3상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백신 개발비를 지원한 국부펀드 ‘직접투자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19일 온라인 세미나에서 “올해 12월 백신을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중국, 인도, 브라질과 또 다른 1개국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인터뷰에서도 “스푸트니크V의 한국 내 생산에 관한 협상이 최종 단계”라고 했다. 백신 개발 주체인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센터의 데니스 로구노프 부소장은 이날 “빠르면 다음 달 최소 5000명, 최대 1만 명의 3상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올해 8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며 1957년 소련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발사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의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백신 안전성에 꼭 필요한 3상 시험을 거치지 않은 데다 2상 시험조차 선진국 기준에 미달한다는 비판이 속출했다. 일부 서구 의료 전문가들은 ‘맹물보다 못하다’고 혹평했다. 논란이 일자 러시아는 지난달부터 의료진 교사 등 대면 접촉이 많은 공무원들을 상대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당초 수도 모스크바 시민 약 4만 명을 대상으로 3상 시험을 시행하려 했지만 참가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현재까지 첫 접종분을 맞은 사람은 1만6000여 명에 불과하다. 러시아는 백신 안전성이 입증되면 아르헨티나, 페루,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에 우선 수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미국과 영국이 2018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 해킹 사태의 주범으로 러시아 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GRU) 산하 ‘74455’ 부대를 지목했다. 당시 공격으로 개회식 도중 메인 기자회견장에 설치된 방송시스템이 꺼지고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접속장애가 발생했다. CNN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19일 “러시아 군 정보기관 요원이 평창 올림픽 관련 컴퓨터 수천 대의 데이터를 삭제해 작동 불능으로 만들었다. 이들이 ‘올림픽 파괴자(Olympic Destroyer)’란 악성코드로 공격을 가했다”며 “공격 이유는 보복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부대 소속 정보요원 6명을 컴퓨터 사기, 신원 도용, 컴퓨터 손상 등 7개 죄목으로 기소하기로 했다고도 덧붙였다. 2014년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열린 겨울올림픽 당시 러시아 정부는 우수한 성적을 내기 위해 자국 선수들에게 금지 약물을 복용시켰다. 이후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까지 드러나자 2017년 1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 올림픽 출전을 금지시켰다.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미다. 러시아 해커들은 공격 후 중국 및 북한 해커가 한 것처럼 위장하는 치졸한 짓까지 저질렀다. 존 디머스 미 법무차관보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은 심술부리는 아이와 한 국가의 자원이 결합된 사례”라고 질타했다. 미 언론은 이번 기소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다음 달 대선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단속하고 경고를 주려는 차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날 영국 외교부 역시 2016년 우크라이나 전력망이 악성코드 공격을 받아 같은 해 겨울 동유럽 전체의 난방·전력이 마비된 사태, 2017년 5월 프랑스 대선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캠프 및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생한 이메일 해킹 사건 역시 러시아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또 국립 사이버보안센터의 최근 조사를 토대로 러시아가 최근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및 후원자들에게도 가짜 계정과 웹사이트를 만들어 해킹을 준비하는 등 공격을 시도했다”고 폭로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최근 미국을 방문했던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67·사진)가 귀국 후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위반해 구설에 올랐다. 영국은 세계 최대 코로나19 감염국인 미국을 다녀온 사람에게 2주간 자가 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달 15, 16일 이틀간 미 워싱턴을 방문한 블레어 전 총리가 지난달 28일 수도 런던의 한 식당을 찾았다며 식당에서 나오는 그의 사진을 공개했다. 정부 지침대로라면 이달 1일부터 활동이 가능한데 이틀을 앞당긴 셈이다. 블레어 전 총리는 당시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이스라엘,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관계 정상화 협정 체결식에 참석했다. 2007년 퇴임한 그는 이후 영국 정부의 중동 특사 자격으로 중동 문제에 관여해 왔다. 그는 미국 정부에 자가 격리 면제 서한을 요청했으나 현직 공무원이 아니어서 발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블레어 전 총리 측은 “미국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 도착하기 전, 귀국한 직후 세 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항변했다. 양국 정부가 정한 모든 지침을 성실히 이행했다고도 강조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프랑스 정부가 18일 테러 가능성이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자 231명의 추방에 나섰다. 이슬람 단체들의 재정 통제도 강화된다.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16일 목이 잘려 살해당한 교사 사뮈엘 파티 씨(47) 사건 이틀 만에 이슬람 극단 세력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테러 위험인물을 추적해 추방하는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 경찰은 “(231명 가운데) 180명은 현재 수감 중”이라며 “나머지 51명은 빠른 시간 내로 체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재무부는 이슬람 단체의 재정 흐름에 대한 검사와 통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브뤼노 르메르 재무장관은 “암호화폐가 해외로 유통돼 테러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슬람 혐오 반대 단체(CCIF)’, 바라카시티 등 이슬람 극단주의를 부각시키거나 공공의 안녕을 위협하는 이슬람 관련 단체를 해산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난민 심사도 강화된다.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난민 유입이 급증하자 프랑스 당국은 이듬해 신속절차제도를 도입해 심사 기간을 줄여 왔지만 범죄 위험이 높은 난민들이 걸러지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파티 씨를 살해한 압둘라흐 안조로프(18)도 체첸계 무슬림 난민 출신이다. 학교 주변의 치안이나 테러 대비는 물론 교실 내 위협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당국은 파티 씨를 겨냥한 ‘파트와(이슬람 율법해석)’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파됐던 것으로 파악하고 이를 막기 위한 SNS 규제에 나설 것으로도 전해졌다. 18일 파리, 리옹, 니스 등 주요 도시엔 수만 명이 모여 파티 씨 피살과 관련된 규탄시위를 열었다. 파리 도심 레퓌블리크 광장에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 풍자만화가 실린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를 들고 나온 파스칼 씨는 본보에 “교사마저 살해하는 극단성을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 프랑스 대테러검찰청은 파티 씨에게 불만을 품었던 학부모 등 11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특히 안조로프 부친의 이복 여자형제 중 1명이 2014년 시리아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입했던 사실이 드러나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프랑스 정부가 18일 테러 가능성이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자 231명의 추방에 나섰다. 이슬람 단체들의 재정 통제도 강화된다.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16일 목이 잘려 살해당한 교사 사뮈엘 파티 씨(47) 사건 이틀 만에 이슬람 극단 세력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테러 위험인물을 추적해 추방하는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 경찰은 “(231명 가운데) 180명은 현재 수감 중”이라며 “나머지 51명은 빠른 시간 내로 체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재무부는 이슬람 단체의 재정 흐름에 대한 검사와 통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브뤼노 르메르 재무장관은 “암호화폐가 해외로 유통돼 테러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슬람 혐오 반대단체(CCIF)’, 바라카시티 등 이슬람 극단주의를 부각시키거나 공공의 안정을 위협하는 이슬람 관련 단체를 해산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난민 심사도 강화된다.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난민 유입이 급증하자 프랑스 당국은 이듬해 신속절차제도를 도입해 심사 기간을 줄여 왔지만 범죄 위험이 높은 난민들이 걸러지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파티 씨를 살해한 압둘라흐 안조로프(18)도 체첸계 무슬림 난민 출신이다. 학교 주변의 치안이나 테러 대비는 물론 교실 내 위협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당국은 파티 씨를 겨냥한 ‘파트와(이슬람 율법해석)’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파됐던 것으로 파악하고 이를 막기 위한 SNS 규제에 나설 것으로도 전해졌다. 18일 파리, 리옹, 니스 등 주요 도시엔 수만 명이 모여 파티 씨 피살과 관련된 규탄시위를 열었다. 파리 도심 레퓌블리크 광장에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 풍자만화가 실린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를 들고 나온 파스칼 씨는 본보에 “교사마저 살해하는 극단성을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 파티 씨는 이달 5일 수업 중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토론하기 위해 해당 만화를 예로 들었다가 결국 목숨을 잃었다. 프랑스 대테러검찰청은 파티 씨에게 불만을 품었던 학부모 등 11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특히 안조로프 부친의 이복 여자형제 중 1명이 2014년 시리아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입했던 사실이 드러나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다. 르몽드는 “안조로프가 파티 씨 신상정보를 알려준 학생들에게 수백 유로를 준 사실이 드러나 학생들 또한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최근 미국을 방문했던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67·사진)가 귀국 후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위반해 구설에 올랐다. 영국은 세계 최대 코로나19 감염국인 미국을 다녀온 사람에게 2주의 자가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달 15, 16일 양일간 미 워싱턴을 방문한 블레어 전 총리가 지난달 28일 수도 런던의 한 식당을 찾았다며 식당에서 나오는 그의 사진을 공개했다. 정부 지침대로라면 이달 1일부터 활동이 가능한데 이틀을 앞당긴 셈이다. 블레어 전 총리는 당시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이스라엘,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관계 정상화 협정 체결식에 참석했다. 2007년 퇴임한 그는 이후 영국 정부의 중동 특사 자격으로 중동 문제에 관여해 왔다. 그는 미국 정부에 자가격리 면제 서한을 요청했으나 현직 공무원이 아니어서 발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블레어 전 총리 측은 “미국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 도착하기 전, 귀국한 직후 세 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항변했다. 양국 정부가 정한 모든 지침을 성실히 이행했다고도 강조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18일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40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에서 첫 코로나19 의심 사례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지 293일 만이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재확산 조짐이 뚜렷한 데다 인구가 밀집한 북반구에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 최악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8일 오후 10시 기준 세계 누적 확진자는 4003만2575명에 달한다. 9월 17일 전 세계 누적 확진자가 3000만 명에 도달한 지 불과 한 달 만이다. 사망자는 111만5619명이다. 국가별로는 미국(834만3244명), 인도(749만4551명), 브라질(522만4362명), 러시아(139만9334명) 순으로 누적 확진자가 많다. 월드오미터 기준 16일 하루 전 세계 확진자는 41만3175명으로 역대 최대이자 40만 명 선을 처음으로 넘겼다. 코로나19 확산이 빨라진 이유로 7, 8월 휴가철에 이동이 증가하면서 감염에 속도가 붙은 데다 경제적 타격을 우려한 각국 정부가 방역 수위를 낮춘 것 등이 꼽힌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는 개인방역에 대한 시민 인식 결여에다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유리한 추운 날씨 등 계절적 요인까지 겹쳤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1명이다. 누적 확진자는 2만5199명이 됐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전주영 기자}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장 무섭게 번지고 있는 지역은 유럽이다. 각국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세계 최대 감염국인 미국에서도 이달 들어 신규 확진자가 확연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가을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인구가 많은 북반구에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 증가세가 더 확산되면 20세기 초 스페인 독감의 사례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유럽 재확산 심각…“중환자실 한계” 로이터통신은 “지난 한 주 동안 유럽에서는 하루 평균 14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전 세계 신규 확진자 중 34%가 유럽에서 나온 셈”이라고 분석했다. 상위 1∼3위 감염국인 미국 인도 브라질의 신규 일일 확진자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환자가 유럽에서 발생한다는 의미다. 가장 심각한 국가는 프랑스로 17일에만 3만2427명이 새로 감염돼 일일 신규 확진자 최다를 기록했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체코 벨기에 등에서도 이달 들어 1만 명대의 일일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폴란드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역시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교황청은 17일 프란치스코 교황(84)이 관저로 쓰는 바티칸 내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생활하는 한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남성이 고위험군인 교황에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역시 경호원의 확진으로 격리에 들어갔다. 독일은 16일 하루에 7976명의 확진자가 나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쌀쌀한 가을 날씨, 계절성 독감 유행, 유럽 주요국의 오락가락 방역정책, 코로나19를 심한 독감 정도로 생각하고 방역에 신경 쓰지 않는 대중의 안이한 보건인식 등이 겹쳐진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3, 4월 앞다퉈 강력한 봉쇄에 나섰던 유럽 각국은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6월부터 봉쇄를 해제했다. 지난달부터 재확산 조짐이 뚜렷했는데도 이달 중순에야 재봉쇄 조치를 시행하고 있어 시기를 놓쳤고, 봉쇄 수준도 전보다 약해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이 나온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몇 주 안에 유럽 내 많은 도시의 중환자실이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체코는 의료 붕괴에 대비해 군대를 동원해 임시병원을 프라하 북부에 설치하기로 했다. ○ 美 3차 확산…추수감사절·대선으로 폭증 가능성 누적 확진자가 830만 명이 넘는 미국에서는 16일 7만168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7월 31일 이후 두 달 반 만에 7만 명을 넘었다. 6, 7월에 정점을 찍은 뒤 9월 초순에는 2만 명대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 증가세가 뚜렷하다. 3, 4월의 1차 확산(뉴욕, 뉴저지 등 북동부)과 6, 7월의 2차 확산(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 등 남부)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몬태나, 위스콘신주 등 북서부 지역이 확진자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대도시가 많지 않은 북서부 지역은 보건 인프라가 낙후돼 인명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앞장서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을 낮추고 있는 데다 이달 말 핼러윈 축제, 다음 달 3일 대선, 다음 달 26∼29일 추수감사절 연휴 등 대면 접촉과 이동이 많은 행사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감염자 급증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재선 유세에서도 “야당 민주당이 쓰는 마스크는 늘 너무 크다”며 코로나19 위험을 과소평가했다. 반면 앤서니 파우치 미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15일 CBS에 “추수감사절 가족 모임을 하지 않겠다”며 감염 폭증을 우려했다. 윌리엄 섀프너 밴더빌트대 의대 교수는 “미국이 실질적인 3차 유행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겨울에는 계절성 독감이 유행할 가능성이 높아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나는 교사다(Je suis un enseignant).” 17일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30km 떨어진 콩플랑생토노린의 부아돈 중학교 앞. 건물 정문에는 수백 개의 꽃다발이 놓였고 200여 명의 주민이 눈물을 흘리며 전날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에 희생된 교사 사뮈엘 파티 씨(47·사진)를 추모하고 있었다. 국기를 들고 나타난 주민 뒤랑 씨는 “지난주에도 학교에서 2km 떨어진 곳에서 경찰이 공격당했다. 프랑스 전통 가톨릭과 이슬람 간 ‘문화 전쟁’이 일상화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동료 교사 피조 씨는 기자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수업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손에 ‘나는 교사’란 팻말이 들고 있었다. 파티 씨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수업에서 활용했다는 이유로 체첸계 무슬림 난민 청년 압둘라흐 안조로프(18)에게 목이 잘려 숨졌다. 2015년 같은 이유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사무실을 습격해 12명이 숨진 사건 이후 5년 만에 또다시 종교적 문제로 끔찍한 테러가 발생해 전 유럽이 공포와 충격에 빠졌다. 르몽드 등에 따르면 안조로프는 16일 하교하는 학생들에게 누가 파티 씨인지를 물어 신원을 확인한 후 그를 따라가 살해했다. 범행 직후 트위터에 파티 씨의 머리 사진과 함께 “알라를 받들어 무함마드를 조롱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강아지를 처단했다”는 글을 올렸다. 안조로프는 현장에서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던 중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그는 저항 과정에서 ‘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쳤다. 러시아 모스크바 출신인 그는 유년 시절 난민인 부모와 함께 프랑스로 건너왔다. 체첸에서는 수니파 무슬림이 다수다. 파티 씨는 이달 5일 언론 자유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면서 샤를리 에브도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무함마드 만평을 보여주기 전 무슬림 학생들에게 “불쾌하면 교실을 나가도 된다”고 밝혔다. 무슬림이 무함마드에 관한 어떤 묘사도 불경 및 모욕으로 여긴다는 점을 감안한 배려였다. 그런데도 한 무슬림 여학생이 남아서 수업 모습을 촬영했고 이를 부모에게 알렸다. 이 여학생의 부친은 거세게 항의하며 파티 씨의 해임을 요구했다. 그는 이틀 후 소셜미디어에 파티 씨를 ‘폭력배’라고 지칭하며 신상을 낱낱이 공개했다. 무함마드가 모욕을 당했으니 이슬람 신자라면 학교에 가서 항의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이후 파티 씨를 향한 협박 전화가 빗발쳤다. 안조로프 역시 이를 보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프랑스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정교분리(라이시테) 정책을 시행하는데도 무슬림 인구는 가장 많아 양측의 격렬한 충돌이 사실상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한다. 미 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프랑스의 무슬림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8.8%인 570만 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다. 과거에는 옛 식민지였던 알제리,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출신 무슬림이 대부분이었지만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난민의 유럽 유입이 본격화한 후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난민과 프랑스인의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2017년 집권한 마크롱 대통령은 학교 내 히잡 착용 금지 등 정교분리 정책을 추진하며 이슬람계 국민과 갈등을 빚어 왔다. 이달 2일 “더 강력한 정교분리 정책을 12월 중 내놓겠다”고 선언했고 사건 당일 밤 현장을 찾아 “극단주의에 굴하지 않겠다”며 정교분리 정책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JeSuisSamuel(내가 사뮈엘이다)’는 해시태그와 추모 글이 넘쳐난다. 프랑스 중등교사노조는 17일 “테러에 굴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계속 가르치겠다”고 선언했다. 프랑스 정부는 21일 파티 씨의 장례를 국장(國葬)으로 치른다.콩플랑생토노린=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김예윤 기자}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수업에서 활용했다는 이유로 40대 프랑스 남성 교사가 체첸 출신의 무슬림 난민 청년에게 참수당했다. 2015년 같은 이유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사무실을 습격해 12명이 숨진 사건 이후 5년 만에 또다시 종교를 앞세운 극단주의 테러가 발생해 전 유럽이 공포와 충격에 빠졌다. BBC 등에 따르면 16일 오후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콩플랑 생토노린 도심에서 중등 역사교사 새뮤얼 프티 씨(47)가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흉기로 목이 잘려 살해당했다. 범인 압둘라흐 모조로프(18)는 학교에서부터 프티 씨를 쫓아와 살해했다. 그는 트위터에 프티 씨의 머리 사진과 함께 “알라를 받들어 무함마드를 조롱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강아지를 처단했다”는 글을 올렸다. 모조로프는 현장에서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던 중 경찰 총에 숨졌다. 그는 저항 과정에서 ‘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쳤다. 러시아 모스크바 출신인 그는 유년 시절 난민인 부모와 함께 프랑스로 건너왔다. 체첸인의 대부분은 수니파 무슬림이다. 프티 씨는 이달 5일 언론 자유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면서 샤를리 에브도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무함마드 만평을 보여주기 전 무슬림 학생들에게 “불쾌하면 교실을 나가도 된다”고 밝혔다. 무슬림이 무함마드에 관한 어떤 묘사도 불경 및 모욕으로 여긴다는 점을 감안한 배려였다. 그런데도 한 무슬림 여학생이 남아서 수업 모습을 촬영했고 부모에게 알렸다. 이 여학생의 부친은 거세게 항의하며 프티 씨의 해임을 요구했다. 그는 이틀 후 소셜미디어에 프티씨를 ‘폭력배(voyou)’라고 지칭하며 신상을 낱낱이 공개했다. 무함마드가 모욕을 당했으니 이슬람 신자라면 학교에 가서 항의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이후 프티 씨를 향한 협박 전화가 빗발쳤다. 모조로프 역시 이를 보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조로프는 사건 당일 하교하는 학생들에게 누가 프티 씨인지를 묻는 치밀함까지 선보인 후 그를 따라갔다. 경범죄로 한차례 기소된 것 외에 폭력 전과가 없고 범행 장소에서 약 100㎞ 떨어진 곳에 살았는데도 극단적 범행을 저질렀다. 전문가들은 프랑스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정교분리(라이시테) 정책을 시행하는데도 무슬림 인구는 가장 많아 양측의 격렬한 충돌이 사실상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한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프랑스 무슬림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8.8%인 570만 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다. 과거에는 옛 식민지였던 알제리,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출신 무슬림이 대부분이었지만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난민의 유럽 유입이 본격화한 후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난민과 프랑스인의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프랑스의 전통 가톨릭 문화와 이슬람 문화의 대립으로 인한 ‘문화전쟁’(Civil War)의 일상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017년 집권한 마크롱 대통령은 학교 내 히잡 착용 금지 등 강력한 정교분리 정책을 추진하며 이슬람계 국민과 갈등을 빚어왔다. 그는 올해 12월 정교분리를 더 강화하는 법안을 내놓겠다고 이미 선언한 상태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극단주의에 굴하지 않겠다. 우리 모두 연대해 단결해야 한다”며 이번 테러에도 정교분리 정책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일반적으로 용의자의 이름을 알리지 않는 프랑스 경찰은 이례적으로 모조로프의 신상을 신속히 공개했다. 프랑스 중등교사노조는 17일 “참수 사건에 굴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계속 가르치겠다”고 선언했다. 프랑스 정부는 21일 파티 씨의 장례를 국장(國葬)으로 치른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나는 교사다(Je suis un enseignant).” 17일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30㎞ 떨어진 콩플랑생토노린의 부아돌르 중학교 앞. 건물 정문에는 수백 개 꽃다발이 놓였고 200여 명의 주민이 눈물을 흘리며 전날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에 희생된 교사 사뮈엘 파티 씨(47)를 추모하고 있었다. 국기를 들고 나타난 주민 뒤헝 씨는 “지난주에도 학교에서 2㎞ 떨어진 곳에서 경찰이 공격당했다. 프랑스 전통 가톨릭과 이슬람 간 ‘문화전쟁’이 일상화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동료 교사 피조 씨는 기자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수업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손에 ‘나는 교사’란 팻말이 들고 있었다. 파티 씨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수업에서 활용했다는 이유로 체첸계 무슬림 난민 청년 압둘라 안조로프(18)에게 목이 잘려 숨졌다. 2015년 같은 이유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사무실을 습격해 12명이 숨진 사건 이후 5년 만에 또다시 종교적 문제로 끔찍한 테러가 발생해 전 유럽이 공포와 충격에 빠졌다. 르몽드 등에 따르면 안조로프는 16일 하교하는 학생들에게 누가 파티 씨인지를 물어 신원을 확인한 후 그를 따라가 살해했다. 범행 직후 트위터에 파티 씨의 머리 사진과 함께 “알라를 받들어 무함마드를 조롱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강아지를 처단했다”는 글을 올렸다. 안조로프는 현장에서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던 중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그는 저항 과정에서 ‘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쳤다. 러시아 모스크바 출신인 그는 유년 시절 난민인 부모와 함께 프랑스로 건너왔다. 체첸에서는 수니파 무슬림이 다수다. 파티 씨는 이달 5일 언론 자유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면서 샤를리 에브도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무함마드 만평을 보여주기 전 무슬림 학생들에게 “불쾌하면 교실을 나가도 된다”고 밝혔다. 무슬림이 무함마드에 관한 어떤 묘사도 불경 및 모욕으로 여긴다는 점을 감안한 배려였다. 그런데도 한 무슬림 여학생이 남아서 수업 모습을 촬영했고 부모에게 알렸다. 이 여학생의 부친은 거세게 항의하며 파티 씨의 해임을 요구했다. 그는 이틀 후 소셜미디어에 파티 씨를 ‘폭력배’라고 지칭하며 신상을 낱낱이 공개했다. 무함마드가 모욕을 당했으니 이슬람 신자라면 학교에 가서 항의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이후 파티 씨를 향한 협박 전화가 빗발쳤다. 안조로프 역시 이를 보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프랑스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정교분리(라이시테) 정책을 시행하는데도 무슬림 인구는 가장 많아 양측의 격렬한 충돌이 사실상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한다. 미 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프랑스 무슬림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8.8%인 570만 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다. 과거에는 옛 식민지였던 알제리,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출신 무슬림이 대부분이었지만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난민의 유럽 유입이 본격화한 후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난민과 프랑스인의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2017년 집권한 마크롱 대통령은 학교 내 히잡 착용 금지 등 정교분리 정책을 추진하며 이슬람계 국민과 갈등을 빚어 왔다. 이달 2일 “더 강력한 정교분리 정책을 12월 중 내놓겠다”고 선언했고 사건 당일 밤 현장을 찾아 “극단주의에 굴하지 않겠다”며 정교분리 정책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JeSuisSamuel’(내가 사뮈엘이다)‘는 해시태그와 추모글이 넘쳐난다. 프랑스 중등교사노조는 17일 “테러에 굴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계속 가르치겠다”고 선언했다. 프랑스 정부는 21일 파티 씨의 장례를 국장(國葬)으로 치른다.콩플랑생토노린=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