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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체조 선수는 다리가 드러나는 ‘레오타드’를 입고 경기를 치렀다. 요즘에는 다리까지 다 덮는 ‘유니타드’가 유행이다. 국제체조연맹에서 유니타드를 허용한 건 종교적인 이유였다. 그러나 최근 유행은 ‘카메라’ 때문이다. 팬이 찍어 올린 사진이나 동영상이 성적 대상물로 둔갑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 독일 체조 대표 사라 포스는 “‘여자 선수 경기복은 우아해 보여야 한다’는 규정은 명백히 성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KK’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사진)이 어린이날 아침 제이컵 디그롬(33·뉴욕 메츠)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2018,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디그롬은 메이저리그(MLB) 현역 최고 오른손 투수로 평가받는 선수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이 5일 오전 8시 45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안방경기에 메츠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다고 2일 발표했다. 김광현이 정규리그 경기에서 메츠를 상대하는 건 이날이 처음이다. 단, 올해 3월 4일 시범경기 때 메츠를 상대로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던 적은 있다. 메츠는 이날 현재 MLB 30개 팀 가운데 득점력(경기당 평균 3.6점)이 가장 떨어지는 팀이다. 그 탓에 디그롬은 5경기에서 평균 7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0.51을 기록하고도 2승(2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양현종(33·텍사스)은 1일 안방경기에서 보스턴을 상대로 3회 구원 등판해 4와 3분의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선발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양현종이 현 MLB 최강인 보스턴 타선을 상대로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양현종을 선발로 기용하는 게 맞는지 그렇다면 첫 등판은 언제가 될지 곧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양현종이 7일 미네소타 방문경기 때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MLB.com은 ‘5월의 대담한(bold) 예상’ 기사를 통해 무릎 수술 이후 재활 중인 최지만(30·탬파베이)이 복귀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칠 거라고 전망했다. 우스개에 가까운 글이지만 이런 기사가 나온다는 건 최지만이 MLB에서 그만큼 지명도가 높다는 방증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삼성이 드디어 ‘새집증후군’을 떨쳐냈다. 2011∼2015년 5년 연속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삼성은 새 안방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문을 연 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이 기간 삼성은 라이온즈파크에서 151승 7무 178패(승률 0.45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 5년간 안방구장 승률이 제일 나쁜 팀이 바로 삼성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정반대다. 삼성은 2일 안방경기에서 LG에 6-4 재역전승을 거두며 라이온즈파크에서 11승 4패(승률 0.733)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들어 현재까지 안방경기 승률이 가장 높은 팀이 바로 삼성이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한 삼성은 KT의 추격을 0.5경기 차로 물리치고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KT도 주말 안방 3연전에서 KIA에 싹쓸이 승리를 거뒀지만 삼성에 밀려 선두 등극에는 실패했다. 최근 일주일 경기를 5승 1패로 마감한 허삼영 삼성 감독은 “한 주 동안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와 집중력 높은 수비를 보여준 모든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며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신 팬 여러분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최대 입장 규모의 30%까지만 관중을 받을 수 있는 라이온즈파크는 1, 2일 모두 만원관중(7033명)을 기록했다. 삼성 팬 이현택 씨(42)는 “야구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응원팀이 이겨야 제 맛이다. 특히 일요일에 이기면 (월요일에 경기가 없어서) 화요일까지 두 배로 기쁘기 마련”이라면서 “이번에는 국가대표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화요일(4일)에도 경기가 없어 세 배로 기쁘다. 아들과 함께 어린이날(5일) 경기를 1위 팀 팬 자격으로 기다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 팬들은 세 배로 기분이 나쁘게 됐다. 역시 만원관중(2364명)이 들어선 사직 안방경기에서 롯데가 한화에 4-5로 역전패하며 최하위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롯데가 최하위를 기록한 건 2019년 시즌 최종일(10월 1일) 이후 578일 만으로 허문회 감독 부임 이후로는 처음이다. 두산은 잠실에서 홈런 3방을 앞세워 SSG를 8-5로 꺾고 LG, SSG와 공동 3위로 올라섰다. 5이닝 4실점(2자책점)을 기록한 유희관(35)은 홈런 3개로만 8점을 뽑아낸 타자들 도움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NC는 창원에서 키움에 5-0 완승을 거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블루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이 돌다리를 두들겨 보고 건너는 쪽을 선택했다. 메이저리그(MLB) 토론토는 류현진을 1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올렸다고 29일 발표했다. 류현진은 26일 탬파베이 방문경기 때 4회 2사 이후 오른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그날 경기가 끝난 뒤 “부상이라고 할 것도 없다. IL에 오를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지만 결국 LA 다저스 시절인 2019년 8월 3일 이후 처음으로 IL에 오르게 됐다. 이번이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11번째 IL 등재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어제(28일) 캐치볼 도중 ‘통증이 남아 있다’고 해 IL에 오르게 됐다”면서 “다음 주 오클랜드 방문경기 때는 등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하성(26·샌디에이고)에게 29일은 숫자 ‘2’의 날이었다. 김하성은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방문경기에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리고 타석에서는 2루타 1개를 포함해 2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양의지(34·NC)가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포수가 됐다. 사이클링 히트는 한 타자가 한 경기에서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남기는 경우를 가리킨다. 프로야구 40년 역사상 사이클링 히트가 나온 건 이번이 28번째다. 포수는 포지션 특성상 발이 느린 선수가 많다. 이 때문에 3루타를 치기가 어려워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기 쉽지 않다. 양의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양의지는 28일 경기 전까지 통산 1289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이 중 3루타는 8개(0.6%)뿐이었다. 29일 대구 방문경기에서는 달랐다. 4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한 양의지는 2회초 첫 타석부터 3루타를 터뜨렸다. 양의지는 삼성 선발 투수 백정현(34)이 던진 시속 133km 속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때리는 타구를 날렸고, 타구 위치 예측에 실패한 삼성 우익수 구자욱(28)이 그라운드 안쪽으로 공을 쫓아가는 사이 3루에 도달했다. 그 다음은 단타였다. 양의지는 바로 다음 타석이었던 4회초 공격 때 선두 타자로 나와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좌전안타를 쳤다. 계속해 5회 2사 1, 2루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서 3점 홈런을 날렸다. 앞선 두 타석에서 속구를 던져 안타를 얻어맞은 백정현은 초구로 시속 112km짜리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으려 했지만 양의지가 때린 공은 왼쪽 담장 바깥으로 날아갔다. 한 번 불이 붙은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양의지는 더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듯 7회 네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때려내며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삼성 세 번째 투수 심창민(28)이 슬라이더를 던지자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타구로 연결한 뒤 여유롭게 2루에 도착해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었다. 지난해 우승팀 NC는 양의지의 활약을 앞세워 삼성에 9-0 완승을 거뒀다. NC는 승률 0.500(11승 11패)을 기록했다. 지난해 준우승팀 두산은 고척 방문경기에서 키움에 15-4 승리를 거두고 11승 11패를 기록했다. 이 경기서 프로 첫 선발로 나선 ‘9억 팔’ 장재영(19)은 3분의 1이닝 동안 5실점하며 프로 데뷔 첫 패를 당했다. LG는 잠실 안방 경기에서 롯데에 3-2 역전승을 거두고 단독 선두(13승 9패)로 올라섰다. 반면 전날까지 LG와 공동 2였던 SSG는 KT에 1-6으로 덜미가 잡혔다. 두 팀은 나란히 12승 10패를 기록하며 공동 3위에 자리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타순이 한바퀴 돌면 김진욱(19·롯데)은 전혀 다른 투수가 된다. 시즌 개막 전 가장 강력한 신인상 라이벌로 손꼽히던 ‘아기 호랑이’ 이의리(19·KIA)가 28일 안방 경기에서 한화를 상대로 삼진 10개를 기록하며 데뷔 첫 승 사냥에 성공하는 모습을 김진욱은 퓨처스리그(2군) 무대에서 지켜봐야 했던 이유다. 이날 현재까지 김진욱을 상대로 경기 첫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OPS(출루율+장타율) 0.267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타율은 0.045(22타수 1안타)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김진욱을 두 번째로 상대하면 OPS가 1.100까지 오른다. 한국 무대를 ‘정복’하고 메이저리그로 건너 간 테임즈(35·현 요미우리)가 NC에서 남긴 통산 OPS가 1.172다. 그 탓에 시즌 김진욱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0.54까지 올랐다. 야구에서는 같은 경기에서 같은 투수를 여러 번 상대하면 적응력이 높아져 타격 기록이 좋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도 김진욱처럼 곧바로 무너지는 건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김진욱을 선발이 아니라 구원으로 쓰는 게 맞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진욱이 지난해 2차 신인지명 때 전체 1순위로 입단하자 왼손 불펜 가뭄을 해소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롯데 팬이 많았다. 그러나 허문회 롯데 감독은 팀과 선수의 미래를 생각하면 김진욱을 선발로 쓰는 게 맞다고 결론을 내린 뒤 시즌 준비 과정부터 선발로 방향을 틀었다. 물론 김진욱은 1군 경기서 아직 13과 3분의 2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다. 시즌이 끝났을 때는 이의리가 아니라 김진욱이 제일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거론될지 모른다. 그런 미래를 현실로 만들려면 일단 ‘구면’도 압도하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프로야구 NC에서 활약했던 테임즈(35·요미우리·사진)의 선수 생명이 위기에 몰렸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는 “테임즈가 오른쪽 아킬레스힘줄 파열 진단을 받았다”고 28일 발표했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요미우리와 2년간 550만 달러(약 62억 원)에 계약한 테임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하다가 27일에야 1군 데뷔전을 치렀다. 1군 합류에 앞서 2군 9경기에서 타율 0.500, 4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은 테임즈는 야쿠르트를 상대로 메이지진구 구장에서 열린 센트럴리그 경기에 요미우리 6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부상이 찾아온 건 3회말 수비 때였다. 담장 부근에 수비 위치를 잡은 테임즈는 야쿠르트 5번 타자 오수나(29)가 때린 짧은 타구를 쫓아 앞으로 달려 나왔다. 공이 바닥에 닿고 튀면서 테임즈도 공을 따라 점프했다. 착지 이후 글러브에 맞고 왼쪽으로 흐른 공을 쫓던 테임즈는 갑자기 오른손으로는 종아리를 잡고 왼손으로 땅을 짚은 채 그라운드에 엎어졌고 결국 들것에 실려 나왔다. 일본 언론은 “아킬레스힘줄 파열은 복귀까지 일반적으로 6∼8개월이 걸린다. 최악의 경우 테임즈는 시즌 아웃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2015년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테임즈는 2014∼2016년 NC에서 통산 타율 0.349, 124홈런, 382타점을 기록한 뒤 메이저리그에 재진출했으며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일본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변은 없었다. 인네흐버르거 엘리자베트(22·헝가리)가 역시 1순위였다. 프로배구 여자부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을 이끌게 된 김형실 감독은 2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비대면으로 열린 2021∼2022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 나와 1순위로 인네흐버르거를 지명했다. 오른쪽 공격수로 뛰는 인네흐버르거는 큰 키(192cm)를 바탕으로 타점 높은 공격을 선보여 대다수 팀이 1순위감으로 평가하던 선수였다. 페퍼저축은행은 공식적으로 선수단을 꾸리기 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부터 참가했기 때문에 인네흐버르거가 이 팀 1호 선수가 된다. 인네흐버르거는 화상 인터뷰를 통해 “1순위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너무 기쁘고 신난다”며 “다음 시즌 팀이 최대한 많이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에 우선 지명권을 준 나머지 6개 팀은 전년도 순위에 따라 차등 확률을 부여해 지명 순서를 결정했다. 추첨 결과 지난 시즌 2위에 이름을 올린 흥국생명이 6순위가 아닌 4순위 지명권을 얻는 행운을 누렸다. 흥국생명은 2015∼2016시즌 GS칼텍스에서 ‘캣벨’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했던 캐서린 벨(28·미국)을 지명했다. 벨은 “예전에는 얌전한 고양이였다면 이제는 경험이 쌓여 사자가 됐다”고 한국 무대 복귀 소감을 전했다. IBK기업은행에서 6순위로 지명을 받은 레베라 레이섬(24·미국)은 “외할머니가 한국분이라 한국 무대에서 뛰고 싶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 가운데는 한국도로공사 켈시(25·미국) 한 명만이 재계약에 성공했다. 켈시는 21만 달러, 나머지 선수는 16만 달러를 새 시즌 연봉으로 받는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박병호(35·사진)에게 벌써 노쇠화가 찾아온 걸까. 프로야구 키움은 “박병호가 허리 근육이 뭉친 상태라 치료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방망이 솜씨도 1군 무대에 어울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박병호는 올 시즌 19경기에 나와 타율 0.200(75타수 16안타), 4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681로 2011년 LG에서 0.552를 기록하다 키움 전신인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뒤 가장 나쁜 성적을 남기고 있다. 최근 10경기만 따졌을 때는 OPS 0.604로 기록이 더욱 내려간다. 사실 박병호는 지난해에도 OPS 0.802에 그치는 부진을 경험했다. 단, 왼쪽 손등이 부러지는 바람에 93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일시적 현상’이라는 평가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올해도 반등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노쇠화 쪽으로 평가가 달라질지 모른다. 특히 박병호가 이번 시즌이 끝나면 2005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프로야구 선수는 보통 FA 계약을 앞두고 성적을 끌어올리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아예 대표적인 경기력 향상 물질(PED) 스테로이드에 빗대 ‘FA로이드’라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다.제일 큰 문제는 박병호가 2스트라이크 이후 참을성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전성기 시절 박병호는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전체 투구 가운데 40% 정도를 기다릴 줄 아는 타자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이 기록이 27.5%로 줄었다. 참을성이 떨어졌다는 건 나쁜 공에 자꾸 방망이를 휘두르게 된다는 뜻이고 자연스레 삼진이 늘어난다. 박병호는 이번 시즌 85타석 중 30.6%에 해당하는 26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 가운데 25개가 헛스윙 삼진이었다. ‘라이언 킹’ 이승엽(45)은 “박병호는 커리어가 끝나면 나보다 더 위대한 타자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추켜세운 적이 있다. 박병호가 이 평가를 현실로 만들려면 선구안을 좀 더 키워 ‘나이는 눈으로 온다’는 속설과 싸워 이길 필요가 있다.한편 박병호가 빠진 키움은 27일 고척 안방경기에서 두산에 5-4 진땀승을 거두며 2연승을 기록했다. LG는 잠실 안방경기에서 롯데를 4-0으로 꺾고 KT에 5-14로 패한 SSG를 0.5경기 차로 앞서며 단독 선두에 올랐다. 삼성은 대구에서 NC에 9-0 완승을 거뒀다. 두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오재일은 시즌 개막 직전 입은 부상 탓에 이날 5번 타자 1루수로 처음 출전해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초등학교(광주 학강초) 때 급식 줄이 너무 길었어요. 그런데 야구부 친구들은 유니폼을 입고 걸어가 줄을 서지 않고 급식을 딱 받는 거예요. ‘아, 야구부에 들어가면 줄을 안 서고 급식을 먹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야구를 시작했어요.” 프로야구 KIA에서 14년 통산 147승 95패 평균자책점 3.83을 남기며 에이스로 활약한 양현종(33)이 초교 5학년 때 처음 야구를 시작한 이유는 이랬다. 이로부터 22년이 지나 양현종은 여느 초특급 호텔이 부럽지 않은 메이저리그(MLB) 선수단 뷔페식당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양현종이 한국 국적 선수로는 25번째로 MLB 무대에 섰다. 양현종은 27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안방경기에서 소속팀 텍사스가 LA 에인절스에 4-7로 끌려가던 3회초 2사 2, 3루 상황에 팀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텍사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건너간 지 188일 만에 맞이한 MLB 데뷔전이었다. 2014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처음 MLB 문을 두드렸을 때부터 따지면 6년 반 가까이 걸려 꿈을 이룬 셈이다. 등번호 36번 유니폼을 입고 나온 양현종은 앤서니 렌던(31)을 상대로 자신의 MLB 데뷔 첫 공을 던졌다. 몸쪽 높은 코스로 날아간 시속 89.6마일(약 144.2km)짜리 속구였다. 5구 승부 끝에 렌던을 2수루 뜬공으로 잡아낸 양현종은 이후 7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하면서 MLB 데뷔 첫 2와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4회초에는 선두 타자 제러드 월시(28)가 때린 직선 타구를 직접 잡아내며 순발력을 자랑하기도 했다.그러나 6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오타니 쇼헤이(27)에게 3루수 앞에 떨어지는 번트 안타를 내준 뒤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음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30)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면서 무사 1, 2루에 몰린 양현종은 다음 타자 렌던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월시에게 워닝 트랙에 떨어지는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MLB 데뷔 후 첫 실점을 기록했다. 7회초에도 선두타자 호세 이글레시아스(31)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1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양현종은 결국 4와 3분의 1이닝 5피안타 2실점 1탈삼진으로 데뷔전을 마쳤다. 양현종은 경기 뒤 “류현진(34·토론토) 형에게 문자 메시지 2개가 왔었다. 콜업 축하하고 잘 던졌다는 내용이었다”며 “안타를 많이 맞기는 했지만 첫 등판치고는 너무 재미있게 잘 던지고 내려온 것 같다. 앞으로도 자주 던져서 팬, 구단, 선수들에게 좋은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스프링캠프 때 커브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오늘은 한 개도 던지지 않았다. 앞으로는 더 많은 구종을 무기로 상대 타자가 더 힘들어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양현종은 이날 속구 32개, 슬라이더 18개, 체인지업 16개 등 총 66개를 던졌고 그중 44개(66.7%)가 스트라이크였다. 한편 홈런 7개로 MLB 홈런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던 오타니는 이 경기에서 에인절스 2번 타자 겸 선발 투수로 출전하면서 1921년 6월 15일 베이브 루스(1895∼1948) 이후 100년 만에 처음으로 홈런 1위 선수가 선발 등판하는 기록을 남겼다. 오타니는 이날 타석에서는 홈런을 추가하는 데 실패했지만 5이닝 4실점 9탈삼진을 기록했다. LA 에이절스가 9-4로 이기면서 오타니는 2018년 5월 21일 이후 첫 승리를 수확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넘는 세월이 흐르면서 ‘코비 농구화’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라이언트가 나이키와 맺은 후원 계약이 18년 만에 끝나가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더 이상 관련 제품을 생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브라이언트의 아내 버네사는 재계약을 촉구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브라이언트는 은퇴 후에도 농구화 로열티로 연간 약 180억 원을 벌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고공비행을 앞두고 있던 ‘블루 몬스터’가 갑작스러운 난기류에 휘말리면서 비상 착륙을 선택했다.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어 보인다. 류현진(34·토론토·사진)은 26일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 탬파베이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4회 2아웃까지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내줬지만 삼진도 5개를 잡았다. 류현진이 이상을 느낀 건 탬파베이 6번 타자 마누엘 마르고트(27)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중전 안타를 맞은 다음이었다. 류현진은 마운드 오른쪽에 쭈그려 앉았다 일어나면서 더그아웃을 향해 사인을 보냈다. 찰리 몬토요 감독이 직접 마운드로 나와 상태를 살폈다. 오른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한 류현진은 결국 공 62개만 던진 상태에서 팀 메이자(29)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메이자가 다음 타자 조이 웬들(31)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류현진은 3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치게 됐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00에서 2.60으로 내려갔다. 류현진은 경기 후 “마르고트에게 초구를 던지는 순간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마운드에서 일찍 내려오기는 했지만 잘한 선택이었다고 본다”며 “간단히 점검했는데 그저 근육이 긴장한 정도다. 내일 다시 점검해 봐야 알겠지만 부상자명단(IL)에 오를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몬토요 감독도 “류현진이 IL에 오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2년 전과 비슷한 것 같다. 빨리 결정해서 투구를 중단했고, 그 덕에 부상이 깊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2019년 4월 9일 세인트루이스 방문경기 때 2회말 투구 도중 사타구니 통증을 호소하면서 자진 강판했던 기억을 떠올린 것. 당시에는 열흘짜리 IL에 올랐지만 12일 만에 다시 마운드로 돌아와 5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한편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안타를 한 개도 치지 못했던 토론토 타선은 5회초 공격 때 1사 1, 3루에서 산티아고 에스피날(27)이 중전 적시타를 쳐 1-0 승리를 거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매디슨 범가너(32·애리조나)가 무피안타 완봉승을 기록했다. 이럴 때는 ‘노히트노런’ 기록이 뒤따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범가너는 생애 첫 노히트노런 기록을 남기지는 못했다. 지난해부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경기시간 단축을 목표로 더블헤더 1, 2차전을 모두 7회까지만 치르기 때문이다. MLB 규정은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려면 최소 9이닝 이상을 소화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범가너는 2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해 안타와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고 7이닝을 던졌다. 애리조나가 7-0 승리를 거두면서 범가너는 완투·완봉승 기록도 남겼다. 이 경기에서 1루를 밟아본 애틀랜타 타자는 유격수 실책으로 세이프 판정을 받은 오지 올비스(21) 한 명뿐이었다. 1990년까지 MLB 사무국은 ‘공식 경기’에서 피안타 없이 완투승을 거둔 선발투수에게는 이닝 수에 관계없이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1991년부터 ‘9이닝 이상 투구’를 조건으로 내걸기 시작했다. 과거 경기에도 새 규정을 적용하면서 일부 경기는 비공식 노히트노런으로 기록이 바뀌기도 했다. MLB에서 7이닝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건 1959년 9월 27일 샘 존스(1925∼1971) 이후 범가너가 처음이다. 한편 ‘투타 겸업’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는 휴스턴과의 방문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시즌 7호 홈런을 터뜨렸다. 전날 휴스턴전에 이은 이틀 연속 홈런이다. 이번 홈런으로 오타니는 J D 마르티네스(보스턴) 등과 함께 MLB 홈런 공동 선두에 올랐다. LA 에인절스가 4-2로 이겼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OK 펀치보다 KO 펀치가 더 세잖아.” 2005년 프로야구 삼성 지휘봉을 잡고 있던 선동열 감독의 말이다. 선 감독은 그해 시즌 초반 신인 투수 오승환(39)을 마무리 투수 권오준(41·은퇴) 앞에 등판하는 셋업맨으로 활용했다. 그러자 언론에서 두 선수 성(姓)에서 따와 ‘OK 펀치’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러나 선 감독은 소방수로 낙점했던 권오준이 몇 차례 구원에 실패하자 7월부터 두 선수 자리를 바꾸기로 했다. 권오준을 셋업맨으로, 오승환을 마무리 투수로 활용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 늘 무표정한 얼굴 때문에 ‘돌부처’로 통하던 오승환은 본격적으로 마무리로 뛰기 시작한 7월 이후 14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총 16세이브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면서 ‘끝판 대장’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어느덧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된 끝판대장은 2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삼성이 3-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KIA 타선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KBO리그 사상 첫 통산 300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한미일 통산으로는 422번째 세이브다. KBO리그 최장인 28경기 연속 세이브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오승환이 쌓아올린 300세이브는 당분간 넘보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통산 2위 손승락(39·은퇴)이 271세이브, 3위 정우람(36·한화)이 183세이브다. 오승환은 KBO리그에서 두산과 한화(각 46세이브)를 상대로 가장 많은 세이브를 남겼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통산 100세이브, 200세이브, 300세이브 상대팀은 전부 KIA였다. 이날 세이브는 오승환이 KIA를 상대로 남긴 통산 44번째 세이브였다. 오승환은 “당분간 오늘 세이브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컨디셔닝 코치님들께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에 도전하고 싶다. 앞으로 후배들이 내 기록을 보며 도전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세이브 기록을 남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LG는 이날 대전 방문경기에서 한화를 8-0으로 물리치고 고척에서 키움에 3-4로 패한 SSG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KT는 수원 안방경기에서 김병희(31)의 끝내기 안타로 롯데에 6-5 승리를 기록했고, NC는 잠실에서 두산에 10-0 완승을 거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사진)가 교통사고 이후 처음으로 자기 모습을 공개했다. 우즈는 24일 본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반려견 ‘벅스’ 옆에서 목발을 짚고 골프장에 서 있는 사진을 올렸다. 얼굴에 수염을 가득 기른 채 한때 절단설이 돌았던 오른쪽 다리에만 캐스트(깁스)를 한 모습이었다. 사고 이후 어느 정도 컨디션을 되찾은 우즈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과 안부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SNS 활동을 이어갔지만 그 전까지 사진을 올린 적은 없었다. 우즈는 사진과 함께 “재활이 아주 순조롭다. 충실한 재활 파트너이자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반려견)와 함께 하는 건 기분 좋은 일”이라고 썼다. 우즈는 2월 24일 오전 7시경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제네시스 GV80을 몰고 가다가 전복 사고를 냈다. 제한속도가 시속 45마일(약 72km)인 도로에서 차를 시속 87마일(약 140km)로 몰다가 나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우즈는 오른쪽 다리 복합 골절 판정을 받았고 수술과 입원 치료를 거친 뒤 지난달 17일 퇴원했다. 이후 플로리다주 주피터아일랜드에 있는 자택에서 재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 삼성화재에서 센터로 뛰었던 박상하(35·195cm·사진)가 학창 시절 14시간 감금 및 폭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사실 무근으로 밝혀졌다. 박상하는 20일 “폭로자를 자처한 김모 씨가 박상하에 의해 14시간 감금 및 폭행 등을 당했다는 의혹 제기가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12일 모두 털어놓았다”며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자기주장과 반대되는 증거가 쏟아지자 결국 거짓말임을 고백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하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대환’의 김익환 변호사는 “김 씨는 박상하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본인이 중학교 시절 당한 학교폭력 피해를 이슈화하기 위해 중학교 동창이자 유명인인 박상하의 이름을 언급한 것일 뿐 박상하에게는 어떠한 폭력도 당한 사실이 없다고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자기 의혹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사실확인서’도 제출했다. 이에 따라 학교 폭력 의혹으로 지난 시즌 도중 은퇴한 박상하가 다시 코트로 돌아올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박상하는 은퇴 신분이라 그를 원하는 팀이 나오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상황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단장과 감독 간 불화설이 터져 나온 프로야구 롯데를 둘러싸고 연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메이저리그(MLB) 프런트 출신인 성민규 롯데 단장(39)과 KBO리그 선수 출신 허문회 롯데 감독(49)의 인식 차이가 소통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는 18일 포수 지시완(개명 전 지성준)의 1군 엔트리 말소를 단행했다. 지시완은 2019년 성 단장이 영입한 선수다. 허 감독이 이번 시즌 1군 엔트리에 포함하고도 선발 출전 기회를 적게 부여했다는 이유로 단장과 감독 사이 알력 다툼의 상징처럼 떠올랐다. 성 단장이 최근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사실상 폐쇄한 뒤 이에 대한 공식 입장 발표를 미루면서 의혹은 커져만 가고 있다. 사실 이번 불화설은 성 단장과 허 감독의 배경을 놓고 보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 성 단장은 ‘단장 야구’로 불릴 만큼 프런트의 입김이 세게 작용하는 MLB 프런트 출신이다. 2006년 KBO리그 KIA에 선수로 입단했지만 그해 말 방출됐고,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가 10여 년의 시간을 보냈다. MLB에서는 단장이 선수단 구성이나 감독의 경기 운용에 관여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반면 허 감독은 KBO리그 선수 출신 지도자다. 1994년 해태에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았던 허 감독은 2003년 은퇴 후 2007년부터 14년가량 국내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왔다. 일본 야구와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받은 KBO리그에서는 상대적으로 감독 본연의 권한을 더 보장해주는 측면이 있다. 지난해부터 두 사람이 파열음을 내 온 원인을 프런트와 감독에 대한 문화적 인식 차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유다. 롯데 측은 불화설을 일축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 감독과 단장의 의견이 몇 차례 맞지 않아 표면으로 드러났던 건 맞다”면서도 “올해 지시완 기용 문제를 놓고는 의견 대립이 없었다. 이번 불화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불화설의 사실 여부를 떠나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을 초래한 데 대해 롯데 지도부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성 단장과 허 감독이 프런트의 역할을 놓고 문화적 인식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핵심은 의견 충돌이 밖으로 드러나게 내버려 둔 것”이라면서 “지도부 사이의 불화로 비칠 수 있는 언행을 조심했어야 한다. 성 단장도 불만이 있다면 트레이드를 단행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단장 고유의 권한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프로다운 모습이다”라고 설명했다.강동웅 leper@donga.com·황규인 기자}
14시간 감금 및 폭행 등 박상하(35·전 삼성화재)의 학교 폭력 의혹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박상하는 동아일보 전화 인터뷰를 통해 “폭로자를 자처한 김모 씨가 자기 의혹 제지가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12일 모두 털어놓았다”며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자기 주장과 반대되는 증거가 쏟아지자 결국 거짓말임을 고백한 것”이라고 20일 밝혔다.박상하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대환’의 김익환 변호사 역시 “김모 씨는 박상하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본인이 중학교 시절 당한 학교폭력 피해를 이슈화시키기 위해 중학교 동창이자 유명인인이 박상하의 이름을 언급한 것일 뿐 박상하에게는 어떠한 폭력을 당한 사실이 없다고 털어 놓았다”고 이날 말했다.김 씨는 자기 의혹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사실확인서’ 역시 제줄한 상태다.이에 따라 박상하가 다시 코트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상하의 사정에 밝은 한 배구인은 “박상하가 학창시절부터 자기와 같이 운동을 했던 모든 후배를 직접 찾아가 ‘혹시 내가 학교폭력을 저지른 적이 있다면 알려달라’고 이야기를 전해 모두 ‘그런 적 없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그러면서 “삼성화재 구단에도 ‘임의탈퇴로 묶어주면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은퇴 처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박상하는 은퇴 신분이라 그를 원하는 팀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부산 최고 중국집은 잔루만루!” 부산에 실제로 이런 상호를 내건 식당이 있는 건 아니다. 프로야구 롯데가 득점 기회를 잡고도 잔루만 차곡차곡 쌓여가는 걸 아쉬워한 팬들이 만든 ‘자학 개그’다. 롯데그룹 로고 때문에 롯데가 잔루가 많다는 의견도 있다. 다이아몬드 모양 안에 필기체로 로마자 L을 써넣은 로고가 야구 기록지에서 쓰는 잔루 기호와 닮았다는 것이다. 롯데는 삼성과 맞붙은 16일 안방경기 때도 1회말 2사 만루에서 1점도 뽑지 못했다. 롯데 팬들 푸념처럼 ‘잔루 만루’로 이닝이 끝났다. 롯데는 이날까지 프로야구 10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세 자릿수(118개) 잔루를 기록했다. 특정 타자만 유독 잔루가 많은 것도 아니다. 안치홍 전준우(이상 15개) 손아섭(14개) 이대호(13개) 정훈(12개) 한동희(11개) 등 롯데 주전급 타자 9명 가운데 6명이 이미 11경기 만에 주자를 10명 이상 남겨둔 채 공수교대를 앞두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와야 했다. 사실 잔루가 많은 게 나쁜 일만은 아니다. 잔루가 많다는 건 출루가 많다는 뜻과 같기 때문이다. 롯데는 팀 출루율 0.401로 10개 구단 가운데 1위다. 게다가 롯데는 득점권 타율(0.310) 1위 팀이기도 하다. 이렇게 주자가 많이 살아 나가고 기회가 오면 잘 치는데 득점이 적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 롯데는 경기당 평균 득점(6.2점)도 1위다. 물론 출루율 순위와 잔루 순위가 반드시 무조건 일치하는 건 아니다. 홈런이나 병살타가 많은 팀은 잔루가 줄어들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누상에 있던 주자 숫자를 줄인다는 점에서는 홈런과 병살타가 똑같다. 1사 1루에서 병살타로 이닝이 끝나면 잔루 숫자는 0이다. 단, 이론과 현실은 다르고 잔루가 쌓이면 쌓일수록 그 팀 응원 팬 스트레스 지수도 점점 올라가는 게 당연하다. 원래 놓친 고기가 더 커 보이고 타석에서 바로 물러난 타자보다 홈으로 생환하지 못한 주자가 더 아까워 보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잔루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잔루가 제일 적은 한화(74개)로 응원팀을 바꾸겠다는 롯데 팬은 단 한 명도 없지 않을까. 한편 롯데는 이날 상대팀 삼성(12개)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잔루 6개를 기록하면서 9-3으로 이겼다. 롯데 김재유는 1-2로 뒤진 7회말 무사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를 날렸다. 롯데는 8회말 1사 1, 2루에서 김준태가 3점 홈런으로 승리를 굳혔다. 7회 마운드에 오른 롯데 김대우(37·사진)는 2009년 데뷔 이후 첫 승을 기록했다. 김대우보다 늦은 나이에 데뷔 첫 승을 기록한 국내 선수는 박찬호(당시 39세) 한 명밖에 없다. 잠실에서는 LG가 두산에 1회말 뽑은 1점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두산은 경기를 내준 것뿐만 아니라 주전 포수 박세혁이 LG 네 번째 투수 김대유가 던진 공에 오른쪽 광대뼈를 맞아 병원에 실려 가는 아찔한 순간까지 경험했다. 박세혁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3연승을 달린 LG는 8승 3패로 단독 선두를 지켰다. SSG와 KIA가 맞붙은 문학에서는 추신수(SSG)가 국내 무대 두 번째 홈런을 쳤지만 경기는 11-6 KIA의 승리로 끝났다. KT는 8회에만 4점을 뽑으면서 키움을 8-4로 꺾었고, NC는 창원에서 한화를 9-1로 물리쳤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출산으로 팀을 떠났던 ‘수비 여왕’ 김해란(37)이 다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는다. ‘배구 여제’ 김연경(33)의 흥국생명 잔류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엄마가 되고 싶다”며 지난해 4월 은퇴를 선언했던 김해란은 “엄마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프로배구 여자부 자유계약선수(FA) 마감일인 15일 코트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앞서 김해란은 김연경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행복하자∼∼언니랑 같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배구계에서는 ‘김해란이 복귀 확정 이후 국가대표 팀에서 10년 넘게 손발을 맞춘 김연경과 함께 뛰자고 설득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김연경은 해외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김해란의 복귀로 국내 잔류 가능성이 ‘제로(0)’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레오(31·전 삼성화재)도 한국 무대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16일 남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참가 신청 마감 결과 레오는 전체 38번째로 참가 신청을 마쳤다. 삼성화재는 이번 시즌을 최하위로 마쳐 1순위로 외국인 선수를 선택할 확률이 높은 상황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영상 확인 결과 기량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외국인 지명 순서를 결정하는) 구슬만 잘 도와준다면 레오와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두 시즌 연속 득점왕에 올랐던 KGC인삼공사 디우프(28)는 트라이아웃 참가 신청을 철회해 다음 시즌 한국에서 볼 수 없게 됐다. 흥국생명 센터 김세영(40)도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한편 배탈 때문에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 정상 출전하지 못했던 우리카드 알렉스(30·포르투갈)는 회복이 많이 된 상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16일 “어제, 오늘 수액만 맞더니 ‘갈비탕이 먹고 싶다’고 해 방으로 보냈다”며 “(최종 5차전이 열리는) 17일 상황을 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현재는 경기 출전에 큰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