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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은 525kV(킬로볼트)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의 공인인증을 완료해 상용화 준비를 마쳤다고 17일 밝혔다. 이로써 LS전선은 지난 1년간 진행된 HVDC 해저 및 지중 케이블의 장기신뢰성 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안정성 및 기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525kV급은 HVDC 케이블 중 최고 전압 제품으로 기술 장벽이 높아 전 세계적으로 LS전선을 포함한 소수 업체만 최근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번 인증으로 LS전선은 유럽과 북미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HVDC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HVDC는 대용량의 전류를 멀리 보낼 수 있어 장거리 송전망을 중심으로 도입 비중이 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전력망은 90% 이상이 교류(AC) 시장으로 구성돼 있으나 국가 간, 대륙 간 장거리 송전망 연결 수요가 늘면서 HVDC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LS전선은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 등 삼성전자 고위 경영진과 회동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13일(현지 시간)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를 찾아 한 부회장과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을 만났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가상현실(VR) 기기 등을 비롯한 혁신 디바이스와 기술 협력 방안을 공유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타는 앞서 11일 ‘메타 커넥트 2022’에서 차세대 VR 헤드셋을 공개했다. 13일 한 부회장과 노 사장,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 등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은 삼성리서치아메리카에서 현지 개발 전문가들과 혁신 기술 현황을 공유하는 ‘테크 포럼’을 열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제품 간 시너지를 높여 고객들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4∼6월)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1위를 수성했다. 특히 D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 점유율이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불황기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고전 속에서 중장기 로드맵을 정비하며 첨단 기술 선점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16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43.4%로 세계 1위를 지켰다.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10∼12월) 41.9%에서 올해 1분기(1∼3월) 42.7%, 2분기 43.4%로 2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그렸다. 2위 SK하이닉스의 2분기 점유율도 28.1%로 1분기(27.1%)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3위 마이크론의 시장 점유율은 23.6%로 1분기(24.8%)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낸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1위를 지켰다. 다만 점유율은 1분기(35.5%)보다 2.2%포인트 하락한 33.3%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해 신설한 자회사 솔리다임을 포함해 점유율 20.4%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서 일본 키옥시아(16.0%)가 3위,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13.0%)이 공동 4위에 올랐다. 하반기(7∼12월) 들어서도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메모리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초격차 유지를 위한 첨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5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에서 내년 업계 최초로 5세대 10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D램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낸드 분야에서도 2024년 9세대 V낸드를 양산하고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밝혔다. 최근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가 올해 200단 이상 V낸드 기술을 공개한 데 대해 맞대응한 것이다. 파운드리 시장에선 대만 TSMC를 추격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메모리 타격으로 3분기(7∼9월) 반도체 실적 1위를 TSMC에 뺏기는 등 고전하고 있지만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를 좁히며 기술 경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3.4%로 1분기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분기 16.3%에서 2분기 16.5%로 0.2%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양 사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37.3%포인트에서 36.9%포인트로 줄었다. 삼성전자는 이달 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로드맵을 반도체 업계 처음으로 공개했다. 2027년까지 최첨단 공정 생산 능력을 올해 대비 3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투자 축소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원자재 부족으로 인한 인프라 투자 지연을 경험한 생산업체들은 선제적인 인프라 투자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했다”며 “내년에도 삼성전자는 다수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카카오 먹통’ 피해 보상은 서비스 이용 요금 지급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는 16일 계열 서비스 중 멜론, 카카오웹툰 등 유료 서비스 위주로 일부 보상안을 발표했다. 멜론은 전체 이용권의 사용 기간을 3일 연장했다. 카카오웹툰도 콘텐츠 대여 기한을 72시간씩 연장했다. 장애 기간 중 이용권 만료 등으로 연장을 받지 못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캐시(사이버머니)로 보상한다. 하지만 무료 서비스인 카카오톡과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등과 일부 유료 가입자를 둔 카카오T 등에 대한 보상 여부를 놓고는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서비스 종류와 약관이 각기 다른 플랫폼에서 동시다발 장애가 일어난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일부 사용자들이 서비스 장애로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며 카카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승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손해의 책임 소재와 피해 규모를 입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법률 전문가 구태언 법무법인 린 테크앤로 부문장은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대부분 무료이고 대체 가능해 손해배상 대상이 되기 어렵다”며 “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가 단순한 생활상의 불편인지, 재산이나 생명에 중대한 손해를 끼친 것인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통신 장애 사례에서도 업체가 약관 규정에 따라 최소한 배상을 지급하면 법원은 이용자의 추가 배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4년 3월 통신 장애 시 대리운전 기사 등 10여 명이 약 5시간 40분간의 통신 장애로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며 8월 SK텔레콤에 1인당 10만∼20만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약관상) 손해배상액 기준이 정해져 있어 통신장애로 인해 실제 발생한 손해를 제한 없이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2018년 KT 아현국사 화재 등에선 통신회사가 이용약관과 무관하게 1인당 최대 120만 원에 이르는 보상액을 지급한 사례도 있다. 정부는 구체적인 보상안과 관련해 향후 사업자들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실장은 “손해배상과 관련해서는 아직 본격적인 논의 단계는 아니지만 사업자분들께서 고민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의 일차적 책임이 있는 SK C&C에 대해 카카오가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카카오가 먼저 이용자에게 보상한 뒤 차후에 SK C&C에 배상금 분담을 요구할 수 있다는 논리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역대 최장 시간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카카오의 이용자 보상 절차와 범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데이터센터 관리 책임을 가진 SK C&C에 대해 구상권이 청구될 것인지 여부도 주목된다. 1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서비스 이용 요금 지급 유무에 따라 보상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는 이날 계열 서비스 중 멜론, 카카오웹툰 등 유료 서비스 위주로 일부 보상안을 발표했다. ‘카카오 유료서비스 이용약관’에 따르면 ‘정전, 정보통신설비의 장애 또는 고장, 이용량 폭주나 통신 두절 등으로 정상적인 서비스 제공에 지장이 있는 경우’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음을 고지하고 있으며 유료 서비스의 형태에 따라 가능한 기본적인 환불 정책도 명시해두고 있다. 서비스가 복구된 이날 기준으로 멜론은 전체 이용권의 사용 기간을 3일 연장했다. 카카오웹툰도 콘텐츠 대여 기한을 72시간씩 연장했다. 장애 기간 중 이용권 만료 등으로 연장을 받지 못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캐시(사이버머니)로 보상한다. 하지만 무료 서비스인 카카오톡과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등과 일부 유료 가입자를 둔 카카오T 등에 대한 보상 여부를 놓고는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서비스 종류와 약관이 각기 다른 플랫폼에서 동시다발 장애가 일어난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일부 사용자들이 서비스 장애로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며 카카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승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손해의 책임 소재와 피해 규모를 입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IT법률 전문가 구태언 법무법인 린 테크앤로 부문장은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대부분 무료이고 대체 가능해 손해배상 대상이 되기 어렵다”며 “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가 단순한 생활상의 불편인지 재산이나 생명에 중대한 손해를 끼친 것인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통신 장애 사례에서도 업체가 약관 규정에 따라 최소한 배상을 지급하면 법원은 이용자의 추가 배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4년 3월 통신 장애 시 대리운전 기사 등 10여 명이 약 5시간 40분간의 통신 장애로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며 8월 SK텔레콤에 1인당 10만~20만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약관상) 손해배상액 기준이 정해져 있어 통신장애로 인해 실제 발생한 손해를 제한 없이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018년 KT 아현국사 화재 등에선 통신회사가 이용약관과 무관하게 1인 당 최대 120만 원에 이르는 보상액을 지급한 사례도 있다. 정부는 구체적인 보상안과 관련해 향후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실장은 “손해배상과 관련해서는 아직 본격적인 논의 단계는 아니지만 사업자 분들께서 고민하시리라 생각한다”며 “방통위에서도 검토 중인데 관계부처, 관계 사업자와 협의해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의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SK C&C에 대해 카카오가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카카오가 먼저 이용자에 보상한 뒤 차후에 SK C&C에 배상금 분담을 요구할 수 있다는 논리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로선 장애 복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과 보상 부분에 대해서는 진척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4~6월)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특히 D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 점유율이 모두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불황기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고전 속에서 중장기 로드맵을 정비하며 첨단 기술 선점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16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43.4%로 세계 1위를 지켰다.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10~12월) 41.9% 이래 2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그렸다. D램 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점유율도 28.1%로 1분기(27.1%)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의 시장점유율은 23.6%로 1분기(24.8%)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1위를 수성했다. 다만 2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은 1분기(35.5%)보다 2.2%포인트 하락한 33.3%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자회사로 편입한 솔리다임을 포함해 점유율 20.4%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서 일본 키옥시아(16.0%)가 3위,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13.0%)이 공동 4위에 올랐다. 하반기(7~12월)에 들어서도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메모리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 유지를 위한 첨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에서 내년 업계 최초로 5세대 10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D램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낸드 분야에서도 2024년 9세대 V낸드를 양산하고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하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최근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가 올해 200단 이상 V낸드 기술을 공개한 데 대해 맞대응한 것이다. 파운드리 시장에선 대만 TSMC 추격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에 비해 파운드리 분야 낙폭이 적었던 탓에 3분기(7~9월) 반도체 실적 1위를 대만 TSMC에 뺏기는 등 고전 중이지만 시장점유율 격차를 좁히며 기술 경쟁에도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3.4%로 1분기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분기 16.3%에서 2분기 16.5%로 0.2%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양 사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37.3%포인트에서 36.9%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중장기 파운드리 선단기술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6월 TSMC보다 먼저 3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간 삼성전자는 이달 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로드맵을 업계 처음으로 공개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대한민국 최초의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이 창사 이래 배출한 모든 탄소량을 ‘0’으로 상쇄하겠다는 ‘올 타임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비전을 선포했다. SK이노베이션은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창립 6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대한석유공사(유공)는 1962년 10월 13일 설립됐다. 이날은 현재 세계 5위권 정제 능력을 보유한 한국 정유업계가 출발한 날이기도 하다. 기념식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을 비롯해 사내외 이해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1980년 선경(SK의 전신)이 유공을 인수한 뒤 고 최종현 SK 선대 회장에 이어 두 번째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던 김항덕 전 부회장도 행사에 참석했다. 조규향 전 사장, 남창우 전 사장 등 유공 시절 CEO들도 기념식을 찾았다. 황두열 전 부회장, 김창근 전 의장, 신헌철 전 부회장, 정철길 전 부회장 등 SK㈜, SK에너지, SK이노베이션 시대를 이끈 전직 경영진도 함께했다. 최 회장은 기념사에서 “(SK이노베이션 60년 역사는) 대한민국의 산업 역사와 완벽히 일치한다”고 소회하며 “앞으로 탄소 문제 측면에서 ‘더 좋은 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유공 시절의 빨간색과 흰색을 넘어 환경을 뜻하는 ‘그린’으로 SK이노베이션의 테마를 잡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선배 경영진들과 구성원들, 그리고 우리와 함께 동행하고 있는 모든 이해관계자들 덕분에 SK이노베이션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며 “동반자로 생각하고 행복을 같이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현 CEO인 김준 부회장은 회사의 새 비전인 ‘올 타임 넷제로’를 선포했다. 청정에너지 공급, 플라스틱 재활용 등 적극적인 탄소 감축 노력을 통해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62년 회사 설립 후 배출해 온 모든 탄소량을 ‘0’으로 상쇄하겠다는 선언이다. 기존 2050년 넷제로 목표를 넘어서는 SK이노베이션의 새로운 목표다. 김 부회장은 “올 타임 넷제로는 앞선 세대의 책임을 실천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에게 지속 가능한 세상을 물려주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현대오일뱅크는 3조 원 이상을 투자한 석유화학 신규 설비인 HPC를 준공하고 미래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12일 밝혔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은 이날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서 권오갑 HD현대 회장,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김교현 롯데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HPC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대산공장 내 66만 m² 부지에 건설된 이 공장은 연간 에틸렌 85만 t, 프로필렌 50만 t을 생산할 수 있다. 권 회장은 준공식에서 “2014년 국내 최초로 정유사와 석유화학사가 합작해 출범한 현대케미칼은 양 사의 원료 및 판매망을 기반으로 상호 시너지를 내며 업계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며 “현대케미칼은 HPC 공장 준공으로 친환경 화학소재 등 미래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종합석유화학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도 “HPC 프로젝트는 이종 산업 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사업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국가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되는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HPC 공장 준공으로 석유화학 공정에서 기존의 파라자일렌 등 방향족 제품군을 넘어 올레핀 분야까지 진출하게 됐다. HPC에는 기존 석유화학 공정의 주 원료인 나프타보다 저렴한 탈황중질유, 부생 가스, 액화석유가스(LPG) 등 정유공정 부산물을 투입할 수 있어 원가 경쟁력도 높다. 현대오일뱅크는 HPC 공장 준공으로 연간 약 115만 t, 약 3조8000억 원 규모의 석유화학제품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공장 건설 기간 동안 연인원 320만 명의 건설인력을 고용했으며 공장 가동에 따라 향후 약 1500명의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12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정례회의에 앞서 위원회를 방문해 이찬희 위원장 및 위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부회장의 복권은 물론 2기 위원회 출범 이후 첫 면담이다. 이날 준감위는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재개 필요성을 비롯한 그룹 쇄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에 앞서 그룹 컨트롤타워 관련 논의 가능성에 대해 “정식으로는 아니겠지만 오늘 이야기는 한번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컨트롤타워를 재개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지만 부정적인 위원들도 있고 삼성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결론이 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에 이뤄질 것으로 유력시되는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와 관련해서는 “오늘 논의 내용엔 없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1시 반경 위원회를 찾아 한 시간가량 면담을 진행한 뒤 떠났다. 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하청업체 노동 인권 보장, 주주 등 삼성 안팎의 이해관계자 가치 향상을 위한 제반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 측은 “이 부회장은 2020년 대국민발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위원회의 활동 방향인 공정하고 투명한 준법경영, ESG 경영에 적극 동참할 것이며 노동인권을 보호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향후 이 부회장과 위원회의 면담은 정례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그간 복권 등 이슈 때문에 정례화가 되지 못했지만 이제 정례화가 될 것”이라며 “매달은 어렵겠지만 정기적인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간담회에서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설치 여부를 비롯한 그룹 쇄신 방안을 논의한다. 이날 간담회 전에 기자와 만난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최근 재계의 관심이 집중돼 온 그룹 컨트롤타워 재개 여부 논의에 대해 “정식으로는 아니겠지만 오늘 이야기는 한번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저는 재개하는 것이 좋다고 보고 있지만 위원들과 삼성 내부에서도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어 결론이 나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11월 1일 삼성 창립기념일 이뤄질 것으로 유력하게 전망되고 있는 회장 승진 여부와 관련해서는 “오늘 논의 내용엔 없다”고 밝혔다. 삼성은 비서실-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미래전략실 등의 명칭으로 중앙 컨트롤타워를 이어오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미래전략실을 폐지하고 사업 부문별 3개의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주력 사업인 반도체 산업의 위기와 배터리 바이오 등 신사업 경쟁, 글로벌 시장 변동성을 맞이하며 그룹을 진두지휘할 컨트롤타워 필요성이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오후 1시 반경 준감위에 참석해 정례회의 시작 전 위원장 및 위원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회사 전반의 지배구조 개선과 하청업체 노동 인권 보장, 주주 등 삼성 안팎 이해관계자 가치 향상을 위한 제반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이 부회장과 준감위의 면담은 정례화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그간 복권 등 이슈 때문에 정례화가 되지 못했지만 이제 정례화가 될 것”이라며 “(부회장이) 바쁘신 만큼 매달 정례회의 때마다는 아니겠지만 정기적인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올해 3월 이찬희 위원장과 공식 첫 미팅을 가졌으며 2020년 10월과 지난해 1월 1기 김지형 위원장 및 위원 간담회를 갖는 등 준감위와 꾸준히 소통을 이어왔다. 지난해 8월에는 1기 故 고계현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 빈소를 직접 조문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습니다. 준법감시위원장과 위원들께서는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하여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고 메시지를 전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이노베이션이 2027년까지 울산콤플렉스(CLX)에 약 5조 원을 투자해 ‘넷제로(Net Zero·탄소 중립)’ 달성을 앞당기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순환경제 구축에 약 1조7000억 원, 설비 전환 및 증설을 통한 친환경 제품 확대에 약 3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에너지 전환 속도에 맞춰 중장기적으로 설비를 변경하고, 그동안 생산해온 석유화학제품은 재활용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울산CLX의 동남쪽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부지에는 터 닦기 작업이 현재 한창이다. 21만5000m²(약 6만5000평) 규모 부지에는 파이프라인이나 저장탱크 같은 정유 및 석유화학 설비 대신 SK지오센트릭의 플라스틱 재활용 신규 공정이 들어서게 된다. 2025년 하반기(7∼12월)부터 인근 지역에서 수집된 페트병과 폐비닐 등이 이곳으로 들어와 열분해유나 재활용 소재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연간 약 25만 t의 폐플라스틱이 새 제품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울산CLX는 단지 내 친환경 설비 신·증설에도 들어간다. 기존에 없던 휘발성유기화합물 처리시설을 신설하거나 단지 전체를 아우르는 환경경영 개선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장기적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들 것을 대비해 기존 석유제품 생산 공정은 화학제품 생산 공정으로 전환해 나간다. 탄소 포집·저장 사업과 고기능성 친환경 화학제품인 넥슬렌, 친환경 항공유 공장 신·증설 등 미래 사업에도 투자할 예정이다. SK 울산CLX는 기존의 동력 보일러 11기 중 9기의 연료를 탄소배출이 많은 벙커C유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교체하면서 지난해까지 누적 14만4000t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남아있는 2기도 2023년까지 LNG 연료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 4만 t의 탄소배출량을 추가로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울산CLX는 밝혔다. 유재영 울산CLX 총괄(SK에너지 부사장)은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에 에너지를 공급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탈(脫)탄소 에너지에 기반한 친환경 소재 및 리사이클 리딩 플랜트로 도약하겠다”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곳 외항 부두에서 연간 9000만 배럴의 석유 제품이 해외로 나갑니다.” 6일 오후 울산 남구 SK 울산콤플렉스(CLX) 단지의 동남쪽 끝 장생포 해안을 따라 대형 선박 세 대가 짙은 구름 아래로 정박해 있었다. 각각 일본과 네덜란드, 방글라데시로 한국산 휘발유와 항공유, 경유를 싣고 출항하는 배들이었다. 부두 안쪽으로는 이곳까지 석유 제품을 흘려보내는 수많은 파이프라인이 얽혀 있었다. 군데군데서 이따금 수증기가 ‘치이익’ 소리를 내며 피어올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연 매출 34조 원 중 70%를 수출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 됐다”며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석유 수출국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산업기지인 울산공업센터(현 울산산업단지)가 올해로 60년을 맞았다. 당시 울산공업센터 내에 국내 첫 정유공장을 준공했던 SK 울산CLX와 SK이노베이션은 창사 60주년을 맞아 6일 울산CLX 현장을 공개하고 향후 성장 계획을 공유했다. 이날 방문한 울산CLX에는 60년 역사를 드러내는 녹슨 저장탱크, 파이프라인과 더불어 최근 현장에 투입된 안전점검용 로봇개 등 최첨단 시스템이 공존하고 있었다. 콤플렉스 전체를 혈관처럼 굽이굽이 통과하는 파이프라인 길이를 다 합치면 울산에서 달까지 왕복 가능한 거리가 된다. 1964년 가동을 시작한 제1정유공장도 내부 개·보수를 꾸준히 진행하며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다. 울산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SK는 울산 지역 화학 산업 내에서 종사자 수의 43.5%, 매출의 57.1%를 차지하고 있다. 공업센터 조성 이후 울산의 수출실적도 급격한 성장세다. 1962년 26만 달러에 그쳤던 울산의 수출액은 지난해 743억 달러로 60년간 약 28만6000배 성장했다. 2011년에는 지방자치단체 처음으로 수출액이 100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유재영 SK 울산CLX 총괄은 “울산CLX의 전체 공장 고용인원이 3000명가량이고 연간 100∼150명을 꾸준히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완 울산시 혁신산업국장은 “울산에서도 젊은층의 산업단지 일자리 회피 현상은 일어나고 있다. 산업 현장의 첨단화, 고도화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이후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3대 주력 산업이 위축되면서 산업도시 울산은 고비를 맞고 있다. 석유화학산업도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탈(脫)탄소 정책이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되면서 변혁기를 맞았다. 지난 60년간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에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이젠 사업모델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를 목표로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 울산CLX는 2050년까지 기존 탄소사업을 그린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넷제로’ 달성 목표를 밝혔다. 특히 블루수소 생산을 위한 탄소포집 기술 역량 고도화와 국내외 탄소수송·저장 기술 실현 및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울산시의 지속적인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계획이다. 저탄소, 무탄소 중심의 미래에너지를 생산해 울산과 함께 지속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역사는 산업도시 울산의 발전사이자 대한민국 경제 성장사”라며 “울산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넷제로 달성을 통해 울산과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울산=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곳 외항부두에서 연간 9000만 배럴의 석유 제품이 해외로 나갑니다.” 6일 오후 울산 남구 SK 울산컴플렉스(CLX) 단지의 동남쪽 끝 장생포해안을 따라 대형 선박 세 대가 짙은 구름 아래로 정박해 있었다. 각각 일본과 네덜란드, 방글라데시로 한국산 휘발유와 항공유, 경유를 싣고 출항하는 배들이었다. 부두 안쪽으로는 이곳까지 석유 제품을 흘려보내는 수많은 파이프라인이 얽혀있었다. 군데군데서 이따금 수증기가 ‘치이익’ 소리를 내며 피어올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연 매출 34조 원 중 70%를 수출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 됐다”며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석유 수출국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산업기지인 울산공업센터(현 울산산업단지)가 올해로 60년을 맞았다. 당시 울산공업센터 내에 국내 첫 정유공장을 준공했던 SK 울산컴플렉스(CLX)와 SK이노베이션은 창사 60주년을 맞아 6일 울산CLX 현장을 공개하고 향후 성장 계획을 공유했다.이날 방문한 울산CLX에는 60년 역사를 드러내는 녹슨 저장탱크, 파이프라인과 더불어 최근 현장에 투입된 안전점검용 로봇개 등 최첨단 시스템이 공존하고 있었다. 컴플렉스 전체를 혈관처럼 굽이굽이 통과하는 파이프라인 길이를 다 합치면 울산에서 달까지 왕복이 가능한 거리가 된다. 1964년 가동을 시작한 제1정유공장도 내부 개보수를 꾸준히 진행하며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다.공업센터 지정 이후 울산의 수출실적은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해 왔다. 1962년 26만 달러에 그쳤던 울산의 수출액은 지난해 743억 달러로 60년간 28.6만 배 성장했다. 2011년에는 지방자치단체 처음으로 수출액이 100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2019년 기준 SK는 울산 지역 화학 산업 내에서 종사자 수의 43.5%, 매출의 57.1%를 차지하고 있다. 이날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유재영 SK 울산CLX 총괄은 “울산CLX의 전체 공장 고용인원이 3000명가량이고 연간 100~150명을 꾸준히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완 울산시 혁신산업국장은 “울산에서도 젊은 층의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은 일어나고 있다. 산업 현장의 첨단화, 고도화를 통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이후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3대 주력 산업이 위축되면서 산업도시 울산도 고비를 맞고 있다. 석유화학산업도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탈(脫)탄소 정책이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 되면서 변혁기를 맞았다. 지난 60년간 화석연료 중심으로 대한민국에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며 경제성장을 이끌었지만 사업모델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자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를 목표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SK 울산CLX는 2050년까지 기존 탄소사업을 그린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넷제로’ 달성 목표를 밝혔다. 특히 블루수소 생산을 위한 탄소포집 기술 역량 고도화와 국내외 탄소수송·저장 기술 실현 및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울산시의 지속적인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계획이다. 울산의 성장과 함께해 온 대표기업으로서 저탄소, 무탄소 중심의 미래에너지를 생산해 울산과 함께 지속성장하겠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역사는 산업도시 울산의 발전사이자 대한민국 경제성장사”라며 “울산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넷제로 달성을 통해 울산과 지속성장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곽도영기자 now@donga.com}
SK하이닉스가 국내 업계 최초로 반도체 생산 공정의 필수 원료인 네온가스 국산화에 성공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네온가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격이 폭등하면서 공급 불안이 이어져 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4월 네온가스 첫 국산화에 성공한 뒤 현재 공정 도입 비중을 40%까지 확대했다고 5일 밝혔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도 안정적으로 네온을 수급 중인 것은 물론이고 비용도 큰 폭으로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2024년까지 네온 국산화 비중을 10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네온은 반도체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가스의 주재료로 공기 중에 0.00182%밖에 존재하지 않는 희귀자원이다. 지금까지 국내 반도체 업계는 네온을 전량 수입해 왔다. 특히 전쟁이 발생한 우크라이나(23.0%·지난해 기준)와 러시아(5.3%)에서의 수입 비중이 높았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네온 가격은 두 나라 간 전쟁 이후 10배나 급등했고, 현재까지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용 가스 제조기업 TEMC, 포스코와 협력해 네온을 국내에서 생산할 방법을 모색해 왔다. 공기 중 네온을 채취하려면 대규모 공기분리장치가 필요해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3사는 기존 설비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네온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국산 네온은 현재 포스코에서 생산된 후 TEMC의 가공을 거쳐 최우선으로 SK하이닉스에 공급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신사업 확대를 위해 사내 독립기업(CIC)을 조직해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첫 CIC로 ‘KooRoo’와 ‘AVEL’ 등 두 곳을 출범시켰다. KooRoo는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사업을 추진한다. 전기 이륜차용 배터리팩을 충전이 아닌 교환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여주는 서비스다. 전용 배터리팩 및 스테이션 개발을 우선 추진하고, 향후 수집된 사용 데이터를 활용해 전기이륜차 생태계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AVEL은 에너지 전력망 통합관리 사업에 나선다.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전력망 통합 관리 사업을 추진한다. 향후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정확히 예측하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 및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CIC는 출범 초기 사내 최고전략책임자(CSO) 산하로 편성돼 철저하게 독립 조직으로 운영된다. 관련 사업부의 전방위적 지원을 받으며 신속하게 사업 운영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된 CIC 리더는 사내외 호칭을 ‘대표’로 사용한다. CIC 대표는 조직 구성, 구성원 선발, 근무시간 및 업무 공간 등 조직 운영 전반을 자율적으로 관리한다. 운영 과정에서도 기존 조직과는 다른 차별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향후 분할 독립할 경우 별도의 파격적인 보상 방안도 적극 고려할 계획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4일 회동했다. 소프트뱅크가 지분 75%를 소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과 삼성전자의 협력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전날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5층 코퍼레이트클럽에서 회의를 겸한 만찬을 진행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과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 등이 동석했다. 손 회장은 삼성과 ARM의 협력 방안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RM 지분 매각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오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범위의 협력 방안을 ARM과 소프트뱅크가 제시하고 삼성전자가 이를 듣는 자리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해외 출장 귀국길에 “(손 회장이) 무슨 제안을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손 회장은 “삼성과 ARM의 전략적 협력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공식화했고, 실제 1일 방한했다. ARM은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각각 75%, 2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두 회사가 상장 전 일부 지분 인수 및 모바일 AP 협력 등을 우선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로서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해 왔지만 향후 성장성이나 수익성을 따져봤을 때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서둘러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물론이고 중국과 미국의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메모리 부문에서 지금과 같은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긴 힘들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 시간) 미국 최대의 메모리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이 1000억 달러(약 141조 원)를 투입해 뉴욕주 북부 클레이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지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마이크론은 한국과 경쟁하기 위해 20여 년 동안 제조비용이 저렴한 해외 생산기지를 찾아왔다. 그러나 지난달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과학법’에 서명하면서 투자 지역을 미국으로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SK이노베이션 창립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역대 SK이노베이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한다. SK이노베이션은 창립기념일인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60주년 행사를 열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행사에는 최 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물론 신헌철 전 SK에너지 부회장, 정철길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 유공과 SK를 거친 전직 CEO 20여 명이 참석한다. 협력사와 사회적기업 대표까지 총 참석자는 300여 명에 이른다. 1962년 대한석유공사로 출발한 SK이노베이션은 1980년 선경(현 SK)에 인수되며 유공으로 사명을 바꿨고, 현재는 SK 주력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1대 CEO는 고 최종현 SK 선대 회장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창사 60주년을 맞아 전현직 경영진을 비롯한 구성원들을 모시고 그간의 노고와 성과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가 2027년 1.4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초미세공정 개발에서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를 열고 자사 파운드리 신기술과 중장기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사와 협력사의 관계자, 파트너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기반으로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4나노 계획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적용한 GAA는 기존의 핀펫(FinFET) 대비 칩 면적을 줄이면서 성능을 높이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6월 세계 최초로 GAA 기반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초미세공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한 TSMC도 이미 2나노에 이어 1.4나노 공정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구체적인 양산 시기는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3나노 양산 시점이 삼성보다 수개월 늦어진 만큼 속도전을 펼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TSMC가 올해 파운드리에 투자하는 금액은 총 440억 달러(약 62조8000억 원)에 이른다. 이 중 80%인 350억 달러(약 49조9000억 원)가 2나노 공정 개발에 들어간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전체 시설투자금액 43조6000억 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장외 신경전에도 불이 붙고 있다. TSMC는 3나노 공정 수율이 80%를 넘어섰다고 대외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TSMC는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절대 내 제품을 만들지는 않는다. 고객은 TSMC에 설계를 빼앗길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메모리 및 시스템반도체 사업과 파운드리 사업을 동시에 하고 있는 삼성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의견이 많다.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도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당초 2025년 목표였던 1.8나노 양산 시점을 올해 들어 2024년 하반기(7∼12월)로 당겼다. 2나노 공정 양산 목표 시점도 2024년 상반기(1∼6월)로 당겨졌다. 인텔은 지난해 9월 미국 애리조나주에 300억 달러 규모 반도체 공장을 착공했다. 지난달에는 오하이오주에 200억 달러를 투입하는 신규 공장 착공식을 치렀다. 삼성의 초미세공정 양산 계획 공개는 고객사들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에서 절대 뒤처질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최첨단 공정 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3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특히 반도체 생산을 위한 클린룸을 먼저 건설한 뒤 향후 시장 수요와 연계한 탄력적인 설비 투자로 생산 능력을 조절한다는 ‘셸 퍼스트(Shell First)’ 전략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파운드리 1라인에 이어 투자할 2라인도 ‘셸 퍼스트’ 전략에 따라 건설할 계획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이날 “고객의 성공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가 2027년 1.4나노미터(㎚ㆍ10억분의 1m) 공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양산 계획을 첫 공개했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3나노 이하 공정 개발에서 대만 TSMC, 인텔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삼성전자는 3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를 열고 파운드리 신기술과 중장기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올해 삼성 파운드리 포럼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ㆍ협력사ㆍ파트너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ㆍGate All Around) 기반 공정 기술 혁신을 지속해 2025년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서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고 2나노 공정 계획을 밝힌 적은 있지만 1.4나노 계획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마찬가지로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한 TSMC도 2나노에 이어 1.4나노 공정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양산 일정은 밝힌 바 없다.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투자를 진행 중인 인텔은 지난달 기술 포럼에서 2024년 1.8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현재 모바일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목표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HPC(고성능 컴퓨팅), 오토모티브(차량용 반도체), 5G, IoT 등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해 2027년까지 모바일을 제외한 제품군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키워 갈 계획이라고 공개했다.반도체 생산능력 면에서는 2027년까지 선단 공정 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3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특히 클린룸을 선제적으로 건설한 뒤 향후 시장 수요와 연계한 탄력적인 설비 투자로 생산 능력을 조절한다는 ‘쉘 퍼스트’ 전략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경기 평택, 화성과 미국 테일러에서 선단 공정 파운드리 제조 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기 화성, 기흥과 미국 오스틴에서는 성숙 공정을 양산하고 있다. 향후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1라인에 이어 투자할 2라인을 ‘쉘 퍼스트’ 전략에 따라 건설할 계획이며 향후 국내외 글로벌 라인 확대 가능성도 드러냈다.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고객의 성공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존재 이유”라며 “삼성전자는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파트너로서 파운드리 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고 말했다.삼성전자는 이날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7일 유럽(독일 뮌헨), 18일 일본(도쿄), 20일 한국(서울)에서 순차적으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9월 무역수지가 5조 원 넘게 적자를 기록하며 무역적자가 6개월째 이어졌다. 6개월 연속 적자를 보인 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은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이다. 올해 연간 무역적자 규모가 500억 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 경제 성장 엔진인 무역이 휘청거리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수출액은 574억6000만 달러(약 83조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고 수입은 612억3000만 달러로 18.6% 늘었다. 수입이 수출보다 큰 폭으로 늘며 무역수지는 37억68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특히 한국 무역을 지탱했던 반도체 수출이 두 달 연속 줄었다. 외화벌이 텃밭이었던 대중국 수출은 4개월 연속 적자를 보이다 지난달 흑자로 돌아섰지만, 작년 동월 대비 수출 감소세는 4개월째 지속됐다. 반도체와 중국 충격으로 전체 수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로 주저앉았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석유, 석탄, 가스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 대비 81.2% 급증했다. 무역적자가 지속되면 외국과 오간 상품, 서비스 거래의 총체적 결과인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불황-中수출 부진… 올 무역적자 역대최대 480억달러 예상 韓, 6개월 연속 무역적자 비상반도체 수출 전년대비 5.7% 감소, 주요 품목 15개중 10개 수출액 뚝대중 수출액은 4개월 연속 감소세… 에너지값 상승-글로벌 침체 악재“내년 상반기까지 적자 지속” 경고… 외환시장 불안-투자 유출 우려국내 무역수지가 6개월 연속 적자를 보인 건 반도체 수출 감소, 중국 수출 부진, 에너지 수입가 폭등 등 3가지 요인이 한꺼번에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전 세계 경기 둔화로 반도체 수요가 줄고 재고가 쌓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다. 대중국 수출은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고 무역수지 적자의 직접적인 원인인 에너지 수입액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이 같은 무역적자 상황이 언제 끝날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은 상승 추세이고, 미국발(發) 금리 인상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경기 침체가 확산돼 수출 환경은 더 열악해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1∼6월)까지 무역적자가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반도체와 중국 수출 부진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 15개 중 반도체 등 10개 품목의 9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디스플레이, 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품목 수출액이 모두 감소했다. 한국의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9월 114억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7% 줄었다. 전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로 지난달 26개월 만에 처음으로 수출액이 감소한 데 이어 2개월째 줄었다. 여기에 한국 반도체 중 주력 품목인 D램과 낸드의 가격이 재고가 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D램 가격은 올해 1분기 3.41달러에서 2분기 3.37달러로 낮아졌고, 3분기와 4분기 각각 2.88달러, 2.5달러로 전망된다.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연속 이어졌던 대중 무역적자는 9월 6억8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중국 경기 둔화로 대중 수출액은 133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5% 줄었다. 대중 수출액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대중국 주요 수출품목인 석유화학(―13.7%), 철강(―13.1%), 일반기계(―33.1%), 반도체(―0.1%) 수출액이 모두 감소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면서 대중 수출 감소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이 주춤하지만 무역적자 최대 원인인 에너지 수입액은 여전히 고공 행진하고 있다. 9월 석유·석탄·가스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179억6000만 달러로 전년(99억1000만 달러) 대비 81.2% 늘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현재 수준의 에너지 가격이 지속되면 무역수지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겨울이 되면 난방을 위해 에너지 수요가 더 늘어나고, 이는 무역적자를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에너지 수입이 늘어날 겨울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까지 무역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과 외국인 투자자 떠나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무역적자가 4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 액수는 국내 무역통계가 작성된 1964년 이후 최대다. 지금까지 무역적자 규모가 가장 컸던 해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으로 206억2000만 달러였다. 당시 전체 무역액 대비 무역적자 비율은 7.4%나 됐다. 올해 이 비율은 3.3%로 1997년(3.0%)을 넘어 26년 만의 최고치가 될 것으로 한경연은 내다봤다. 무역적자는 한국 경제에 이중고를 안길 수 있다. 달러 공급이 줄면서 원-달러 환율이 더 올라가고(원화는 약세), 그로 인해 수입품 가격이 올라 물가를 밀어 올리게 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무역적자로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그들은 국내 투자보다 해외 투자에 눈을 돌릴 것”이라며 “무역적자는 국내적으로 인플레이션, 외부적으로 외국인 투자 감소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