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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대는 정시모집에서 학생부를 반영하지 않고 수능과 실기고사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가장 큰 특징은 ‘전형의 간소화’를 위해 정원 내에서는 100% 일반전형만 실시한다는 것이다. 모든 학생에게 기회를 공평하게 주고, 지원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지원할 수 있다. 고교 내신 성적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수능 성적이 좋은 수험생에게는 특히 유리하다. 수능은 백분위로 반영한다. 영역별 반영 비율은 △인문과학대와 사회과학대(글로벌경영, 군사학과 제외)는 언어 35%+수리 10%+외국어 35%+탐구 20% △글로벌경영학과는 언어 30%+수리 20%+외국어 50% △군사학과는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 각 25% △이공대(나노융합공학과 제외)는 언어 10%+수리 35%+외국어 35%+탐구 20% △나노융합공학과는 수리 40%+외국어 40%+과학탐구 20% △예술대는 언어 40%+외국어 40%+탐구 20%다. 이공대 지원자에게는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 성적의 5%를 가산점으로 준다. 나노융합공학과의 가산점은 수리 ‘가’ 성적의 5%다. 군사학과는 군 장교 관련 직업을 갖는 데 유망하다. 다만 남학생만 지원할 수 있다. 수능 80%+면접 10%+체력고사 10%를 반영한다. 신체검사를 실시하지만 합격, 불합격 자료로만 활용한다. 예술대학 실기학과는 모집단위에 따라 ‘가’군과 ‘다’군에서 분할 모집한다. 디자인학부와 공연예술학부 모델연기전공은 ‘가’군에서 모집한다. 영화영상학과, 공연예술학부 연기전공, 무용예술학과 한국무용전공, 음악학부 관현악전공, 피아노전공, 뮤지컬전공, 재즈전공 등은 ‘다’군에서 선발한다. 단과대학별이나 모집단위별로 수능의 영역별 반영비율이 차이가 많은 만큼 영역별 백분위 점수를 비교해 유리한 곳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연계 수험생 가운데 수리 성적은 잘 나온 반면 언어 점수가 다소 뒤처진 수험생은 나노융합공학과에 지원하면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서경대는 신입생부터 졸업생에 이르기까지 학년에 따라 특화된 취업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학년에게는 진로선택과 자기계발 교과목을 교양 필수로 지정해 전문 상담자의 지도아래 대학생활과 미래의 진로를 설계하도록 하고 있다. 2학년은 드림캠프와 진로결정캠프, 3학년은 드림캠프와 취업역량강화캠프에 참여한다. 4학년은 우량기업 진출반(SKU JUMP)을 통해 입사지원서 클리닉, 유형별 면접, 기업별 인적성검사 등의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다. 또 방학 중 프로그램, 취업스터디 지원, 상시 상담 시스템 등의 활성화를 통해 매년 취업률을 눈에 띄게 끌어올리고 있다. 정시모집 원서는 22∼27일 인터넷으로 접수한다. 자세한 문의는 홈페이지(www1.skuniv.ac.kr/entrance)나 전화(02-940-7114)로 하면 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중앙대는 정시모집에서 ‘가’군 553명, ‘나’군 661명, ‘다’군 70명, ‘나’군의 동일계특별전형 58명 등 총 1342명을 선발한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간호학과를 ‘다’군에서도 분할모집 하는 것. 지난해 국립적십자간호대를 통합해 국내 최대 규모(300명)가 된 간호대학은 ‘가’군 25명(인문 15명, 자연 10명) ‘나’군 35명(인문 20명, 자연 15명) ‘다’군 50명(인문 자연 각 25명)씩 선발한다. 동일계 특별전형의 모집인원도 늘어난다. 지난해까지는 영어영문학과, 유럽문화학부, 아시아문화학부, 영어교육과에서 40명을 선발했지만 2013학년도에는 18명(정치국제학과 4명, 글로벌금융 4명, 국제물류학과 10명)이 추가된다. 학생부 반영과목 수도 축소됐다. 지난해는 반영교과별 상위 5개 과목을 반영했지만 올해는 반영교과별 상위 3개 과목, 즉 최대 12개 과목만 반영된다. ‘가’군은 우선선발(수능 100%)과 일반선발(수능 70%+학생부 30%)로 절반씩 선발한다. ‘나’군과 ‘다’군은 수능 100%를 적용한다.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은 지난해와 같다. 인문계열은 제2외국어와 한문을 사회탐구의 한 과목으로 인정한다. 수리‘가’나 과학탐구 응시자도 인문계 모집단위에 지원할 수 있지만 가산점은 없다. 원서는 22∼27일 인터넷으로만 접수한다. 문의는 홈페이지(admission.cau.ac.kr)나 전화(02-820-6393)로 하면 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동창회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학생들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선생님들이 더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1등을 해야 한다는 각오입니다.” 올해 동아일보 고교평가에서 시도별 1위에 오른 학교의 교장 교감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좌담회에서다. 광주를 제외한 16개 시도의 1등 학교 교장 교감이 한자리에 모여 고교평가가 학교현장에 미친 영향과 1등 비결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일반고에 자신감 줘 교장들은 동아일보가 입시정보업체인 ㈜하늘교육과 함께 2년째 실시한 고교평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돈희 서울 숙명여고 교장(여)은 “학력수준뿐 아니라 교육여건과 평판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굉장히 의미 있다”고 입을 열었다. 임운형 대구 대륜고 교장도 “최근 학교평가가 학력만 중시한다는 비판이 있는데, 동아일보 고교평가는 다른 요소도 고려해 1등의 자부심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평준화 지역에서 일반고가 성공하기가 어려운데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뿌듯해했다. “올해 개교 109년째인데, 1등을 한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비평준화 지역은 좋은 학생이 많아서 평준화 학교가 절대 이길 수 없는 구조였다.”(이창균 전남 영흥고 교장) “평준화 지역 일반고에서는 10∼20%만 공부하고 나머지는 들러리가 되기 십상이다. 학생들도 교사들도 관심이 없지만 이런 분위기를 바꾸려 했다.”(김경희 부산 장안제일고 교장) 참석자들은 고교평가가 학력 외에 교육여건과 평판도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데 큰 의미를 뒀다. 이종혁 인천 명신여고 교장은 “인천에 최근 특목고가 많이 생겼다. 이번 결과를 보고 일부 학교가 어떻게 명신여고가 1위냐며 불평했지만 일반고에 큰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일반고의 열악한 현실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정석화 경기 김포고 교장은 “일반계고는 과학고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다. 학생을 가르치기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김익근 울산 학성고 교장은 “상위권 학생은 특목고나 자율고로 빠지고, 일반고에는 특성화고에 넣었다 떨어진 학생까지 오니 수준 차가 엄청나다”고 했다.○ 교사들의 열정이 비법 1등의 비결은 무엇일까. 손진철 충북 한국교원대부고 교감은 교사의 헌신을, 박영환 충남 천안고 교장은 교사의 열정을 꼽았다. 다른 교장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교사가 바뀌지 않으면 학생과 학교는 절대 변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들 학교의 교사들은 귀찮은 일에도 적극 나선다. 성적별로 학생을 나눠 방과 후에 보충학습을 시키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전북 완산고는 학기 초에 기초학력미달 학생반을 따로 만들어 매일 저녁식사 뒤 교사들이 보충학습을 시켰다. ‘100일 작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기대 교장은 “누가 강제로 시켜 하는 게 아니다. 희망자를 뽑아 영어 수학을 가르친 게 지난해 2위에서 올해 1위로 올라온 비결이다. 지난달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과목별 향상도 100대 학교에도 포함됐다”고 했다. 경북 구미고 교사들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는 항상 학습실에 감독관으로 들어간다. 이양하 교감은 “궁금한 게 있으면 학생들이 언제든 물어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교육감이 학생인권 보장 차원에서 야간 자율학습을 강제로 시키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곳. 그런데도 춘천고 교사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교과부에 창의경영학교, 자율학교, 교과교실제 학교를 신청했다. 현종진 교장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많지만 아이들을 공부시켜야 한다는 목표를 교사들이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선호도 높아져 1등 학교는 인성교육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경남 마산제일고는 졸업생들이 “고등학교 때보다 군생활이 더 편하다”고 할 정도로 생활 지도를 엄격히 한다. 머리 길이는 짧게, 복장은 깔끔하게 하고 휴대전화는 못 가져오게 한다. 박근제 교장은 “학생을 풀어주면 교사는 편하겠지만, 질서가 바로잡혀야 공부도 잘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울산 학성고는 경찰 출신 동문을 1, 2학년의 명예담임으로 지정했다. 문제 학생을 특별지도하고 상담을 하면서 학교폭력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이 있다. 동아일보 고교평가가 학교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고 교장들은 입을 모았다. 오승식 제주 서귀포여고 교장은 “공립인 데다 시골에 있어 선호도가 떨어졌는데, 2년 연속 1위를 하다보니 올해는 상위권 학생의 지원이 엄청 늘었다. 동문회의 재정 지원 규모도 커졌다”고 말했다. 송인옥 세종 성남고 교장은 “교육여건이 어려워 동문회에 장학회 결성을 부탁했는데 잘 안 됐었다. 이번에 1위를 하면서 동문들이 8일에 학교와 장학협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1등 학교들은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재근 대전 보문고 교장은 “2년 연속 1위를 했는데,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하는 자율고에 뒤지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내년에는 신입생 때부터 문과와 이과로 나눠 맞춤형 교육을 하려 한다”고 했다. 역시 대구에서 2년 연속 1위를 기록한 대륜고의 임운형 교장은 “선호도가 높아져 전입생을 받지 못할 정도다. 앞으로도 좋은 학교를 만들 수 있게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최예나·김희균 기자 yena@donga.com}
한국 초중학생의 수학과 과학 실력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임이 다시 확인됐다. 하지만 두 과목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는 적은 편이어서 교육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가 4년마다 실시하는 ‘수학 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비교 연구(TIMSS)’의 2011년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과목별로 1∼3위를 기록했다. 초등학교 4학년은 50개국 가운데 수학 2위(605점), 과학 1위(587점)였다. 중학교 2학년은 42개국 중에서 수학 1위(613점), 과학 3위(560점)를 기록했다. 점수는 평균을 500점, 표준편차를 100점으로 잡아 환산했다. 이번 평가는 전 세계 초중학생 30만 명을 대상으로 했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4335명, 중학교 2학년 5167명(각각 150개교)이 참가했다. 초등학교 4학년은 1995년 TIMSS에 참여한 이래 16년 만에 평가를 받았다. 이번 순위는 1995년과 같다. 중 2는 1995년 이후 매번 참여해 이번이 다섯 번째. 수학은 1995년 3위→1999, 2003, 2007년 2위→2011년 1위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과학은 1994년 4위→1999년 5위→2003년 3위→2007년 4위→2011년 3위로 조금씩 달랐다. 한국 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매우 낮았다. 초4는 수학 0%, 과학 1%만, 중2는 수학 1%, 과학 3%만 기초수준 이상을 못 넘었다. 수월수준 이상 학생의 비율은 국가별 순위에서 1∼3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편이었다. 수학과 과학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가 다른 나라보다 크게 낮은 문제는 이번에도 반복됐다. 흥미도 조사에서 초4는 수학 공부를 좋아한다는 비율이 23%(국제평균 48%), 과학 공부를 좋아한다는 비율이 39%(국제평균 53%)였다. 중2는 수학 8%(국제평균 26%), 과학 11%(국제평균 35%)로 더 떨어졌다. 모두 최하위권이다. 자신감은 더 낮았다. 초4는 수학에 자신 있다는 비율이 11%(국제평균 34%), 과학에 자신 있다는 비율이 15%(국제평균 43%). 중2는 수학 3%(국제평균 14%), 과학 4%(국제평균 20%)로 일본에 이어 가장 낮았다. 중2를 대상으로 수학과 과학의 가치를 물은 설문에서도 ‘가치 있다’는 응답은 국제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수학과 과학에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성적이 높은 양상은 여전했지만 남녀 간 점수 차는 많이 줄었다. 초4의 경우 1995년에 비해 수학은 10점에서 7점, 과학은 13점에서 8점으로 좁혀졌다. 중2는 같은 기간에 수학이 17점에서 6점, 과학이 29점에서 5점으로 더 많이 줄었다. TIMSS 시행 및 분석에 참여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학, 과학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인 현상은 점수가 높은 국가, 동양권 국가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이라며 “스토리텔링, 융합인재교육 등 흥미와 호기심을 높이는 교육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대학들이 수시모집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수험생과 가족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합격생은 축하를 받지만 이 가운데 얼마만큼의 학생이 대학을 졸업할 때 밝게 웃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올해 대학 졸업자의 절반은 졸업 후 6개월 안에 변변한 직장을 잡지 못했다. 대학 휴학생 100만 명 시대가 10년 이상 지속되면서 ‘절대로, 휴학하시길’이란 문구를 내건 휴학컨설팅 업체까지 생겼다. 미래의 노동시장 상황이나 자신의 적성에 대한 고민 없이 성적에 맞춰 대학에 가는 우리 사회의 ‘대학 열풍(university fever)’이 만든 슬픈 현실이다. 정부가 고졸 취업 성공시대를 강조하면서 선취업 후진학을 하려는 고교생이 늘어나는 현상은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가 중고교에 진로교육 전담교사를 배치하고 관련 교재를 개발하는 등 진로교육에 투자를 하는 모습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 청소년이 진로를 바르게 선택하는 풍토가 조성되지는 않는다. 국민, 특히 학부모의 의식수준이 직업세계의 변화를 못 따라가는 탓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가지기를 원하는 학부모는 50%가 넘지만 실제로는 70% 이상의 학부모가 교수, 의사, 법조인 등 이른바 ‘사’자 직업을 바랐다. 부모와 자녀의 희망 직업이 일치하는 비율도 22%에 그쳤다. 요즘 특성화고에 가려는 10대는 많아졌지만 전통적인 직업관을 가진 부모의 반대로 진학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부모가 미래의 직업세계를 공부해, 자녀의 적성과 소질을 이해하고 진로를 같이 고민하며 대안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청소년이 진로를 결정할 때 직업세계에 대한 경험은 필수적이다. 1974년 전환학년제를 도입한 아일랜드에서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학생이 원하면 1년 동안 봉사활동과 직업 체험을 한다. 국내에 이를 전면 도입하기에는 제약이 많지만 우리도 청소년 직업 체험 기회를 늘려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올해 개관한 잡월드가 거의 유일하다. 기업이 단기 인턴제도를 활용해 청소년의 직업 체험 기회를 적극 제공해야 한다. 미래의 인재 양성은 기업의 중요한 사회적 책무이기 때문이다. 대학도 아일랜드와 같이 학생에게 학교를 개방하여 전공별 교과과정 체험 기회를 줘야 한다. 독일이나 스위스에서는 인턴 혹은 도제제도를 통해 청소년에게 직업교육을 적극적으로 한다. 여러 연구 결과 이런 나라에서는 기업이 청소년 대상 직업훈련에 쓰는 비용보다 거두는 수익이 많았다. 진로교육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 미래의 직업세계를 이해하고 자녀의 올바른 진로 선택을 돕는 학부모의 의식 전환, 청소년에게 직업 체험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기업의 자세 전환이 있을 때 우리 청소년들이 희망 찬 20대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다.박영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대학수학능력시험이 A형(쉬운 유형)과 B형(현재 수준)으로 바뀌는 내년 대학 입시에서 상위권 대학은 대부분 국어 수학 영어 3과목 중 B형을 2개씩 반영한다. 중상위권 대학은 대부분 국어와 수학에서 A, B형을 모두 허용하는 대신 B형에 5∼30%의 가산점을 준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전국 199개 대학의 2014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10일 발표했다.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은 △인문계는 국어 영어 B형, 수학 A형 △자연계는 수학 영어 B형, 국어 A형을 선택하게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입시안을 발표한 서울대는 두 과목을 B형으로 지정하되, 계열별 교차 지원을 대폭 허용했다. 자연계 응시자는 인문계 전 학과에, 인문계 응시자는 자연계의 건축학과 및 산업공학과에 지원할 수 있다. 이들 대학은 B형에 가산점을 주지 않는다. 중상위권 대학은 예상대로 지원자를 많이 받기 위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인문계열에서 두 가지 유형을 모두 허용한 대학은 국어 135곳, 수학 105곳, 영어 122곳이다. 자연계열에서는 국어 96곳, 수학 115곳, 영어 122곳이다. 그 대신 어려운 B형 응시자에게 국어는 5∼15%, 수학은 10∼20%, 영어는 5∼30%의 가산점을 주는 곳이 많다. 정부는 사교육을 줄이겠다며 수능을 선택형으로 바꿨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많은 대학이 B형을 지정하거나 가산점을 주기 때문에 수험생 대다수가 B형 위주로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A형을 선택하는 학생이 많으면 사교육이 줄어든다는 정부의 기대가 빗나간 셈이다. 대학들이 A형과 B형의 난도를 가늠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산점을 급히 정했기 때문에 입시 결과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내년 대입의 모집인원은 37만9514명이다. 이 가운데 수시의 비율은 66.2%(25만1220명)로 올해보다 1.8%포인트 늘었다. 126개 대학은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4만9188명을 뽑는다. 대교협은 대학별 입시 요강을 20일께 대교협 홈페이지(univ.kcue.or.kr)에 올리고, 설명 책자를 일선 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내년 대학입시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점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선택형으로 바뀌면서 대학이 국어 영어 수학에서 어느 유형을 선택했고, 가산점은 얼마나 주느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10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상위권 수험생은 영어의 경우 B형으로 준비해야 한다. 또 인문계는 국어, 자연계는 수학을 B형으로 골라야 한다.○ 교차지원에 가산점 없어 서울대와 연세대는 국어 수학 영어, 3과목 중에서 B형을 2개 이상 요구한다. 다른 상위권 대학도 마찬가지다. 서울대는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점이 다르다. 수학·영어 B형, 국어 A형 응시자는 인문계 또는 자연계 학과에 모두 지원할 수 있다. 또 국어·영어 B형, 수학 A형 응시자는 인문계 전 학과와 건축학과 및 산업공학과에 지원이 가능하다. 연세대도 국어를 A형, 수학과 영어를 B형으로 고른 자연계 응시자가 인문계 학과에 지원할 수 있다. 상위권 대학이 B형을 의무화하면서 유형 선택에 따른 가산점은 없는 점이 특징. 가산점이 변수가 되는 대학은 A형과 B형을 고르도록 만든 중위권이다. 인문계의 경우 광주대 조선대 춘천교대가 국어 B형에 16∼20%의 높은 가산점을 준다. 자연계에서는 강원대 전남대 한국해양대 한밭대가 수학 B형에 16∼30%를 가산점으로 준다. 영어 B형의 경우 전 계열에 걸쳐 가산점을 16∼30% 주는 대학은 106곳이나 된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을 반영하는 대학은 7개 대학에서 27개 대학으로 늘어난다. 최저학력기준으로 수능 등급 외에 백분위를 쓰는 대학이 늘어난 점도 눈길을 끈다. 백분위 방식은 점수 차를 비교적 세밀하게 보여 주므로 쉬운 영역에서 한두 문제 실수로 최저기준에 미달하는 부담은 줄어든다.○ 공부 부담은 크게 줄지 않을 듯 수능 형태의 변화가 교육 당국의 목표대로 수험생의 학습부담을 줄여 줄지는 확실치 않다. 상위권 대학이 B형을 2과목씩 정하고, 중위권 대학은 B형에 가산점을 주니 수험생은 자신의 수준과 상관없이 일단 B형 위주로 공부할 개연성이 높아졌다. 입시 전문가들도 6월 모의평가 이전까지는 대부분의 수험생이 B형 준비에 매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영어는 대부분의 대학이 B형을 요구하므로 고난도로 준비할 수밖에 없다. 국어와 수학도 계열에 맞춰 한 과목 이상은 B형으로 준비하는 경향이 대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A대 입학처장은 “두 유형이 어느 정도 다른지에 대한 자료가 없어서 대학과 수험생 모두 B형에 의존하는 분위기가 있다”라고 전했다. 상위권 학생이 B형을 선택한다는 전제 아래 가산점 비율을 정했지만 입시 결과가 공정하게 나올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분석. 단 국어와 수학은 동시에 B형을 선택할 수 없어 인문계열은 수학, 자연계열은 국어의 부담이 다소 줄어들 수는 있다. 그만큼 B형 과목과 탐구 영역이 당락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국어와 영어는 문항 수가 현재보다 5개 줄어들지만 시험 시간은 같다. B형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문을 길게 하고,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아질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명찬 종로학원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자연계열의 경우 수시나 정시의 수능 우선 선발전형에서 수학 과학 우수자를 뽑을 개연성이 높다. 수학 과학 학습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라고 조언했다.김희균·최예나 기자 foryou@donga.com}
중앙대와 한국외국어대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폐쇄명령을 받은 ‘1+3 유학과정’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두 대학은 지난달 교과부의 폐쇄 명령에 불구하고 이 과정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9일 교과부에 따르면 두 대학은 ‘1+3 유학과정’의 폐지 방침을 이번 주에 공식 발표한다. 한국외국어대는 박철 총장의 결정으로, 중앙대는 전임 총장인 박범훈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의 권유로 폐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3 유학과정은 국내 대학에서 1년간 영어공부 등 유학을 준비하고, 2학년부터는 국제교류 협정을 맺은 외국 대학에 진학하는 프로그램이다. 2013학년도 기준으로 중앙대와 한국외국어대의 선발 정원이 각각 300명과 240명에 이를 만큼 인기를 끌었다. 교과부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대학이 아닌 사설 유학원이 실질적으로 운영했다. 학생은 대학 간판을 믿고 입학하지만 학교는 명의만 빌려주고, 신입생 모집이나 교육과정 운영은 어학원이 맡는 식이다. 중앙대와 한국외국어대는 둘 다 K사에 운영을 맡겼다. 여기서 나온 연간 수입은 중앙대가 60억 원, 한국외국어대가 47억 원가량으로 이 중 절반을 대학이 가졌다. K사는 외무고시 출신의 전직 외교부 공무원이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과부의 폐쇄 명령은 소급해서 적용하지 않으므로 재학생은 계속 이용할 수 있다. 내년도 신입생을 어떻게 구제하느냐가 관건인 상황이다. 두 대학은 정원의 3분의 1가량을 지난달 수시모집 기간에 선발했다. 교과부에는 해당 학부모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부모 중에 변호사, 법학 교수 등 유력 인사가 많아 소송을 하겠다는 등 항의 수위가 높다. 하지만 선발 학생에 대한 책임은 해당 대학이 져야 한다. 대학이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대와 한국외국어대는 구제 방안을 최대한 빨리 내놓겠다고 하지만 현실적인 대책이 없다. 유학원에서 전적으로 교육을 담당하는 방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중앙대 및 한국외국어대와 교류협력을 맺은 미국 대학과의 연결 고리가 끊어진다.김희균·신진우 기자 foryou@donga.com}
교육이 국민적 관심사이다 보니 교육과학기술부는 자연히 뉴스 메이커다. 중앙부처 가운데 언론에 보도되는 빈도가 눈에 띄게 잦다. 그런데 요즘은 엉뚱한 부분에서 신문 지상에 오르는 일이 많다. 바로 동정란의 인사(人事) 코너다. 동아일보의 경우 공무원 인사는 통상 4급(서기관급) 이상부터 게재한다. 4급이면 중앙부처에서는 과장이나 팀장급, 지방으로 가면 국장급까지 올라가는 중요한 자리다. 올 하반기 들어 동아일보에 실린 교과부의 인사는 15건. 다른 부처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교과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인사이동 공지를 보면 11월 한 달간 무려 27건이다. 거의 매일 인사가 난 셈이다. 지난달부터 예상치 못했던 과장급 인사가 몇 차례 이어지면서 교과부에선 “밤새 안녕”이라는 인사말까지 나올 정도가 됐다. 하반기에 과장이 됐다가 석 달여 만에 물러난 공무원도 있다. 교과부의 여러 부서 중에서도 특히 전문성과 연속성이 필요한 곳으로 꼽히는 부서의 장이 하루아침에 바뀌기도 했다. 이주호 장관의 인사 스타일이다. 이 장관의 이런 인사 스타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는 순환보직 인사를 청산 대상으로 여겼다. 취임 직후부터 교과부의 연공서열을 철저히 깼던 이유다. 행정고시 고참은 줄줄이 옷을 벗거나 외곽 기관으로 밀려 났다. 이 장관이 온 뒤 교과부 국장급의 평균 행정고시 기수는 20회 중반에서 30회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타 부처에 비해 30대 과장 비율이 높고, 차관도 가장 젊다. 자신과 코드가 잘 맞는 공무원은 나이와 기수를 불문하고 발탁 인사를 거듭했다. 승진한 지 얼마 안 돼 또 승진하는 일은 교과부 밖에서도 화제가 됐다. 반대로 장관과 잘 맞지 않는 공무원은 대학으로, 지방으로, 심지어 외국으로 내보내는 인사도 적지 않았다. 이 장관이 독하게 인사권을 휘두른 탓에 교과부에서는 인사가 나면 후문이 무성하다. 예상치 못한 간부급 인사가 나면 어떤 정책을 잘못 추진했느냐는 질문은 나오지 않는다. 보고 중에 어떤 실수를 했는지, 또는 장관의 무슨 주문을 해결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분석이 먼저 나온다. 최근 일련의 인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유능한 인재를 앞세우고, 적재적소로 필요한 사람을 배치하는 일은 중요하다. 수시인사에 따른 긍정적인 변화도 물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대통령 선거가 보름도 남지 않은 시기다. 여야의 대선 후보들이 전면에 등장하고 나면 중앙부처는 5년 간 추진한 정책을 마무리하고, 매끄러운 인수인계를 위해 정리 작업을 하는 게 관례다. 그런 시기에 새로운 보직자를 앉히면 득보다 실이 크다. 쉽게 말해 이 시점에 장관이 교체되면 모양새가 우습지 않을까. 이 장관은 지시한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간부회의 석상에서 “사표 쓰세요”를 외치기로 유명하다. 교과부 공무원 사이에선 ‘사표 쓰란 얘기를 몇 번 들었느냐’는 얘기가 웃지 못할 농담이 된 지 오래다. 수시 인사에 대한 노이로제가 담겨 있다. 대선 후보마다 교육과 과학을 다시 분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교과부 공무원들이 가뜩이나 동요하는 상황이다. 임기 말에 예측 가능성 없는 인사를 자주 하면 오해를 부를 수 있다. ‘나 아직 장관이야’라는 힘자랑으로 읽힐 수도 있다. 다음 정권에서도 장관을 한 번 더 하려는 것 아니냐는 풍문이 도는 까닭을 교과부만, 장관만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김희균 교육복지부 기자 foryou@donga.com}
서울 노원구 상계동 노원고는 모든 교과시간에 책을 읽고 토론하도록 지도한다. 가정 시간에는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라는 책을, 일본어 시간에는 ‘일본어 일기 표현 사전’이라는 책을 읽게 하는 식이다. 책 읽는 재미를 알게 되면서 학생들은 14개의 독서 동아리를 자발적으로 만들었다. 독서와 취미를 연결하는 동아리가 많다. 노원고는 5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학교 독서교육 대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독서 교육과 독서 문화 확산에 기여한 학교와 공무원을 찾아 모범 사례를 널리 알리려고 만든 상이다. 올해는 전국 초중고교에서 독서 활동을 잘하는 우수 학교 24곳과 우수 교직원 및 공무원 30명이 수상했다. 다음은 수상 학교 명단. △초등학교 부산 연산초, 대구 다사초, 인천 경원초, 광주 경양초, 대전 상대초, 울산 범서초, 경기 고색초, 충북 용암초, 충남 명천초, 전북 칠보초, 전남 대서초, 경북 자천초, 경남 안골포초와 김해부곡초, 제주 북촌초 △중학교 서울 백운중, 부산 안락중, 인천 부흥중, 경기 내정중, 강원 속초중, 전남 안산중, 경북 봉화중 △고등학교 서울 노원고, 대구 서부고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중학교 교사인 A 씨는 자녀의 유치원 추첨을 하루 앞둔 4일, 쉬는 시간마다 유치원의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9명을 모집하는 만 4세 반의 지원자는 이날 오후 110명으로 늘었다. 원서 접수 첫날인 1일에만 50명이 넘게 몰렸다. 경쟁률이 12 대 1. 인근 유치원은 약속이나 한 듯 추첨일이 모두 5일이다. 복수지원은 아예 불가능하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대기자로 올린 어린이집 4곳도 좀처럼 순위가 줄지 않았다. A 씨는 “한 달에 130만 원인 육아 도우미 비용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내년에는 반드시 유치원에 보내야 한다. 보육비 지원을 늘리면 뭐하냐? 유치원에 들어갈 수가 없는데…”라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유치원 선발 방식을 개선한다며 선착순 대신에 추첨제를 의무화했다. 이런 조치가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유치원 입학을 더욱 어렵게 하는 부작용을 불렀다. 추첨제의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유치원 입학 대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급 불균형이다. 내년도 유치원에 들어갈 아동은 135만 명, 수용 가능 인원은 70만 명이다. 더 큰 문제는 지역 격차다. 일부 시도는 학령인구가 적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유치원이 많지만 서울과 경기에는 경쟁률이 수십 대 1인 유치원이 수두룩하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A유치원은 1일 추첨에서 경쟁률이 60 대 1을 기록했다. 5일에 추첨하는 서울의 유명 유치원들은 만 4세, 5세 반을 중심으로 경쟁률이 100 대 1에 육박한다. 이런 곳은 대기자도 많아서 학부모가 다른 대안을 찾기 힘들 정도. 상당수 유치원이 추첨 날짜를 담합하고 추첨 장소에 아이를 동반하게 해서 사실상 복수지원을 가로막아 부모들의 원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유치원 입학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되자 일부 시설은 원비를 올리려 한다. 20, 30대 맞벌이 가정이 밀집한 서울 마포구 서초구 양천구의 영어유치원과 놀이학교는 지난해보다 월 평균 10만 원가량 오를 가능성이 높다. 서초구 P영어학교는 월 110만 원인 원비를 내년에는 125만 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경기 고양시 M영어유치원도 월 80만 원에서 95만 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사정이 이러니 요즘 부모들 사이에는 ‘일유 안 되면 영유’라는 말이 유행이다. 일반 유치원 추첨에서 탈락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영어유치원에 보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4일 “추첨 날짜 담합 의혹을 받는 유치원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 의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지난해 세계적 화학기업인 벨기에의 솔베이 본사를 방문했을 때 1911년에 찍은 과학자들의 단체사진을 봤어요.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여러 남성 사이에 퀴리 부인이 홍일점이더군요. 이화에서 한국의 퀴리 부인을 만들어보라는 덕담을 듣고 희망을 다졌죠.” 김선욱 이화여대 총장은 그의 프로필로 추정한 인상과 달랐다. 독일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대한민국 첫 여성 법제처장. 2010년 8월 이화여대 총장으로 취임해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총장실에서 만났을 때 김 총장은 법보다는 글로벌과 과학에 대한 이야기에 몰두했다.○ 세계 속의 이화를 생각하다 김 총장은 ‘Non nobis solum’이라는 라틴어를 좋아한다. ‘우리 자신만의 것이 아닌’이라는 뜻이다. 이화여대의 성과를 한국만이 아닌 세계와 나누어야 한다는 꿈이 녹아 있다. 국내 최고의 여대를 넘어 세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여대가 되겠다는 포부가 드러난다. 이를 위해 김 총장은 전 세계의 여성 인재를 모아 역량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예를 들어 △개발도상국 여성 인재를 선발해 전액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하며 모국에 헌신할 여성 리더로 키우는 이화글로벌파트너십프로그램(EGPP)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여성을 위한 이화-코이카 석사과정 △비정부 공익 부문의 여성 활동가를 대상으로 올해 시작된 이화글로벌임파워먼트프로그램(EGEP)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김 총장은 “지금까지 이화여대는 수많은 남녀 공학과 경쟁하면서 여대이지만 우수한 대학이라는 부분에서 어필했다”면서 “앞으로는 여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우리만의 새로운 것을 만들어갈 때가 됐다. 여성의 관점에서 한국만이 아닌 세계를 위해 역할을 하는 글로벌 여성 교육의 허브가 되려 한다”고 말했다. 재학생의 글로벌 역량을 높이려는 노력도 주목된다. 양적으로 팽창하는 일부 대학의 국제화 전략과 달리 질적으로 수준 높은 글로벌화를 추진하려고 한다. 그는 “현재 64개국, 829개 대학 및 기관과 교류하면서 외국 학생이 우리나라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많이 열어 놓았다”면서 “우리의 글로벌 역량을 키움으로써 유능한 인재가 더이상 해외로 유출되지 않고 국내에서 글로벌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 대학의 미래를 고민하다 김 총장은 최근 미래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진 과학을 키워야 한다는 신념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법대 출신 총장인데 의외라는 말도 종종 듣는다”면서 크게 웃은 후 이화여대는 원래 과학을 중시했던 학교라고 힘주어 말했다. “학교 사료를 보면 전쟁통에 피란을 다니면서도 화로를 돌리며 화학실험을 했던 선배들의 사진이 있습니다. 1950년대부터 자연계 교육을 했고요. 일찍부터 과학 교육을 시작한 만큼 국제화도 다른 대학보다 앞서가고 있습니다.” 그는 과학을 강조한다고 해서 인문학을 소홀히 하지는 않겠다고 설명했다. 또 과학에 대한 투자가 대학의 장기적인 발전에 꼭 필요하다고 했다. 과학 역량을 높여 연구중심대학으로 발전하고 연구비를 많이 유치해 재정자립도를 높이면 이화여대의 교육가치를 실현하는 데 든든한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과학에 대한 투자는 미래를 보고 한다. 성과는 한참 후에 나온다. 내 임기 내에 성과를 거두겠다는 과욕은 물론 없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인문사회 및 과학, 그리고 과학 여러 분야 간의 융합을 위한 여건을 잘 갖췄다. 지금 이공계에 투자하는 돈을 인문사회에 돌린다면 이 분야에서 당장 세계 최고의 대학이 될 정도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이렇게 막대한 돈을 과학에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 김 총장은 “한국의 노벨 과학상 1호를 이화여대 교수나 학생이 이뤄내면 좋겠다. 방향과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자꾸 생긴다”고 말했다. 이 말을 하면서 김 총장은 미소를 지었다. 꿈을 향한 노력만으로도 흐뭇해서일까.○ 레지덴셜 칼리지를 꿈꾸다 이화여대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학과와 커리큘럼을 계속 혁신했다. 11개 단과대학과 15개 대학원을 통해 한국 사회의 여성 리더를 많이 배출했다. 한국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 박사, 의사 변호사 등 여러 분야의 여성 1호는 이화여대 출신이 휩쓸었다. 역대 여성 장관의 절반, 여성 국회의원의 3분의 1이 이화인이다. 최근 국가고시에서도 여풍의 주역이다. 사법시험 행정고시 합격자의 대학별 순위에서 5위 이내를 유지한다. 김 총장은 이런 저력을 바탕으로 남은 임기 동안 학교를 더욱 발전시킬 비전을 제시했다.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기초소양과 인성을 겸비한 전인교육을 통해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이화형 인재’를 키우겠다는 전략. 이를 위해 레지덴셜 칼리지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낮에는 교실로, 밤에는 기숙사로 쓰였던 국내 최초의 기숙학교인 ‘이화학당’의 전통을 살려 신입생 모두가 숙식을 함께하며 리더십 교육을 받게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최대 1800명이 이용할 기숙사를 짓는다. 내년 2학기에 200명이 시범적으로, 2015년부터는 모든 신입생이 합숙교육을 받는다. 이화여대에서는 저학년보다 고학년이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학교가 학생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지지하고, 격려하는 환경이기에 가능하다. 또 예전에는 졸업하면 학교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졸업 후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김 총장은 “졸업 후 최소한 10년 동안은 직접 돌보겠다. 19만 동창이 네트워크를 이어가고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도록 학교가 뒷받침해서 귀중한 동문이 사회에서 잘 활동하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 ‘과학 이화’ ▼여대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인문사회나 어학, 문화예술 분야에 치중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화여대는 달랐다. 설립 초기부터 이공계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전 세계 여대 중 공대를 처음으로 만들었고 국내 여대 가운데 유일하게 공대와 의대를 모두 가진 대학이다. 이화여대의 역사는 여성을 위한 의학과 과학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87년 국내 최초로 여성전용 병원(보구여관)을 설립한 것이 상징적 사건이다. 이화학당 설립자인 메리 스크랜턴 여사는 남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병원에서 한국 여성이 옷을 들추거나 남자 의사와 접촉하지 못해 진료를 못 받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여성 전용 병원을 설립한 이유다. 보구여관은 여성 의학자를 배출하는 교육의 장이 됐다. 이곳에서 일하던 박에스더(본명 김점동)가 미국 볼티모어 여자의대로 유학을 떠나 한국 최초의 여자 의사가 됐다. 1945년에는 3개 단과대 중 하나였던 행림원에 의학과와 약학과를 신설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여성에게 의학 교육과 약학 교육을 시작한 곳이다. 그해 12월에는 서울 동대문에 부속병원을 열어 여성 의학도를 위한 실습환경을 갖췄다. 자연대는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1951년에 수학과 물리학과 화학생물학과를 신설해 전문적인 교육에 시동을 걸었다. 1996년에는 세계 최초로 여성 공대를 설립했고 2008년에는 신공학관을 세워 거대한 첨단연구단지를 구축했다. ‘과학 이화’의 꿈은 지난해와 올해 잇달아 성과를 내면서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세계적 화학그룹인 솔베이와 맺은 산학협력 약정이 대표적이다. 솔베이는 2150만 달러를 투자해 특수화학부문 글로벌 본부 연구개발(R&D)센터를 이대 캠퍼스에 내년에 설립할 예정이다. 다국적기업이 국내 대학에 글로벌 R&D센터를 설립한 첫 사례다. 올해는 쟁쟁한 경쟁 대학을 물리치고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연구단으로 선정됐다. IBS는 기초과학 분야에서 세계 10대 연구기관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정부가 10년간 최대 1000억 원을 지원하는 초대형 국책사업. 이화여대는 세계적인 석학인 게이브리얼 애플리 박사를 영입해 차근차근 준비한 덕분에 주요 사립대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IBS 유치전에서 승리했다. 이화여대는 일찍이 의대와 약대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 의료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다. 2016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최첨단 대형병원을 열 계획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단지에 1000병상 이상의 국제병원을 짓기 위한 준비를 이미 시작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김포국제공항과 근접한 입지를 활용하고 이대목동병원과 협업해 첨단 고급 병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건국대병원은 최근 명의로 소문난 스타 교수 의료진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며 작지만 강한 ‘베스트 5 병원’으로 도약하고 있다. 2005년에 870병상을 갖춘 미래형 첨단 병원으로 신축 개원한 이래 최고 수준의 의료진, 첨단 의료장비, 전문 진료센터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 ○ 건강검진의 명품… 헬스케어센터 건국대병원 헬스케어센터(소장 김진국)에 들어서면 호텔에 온 게 아닌지 갸우뚱하게 된다. 미술관에서나 볼 수 있는 유명 화가의 작품들이 복도에 진열돼 있고, 최고급 호텔 수준의 인테리어가 방문객을 맞는다. 다른 병원의 검진센터와는 시작부터 확연히 다르다. 기존병원이 쓰는 검진센터 대신 헬스케어센터라는 명칭을 쓰는 데도 이유가 있다. 건강검진을 넘어 건강할 때 더 적극적으로 건강을 관리해 건강수명시대를 열어간다는 포부를 반영한 것이다. ‘건강검진의 명품’을 선언하며 2010년에 확장 개소한 건국대병원 헬스케어센터는 전국 유명 병원 검진센터의 벤치마킹 필수 코스가 될 정도로 시설과 서비스가 탁월하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가 실시한 건강검진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서울 주요 종합병원보다 월등히 높은 평균 90점을 얻었다. 헬스케어센터의 서비스를 받고 있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직원 만족도 평가에서도 ‘최고’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검진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최신 장비, 수검자 개인에 맞춰 차별화된 검진 프로그램, 세련된 시설과 고급스러운 서비스가 인상적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스마트 휴(休) 프로그램’이다. 수검자가 건국대병원 VIP 병동이나 고품격 호텔인 더 클래식(The Classic) 500에 묵으면서 휴식과 검진을 동시에 할 수 있다. 흉부 및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머리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및 자기공명혈관촬영(MRA), 전신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과 같은 첨단장비를 사용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사한다. 일정은 1박 2일부터 4박 5일까지 다양하다. VIP 병동은 병실 100개를 만들 수 있는 공간에 29개만 만들어 의료진이 밀착서비스를 제공한다. 충분한 휴식공간과 기도실, 개인별로 원하는 영상물을 골라 볼 수 있는 비주얼센터가 있다. 가벼운 건강검진을 원하는 수검자도 6성급 호텔시설을 자랑하는 더 클래식 500에 머무르면서 스파 등 휴양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검진이 끝나면 전담 간호사가 수검자의 건강 상태를 계속 추적, 관리한다. VIP 수검자에게는 건강상태와 가계질병, 건강이력을 고려한 건강검진이 이루어지고, 검진 이후의 건강관리와 건국대병원이 자랑하는 스타급 의료진과의 진료연계 서비스 등 건강관리에 관한 세심한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제공된다.○ 스타급 명의 연계시스템 건국대병원 헬스케어센터의 또 다른 장점은 건강검진에서 질환이 발견된 수검자를 국내 명의와 직접 연결해 주는 차별적 사후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돼 있다는 것이다. 유방암의 명의로 유명한 양정현 교수(의료원장)를 비롯해, 국내 최초로 심장이식에 성공한 송명근 교수, 선천성심장질환의 서동만 교수, 간 이식의 달인 이건욱 교수, 부인종양분야의 해결사로 불리는 강순범 교수, 치매 분야의 한설희 교수, 폐·호흡기질환의 김원동 교수, 소화기질환의 심찬섭 교수, 대장암의 황대용 교수 등 건국대병원이 영입한 명의들과의 연계 시스템으로 질환의 발견뿐만 아니라 사후 대처에도 빈틈이 없다. 고위험 질환에 대한 위험 소견이 나온 수검자에게는 해당 질환의 최고 명의들이 일정 기간 전담 주치의로 배정돼 전문 상담을 해 준다. 필요한 경우에는 상담 당일에 즉시 진료를 받을 수도 있다. 센터 관계자는 “기본검진부터 생활습관 진단까지 몸에 맞는 검사를 골라 받을 수 있도록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세심하게 설계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10대 암 조기진단을 위한 ‘암 특화 프로그램’, 의심되는 질환만 따로 검사하는 ‘질환별 프로그램’, 예비부부나 청소년 등 나이에 따라 받는 ‘생애주기별 프로그램’ 등이 있다. 흡연이나 음주 같은 생활습관으로 인한 질환만 살펴보는 ‘생활습관별 프로그램’은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에게 유용하다. 전문 코디네이터와의 상담을 통해 나만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도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전통적으로 생명공학 분야에 강했던 건국대는 최근 정보기술(IT)과 신소재, 항공우주 등 첨단 하이테크 공학과 물리학 건축학에도 집중적으로 투자해 우수한 이공계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건국대는 이들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소를 유치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노벨상 수상자 등 세계적인 석학을 교수로 초빙해 강의와 연구를 맡기고 있다. 그 결과 2004년 246억 원에 불과했던 외부 연구비 수주액이 2010년 1000억 원을 넘어섰다. 건국대는 “캠퍼스 내에 반도체 공장에나 있을 법한 클린 룸(clean room)이 네 곳이나 있다. 건국대가 첨단공학 분야에서 얼마나 활발한 성과를 내고 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설이다”고 말했다. 정부의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사업’ 지원을 받는 ‘양자 상 및 소자 전공 인력 양성 및 세계적 선도 연구그룹 구축’ 프로젝트에 따라 건국대는 학부와 대학원 과정에 양자 상 및 소자 전공을 신설했다. 이는 D램 반도체와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대체할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필수적인 분야다. 박배호 물리학과 교수는 “양자역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소자의 개발 방법과 원천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차세대 소자와 신소재 개발을 전담할 핵심 연구 인력을 양성할 수 있게 됐다”며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메모리 분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그동안 대학에 요구해 온 산업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건국대는 태양광 에너지 연구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독일 프라운호퍼 태양에너지 연구소를 유치해 2009년 6월 ‘건국대-프라운호퍼 차세대 태양전지연구소’를 설립했다. 프라운호퍼가 해외에 공동연구소를 설치한 것은 미국 MIT에 이어 건국대가 두 번째다. 건국대와 프라운호퍼에서 파견된 연구원 80명이 차세대 박막 태양전지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른바 3세대 태양전지가 상용화에 성공하면 건물 외벽이나 창문에 투명한 태양전지를 설치해 빌딩 전체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빌딩 일체형 태양전지(BIPV) 시스템’이 가능해진다. 건국대는 핀란드 VTT연구소(정보통신기술과 전자소재, 바이오, 에너지 등을 연구하는 국립 기술연구기관)와 공동으로 차세대 인쇄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2008년 설립된 건국대-핀란드 VTT 공동연구소는 종이처럼 접는 디스플레이와 전자태그 등에 쓰이는 전기소자 인쇄기술을 연구한다. 고성림 연구소장은 “IT강국인 두 국가의 공동연구를 통해 수익성 있는 세계적인 신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건국대는 성신의(誠信義)라는 교시가 말해주듯 진실하고 참된 인성, 성실하고 의리 있는 품행으로 각 분야에서 제 역할을 하는 ‘소리 없이 강한’ 인재를 양성해왔다. 송희영 총장도 “인성교육 교양교육 융복합교육을 통해 강한 신념과 성실성, 긍정적인 사고의 소유자가 되도록 교육시키겠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건국대는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다전공과 교양교육의 힘 건국대 학생은 문이과 구분 없이 2, 3개의 전공을 가질 수 있다. 다(多)전공, 부전공, 연계 연합전공 등의 학사제도를 통해 서울캠퍼스 내 14개 단과대학과 75개 학과전공을 자유롭게 이수하며 전공 간 융합을 꾀할 수 있다. 최소전공인정학점제를 도입해 종래의 전과, 편입학 등으로 발생하는 번거로움과 폐단을 덜어줬기 때문이다. 박성열 입학처장은 “학과 계열 간 교류는 수업·동아리·봉사활동으로도 이어져 융복합 창의력을 갖춘 인재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며 “서울 대형 대학 6위의 취업률과 행정고시·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 수 톱10에 오른 것도 그 덕분”이라고 말했다. 건국대가 올해 만든 ‘소통·통섭교육원’은 학제 간 융복합 소양과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학부 교양 교육 전담기구다. 학기마다 교수와 학생을 상대로 시대흐름에 맞는 교양 교과목을 공모한다. 내년 1학기에 신설될 ‘소셜미디어와 소통’ ‘프론티어 창업 솔루션’ ‘소통의 수사학’등이 이렇게 탄생했다. 디지털시대 대학생들에게 부족한 글쓰기 교육도 크게 강화했다. 교양 영어교육도 단순한 회화 중심에서 탈피해 글쓰기와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키우는 교육과정을 도입했다.○ 탄탄한 장학과 취업 지원 건국대는 매년 재학생의 장학금 예산을 증액해 많은 학생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KU 투모로우(Tommorrow) 장학기금’이라는 모금 캠페인을 통해 외부 장학금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장학금 지급액은 247억여 원으로 1만7000여 명이 평균 156만 원을 받았다. 장학금의 중복 수혜를 허용하고 학기마다 성적이 많이 향상된 학생 200명을 선발해 최고 200만 원씩의 장학금을 주는 ‘스텝 업 장학금’도 신설했다. 4년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주고 기숙사와 해외연수 혜택을 주는 우수 신입생의 대상도 대폭 늘렸다. 취업 지원도 강하다. 개인별 맞춤 상담, 취업지원관의 진로상담, 건국엘리트프로그램 등 다양한 취업집중 프로그램과 학과 전공 학문단위별로 이뤄지는 취업률 향상 노력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취업지원팀이 학년별로 각기 다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을 돕는 시스템이 강점이다. 취업우수교육프로그램으로 선정된 ‘건국 엘리트 프로그램’은 높은 대기업 취업률을 이끌며 다른 대학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전공별 취업 프로그램 운영을 적극 권장해 전공적합 맞춤형 인재양성과 취업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 몰입형 외국어 프로그램 인기 건국대는 방학 기간 기숙사 무료 이용과 수업료, 교재비, 식비 등을 전액장학금으로 지원해주는 ‘몰입형 외국어 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재학생 중 120명을 선발해 4주 동안 합숙하며 영어로만 생활한다. 하루 9시간씩 회화와 청취, 독해, 작문 등을 집중 교육한다. 건국대 기숙사인 쿨하우스는 12∼15층 규모의 5개동에 최고의 주거 편의시설을 갖췄다. 수용 규모는 학부과정 한 해 입학정원(3000명)에 해당하는 3070명이다. 이에 따라 건국대는 서울 사립대 중 가장 높은 기숙사 수용률(18.3%)을 자랑한다. 건국대는 51개국 400여 개 대학 및 연구기관과 교류협정을 맺고 다양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한 해 700여 명의 학생을 해외 대학에 파견하고 있다. 국고 지원을 받는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 등으로 해외 파견 프로그램을 대폭 확충한 덕분이다. 건국대를 찾는 외국인 학생도 늘고 있다. 외국인 교환학생은 1학기 230명에서 2학기 307명으로 늘었고 건국대에서 학위를 취득한 외국인 유학생은 올 4월 기준 1400명에 이른다. 복수학위 프로그램 대학은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과 영국 런던 메트로폴리탄대, 프랑스 IESEG대, 중국 난징대 등 11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면서 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활발해졌다. 초중고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의 심의건수는 올 1학기에 1만7097건으로 작년 전체(1만3680건)보다 많았다. 처벌 수위는 강한 편이었다. 학교폭력에 대해 내린 조치는 올 1학기에 3만7083건. 이 중 특별교육 및 심리치료(20.2%), 사회봉사(11.5%), 출석정지(10.7%), 전학(5.2%), 퇴학(0.3%) 같은 중징계가 절반 정도(47.9%)였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제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및 학교폭력 대응 현황을 30일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에 공시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전국 1만1000개 초중고교 가운데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전체 학생의 90% 이상이 참여했으면서 피해 사례가 전혀 없는 ‘클린 학교’는 5곳으로 나왔다. 대구 동덕초(응답률 98.4%), 제주 구엄초(90.8%), 대구 일과학고(97.4%), 충북 보은여고(95.7%), 경북 영양여고(97.3%)다. 중학교의 경우 경남 남해군 창선중이 응답률 95.7%, 피해 사례 1건으로 가장 적었다. 본보가 학교알리미를 통해 전국 중학교 3224곳을 분석한 결과 강원 충남 경기 지역에 피해율이 높은 학교가 많았다. 예를 들어 응답자 중에서 피해 사례가 얼마나 나왔는지 비교했더니 강원 팔렬중(58.5%), 대전 체육중(56.3%)이 가장 많았다. 학교폭력과 관련해 자살이 잇따랐던 대구는 16개 시도 중 유일하게 피해율 20% 이상인 학교가 없는 점이 특이했다. 한편 교과부가 공모한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에서는 25개 학교가 우수상을 받았다. 이 중 대구 달서구의 대서중은 2차 조사에서 피해율이 5.1%로 나왔다. 4월에 공시한 1차 조사에서는 피해율이 11.9%, 특히 일진 인식 비율(64.1%)이 대구에서 가장 높았다. 이 학교 학생은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이 4분의 1, 맞벌이 가정이 절반가량이다. 방과 후에 방치되는 아이들이 적지 않고, 그만큼 학교폭력이 번지기 쉽다는 말이다. 학교 측은 ‘e-10·10(everyday-10·10)’이라는 방법을 만들었다. 등교시간에 생활지도 교사가 ‘즐겁게’ 또는 ‘신나게’라고 외치며 손을 들면 학생들도 따라 외치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식. 수업 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최소한 하루에 10번은 하도록 했다. 어른에게는 우스워 보일지 몰라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자는 취지였다. 곽상순 교감은 “간단해 보이지만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에 친밀감을 더 느끼게 하면서 학교폭력 근절에 가장 큰 힘을 발휘했다”고 소개했다. 전체 수상 학교는 다음과 같다. ▽초등학교 △서울 명신초 중곡초, 인천 계양초 동부초 약산초 조동초, 대전 가장초, 대구 동변초, 경북 영가초, 경남 장유초, 충남 규암초 ▽중학교 △대전 대성여중, 부산 두송중, 광주 영천중, 대구 대서중, 인천 가좌여중, 울산 이화중, 경기 연현중 저동중, 충남 부성중, 경남 성포중 진교중 ▽고등학교 △서울 고척고, 인천 인천여상, 충북 옥천상고▼ 본보, 전국 중학교 3224곳 전수 조사 ▼정부는 지금까지 학교폭력 실태를 두 번 조사했다. 1차(4월 발표)에서는 응답률이 25%였지만 2차에서는 73.7%가 참여했고 응답률이 10% 미만인 학교가 없었다. 본보는 2차 조사가 유의미한 통계라는 판단에 따라 시도별 실태를 분석했다. 학교 알리미 사이트에 공시된 △학생 정원 △설문 응답자 △피해 응답자를 활용해 피해율(정원 대비)과 실질 피해율(응답률 대비)을 정리했다. 이번에는 전국 중학교 3224곳의 자료를 확인해 시도별로 가장 심각한 20곳을 공개한다. 안전하고 밝은 학교를 만드는 데 교사 학생 학부모가 더 노력하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다. 단, 응답률이 낮은 곳은 피해자가 적게 나오는 한계가 있다. 자료 분석에는 이화여대의 김예지 마지혜 박수지 송보영 주미란 홍지연 씨가 참여했다.김희균·신진우 기자 foryou@donga.com [바로잡습니다]본보 1일자 A10면‘학교폭력 피해가 많은 중학교’ 표에서 일부 학교의 수치를 바로잡습니다. △경기 양지중은 피해율(학생정원 대비) 4.2%, 실질피해율(응답률 대비) 6.9% △경남의 양산중앙중은 응답률 84.1%, 피해율 11.9%, 실질피해율 14.2% △충남 삽교중은 응답률 97.6%, 피해율 12.0%로 해당 지역에서 학교폭력 발생 비율이 낮은 편입니다. 광주북성중도 피해율 11.6%, 실질피해율 16.4%입니다. 해당 학교와 지역에 혼선을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사립학교에 들어간 고등학생은 성적이 중학생 시절보다 평균적으로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학력에 미치지 못하는 초중고교생의 비율은 4년 만에 7.2%에서 2.3%로 줄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교 2학년을 대상으로 6월에 치른 학업성취도평가의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개별 학교의 결과는 30일 0시부터 학교알리미 홈페이지(www.schoolinfo.go.kr)에서 볼 수 있다.○ 사립고와 자율고의 약진 교과부는 고교 2학년의 학력 향상도를 지난해 처음 공개했다. 중3 때의 성적과 비교해서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보는 방식이었다. 올해는 사립고, 특히 자율형사립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학교설립 유형에 따라 향상도를 비교한 결과, 자율형사립고가 9.8%로 가장 높았고 일반고가 6.8%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와 비슷한 결과다. 우수한 학생이 몰리는 특수목적고의 향상도는 4.2%에 그쳤다. 자율형공립고는 1.7%로 가장 처졌다. 지난해 학력향상도가 높은 학교 가운데 상당수는 올해도 학생의 실력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교과별로 학력향상도가 100위에 들었던 학교 중에서 35곳은 국어, 46곳은 수학, 39곳은 영어가 올해도 100위 안에 올라갔다. 특히 8곳은 2년 연속 20위에 들어갔다. 올해는 중학교의 학력향상도를 과목별로 상위 50위까지 발표했다. 충북 충주시 미덕중이 국어 2위(12.65%), 수학 1위(17.9%), 영어 1위(20.63%)로 돋보였다. 지역별로는 대구 경북 제주 인천의 중학교 향상도가 높았다. 국어는 인천 울산 제주, 수학은 대구 경북 인천, 영어는 대구 경북 제주의 학교가 많았다. 서울 부산 강원 경남 전남은 국영수 모든 과목의 향상도 평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초등학교 졸업 당시에 비해 중학교 3년 동안 학력이 더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기초학력 미달, 4년 연속 줄어 학업성취도평가는 2008년부터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당시 기초학력 미달(학업 내용의 20% 미만만 이해) 비율은 초중고교 평균 7.2%였다. 이 비율은 해마다 줄어들어 2009년 4.8%, 2010년 3.7%, 2011년 2.6%를 기록하다 올해는 2.3%까지 떨어졌다. 지역과 가정형편에 따른 학력 격차도 줄었다. 대도시와 읍면 지역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의 차이는 2008년 3.3%포인트에서 올해 3.1%포인트로 약간 줄었다. 학업내용의 절반 이상을 이해하는 보통학력 비율의 차이는 2008년 13.3%포인트에서 올해 4.0%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서울 강남북 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의 차이는 올해 2.1%포인트(2008년 5.5%포인트)로 떨어졌다. 한부모, 조손 가정 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2010년 4.0%에서 올해 2.1%로 낮아졌다. 지역별로는 서울(3.3%)과 경기(3.2%)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매우 높았다. 반면 충북(0.8%)과 울산(1.0%)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아주 낮았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일부 사립대가 만든 이른바 ‘1+3 유학과정’을 내년부터 폐쇄하도록 교육과학기술부가 29일 통보했다. 1+3 유학과정은 국내 대학에서 1년 동안 교양과정과 영어과정을 이수하고, 국제교류 협정을 맺은 외국 대학의 2학년으로 진학하는 프로그램이다. 교과부는 이를 정식 대학입학으로 오해하는 학부모와 수험생의 피해를 막기 위해 내년부터 금지하는 등 강력히 대응키로 했다. 2012학년도 이전에 등록한 학생에 대해서는 소급해서 적용하지 않으므로 나머지 기간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교과부는 “최근 몇 년간 일부 사립대가 1+3, 2+2, 2+1 등 다양한 이름을 붙여 해외 대학 진학용 사전 준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국내 학위와 무관하므로 고등교육법이 규정한 ‘교육과정 공동 운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국내 대학이 외국 대학 학생을 대신 모집하는 등 사실상 외국 교육기관의 기능을 수행하면 외국교육기관특별법에 어긋나며,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을 통한 운영은 평생교육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사립대 20여 곳은 해외 대학 진학을 지도하는 1년짜리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정식 신입생을 뽑는 듯이 광고를 했다. 학비는 연간 2000만∼3000만 원.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인기가 많지만 정식 입학이 아니고, 학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항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감사원은 교과부에 해당 과정을 단속하라고 통보했었다. 그러나 중앙대는 210명, 한국외국어대는 300명을 정원으로 여전히 신입생을 모집하는 중이다. 이 중 일부는 수시모집 기간에 선발했다. 해당 대학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고 주장해 교과부의 폐쇄 통보가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앞줄 가운데)이 28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글로벌라운지에서 외국인 유학생들과 피자를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웃음꽃 피자’ 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고. 28일 오전 10시부터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나눠줬다. 한 명 한 명 교단으로 나와 성적표를 손에 쥘 때마다 환호와 울음소리가 복도까지 흘러나왔다. 이 학교 3학년 김모 양은 “평소에 언어영역은 늘 1등급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3등급이 나왔다. 수시에 지원한 대학 중 한 곳은 최저학력기준에 아예 미달이다”라며 울상을 지었다. 그러나 “외국어 점수가 평소보다 높게 나와 정시모집에는 유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상일여고 이모 양은 “어젯밤에 너무 긴장이 돼 따듯한 우유를 마시고 새벽 2시쯤 겨우 잠이 들었다. 아침에 친구들과 수다를 좀 떨어 긴장이 조금 풀렸는데 선생님이 성적표를 주시는 순간 다시 몸이 마비되는 느낌이었다”고 얘기했다. 이 양은 “수리와 외국어는 예상대로, 언어는 예상보다 한 등급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웃었다. 수능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이처럼 수험생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보다 시험이 대체로 어려워 가채점을 하면서 걱정했지만, 표준점수와 등급이 높게 나왔다는 수험생이 적지 않았다. 서울 강남구 휘문고의 진학상담 담당인 신종찬 교사는 “성적표가 나오기 전에는 예상보다 등급이 확 내려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그러나 70% 정도의 학생은 점수나 등급이 잘 나왔다는 반응”이라며 “상대적으로 자연계 학생의 성적이 들쑥날쑥한 편이어서 상담 요청이 더 많다”고 전했다. 문제가 쉬워 만점자가 많은 언어영역에서는 한두 문제 차로 등급이 확 떨어지는 바람에 수시모집에서 탈락하게 됐다며 울먹이는 수험생도 있었다. 교사들은 본격적인 진학 지도에 돌입했다. 특히 언어와 외국어영역에서 가채점 결과와 실제 등급이 달라진 학생을 상대로 수시모집의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이긍연 서울 용산구 용산고 교감은 “상위권은 지난해보다 확실히 변별력이 커진 만큼 한 곳 정도는 소신 지원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며 “1, 2등급을 받은 공부 잘하는 학생도 변별력이 생겼다는 데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지난해완 달리 소신 지원하려는 경향이 커졌다”고 말했다. 입시학원가에서는 올해 중상위권을 중심으로 재수 기피 현상이 아주 심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내년에 수능이 선택형으로 바뀐다고 해도 공부 방식은 달라질 필요가 없는데 재수를 하기 싫어 하향 지원을 생각하는 학생이 많다는 얘기. 입시 전문가 A 씨는 “수능 변화를 앞두고 재수를 포기하거나, 일찌감치 수능 사교육을 마구 받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사교육에 몸담은 입장에서 손해가 되는 얘기지만, 선택형 수능이라고 해서 사교육에 더 의존할 필요가 없다”며 “현역(재학생)이라면 이런 분위기에서 상향 지원을 노릴 만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수시모집에 지원했다는 용산고 최상위권인 학생 A 군은 “수시 최저기준은 넘겨서 안도했다. 수시에서 떨어져 정시에 원서를 내더라도 재수를 겁내지 않고 소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희균·신진우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