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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가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손잡고 다음달부터 ‘BTS 세트’를 선보인다. 이는 맥도날드가 전세계적으로 선보이는 최초의 유명인 세트 메뉴다. 맥도날드는 다음달 26일(현지 시간) 미국, 캐나다, 브라질을 시작으로 6개 대륙 49개국에서 ‘BTS 밀’이라 이름 붙인 세트메뉴를 6월 20일까지 한정 판매한다고 19일 밝혔다. 한국에서는 다음달 27일부터 판매된다. 맥도날드는 감자튀김 6개로 만든 BTS의 상징도 공개했다. BTS 세트는 멤버들이 좋아하는 메뉴들로 구성됐다고 맥도날드 측은 전했다. 세트에는 치킨 맥너겟 9~10조각, 중간 사이즈의 감자튀김과 콜라, 두 가지 종류의 디핑 소스가 제공된다. 디핑 소스는 BTS의 고향인 한국 맥도날드가 개발한 스위트 칠리와 케이준 소스가 포함됐다. 맥도날드가 전세계 매장에서 유명인 세트 메뉴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9월 힙합 스타 트래비스 스콧 세트 메뉴 등을 출시했으나 미국 시장 한정이었다고 미 CNBC는 보도했다. 맥도날드가 BTS와 손을 잡은 이유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 이외에서 부진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백신 접종과 함께 경제 재개 신호가 나오자 맥도날드가 소비자들을 다시 레스토랑에 불러오기 위한 방법으로 한정판 세트메뉴를 선보였다”고 분석했다. BTS의 소속사 빅히트는 “BTS는 맥도날드에 대해 멋진 기억들을 갖고 있다. 맥도날드와 협업하게 돼 정말 흥분되고 빨리 BTS 세트를 전세계에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테슬라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사진)의 스페이스X가 아마존 창업주 겸 CEO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을 누르고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달 탐사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나사는 2024년을 목표로 인류를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민간 달 착륙선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선정했다고 17일(현지 시간) 밝혔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52년 만에 달 재탐사가 실현된다. 나사는 지난해 5월 착륙선 개발 후보자로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방위업체 다이네틱스를 선정하고 약 1년간 설계도를 평가해 왔다. 이번 프로젝트에 선정된 스페이스X는 1명의 여성을 포함해 총 2명이 탑승하게 될 왕복 달 착륙선을 개발하게 된다. 지구에서 달로 직행했던 아폴로 17호와는 달리 이번 탐사에서는 환승 과정을 거친다. 4명을 태운 우주왕복선 ‘오리온’이 우주정거장에 정차하면 이 중 2명은 하차해 스페이스X가 개발한 착륙선으로 갈아타고 달 착륙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착륙선은 시제품 단계에 있으며 텍사스에서 실험이 진행 중이라고 이날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전했다. 이번 사업의 계약 금액은 28억9000만 달러(약 3조2281억 원)이다. 스페이스X는 블루오리진, 다이네틱스보다 낮은 금액으로 입찰에 참여해 단독으로 계약을 따 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실패 가능성을 고려해 민간 입찰 시 여러 개의 사업자를 선정하는 나사의 기존 관행을 엎은 것이다. 나사 측은 “스페이스X가 제안한 현실적인 예산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WP는 “나사가 달 표면을 오가는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잠재력까지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블루오리진의 탈락으로 우주 개발을 두고 머스크와 경쟁했던 베이조스는 타격을 입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상업 우주 개발 경쟁에서 머스크가 가장 저명한 사업을 따내면서 기술 라이벌 베이조스를 무찔렀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나사 아르테미스 팀에 합류하게 돼 영광이다. 모든 것을 달로!”라고 소감을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에 대응을 잘한 국가들이 이후 대응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확보하고도 백신 쟁탈전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외신의 평가가 나왔다. 한국도 여기에 포함됐다. 1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은 지난해 초 코로나19 우수 대응 국가로 꼽혔지만 현재 백신 접종이 지연되고 있다며 ‘굼벵이들(laggards)’이라고 지칭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감염률과 사망률 덕분에 코로나19 대응에 시간적 여유를 얻었지만 이를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잘하는 나라로 꼽혔지만 이제 미국, 영국이 백신 접종에서 앞서 나가면서 상황이 역전됐다는 것이다. NYT는 한국, 일본, 호주 등이 미국, 영국 등에서 만들어진 백신에 의존하며 초기에 설정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일정도 늦추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한국과 호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3% 미만이며 일본과 뉴질랜드는 1%도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국을 포함해 초기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받는 국가들이 미국, 유럽연합(EU) 등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했던 국가들만큼 백신 확보에 긴박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16일 CNN은 이들 국가는 미국, 영국과는 달리 긴박함이 없었으며, 이 때문에 백신 제조업체와 일찍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일부 업체하고만 계약을 진행해 백신 쟁탈전에서 뒤처졌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은 ‘대담한 도박(bold gamble)’에 성공했다고 CNN은 평가했다. 이들 국가는 백신 확보에 돈을 아끼지 않았으며, 그 결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이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제롬 김 사무총장은 “전 세계가 백신 공급난에 직면한 현재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공급받을 수 있는 국가는 백신에 큰 베팅을 한 미국과 영국”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핫스폿’은 아니지만 감염 확산이 꾸준히 억제되는 ‘콜드스폿’도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 영국 경제연구소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 수가 하루 5명 미만인 날이 최소 28일간 지속되는 지역을 ‘콜드스폿’으로 분류했는데 한국은 여기에 들지 않았다. 대만, 싱가포르, 알제리, 뉴질랜드 등 32개국이 포함됐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테슬라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아마존 창업주 겸 CEO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을 누르고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나사는 2024년을 목표로 인류를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민간 달 착륙선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선정했다고 17일(현지 시간) 밝혔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52년 만에 달 재탐사가 실현된다. 나사는 지난해 5월 착륙선 개발 후보자로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방위업체 다이내틱스를 선정하고 약 1년 간 설계도를 평가해 왔다. 이번 프로젝트에 선정된 스페이스X는 1명의 여성을 포함해 총 2명이 탑승하게 될 왕복 달 착륙선을 개발하게 된다. 지구에서 달로 직행했던 아폴로 17호와는 달리 이번 탐사에서는 환승 과정을 거친다. 4명을 태운 우주왕복선 ‘오리온’이 우주정거장에 정차하면 이 중 2명은 하차해 스페이스X가 개발한 착륙선으로 갈아타고 달 착륙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착륙선은 시제품 단계에 있으며 텍사스에서 실험이 진행 중이라고 이날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전했다. 이번 사업의 계약 금액은 28억 9000만 달러(약 3조 2281억 원)이다. 스페이스X는 블루오리진, 다이내틱스보다 낮은 금액을 입찰해 단독으로 계약을 따 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실패 가능성을 고려해 민간 입찰 시 여러 개의 사업자를 선정하는 나사의 기존 관행을 엎은 것이다. 나사 측은 “스페이스X가 제안한 현실적인 예산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WP는 “나사가 달 표면을 오가는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 ‘스타쉽’의 잠재력까지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블루오리진의 탈락으로 우주 개발을 두고 머스크와 경쟁했던 베이조스는 타격을 입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상업 우주 개발 경쟁에서 머스크가 가장 저명한 사업을 따내면서 기술 라이벌 베이조스를 무찔렀다”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나사 아르테미스 팀에 합류하게 돼 영광이다. 모든 것을 달로!”라고 소감을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한국을 포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대응을 잘한 국가들이 코로나19 대응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확보하고도 백신 쟁탈전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외신의 평가가 나왔다. 1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지난해 초 상대적으로 확산세가 더뎠던 국가들을 가리켜 ‘굼벵이들(laggards)’이라고 지칭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감염률과 사망률 덕분에 확보한 시간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국가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잘하는 곳으로 꼽혔지만 이제 미국, 영국이 백신 접종에서 앞서 나가면서 상황이 역전됐다는 것이다. NYT는 한국, 일본, 호주 등이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진 백신에 의존하며 초기에 설정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일정도 늦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는 연말까지 전체 인구에 대한 예방 접종 목표를 최근 취소했다. NYT는 한국과 호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3% 미만이며 일본과 뉴질랜드는 1%도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국을 포함해 초기 대응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 국가들이 미국, 유럽 등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했던 국가들만큼 백신 확보에 긴박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16일 CNN은 이들 국가들은 미국, 영국과는 달리 긴박감이 없었으며 이 때문에 백신 제조업체와 일찍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일부 업체와만 계약을 진행해 백신 쟁탈전에서 뒤쳐졌다고 보도했다. 김민호 서울대 공학연구소 연구원은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감염률을 낮추는 데에 과도하게 의존했다. 한국은 백신 파티에 늦었다”고 NYT에 말했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대담한 도박(bold gamble)’에 성공했다고 CNN은 평가했다. 이들 국가들은 돈으로 계산된 도박을 했으며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이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제롬 김 사무총장은 “미국과 영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백신에) 큰 베팅을 했다”며 “전 세계가 백신 공급 문제에 직면한 현재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공급받을 수 있는 국가는 미국과 영국”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도입이 늦어지면서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의 공중 보건 성공사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YT는 “전염성이 높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병목 현상으로 전세계적으로 백신 출하 속도가 느려지면서 이들 국가에서 경제 회복이 지연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미국 애틀랜타 스파, 볼더 슈퍼마켓 총격 사건 등 최근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총격 참사가 잇따르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총기 규제 행정조치에 나선다. 미등록 총기인 유령총(ghost guns) 단속 강화, 화기단속국(ATF) 수장에 총기 규제 옹호론자 임명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6가지 총기 규제 행정조치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총기 규제 행정조치에는 총기 일련번호가 없는 미등록 총기인 유령총에 대한 규제가 포함됐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총기 판매 허가를 받은 곳에서 구매하지 않고 직접 부품을 조립해 만드는 유령총 제작은 현재 합법이다. 신원조회 없이 온라인으로 키트와 부품 구매가 가능해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고 추적이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행정조치는 연이은 총격 사건으로 미국 내에서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의회를 통한 총기 규제 법안 입법이 상원에서 막힐 것으로 전망되면서 의회를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행정조치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원은 지난달 11일 총기 구매 시 신원조사를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공화당과 민주당이 50 대 50으로 양분한 상원에서는 통과가 불투명하다고 CNN은 보도했다. 총기 감독을 담당하는 ATF의 신임 국장으로는 총기 규제론자인 데이비드 치프먼이 지명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 보도했다. 치프먼은 ATF에서 25년간 근무하며 총기 밀매 사건 등을 담당한 총기 전문가다. 그는 2012년 은퇴 후 총기규제 단체인 기퍼즈에서 고문으로 근무하며 유령총 규제 강화, 신원조회 시스템 개혁 등을 추진했다. 법무부는 위험인물의 총기 소지를 규제하는 ‘적기법(red flag law)’ 예시를 60일 안에 각 주에 제안할 예정이다. 적기법에 따르면 경찰이나 가족은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인물로부터 일시적으로 총기를 압수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한국계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파 총격 사건, 10명이 사망한 콜로라도주 볼더 총격 사건 등 최근 미국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르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총기 규제 행정조치에 나선다. 미등록 총기인 유령총(ghost guns) 단속 강화, 화기단속국(ATF) 수장에 총기 규제 옹호론자 임명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6가지 총기 규제 행정조치를 8일 공개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총기 규제 행정조치에는 총기 일련번호가 없는 미등록 총기인 유령총에 대한 규제가 포함됐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총기판매 허가를 받은 곳에서 구매하지 않고 직접 부품을 조립해 만드는 유령총 제작은 현재 합법이다. 신원조회 없이 온라인으로 키트와 부품 구매가 가능해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고 추적이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볼더 총격 사건에서 용의자가 사용했던 권총 고정 보조기에 대한 규제도 도입될 전망이다. 고정 보조기와 함께 사용되는 권총은 총신이 짧은 소총으로 지정했다. 국가총기법에 따라 소총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연방정부의 면허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강화된 신청 절차를 거치고 200달러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총기 감독을 담당하는 ATF의 신임 국장으로는 총기 규제론자인 데이비드 치프먼이 지명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 보도했다. 치프먼은 ATF에서 25년 간 근무하며 총기밀매 사건 등을 담당한 총기 전문가다. 그는 2012년 은퇴 후 총기규제 단체인 기포드에서 고문으로 근무하며 유령총 규제 강화, 신원조회 시스템 개혁 및 불법 총기 밀매 감소 등을 추진했다. 법무부는 위험 인물의 총기 소지를 규제하는 ‘적기법(red flag law)’ 예시를 60일 안에 각 주에 제안할 예정이다. 적기법에 따르면 경찰이나 가족은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인물로부터 일시적으로 총기를 압수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지난해 4월 기준 미국 50개 주와 1개 특별구 중 19개 주와 워싱턴에서 적기법을 채택하고 있다.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인사의 4살 딸까지 구금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군부는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북쪽으로 약 122㎞ 떨어진 바고 지역 타라야와디 시의 NLD 공보담당자인 자 레이의 4살 딸과 2살 조카를 포함해 가족 6명을 5일 새벽부터 15시간가량 구금했다고 6일 이라와디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지역의 반군부 시위를 이끌어 온 자 레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군중을 만난 혐의로 수배됐으며 현재 도주 중이다. 군부는 5일 새벽 자 레이의 딸을 비롯해 장모와 처제 등 가족들을 경찰서로 데려갔으며 이후 군기지로 이송했다. 군부는 가족들에게 자 레이의 위치를 말하라고 압박했다. 자 레이의 아내는 이미 군부를 피해 딸을 어머니에게 맡겨 두고 사라진 뒤여서 가족들은 자 레이의 위치를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자 레이의 친척은 “이미 자 레이의 딸은 부모와 떨어졌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며 “이번 구금으로 아이가 더 큰 충격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이라와디타임스에 말했다. 미얀마나우는 군부가 사인(死因)을 알 수 없도록 사망한 시위대의 시신을 화장해 유족들에게 돌려주고 있다고 7일 전했다. 이날까지 군부에 의해 사망한 시민들은 581명에 달한다고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밝혔다. 군부는 7일 새벽부터 사가잉 지역에서 반군부 시위대 캠프를 중화기를 사용해 공격했다고 이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군부를 지지하는 러시아는 유럽연합(EU)이 군부 인사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밝히자 추가 제재는 미얀마 내전을 부추길 뿐이라고 6일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노숙인이 “한국인이 나를 통제하려 한다”며 한국계가 타고 있는 차량에 돌을 던져 증오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2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지방검찰은 28세 남성인 로저 잰크를 증오범죄와 기물 파손 혐의로 기소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노숙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잰크는 지난달 31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남동쪽으로 약 40km 떨어진 풀러턴에서 테슬라를 향해 돌을 던졌다. 차량에는 한국계 38세 여성과 그의 6세 아들이 탑승해 있었다. 잰크가 던진 돌로 테슬라 차량의 앞유리와 범퍼가 손상됐다. 피해 여성은 인근 공원으로 차를 몰고 가 경찰에 신고했다. 잰크는 경찰에 무죄를 주장하며 “이 지역의 한국인들이 나를 통제하려 한다”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풀러턴의 아시아계 비율은 2018년 기준 24.4%로 백인(32.3%)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미국에서도 아시아계 비율이 높은 축에 속한다. 풀러턴은 한국계인 영 김 연방 하원의원의 지역구인 캘리포니아 제39선거구에 포함돼 있다. 오렌지카운티 지방검찰은 잰크의 발언으로 미루어 볼 때 피해자들이 인종으로 인해 범죄의 표적이 됐다고 판단했다. 토드 스피처 오렌지카운티 지방검사는 “오렌지카운티에서 혐오를 관용할 수 없다”며 피해 여성과 아동은 피부색 때문에 공격당할 염려 없이 도로에서 운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잰크는 최대 6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SCMP는 덧붙였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민주 진영을 이끄는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76)을 두고 독립 영웅인 그의 부친 아웅산 장군(1915∼1947)이 살아 있었다면 “딸이 멍청하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민 툰 군부 대변인이 클래리사 워드 CNN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수지 고문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2분짜리 동영상이 유출됐다. 워드 특파원이 ‘아웅산 장군이 지금 미얀마의 모습을 본다면 뭐라고 생각할 것 같으냐’고 묻자 툰 대변인은 “내 딸이 얼마나 멍청한지(how stupid my daughter is)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했다. 통역을 거쳐 이 답변을 들은 워드 특파원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내 딸이 멍청하다고?”라고 되물었다. 이 인터뷰가 언제 이뤄졌는지, 누가 이를 유출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들은 어떻게 아웅산 장군까지 들먹이며 수지 고문을 원색적으로 비판할 수 있느냐고 분노를 표하고 있다. 미얀마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미얀마를 빠져나가는 외국인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웃 나라 태국 경찰은 국경지대에 미얀마 민주 인사 6명의 입국을 금지한다는 전단을 부착했다. 올해 2월 유엔 총회 연설 당시 군부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해 해임된 수지 고문 측 인사 초 모 툰 주유엔 미얀마대사도 입국 금지 명단에 포함됐다. 국제사회는 군부 연계 기업과 합작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 포스코, 프랑스 정유업체 토탈, 미국 정유회사 셰브론 등을 압박하고 있다. 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6680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네덜란드 연기금 APG는 포스코에 “군부 통제를 받는 미얀마경제홀딩스(MEHL)와의 합작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APG는 군부 소유 회사와 합작으로 설립한 두 개의 양조장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일본 맥주회사 기린을 예로 들며 군부와의 관계를 끊으라고 압박했다. 포스코 측은 포스코강판이 군부 통제를 받는 MEHL과 합작해 설립한 미얀마포스코C&C와 관련해 “2017년부터 (MEHL 측에)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며 MEHL과의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조유라 jyr0101@donga.com·서형석 기자}
중국이 미국보다 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달성을 위해 공산당원과 국영기업, 은행, 대학 직원 등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4일 보도했다. 남부 하이난성 등 일부 지방정부는 백신을 맞지 않은 주민의 대중교통 이용을 금지하고, 이들의 자녀에게도 불이익을 주는 일종의 ‘연좌제’까지 적용하려다 논란이 거세지자 없던 일로 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를 두고 블룸버그는 국가 자존심을 유지하고 세계 무대에서 중국의 입지를 넓히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중국의 백신 접종 건수는 약 1억3667회다. 1인당 2회 접종을 기준으로 약 6800만 명이 국영 제약사 시노백이 만든 백신을 맞았다. 14억 인구 중 4.85%가 접종한 것이다. 이는 3억2000만 인구 중 1억 명이 접종을 마친 미국(31.3%)보다 훨씬 낮다. 지금의 속도대로라면 당초 당국이 정한 ‘6월 말까지 인구 40% 접종’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6월 말까지 남은 기간 하루에 500만 명씩 백신을 맞아야 하는데 현재 의료체계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중국보다 의료체계가 앞선 미국도 최근에야 일일 400만 명 접종을 할 수 있게 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국 정부는 9200만 명인 공산당원을 대상으로 “가능한 한 빨리 백신을 맞으라”고 지시했다. 백신을 맞지 않은 국영기업 직원들은 사유를 서면으로 적어 제출해야 한다. 하이난성은 주민에게 이른바 ‘5불(不) 공문’을 적용하려다 철회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버스를 탈 수 없고, 시장과 슈퍼마켓 출입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또 손님을 접대해야 하는 음식점, 호텔 등에서 일할 수 없고 지방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도 받을 수 없다. 특히 미접종자 자녀의 학교 진학 및 취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까지 경고했다. 하이난성은 강제 접종과 시민 자유 침해를 두고 논란이 일자 이 계획을 접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당근’을 제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 일부 지역에는 “60세 이상 시민이 백신을 맞으면 계란 두 박스를 받을 수 있다”는 벽보가 붙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동안 ‘백신 민족주의’를 줄곧 외쳤다. 선진국 제약사가 아닌 자국의 기술로 만든 백신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 공급하며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시도했다. 문제는 중국산 백신에 대한 대내외의 낮은 신뢰도다.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홍콩 기업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중국산 백신을 잇달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후 홍콩인들의 입국을 제한하면서 중국산 백신을 맞은 이들에게만 편의를 봐주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에서는 미국 화이자가 생산한 백신도 맞을 수 있지만 중국과 사업을 해야 하는 많은 기업가가 중국 눈치를 보느라 이를 포기했다. 화이자 백신은 임상 시험에서 95%의 면역 효과를 입증했지만 중국산 백신의 효능은 50% 정도에 그친다. 미국 기업의 홍콩 지사 경영진은 FT에 “사업상 이유로 중국 백신을 맞았다”며 “중국 비자를 받을 때 훨씬 더 나은 대우를 받을 것으로 믿는다. 나는 중국을 가야 한다”고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조유라 기자}
미얀마 군부가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두고 “아버지 아웅산 장군은 ‘내 딸(수지 고문)이 얼마나 멍청한지(how stupid my daughter is)’라 말했을 것”이라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클라리사 워드 CNN 특파원과 조 민 툰 군부 대변인의 인터뷰 영상이 유출됐다. 해당 인터뷰는 정식 공개되지 않았으며 이번에 유출된 영상은 누군가 임의로 찍은 것으로 수지 고문과 관련한 내용이 담겨 있다. 약 2분 짜리 영상에서 워드 특파원은조 민 툰 대변인에게 “미얀마 독립의 영웅이자 수지 고문의 아버지인 아웅산 장군이 지금 미얀마의 모습을 본다면 뭐라고 생각할 것 같은지”를 물었다. 조 민 툰 대변인은 아웅산 장군이 살아있었다면 딸을 향해 멍청하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워드 특파원은 통역의 답변을 들은 뒤 믿을 수 없다는 듯 “내 딸이 멍청하다고(how stupid my daughter is)?”라고 되물었다. 국부로 추앙받는 아웅산 장군의 딸로 태어난 수지 고문은 미얀마 군사정권 아래서 민주화 운동을 하고 노벨평화상을 받는 등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수지 고문을 모욕한 군부를 향해 소셜 미디어에서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수지 고문은 2015년 11월 자신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이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정권을 잡았고 작년 11월 재집권에 성공했으나 2월 1일 군부가 부정선거 등을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켜 현재 구금된 상태다. 3일 현지 매체 프론티어미얀마는 “가장 두려운 것은 독재”라며 군부에 맞서기 위해 소수민족 반군에 입대하는 미얀마 청년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쿠데타 64일 째인 4일까지 미얀마 전역에서 반군부 시위로 인한 사망자는 560명을 넘었다. 미얀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미얀마를 빠져나가는 외국인들인 늘고 있는 가운데 태국 이민국 경찰은 태국과 미얀마 국경에 6명의 반군부 인사의 입국을 금지하는 전단을 부착했다. 3일 태국 인터넷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초 모 툰 주유엔 미얀마 대사도 입국금지 명단에 포함됐다. 초 모 툰 대사는 2월 유엔총회 연설 직후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한 뒤 군부에 의해 해임됐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고 각국의 경제가 어려움에 처했지만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억만장자들의 자산은 오히려 더 빠르게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소(IPS)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의 부자 2365명의 재산 합계는 지난 1년 사이에 8조400억 달러(약 9060조 원)에서 12조3900억 달러(약 1경3970조 원)로 54%나 급증했다. IPS는 포브스나 블룸버그 등의 통계를 바탕으로 현재 순자산이 10억 달러(약 1조1272억 원) 이상인 부자들의 지난해 3월 18일부터 올해 3월 18일까지 재산 변동액을 비교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세계 최고 부자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로 1년 사이 58% 증가한 1781억 달러였다. 프랑스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일가가 114% 늘어난 1626억 달러로 2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1621억 달러로 3위였다. 그 뒤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1265억 달러·29% 증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1017억 달러·86% 증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65억 달러·43% 증가) 등이 이었다. 2365명의 부자 명단 중 한국인은 30여 명이었다. 김정주 NXC 대표가 141억 달러로 가장 높은 144위를 차지했다. 이어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138억 달러),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97억 달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84억 달러) 등이 명단에 올랐다. 이 부회장 재산에는 작년 10월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속분이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1년간 재산이 500% 이상 증가해 ‘500% 클럽’에 이름을 올린 신흥 억만장자도 13명이나 됐다. 여기에는 최근 쿠팡을 뉴욕 증시에 상장시킨 김범석 이사회 의장(77억 달러·670% 증가)이 포함됐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조유라 기자}
대만에서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해 최소 51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다쳤다. 중상자들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일 오전 9시 30분경 대만 북부 신베이(新北)시 수린(樹林)에서 남부 타이둥(臺東)으로 향하던 타이루거(太魯閣) 408호 열차가 중부 화롄(花蓮) 다칭수이(大淸水) 터널 안에서 선로를 이탈해 최소 51명이 사망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CNA)가 밝혔다. 8량 열차에 490여 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으며 이 중 15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CNA는 전했다. 이날 사고는 터널 옆 철길 위쪽에서 작업을 하던 크레인 트럭 운전사가 사이드 브레이크를 제대로 채우지 않은 채 자리를 뜬 사이 트럭이 경사로를 따라 선로로 굴러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트럭이 열차와 충돌하면서 열차 뒤쪽이 탈선됐다. 이번 사고는 1981년 대만 북부 신주(新竹)시에서 열차와 트럭이 충돌해 3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 이후 40년 내 대만서 발생한 열차 사고 중 최악의 참사로 꼽힌다. 대만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청명절 연휴 첫날 발생해 피해가 컸다. 만석이었던 열차 안에는 입석 승객도 상당수 있었으며 일부 승객은 객실 밖으로 튕겨 나갔다고 CNA가 보도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와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1982년과 1984년 두 차례 만나 홍콩 반환을 협의했다. 둘은 홍콩 반환 후 50년간 홍콩의 입법 사법 행정에 대한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되 중국이 외교와 국방만 담당하는 ‘한나라 두 체제’ 즉 일국양제(一國兩制)에 합의했다. 현대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정치 체제이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묘한 동거가 시작됐다. 1997년 홍콩 반환 후 24년이 흘렀다. 반환 초기 잘 지켜지는 듯 보였던 일국양제는 2012년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하면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5년 후 시 주석의 집권 2기가 시작되자 홍콩을 직할통치하려는 중국의 압박이 노골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2019년 홍콩 범죄인을 중국으로 인도할 수 있게 하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추진, 2020년 홍콩 민주화 인사를 탄압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지난달 반중 인사의 선거 출마 자격을 제한한 홍콩 선거제 개편 등으로 일국양제가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왜 아직 26년이나 남은 일국양제를 ‘일국일제(一國一制)’로 바꾸려는 걸까.○ 덩샤오핑의 묘수 ‘일국양제’ 덩은 1978년 중국 공산당 11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일국양제 개념을 처음 제시했다. 당시 덩이 일국양제의 대상으로 삼은 곳은 홍콩이 아닌 대만이었다. 중국이 대만을 통일하더라도 대만의 기존 체제를 인정하겠다는 취지였다. 4년 후 덩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대처와 마주 앉았다. 당시 아르헨티나와 벌인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한 대처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그는 홍콩은 이미 고도의 자본주의가 뿌리내린 곳이므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 돌려주지 않고 영국이 계속 통치하겠다고 했다. 중국에 반환하더라도 홍콩의 핵심인 홍콩섬과 주룽(九龍)반도는 보유하고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신계(新界)만 돌려주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덩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완전 반환 외에는 선택지가 없으며 영국이 응하지 않으면 물리력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홍콩의 공산화를 우려하는 대처를 안심시키기 위해 ‘일국양제’를 제시했다. 또 이를 뒷받침하는 개념으로 ‘홍콩은 홍콩인이 다스린다’는 항인치항(港人治港), ‘높은 수준의 자치를 보장한다’는 고도자치(高度自治)도 제시해 가까스로 대처의 마음을 돌렸다. 훗날 대처는 “덩의 일국양제 제안은 천재적이었다”고 회고했다. 덩의 후임자인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는 일국양제 원칙을 비교적 충실하게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환 초기 중국이 홍콩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자 중국을 믿지 못해 영국과 캐나다 등으로 이민 갔던 일부 홍콩인이 다시 돌아올 정도였다.○ 시진핑 “양제 대신 일국” 시 주석이 집권한 후부터 중국은 ‘일국’, 홍콩 시민은 ‘양제’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시 주석은 2014년 6월 ‘홍콩특별행정구의 일국양제 실천’ 백서를 발표하며 “일국양제의 ‘양제’와 ‘일국’을 동등한 가치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하나의 국가라는 ‘일국’ 개념이 두 개의 체제를 인정하는 ‘양제’보다 앞선다는 의미다. 두 달 후 중국은 공산당 이념을 지지하는 친(親)중국 인사만이 행정장관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간 홍콩 행정수반인 행정장관은 1200명의 선거인단이 간접 선출해왔다. 반환 당시 중국은 반환 20년째인 2017년부터 직선제를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이 약속을 헌신짝처럼 폐기했다. 20년간 민주 선거를 기다렸던 홍콩 시민은 분노했다. 같은 해 9월부터 당시 18세였던 조슈아 웡(25) 등이 주도한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이 발발했다. 홍콩 당국이 최루탄 등으로 시위대를 거칠게 진압했지만 웡은 “우산으로 최루탄을 막자”고 제안하며 시위를 이끌었다. 비록 행정장관 직선제를 관철시키진 못했지만 당시 미 시사주간지 타임 표지 인물로 등장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역설적으로 우산혁명 후 중국은 홍콩을 직할통치하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당시 시 주석이 “홍콩 시위는 반란”이라고 언급한 이유다. 시 주석은 2017년 7월 홍콩 반환 20주년 행사에서도 “일국이 근본이므로 한 국가의 관점에서 양제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 홍콩이 중앙정부 권력에 도전하는 레드라인을 넘어서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또한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 때는 같은 해 6월부터 9월까지 석 달간 거의 매일같이 수십만, 수백만 명의 시민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경찰의 물리력으로 시위대를 막기엔 역부족이었고 결국 당국은 송환법 제안을 철회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당국이 8인 초과 집회를 금하고 시민들 또한 감염 우려로 대규모 집회를 자제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보안법과 선거제 개편이 사실상 시민사회의 저항 없이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중국연구소장은 지난해 홍콩보안법 통과로 이미 일국양제가 유명무실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선거제 개편의 핵심은 ‘항인’치항 원칙을 ‘애국자’치항으로 바꾼 것”이라며 “보안법은 ‘홍콩을 비방하는 해외 세력과 결탁하거나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은 애국자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홍콩에 대한 중국의 완벽한 통제를 뜻한다”고 말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역시 “중국이 홍콩을 일국양제로 통치할 것이란 약속은 폐허 위에 놓였다. 중국은 단순히 홍콩을 뒤흔드는 게 아니라 재창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콩 경제 위상 추락도 中 자신감 이유 중국이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홍콩 경제의 위상이 예전만 못해지고, 홍콩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진 것도 홍콩 직할통치에 대한 중국의 자신감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1997년 반환 당시 홍콩 국내총생산(GDP)은 중국 GDP의 18.4%를 차지했다. 2019년 이 수치는 2.5%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홍콩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5077억 위안에서 2조2109억 위안으로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001년 말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H주)의 비율은 6.6%에 불과했지만 올해 3월 말에는 12.5%로 늘었다. 상하이, 선전 등 중국의 경제 중심도시 GDP가 홍콩을 일찌감치 추월했다는 점도 중국이 홍콩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문기 세종대 교수(국제학)는 “중국은 자국 경제성장에서 홍콩의 비중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홍콩 정도는 포기하더라도 정치적 명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홍콩 내부에서조차 홍콩이 자립해서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정서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콩 친중파들도 일국양제의 조기 종식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하고 있다. 친중 성향 레지나 입 입법회(국회) 의원은 최근 BBC 인터뷰에서 “홍콩이 서구식 민주주의를 수용해야 하는 이유가 예전보다 확실하지 않다. 민주주의가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현재 체제가 지속가능하다고 여겨지지 않으면 2047년 이전에도 홍콩을 중국과 통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매체 홍콩자유언론(HKFP)은 지난달 26일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한 지 9개월 만에 민주주의, 자유, 안정, 풍요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이 크게 저하됐다. 대다수 반중 세력이 구속되고 해외로 망명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문화예술계로 탄압 확산 중국의 탄압은 홍콩 문화예술계로도 확산되고 있다. 홍콩에서는 25일 열리는 미 아카데미영화제 시상식을 볼 수 없다. 1969년부터 홍콩 내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독점 중계해왔던 TVB방송이 52년 만에 중계를 하지 않겠다고 지난달 29일 선언했기 때문이다. AFP통신 등 외신은 중국을 비판하는 두 영화가 주요 부문에 오르자 중국 당국이 TVB방송을 압박했고 그래서 중계가 무산됐다고 분석한다. 아카데미 작품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노매드랜드(Nomadland)’,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인 ‘두 낫 스플릿(Do Not Split)’이다. ‘노매드랜드’의 감독은 중국 여성 클로이 자오(39)다. 베이징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뉴욕대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그가 2월 아시아 여성 최초로 골든글로브 감독상을 수상하자 중국 관영언론은 ‘중국의 자존심’이라고 치켜세우며 대서특필했다. 얼마 후 일부 누리꾼이 그가 2013년 미 영화잡지 필름메이커 인터뷰에서 중국을 “사방에 거짓말이 판치는 곳”이라고 언급했다는 사실을 찾아내자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내에서는 노매드랜드 관련 해시태그가 사라졌고 여론 또한 “중국인이냐 미국인이냐, 정체를 밝히라”며 악화됐다. 노르웨이 감독이 만든 ‘두 낫 스플릿’은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 등 홍콩 민주화 시위가 주제여서 중국 당국의 심기를 정면으로 건드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말 개관을 앞둔 홍콩의 현대미술관 ‘M+’ 역시 최근 중국의 반체제 작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64)의 작품을 전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콩 당국은 아이의 사진 연작 ‘시각의 연구’가 반중 감정을 고조시켜 홍콩보안법을 위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작품은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 미 워싱턴 백악관,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독일 베를린 국회의사당 등 세계 유명장소를 향해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누군가가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담았다. ○ 홍콩 다음은 대만 전문가들은 홍콩에서 사실상 일국양제를 종결시킨 중국의 다음 목표가 대만이라고 분석한다. 강 소장은 “홍콩의 현재는 대만의 미래”라며 “마카오 홍콩을 통합한 중국의 마지막 목표는 대만”이라고 진단했다. 홍콩의 일국양제 종언을 통해 대만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는 의미다. 과거 대만에 ‘평화통일’ 등 비교적 온건한 단어를 사용했던 중국이 최근 ‘무력통일’ ‘군사력 동원’ 등을 언급하고 대만 인근으로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모습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관영언론 환추시보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은 “무력통일 이외의 방법이 없다. 당과 정부가 대만 문제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교수는 “대만은 중국에서 내부 위기가 발생했을 때 민족주의 정서를 고조시키고 내부 단결을 유도하기 위한 가장 좋은 카드”라며 “중국이 그 카드를 슬슬 만지작거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의 장기 집권에 대한 내부 반발이 커질수록 현재의 권위주의 통치 체제를 지속시키기 위해 중국이 대만에 더 거칠고 공세적 태도를 취할 수 있다는 의미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조유라·신아형 기자}
대만에서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해 최소 48명이 숨지고 156명이 다쳤다. 중상자들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일 오전 9시 30분 경 대만 북부 신베이(新北)시 수린(樹林)에서 남부 타이둥(台東)으로 향하던 타이루거(太魯閣) 408호 열차가 중부 화롄(花蓮) 다칭수이(大淸水) 터널 안에서 선로를 이탈해 최소 48명이 사망했다고 대만 소방당국이 밝혔다. 8량 열차에 490여 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었으며 이 중 156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CNN은 전했다. 이날 사고는 제대로 주차돼 있지 않은 공사용 트럭이 터널 안으로 이어진 선로를 따라 미끄러지며 열차 뒷부분을 강타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사망자와 부상자는 뒷부분에 집중됐다. 경찰은 열차가 터널에 진입하기 전에 트럭과 충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1981년 대만 북부 신주시에서 열차와 트럭이 충돌해 3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 이후 40년 내 대만서 발생한 열차 사고 중 최악의 참사로 꼽힌다. 대만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청명절 연휴 첫 날 발생해 피해가 컸다. 만석이었던 열차 안에는 입석 승객도 상당 수 있었으며 일부 승객은 객실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고 대만 현지 매체 CNA가 전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대만에서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해 최소 41명이 숨졌다. 이번 사고는 40년 내 대만서 발생한 열차 사고 중 최악의 참사다. 2일 오전 9시 30분 경 대만 북부 신베이(新北)시 수린(樹林)에서 남부 타이둥(台東)으로 향하던 타이루거(太魯閣) 408호 열차가 중부 화롄(花蓮) 다칭수이(大淸水) 터널 안에서 선로를 이탈해 최소 41명이 사망했다고 대만 소방당국이 밝혔다. 사망자에는 기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8량 열차에 350여 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었으며 이 중 81명이 부상을 입고 70명이 아직 고립돼 있다. 이날 사고는 공사용 트럭이 경사면을 따라 열차 후미를 강타하면서 발생했다. 차이딩셴 화롄시 경찰서장은 “트럭이 적절하지 않게 주차돼 있었으며 터널 안으로 이어진 선로를 따라 미끄러지면서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열차가 터널에 진입하기 전에 트럭과 충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열차 후미에 집중됐다. 1~4호차에서는 80~100명의 승객들이 자력으로 탈출한 반면 5~8호차는 구조대가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형돼 있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사고 직후 열차 일부는 터널 밖으로 빠져 나왔으나 절반은 터널 안에 걸쳐 있다. 이날 사고는 대만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청명절 연휴 첫 날 발생해 피해가 컸다. 만석이었던 열차 안에는 입석 승객도 상당 수 있었으며 일부 승객은 객실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고 대만 현지 매체 CNA가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동부산악해안철도는 1979년 개통됐으며 인기 있는 관광 코스로 꼽힌다. 이번 사고는 1981년 북부 신주시에서 열차와 트럭이 충돌해 3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 이후 대만에서 일어난 최악의 열차 참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에서는 1991년에도 열차 간 충돌 사고로 30명이 사망했으며 2003년에는 열차가 선로 틈에 끼어 선로를 이탈해 17명이 사망했다.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빌딩에서 지난달 31일 총격 사건이 일어나 어린이 1명을 포함해 4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용의자와 피해자에 대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에서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파, 콜로라도주 볼더 슈퍼마켓 총격사건에 이어 2주간 3건의 대량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30분경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남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오렌지카운티의 한 빌딩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2층짜리 사무용 건물로 보험업체, 부동산, 스피치학원과 휴대전화 수리점 등 소규모 사업체 12개가 입점해 있다. 총격은 건물 내부에서 시작됐으며 이후 건물 앞뜰로 이동해 계속됐다. 사건이 발생한 건물에서 자동차 도색장을 운영하는 우발도 마드리갈 씨는 “처음에 10여 발의 총성을 들었으며 곧 잠잠해지자 경찰이 도착했다. 경찰이 온 뒤에도 실내에서 총을 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고 LAT에 전했다. 경찰은 용의자와 총격전을 벌였다. 용의자는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위중한 상태라고 LAT가 보도했다. 다만 용의자가 경찰의 총에 맞았는지 스스로를 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제니퍼 어맷 오렌지카운티 경찰 대변인이 밝혔다. 오렌지카운티는 1997년 전직 경찰관에 의한 총격으로 5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그동안 대량 총격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가슴이 찢어진다. 오늘 밤 끔찍한 비극을 겪은 가족들과 마음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빌딩에서 지난달 31일 총격 사건이 일어나 어린이 1명을 포함해 4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용의자와 피해자에 대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에서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파, 콜로라도주 볼더 슈퍼마켓 총격사건에 이어 2주간 세 건의 대량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30분 경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남쪽으로 약 50㎞ 떨어진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빌딩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사건이 발생한 빌딩은 2층짜리 사무용 건물로 보험업체, 부동산, 스피치 학원과 휴대전화 수리점 등 소규모 사업체 12개가 입점해 있다. 총격은 건물 내부에서 시작됐으며 이후 건물 앞뜰로 이동해 계속됐다. 사건이 발생한 건물에서 자동차 도색장을 운영하는 우발도 바드리갈 씨는 “처음에 10여 발의 총성을 들었으며 곧 잠잠해지자 경찰이 도착했다. 경찰이 온 뒤에도 실내에서 총을 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고 LAT에 전했다. 경찰은 출동해 용의자와 총격전을 벌였다. 용의자는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위중한 상태라고 LAT가 보도했다. 다만 용의자가 경찰의 총에 맞았는지 스스로를 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제니퍼 아맛 오렌지카운티 경찰 대변인이 밝혔다. 오렌지카운티는 1997년 전직 경찰관에 의한 총격으로 5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그동안 대량 총격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끔직하고 가슴이 찢어진다. 오늘밤 끔찍한 비극을 겪은 가족들과 마음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TSMC가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3년 간 1000억 달러(약 113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전세계적으로 반도체칩 부족 사태가 계속되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TSMC의 이번 투자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밝힌 투자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년 간 파운더리 생산 설비에 116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세계 1위 반도체 업체인 미국 인텔은 200억 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에 새 반도체 공장 2곳을 설립할 예정이다. TSMC는 이미 올해 280억 달러(약 31조 원)에 달하는 역대급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미중 갈등으로 인한 반도체칩 부족 사태가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생산 라인 확대를 결정한 것으로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지난달 30일 “미중 무역 전쟁이 현재 전체 산업을 뒤흔드는 반도체 부족의 원인 중 하나”라며 “각국이 반도체를 자급자족 하려는 시도는 ‘경제적으로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CC 웨이 TSMC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고객에게 보낸 성명에서 “지난 1년 동안 자사 생산라인이 100% 이상의 가동률로 운영됐으나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며 “2022년 초부터 1년 동안 웨이퍼 가격 인하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TSMC는 “5G와 고성능 컴퓨터에 대한 메가 트렌드가 향후 몇 년 동안 반도체 기술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는 더 높은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