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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1일 방한하면서 삼성전자와의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ARM 관련 ‘빅딜’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손 회장은 한국 체류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회동할 예정이다. ○ ‘잠룡’ 삼성전자, ARM 인수전 뛰어들까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ARM 인수 참여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그럼에도 국내외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세계 1위 메모리반도체 기업 삼성전자로서는 약한 고리인 시스템반도체 설계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가 지분 75%를 보유한 ARM은 삼성전자, 퀄컴, 화웨이 등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사용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90% 이상을 설계하는 회사다. 올해 내부적으로 자체 칩 설계 프로젝트에 착수한 삼성은 최근 ARM과의 모바일 AP 우선 제공 파트너십을 논의 중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는 여전히 “예상되는 인수 효과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다” “굳이 처음부터 나설 필요는 없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앞서 공동 인수 의사를 밝혔던 SK하이닉스, 인텔, 퀄컴 등 기업들과의 컨소시엄 인수 혹은 상장 전 일부 지분 인수 등 두 가지 시나리오가 업계에서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시너지 효과를 취하면서도 단독 인수의 부담과 경쟁당국의 견제를 피할 수 있는 방향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삼성이 ARM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유지되고 있다. ARM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3조9000억 원이다. 이에 비해 현재 예상되는 인수 가격 50조∼70조 원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오픈 생태계를 지향하는 사업 방식에 대해서도 삼성의 의구심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현재 엔비디아가 만드는 중앙처리장치(CPU) 중 일부는 이미 ARM을 앞선 것도 있다”고도 지적했다.○ 최종 ‘빅딜’ 여부 무관하게 적극 검토 나서야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최종 인수 결정과는 별개로 이번 ARM과의 다양한 제휴 가능성 검토를 긍정적인 기회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최종 무산이 된다 하더라도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면서 실제 ARM과의 시너지가 무엇이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RM이 보유한 무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ARM 인수 가능성이 수면에 떠오른 것은 올해 2월 ‘세기의 딜’로 불렸던 미국 엔비디아의 ARM 인수합병(M&A)이 발표 1년 반 만에 최종 무산되면서부터다. 소프트뱅크는 이후 ARM의 상장을 추진했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지지부진한 상태다. 1일 오후 캐주얼 차림으로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한 손 회장은 동아일보 취재진에게 방한 취지에 대해 “비즈니스 목적”이라고 짧게 답했다. 손 회장은 약 일주일간 한국에 체류할 예정이다. 손 회장이 이 부회장의 전향적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해외 출장 귀국길에 “(손 회장이) 무슨 제안을 할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가파른 수입물가 상승 등 무역수지 악화요인으로 올해 무역적자가 480억 달러(약 69조 원)의 역대 최대치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2022년 무역수지 전망 및 시사점’ 분석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올해 4월 24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후 9월까지 6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0일까지 누계기준 무역수지 적자는 292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원 달러 환율의 상승세는 가팔라지고 있다.한경연은 환율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국제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에 따른 높은 수입물가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2020년 1분기부터 2022년 2분기까지의 무역수지를 수출입 물량요인과 수출입 단가요인으로 분석해 보면, 수출입 물량 측면에서는 흑자임에도 불구하고 수입단가 상승 폭이 수출단가 상승 폭을 큰 폭으로 상회해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는 주장이다.실제 한경연이 원 달러 환율, 수출입물가 상승률 등을 기반으로 무역수지를 실증 분석한 결과에서도 수입물가 상승률(달러 기준)이 전기 대비 1%포인트 높아지면 무역수지는 8억8000만 달러 악화된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이 같은 실증분석 결과와 올해 3분기(7~9월), 4분기(10~12월) 원 달러 환율, 수출입물가 상승률 등을 토대로 한경연이 종합 전망한 결과 올 하반기(7~12월) 무역수지는 374억5600만 달러 적자, 연간으로는 480억 달러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480억 달러 무역적자는 국내 무역통계가 작성된 1964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 무역적자 규모가 최대였던 해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으로 당시 무역적자 규모는 206억2000만 달러였다.한경연이 추정한 올해 무역액(수출액과 수입액 합계) 대비 무역적자 비율 예상치 또한 3.3%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7.4% 이후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8년 중 무역적자 규모는 132.7억 달러, 무역액 대비 무역적자 비율은 1.5%였다.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현재의 무역수지 적자는 높은 수입물가에 기인한 바가 크므로 해외자원개발 활성화 등 공급망 안정과 해외 유보 기업자산의 국내 환류 유도,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확대 등 환율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회는 법인세 감세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 세제 개편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급증하고 있는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곽도영기자 now@donga.com}
유례없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에 투자, 생산 등 기업 경영 활동이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30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경제 상황 악화에 따라 경영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 LG는 지난달 29일 3년 만에 오프라인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 역시 지난달 26일 사장단 회의 등을 통해 경제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SK는 이달 중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최악의 경기 침체 대비에 나서면서 투자 철회, 사업 축소 등 경영 계획 변경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주요 생산시설 설립 계획을 철회한다고 잇달아 공시했다. ‘반도체 빙하기’를 맞닥뜨린 SK하이닉스는 최근 청주공장 증설을 보류한 데 이어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도 올 하반기(7∼12월) 매출 전망을 4월 전망치보다 약 30% 낮추는 등 경영 시나리오를 재설정하고 있다.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내년 반도체 불황을 예상하며 투자 계획을 30%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애플도 신제품 아이폰14의 증산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날 주가가 4.9% 급락했다. 국내 산업 생산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통계청의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국내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1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12월(―17.5%)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이 영향으로 전 산업 생산도 전월 대비 0.3% 감소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주요 대기업 경영진과 함께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삼성전자와 SK㈜,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재무 담당자가 참석하는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전 세계 금리 인상과 시장 불안으로 실물경제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24시간 국내외 경제 상황 점검 체계를 가동해 한 치 빈틈도 없이 대응해 달라”고 지시했다.“삼성, 반도체 매출 전망 30% 낮춰”… 정부, 기업 불러 ‘위기 점검’ 대기업마저 비상 경영8월 반도체 생산, 전월보다 14%↓… “3년전 반도체 겨울보다 재고 많아”현대오일뱅크-한화 신증설 철회… 한진, 제주호텔 팔아 950억 확보거시금융회의에 4대 그룹 등 참석… 尹 “정부 긴장감 갖고 적기에 조치” 글로벌 경제위기가 가시화하며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이 장기화되자 국내 대기업들까지 투자 계획을 잠정 보류하거나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 세계 경기가 둔화하며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반도체 수출이 둔화된 데다 8월 생산마저 13년 8개월 만에 전월 대비 14.2% 감소하는 ‘역대급’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끼고 있다.○ 반도체 ‘비상등’, 기업 투자 ‘보류’반도체 수요가 줄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회사들의 실적 전망은 어둡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직원 간담회에서 하반기(7∼12월) 매출 전망을 상반기 전망치보다 30%가량 낮춰 잡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사장은 “내년에도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고 말했다. 쌓여 가는 재고도 골칫거리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말 DS 부문 재고자산 총액은 21조5079억 원으로 지난해 말(16조4551억 원)보다 30.7% 증가했다. SK하이닉스도 상반기 말 재고 자산이 11조8787억 원으로 지난해 말(8조9166억 원)보다 33.2% 늘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2019년 ‘반도체 겨울’ 당시보다 더 많은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에 활력을 넣어 줄 투자도 줄줄이 보류되는 상황이다. HD현대는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가 3600억 원 규모의 CDU(상압증류공정) 및 VDU(감압증류공정) 투자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HD현대는 “투자 소요 비용의 상승 등으로 본투자 건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향후 원자재 시장 전망에 대한 합리적 예측도 어렵다”고 투자 중단 이유를 밝혔다. 한화솔루션도 지난달 1600억 원 규모의 질산유도품(DNT)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재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가 상승으로 예상보다 원가가 많이 들어 사업성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해 투자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자산을 매각하고 회사채를 상환하는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한진그룹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는 8월 제주KAL호텔을 950억 원에 처분했다.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에쓰오일과 SK하이닉스 등도 최근 회사채를 상환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 정부, 대기업 재무 담당자와 대책회의이처럼 기업들의 투자가 잇달아 보류되고 국내외 경제 여건이 빠른 속도로 악화하자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3차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정부부터 더욱 긴장감을 갖고 준비된 비상조치 계획에 따라 필요한 적기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에는 윤 대통령과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외에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전자, ING은행, KB증권 등 민간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거시경제학자 및 거시금융 전문가들이 주로 참석했던 1, 2차 회의와 달리 금융 변동성을 직접 체감하는 4대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참석한 점이 이목을 끌었다. 고환율로 인한 외화부채 이자 부담 확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둔화 등으로 기업의 유동성 위기가 빚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진 가운데 정부가 직접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민간 기업이 체감하는 현 경제 상황을 기업인들에게서 직접 들으려 한 것”이라며 “정부 당국의 조치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고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기업 관계자들에게 “기업이 실제로 느끼는 경기와 금융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여러 차례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GS칼텍스는 올해를 근원적 혁신을 의미하는 ‘딥 트랜스포메이션‘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전 사업 영역에서 이를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업무 생산성 및 문서관리 효율을 극대화하면서도 높은 보안 유지가 가능한 ‘마이크로소프트 365(이하 M365)’를 최근 전사에 도입해 디지털 플랫폼 환경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도입을 통해 사내 커뮤니케이션과 회의, 문서 처리 과정에서 창의적 업무 환경을 조성해 워크플로우를 개선하고 각 업무 영역 간 연결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GS칼텍스는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통해 실제 공장과 똑같이 구현한 가상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가상 공장에서는 운전 조건 이상이나 설비 이상 등 실제로 실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위험을 예측하고 최적의 운영 방안을 검토해 공장 운영 효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생산현장 안전을 위한 혁신에도 힘쓰고 있다. GS칼텍스는 공장 내 질식 위험성이 높은 ‘질소분위기 촉매 교체 작업’을 국내 최초로 로봇 작업으로 대체했다. 국내 로봇 전문 업체와 협업을 통해 가상 작업공간을 만들고 모의 테스트를 거친 후 실제 현장의 설비에 로봇을 투입하는 질소분위기 촉매 교체작업에 성공했다. 2030년 운영을 목표로 공장 내 통합관제센터도 구축하고 있다. GS칼텍스 여수공장에는 약 30만 개의 설비들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하면 여수공장의 각 설비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생산, 기획, 정비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므로 문제 발생 시 공정 전체를 아우르는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효성그룹은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리사이클 섬유 ‘리젠(regen)’,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효성중공업의 수소사업, 효성화학의 반도체 소재 등을 필두로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스판덱스 섬유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효성티앤씨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 폴리에스터 섬유인 리젠으로 친환경 섬유 시장을 이끌고 있다. 리젠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섬유로 소비자들의 친환경 제품 수요를 반영한 제품이다. 효성티앤씨는 서울시, 제주도, 여수광양항만공사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각 지역과 바다에 버려진 페트병을 분리 수거해 재활용 섬유로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자원 선순환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신소재인 탄소섬유에 투자하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2028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해 연산 2만4000t의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 1 수준인 ‘꿈의 첨단소재’로 불리며 최근 수소차 연료탱크의 핵심 소재로 수요가 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대비해 수소충전 시스템과 액화수소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오랜 기간 쌓아 온 회전기와 압축기 등 중공업 분야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2000년 압축천연가스(CNG) 충전 시스템 사업에 진출했고 여기서 얻은 기술과 운용 역량을 기반으로 2008년부터 수소충전소 보급을 시작했다. 효성화학은 반도체용 세척가스인 삼불화질소(NF3)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충북 옥산공장의 NF3 증설을 결정했다. 효성화학이 자체 개발한 액정표시장치(LCD)용 TAC 필름 또한 정보기술(IT) 산업의 호황으로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그룹은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새로운 가치를 전하기 위한 인공지능(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LG는 향후 5년간 AI와 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3조6000억 원을 투입해 미래 기술을 선점하고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 고용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앞서 2020년 LG가 설립한 LG AI연구원은 그 거점 중 한 곳으로, 서울대와 미국 미시간대, 캐나다 토론토대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글로벌 연구 허브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LG AI연구원은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인공 신경망의 파라미터를 13억 개, 130억 개, 390억 개, 1750억 개 등 단계적으로 발전시키며 초거대 AI를 연구해 왔다. 이를 통해 지난해 12월엔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전격 공개했다. LG가 공개한 엑사원은 국내 최대 수준인 약 3000억 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언어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의사소통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향후 AI 기술이 고도화되면 AI가 데이터를 습득해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추론하고, 시각과 청각 등 다양한 감각 영역을 넘나드는 창조적 생성을 할 수 있다. 또 LG는 올해 2월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의 국내외 주체가 모인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를 발족했다. 초거대 AI를 실제로 활용하기 위해 이종 산업 간 협력하는 첫 민간 연합체로, 구글, 우리은행, 셔터스톡, 엘스비어, EBS, 고려대 의료원 등 13개사가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LG AI연구원은 파트너사의 데이터 보안과 AI 개발 기간의 부담을 덜어 줄 신기술인 ‘엑사원 튜닝’도 공개했다. 초거대 AI는 학습을 진행하는 인공 신경망의 파라미터 규모가 방대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추가적으로 학습하는 데 긴 시간과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엑사원 튜닝은 훨씬 가볍고 처리 속도가 빠르면서도 정확도는 4배 가까이 높여 성능까지 확보한 신기술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국회 계류 중인 반도체특별법이 무엇보다 빨리 통과돼야 합니다. 지금 반도체 경쟁에서 밀리면 한국이 신(新)식민지가 될 수 있습니다.” 국회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양향자 의원(무소속)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반도체·인플레감축법(IRA) 등 미(美) 공급망 재편과 한국의 대응 간담회’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미중 경쟁 움직임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상황에서 한국의 대응 방향을 점검하기 위해 전경련 주최로 열렸다. 지난달 특위가 발의한 반도체특별법 중 투자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방안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양 의원은 “기재부에서 우려하는 세수 감소 등은 향후 핵심 산업 성장으로 인해 이어질 미래의 세수 확보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지금 한국은 과학기술 패권국가로 가느냐, 신식민지로 전락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했다. 그는 “(IRA 법안은) 미국 내 생산만으로도 자국 경제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며 “우린 미중 전쟁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한미 전쟁이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응 전략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와 자유무역협정(FTA) 등 상위 주체를 통한 제소를 이어가는 한편 시행령이 구체화되기 전 미국 국무부, 무역대표부(USTR)와의 협상과 미 의회 설득 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핵심 광물의 공급망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장은 “20세기가 석유를 둘러싼 전쟁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광물 전쟁의 시기”라며 “미국이 중국에 대해 광물 전쟁을 선언한 셈이지만 아직 미국조차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현재 우리 기업들이 리튬 등 주요 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는 업무협약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IRA가 제시한 조건을 맞추려면 하루라도 빨리 공공 부문 자원개발 생태계를 복원시키고 민간 기업의 광물 투자를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1. 1999년 베트남 호찌민으로 공장을 옮겨간 섬유 제조기업 A사는 기회가 된다면 국내로 돌아올 의향이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생산직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 해도 아직 국내 인건비의 10% 수준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는 주로 50대 안팎의 근로자들이 섬유업에 종사하지만 베트남 현지 인력 평균 연령은 40대여서 생산성에도 차이가 크다. #2. 고용 인력 300인 이상 규모로 북미에 생산 공장을 둔 전자 제조기업 B사는 리쇼어링(해외 생산기지의 본국 회귀)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과도한 규제 환경을 지적했다.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 국내로 돌아가더라도 수도권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권역 규제 때문에 신·증설이 어렵기 때문이다. B사 관계자는 “정부가 리쇼어링을 촉진하기 위해 제공하는 각종 인센티브도 수도권에는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해외로 생산시설을 옮긴 국내 기업 10곳 중 9곳은 국내로 돌아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사업 환경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근로시간, 임금 등에 대한 노동 규제가 꼽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7일 해외 진출 기업 306개사를 대상으로 ‘해외 진출 기업의 리쇼어링 촉진을 위한 과제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3.5%는 리쇼어링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국내로 돌아올 계획이 있는 기업은 3.6%에 불과했다. 리쇼어링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규모별로 300인 이상 기업(97.8%)이 300인 미만 기업(87.5%)보다 10.3%포인트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리쇼어링을 가장 저해하는 규제 분야(복수 응답)로는 노동 규제를 1순위(29.4%)로 꼽았다. 그 밖에 리쇼어링을 저해하는 규제 분야는 법인세 등 세제(24.5%), 환경 규제(16.7%), 수도권 및 입지 규제(13.1%) 순으로 집계됐다. 해외 진출 기업들의 리쇼어링 선호 지역(복수 응답)은 수도권(47.9%)이 수도권 이외 지역(42.2%)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해 세제 감면 등을 적용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은 13.7%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제도상 수도권 복귀 기업은 정부의 입지보조금과 설비보조금 지원이 제한돼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경총은 지적했다. 리쇼어링 촉진을 위한 정책 과제(복수 응답)로는 법인세·관세 감면 등 세제 지원 확대(31.0%)를 가장 많이 응답했다. 그 외 고용·투자·이전 시 정부 보조금 확대(27.8%), 대출·투자 등 금융 지원(21.6%), 유턴 기업 지원 대상 확대(9.8%), 입지특례 제공(7.8%) 순으로 집계됐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증가로 해외 기업들이 자국으로 복귀하는 리쇼어링이 가속화되고 있는 반면 우리 기업들의 리쇼어링 계획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국내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리쇼어링 촉진을 위해 이를 가장 저해하는 노동 규제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한 달 만에 다시 꺾였다. 특히 고용과 제조업 재고 지표가 악화돼 당분간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한 결과 10월 BSI 전망치가 89.6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BSI는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적인 경기 전망을, 100보다 낮으면 전월 대비 부정적인 경기 전망을 뜻한다. BSI 전망치는 올해 4월(99.1)부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8월 86.9까지 떨어진 후 9월 95.8로 반등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80대로 주저앉았다. 업종별 BSI는 제조업(88.4)과 비제조업(91.1)이 올해 6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동시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3대 수출품목 업종(전자·통신, 자동차·기타운송, 석유정제·화학)이 모두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3대 수출 주력업종이 동시에 부진 전망을 보인 것은 올해 4월 이후 6개월 만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침체기가 길어질 것이라고 전경련은 우려했다. 조사부문별로는 특히 고용(99.4)이 지난해 3월(99.5) 이후 1년 7개월 만에 기준선(100)을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제조업 재고 BSI(109.0)도 2020년 7월(112.9)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향후 생산·투자·고용의 연쇄적인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법인세제 개편, 근로시간 유연화 등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조치들이 신속히 이루어져 기업들의 경영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대한상공회의소는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한 한식당에서 ‘한국의 밤’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국내 기업인들은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의 주유엔 대사들을 대상으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의 한국 유치에 대한 지지와 협조를 당부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이날 한국 측에서는 최 회장과 유정준 SK그룹 부회장, 최경식 삼성전자 북미총괄사장, 임병대 LG전자 워싱턴사무소장 등 기업인과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표부 대사 등이 참석했다. 주유엔 대표부 참석자는 잠비아 대사, 미국·일본·스위스·에스토니아·이스라엘·멕시코 차석 대사 등 10여 명이다. 최 회장은 이날 만찬사에서 “유엔 없인 오늘의 한국도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의 오늘과 같은 성공은 유엔이라는 세계 공동체에 빚을 진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잊지 않고 세계를 위해 공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엑스포 유치는 단순히 경제적 보상과 손에 잡히는 당장의 성과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인류 보편적 가치 실현과 공동 과제에 대응하는 플랫폼을 통해 세계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아직도 내리막이 남았다.” 미국발(發) 금리 인상 흐름과 중국 봉쇄 조치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국내 정보기술(IT)·전자업계가 3분기(7∼9월) 더 암울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에 해외 시장에서 ‘반짝’ 실적을 거둔 자동차업계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리스크에 부닥치며 불확실성을 마주했다.○ IT·전자 “3분기 더 어려울 것”2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간 D램 수요 증가율은 8.3% 한 자릿수로 역대 최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업계에서 예상했던 수준인 1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데다 최근 10여 년간 20%대를 오갔던 수요 증가율이 한 번에 곤두박질친 것이다. 특히 국내 반도체업계의 가장 큰 수요처 중 하나인 중국이 2분기(4∼6월)부터 주요 도시 봉쇄에 들어가면서 오포, 비보, 샤오미 등 3대 스마트폰 업체의 수요가 증발한 것도 큰 타격이 됐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스마트폰은 D램 수요의 35%를 차지하며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30% 이상”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역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은 주요 기업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도 반영됐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조85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3%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첫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영업이익 2조5512억 원으로 올 들어 첫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38.85%)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IT 수요 증발의 또 다른 최대 피해자는 디스플레이업계다. TV와 PC, 노트북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수요 침체가 일어나면서 재고가 급증하는 중이다. 이날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TV 패널 가격은 품목을 막론하고 14개월째 하락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영업적자 2985억 원을 기록하며 2분기에 이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0.36%, ―35.11%를 기록했다.○ 車 ‘반짝 실적’ 냈지만 IRA 리스크 대두자동차업계는 해외 판매로 ‘강(强)달러’ 효과가 실적에 반영됐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IRA 도입으로 현지 시장 확대 계획에 급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IRA의 최대 희생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8월까지 양사가 국내외에서 판매한 203만994대 중 해외 판매는 123만5778대로 비중은 60.8%다. 국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0% 줄어든 반면, 해외 판매량은 3.39% 늘어난 결과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양사 해외 판매 비중(합계)은 2019년(61.0%) 이후 3년 만에 60% 선을 넘어선다. 해외 판매량 증대는 올해 환율 효과로 양 사가 상반기(1∼6월) 역대 최고 실적을 내는 밑거름이 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69.69%가 오른 2조7263억 원이다. 기아 또한 이 기간 60.12%가 늘어난 2조124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증권사들은 내다봤다.○ 환율 상승에 영업이익 하락 전망일부 업계의 일시적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기조에 따른 달러 부채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 해외 투자비 상승은 대부분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500대 기업 중 제조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환율 전망 및 기업 영향’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1236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평균 환율 전망치가 1303원으로 연초보다 높아지며 영업이익은 평균 0.6%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연평균 기준 환율이 1300원을 넘기는 것은 1998년 외환위기(1395원)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전경련은 연평균 환율 전망치가 1300원을 넘는다는 것은 올해 남은 기간까지 평균적으로 1400원의 원-달러 환율이 이어진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아직도 내리막이 남았다.”미국발(發)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과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조치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국내 정보기술(IT)·전자업계가 3분기(7~9월) 더 암울한 실적을 내다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썰물처럼 빠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대표 시장인 중국마저 문을 닫아걸면서 주요 기업들의 역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2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가파른 수요 침체로 올해 연간 D램 수요 증가율이 8.3% 한 자릿수로 역대 최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 업계에서 예상했던 수준인 18%의 절반도 못 미친 데다 최근 10여 년간 20%대를 오갔던 수요 증가율이 한 번에 곤두박질친 것이다. 이에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수준이 높아지며 신규 주문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반도체업계의 가장 큰 수요처 중 하나인 중국이 2분기(4~6월)부터 주요 도시 봉쇄에 들어가면서 오포, 비보, 샤오미 등 3대 스마트폰 업체의 수요가 증발한 것도 큰 타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스마트폰은 D램 수요의 35%를 차지하며 세트 기준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30% 이상”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역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은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조85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3% 떨어질 전망이다. 올 들어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영업이익 2조5512억 원으로올 들어 첫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38.85%)을 기록할 전망이다. IT 세트 수요 증발의 또 다른 최대 피해자는 디스플레이업계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물류·공급난 위기에 더해 올해 TV와 PC, 노트북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전방 수요 침체가 일어나면서 재고가 급증하는 중이다. 이날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TV 패널 가격은 품목을 막론하고 14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대표적인 패널 제품인 65형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가격은 올 3월 175달러(약 24만9000원)에서 지속 하락해 8월 109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수요 회복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영업적자 298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한 것이다. 류성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정책팀장은 “전방위적인 수요 침체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최근 급등한 원자재 가격 등 늘어나고 있는 생산 비용을 가격에 전가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며 “당분간은 기업 채산성에 큰 타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 선을 내줬다. 무엇보다 연준이 올해 남은 두 차례(11, 12월) 회의에서 1.25%포인트 더 올려 기준금리가 올해 말 연 4.5%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5원 오른(원화 가치는 내린) 1409.7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400원을 넘어선 건 2009년 3월 20일(1412.5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장 중 1413.4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정부와 외환당국은 공식 구두개입에 이어 직접 시장에 달러를 매도하는 실개입에도 나섰지만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400원 선이 무너졌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시스템의 불안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도 지난달 17.6으로 ‘위기’ 단계(22 이상)에 근접하고 있다. 연준이 21일(현지 시간) 3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미 기준금리는 기존 연 2.25∼2.50%에서 연 3.0∼3.25%로 뛰었다. 상단 기준으로 보면 한국(연 2.50%)보다 0.75%포인트 더 높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급망이 일부 복원됐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내려오고 있지 않다”며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4번째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자이언트스텝의 악몽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공포가 퍼지면서 강달러 압력은 더 커졌다. 이날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1 선을 넘어 20년 만에 가장 높이 올랐다. 2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24년 만에 처음으로 장 중 달러당 145엔을 넘어 일본 재무성은 달러화를 내다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한국의 국채 금리도 치솟았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4.104%로 11년 7개월 만에 4%를 넘었고, 10년물 금리(연 3.997%)마저 넘어섰다. 이 같은 장단기 금리 역전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 전조 현상으로 여겨진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0.63%, 0.46%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58%)와 대만 자취안지수(―0.97%), 홍콩 H지수(―1.14%)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美 잇단 자이언트스텝에 환율 급등 외환위기-금융위기후 첫 1400원대…내달 금리 인상땐 더 오를 가능성 무역적자 늘어 원화가치 더 하락…기업 비용 늘어 투자계획 재검토 추경호 “모든 수단 동원, 신속대응”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넘게 치솟으면서 한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은 더욱 짙어졌다. ‘고환율→수입물가 상승→소비자물가 상승→금리 인상→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속에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S) 공포’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원화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 통화도 함께 약세를 보이고, 외화유동성이 과거 위기에 비해 풍부하기 때문에 대형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4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보다 높은 미국 금리를 좇아 해외 자본이 한국을 탈출하기 시작하면 예상치 못한 경제 충격이 찾아올 수도 있다. ○ 경제위기급 환율… “연말 1500원 간다”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98.0원에 거래를 시작한 직후 곧바로 1400원 선을 돌파해 1413.4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건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역대 두 차례였다. 환율 수준만 놓고 보면 경제위기 때와 다름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리면 원-달러 환율은 1434.2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무역수지 등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 악화가 원화 가치 하락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미 금리 차가 벌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무역수지와 재정건전성 악화로 대외신인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비롯해 대외 부문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원-달러 환율은 연말 1500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 비상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국내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일부 기업이 이미 투자 계획 재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달러 부채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 해외 투자비 상승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 비용 등을 달러로 지급하는 항공사들은 환율 상승의 직격타를 받는다. 원재료 수입 비중이 큰 철강업계와 원자재를 사들여 중간 가공을 거쳐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 제조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와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 기업들의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추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해외 투자에 나선 기업들에도 고환율은 악몽이 됐다. 연초 주요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만 해도 1200원 수준이던 환율이 1400원으로 뛰면서 투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착공 예정이던 원통형 배터리 단독 공장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충북 청주 M17 신공장 착공을 잠정 보류했다. 류성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정책팀장은 “정부가 적극적인 환율 안정화 대책을 실행하는 한편 규제 개혁, 세제 지원 등 경영환경 개선에 힘써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 “가용한 모든 수단 동원할 것”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방적인 쏠림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라며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필요한 순간에는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원칙을 엄격하게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외에는 환율에 대응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 방어를 위해 우선순위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면서도 “그 경우 부동산 자산가치 급락과 함께 심각한 가계부채 문제로 경제에 주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8개 자회사와 함께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한 홍보활동을 강화한다고 21일 밝혔다. 자회사는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온, SK루브리컨츠,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어스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종로구 본사 1층 대형 미디어월에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영상 상영을 시작했다. SK에너지가 운영하는 프로축구단 제주 유나이티드FC는 선수 유니폼, 축구단 버스, 제주월드컵경기장 전광판 등을 통해 엑스포 홍보 메시지를 전한다. SK루브리컨츠는 자사 윤활유 제품(ZIC) TV 광고에 유치 기원 문구를 추가했고, SK지오센트릭은 다음 달 독일 ‘K-Show 전시회’에서 부산엑스포 영상을 송출할 예정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구광모 ㈜LG 대표(사진)가 10월 첫째 주 폴란드를 방문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예방하는 일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출장을 통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한 첫 번째 글로벌 행보에 나서는 한편 폴란드 현지 생산기지 점검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구 대표는 10월 초 출국해 첫째 주 초반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모라비에츠키 총리를 예방하는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5대 그룹 총수로서 앞서 7월 출범한 민관합동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위촉위원에 이름을 올린 구 대표는 이번 폴란드행을 통해 해외에서 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에 처음 공식적으로 나서게 된다. 이를 위해 구 대표의 대통령 특별사절(특사) 임명도 대통령실의 최종 검토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5일 일본 출장길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났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어 별도 특사 임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가 특사에 임명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두 번째 총수 특사인 셈이다. 재계 및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주요 그룹 총수들의 특사 임명은 출국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적인 사안인 만큼 긍정적 방향으로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 대표는 폴란드 총리 예방 일정을 마친 뒤 곧바로 폴란드 현지 므와바와 브로츠와프 등에 있는 계열사 생산기지를 방문해 현장 경영에 나설 예정이다. LG전자는 므와바 공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생산하고 있다. LG이노텍은 브로츠와프에서 각종 전자 부품을 생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브로츠와프에 유럽 전기자동차 시장 대응 거점인 연간 7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 각 계열사 대표들은 이번 출장엔 동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2018년 6월 ㈜LG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 오르며 그룹 총수가 된 이후 미국, 일본 등 해외 현장 경영을 이어왔지만 대외적으로 공개된 해외 일정은 2019년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콘퍼런스’가 마지막이었다. 최근의 지정학적 위기와 공급망 불안, 급격한 경기 침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이번 출장에서 현지 공급망 및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독려할 것으로 전망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국민 10명 중 9명은 노동조합 활동 중 불법행위가 이뤄지면 안 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절반 이상은 국내 노조와 노동운동 양상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나라 노동조합 및 노동운동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하이트진로 등에서 발생한 사업장 점거 등 불법행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노조의 요구는 이해하지만 불법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답변이 67.5%로 가장 많았다. ‘집단적 이기주의이며, 불법행위는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답변도 22.3%로 집계됐다. 노조 활동 중 불법행위에 대한 반대 의견이 89.8%에 이른 것이다. 새 정부가 노조의 불법행위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58.4%가 ‘소극적이고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답했다. ‘불필요하게 과잉 대처하고 있다’는 응답이 22.9%,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처하고 있다’가 18.7%로 조사됐다. 국내 노조 및 노동운동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 13.7%, ‘다소 부정적’이 42.4%로 집계됐다. 전체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56.1%가 노조 및 노동운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한 셈이다. ‘다소 긍정적’은 39.8%, ‘매우 긍정적’은 4.1%였다. 부정적 인식을 가진 이유로는 ‘불법 집회, 사업장 점거 등 불법행위’라는 응답이 4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득권에만 집중한다’(27.6%), ‘인사 청탁, 조합비 횡령 등 모럴해저드가 있다’(15.3%),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 정치적 주장에 치중한다’(10.3%) 순이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국공학한림원은 김기남 이사장(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사진)이 영국왕립공학한림원 외국회원으로 선출됐다고 20일 밝혔다. 영국왕립공학한림원은 올해 김 이사장을 포함해 7명의 외국회원을 선정했다. 김 이사장은 이번에 영국왕립공학한림원 외국회원으로 선발되면서 한국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미국, 스웨덴, 영국 3개국 공학한림원 회원자격을 보유하게 됐다. 현재 영국왕립공학한림원 외국회원 중 한국인은 서정욱 전 과학기술부 장관(2008년 선정), 백점기 부산대 교수(2019년 선정) 등 2명이다. 김 이사장은 40년 이상 반도체 기술 개발에 매진한 반도체 전문가로, 세계 최초 3차원 V낸드 개발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주도했다.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시스템 반도체 공정과 설계 기술, 이미지 센서 등을 개발했다. 반도체 제조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고성능 시스템온칩(SoC) 제품을 최초로 양산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영국왕립공학한림원은 1976년 설립됐으며 영국의 공학 발전을 위한 정책 자문, 공학교육 발전 방안 제안, 포상 등 영국 공학 기술과 산업계 발전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우리 국민 10명 중 9명은 노동조합 활동 중 불법행위가 이뤄지면 안 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절반 이상은 우리나라 노조와 노동운동 양상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나라 노동조합 및 노동운동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우선 최근 대우조선해양, 하이트진로 등에서 발생한 사업장 점거, 고공농성 등 불법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 ‘노동조합의 요구는 이해하지만 불법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답변이 67.5%, ‘집단적 이기주의이며, 불법행위는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답변이 22.3%로 집계됐다. 노동조합 활동 중에도 불법행위는 안 된다는 응답이 89.8%를 기록한 셈이다.또 새 정부가 노동조합의 사업장 점거, 고공농성 등 불법행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8.4%가 ‘소극적이고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답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여론을 나타냈다. ‘불필요하게 과잉 대처하고 있다’는 응답이 22.9%,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처하고 있다’가 18.7%로 조사됐다.우리나라 노동조합 및 노동운동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 13.7%, ‘다소 부정적’이 42.4%로 집계돼 전체 응답자의 56.1%가 우리나라 노조 및 노동운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소 긍정적’은 39.8%, ‘매우 긍정적’은 4.1%에 그쳤다.부정적 인식의 이유에 대해서는 ‘불법집회, 사업장 점거 등 불법행위’라는 응답이 44.7%로 가장 많았다. ‘기득권에만 집중’한다는 의견이 27.6%, ‘인사청탁, 조합비 횡령 등 모럴해저드’가 있다는 응답이 15.3%, ‘한미 FTA 반대, 한미군사훈련 중단 등 정치적 주장’에 치중한다는 답변이 10.3% 순으로 집계됐다.우리나라 노조의 쟁의 형태는 온건하기 보다는 과격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집회, 파업 등 노동운동 행태에 대해 물어본 결과 ‘매우 과격’하다는 응답이 21.5%, ‘다소 과격’이란 응답이 42.3%로 집계돼 응답자의 63.8%가 우리나라 노동운동이 과격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매우 온건’은 1.1%, ‘다소 온건’은 5.4%로 집계됐다.장정우 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이번 조사결과로 최근 대우조선해양, 하이트진로 등에서 나타난 극단적인 노동운동 방식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합리적인 노동 운동으로 변모하기 위한 노동조합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불법행위에 대한 신속하고 원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을 필두로 SK의 글로벌 현장 경영과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 회장은 17일 2박 3일간의 일본 일정을 마친 뒤 곧바로 미국으로 향했다. 최 회장은 미국 외교 및 안보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과의 회의를 시작으로 현지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어서 21일에는 SK그룹의 현지 사업 현황을 공유하는 ‘SK의 밤’ 행사를 주관한다. SK그룹은 전기차용 배터리 전문 계열사인 SK온을 필두로 미국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최 회장도 7월 하순 방미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면담에서 미국 내 220억 달러(약 28조9000억 원)의 신규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 회장은 이번 방미 기간 동안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서의 활동도 적극 펼친다. 최 회장은 미 현지 관계자들을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할 예정이다. 장동현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겸 SK㈜ 부회장도 이날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해 크로아티아로 출국했다. 장 부회장은 21일 크로아티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유치 지지를 요청하는 한편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 모델 구축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장 부회장은 앞서 12∼16일 카자흐스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3국을 잇따라 방문해 각국 정부 주요 인사들을 면담하며 부산 엑스포 개최 지지를 호소했다. 방문국의 경제·산업·사회분야 현안들을 청취한 뒤 SK의 핵심 사업 분야인 그린,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 및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소재 등을 활용해 비즈니스 협력 사례를 만들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SK E&S는 ‘친환경 수소첨단도시 부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SK E&S는 부산시, 환경부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부산에 수소버스 1000대 도입, 2030년까지 지역 수소전문기업 10개사 육성 등의 과제가 설정됐다. 부산항 및 배후단지에 ‘항만 수소복합 스테이션’ 인프라를 구축하고 트럭, 특수장비 등 항만 모빌리티 및 선박의 수소연료 전환도 추진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국내 기업들의 재고가 2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세계은행이 전 세계 경제가 침체를 향해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들어 가파르게 뛰고 있는 환율은 장중 한때 1400원에 육박하며 치솟은 국내 물가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분기(4∼6월) 산업활동동향의 제조업 재고지수 증가율은 18.0%였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분기(22.0%)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재고지수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경기 예측을 위한 주요 경제지표 중 하나다. 대한상의는 이 같은 현상이 대외 변수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 아닌 본격적인 경기 침체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은 15일(현지 시간) 낸 보고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임박했나’에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 5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동시에 대폭 인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은 “각국 중앙은행의 목표 물가상승률에 도달하려면 (투자자 전망보다) 추가로 2%포인트가 올라가야 할 것”이라며 “이 경우 내년 경제성장률은 0.5%로 둔화되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4%가 된다. 이론적으로 경기 침체에 빠지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세계 3대 경제인 미국, 중국, 유럽이 동시에 경기가 둔화되는 등 경제 불확실성으로 아주 작은 충격에도 세계 경제는 침체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 역시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는 진단을 4개월째 이어갔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대외 요인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가 지속되고 경제 심리도 일부 영향을 받는 가운데 향후 수출 회복세 약화 등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3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399원까지 상승했다가 1388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31일(1422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다.정유-전자 재고 50%이상 급증… “임대창고도 꽉차 공장가동 줄여” 재고증가율 26년來 최고… 침체 경고음, 원자재값 뛰고 금리 올라 수요 위축기업 생산보다 판매량 더 빨리 줄어… 2분기 제조업 제품재고 40% 증가공장가동 줄면 고용투자 감소 악순환… “수출지원-내수진작 특단대책 절실” #1. 경기도에 있는 통신기기부품 제조 중견기업 A사는 지난달 공장 가동률을 지난해 대비 절반으로 줄였다. 올해 상반기(1∼6월) 들어 팔리지 못한 재고가 걷잡을 수 없이 늘었기 때문이다. 공장 안에는 더 이상 적재 공간이 없어 주변 창고까지 임차했지만 더는 재고를 보관할 곳이 없다. A사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수출 계약조차 잘되지 않으면 당장 다음 달부터 일부 직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가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2. 울산 소재 정유 대기업 B사는 지난해 말 유가 상승과 경기 회복 대비를 위해 원유 구매량을 늘렸다가 올해 들어 수요가 급락하며 재고 압박에 낭패를 보고 있다. B사 경영지원팀장은 “유가 상승에 대비한다고 선제적으로 원유 구매량을 늘린 게 오히려 독이 됐다”며 “올해 매출 목표 달성은 물론이고 영업이익을 흑자로 가져갈 수 있을지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26년 만의 재고지수 최대 증가율을 마주한 기업 현장은 이미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기업들의 생산량 조절에 비해 판매량이 추락하는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하반기(7∼12월)와 내년 경기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재고지수 증가율과 더불어 실제 재고자산의 증가율을 따져본 결과 올 2분기(4∼6월) 제조업 전체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제품 재고가 3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업종별로는 ‘비금속 광물제품’(79.7%), ‘코크스·연탄 및 석유정제품’(64.2%),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58.1%), ‘1차 금속’(56.7%) 등의 재고자산 증가율이 특히 높았다. A, B사의 사례처럼 지난해 원자재 가격 리스크 대응을 위해 재고 확보에 나섰던 정유사 등 소재업계,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전자업계가 특히 타격을 입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최근의 수요 침체로 인한 출하량 감소 속도가 더욱 가파르다는 점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지수와 출하지수는 모두 최근 4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출하 감소 폭이 생산 감소 폭보다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판매 부진이 급격히 닥쳐오면서 기업들이 생산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데 지연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3분기(7∼9월)부터는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생산 감소에 돌입하면서 경기 급랭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대한상의는 전망했다. 기업들이 공장 가동률을 낮추게 되면 유휴 인력이 발생하고 그만큼 고용과 신규 시설 투자가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 기업은 올해 채용 및 시설 투자를 재검토하거나 보류하는 추세다. 글로벌 수요 위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금리 인상 추세도 지속되는 등 대외 요인도 녹록지 않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연말 미국 기준금리 예측치를 기존 3.75∼4.0%에서 4.0∼4.25%로 올렸다. 이미 시장에선 이달 20, 21일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소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이상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공포가 확산 중이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하반기 경기 급락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정부가 최근 무역수지 개선, 중장기 수출 경쟁력 강화 지원 등 수출 종합 전략을 발표한 만큼 이를 조속히 실행에 옮기고,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동행세일 등 내수 진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하반기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