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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84·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통해 시장 경제의 한계점이 드러났다며 ‘부(富)의 낙수효과는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3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중부의 가톨릭 성지 아시시에서 “사람들은 낙수효과 같은 마법 이론에 의존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시장 그 자체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대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감세 및 정책 인센티브만으로는 코로나19가 야기한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부유층이 더 많이 가지면 이것이 다른 계층으로도 퍼져 사회 전체가 편익을 누린다는 낙수효과 대신 양극화만 심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교황은 “사유재산 원칙이 중요해도 다른 이들이 아무것도 갖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부만 사치를 누리는 것을 절대 권리로 간주할 수 없다. 현재의 정치 경제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믿음이 확실해졌다”며 “부자는 가난한 사람과, 강대국은 빈곤국과 부를 나눠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세계 곳곳에 저열하고 이기적인 정서에 기댄 정치인이 넘쳐난다. 세계는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정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인종차별 반대, 양극화 해소, 핵무기 및 사형제 폐지 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황은 이날 인간의 박애 정신을 주제로 한 회칙도 선포했다. 아시시는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창시자이자 평생 청빈한 삶을 산 것으로 알려진 성인(聖人) 프란치스코(1181∼1226)가 출생하고 선종한 곳이다. 교황은 프란치스코를 매우 존경해 자신의 교황명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일본의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다카다 겐조(高田賢三·사진)가 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한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 일본과 서양 패션을 혼합한 스타일로 큰 인기를 끈 그는 패션 본고장 프랑스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최초의 아시아 디자이너로 꼽힌다. 그의 성공 후 아시아 디자이너의 유럽 진출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1939년 효고현 히메지에서 태어난 다카다는 일본에서 패션학교를 졸업하고 1965년 파리로 건너갔다. 유명 브랜드 레노마 등에서 일하다 1970년 파리에서 첫 매장을 열었다. 일본 전통의상 기모노에 밝고 화려한 유럽 스타일을 섞은 그의 패션은 곧바로 큰 호응을 얻었다. 1976년 자신의 브랜드 ‘겐조’를 창립했고 남성복, 향수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특히 1988년 진출한 향수 사업은 겐조 브랜드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는 평을 얻고 있다. 가늘고 긴 곡선이 돋보이는 향수병에 그려진 빨간 꽃무늬는 겐조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1994년에는 파리를 대표하는 다리 ‘퐁뇌프’를 꽃과 담쟁이덩굴로 수놓아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1993년 프랑스 유명 브랜드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에 사업을 매각했다. 이후 계약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1999년 60세로 퇴직했고 사실상 은둔 생활을 해 왔다. 프랑스 주간지 르푸앵은 “세계 패션계에 독특한 유산을 남긴 후 마법처럼 사라졌다”고 평했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지난달 27일 시작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무력 충돌이 양측의 영토 분쟁지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넘어 양국 주요 도시로 번지고 있다. 민간인 피해 역시 속출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메니아군은 4일 아제르바이잔 2대 도시 ‘간자’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날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다. 간자 곳곳에 피를 흘리며 구조를 요청하는 민간인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인근 군 공항, 전기시설 등 주요 인프라도 파괴됐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측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간자 도심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며 “민간인 주거지역까지 공격했다. 묵과할 수 없으며 곧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보복 공격을 기정사실화했다. 아제르바이잔과 인종, 언어, 종교가 비슷한 우방 터키도 가세했다. 터키 정부는 성명을 내고 “아르메니아의 민간인 공격은 법을 지키지 않는 그들의 입장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나고르노카라바흐 일대에서 아르메니아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 민간인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오히려 아제르바이잔 군대가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계 민간인을 노리고 공습을 가했다”고 맞섰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상으로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다. 주민의 80%는 기독교 분파인 동방정교를 믿는 아르메니아인이지만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소유권을 주장해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약 30년간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양측 충돌로 최소 220명이 숨졌고 22만 명이 피란을 준비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전 세계 인구 가운데 10명 중 1명꼴로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5일 WHO 이사회 코로나19 회의에서 현재까지 세계 인구 중 대략 10%가 코로나에 걸렸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인구가 76억 명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7억6000만 명이 감염됐을 수 있다는 것. 5일 오후 10시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확진자는 3544만7295명으로 집계됐지만 실제 감염자는 이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언 사무차장은 “이 수치는 전체적으로 세계 대다수가 여전히 위험에 놓여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주요 도시는 다시 봉쇄 조치에 돌입하고 있다. 미국 뉴욕시는 감염률이 높은 일부 지역에서 공립학교의 대면 수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뉴욕시는 6월부터 단계적으로 봉쇄 조치를 풀었고 지난주엔 반년 만에 학교 오프라인 수업을 재개했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봉쇄 조치로 돌아선 것.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4일 최근 일주일 동안 코로나19 양성 판정 비율이 3%를 넘은 지역에 한해 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에선 식당의 실내 영업과 헬스장 등 비필수 업종의 영업도 중단된다. 프랑스는 파리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짐에 따라 6일부터 술집을 폐쇄하기로 했다. 술집과 달리 식당은 엄격한 보건 수칙을 준수한다는 조건으로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 백화점과 대형 쇼핑센터에서는 4m²(약 1평)의 공간에 손님 1명을 받도록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구체화했다.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다카다 겐조(사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4일(현지 시각)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 프랑스 주간지 르푸앙 등에 따르면 겐조는 이날 프랑스 파리 인근 뇌이쉬르센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는 고령의 나이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건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하루 전인 3일 프랑스 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만6972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겐조는 패션의 본고장 유럽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스타일의 패션과 문화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혼합하는 작품을 통해 세계 패션계의 ‘전설’로 통했던 인물이다. 그는 ‘섞으면 좋아진다’는 자신 만의 미학을 주변에 자주 말하곤 했다. 겐조는 1939년 2월 일본 효고(兵庫)현 히메지(姬路)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고베 외국어대를 진학했으나 전공에 흥미를 잃고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1958년 도쿄에 위치한 일본 최고의 패션학교 분카패션대로 옮겨 의상에 대해 공부했다. 그는 졸업 후 곧바로 프랑스 마르세유로 향하는 배를 탄 후 1964년 파리에 도착했다. 패션의 본 고장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프랑스 유명 브랜드 레노마에서 보조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면서 유럽 패션 스타일을 하나씩 배워나갔다. 이후 1970년 30세가 되자 파리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매장을 열었다. 동양 스타일의 독특한 아름다움과 밝고 화려한 유럽 스타일을 섞은 그의 패션은 금세 파리에서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와 유럽식 치마와 상의를 적절히 섞어 만든 기성복들이 인기를 끌었다. 1970년 유명 패션 잡지 ‘엘르’의 표지에 그의 작품이 등장했을 정도.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그는 1976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 겐조’를 창립했다. 그의 성공은 1980년대 일본인 디자이너들의 프랑스 파리, 나아가 유럽 진출을 가능케 하는 신호탄이 됐다. 그는 1970년대까지 주로 여성 패션에 집중한 후 1983년 남성 패션, 1988년 향수로 영역을 넓혔다. 특히 향수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겐조 향수병에 그려진 꽃은 겐조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겐조는 1993년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에 자신의 브랜드를 매각했다. 이후 1999년 패션계에서 떠나면서 디자이너로 살아온 30년을 마무리했다. 르푸앙은 “겐조는 일본식 면화, 도자기, 서양의 미술양식, 식물, 꽃, 일상의 색상과 주변의 빛 등을 섞어 독특하면서도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패션을 선보였다”며 “세계 패션계의 자신만의 독특한 유산을 남긴 후 사라졌다”고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우리가 걸어온 길이 자랑스럽다. 오늘날의 독일은 역대 최고의 독일이다.” 3일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포츠담에서 열린 ‘통일 30주년’ 기념식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강조한 말이다. 독일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민주주의 서독과 공산주의 동독으로 분단됐다. 1989년 11월 9일 분단을 상징하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고 이듬해 10월 3일 통일이 완료됐다. 메르켈 총리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불이익을 받는다고 계속 느끼면 (독일의) 응집력이 무너진다”며 사회통합의 중요성을 내새웠다. 동독 체제를 종식한 혁명가들을 위한 기념비 건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의장 역시 트위터에 “자유, 민주주의, 인권의 가치로 만들어진 독일 통일이 EU 확장에 기여했다”고 치하했다. 통일 30주년을 맞아 ‘동서 간 격차’가 얼마나 좁혀졌는지를 알리는 것이 정부 화두라고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이 전했다. 동서독 경제 격차는 상당 부분 줄어든 상태다. 지난달 16일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동독 지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990년 서독 지역의 37%에 불과했지만 2019년 독일 평균의 73% 수준에 달했다. 동독 지역 가구당 가처분 소득 역시 독일 평균의 88.3%에 이르렀다. 동서 경제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만든 세금 ‘통일연대세’도 내년부터 상위 10% 고소득층만 납부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측의 심리적 거리감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옛 동독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시리아 내전 등으로 2015년부터 중동 난민이 물밀 듯 몰려들자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 극우정당이 약진하고 있다. AfD는 2017년 총선과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집권 우파 기독민주당 연합, 좌파 사회민주당에 이은 제3당으로 급부상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험이 높아진 이탈리아 베네치아 당국이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인근 바다에 설치한 강철 여닫이문 ‘모세’를 3일 최초로 실제 가동했다. 폭 20m, 높이 30m에 300t 금속 78개를 이어 붙인 거대 방벽이며 2003년부터 60억 유로(약 8조20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완성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트위터에 “우리가 바다를 막아냈다. 역사적인 날”이라며 모세를 통한 조수 차단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날 조수 수위가 한계선인 110cm보다 20cm 높은 130c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자 모세를 약 1시간 작동했다. 모세는 평소 바다 밑바닥에 잠겨 있다 바다 수위가 상승하면 해수를 차단한다. 세계적인 수상도시 베네치아는 매년 9월∼이듬해 4월 조수가 상승하는 ‘아쿠아 알타’ 현상을 겪고 있다. 온난화 등으로 최근 몇 년 동안 도시 기능이 마비될 정도로 물이 넘쳐 애를 먹었다. 2014년에는 일부 정치인들이 뒷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가뜩이나 오래 걸린 공사가 더 지연됐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30년 간 많은 성과가 있었다. 여전히 동서 격차가 존재하지만 그동안 크게 줄여왔다.” “우리가 걸어온 길이 자랑스럽다. 오늘날의 독일은 역대 최고의 독일이다.” 3일(현지시간)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포츠담에서 열린 ‘통일 30주년’ 기념식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강조한 말이다. 통일 30주년을 맞아 ‘동서 간 격차’가 얼마나 좁혀졌는지를 알리는 것이 독일 정부의 화두라고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은 전했다. 메르켈 총리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불이익을 받는다고 계속 느끼면 (독일의) 응집력이 무너진다”며 사회통합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동독 체제를 종식한 혁명가들을 위한 기념비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동독 시민이 스스로 자유를 선택한 점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다. 동서 간 격차 감소가 강조된 이유는 동독 지역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지나치게 부각돼 극우세력에게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가디언 등은 전했다. 실제로는 동서 격차가 상당 부분 줄어든 상태다. 지난달 16일 독일 정부가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동독 지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990년 서독 지역의 37%에 불과했지만 2019년 독일 평균의 73% 수준에 달했다. 동독 지역 가구당 가처분 소득은 독일 평균 대비 88.3%에 달한다. 동독 지역 2005년 실업률이 서독 지역의 2배(20.6%)였지만 최근에는 서독 지역의 5% 수준으로 줄었다. 동서 간 격차가 줄이기 위해 만든 ‘통일연대세’가 축소된 이유다. 통일연대세는 내년부터 상위 10% 고소득층만 납부하게 된다. 그럼에도 동독 지역은 인구밀도가 낮고 농촌 지역이 많은 반면 대기업, 중견기업 본사는 서독에 몰려있다 보니 격차가 두드러져 보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런 심리와 2015년 난민 유입 후 독일 내 반(反) 이민자 정서를 이용해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 극우정당들이 지지율을 높이고 있다고 일간 베를리너차이퉁 등은 경고했다. AfD은 2017년 총선과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집권 우파 기독민주당 연합, 좌파 사회민주당에 이은 제3당으로 급부상했다. 유럽연합(EU 역시 통일 후유증보다는 독일의 민주주의를 강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찰스 미셸 EU집행위 유럽위원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자유, 민주주의, 인권의 가치로 만들어진 독일 통일은 EU 확장으로 가는 길을 닦은 게 핵심”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 이후 민주주의 서독과 공산주의 동독으로 분단됐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의 붕괴된 후 이듬해 10월 3일 통일됐다. 한편 이날 독일 통일 30주년 기념식과 각종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으로 참석 인원이 제한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됐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험이 높아진 이탈리아 베네치아 당국이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인근 바다에 설치한 강철 여닫이문 ‘모세’를 3일 최초로 실전 가동했다. 길이 20m, 높이 30m에 300t 금속 78개를 이어 붙인 거대 방벽이며 2003년부터 60억 유로(약 8조 20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완성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루이지 부르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트위터에 “우리가 바다를 막아냈다. 역사적인 날”이라며 모세를 통한 조수 차단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날 조수 수위가 한계선인 110cm보다 20cm 높은 1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자 모세를 약 1시간 작동했다. 모세는 평소 바다 밑바닥에 잠겨 있다 바다 수위가 상승하면 해수를 차단한다. 세계적인 수상도시 베네치아는 매년 9월~이듬해 4월 조수가 상승하는 ‘아쿠아 알타’ 현상을 겪고 있다. 온난화 등으로 최근 몇 년 동안 도시 기능이 마비될 정도로 물이 넘쳐 애를 먹었다. 2014년에는 일부 정치인들이 뒷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가뜩이나 오래 걸린 공사가 더 지연됐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동유럽 벨라루스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줄곧 비판했던 유명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72)가 독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정부 시위에 동참했던 유명 여성 정치인들이 루카셴코 정권의 탄압을 피해 잇따라 벨라루스를 떠난 상황에서 ‘벨라루스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알렉시예비치마저 이 대열에 합류해 반정부 시위의 동력이 대폭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시예비치 측 보좌진은 28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알렉시예비치가 치료 목적으로 독일에 갔다. 이후 스웨덴,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도서 전시회, 시상식 등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귀국 시기가 결정되진 않았지만 1개월 정도 후에는 돌아올 것”이라며 “귀국한 후에도 반정부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동유럽 최후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4년부터 26년간 집권하고 있다. 지난달 9일 대통령 선거에서도 승리해 5년 추가 임기를 확보했다. 하지만 야권은 줄곧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두 달 가까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동참한 알렉시예비치 역시 신변의 위협을 느껴왔다. 이달 9일 수도 민스크에 있는 그의 자택에 복면을 쓴 남성이 진입을 시도했다. 벨라루스인 부친과 우크라이나인 모친을 둔 알렉시예비치는 1948년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났지만 유년기에 벨라루스로 이주해 평생을 이곳에서 보냈다. 대학 졸업 후 잡지 기자로 활동하다 전업 작가가 됐다. 그는 다른 작가와 달리 기자 경험을 토대로 수년간 수백 명을 인터뷰해 모은 실제 이야기를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목소리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옛 소련 소속으로 나치 독일과 맞선 벨라루스인들의 아픔을 다룬 작품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역시 전쟁 참가자의 실제 증언을 바탕으로 쓰였다. 이 작품은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작가 활동 내내 독재를 일삼는 루카셴코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2000년대에도 루카셴코 정권의 압박을 피해 프랑스 파리에 잠시 머물렀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야권의 대규모 시위와 저항에도 23일 취임을 강행했다. BBC는 “취임 강행에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미국, 유럽연합(EU)은 루카셴코를 합법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은 채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27일 시작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무력충돌에 터키가 고용한 시리아 용병이 투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터키는 이슬람교와 튀르크계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터키 견제 등을 위해 아르메니아를 지지해 이번 사태가 강대국 간 대리전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양국은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떨어진 각자의 영토로도 발포를 시작했다. 러시아 주재 아르메니아대사는 28일 “터키 정부가 시리아 북부에서 아제르바이잔으로 전투 요원 4000명을 이동시켰다. 시리아 용병은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아제르바이잔 편에 서서 전투에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국제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 또한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최소 300명의 전투인원을 아제르바이잔으로 보냈다고 가세했다. 로이터통신은 “터키가 시리아 용병에게 아제르바이잔 국경 방어를 수행하면 1인당 월급 1500달러(약 180만 원)를 주기로 했다. 드론과 전투기도 제공했다”고 전했다. 가디언 역시 “양국 갈등이 러시아, 터키, 이란 등 주변 강대국을 끌어들일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9일 긴급 비공개 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로 했다. 양측 교전이 3일째 지속되면서 군인과 민간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일대에서는 70명이 넘게 사망했다. 부상자도 수백 명을 넘어섰다고 양측 정부 모두 밝혔다. 이 지역 내 탈리시, 아라크스 등에서 로켓 포격이 계속되면서 양측 헬기와 T-72 전차가 격파되는 등 전투도 격렬해지고 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상으로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다. 주민의 80%는 기독교 분파인 동방정교를 믿는 아르메니아인이지만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소유권을 주장해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30여 년간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옛 소련 국가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에 27일(현지 시간)부터 시작된 무력충돌이 28일까지 이어지면서 적어도 45명이 목숨을 잃었다. 옛 소련 치하에서부터 민족·종교 갈등을 벌여온 두 나라 간에 무력충돌이 확대되면 인명 피해는 물론이고 러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석유·천연가스관이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세계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7일 양국 국경에 있는 분쟁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무력충돌이 빚어져 24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다쳤다. 양국 정부는 ‘상대국이 먼저 공격했다’며 보복을 위해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이날 “아제르바이잔 군대가 나고르노카라바흐 민간인 마을을 공격했다”며 “반격에 나서 상대의 헬기 2대와 드론 3대를 격추했다. 이제 전면전을 준비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그러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도 “아르메니아가 먼저 공격해 보복에 나선 것”이라고 반박하며 계엄령을 선포하고 전쟁 준비에 나섰다. 이튿날인 28일까지 전투가 이어지면서 21명 이상이 추가로 사망해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무력분쟁은 그동안의 전형적인 국지전보다 더 심각했다”며 “양국 정부 역시 이번 충돌을 전쟁으로 묘사했다”고 우려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유라시아 캅카스산맥에 위치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에 있는 지역이다. 국제법상으로는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지배 중이다. 1920년 옛 소련 치하에서 아르메니아에 귀속됐다가 1924년 이오시프 스탈린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아제르바이잔에 편입시키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이 지역 주민의 80% 이상이 기독교 분파인 동방정교를 믿는 아르메니아인이다. 그런데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튀르크계 아제르바이잔이 지역을 통치하면서 갈등이 커져 갔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자 이 지역 주민들은 독립을 선포했다.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무력충돌이 발생해 3만 명이 사망했다. 1994년 휴전 후에도 충돌이 계속돼 왔다.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에너지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경고했다. 이 지역은 카스피해 석유와 천연가스를 세계 각지로 운반하는 대형 송유관이 통과한다. 국제사회는 양국에 자제를 촉구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는 27일 성명을 통해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반면 터키는 이날 아르메니아를 비난하며 같은 튀르크계인 아제르바이잔 지원을 약속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속수무책으로 퍼지던 3, 4월 보다 확산세가 빠른데 방역 강화엔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찮아 각국이 골머리를 앓는 분위기다. 독일 질병통제기관인 로버트코흐연구소는 26일(현지 시간)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대비 2507명 더 늘어 4월 말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독일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월 23일 2466명에 이른 뒤로는 대체로 감소세를 보여왔으나, 다시 재확산세로 돌아선 것이다. 프랑스 보건부도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날 대비 1만4412명 더 늘었다고 밝혔다. 24일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1만6096명을 기록하는 등 확진자수가 연일 1만 건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25일엔 확진자가 1만5079명 늘어 총 51만3034명으로 50만 명을 돌파했다. 영국도 25일 신규 확진자가 6634명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확산세가 빨라지자 강국 정부는 부랴부랴 방역 강화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결국 확산세가 빠른 남부 도시 마르세유에 코로나19 ‘최고 경계’ 등급을 내리고, 26일부터 술집과 식당 영업을 중단하는 조치를 부과했다. 영국도 24일부터 밤 10시 이후 술집, 음식점의 영업을 금지하고 실내외 모임 인원도 6명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중이다. 독일은 9월 새 학기 시작 이후 약 5만 명 학생을 격리하는 등 확산 방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럽 각국서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가 강화되자, 반발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25일 프랑스 마르세유 상사법원 앞에서중앙정부의 새로운 보건지침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AFP통신은 호텔업계와 요식업계 관계자 등이 시위에 참여해 방역 강화 조치로 인해 사업이 어려워졌다며 정부를 성토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한 기업체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경제 봉쇄나 다름없으며, 장사를 못하게 될 경우 상사법원에서 파산을 신청해야 할 판”이라며 제재 해제를 촉구했다. 26일엔 영국 트라팔가 광장 앞에서 수천 명 시위대가 운집해 코로나19 관련 조치를 해제하라며 항의했다. 시위대들은 ‘공포가 아닌 자유를 달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행진을 시도하다가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시위대가 당초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해산 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대와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적어도 3명 이상의 시위대가 부상을 입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런던에선 지난주에도 정부 제한조치에 반발하는 시위가 벌어져 30명 이상이 체포되기도 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6·사진)가 22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이유를 언급하던 중 영국과 이탈리아를 비교해 이탈리아 측의 거센 반발을 야기했다고 가디언 등이 전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영국이 이탈리아, 독일 등 이웃 유럽국가보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영국은 자유를 사랑하는 나라여서 사회적 제재에 저항이 크다. 지난 300년간 영국 역사를 보면 언론 자유, 민주주의 등 거의 모든 진보가 영국에서 시작됐다”고 답했다.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1883∼1945)가 장기 집권했던 이탈리아는 정부가 강력한 봉쇄 조치를 단행해도 국민들이 순종하지만 민주주의와 인권을 중시하는 영국인은 방역을 개인 자유 침해로 여겨 잘 따르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힐 소지가 있다.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49)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이탈리아인 역시 자유를 사랑한다. 그래도 우리는 (방역에) 진지하게 임한다”며 영국민의 나태한 방역 인식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존슨 총리는 올해 4월 말 주요국 지도자 중 최초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5월 초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며 6월에야 총리 업무에 복귀했다. 당시 총리는 물론이고 맷 행콕 보건장관, 네이딘 도리스 보건차관 등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아 정부 고위인사들의 방역 인식이 허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25일 월드오미터 기준 영국과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는 각각 41만 명, 30만 명을 돌파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8)과 정적(政敵)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44)가 동시에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푸틴 정권은 지난달 20일 나발니를 냉전시대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가 즐겨 쓰던 독극물 ‘노비초크’로 암살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친정부 작가 세르게이 콤코프는 24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노르웨이 오슬로의 노벨상위원회에 푸틴 대통령을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신청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다만 추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정부가 아닌 작가들의 자발적 신청이었다며 “수상하면 좋고 못 타도 괜찮다”고 했다. 친정부 시민단체와 하원의원들은 2013년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 사태 해결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며 푸틴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당시 서방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측이 러시아의 군사·재정 지원을 받아 반군과 민간인에게 화학무기 공격 등을 자행했다’며 거세게 반발했고 수상에도 실패했다. 러시아 출신으로 반푸틴 성향인 세르게이 예로폐예프 미국 뉴저지주 럿거스대 교수는 17일 나발니가 반부패 활동에 매진해 왔다는 이유로 그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예로폐예프 교수는 “러시아를 연구하는 대학 교수들이 서명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노비초크 중독으로 한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던 나발니는 15일 깨어났다. 그는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독일을 떠나 조만간 귀국해 반(反)푸틴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24일 나발니의 모스크바 아파트를 압류하고 은행 계좌를 동결하며 그를 압박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서구 언론은 두 사람 모두 노벨 평화상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달 9일 노르웨이 극우파 정치인 크리스티안 티브링예데의 추천으로 후보에 올랐다. BBC는 “후보가 됐다고 누구나 상을 받는 건 아니다.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는 1939년,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 역시 1945, 1948년에 후보로 추천됐다”고 꼬집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화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2015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총격 테러를 당해 12명의 직원이 숨진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과거 사무실 인근에서 또 다시 흉기 테러가 발생했다. 르몽드 등에 따르면 25일(현지 시간) 오전 프랑스 파리 11구 샤를로 에브도의 이전 사무실 인근 거리에서 2명의 괴한이 일대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그 과정에서 4명이 흉기에 찔려 쓰려졌다. 이중 2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렸다. 이후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괴한들은 이미 도망친 후였다. 현장을 본 목격자는 일간 르피가로에 “비명 소리가 나서 창가 쪽으로 가보니 거리에서 피가 나는 사람들이 칼을 든 괴한에게 쫓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11구를 비롯해 인근 3, 4 구 내 학교들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학교 입구를 폐쇄했다. 경찰은 이후 용의자를 추적해 바스티유 광장과 지하철 리차드 르누아르 역 일대에서 각각 체포했다. 경찰은 “현재 사건 현장은 통제돼 폭탄이 있는지도 조사 중”이라며 “테러단체와의 연관성, 범행 동기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를리 에브도는 이달 2일 ‘이러려고 그랬나’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실린 특별판을 발행했다. 5년 전인 2015년 1월 이슬람 과격주의자 셰리프, 사이드 쿠아치 형제에 의해 끔찍한 총기 테러를 당한 계기가 된 만화를 다시 게재했다. 5년 전 테러 당시 용의자들을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14명에 대한 재판이 이달 2일 시작된 것이 특별판 발행의 계기가 됐다. 샤를리 에드보 측은 “재판에 앞서 당시 상황을 재조명하고, 어떤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해 만평을 다시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흉기 사건이 샤를로 에브도의 이전 사무실 인근에서 발생하자 테러 재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르파리지앵은 “경계 차원에서 6개의 지하철역이 이날 오후 7시까지 폐쇄될 것”이라고 밝혔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6)가 22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이유를 언급하던 중 영국과 이탈리아를 비교해 이탈리아 측의 거센 반발을 야기했다고 가디언 등이 전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영국이 이탈리아, 독일 등 이웃 유럽국가보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영국은 자유를 사랑하는 나라여서 사회적 제재에 저항이 크다. 지난 300년 간 영국 역사를 보면 언론 자유, 민주주의 등 거의 모든 진보가 영국에서 시작됐다”고 답했다.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1883~1945년)가 장기 집권했던 이탈리아는 정부가 강력한 봉쇄 조치를 단행해도 국민들이 순종하지만 민주주의와 인권을 중시하는 영국인은 방역을 개인 자유 침해로 여겨 잘 따르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힐 소지가 있다.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49)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이탈리아인 역시 자유를 사랑한다. 그래도 우리는 (방역에) 진지하게 임한다”며 영국민의 나태한 방역 인식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존슨 총리는 올해 4월 말 주요국 지도자 중 최초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5월 초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며 6월에야 총리 업무에 복귀했다. 당시 총리는 물론 맷 행콕 보건장관, 네이딘 도리스 보건차관 등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아 정부 고위인사들의 방역 인식이 허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25일 월드오미터 기준 영국과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는 각각 41만 명, 30만 명을 돌파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8)과 정적(政敵)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44)가 동시에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푸틴 정권은 지난달 20일 나발니를 냉전시대 옛 소련 KGB가 즐겨 쓰던 독극물 ‘노비초크’로 암살하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친정부 작가 세르게이 콤코프는 24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노르웨이 오슬로의 노벨상 위원회에 푸틴 대통령을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신청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다만 추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정부가 아닌 작가들의 자발적 신청이었다며 “수상하면 좋고 못 타도 괜찮다”고 했다. 친정부 시민단체와 하원의원들은 2013년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 사태 해결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며 푸틴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당시 서방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측이 러시아의 군사·재정 지원을 받아 반군과 민간인에게 화학무기 공격 등을 자행했다’며 거세게 반발했고 수상에도 실패했다. 러시아 출신으로 반푸틴 성향인 세르게이 예로폐예프 미국 뉴저지주 럿거스대 교수는 17일 나발니가 반부패 활동에 매진해왔다는 이유로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예로폐예프 교수는 “러시아 유명 대학의 교수들이 서명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노비초크 중독으로 한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던 나발니는 15일 깨어났다. 그는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독일을 떠나 조만간 귀국해 반(反)푸틴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24일 나발니의 모스크바 아파트를 압류하고 은행계좌를 동결하며 그를 압박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서구 언론은 두 사람 모두 노벨평화상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로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달 9일 노르웨이 극우파 정치인 크리스티안 튀브링예데의 추천으로 후보에 올랐다. BBC는 “후보가 됐다고 누구나 상을 받는 건 아니다.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는 1939년,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 역시 1945년과 1948년에 후보로 추천됐다”고 꼬집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자신을 ‘재림한 예수’라고 주장하며 각국에서 1만 명의 신도를 끌어모은 러시아 사이비 종교 지도자가 전격 체포됐다. 체포 과정에 헬기와 특수부대까지 동원돼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고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20일(현지 시간) 경찰은 물론 정보기관 러시아연방보안국(FSB), 국가방위군 등으로 특별수사위원회를 구성해 시베리아 지역 종교 지도자 세르게이 토로프(59) 체포에 나섰다. 이날 헬리콥터 4대와 복면을 쓴 수십 명의 무장병력이 토로프와 신도들이 사는 시베리아 페트로파블롭카 마을을 급습했다. 신도들이 체포를 막는 사이 토로프가 도망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급습으로 현장에 있던 토로프와 그의 보좌관 2명이 검거됐다. 토로프는 ‘시베리아 예수’ 혹은 ‘새로운 삶을 내리는 자’라는 의미의 ‘비사리온’으로 불렸다. 그는 26년 전인 1994년 ‘마지막 교회’라는 종교단체를 설립했다. 긴 머리와 턱수염 등 예수의 모습으로 자신을 가꾼 후 스스로 “나는 예수가 부활한 존재”라고 주장했다. 그는 페트로파블롭카 마을에 ‘지상낙원을 만들었다’며 신도를 모았다. 러시아뿐 아니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돌며 선교 활동을 펼친 끝에 시베리아 내 5000여 명, 전 세계적으로는 1만 명을 끌어모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이 단체의 격리된 생활방식에 이끌린 사람들이 속속 가입하면서 신도 수가 3배 이상 늘어났다고 모스크바타임스가 전했다. 문제는 사실상 사이비 종교였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의 교리에 대해 “신의 계시로 만든 지구상 모든 종교의 통합”이라고 주장했지만 러시아정교회와 종말론, 환경주의 등을 적절히 버무린 정도에 그쳤다. 토로프가 1989년 해고된 ‘교통경찰’ 출신이란 점도 드러났다. 무리한 군집 생활로 병에 걸리거나 자살하는 신도가 나오면서 러시아 당국이 감시를 시작했다. 토로프가 신도들을 학대하고 돈을 뺏어 횡령한 혐의가 최근 발견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유죄 확정 시 12년 이하 징역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빠샤!” 강렬한 기합 소리와 함께 발차기가 허공을 갈랐다. 곧 ‘펑’ 하는 타격음이 울렸다. 저 발차기를 직접 맞는다면 갈비뼈가 으스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15일 오후 5시(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남쪽으로 약 60km 떨어진 퐁텐블로의 태권도 국가대표 상비군 캠프. 훈련장에는 비 오듯 땀을 흘리며 훈련에 열중하는 15∼18세 남녀 청소년 12명이 있었다. 가로 8m, 세로 8m의 도장에서 대련에 나선 선수들의 눈에는 자신감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도장 한쪽에는 노트북도 설치됐다. 선수 개개인이 겨루기 과정에서 얻은 득점과 실점이 보호구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노트북에 실시간으로 기록됐다. 2012년 런던 올림픽 태권도 은메달리스트이기도 한 코치 안카롤린 그라프 씨(34)는 “선수 개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파리 올림픽서 태권도 금메달 딴다” 이날 만난 12명은 전국에서 선발된 청소년 국가대표 상비군이다. 성인 국가대표가 돼 2024년 파리 올림픽에 프랑스 국가대표로 출전할 꿈을 갖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시로 검사를 받는 와중에도 열띤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12명 중 최연소인 타푸투 타마 군(15)은 본토가 아닌 남태평양 타히티섬(프랑스령)에서 자랐다. 부모와 형제 모두 태권도를 배워 타히티에서 ‘태권 가족’으로 유명했다고 했다. 그는 8세 때부터 태권도를 배웠고 전국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9월 14세 어린 나이에 상비군 캠프에 입소했다. 타마 군은 “태평양을 건너왔으니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며 의젓한 태도를 보였다. 코세 에스텔 양(16)은 와인 산지로 유명한 남부 보르도 인근에서 자랐다. 아버지 친구의 권유로 7세 때 태권도를 시작했다. 에스텔 양은 “태권도를 한다니까 친구들은 때리고 제압하는 것만 생각하던데 완전히 다르다”며 “절도 있는 동작, 정신 수양 등이 태권도의 매력”이라고 했다. 이어 “국가대표가 되어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겠다. 이를 위해 기술과 정신을 함께 단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 지도자도 영입 그라프 코치와 함께 이 12명을 지도하는 사람은 한국 국기원 소속 정우민 사범(34)이다. 그는 프랑스태권도협회가 2018년 한국 측에 “사범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한 것을 계기로 프랑스로 건너왔다. 지난해 1월부터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프랑스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자 80kg 이상급에서 사상 첫 태권도 동메달을 땄다. 이후 5번의 올림픽 동안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땄지만 아직 금메달은 따지 못했다. 이에 정부와 프랑스태권도협회가 ‘프랑스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이제껏 따지 못했던 태권도 금메달을 획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종주국 지도자를 영입했다. 정 사범은 “태권도에 걸려 있는 총 8개의 금메달 중 2개를 따내는 게 목표”라며 “선수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만난 청소년들은 처음 보는 한국인 기자에게 먼저 찾아와 고개를 숙이며 한국식 인사를 건넬 정도로 수련 중 예의를 중시했다. 사실상 예비 국가대표나 다름없는 엘리트 선수이지만 이들의 일과는 평범한 청소년과 비슷했다. 아침에는 인근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각각 등교해 오후 4시까지 일반 학생과 똑같이 수업을 듣는다. 이후 오후 5시 반부터 7시 반까지 2시간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한다.○ 정신 수양·극기 등이 매력 현재 6700만 프랑스 인구 중 동양무술을 배우는 사람은 약 100만 명. 가장 저변이 넓은 종목은 유도로 약 53만 명에 달한다. 아직 6만 명에 불과한 태권도의 9배에 가깝다. 가라테 인구 역시 24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태권도의 상승세와 가라테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리 올림픽에서 태권도는 정식 종목인 반면 가라테가 제외된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태권도는 무도(武道), 즉 정신 수양과 인성 교육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프랑스 사회의 호평을 받고 있다. 청소년 대표 상비군 주장인 로렌조 군(17)은 4세 때 TV에서 본 동양무술에 반해 유도, 가라테, 쿵후, 태권도 등을 닥치는 대로 배웠다. 그는 최종적으로 태권도를 선택했다. 그 이유로 “어릴 때 흥분을 잘하고 화도 많이 냈는데 태권도를 배우면서 감정 조절이 가능해졌다. 스스로를 다스리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범 역시 “부임 초기 기술을 가르치기보다 정신 수양에 집중했다. 학부모들도 예절 중시 교육을 반겼다”고 회고했다. 파리의 한 태권도장에 다니는 뒤랑 씨(27)는 “무술 하면 ‘겨루기’를 떠올리며 위험한 운동이라고 생각했는데 태권도를 배운 후 생각이 바뀌었다. 남을 공격하기보다 자기 몸을 지키는 방어, 집중력, 참을성 등을 강조해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청년 범죄 해결에도 활용 정치권에서는 태권도를 교육 및 청소년 범죄 예방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파리 인근 에손 지역이 대표적이다. 에손에서는 2015년부터 태권도를 정규 과목에 포함시켰다. 처음에는 불과 75명이 배웠지만 5년이 흐른 지금 약 3000명이 일주일에 2번씩 태권도를 배운다. 프랑스인 사범들이 지역 12개 학교를 순회하며 학생들을 가르친다. 이는 최근 프랑스 사회의 화두인 ‘야만(ensauvagement)’ 논란과도 무관하지 않다. ‘묻지 마 범죄’, ‘사회 폭력’ 등이 갈수록 증가하는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야만이 팽배해 프랑스 전체가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우려했다. 7월 남서부 바욘에서는 50대 버스 기사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20대 초반 청년 2명의 승차를 거부했다가 집단폭행을 당해 숨졌다. 같은 달 남동부 리옹에서도 한 여성이 2명의 청년과 말다툼을 하다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 르피가로에 따르면 1999년 한 해 동안 2155건이었던 프랑스 살인(미수 포함) 사건은 2019년 3562건으로 약 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폭행(11만 건→ 28만 건), 납치(1600건→ 4200건), 협박(5만 건→ 14만 건) 등 주요 강력 범죄가 모두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여론조사회사 엘라브 설문에서 응답자의 60%가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2%는 ‘신변 안전에 위협을 느낀다’고도 했다. 찬반 논란이 뜨겁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은 사회 불안 및 강력 범죄 급증과 이민자 증가가 관련 있다고 여기고 있다. 파리 15구 시민 가브리엘 씨(43)는 기자에게 “대놓고 말할 순 없어도 속으로는 이민자 증가가 범죄 급증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나 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했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인구의 약 10%인 670만 명이 이민자다. 이와 별도로 약 40만 명의 불법 체류자도 있다. 이들 상당수가 흑인, 무슬림 등 비백인계다. 빈부격차, 양극화, 소외감 등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민 3, 4세대가 억눌린 분노를 폭력으로 분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상당하다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에 일부 정치인은 인성, 예의, 인내 등을 강조하는 태권도 교육을 ‘공교육 및 인성교육 강화’의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 집권 여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 소속 하원의원인 피에르알랭 라팡 의원(37)이 대표적이다. 라팡 의원은 태권도를 다른 지역구에서도 정규 수업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동료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파리 7구에 위치한 국회의사당에서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태권도 교육도 실시된다. 파리 근교 쿠르브부아에 위치한 아르망 실베스트르 초등학교 역시 올해 안으로 정규 교과과정에 태권도 수업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선 점심시간 혹은 방과 후 수업으로 태권도 교실을 시범 운영한 뒤 반응이 좋으면 정규 과목으로 채택한다는 의미다. 학교 측은 “학부모, 학생들에게 태권도의 교육적 가치를 알리기 위한 공개 설명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