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러시아가 21일(현지 시간) 오전 우크라이나 중남부 도시 드니프로를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공군이 발표했다. ICBM은 사거리가 수천 km에 달하며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는 무기다. 우크라이나 공군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ICBM의 사상 첫 실전 투입이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다양한 유형의 미사일로 21일 오전 5∼7시 드니프로의 중요 기반시설을 공격했다”며 “특히 러시아 아스트라한 지역에서 ICBM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또 “탐보프 지역의 미그(MiG)-31K 전투기에서 Kh-47M2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이 공중 발사됐고, 볼고그라드 지역에선 투폴레프(Tu)-95MS 전략폭격기가 Kh-101 순항미사일 7발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러시아가 발사한 ICBM이 사거리 5800km 이상인 ‘RS-26 루베즈’라고 보도했다.러시아의 이번 공습은 우크라이나가 19일과 20일 각각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에이태큼스(ATACMS)’와 ‘스톰섀도’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직후 단행됐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러시아가 실제 ICBM을 발사했다면 자국 영토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경우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대규모 핵 보복을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핵 공격 요건을 완화한 ‘핵 교리’(핵무기 사용 규정) 개정안에 서명했다. 한편 러시아 크렘린궁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ICBM을 발사했다는 우크라이나 공군의 발표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우크라 언론 “러 발사 ICBM 사거리 5800㎞ 핵탑재 가능”… 美-유럽까지 위협[우크라 “러, ICBM 발사”]푸틴, 서방 미사일에 대응 수위 높여… 일부선 “ICBM 아닌 탄도미사일”우크라, 英스톰섀도로 러 본토 공격북한군 파병지…“모스크바 타격 가능”“러시아가 전쟁에서 이렇게 강력한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한 건 처음이다.”러시아가 21일 오전(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지역을 향해 전쟁 발발 뒤 처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공군이 발표하자 로이터통신은 이같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러시아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뜻으로, 전쟁을 또 한 번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 수 있는 심각한 위협으로 평가된다.미국 CNN 방송 등 일부 서방 언론은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ICBM이 아닌 탄도 미사일”이라고 보도했지만 크렘린궁은 ICBM 발사 여부에 대한 확인을 거부하며 오히려 불안감을 키웠다. 일각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핵교리 개정안에 공식 서명하며 서방을 향해 강조했던 핵 위협 수위를 더욱 높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러시아가 실제 핵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스톰섀도, 모스크바까지 닿을 수도”우크라이나 공군의 주장대로 러시아가 ICBM을 발사했다면 19일로 전쟁 발발 1000일을 넘긴 이번 전쟁은 ‘사상 처음으로 ICBM이 실전에 사용된 전쟁’으로 기록된다. 미국이나 북한 등 다른 ICBM 보유국들은 ICBM을 실전에서 사용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러시아의 ICBM 발사 소식을 전하며 사거리가 5800km라고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발사될 때 미국 서부를 타격할 수 있는 거리다. 다만 우크라이나 공군 당국이나 서방 언론은 구체적인 기종을 공개하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영상 성명을 통해 “추가 분석이 필요하지만 속도나 고도 측면에서 (이번 미사일은) ICBM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밝혔다.러시아가 ICBM 카드를 검토하는 이유는 최근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19일 미국산 지대지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여섯 발을 러시아 브랸스크주에 발사한 데 이어, 20일 영국에서 지원받은 공대지 순항미사일 스톰섀도(Storm Shadow)로 북한군이 파병된 러시아 쿠르스크주를 공격했다.특히 스톰섀도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로도 평가된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톰섀도는 전투기로 지상 목표를 공격하는 순항미사일로 사거리가 최대 560km에 이른다.영국은 지난해 5월 서방 주요국 중 처음으로 스톰섀도를 지원했지만 당시엔 사거리가 250km에 그치는 수출용 미사일만 보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 본토 공격을 위해 560km까지 타격이 가능한 기종의 미사일을 보냈을 수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러시아는 스톰섀도로 자칫하면 모스크바가 직접 타깃이 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영국이 최근 사거리 560km 미사일을 지원했다면, 이는 쿠르스크 상공에서 발사하면 모스크바까지 닿을 수 있다”고 말했다.● “러, 서방 물러서게 할 것”실제로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어 러시아가 느끼는 위협은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우크라이나 지원국들은 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 뒤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유리한 여건을 점할 수 있게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에이태큼스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한 데 이어, 반인도적 무기로 분류되는 대인 지뢰 지원까지 결정했다. 20일 2억7500만 달러(약 3850억 원) 상당의 긴급 군사 원조를 발표했는데, 새롭게 지원하는 무기에는 대인 지뢰를 비롯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용 탄약과 155mm·105mm 포탄, 박격포탄, 대전차 미사일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또 4월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던 차관 90억 달러 가운데 46억 5000만 달러를 탕감해 주는 것을 검토 중이다. 러시아는 이 같은 서방의 지원 흐름을 ICBM 등을 통한 위협으로 끊으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맬컴 데이비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 수석분석가는 CNN에 “러시아는 서방을 위협해 이쯤에서 물러서게 하려는 것”이라고 봤다.다만 러시아가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ICBM인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 ABC와 NBC 등은 라오스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한 서방 당국자의 비공식 브리핑을 인용해 “러시아는 ICBM이 아닌 일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일반 탄도미사일을 쐈더라도 이 역시 서방을 향한 위협 신호로 분석된다. 이수훈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아스트라한에서 드니프로까지 비행거리는 1000km 안팎”이라며 “이번에 에이태큼스나 스톰섀도보다 사거리가 긴 무기를 사용했으니 전쟁을 고조시킨 조치”라고 말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내정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강도 높은 연방정부 개혁을 예고했다. 430개 이상의 정부기관, 230만여 명의 공무원과 한 해 6조9000억 달러(약 9600조 원)의 예산을 쓰는 ‘공룡 정부’에 대한 대수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규제 리셋과 행정부 축소, 낭비 예산 절감 등을 추진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 적자를 줄이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치에 뛰어들면서 공약한 ‘딥스테이트(deep state·엘리트 관료집단) 해체’를 추진하려는 승부수다. 관료조직에 대한 불신이 큰 트럼프 당선인은 지속적으로 딥스테이트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짧은 시간 내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한 개혁을 추진해 행정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또 대통령 권한 강화를 위해 트럼프 당선인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재택근무 폐지, 대규모 예산 재검토 예고머스크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인도계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정부효율부 공동 수장)는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정부효율부가 추진할 연방정부 구조조정 방안을 공개했다. 정부효율부는 트럼프 당선인이 연방정부 개혁을 위해 출범시킨 자문기구다. 머스크는 의회를 통과한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규제는 모두 백지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올 7월 미 연방대법원이 법률이 모호할 때 행정부의 유권해석을 존중하는 근거였던 ‘셰브론 원칙’을 위헌이라고 판결한 만큼 법에 명시되지 않은 규제는 불법이라는 것. 이들은 “정부효율부는 첨단 기술을 이용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불법 규정을 제시하고 해당 규정의 시행을 즉각 중단 및 폐지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는 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불법 규제로부터 미국을 해방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폐지된 규제에 비례해 각 기관의 조직과 인력을 줄이겠다고도 밝혔다. 특히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수단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활성화된 재택근무 금지를 꺼내 들었다. 재택근무 금지와 주 5일 출근을 의무화하면 많은 공무원이 스스로 그만둘 수 있다고 예상한 것. CNN은 이날 미 인사관리국(OPM)을 인용해 약 230만 명인 연방 공무원 중 절반 이상이 전체 근무시간의 40% 이상을 집에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낭비성 예산을 없애기 위한 대규모 예산 재검토도 예고했다. 특히 공영방송공사(CPB) 예산 5억3500만 달러, 국제기구 지원금 15억 달러, 진보단체 보조금 3억 달러 등 그간 의회가 법령으로 사용처를 정하지 않았지만 관행적으로 집행했던 예산을 삭감하기로 했다. 정부 계약에 대한 감사도 예고했다. 정부효율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테킬라가 참치의 공격성을 높이는지 연구하는 데 10만 달러, 코카인이 일본 메추라기의 성적인 방탕함을 부추기는지 연구하는 데 75만 달러가 사용됐다”며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효율부의 최우선 목표는 2026년 7월 4일까지 정부효율부의 존재 필요성을 없애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건국 250주년까지 정부를 재창조하겠다는 뜻이다.● 예산관리국장에 ‘관료제 해체’ 주장 인사 기용할 듯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가 목표대로 2조 달러(약 2800조 원)의 예산을 절감하면 미국이 시도한 정부개혁 중 가장 과감한 성공적 사례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빌 클린턴 행정부에선 7년간 ‘정부 재창조 이니셔티브(ReGO)’를 통해 1360억 달러를 절감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참여했던 일레인 케이마크 브루킹스 선임연구원은 “당시엔 꿈과 같았던 기술들을 이용하면 더 많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무지출을 제외한 예산이 1조7000억 달러(약 2400조 원)에 그치고 공무원 인건비가 전체 예산의 4%에 불과한 상황에서 한 해 2조 달러의 예산을 줄이겠다는 게 무리한 목표란 분석도 나온다. 정부효율부의 계획이 지나치게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단 평가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 때 예산관리국(OMB) 국장을 지낸 러셀 보트를 OMB 국장에 재기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보트는 향후 머스크와 정부 효율화 업무를 담당할 핵심 인사로 역시 관료조직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그는 18일 트럼프 당선인 측근인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관료제를 해체하려면 독립적인 기관을 없애야 한다. 연방준비제도(Fed)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전쟁범죄 혐의 등으로 21일(현지 시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ICC는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에도 같은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앞으로 네타냐후 총리는 124개 ICC 회원국을 방문했다가 체포될 수 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영국, 일본, 브라질, 호주, 캐나다 등이 가입되어 있다. 다만 ICC는 자체 경찰력이 없기 때문에 체포영장이 발부돼도 집행을 위해 회원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또 네타냐후 총리를 실제 ICC 법정에 세우는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스라엘은 ICC 회원국이 아니고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해외 순방에 거의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 7월 방문한 미국 역시 ICC에 속하지 않는다. 지난해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아동을 불법 이주시킨 혐의로 ICC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옛 소련 국가나 이란, 중국 등 ICC에 속하지 않은 국가들 위주로 순방에 나섰다. 올 9월 처음으로 ICC 회원국이 몽골에 방문했지만 몽골 정부가 체포영장을 집행하지 않아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한편 ICC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군사조직 ‘알깟삼 여단’을 이끄는 무함마드 데이프에 대해서도 납치와 성범죄 등 전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데이프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하마스는 이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내정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강도 높은 연방정부 개혁을 예고했다. 430개 이상의 정부기관, 230만여 명의 공무원과 한 해 6조9000억 달러(약 9600조 원)의 예산을 쓰는 ‘공룡 정부’에 대한 대수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규제 리셋과 행정부 축소, 낭비 예산 절감 등을 추진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 적자를 줄이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치에 뛰어들면서 공약한 ‘딥스테이트(deep state·엘리트 관료집단) 해체’를 추진하려는 승부수다. 관료조직에 대한 불신이 큰 트럼프 당선인은 지속적으로 딥스테이트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짧은 시간 내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한 개혁을 추진해 행정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또 대통령 권한 강화를 위해 트럼프 당선인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재택근무 폐지, 대규모 예산 재검토 예고머스크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인도계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정부효율부 공동 수장)는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정부효율부가 추진할 연방정부 구조조정 방안을 공개했다. 정부효율부는 트럼프 당선인이 연방정부 개혁을 위해 출범시킨 자문기구다.머스크는 의회를 통과한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규제는 모두 백지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올 7월 미 연방대법원이 법률이 모호할 때 행정부의 유권해석을 존중하는 근거였던 ‘셰브론 원칙’을 위헌이라고 판결한 만큼 법에 명시되지 않은 규제는 불법이라는 것. 이들은 “정부효율부는 첨단 기술을 이용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불법 규정을 제시하고 해당 규정의 시행을 즉각 중단 및 폐지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는 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불법 규제로부터 미국을 해방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폐지된 규제에 비례해 각 기관의 조직과 인력을 줄이겠다고도 밝혔다. 특히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수단으로 코로나19 펜데믹을 거치며 활성화된 재택근무 금지를 꺼내 들었다. 재택근무 금지와 주5일 출근을 의무화하면 많은 공무원이 스스로 그만들 수 있다고 전망한 것. CNN은 이날 미 인사관리국(OPM)을 인용해 약 230만 명인 연방 공무원 중 절반 이상이 전체 근무시간의 40% 이상을 집에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낭비성 예산을 없애기 위한 대규모 예산 재검토도 예고했다. 특히 공영방송공사(CPB) 예산 5억3500만 달러, 국제기구 지원금 15억 달러, 진보단체 보조금 3억 달러 등 그간 의회가 법령으로 사용처를 정하지 않았지만 관행적으로 집행했던 예산을 삭감하기로 했다.정부 계약에 대한 감사도 예고했다. 정부효율부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테킬라가 참치의 공격성을 높이는지 연구하는 데 10만 달러, 코카인이 일본 메추라기의 성적인 방탕함을 부추기는지 연구하는 데 75만 달러가 사용됐다”며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고 지적했다.이들은 “정부효율부의 최우선 목표는 2026년 7월 4일까지 정부효율부의 존재 필요성을 없애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건국 250주년까지 정부를 재창조하겠다는 뜻이다.● 예산관리국장에 ‘관료제 해체’ 주장 인사 기용할 듯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가 목표대로 2조 달러(약 2800조 원)의 예산을 절감하면 미국이 시도한 정부개혁 중 가장 과감한 성공적 사례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빌 클린턴 행정부에선 7년간 ‘정부 재창조 이니셔티브(ReGO)’를 통해 1360억 달러를 절감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참여했던 일레인 케이마크 브루킹스 선임연구원은 “당시엔 꿈과 같았던 기술들을 이용하면 더 많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하지만 의무지출을 제외한 예산이 1조7000억 달러(약 2400조 원)에 그치고 공무원 인건비가 전체 예산의 4%에 불과한 상황에서 한 해 2조 달러의 예산을 줄이겠다는 게 무리한 목표란 분석도 나온다.정부효율부의 계획이 지나치게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단 평가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 때 예산관리국(OMB) 국장을 지낸 러셀 보트를 OMB 국장에 재기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보트는 향후 머스크와 정부 효율화 업무를 담당할 핵심 인사로 역시 관료조직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그는 18일 트럼프 당선인 측근인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관료제를 해체하려면 독립적인 기관을 없애야 한다. 연방준비제도(Fed)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영국과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공격 사용을 허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가한 뒤 유럽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8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미국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약 250km인 ‘스톰섀도’와 ‘스칼프(SCALP)’ 미사일을 지원하면서도 러시아 본토 공격은 제한했다.미국은 3월부터 사거리 약 300km인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가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맞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조치다. 앞으로 러시아 본토 공격 제한이 풀리면서 우크라이나는 이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남서부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과 북한군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영국과 프랑스는 아직 제한을 완화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양국 모두 긍정적인 분위기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푸틴이 승리하게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두배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 역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영토 타격을 승인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독일은 장거리 미사일 지원 자체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줄곧 독일산 ‘타우루스’ 미사일 지원을 요청했지만, 독일은 전쟁 격화를 우려해 내어주지 않고 있다. 사거리가 500km가 넘는 타우루스 미사일은 모스크바 외곽까지 도달할 수 있고, 레이더 탐지 역시 쉽지 않아 전략적 가치가 크다. 독일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올라프 숄츠 총리의 결정은 변함이 없다”며 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인공지능(AI) 유도 무인기(드론) 4000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드론은 러시아군 전투 기지와 물류 거점 공격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서방의 움직임에 대해 “(서방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면 이는 미국과 위성국들이 러시아를 상대로 하는 적대 행위에 직접 개입한 것”이라며 “적절하고 구체적인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결정은 미 정책의 큰 변화를 보여 준다.”(미 뉴욕타임스·NYT)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사거리 약 300km인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표적을 공격하도록 허가하자 17일(현지 시간) NYT는 이같이 평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000일(19일)이 다 되도록 망설였던 정책 전환을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두 달가량을 남긴 상태에서 전격 단행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으로 우크라이나의 무기 사용을 제한해 왔던 다른 유럽 국가들도 규제를 완화해 우크라이나 지원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조치가 제대로 시행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을 두고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고, 내년 1월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트럼프 취임 전 서둘러 결정”우크라이나는 그간 에이태큼스 등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에 있는 군사 시설 등을 공격하게 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확전을 우려해 에이태큼스의 사용 범위를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영토로 제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 결정을 내린 배경엔 북한군 참전으로 불리해진 우크라이나의 여건과 두 달 뒤 취임할 트럼프 당선인이 종전 협상에서 현 전선을 국경으로 동결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직후 종전 협상에 착수하는 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우크라이나를 위해 내린 결단”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결정이 우크라이나가 격전지인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버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 싱크탱크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 선임연구원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더 오래 버틸 수 있게 돕고, 북한이 전쟁에 쓰는 비용을 늘리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CNN은 “우크라이나는 전쟁의 흐름을 바꿀 만큼 충분한 에이태큼스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며 전황이 크게 달라지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보복 우려… 푸틴 “나토와 전쟁” 다른 서방국가들도 무기 사용 제한 완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영국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약 250km인 스톰섀도와 스칼프(SCALP) 미사일을 지원했지만 러시아 본토 공격은 허용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맞대응도 우려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9월 “(미국이 미사일 사용을 허가하면) 미국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도 러시아와 (직접) 전쟁을 하는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타격용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할 경우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분쟁에 기름을 붓고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확전 우려가 제기되자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18일 X에 “군산복합체(바이든 행정부)는 아버지가 평화를 만들고 생명을 구할 기회를 갖기 전에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앞서 14일 페루 리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해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는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우방국과 긴밀히 협의해서 신속하게 다음 대책을 논의하고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만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미 대선에서 승리해 정부의 무기 지원 기조가 더 신중해졌고, 향후 고민이 커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수차례 밝힌 만큼 우리가 무기 지원 시 자칫 미국의 기조와 결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지원받은 지대지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임기 두 달을 남겨둔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강도를 높이기 위해 중대 전환을 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사거리 약 300km인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 표적을 공격하도록 허가했다. 미 당국자들은 이 미사일이 러시아 본토 남서부 쿠르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 병력을 방어하기 위해 러시아군과 북한군을 상대로 사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불허했지만 지난달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확인되며 전략 변경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자들은 이번 전략 변화가 북한에 ‘북한군은 취약하며 더 이상 병력을 보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취지라고 NYT에 전했다.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분쟁에 기름을 붓고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년 만에 개최된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대회에서 ‘핵무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5일 “핵무력 강화 노선은 이미 우리에게 있어 불가역적인 정책으로 된 지 오래”라며 “이제 남은 건 지금 당장이라도 핵무력이 전쟁 억제의 사명과 제2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게 더욱 완벽한 가동 태세를 갖추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우크라 무기 제한 해제… 트럼프 장남 “3차대전 벌이고 싶나”“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결정은 미 정책의 큰 변화를 보여준다.”(미 뉴욕타임스·NYT)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사거리 약 300km인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표적을 공격하도록 허가하자 17일(현지 시간) NYT는 이같이 평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000일(19일)이 다 되도록 망설였던 정책 전환을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두 달가량을 남긴 상태에서 전격 단행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으로 우크라이나의 무기 사용을 제한해 왔던 다른 유럽 국가들도 규제를 완화해 우크라이나 지원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조치가 제대로 시행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을 두고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고, 내년 1월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트럼프 취임 전 서둘러 결정”우크라이나는 그간 에이태큼스 등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에 있는 군사 시설 등을 공격하게 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확전을 우려해 에이태큼스의 사용 범위를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영토로 제한했다.바이든 대통령이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 결정을 내린 배경엔 북한군 참전으로 불리해진 우크라이나의 여건과 두 달 뒤 취임할 트럼프 당선인이 종전 협상에서 현 전선을 국경으로 동결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직후 종전 협상에 착수하는 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우크라이나를 위해 내린 결단”이라고 전했다.실제로 이번 결정이 우크라이나가 격전지인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버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 싱크탱크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 선임연구원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더 오래 버틸 수 있게 돕고, 북한이 전쟁에 쓰는 비용을 늘리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CNN은 “우크라이나는 전쟁의 흐름을 바꿀 만큼 충분한 에이태큼스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며 전황이 크게 달라지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보복 우려… 푸틴 “나토와 전쟁” 다른 서방국가들도 무기 사용 제한 완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영국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약 250km인 스톰섀도와 스칼프(SCALP) 미사일을 지원했지만 러시아 본토 공격은 허용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맞대응도 우려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9월 “(미국이 미사일 사용을 허가하면) 미국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도 러시아와 (직접) 전쟁을 하는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타격용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할 경우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확전 우려가 제기되자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18일 X에 “군산복합체(바이든 행정부)는 아버지가 평화를 만들고 생명을 구할 기회를 갖기 전에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한편 정부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앞서 14일 페루 리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해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는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우방국과 긴밀 협의해서 신속하게 다음 대책을 논의하고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만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미 대선에서 승리해 정부의 무기 지원 기조가 더 신중해졌고, 향후 고민이 커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수차례 밝힌 만큼 우리가 무기 지원 시 자칫 미국의 기조와 결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머스크는 1원도 허투루 쓰지 않는 구두쇠(penny-pinching)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으로 지명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에 대해 그와 일했던 전현직 직원 17명은 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이렇게 평가했다. 이들은 그가 관행이나 상도덕에 얽매이지 않고 비용 최적화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칼을 빼 든다고 입을 모았다.테슬라와 소셜미디어 X, 우주기업 스페이스X 등을 이끌고 있는 머스크는 현재 미 연방정부 예산 6조7500억 달러(약 9423조 원) 가운데 2조 달러(약 27%) 이상을 줄이겠다고 예고했다. 정부기관을 400개에서 99개로 줄이겠다는 극약처방도 공언했다.NYT에 따르면 머스크는 기업 운영 때도 초고강도 긴축 경영으로 악명 높았다. 2022년 11월 X(당시 트위터) 인수 뒤 8000명가량 되던 임직원의 약 80%를 해고했다. 지출비용을 한 줄 한 줄 들여다보는 6시간 회의 끝에 복리후생비와 각종 사업비 등도 대폭 삭감했다.이로 인한 해프닝도 적지 않았다. X 사무실 임대료가 비싸다고 내지 말라고 지시해 체납 논란이 벌어졌다. X 데이터센터 폐쇄를 위해 2022년 크리스마스 전날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로 가 직접 컴퓨터 전원을 뽑아 버리기도 했다. 비품이 바닥나 직원들이 집에서 화장지를 가져와 쓰기도 했다. X는 데이터센터 축소로 연간 1억 달러 이상을 절감했다고 밝혔다.그의 구두쇠 경영은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테슬라가 2015년 경영 위기를 겪었을 때 직원들에게 제공되던 무료 시리얼을 중단했다. 스페이스X는 기존 부품업체와 거래를 끊고 해당 부품을 자체 제작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였다.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 승리 이후 테슬라 주가 등이 뛰어오르며 자산 규모가 3200억 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세계 1위다. 하지만 평소 생활 습관은 무척 검소한 걸로 유명하다.그는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5만 달러짜리 조립식 주택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달 자녀 11명과 함께 살 목적으로 3500만 달러를 들여 대저택 2채를 구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대에도 사무실에서 먹고 자고 인근 YMCA 체육관 샤워실에서 씻으며 돈을 아꼈다고 한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중국 동부 장쑤(江蘇)성 이싱(宜興)시의 한 직업학교에서 재학생 쑤모 씨(21)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8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11일 중국 광둥성 주하이의 한 체육시설에 60대 남성이 고의로 차를 몰고 돌진해 35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지 불과 닷새 만에 또다시 흉악 범죄가 벌어진 것이다. AP통신은 최근 중국에서 대중을 상대로 한 무차별 범죄가 자주 발생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16일 이싱시 공안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반경 쑤 씨는 자신이 다니던 우시예술기술직업학교에 찾아가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둘렀다. 현장에서 체포된 쑤 씨는 열악한 노동 환경과 불합리한 학교 행정 등 중국 사회에 대한 불만이 범행 동기라고 공안 당국에 진술했다. 또 최근 졸업시험에서 떨어진 것도 범행 동기 중 하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학내 기숙사 인근에서 걸어가다 공격을 받아 길에 쓰러진 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됐다. 일각에서는 쑤 씨가 풀숲에 숨어 있다 공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쑤 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유서가 한때 유포되기도 했다. 실제로 쑤 씨가 작성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유서에는 “공장이 의도적으로 자행한 임금 및 사회보험 체납, 추가 수당 미지급 등의 불공정 관행을 폭로하겠다” “나의 죽음으로 공장이 잔혹하게 노동자를 짜내고 착취하는 현실이 바뀌기를 희망한다” “악의를 품고 나의 졸업을 막았다. 내가 느낀 치욕을 씻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간 중국 정부는 대형 범죄가 드문 안전한 사회를 중요한 성과로 강조해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선 이례적으로 흉악 범죄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6월과 9월에는 학생들의 등·하굣길을 겨냥한 피습 사건이 2차례 벌어졌고, 9월 상하이의 한 마트에선 칼부림 난동으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로이터통신은 “연이은 무차별 피습 사건 용의자들의 공통점은 경제적 불안에 시달렸다는 점”이라며 “중국 경제가 둔화하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머스크는 1원도 허투루 쓰지 않는 구두쇠(penny-pinching)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스타일에 대해 그와 일한 전현직 직원 17명은 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이처럼 말했다. 이들은 그가 관행이나 상도덕에 전혀 얽매이지 않고 비용 최적화를 위해 거침없이 칼을 빼 드는 기업가라고 평가했다. 30년 가까이 여러 정보기술(IT) 기업을 이끌어 온 머스크 CEO가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요직에 오르자 그의 경영철학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는 미 연방정부 예산(6조7500억 달러)에서 약 27%에 해당하는 2조 달러 이상을 줄이는 극약처방을 예고했다. 정부 기관을 400개에서 99개로 줄이고, 공무원들에게 매주 성과를 보고받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NYT는 머스크 CEO에 대해 “지나치게 검소하다(frugal to a fault)는 평가를 받는다”며 “일반적인 수준을 뛰어넘는 고강도 긴축 경영을 펼친 이력이 많다”고 전했다. 그가 2022년 11월 소셜미디어 트위터(현 X)를 인수한 뒤 벌인 대규모 조직 개편과 비용 절감 작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수 당시 8000명 가까이 되던 임직원을 80% 가까이 해고하고 1500명 언저리로 만들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운영비를 들여다보겠다며 2022년 12월 어느 토요일 오전에 임직원 회의를 소집했다고 한다. 머스크 CEO는 지출비 엑셀을 한줄 한줄 들여다보며 지출 근거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그는 6시간 넘게 이어진 회의 끝에 자동차 유지비 등 복리후생비는 물론 각종 사업비까지 대폭 줄였다.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놓지 못한 담당자들 역시 해고했다. 지나친 삭감으로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사무실 임대료가 비싸니 내지 말라는 머스크 CEO의 지시에 실제로 체납이 시작되자, 이 사실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청소 용역이 중단된 탓에 일부 지사에서는 쓰레기통이 넘치고 비품이 바닥났다. 직원들이 집에서 화장지를 가져올 지경이었다고 한다. 머스크가 트위터 데이터센터 폐쇄를 위해 2022년 크리스마스 전날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해당 시설로 날아가 직접 컴퓨터 전원을 뽑아버린 일화도 유명하다. 담당자들의 만류에도 백업 등 사전 작업을 거치지 않고 즉각 이행한 것. 당시 업계에서는 X가 중대한 기술적 오류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몇차례 소규모 오류 끝에 운영이 안정화됐다. 몇몇 유능한 직원에 기대어 위기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당시 X는 해당 결정으로 연간 1억 달러(약 1400억 원) 이상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소유 기업에서도 ‘구두쇠 경영’을 선보였다. 전기차기업 테슬라가 2015년 위기를 겪자 무료 시리얼 제공을 중단했다. 당시 임직원들은 ‘비용을 최대한 줄여 회사를 살리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 오히려 조직에 동기 부여가 됐다고 전했다.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운영하면서는 기존 부품업체와 거래를 끊고 해당 업체의 부품을 모방해 자체 제작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였다고 한다. 머스크 CEO는 생활 또한 검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려한 대저택을 몇개씩 보유한 다른 테크업계 억만장자들과 달리, 그는 텍사스주의 5만 달러(약 7000만 원)짜리 조립식 주택에서 산다고 한다. 그의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은 “머스크는 방 2개짜리 집에서 살며 업무 또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20대 시절 사무실에서 숙식하고 인근 YMCA 체육관 내 샤워실에서 씻으며 지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이 15일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때처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접촉(engage)하는 게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의 강한 해군력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이용하라며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대응을 위해 한국이 홍해에 구축함을 파견한다면 미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과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한국 미국 일본의 안보·경제 전문가가 만든 비영리 플랫폼 ‘트라이포럼’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심포지엄에 화상으로 참여했다. 박대성 트라이포럼 대표가 진행한 좌담에서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북한이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어떤 비핵화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북한의 대화 참여 의지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또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단기 종전 가능성도 희박하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종전 협상에 임할 이유가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북한군 파병으로 병력을 보강한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할 동력을 확보했고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對)러시아 제재 또한 약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해군의 전력을 높이 평가하며 “미국이 홍해에서 ‘후티’로 문제를 겪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한국군은 소말리아 해적 등을 물리치는 데 놀라운 역량을 보여줬다. 미 해군과 상호보완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 시 고율 관세를 공약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에 생산 시설을 설립해 협력하는 국가는 관세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봤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북한을 담당한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생물학무기 확산방지 선임보좌관은 이날 심포지엄에 직접 참석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한국이 지난달 바이든 행정부와 체결한 1조5192억 원보다는 많고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언급한 100억 달러(약 14조 원)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방위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5일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때처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접촉(engage)하는 게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의 강한 해군력을 방위비 분담금 증액 협상에 이용하라며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대응을 위해 한국이 홍해에 구축함을 파견한다면 미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오브라이언 전 보좌관과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한국 미국 일본의 안보·경제 전문가가 만든 비영리 플랫폼 ‘트라이포럼’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심포지엄에 화상으로 참여했다. 박대성 트라이포럼 대표가 진행한 좌담에는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과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나섰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북한이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어떤 비핵화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북한의 대화 참여 의지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또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단기 종전 가능성도 희박하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종전 협상에 임할 이유가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북한군 파병으로 병력을 보강한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할 동력을 확보했고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對)러시아 제재 또한 약하다는 것이다.그는 한국 해군의 전력을 높이 평가하며 “미국이 홍해에서 ‘후티’로 문제를 겪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한국군이 소말리아 해적 등을 물리치는 데 놀라운 역량을 보여 줬다. 미 해군과 상호보완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했다.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 시 고율 관세를 공약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에 생산 시설을 설립해 협력하는 국가는 관세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봤다.버락 오바마 행정부,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북 협상을 담당했던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CVID(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는 표현을 과거 썼지만 더는 유효하지 않은 표현”이라며 “북한의 현실을 반영하는 합리적 협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트럼프 1기에서 북한을 담당한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생물학무기 확산방지 선임보좌관은 이날 심포지엄에 직접 참석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한국이 지난달 바이든 행정부와 체결한 1조5192억 원보다는 많고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언급한 100억 달러(약 14조 원)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방위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역시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 등 새로운 협상 지렛대(레버리지)를 준비하라”고 조언했다.역시 트럼프 1기에서 일한 앨리슨 후커 전 NSC 아시아 선임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야 북한과 러시아를 떨어트리고 북한과 미국의 대화 기회가 생긴다”며 트럼프 당선인 또한 집권 1기 때 마무리 짓지 못한 북핵 비핵화 협상을 마무리 짓고 싶어 한다고 진단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2일(현지 시간)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를 국방장관에 지명한 데 이어 13일 법무장관에 맷 게이츠 공화당 하원의원,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털시 개버드 전 민주당 하원의원을 지명하자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에서도 지나친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의 과거 행적과 발언 등에서 논란거리가 많아 인준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게이츠 의원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최근까지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았다. 증거 불충분으로 수사는 일단 종결됐지만 여전히 의회 윤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CNN은 “게이츠가 법무장관이 되면 자신에 대한 수사 파일을 열어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이츠 의원은 또 2020년 대선에 불복한 트럼프 당선인 지지자들에게 무장 반란을 선동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미 역사상 처음으로 연방 하원의장(케빈 매카시)을 해임하는 사태를 주도하기도 했다. 마이크 심프슨 공화당 하원의원은 게이츠 지명에 “그가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것이라고 믿기 어렵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충격을 받았다. 청문회에서 무척 많은 질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법무장관 인선이 적절한지에 대해 “잘 모르겠다. 생각을 해봐야겠다”고 CNN에 말했다. DNI 국장으로 지명된 개버드 전 의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치명적 바이러스 무기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비판하는 등 친(親)러시아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개버드의 거짓말은 반역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헤그세스도 의회와 행정부 경험이 없다는 점 외에도 극단주의 성향 발언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그는 2019년 유대인 단체 연설에서 “시오니즘(유대인 민족주의)과 아메리카니즘(미국 이익 우선주의)은 서양 문명과 자유의 최전선”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또 십자군 구호를 문신으로 새겨 ‘극단주의자’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헤그세스는 국방장관 자격이 없다”며 “우리는 그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이민 2세대 데이브 민(48)이 연방 하원 입성에 성공했다.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로스쿨에서 법학 교수 출신으로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7년 정계에 입문해 현재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을 지내고 있다. 그의 당선으로 13일(현지 시간) 기준 연방 상하원 입성이 확정된 한국계 정치인은 4명으로 늘었다. AP통신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제47선거구 선거에서 민 당선인의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전했다. 개표율 93% 기준 민 당선인은 51.3% 득표율을 기록해 이 지역구 현직 의원인 공화당 후보 스콧 보 하원의원(48.7%)을 눌렀다. 그는 1976년 로드아일랜드주에서 태어났다. 박사학위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부모 밑에서 자랐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장했고 학부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나온 뒤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수도 워싱턴에서 증권거래위원회(SEC), 척 슈머 민주당 연방 상원 원내대표의 경제·금융정책 고문 등을 거친 후 진보 성향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에서 시장정책부문 부국장을 역임했다. 이후 캘리포니아주로 돌아와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로스쿨에서 상법 교수로 교편을 잡았다. 2017년 연방 하원의원에 처음 도전했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2020년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 선거에 나와 공화당 소속 존 무어래치 전 의원을 꺾고 승리했다. 그는 주 상원의로 지내며 총기 규제 강화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친환경 정책 입안 등에 앞장섰다. 부인 제인 스토버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로스쿨 교수와 세 자녀를 두고 있다. 둘은 하버드 로스쿨에서 수업을 듣다 만났다. 스토버 교수는 가정법 전공으로 민 당선인의 관련 정책 입안에 기여한 조력자형 배우자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2일(현지 시간) 차기 행정부 국방부 장관으로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44)를 발탁했다. 또 중앙정보국(CIA) 국장에는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59)을 지명했다. 신설되는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공동 수장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53)와 인도계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39)를 임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피트는 강인하고(tough) 똑똑하며 미국 우선주의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밝혔다. 육군 예비역 소령 출신인 헤그세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군 성소수자 지원 등 진보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또 미군 해외 주둔을 반대하는 등 고립주의 성향이 강한 인물로 알려졌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DNI 국장을 지낸 랫클리프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러시아가 트럼프대통령을 지원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을 반박하는 확인되지 않은 기밀문서를 공개하는 등 호위무사 역할을 해 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 국토안보부 장관에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지명했다. 대선 일주일 만에 외교안보 주요 직책 인선을 사실상 마무리하며 미 우선주의 정책의 공약 이행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2기 인사와 정책, 외교 등 전방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머스크는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연방정부 개혁과 규제 완화를 강조하며 ‘트럼프표 작은 정부’를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생명공학 기업가 출신인 라마스와미는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다가 1월 사퇴한 뒤 트럼프 당선인 지지를 선언하며 측근으로 자리 잡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위대한 머스크와 애국자 라마스와미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연방기구를 재구축할 것”이라며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이 추진할 정부 개혁을 제2차 세계대전 때 핵폭탄 개발을 위한 극비계획 ‘맨해튼 프로젝트’에 비유한 것이다.소령출신 국방장관-골프친구 특사… 1주만에 외교안보 라인 구축[트럼프 재집권] 국방장관 등 14명 초고속 인선‘4050-美우선-충성파’ 인사 키워드… 취임과 동시 美우선주의 이행 의지헤그세스 “김정은에 기회 주자” 주장… 중동 특사에는 오랜 골프 친구 지명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5일 대선 승리 뒤 1주일 만에 14명의 고위직 인사를 발표하는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구성을 위한 초고속 인선에 돌입했다. 특히 외교안보, 불법 이민 대응, 화석 에너지 사용 확대 등 그간 강조했던 핵심 분야의 공약 이행을 담당할 인사들을 우선적으로 발탁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인사 키워드는 크게 △40, 50대 △미국 우선주의 △폭스뉴스 같은 보수 매체를 통해 당선인의 공약을 선전해 온 충성파 등으로 요약된다. 내년 1월 20일 취임과 동시에 미국 우선주의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겠다는 뜻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고위급 장성 출신이 주로 맡았던 국방장관직에 의회와 행정부 경험이 전무한 1980년생 육군 예비역 소령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44)가 12일(현지 시간) 지명되자 공화당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외교안보 인사는 모두 미국 우선주의”라며 “트럼프의 고립주의와 충동적 개입주의를 대변하는 헤그세스는 열렬한 미 우선주의의 지지자”라고 평가했다.● 외교안보-이민 정책 인선 사실상 완료 트럼프 당선인은 7일 수지 와일스 대선 캠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67)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발탁했다. 10일 이민 정책을 관장할 ‘국경 차르’에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63)을, 12일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53)를 국토안보장관에 지명했다. 이들은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 스티븐 밀러(39)와 불법 이민 관련 정책을 맡는다. 트럼프 당선인은 12일 국방장관에 헤그세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59), 국가안보보좌관에 마이클 왈츠 공화당 하원의원(50)을 지명했다. 또 10일 주유엔 미 대사에는 엘리스 스터파닉 공화당 하원의원(40)을 지명했다.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53)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국무장관과 DNI 국장을 빼면 요직 대부분이 발표된 것. 또 트럼프 당선인은 중동특사에 자신의 오랜 골프 친구 겸 유대계 사업가인 스티브 윗코프(67), 주이스라엘 대사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69)를 지명했다.주한미군을 비롯해 220만여 명의 미군을 통솔하는 국방장관에 지명된 헤그세스는 프린스턴대 학사,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석사 출신으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었다. 그는 2017년 폭스뉴스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은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제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 또 2018년에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하루 종일 자신의 국민을 학살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에게 기회를 주자”고 했다. 헤그세스가 내년 초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1975년 제럴드 포드 당시 행정부에서 43세에 국방 수장에 오른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에 이은 두 번째로 젊은 국방 수장이 된다. 다만 NYT 등은 공화당에서도 헤그세스의 젊은 나이와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 인준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헤그세스가 발탁된 것은 그가 트럼프 당선인의 강성 지지층이 요구하는 미군 낙태 지원 철회 등 국방개혁을 담당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CIA를 이끌 랫클리프는 2020년 인준 청문회 때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와 다른 정치·안보적 이득을 위해 핵·미사일 일부를 교환할 의사가 있을 수 있다”며 부분 비핵화와 제재 완화 교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변혁 가능 시간 2년뿐”… ‘젊은 피’ 수혈 현재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낙점을 받은 인사는 대부분 40, 50대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에선 부족한 행정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 이른바 ‘어른들의 축’을 구축했지만 이들과 자주 갈등을 겪었다. 2기 행정부는 젊은 충성파 인사 위주로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 와일스 비서실장 내정자도 최근 공화당 후원자와의 비공개 모임에서 “정부 대변혁이 가능한 시기는 (2026년) 중간선거 전까지 2년”이라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층이 즐겨 보는 폭스뉴스에 출연한 인사가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헤그세스는 물론이고 왈츠, 놈, 허커비, 호먼 등도 자주 출연했다. 다만 루비오 의원이 내정된 국무장관직을 둘러싼 물밑 파워게임 조짐도 보인다.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릭 그리넬 전 주독일 미국 대사를 후원하는 지지자들이 트럼프 당선인 측에 인사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미군의 해외 분쟁 개입을 지지한 루비오 의원이 트럼프 당선인의 고립주의 기조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대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한때 9만 달러를 넘기는 등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기타 가상화폐도 연일 상승세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개당 9만45달러(약 1억2670만 원)를 기록했다. 9만 달러 돌파는 사상 처음이다. 이후 소폭 하락해 미 동부 시간 13일 오전 6시(한국 시간 13일 오후 8시) 현재 8만76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미 대선 당일인 5일 오전 6시 대비 약 26.6% 올랐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 가격도 약 29.9% 뛰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수차례 옹호한 도지코인 역시 같은 기간 약 129.4% 급등했다. 도지코인은 발행량이 제한적인 많은 다른 가상화폐와 달리 발행 제한이 없어 투기자산 취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가 강하게 지지한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 연일 급등세다. 트럼프 당선인은 12일 머스크를 차기 행정부에서 신설할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DOGE)’의 공동 수장으로 발탁했다. 일각에선 정부효율부의 약자 ‘DOGE’가 도지코인의 종목 코드와 같은 것 역시 부서 이름을 붙일 때 머스크의 뜻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그간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를 보던 뉴욕 증시는 12일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각각 0.29%, 0.86% 내렸다. 나스닥지수도 0.09% 떨어져 3대 지수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5일 대선 승리 뒤 1주일 만에 14명의 고위직 인사를 발표하는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구성을 위한 초고속 인선에 돌입했다. 특히 외교안보, 불법 이민 대응, 화석 에너지 사용 확대 등 그간 강조했던 핵심 분야의 공약 이행을 담당할 인사들을 우선적으로 발탁하고 있다.트럼프 당선인의 인사 키워드는 크게 △40, 50대 △미국 우선주의 △폭스뉴스 같은 보수 매체를 통해 당선인의 공약을 선전해 온 충성파 등으로 요약된다. 내년 1월 20일 취임과 동시에 미국 우선주의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겠다는 뜻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특히 최고위급 장성 출신이 주로 맡았던 국방장관직에 의회와 행정부 경험이 전무한 1980년생 육군 예비역 소령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44)가 12일(현지 시간) 지명되자 공화당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외교안보 인사는 모두 미국 우선주의”라며 “트럼프의 고립주의와 충동적 개입주의를 대변하는 헤그세스는 열렬한 미 우선주의의 지지자”라고 평가했다.● 외교안보-이민 정책 인선 사실상 완료 트럼프 당선인은 7일 수지 와일스 대선 캠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67)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발탁했다. 10일 이민 정책을 관장할 ‘국경 차르’에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63)을, 12일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53)를 국토안보장관에 지명했다. 이들은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 스티븐 밀러(39)와 불법 이민 관련 정책을 맡는다.트럼프 당선인은 12일 국방장관에 헤그세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59), 국가안보보좌관에 마이클 왈츠 공화당 하원의원(50)을 지명했다. 또 10일 주유엔 미 대사에는 엘리스 스터파닉 공화당 하원의원(40)을 지명했다.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53)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국무장관과 DNI 국장을 빼면 요직 대부분이 발표된 것. 또 트럼프 당선인은 중동특사에 자신의 오랜 골프 친구 겸 유대계 사업가인 스티브 윗코프(67), 주이스라엘 대사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69)를 지명했다.주한미군을 비롯해 220만여 명의 미군을 통솔하는 국방장관에 지명된 헤그세스는 프린스턴대 학사,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석사 출신으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었다. 그는 2017년 폭스뉴스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은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제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 또 2018년에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하루 종일 자신의 국민을 학살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에게 기회를 주자”고 했다.헤그세스가 내년 초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1975년 제럴드 포드 당시 행정부에서 43세에 국방 수장에 오른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에 이은 두 번째로 젊은 국방 수장이 된다. 다만 NYT 등은 공화당에서도 헤그세스의 젊은 나이와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 인준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헤그세스가 발탁된 것은 그가 트럼프 당선인의 강성 지지층이 요구하는 미군 낙태 지원 철회 등 국방개혁을 담당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CIA를 이끌 랫클리프는 2020년 인준 청문회 때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와 다른 정치·안보적 이득을 위해 핵·미사일 일부를 교환할 의사가 있을 수 있다”며 부분 비핵화와 제재 완화 교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변혁 가능 시간 2년뿐”…‘젊은 피’ 수혈현재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낙점을 받은 인사는 대부분 40, 50대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에선 부족한 행정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 이른바 ‘어른들의 축’을 구축했지만 이들과 자주 갈등을 겪었다. 2기 행정부는 젊은 충성파 인사 위주로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것. 와일스 비서실장 내정자도 최근 공화당 후원자와의 비공개 모임에서 “정부 대변혁이 가능한 시기는 (2026년) 중간선거 전까지 2년”이라며 속도전을 예고했다.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층이 즐겨 보는 폭스뉴스에 출연한 인사가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헤그세스는 물론이고 왈츠, 놈, 허커비, 호먼 등도 자주 출연했다. 다만 루비오 의원이 내정된 국무장관직을 둘러싼 물밑 파워게임 조짐도 보인다.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릭 그리넬 전 주독일 미국 대사를 후원하는 지지자들이 트럼프 당선인 측에 인사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미군의 해외 분쟁 개입을 지지한 루비오 의원이 트럼프 당선인의 고립주의 기조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대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한때 9만 달러를 넘기는 등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기타 가상화폐도 연일 상승세다.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개당 9만45달러(약 1억2670만 원)를 기록했다. 9만 달러 돌파는 사상 처음이다. 이후 소폭 하락해미 동부시간 13일 오전 6시(한국 시간 18일 오후 8시) 현재 8만76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비트코인 가격은 미 대선 당일인 5일 오전 6시 대비 약 26.6% 올랐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 가격도 약 29.9% 뛰었다.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수 차례 옹호한 도지코인 역시 같은 기간 중 약 111.8% 급등했다. 도지코인은 발행량이 제한적인 많은 다른 가상화폐와 달리 발행 제한이 없어 투기자산 취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가 강하게 지지한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 연일 급등세다.트럼프 당선인은 12일 머스크를 차기 행정부에서 신설할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DOGE)’의 공동 수장으로 발탁했다. 일각에선 정부효율부의 약자 ‘DOGE’가 도지코인의 종목 코드와 같은 것 역시 부서 이름을 붙일 때 머스크의 뜻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한 마이클 왈츠 공화당 하원의원(50)은 그린베레(미 육군 특전대) 출신으로 미 육군과 주방위군에서 27년간 복무한 뒤 대령으로 전역했다. 아프가니스탄 등 해외에 배치된 경험도 있으며, 4개의 동성무공훈장을 받았다. 부친과 조부 모두 해군 출신이다. 그는 1996년 육군 소위로 임관했고,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방부 국방정책국장을 지냈다. 딕 체니 당시 부통령의 대테러 고문으로도 활동했다. 2018년 중간선거 때 하원의원(플로리다)에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정치를 시작했고, 3선에 성공했다. 그린베레 출신 첫 연방 하원의원이다. 요르단계인 부인 줄리아 네셰이와트와 두 자녀가 있다. 육군 정보장교 출신인 네셰이와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땐 국무부 인질 부특사,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는 국토안보보좌관을 지냈다. △1974년 플로리다주 보인턴비치 출생 △버지니아군사학교 졸업 △2018년∼현재 연방 하원의원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북한에 대한 선제(preemptive) 타격은 필요한 옵션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진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은 북한과 미국 간 긴장이 고조되던 2017년 8월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미 괌 기지 타격 훈련 위협에 당시 대통령이던 트럼프 당선인이 “우리는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locked and loaded)”라고 하자, 왈츠 의원은 선제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선제 타격은 전쟁 등 도발이 임박했다고 판단될 때 먼저 공격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북한에 대해 강경했다.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합의를 거부하자 “북한의 다른 지도자들이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면 빨리 ‘폭군(tyrant)’ 김정은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이대로라면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론, 나아가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교체)’까지 주장하는 대북(對北) 초강경파가 트럼프 2기 외교안보 정책을 이끌 ‘투톱’이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북 제재 강화, 군사적 옵션 주장루비오, 왈츠 두 의원은 국제 현안에 경험이 많은 외교 전문가다. 루비오 의원은 2010년 상원의원 당선 뒤 줄곧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중국과 러시아 제재를 주도해 왔다. 그린베레(미 육군 특전대) 출신인 왈츠 의원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테러방지 고문을 지내며 북핵 6자회담 등에 관여했다. 이들은 북한 비(非)핵화에도 회의적인 견해를 분명히 해왔다. 루비오 의원은 ‘하노이 노딜’ 직후 “김정은이 핵 프로그램 해체를 내걸고 쇼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왈츠 의원은 2018년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북한은 시간을 끌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강화와 군사적 옵션 유지를 주장한 점도 비슷하다. 루비오 의원은 “북한을 억제할 최선은 북한이 미국, 한국과 전쟁을 벌이면 정권의 마지막 날이 된다는 걸 이해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왈츠 의원도 “경제 제재로 북한의 목을 짓눌러야 한다. 그게 북한을 협상에 나오게 할 것”이라며 “모든 군사적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북한 선제 타격 주장에 반대했던 1기 행정부 참모들과 달리 강경 대응을 지지하는 매파들이 트럼프 2기 외교안보팀을 이끌면서 향후 북-미 관계는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 북-러 협력에 대해 왈츠 의원은 “러시아로 가는 북한 무기를 중간에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또 루비오 의원은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2차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한미군 재검토, 전술핵 재배치 지지 루비오, 왈츠 의원의 발탁은 한미동맹에도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두 의원은 한미일 안보협력을 지지하며 중국 견제에 대한 한국의 기여 강화를 강조해왔다. 왈츠 의원은 2022년 의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중국이 대만을 침략하면 미군이 한국에서 병력을 동원하는 것을 허용할 준비가 돼 있느냐”며 “한국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대만 방어를 위해 주한미군을 동원할 경우 북한에 대한 대응을 한국이 주도하는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주한미군 조정 필요성도 지지해왔다. 루비오 의원은 2020년 한미 양국이 방위비 협상에서 갈등을 벌이자 “한국과 서유럽에 주둔한 미군 재검토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왈츠 의원은 2018년 “주한미군 철수가 북한을 비핵화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다만 왈츠 의원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엔 찬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2017년 폭스뉴스에 북한 도발을 억제할 외교적 해법으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와 일본 무장으로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