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충현

송충현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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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송충현 기자입니다.

balgun@donga.com

취재분야

2024-10-22~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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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우어개발, 대진대와 데이터센터 건립 위한 업무 협약

    아우어개발이 4일 대진대에서 임영문 대진대 총장 및 박성대 아우어 개발 대표이사 등 1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박 대표는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신재생에너지 사용, 탄소 저감 등 그린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데이터센터 개발∙운영∙관리가 향후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 총장은 “아우어개발과 향후 데이터센터 구축에 양 기관이 협업하면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우어개발은 첨단소재 및 탄소섬유를 개발하는 (주)익성의 중국법인대표이사 박성대가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 법인(SPC)이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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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송충현]화장품과 홍삼이 아닌, 한국 관광의 새 얼굴 있어야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에 모인 스카우트 대원들이 전국 각지로 흩어지는 모습을 보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대원들이 무엇을 관광하고 즐기면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기억할까”였다. 대원들은 일반 관광객으로 왔다면 방문하기 어려운 기업 체험공간과 박물관, 사찰 등을 둘러봤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나라를 관통하는 일관된 이미지나 기억을 안고 가기에 과연 충분했을까 하고 생각하면 선뜻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며 한국 여행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그럼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코스는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서울로 한정 지으면 남산타워와 경복궁, 명동과 인사동, 청계천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 개별 여행을 오는 일본인 관광객이 늘며 널리 알려진 명소 대신 서울의 ‘소박한 얼굴’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긴 하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가거나 용산구 한남동 편집숍을 들르고 식사로 닭한마리를 먹는 식이다. 하지만 여러 명이 한 번에 움직이는 단체 관광은 기존 ‘명소 들르기’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중국 정부가 그간 금지해온 한국 단체 관광을 전면 허용하며 면세, 유통, 관광업계는 대규모 단체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에 한창이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발길이 끊긴 지 약 6년 만이다. 제주로 향하는 중국 크루즈선 예약이 줄을 잇는 등 중국 관광객 수요가 꿈틀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한국은 지난 6년간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지금까지 중국 단체 관광의 코스는 주요 명소 방문과 쇼핑으로 이뤄져 왔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66%가 쇼핑을 목적으로 하며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지출의 68%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해 쓴 지출의 94%는 쇼핑에 쓰인 돈이다. 여행업계 관계자에게 중국인들이 왜 쇼핑을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지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바꿔 말하면 쇼핑 외에는 한국에 올 이유가 딱히 없는 것입니다. 웬만한 관광지를 다녀도 다 중국보다 규모도 작고 감흥이 덜하거든요.” 중국인 단체 관광이 끊기기 전인 2017년과 비교할 때 한국의 위상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문화상품을 만들어 낸 덕에 한국인처럼 거리를 걷고 한국인처럼 먹으려는 이들이 줄줄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 시장은 이런 수요에 발 맞추지 못한 채 체질 개선의 골든 타임을 놓친 것처럼 보인다. 기존의 관광 명소들이야 물론 역사성과 대표성 면에서 뒤처지지 않는 한국의 얼굴이다. 이제는 여기에 더해 관광객의 재입국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요소가 필요한 시점이다. 영국 런던의 빅벤을 두 번 보기 위해 런던을 두 번 가는 관광객이 적듯 경복궁이나 청계천을 두 번 보기 위해 한국을 다시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을 한 번 방문한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한국에서의 경험을 자랑하고 여행 수요를 파생하려면 한국과 한국의 주요 도시를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 코스가 필요할 것이다. 명동 면세점에서 산 화장품과 홍삼 외에 한국을 기억할 새로운 기억을 안겨줄 시점이다. 송충현 산업1부 차장 balgun@donga.com}

    •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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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송충현]전화번호 묻지 않는 시대… 도전받는 네이버, 카카오

    작가로 일하는 한 지인이 요즘 20대들의 관계를 취재하다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재밌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화번호를 직접 묻는 대신 지갑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며 밥이나 커피 결제를 부탁한 뒤 송금 시 보내는 사람 이름에 자기 전화번호를 적어 준다는 내용이었다. 개인정보인 휴대전화 번호를 상대에게 바로 묻기보다는 자신의 번호를 먼저 알려주고 상대가 원하면 자신의 번호를 답장으로 보내주도록 하는 ‘배려’ 있는 방식이라고 했다. 아예 전화번호를 교환하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번호 대신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교환해 팔로하는 것으로 갈음한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안에서 메시지(DM) 전송이나 전화를 할 수 있으니 굳이 전화번호가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0대들이 카카오톡으로 친구와 약속을 잡고 회의, 숙제를 하는 바람에 부모들이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사준다는 뉴스가 드물지 않게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10, 20대의 소통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일어났을 때도 적지 않은 10대들은 카카오톡 오류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 카카오톡이 막혀 힘들었던 사람은 각 회사 부장님들밖에 없었다는 우스갯소리가 아주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한 20대 직장인은 “여전히 카카오톡을 쓰는 젊은 세대들도 회사에서 쓰는 업무방, 가족 단톡방을 중심으로만 쓴다”고 전했다. 업무방과 가족단톡방의 공통점은 대화 멤버에 기성세대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 3년간 국내 플랫폼의 월간 실사용자 수(MAU) 부동의 1위였던 카카오톡의 입지는 최근 큰 도전을 받고 있다. 5월 카카오톡의 MAU는 4145만8675명으로 2위인 유튜브(4095만1188명)와의 격차가 약 50만 명대로 줄었다. 같은 달 기준 2020년 약 300만 명이었던 격차가 3년 사이에 크게 좁혀진 것이다. MAU는 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한 번 이상 사용한 사람의 수를 뜻한다. 이용자 연령층이 점점 늙어가며 새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이 비단 카카오톡뿐은 아니다. 네이버 역시 사용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다음 카페 곳곳에서도 “이젠 아재(아저씨)들만 남았다”는 ‘셀프 디스’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용자를 붙잡기 위한 새로운 서비스 출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결과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 직원을 만나 보면 막강한 빅테크의 영향력에도 국내 시장 1위를 지켜왔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국산 메신저와 검색 서비스로 해외 업체들의 공세를 이겨내며 국내 정보기술(IT) 인력 생태계를 유지한 자체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내수기업, 문어발 확장 등 두 회사가 받고 있는 여러 비판과 별개로 특정 산업의 일자리를 지켜온 자체는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두 회사가 현재의 위기를 이겨내고 ‘국민’ 메신저와 검색 서비스 자리를 지켜낼 것인지 관심이 가는 이유다.송충현 산업1부 차장 balgun@donga.com}

    • 2023-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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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장하는 것과 증명하는 것… ‘정답’을 만드는 두 가지 방법[광화문에서/송충현]

    “모자 관계가 의심되는 경우 확인하는 적절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6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후 방류의 국내 영향’을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이런 질문이 나왔다. 답안으로는 두 가지가 제시됐다. 하나는 “아들에게 엄마를 아줌마라 부르게 시켜 봐서 아줌마라고 하면 남이다”, 다른 하나는 “DNA 검사를 한다”였다. 무엇이 정답이겠는가. 오염수와 무관한 질문이 나온 이유가 있다. “오염수 방류가 정말 인체에 무해하다면 직접 먹어서 증명해 보라”는 일각의 주장을 논파(論破)하기 위해서였다. 방사능 수치를 직접 측정하는 과학적 방법을 제쳐둔 채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나 구호만 반복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계획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며 오염수 해양 방류가 가시화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들의 불안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과학계가 여러 데이터와 예측 시뮬레이션을 통해 오염수 방류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근거를 내놓고 있지만 소용이 없다. 검증되지 않은 ‘괴담’들이 국민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어서다. 토론회에서는 현 상황이 ‘광우병 괴담’ 때와 유사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과학적 사실이 철저히 무시되고 강성적, 정치적 구호가 압도한다는 점에서 제2의 광우병 괴담으로 본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사실과 다른 정보가 일부 과학자의 입을 통해 퍼져 나가는 동안 이를 막지 못한 과학계의 자성도 촉구했다. 그는 “특정 교수가 세상을 어지럽힐 동안 해당 대학 총장이나 과학기술계는 아무런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이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방류하려는 오염수와 관련해 과학계 전반에는 “설비가 정상 작동한다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측정된 결과값의 정밀함을 생명처럼 여기는 과학자로선 여러 지표를 봤을 때 인체에 유해하다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실려 방출된 삼중수소가 한국 해역에 도착하려면 수년이 걸리고, 그 양은 사람이 100억 년을 매일 먹어야 1년간 방사선 허용량에 도달하는 수치라는 설명도 나온다. 그러나 정치권은 이 논란을 끝낼 마음이 없어 보인다. 급기야 국제기구인 IAEA의 정당성을 폄훼하는 주장까지 나온다. “오염수를 아예 안 내보는 것보다는 어찌 됐든 위험해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 인체에 대한 유·무해를 가리는 ‘기준치’ 개념을 아예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의 설명과 데이터를 충분히 접할 수 있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정보에 접근했더라도 비과학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많다. 정치권이 쏟아내는 구호가 전파력이 훨씬 강한 배경이다. 그럴 리 없겠지만, 혹여나 이런 ‘정보 격차’를 악용해 본인들의 정치적 잇속을 챙길 심산이라면 비난의 화살은 언젠가 자신을 향할 수밖에 없다. 물론 천문학적 규모의 사회적 비용도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것이다.송충현 산업1부 차장 balgun@donga.com}

    • 2023-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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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 잠재력 높은 게임 산업… 미래 성장 동력 불씨 살리자[광화문에서/송충현]

    언젠가 한 친구는 아들에게 게임을 시켜줄 때마다 집에서 작은 분쟁이 인다고 말했다. 영화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주말이면 영화 속 캐릭터가 나오는 게임을 시켜주는데 아내의 눈총을 받는다는 하소연이었다. 친구의 아내는 비록 게임이라 해도 아들이 주말마다 광선검을 휘두르며 적군을 수십 명씩 베는 게 과연 교육적으로 옳으냐를 두고 따진다고 했다. 친구는 “어릴 때 영화 ‘쥬라기공원’을 보고 공룡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과 게임으로 ‘제다이’를 직접 조종하며 칼싸움을 하는 게 뭐가 다른가”라며 맞섰지만 혼만 더 났다고 했다. 한국 사회에서 게임에 대한 인식은 친구와 친구 아내의 입장처럼 갈리는 게 보통이다. 과거엔 잔혹한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그 사람이 즐기던 게임을 뉴스에서 언급하며 ‘폭력적인 게임을 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논리를 펴던 때도 있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게임에 대한 인식이 훨씬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게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게임이 가지고 있는 산업적인 잠재력에 대한 인식 역시 여전히 제자리걸음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외국에선 게임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이지만 한국에선 사행성, 과몰입 콘텐츠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무관하게 글로벌 게임 산업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3’에서 미국 소비자기술협회의 스티브 코닉 연구 담당 부회장은 올해의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게이밍을 언급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7년까지 전 세계 게임 소비자 지출은 방송이나 영화보다 많은 2150억 달러(약 27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요즘 한창 이슈인 인공지능(AI)이나 가상현실, 메타버스 등의 종착지 중 하나도 결국 게임 산업이다. AI 개발의 결과물 중 업무용 툴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은 엔터테인먼트로 몰릴 것이고 AI로 줄어든(자의든 타의든) 업무 시간을 앗아오려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질 것이다. 자율주행차에 게임이 접목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현재 국내 게임 업계의 상황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국내 게임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은 자본과 인력을 무기로 자체 게임을 만들며 한국이 점유했던 시장을 앗아가고 있다. 게임 산업이 활력을 잃으며 인력 이탈 등으로 AI 개발인력 생태계 역시 흔들리고 있다. 산업의 한 축으로서 게임을 인정하고 지원해야 할 적기를 놓치게 될까 우려스러운 이유다. 물론 국내 게임 업체들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 이용자를 몰입시키기 위해 과금을 유도하던 기존의 수익 구조를 개선해 콘텐츠 자체로 승부를 걸어야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될 수 있다. 다만 문제점이 있는 부분은 정밀 타격해 고치고 산업 전체적으론 진흥해야 한다. 게임도 수출 산업이며 중요한 일자리 시장이기 때문이다.송충현 산업1부 차장 balgun@donga.com}

    • 202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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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 쏠림 걱정… 소명의식 가진 직업, 사회적 보장해줘야” [파워인터뷰]

    《최근 물리학을 다룬 콘텐츠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인기를 얻으며 해당 학문과 학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답과 오답의 차이마저 모호하게 느껴지는 요즘 시대에 인과의 엄밀함을 따지고 검증된 사실만을 수용하는 물리학이 대중에게 일종의 통쾌함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인 중에도 해외 석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굵직한 연구 성과를 내는 물리학자가 많다. 김필립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56)도 그중 한 명이다. 김 교수는 ‘꿈의 신물질’로 불리는 ‘그래핀’을 선구적으로 발견한 공로로 최근 미국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벤저민 프랭클린 메달’을 수상했다. 이 메달은 노벨상에 근접한 성과를 낸 연구자에게 주어진다. 김 교수는 영국 맨체스터대의 안드레 가임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가 그래핀 연구 업적으로 2010년 노벨상을 수상할 당시에도 유력 후보로 꼽혔다. 이달 초 김 교수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그래핀 연구의 현황과 계획, 의사 일변도의 이공계 진학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일문일답.》―연구 분야인 그래핀은 어떤 물질인가. “그래핀은 흑연의 원자 한 장을 이야기한다. 물질이 원자 한 장 단위가 되면 기존과 다른 성질이 나타난다. 전기와 열이 잘 통한다. 굉장히 가볍지만 질기고 화학적으로 안정돼 있다. 2004년 그래핀이 최초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게 알려지며 10여 년간 그래핀에 나타나는 물질적인 특성을 연구했다. 그래핀처럼 다른 물질들도 원자 한 장으로 나올 수 있다. 이를 2차원 물질이라고 하는데 2차원 물질을 또 붙여서 다른 물질을 만드는 이종접합을 연구하고 있다. 아주 작은 스케일의 2차원 물질은 양자적인 성질이 많이 나타난다.”―잠시만, 양자적 성질이라는 게 무엇인가.“물체들이 굉장히 작아져서 원자 단위로 가면 거시계에서 설명하는 물리와 성질이 달라진다. 이게 작은 것에서만 나타나기 때문에 쉽게 관측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기술이 발전하면서 원자 한두 개를 다룬다든가 거기서 빛을 뽑아낸다든가 해서 우리가 관측하고 이용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양자기술을 조금 더 획기적으로 구현하려면 기술을 구현할 물질이 필요하다. 2차원 물질은 그 자체로 양자물질이면서 양자기술을 만드는 플랫폼이라 볼 수도 있다. 현재의 전자기기는 실리콘을 베이스로 하는 반도체 소자들이 쓰인다. 전자소자의 크기가 원자의 10배나 100배 수준까지 아주 작아지면 양자현상들이 증폭 되어 나타나는데, 이를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차세대 전자소재를 만드는 데 아주 중요한 과제다.”―최근 물리학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다. “물리학이 주는 매력이 있다. 근원적 질문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서 합리적인 대답을 하려는 노력이 있다는 것이다. 물리학은 몇 가지의 중요한 명제에서 많은 것을 설명하려는 연역적인 학문이다. 물리학에 관심이 커진 건 무엇인가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인식이 결합된 현상 같다. 이런 관심은 다음 세대에 과학하는 마음을 육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자라 굳이 과학자가 되지 않더라도 세상을 보는 눈을 갖추게는 할 수 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여러 가지의 창문이 있다면 물리학도 다른 관점을 주는 창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프랭클린 메달은 어떤 성과로 받게 됐는지…. “그동안 연구해 온 것에 대한 누적 개념으로 알고 있다. 그간 수상자를 보면 한 건의 연구 결과보다는 지금까지 연구해 온 것들에 대한 누적 성과를 평가하는 것 같다. 굉장히 영광스럽다. 그래핀이 발견된 다음에도 2차원 물질과 그들의 이종결합에 계속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해 왔던 부분을 인정받는 상 같다. ”―프랭클린 메달 수상은 보통 노벨상에 근접했다고 평가한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영예로운 상을 주면 마다하지는 않는다(웃음). 연구자들은 학문을 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자신의 연구 성과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에도 늘 관심을 갖는다. 그래서 상에 초연한 분은 많지 않은 것 같다(또 웃음). 다만 무언가에 근접한 학자라는 말은 위험하다. 그래핀에 대해선 이미 노벨상이 수여됐다. 그 분야의 노벨상이 다시 나오려면 그전의 연구 성과와는 다른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이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학자도 많기 때문에 누가 근접했고, 누가 후보군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한국에서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 어려운 이유는 뭔가. “어느 정도는 역사성이 있는 것 같다. 창의적인 연구를 앞서간 사람들이 보여주고, 그 뒤를 또 누가 따르고 하는 역사성을 말한다. 외국에서도 대가(大家)에게 훈련 받아서 혁신적인 연구를 하는 분들이 나온다. 그런 면에서 한국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세상을 선도하는 결과들은 단발성인 게 아니라 점점 쌓여서 커지게 된다. 한국도 이제 시작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물리학도가 되는 건 언제부터 꿈 꿨나.“돌아가신 조부께서 일제 때 물리학을 공부하셨다. 하지만 당시 물리학자가 되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어서 결국 토목공학쪽 일을 하셨다. 아버지도 물리학을 하고 싶어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어릴 때 집에 보면 물리학 책이 많았고, 관련 대중서도 있어서 어릴 때부터 접할 수 있었다.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학교에서 물리학을 배웠고, 자연스럽게 대학에서도 공부하게 됐다.”―물리학은 흔히 ‘천재’가 하는 학문으로 불리는데 실제로 그런가. “중고등학교 때 가장 큰 고민이 그거였다. 천재만 하는 학문이라는데 중고등학교 때 천재가 되긴 이미 글렀다고 생각했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천재는 정말 다른 종류의 천재들이다. 흔히 넘사벽이라고 부르는. 이것도 보니 물리학적인 용어다(웃음). 이런 학문을 할 때 오는 재미는 천재라는 걸 증명하는 게 아니다. 새로운 걸 이해하는 게 아니고 새로운 걸 발견하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외국과 한국의 과학 교육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언가. “한국 교육이 변하는 속도와 한국의 연구환경이 변하는 속도가 워낙 빨라서 30년 전쯤 유학했을 때와 지금의 상황이 너무 다르다. 지난 30년 사이에 한국의 교육과 연구에는 굉장히 큰 발전이 있었다. 한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이야기하는데 한국의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는 더 빠른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에서의 교육이 외국에서 받는 교육과 다른가 싶기도 하다. ‘한국 학생은 소극적인 경우가 많고 질문을 안 한다’ 생각했는데 지난 5~10년 사이에 많이 바뀐 것 같다.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의사를 나타내기도 한다. 앞으로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최근 한국에선 이과 학생들이 대부분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다.“학생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원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모든 사람이 도전의식이 없어지고 한 방향으로만 경도되는 것은 큰 걱정이다. 예전에는 초등학생 때 장래희망이 과학자가 많았는데 요즘은 좀 다른 것 같다. 학생들에게 학문 연구에서 오는 즐거움과 끊임없는 도전에서 오는 성취감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다양한 소명 의식을 가진 직업들의 경우 사회적으로도 일정 수준을 보장해 주거나 성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자라나는 과학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책이든 유튜브든 과학을 접하는 건 좋다. 과학자가 되기 위해선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하니까. 하지만 그만큼 차근차근 기초를 다져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기초 다지기는 늘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사고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하는. 또 스스로 해보려고 하는 생각들이 중요하다. 문제 해결을 할 때도 빠른 시간 내에 정답을 내는 것만 추구할 게 아니라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자기 나름대로 생각하고 방안을 고민해 봤으면 한다.”김필립△1967년생△1990년 서울대 물리학과 졸업△1999년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응용물리학 박사△1999∼2001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물리학과 박사후과정 연구원△2002∼2014년 미국 컬럼비아대 물리학과 교수△2014년∼현재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2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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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싱크탱크 前간부 “민주당, 타다금지법 사과해야”

    승합차 호출서비스 ‘타다’를 운영한 이재웅 전 대표와 전직 경영진이 대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이 “더불어민주당은 ‘타다금지법’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소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은 타다 서비스에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조항을 적용해 ‘불법’으로 고발했다”며 “정치권은 타다의 무죄 가능성이 보이자 ‘타다금지법’을 만들었고 민주당이 앞장서고 국민의힘이 뒤따랐다”고 밝혔다. 최 소장은 “민주당은 혁신경제와 혁신기업을 탄압하는 정당이 됐다”며 “타다 무죄에 대해 당 차원의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다금지법’을 만든 것에 대해 결자해지 차원에서 타다금지법을 폐지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최 소장은 또 “진보는 혁신경제의 편이 돼야 하고 민주당은 혁신기업과 함께하는 친기업 진보주의 노선을 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2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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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절할 권리 없는 40대, 이들의 사다리는 어디에[광화문에서/송충현]

    몇 년 전부터 인터넷에는 과거와 요즘의 같은 연령대를 비교하는 밈이 유행처럼 돌고 있다. 시바견과 사람이 등장하는 두 종류의 밈이 인기인데 과거의 30대와 요즘의 30대를 각각 근육질의 시바견과 강아지 시바견으로 묘사하는 밈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가정과 직장을 갖춘 어엿한 어른과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밸런스게임’이나 하는 아이로 비교한 밈이다. 밈의 캐릭터는 달라도 입사, 결혼, 출산 등 생애주기에 따라 과거에 당연시 여겼던 절차가 모두 늦어지며 몸만 커버린 아이로 요즘의 30대를 묘사한다는 점에선 맥이 같다. 예전이었다면 어엿한 어른으로 인정받았을 30대가 사회 초년생이나 학생의 연장선쯤으로 여겨지는 세상이 됐으니 40대라고 크게 다를 건 없다. 물론 지금의 20, 30대의 눈에야 늙고 병든 ‘아재’와 다름없겠으나 40대로 살고 있는 40대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들은 여전히 청년과 어른의 어느 중간쯤에 있을 뿐이다. 출발이 늦다 보니 직업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하고 오히려 고용 시장에서 불안을 느끼는 40대들도 있다. 20, 30대는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아 일자리 시장에서 그나마 수요가 있고,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정부 주도형 일자리의 혜택을 모두 가져간다는 하소연이다. 서비스업은 30대를, 사회복지업은 50대를 선호하기 때문에 40대가 갈 만한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나마 40대 선호도가 높은 제조업은 지금 같은 경기 하강 국면에선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미 40대의 일자리 위기는 현실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40대 취업자 수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 연령대 중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가 이 기간 동안 계속해서 줄어든 건 40대가 유일하다. 은행 등에선 이미 40대 희망퇴직이 시작됐다. 40대가 빠르게 일자리 시장 바깥으로 내쳐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래서인지 40대를 ‘청년’으로 보듬으려는 시도도 보인다. 법적으로 청년의 기준은 19∼34세이지만 고령화 등을 고려해 정책 지원 대상이 되는 청년의 나이를 40세 이상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청년도 아니고 고령층도 아닌 낀 세대로서, 하다못해 휴대전화 요금 할인 혜택도 못 받는 40대를 위해 이들을 재정 지원 사업의 수혜자로 포용하려는 움직임이다. 서울 도봉구가 서울 자치구 중 최초로 청년 나이를 상향했고 고령화가 한창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더 빨리 청년 나이 조정이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대형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의 환심을 사려는 시도로 해석한다. 청년 예산의 낭비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엄밀히 고용지표만 두고 봤을 땐 40대를 위한 정책 지원이 더 늦어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모든 세대의 역할이 있듯 40대도 한국 사회의 중요한 축이다. 10∼20년 뒤 국가의 기둥이 될 어린 세대를 양육하며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세금을 낸다. 가족이 있기에 스스로 좌절하거나 퍼질 수도 없이 정책 사각지대에서 각자도생 중이다. 이런 40대를 위한 사다리 하나쯤은 필요해 보인다.송충현 산업1부 차장 balgun@donga.com}

    •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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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자 구제 빠진 ‘상생’… 동의의결 제도 문제 있다 [광화문에서/송충현]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은 삼성전자에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등 스마트폰 필수 부품을 3년간 장기 계약할 것을 강요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아 왔다. 매년 7억6000만 달러 이상의 부품을 삼성전자가 구매하지 않으면 차액을 브로드컴에 물어줘야 하는 게 불공정 계약의 핵심이었다. 브로드컴은 공정위의 조사가 이어지자 지난해 7월 이 건과 관련한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2011년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처음 도입된 동의의결 제도는 공정위의 조사를 받는 기업이 시정 방안을 만들어 제안하면 공정위가 이를 받아들이고 조사나 제재를 중단하는 제도다. 올해 초엔 200억 원의 상생기금을 만드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자진 시정안을 내놨다. 공정위는 이르면 이달 중순 전원회의를 거쳐 브로드컴의 자진 시정안을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현재 브로드컴의 자진 시정안을 받아들일 경우 계약 당사자인 삼성전자로선 피해를 구제받을 길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브로드컴의 부품을 장기 구매하는 과정에서 할당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양보다 부품을 많이 구입했고 이 부품들이 악성 재고화하는 등 수천억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동의의결 제도는 조사를 받는 기업으로선 신청 자체가 법 위반 사실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아닌 데다, 과징금과 검찰 고발도 피해 갈 수 있는 좋은 장치다. 하지만 국정감사 등에선 정작 동의의결이 피해자 구제에 있어선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면죄부’ 논란이 끊이지 않아 왔다. 공정위의 동의의결로 피해자 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여럿이다. 국내 이동통신사에 아이폰 광고와 무상수리 비용을 넘긴 애플코리아는 2021년 1000억 원 규모의 상생지원안을 내놓으며 동의의결을 최종 확정지었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애플코리아가 동의의결을 확정한 뒤에도 여전히 통신사에 광고비를 전가해 상생지원금 재원을 마련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프트웨어 제작업체인 SAP코리아는 2014년 구매자와의 불공정 거래 관련으로 2014년 동의의결 조치를 받았지만 동의의결 전 확정한 기부 건으로 공익법인 및 기금 출연을 대체하는 등 피해 구제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동의의결 제도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까지 적용된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2월 발간한 ‘중소기업 피해구제 활성화를 위한 동의의결 제도의 실효성 제고 방안’ 보고서에서 “동의의결의 긍정적인 기능에도 소비자 피해 구제나 경쟁 질서 회복보다는 상생 방안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피해자가 중소기업일 때는 상생 방안보다는 직접적인 금전적 피해 보상 위주의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브로드컴의 동의의결이 현재의 자진 시정안대로 확정될 경우 삼성전자가 피해를 구제받을 길은 사실상 사라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민사소송을 진행한다고 해도 공정위의 제재를 받지 않은 건에 대해 법 위반 사실을 증명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속한 피해 복구가 동의의결 도입 취지라면 동의의결로 피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신중히 살펴야 하는 것도 공정위의 의무이다.송충현 산업1부 차장 balgun@donga.com}

    •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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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인터뷰]“UAM 소음은 헬기의 100분의 1… 한국서 상용화에 도전”

    《꽉 막힌 출퇴근길을 운전해본 이들이라면 내 차에 날개가 솟아 목적지까지 한 번에 날아가는 상상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세계 각국이 전기 수직이착륙비행기(eVTOL)를 이용한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국토교통부와 기업들이 2025년을 목표로 UAM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UAM 사업의 선두주자는 미국의 ‘조비에비에이션’이다. 업계 최초로 미국 연방항공청(FAA) 상업 비행용 인증을 받았으며 국토부의 UAM 실증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달 초 조비에비에이션의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조벤 비버트(50)를 국내 언론 중 처음으로 인터뷰했다. 그는 e메일 인터뷰에서 “UAM이 자동차 여행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게 됐나. “어린 시절 굽이진 삼나무숲 산길을 따라 통학하며 ‘오래 걷지 않고 하늘을 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 꿈에서 조비에비에이션이 시작됐다. 수직으로 이착륙하면서 날개를 이용해 앞으로 나아가는 비행체를 상상했다. 그리고 이런 비행체가 실제 도심에서 운행하려면 매우 조용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는 창업 꿈을 가진 초창기부터 중요한 목표였다.” ―현재 조비가 만들고 있는 비행체는 어떤 형태인가. “조비는 승객 4명이 탑승할 수 있는 전기 동력 수직이착륙 기체를 설계했다. 탄소 배출이 없고 조용하며 편리하다. 배터리, 탄소섬유 등 경량복합소재, 전기모터기술 등에서 빠르게 기술이 발전하며 조용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전기 항공기 제작이 가능해졌다.” ―UAM 이용자에겐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는가. “효율적이면서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이 생기며 항공여행의 정의가 달라질 것이다. 도심은 물론이고 그간 항공 서비스를 누리지 못했던 소도시나 지방 지역까지 사람들의 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용자들이 자신들이 사는 마을과 도시를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방식으로 하늘에서 볼 기회가 생긴다. 조비는 몇 년 내에 이를 활용한 여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러한 에어택시 서비스가 탄소 감축을 위한 길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조비에비에이션이 개발한 4인승 기체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41km를 운행할 수 있고 최고 속도는 320km이다. 1000회 이상의 항공 테스트를 거쳐 현존하는 UAM 기체 중 가장 검증된 기체 중 하나로 꼽힌다. ―기체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게 사업의 핵심으로 보인다. “2018년 FAA에 항공 인증을 요청해 현재 상황이 잘 진척되고 있다. FAA 항공 인증 절차는 그간 항공 분야에서 전례가 없었던 수직이착륙 기체의 안전 부문에서 초석을 세우는 것과 같다. 우리는 조비 항공기의 모든 부품과 시스템의 안정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작업을 거의 마무리한 상태다. 올해 초 UAM 업계 최초로 FAA의 5단계 인증 절차 중 2단계를 통과하는 등 업계에서 안전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상용화를 위한 규제 문제는 모두 해결됐는지. “우리에겐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한 명확한 계획이 있다. FAA 역시 (조비의 상용화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해 왔다. 우리는 인증 규정에 맞는 첫 번째 기체 생산을 위한 생산용 건물이 현재 준비 중이며 올해 상반기(1∼6월) 내 생산 및 비행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용 서비스를 위한 항공 운송 인증도 취득했다. 이를 통해 온 디맨드(호출형) 상업 에어 택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체 인증을 마치는 대로 시범 운영도 준비 중이다.” ―가격과 접근성도 중요할 텐데…. “우리의 목표는 지상 운송수단과 비교해 접근성과 가격 경쟁력 면에서 가능한 한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지역에서 우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가격을 점차 낮춰 나갈 예정이다. 도시 내 이동, 도시 간 이동을 위해 고객이 최종 목적지까지 최소한의 도보로 이동할 수 있어야 미래의 핵심 운송수단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차 같은 교통수단과 연계해 이동 방식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려 한다.” ―도심 지역에서도 UAM을 쉽게 이용할 수 있을까. “높은 접근성과 합리적인 운임은 도심 내 UAM 서비스를 시작하려는 조비가 품은 야망의 핵심이다. 가능한 한 빠르고 편하게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다. 조비가 만드는 기체는 헬기가 내는 소음의 100분의 1 정도로 조용해 머리 위에서 날고 있을 때도 거의 소음이 들리지 않도록 설계됐다.” 한국형 UAM(K-UAM) 기술 로드맵에 따르면 UAM 이용 요금은 km당 3000원으로 시작해 2035년 이후 1300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28일 국토부는 기차에서 내려 UAM을 연계해 이용할 수 있는 환승센터 시범사업 공모에서 경기 평택과 강원 강릉, 경남 창원 마산, 대전역을 선정했다. UAM이 뜨고 내릴 수 있는 버티포트(수직 이착륙장)가 기차역과 인접해 설치되는 방식이다. ―UAM이 차를 대체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사람들의 삶과 이동하는 방식을 전환할 수 있는 서비스를 꿈꾼다. 우리의 목표는 사람들이 전에 생각해본 적 없던 방식으로 여행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다. 어떤 이들에겐 UAM이 자동차 여행을 대체할 것이고, 누군가에겐 자동차나 지상 교통수단으로 불가능했던 새로운 루트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 시장에서 UAM을 선보이려는 이유는 뭔가. “한국은 42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도시 지역에 살고 있다. 조비 입장에선 이용자들이 일상적으로 UAM을 이용할 수 있는 좋은 시장이다. 한국 이용자들이 UAM 이용으로 시간을 절약하고 탄소 저감에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SK텔레콤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서비스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SK텔레콤은 고객 서비스 분야의 혁신적인 기업이며, 티맵 모빌리티 플랫폼을 활용해 지상과 상공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UAM 일일 이용객 수가 2030년 8445명에서 2035년 14만5953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AI)과 결합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전망은 어떤가. “우선 대중에게 가장 먼저 선보일 수 있는 수직 이착륙 비행은 조종사가 있는 유인 비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규제 당국은 완전 자율 비행과 관련된 인증 절차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을 탐색해 AI를 접목한 완전자율 비행으로 전환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완전자율로 가야 비용도 더 절감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UAM 상용화 이후 첫 10년은 유인 조종으로 운행한 뒤 2035∼2040년경 완전자율 비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르셰 컨설팅은 2035년 전 세계적으로 약 1만5000대의 여객용 eVTOL이 운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컨설팅 기관 롤랜드 버거는 전 세계 UAM 서비스 매출액을 2040년 170억 달러, 2050년 900억 달러로 전망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언가. “현재는 3가지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가 만드는 기체를 인증받는 것과 생산량을 키우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한 에어택시 서비스 운영을 준비하는 것이다.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면 더 많은 도시로 이를 확장하고 서비스를 시작한 도시에서는 추가로 이착륙장 입지를 더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조벤 비버트△1995년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데이비스) 졸업(기계공학 전공)△1997년 스탠퍼드대 기계공학설계 석사△2000∼2005년 벨로시티 11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2009년∼현재 조비 에비에이션 창업자 겸 CEO 송충현 산업1부 기자 balgun@donga.com}

    • 202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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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송충현]글로벌 진출 플랫폼 기업, 공정성 회복이 우선이다

    “국내 플랫폼 업체들도 해외에서 열심히 돈을 벌어 오는 수출기업으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만난 대형 정보기술(IT) 업체 관계자는 국내 플랫폼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지만 소비자와 정치권 등으로부터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IT 산업을 대표하는 두 업체는 ‘수출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현재 글로벌 시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 이유는 여럿이다. 우선 두 업체에는 성장이 정체된 내수 시장을 대체할 소비자가 필요하다. 챗GPT 등 ‘똘똘한’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며 한글 검색 기능으로 누려 온 독점적 지위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도 이유다. 국내 시장에서 아무리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봤자 두 회사 모두 벤처기업의 이미지를 넘어선 만큼 ‘문어발 확장’이라는 프레임을 피하기 어렵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등 네이버와 카카오의 창업주 및 경영진들의 수출기업 ‘딱지’에 대한 갈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에 대한 정치적, 정책적 온도 차가 존재한다는 인식이다. 네이버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AI, 클라우드 기술 협력 협약을 맺고 카카오가 케이팝 강자인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것도 모두 내수기업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IT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으로는 아무리 해외에서 돈을 벌어도 수출기업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눈에 보이는 수출 성과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대형 IT 기업들이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에 대한 불공정한 거래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키우며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비판은 이들이 수출기업으로 인정받기까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그간 사업을 진행해 오며 쇼핑 등 검색 서비스에서 자사 상품과 서비스를 검색결과 상단에 올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최근에도 뉴스 서비스 제휴 언론사를 대상으로 언론사의 뉴스 콘텐츠를 계열사가 사전 통보 없이 AI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약관 개정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정위는 네이버의 불공정 약관 여부를 내부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와 기업결합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 역시 여전히 골목상권 침해 및 문어발 확장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의힘은 18일 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소상공인 및 소비자 피해 사례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국내에서 수출기업이 쌓아온 이미지는 단지 해외에서 돈을 벌어오는 기업이 아니다. 경제와 국가 안보 등 국익 전체에 보탬이 되는 ‘경제 대표선수’를 뜻한다. 다른 경제 동반자가 살아남을 수 없도록 경제 토양의 모든 영양분을 빨아들여 수출기업의 꽃을 피운들 그 꽃을 아름답게 봐줄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송충현 산업1부 차장 balgun@donga.com}

    • 2023-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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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엑스포” 정부-지자체-기업 ‘원팀’으로 뭉쳤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부산시와 국내 기업 및 기관들의 홍보전이 줄을 잇고 있다. 엑스포 유치를 통해 더 나은 인류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원팀’을 이뤄 홍보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기업들은 저마다 구축한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해 부산 엑스포 유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 지원과 사회약자 지원 등 기업의 사회공헌과 엑스포 유치 홍보를 접목하는 전략도 눈에 띈다. 기업이 가진 사업 역량과 사회공헌활동을 총동원해 세계 각국과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을 포함한 최고 경영진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 관계자를 만나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SK그룹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현장을 누비며 엑스포 유치 홍보에 나섰다. 2021년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엑스포 유치 지원 전담 조직을 꾸린 현대차그룹은 올 1월 다보스포럼에 부산 엑스포 홍보 문구를 담은 차량을 지원해 참가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LG 역시 계열사들과 경영진을 총동원해 국내외 고객을 대상으로 엑스포 홍보 활동에 나섰다.Government and businesswork as ‘one team’ to hostWorld Expo 2030Busan Metropolitan City, as well as South Korean businesses and institutions, are engaging in a series of promotional efforts to host the World Expo 2030 Busan. Under the aim to propose a better future vision for humanity by hosting the expo, the South Korean central and local governments and businesses are making utmost PR efforts as ‘one team.’Businesses are highlighting the need to host the expo in Busan by utilizing their global infrastructure. Strategies of combining corporate social contributions, such as educational support and support for vulnerable groups, and PR efforts to win the bid for the World Expo 2030 stand out. Such strategies are to mobilize companies’ business capabilities and social contribution activities to create ‘win-win’ results for countries around the world. Samsung Electronics’ top management, including Executive Chairman Lee Jae-yong, is utilizing its global network to meet with relevant persons of the member countries of the Bureau International des Expositions (BIE) to win the bid for the expo. SK Group is also sending its members to several countries for PR efforts to host the expo under the leadership of its Chairman Chey Tae-won who is currently serving as a co-chair of the Bid Committee for World Expo 2030 Busan. Hyundai Motor Group, which set up an organization dedicated to hosting the expo as the first among South Korean companies in 2021, sponsored cars with lettering to promote the Busan expo at the World Economic Forum in January this year, garnering the attention of participants. LG also mobilized its affiliates and management team to carry out PR activities targeting both domestic and overseas customers.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Song Chung-hyeon balgun@donga.com}

    • 202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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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의 반도체’ 꿈꾸는 바이오… 신약개발-투자 확대로 승부수

    제약·바이오가 정부의 중점 지원 산업으로 떠오르며 국내 관련 업계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바이오헬스 강국 도약’을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업계의 개발과 수출에 탄력이 붙으며 바이오산업이 빠르게 한국의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정부는 최근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5개년 계획에 따라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투자 및 수출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4대 지원 전략과 10대 중점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를 한국 경제의 핵심이자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 버금가는 사업으로 키우자는 취지다. 국내 기업들은 신약 개발 및 글로벌 산학협력, 투자 등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기업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녹십자는 2021년 미국 일본의 산학과 총 3건의 희귀질환 관련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알라질 증후군을 적응증으로 ‘마라릭시뱃’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2월에는 미국 신약개발업체 카탈리스트 바이오사이언스와 희귀 혈액응고 질환 관련 파이프라인에 대한 자산양수도계약을 맺기도 했다. 유한양행은 국내 혁신 신약으로 주목받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로 국산 항암 신약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렉라자는 지난해 300억 원이 넘는 연 매출을 올리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렉라자 이전에 허가받은 국내 개발 항암신약 중 연 매출 100억 원을 넘은 제품은 없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에서 중개연구 전문가로 혁신 신약 개발을 이끌었던 박재홍 사장을 영입하며 R&D 부문 신성장동력 발굴 및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종양과 면역 퇴행성 질환 신약을 개발해 미래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은 위탁생산(CMO) 및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고 신약 개발 전문 기업으로 축적한 개발 역량과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제조 능력의 시너지를 갖춰나갈 계획이다. 올해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2023 바이오 유럽 스프링 콘퍼런스’에 참가해 다국적 제약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열고 경기 평택시 바이오플랜트의 첨단 대형 제조설비와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인력 및 시스템을 홍보했다. 국내 신약 1호, 천연물 의약품 1호 등의 기록을 가진 SK케미칼은 외부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혁신 신약 개발에 나섰다. 기업에 필요한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비용을 크게 낮추고 신약 개발 성공의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그간 실험실에서 진행하던 폐쇄적인 R&D 방식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신약 발굴에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2019년 AI기업인 스탠다임과 협업하고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을 갖췄다. JW중외제약은 디지털 전환 흐름에 맞춰 신약 연구와 합성연구 분야 관련 기술을 적용해 업계 R&D 경쟁력 강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국제약은 잇몸병에 대한 국민 인식을 환기한 ‘인사돌’ 제품을 기반으로 2014년 국내 최초로 특허받은 잇몸약 복합제 ‘인사돌플러스’를 발매하는 등 산학협력의 결과물을 속속 내놓고 있다. 서울대 치과대학, 충남대 약학대학과 진행한 산학협동 및 연구를 통해 약물을 개발하고 잇몸 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대국민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저마다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한 정부 전략과 흐름에 맞춰 치열하게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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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르는 걸 “모른다” 하지 않는 인간의 불완전함 닮은 AI[광화문에서/송충현]

    직장에서 일할 때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지 않고 대충 아는 것을 버무려 답해 본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답을 모르는 질문을 받으면 ‘알아보고 말씀드리겠다’고 하면 간단할 것을 상사의 불호령이 두려워, 혹은 모르고 있는 걸 들키는 게 창피해 얼버무리는 상황이다. 맞거나 틀릴 가능성은 반반인데 맞을 것에 ‘풀베팅’하는 이런 상황은 보통 한 번 혼날 걸 두 번 혼나는 새드엔딩으로 마무리된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건 비단 사람만이 겪는 상황은 아닌 듯하다.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써 본 많은 이용자들은 AI가 모르는 걸 아는 것처럼 말하는 상황에 당황한다. 이른바 AI의 ‘환각현상’이다. 이용자들의 요구에 가능한 한 ‘친절’하게 답을 내놓으려는 일종의 강박 섞인 AI의 노력이 부정확한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다. GPT 3.5를 기반으로 했던 기존 챗GPT는 물론 14일(현지 시간) 오픈AI가 공개한 GPT 4 역시 이 같은 답변 오류에서 자유롭지 않다. 오픈AI는 GPT 4를 내놓으며 여러 전문적인 시험에서 인간 수준의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사실에 입각한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대학 입학 자격 시험에선 상위 10%의 능력을 갖췄다고 했다. 하지만 GPT 4 역시 추리 관련 문제에 굉장히 그럴싸하고 성실한 오답을 내놓거나 곱하기 질문에 엉뚱한 답안을 들이민다. GPT의 오답을 보고 있으면 무엇을 물어보든 우선 대답부터 내놓는 스타일의 사람이 겹쳐 보인다.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려 그럴듯한 답을 내놓는 일꾼의 느낌(이런 스타일에 대한 동료들의 선호도는 논외로 치고)이랄까. 문제는 질문자가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 이상 GPT의 엉터리 답변을 ‘정답’으로 철저히 믿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17일(현지 시간)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AI가 대규모 허위 정보 유포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누군가는 AI의 이런 오답 퍼레이드가 아직 사람에 한참 못 미치는 미숙한 AI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거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용자로부터 나쁜 피드백을 받지 않기 위해 임기응변식의 틀린 답을 내는 AI를 보고 있으면 왠지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 문과적 감성의 기우겠지만, 이렇듯 틀린 답이라도 억지로 내놓으려는 AI의 실수가 인간의 실수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여서다. 물론 AI가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어떤 정보를 조합해 어떤 과정으로 분석했기에 틀린 답을 만들어냈는지 이용자들이 잘 알지 못해 생긴 걱정일 수도 있다. 모라베크의 역설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모라베크의 역설은 사람에게 쉬운 건 컴퓨터에 어렵고, 사람에게 어려운 건 컴퓨터에 쉽다는 의미다. 아직 달리고 뛰어오르는 물리적인 영역에서 모라베크의 역설은 유효하다. 하지만 ‘말’의 영역에 있어선 사람에게 쉬운 게 생성형 AI에게도 점점 쉬워지고 있는 것 같다. AI가 점점 인간과 닮아간다. 송충현 산업1부 차장 balgun@donga.com}

    • 202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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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가 가져올 일자리 충격… 피해 없도록 준비해야[광화문에서/송충현]

    2023년은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 인쇄술을 발명한 1450년, 최초의 컴퓨터 마크-1이 만들어진 1944년처럼 훗날 기념비적 연도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대화형 챗봇인 챗GPT를 시작으로 고성능의 인공지능(AI)이 인간의 곁에 가장 가까이 다가온 해이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 챗GPT가 대중에게 공개된 건 지난해지만 챗GPT가 보여준 놀라운 미래에 전 세계의 대중이 열광한 건 올해부터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경쟁적으로 이끄는 AI 시대의 미래는 단순히 검색 시장의 혁명에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AI 대중화의 초입이라 초거대 AI가 가져올 미래를 예상하는 것조차 힘든 게 현실이지만 머지않아 소프트웨어 개발,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인간을 훌쩍 뛰어넘는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전망이다. AI가 인간의 능력치를 넘어섰을 때의 미래를 그려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인간은 각자의 영역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정확한 판단을 내려 실수를 최소화할 때 비로소 전문가로 인정받아 왔다. AI는 이 분야에 특화돼 있다. 쉼 없이 데이터를 학습해 최적의 결론을 최단 시간에 도출한다. 밥을 먹지 않아도 되고 체력에 따른 기복도 없으며 말대답하거나 삐치는 법도 없다. 그저 명령어를 완수하기 위해 전력 질주할 뿐이다.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다며 전문성을 내세워 온 분야부터 AI는 보란 듯이 인간의 자리를 밀어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일자리 시장도 격변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챗GPT에게 AI가 대체할 주요 일자리를 물어보면 고객 응대, 금융 전문가, 번역가, 텔레마케터, 건설 노동자, 패스트푸드 종업원, 부동산 중개업자, 운전사, 마케터 등을 꼽는다. 사실상 대부분의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챗GPT는 여기에 한술 더 뜬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진 모르겠지만 AI가 대부분의 산업을 바꿀 것은 분명하므로 각자 준비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머신러닝과 AI 발전 분야에서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겠지만 단순 사무 노동으로 분류되거나 매뉴얼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한 업무는 AI가 차지한다는 의미다. 미래 산업과 밀접한 일자리를 제외한 나머지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할 때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이들은 결국 청년 세대다. 종사자의 수를 단순 가늠해 봐도 새로 생길 일자리보다 사라질 일자리의 수가 훨씬 많으니 취업문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청년들이 정규 취업 전에 돈을 벌 만한 일자리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를 것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와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대학 등록금도 들썩이는데 배달, 물류, 편의점 근무 등 단순 알바부터 통·번역, 과외 등 ‘고급 알바’까지 청년들이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부모로부터 학비 지원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이 스스로 돈을 벌어 대학에 다니던 시대가 다신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상상은 AI가 불러올 미래의 극히 일부분일지 모른다. 오지 않은 미래를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것은 그다지 생산적이지 않지만, 본 적 없는 미래가 거인의 발걸음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도 분명한 현실이다. 우리의 오늘이 빠르게 과거가 되고 있다. 송충현 산업1부 차장 balgun@donga.com}

    • 202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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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래소 등록되지 않아도 NFT 재거래 가능…NFT 재거래 플랫폼 ‘에그버스’

    최근 대체불가토큰(NFT)이 게임과 미술품,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사용처가 확장되는 가운데 거래소에 등록되지 않은 NFT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눈길을 끌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FT 재거래 플랫폼 ‘에그버스’는 멀티체인 기술과 범용 표준화 기술을 통해 거래소에 등록된 NFT가 아닌 개인의 지갑에 소유한 NFT를 거래할 수 있다. 현재 NFT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더리움, 폴리곤, 클레이튼의 NFT 거래가 가능하며 솔라나, 플로우, BSC, 이오스, 웨이브 등의 메인넷 거래가 가능하도록 전략적 확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픈씨와 라리블 등의 NFT 뿐만 아니라 국내 다수의 마켓과 연동되는 NFT도 거래할 수 있다. 에그버스 플랫폼은 ‘다른 플랫폼에서 구매했어도, NFT 재구매는 에그버스에서’라는 슬로건으로 낮은 거래 수수료 정책과 커뮤니티 유틸리티 NFT를 부여해 새로운 web3.0 NFT 거래소 이코노미를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롯데홈쇼핑의 밸리곰 NFT, 신세계에서 발행한 푸빌라NFT와 푸빌라의 친구들NFT가 에그버스 플랫폼 사용자에 의해 개별 거래 되고 있다. 현익재 에그버스 대표는 “오픈씨 조차도 자체 발행된 NFT나 등록된 NFT만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NFT 재거래에 특화된 에그버스의 정책에 크리에이터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web3.0 대표 플랫폼을 지향하는 NFT 거래소 에그버스에는 현재 28명의 NFT 작가들이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다. 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

    • 20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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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송충현]“연임 고집하면 조직 죽는다” 이런 걱정 올해도 반복될지

    “연임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조직이 난장판 됐을 겁니다.” 몇 해 전 금융회사를 취재할 때 차기 은행장 경쟁 레이스를 스스로 포기했던 한 은행장과 인터뷰를 나눈 기억이 있다. 당시 재임 중이던 대통령과 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사가 차기 행장 후보로 급부상하자 고심 끝에 연임을 포기하고 자진 사퇴한 직후였다. 연임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e메일을 임직원에게 보낸 뒤 고객과 마지막 인사를 마치고 자정 무렵 귀가하던 그를 집 앞에서 만났다. 그는 기자를 자택으로 초대해 차 한 잔을 내주었다. 그러곤 연임을 포기한 진짜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윗선’에서 특정 후보를 미는 걸 아는 이상 도저히 연임을 고집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윗선’의 의중을 알고도 버텼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고 이사회에서 해임이 의결된 모 금융그룹 수장의 이야기를 꺼내며 “연임하려 들면 가능했겠지만 이후 조직은 다 죽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한 뒤 문득 이때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뚜렷한 대주주가 없어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는 금융사와 KT 등에서 사실상 정부가 인사와 경영진의 거취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상황이었다. 당시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하나다. 기업은 정부의 ‘뜻’이라는 게 실제 존재한다고 가정할 때 과연 이를 따르지 않고도 무사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정권 교체기에 금융회사 수장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며 옷을 벗었던, KT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검찰 수사를 받으며 불명예 퇴진했던 역사가 반복되지 않으리란 법이 있느냐는 것이다. 통신업계 안팎에선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구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점치던 이들조차 “이제 상황이 바뀐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KT 내부에서는 구 대표가 무리하게 연임을 하려다 조직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쪼개기 후원’으로 재판 중인 구 대표가 사법 리스크의 불똥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구 대표는 ‘국회의원 후원금 쪼개기 지원 사건’에서 명의를 빌려준 혐의로 1500만 원의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고 불복해 정식 재판 중이다. 기업의 수장이 명백한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새로운 인사로 대체되는 게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정부와 연이 있는 인사가 그 자리에 간다 해도 적합한 인물이 적합한 자리를 차지한다면 조직 전체에도 긍정적일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뜻에 반했다는 이유로 기업의 수장이 감독당국과 검찰의 조사를 받거나, 조직 구성원들이 회사가 망가질 것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상황이다. 2023년에 과거 찍어내리기식 관치 논란의 망령이 반복되는 건 시대에 맞지도, 정당하지도 않다.송충현 산업1부 차장 balgun@donga.com}

    •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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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 협력사 대금 1100억 조기 지급

    SK텔레콤은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1100억 원 규모의 대금을 중소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조기 지급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SK스토아 등 ICT패밀리사는 네트워크 공사 및 유지보수, 서비스용역 등을 담당하는 파트너들이 명절을 앞두고 자금을 원활히 운영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대금 조기 지급을 결정했다. 회사 측은 중소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겪고 있는 재정 부담을 줄이고, 국내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중소 비즈니스 파트너사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동반성장펀드, 산업 혁신 컨설팅, 비즈니스 파트너사 온라인 채용 등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2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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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송충현]업(業)과 업의 충돌… CES에서 본 생존 경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3’이 8일(현지 시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당초 올해 CES에선 글로벌 경기 불황의 여파로 눈에 띄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생존을 위해 업의 한계를 넘나들며 몸부림 중인 기업들의 노력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과거의 CES는 현재의 사업 영역에서 누가 더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가전제품 박람회로 시작한 행사다 보니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제품과 기술을 뽐내는 기업들이 CES의 주인공이었다. 인공지능(AI)과 IT의 발달로 산업 간 융·복합이 본격화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몇 년 전부터 모빌리티와 로봇 기술로 기업 간 영역 파괴의 장을 선보였던 CES는 올해 들어선 기존 산업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들이 오히려 시대에 뒤처져 보일 만큼 혁신과 영역 파괴가 ‘필수’가 됐다. 소니는 첫 전기자동차 ‘아필라’를 공개했고 카메라 업체 니콘은 산업용 로봇팔을, 화장품 업체 로레알은 휴대용 메이크업 로봇을 공개했다.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글로벌 IT 기업은 자동차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지를 엿보였다. 노동과 교육 등에서 이용자의 경험을 확장하기 위한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세계 1위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는 타이어 크기가 사람 키를 훌쩍 넘는 100t 규모의 자율주행 트럭을 선보여 물류 분야의 격변을 시사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증강현실(AR)을 이용해 자동차나 건물의 내부 구조를 확인하는 원격 기술자 교육 시스템을 내세웠다. 국내 업체들의 도전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본 전시관에서 ‘초연결’을 강조하기 위해 신제품들과 기존 제품을 일반 관객이 알아볼 수 없도록 뒤섞어 전시했다.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부스를 꾸렸다. SK는 친환경을 콘셉트로 그룹의 미래 기술을 한자리에 선보였다. 올해 CES에서 유독 업종 간 장벽 파괴가 도드라져서인지 국내 기업들이 선보인 ‘미래’에 대한 평가는 묘하게 갈렸다. “이미 세계 최고 기술과 제품을 가지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성과 이용 생태계 등에 집중한 게 오히려 선도적”이란 시선과 “딱히 눈에 띄는 기술이나 제품이 없는 반면 메시지가 추상적이다”라는 평가가 엇갈렸다. 기업 내부에서도 “우리 부스가 너무 콘셉트에만 집중한 것 같다”, “기존에 해오던 걸 계속 강조하는 수준에 머문 것 같다”는 비판적인 자기 평가도 흘러나왔다. 각자 내세운 건 달랐지만 기업들이 바라는 건 결국 하나다. 전례 없던 경제 위기가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요를 일으켜 기업을 지탱하고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CES를 통해 확인했듯 외국 기업들은 가보지 않은 길에서, 국내 기업들은 지금까지 갈고닦아 온 영역에서 승부수를 걸었다. 승부의 결과는 머지않은 미래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송충현 산업1부 차장 balgun@donga.com}

    • 202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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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로봇 ‘EX1’ 올해안에 출시”

    “올해 안에 EX1(엑스원)이라는 버전으로 로봇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사진)이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맨덜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연내 로봇 출시를 공식화했다. 한 부회장은 로봇 사업과 관련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 “로봇 사업은 삼성전자의 신성장 동력으로 지속해서 로봇에 대해 투자하고 있다”며 “(연내) 제품이 나오면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그간 돌봄로봇과 주행보조로봇 등의 시제품을 공개해 왔다. 삼성의 첫 상용화 로봇은 무릎이나 발목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로봇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로봇 사업은 삼성전자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1년 로봇과 인공지능(AI)에 3년간 24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초엔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첫 투자처도 로봇 개발업체였다. 로봇 개발업체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총 589억 원 규모로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증자를 했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삼성전자는 약 10.3%의 지분을 확보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2대 주주가 된다. 한 부회장은 “큰 의미는 없고 주식만 취득한 것으로 생각해 달라”며 말을 아꼈다. 가전과 모바일로 나뉘어 있던 사업부가 DX부문으로 통합한 지 1년이 지난 데 대한 소회도 밝혔다. 한 부회장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소비자경험을 극대화하고 모바일이 없으면 스크린이 있는 기기를 중심으로 소비자경험을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전망과 관련해선 “올해 경기 상황도 그리 좋진 않다”며 “하반기에는 조금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1분기(1∼3월)는 지난해 1분기보다 그렇게 좋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 활로 모색을 위한 인수합병(M&A)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락다운, 미중 이슈 등으로 절차가 지연됐다”며 “보안 문제로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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