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올해는 세계무역기구(WTO) 설립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WTO는 무역기술장벽(TBT) 협정을 통해 무역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술규제를 제정 및 개정할 경우 WTO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해 국가 간의 무역에 관한 장벽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당초 의도와는 달리 보호무역주의, 기술의 고도화 등으로 오히려 기술장벽이 대폭 늘어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TBT 통보문은 WTO 설립 원년인 1995년에는 380여 건에 불과하였으나, 2023년에는 4000여 건으로 무려 11배나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재선으로 한층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TBT 대응을 총괄하는 공식 질의처로서 다각적인 방안으로 지난 30년간 무역기술장벽을 극복해 왔다. 범부처 TBT 대응 협의체를 운영하며, 산학연 등 40여 기관과 협업을 통해 국내 수출기업의 무역기술장벽 대응을 지원하는 데 적극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또한 2021년 1월 TBT 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 기업과 정부의 매개체 역할을 담당토록 하고 있다.중요한 것은 1년에 세 차례 개최되는 WTO TBT 위원회 활동이다. 국표원은 이 위원회 활동을 통해 수출 애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3년간 WTO TBT 위원회에서 논의한 특정무역현안(STC) 총 219건 중 우리 정부는 46건(21%)을 제기해 미국, 유럽연합(EU),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애로 내용을 제기하였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을 해소했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개도국의 무분별한 기술규제 양산과 선진국의 첨단기술 관련 기술규제 신설 등 무역기술장벽은 더욱 복잡해지고 고도화되고 있다. 이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 정부는 세 가지 전략을 내놨다. 먼저 대외 협상 능력을 한 단계 더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WTO TBT 위원회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기술규제 사안에 따라 양자 간 대응이 긴급히 필요할 시 FTA/TBT 위원회를 활용하여 신속히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다음으로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기업의 고충이 많은 인도, WTO 미가입국이면서 잠재력 있는 시장인 우즈베키스탄 등을 전략 국가로 선정해 무역기술장벽 대응의 협력 파트너로 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이를 위해 ODA 지원 등 개도국과의 중장기 협력 로드맵 수립 등 다양한 방법을 구상 중이다. 마지막으로 대응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무역기술장벽 대응에 관한 법률’의 조속한 통과는 대응 인프라의 기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토대로 국내외 기술규제 관련 정보 수집·분석·제공 능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고 전문인력 양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올해 31주년을 맞는 ‘산업기술 연구개발(R&D) 종합대전’이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의 슬로건은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R&D’이다. 대한민국의 산업기술 미래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각자의 역할을 이해하고 유기적으로 소통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산업기술 R&D 종합대전은 산업기술인의 공로를 치하하고 정부의 투자 성과를 국민에게 알려온 행사이며 올해부터는 산업기술의 혁신과 도전을 위해 산업기술인과 소통을 강화하는 플랫폼의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100여 개의 산업기술을 ‘첨단 ZONE’, ‘주력 ZONE’, ‘미래전환 ZONE’, ‘도전혁신 ZONE’으로 구분해 소개함으로써 산업부의 정책 투자 방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SK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에서 반도체와 미래모빌리티 분야의 초격차 전략과 기술 동향을 소개하는 기조 강연도 준비되어 있다. 27일 오후 1시부터 행사장 메인 무대에서 SK하이닉스 강지호 부사장, 현대자동차 김석준 상무가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인공지능(AI)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캐나다 경제혁신에너지부(MEIE)의 기술지원자금 위탁집행 기관 PROMPT의 리엣 라몽드 CEO도 퀘벡의 AI 정책과 한국의 인사이트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28일에는 ‘산업 패러다임 대전환의 시대, 미래 첨단산업을 선도할 산업기술 R&D의 혁신과 도약’을 주제로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그랜드포럼 연차대회’가 개최된다. 올해 연차대회에서는 KEIT가 공학회 및 유관 협·단체 등과 지난 1년간 소통한 결과를 산업기술인과 함께 공유하는 자리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박종래 총장과 각계 전문가들이 강연과 토론을 진행하며 산업기술 연구개발의 혁신과 도약의 방향을 논한다. 산업부의 내년도 신규지원 과제 공청회와 업종 분야별 교류회 등 약 30개의 다양한 부대행사도 예정되어 있다. 산업기술인의 네트워크와 교류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한국가스안전공사 경기동부지사가 지역시니어클럽과 협업 모델을 구축하며 노인 일자리 발굴에 나섰다. 경기동부지사는 증가하는 노인 일자리 수요와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하남시니어클럽과 협력해 LPG충전소 안전관리를 지원하는 시니어 일자리 신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1일 밝혔다. 이번 신규 사업을 통해 고용된 인원들은 LPG충전소에서 상주하며 차량 운전자의 요청 시 가스 누출 점검 업무와 충전 업무를 하게 된다. 경기동부지사는 “LPG충전소의 안전관리 능력을 높이고 구인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달 시범사업 종료 후 사업 타당성을 검토해 내년 전국으로 사업 확대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덕회 경기동부지사장은 “어르신들과 관련 기관의 협력 덕분에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며 “공공기관과 지역사회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2021년부터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전국 시니어클럽과의 협력으로 ‘시니어 가스안전관리원 사업’을 4년째 운영해 오고 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고 한국에너지공단이 주최하는 ‘2024 한국에너지대상’ 시상식에서 LS일렉트릭 이상준 전무, DS단석 한승욱 대표이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박진규 안전기술본부장이 산업훈장을 받았다. 올해로 46회를 맞이하는 한국에너지대상은 대한민국 에너지 부문 최대 규모의 시상식으로 에너지효율 향상 및 재생에너지 보급 등 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를 발굴하여 포상하는 행사다. 1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올해 시상식에서는 훈장 3점(은·철·석), 포장 2점, 대통령표창 7점, 국무총리표창 11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표창 102점 등 총 125개의 단체 및 개인이 에너지효율 향상 및 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했다.올해 최고 영예인 은탑산업훈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버터 개발로 국내 기술의 진보와 에너지 효율화 시장을 선도한 LS일렉트릭 이상준 전무에게 수여되었다. 공조 및 수처리 특화 인버터 등 기술 개발에 주력하여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고효율 인버터를 보급함으로써 국가 에너지효율 향상에 기여한 공을 높이 평가받았다. 철탑산업훈장은 폐식용유 및 각종 식용유지를 정제하여 바이오 연료를 제조 및 공급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과 자원순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DS단석 한승욱 대표이사에게 수여되었다. 바이오 연료 공급을 통해 2022년 온실가스 110만 t을 감축하는 등 폐자원을 활용하여 재생에너지 보급과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선 공을 인정받았다. 석탑산업훈장은 25Bar 열연계 시스템을 최초 구축하여 열에너지 공급 효율을 증대시키고, 동탄 열병합발전소를 적기 준공하여 에너지 이용 효율 향상에 공헌한 한국지역난방공사 박진규 안전기술본부장이 수상했다. 또 플랜트 자동화 프로그램 도입으로 연간 77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창출하는 등 설비 자동화를 통한 비용 절감과 전력계통 안정화에 기여한 점도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산업포장은 파인테크닉스 홍성천 회장, 신라정밀 최돈관 대표이사 등 2명이 받았다. 한국에너지공단 이상훈 이사장은 “오늘날의 산업 발전은 현장 일선에서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헌신해 오신 유공자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영예로운 상을 안길 수 있어 기쁘고,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손흥민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PL 소식을 다루는 각종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 기간은 2024∼2025년까지다. 이후 재계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토트넘은 재계약 대신에 1년 연장 옵션을 선택하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대로라면 손흥민과 토트넘의 인연은 2026년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손흥민으로서는 많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손흥민은 2015년 8월에 독일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팀에 공헌했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7일 현재 통산 419경기 165골을 넣어 토트넘 선수 중 역대 득점 4위에 올라 있다. EPL 경기로만 따지면 123골로 토트넘 내 역대 2위 기록이다. 손흥민은 특히 2021∼2022시즌 23골로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와 함께 EPL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오른 그의 기록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기념비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 같은 활약을 펼치며 손흥민은 그 자신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 팬에게 자긍심을 느끼게 하며 토트넘은 물론이고 EPL의 시장 확대 및 마케팅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손흥민은 연봉 약 180억 원으로 팀 내 최고액을 받고 있지만 그의 활약에 비하면 동급의 다른 선수들에 비해 오히려 적은 액수였다는 평가가 많다. 손흥민이 다른 팀으로 이적하지 않고 토트넘 한 팀에만 헌신해 왔기에 토트넘으로서도 응당 이런 손흥민에게 팀의 레전드로서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줄 것으로 많은 이들이 기대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제 선수로서는 많은 나이인 32세의 손흥민에게 더 이상 큰돈을 들이지 않으려는 심산인 듯하다. 이런 토트넘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토트넘이 그동안의 정리가 아닌 차가운 시장 논리와 계산만을 따지는 상황에서 손흥민도 더 이상 토트넘에만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언제나 유망한 선수를 발굴해 낮은 비용으로 데려오고, 필요에 따라 선수를 내보내는 것이 냉정한 프로구단의 생리이기에 누구나 이 같은 차가운 시장 앞에서 정서적이거나 감정적으로만 대응할 순 없다. 그렇다면 손흥민의 남은 축구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본인에게 가장 이롭거나 행복할 것인지를 따져야 할 시점이다. 세계 축구계를 지배했던 리오넬 메시(37)도 그의 평생 팀이 될 것처럼 보였던 스페인 프로축구 FC 바로셀로나와 갈등을 빚고 떠난 뒤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을 거쳐 지난해 36세의 나이로 미국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했다. 메시와 쌍벽을 이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 역시 친정팀과도 같았던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지난해 38세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나스르로 이적했다. 메시는 성장기에 있는 미국 축구를 좀 더 발전시키는 데서 자신의 남은 역할을 찾았고, 호날두는 연봉만 약 3000억 원에 이르는 마지막 고수익 기회를 마다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각자의 선택에 따라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를 여전히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손흥민도 분명 선수로서의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지만 본인의 노력에 따라 그 기간은 더 연장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아직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손흥민을 둘러싸고 EPL 내 여러 팀과 FC 바르셀로나 및 PSG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든지, 사우디가 거액을 제시했다든지 하는 여러 이야기가 있다. 많은 것이 안갯속에 가려져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그의 팬들은 그가 무슨 선택을 하든 그를 지지하리라는 것이다. 손흥민을 응원하는 대다수 한국 팬은 기본적으로 손흥민의 팬이지 토트넘만의 팬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유럽 축구 문화의 기초인 지역 연고와 관계없이, 한국에서 세계를 향해 나아간 손흥민 개인의 열정과 성취, 그 노력과 진심의 여정을 함께하며 그를 응원해 왔다. 그리고 그는 그런 축구팬들에게 큰 감동과 기쁨과 자긍심을 안겨줬다. 팬들은 이미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며 많은 것을 줘 온 그가 토트넘과 관계없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 자신이 행복한 축구를 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이원홍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bluesky@donga.com}
삼성증권은 삼성증권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계좌에 일정 금액 이상을 이전 입금한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권을 제공하는 ‘DC신규이전’ 이벤트를 12월 31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삼성증권 DC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벤트 기간 내 삼성증권 DC 신규 가입과 계좌 개설을 완료한 후 100만 원 이상 삼성증권 DC계좌로 이전 입금 시 전원에게 최대 3만 원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이벤트 참여를 위해서는 삼성증권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 ‘엠팝(mPOP)’에서 이벤트 기간 내 참여 신청을 해야 하며, 상품권 제공 시점까지 순입금된 잔액을 유지해야 한다. 이벤트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삼성증권 홈페이지 혹은 엠팝을 참고하거나 패밀리 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한편 삼성증권은 가입자 중심의 연금 서비스를 통해 간편하고 빠르게 연금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퇴직연금 최초로 운용관리 자산관리 수수료가 무료인 ‘다이렉트IRP(개인형퇴직연금)’로 퇴직연금 수수료 체계의 판도를 바꿨고, 가입자의 편의를 대폭 높여 가입 서류 작성과 발송이 필요 없는 ‘3분 연금’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엠팝을 통해 빠르고 편안하게 연금을 관리할 수 있는 ‘연금 S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의 협력을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인 한-아세안센터(AKC)는 5일부터 8일까지 ‘2024 아세안 위크’ 행사를 서울과 제주에서 열었다. 한-아세안 대화관계 35주년 및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CSP) 격상, 그리고 한-아세안센터 설립 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다.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정부 간 경제 및 사회 문화 분야 협력 증진을 위한 국제기구다. 회원국은 한국을 비롯해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총 11개국이다. 올해 아세안 위크는 △2024 한-아세안 관계조망 국제회의 △한-아세안 ESG 가이드북 국문본 발간 세미나 △한-아세안 청년 정상회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각 지역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미래 협력 방안을 고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행사의 마지막 날인 8일에는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관계자들이 제주도에 모여 협력 관계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제주도 유명 관광코스인 올레길 8코스를 아세안 올레로 이름 붙이기 위한 ‘제주 올레 8코스: 한-아세안 올레’ 명명 및 이를 알리는 조형물 제막식에 참석했다. 제주 서귀포 올레길8코스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김재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오영훈 제주도지사, 서명숙 올레재단 이사장, 오순문 서귀포시장, 주한 아세안 10개국 대사들이 참석했다. 제6회 제주올레상 수상자인 배우 류승룡도 함께했다. 김 총장은 제막식에서 “약 20km 구간의 ‘제주올레 8코스’를 통해 제주를 찾는 아세안 방문객에게 한국의 자연경관 자원인 올레길을 알리고, 이를 방문하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아세안 국가들을 소개할 수 있는 영구적인 이정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이사장은 “아세안 친구들이 언제 와도 늘 걷기 좋은 길이 될 수 있도록 잘 가꾸겠다”며 ‘제주올레 8코스: 한-아세안 올레’가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 꿈꾸는 평화와 번영의 길이 되기를 기원했다. 한-아세안센터는 제주도, 제주올레와 함께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의 우정을 기념하는 벤치와 표지판도 설치했다. 제막식 이후 참석자들은 인근 제주국제평화센터로 이동해 아세안의 문화·관광 자원을 소개하는 도서가 비치된 ‘아세안 문화관광 북코너’ 개관식을 했다. 한-아세안센터와 아세안 10개국 대사관이 도서를 기증했다. 이어 아세안 각국 대사들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책에 서명을 남기는 서명식을 진행했다. 한-아세안센터는 제주 올레 8코스에 아세안 10개국을 상징하는 벤치를 10곳에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한-아세안센터는 이번 ‘제주 올레 8코스: 한-아세안 올레’를 시작으로 이러한 우정의 길을 아세안 10개 회원국으로 확대하여 한-아세안 간 유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불이 나기 쉬운 계절인 가을이다.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전통시장 화재에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3∼2022년) 전통시장 화재 건수는 총 509건으로 1387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올해 1월에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는 건물 3개 동의 점포 227개가 전소되며 상인들의 큰 피해로 이어졌다. 전통시장 화재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이 힘들다. 사전 대비를 위해서는 노후 전선 정비, 화재 알림시설 설치와 함께 ‘화재공제 보험’ 가입이 중요하다.보험료가 부담이라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전통시장 화재공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소진공은 전통시장의 사회재난 안전망 구축과 화재 발생 시 신속 복구, 생활 안정을 위해 ‘전통시장 화재공제’ 사업을 2017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전통시장 화재공제는 상인들의 참여로 공제기금을 마련하고 정부(중소벤처기업부)가 사업운영비를 지원해 저렴한 공제료로 화재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이다. 1회 납입으로 1년·2년·3년 선택보장, 점포·시설·집기·재고자산까지 가입한도 내 손해액 전액을 보장받을 수 있는 순수보장형 상품이다. 여기에 특약상품을 통해 타인의 신체 및 재물까지 보장해 화재는 물론이고 크고 작은 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화재공제 가입은 전통시장 상인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화재 발생 시 공단 연락만으로도 보상 절차가 시작된다. 지원 대상은 전통시장 내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한 개별 점포로, 전통시장 화재공제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공제 상담사 또는 우편 등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한편 소진공은 ‘전통시장 화재공제’를 개선하고 보장 범위 확대를 통해 더욱 많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특약상품을 통해 타인의 신체, 재물에 대한 배상책임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 위주에서 계약자 본인도 보상 받을 수 있는 신규 특약상품을 개발 중이다. 또한 주계약 가입 한도가 최대 6000만 원(건물 동산 각 3000만 원)까지 가능했으나, 가입 한도 상향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디자인 종합 박람회인 ‘디자인코리아 2024’가 이달 13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개최된다. ‘인공지능(AI)은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AI의 발전에 따른 디자인 산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 디자인 트렌드를 공유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이 협력해 출범시킨 4개 디자인 행사의 통합 브랜드인 KDF(Korea Design Festival)의 일환으로 개최된다. KDF는 디자인코리아,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서울디자인,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연계한 디자인 페스티벌이다. 박람회는 디자인 트렌드를 공유하고 관련 콘텐츠를 전시하는 ‘주제관’, 디자인 선도기업을 알리는 ‘기업관’, 청년 디자이너 취업 컨설팅을 제공하는 ‘잡페어관’, 정부 지원 디자인 사업 성과를 전시하는 ‘정부지원성과관’, 글로벌 디자인 이슈를 공유하는 ‘국제 콘퍼런스’ 등으로 구성된다. 주제관에서는 ‘액티브 플레이어로서의 디자이너들’이라는 소주제 아래 AI 생태계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구축 및 확장하는 이들의 활동과 그들이 그리는 미래를 소개한다. 기업관에는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미래 디자인 트렌드를 선보인다. 국제 콘퍼런스는 ‘AI 기술의 미래 시나리오’, ‘AI와 디자인의 기술적 진화’ 등의 세션으로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코엑스 C홀에서 개최되는 ‘서울디자인페스티벌’과 같은 기간에 개최되며 통합티켓을 통해 두 가지 행사를 하나의 티켓으로 즐길 수 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한샘이 창립 54주년을 맞아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임직원이 직접 나서 새로운 미션과 일하는 원칙을 담은 ‘한샘다움’을 제정했다. 미션은 ‘더 나은 삶을 위한 공간 기준을 만들어, 모두의 일상에 가치를 더한다’이다. 이를 위해 정광현 한샘 기업문화실장(사진)에게서 한샘다움 제정 배경과 의미를 들어 봤다. ―‘한샘다움’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배경은…. “한샘은 지난 50여 년간 가구와 인테리어 산업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한샘의 역사와 정신을 앞으로도 잘 이어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한샘의 저력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면서 우리가 어떤 가치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내면화하자는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한샘다움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한샘다움은 한샘이 고객과 시장에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를 담은 미션과, 그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한샘 구성원들이 힘써 일하는 방식을 정의한 것이다. 한샘은 고객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공간 기준을 제시하고 혁신을 선도하며 탁월함에 도전해 온 길을 변함없이 걸어갈 것이다.” ―새 미션은 어떤 의미인가. “단순히 제품이 아니라 공간과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공간 속 사람의 동선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고민하고 연구한다. 이러한 한샘의 철학을 담기 위해 공간과 가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한샘다움의 일하는 원칙이 다른 점은…. “실제 일하는 임직원의 생생한 의견을 상향식으로 담아내 50년 넘게 이어온 한샘 정신을 전수한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샘다움을 통해 예상되는 회사 내부 변화는…. “직원들이 더 큰 자율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원활한 소통과 협업이 촉진돼 부서 간 경계를 넘어서는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미래 한샘은 어떤 기업인가. “한샘은 홈인테리어 1등 기업으로서 스스로 쇄신하고 발전하는 개척가나 혁신가 같은 기업이라고 본다. 자재부터 시공까지 리모델링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밸류 체인을 완성한 선도 기업으로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대전은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4’ 지방 협력 도시다. 지방 협력 도시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4 주최 측이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해 선정했다. 대전은 첨단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도시이자 오랜 역사를 지닌 교통 중심지다. 옛 충남도청사, 대전예술가의 집같이 고유한 역사, 문화, 자연 자원을 보존하고 재해석한 공공디자인 거점 37곳이 있다. 대전의 공공디자인 역량을 보여주는 곳들로 평가된다. 또 도심 공원을 조성하고 반려동물에게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업체를 인증하는 반려동물 친화 인증제도를 도입해 인간과 동물, 자연을 포용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점들이 공공디자인에 어떻게 반영될지도 향후 관심사다. 30일 대전 중구 옛 충남도청사(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서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주축 행사인 ‘공공디자인 토론회’가 열린다. 지속가능한 디자인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이탈리아의 에치오 만치니 밀라노공대 명예교수와 스위스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오이’ 파트리크 레몽 공동 설립자를 비롯해 최정우 울산대 건축학과 교수, 김병옥 기용건축건축사사무소 대표, 최성호 한국공공디자인학회장 등이 ‘지역사회를 위한 포용적 디자인’을 주제로 ‘회복력 있는 도시 조건’ ‘인구 감소 시대를 위한 디자인’ ‘지역상생, 지속가능한 미래’ 등을 토론한다. 31일 동구 대전전통나래관에서는 전국 공무원 대상 공공디자인 교육이 실시된다. ‘사회 문화 변화를 반영하는 공공디자인 접근’ 같은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대전시는 페스티벌 기간 공공자전거 ‘타슈’를 타고 공공디자인 거점을 방문해 인증샷을 남기거나 대전시 캐릭터 ‘꿈돌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남기면 상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4’가 11월 3일까지 서울과 대전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진행하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은 공공디자인의 역할과 필요성을 알리는 행사다. 공공디자인은 공공 공간을 미적, 기능적으로 개선해 문화와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은 공공 디자이너 및 건축가를 비롯한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가해 문화시설, 건축물, 상업 공간 같은 다양한 공간의 질적 발전과 대안을 모색한다. 2022년 시작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은 2년간 누적 관광객이 56만 명을 넘었다.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4는 ‘포용으로 피어나는 공공디자인’이라는 슬로건과 ‘지역 활성화’를 주제로 서울과 대전 그리고 전국 공공디자인 거점 185곳에서 열린다. 공공디자인 거점은 공공디자인을 구현하고 활성화한 곳으로 평가받는 시설이나 지역을 말한다. 페스티벌 기간 국립민속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을 비롯한 서울 55곳, 대전 37곳, 다른 지역 93곳의 거점을 중심으로 공공디자인 가치를 알리고 공감대를 확대하기 위한 전시 및 토론회와 체험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25일 서울 성동구 코사이어티에서 열린 개막식에서는 ‘2024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 우수 사례 9점과 아이디어 3점이 선정돼 시상했다. 우수 사례 대상(대통령상)은 서울 양천구와 ㈜디자인스튜디오 등의 ‘공원의 미래를 엿보다, 오목공원 리노베이션’이 차지했다. 이 작품은 노후한 공원을 현대 시민의 삶에 맞게 숲과 정원, 실내 놀이터와 미술관 등을 갖춘 공간으로 개선해 공원의 미래상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최우수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에는 광명시 ‘어르신 인지 건강을 위한 다감각 인생 정원 만들기’가 선정됐다. 우수상(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상)에는 서울시 ‘보기 쉽고 찾기 쉬운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 개발’, 사단법인 한국뇌성마비복지회 ‘적응형 의류 리폼 서비스 디자인’, 대구 동구 ‘동구 통합형(3-S) 디자인 시범 거리 조성사업’, 수원특례시 ‘수원시 혁신민원실 조성’, 건축사무소 유어예 ‘노안남초 비바놀이터 프로젝트’ 등이 선정됐다. 페스티벌 기간 다양한 학술대회도 열린다. 11월 1일에는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RTO에서 ‘경관+공공디자인 집담회’가 열리고, 2일에는 대전 유성구 KAIST에서 ‘한국디자인학회 가을 국제학술대회’가 열려 공공디자인의 현대적 흐름을 살핀다. 시민들이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된 공공디자인 공간을 직접 체험하고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공공디자인 실험실’도 진행된다. 사회 문제를 공공디자인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창의적 접근이다.이를 위한 실험 공간도 운영되고 있다. 멘털케어디자인(MCD)을 통해 소규모 산업단지 근로자의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조성된 ‘멘털케어 공공디자인’(경기 부천시 오정구 신흥동행정복지센터), 사용자 필요에 따라 가구를 다양하게 재조립할 수 있는 휴게 공간 ‘퍼블릭 스페이스인’(대전근현대사전시관), 비흡연자와 흡연자는 물론이고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 흡연자 사이 갈등 예방을 위한 ‘분리형 흡연공간’(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 편안하게 도심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도심 속 캠핑’(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 일대) 등이다. 전국 어린이공공도서관 ‘기적의 도서관’과 함께 어린이들이 공공 문화 및 디자인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열리고 있다. 인천 부평 기적의 도서관에서는 공공디자인 개념 배우기와 도서관 상징물 디자인하기, 서울 도봉 기적의 도서관에서는 그림과 디자인을 배워 직접 해보는 도서관 풍경 스케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충북 청주 기적의 도서관에서는 어린이가 가족과 함께 그림책 캐릭터를 활용해 만든 작품 전시가 열린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국제축구연맹(FIFA)의 ‘제3자 불간섭’ 원칙은 어디까지 적용되어야 하는가. 이 문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축구협회 감사 및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의 국회 출석 등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불거지고 있는 문제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29일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연간 시상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가 다시 한번 거론될 가능성이 커졌다.FIFA는 축구계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정관 19조에서 각 협회는 제3자의 부당한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FIFA는 이 조항을 위반한 국가들에 대해 징계를 내려 왔다. 이 조항은 축구계가 정치권력에 휘둘리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이의 기계적 적용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 왔다. 이와 관련해 현재의 한국과 비슷한 상황을 겪은 나라는 프랑스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프랑스 대표팀은 극도의 분란을 겪었다. 선수들이 분열돼 팀워크가 무너졌고 선수들과 감독 사이도 악화돼 선수가 감독에게 경기 중 대들다가 그 다음 날 대표팀에서 퇴출당했다. 그러자 이에 항의하는 선수들이 대회 도중 훈련을 거부하며 파업하는 등 막장 드라마로 치달았다. 직전 대회 준우승팀이자 전통의 강호였던 프랑스 대표팀은 결국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하며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까지 나서 진상조사를 촉구했고 로즐린 바슐로나르캥 체육장관은 당시 프랑스축구협회장을 겨냥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프랑스 국회는 축구협회장과 대표팀 감독을 국회 청문회로 불렀다. 이에 FIFA는 프랑스에 대해 ‘제3자 개입 금지’ 조항을 위반할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당시 프랑스 정부는 “국민들이 모두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밝혀내려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라고 맞섰다. 최근의 한국 상황과 비슷하게 흘러갔던 이 사태는 결국 프랑스 축구협회장과 대표팀 감독이 모두 물러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바슐로나르캥 체육장관은 자신이 협회장에게 책임을 요구한 것은 정부의 입장이 아니라 개인적 의견이었다고 주장하며 제3자 개입 논란의 여지를 주지 않고 FIFA의 체면을 살려주려 했다. FIFA 또한 축구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프랑스 내 국민들의 개혁 요구를 인정했기에 “프랑스 청문회에서 제3자 개입 위반 내용을 보지 못했다”고 물러났다. 하지만 FIFA가 2022년 짐바브웨에 대해 제재를 가했을 때처럼 논란이 이는 경우도 있었다. 짐바브웨 정부는 당시 축구협회 내부의 부정부패와 성추문 등을 이유로 축구협회를 제재했는데, FIFA는 이를 제3자 개입으로 보고 짐바브웨의 대회 출전을 금지시켰다. 이에 대해 짐바브웨 내부에서는 FIFA가 자국의 사법체계를 무시했다는 반발이 나왔다. 이 같은 사례는 FIFA의 제3자 개입 금지 조항 뒤에 숨어 축구계가 자신들만의 신성불가침한 왕국을 세우는 것을 두고 보아야만 하는가라는 논란을 일으켰다. 말하자면 FIFA의 제3자 개입 금지 조항을 기계적으로 적용할 경우 이는 축구계의 부정부패를 비호하는 독소조항이 될 수 있다. 또한 FIFA가 대규모 국제 대회 개최 등 각국 정부의 지원이 필요할 때는 정부의 개입을 묵인하면서도 자신들의 권한이 침범당할 때만 제재를 하며 해당 조항을 악용한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따라서 FIFA 또한 해당 사안에 대해 신중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명백한 비리나 협회 내부의 비민주적 행태 등은 축구계 발전을 위해서도 허용될 수 없다. FIFA가 축구계의 ‘마피아’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정당한 개혁 요구마저 무시해서는 안 된다. 프랑스는 결국 관계자들을 모두 교체하고 개혁에 나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지금 한국 축구에 대한 개혁 열망도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FIFA는 한국 축구 개혁에 대한 요구가 정치적 이해에 따른 것이 아닌 축구팬들과 국민들의 축구 발전 열망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축구단체인 FIFA가 축구팬들의 축구 발전 요구를 제재하려 한다면 어불성설이다.이원홍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bluesky@donga.com}
아너스자산운용은 최근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통해 목진오 대표이사(사진)가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고 알렸다. 목 대표로부터 아너스자산운용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었다. ―최근 주주 구성 변화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아너스자산운용 경영진과 함께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확신하며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지분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 이번 인수를 통해 아너스는 경영진 주도의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다. 동시에 아너스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국내외 시장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들이 주주이자 이사진으로 합류했다. 단순히 지분 구조의 변동을 넘어, 회사의 경영 방향과 장기적 성장 비전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새롭게 합류한 주주들과 함께 더욱 공격적으로 성장 전략을 추진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아너스의 가치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다.” ―아너스자산운용을 인수하게 된 배경은…. “2022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회사의 성장 잠재력과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주도해 왔다. 우수한 전문 인재들을 영입해 각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고, 회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그 덕분에 2022년 초 약 2900억 원 수준이던 운용자산규모(AUM)를 현재 약 7400억 원 수준으로 성장시켰다. 이 과정에서 회사에 대한 성장 잠재력 및 비전에 더욱 확신을 갖게 돼 경영진들이 회사를 직접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아너스자산운용의 현황은 어떠한가. “아너스자산운용은 2016년 설립된 일반 사모운용사로, 부동산금융 및 기업금융 관련 대체투자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3년간 부동산금융 관련 대출 주선 규모는 7800억 원이며, 기업금융과 관련해서 기업 매출채권 및 자산 유동화 관련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9월 말 기준, 당사는 29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앞으로의 경영 방향과 목표는 무엇인가. “기존 부동산 및 기업금융 대체투자 분야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함과 동시에 각 분야의 우수한 인재들을 적극 채용하며 인수금융 등 신규 금융상품 시장에 진출하는 등 성장동력을 다각화할 것이다. 특히 신규 주주분들이 이미 구축해 놓은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하여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파트너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도약하고자 한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해마다 일기예보를 통해 ‘기록적인 폭우’ 이런 말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올해 유독 덥고 비가 많이 와서 악몽 같은 여름이었는데 이제는 날씨가 그리 걱정되지 않네요.”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유정미(가명·41) 씨가 아이와 단둘이 살던 반지하 집은 2022년 8월 폭우 때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었다. 비가 올 때마다 건물 내부로 빗물이 스며들어 벽을 타고 흘렀다. 유 씨 가정은 최근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의 지원을 받아 지상에 위치한 집으로 이사를 마쳤다. ‘세계 주거의 날’이었던 7일 월드비전 관계자를 만난 유 씨는 “비록 작은 집이지만 아이와 편히 잘 수 있는 보금자리가 생겼다는 사실이 정말 꿈만 같다”고 기뻐했다. 서울시 아동가구 주거 빈곤 문제는 기후 위기 환경 속에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2021년 서울시 아동가구 주거실태조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의 주거 빈곤 아동 가구는 총 10만여 가구로, 전체 아동가구의 약 15%를 차지했다. 주거 빈곤 문제는 아동의 신체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일반 가구에서 신체적 건강상태가 양호한 아동의 비율이 91.6%를 차지한 반면에 주거 빈곤 아동가구에서는 82.1%였다. 유 씨 가정처럼 반지하와 옥상 거주 아동가구에서는 73.4%로 일반 가구에 비해 크게 낮았다. 주거 빈곤 아동가구에서 주택이 아동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신체건강 위협(53.2%), 정신건강 위협(40.7%), 사회성 저하(39%) 등 여러 면에서 나타났다. 주거 빈곤 아동가구의 66.3%가 양육환경 개선을 위해 이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서울 은평구에 살고 있는 한기윤(가명·9) 어린이의 어머니는 “비가 오면 방 벽지와 장판이 곰팡이로 가득하고, 벌레도 수십 마리가 날아다닌다”며 “겨울에도 난방비 걱정에 마음 놓고 보일러를 틀기 어려워 아이의 비염이 갈수록 심해져 걱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월드비전 및 서울시, 서울시사회복지관협회는 6월 ‘기후위기 취약아동 미래지원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서울지역 기후위기 취약 아동 청소년들에게 안전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햇살가득 꿈가득’ 이사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월드비전은 총 10억 원의 예산으로 2025년까지 아동 가구당 최대 1000만 원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꿈 지원 사업을 통해 이들의 꿈과 자립을 지원한다. 이번 협약을 토대로 지난 3개월 동안 서울 지역 내 총 15가구가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공사비를 지원받거나 이사했다. 김순이 월드비전 국내사업본부장은 “반지하와 옥탑방, 고시원 등 혹서기·혹한기 기후 재난에 취약한 집들이 서울 곳곳에 많은 만큼, 월드비전은 주거 빈곤에 놓여 있는 아동 가정을 발굴해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아가 이들이 안전한 집에서 행복한 꿈을 키우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월드비전 ‘햇살가득 꿈가득’ 지원 신청은 내년 6월까지 동 주민센터, 자치구, 지역 내 사회복지관을 통해 가능하다. 편성된 예산 상황에 따라 사업 연장 및 조기 마감이 될 수 있다.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통해 적합성을 판단해 지원되며 지원 후 점검과 사후관리가 이뤄진다. 지원금은 △이사 보증금 및 이사비용 △주거개선비(도배, 장판 교체 등) △환경지원비(에어컨, 건조기 구입 등) △재해비(긴급 생계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표준’이라는 말은 다양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기준’이나 ‘평균’의 의미로 활용되고 있는 표준은 첨단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진종욱 국가기술표준원장(사진)으로부터 국민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표준의 다양한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국민의 삶과 표준은 어떤 관계가 있으며 국가기술표준원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요즘 마트에 가면 복숭아, 수박 등의 과일에 과거에는 보이지 않던 숫자가 하나 적혀 있다. 과일 100g에 포함된 당 성분 함량을 나타내는 당도(Brix) 표시다. 직접 맛보지 않아도 달콤한 과일을 고를 수 있게 도와준다. 이처럼 생활을 편리하게 하고 우리 일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도구로 표준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표준을 직접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국가기술표준원은 국민이 느끼는 불편 사항들을 발굴하고, 일상 속 아이디어들이 실제 표준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생활 편의 표준 개발’ 및 ‘참조 표준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생활 편의 표준’이란 무엇인가. “매운맛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매운맛에 약한 사람들도 있다. 이 때문에 매운맛의 정도를 알아볼 수 있는 표준이 필요하다. 정부는 고추장(KS H 2120), 라면(유탕면류·KS H 2508) 등 생활 편의 표준을 마련해 매운맛을 등급화하고 제품 표기를 권고하고 있다. 소비자는 구매 전 매운맛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높은 곳에 위치한 엘리베이터 조작 버튼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어린이와 같은 교통 약자가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를 배려하기 위해 제정된 KS B 50127과 KS B ISO 4190-5는 조작 버튼의 높이와 배열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했다. 수직 구조 조작 버튼은 어린이가 머리 위로 뻗은 주먹의 평균 높이인 1.786m를 고려해 1.7m 이하에 설치하도록 하고, 장애인용이나 수평 구조 조작 버튼은 1.2m 이하 높이에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일상생활 속에서 표준화되지 않아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국민으로부터 모집하고, 제안된 내용을 표준화함으로써 국민 생활 편의를 향상하고 사회적 약자 배려를 도모하는 것이 ‘생활 편의 표준’이다.” ―생활 편의 표준 확대를 위해 어떤 정책을 펴고 있는지…. “국가기술표준원은 국민 생활 편의 표준화 아이디어 공모전, 국민 생활편의 표준협의회 운영, 우수 아이디어 선정을 위한 국민의 투표 참여 등 수요 발굴과 표준 제정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국민과 밀접하게 소통하고 있다. 생활 편의를 위한 표준화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표준화 아이디어 공모전’(6월 4일∼7월 5일)을 실시해 아이디어 475건을 접수했으며, 표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도 동향 조사를 실시해 표준 개발 수요 160여 건을 발굴했다. 아이디어 제안뿐만 아니라 표준 개발 과제의 선정 과정에도 우리 국민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는 18일부터 11월 17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한 달간 투표를 실시해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참조 표준은 무엇이며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 “참조 표준이란 과학기술적 정보 및 데이터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평가해 공인한 고품질 표준 데이터다. 참조 표준은 데이터의 신뢰성이 강조되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다양하게 개발 및 활용되고 있다. 국민 건강검진을 통한 한국인의 연령별 성별 지역별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 건강에 대한 평균적인 데이터는 소정의 평가를 거쳐 한국인의 건강지수 참조 표준으로 제정된다. 이는 진단, 연구 및 의료기기 개발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국민이 스스로 자신의 건강 상태가 평균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뇌 관련 자기공명영상(MRI) 해석 과정에서 정확한 기준 수치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기에 150만 장 이상의 영상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 각종 뇌질환 특성에 대한 참조 표준을 만들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앞으로도 국가기술표준원은 국민의 삶에 필요한 표준을 통해 우리의 일상생활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온 가족이 함께 해보세요.’ 눈으로 보고, 손으로 직접 만들고, 즐겁게 듣고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된 2024 경기 도자비엔날레가 20일까지 경기도 일대에서 계속된다. ‘투게더―몽테뉴의 고양이’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는 크게 ‘주제전’, ‘현대 도예전’(이상 경기 이천 경기도자미술관), ‘국제공모전’(경기 여주 경기생활도자미술관),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 공모전’, ‘도자유물전’(이상 경기 광주 경기도자박물관) 등으로 열린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도 마련됐다. 경기 광주 곤지암 도자공원 내 경기도자박물관 클레이 플레이 교육실에서는 흙 놀이를 통해 어린이들의 창의성을 길러주는 특별 프로그램 ‘키즈 비엔날레―Art PlayGround’가 열린다. 유아 및 어린이들이 맨발로 흙을 밟고 손으로 만지며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는 ‘상상 흙창고’, 상대방과 나의 얼굴을 관찰하여 흙으로 만들어 보는 ‘도자 얼굴 표정으로 말해요’, 흙을 이용해 나만의 집을 만들어 보는 ‘세라믹 빌리지’, 온 가족이 흙을 더 높이 쌓아 올리는 ‘우리 가족 흙 높이 쌓기 대회’ 등으로 구성됐다. 주말에는 ‘우리 아빠 딱지왕’, ‘우리 엄마 신발 던지기’, ‘나는야 투호왕’ 등 민속놀이 대항전도 펼쳐진다. 작가들과 함께 직접 공예 체험을 하는 ‘공예포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 공모전’에서는 우리 전통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공모전에 출품된 353점의 작품 중 선정된 36점이 전시된다. 대상은 한국 도자기 고유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박성극의 ‘고유의 미’가 차지했다. 주제 전시가 열리고 있는 경기도자미술관 야외무대에서는 주말마다 무료 공연인 ‘당신의 뮤지엄 콘서트’가 진행된다. 12일에는 다양한 통기타 밴드와 뮤지션들이 참가해 감성 넘치는 무대를 만든다. 19일에는 어린이들의 장구퍼포먼스, 오카리나 연주, 여행을 주제로 한 음악연주, 액션치어리딩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비엔날레 입장권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흙을 이용해 고양이 만들기(12∼13일), 자화상 만들기(19∼20일)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주말에는 가족 협동 공굴리기 등도 열린다. 경기생활도자미술관은 반려동물 테마 전시 ‘모두를 위한 공예’도 함께 마련했다. 인간과 동물 및 자연과의 상호관계를 담았다. 반려동물 식기, 반려동물 초상화 등 반려동물을 테마로 한 도자작품과 공예작품 100여 점을 전시한다. 반려동물들도 함께 입장할 수 있다. 11일에는 ‘딱 하루만 고양이’의 원혜영 작가, 12일에는 ‘猫生(묘생)이란 무엇인가’의 이영경 작가와의 만남도 준비돼 있다. 전시 및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 내용은 2024 경기도자비엔날레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 유산 탐방은 삶과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전한다. (사)한국문화유산활용단체연합회(문활연)는 취약계층 문화 유산 향유 프로그램인 ‘동행, 국가유산’을 운영하고 있다. 신체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도 공평한 문화유산 탐방 기회를 누리게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발달장애인, 청각장애인, 다문화가족, 시니어 등 각 계층에 적합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프로그램 특성에 맞춰 이동 차량, 자원봉사자, 문화유산 해설사, 관람료 등 관람 서비스에 필요한 편의를 지원하고 안전사고 예방 및 대처를 위해 안전요원과 가이드 요원도 배치된다. 그동안 서울과 중부권에서는 경복궁과 창덕궁 등 고궁 방문 및 강화도, 남한산성 방문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충청권에서는 충북 충주, 보은, 괴산 등지를 방문했고 경상권에서는 경북 경주, 경남 남해 충렬사, 함양 상림을 방문했다. 전라권에서는 전북 고창 모양성, 신재효 고택 방문 등이 있었다. 올해 예정된 46회 프로그램 중 9월까지 24회가 진행됐으며 10월과 11월에 22번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2022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협력 기관과 함께 운영해 왔다. 사업 첫해에는 9곳의 협력 기관이 참여해 총 74회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1931명의 배려계층이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7곳의 협력기관에서 총 69회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1991명이 혜택을 받았다. 지난 2년 동안 지원된 예산은 연간 4억9000만 원이었지만 올해는 이보다 1억 원 줄어든 3억9000만 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운영 횟수도 46회로 줄었고, 수혜 인원은 1300여 명으로 줄 것으로 보인다. 문활연의 진병길 회장은 “취약계층의 국가유산 향유 프로그램을 위한 예산 확대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궤변 전람회.’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감사 내용을 놓고 대한축구협회가 반박한 내용들을 보며 떠올린 표현이다.문체부 감사 결과를 요약하면 위르겐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협회는 모두 규정과 절차를 위반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는 협회가 감독 추천 기능을 담당하는 전력강화위원회를 무력화했으며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정몽규 회장이 최종 2차 면접을 보는가 하면 이사회 승인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홍 감독 선임 때는 제대로 권한을 위임받지 않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협회는 감사 내용을 대부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반박 내용을 보면 협회의 온갖 규정을 가져다 꿰맞추며 이미 벌어진 사실들의 진위를 흐리려 하는 데다 시간이 없고 급박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상황 논리들을 동원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궤변들의 나열이라는 생각이 든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 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에 감독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고 접촉에 들어갔다. 이후 뒤늦게 위원회가 꾸려졌으나 1차 회의에서 위원들의 전권을 전력강화위원장에게 위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위원들은 클린스만 선임을 주도한 마이클 뮐러 위원장으로부터 결과만 통보받게 됐는데도 협회는 이것이 위원회 무력화가 아니라고 우긴다. 위원들에게 권한을 위임받아 일을 진행했으니 문제없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위원들을 들러리 세울 바에는 위원회는 왜 만들었나. 또 정 회장이 면접을 본 것은 최종 선발에 영향을 주려는 게 아니고 향후 지원해 줄 내용을 듣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 내용은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고 하는데, 기록도 없이 이런 주장을 하면 믿을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나. 또 이 이사의 권한 위임이 논란이 되자 이 논란이 불거지는 계기가 된 소위 1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는 아무런 권한이 없는 임시회의일 뿐이라면서 이 이사의 권한은 이미 10차 회의가 마무리된 뒤 정해진 것이라고 말을 바꿔 항변하고 있다. 이때 이 이사의 권한은 회장이 관계 직원들과 회의를 통해 부여한 것으로 협회는 설명하는데, 그 근거로 협회의 긴급 사안에 대해 회장이 처리할 수 있다는 규정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회장이 모든 업무에 관여할 수 있는 ‘만능 키’를 쥐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홍 감독 면접에 대해서는 이 이사가 한밤중에 찾아가 질문지도 없이 읍소에 가깝게 감독직을 수락해 달라고 요청하는 모양새가 됐는데도, 협회는 정상적인 면접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누가 봐도 면접이 아니라 부탁하는 인상을 주는 걸 놓고도 정상 면접이라고 강변하니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하는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표현이 떠오를 뿐이다. 설령 협회의 주장처럼 모든 과정이 규정을 준수하며 진행되었다 치자.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이 세밀하지 못하고 졸속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협회가 감독 후보들을 추리는 과정에서 어떤 기준이 적용됐는지, 단지 몇 가지의 인상 비평 외에 어떤 전문적인 평가가 적용됐는지는 이번 감사에도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번 논란 과정에서는 협회가 위촉한 일부 전력강화위원의 무책임한 일면도 보였다. 협회가 공개한 10차 회의록 내용 중에는 위원들이 여론이 악화될 것을 예상하면서도 홍 감독 선임을 강행하면서 “협회가 명분을 제시해 주고, (홍 감독) 본인이 얻어먹을 욕은 본인이 먹어야 된다는 생각을 함”이라는 내용이 있다. 홍 감독이 어떤 욕을 먹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타인의 입장에 대한 배려가 없는 데다 협회가 명분을 제시해 주면 팬심을 쉽게 움직일 수 있으리라는 오만함이 느껴진다. 이런 내용들을 종합해 보면 협회가 속속들이 외부 비판에 대한 불감증 및 자기중심적 논리에 젖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협회의 가장 큰 존립 근거이자 성장 동력이 팬들의 지지와 응원인데도 팬들을 쉽게 여기고, 거센 팬들의 분노 앞에서도 전혀 바뀔 줄을 모른다. 누구 하나 책임지지도 않고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는다. 협회가 조금이라도 신뢰를 회복하려면 지금이라도 집행부 총사퇴 등 대대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강제 퇴진 운동 속에 모두가 불명예 속으로 떨어질 수 있다.이원홍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bluesky@donga.com}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20.6%가 65세 이상 고령자로 국민 5명 중 1명이 고령자인 ‘초고령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 속에 지방은 소멸위기를 겪고 있다.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떠나고 지역 인구가 계속 줄어들면 지역 공동체 유지가 어려워진다. 이는 지역의 전통문화 및 정체성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원연합회는 ‘취약지역 어르신 문화누림’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소멸위험지역 및 문화환경 취약지역의 어르신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국의 만 60세 이상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 사업은 어르신들에 대한 돌봄 지원뿐만 아니라 문화를 통한 어르신들의 지역사회 공헌 활동 지원도 목적으로 한다. 노인 세대가 단순히 문화 프로그램의 수혜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지역사회와 지역 공동체에 기여하고 지역 정체성 계승에 참여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경북 의성군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65세 이상 노인 비중이 45%인 소멸 고위험 지역이다. 이 사업 참여 단체인 의성문화원은 영남지방 사물놀이를 통해 어르신들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소실되어 가는 지역 생활 풍습을 다음 세대에 전승하고자 햇빛지역아동센터와 협업에 나섰다. 어르신 세대 중 사물놀이를 통해 아이들과 교감하고자 하는 참여자를 모집했고, 햇빛지역아동센터에서는 이를 배우려는 초등학생들을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다. 영남지방 고유의 사물놀이 합주를 통해 조부모와 손주가 함께하는 듯한 모습으로 세대 간 공감을 나누고 있다. 예술의성협동조합은 농촌 어르신들의 일상과 예술을 융합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의성군 다인면에 거주하는 7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다 잇는 농기구 예술가’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농기구를 활용해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은 “내 인생을 함께한 도구들로 예술 작품을 만들면서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남 완도군의 완도문화원은 ‘고인물 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고인물’이라는 부정적 단어를 높을 고(高)를 사용한 ‘고(高)인물’로 재해석했다. 지역의 어르신들이 자신의 경험과 문화예술 재능을 활용해 지역민들과 교류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생활문화센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원데이클래스를 비롯해 어르신 밴드와 청소년 밴드의 합동 공연, 체험 부스 등을 통해 세대 간 교류를 하고 있다. 문화활동은 어르신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문화원연합회는 “성공 사례들을 바탕으로 어르신 문화누림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지역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더 많은 어르신들이 지역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