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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이나 우승 횟수 같은 것보다는 그저 마요르카의 작은 마을에서 온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은 20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1-2로 패한 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나달은 2단식 1복식으로 치러진 이날 경기 첫 단식에서 보틱 판더잔츠휠프(29)에게 0-2(4-6, 4-6)로 패했고, 이게 그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나달은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22번 우승했다. 그중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만 14차례 정상에 올라 이 대회 최다 우승자로 남아 있다. 그가 ‘흙신’으로 불리는 이유다. 나달은 “그저 꿈을 좇았고, 그 꿈을 이룬 소년,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코트 안팎에서 사랑받았기에 테니스뿐 아니라 인간적인 면에서도 유산을 남겼다고 느낀다. 그래서 평온한 마음으로 떠난다”고 했다. 2년 전부터 부상에 시달려 온 나달은 8월 파리 올림픽 이후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고,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지난달에 알렸다. 나달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은퇴하러 나온 게 아니다. 감정은 넣어두고 스페인 우승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승 도전은 무산됐다. 나달은 이 대회에서 모두 다섯 번의 우승 트로피를 스페인에 안겼다. 나달은 이날 경기 시작 전 스페인 국가가 울리자 눈물을 글썽였다. 나달은 “나는 참 복 받은 사람이다. 매일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다. 그중에서도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면서 “삼촌(토니 나달)이 테니스 코치였던 덕에 어릴 때부터 테니스를 쳤다. 취미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다”며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그는 “테니스 덕에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많이 했다. 마음 같아선 더 뛰고 싶은데 몸이 더 이상은 뛸 수 없다고 말한다”며 작별 인사를 했다. 메이저 대회 통산 20승의 기록을 남기고 2년 전 은퇴한 로저 페더러(43·스위스)는 소셜미디어에 “당신이 내 은퇴 경기 때 상대 선수가 아닌 복식 파트너로 내 옆에 있어 준 건 정말 뜻깊은 일이었다. 앞으로도 항상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나달에게 남겼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타이틀, 우승 횟수, 이런 것보다는 그저 마요르카의 작은 마을에서 온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은퇴 경기를 마친 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느냐’는 질문에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은 이렇게 말했다. 통산 메이저 22승, 프랑스 오픈 최다승(14회) 등 굵직한 기록을 남긴 그는 ‘클레이 코트의 황제’라 불렸다. 하지만 나달은 “그저 꿈을 좇았고, 그 꿈을 이룬 소년,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나달은 20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네덜란드와의 8강전 첫 단식에 출전해 보틱 판더잔츠휠프(29·네덜란드·80위)에 0-2(4-6, 4-6)로 패했다. 이날 스페인은 2단식, 1복식에서 1-2로 졌다. 스페인이 탈락하면서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나달은 이날 치른 단식 경기가 마지막 경기가 됐다. 나달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은퇴를 위해 이 대회에 온 게 아니다. 감정은 넣어두고 스페인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달은 이날 경기 전 스페인 국가가 울릴 때부터 눈물을 글썽였다. 나달은 경기 후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날 패배로 나달은 데이비스컵 단식 29연승 기록도 깨졌다. 나달이 데이비스컵 단식에서 패한 건 데뷔전이었던 2004년 이후 20년 만이다. 나달의 단식 경기 출전은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에게 패했던 8월 파리 올림픽 단식 2회전 이후 이날 경기가 처음이었다. 올해 부상으로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한 나달은 은퇴 경기에서도 실전 감각 부족을 극복하지 못했다. 나달은 “지금 상태에서 불평을 많이 할 수는 없다. 최대한 좋은 에너지와 태도로 즐기기 위해 노력했지만 제대로 경기를 할 수 없었다. 상대가 나보다 좋은 경기를 했다는 것밖에 할 말이 없다”고 했다.나달은 이번 대회 전까지 단, 복식을 통틀어 데이비스컵 32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나달은 이제껏 데이비스컵에서 다섯 차례(2004, 2008, 2009, 2011, 2019)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었다. 마지막 우승을 더하지 못하고 떠나게 된 나달은 “원했던 결과는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가진 것에서 최선을 다했다. 선수로서 마지막 시간을 스페인 대표팀 선수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나는 참 복 받은 사람”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나달은 “매일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그중에서도 정말 운이 좋았다. 삼촌(토니 나달)이 동네 테니스 코치였고 그 덕에 정말 어린 나이부터 테니스를 쳤다. 취미를 업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다. 테니스 덕에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할 기회를 많이 얻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모두 다 행운이었다”며 “여전히 마음은 선수로 더 뛰고 싶지만 몸이 더 이상 뛸 수 없다고 하니 받아들여야만 했다”고 작별인사를 전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연말 세계랭킹 1위를 확정한 얀니크 신네르(23·이탈리아)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파이널스 우승컵까지 차지했다. 신네르는 18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ATP 파이널스 단식 결승에서 테일러 프리츠(27·미국·세계랭킹 5위)를 2-0(6-4, 6-4)으로 꺾었다. ATP 파이널스는 시즌 상위 랭커 8명만 초청받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1970년부터 열린 이 대회에서 이탈리아 선수가 우승한 건 신네르가 처음이다. 안방 팬들 앞에서 새 역사를 쓴 신네르는 “개인적으로 이탈리아에서 우승한 것도 처음이라 더욱 뜻깊다”라고 말했다. 신네르는 지난해에도 이 대회 결승까지 올랐지만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7위)에게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조코비치는 부상으로 올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신네르, 조코비치와 함께 남자 테니스 3강으로 꼽히는 카를로스 알카라스(21·스페인·3위)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신네르는 메이저 대회인 호주 오픈과 US 오픈을 포함해 올 시즌 총 8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 시즌 ATP투어 최다 우승자다. 신네르는 “정말 놀라운 시즌이었다. 이보다 더 좋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케일라 시프린(29·미국)이 시즌 첫 알파인 월드컵 회전에서 통산 98번째 우승을 신고했다. 이제 2승만 추가하면 남녀를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100승 고지에 오른다. 시프린은 16일(현지 시간) 핀란드 레비에서 열린 2024∼2025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여자 회전에서 1, 2차 합계 1분47초20으로 우승했다. 2위는 1분47초99의 카타리나 린스베르거(27·오스트리아). 시프린은 지난 시즌 87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남녀부를 통틀어 알파인 월드컵 최다 우승 기록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종전 기록은 1989년 은퇴한 남자선수 잉에마르 스텐마르크(68·스웨덴)의 86승이었다. 시프린은 월드컵 98승 중 61승을 회전에서 따냈다. 시프린은 지난달 이번 시즌 첫 월드컵이었던 오스트리아 솔덴 월드컵 대회전에서 1차 레이스 때 1위를 하고도 2차 레이스에서 27위에 그쳐 1, 2차 합계 5위에 그쳤다. 이후 시즌 첫 회전 경기인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다. 시프린은 “지난 대회 후 멘털이 약간 나갔다. 그래서 회전 대회에서 좋은 시작을 하는 게 중요했다. 오늘 우승 덕분에 멘털을 되찾을 수 있었다”며 “회전 대회 시즌을 우승으로 시작할 수 있어 무척 기쁘다”고 했다. 시프린은 지난 시즌부터 월드컵 회전 대회에서 5회 연속 우승하고 있다. 시프린은 다음주 오스트리아 구르글에서 열리는 월드컵 회전 대회를 치른 뒤 미국 버몬트주 킬링턴에서 열리는 월드컵 여자 회전, 대회전 대회에 출전한다. 킬링턴은 시프린에게는 안방 같은 곳이다. 시프린은 같은 버몬트주에 있는 버크 마운틴 아카데미 고등학교에서 스키 실력을 연마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카엘라 시프린(29·미국)이 통산 98번째 월드컵 우승을 달성했다. 2승을 더하면 남녀를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통산 100승 고지에 오른다.시프린은 16일(현지시간) 핀란드 레비에서 열린 2024~2025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여자 회전에서 1, 2차 합계 1분47초20으로 우승했다. 2위 카타리나 린스베르거(오스트리아·1분47초99)를 0.79초 차로 제쳤다.회전은 시프린의 주 종목으로 시프린은 월드컵 98승 중 61승을 회전 종목에서 따냈다. 2022 베이징 올림픽 여자 회전 챔피언이자 시프린의 동갑내기 라이벌 페트라 블로바(29·슬로바키아)은 지난 시즌 무릎 수술을 받아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시프린은 이미 지난 시즌 개인 87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남녀부를 통틀어 알파인 월드컵 최다 우승 기록 보유자가 됐다. 시프린을 제외하면 남녀를 통틀어 월드컵 우승은 86승이 최고 기록이다. 이전까지는 1989년 은퇴한 남자 선수 잉에마르 스텐마르크(68·스웨덴)의 86승이 최다 기록이었다. 여자부 역대 2위 기록은 올 시즌 현역 복귀를 발표한 린지 본(40·미국)의 82승이다. 핀란드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서는 우승자에게 순록을 특별 부상으로 준다. 8번째 순록을 받은 시프린은 “순록은 한번 보면 정말 잊을 수 없다. 하지만 경기 전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며 “직전 경기 후에서 멘탈이 약간 나가 있었다. 그래서 회전 대회에서 좋은 시작을 하는 게 중요했다. 덕분에 멘탈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시프린은 지난달 시즌 첫 월드컵이었던 오스트리아 솔덴 월드컵 대회전 대회에서 1차 레이스 때 1위를 하고도 2차 레이스에서 27위에 그치며 1, 2차 합계 5위에 머물렀었다.시프린은 이번 대회에서도 1차 레이스에서 1위를 했지만 2차 레이스에서는 6위로 주춤했다. 시프린은 “이번에도 미끄러질 뻔했지만 계속해 이겨냈다. 완벽한 템포는 아니었지만 좋은 턴을 만들 수 있었다. 쉬운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안정적인 런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회전 시즌을 좋게 시작할 수 있어 무척 기쁘다”고 했다.통산 98승을 달성한 시프린은 이제 2승만 더하면 전인미답의 100승을 밟는다. 다음 주 오스트리아 구르글에서 회전 월드컵을 치르는 시프린은 이 대회 결과와 상관없이 이후 미국 버몬트주 킬링턴에서 열리는 여자 회전, 대회전 월드컵에서 통산 100승에 도전한다. 킬링턴은 시프린에게는 사실상 ‘안방’과 같은 곳이다. 시프린은 십대 시절 버몬트주에 있는 버크 마운틴 아카데미 고등학교에서 스키 실력을 연마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스키 여제’ 린지 본(40·미국)이 은퇴 선언 5년 9개월 만에 선수로 복귀한다. 미국스키스노보드협회는 “본이 미국 알파인 스키 대표팀에 합류한다”고 14일 알렸다. 본은 올림픽 메달 3개(금 1개, 동메달 2개),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8개(금 2개, 은 3개, 동메달 3개), 월드컵 종합 우승 4회를 차지한 알파인 스키의 전설이다. 본은 월드컵에서 통산 82회 우승한 뒤 슬로프를 떠났었는데 이는 당시 여자부 최다 기록이었다. 본은 2019년 2월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여러 차례 수술했던 오른 무릎 통증이 레이스 때마다 계속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4월 무릎뼈를 재배치하는 수술을 받은 뒤 통증이 사라졌다. 본은 “훌륭한 여자 선수들과 내 스키 노하우를 더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본이 복귀를 결심한 데에 어머니 린다 크론 씨의 영향도 컸다. 2년 전 근위축성측색경화증(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난 크론 씨는 본을 출산하면서 뇌중풍이 와 왼쪽 다리가 일부 마비됐다. 본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하루하루가 크고 작은 도전이었던 엄마 덕에 남다른 관점으로 살았다. 매일 내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내고 어떠한 후회도 남기지 않고 살아야 할 책임을 느꼈다. 이번에 도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본은 15개월 뒤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도전 가능성도 열어뒀다. 본은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를 시작으로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 2018 평창 대회까지 총 네 번 올림픽에 출전했다. 본은 16일부터 미국 스키 대표팀 훈련에 합류한다. 본은 올림픽, 세계선수권 우승자에게 경기 출전을 허용하는 와일드 카드를 받아 다음 달 21일 스위스 생모리츠 월드컵 슈퍼대회전 경기에서 실전에 복귀할 예정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야구 대표팀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자력 진출이 무산됐다. 한국은 15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일본에 3-6으로 패했다. 한국은 1승 2패가 되면서 조 4위로 내려앉았다. 일본은 대만과 나란히 2승으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조별 예선 참가 6개국 중 상위 2개국만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한국 야구 대표팀은 이날 패배로 일본전 9연패 수렁에 빠졌다. 한국이 일본을 꺾은 건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이 마지막이다. 한국은 이 대회 결승에서 미국을 8-0으로 완파하며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과 결승,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와 결승, 2021년 도쿄올림픽,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APBC 예선과 결승에서 연달아 패했다.한국은 이날 2회초에 홍창기의 적시타로 먼저 점수를 뽑으며 희망적인 출발을 했다. 그러나 2회말 선발 투수 최승용이 연속 안타를 두 차례 허용하며 2실점해 1-2로 리드를 내줬다. 하지만 한국은 4회초 박동원의 솔로포로 2-2 균형을 맞추는 등 안타 7개를 뽑아내며 일본 선발 투수 다카하시 히로토를 4이닝 만에 강판시켰다. 한국은 5회초 2사 주자 3루 상황에 대타로 나선 윤동희의 적시타로 3-2로 다시 앞서갔다.마운드에서는 선발 최승용이 1과 3분의 2이닝 만에 교체된 뒤 유영찬이 5회말 1사까지 2와 3분의 2이닝을 책임졌다. 최승용에게 마운드를 이어받은 곽도규도 첫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으며 직전 경기 활약을 이어가는 듯 했다. 곽도규는 이번 대회 1, 2차전에 모두 등판해 각 한 타자만 상대, 모두 삼진을 잡고 내려왔다. 하지만 타자를 더 상대한 이날은 첫 아웃카운트를 잡은 이후 연속 볼넷으로 흔들리더니 몸에 맞는 공까지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이영하가 일본 6번 타자 마키 슈고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43-4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7회말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등판한 정해영이 일본의 4번 타자 쇼타 모리시타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며 점수가 더 벌어졌다.한국은 16일 오후 7시 30분 도미니카공화국, 18일 오후 1시 호주와 남은 조별 예선을 치른다. 조별 예선을 2위 이내로 마치려면 남은 경기 전승 후 대만, 일본이 2패 이상 하기를 기대해야 한다.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는 임찬규가 선발 등판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불혹의 린지 본(미국)이 현역 선수로 돌아온다. 여자 알파인 스키의 전설 본은 14일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현역 복귀 계획을 밝혔다. 본은 올림픽 메달 3개(금 1개, 동메달 2개),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8개(금 2개, 은 3개, 동메달 3개), 월드컵 종합 우승 4회를 달성한 알파인 스키의 전설이다. 본은 2019년 2월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여러 차례 수술했던 오른 무릎 통증이 레이스 때마다 계속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4월 무릎뼈를 재배치하는 수술을 받은 뒤 본을 괴롭혔던 통증이 사라졌다.본은 “은퇴할 때는 복귀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무릎 수술을 받고 10주 후 스키를 탔는데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 통증 없이 스키를 탈 수 있는 상태로 돌아와 정말 기뻤다. 훌륭한 여자 선수들과 스키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더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본이 복귀를 결심한 데에는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2년 전 세상을 떠난 본의 어머니는 본을 출산하면서 뇌졸중으로 왼쪽 다리가 일부 마비됐다. 본은 “엄마 덕분에 매일 내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어떠한 후회도 없이 사는 게 신조가 됐다. 지금 (현역 복귀에) 도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고 복귀 배경을 설명했다. 본은 “더 이상 어떤 걸 좇지도, 증명하려 노력하지도 않는다. 그간의 내 경력에 충분히 감사하다. 어떤 부담도 없다. 처음 스키를 탔을 때처럼 나랑 산, 그걸 즐길 뿐”이라고 했다. 이어서 “당장 먼 미래를 생각하려 하진 않는다.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다만 빨리 레이싱하고픈 열망이 없었다면 복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본은 15개월 뒤 열리는 밀라노-코리타니담페초 올림픽 도전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 2018 평창 이후 다섯 번째 올림픽 도전이다. 특히 이번 올림픽이 열릴 코르티나는 본이 FIS 월드컵에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2차례나 우승한 곳이다. 본은 2026 겨울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묻는 말에 “코르티나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물론 내년의 일이기에 지금 당장 확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모두 내가 코르티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것”이라고 했다.본은 14일 미국 대표팀 훈련지인 콜로라도로 떠나며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콜로라도로 가는 중. 대표팀 유니폼이 아직 잘 맞길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하루씩(one day at a time)’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먼 미래에 닥칠 일을 고민하기보다 하루하루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본은 16일부터 미국 스키 국가대표팀 훈련에 합류해 2024~2025시즌 월드컵 투어 무대 복귀에 도전할 계획이다. FIS에도 본은 이미 ‘현역선수’로 상태가 바뀌어 있다. 본은 다음 달 14일 미국 비버 크릭에서 열리는 스키 월드컵에서 대회 전 코스를 먼저 주행하는 전주자 등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 중이다. 본은 이후 와일드카드를 통해 다음 달 말 21일 스위스 생모리츠 월드컵 슈퍼대회전 출전을 단기 목표로 잡았다.본은 은퇴 때 FIS 월드컵 통산 우승 기록이 82승이었다. 당시 여자 월드컵 통산 최다우승 기록이었다. 이 기록은 2023년 미국 미카엘라 시프린(29)이 깼고 시프린은 현재 통산 97승으로 남녀통산 최다승 기록을 경신 중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외계인’ 빅토르 웸반야마(20·샌안토니오)가 한 경기 개인 최다인 50점을 몰아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프랑스 출신의 센터 웸반야마는 지난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신인왕으로 NBA 현역 선수 중 최장신(221cm)이다. 웸반야마는 14일 워싱턴과의 2024∼2025시즌 NBA 정규리그 안방경기에서 ‘커리어 하이’인 50점을 넣으며 팀의 139-130 승리를 이끌었다. 장신 센터인데도 3점슛 16개를 던져 8개를 림에 꽂는 성공률 50%의 고감도 외곽포를 자랑했다. 이날 웸반야마는 NBA 역대 네 번째로 어린 나이(20세 314일)에 한 경기 50점 이상을 넣은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웸반야마의 종전 한 경기 최다 득점은 지난해 3월 30일 뉴욕전에서 기록한 40점이다. 당시 웸반야마는 연장전까지 37분 4초를 뛰었는데 이날은 32분 28초 동안 50점을 퍼부었다. 웸반야마는 출전 시간 26분 만에 50점을 채우면서 NBA 역대 최단 시간 50득점 기록도 세웠다. 웸반야마는 경기 후 “잠깐은 오늘 승리를 즐기겠다. 분명히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다”라면서도 “앞으로 있을 경기에서 이 기록(한 경기 50점)을 넘고 싶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오늘의 득점이 별것 아닌 평범한 기록이 되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클리블랜드는 이날 필라델피아를 114-106으로 꺾고 시즌 개막 후 13연승을 달렸다. 개막 후 13경기 연속 승리는 NBA 역대 6번째다. 이 부문 최다 기록은 2015∼2016시즌 골든스테이트가 작성한 24연승이다. ‘킹’ 르브론 제임스(40·LA 레이커스)는 멤피스를 상대로 세 경기 연속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며 팀의 139-130 승리를 이끌었다. 제임스는 이날 3점슛 4개를 포함해 35점을 넣고 리바운드 12개와 도움 14개를 기록하는 전천후 활약을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클리블랜드가 12일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방문경기에서 시카고를 꺾고 이번 시즌 개막 후 12연승을 달렸다. 동부 콘퍼런스의 클리블랜드는 가드인 도너번 미첼이 3점슛 7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36점을 넣는 활약으로 팀의 119-11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클리블랜드는 시즌 개막 후 12경기 이상 연속 승리한 역대 8번째 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NBA에서 개막 후 10경기 이상 연속 승리한 팀이 나온 건 2015∼2016시즌의 골든스테이트 이후 9년 만이다. 당시 골든스테이트는 개막전부터 24연승을 달렸다. 이 부문 NBA 역대 최다 기록으로 남아 있다. 앞서 개막 12연승을 기록했던 팀들은 모두 그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클리블랜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케니 앳킨슨 감독(57)이 팀 지휘봉을 새로 잡았다. 앳킨슨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골든스테이트 코치였다. 2016∼2020년엔 브루클린 감독을 지냈다. 올 시즌 클리블랜드는 사령탑이 바뀐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었다. 그런데도 12경기 중 11경기에서 110점 이상을 기록하는 막강한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경기당 평균 122.4점을 기록 중이다. 양대 콘퍼런스 30개 팀을 통틀어 평균 득점 1위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날 LA 클리퍼스를 134-128로 물리치고 시즌 9승(2패)째를 거두며 서부 콘퍼런스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셰이 길저스알렉산더가 45점을 몰아치는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018년 NBA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가드인 길저스알렉산더는 도움 9개를 배달하고 가로채기 5개를 기록하는 전천후 활약을 보여줬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파리 올림픽 단체전 3연패의 주역 오상욱(28·세계랭킹 1위)과 구본길(35·22위)이 없어도 세계 최강이었다. 박상원(23위)-임재윤(이상 24·276위)-도경동(25·76위)-하한솔(31·31위)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10일(현지 시간) 알제리 오랑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사브르 월드컵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이란을 45-35로 꺾고 우승했다. 파리 올림픽 2관왕 오상욱과 구본길은 부상 치료를 위해 출전하지 않았다. 파리에서 이들과 금메달을 합작했던 박상원과 도경동은 “형들이 없어도 우리는 이겨낸다”고 서로를 격려하며 2024∼2025시즌 첫 월드컵부터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다. 박상원은 국제대회 개인전 첫 메달(동메달)을 딴 데 이어 단체전 금메달을 추가해 한 대회에서 처음으로 두 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박상원은 “새 멤버와 서로 믿고 가다 보면 결국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팀을 믿고 개인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는 게 우리 ‘코리아 팀’의 장점”이라며 “메달의 개수보다는 팀원들과 함께 누릴 수 있는 (단체전) 메달 획득이 더 값진 것 같다”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 교체 선수로 투입돼 ‘조커’ 역할을 했던 도경동은 이번 대회에서는 오상욱을 대신해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펜서로 활약했다. 파리 올림픽 때 형들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았던 도경동은 이번 대회에서는 박상원이 고전할 때마다 “우리의 마음만 꺾이지 않으면 된다”며 힘을 불어넣었다. 여자 사브르 대표팀 전하영(23·8위)-최세빈(24·10위)-서지연(31·72위)-윤소연(26·87위)도 이날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파리 올림픽에서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 막내로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한 뒤 이렇게 말했던 전하영(23·세계 랭킹 8위·사진)이 올림픽 이후 처음 치른 국제펜싱연맹(FIE) 월드컵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하영은 9일 알제리 오랑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루시아 마르틴포르투게스(34·스페인·5위)를 15-7로 꺾었다. 이번 금메달은 전하영의 국제대회 개인전 첫 금메달이다. 전하영은 “월드컵 첫 메달이 금메달이 되어 기쁘다. 시즌 스타트를 좋게 끊게 돼 더욱 값지다”고 말했다. 맞대결 전적 1승 5패로 밀렸던 상대를 꺾고 우승한 전하영은 “올림픽 때 상대가 어떤 항의를 하든 흔들리지 않고 집중하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이번에도 나에게만 집중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전적이 좋지 않은 상대와도 자신있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전하영은 파리 올림픽 사브르 단체전에서 승리에 필요한 마지막 포인트를 따내야 하는 마지막 라운드 펜서로 나서 여자 사브르 차세대 에이스로 올라섰다. 전하영은 올림픽 이후 열린 4번의 국내 대회 중 김창환배(5위)를 제외한 대통령배, 국가대표선발대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개인전 우승을 쓸어 담았다. 같은 날 열린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는 파리 올림픽 남자 단체전 금메달 멤버인 박상원(24)이 동메달을 땄다. 박상원에게도 이번 메달이 국제대회 개인전 첫 메달이다. 파리 올림픽 개인·단체전을 석권한 남자 사브르 세계 랭킹 1위 오상욱(28)과 대표팀 맏형 구본길(35)은 부상 치료를 이유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생각했던 것보다는 달성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이제 매년 하고 싶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유니폼을 갈아입은 첫해부터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다저스는 31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뉴욕 양키스에 7-6으로 승리하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LA 에인절스에서 뛴 6년 동안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던 오타니는 빅리그 데뷔(2018년) 후 처음 경험하는 가을야구 무대에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맛봤다.오타니는 올 시즌을 앞두고 10년간 7억 달러(약 9600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다저스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사실상 MLB 모든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오타니가 다저스를 선택한 건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팀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오타니는 계약 금액 중 97%가 넘는 6억8000만 달러를 10년 뒤에 나눠 받기로 하며 자신의 몸값으로 쓸 돈을 우승 전력 구성에 써달라고 구단에 요구했다. 오타니는 올 정규시즌에 54홈런-59도루를 기록하며 빅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50홈런-50도루 클럽을 개설한 데 이어 포스트시즌도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오타니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어깨 부상 탓에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오타니는 2차전 7회말에 도루를 시도하다가 어깨 관절이 부분 탈구되는 바람에 3∼5차전은 진통제를 먹으며 뛰었다. 오타니는 자신의 부상을 걱정하는 팀 동료들에게 “지난번(2020년) 우승 때는 코디 벨린저의 어깨가 탈구됐다. 이번엔 나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예감할 수 있는 좋은 징조”라고 단체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결국 5경기 19타수 2안타(타율 0.105)로 월드시리즈 데뷔 무대를 마감한 오타니는 “정규시즌에 어려움을 잘 헤쳐오면서 우리의 힘을 느꼈다. 포스트시즌의 성과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훌륭한 구단의 일원이 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다저스 동료들과 라커룸에서 샴페인 100병, 맥주 512병을 뿌리며 축하 파티를 즐겼다. 오타니는 이날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에게 “남은 (계약 기간) 9년 동안 계속 샴페인 샤워를 하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오타니가 고교 시절 남긴 ‘야구 목표 리스트’ 가운데 미완으로 남아 있던 몇 안 되는 항목 중 하나였다. 당시 오타니는 26세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고 결혼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올해 초 결혼 반지를 먼저 낀 오타니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까지 차지하면서 당시 목표였던 반지 두 개를 4년 늦게 얻게 됐다.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는 프레디 프리먼(35)에게 돌아갔다. 1∼4차전에서 모두 홈런을 쳤던 프리먼은 5차전에서는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2타점을 추가하면서 월드시리즈 최다 타점 타이기록(12타점)을 세웠다. 프리먼은 애틀랜타 시절이던 2021년 5, 6차전을 포함해 월드시리즈 6경기 연속 홈런으로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 치우기도 했다. 2020년에 이어 다저스에 한 번 더 우승 트로피를 안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0-5로 지고 있었을 때도 모두가 인내하고 계속 싸웠기에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트로피는 모두의 것”이라고 말했다. 다저스는 이날 4회말까지 0-5로 뒤졌지만 결국 경기를 뒤집었다. 역대 빅리그 포스트시즌 경기를 통틀어 5점 차 이상 뒤지고 있던 팀이 역전승을 거둔 건 234차례 중 7차례(3.0%)밖에 되지 않는다. 다저스는 팀 통산 8번째로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하면서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MLB 최다 우승 공동 5위로 올라섰다. 월드시리즈 통산 최다 우승팀 양키스는 28번째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LA 다저스가 0-5로 끌려가던 경기를 7-6으로 뒤집고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7전4승제) 우승을 확정했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한 시즌 162경기를 60경기로 단축해 치렀던 2020년 시즌 이후 4년 만이자 통산 8번째다. 다저스는 31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뉴욕 양키스에 7-6으로 한 점 차 승리를 지키며 양키스의 내일을 지웠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점 차로 앞선 9회말을 지키기 위해 3차전에서 선발 등판했던 워커 뷸러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루 휴식 후 등판이었지만 뷸러는 양키스 7~9번 하위타선을 상대해 땅볼과 연속 삼진으로 경기를 끝냈다.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는 이번 시리즈 1~4차전에서 모두 홈런을 치면서 2021 애틀랜타 시절을 포함해 역대 월드시리즈 최다 연속홈런(6경기) 기록을 세운 프레디 프리먼이 차지했다. 이날 양키스는 1회말부터 애런 저지의 시리즈 첫 홈런(2점)이 터졌고 이어 재즈 치좀 주니어까지 연속 타자 홈런을 날리며 전날의 기세를 이어가는 듯했다. 양키스는 2회말에도 앤서니 볼피의 2루타에 이은 알렉스 버두고의 적시타로 한 점 더 달아나면서 다저스 선발 잭 플래허티를 1과 3분의 1이닝 만에 강판시켰다. 저지의 부활과 함께 불을 뿜은 양키스 타선은 3회 장칼로 스탠턴의 솔로포로 5-0까지 달아났다. 다저스 타선은 에이스 게릿 콜이 지킨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했다. 하지만 5회가 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저지의 포구 실책, 볼피의 송구 실책으로 양키스는 무사만루 위기를 맞았다. 콜은 이후 개빈 럭스, 오타니 쇼헤이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고 이어 무키 베츠에게도 1루 땅볼을 유도하며 그대로 이닝이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1루수 앤서니 리조는 타구를 잡은 뒤 직접 베이스를 밟으려 뛰지 않았고 콜도 베이스 커버에 나서지 않는 사이 베츠가 1루에서 살면서 베츠의 땅볼은 어부지리 타점이 됐다. 2사 후였지만 추격이 시작되자 다저스의 집중력은 무서웠다. 프리먼의 2타점 중전안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싹쓸이 2루타로 곧바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날 콜은 시즌 최다인 공 108개를 던지며 6과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 4개, 볼넷 4개만 내주고 다저스 타선을 막았다. 야수진의 연속 실책 이후 5실점한 5회만 빼면 완벽한 피칭이었다. 에이스의 투혼에 양키스는 7회말 스탠턴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 더 달아났다. 하지만 다저스 역시 8회 무사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구원 등판한 양키스 마무리 루크 위버를 상대로 에르난데스와 베츠가 차례로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7-6으로 역전했다.다저스는 이날 경기 시작 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처음 양키스를 리드했다. 6회 2사부터 마운드에 오른 블레이크 트레이넨이 8회까지 2와 3분의 1이닝을 실점 없이 버텼고 다저스는 7차전이 있다면 선발 등판했을 뷸러를 마무리로 올려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올 시즌을 앞두고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하며 우승 도전을 천명했던 다저스의 2024시즌은 결국 우승으로 끝나게 됐다. 2018년 LA 에인절스에서 데뷔해 6시즌 동안 한 번도 가을야구를 해보지 못했던 오타니 역시 우승을 목표로 다저스로 이적한 첫 해 곧바로 우승 반지를 얻었다. 오타니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홈런왕(54홈런)에 리그 최초 50홈런-50도루 달성으로 MVP 수상이 확실시된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오타니는 고교 시절 세운 야구 인생 목표 중 못 이룬 몇 안 되는 목표 중 하나였다. 고교 시절 오타니는 26세에 월드시리즈 우승과 결혼을 하는 걸 목표로 적어놨었다. 올해 초 결혼반지를 먼저 낀 오타니는 월드시리즈 반지까지 끼면서 4년이 늦었지만 목표했던 반지 두 개를 모두 얻게 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엄홍길휴먼재단이 네팔 산티푸르에 재단이 지은 학교인 휴먼스쿨의 2층 증축 준공식을 열었다고 30일 밝혔다. 산티푸르 휴먼스쿨은 엄홍길휴먼재단이 굿웨이위드어스, IBK기업은행의 후원으로 네팔 오지에 지은 6번째 학교로 지난 2014년 3월 8일에 완공됐다.수도 카트만두에서 남동쪽으로 약 350km 떨어진 산티푸르의 휴먼스쿨에는 유치원생을 포함해 1~8학년 학생 약 360명이 공부하고 있다. 건립 당시 교실 7개 규모로 지어진 학교는 매년 학생 수가 늘어 교실이 부족했었다. 재단은 연세사랑병원의 후원으로 이번에 2층에 교실 7개를 새로 지으며 기존 1층에 있던 낡은 교실과 화장실도 수리했다. 준공식 전날에도 재단은 네팔 오지의 열악한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에베레스트 산골에 있는 키즈뎀바시에 구급차량 2대를 전달했다.엄홍길 휴먼재단은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휴머니즘 실천에 뜻을 함께한 이들이 2008년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재단은 그동안 네팔 히말라야 오지 지역에 19개의 휴먼스쿨과 병원, 기숙사, 사원을 지었고 현재 학교 2개를 추가로 건립중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뉴욕 양키스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그래도 또 벼랑 끝이다. 양키스는 앞으로도 한 번만 패하면 바로 LA 다저스에 우승 트로피를 내줘야 한다. 양키스는 30일 안방 뉴욕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7전 4승제) 4차전에서 다저스에 11-4 역전승을 거뒀다. 3연패 후 첫 승을 거둔 양키스는 31일 오전 9시 8분 역시 안방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승리해야 시리즈를 로스앤젤레스로 끌고 갈 수 있다.역대 월드시리즈에서 한 팀이 1∼3차전을 모두 내준 건 올해 양키스가 23번째이고 4차전 승리로 시리즈를 5차전까지 끌고 간 건 4번째다. 그러나 이 경우에 속한 어떤 팀도 역전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7전 4승제로 진행하는 MLB 포스트시즌 시리즈 전체 전적을 살펴봐도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 보스턴이 양키스를 상대로 딱 한 번 ‘리버스 스윕’에 성공했을 뿐 나머지 39번 모두 시리즈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이날 양키스를 수렁에서 건진 선수는 ‘양키스 키즈’ 출신 앤서니 볼피였다. 볼피는 1-2로 끌려가던 3회말 1사 만루 기회에 타석에 들어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렸다. 이어 6-4로 쫓기던 8회말에는 단타성 타구를 치고도 2루까지 내달려 세이프 판정을 이끌어냈다. 이 2루타를 시작으로 양키스 타선은 8회말에만 5점을 뽑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볼피는 2009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열린 양키스의 우승 퍼레이드를 맨 앞자리에서 지켜보던 열혈 꼬마 팬이었다. 양키스가 이후 한 번도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하지 못한 15년 동안 볼피는 양키스의 주전 유격수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날 3타수 2안타 1볼넷 4타점 3득점 2도루를 기록하며 양키스를 시리즈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날 수훈 선수로 뽑힌 볼피는 2009년 당시 우승 주역으로 이 경기 TV 중계 해설을 맡은 데릭 지터와 기념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1∼3차전에서 12타수 1안타 7삼진으로 힘을 쓰지 못했던 양키스 ‘캡틴’ 에런 저지도 이날은 삼진 없이 3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시리즈 첫 타점까지 신고했다. 저지는 10-4로 앞서가던 8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좌전 적시타를 쳐 후안 소토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다저스에서는 이날도 프레디 프리먼이 선제 2점 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프리먼은 애틀랜타 시절인 2021년 5, 6차전을 포함해 이날까지 월드시리즈 6경기 연속으로 홈런포를 쏘아올리고 있다. 월드시리즈 121년 역사상 이런 기록을 남긴 타자는 프리먼이 처음이다. 5차전에서는 1차전 양 팀 선발 투수였던 게릿 콜(양키스)과 잭 플래어티(다저스)가 리턴 매치를 벌인다. 콜은 앞선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82를 남겼다. 역시 포스트시즌 4경기에 등판한 플래어티는 1승 2패, 평균자책점 6.10점을 기록 중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가 월드시리즈(7전 4승제) 우승까지 남은 유일한 시나리오의 첫 단추를 끼웠다. 양키스는 30일 안방 뉴욕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양키스 키즈’ 유격수 앤서니 볼피의 만루포를 앞세워 11-4 대승을 거뒀다. 뉴저지 출신으로 2009년 양키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여덟 살 꼬마였던 볼피는 15년 후 응원하던 팀의 유격수가 돼 팀을 벼랑 끝에서 구했다. 이날 수훈선수로 선정된 볼피는 경기 후 중계방송 해설로 경기장을 찾은 2009년 우승 당시 캡틴이자 주전 유격수였던 데릭 지터와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이전까지 7전4승제로 치러진 MLB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먼저 3패를 당한 경우는 총 40차례 있었는데 스윕패를 면하고 5차전이 성사된 경우는 9번뿐이었다. 일단 22.5%(40번 중 9번)의 확률을 뚫어낸 양키스는 이제 6차전 성사에 도전한다. 앞서 3패 후 5차전을 성사시킨 9차례 중 4차례는 시리즈가 6차전까지, 그중 2차례는 7차전까지 이어졌다. 그중 양키스가 꿈꾸는 3패 후 4연승을 완성한 건 2004년 아메리칸리그챔피언십에서 양키스를 잡고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따낸 보스턴이 유일하다. 1~3차전에서 다저스 선발진을 상대로 16과 3분의 2이닝 동안 3점을 뽑는 데 그쳤던 양키스 타선은 이날 선발 없이 ‘불펜 데이’를 선언한 다저스 마운드를 9안타(3홈런)로 두들겼다. 양키스가 이날 뽑은 11득점은 1~3차전 득점(7득점)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양키스는 이날도 전날의 악몽에 시달리는 듯했다. 1~3차전 모두 홈런을 날리며 월드시리즈 연속홈런 최다 타이(5연속 홈런) 기록을 썼던 다저스의 프레디 프리먼이 1회초 첫 타석부터 2점 홈런을 날리며 최다홈런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프리먼은 양키스 선발투수 루이스 길이 던진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공은 프리먼이 전날 3차전 1회초 첫 타석에서 날린 홈런과 거의 같은 곳에 떨어졌다.하지만 ‘패배=시리즈 종료’의 벼랑 끝에 양키스 타선은 무기력하게 끌려갔던 1~3차전과 달랐다. 양키스는 2회말 알렉스 버두고의 1루 땅볼 때 3루 주자 볼피가 홈을 밟아 한 점을 따라붙었다. 이어 볼피는 3회 말 만루포를 터뜨리며 팀에 5-2 리드를 안겼다.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프리먼에 10회말 연장 끝내기포를 내준 이후 내내 다저스에 끌려가던 양키스가 처음으로 리드를 되찾아온 순간이었다. 일찌감치 만루포가 터지면서 무기력했던 양키스 타선은 불을 뿜었다. 다저스는 5회에 다시 2점을 따라붙어 5-4까지 추격했지만 양키스는 6회 오스틴 웰스의 솔로포로 1점 더 달아난 뒤 8회 5점을 뽑는 빅이닝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8회 빅이닝의 시작에도 볼피가 있었다. 볼피는 8회 1사 후 좌전안타를 친 뒤 상대 좌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타구를 느긋하게 처리하는 틈을 타 2루까지 돌진했다. 단타성 타구였기에 에르난데스가 2루수 개빈 럭스에게 뒤늦게 송구한 공도 볼피보다 먼저 2루에 도착했다. 대기하고 있던 럭스는 공을 잡아 볼피를 어깨를 태그했다. 하지만 볼피가 워낙 강하게 2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면서 럭스의 글러브 속 공이 바깥으로 튀어 나갔다. 이후 양키스는 웰스의 볼넷으로 1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더블스틸로 1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고 볼피는 이어진 버두고의 2루 땅볼 때 홈을 밟았다. 양키스는 이어진 글레이버 토레스의 3점 홈런, 후안 소토의 2루타에 이은 애런 저지의 적시타로 5점을 추가하며 11-7까지 달아났다. 3차전까지 12타수 1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저지는 이날 월드시리즈 첫 타점을 신고했다.월드시리즈 5차전은 31일 오전 9시8분 양키스타디움에서 이어진다. 1차전 선발이었던 게릿 콜(양키스)과 잭 플레허티(다저스)의 리매치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골리앗’ LA 다저스가 적진에서도 뉴욕 양키스를 ‘다윗’으로 만들었다. 다저스는 29일 뉴욕 방문경기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7전 4승제) 3차전에서 양키스의 추격을 4-2로 뿌리치고 3연승을 질주했다.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에 이어 이날도 승리를 추가한 다저스는 남은 4경기에서 한 번만 이기면 2020년 이후 4년 만이자 통산 8번째로 챔피언에 오르게 된다. 지금까지 7전 4승제로 열린 월드시리즈에서 한 팀이 3전 전승을 거둔 건 총 22번인데 한 번의 예외도 없이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이 중 19번은 4차전에서 승부가 끝났다. 다저스와 양키스가 맞붙었던 이전 11차례 월드시리즈에서는 한 번도 4전 전승 팀이 나온 적이 없었다. 이날도 다저스 타선에서는 프레디 프리먼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 2차전에서 연달아 아치를 그렸던 프리먼은 1회초 1사 1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2점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프리먼은 애틀랜타 소속이던 2021년 5, 6차전을 포함해 월드시리즈 타이 기록인 5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이전에는 조지 스프링어가 휴스턴 소속으로 2017년과 2019년 월드시리즈에 걸쳐 같은 기록을 남긴 적이 있다. 다저스 선발 마운드를 책임진 워커 뷸러는 양키스 타선을 5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막고 이 경기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정규시즌에 1승 6패 평균자책점 5.38을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을 듣기도 했던 뷸러는 이날 무실점 투구로 ‘빅 게임 피처’ 명성을 재확인했다. 뷸러는 2020년 월드시리즈 3차전 때도 6이닝 1실점 투구로 승리투수가 된 적이 있다. 2차전 경기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해 경기를 마치지 못했던 오타니 쇼헤이는 이날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냈다. 프리먼의 홈런 때 먼저 홈을 밟은 다저스 선수가 오타니였다. 다만 이후로는 출루에 성공하지 못한 채 3타수 무안타 1삼진, 1볼넷으로 경기를 마쳤다. 양키스는 0-4로 끌려가던 9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알렉스 버두고의 홈런으로 2점을 따라갔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양키스 ‘캡틴’ 에런 저지는 이날도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저지의 이번 시리즈 타율은 0.083(12타수 1안타)까지 내려갔다. 포스트시즌 전체 타율도 0.140(43타수 6안타)밖에 되지 않는다.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안방에서 월드시리즈 경기를 치른 양키스는 팀에 우승 트로피 5개를 선물한 ‘뉴욕의 연인’ 데릭 지터를 시구자로 초청해 ‘우승 기운’을 받으려 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 0.308, 20홈런, 61타점을 기록한 지터도 자신에 이어 양키스 주장을 맡은 저지의 방망이를 깨우지는 못했다. 올 시즌 마지막 MLB 경기가 될 수도 있는 월드시리즈 4차전은 30일 오전 9시 8분 역시 양키스타디움에서 막을 올린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뉴욕 양키스의 전설 데릭 지터의 승리 기원 시구도 양키스에 2024 월드시리즈 첫 승리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LA 다저스가 29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7전4승제) 3차전에서 4-2로 승리, 1~3차전을 모두 쓸어 담고 우승 확률 100%를 잡았다. 애초 ‘골리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예상됐던 시리즈를 압도한 다저스는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1승만 남겨놓게 됐다. 이제껏 월드시리즈에서 첫 3경기를 모두 승리한 팀이 우승하지 못한 경우는 없다. 7전4승제로 치르는 MLB 포스트시즌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3연패 후 4연승으로 스윕승을 거둔 건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양키스를 물리친 보스턴이 유일하다. 3승을 선점한 경우는 총 40차례 있었는데 2004년 보스턴-양키스전을 제외하고 39차례는 모두 3승을 선점한 팀이 시리즈를 가져갔다. 그중 31차례는 스윕승이었고 그중 21차례 스윕승이 월드시리즈에서 나왔다. 앞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른 1, 2차전을 모두 내주고 안방으로 돌아온 양키스는 팀의 마지막 월드시리즈였던 2009년 우승의 주역 지터를 시구자로 마운드에 세웠다. 하지만 다저스는 15년 만에 안방에서 월드시리즈를 맞은 양키스 팬들의 감흥을 곧바로 부숴버렸다.2차전에서 7회 도루 시도 중 어깨 부분파열 부상을 입고 교체됐던 오타니 쇼헤이는 이날 1번 타자로 복귀해 1회초 첫 타석에서 방망이를 한 차례도 내지 않고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3번 타자 프레디 프리먼이 오른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으로 다저스에 2-0 리드를 안겼다. 다저스는 3회 무키 베츠의 적시타, 6회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적시타로 각각 1점씩 더 달아났다. 양키스는 9회말 2아웃 이후 알렉스 버두고의 2점 홈런이 터졌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이날 선제 2점 홈런으로 프리먼은 행크 바우어(1958 양키스), 배리 본즈(2002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월드시리즈 역사상 1~3차전에서 모두 홈런을 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또 2021년 애틀랜타 시절 월드시리즈 5, 6차전에서도 홈런을 친 프리먼은 월드시리즈 5경기 연속 홈런 행진도 이어갔다. MLB 역사상 월드시리즈에서 이렇게 많은 연속 홈런을 날린 건 조지 스프링어(2017~2019·휴스턴)와 프리먼 둘뿐이다. 프리먼은 4차전에서 홈런을 추가할 경우 MLB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서 6경기 연속 홈런을 친 타자가 된다.더욱 놀라운 건 평소라면 프리먼은 지금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몸이라는 점이다. 프리먼은 정규리그 막판 9월 27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오른 발목 염좌 부상을 당해 시즌을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 못했다. 프리먼은 포스트시즌에 복귀해 샌디에이고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장타는 하나도 없이 14타수 4안타(타율 0.286)에 그쳤고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도 4경기 동안 18타수 3안타(0.167)로 부진해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6차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지금도 비행을 하면 프리먼의 발목은 심하게 붓는다. 그럼에도 프리먼은 월드시리즈에서 연일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오타니를 제치고 팀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이날 월드시리즈 연속 홈런 타이기록을 세우면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사실상 확정했다. 어깨 부상 이틀 만에 경기에 나선 오타니는 이날 3타수 무안타 1삼진 1볼넷 1득점에 만족해야 했다. 양키스의 저지도 이날도 3타수 무안타 1삼진에 볼넷 하나에 그치며 팀의 무기력한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저지는 이번 시리즈에서 장타 없이 12타수 1안타(타율 0.083)를 기록 중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피겨 프린스’ 차준환이 2024~2025시즌 처음 출전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28일 캐나다 핼리팩스에서 마무리된 2차 그랑프리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4회전) 점프 두 개를 모두 깔끔히 성공시키며 171.93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88.38점)과 합해 총점 260.31점을 받은 차준환은 미국의 일리야 말리닌(301.82점), 일본의 사토 슌(261.16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 메달은 차준환의 커리어 여섯 번째 그랑프리 동메달이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차준환은 쿼드 점프를 살코 점프 하나만 뛰면서 쿼드 점프를 두 개씩 배치했던 말리닌(106.22점), 사토(96.52점), 야마모토 소타(92.16점·일본)에게 밀린 4위에 올랐었다.하지만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차준환은 프로그램 첫 점프였던 쿼드 살코에 이어 쿼드 토 점프까지 완벽하게 뛰어 각각 3.05점, 2.31점의 가산점을 챙겼다. 그러면서 차준환은 이날 쿼드 점프에서 한 차례 넘어진 야마모토(164.84점), 두 차례 넘어진 사토(164.64점)를 따돌리고 남자 프리스케이팅 2위에 올라 야마모토를 밀어내고 포디엄에 올랐다. 1위는 쇼트, 프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말리닌(총점 301.82점)이 차지했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미치광이를 위한 발라드’의 서정적인 탱고 음악에 맞춰 검붉은 상의를 입고 연기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올블랙’ 의상을 입고 록그룹 이매진 드래건스의 ‘내추럴’의 강력한 비트에 맞추어 연기한 것과 강력한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에도 이 대회에 출전했지만 발목 통증에 시달리며 9위에 그친 뒤 이후 그랑프리는 출전을 포기해야 했던 차준환은 올 시즌은 첫 그랑프리부터 메달을 목에 걸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그랑프리 대회 전 컨디션 점검 차 출전했던 상하이 트로피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던 쿼드 토 점프를 첫 그랑프리 때부터 깔끔히 성공시켰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트리플 러츠 단독 점프로 수행한 게 옥의 티였다. 2위와 0.85점 차이밖에 나지 않아 후속 점프를 붙였다면 커리어 첫 그랑프리 은메달도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차준환은 “실수가 있었지만 지금 제 컨디션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작은 실수를 보완하고 프로그램 완성도를 계속 높여나간다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링크장 크기가 좀 작아 적응에 시간이 걸렸다. 북미, 캐나다 쪽 경기장이 가끔 더 작을 때가 있다. 하지만 어떻게 점프할지 감을 찾았다. 이번 경기뿐 아니라 앞으로 출전할 경기를 위해서라도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날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 출전한 임해나-콴예 조는 영화 ‘크루엘라’ 음악에 맞춰 연기해 7위(106.45점)를 차지했다. 전날 리듬댄스에서 10개 팀 중 8위(70.64점)에 올랐던 이들은 합산 최종 점수 177.09점으로 최종순위도 7위로 한 계단 끌어올렸다. 우승은 총점 214.84점을 받은 캐나다의 파이퍼 질-폴 포리에이 조가 차지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