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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무례”, “시정해야 된다”고 한 발언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홍 정무수석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이 같이 발언한 지 이틀 만인 21일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안팎에선 홍 정무수석의 발언은 민심과 동떨어진 용산 참모들의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직언 대신 대통령 ‘심기 경호’에만 매달리다 보니 의정갈등, 명태균 씨 의혹 대응 등 국정에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직설적인 화법과 잦은 격노 등 통치 스타일이 참모진과의 건강한 소통을 가로막는 원인이 되는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尹 ‘버럭’에 “참모들 직언 어려워”올 8월 국민의힘 인요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 도중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인 최고위원이 의료계 참여를 위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보류’ 아이디를 내자 이를 전해 들은 윤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정원 문제를 놓고 당정이 신경전을 벌이던 시기였다. 윤 대통령과 참모진 간 소통의 문제는 최근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 관련 대응에서도 드러났다. 앞서 윤 대통령은 7일 대국민담화 겸 기자회견에서 “(명 씨로부터) 대선 당선된 이후에 연락이 왔는데 그게 뭐로 왔는지 모르겠다”며 이를 비서실에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은 참모진에게 2022년 5월 9일 명 씨와의 통화에 대해 기억나는 대로 설명했는데 이를 참모진이 누락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참모 탓으로 돌렸다는 비판과 함께 참모들도 윤 대통령 눈치를 보다 이를 공개하지 않아 거짓 해명 논란이 벌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김건희 여사, 명 씨 의혹 등 민감한 문제에서 참모들이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진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고 이 때문에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참모들이 대통령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없는 구조가 명태균 씨 의혹에 대한 엇박자 해명을 낳게 됐고 대응 논리가 깔끔해지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친윤(친윤석열) 성향의 여권 핵심 관계자도 “오래 대통령과 일한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대통령이 막 화를 내다가도 나중에 3일 후 정도가 지난 후에는 아무렇지 않게 그 의견을 수용하는 사람이라고 얘길하더라”며 “(대통령과 별 인연이 없는) 참모들 입장에서는 직언하기가 정말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의대증원 문제 조언했다 대통령 화내기도”윤 대통령의 이 같은 통치스타일이 용산 참모들의 직언을 가로막으면서 김 여사 문제 해결과 의정갈등 해소, 총선, 부산엑스포 유치 등에 장애물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2월 당시 한 참모는 의료계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혜택 누린 ‘기득권 카르텔’이라고 보는 윤 대통령에게 “초반에 너무 세게 나가면 선거 앞두고 안 좋다.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 메시지 수준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가 “쓸데없는 소리하고 있다”고 질책을 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후 윤 대통령은 총선을 9일 앞둔 4월 1일 대국민담화에서 “기득권 카르텔과 타협하고 굴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의료계를 정면 비판했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참모진들이 “내가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라는 식으로 직언하지 못한 것도 뒷북 대응으로 리스크를 키우게 된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이 아랫사람들의 얘기를 안 듣고 그냥 뭐 뭐라고 얘기하면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고 그러면 밑에 사람이 얘기를 하겠냐”라며 “그건 사실 대통령 책임이다. 격노할 사람은 국민”이라고 지적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화가 나면 왜 화가 나는지 더 살필 줄 알아야 되고 국민들이 노여워하면 그 노여움을 풀려고 하는 게 대통령다움”이라며 “대통령은 겸손하게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54)가 윤 대통령이 박완수 경남도지사를 높이 평가하면서 도지사 공천을 두고 박 지사와 경쟁하던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선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明 “尹, ‘행정의 달인’으로 박완수 칭찬”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명 씨는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을 박 지사와 만나 함께 술을 마셨다”면서 당시 윤 대통령이 한 말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박 지사에게 “행정의 달인이시네요. 제가 부끄럽습니다. 저는 검사 생활밖에 안 했습니다”라고 했는데, 윤 의원에 대해선 “그 사람은 ‘내 선거를 도운 것이냐, 자기 선거를 한 것이냐’”는 말을 했다는 게 명 씨의 진술이라고 한다. 18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에서도 명 씨는 “윤 총장(윤 대통령)이 나보고 ‘윤한홍이는 행안부 장관은 시켜도 명 박사(명태균) 때문에 경남지사는 내(윤 대통령)가 안 보내기’로 했다고 2번 전화 왔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 자택에 박 지사를 데려가 술을 마셨다고 주장하며 “(박 지사는) 자기가 도지사 되는 게 꿈이지, 가능성은 제로인데 (내가) 해줘야지”라고 말했다. 검찰도 영장실질심사에서 “명 씨가 박 지사를 윤 대통령에게 소개해 도지사에 나가게 하고, 빈자리(경남 창원 의창)에 김영선 전 의원을 출마시키는 구도를 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지사 측은 “경선에 특정 개인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며 “(박 지사는) 이미 지역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고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당내 경선을 통해 공천을 받아 당선된 것”이라고 밝혔다.● “明 가까이 말라” 조언한 윤한홍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선 행보 초기부터 핵심 친윤(친윤석열)계로 활동한 ‘원조 친윤’이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2021년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직후 대선 캠프에 합류해 종합상황실 총괄부실장을 맡았다. 윤 의원은 2021년 10월 명 씨에 대해 “위험한 인물이니 가까이하지 말라”고 윤 대통령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당시 경남 창원을 찾은 윤 대통령에게 명 씨가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는 명 씨를 멀리하라고 조언한 것이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당 전략기획부총장을 맡았다. 하지만 2022년 1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논란’에 당직을 사퇴했다.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던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윤 의원과 권성동 의원 등을 윤핵관으로 지목했다. 논란이 확산되고 윤 대통령이 선거대책위원회 해산까지 선언하면서 윤 의원과 당시 사무총장이던 권 의원은 당직을 내놓았다. 윤 대통령 당선 직후 윤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 용산 대통령실 이전 등을 진두지휘했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됐으나 TF를 이끌면서 출마가 어려워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윤 의원은 특별한 당직을 맡지 않았고,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도 자제해 왔다.● 明, 창원 배후도시 개발 간담회 참석 명 씨가 창원시 공무원들과 개발 사업을 논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9일 민주당 소속 문순규 창원시의원이 공개한 출장보고서에 따르면 창원시는 지난해 4월 17일 김 전 의원 사무실에서 ‘창원 배후도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간담회를 진행했다. 의원실에선 ‘명태균 총괄본부장’ 등 5명이, 창원시에선 도시정책국장 등 4명이 참석했다. 명 씨는 간담회에서 “제1종 전용주거지역을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할 수 없는가” 등을 물었고, “현재와 같이 유지되면 주거지역 시민들은 개발에서 소외됐다고 생각하므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재정비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등의 의견도 전달했다. 이에 도시정책국장은 “시범지구를 선정해 운영해 보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문 의원은 “아무런 권한이 없는 민간인에게 도시계획 정보가 유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명 씨가 ‘총괄본부장’이란 명함을 갖고 있어 민간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19일 명 씨를 구속 후 두 번째로 불러 조사했다. 20일엔 명 씨 측 변호인을 불러 명 씨가 김 전 의원 사무실에서 사용한 PC의 포렌식 조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창원=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이르면 이번 주에 ‘중산층을 두껍게, 우상향 성장’을 기치로 민생경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당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발족한다. 한 대표가 직접 특위 위원장을 맡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유죄 판결에 이은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로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휘말린 상황에서 민생과 정책으로 중도층을 흡수해 여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19일 “당에서 민생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특위를 준비하고 있다”며 “한 대표가 강조해 온 격차 해소와 ‘우상향’ 방안까지 다루는 특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특위 의결을 거치고 첫 회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한국노총과의 간담회에서 “진심으로 ‘근로자의 힘’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노동 이슈를 좀 경시한다는 오해와 편견을 받아 왔지만 그렇지 않다”며 “근로자가 진짜로 필요한 것을 제대로 찾아 실천하겠다. 그렇지 않고서 어떻게 집권을 하겠느냐”고 했다. 여의도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도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 출범과 관련해 “필요한 경우에는 농축·재처리 기술을 확보하는 내용의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정부 차원에서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전날(18일) 친한(친한동훈)계인 서범수 당 사무총장과 사무처 핵심 당직자들과 비공개 오찬을 갖고 당정 간 화합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7월 취임 후 8월에 홍 수석과 사무처 당직자가 오찬 회동을 했는데 약 3개월 만에 다시 모인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그간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첨예한 갈등에 실무자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대통령실과 여당이 모처럼 뭉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18일 국민의힘 사무처 핵심 당직자들과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서범수 사무총장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수석은 당정 간 화합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여당이 모처럼 뭉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19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홍 수석은 전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사무처 실국장들 및 시도당 사무처장 등과 오찬을 함께했다. 한 참석자는 “홍 수석이 밖에서 당정 간 갈등이 계속 있는 것처럼 비치고 있는데 그런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당정 간 화합하고, 잘 맞춰서 가자는 의미로 마련된 자리였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도 “당정 화합 차원에서 계획된 자리였다”며 “용산 대통령실 정무라인에서 소통을 늘리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7월 취임했고 8월 사무처 당직자 연찬회 직전 홍 수석과 사무처 당직자 간 오찬이 있었는데, 약 3개월 만에 다시 이뤄진 셈이다. 그간 윤-한 갈등이 심화하면서, 대통령실과 여당 국민의힘 간 물밑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이후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실천에 방점을 찍으면서 당분간 갈등을 봉합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첨예한 갈등에 실무자들도 그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유죄 판결 이후 여당의 화력이 이 대표에게 집중된 것도 당정 물밑 소통이 강화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검사 악마화에 이어 판사 악마화까지 정말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여당은 이 대표의 재판 지연 시도를 막기 위한 재판지연방지 태스크포스(TF)를 20일 발족하고,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에 대해서도 생중계를 요구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이날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법 리스크’ 최대 위기에 직면한 이 대표를 비판하고 동시에 민생을 강조하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재판이 계속 선고되고 있는데 국민이 이걸 바라보기에 너무 피곤할 거 같다”며 “(상급심) 재판이 빨리 확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범죄 방탄 아스팔트 정치를 중단하고 사법부 판단을 겸허히 기다리라”고 했다. 국민의힘 진종오 최고위원은 “위증교사 혐의라는 또 하나의 중대한 재판이 예정돼 있다”며 “국민은 생중계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 여당은 19일에는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15일 집회 참석 동원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없는지 유권 해석을 요청할 예정이다. 위반 소지가 있을 경우 직권 조사도 촉구할 방침이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했다. 한 대표는 “이 대표 재판 이슈보다 민생이 우선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고 쇄신하고 더 민생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와 의원들은 19일 한국노총을 예방할 예정이다. 정년 연장과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등 노동 현안들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유죄 판결 이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살인”(박찬대 원내대표) “사람을 죽이겠다고 생각해야 가능한 판결”(김민석 최고위원) 등 재판부를 향한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검사 악마화에 이은 판사 악마화”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도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 등 자칫 남은 재판과 여론전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 역사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최악의 판결”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조작 기소를 받아쓴 허술한 법리를 누가 감정이 아닌 합리라고 하겠나”라며 “오죽하면 서울 법대 나온 판사가 맞냐고들 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재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 대신 ‘김건희 특검법’을 거론하며 검찰과 대통령실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검찰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특별검사를 임명해서 훼손되는 법 질서를 지켜내는 게 당연하다”며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된다. 그러나 이 나라는 대통령 혼자의 것이 아니다”고 했다. 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이 대부분 이 대표 판결에 대한 반발로 채워진 가운데 당내에서도 자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도 “일부 당원들이 판사 비난 등 좀 과한 말들(을 하는데) 좀 부적절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달 25일 열리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1심 선고를 앞두고 “명백한 무죄”라며 여론전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위증교사 선고를 앞두고 더 극단적으로 몰려다니면서 판사 겁박이라는 사법 방해를 하는 것은 중형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했다.野최고위 “서울법대 나온 판사 맞나” 판결 성토… 당내 “역풍 우려”‘李 변호의 장’ 된 지도부 회의“정치 판결” “피고인에 편견”공개발언 64%가 재판부 비판당차원 변호사 선임 두곤 논란도“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법원의 1심 선고는 검찰의 조작 수사를 그대로 인정한, 유죄 결론을 내리고 짜맞춘 ‘사법 살인’ ‘정치 판결’이다.”(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 “오죽하면 (이 대표에게 선고를 내린 한성진 부장판사가) 서울 법대를 나온 게 맞냐고들 하겠나.”(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 18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사흘 전 선고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유죄 판결에 대한 성토와 변호의 장을 방불케 했다. 전 최고위원은 ‘이 대표 선거법 위반 1심 법원 법리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프레젠테이션(PPT)을 띄워 10분간 법원의 유죄 판단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준호 최고위원도 관련 뉴스 영상을 틀고 “(법원이 허위 발언이라고 본) 이 대표의 백현동 관련 발언은 ‘팩트’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최고위원들의 공개 발언 1만282자 중 63.7%에 해당하는 6552자 분량이 이 대표 재판에 대한 비판이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여론 반전에도 나섰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이 나라 주권자의 뜻에 따라 김건희 특검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북 전단을 방치하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 사유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 “민주 최고위, 李 변호의 장 방불” 이날 최고위 밖에서도 이 대표 재판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박균택 의원은 “피고인에 대한 안 좋은 감정, 편견을 갖지 않는 한 (1심 재판부가) 그렇게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고, 박성준 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재판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친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25일 위증교사 1심에서도 최악의 경우가 나올 경우 플랜 B를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럴 필요 없다”며 “당 대표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해 재판에 제대로 대응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 “재판부에 대한 공격이 지나쳐 사법 불복으로 비치면 이 대표의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등 향후 재판에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이 대표가 재판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이 대표 2심을 앞두고 당 차원에서 변호사 선임 등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법률 위반 여부를 문의해야 한다는 내부 지적도 나왔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시 당의 대선 후보 신분이었고, 유죄 확정 시 당에 미치는 영향도 있어서 지원을 검토했지만, 법률상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 알아봐야 한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측은 “민주당이 법률 검토를 요청하면 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했다.● 李, 재판 언급 없이 “김건희 특검법 실현” 민주당은 재판 반발과 함께 정권 규탄 수위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엉터리 판결 이후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도 처벌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유력한 야당 후보를 제거하면 자신들도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면 어리석고 순진한 발상”이라며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송순호 최고위원은 “하야는 (윤 대통령) 본인과 부인,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상의 결단”이라며 “하야가 안 된다면 탄핵과 임기 단축 개헌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위증교사 1심 선고를 앞두고 23일 4차 주말 장외 집회를 열고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할 예정이다. 19일부터 27일까지는 현역 의원들의 1인 시위 등 다양한 형태의 비상행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동안 국회 안에서 하던 규탄 집회를 용산 대통령실 앞 등에서 벌이는 것. 다만 당내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현실화로 김건희 특검법 등 당 주력 법안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수현 의원은 “(특검법) 재표결에서 가결 가능성을 예상했는데, 이 대표 판결 이후 각 진영이 강하게 결집하면서 다른 변수가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검사 악마화에 이어 판사 악마화까지 정말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여당은 이 대표의 재판 지연 시도를 막기 위한 재판지연방지 태스크포스(TF)를 20일 발족하고,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에 대해서도 생중계를 요구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이날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법리스크’ 최대 위기에 직면한 이 대표를 비판하고 동시에 민생을 강조하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재판이 계속 선고되고 있는데 국민이 이걸 바라보기에 너무 피곤할 거 같다”며 “(상급심) 재판이 빨리 확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범죄 방탄 아스팔트 정치를 중단하고 사법부 판단을 겸허히 기다리라”고 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25일 위증교사 재판과 관련해 “12글자면 충분하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고 했다.국민의힘 진종오 최고위원은 “위증교사 혐의라는 또 하나의 중대한 재판이 예정돼 있다”며 “국민은 생중계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여당은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도 생중계를 요구했지만 재판부가 불허했다. 여당은 19일에는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15일 집회 참석 동원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없는지 유권 해석을 요청할 예정이다. 위반 소지가 있을 경우 직권 조사도 촉구할 방침이다.한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했다. 한 대표는 “이 대표 재판 이슈보다 민생이 우선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고 쇄신하고 더 민생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중소기업 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더 내려갈 수도 있는데도 기업이나 가계가 부담하는 대출금리는 내려가지 않고 있다”며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금리의 차이)을 줄이는 대출이자를 낮추는 방향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또 “육아휴직 활용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체 인력 풀을 구성하고 기업이 금전적 부담을 덜도록 육아 휴직 시 대체인력금 지원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했다.여당은 19일 한국노총을 예방할 예정이다. 정년 연장과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등 노동 현안들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책 이슈 대응을 더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유죄 판결 이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살인”(박찬대 원내대표) “사람을 죽이겠다고 생각해야 가능한 판결”(김민석 최고위원) 등 재판부를 향한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검사 악마화에 이은 판사 악마화”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도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 등 자칫 남은 재판과 여론전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 역사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최악의 판결”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조작 기소를 받아쓴 허술한 법리를 누가 감정이 아닌 합리라고 하겠나”며 “오죽하면 서울 법대 나온 판사가 맞냐고들 하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재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 대신 ‘김건희 특검법’을 거론하며 검찰과 대통령실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검찰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특별검사를 임명해서 훼손되는 법 질서를 지켜내는 게 당연하다”며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된다. 그러나 이 나라는 대통령 혼자의 것이 아니다”고 했다.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이 대부분 이 대표 판결에 대한 반발로 채워진 가운데 당내에서도 자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주의하고 있다”며 “사법부를 비판하거나 절대 그러지 않는다”고 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도 “일부 당원들이 판사 비난 등 좀 과한 말들(을 하는데) 좀 부적절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달 25일 열리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1심 선고를 앞두고 “명백한 무죄”라며 여론전에 돌입했다. 선고 전후 주말인 23일과 30일에는 장외집회도 이어간다.이에 대해 한 대표는 “위증교사 선고를 앞두고 더 극단적으로 몰려다니면서 판사 겁박이라는 사법 방해를 하는 것은 중형을 받겠다는것”이라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사진)은 15일 “(윤석열) 당선인이 역정을 내며 공천 얘기를 했다”며 2022년 지방선거 공천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개입한 정황에 대한 폭로를 이어갔다. 이 의원은 경북 포항시장 공천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직접 만났다고도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포항시장 공천에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당선인이 역정을 내면서 (나에게 공천을) 얘기하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다”며 “(당시) 특정 인사가 김 여사랑 가깝다는 이유로 포항 바닥에서 ‘본인이 공천받을 것’이라고 하고 다닌다는 정보가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당시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이었던 김정재 의원은 기초자치단체별 경쟁력 조사를 근거로 3선에 도전한 이강덕 당시 포항시장을 컷오프(공천배제)하려고 했으나, 국민의힘 당 대표였던 이 의원은 조사의 적절성을 문제 삼아 해당 사안을 중앙당 차원에서 논의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이 상황에서 (김정재 경북)도당위원장이 반발하면서 대통령이 나한테 ‘공천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계속 얘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대표님, 원래 공천이라는 건 당협위원장의 의견을 들어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라고 따졌고, 이에 자신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맞섰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당시 컷오프됐던 이 시장은 재심을 통해 경선 기회를 얻어 공천을 따냈고,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이 의원은 “왜 김 의원은 나한테 한 번도 읍소하지 않고 바로 대통령에게 읍소하러 갔을까”라며 “집권 초 대통령 권력이 막강할 때 (선거 개입을) 알면서도 넘어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특정 인사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공천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김 여사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만나 확인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당시 김 여사 반응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결과를 보면 반응을 유추할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당시 서울 강서구청장 공천에도 윤 대통령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강서구) 당협위원장 3명이 다 (김태우 후보) 공천을 반대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가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며 “그러자 윤 대통령이 ‘이러면 더불어민주당 돕는 일 아닙니까’라며 안 된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했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전혀 그런 일이 없다”며 부인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14일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느 도당위원장이 ‘이준석이 말을 안 듣는다’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읍소해 윤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을 어떻게 해달라고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서울의 어떤 구청장 공천은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이 없으니 (다른 사람에게 공천을) 주는 게 좋지 않냐’라고 (윤 대통령이) 말한 적도 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인사는 검찰수사관 출신인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졌던 재·보궐선거 공천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던 안철수 의원을 밀었던 사실도 밝혔다.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였던 이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선인이었던 윤 대통령이 공천 개입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공개한 셈이다. 윤 대통령이 명태균 씨와 직접 통화하며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언급한 음성 파일이 공개된 데 이어 추가 증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육성 녹취록에 대해서도 “명 씨가 최종적으로 대통령에게 재가를 받으려는 급박한 모습 아니겠느냐”며 “명 씨가 실제로 누가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했는지 알고서 그렇게 행동한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이 의원의 윤 대통령 공천 개입 시사 발언에 대해 공식 입장이 없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의원 발언에 대해 사실관계 여부를 알지도 못한다”고 했다.● “尹, 구청장 공천도 얘기” 이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 만나 “윤 대통령이 공천 시기에 활발하게 소통한 기록도 다 확인해봤다”며 “참 옛날 생각나면서 웃겨서 말도 안 나오는 것들도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대통령이 (얘기한 공천 관련) 발언들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의원은 “검찰에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조사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가서 이미 나와 있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들을 이야기해 줄 의향이 있다”며 압박성 발언도 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 지역 구청장에 밀었던 후보는 김 전 구청장으로 알려졌다.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 의혹 등을 폭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상태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이후 형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이후 2023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이 됐고, 같은 해 10월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다시 출마했으나 패배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안철수 의원 관련 문제를 묻자, 윤 대통령이 ‘안철수를 (단수) 공천을 줘야 한다’고 얘길했다”며 “나는 경선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당시 경기 성남 분당갑 재·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 자리를 두고 안 의원은 박민식 전 의원 등과 경쟁했으나, 박 전 의원이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단수공천을 받았다. 박 전 의원은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을 지냈다. 이 의원이 거론한 특정 지역 시장의 경우 윤 대통령이 반대 의사를 전달했던 후보가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이 의원은 “(그) 도당위원장이 오히려 문제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거고 저랑 원내대표의 뜻이 일치한다 그렇게 얘기해서 그 뜻을 돌려세웠다”고 설명했다.● “明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전달해 준 것”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을 공개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은 적극 해명했다. 이 의원은 김 전 의원 공천 발표 전날(2022년 5월 9일) 명 씨에게 ‘당선인이 김 전 의원 경선해야 한다고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전달해 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명 씨가 김 여사로부터 돈봉투를 받았다는 논란에 대해 “김 여사가 해명해야 할 일이 늘었다”며 “나한테는 햄버거 하나 달랑 사주더니만”이라고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14일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느 도당위원장이 ‘이준석이 말을 안듣는다’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읍소해 윤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을 어떻게 해달라고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서울의 어떤 구청장 공천은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이 없으니 (다른 사람에게 공천을) 주는 게 좋지 않냐’라고 (윤 대통령이) 말한 적도 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인사는 검찰수사관 출신인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인 것으로 알려졌다.이 의원은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졌던 재·보궐선거 공천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던 안철수 의원을 밀었던 사실도 밝혔다.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였던 이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선인이었던 윤 대통령이 공천 개입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공개한 셈이다.윤 대통령이 명태균 씨와 직접 통화하며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언급한 음성 파일이 공개된 데 이어 추가 증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육성 녹취록에 대해서도 “명 씨가 최종적으로 대통령에게 재가를 받으려는 급박한 모습 아니겠느냐”며 “명 씨가 실제로 누가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했는지 알고서 그렇게 행동한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대통령실은 이 의원의 윤 대통령 공천 개입 시사 발언에 대해 공식 입장이 없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 의원 발언에 대해 사실관계 여부를 알지도 못한다”고 했다.● “尹, 구청장 공천도 얘기”이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 만나 “윤 대통령이 공천 시기에 활발하게 소통한 기록도 다 확인해봤다”며 “참 옛날 생각나면서 웃겨서 말도 안 나오는 것들도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대통령이 (얘기한 공천 관련) 발언들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의원은 “검찰에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조사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가서 이미 나와 있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들을 이야기해줄 의향이 있다”며 압박성 발언도 했다.윤 대통령이 서울 지역 구청장에서 밀었던 후보는 김 전 구청장으로 알려졌다.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 의혹 등을 폭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상태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이후 형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이후 2023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이 됐고, 같은 해 10월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다시 출마했으나 패배했다.이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안철수 의원 관련 문제를 묻자, 윤 대통령이 ‘안철수를 (단수) 공천을 줘야 한다’고 얘길했다”며 “나는 경선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당시 경기 분당갑 재·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 자리를 두고 안 의원은 박민식 전 의원 등과 경쟁했으나, 박 전 의원이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단수공천을 받았다. 박 전 의원은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을 지냈다.이 의원이 거론한 특정 지역 시장의 경우 윤 대통령이 반대 의사를 전달했던 후보가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이 의원은 “(그) 도당위원장이 오히려 문제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거고 저랑 원내대표의 뜻이 일치한다 그렇게 얘기해서 그 뜻을 돌려세웠다”고 설명했다.이 의원은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와 선거 국면에서 소통이 많았다고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누가 대통령과 여사의 의중을 팔아서 공관위에 영향력을 끼치려고 하는 경우가 있을 때 그걸 대통령에게 ‘이런 사람이 이런 소리하고 있던데 실제로 제가 알아둬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라고 물어보기도 했다”고 전했다.●“明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전달해준 것”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을 공개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은 적극 해명했다. 이 의원은 김 전 의원 공천 발표 전날(2022년 5월 9일) 명 씨에게 ‘당선인이 김 전 의원 경선해야 한다고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전달해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이 의원은 명 씨가 김 여사로부터 돈봉투를 받았다는 논란에 대해 “김 여사가 해명해야 할 일이 늘었다”며 “나한테는 햄버거 하나 달랑 사주더니만”이라고 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첫날인 11일 “후반기에는 소득·교육 불균형 등 양극화를 타개하기 위한 전향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당정 관계에 대해 “정부와 여당 모두 심기일전해서 힘을 모아 국민 편에서 다시 뛰자”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이날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서 민심에 맞게 변화와 쇄신을 해야 한다. 당은 정부가 성공한 정부로 남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며 “민생이 결국 정답이고 우리가 거기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호응했다. 김건희 여사 문제로 정면 충돌했던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이재명 대표 재판 선고일(15일)이 다가오자 모처럼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윤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대통령실이 김 여사 관련 조치를 내놓으며 한 대표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고 당정 지지율 동반 하락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당분간 갈등을 봉합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임기 반환점 이후 첫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미국 트럼프 압승에서도 그런 교훈을 찾을 수 있다”며 양극화 해소 노력을 통해 후반기 국정 쇄신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극화로 인한 국민들의 불만을 미국 정권 교체의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짚은 것이다. 정혜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전반기에는 민간의 자유와 창의를 최대한 보장하는 민간 주도 시장경제로 경제 체제를 전환시켜 경제를 정상화시키고 그 틀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며 “후반기에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세세하게 서민의 삶을 챙기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은 장바구니 물가 관리나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등 양극화를 해소할 정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다음 달 초중순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개각과 참모진 개편 등 본격적인 인적 쇄신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한 대표가 콕 집어 인사 조치를 요구했던 강기훈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거취 문제도 정리되는 분위기다. 음주운전으로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은 강 선임행정관은 징계 기간이 끝나 이날 복귀했는데 이를 두고 솜방망이 징계라는 지적을 받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큰 틀에서 현재 인적 쇄신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정리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윤석열 정부 합동 전반기 국정성과 보고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이제 전반전이 끝났고, 후반전에서는 더 골을 많이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남은 2년 반 임기 동안 민생 변화를 최우선에 두겠다고 말했다. 100% 공감한다. 민생이 정답이고 우리가 그곳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2022년 5월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10일로 임기 반환점을 맞이한 가운데 원로와 전문가들은 “임기 후반부에는 윤석열 대통령부터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며 윤 대통령 통치 스타일의 변화와 김건희 여사 특검 수용, 과감한 인적 쇄신 등을 촉구했다. 10일 동아일보가 원로 및 전문가 8명에게 긴급 제언을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을 받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가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우선 김 여사 특검을 받아들이고 혐의를 소명하면 된다. 특검을 받지 않으면 어떤 변명을 해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검을 누가 하더라도 없는 범죄 혐의를 만들어 낼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김 여사는) 대외 활동뿐만 아니라 대내 활동도 안 해야 한다”며 “국민 앞에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 라인’이 공식적 의사결정 라인을 식물화시켰다는 의구심을 품게 만든 만큼 이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이 인사나 정책에 있어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검사들은 일단 기소하고 재판에 들어가게 되면 잘못된 걸 인정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의대 정원 문제 등 정책이라는 건 상황이 바뀌기도 하고, ‘매몰 비용’을 포기하고 바꾸는 게 맞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 자체가 큰 문제”라고 했다. 이각범 KAIST 명예교수도 “4대 개혁은 의미가 있지만 치밀한 준비 없이 개혁을 말로만 서두른 측면이 있다”며 “의료개혁의 경우 의료계의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추진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국정 난맥상을 해소하기 위한 출발점은 내각 및 대통령실 참모진 교체 등 인적 쇄신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국민의 허를 찌를 정도로 과감하고 대대적인 쇄신이 아니면 안 된다”며 “윤 대통령에게 가장 날카로운 비판을 할 수 있는, 가령 유승민 전 의원과 같은 인사를 국무총리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후반에 갈수록 순방 등 외교 일정을 줄여야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라종일 동국대 석좌교수는 “순방을 많이 다니면 국내 정치가 하잘것없이 생각되고 허위 의식에 빠지게 된다”며 “국내에서 껄끄러운 사람들 하나라도 더 만나는 게 최고지도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임기 절반이 됐는데도 대통령다운 이미지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대통령이 변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0.7%포인트 차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이 마치 100%의 지지를 받고 된 것처럼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포용하는 게 굉장히 부족하다.”(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건희 여사 문제가 가장 위중한 문제라는 걸 대통령이 인정하지 않으면서 제대로 된 진단이 있을 수 없고, 진단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처방이 도출되지 않고 있다.”(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명예교수)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임기 반환점을 맞았다. 윤 대통령의 지난 2년 반 동안의 국정 운영에 대해 원로 및 전문가들은 “부족한 게 많다”며 박한 평가를 내렸다. 10%대 국정 지지율이 보여주는 싸늘한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의 근본적 변화와 김 여사 문제 완전 해결, 인적 쇄신 등이 필요하다고 원로 및 전문가 8명은 입을 모았다.●“4대 개혁, 국민 공감 얻어야”김 전 장관은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과학기술 예산 삭감과 의료 개혁 등 핵심 정책에 있어서 방향이 옳더라도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설득해야 업적을 이룰 수 있는데 그런 과정이 부족했다”며 국정 지지율 10%대 추락 원인을 짚었다.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지낸 이각범 KAIST 명예교수도 “4대 개혁(의료, 연금, 노동, 교육 개혁)은 국민의 공감을 얻어 근시안적 반대를 넘어서야 한다”며 “개혁 대상층이 우군은 되지 못하더라도 적군이 되는 일은 피해야 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 대통령이 4대 개혁 등에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설득과 소통 등이 미흡해 실질적 진전 없이 공회전만 거듭됐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부터 발목을 잡은 김 여사 문제도 지지율 추락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윤 명예교수는 “김 여사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이른바 여사 라인이 대통령실을 비롯해 곳곳에 포진돼 있고 대통령비서실장까지도 무력화시킬 정도로 관여한다는 의심을 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내각은 완전히 식물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각에 실권이 주어진다는 느낌을 갖지 못하고 있는데 이게 국정 난맥상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정치적 고립을 자초했고, 권위와 신뢰가 무너지면서 지지율이 추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정치라는 게 아군을 늘리고 적군을 고립시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를 잘라내는 등 끊임없이 스스로 고립시켜 나갔다”며 “지금이라도 ‘콜리션 빌딩(Coalition building·연합 구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 대표와 껄끄럽고, 야당 대표와 못 만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윤 대통령의 레거시는 입법 성과로 남길 수밖에 없다”고 국회와의 관계 복원을 강조했다.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임기가 반환점을 지났는데 권위와 신뢰가 무너지면서 대통령다운 이미지가 없어졌다”며 “인사나 메시지 등 모든 문제에 있어서 대통령다운 프로토콜을 지키지 않았고 공적 마인드 자체가 없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지지자들도 부끄러워하는 대통령이 돼버렸는데, 그걸 윤 대통령 본인이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대통령의 언어는 매우 정제되어야” 지난 2년 반 동안 보여준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윤 대통령의 화법과 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윤 대통령은 독선, 독단, 아집이 몸에 밴 것 같고 본인이 전부 이야기를 독점한다”며 “역지사지가 전혀 안 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7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원해서 하기는 하지만 나는 다 이렇게 해서 잘못이 없고 내 부인은 참 안타깝다’는 식이었다”고 지적했다.이각범 명예교수는 “매우 정제된 언어로 국민에게 조그만 의구심도 남지 않게 하겠다는 태도로 말한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대비된다”며 “대통령의 언어는 정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대환 인하대 명예교수도 “전 정권과 여소야대 탓을 하면서 이를 넘어서는 전략은 부재했다”며 “윤 대통령이 어휘 선택에 신중하고, 감정을 자제하고, 경청과 토론을 통해 콘텐츠와 화법을 다듬어야 한다”고 진단했다.●“중도-청년-수도권 등 정치 연합 복원해야”원로 및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변화와 인적 쇄신, 정치 연합 복원 등을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김도연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 통합을 이뤄야 한다”며 “4대 개혁보다 더 중요한 게 우리 국민은 하나라는 메시지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평중 명예교수는 “정국 수습의 출발점은 윤 대통령 당선을 가능하게 했던 보수, 중도, 청년, 수도권 등 정치 연합을 최대한 복원하는 데 있다”고 했다.이 전 처장은 “국무총리를 바꾸는 전면 개각을 해야 한다”며 “개각 인사 중에는 야당 추천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임기 단축과 개헌을 통해 국가 개조를 하는 게 윤 대통령이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를 드렸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인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윤 대통령은 ‘어느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정확히 사과를 할 수 있다고 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말하기가 좀 어렵지 않느냐”며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소통, 프로토콜이 제대로 안 지켜졌기 때문에 생긴 것이니까 사과를 드리는 것이다. 어찌 됐든 저와 제 아내의 처신과 모든 것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더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명태균 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제가 명 씨 관련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또 감출 것도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명 씨와의 통화에서 “나는 김영선을 해주라고 했는데”라고 한 발언에 대해 “공천에 관해 얘기한 기억이 없다”며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다. 야당은 이 발언을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물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해 달라고 한 적 없다”고 했지만 미공표 여론조사를 보고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대통령 부인의 조언을 국정농단화하는 것은 우리 정치문화에 맞지 않는다”며 “제 처를 그야말로 악마화시켰다”고 말했다. 야당이 추진하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도 “사법 작용이 아니라 정치 선동”이라며 “특검을 한다는 자체가 내 아내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인권 유린”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에 15분, 기자회견에 125분을 할애하며 “사과” 표현을 12번 썼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다소 두루뭉술하고 포괄적으로 사과했다. 대통령이 무엇에 대해 사과를 했는지 어리둥절할 듯하다’는 질문에 “잘못한 것을 딱 짚어서 하면 제가 사과를 드리고,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하겠다”면서도 “사실은 잘못 알려진 것이 굉장히 많다. 그걸 가지고 대통령이 ‘맞네, 아니네’ 하고 그걸 다퉈야 하겠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는 “진솔하고 소탈했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5대 요구사항을 밝혔지만 진전된 게 없다”고 비판했다. 친한계 일각에선 “제3자 추천 방식의 김 여사 특검법 요구가 분출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한 담화”라며 “윤 대통령이 끝내 국민을 저버리고 김 여사를 선택했다”고 비난했다.“제 처를 악마화… 조언이 국정농단이면 국어사전 다시 정리해야”[尹대통령 기자회견]김건희 여사 국정개입 의혹“아내, 선거-국정 잘되게 도운 것일뿐… 육영수 여사도 ‘청와대 야당’ 노릇국민 걱정 끼쳐드린 것 무조건 잘못… 아내가 가서 사과 좀 제대로 하라 해”金라인 즉각 교체 대신 “시기 생각중”“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 정치를 잘할 수 있게 과거에 육영수 여사도 ‘청와대 야당’ 노릇을 했다.”윤석열 대통령은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라인’의 실체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에 대해 아내로서 조언 같은 것들을 마치 국정농단화시키는 건 정말 우리 정치 문화상이나 또 우리 문화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고개 숙여 대국민사과를 했지만 “그야말로 저를 타깃으로 해서 제 처를 많이 좀 악마화시켰다”라거나 “선거와 국정이 잘되게 원만하게 도운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상당 시간을 할애해 김 여사를 감싸며 김 여사 국정 개입 등 의혹을 부인했다.● “아내가 사과 제대로 하라 해”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좀 도와서 어쨌든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한테 욕 안 얻어먹고 좀 원만하게 잘하기를 바라는 그런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그런다면 그것은 국어사전을 다시 정리를 해야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제가 검찰총장 할 때부터 일단 저를 타깃으로 하는 거지만 저희 집사람도 침소봉대(針小棒大)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 악마화를 시킨 것은 있다”면서도 “우리가 가릴 것은 명확하게 가려야 되고, 저도 제 아내가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더 신중하게 매사에 처신을 해야 되는데, 이렇게 국민들한테 걱정 끼쳐 드린 것은 그것은 무조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또 윤 대통령은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입장”이라며 “공직자는 아니지만 예를 들어서 대통령이 요새 회의 때 참모들한테 야단을 많이 친다는 말이 있는데 ‘당신 좀 부드럽게 해’ 그런 걸 국정 관여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과거에도 대통령 면전에서 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영부인을 통해 전달하기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기자회견에서) 사과를 제대로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원래 기자회견을 순방을 다녀와서 이런 형식이 아니고 우리 방송국 같은 ‘타운홀 미팅’으로 하자고 했다”며 “그래도 순방 나가기 전에 또 (임기 반환점인) 10일 전에 하는 게 좋겠다고 발표가 나간 뒤 밤에 집에 들어가니까, 그 기사를 봤는지 ‘가서 하여튼 사과 좀 제대로 해’ 이런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보고도 괜히 무슨 임기 반환점이라고 해서 그동안의 국정 성과 이런 얘기만 하지 말고 사과를 좀 많이 하라고 했다. 모르겠다. 이것도 국정 관여고 농단은 아니겠죠”라고 반문했다.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직접 사과에 대해선 “선거 때부터 사람들과 관계라든지 이런 것에 대한 부분은 후보이고, 대통령 당선자이고 대통령인 제가 좀 제대로 관리했어야 하는데 그런 걸 제대로 못 해서 먼저 일단 제가 사과를 하는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적절한 시기에 인사 쇄신”윤 대통령은 ‘김 여사 라인’의 실체와 어떤 조치를 검토하냐는 질문에는 “‘김건희 라인’은 굉장히 부정적인 소리로 들린다”며 “제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면담에서) 그랬다. 고위직에 대한 인적 쇄신은 국정 쇄신과 연결되는 문제이고, 실무자들에 대한 것들은 자기가 자기 일 안 하고 엉뚱한 짓을 하고 말썽을 피우면 그것은 계통대로 조사하고 조치하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한 대표가 요구한 ‘김건희 라인’ 8명에 대한 즉각적인 인사 조치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국정 쇄신 관련 질문에 윤 대통령은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벌써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면서도 “내년도 예산 심의와 미국 새 정부 출범 등이 한두 달 사이에 전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 등까지 감안해 시기는 조금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말 장수 장관 교체 등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명태균 씨와의 통화 육성 녹취록이 공개된 것에 대해 “제가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에 (명 씨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제가 전화번호를 지우고 텔레그램에는 이름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텔레 폰(텔레그램 통화 기능)으로 온 것인지, 아니면 전화로 온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대선 경선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가 거짓 해명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대변인이나 그런 입장에서는 이것은 이렇고, 저것은 저렇고 얘기하기는 어려우니까 경선 뒷부분 이후에는 사실상 연락을 안 했다는 그런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했다. 논란 책임을 참모진에게 떠넘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대선 경선 뒷부분에 가서 그럴 만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명 씨에게) ‘연락하지 말라’ 이렇게 한 적이 있다”며 “그렇게 했는데 대선 당선 이후에 연락이 왔는데 그게 무엇으로 왔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자기(명 씨)가 저에게 문자를 보냈을 수 있죠. 제가 문자에 답을 안 하면 그건 소통한 거라 보기 어려운 것 아니겠나”라며 “좋은 일로 전화를 했는데 제가 고맙다는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명 씨도 선거 초입에 여러 가지 도움을 준다고 자기도 움직였기 때문에 하여튼 수고했다는 얘기도 하고, 이런 이야기를 한 기억이 분명히 있다고 제가 비서실에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달 8일 “경선 막바지쯤 명 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명 씨 간 소통에 대해서는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다. 몇 차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일단 대통령에 당선되고 취임하고 하면 그전과는 소통방식이 달라야 한다고 얘기하니까 본인도 많이 줄인 것 같다”며 “(당선 이후) 몇 차례 정도 문자나 했다고 얘기는 한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초 22대 총선을 앞두고 명 씨가 김 여사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경남 김해갑 지역구 이동 및 단수공천을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김 여사는 ‘단수는 나 역시 좋지. 기본 전략은 경선이 돼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계획을 4일 오후 10시경 언론에 공지하는 형식으로 발표한 것을 두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기로 최종 결심한 건 4일 저녁 식사 이후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참모진들과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여권 내 조언 그룹에서 회견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건의가 이어지자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가 동의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을 만나 정 비서실장 등과 함께 현안을 논의했다. 추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가급적 해외 순방 전에 그런 기회를 가지면 여러 상황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지 않겠냐는 말씀을 드렸다”며 “대통령이 고심하다 밤에 최종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기자회견 실무를 맡은 홍보수석실에 기자회견 계획이 전달된 것도 오후 9시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5일까지 보안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늦은 시간 언론에 공지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결심에는 명태균 씨와의 육성 녹음파일 공개와 10%대로 하락한 국정 지지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천 개입 등 관련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국민에게 직접 소명할 기회를 빨리 가져야 된다는 의견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저는 (추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만난 사실을) 몰랐다”며 “언론에 보도될 즈음에 (7일 기자회견 계획을) 전달받았다”고 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민심이 매섭게 돌아서고 있다. 독단적인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커졌다는 점을 아프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전면적인 국정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 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공세를 막아낼 방안으로 윤 대통령의 사과와 대통령실 전면 개편·개각, 김건희 여사 활동 즉시 중단, 특별감찰관 즉시 임명, 국정기조 전환 등 5대 요구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의 2022년 5월 9일 육성 녹음파일이 공개된 지난달 31일부터 침묵했던 한 대표가 ‘김건희 리스크’ 해소에서 국정 운영 전면 쇄신으로 확대 요구하며 윤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를 크게 끌어올린 것이다. 이날 친윤(친윤석열)에서도 윤 대통령을 향해 “지금은 국면 전환을 위해 뭐든지 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국민의힘 3선 중진 의원들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별감찰관 머뭇거리면 보수 공멸” 한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주말 장외 집회를 거론하며 “이재명 대표의 중대 범죄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아예 헌정을 중단시켜 버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야 할 것을 더 늦지 않게 해야 저 속 보이는 퇴행 세력에 의한 대한민국의 헌정 중단을 막을 수 있다”며 “뻔히 속 보이는 음모와 선동을 막기 위해서는 변화와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했다. 먼저 명 씨 의혹과 관련해 한 대표는 “지금은 국민들께 법리를 먼저 앞세울 때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명 씨 통화 육성 녹음 공개 후 대통령실이 내놓은 “법률적으로 문제없다”는 주장을 비판한 것이다. 한 대표는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참모진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과감한 쇄신 개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했다. 또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는 데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보수는 공멸할 것이다. 늦지 않게 해야 헌정 중단을 막을 수 있다”며 “김 여사는 즉시 대외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대표는 데드라인을 밝히지 않았지만 “국정 기조의 내용과 방식이 독단적으로 보인 부분이 있었는지 점검하고 시정해야 한다”며 “반드시 더 늦지 않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 핵심 인사는 “국정동력이 상실되고 있는데, 대통령실이 이달을 버틸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친윤 “대통령실, 주도적으로 나서야” 친윤계도 윤 대통령에게 변화를 촉구했다. 친윤계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은 적극적, 주도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3선 의원들도 추경호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여권 위기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간담회 후 김성원 의원은 “지금 상황의 엄중함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를 타개하고 돌파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한 TK(대구·경북) 중진 의원은 “현재 여권 전체의 위기이고, 인적 쇄신과 김 여사 공개 활동 중단 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라면서도 “한 대표가 공개적으로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몰아붙이는 건 방식이 적절치 않다. 윤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시간을 줘야 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김무성 전 의원 등 국민의힘 상임고문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국정 지지율 하락과 여권 안팎의 국정 쇄신 요구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다들 윤 대통령이 결단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고 전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전통적 보수 지지층마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손절한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 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20%대가 붕괴된 19%로 나타나자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육성 녹취 공개 후폭풍 속에 보수 핵심 지지 기반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등 영남, 국민의힘 지지층, 60대 이상 등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뒷받침했던 보수 핵심 지지층의 민심 이반 현상이 심각해지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후 지지율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보수 핵심 지지층 이탈 뚜렷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월 3주 이후 줄곧 20%대의 낮은 수치를 보여 왔지만 10%대로 집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부정 평가를 내린 응답자들은 첫 번째 이유로 김건희 여사 문제(17%)를 꼽았다.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제·민생·물가(14%)보다 김 여사 문제를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 핵심으로 본 것이다. 김 여사 문제는 직전 주(15%) 조사부터 부정 평가 첫 번째 이유에 올랐다. 특히 이날 여당 의원들은 보수 지지의 최후 보루로 꼽히던 TK, PK 등 영남지역의 지지율마저 붕괴된 것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TK의 윤 대통령 긍정 평가는 18%로 전국 평균 19%보다도 낮았다. 직전 주(26%)와 비교하면 8%포인트 하락했다. TK에서 10%대 지지율을 나타낸 것도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여당의 총선 참패 뒤 조사(4월 26일) 때 지지율인 25%보다도 낮다. 지난 총선 여당의 참패 속에서도 그나마 108석을 확보하며 개헌 저지선을 유지하는 핵심 기반이 돼 줬던 PK의 긍정 평가 역시 전주보다 5%포인트 하락한 22%로 서울(22%)과 같은 수준이었다. 60대의 윤 대통령 긍정 평가는 24%, 보수층의 긍정 평가는 33%로 여당 핵심 지지 기반이 전방위적으로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2주 전 56%에서 지난주 48%로 하락한 뒤 이번 주 44%까지 내려앉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추세로 봤을 땐 한 자릿수 지지율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심리적 탄핵 수준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40대의 경우 긍정 평가가 9%로 전주(6%)에 이어 여전히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번 여론조사에는 윤 대통령과 명 씨의 육성 녹취 여파가 일부만 반영됐다. 조사는 10월 29∼31일 진행됐고, 녹취는 31일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갤럽은 “음성 녹음파일 공개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여당 의원들 “체감 지지율 더 낮아” 여당 의원들은 “체감 지지율은 더 낮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대구의 한 여당 의원은 “대통령실의 해명이 국민들이 납득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지역 여론”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여당 의원도 “지역구에 가면 ‘너네 정말 김 여사 때문에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바칠 거냐’고 하는데, 용산 입만 바라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와 달리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32%로 직전 주(30%)보다 2%포인트 올랐다. 대구·경북(53%)과 보수층(69%)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 비율보다 크게 높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용산과 여당을 향한 대중적 판단이 이미 선 것 같다”고 해석했다. 쇄신을 요구하는 여당 지도부에 힘을 실었다는 취지다. 반면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한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싫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지지한 것이지, 한동훈 대표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 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속 ‘오빠’가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하는 듯한 명 씨의 발언이 공개돼 대통령실의 “오빠는 친오빠” 해명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일 당 회의에서 “대통령실은 명 씨가 공개한 카톡에서 김 여사가 지칭한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가 친오빠라고 주장했었다”며 “그러나 녹취에 보면 오빠가 윤 대통령이란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명 씨는 2022년 6월 15일 지인에게 “지 마누라(김건희 여사)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명태균)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이 이렇게 아침에 이래 놀라서 전화 오게끔 만드는 게, 오빠 이거 대통령으로 자격 있는 거야?’(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오빠”라고 불렀다고 명 씨 스스로 밝힌 것이다. 앞서 명 씨는 지난달 15일 김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 여사는 명 씨에게 “지가 뭘 안다고”,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등을 보냈다. 명 씨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한 직후 대통령실은 “‘오빠’는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밝힌 바 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