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주

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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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동주 기자입니다.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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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2~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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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조희대 “노동법원만큼 통상임금 입법 급선무”

    조희대 대법원장(사진)은 “노동법원 설치만큼 통상임금과 파견근로에 대한 입법 조치도 급선무”라고 밝혔다. 관련 법령이 모호해 특정 임금이 수당 산정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와 파견근로자 지위 등을 두고 소송이 빗발치고,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거쳐야 최종 법리가 세워지는 현실을 입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다. 조 대법원장은 1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장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 단독 인터뷰에서 “통상임금과 파견근로자 확인 관련 사건을 합치면 장기 미제만 1000건 가까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통상임금과 파견근로자 관련 장기 미제사건 때문에 기다리는 2심 사건이 360여 건”이라며 관련 통계가 담긴 서류를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모든 회사의 모든 임금 항목마다 전원합의체로 와야 하는 이런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노동법원 설치는 정부와 빈틈없이 협의할 것이고, 통상임금과 파견근로에 대한 입법 조치도 이뤄지면 법원 판결이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의 발언은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 설치’를 공식화한 노동법원에 대해 사법부 수장이 첫 입장을 밝힌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하루빨리 ‘근로자가 받는 모든 임금은 통상임금이다’란 식이든 통상임금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입법 조치를 하는 게 급선무”라며 “파견근로자 관련 법안도 명쾌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조 대법원장은 4시간에 걸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재판 지연 해소 방안과 이른바 ‘정치의 사법화’, 대법관의 제청 기준 등 현안에 대해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혔다. 취임 이후 최우선 과제를 재판 지연 해결이라고 설명해온 조 대법원장은 “재판 지연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법관 증원과 법조경력 이원화 등 입법적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3214명인 판사 정원을 5년에 걸쳐 370명 늘리는 판사정원법 개정안은 21대 국회 문턱을 못 넘고 폐기된 상태다. 조 대법원장은 내년부터 판사의 법조 최소 경력을 5년에서 7년으로 늘리도록 한 법원조직법 개정에 대해 “배석판사는 3∼5년, 재판장은 10년으로 최소 경력을 이원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역할에 대해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독립을 앞장서서 지켜낼 것이고, 법관의 권한이 막강하니 개의치 말고 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가 판결의 일관성을 가진다는 공감대가 있어야 국민의 신뢰를 얻고 제대로 봉사할 수 있다”고도 했다. 법관의 조건으로는 “새벽에 시장통에 가서 서민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 같은 삶의 현장을 직접 많이 경험해봐야 한다”며 “법관은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갖춰야 국민들의 ‘신(信)’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상임금여부 항목마다 대법 전합서 결정, 이런 나라가 어딨나”‘통상임금 조기 입법화’ 강조현대제철 11년-기아 9년 소송하급심-최종심 달라 혼란도 초래“회사의 모든 임금 항목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와야 하는 이런 나라가 어딨습니까.” 조희대 대법원장은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통상임금 관련 장기 미제 사건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기업체에선) 임금 항목이 하나 생길 때마다 5년쯤 지나면 그게 ‘통상임금이냐 아니냐’고 한다”며 “하루빨리 ‘근로자가 받는 모든 임금은 통상임금’이라든가 통상임금의 범위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입법 조치를 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공무원의 경우에는 보수라든지 퇴직금이라든지 계산 방식이 법에 정해져 있어 다툴 일이 크지 않다”고 했다. 공무원의 임금 체계처럼 입법으로 기업체의 통상임금이 좀 더 명확해진다면 불필요한 분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취지다. 이에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3년 ‘통상임금은 1개월을 초과해 정기적, 고정적으로 근로자에게 일괄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라며 기준을 처음 세웠다. 하지만 그 뒤에도 정기적, 고정적, 일괄적 해석을 놓고 기업체별로 노사 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통상임금 재판은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거치다 보니 소송 시간도 오래 걸린다. 현대제철은 11년, 기아는 9년 만에 통상임금 소송이 최종 확정된 바 있다. 여기에 1, 2심의 판단이 엇갈리거나 하급심과 최종심의 결론이 정반대여서 사회적 혼란도 빚어진다. 특히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운 임금 지급 항목이 생기면 십중팔구 통상임금 포함 여부를 놓고 소송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가령 한 회사가 지급하는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아닌지 분쟁이 생기면 결국 대법원까지 사건이 올라와 판례가 만들어지고, 그제야 기준이 생기는 것이 현실이다. 조 대법원장은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 대해서도 “파견 관계 등 판별이 어려운 경우나 소송 및 재정 부담 등을 감안하면 법을 좀 더 명쾌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3월 대법원은 현대제철 사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현대제철 근로자로 인정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13년 만에 지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불법 파견 소송에선 사용사업주의 지휘 명령을 받는지에 대한 입증 판단이 핵심 쟁점이다. 그러나 현행 파견법에는 지휘 명령 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 현행법은 근로자 파견의 개념에 관한 간단한 정의만 두고 있을 뿐 사내 도급과 불법 파견을 구분하는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를 구분하는 것은 전적으로 법원의 몫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비롯한 경제단체들은 근로자를 파견할 수 있는 업무를 32개로 한정한 현행법이 “산업 현장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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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최태원 “급여만 분할 대상” 주장에, 법원 “잡스는 연봉 1달러” 반박

    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64)에게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3)과 이혼하며 재산 1조3808억1700만 원을 현금으로 분할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연봉 1달러’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 회장이 SK㈜ 주식의 뿌리로 볼 수 있는 대한텔레콤 주식을 부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의 증여금으로 샀다는 주장도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영 기여로 가치 뛴 주식도 분할 대상 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전날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잡스가 1997년부터 10년간 연봉을 1달러만 받은 사례를 거론했다. 최 회장이 ‘SK 주식은 부친에게 물려받은 돈으로 산 특유재산이니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고 급여와 이를 바탕으로 형성한 재산만 나눠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자 재판부가 잡스 사례를 들며 반박한 것이다. 재판부는 경영자라면 연봉뿐만 아니라 배당금, 보유 주식의 가치 상승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영 활동에 대한 보상을 받기에 잡스는 연봉 1달러만 받고 일한 것이라며, 혼인 기간 중 급여뿐만 아니라 최 회장의 경영 기여로 가치가 뛴 주식도 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최 회장은 자신이 ‘승계상속형 사업가’여서 주식 가치 상승에 배우자인 노 관장이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최 회장의 경영 활동으로 SK 주식의 가치가 올랐고 이 과정에서 노 관장이 기여했다고 봤다.● ‘7분 만에 11km 떨어진 은행 간 거래 불가능’ 선대회장 증여금으로 주식을 샀다는 최 회장의 주장에 대해선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최 회장은 혼인 기간 중인 1994년 11월 2억8000여만 원을 주고 유공으로부터 대한텔레콤 주식 70만 주(주당 400원·현 SK㈜ 주식)를 구매했다. 이 주식은 SK C&C를 거쳐 SK㈜ 주식이 됐다. 최 회장은 1994년 이전에 선대회장에게 증여받은 돈으로 산 주식이라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노 관장은 1988년 혼인 후 부모인 노태우 전 대통령 부부에게 증여받은 현금도 주식 구매에 쓰였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선대회장에게 증여받았다는 최 회장 명의 계좌 속 현금 2억8000여만 원과 최 회장이 주식 구매에 쓴 자기앞수표가 같은 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994년 5월 31일 선대회장 계좌에선 3690만 원이 현금으로 인출됐고 2억5000만 원이 다른 계좌로 이체됐다. 5개월 뒤 최 회장 명의 계좌로 현금과 수표 2억8697만 원이 입금됐다. 재판부는 선대회장 계좌에서 2억5000만 원이 이체된 계좌가 특정되지 않고, 5개월 사이 자금 흐름을 전혀 알 수 없다며 두 자금의 동일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최 회장은 1994년 11월 21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제일은행 석관동 지점에서 2억8000여만 원을 전액 현금 인출했고, 7분 뒤 약 11km 떨어진 중구 조흥은행 광교영업부에서 2억800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를 유공에 입금해 주식을 취득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주식 거래 과정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이런 거래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봤다.● ‘노 관장, 비자금 추징 우려에 30년간 숨겨’ 재판부는 최 회장처럼 대한텔레콤 주식을 샀다가 결혼 5년 만에 이혼한 최 회장 매제의 재산 분할 사례를 들기도 했다. 최 회장 매제는 1995년 선대회장 지원으로 대한텔레콤 주식을 샀고 2000년 이혼하면서 당시 이 주식의 후신이었던 SK C&C 주식 50%를 부인에게 넘겼다. 반면 노 관장은 이보다 긴 25년여간 혼인 생활을 유지했으니 주식을 분할해야 한다는 취지다. 노 관장이 부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 존재를 뒤늦게 주장한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실이 밝혀지면 해당 자금을 추징당할까 봐 30여 년간 숨겨 왔다고 봤다. 노 관장은 노 전 대통령이 1991년경 최 선대회장에게 비자금 300억 원을 맡겨두고 선경건설 발행 약속어음 50억 원짜리 6장을 받았고, 김옥숙 여사가 이를 보관하고 있었다고 항소심에서 처음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채권 500억-쌍용, 선경’이라고 적힌 대봉투에 각각 ‘쌍용 200’ ‘선경 300’이라 적힌 소봉투를 담아 보관해온 사실도 공개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2020∼2023년 받은 SK 주식 배당금에서 공동생활비를 뺀 1862억여 원과 퇴직금 242억여 원,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에게 준 생활비와 혼외자 학비 등도 모두 재산 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최 회장이 증여한 9942억 원어치의 SK 주식과 최 회장이 쓴 대출이자 1950억여 원 등도 노 관장의 동의가 없었거나 부부 공동 생활과 관련된 재산이라고 봤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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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부부, 혼인무효 불허’ 40년 대법 판례 바뀌나

    부부가 이미 이혼했다면 혼인 경력을 지워주는 혼인무효 처분을 할 수 없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가 40년 만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을 받게 됐다. 지난해 12월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후 나오는 첫 대법원 전합 선고인 만큼 사회적 변화를 고려한 판결이 나올지 주목된다. 20일 대법원은 23일 전원합의체를 열어 이혼한 당사자에게 혼인무효 처분을 인정하지 않는 1984년 대법원 판례를 적용한 혼인무효 소송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내린다고 밝혔다. 이 소송은 2001년 12월 결혼해 2004년 10월 조정을 통해 이혼한 부부 중 한쪽이 2019년 “혼인 의사를 결정할 수 없는 극도의 혼란과 불안, 강박 상태에서 실질적 합의 없이 혼인신고를 했다”며 혼인무효를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혼인무효는 당사자 간 합의 없는 혼인이었을 때 인정된다. 하지만 1, 2심은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라 혼인무효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1984년 2월 “혼인관계가 이미 이혼신고에 의해 해소됐다면 혼인무효 확인은 과거 법률관계의 확인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미 혼인관계가 끝난 사이인데 굳이 혼인무효를 인정받는 게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혼한 부부라도 혼인무효 사유에 해당한다면 결혼과 이혼 기록이 서류에 남는 이혼 대신 가족관계증명서에서 혼인 이력 자체가 지워지는 혼인무효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간 적지 않았다. 특히 외국 여성이 국제결혼을 명목으로 국내에 입국해 혼인신고를 한 뒤 도주하는 경우에 주로 문제가 됐다. 이런 경우 혼인무효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남성이 아무 잘못이 없더라도 혼인관계를 끝내려면 이혼할 수밖에 없는데, 만약 이후 다른 여성과 재혼할 경우 기존 이혼 이력이 남아 있어 부당한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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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지검 지휘부 개편 맞춰 ‘文 前사위 수사’ 이첩 거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사건을 전주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하는 방안이 검찰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다. 법조계에선 ‘친윤(친윤석열) 검사’로 분류되는 이창수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되는 등 주요 수사팀 지휘부가 전면 교체된 만큼, 야권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다시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지검장이 16일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하면 타이이스타젯 사건을 이첩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은 서 씨가 항공업계 경력이 없는데도 2018년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채용된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이스타항공을 설립한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 씨를 채용한 대가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2021년 12월 한 시민단체의 고발로 전주지검에 배당됐던 이 사건은 수사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다가 지난해 9월 이 지검장이 전주지검장으로 오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검찰은 올 1월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하고, 조현옥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 등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인사라인과 서 씨 등을 불러 조사한 상태다. 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겨냥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타지마할 관광’ 의혹, ‘경호관 수영 강습’ 의혹 등 김 여사가 고발된 사건을 수사 중이다. 다만 사건 이첩의 최종 결정권은 검찰총장이 갖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인사의 시점에 동의하지 않았던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檢 인사는 ‘金여사 수사하려면 야권 의혹도 제대로 하라’ 메시지” 야권 수사 확대 전망사정 부진 내세워 균형 맞추려 할것”‘돈봉투 의혹’ 조사 없이 기소 검토이재명-김혜경 수사도 속도 낼듯 검찰의 이 같은 움직임은 대통령실과 여권에서 “검찰이 현 정부 출범 후 2년 넘게 사정(司正)에서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법무부가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것 역시 야권 겨냥 수사도 결과를 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김건희 여사(윤석열 대통령의 부인)를 수사할 거면 야권 수사도 제대로 하라는 메시지도 있는 것 같다”며 “검찰이 야권 수사에도 힘을 줘 균형을 맞추려 할 것”이라고 했다.● ‘돈봉투 의혹’ 조사 불응 시 바로 기소 검토 현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가 진행 중인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돈봉투 수수 의심 의원 중에는 이성만 무소속 의원과 허종식 민주당 의원, 임종성 전 의원만 조사를 받고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4·10총선 이후 다른 의원 7명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아무도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7명이 계속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조사 없이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들을 강제로 조사하려면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통과해야 하는데, 21대 국회 임기가 5월 말에 끝나는 만큼 체포동의안 처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재판으로 바로 넘기면서 ‘처벌 의지’를 끝까지 보여주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돈봉투 수수 의심 의원 중 4·10총선에서 낙선한 의원들은 임기 종료 후 강제 구인이 가능하지만, 형평성 차원에서 체포하지는 않을 거란 관측이 많다.● 대북송금 수사도 속도 낼 가능성 수원지검이 맡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부인 김혜경 씨 관련 수사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총장일 때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보좌했고, ‘공안통’으로 꼽히는 김유철 지검장이 수원지검장으로 부임하기 때문이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2022년 10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구속 기소하고, 지난해 2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을 재판에 넘기는 등 빠르게 수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9월엔 이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이 대표에게 대북송금을 보고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던 이 전 부지사가 지난해 7월 이를 번복하면서 수사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 전 부지사의 1심 판결이 다음 달 7일 나오는 만큼, 선고 결과에 따라 검찰이 이 대표를 겨냥한 수사에 다시 속도를 낼 거란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최근 이 전 부지사 측이 제기하고 있는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이 국정조사와 특검 등을 주장하며 공세를 끌어올리고 있는 점이 변수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도 이 대표로 확대되며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김동희)는 올 2월 김 씨의 일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만 기소한 뒤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 씨는 수행비서였던 배모 씨가 대선 국면이던 2021년 8월 민주당 관계자와 경기도 공무원 등 6명의 식사비 10만400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씨의 다른 법인카드 유용 혐의도 수사하면서 이 대표가 이를 알았는지, 관여했는지 등을 함께 수사 중이다. 지난해 10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대표가 법인카드 유용 정황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에 사건을 이첩한 바 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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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류분 분쟁 해마다 늘어 “1인가구 증가 등 변화 반영”… 판사도 잇달아 위헌 제청

    헌법재판소는 25일 유류분에 대한 위헌·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유류분 관련 민법 조항 6개에 대해 조목조목 위헌 여부를 판단했다. 특히 유류분의 권리자와 상속 비율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민법 제1112조에 대해 헌재가 위헌 여부를 심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핵가족화에 따라 1인 가구가 증가하고, 형제자매의 독립 생계가 늘어나면서 유류분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해마다 증가해 왔다. 그 과정에서 유류분 관련 일부 민법 조항도 그동안 헌재의 판단을 받아 왔는데, 유류분을 산정할 때 고인이 증여한 재산을 합쳐야 한다는 민법 제1113조 1항에 대한 위헌 여부를 따진 2010년 4월과 2013년 12월 결정이 대표적이다. 현행 민법에 따르면 예를 들어 두 자녀를 가진 아버지가 재산 10억 원 중 5억 원을 첫째에게 먼저 증여한 후 5억 원을 남겨둔 상태에서 사망했을 경우, 남은 재산 5억 원뿐 아니라 생전에 첫째에게 증여한 5억 원까지 합쳐 총 10억 원을 유류분 산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이 조항에 대해 헌재는 2010년 7(합헌) 대 2(한정위헌), 2013년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고 이번에도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이날 고인이 자녀나 형제자매 등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제3자에게 증여한 재산에 대해선 증여 시점과 무관하게 유류분 산정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민법 조항에 대해서도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다만 재판관 견해는 5(합헌) 대 4(위헌)로 엇갈렸다. 이종석 이은애 이미선 정정미 정형식 재판관 등 5인은 “유류분 권리자를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고 밝힌 반면,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김형두 재판관 등 4인은 “수십 년 전 증여받은 재산이라면 훨씬 더 많은 액수를 반환해야 해 불합리하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헌재의 이날 결정은 각급 법원 재판부가 유류분 사건을 심리하다 위헌심판을 제청한 14건과 33건의 헌법소원에 대한 판단이다. 유류분 제도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봐야 한다는 인식이 일선 판사는 물론 법조계 전반에 널리 퍼져 있었던 것이다. 법무부도 2021년 형제자매에 대한 유류분을 폐지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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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조동주]엘리트의 뉴노멀… 판사보다 대형로펌

    얼마 전 딸 돌잔치를 했다. 돌상 위에는 판사봉 청진기 엽전 마패 골프공 명주실 오방색지 등이 올랐다. 돌잡이의 ‘효험’을 믿진 않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제일 좋다는 걸 잡길 바랐다. 내심 솔직한 속내가 발현돼 부(富)를 상징하는 엽전을 쥐여주려 했지만 타고난 재물운이 없는지 끝내 거부하더니 화려한 연예인이 된다는 오방색지를 잡았다. 그 과정에서 아기가 판사를 뜻하는 판사봉을 잡길 바라는 마음은 솔직히 들지 않았다. 법조인이 될 거라면 판사보단 대형 로펌 변호사가 더 나아 보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라는 서울대 출신 법조인은 더 이상 판사를 1순위로 지망하지 않는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신임 판사 중 서울대 학부 출신은 2017년 53%에서 2018년 34%로 급전직하한 후 줄곧 30%대에 그치고 있다. 2018년은 판사 지원 요건을 법조경력 3년 이상에서 5년 이상으로 올린 첫해다. 일정 법조경력이 있어야 판사로 임용하는 이른바 ‘법조일원화’는 판사가 경험이 많아야 판결이 공정할 거란 기대로 2013년 시행됐다. 2013년부터는 3년, 2018년부터는 5년, 2025년부터는 7년 이상 법조경력이 있어야 판사가 될 수 있다. 똑똑하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20대 초임 판사가 이해관계가 복잡다단한 사건을 판결하는 게 공정하느냐는 문제의식에 따른 조치였다. 하지만 법조일원화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엘리트에게 법복의 명예보다 ‘돈맛’을 먼저 알게 해주는 부작용을 낳았다. 일류 엘리트라도 바로 판사가 될 수 없으니 주로 대형 로펌을 택한다. 대형 로펌 초임 변호사의 월 실수령액은 1000만 원 안팎. 하지만 5년 경력을 쌓고 법복을 입으면 월 실수령액이 수당 포함 400만 원대로 떨어진다. 국가를 위한 사명감이라 위안하기엔 너무 큰 감소 폭이다. 원래 집안이 부자라 급여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거나 유별나게 공직을 선망하지 않는 한 일류 엘리트가 변호사 대신 판사를 택하기 어려운 구조다. 사법연수원 상위권이라면 판사로 지원하는 게 당연했던 시절 판사가 된 이들도 매년 거액을 제시하는 대형 로펌의 스카우트 시즌마다 흔들리기 일쑤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2월 16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사법개혁의 핵심은 처우 문제”라며 “싱가포르는 법관 보수를 대형 로펌의 우수 파트너변호사에 준하게 인상시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 사회 정서상 최고위 기득권으로 여겨지는 판사의 월급을 2000만 원 이상으로 올리는 건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물론 “판사를 굳이 일류 엘리트가 해야 하느냐”는 반론도 적지 않다. 평범한 사람들의 정서를 잘 이해하는 평범한 사람이 판결하는 게 더 낫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법은 방대하고 복잡하며 허점도 많다. 일류 엘리트가 돈 많은 피의자를 주로 변호하는 대형 로펌으로 쏠리고 판사가 되길 기피하는 경향이 심해진다면 결국 사법 체계를 통한 정의 구현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 돈 많은 피의자일수록 엘리트 변호사의 윤활유가 덧발라져 처벌을 피해 가는 ‘법꾸라지(법+미꾸라지)’가 될 확률을 높일 것이다. 딸아이가 진로를 결정할 20여 년 뒤의 대한민국은 엘리트의 뉴노멀(New Normal·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 기준)이 지금과는 달라졌길 진심으로 바라본다.조동주 사회부 기자 djc@donga.com}

    •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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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험한 전관… 무릎 꿇는 막변 [광화문에서/조동주]

    수년 전 이집트 카이로 특파원 시절 정부종합청사 ‘무감마’를 갔다가 ‘영험함’을 경험한 적이 있다. 비자를 연장하러 갔다가 족히 3, 4시간은 기다려야 할 듯한 긴 줄의 끝에서 한숨 쉬고 있던 내게 한 남성 직원이 웃으며 다가왔다. “비자?”라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내 팔을 끌고 모세의 기적처럼 인파를 뚫더니 별도로 마련된 2층 사무실로 안내했다. 그 앞에서 그는 당시 한국 돈으로 1만5000원 정도를 요구했고 비자 발급은 10분 만에 끝났다. 회사 고참 선배들은 “1970, 80년대 한국 얘기 같다”고 했다. 하지만 2024년 한국 법조계에는 여전히 ‘영험함’이 통한다는 믿음이 굳건하다. 그 믿음의 근간은 사건을 맡은 판검사와 개인적 친분이 있어 유죄도 무죄로 만들어 줄 것처럼 믿어지는 전관들이다. 실제로 전관예우가 있든 없든 그 실체적 진실과는 무관하게 세간에선 영험한 전관에 대한 믿음이 굳건하고 이를 돈벌이에 이용한다. 최근 대한변호사협회는 본인이 근무했던 법원 앞에 해당 법원 판사 출신임을 내걸고 영업한 전관 변호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달에는 검사장 출신이 사건을 맡아줄 것처럼 영업해 2200만 원을 받고는 경력이 짧은 변호사를 붙여준 로펌에 대한 징계 절차도 개시했다. 법조계 전관예우야 워낙 오래된 얘기지만 요즘처럼 영업 행태가 노골적인 적은 없었다. 전관 출신 변호사가 판사복을 입고 찍은 사진이나 판사 시절 썼던 판결문까지 광고에 동원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로스쿨 제도가 자리 잡으면서 2014년 1만8708명이었던 등록 변호사 수가 올해 3월 기준 3만4851명으로 10년 새 2배쯤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진 산물일 수 있다. 혹자는 특별수사의 주력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가 요즘 ‘돈 되는’ 기업 비리 수사 대신 정치적 사건에 매진하면서 이러한 경향이 심해졌다고도 한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대기업이 대검찰청과 일선 수사라인마다 친분 있는 전관 변호사들을 대거 선임하면서 이른바 ‘큰 장’이 서는데 요즘은 전관 시장 자체가 안 좋다는 취지다. 그래도 전관의 영험함에 대한 세간의 믿음은 여전히 굳건하다. 대검 형사부장을 지낸 검사장이자 다단계·유사수신 분야 1급 공인전문검사(블랙벨트) 출신인 이종근 변호사는 지난해 2월 퇴직 후 1년 새 가족 재산이 40억 원가량 늘어 논란이 됐다. 그가 맡은 사건들은 1조 원대 다단계 사기 혐의를 받는 휴스템코리아 사건, 4400억 원대 유사수신 범행을 저지른 아도인터네셔널 관련 사건 등 서민들의 피눈물이 적셔진 것들이었다. 스스로를 ‘막변’이라 자조하는 지방대 로스쿨 출신 고교 동창 변호사는 최근 의뢰인의 상대방에게 무릎을 꿇고 빌어 본 경험을 털어놓으며 “이게 전관 아닌 막변의 현실”이라고 했다. 원래 막변은 ‘로스쿨 갓 졸업한 막내 변호사’를 칭하는 은어였는데, 요즘엔 어떤 막일이라도 다 맡는다는 의미도 담겼다. 일각에서는 “전관예우는 똑똑한 판검사들이 공직에 있어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벌어 온 세월에 대한 보상”이라는 시각도 없진 않다. 하지만 밥벌이를 위해 늘 아쉬운 소리를 입에 달고 몸을 낮춰야 하는 막변이나 평범한 직장인과 달리 판검사들은 타인을 심판하는 게 직업인 것 자체가 세상사에서 돈과 바꿀 수 없는 큰 특권임을 알아야 한다.조동주 사회부 기자 djc@donga.com}

    • 202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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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대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도, 내달 논의 준비”

    조희대 대법원장(사진)이 취임 직후부터 추진 의지를 밝혀 온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 제도에 대해 “3월에 새 대법관 2명이 들어오면 논의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사법부 최우선 현안으로 ‘재판 지연’ 문제를 꼽았는데, 법관 300명 이상을 증원하는 법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는 여러 안을 만들고 검토했다”면서 “대법관 구성이 완료된 후 하는 게 적절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철상 민유숙 전 대법관 후임으로 선정된 엄상필 신숙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 절차가 다음 달 중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는 검찰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면 판사가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을 심문한 뒤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사법부는 수사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검찰은 “수사 기밀 유출 우려가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 규칙으로 할지 입법으로 할지 결정할 문제”라고도 했다. 대법원 규칙(형사소송규칙)은 국회 표결 없이 대법관회의 의결로 시행이 가능하다. 재판 지연 해소 방안으로는 법관 300명 이상 증원 법안을 올해 안에 통과시키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현재 국회에는 각급 판사 정원을 3214명에서 3584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조 대법원장은 “현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기획재정부와 처음부터 또 협상해야 해 너무 늦어진다”며 “가능하면 올해 안에 통과되는 게 사법부 목표”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변호사 경력 7년 이상부터 판사가 될 수 있는 현행 법조일원화 제도에 대해서도 “배석 법관은 3년, 단독 법관은 7년, 합의부 재판장은 10년 경력 조건 같은 식으로 업무에 맞는 경력 법관을 뽑는 안”을 제안했다. 전임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도입한 법원장추천제에 대해선 “법원 구성원이 자기 법원장을 추천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법치주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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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檢, 혐의 무관한 정보까지 통째 압수”… 재판부, 위법증거 목록 적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 합병 관련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한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핵심 증거들의 위법성을 지적하면서 판결문 끝에 152쪽을 할애해 ‘위법수집증거 목록’을 적시했다. 또한 압수된 서버와 관련해 검찰이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서 “별도의 선별 절차 없이 서버 자체를 압수한 것”이라고 적었다는 내용도 판결문에 담겨 있었다. 압수수색 절차상 필요한 선별 과정이 없었음을 검찰이 스스로 인지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동아일보가 이날 확인한 이 회장 1심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은 검찰이 2019년 5월 7일 인천 연수구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압수한 메인 및 백업 서버 등에 대해 “저장된 전자정보 일체를 선별 절차 없이 압수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당시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회의실과 1공장 통신실 바닥 밑에 설치된 메인 및 백업 서버, 외장하드 2대, 업무용 PC 26대 등을 압수해 재판 증거로 냈다. 그런데 검찰이 압수물 중 영장 내 범죄 혐의와 무관한 전자정보들을 변호인 입회 상태에서 추려내는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아 위법하다고 법원은 본 것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검찰은 18TB(테라바이트) 규모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백업 서버 파일 778만 개를 통째로 압수한 후 이 중 혐의와 관련 있다며 임의로 고른 12개 폴더만을 변호인에게 보여줬다. 당시 폴더 이름은 ‘FT…ms’ ‘FT…fs’ ‘A-pjt’ 등으로, 제목만 봐선 영장 혐의사실과의 관련성을 알 수 없었다. 재판부는 “선별 절차 없이 전자정보를 압수한 후 피압수자 측에 제한적인 열람 기회만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2020년 12월 22일 제출한 의견서에서 “별도의 선별 절차 없이 서버 자체를 압수한 것”이라고 밝힌 것도 검찰이 폴더 12개를 임의로 추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판단했다. 검찰이 2019년 5월 3일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을 긴급 체포하면서 주거지와 공용창고에서 압수한 네트워크 결합 스토리지(NAS) 서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선별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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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삼바-에피스 압수수색 위법” 증거 인정안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에서 법원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 서버 자료에 대해 “위법하게 취득된 증거”라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5일 선고를 시작하며 검찰이 제시한 압수물의 증거능력을 먼저 지적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은닉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에피스 서버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탐색하면서 유관 증거만 선별해 복제·출력하고, 혐의 사실과 관련 없는 전자정보의 임의적인 복제를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압수수색은) 위법하다”며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진술한 내용 등 2차적 증거 모두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장충기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의 휴대전화에서 추출한 문자메시지 역시 같은 취지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압수물은 검찰이 2019년 5월 7일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바닥을 뜯어내 확보한 18TB(테라바이트) 분량의 백업 서버와 같은 해 5월 3일 에피스 직원 주거지 인근 창고에서 확보한 NAS(네트워크 결합 스토리지) 서버 등이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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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판 뛰어드는 검사들, 與野 최소 45명

    4·10총선이 7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전·현직 검사가 최소 4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최소 31명의 전·현직 검사가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며 출사표를 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제3지대 등 야권에선 ‘반윤(반윤석열)’을 표방한 현직 검사들을 포함해 최소 14명이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앞으로 각 당의 전략공천과 비례대표 공천 등에 따라 검찰 출신 후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동아일보가 30일 각 당 예비후보 등록자와 출마 선언 등을 전수 조사한 결과 검사 출신 입후보 예정자는 최소 45명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당선 이력이 없는 19명을 포함해 31명이 국회의원 배지에 도전한다. 이들은 대부분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영남 등 텃밭을 노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은 하태경 의원이 서울 출마 선언을 하면서 떠난 부산 해운대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은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서울 강남권 출마가 거론된다. 검찰에서 윤 대통령과 오랜 시간 함께한 법조인들도 국민의힘 점퍼를 입고 공천을 노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서울법대 동기인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서울 송파갑, 노승권 전 검사장은 대구 중-남에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에서도 ‘반윤 검사’와 이재명 대표 측근임을 내세우는 전·현직 검사 12명이 호남 등 텃밭 공천을 바라고 있다. 이들 중 7명이 정치 신인이다. 이 대표의 법률특보이자 변호인으로 활동 중인 박균택 전 고검장은 광주 광산갑, 이 대표 대선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양부남 전 고검장은 광주 서을에 출마한다. 공직자가 공직선거법상 출마 시한인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표를 냈다면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도 출마가 가능하다고 본 이른바 ‘황운하 대법원 판례’를 이용한 현직 검사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국민의힘에 입당해 출마를 선언한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에 대해 해임을 권고했지만, 사표를 미리 낸 상태라 징계를 당하더라도 출마엔 문제가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에 참여했던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전남 순천에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윤석열 사단은 검찰 하나회”라고 비판한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전북 전주 출마를 검토 중이다. 법조계에선 공무원 출마를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취지와 대법원 판례가 맞지 않는 만큼 사표가 수리되지 않으면 출마를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전직 검찰총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직자가 출마 전 공직을 떠나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규정은 공직 권한의 남용과 신뢰 훼손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대법원 판례는 법 규정의 정신과 어긋난다.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친윤-반윤 나뉜 검사 출신들, 총선서 ‘與野 선수’로 격돌 尹과 근무 노승권, 40년 지기 석동현이재명 변호 박균택, 반윤 양부남 등 전현직 검사들 與野 텃밭 출마 거론 해임권고 김상민, 징계 회부 이성윤… ‘사표뒤 수리 안된채 출마 가능’ 논란 동아일보가 4·10총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전·현직 검사 45명을 전수분석한 결과 ‘친윤(친윤석열) 대 반윤(반윤석열)’의 구도가 선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의 경우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워 ‘친윤’을 표방하며 “국정동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많았다. 반면 야권에선 ‘반윤 검사’ 또는 ‘친문(친문재인) 검사’를 자처하며 정권 심판을 기치로 내걸거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엄호하는 전·현직 검사들이 잇달아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여야 선수’로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與 “尹 국정철학 누구보다 잘 이해” 국민의힘 공천을 노리는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과 검찰 근무 인연이 4차례 겹치는 노승권 전 검사장은 지난해 12월 대구 중-남 출마를 선언하면서 “거대 야당을 철저히 심판하고 정부를 지키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검사장은 역시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불출마하는 서울 송파갑에 출사표를 던지며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적으로 원내 입성을 노리는 검찰 출신 신인 19명 중 11명이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용산 대통령실 출신 중엔 윤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이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한다.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도 서울 강남권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연이 있는 후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충북 청주서원 출마를 준비 중인 김진모 전 검사장은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민정2비서관과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한 위원장의 직속 상관이었다. 경기 의왕-과천에선 한 위원장과 연수원 동기인 최기식 전 차장검사가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저격하며 차별화를 시도하는 후보도 적지 않다. 경북 포항 남-울릉에 출마하는 최용규 전 차장검사는 “문재인 정부 사람들에 의해 반개혁적이라는 낙인이 찍혀 6개월 만에 (법무부 검찰제도개선기획단장에서) 쫓겨났다”며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힘찬 동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野 “‘반윤 검사’가 윤석열 정권 심판” 야권의 검찰 출신 예비후보들은 ‘반윤’을 강조하는 동시에 검찰 조직까지 비판하며 여권 후보들과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 대표에 대한 호위무사까지 자처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선 신인 7명 중 2명이 이 대표와 같은 중앙대 법대 출신이다. 광주 광산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균택 전 고검장은 최근 CBS 라디오에서 “검찰 재직 당시 공무원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던 인물이 윤석열, 한동훈”이라며 “이들을 제대로 심판할 수 있는 사람, 검찰 조직을 제대로 알고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광주 서을 지역구를 노리는 양부남 전 고검장도 “당 대표에 대한 부당한 수사와 사법적 압박에 대응하면서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는 윤석열 정부에 분노했다”고 자신이 ‘반윤 검사’임을 명확히 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박 전 고검장은 이 대표의 검찰 조사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변호인으로 이 대표 곁을 지켰고, 양 전 고검장은 당 법률위원장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반을 관리해 ‘이재명의 방패’로 불린다.국회입법조사처장을 지낸 김하중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은 “무도한 검사독재로부터 이 대표를 지키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이 현역인 경기 화성을에 민주당 옷을 입고 출마했다. 검사 출신 후보들이 윤 대통령이나 이 대표와의 친분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호가호위 처세술”이란 비판도 나온다. 검사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면 얼마나 본인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소신과 강단을 가졌는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어떤 계획과 열정이 있는지 보여야 한다”며 “내 뒤에 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천박한 자기 과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에서도 두 진영으로 갈려 싸우던 사람들이 ‘정권 대리전’의 전면에 나선다니 씁쓸할 따름”이라고 했다.● 현직 검사들도 잇달아 출사표 이번 총선에선 이례적으로 현직 검사들의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 시절 지인들에게 정치적 문자메시지를 돌려 논란을 빚은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가 경남 창원 의창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와 중앙대 동문인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출마를 선언하며 “진짜 검사가 나서서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했고, 이 대표에 대해선 “정말 먼지 한 톨 나오지 않아 깜짝 놀랐다”고 엄호했다. ‘친문 검사’로 분류되는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현직 검사 신분으로 전북 전주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사표 수리가 되지 않았지만 이른바 ‘황운하 판례’에 따라 출마가 가능하다. 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울산경찰청장 시절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기소돼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제기된 당선 무효 소송에서 대법원은 “사직원 접수 시점에 직을 그만둔 것으로 간주된다”며 황 의원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김 검사에 대해 해임을 권고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서 “윤석열 사단은 전두환의 하나회에 비견된다”고 한 이 연구위원을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했지만, 징계를 받더라도 출마는 문제가 없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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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 징역 18년” 반도체 등 기술유출 막는다

    앞으로 반도체 등 국가핵심기술 유출범에 대한 처벌을 최고 징역 18년으로 강화하라는 대법원 권고가 나왔다. 초범이어도 실형 선고를 권고하고, 유출이 미수에 그쳤어도 빼돌린 기술을 완전히 반환해 폐기하지 않으면 형을 깎아주지 않기로 했다. 대법원의 양형 기준이 법정 최고형에 비해 턱없이 낮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논란이 일자 양형위원회가 권고 형량을 대폭 상향한 것. 19일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상원)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지식재산·기술침해범죄 양형 기준 수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양형위는 별도 양형 기준이 없었던 ‘국가핵심기술 등 국외 침해’ 조항을 신설해 최대 징역 18년형까지 선고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기존엔 영업비밀 침해 행위와 같은 유형으로 묶여 최고 형량이 징역 9년에 그쳤던 산업기술 해외 유출 범죄에 대해서도 징역 15년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양형 기준을 고쳤다. 그간 반도체 등 국내 기업의 핵심 기술을 나라 밖으로 빼돌리는 범죄가 끊이지 않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양형 기준이 낮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 2019년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으로 기술유출 범죄 형량이 늘었지만 정작 법원의 양형 기준은 그대로라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사례가 속출한 것. 하지만 이번 양형위의 결정으로 법원이 유출범에게 중형을 선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형위는 국가핵심기술과 산업기술을 빼돌린 경우 초범이라도 정상을 참작하지 않도록 하고 집행유예를 제한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또한 유출 대상이 복제가 쉬운 디지털 설계도 등인 점을 고려해 유출 시도가 실패했더라도 피해물을 되돌려 받아 완전히 폐기된 경우에만 형을 줄이는 요소로 삼기로 했다. 유출된 기술의 금전 가치를 객관적으로 산정하기 어려운 특성을 고려해, 가중 처벌 대상에 ‘상당한 금액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된 특허권, 영업비밀, 기술 등을 침해한 경우’도 포함하도록 했다. ‘비밀 유지에 특별한 의무가 있는 자’의 범위에 거래처와 파견직원 등을 명확히 포함해 기술 유출 시 가중 처벌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은 공청회 등을 거쳐 3월 25일 확정될 예정이다.핵심기술 유출 초범도 실형… 거래처 직원도 가중처벌 대상에 [기술유출 양형기준 상향]大法, 처벌강화 양형기준안 의결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기술 유출땐, 전과 없다는 이유로 집유 선고 못해대법 “엄정한 양형, 국민 공감대 반영”… 산업계 “기술안보 장치 마련돼” 환영 “기술침해(해외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엄정한 양형을 바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반영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상원)는 19일 반도체 등 국가핵심기술 유출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새 양형기준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초경쟁 시대에 우리 기업의 핵심기술이 중국 등 해외로 유출돼 국가 경쟁력이 훼손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법적 토대가 마련되지 않아 처벌이 미약하다는 비판을 양형위가 전면 수용한 것이다.● 초범도 가급적 실형, 거래처 직원도 가중처벌 대상 이번 개정안은 국가핵심기술 유출사범에 대한 양형기준을 새로 만들고, 지금까지 영업비밀 침해행위로 분류돼 처벌이 약했던 산업기술 유출 범죄를 따로 떼어내 최고 형량을 대폭 높인 게 핵심이다. 양형위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13개 분야 75개인 국가핵심기술을 해외로 유출한 사범의 경우 △감경(징역 2∼5년) △기본(3∼7년) △가중(5∼12년) 영역으로 양형을 권고했다. 가중 처벌할 조건이 형을 깎아줄 조건보다 2개 이상 더 많으면 형량을 최고 1.5배까지 올릴 수 있다. 죄질에 따라서는 가장 엄중한 징역 12년의 1.5배인 징역 18년까지 선고를 권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양형위는 가중처벌 조건도 대폭 넓혀 현실화했다. 우선 기술 유출 시 가중처벌을 받는 ‘비밀 유지 의무자’의 범위를 ‘계약관계 등에 따라 비밀을 유지할 의무가 있거나 그에 준하는 경우’로 폭넓게 정의했다. 현재는 ‘대상기관 임직원’ 등으로 정의돼 있는데, 실제로는 거래처 직원이나 파견직 등을 통해서도 기술이 유출된다는 산업계 의견을 반영했다. 반면 유출범이 집행유예로 빠져나갈 구멍은 좁힌다. 초범이라는 사실은 앞으로 집행유예를 내릴 주요 사유에서 제외한다. 기술 유출범 대다수는 전과 없이 살다가 ‘한탕’을 노리고 기술을 빼돌리는데, 적발돼도 초범이라며 실형을 면하는 게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따랐다. 다만 법정 형량이 ‘3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규정된 국가핵심기술 유출사범을 양형기준상 최고 형량(18년)까지만 처벌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판사의 재량에 따라 이보다 강한 처벌을 내릴 수도 있다. 양형위 관계자는 “양형기준은 70∼80%가량의 일반적 사건에 대한 권고안”이라며 “원칙상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범에겐 유기징역 최고치인 징역 30년형까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영업비밀 해외 유출과 동일하게 취급돼 최대 9년형에 그쳤던 산업기술 해외 유출도 양형기준이 별도로 생기면서 최대 권고형량이 15년형까지 높아졌다. ● 산업계 “핵심기술이 안보와 직결, 공감대 반영” 국가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인 기술이 고액 연봉을 받고 이직하는 전직 직원 등에 의해 중국 등 해외로 새 나가는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목소리는 이전부터 계속돼왔다. 한국의희망 양향자 의원실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이 적발한 기술유출 적발 현황은 2019년 14건, 2020년 17건, 2021년 22건, 2022년 20건, 지난해 23건으로 증가세다. 최근 5년간 유출된 기술은 반도체가 38건(39.6%)으로 가장 많았고 디스플레이(16건·16.7%), 자동차(9건·9.3%), 배터리(7건·7.2%) 등이 뒤를 이었다. 2016∼2018년 1건이었던 반도체 기술 해외 유출은 지난해 13건까지 늘었다. 이에 2019년 8월 국가핵심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산업기술보호법이 개정됐지만 정작 관련 양형기준은 4년여 동안 마련되지 않았다. 산업기술 유출 범죄를 맡았던 한 수사관은 “국가핵심기술을 유출하고도 집행유예에 그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최근 기술 유출이 잦았던 반도체업계를 포함한 산업계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제도적인 장치가 하나 더해졌다”고 평가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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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공관위원장에 판사출신 정영환 교수… 당내 “또 법조인”

    국민의힘이 4월 총선 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판사 출신인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64·사법연수원 15기·사진)를 5일 내정했다. 검찰 출신 비대위원장과 판사 출신 사무총장, 변호사 비서실장에 이어 또 법조인 인사를 중용한 것. 당내에선 “또 법조인이냐”는 반응도 나온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경기 수원 경기도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교수의 공관위원장 내정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공정한 법 연구로 유명하고 좌우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 판단으로 국민의힘의 설득력 있고 공정한 공천을 맡을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여권에 따르면 정 교수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장 인선 과정에서 대법원장 후보군으로도 검토된 바 있다. 법조계에선 정 위원장이 한국법학교수회 회장을 지냈던 2022년 5월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국민의 기본권 훼손”이라며 강력히 반대해온 것을 윤석열 대통령이 눈여겨봐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12월 정 교수는 법학교수회장 자격으로 윤 대통령과 ‘대한민국 헌법 정신과 법치주의 확산 방안’을 주제로 오찬 간담회도 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 대립할 때는 “검찰 내부 목소리 등을 조합해 볼 때 추 장관이 좀 더 신중했어야 할 필요는 있다”고도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나 한 위원장과는 출신 대학도 다르고, 판사 출신이라 사적인 인연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위원장은 강릉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뒤 1989년 부산지법 울산지원 판사로 임관해 서울고법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역임한 후 법복을 벗고 2000년부터 모교에서 법대 교수를 지냈다. 한국민사집행법학회장을 지내는 등 민사법 분야 권위자로 꼽힌다. 민주당이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를 공관위원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국민의힘까지 당 외부 인사이자 교수를 공관위원장으로 인선하면서 정치권에선 공관위의 권한이나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두 차례 총선에서 여야가 모두 내부 출신 인사들을 공관위원장에 앉힌 것과 달리 두 교수 모두 정치권과 특별한 연이 없고 당내 사정에 밝지 않아 오히려 여야 대표의 공천 주도권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일각에선 “정치권과 인연이 없어 공천 과정에서 눈치보지 않고 ‘물갈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외부인사 등 15명으로 구성된 공관위 인선을 마무리지었다. 당연직인 조정식 사무총장,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 이재정 전국여성위원장 등 현역 의원 3명과 함께 1990년대 유명 만화 ‘풀하우스’ 작가인 원수연 세계웹툰협회 회장과 박희정 전 국무총리 직속 청년정책조정위원 등이 공관위원으로 임명됐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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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대 “법원, 국민들 기대 아직 충족 못시켜”… 고개 숙인 취임사

    “법원은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 재판 제도와 사법행정에 걸쳐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국민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조희대 신임 대법원장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조 대법원장은 또 “지난날 서슬 퍼런 권력이 겁박할 때 사법부는 국민을 온전히 지켜주지 못했다”며 “평등의 원칙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빈부 간에 심한 차별을 느끼게 했다”고도 했다. 권위주의 독재정권 시절 각종 과거사 사건부터 최근 재판 지연까지 다양한 이유로 국민적 신뢰를 잃은 현 사법부에 대한 통렬한 반성의 뜻을 밝힌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동시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헌법 1조),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10조) 등 헌법 조문을 인용하며 “사법부는 기본권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라며 사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 “불공정하게 처리한 사건이 한 건밖에 없다는 게 자랑거리가 아니라, 그 한 건이 사법부의 신뢰를 통째로 무너지게 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며 법관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조희대 사법부’의 기틀을 다질 내년 2월 정기 법관 인사에 대해선 “업무 환경의 변화를 세심히 살펴 효율적이면서도 공정한 인사 운영 제도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사법부의 숙원인 법관 증원과 함께 법원 공무원의 전문성 및 역할 강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75일 만에 마무리된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로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조 대법원장은 이날 19분 만에 취임식을 마치고 바로 업무에 착수했다. 이날 취임식은 대법원 2층 중앙홀에 간이식 접이의자 200여 개를 놓고 간소하게 열렸다. 전임인 김명수 전 대법원장 취임식이 열렸던 1층 대강당(600여 석)에 비하면 3분의 1 규모다. 전국 각급 법원장을 모두 초청하던 관례도 깨고 현직 법원장 중에선 윤준 서울고법원장만 취임식에 초청했다. 통상 취임사 낭독 후 내·외빈과 서서 음료를 마시며 덕담을 나누는 ‘경축소연’ 순서도 생략했다. 그 대신 취임식 전 대법원 11층 대접견장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원석 검찰총장, 이완규 법제처장 등 사법부 관련 외부 귀빈들과 차담회를 가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취임식 행사는 최대한 간소화하고 신속하게 업무에 돌입하자는 조 대법원장의 강한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법원장은 취임식 전 방문한 국립서울현충원 방명록에는 ‘국민의 자유와 행복’이라고 적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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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曺 “재판 신속하게… 대법관 2명 후임 제청 당장 진행”

    조희대 대법원장이 8일 취임 일성으로 “사법부 구성원들이 심기일전해 재판과 사법행정 모두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국회 인준 표결 통과 직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앞에서 “겸손한 자세로 최선을 다해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11일로 예정된 공식 취임식 전 업무에 착수해 75일 만에 끝난 수장 공백의 여파를 신속히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내년 1월 1일 퇴임하는 안철상 민유숙 대법관의 후임 임명 제청에 대해 “당장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의 발언 직후 대법원은 12일부터 대법관 제청 대상자 선정을 위한 첫 단계인 대국민 천거를 받겠다고 밝혔다. 다만 후임 대법관 제청 절차가 바로 진행돼도 국회 인준 절차에 적어도 3개월가량이 소요돼 내년 1, 2월 대법관 2명의 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임 임명은) 빨라야 내년 3월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재판 지연 문제에 대해선 “가능한 시행 방안을 찾고 이달에 예정된 법원장 회의에서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청문회에서 법원장이 직접 장기미제 사건을 담당하고 1심 단독재판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조 대법원장은 ‘법원장이 직접 재판을 맡아야 한다’는 소신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법원장이 청문회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조건부 구속영장 제도와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등 형사사법체계 개편안도 본격적인 검토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속영장을 발부해도 거주지 제한 등의 조건을 달아 석방하는 조건부 구속영장 도입을 두고 조 대법원장은 “취임 직후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검찰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실제 도입까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희대 사법부’의 기틀을 잡는 내년 2월 법관 정기인사 절차도 진행된다. 조 대법원장은 이번 인사에선 법원장 후보 추천제의 큰 틀을 유지하되 ‘인기투표’ 논란 등 문제점과 절차를 개선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법부 전산망을 겨냥한 해킹 의혹에 대해선 “관계기관과 협조해 조사하고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3-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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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대 “이재명 위증교사 합의부 배당, 특별한 문제 없어”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66·사법연수원 13기)는 최근 법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위증교사 사건을 판사 1명인 단독 재판부가 아니라 판사 3명인 합의부로 배당한 것에 대해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사형제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시기상조”라고 했고, 국회의 법관 탄핵에 대해선 “사법부의 독립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4일 조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 따르면 그는 서울중앙지법이 이 대표 기소 다음 날인 올 10월 17일 사건을 재정결정부에 회부한 후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에 맡긴 것에 대해 “‘법관 등의 사무 분담 및 사건 배당에 관한 예규’ 12조에 따라 사건 배당 확정 전 재정합의 결정을 통해 합의부에서 심판하기로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배당 주관자(형사수석부장)가 이를 재정결정부에 회부한 것 자체에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재정결정부에서 사건을 합의부에서 심판하기로 결정한 것은 독립된 재판에 해당하므로 구체적인 언급을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재정결정부 회부, 합의부 배당 모두 적법한 절차라는 취지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이 대표의 대장동, 위례, 성남FC 사건을 심리 중이다. 당초 이 대표 측은 위증교사 사건과 대장동, 위례, 성남FC 사건을 병합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따로 재판하기로 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선 따로 재판하기로 한 것은 환영하면서도 위증교사 사건을 합의부에 배당한 걸 두고 “판결이 늦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위증교사 사건은 사건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녹취록 등 증거가 분명한 만큼 단독 재판부가 별도로 심리할 경우 내년 4월 총선 전 1심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취지다. 조 후보자는 사형제 폐지 주장엔 “응보형으로서의 상징성도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여전히 이른 면이 있다”고 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에도 “남북이 대치하는 현실 등을 감안할 때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데 필요한 핵심 내용을 모두 폐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2021년 사법농단 의혹 여파로 국회가 헌정사상 처음 탄핵을 소추했던 임성근 전 부장판사 사건에 대해선 “법관에 대한 무분별한 탄핵 논의는 자칫 사법부와 법관의 독립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민주당이 주도하는 검사 탄핵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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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 “北 해킹” 통보에도… 법원, 협의요청 안해

    북한이 국내 사법부 전산망을 해킹해 소송 서류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가정보원이 올 3월 북한의 해킹 정황을 파악해 법원행정처에 통보했던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국정원은 이날 “올 3월 북(北)의 금융보안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악용한 해킹사고 대응 과정에서 관련 정황을 인지해 법원행정처에 통보한 사실이 있다”며 “당시 법원행정처가 자체 조사 후 유출 자료 확인 시 국정원과 협의하겠다고 했으나 이후 (법원행정처가) 협의를 요청한 사실이 없어 구체적 내용을 파악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국정원이 북한발 해킹 공격 정황을 인지해 통보했음에도 법원행정처가 8개월이 지나도록 피해 사실과 규모 등을 국정원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국정원 권고대로 해당 사이트를 차단한 후 별다른 문제가 없어 통보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 2월 초 자체 점검 과정에서 일부 서버가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며 “국정원이 3월 권고한 것은 다른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정찰총국의 해킹부대 ‘라자루스’가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2월 해킹과 국정원이 3월 통보한 건은 다른 사안이라는 것이다. 법원행정처는 2월 해킹에 대해 “(공격자를) 라자루스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고, 해킹 피해 규모에 대해서도 “소송서류 등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국정원은 “법원행정처와 협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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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 “北해킹” 통보에도… 법원, 협의 요청 안해

    국가정보원이 올 3월 북한에 의한 국내 사법부 전산망 해킹 공격 정황을 인지해 법원행정처에 통보했던 것으로 1일 확인됐다. 법원행정처는 2월 초 자체 점검을 통해 서버에서 해킹 수단인 악성코드를 발견한 데 이어 3월 국정원으로부터 북한 소행으로 의심되는 해킹 정황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날 “올 3월 북(北)의 금융보안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악용한 해킹사고 대응 과정에서 관련 정황을 인지해 법원행정처에 통보한 사실이 있다”며 “당시 법원행정처가 자체 조사 후 유출 자료 확인 시 국정원과 협의하겠다고 했으나 이후 (법원행정처가) 협의를 요청한 사실이 없어 구체적 내용을 파악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국정원이 국내 사법부 서버를 겨냥한 북한발 해킹 공격 정황을 인지해 통보했는데, 법원행정처가 8개월 넘도록 피해 사실과 규모 등을 국정원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올 2월 초 자체 보안점검 과정에서 일부 서버가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을 탐지 확인했다”며 “국정원이 3월 보안권고한 것은 이와 별도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전날 한 언론이 보도한 북한 해킹부대 ‘라자루스’에 의한 사법부 서버 해킹 피해와 국정원의 통보 건은 다른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3월에 국정원에 통보받은 건은 북한 소행으로 의심되는 악성사이트 관련”이라며 “국정원 권고대로 해당 사이트를 차단한 후 별다른 문제가 없어 국정원에 통보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법원행정처는 2월 발견한 악성코드에 대해 “(공격자를) 라자루스로 단정할 수 없다”며 “악성코드가 탐지된 장비는 자료가 임시적으로 저장됐다가 삭제되는 서버”라고 했다. 또한 해킹 피해 규모에 대해선 “외부사이트와 다량의 통신을 하는 인터넷 특성상 데이터의 세부사항 특정이 불가해 소송서류 등 유출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국정원은 “법원행정처와 협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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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현직 치안정감-치안감 ‘브로커 연루’ 수사

    ‘검경 사건 브로커’ 성모 씨(61·수감 중)와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치안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추가로 현직 치안정감과 치안감도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성 씨의 사건 무마 및 인사 청탁 혐의 등과 관련된 인물이 총 120명가량인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검사 김진호)는 성 씨가 가상화폐 사기 혐의를 받는 탁모 씨(44·수감 중)의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18억54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 무마를 청탁한 대상을 확인하고 있다. 탁 씨는 지난해 초 성 씨에게 13억 원가량의 금품을 건네며 서울경찰청이 수사 중인 비트코인 투자 사기 사건 무마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탁 씨는 이후 주변에 “처음에는 서울경찰청에서 3개 혐의로 강도 높게 수사를 받았지만 청탁한 뒤 혐의 2개는 가볍게 처벌받고 1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자랑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전직 경무관 장모 씨(59)를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다. 또 현직 치안정감 A 씨와 치안감 B 씨가 관여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치안정감은 경찰청장(치안총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경찰 계급이고, 치안감은 그다음이다. 탁 씨는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도 광주 광산경찰서가 수사하던 가상화폐 사기 사건 무마를 위해 성 씨에게 4억여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성 씨는 2000년경 광주 북부경찰서 교통심의위원을 지내며 경찰과의 관계 구축을 시작한 뒤 골프 모임을 10여 개 운영하며 경찰과 검찰, 지방자치단체 등과 관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또 경찰들에게 승진 청탁을 해 주겠다며 한 명당 1500만∼3000만 원을 받고 일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수사 무마, 인사 청탁, 지자체 공사 수주 비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총 120여 명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인사 청탁과 함께 금품 수수 혐의를 받는 전직 치안감은 15일 경기 하남시의 한 야산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로 발견됐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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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檢, 현직 치안정감-치안감 ‘브로커 연루’ 수사

    ‘검경 사건 브로커’ 성모 씨(61·수감 중)와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치안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추가로 현직 치안정감과 치안감도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성 씨의 사건 무마 및 인사 청탁 혐의 등과 관련된 인물이 총 120명가량인 것으로 보고 있다.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검사 김진호)는 성 씨가 가상화폐 사기 혐의를 받는 탁모 씨(44·수감 중)의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18억54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 무마를 청탁한 대상을 확인하고 있다.탁 씨는 지난해 초 성 씨에게 13억 원가량의 금품을 건네며 서울경찰청이 수사 중인 비트코인 투자 사기 사건 무마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탁 씨는 이후 주변에 “처음에는 서울경찰청에서 3개 혐의로 강도 높게 수사를 받았지만 청탁한 뒤 혐의 2개는 가볍게 처벌 받고 1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자랑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전직 경무관 장모 씨(59)를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다. 또 현직 치안정감 A 씨와 치안감 B 씨가 관여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치안정감은 경찰청장(치안총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경찰 계급이고, 치안감은 그 다음이다. 탁 씨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광주 광산경찰서가 수사하던 가상화폐 사기 사건 무마를 위해 성 씨에게 4억여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성 씨는 2000년경 광주 북부경찰서 교통심의위원을 지내며 경찰과의 관계 구축을 시작한 뒤 골프모임을 10여 개 운영하며 경찰과 검찰, 지방자치단체 등과 관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또 경찰들에게 승진 청탁을 해 주겠다며 한 명당 1500만~3000만 원을 받고 일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수사 무마, 인사 청탁, 지자체 공사 수주 비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총 120여 명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인사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 혐의를 받는 전직 치안감은 15일 경기 하남시의 한 야산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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