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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감독이 경기 도중 전반전이 끝나고 라커룸에서 선수에게 질책하고 수건을 던진 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로 인해 농구계가 한동안 시끄러웠다. 수건을 맞은 A선수는 바로 팀을 나왔다. 이어 KBL(한국농구연맹)의 클린바스켓볼센터는 관련 제보를 받았다. 수건 던진 행위를 인정한 김승기 전 소노 감독은 자진 사퇴했다. KBL은 지난달 29일 김 감독에게 자격정지 2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소노는 감독을 새로 선임했다. A선수는 이후 팀에 복귀해 경기에 나서고 있다. 김 감독의 일은 이유를 불문하고 잘못한 것이다. 비판 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김 감독이 자진 사퇴한 이후 피해자 A선수에 대한 심상치 않은 폭로가 터져 나왔다. 그가 대학 4학년 때 농구부 후배들을 심하게 괴롭히고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결국 A선수가 학폭 가해자라는 주장이다. 폭로 내용이 애매하다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그 내용이 아주 구체적이다. 민감한 사안이라 전후 사정을 알 만한 사람이라도 웬만하면 말 꺼내기를 주저하는데, A선수와 대학에서 농구를 같이 했던 후배 선수들이 폭로된 제보 내용을 부인하지 않는 모양새다. A선수의 학폭 의혹을 처음 제보한 이는 프로농구 선수 출신 B 씨다. 지금은 은퇴를 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다. A선수의 대학 농구부 후배인 B 씨는 A선수의 학폭 정황을 KBL에 알렸다. 네티즌들이 많이 드나드는 인터넷 커뮤니티 포털에도 B가 제보한 글이 올라와 있다. 클린바스켓볼센터에 신고한 내용과 같다. “A가 감독에게 수건으로 맞고 팀을 나갔다는 소식을 듣고 주체할 수 없는 분노에 차올랐다. 돌아가고 싶지 않은 대학 시절을 다시 회상하게 됐다. A가 과거 본인이 저지른 중대한 일을 폭력으로 생각하고 있을지 의문이 들고, 본인의 권리를 찾기 전에 과거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인가 궁금증에 휩싸였다. 본인의 잘못을 아는지 묻고 싶다.” B 씨와 연락을 취했다. 그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제보 내용이 맞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B 씨는 본인이 KBL에 A선수의 학교 폭력에 관해 신고했고, 커뮤니티 포털에 올라온 글도 자신이 작성한 것이라고 했다. ● 한달 간 20여일, 이유 없이 ‘원산폭격’ 당해B 씨가 언급한 A선수의 괴롭힘 정황은 크게 4가지다. 이 중 3가지는 이해할 수 없는 심부름과 돌출 행위 등에 의한 시달림이다. 핵심은 물리적 가해다. B 씨는 A선수가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후배들에게 ‘원산폭격(머리를 바닥에 박게 하는 가혹행위)’을 시켰다고 했다. 농구부에서 ‘원산폭격’은 ‘옥상 대가리’, ‘원정 대가리’, ‘해외 원정 대가리 ’로 통했다고 했다. 운동부 숙소 옥상에서 그리고 국내, 국외 대회와 전지훈련에서도 후배들에게 원산폭격 지시가 이어졌다고 했다. 머리를 바닥에 박은 상태에서 발로도 차였다고도 밝혔다. 당시 4학년이던 A선수의 폭행은 1~3학년 후배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고 했다. B 씨는 “한 선배는 A에게 각목으로 맞아 기절까지 했다며 나에게 위로 아닌 위로를 해줬다”고 전했다. 토요일 외박하는 날에도 A선수가 후배들을 숙소 옥상으로 불러 같은 기합을 줬다는 B 씨는 “한 달에 20일 가까이 머리를 박았다. 그 후유증에 지금 시달리고 있다. 목과 허리디스크가 터졌고, 현재 왼쪽 팔과 다리 저림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다. 매달 신경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 때려 기절시켰다는 각목은 아이스하키 스틱 B 씨는 A선수와 함께 농구부에 있던 시간을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참았다고 했다. 잡음없이 대학을 졸업해 프로팀에 가야했기 때문이다. 주변에 얘기를 했다가 당사자에게 보복을 당할 두려움도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부상 정도나 폭행 당한 상황을 입증할 증거를 남길 생각을 못했다. 감독, 코치에게 고민을 털어놓거나 부모님 등을 통해 수사기관에 고소할 엄두도 못냈다고 했다. 하지만 A선수의 일에 대해선 같이 생활한 동기 등이 모두 공통된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어서 B 씨의 말을 그대로 옮긴다. - 그동안 참았던 건가.“내 또래 농구부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일이다. 수면 위로 안 올라왔을 뿐이다. 오래 참고 살아왔다. A를 형, 선배라고 부르고 싶은 생각은 없다. A가 사과를 단 한 번도 안 했지만 사과 받을 생각도 이제 없다.” - 대학을 들어가자마자 신입생 때의 일이다. “정말 죽고 싶었다. 농구를 잘하는 대학에 와서 운동한다고 너무 좋았는데 실상은 1학년 때부터 이상한 심부름하고, 기합 받고 맞다가 하루가 끝나니까 진짜 농구를 그만두고 싶었다.그런데 포기를 못한 건 부모님이 눈에 밟혀서였다. 어려운 가정 상황이었는데 끝까지 지원해주셨다. 조금만 더 하면 프로에 갈 수 있기 때문에 그만두지를 못했다. 숨 쉴 구멍이라도 있으면 더 열심히 했을 거다. 그런데 대학 1학년 때는 정말 숨을 내쉴 구멍이 없었다.”- 위로를 해준 선배는 각목으로 맞고 기절을 했다던데.“그 무렵 대학 동문 농구부 출신 선수들이라면 다 아는 얘기다. 30분에서 1시간, 길게는 2시간까지 머리를 박았다. 다른 형이 ‘나는 A 한테 각목으로 맞고 기절을 했는데 너희는 (각목으로) 맞지는 않았잖아’라고 해줬다. 위로였다.”- 각목은 어디서 난 걸까.“운동부에 아이스하키부가 있다. 그래서 운동부 숙소 옥상에 하키 스틱이 많이 널려 있었다. A가 하키 스틱으로 머리를 때리는 건 내가 못 봤는데, ‘빠따’를 치는 건 봤다. A는 누구 한 명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아래 후배들을 전부 옥상으로 불러 머리를 박게 했다. 농구부는 하루 훈련을 4번 한다. 그런데 여름에 점심 먹고 옥상에 올라가 머리 박게 해놓고는 진짜 2시간이 지나 나타난 적도 있다.” - A 선수의 동기들은 안 말렸나.“못 말렸다. 동기들끼리도 그리 친하지 않았다. A는 약간 ‘아웃사이더’였다. A와 동기 형들도 엮이기 싫어했다. A의 동기 다른 형이 나한테 새벽에 편의점 심부름을 시켜서 다녀오면 A가 혼을 냈다. 심부름 시킨 형이 나를 막아주다가, 더 이상 방어를 못해준다. 그러면 여지없이 옥상에서 머리를 박았다.”-원정에서도 ‘원산폭격’이 있었다고.“중국전지훈련을 가서도 머리를 박았다. 거기는 호텔 바닥이 대리석이다. 상상이 가지 않나? 지방으로 대학리그 경기를 하러가면 모텔을 숙소로 잡는다. 모텔 방이 비좁은데 A가 그 방에 전부 모아놓고 머리를 박게 한다. 선수들끼리 이리 저리 엉키게끔 한다. 그럴 때면 차라리 운동부 숙소 옥상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어떻게든 기합을 줄 이유를 만들었던 건가.“경기에 지거나, 경기 내용이 안 좋으면 무조건이다. 식당 정리가 안 됐다는 이유로도 머리를 박았다. 주장 형한테 얘기해서 허락을 받고 외출을 했는데 자기한테는 얘기를 안했다고 혼이 난 적도 있다.”-A선수가 졸업했을 때 어땠나.“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을 때였다.” - 몸은 괜찮나. “대학 1학년 때 머리를 하도 박아서 목과 허리가 크게 안 좋아졌다. 대학 2~4학년 때는 어리니까 그래도 버텼다. 프로에 오니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단 번에 어디가 안 좋은지 알더라. 은퇴하고 나서는 디스크가 터져 있는 것도 몰랐다. 후유증 때문에 지금은 왼쪽 팔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신경치료를 받지 않으면 일상 생활이 어렵다. 진짜 농구를 잘하려고 대학에 갔는데 몸이 1학년 때 다 망가져서 버티다 졸업을 하고 프로에서 농구를 일찍 그만뒀다. 억울하다.”B 씨는 스포츠윤리센터에도 A선수에 대한 학폭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조만간 센터에서 진술을 할 예정이다. B 씨 말고도 A선수의 대학 후배 다른 선수들 다수를 접촉했는데 역시 B 씨와 같은 피해를 당했다고 했다. 또 다른 후배 현역 선수는 “제보 내용이 100% 맞다. 오히려 정말 심한 건 빼놓은 것 같다. 당시 나도 A선수로 인해 상당히 힘들었다”고 전했다. 피해 정황를 듣는 과정에서 음료수 뚜껑에 머리를 박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A선수의 대학 후배인 또 한 명의 선수도 “알려진 제보 내용은 사실이다. 조금 다르다는 거짓말을 할 수 없을 정도다. 나도 대학 때 충격이 커 나중에 마주쳐도 인사도 안 한다”고 했다. 소노 구단은 A선수의 학폭 의혹에 관해 자체적으로 사실 관계 파악을 한 상황이다. 소노 관계자는 “심각성을 알고 있다. 대학 때의 일이라 KBL 조사 등을 지켜보고 대응을 하려는 중”이라고 말했다. A선수는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A선수가 김 감독과 벌어진 분쟁 과정에서 선임한 변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A선수 학폭 의혹과 관련해서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전했다. A선수는 구단이 학폭 제보 관련 사실 관계 확인을 할 때마다 변호사와 연락하라는 입장을 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관계를 따져봐야할 A선수의 지난 행위를 언급하는데 있어서 후배들이 눈치를 본다던가, 숨길 생각이 안 보인다. 신고 내용보다 더 구체적인 정황을 얘기하고, 더 구체적으로 말하겠다는 당사자도 있다. A선수는 감독에게 수건을 맞고 팀을 바로 나왔다. 감독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팀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본인은 감독의 행동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집 근처로 찾아간 김 감독과의 만남도 거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을 통해 피해자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중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A선수가 대학 후배들과는 반대 입장에 있다.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A선수에게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선수들은 하나같이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고 했다. 아직 코트에서, 같이 뛰는 선수들도 있고, 농구계에서 어쩔 수 없이 마주치고 있다. 그 자체로 고통이라고 했다.경기력에 영향을 받을 여지도 있다. 그래서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인격 형성이 되고 올바른 사람 관계의 인식이 자리 잡는 성인의 나이일 때, 같이 운동을 하는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일방적인 가해와 피해가 일어났다. 후배들은 A 선수가 ‘결자해지(結者解之)’할 시간은 이미 지났다고 본다. 사안이 가볍지 않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라대(총장 김응권)가 지난달 27~3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지식재산대전’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 은, 동상을 수상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했다. 한라대는 미래형자동차기술융합혁신인재양성 사업단(단장 고국원) 소속의 미래모빌리티공학과, 컴퓨터공학과, AI정보보안학과, IT소프트웨어학과 학생들이 참가했는데, 기업과 공동으로 개발한 3개의 지적재산권을 출품해 모두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금상은 ‘터널감시 로봇 및 이러한 터널감시 로봇을 이용한 터널 감시 시스템’이, 은상은 ‘통신제어모듈을 이용한 자동 주차 장치’가, 동상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다자간 데이터 처리 시스템 및 그 방법’이 각각 차지했다. 이들 출품작은 모두 미래형 자동차 기술을 활용해 관련 기업들과 협력하면서 획득한 원천 기술을 특허 출원한 것들이다.이번 성과는 한라대의 미래형자동차기술융합혁신인재양성 사업단이 운영 중인 ‘aMAP(AI Mobility Accelerator Platform)’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은 aMAP을 통해 모빌리티 설계, 시뮬레이션, 제작 및 소프트웨어(SW) 역량을 강화하며 실무 능력을 배양해왔다. aMAP은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목표로 개발된 교육 플랫폼이다. 미래형 자동차 관련 기업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미래 모빌리티 전공 학생들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재직자들에게도 자율주행 자동차 및 디지털 전환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국원 단장은 “학생들이 산학프로젝트의 결과를 지식 재산원으로 출원하고 전문가들로부터 혁신성을 인정받아 매우 뜻이 깊다” 며 “앞으로도 미래형 자동차 분야에서 기업이 필요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한라대는 이번 수상으로 지속가능한 산학협력교육과정을 주도하는 aMAP을 활용해 미래형 자동차 기술 발전과 관련한 혁신 인재 양성을 가속화할 계획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늘봄학교·교육기부 박람회’가 다음달 13일(금)부터 15일(일)까지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9홀에서 열린다. 올해 13번째인 이번 행사의 슬로건은 ‘함께 즐기는 배움의 축제’다. 관람객들이 늘봄학교의 다양한 우수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교육기부’를 통해 늘봄학교 운영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정규수업 외에도 우수한 교육·돌봄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기업과 대학, 공공기관과 함께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다양한 사례도 접할 수 있다. ● 늘봄학교 체험 프로그램 박람회 기간 중 ‘늘봄학교 체험교실’, ‘부스별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공연, 연극, 마술쇼, 명사 특강 등 다양한 행사와 다채로운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우선, 늘봄학교 체험교실에서는 현재 운영 중인 늘봄학교 우수 프로그램을 선별해 교실과 유사한 공간에서 학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지역 대학들의 참여도 활발히 이뤄질 예정이다. 행사 첫째 날에는 호서대의 치어리딩 수업을, 둘째 날에는 이화여대의 음악연주 활동과 나무 만들기 활동을, 셋째 날에는 서울교대의 자율주행 자동차 활동 체험을 할 수 있다. 배움마당(교육), 솜씨마당(예술·제작), 놀이마당(신체·놀이), 새롬마당(과학·디지털) 총 4개 주제로 부스 약 120개가 운영된다. 각 부스에서는 늘봄학교 관련 기관·기업·협회 등이 참여한다. 정부와 시도교육청, 각종 재단·협회·기업 등이 그동안 교육 자원을 적극 지원해왔다. 대표적인 프로그램들을 이번에 박람회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산림청의 ‘야! 숲에서 놀자’, 환경부의 ‘환경놀이교실’, 국립부산과학관의 ‘인조이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충남교육청은 대학·지역과 연계해 치즈 만들기 ‘말랑말랑 쭉쭉’, 코딩 로봇으로 인형뽑기 등을 운영하고, 경북교육청은 다양한 디지털 도구와 친환경 놀이 체험이 가능하도록 ‘K-늘봄랜드’를 운영한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해양청소로봇’, ‘오조봇과 함께하는 컬러코딩’을 운영하고, KB금융, 삼성복지재단, 포스코1%나눔재단 등도 다양한 체험을 마련했다. 대한드론농구협회의 ‘드론농구’도 준비돼 있다. 늘봄테마파크는 농구, 볼링, 티볼, 디지털스포츠,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박람회 기간 내 상시로 운영할 예정이다. 현장 접수 및 사전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사전 신청은 ‘2024 늘봄학교·교육기부 박람회 누리집’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2024 늘봄학교·교육기부 박람회 프로그램 안내는 홈페이지 참조) ● 강연·공연·정책설명회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 과정에서 겪는 고민이나 궁금증 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각 분야의 저명인사를 초청해서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문 독서 프로그램, 자녀 교육 프로그램, 우주·항공 분야 특강이 예정돼 있다. 늘봄학교 등을 통해 실력을 키운 학생들이 치어리딩, 오케스트라, 보컬과 댄스 공연을 통해 그간 배운 실력을 한껏 뽐낼 예정이다. 이에 더해, 대학생 치어리딩 팀도 참여하여 멋진 공연으로 자리를 빛낼 계획이다. 아울러 보물찾기, 즉석사진찍기, 경품 뽑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열린다. 특히 이번에는 ‘미리 알아보는 늘봄학교’ 행사를 연다. 내년에 입학하는 예비 초등학생 및 유치원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늘봄학교를 소개하고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갖는 행사다. 늘봄학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상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늘봄학교는 올해 2학기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운영 중이다. 일단 초등 1학년이 대상이지만 내년에는 2학년, 2026년에는 초등 전 학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맞춤형 프로그램을 매일 2시간씩 연중 제공하는 등 정규수업 전후로 우수한 교육·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전국 학생들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80%를 넘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성공 이면에는 학교 구성원뿐만 아니라, 교육기부에 관심을 아끼지 않은 사회 전반의 숨은 주역들이 있었다. 단순히 양적인 확대를 넘어 우수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누구나 누리고 모두가 만족하는 늘봄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함께 우리 학생들을 키운다는 마음으로 교육기부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늘봄학교에서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이 가능하도록 사회 전반에서 앞으로도 많은 관심이 이어지길 기대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동아보건대(총장 이현주)는 지난 6일 간호학과 2학년 재학생 82명을 대상으로 제14회 나이팅게일 선서식과 13일 간호학과 4학년 재학생 129명이 참여한 제8회 학술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나이팅게일 선서식은 간호학과 2학년 학생들이 임상 실습을 시작하기 전에 하는 행사다. 연례 행사로 나이팅게일의 희생과 봉사 정신을 되새기며 간호 정신을 본받아 인류의 안녕과 간호 전문직의 발전에 기여할 것을 다짐한다. 이번 행사에는 이현주 총장, 이상심 전라남도 보건복지국장, 유혜경 전남간호사회 사무처장을 비롯해 인근 병원의 간호부장, 간호학과 교수진, 학부모 등 내·외빈이 참석해 학생들의 각오와 다짐을 응원했다. 선서식에 참여한 학생들은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정신을 상징하는 촛불을 들고 선서문을 낭독하며 예비 간호사로서 최선을 다해 실습에 임할 것임을 다짐했다. 이어 선·후배 축가와 교수진의 합창 공연으로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김금남 간호학과 학과장은 “이번 선서식을 통해 학생들이 나이팅게일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간호 전문직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헌신하는 간호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간호학과 학술제는 간호학과 4학년 학생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 간호 연구의 개념과 방법을 이해하고, 학습한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연구 포스터 전시, 연구논문 계획서 등을 발표했다. 이번 학술제에서는 간호학과 교수 2명의 논문 발표와 4학년 학생들의 연구 계획서 발표가 있었다. 특히 28편의 논문 계획서 중 우수한 4편이 학술상, 성실상, 참신상, 창의상을 수상하며 간호 연구의 창의적 교류의 장을 열었다. 동아보건대 간호학과 학술제는 학생들 간의 지식 공유와 교수진과의 소통을 통해 연구에 대한 깊이를 더하고 있다. 또 간호 연구 분야에서 창의적 접근을 장려하는 기회도 제공했다. 이현주 총장은 “제14회 나이팅게일 선서식과 제8회 학술제를 통해 학생들이 간호 전문직으로서의 소명 의식을 확립하고, 간호 연구와 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간호 분야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보건대 간호학과는 한국간호교육평가원이 주관하는 ‘2020년도 하반기 간호교육인증평가’에서 ‘간호학 학사학위 5년 인증’을 취득했다. 인증 기간은 2021년 6월 13일부터 2026년 6월 12일까지다. 2013년 4년제로 전환하면서 우수한 간호학사를 배출하고 있는 동아보건대는 2015년부터 시행한 간호교육인증평가에서 계속 인증을 이어가고 있다. 그만큼 간호학과 교육 과정 운영과 교육 여건이 우수했다는 것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성균관대(총장 유지범)는 지난 10월 30일∼11월 1일까지 6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성균국제솔라포럼 2024(SISF 2024)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7일 밝혔다. SISF는 매년 특정 주제와 관련한 전세계 과학자들이 연사로 참여하고, 관련 학계 및 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최신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는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지구에서 우주까지’라는 주제로 30여 명의 저명한 과학자와 약 320명의 관련 학계 및 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과 에너지 전환의 미래를 집중 논의했다. 특히 기존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 대비 높은 효율과 낮은 제조 비용을 자랑하는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기술이 항공우주 분야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의 장이 마련됐다. 포럼의 조직위원장이자 세계적 태양전지 연구 권위자인 박남규 교수도 “페로브스카이트 기술이 지구를 넘어 우주로 확장되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활용한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의 선구자이다. 전환 효율을 10년 만에 3%에서 26.7%로 끌어올리는 세계적인 업적을 이루어냈다. 그 공로로 2024 에니(Eni)상 ‘The Energy Frontiers’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에니상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연구와 탈탄소화 기술에 기여한 연구자에게 수여되는 세계적 권위의 상이다. 박 교수는 “이번 에니상 수상과 SISF 2024가 성균관대학교와 대한민국의 연구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를 멈추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성균관대는 SISF 2024 개최가 글로벌 에너지 연구 분야에서 한국과 성균관대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학교 측은 “SISF는 세계 에너지 기술을 선도하는 학문적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술 발전과 국제적 협력 강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단국대 이지현 학생은 문예창작과 전공으로 입학했다. 과에서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고 전달하는 ‘스토리텔링’ 기술을 배우고 있다. 적성에도 잘 맞았다. 다만 진로나 취업은 고민이었다. 주변 지인 중에서는 문예창작 관련 일은 부업으로 할 수도 있으니 본업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을 찾아보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문예창작과 학생이 바이오헬스 공부에 빠지다고민이 깊어가던 중 ‘바이오헬스’라는 새로운 분야를 접하게 됐다. 대학에서 관련 홍보를 집중적으로 실시하던 때였다. 이를 통해 취업에 대한 걱정과 불안도 말끔히 씻어낼 수 있었다. 인생 진로를 찾은 셈이다. 이지현 학생은 학교에서 개설한 바이오헬스 분야의 기초, 전문, 심화 과정, 현장 실습 과목을 차례로 수강했다. 일주일 가운데 4일은 일반 수강 과목을 듣고 금요일에 바이오헬스 과목 강의를 집중적으로 들었다. 학기 학점이 4.0이 넘어 추가 수강을 할 수 있었는데, 이것도 바이오헬스 분야로 채웠다. 이 과목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상명대, 홍익대, 대전대, 우송대, 동의대, 원광보건대 등 다른 학생들과 같이 강의를 듣는다는 것이다. 통합 클라우드 기반의 학습관리시스템에서 프로젝트도 같이 하고, 실습도 함께 한다.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소통과정을 배우는 것이다.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비교하고, 나중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공유한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점도 다른 대학 학생들의 발표와 과제 등을 통해 깨우치는 경우도 적잖다. 그 과정에서 긍정적인 경쟁 심리도 갖게 됐다.● 수도권-비수도권 대학 자원 활용한 ‘콜라보’ 이런 일이 가능한 데에는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 사업(COSS·Convergence & Open, Sharing System)’이 있다. COSS는 대학 간 융합, 개방, 협력을 통한 국가 차원의 첨단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여러 대학으로 구성된 연합체(컨소시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개별 대학 차원의 인적, 물적 자원만으로는 효과적인 인재 양성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 의식에서 시작됐다. 2021년 8개 컨소시엄을 시작으로 현재 18개 분야 컨소시엄이 선정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컨소시엄에는 연간 110억 원 내외의 자금이 지원된다. 컨소시엄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이 조합을 이룬다. 분야별로 주관대학을 선정하고 컨소시엄으로 묶인 대학들이 흩어진 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한다. 대학별로 강점이 있는 교수진, 교육 콘텐츠, 시설, 기자재를 공동으로 사용한다. 학생들은 전공과 관계없이 첨단 분야 교육 과목을 이수할 수 있다. 컨소시엄은 지자체 및 산업계와 협업해서 표준화된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진로와 취업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주력한다. 교육부는 지난해와 올해, 지역 전략 산업과의 연계를 보다 더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10개 분야에서 지자체 참여형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 타 대학 학생과 같이 공부하며 맞춤 진로 찾아COSS 사업을 통해 학생들은 누구나 타 대학 학생과 소통하며 원하는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AI 컨소시엄의 전남대·성균관대 등 7개 참여 대학은 교원·시설 등을 연계해 전공과 관계없이 원하는 학생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바이오헬스 컨소시엄도 단국대가 사업 주관대학으로 나머지 6개 대학과 협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지현 학생이 타 대학 학생들과 함께 바이오헬스 분야 공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학생들은 전공에 관계없이 마이크로 전공을 통해 첨단 분야 교육 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 가령 이지현 학생의 경우, 복수전공과 부전공, 마이크로 전공 형태로 학점을 이수하면 바이오헬스 분야 학위를 받고 세부 전공 수료증도 갖는다. 컨소시엄 대학들은 2026년까지 첨단 분야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인재 10만 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지현 학생은 “다른 대학 학생들과 같은 수업을 듣고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사업에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며 “홍익대 언니하고 수업을 함께 듣고 자주 소통하고 있어서 마치 같은 대학을 다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대학의 경계가 사라지고, 하나로 어우러진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또 “다른 학교에서 운영하는 수업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소통하다보니 시야도 넓어졌다”고 했다. 또 “바이오헬스 스타트업 경진대회에 나가 만난 대전대 학생들에게서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고,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가서도 다른 대학 학생들과 바이오헬스 분야에 관해 많은 의견을 나누면서 배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바이오헬스 분야 디자인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진로 목표도 생겼다. 환자들이 병원으로 갈 때까지의 여정을 함께 디자인하고 제안해주는 역할이다. 실감현실 상황에서 2차원, 3차원 영상화, 모델링을 통해 건강 관리를 해주고 의료 영상 분석, 의학 콘텐츠 제작 영상화 등으로 의학 생리, 병리 현상 예측을 한다. 미래모빌리티학과 전공으로 미래자동차 분야 컨소시엄에서 공부하고 있는 국민대 정태훈 학생은 “COSS를 통해 심층적으로 첨단 분야 공부를 하고, 보통 학과에서 접하기 어려운 플랫폼을 경험해보니 남들이 도전하지 않는 분야에 대한 생각과 아이디어도 많아진다”며 “학생들이 COSS를 일찍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OSS 콘텐츠 알리는 ‘CO-SHOW’ 처음 열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COSS를 통해 컨소시엄별 사업단이 개발한 교육 콘텐츠를 직접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코쇼(CO-SHOW)’를 지난 20∼22일까지 사흘간 대구 엑스코 서관전시홀에서 개최했다. 사업 성과를 일반인들에게 알리고, 미래 첨단 분야 인재가 될 초, 중, 고교 학생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번 행사에는 18개 컨소시엄에서 66개 대학, 106개 사업단이 참여했다. 이들은 미래자동차를 비롯해 AI(인공지능), 차세대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지능형 로봇 등의 분야에서 29개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전공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프로그램 체험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AI 분야에서는 가상 인물로 변신할 수 있는 체험(잘생김드림)과 인공 지능과의 대화를 통한 주문 서비스 체험(말랑키오 탐구생활)이 눈길을 끌었다. 빅데이터 분야에서는 대학생들이 AI를 활용해 개발한 운동 자세 분석 체험이 인기였다. 이동 로봇을 조종해보고 햅틱 디바이스 같은 실감미디어를 활용한 롤러코스터, 쿵푸, 가야금 연주 등도 화제가 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800여 명의 대학생이 참가한 경진대회도 17개나 진행됐다. ‘교육 올림픽’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신성환 국민대 미래자동차 혁신융합대학 사업단장(COSS 협의회장)는 “첨단 기술 사업이라는 게 단일 지식이 아니라 다양한 지식들의 융합체다. 융·복합적 특성의 교육을 해야하는데 한 대학 또는 특정 학과가 교육을 전담하기 힘들기 때문에 정부와 대학이 힘을 합쳐 내놓은 게 COSS”라며 “대학간 개방, 공유, 협력이 이뤄지는 이 사업으로 대학생들이 어떤 수준의 교육 콘텐츠로 어느 정도 실력을 갈고 다듬고 있는지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CO-SHOW’를 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신 단장은 이어 “대학생들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또 한 번 자신감을 갖게 된다. 초, 중, 고교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는 진로 선택의 방향을 제시하는 가이드가 될 수 있다. 대학 교육의 수준을 알리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 이공계와 비이공계의 벽을 COSS가 점차 허물고 있는 것에 대학과 학생들의 만족감이 크다는 평가도 나왔다. 사업 구상과 진행 초기 단계에서 ‘화학적 결합’이 될 수 있을까라는 염려와 걱정이 컸지만 기우였음이 드러난 셈이다. 신 단장은 이에 대해 “각 대학에 있는 교수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컸다. 어떻게든 모아서 특별한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학교별로, 학생별로 차이가 있는데 이 간극을 좁혀주기 위해 눈높이 교육도 시도했다.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윤서 교육부 인재양성지원과 행정사무관은 “각 대학에서 산업계 의견을 계속 교과목에 반영하여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대학과 기업이 협업해서 만든 교육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교육환경에서 학생들은 첨단 분야 현장이 요구하는 인재로 성장할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대학의 학사 구조도 혁신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한석 한국연구재단 산학협력실장도 “교육청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으니 초, 중, 고 학생들도 첨단 분야 교육에 갈증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 COSS와 CO-SHOW가 계속 갈증을 해소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CO-WEEK 아카데미! 팝업 캠퍼스를 아십니까?COSS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는 핵심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코위크 아카데미(CO-Week Academy)’다. 첨단분야 핵심융합대학 18개 컨소시엄이 준비한 강의들을 한 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팝업 캠퍼스다. 융합-개방형 캠퍼스다.매년 한 번 열리는 데 제3회 행사가 지난 7월, 5일간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진행됐다. 올해의 경우 18개 분야에서 175개 강좌(대학주도형 112, 지자체 주도형 63)가 선보였다.COSS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의 재학생이라면 누구든지 수강이 가능했는데 2268명이나 참여했다. 강의를 들으면 계절학기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참가자 만족도 조사에서 행사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서 92.71점, 강의만족도는 93.16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강의에 흥미를 느낀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첨단 분야 혁신 융합대학 강의를 찾는다.신성환 단장은 “예를 들어 쳇 gpt 같은 대화형 AI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코위크 아카데미를 통해 쳇 gpt를 활용해 여러 프로그램을 짜고 챗봇 같은 것을 만들기도 한다. 그 경험을 내 전공에 적용해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는 기회”라고 했다.강의 외에도 로봇 명사와의 만남, 첨단 분야 기업 인사담당자와 함께 하는 취업 토크 콘서트, 교수들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첨단분야 교수자 심포지엄 같은 부대 행사도 열렸다. 내년에는 약 3500명의 학생을 동시간대 교육할 수 있는 제4회 코위크 아카데미를 계획하고 있다.대구=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라대(총장 김응권)는 22일 서울 강남구 아모리스 역삼점에서 열린 ‘2024년 가명 정보 활용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 1점과 우수상 2점을 수상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대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5개 부처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관해서 매년 열린다. 가명 정보 활용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와 신기술 발굴을 촉진할 목적으로 마련됐다. 가명 정보란 개인 정보의 일부 항목을 삭제하거나 변형해 추가 정보의 결합없이는 특정한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정보를 말한다. 이번 대회에는 공공기관, 기업,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101개 팀(활용 부문 65팀, 기술 부문 36팀)이 참가했다. 이 중 29개 팀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라대는 AI(인공지능) 정보보안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3개 팀이 수상했다.● 알츠하이머 진단 기술로 ‘최우수상’ 영예기술 부문에서는 보건·의료 데이터셋 (임상 데이터, MRI 이미지)과 AI를 활용한 알츠하이머 자동 진단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개발 과제가 주어졌다. 한라대 AI정보보안학과의 H팀은 데이터의 안전성과 유용성을 극대화한 독창적인 가명 처리 기술을 선보여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같은 부문의 ‘너의 이름은’ 팀 역시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우수상을 따냈다.● 사회적 문제 해결 아이디어로 주목활용 부문에서는 사회적 문제 해결, 범죄 예방, 데이터 활용 사례 및 혁신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한라대 AI정보보안학과의 데이터 안심케어팀은 ‘낙후 지역 독거노인을 위한 스마트 건강 지원 솔루션’을 주제로 가명 정보를 활용한 혁신적 아이디어를 제시해 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김순석 교수(개인정보보호혁신인재양성사업 단장)는 “가명 정보를 안전하고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한라대는 가명·익명 처리 기술 교육과 현장 실무 역량 강화를 통해 데이터 활용 시대를 선도할 전문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경진대회 성과는 한라대의 뛰어난 데이터 활용 기술력을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또 AI 기반의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 분야에서 한라대의 입지를 강화하는 중요한 발판이 됐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22일은 ‘김치의 날’이었다.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김치의 재료가 하나하나(11월) 모여 22가지(22일) 이상의 효능을 나타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치의 날’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제5회 김치의 날 기념식이 열렸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마당에서는 ‘김장’ 행사가 열렸다. 세계김치연구소(김치연)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김치의 날 기념 ‘제2회 위킴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위킴 페스티벌’의 이름은 김치연의 영어 약칭인 ‘WiKim’에서 유래한 것으로, 김치 연구개발(R&D) 성과를 널리 알리는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발효과학, 김치의 미래를 부탁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제3회 김치 콘텐츠 창작 공모전’ 시상식과 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장,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샘 리처드 교수, 파브리치오 페라리 셰프 등의 강연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산업계, 학계 등에서 190여 명이 참석했다. 장 소장은 “이번 행사는 김치의 날을 맞아 김치의 과학적 우수성과 역사·문화적 가치를 국민과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다”라며 “연구소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국가 김치 산업 혁신 거점 기관’으로서 김치의 미래를 이끌 과학기술 혁신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높이겠다”라고 밝혔다. ‘제2기 글로벌 김치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리처드 교수는 ‘김치를 통해 배운 것들’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김치는 기적이다. 김장에는 한국의 공동체 정신, 배려와 나눔의 문화가 버무려져 있다”라며 “Korea is cool(한국은 멋지다)”이라고 말했다. 김치연은 2010년도에 설립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다. 김치의 가치와 효능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규명하면서 김치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한다. 김치 산업의 과학화, 김치의 세계화를 선도하며 김치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문화를 계승 발전한다. 지금까지 이룬 성과는 눈부시다. 김치연이 개발한 ‘김치 종균’ 37종은 김치의 맛과 품질 향상은 물론 김치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 현재 93개 업체가 김치연이 개발한 종균을 활용해 연간 3만6000톤의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과발효와 골마지 예방에 탁월해 수출 김치 업체에서 특히 수요가 많다. 김치 종균의 경제적 가치는 72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양념 속 넣기’ 장치는 김치 생산 공정 자동화를 앞당기고 있다. 김치 생산 과정에서 가장 많은 노동력이 들어가는 ‘양념 속 넣기’를 자동화함으로써 생산성을 9배 이상 높일 수 있었다. 현재 32대의 ‘양념 속 넣기’ 장치가 산업 현장에 보급돼 있다. 김치연은 세계 최초로 코호트 분석과 임상시험을 통해 김치의 항비만 효과를 입증했으며, 이상지혈증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김치 유산균이 면역력을 강화하고 인체 내 유해한 활성산소를 제거하며 ‘코로나19’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규명했다. 최근에는 커피박(커피 부산물)에서 바이오슈가를 추출하고 김치 미생물 발효를 통해 고수율의 젖산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김치연은 배추와 절임, 발효 과정에 이르는 데이터 27만 건과 김치 미생물 유전체 정보(346건), 염기서열 정보(1000건) 등을 보유하고 있다. 생산 공정의 주요 품질 지표인 원료(수분, 당도), 공정(절임배추 염도), 김치 숙성도(pH, 유산균 수)를 판정할 수 있는 모델도 구축했다. 축적된 데이터와 기술력은 김치 품질관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생산성을 높이며 김치 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장 소장은 “김치가 지니고 있는 고유한 자원과 가치가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여긴다. 안타까운 건 세계 김치시장에서 한국 제품보다 일본 제품의 점유율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의 전통과 문화가 살아있는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김치의 과학화와 생산 공정의 자동화는 필수적이다. 그 선두에 세계김치연구소가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이번 프로농구 2024~2025시즌 1라운드에서 가장 화려했던 볼거리는 단연 SK의 속공이지 않을까. 공만 소유하면 앞 뒤 안 보고 선수 5명이 무조건 돌진해 들어가는 속공은 시원시원하고 박진감이 넘쳤다. SK를 만나는 상대는 같이 치고 받다가 전열이 흐트러지기 일쑤였다. 신이 난 선수들은 서커스 묘기 같은 속공도 보여줬다. 관중들 사이에선 몰아치는 농구에 눈호강했다는 말이 쏟아졌다. SK 전희철 감독은 시즌 개막 직전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서 “뻔한 농구가 아닌 펀(Fun)한 농구로 팬들에게 재미를 드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속공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는데 팬들의 호응이 기대 이상이다. SK는 속공을 앞세워 8승 2패로 단독 선두자리를 차지했다. 10경기에서 경기당 20. 9점을 속공으로 올렸다. 10개 구단 중 단연 압도적이다. 팀 속공 공동 2위인 소노, KCC(9.6점)에 2배가 넘는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83.8점인데 거의 4분의 1을 속공으로 넣었다. 팀 속공 시도 횟수도 경기당 11.0다. 그 다음이 KT와 KCC로 4.6이다. 비교하기 어려운 차이다. 사실 속공은 모든 감독들이 하고 싶어하는 농구다. 경기 운영이 매우 효율적이다. 쉽게 득점을 넣을 수도 있다. 그만큼 공격 기회도 늘어난다. 실수도 적다. 속공이 성공 안 되더라도 상대 수비 대형이 갖춰지기 전에 2차 공격 기회가 가능하다. 팀 농구가 살고, 팀 사기도 오른다. 상대 기를 꺾는데는 속공만 한 게 없다. 몇 번 연달아 성공하면 그날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 속공이 보이는 것만큼 쉬운 게 아니다. 뛰고 달리는 것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 전 감독은 무슨 자신감으로 속공 농구를 통해 재미를 준다고 했을까. ● 감독은… 사실 속공 연습 안 시켰다SK는 지난 2023~2024시즌 54경기에서 경기당 속공 득점이 11.0점으로 10개 팀 중 가장 많았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 들어서 속공 시도가 2배 가량 늘었다. 이미 속공을 주무기로 했던 팀이 더 진화한 거다. 전 감독은 “빨리 공격을 진행하자는 얘기 정도만 했는데 이렇게 됐다. 시즌 전에 속공 연습은 아예 하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이 대체로 ‘빨리 빨리’ 성향이 있다. 그 재능을 김선형이나 안영준, 오재현 등이 ‘알아서’ 더 발전시키고 조합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재능을 믿고 맡겼더니 재미를 제대로 봤다는 얘기다. ● 감독은… 워니를 말리지 않았다팀 속공이 성공하려면 센터가 얼마나 가담을 해주느냐가 관건이다. 키가 큰 센터가 기동력이 있고,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 센스를 갖췄다면 금상첨화다. 이번 시즌 전, 주력 외국인 센터 자밀 워니가 스스로 속공 옵션을 하나 살려 준 게 특히 주효했다. 자밀 워니는 2m 가까운 키에 몸집이 크지만 탄력이 있고, 공수전환이 상당히 빠르다. 전 감독은 “내가 감독을 맡고 지난 시즌까지 워니에게 주로 ‘트레일러’ 역할을 맡겼다”고 했다. 속공 때 앞선으로 뛰는 공격 선수를 뒤따라가면서 플레이를 하는 데 치중하라는 주문을 내렸다. 요구된 플레이도 잘 했지만 워니는 리바운드를 잡고 바로 뛰는 동료에게 길게 찔러 주는 아울렛 패스 능력도 좋았다. 그런데 올해 9월 일본 전지훈련에서 그는 안하던 ‘짓’을 하기 시작했다. “보통 워니는 자신이 볼을 잡을 때 속공 상황이 되더라도 드리블 한 번 정도 하고 가드한테 공을 넘겨준다. 그런데 일본전지훈련에서는 혼자 드리블로 상대를 제치고 휘젓고 단독 레이업 슛까지 넣었다. 왠걸, 스피드를 끝까지 살리더라. 이것을 본 다른 국내 선수들이 워니 움직임을 맞춰 따라갔다.” 부임 이후 전 감독은 워니가 3점 슛을 시도하는 것을 자제시켰지만, 혼자 질주하는 것은 가만히 뒀다. 놔둔 이유는 있었다. 살짝 고민거리가 있었다. “가드가 워니에게 공을 받으러 가다보니 속공을 나갈 수 있는 라인 한 쪽이 죽었다.”그런데 워니가 그대로 앞으로 치고 나오니 양쪽 속공 라인이 살아난 것이다. “워니는 본인이 치고 오다가 동료한테 노마크 상황이 생기도 잘 빼줬다. 워니 본인이 작정하고 단독 속공하려고 아예 살까지 빼고 왔나 싶었다. 성공이 잘 안 됐다면 자제를 시켰을텐데 반대로 새로운 발견을 한 거다. 워니 때문에 김선형, 오재현, 안영준까지 이번 시즌 4인 단독 속공이 가능해졌다.” ● 감독은… 1995년 ‘속공의 맛’ , 2001년 ‘속공의 참맛’ 을 소환한다전 감독은 선수 시절 속공의 위력, 속공이 주는 묘미를 누구보다 많이 경험했다. 1995년 서울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현 아시아컵) 때다. 고려대 4학년이었던 전 감독은 대표팀의 주전 멤버로 나섰다. 당시 207cm의 ‘국보급 센터’ 서장훈은 미국 농구 유학 중이어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표팀은 스몰 라인업을 가동해야 했다.당시 선발 주전 5명은 허재(188cm)-강동희(180cm)-문경은(190cm)-현주엽(195cm)-전희철(198cm)로 꾸려졌다. 개인 기술 능력으로만 따지면 역대급 조합이다. 당시 중국과 일본, 그리고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 비하면 신장 열세가 있었다. 그래도 중국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고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수 있었던 건 무더기 속공이 크게 한 몫 했다. 수비를 하다 공을 소유하게 되면 여지 없이 앞으로 뛰는 허재-강동희로 연결하는 원, 투맨 속공이 펼쳐졌다. ‘박스 아웃’ 으로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전희철-현주엽은 거의 논스톱 터치로 이 둘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또 ‘트레일러’로 빠르게 트랜지션 공격에 가담해 골밑에서 2차 기회를 봤다. 그러면서 어김없이 양 코너에서는 문경은의 오픈 3점 슛 기회까지 났다. 전 감독은 1995년 이 대회에서 ‘속공의 맛’을 처음 봤고, 프로농구 동양에서 김병철, 김승현, 마르커스 힉스 등과 우승을 합작한 2001~2002시즌에선 ‘속공의 참맛’을 봤다고 했다. 이번 시즌 초반 SK가 보여준 속공에서 또 한 가지 두드러진 점은 가로채기다. 수비 압박에 이어 가로채기를 통해 속공 기회를 많이 잡은 것이다. SK는 경기당 가로채기 8.7개로 1위다. 1995년 대회 때도 그랬다. 움직임이 둔하고 몸 중심이 높아 공 소유가 불안정한 상대 센터들을 센터 포지션에 있던 전 감독이 밀어내듯이 압박하고 시간을 벌면 허재-강동희가 에워싸고 공을 뺏어 바로 속공으로 연결했다. 이 경험이 아이디어를 줬다. 전 감독은 “SK가 앞선 수비는 연습을 많이 해서 강하다. 오재현, 최원혁이 있다. 그런데 그 뒤에서 워니가 뒤로 쳐져 있는 드랍백(Drop Back) 형태로 수비를 했기 때문에 완전하게 상대를 밀어 압박하지는 못했다. 이번 시즌에는 워니 위치를 올렸다. 더 올라와서 앞선과 같이 압박을 해주고 있다. 그러자 덩달아 4번 포지션에서 오세근과 최부경도 압박 움직임이 좋아지면서 가로채기가 잘 되고 있고, 속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 감독은… 실점 후에도 바로 속공해볼까 한다 전 감독은 속공에 대해서는 조금 더 모험을 시도할 마음이 있다. 물론 경기 상황에 맞게 템포 조절은 하겠지만 실점 후에도 곧바로 속공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패턴에 의한 공격도 나름 SK가 강한데 기복이 있다. 특히 원정 경기에서 그렇다. 3점 슛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미덥지 않다. 속공을 머뭇거리면서 느슨하게 경기 운영을 하다 상대에게 분위기를 넘겨주는 것보다는 여러 모로 시도 자체가 이익이라고 본다.“우리 선수들을 보면 정말 속공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속공의 맛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다.” 전 감독의 자신감 넘치는 말 속에서 속공 농구의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는 맛에 새로운 맛이 추가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1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에 연고를 둔 기업, 지역 대학, 연구소 등이 힘을 합쳐 지역에서 버려지는 농산물을 활용한 아동친화 식품을 개발한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밀키트 제품, 디저트 등을 개발한다. 이 가운데에는 미래 먹거리 대체 식품도 있다. # 2 대학교수가 만든 창업 기업과 대학 기술지주자회사가 힘을 합쳐 다양한 로봇 기반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인공지능(AI)을 결합해 로봇 바리스타도 선보였다. 위치 데이터 분석 AI를 활용해 레시피에 따라 최적화된 자세로 일정한 물의 양과 드립 속도 및 패턴을 정교하게 제어한다. 미국 로봇기업과는 40억 원 규모의 제품 공급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3 대학과 지자체가 협력해 AI 병원 간병 솔루션을 만들었다. 이전에도 간병인 플랫폼이 있었지만 전국적인 서비스를 하는 곳은 없었다. 간병인을 선발하고 교육하는 곳도 없다. 이번에 만들어진 솔루션은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우선 간병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아주 구체적으로 제공한다. 환자에게 적합한 간병인도 추천한다. 간병인을 이용하면서 필요한 솔루션을 모두 제공한다. 앞으로는 비급여 간병 시장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산학연 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이처럼 최근 들어 지자체와 산업계, 대학, 연구소가 유기적으로 연계해 지역 개발과 발전에 크게 기여할 성과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른바 지산학연이 뭉쳐 세상에 없는 협력모델을 만드는 일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규모 행사가 열렸다.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산시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한 ‘2024 산학연 협력 엑스포’이다. 지산학연 협력 문화 저변 확산 및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6∼8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진행됐다. 이번 엑스포에는 링크(LINC) 3.0을 중심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각종 지산학연 협력 사업의 주요 성과가 권역별, 테마별로 전시됐다.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주요 지산학연 협력 지원 사업은 링크 3.0,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 혁신 사업(RIS),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 사업(BRIDGE·브릿지) 3.0, 창업교육 혁신선도 대학(SCOUT·스카우트), 고등직업교육 거점 지구 사업(HiVE·하이브) 등이 있다. 엑스포에는 이 밖에 320여 개 기관이 추진해온 지원사업의 결과물들을 들고나왔다. 관련 포럼과 유망 기술 설명회, 협력 우수 사례 시상식 등도 열렸다. 김영곤 교육부 차관보는 개회사에서 “내년부터 전국에서 시행될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를 앞두고 열린 이번 행사를 위해 전국의 지자체와 대학, 연구소가 한자리에 모였다”며 “각자의 벽을 허물고 유기적인 협력의 장을 마련하고, 지산학연 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차관보는 이어 “그동안 우리나라의 지산학연 협력은 첨단 기술 연구에서부터 인재 양성, 기술 사업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성과를 창출하며 국가 산업 경쟁력을 견인해 왔지만 인구 감소와 산업 구조 변화로 지역은 활력을 잃어가고 대학의 역할은 흔들리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학과 산업, 연구기관이 다시 긴밀하게 협력해 인재를 양성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은 축사를 통해 “이번 엑스포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과 기업이 교류하면서 창업과 기술 혁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판식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실장도 “그간 산학 협력 엑스포로 진행해 오던 행사를 올해에는 산학연 협력 엑스포로 외연을 넓혔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링크 3.0 통해 다앙한 성과 전시산학 협력을 목표로 대학을 지원하는 대표 사업은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 사업(링크 3.0)이다. 지역, 산업계, 대학, 연구소가 상생·발전할 수 있는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고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게 핵심이다. 이번 엑스포에서 대학들은 링크 3.0 사업을 통해 창출한 다양한 성과를 선보였다. 지역 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개발한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홍보하고, 산학 연계 교육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한 ‘캡스톤디자인 작품’을 전시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아대이다. 링크 3.0으로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활성화를 위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협소한 환경에서도 원격 조종, 장애물 회피 등이 가능한 보트 선형 설계와 자율 운항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주목을 끌었다. 민락수변공원은 올해 음주 금지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로 인해 상권은 침체에 빠졌다. 동아대 링크 3.0 사업단은 수영구와 관학 협력을 체결하고 올 3월부터 상권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우선 동아대 산업디자인학과 학생들은 교과 과정과 비교과 과정을 연계한 뒤 공원 지역에서 수영구가 문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밀락루체페스타’ 계획안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콘텐츠를 기획했다. 이어 한 학기 동안 △스토리 구성 △디자인과 브랜드 개발 △홍보 영상 제작 등을 진행했다. 또 수영구 문화관광과와 미디어 전문가가 우수작을 선정해 ‘밀락루체페스타’ 설계에 반영했다. 최정호 동아대 링크 3.0 사업단장은 “대학과 지자체가 협력해 지역의 현안을 해결한 사례이다”라고 말했다. 동아대 링크 3.0 사업단이 개발한 보트 자율 운항 시스템은 대한조선학회가 주관하는 자율운항보트 경진대회에서 지난해 1위, 올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다른 대학에서도 링크 3.0 사업은 성과를 내고 있다. 동서대는 링크 3.0을 통해 폐배터리에서 버려진 산업 부산물을 활용한 층간 소음 저감 혁신 기술을 개발했다. 동양미래대는 컴퓨터 버전 AI를 활용해 손 재활과 발달 플랫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건양대, 동명대, 국립안동대, 전남과학대, 동원과학기술대, 부산과학기술대 등은 민간 농업회사법인과 스마트팜 산학연 공유-협업 체계를 형성해 성과를 내고 있다. 스마트팜 기술을 기반으로 △지역 특화 작목의 재배와 생산(1차) △제조와 가공(2차) △교육과 체험, 서비스(3차) 등을 융합한 사업 운영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항만에서 볼 수 있는 냉동 컨테이너를 재활용한 스마트팜 플랫폼 ‘큐브팜’은 이번 엑스포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일반 비닐하우스 대비 투자 비용이나 인건비가 절감되고 면적 대비 운용 효율성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병이나 해충 예방 능력도 좋았다. 도시형 멀티 스마트팜 모델로 이용될 수도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 먹거리 확보와 지역 정주형 소득 창출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한편 이번 엑스포에서는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될 라이즈를 포함해 정부가 지원하는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 대한 활발한 토론도 진행됐다. 특히 ‘라이즈 전환을 위한 통합 사업 매칭 데이’ 프로그램에서 관련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라이즈 체계는 대학의 재정 지원 주체를 교육부에서 지자체로 이관하는 게 핵심이다. 링크 3.0, RIS, 하이브 등 기존 재정 지원 사업이 통합된 형태로 라이즈 체계를 통해 시행된다. 김봉문 한국연구재단 중앙라이즈센터장은 “이번 매칭 데이를 통해 학계, 산업계, 지역사회가 협력 비전을 공유하고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앞으로 라이즈로 ‘대학이 살리는 지역’과 ‘지역이 키우는 대학’을 실현할 계획이다. 박성하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과장은 이와 관련해 “링크 사업의 성과가 라이즈 체계와 조화를 이루며 확산된다면 지역사회의 요구를 반영하면서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글·사진 부산=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은어, 속어죠. 제아무리 모든 것을 갖춘 인생도 건전한 교감을 나누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 ‘나의 정신적 아버지.’ ‘큰 어르신’, ‘멘토’…. 어디가서 누구를 내 생각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아버지에 빗대 소개하거나 온갖 수식어를 써가면서 자랑하기 쉽지 않다. 정신적 아버지라고? 정말 생물학적 아버지가 버젓이 살아계신데, 이런 얘기하면 불효자 소리 듣기 십상일테다. 정말 존경한다는 어르신이라도 이런 표현 쓰기 어렵다. 탤런트 이광기(56). 뇌리에 잊혀지지 않는 드라마 〈태조 왕건〉, 〈야인시대〉, 〈정도전〉, 〈태종 이방원〉에서의 인상적인 연기로 이름을 알려 큰 사랑을 받는 배우인 건 누구나 다 안다. 연기하는 것 말고도 예술인으로 재주도 많고, 연예인 티 안 내면서 참 열심히 살고, 가진 것 잘 베풀고 봉사 자주 해서 주변에 사람도 많고, 친구도 많은 것도 누구나 안다. 그런데 이광기가 아버지급으로 모시고 지낸다는 분은 들어보지 못했다. ‘정신적 아버지’ 뿐만 아니라, 어느 때는 형, 어느 때는 내 마음을 제일 알아주는 친구 같다고 한다. 세상 사는 방향을 알려준 ‘인간 나침반’이기도 하다. 당신, 본인이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과 인맥을 아들 뻘에게 소개시켜 주고, 나 없이도 더 친하게 지내라고 하는 것이 인간 마음상 쉽지 않은데 기꺼이 그렇게 해줬다. 한 때 정서적으로 말라가고 힘들었던 ‘이광기’라는 꽃에 매일 물 뿌려줬고, 지금도 그러는 분이다. 이름만 나와도 감동이고 눈물난다. 〈태조 왕건〉에서 이광기는 견훤의 장남, 신검 태자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아버지 견훤은 장남이 늘 못 미더웠다. 전투에 나가면 대패하고, 하는 것마다 마음이 안 들어 다음 보위 물려줄 생각은 안 하고 꾸짖기만 했다. 그래서 이광기는 극 중에서 “으이그~~~”라는 대사를 가장 많이 했고, 가슴만 쳐댔다. 촬영장 밖으로 나오면 든든한 ‘아버지가’ 있었다. 1987년 선친이 작고한 이광기에게 또 한 명의 아버지는 김종규(85)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이다. 팔순이 넘은 ‘출판계의 대부’다. 1964년 친형(김봉규)이 삼성출판사를 설립하자 부산지사장으로 일을 도왔다. 1992년에는 대표이사 회장이 됐다. 삼성출판사에서 펴낸 세계문학, 한국문학전집 등은 기성 세대라면 안 본 사람 없을 거다. 책으로 성공했고, 그 감사함을 독자들에게 돌려주려는 마음으로 설립한 삼성출판박물관 관장도 지냈다. 출판계의 리더로 고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부터 그와 인연이 안 닿는 문화예술인이 없다. 그 중에서도 이광기는 특별한 존재다. 김 이사장은 여전히 왕성하게 하루 스케줄 몇 개씩을 소화하는데, 이광기가 부르면, 이광기의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 놓고 달려간다. 몇 년간 갤러리 대표로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조명을 받고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돕는 예술 셀럽, 아트 티렉터로 더 많이 활동하고 있는 이광기를 지난달 17일 만났는데, 여지없이 김 이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떻게 둘이 ‘인간탑’으로 맺어진 걸까. ● 첫 만남에 끼를 알아준 출판사 사장님1995년. 스물 일곱의 배우 이광기는 속이 상했다. 1985년 KBS 드라마 〈해돋는 언덕〉에 아역으로 출연했지만 이후 이상하리만큼 캐스팅되지 않았다. 들어와도 주목을 끌만한 배역은 아니었다. 온전한 내 캐릭터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연기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그의 말로는 수만 번 고민을 했다. 10년 무명이 숙명으로 굳어지나 싶었다. 주머니는 비었고, 무의미하게 지나가는 시간이 아까웠던 시절이었다. 같은 동네서 오빠, 동생으로 만난 지금의 아내를 사귀고 있을 때다. 결혼은 하고 싶은데 아내와 그 부모에게 자신있게 뭔가 내밀 처지가 아니었다. 아내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했다. 조건 좋은 남자들이 분명 있었을 테고, 이광기 본인은 평가 절하되는 기분을 느꼈을 것 같다. 하여튼, 귀여운 외모에 활발하고 훈훈한 성격으로 아내를 붙잡고 있었지만(본인 주장이다) 속으로는 불안감이 더 컸다. 아내 부모의 마음을 얻기 위해 대출을 받아 아내의 대학원 등록금까지 주기도 했다. 당시 우연히 아내의 스승 공연을 보러갔다가 김 이사장을 처음 만났다. 숙명의 시작이었다. “국립민속박물관 안에 소극장이 있거든. 그날 이애주(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보유자 ּ 전 서울대 명예교수, 2021년 작고) 선생이 발표 공연을 했는데 나를 초청한 거야. 당시만 해도 공연하는 사람들이 돈이 어디 있겠어. 지금이야 출판사가 별 볼 일 없지만 그 때는 출판사가 후원을 많이 했거든. 소위 말해 공연 끝나고 뒷풀이 해주려고 간 거야. 공연 전에 미스 박(이광기의 아내)이 이애주 선생 제자라고 인사를 하더라고. 그 옆에 이광기가 있는 거야.”“결혼해야 되니까 아내한테 잘 보이려고, 가방 들어주고 다닐 때였거든요. 매니저처럼. 그런데 그 때는 군대 제대하고 뭔가 내 마음대로 안 될 때였어요. 연기자로의 격동기였죠.”김 이사장은 첫 만남 당시 밝고 예의 바르던 이광기의 첫 인상이 남달랐다고 기억한다. “뒷풀이 하는데까지 쫓아 왔더라고. 자신의 ‘공주’를 잘 만났다는 거겠지. ‘첫 인상이 마지막 인상이다’는 말이 있는데, 이광기의 좋은 인상이 평생 갈 것 같더라고. 짧은 시간에 나한테 주는 신뢰감이 엄청 컸어. 그날 듣기로는 연기 생활이 잘 안 풀린다고 하던데, 그래도 계속 웃고 있더라고. 끼가 보였어. 여자친구 수발까지 다 들어주면서 말이지. 거기서 내 인생 마지막까지 이광기의 인상은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어.”“이날 이후로 이사장님이 저를 정말 예뻐해주셨죠.”1987년 대학 재수를 할 때 부친이 별세한 이광기에게 마음 한 구석 허전함을 채워주는 든든한 우군이 생긴 것이다. ● 내 인생 길잡이가 된 분이 또 세상 길잡이들을 연결해주다“당시 출판사 대표라는 이사장님의 위치에서는 저의 존재감은 크지 않아 보일 수도 있죠. 제가 유명인도 아니었고요. 그런데 저의 긍정적인 에너지 하나만 보셨어요. 정말, 언제 어디서든 ‘어려운 거 있으면 얘기해라. 얘기해라’라고 해주셨어요.” 2000년 〈태조 왕건〉으로 빛을 보기 전까지, 이광기에게 가장 큰 힘이 된 건 세상과의 연결이다. 김 이사장이 손을 잡아 여기저기 묶어줬다. “이사장님을 존경하는 건 정말 좋은 사람들하고 저를 잘 엮어 주세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만큼 저의 스타일과 소개해주는 분을 잘 알고 분석하고 계시다는 말이에요. 늘 이 친구하고 잘 맞을까, 저 사람하고 잘 맞을까, 그 설계를 하시더라고요. 연기자로 미래도 불투명하고 힘든 시절에 잠깐 ‘외도’를 했었어요. 매니지먼트 사업을 시작했는데, 키우려고 하는 배우가 있어서 기자를 소개받았으면 하고 이사장님께 부탁을 드렸죠. 그랬더니 아예 모 스포츠신문 대표님을 소개시켜주시는 거예요. 오라고 해서 갔더니 사장실이어서 당황했었죠(웃음). 그 때 소개를 받고 만난 기자들하고 아직도 잘 지내요.”세상 멘토들을 많이 만났다. 김 이사장은 “이광기가 나보다 더 살 날이 많고, 개척할 것도 많으니 좋은 인연을 더 많이 만나야 한다”며 이 분야, 저 분야 귀한 인연을 만들어줬다. ‘거장’ 고 이어령 전 장관을 이광기의 멘토로 소개시켜준 것도 김 이사장이다. 이광기는 매년 1월 이 전 장관과 새해 덕담 모임을 하면서 세상 사는 지혜를 배웠다. 이 전 장관은 영면하기 전에 이광기가 작품 전시 활동과 문화 창작자들과 교류하기 위해 파주출판도시 내에 마련한 ‘스튜디오 끼(현재는 갤러리 끼)’에 기념 식수를 하고 ‘문화예술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와 기쁨을 주는 사랑받는 스튜디오 끼가 되길 희망한다’는 글을 남겨줬다. 친아들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밑도 끝도 없는 믿음을 줬다. 정말 감동적인 건 자신이 어느 순간부터 김 이사장의 인생 철학을 흡수하고 있었다는 거다. “이사장님을 보면 어떤 자리에서 기분 안 좋을만한 상황이라도 싫은 표정 안하고 지혜롭게 잘 넘기시더라고요. 나중에는 제가 무의식적으로 이사장님 행동 하나하나를 관찰하고 있더라고요. 그게 30년 동안 이어졌어요. 인생의 롤모델, 이광기라는 인간의 자양분이라 할 수 있죠.”김 이사장 입장에서도 누구나 박수칠만한 인생 경로를 스스로 개척해온 아들같은 이광기를 자랑하고 싶었다. 이광기가 누구의 본보기가 되었으면 했다. “신혼 때였어요. 이사장님이 저희 집 근처 중국집 식당으로 부르시더라고요. 이사장님의 회사를 다녔던 직원이 그 식당에서 배달을 하고 있었어요. 이사장님은 그 직원분을 격려하려고 기꺼이 오신 거예요. 그리고는 저를 불러서 ‘광기, 너도 배우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열심히 살고 있잖아. 이런 얘기를 해주고 응원해줬으면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힘든 주변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치 않는 이사장님을 보고 정말 놀라고 감탄을 했죠.” ● ‘감당할 수 있는 절망’을 알다‘몰랐다. 그렇게 내가 이사장님을 크게 의지하고 있었는지를….’2009년 11월, 이광기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일을 겪었다. 곱디 곱게 키운 6살 나이 큰 아들 석규를 갑작스럽게 하늘로 떠나보냈다. 신종플루에 걸렸던 석규는 마지막으로 “밖에 천둥이 쳐요”라는 말을 하고 아빠와 엄마 곁을 떠났다. 당장 나라도 아들 뒤를 따라가고 싶은, 억장이 무너지고 앞뒤 살필 경황이 없는 와중에 이광기는 가장 먼저 김 이사장에게 전화를 했다. 장인, 장모도 있고, 어머니도 있었는데도 그랬다. “석규는 꼬마 때 우리 집에도 왔거든. 내 손녀하고 놀기도 하고. 그런데 그날 아침 7시인가 광기한테 전화가 와서 울면서 석규가 하늘로 갔다고 해. 그 전에도 광기가 장난전화도 많이 했거든. 연기자고. 진짜 장난 전화하는 줄 알았어. 펑펑 울면서‘ 갔어요. 갔어’라고 하는데, 그 소리를 듣고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라고. ‘내 손자, 내 손자’ 이랬다고.”이광기는 당시 충격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출연하던 프로그램을 자진 하차했고, 방송 활동도 중단했다. 건물 옥상에 올라가 생을 마감하려고도 했다. 아들의 사망신고를 하러갔다가 아들 이름 ‘이석규’가 적힌 마지막 주민등록등본 서류를 15통 뭉치로 떼고 사람들 보는 앞에서 주저 앉아 오열을 했다.“정말 ‘멘붕’이었죠. 아무 것도 못했어요. 여기저기서 위로를 주시려고 불러내고도 그랬는데 그 때마다 거절을 했죠. 길거리에서 우리 아들 또래만 지나가도 눈물이 그냥 흘러내렸던 때였어요.” 아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과 괴로움에서 한동안 빠져 나오지 못했던 그는 2010년 지진이 발생한 아이티에서의 봉사를 계기로 다시 ‘이광기’로 돌아왔다. “제가 아이티에서 만난 한 아이에게서 하늘에 가 있는 석규의 체온을 느꼈어요. 그게 선물이었죠. 저에게. ‘그래 선물을 받고 내가 치유를 하고 있으니, 그만큼 이 나라에게 선물을 주자’고 했죠.”이광기는 아이티에 석규 보험금 전액을 긴급구호 비용으로 기부했다. 한국으로 들어와서는 아이티 돕기 자선 미술 경매를 했고, 더불어 아이티 아이들을 찍은 사진 전시 등 모금 활동을 더해 아이티에 학교 3곳을 지었다. 그러면서 작가들을 만나고, 교류하면서 본인의 세상을 새로 열었다. “이사장님 위로를 듣고 하다보니 깨달음이 오더라고요. ‘하늘이 나에게 견딜 수 있는 절망을 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사장님이 견딜 수 있는 절망은 축복으로 바뀔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 말, 위로가 너무 좋았어요. 말하자면 ‘절망은 변장된 축복’인 거죠. 더 큰 축복을 맞이하기 위해 잠시 고통스러웠던 겁니다.”생각을 바꾸고 정말 축복이 찾아왔다. 석규를 잃고 2년이 지나 새 생명이 태어났다. 석규가 다시 환생한 것처럼 아들 준서를 얻었다. “준서 낳았다고 광기가 소식 전해줄 때, 석규가 ‘아빠 나 여기 있어’하고 나온 것 같았어. 참 대단해. 고통과 아픔을 더 큰 사랑으로 승화시켰잖아. 대승적 삶이고, 이것이 정말 이광기의 참다운 끼가 아닌가 싶어.”“제가 언젠가는 하늘로 갈 때, 석규를 만나든, 아버지를 만나든, 저보다 먼저 가신 분들을 만났을 때 ‘저 열심히 살다 왔다. 손가락질 안 당하고 살다 왔습니다’고 하면 환영해주실 것 같아요. 한참 힘들었을 때 이사장님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를 확장시켜주시고, 생각의 크기를 커지게 해주신 덕입니다.”“석규가 얼마나 위에서 감사해 하겠어. 서로 고마운 존재야. 석규는 아빠가 나로 인해 얼마 고통스러울까 걱정하고 있는데 아빠가 기가 막히게 극복을 했잖아. 더 성숙해졌잖아. 석규 입장에서는 아빠가 고맙고 ‘아빠한테 효도좀 했네’라고 생각할거야. 엄청 효자 맞아. 먼저 가서 불효자 같지만 준서를 선물했잖아.”“맞아요. 이사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석규가 제 눈에는 안 보이지만, 세상을 또 다르게 보게 만들어줬어요. 예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해줬어요. 살면서 어디를 보는지 방향이 중요하다고 느껴요. 세상을 좋게 보면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고마워하게 돼요. 이사장님이 ‘개안수술’ 시켜주신 은인입니다.”● 광기가 광기 같은 ‘발랄 오뚝이’를 계속 찾아 냈으면 ‘발랄 오뚝이’. 김 이사장이 붙여준 이광기의 별명이다. 짧은 표현 안에 이광기의 인생과 사람의 그릇을 담았다. 너무 잘 알기에 잠시 고민도 안 했다. 김 이사장은 이광기가 2021년, 석규를 보내고 12년 만에 쓰는 편지로 펴낸 책 〈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의 서평을 썼다. 아들을 마음에 묻고 진짜 어른이 된 이광기가 대단하고 기특했다. ‘살면서 결코 겪어서는 안 될 그 큰 아픔을 숭고한 사랑과 봉사 실천으로 승화해 나아가는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이광기는 우리를 숙연하게 한다. 천연한 끼와 미소, 뜨거운 열정, 긍정의 에너지를 품은 그……’ 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이런 이광기를 알게 돼 본인도 에너지를 받고 산다며 감사함을 잊지 않는다. 김 이사장은 평생 ‘시인신물념(施人愼勿念), 수시신물망(受施愼勿忘)’을 신조로 삼았다. ‘남에게 은혜를 베푼 것은 잊어버려라. 그러나 남에게 은혜를 받은 것은 잊지 말아라’는 뜻이다.이광기에게 준 것은 기억을 안 한다. 이광기가 스스로 개척했다고 여긴다. 김 이사장은 “광기의 끼, 광기의 삶이 나에게 매일 선한 영향력을 주고 있다”며 광기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한다. 이광기를 처음부터 제대로 잘 본 것이 인생 최고로 잘 한 일 같다. 이광기가 앞으로도 더 잘 베풀고, 그 과정에서 사는 기쁨을 느꼈으면 한다. “광기가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종합 아티스트잖아요. 자신과 똑같은 ‘발랄 오뚝이’들을 잘 발굴할 겁니다.”“이사장님하고 만나면서 문화예술계 사람들을 만나고, 전문가들을 만나고 소통하면서 시선이 달라졌죠. 시선을 선물로 주신 겁니다. 이 시선으로….”그 시선으로 아트 작가들과 작품을 발굴하고, 대중들에게 알리고 있다. 그 시선으로 연기 분석을 더 입체적으로 해서 보는 사람들이 더 몰입하게 되는 배우가 되려고 한다. 그 시선으로 K드라마, K팝에 이어 K아트를 세계 반열에 올려놓고 싶다. “세계가 주목할 수 있는 한국의 아트는 무엇일까 생각을 해봤어요. 오래 전부터 한중일 미술의 공통점을 찾다보니 결국 ‘먹’이더라고요. 먹과 붓으로 글씨를 쓰는데, 먹은 ‘획’으로 이어지고 글씨가 나오잖아요. 앞으로 획을 활용하면서 한국의 정서를 표현하는 작가들이 해외에서도 조명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내년에 획으로 시작하는 작가들의 전시를 하려고 계획 중이에요.” 이광기의 얘기를 듣던 김 이사장은 또 무엇을 도와줄까 고민하는 것 같다. 국내 최초로 ‘마당놀이’를 공연 장르로 대중화시킨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전 극단 미추 대표)은 김 이사장을 “타고난 봉사의 풍류객이다. 또 누굴 도와주더라도 생색 같은 건 낼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나는 전설과 신화를 믿지 않는 사람인데, 이어령 전 장관 추모 1주기 행사에서 ‘장관이 돌아가신 후에 전설과 신화를 믿기로 했다’는 말을 했거든. 광기야, 나는 지금까지 네가 해온 것, 현재 하는 것, 앞으로 하게 될 것, 전부를 믿는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서울사이버대가 사이버대학교 최초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샌버나디노(총장Tomas D. Morales, California State University San Bernardino-이하 CSUSB)와 10일 서울사이버대학교에서 온라인 복수학위 협약을 체결했다. 토마스 모랄레스(Tomas D. Morales) CSUSB 총장 부부는 협약 체결 후에 서울사이버대 캠퍼스 투어도 했다.협약의 주요 내용은 서울사이버대와 CSUSB의 복수학위 취득이다. 서울사이버대 경영대학에서 2년, CSUSB에서 2년을 공부하면서 양교의 학위를 취득하는 프로그램이다. CSUSB와 사이버대학이 함께 시행하는 최초의 프로그램이다. 특히 CSUSB의 학업 과정이 온라인으로 진행돼 직장인 및 성인 학습자들이 국내 학위와 해외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온라인 복수학위’ 취득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서울사이버대는 지난 2017년 사이버대학 최초로 재학생을 선발해 교류협력대학인 CSUSB 해외연수를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배양하고선진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서울사이버대와 이번 2+2 복수학위 협약을 체결한 CSUSB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CSU) 소속 23개의 구성대학교 중 하나로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시에 위치한 연구중심 종합대학이다. 6개 단과대학에서 70여 개의 학사와 석사학위, 교육학 분야에서 2개의 박사학위 과정을 운영하며 학생 수는 약 2만명이다. 2023년 미국 US뉴스&월드리포트 미국대학 순위에서 공립대학 100위를 기록했다. CSUSB 토마스 모랄레스 총장은 “CSUSB는 서울사이버대와의 오랜 관계를 매우 소중히 여기고 있다”라며 “이번 협약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이 서울사이버대를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변모시키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서울사이버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기대한다” 고 밝혔다. 이은주 총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양교 모두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서울사이버대는 양교의 교류와 협력에 적극 협조할 것이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원광디지털대(총장 김윤철)는 웰빙건강, 전통문화, 실용복지 분야에 특화된 정규 4년제 사이버대학이다. 2002년 개교 후 사이버 교육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왔다. 현재 7500여 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재등록율은 최근 5년간 평균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학생들의 연령대는 1944년생부터 2004년생까지 다양하다. 이 가운데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사람도 74%에 달한다. 타 사이버대에 비해 100세 시대에 특성화된 전공이 많아 인생 2막을 시작하려는 ‘다시 재학생’의 비중도 높다.● 이색 학과와 실습 인프라 형성 원광디지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건강약선, 요가명상, 웰니스, 전통공연, 차(茶)문화, 언어치료 등 다른 사이버대학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창적인 학과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런 학과들은 단순한 이론 중심 교육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실용 학문을 제공한다. 교육은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익산에 위치한 지역캠퍼스에서는 다양한 오프라인 특강과 실습이 제공되고 있다. 약선실습실, 요가명상실습실, 한방미용실습실 등 학과별 특성에 맞춘 실습 공간도 마련돼 있어 실질적이고 심화된 학습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성인 학습자 맞춤형 장학 제도 원광디지털대는 성인 학습자의 다양한 배경을 고려한 장학제도도 운영 중이다. 재학생 60% 이상이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있다. SOLO 가장 장학금, 1인 가구 장학금, 직장인 장학금 등 다양한 맞춤형 장학 혜택이 제공되고 있다. 국가장학금 지원 구간에 해당되는 학생은 교내장학금을 중복 수혜할 수도 있다.● 인생 2막, 3막을 여는 특성화 교육 원광디지털대는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에게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재학생 중 74%가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입학생의 절반은 기존 재학생이나 졸업생의 추천으로 입학한다. 특히 웰빙건강, 전통문화, 실용복지 분야에서 블루오션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며 성인 학습자들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약선식이지도사, 요가명상지도사, 생활풍수사 등 116개의 자격증 연계 교육을 통해 졸업 후 취·창업에 필요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온라인 박사과정 개설 원광디지털대는 지난 9월 교육부로부터 온라인 박사과정 개설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기존 특수대학원을 일반대학원으로 전환하고, 온라인 박사과정을 신설한다. 웰빙문화대학원 내 자연건강학과에서 약선푸드케어, 요가명상테라피, 산림치유, 뷰티헬스케어 등의 세분화된 전공도 제공힌다. 석·박사과정 신입생 모집은 11월 1일부터 시작되며 모집 관련 정보는 웰빙문화대학원 입학지원센터에서 확인 가능하다.● 2025학년도 신·편입생 모집 시작 원광디지털대는 12월 1일부터 2025학년도 1학기 신·편입생 모집을 시작한다. 1차는 12월 1일∼25년 1월 10일까지며, 2차는 1월 22일∼2월14일까지다. 모집학과는 총 3개 학부 17개 학과로 △웰빙건강학부(한방건강약선학과, 한방미용예술학과, 요가명상학과, 웰니스문화관광학과) △한국문화학부(전통공연예술학과, 한국복식과학학과, 차(茶)문화경영학과, 한국어문화학과, 동양학과, 원불교학과, 태권도스포츠재활학과) △실용복지학부(사회복지학과, 상담심리학과, 언어치료학과, 경찰학과, 부동산학과, 얼굴경영학과) 등이다. 고등학교 졸업 학력 이상이면 수능 성적이 없어도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전문대 졸업 이상 학력이면 2,3학년 편입학 지원도 할 수 있다. 원광디지털대와 위탁교육 협약을 체결한 산업체(기관)에 재직 중이거나 신규로 협약을 체결하는 경우라면 일반전형 대비 경쟁률이 낮은 산업체 전형을 이용하면 좋다. 원서는 입학지원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해 PC 또는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접수하거나 방문 접수할 수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국민대가 개교 78주년을 기념하는 ‘KMU PRIDE WEEK ’ 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이달 11일 오후 본부관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취임 1주년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승렬 총장을 비롯해 부총장, 처장단 및 직원 300여명이 참석하며 열띤 호응을 얻었다. 정 총장은 취임 아래 1년간 이루어낸 변화와 혁신의 성과를 직원들과 함께 돌아보며, 대학의 발전을 위해 힘써온 모든 직원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정 총장은 키노트 스피치를 통해 “학령 인구 감소 등으로 여러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대학 본부 처장단과 직원들의 합심과 노력으로 지난 1년간 대학혁신지원사업 2년 연속 S등급, 사상 첫 취업률 70.5% 진입, 대학 브랜드평가 TOP 10 진입, 수도권 대학 중 전공자율선택제 입학인원 최다 인원 모집(30.4%) 등 대외적으로 많은 우수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정 총장은 “대내적으로도 의미있고 내실있는 정책과 제도들이 많이 정비됐다. 교수여건 부문에서는 공간관리를 더욱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연구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힘썼고, 인사관리 부문에서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인사제도를 설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지난 1년을 평가했다. 또, 앞으로 집중해야 할 세 가지 핵심 가치로 △패러다임 전환 △국제화 △인프라를 강조했다. 정 총장은 “수요자 중심의 교육체계로 개편하여 궁극적으로 대학의 브랜딩 가치를 높이는 방향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국제화에 선봉에 서있는 대학이라는 인식을 강화하기 위한 학사과정을 지속적으로 개설하고, 다변화하는 소프트웨어 환경에 맞는 하드웨어를 구축한다는 것을 목표로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더라도 직원들과 함께 협업하며 헤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노트 스피치 이후에는 총장 및 처장단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서로간 교류할 수 있는 알쓸총이(알아두면 쓸모있는 총장님 이야기) 및 Q&A 세션이 진행됐다. 또한, 행사 장소 로비 DID에는 직원간 감사 메시지들을 공개해 상호간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국민대 관계자는 “직원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만들어 긍정적이고 활기찬 조직문화를 이끌어 나가고자 이번 이벤트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발전 방향과 비전을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대학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라대 미래형자동차 기술융합 혁신인재 양성사업단(단장 고국원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교수)은 28일 자율주행차의 핵심부품 가운데 하나인 라이다 전문업체 에스오에스랩과 ‘라이다 스쿨’ 운영 협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라이다는 레이더와 함께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불린다. 다만 라이다는 빛을 사용해 물체를 파악하고, 레이더는 전자파를 활용한다는 게 다르다. 한라대는 미래모빌리티 소프트웨어(SW) 특성화 대학으로, 인공지능(AI) 모빌리티 가속화 플랫폼(aMAP)을 구축해 매년 600명 이상의 학생들에게 자율주행 및 미래 모빌리티 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에스오에스랩은 창립된 지 8년된 자율주행 라이다 전문 기업이다. 국내 최초 라이다 상장 기업이자 ‘CES 혁신상’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기술상을 받으며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았다.이번 협약은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지원하는 인재 양성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자율주행 모빌리티 분야에서 라이다 활용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라이다 스쿨은 자율주행 모빌리티 분야에서 라이다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라이다의 기초부터 응용 분야까지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며, 12월 1일부터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강의가 시작된다. 오프라인 실습 과정은 12월 초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에스오에스랩 서울사무소에서 진행된다. 6시간 동안 라이다 제조 공정, 3차원 인식 및 지도 생성, 자율주행 경로 설계와 제어 등에 대한 실무 교육이 이루어진다. 수료생에게는 에스오에스랩의 수료증이 발급된다.고국원 단장은 “자율주행에서 인지, 판단, 제어의 세 가지 핵심 요소 중 인지 기술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라이다 스쿨은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자율주행 분야의 전문 인재 양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협약을 계기로 자율주행 모빌리티 특성화 교육 역량을 한층 강화하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선도적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에스오에스랩 정지성 대표도 “라이다는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로봇, 드론, UAM,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산업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며 “라이다 스쿨을 통해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은어, 속어죠. 제아무리 모든 것을 갖춘 인생도 건전한 교감을 나누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 ● 친구 ‘전희철’에게 꼭 확인하고 싶었던 것 “초등학교 졸업하고 왜 삼선중학교로 갔었어?” “용산중학교로 가면 못 뛸까봐. 내가 결정했겠냐?”나이로 ‘5학년 1반’이 된 두 초등학교 동창은 만나자마자 38년 전을 회상하며 티격태격했다. 둘은 서울 대방초등학교에서 농구를 같이 했다. 잘했다. 농구인들이 ‘될 성 부른 나무다. 떡잎부터 다르다’며 주목했다. 졸업을 하고 둘은 서로 다른 농구 명문 중학교로 진학을 했다. 단짝 친구가 갈라졌다. 1990년대 농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시절, 여학생들의 우상이었던 ‘오빠부대’ 스타 김병철(51 ּ 전 오리온 코치)과 전희철(51 ּ SK 감독)은 농구 인생을 같이 펼친 초등학교 동창, 둘도 없는 친구다. 전희철이 초등학교 5학년 때 대방초로 전학을 와서 인연이 됐다. 개구리도 같이 잡으러 다니던 사이. 찰떡 짝궁으로 지내다 김병철은 용산중으로 갔고, 전희철은 삼선중으로 갔다. 중학교에서 다른 친구들을 만나면 대부분 초등학교 친구들을 잊는데, 어린 김병철은 그렇지 않았다. ‘쿵짝’이 맞는 전희철과 평생 같은 학교, 같은 팀에서 농구할 줄 알았다. 그래서 궁금했다. ‘왜 희철이는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다른 중학교를 갔는지.’ 하지만 묻지 못했다. 때를 놓친 탓도 있지만 행여 희철이가 ‘다른 친구랑 같이 농구하려고’라고 말할까 두려웠다. 그 궁금증을 중년이 돼서 풀었다. “삼선중 선생님이 아버지를 찾아 오셨어. 늦어도 2학년 때는 경기를 뛸 수 있다고 하셨지.”(전희철)“그랬구나. 나는 용산중으로 왜 갔는지 기억이 안나. 하하. (박)재헌이하고 나만 용산중 갔던 것 같애.”(김병철)“아니야. 휘문중 갔던 (석)주일이하고 나만 빼고 동기들 거의 용산중으로 갔잖아.”(전희철)“용산고 동기들이 거의 그만뒀었어.”(김병철)아버지가 진학을 결정했다고 하니 김병철의 마음이 풀린다. 당시만 해도 주로 고학년 선수들 위주로 경기 내보낼 때다. 친구 아버님의 마음과 상황이 이해가 간다. 전희철은 김병철이 이렇게까지 자신과 중학교를 함께 가고 싶어했는지 몰랐다. ● 1992년이 없었다면1991년 7월 19일 한 유력 일간지 스포츠면에 실린 기사가 화제가 됐다. ‘메가톤급 유망주 가드로 각광받는 김병철이 주위의 예상을 깨고 고려대 진학을 결심한 건 약 한 달 전 고교 제1의 센터 전희철이 고려대 입학동의서에 도장을 찍은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1991년은 둘이 고교 3학년 때다. 김병철은 용산중을 거쳐 용산고에서 날아 다녔다. 1학년 때부터 주전이었다. 돌파는 거침없이 빨랐고, 거침없이 솟아올라 던지는 슛 성공률이 무척 높았다. 가드로 소화할 줄 아는 공격 옵션이 한 둘이 아니었다. 치고 빠지면서 농구를 하는 게 거칠지 않고 막힘없이 부드러웠다. 몇몇 언론에서는 ‘제 2의 허재’라고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다. 전희철도 경복고에 들어가자마자 에이스였다. ‘한 차원 다른, 걸출한 센터가 나왔다’며 농구계가 떠들썩했다. 키가 2m 가까이 되는 데 움직임이 날렵했다. 점프는 탄력을 주체하지 못해 림 한참 위로 손이 올라갔다. 곹밑 장악은 두말할 것 없고, 외곽에서 골밑을 향해 드리블과 스텝으로 파고 들어가는 움직임이나 3점 슛 라인 안팎에 던지는 슛 감, 터치는 이전 선배 센터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다. 시원하게 스텝으로 돌아 수비를 따돌리고 던지는 턴 어라운드 중거리슛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전매특허. 한국 농구 역사에서 한 차원 진화된 센터 시대를 연 장본인이라 해도 과언 아니다. 당시는 대학 농구가 농구대잔치를 통해 화려한 조명을 받던 시절이다. 고교 졸업반인 둘을 성인 대표팀에 선발해 세대 교체를 해야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던 때다. 당연히 둘을 잡기 위해 대학들이 전쟁을 벌였다. “사실 연세대를 가고 싶었거든. 겉으로만 보고. 경복고하고 고려대하고 연습경기를 자주 했는데 그 때는 고려대를 이기기도 했어. 그러면 고려대 선배들이 벌로 안암동 운동부 숙소까지 뛰어가는 거야. 그걸 보고 겁이 나더라고.”(전희철)“나는 솔직히 어느 대학으로 가는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어. 훈련이 너무 힘들고 고되서 어린 마음에 용산구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했어. 그런데 지금 용산에 살고 있네. 하하.”(김병철)“그 시절에는 중앙대가 스카웃 전쟁에서는 늘 빨랐어.”(전희철)“맞아. 가장 먼저 중앙대에서 제의가 왔었어. 원래 가드 포지션에서 잘 하는 선수들은 중앙대에서 가장 빨리 접촉을 했을 때니까.”(김병철)고려대 92학번, 다시 동기로 만난 전희철이 김병철은 신기했다. 6년이란 시간이 지나는 동안 친구는 달라져 있었다. 우선 훌쩍 커 있었다. 코트에서 상대로 만나 뛸 때는 몰랐었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자신이 봐도 멋있고 본받을만한 선수, 친구가 돼 있었다. 전희철을 따라 같은 대학에 오길 잘했다. 자연스럽게 동기로 또 만나서 성인으로 진입하는 인생 단계에서 의지가 됐다. 그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가 초등학교 때 키가 168cm 정도 됐었고, 병철이 너하고 크게 차이는 안 났어. 그런데 졸업식 하기 전에 겨울방학 때 삼선중에서 운동을 하고 석달 만인가, 10cm 넘게 큰 거야. 180cm 가까이 됐지.”“나는 초등학교 때 키가 153cm였거든. 고등학교 가니까 희철이 너가 너무 커보이는 거야. 대학 들어갈 때는 더 커 보이더라고. 197cm였잖아.”“하하. 인마, 고3 때 신문 보면 내 키가 198cm라고 나와 있을 거야. 왜 그런 줄 알아? 그 전까지 웬만한 선배 센터들이 대부분 197cm였어. 정말 웃기다. 198cm가 없는 거야. 1cm 올린 거지.” 1992년은 서로에게 여러 모로 값진 해로 기억된다. 특히 김병철은 그해 전희철에게 술도 배웠다. 나이 50 인생에서 아주 큰 사건이다. 소위 맥주와 양주를 섞는 ‘폭탄주’도 전희철 때문에 알고 마셨다. 전희철 손에 이끌려 강남 압구정동도 가봤다. 선배들 눈치도 보고, 훈련도 고교 때보다는 배로 힘든 대학 신입생 시절, 마음 뒤숭숭할 때마다 전희철에 의지해 마음을 잡았다.“기억 나? 입학식 하기 전에 동계 훈련을 괌으로 갔던 거? 둘이 빨래 담당이었잖아. 훈련 일주일 지났는데 밤늦게 리조트 앞 빨래방 가서 한 보따리 빨래 넣어놓고 둘이 보도블럭에 앉아서 별보고 그랬지. 다들 자는 시간에. 너무 힘든 전지훈련이었어. 하루하루 시간이 너무 안 가는 거야. 집에 가고 싶었는데 너 때문에 견뎠어.”(김병철)“진짜 별 보고 둘이 막 엉엉 울고 그랬다. 하하. 야, 괌 도착하자마자 여권 다 걷으라고 했잖아. 난 잊어버릴 줄 알고 여권을 걷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더라고. 도착하자마자 새벽에 트랙 훈련하고….”(전희철) “용산에서 어렵게 벗어났는데 고려대로 들어왔어. 하하.”(김병철)“밥도 직접 해서 먹어야 했잖아. 40일 가까이 그렇게 있으니까 눈물이 매일 나더라고. 엄마가 정말 보고 싶었어.” ● 우리만의 투맨 게임그래도 둘이 위로하고 토닥이며, 또 추억을 쌓으며 새내기 시절을 잘 버틴 덕에 정말 선수로 대학 4년을 찬란하게 보냈다. 이전에도 고려대 농구팀은 잘 나갔지만 둘이 선봉장을 섰던 1992~1995년은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이벌 연세대와 벌인 명승부는 그냥 엮어도 드라마다. 후배 양희승, 신기성, 현주엽이 차례로 합류하면서 문경은-이상민-우지원-서장훈-김훈의 연세대와 성사된 매치업은 지금까지도 농구팬들에게는 판타지이고 만화다. 이런 구도에서 농구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선수로서는 천운이다. 게다가 당시 ‘농구 대통령’ 허재가 이끌던 기아, 전통의 강호인 삼성 현대 등이 버티고 있었다. 이들과 수없이 맞붙으면서 둘은 한국 농구의 전설로 남는 발판을 다졌다. “희철이, 전 감독이 내 농구 인생 중요한 순간에 옆에 있지 않았다면 아마 선수 생활하기 벅차지 않았을까 싶어요. 매일 붙어다니면서 많이 싸우고, 보면 으르렁거리기도 했지만 늘 전 감독이 화해 제스처를 먼저 해주고, 아무 일 없는 듯 챙겨주고 했죠. 제가 많이 의지해서 그랬을 거예요. 농구할 때도 도움을 많이 받았고요. ‘김병철’에게 안정감을 주는 변하지 않는 기둥이라고 할까요.”“병철아, 정말 대학 때는 맨날 미친 듯이 싸웠다. 하하.”“뭘로 싸웠는지 기억도 안 나요. 서로 살살 긁으면 옆에 있는 것 집어 던지고 싸우다 다음날 무슨 일 있었냐는 듯이 또 친하게 밥 먹으러 가고 그랬죠.”- 싸우는 게 우정의 루틴 같다. “금요일 싸우고 토요일 쉬는 날, 하루 얘기 안할 때 쯤 희철이가 ‘어디 나가자’, ‘맥주 한 잔 시원하게 하자’ , 이러고 살짝 말을 걸어요. 그러면 생맥주 1000cc 시원하게 마시고 안암동 목욕탕에서 샤워하고 들어와요. 숙소 밖에서 팬들이 진을 치고 있을 때 유일한 낙이었죠.”“맥주도 자주 마셨지만 싸우고 나서 용산 밖에 모르는 김병철의 서울 나들이를 제가 다 시켜줬다니까요. 이 동네는 어떻고, 저 동네는 이렇고… 개인 서울 가이드였어요. 하하. 그러니까 나중에는 싸우고 난 다음에 지가 ‘오늘은 어디 살갈 데 없냐’라고 물어봐요.”코트에서도 서로가 밀고 끌어주면서 둘은 대학 3~4학년 때 자기 포지션에서 물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출중해진 1대1 개인 능력으로 해결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다분히 서로의 장기를 의식적이고, 의도적으로 살려주는 둘만의 ‘투맨 게임’ 패턴이 있었다. ‘투맨 게임’은 상대 수비 둘을 놓고 하는 2대2 플레이다. 공을 가질 때 김병철은 전희철이 내외곽에서 움직임으로 수비와 순간 간격을 벌릴 때를 맞춰 템포 빠르게 패스를 보낸다. 전희철은 바로 본인의 득점으로 해결하기도 하고, 슛 모션과 컷 움직으로 김병철 전담 수비까지 자신에게 끌어 놓고 김병철에게 오픈 슛 기회를 만들어 준다. 둘만의 시그니처 패턴이다. 전희철이 수비를 등지고 공을 잡고 있을 때 반대편에서 김병철이 기습적으로 골밑 ‘백 도어 컷’을 하고 전희철이 바로 패스를 넣어 득점을 올리는 패턴도 많았다. 여기서 몇 가지를 더 쓰고 했는데 피가 되고 살이 돼 지도자를 하면서도 요긴하게 활용했다. “더 잘 할 수 있었죠. 대학 때 (신)기성이가 현주엽하고만 투맨 게임을 하려고 했어. 전 감독은 내가 공을 줘야 나하고 뭔가 이것 저것 나오는데 기성이가 주엽이한테로만 가니까….”“동감입니다. 이것들이.” ● 김병철을 위한 전희철의 기발한 열쇠 제작설마했다. 둘은 대학을 졸업하면 또 갈라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대학 최고의 슈팅가드와 포워드 겸 센터를 실업 라이벌 삼성과 현대가 가만둘리 없었다. 이전 스카우트 관행상 같은 대학의 스타급 선수들을 한 팀으로 몰아주는 경우는 드물었다. 대학 3학년 때부터 김병철은 삼성, 전희철은 현대로 간다 등등 소문이 돌았다. 그런데 1995년 말부터 프로농구 출범 얘기가 나오더니, 이듬해 본격적으로 추진이 되면서 신생팀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당시 동양(현 소노)에게 고려대 졸업생 우선 지명권이 주어지면서 1996년 2월 졸업예정자였던 김병철과 전희철은 또 한 팀에서 뛰게 됐다. 동양에서 프로 선수로 평생 못 잊을 영화 같은 추억을 쌓고 2001~2002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함께 들어올리는 감격까지 누렸다. 동양의 초창기 시절, 빡빡한 스케줄 중에 훈련이 끝나고 밤에 선수단 숙소를 감독과 코치 몰래 빠져 나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배꼽을 잡는다.“숙소가 5층 짜리 빌라인인데 방에서 몰래 나와 옥상 발코니로 가서 계단 타고 내려와 나갔잖아. 기억나지?”(김병철)“나. 옥상에서 한 번 미끄러졌잖아. 갈 뻔 했어. 하하.”(전희철)“맞아, 끝 부분에 빗물 받이가 있었지.”(김병철)“미끄러졌는데 거기에 딱 중심이 걸렸어. 그런데 나중에는 감독님이 어떻게 나가는 줄 알고 옥상 문을 자물쇠로 잠궈버렸더라고.”(전희철)“그러게.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나갈 수가 없어졌잖아. 그런데 우리 또 어떻게 나갔지?”(김병철)“인마, 내가 열쇠 수리공 불러서 자물쇠 걸어둔 걸 따버렸잖아(전부 폭소). 자물쇠를 부시면 감독님이 알아차릴 것 같고, 난리가 났겠지. 주말에 수리공 아저씨를 불렀는데 돈을 더 주고 따달라고 했어. 그러더니 열은 거야. 그래서 열쇠를 맞출 수 있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해서 열쇠까지 맞췄지. 하하. 평상복을 입고 올라가다 걸리면 안 되니까 가방에다 옷을 넣어두고 1층 밖에 길가에 던져 놓고 나가기도 했다. 하하.”(전희철)“정말 대단했어. 희철이가 보면 참 기발해요. 나중에는 외국인 선수 애들도 몇 번 그렇게 외출한 걸 감독님이 알고, 국내 선수 한 명을 외국인 선수들 두 명 자는 사이에서 자게 했잖아. 지키라고. 하하.”(김병철)● 병철이하고는 여기까지라고 생각했죠 “듣자마자 ‘무슨 소리야’고 했죠. 일산에 있다길래 바로 갔어요.”우승 직후 난데없는 비보가 김병철에게 날아왔다. 전희철의 전화였다. 팀을 떠난다고 했다. 프로농구는 팀별로 샐러리캡이 있다. 선수 연봉 총합이 규정으로 정한 일정 액수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 당시 둘은 고액 연봉자들이었다. 팀 사정상 김병철은 잡고, 전희철은 놓을 수 밖에 없던 것이었다. 공식적으로는 그렇다. 모르는 사정이 있을 수 있다. “장난하지 말라고, 뻥치지 말라고 했죠.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 초등학교, 대학, 그리고 프로에서 한솥밥을 먹은 친구가 하루 아침에 다른 팀으로 간다는데 기분 묘하더라고요. ”- 말이 안 나오는 상황이었겠다.“일산에서 둘이 술만 마셨죠. 희철이가 취할 듯 해서 용인의 우리 집으로 데려가서 한 잔 더 했어요.”(김병철)“PC방에서 놀다가 또 병철이 집에가서 시간을 보냈지. 그 때는 ‘병철이하고 여기까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전희철)“새벽까지 우리 집에 있다가 아침에 해장국 같이 먹고 너 집에까지 데려다줬잖아. 너 보내고 나니까 정말 허전하더라고. 나중에 맨날 동양의 빨간 유니폼 입던 희철이가 청색 KCC 유니폼 입고 나오는데 그것도 어색했어.”(김병철) 전희철은 KCC로 이적해 SK를 거쳐 2008년 은퇴를 했다. 그리고는 바로 SK 전력분석원, 운영팀장, 2군 코치, 수석코치를 13년여 간 했다. 기다림 끝에 낙이 온다고 2021년 SK 지휘봉을 잡고 바로 2021~2022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다음 시즌에도 준우승을 했다. 은퇴하고 지도자로 살아남아야 했기에 ‘김병철’이라는 친구가 늘 머리 속에 있었지만 연락하고, 볼 겨를이 없었다. 김병철은 2011년까지 동양에서 뛰고 2022년까지 코치, 수석코치, 감독대행을 했다. 원클럽맨으로 역시 바쁘게 살았다. 감독대행을 마지막으로 지금은 코트 밖에서 감독으로 바쁜 전희철을 지켜보고 있다. 절친이기에 편하게 연락할 수도 있지만 마음으로 대화를 하고 응원했다. 지천명의 나이에 접어드니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게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한 명이 잘 되고, 한 명이 너무 안돼 완전히 연락 끊어지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동안 우리 오래 못 보긴 했다. 나이가 드니 싸우고 또 싸웠던 그 때가 그립더라. 정말 제대로 친구지.”(전희철)“희철이하고는 정말 인연인 것 같아. 오랫만에 만나도 어색한 것도 없고, 내가 희철이만 만나면 어린 시절도 돌아가거든.” (김병철) ● 이제 농구로 싸워볼까추억으로 먹고 살아도 될만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만나면 밥 먹고, 차 마시고, 옛날 얘기 하고, 그러다 니 탓, 내 탓하고 웃고 싸우고 그 자체만으로 좋았다. 대신 농구와 일 얘기는 안 한다. 서로 각자의 위치에서 잘 하고 있으니 평가를 하거나 조언하는 일도 없다. 김병철은 “감독으로 워낙 잘하고 있어서 연락하고 싶어도 참는다. 전희철은 TV로, 영상으로 봐도 똑같은 전희철이다. 나는 늘 희철이와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희철은 명예욕 없고, 인맥 줄 타는 것 싫어하는 김병철이 농구 욕심은 냈으면 한다. 친구와 농구로 논쟁도 해보면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제가 술도 가르쳐주고 서울 구경도 가르쳐줬으니 농구는 병철이가 한 수 보여줄 것 같아요.”(전희철)김병철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뻔한 속공 농구로 펀(FUN)한 농구를 할 것”이라고 밝힌 전희철 감독의 철학과 농구 스타일이 좋아 보인다. 오래 전 둘이 한 팀으로 뛰던 현역 시절의 농구였기 때문이다. 잡으면 뛰고, 쉽게 골을 넣고, 팬들이 보기에 시원한 농구다. 돈으로 바꿀 수 없는 둘만의 추억은 많으니, 둘이 농구로 한 번 붙어도 될 듯 하다. 때마침 프로농구 2024~2025시즌도 19일 개막했다. 전희철의 SK는 개막 2연승을 했다. - 김병철이 보는 SK는 어떻나.“원래 친구라도 감독의 플랜과 전략을 논하거나 건드리지는 않는데요. 희철이나 저나 코치 생활도 10년 넘게 했잖아요. 다 아니까. 다만 자밀 워니가 하이 포스트에서 공을 잡고 있을 때 다른 선수들이 공간을 충분히 넓혀주는 농구를 더 해줬으면 해요.”두 사람이 진짜 농구로 싸워보면서 새롭게 알아가는 우정이 프로농구를 보는 또 하나의 묘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인터뷰를 끝내고 먼저 떠난 김병철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전희철. 항상 시즌 직전이면 저녁 식사 자리도 쿨하게 빨리 마치는 스타일인데 발길이 안 떨어지나보다. “오늘따라 아쉽네요. 밥만 먹었네. 대학 때처럼 생맥주 두 잔 더 사주고 보낼 걸 그랬어요.”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경기 지역 시각 예술 작가 발굴과 미술품 유통 활성화를 위해 ‘아트 경기 런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2024년 경기 미술품 활성화 사업(아트 경기)의 일환이다. 행사는 18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파주출판도시 안에 있는 ‘갤러리 끼’에서 열린다. ‘갤러리 끼’는 굵직한 족적을 남긴 대하 드라마 ‘태조 왕건’, ‘태종 이방원’ 등에서 강렬한 연기로 이름을 알린 베테랑 배우 이광기 씨가 주인 겸 대표다. 이 대표는 연기 활동과 갤러리 운영을 병행하면서 ‘아트 디렉터’로 지역 신진 작가 발굴, 작품 교류 활성화 등에 큰 힘을 쏟았다. ‘아트 경기 런 페스티벌’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의 아트 경기 선정 작가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행사다. 경기도 미술의 역량, 그리고 지난 5년 간 구축해온 아트 경기의 정체성을 알리는 데 의미가 있다. 행사에는 42명의 아트 경기 선정 작가들이 1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18일에는 오프닝과 함께 이은마루 쿼텟의 재즈 공연과 조상인 미술전문 기자의 강연(‘살아남은 그림들, 살아남은 이유’), 라이브 경매 등도 진행됐다. ‘아트+날레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이지현 널위한문화예술 공동대표) , ‘눈만 뜨면 AI-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기’(공훈의 고도화 사회 이니셔티브 대표) 등의 강연과 플리마켓(이상 20일), 전시 해설사들과 함께 하는 도슨트 투어(19, 26일) 등도 예정돼 있다. 20일에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와 파주출판단지 주변 5km를 가볍게 걷는 ‘파주아트거북이마라톤’ 행사도 열린다. 음악, 예술과 스포츠의 결합이다. 관람은 무료다. 이 대표는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미술, 작품 세계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보는 분들이 예술의 벽이 낮아짐을 느끼면서 행복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돌봄 공백 해소와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 도입된 늘봄학교가 하반기부터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교육 현장에서도 양질의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교육진흥원)은 저명 예술가가 학교를 찾아가 놀이형 예술 수업을 진행하는 ‘늘봄학교 찾아가는 마스터클래스’를 준비했다. 학습과 놀이의 균형이 중요한 초등 저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교육진흥원은 하반기 전국 6개교에서 ‘찾아가는 마스터클래스’를 운영한다. 지난달 국립창극단 김수인 국악인은 광주 상무초등학교에서 ‘김수인의 판소리 교실: 범 내려온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창극을 초등 저학년도 흥미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놀이와 연계해 구성했다. 지난달 19일에는 극단 ‘즐거운 사람들’이 경기 의정부시 고산초등학교에서 ‘즐거운 연극놀이, 나는 모자’ 수업을 진행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발성, 호흡 등의 소리 놀이로 시작해 친구와 조를 이뤄 무대에서 즉흥 연극을 선보였다. 특히 연극의 주제인 ‘날으는 모자’는 의정부 출신 백영수 화백의 대표작을 모티브로 삼아 어린이들에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를 배우는 기회를 선사했다. 15일에는 국내외에서 폭넓게 활동 중인 빠키 작가가 세종 의랑초등학교에서 ‘기하학 패턴 놀이’를 진행했다. 아이들은 기하학적 패턴과 색감을 활용한 놀이를 통해 예술적 상상력을 펼치며 설치미술을 경험해 봤다. 교육진흥원은 11월까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분야의 마스터클래스를 이어간다. 28일에는 인기 캐릭터 제작사인 오콘(만화애니, 서산동문초)의 ‘나만의 극장판 뽀로로 그리기’ 수업이 열린다. 국립현대무용단 밝넝쿨·인정주 안무가(현대무용, 대구 들안길초), 이지은 작가(문학 분야, 원주 섬강초)가 전국의 늘봄학교에서 쉽고 재미있게 예술을 접할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한다. 교육진흥원 관계자는 “아이들이 놀이처럼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예술가들과 협업해 몰입형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국공립 기관, 전문 예술단체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의 협업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늘봄학교 현장에서 문화예술교육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무용단, 게임문화재단 등과 협력해 양질의 초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또 교사와 예술교육가의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잃어버린 말과 소리를 찾아준다.”동명대 언어치료청각재활학과가 추구하는 목표이자 신조이다.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치료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전공이다. 초고령화사회(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20% 이상)로 접어들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분야다. 언어 치료와 청각 재활은 인공지능(AI)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영역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언어 치료부터 청각 재활까지 다루는 복합 전공언어 치료와 청각 재활은 보건 계열 분야에서 유망한 틈새시장으로 분류된다. 우선 대상이 영유아에서 노년까지 모두 아우를 정도로 폭이 넓다. 최근 학령기 아동들은 과도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의사 소통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언어 치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노인은 치매 등 노인성 질환에서 비롯된 언어 능력의 저하 문제를 겪기 일쑤다. 이비인후과 질환 증가로 발음과 음성 관리에도 청각 재활 전문가이 필요하다. 언어 치료와 청각 재활은 치료(중재) 전문가가 대상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세밀하게 평가해 맞춤형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아직 AI가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전공을 이수하고 졸업하면 언어재활사, 청능사 같은 국가자격증을 딸 수 있다. 초봉 3000만 원(연봉 기준) 수준의 직장에 취업하거나 창업도 가능하다. 동명대 언어치료청각재활학과는 2010년 언어치료학과로 문을 열었다. 2020년 언어치료청각으로 이름을 바꿨고, 올해 초 다시 학과명을 현재처럼 개정해 언어재활사와 청능사를 양성하고 있다. 언어치료청각재활학과 오소정 교수(학과장)는 언어 치료에 청각과 재활을 포함한 이유에 대해 “언어와 청각은 밀접한 관계가 있고, 듣지 못하면 말할 수 없기에 언어 재활과 청각 재활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초고령화사회 진입에 따른 노인성 난청 인구의 증가와 개인 음향 기기의 과사용에 따른 소음성 난청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부족해진 청각 재활 전문가의 적극적인 양성을 위해 청각 재활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 6년 연속 언어재활사 100% 합격, 청능사 수석 현재 언어재활사와 청능사를 동시에 양성하는 곳은 전국에 5개 대학에 불과하다. 동명대의 경우 6년 연속 언어재활사 시험에 재학생이 100% 합격했고, 청능사 부문에서는 전국 수석도 배출했다. 이론과 실무가 융합된 교육과 국가고시 준비가 가능한 커리큘럼, 풍부한 경험을 가진 교수진, 최첨단 실습 인프라 등이 만들어낸 결과다.실습 교과 강의는 소규모 분반 지도로 이뤄진다.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리빙랩과 서비스랩, 도전·실천·체험을 강조하는 동명대만의 ‘두잉(Do-ing)’ 기업현장체험학습과 해외 연수 등도 실무 역량을 키우는데 기여하고 있다. 강의는 6명의 전임교수와 3명의 겸임교수가 맡고 있다. 전임교수는 말·언어 분야 전공 교수가 5명, 청각 분야 교수가 1명이다. 교수진은 강북삼성병원, 동국대병원, 부산언어치료연구소, 삼성서울병원, 삼성종합기술연구원 등에서 근무하며 실무 경력을 쌓았다. 청각재활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성일 겸임교수는 부산 최대 보청기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학과 1기 졸업생인 이수진 겸임교수는 ‘위스9 아동발달센터’를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효과적인 치료는 정확한 진단이 중요 “대상에게 효과적인 치료(중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중재 대상자가 호소하는 내용과 원인을 정확히 평가하고 해석할 수 있는 진단 능력을 길러야 한다.” 오소정 교수(동명언어임상센터장)가 말하는 중재의 핵심 능력이다. 진단 능력을 키우기 위해 인내와 협력적 자세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언어재활사가 되기 위한 실무 역량은 3학년 1학기부터 4학년 1학기까지 집중적으로 쌓는다. 3학년 1학기에는 대학병원, 재활병원 복지관 등지에서 언어치료사의 진단 및 치료 과정을 관찰한다. 3학년 2학기와 4학년 1학기에는 2012년 개설한 동명언어임상센터에서 언어진단실습과 언어재활실습을 동시에 진행한다. 교수의 지도 아래 동명언어임상센터에서 주 2회 이뤄지는 실습 대상은 지역 사회의 아동과 성인이다. 이곳에서 언어 중재를 받으려면 2년이나 대기를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외부기관에서 받을 때보다 비용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효과가 좋다.외부 기관이 아닌 학교 안에 있는 동명언어임상센터와 동명청각임상센터에서 2급 언어재활사와 청능사 자격증 응시에 필요한 실습 시간을 채울 수 있다는 것도 이 학과만의 장점이다. ● 취업률 80% 이상, 직업 만족도 높아 서울 을지병원에서 음성 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는 박지혜씨는 “음성과 관련해 다양한 환자들에게 치료 방법을 제시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문적인 언어 치료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직업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다. 부산 서강병원 언어재활사 이기쁨 씨는 “뇌의 손상 부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언어 장애 진단과 치료에 언어재활사의 역할이 크다”고 귀띔했다.이 학과 졸업생들은 언어재활사와 청능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후 재활병원, 언어치료센터, 복지관, 장애아동 어린이집, 대학병원 청력 검사실, 청각재활센터 등에 취업한다. 여기서 경력을 쌓은 후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아동발달센터에 들어가거나 보청기 판매 창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학과의 최근 2년간 취업률은 78.1%, 84.4%로 대졸자 평균 취업률과 보건 계열 취업률을 웃돈다. 학과의 모집 정원은 25명이고, 수시를 통해 24명을 선발한다. 언어재활사와 청능사에 대한 수요가 높고 미래 전망이 밝다. 그래서 타 직종에 근무하다 편입생도 늘어나는 추세다. 학과는 언어 치료와 청능 재활이 세분화 전문화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대학원 과정을 신설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대니얼 카너먼 프린스턴대 심리학 교수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 판단하고 선택하는지를 설명하는 혁신적 패러다임인 ‘전망 이론’을 통해 행동경제학의 길을 열었다. 그 공로로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캐나다 토론토 대의 제프리 힌턴 교수 역시 심리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연구에 혁신적인 기여를 인정받아 202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연세대는 이처럼 심리학이 다양한 학문과의 융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해 인간의 행동과 심리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각 분야의 전문성과 심리학적 지식을 융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심리과학이노베이션대학원을 신설한다. 심리과학이노베이션대학원은 특수대학원으로 교육 커리큘럼은 심리과학 단일전공 내 △인지혁신심리 △사회혁신심리 △디지털혁신심리의 세 가지 세부 트랙으로 구성돼 있다. 2024 QS세계대학순위와 2024 THE세계대학순위에서 심리학 부문 국내 1위를 차지한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진을 중심으로 현장 전문가와 관련 전공 교수들이 강의를 맡아 심리학적 지식과 첨단 기술의 융합을 통해 혁신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운다. 이를 통해 대학원은 미래 사회의 혁신을 선도할 창의적인 융복합 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지혁신심리 트랙에서는 인간의 인지 과정과 뇌 기능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삼아 기술 혁신과 결합된 심리적 연구를 진행한다. 뇌과학 신경심리학 행동과학 등 다양한 학문적 접근을 통해 미래 기술 환경에서 인간의 인지적 요구를 분석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한다. 사회혁신심리 트랙에서는 사회적 맥락에서 인간 행동과 조직 내 인간 관계에 대한 심리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문제 해결 및 조직 혁신을 위한 역량을 기른다. 조직 심리학, 리더십 심리학, 사회적 행동 등을 통해 사회와 조직 내에서의 효율적 의사결정과 갈등 관리 능력을 키워낸다. 디지털혁신심리 트랙에서는 디지털 기술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한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의 사용자 경험과 감정 반응을 분석한다. 빅데이터 분석, AI,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등을 다룬다. 디지털 기술과 심리학적 지식의 융합에 필요한 이론적 기초를 다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심리과학이노베이션대학원은 급변하는 기술 사회에서 인간과 기술 간 상호작용, 사회적 관계, 조직 내 인간 행동 등은 심리학적 지식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정 하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심리학적 지식을 습득하고 자신의 전문성을 강화하며, 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도전적이면서도 지지적인 배움의 터를 제공할 것이다. 대학원은 2025년 전기 1기 신입생 모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학위 과정은 평일 야간 수업으로 진행돼 일과 학업을 병행하려는 직장인들에게도 교육 기회를 제공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실무와 학문을 동시에 충족시키고자 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입학설명회는 10월 16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대학원의 교육 과정, 입학 절차, 그리고 구체적인 학사 운영 계획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