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종

유윤종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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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 분야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푸치니:토스카나의 새벽을 무대에 올린 오페라의 제왕' '클래식, 비밀과 거짓말' 등의 책을 썼습니다.

gustav@donga.com

취재분야

2024-10-22~2024-11-21
음악73%
문화 일반7%
문학/출판7%
칼럼7%
언론3%
인사일반3%
  • 최하영 “‘첼로서 이런 소리가?’ 할 정도로 무궁무진한 사운드 들려드릴게요”

    “바로크에서 현대까지 ‘첼로에서 이런 소리가 날 수 있구나’ 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사운드를 들려드리겠습니다.”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2022년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브뤼셀 보자르 음악당의 여제’ 첼리스트 최하영(26)이 내년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돼 4월 30일, 11월 26일 두 차례 공연을 펼친다. 인하우스 아티스트는 연주가에게 새로운 시도의 기회를 제공하는 ‘상주음악가’ 형태의 특전이다.4월 30일 첫 무대에서는 두 살 아래 친동생인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와 함께하는 ‘현악자매’의 하모니를 만날 수 있다. 1부는 최하영의 솔로무대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3번, 펜데레츠키 ‘지크프리드 팔름을 위한 카프리치오’ 등을 들려준다, 2부 듀오 순서에서는 코다이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주 등을 연주한다. 21일 오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하영은 “6개월 전부터 바로크 첼로로 고음악(古音樂) 연주를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4월 연주곡 중 17세기 바로크 작곡가 도메니코 가브리엘리의 ‘리체르카르’를 바로크 악기와 거트현(동물 창자를 말려 꼰 현), 바로크식 활로 연주해요. 옛 음악 특유의 소리와 분절법에 매력을 느꼈죠.” 같은 무대에서 들려줄 크세나키스와 펜데레츠키 등의 현대곡에 대해서는 “확장된 테크닉과 효과들로 관객들이 쇼크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생 최송하와는 연말 베네치아에서의 연주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유럽과 한국에서 여러 듀오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4년 동안 베를린에서 함께 살았는데 한 번도 다퉈본 적이 없어요. 가끔은 송하가 제 연주복을 입기도 해요.(웃음) 음악적으로도 호흡이 잘 맞죠.” 맏언니 최하임도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중이어서 세 자매 모두 현악 연주가다. 어머니가 취미로 첼로를 배울 때 따라한 게 그의 첼로 인생 시작이었다. “엄마가 클래식을 좋아하셔서 잠들 때나 차를 타고 있을 때 늘 음악이 들렸어요.” 11월 26일에 열리는 인 하우스 아티스트 두 번째 무대에선 피아니스트 요아힘 카르와 드뷔시와 슈니트케, 그리그의 첼로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 “카르는 그리그 고향인 노르웨이 베르겐 출신이에요. 그가 자란 집이 그리그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죠. 함께 표현할 노르웨이 정서에 기대가 큽니다.” 그는 캐나다의 독지가가 빌려준 과르네리 첼로를 2월부터 사용하고 있다. “따뜻하고 힘있는 등 여러 팔레트의 색깔을 들려줘요. 약간 작아서 내 체형에도 잘 맞죠.” 내년 활동에 앞서 최하영은 올해 12월 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BBC 프롬스 인 코리아 콘서트에서 소피 데르보 지휘 KBS교향악단과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과 함께 브람스의 ‘이중 협주곡’을 연주한다. 서유진 롯데콘서트홀 공연기획팀장은 “내년 8월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 축제에서도 최하영 씨가 협연과 티칭 등에 참여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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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를 읊듯 피어오르는 온화한 선율… 감정의 끝 파고든다

    독일 남동부 바이에른주의 문화적 자존심을 대변하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 지난해 수석지휘자로 취임한 영국의 사이먼 래틀 경과 함께 서울을 찾아왔다. 피아니스트 조성진(30)이 협연한다. 이 악단의 내한은 2018년 주빈 메타 지휘의 무대를 가진 지 6년 만이다. 20, 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은 1949년 창단됐다. 오이겐 요훔, 라파엘 쿠벨리크, 콜린 데이비스 경, 로린 마젤, 마리스 얀손스 등 정상급 지휘자들을 연속해 수석지휘자로 맞이하며 ‘숙명의 라이벌’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독일의 비밀 수도’로 불리던 바이에른의 주도 뮌헨의 음악 무대를 대표해 왔다. 래틀 경은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 최정상급 악단을 이끌어 온 세계 지휘계 대표 거장. 이번 내한에서는 20일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2번과 브람스 교향곡 2번, 21일 베베른 ‘오케스트라를 위한 6개의 소품’과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2번,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을 들려준다.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래틀 경은 “2017년 베를린 필, 2022년 런던 심포니 등 지금까지 세 악단과 한국을 찾았는데 모두 조성진과의 협연 기회가 있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에 대해서는 “10대 시절 라파엘 쿠벨리크가 지휘하는 연주를 보았는데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그처럼 밀접한 연대감을 가지고 함께 숨 쉬는 듯한 연주를 본 적이 없다”고 회상했다. “처음엔 쿠벨리크의 능력인가 했는데 이 악단을 직접 경험하면서 ‘아, 이게 이 악단의 능력이구나’라고 알게 됐죠.” 그는 이 악단의 특징을 두 독일어 단어로 표현했다. “하나는 이니히(innig)입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내면의 감정을 뜻하죠. 또 하나는 바이히(weich)입니다. 적당히 번역할 말이 없는데, 부드러움과 온화함, 깊이, 인간미, 공동체 의식이 깃든 부드러움이죠. 그런 특성이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에 있습니다. 기교적으로 잘하는 오케스트라는 많지만 이 악단은 ‘시인’이라는 말이 어울립니다.” 그는 현대음악 프로그램과 고음악(시대악기) 프로그램까지 진행하고 있는 점도 이 악단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조성진은 20일 협연할 브람스의 피아노협주곡 2번에 대해 “거대한 스케일이 있으며 오케스트라 역할이 매우 중요한 협주곡”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 뮌헨에서 이 악단과 같은 곡을 연주했는데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든 곡이지만 오케스트라와 래틀이 너무 잘해줘서 연주 때는 힘든 줄 몰랐죠. 곡을 마치고 진이 빠졌어요.” 래틀 경은 “성진이 너무 겸손하게 얘기했다. 그는 칭찬에 알레르기가 있지만(웃음) 이 곡은 피아노와 악단이 테니스를 치듯 서로 잘 넘겨줘야 하는데 그와 함께라면 염려가 없다”고 화답했다. 그는 21일 첫 곡으로 지휘할 베베른의 곡에도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말러나 바그너 곡을 분재(盆栽)로 만든 듯한 곡이죠. 음표 하나하나에 수없이 많은 표현이 압축돼 있습니다.” 니콜라우스 폰트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대표는 “한국 연주회장에서는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관객들의 흥분과 지식, 집중력이 느껴진다. 그것들이 단원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긴다. 이 악단이 롯데콘서트홀에서 처음 여는 이번 콘서트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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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화함-시심 깃든 ‘바방’ 연주 즐겨보세요…래틀 “조성진과 함께라면 염려 없어”

    독일 남동부 바이에른 주의 문화적 자존심을 대변하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 지난해 수석지휘자로 취임한 영국의 사이먼 래틀 경과 함께 서울을 찾아온다. 피아니스트 조성진(30)이 협연한다. 이 악단의 내한은 2018년 주빈 메타 지휘의 무대를 가진지 6년만이다. 20, 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은 1949년 창단됐다. 오이겐 요훔, 라파엘 쿠벨리크, 콜린 데이비스 경, 로린 마젤, 마리스 얀손스 등 정상급 지휘자들을 연속해 수석지휘자로 맞이하며 ‘숙명의 라이벌’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독일의 비밀 수도’로 불리던 바이에른 주도 뮌헨의 음악 무대를 대표해 왔다. 사이먼 래틀 경은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 최정상급 악단을 이끌어 온 세계 지휘계 대표 거장. 이번 내한에서는 20일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2번과 브람스 교향곡 2번, 21일 베베른 ‘오케스트라를 위한 6개의 소품’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을 들려준다. 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래틀은 “2017년 베를린 필, 2022년 런던 심포니 등 지금까지 세 악단과 한국을 찾았는데 모두 조성진과의 협연 기회가 있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에 대해서는 “10대 시절 라파엘 쿠벨리크가 지휘하는 연주를 보았는데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그처럼 밀접한 연대감을 가지고 함께 숨쉬는 듯한 연주를 본 적이 없다”고 회상했다. “처음엔 쿠벨리크의 능력인가 했는데 이 악단을 직접 경험하면서 ‘아, 이게 이 악단의 능력이구나’라고 알게 됐죠.” 그는 이 악단의 특징을 두 독일어 단어로 표현했다. “하나는 이니히(innig)입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내면의 감정을 뜻하죠. 또 하나는 바이히(weich)입니다. 적당히 번역할 말이 없는데, 부드러움과 온화함, 깊이, 인간미, 공동체 의식이 깃들인 부드러움이죠. 그런 특성이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에 있습니다. 기교적으로 잘하는 오케스트라는 많지만 이 악단은 ‘시인’이라는 말이 어울립니다.” 그는 현대음악 프로그램과 고음악(시대악기) 프로그램까지 진행하고 있는 점도 이 악단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조성진은 20일 협연할 브람스의 피아노협주곡 2번에 대해 “거대한 스케일이 있으며 오케스트라 역할이 매우 중요한 협주곡”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 뮌헨에서 이 악단과 같은 곡을 연주했는데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든 곡이지만 오케스트라와 래틀이 너무 잘해줘서 연주 때는 힘든 줄 몰랐죠. 곡을 마치고 진이 빠졌어요.” 래틀은 “성진이 너무 겸손하게 얘기했다. 그는 칭찬에 알레르기가 있지만(웃음) 이 곡은 피아노와 악단이 테니스를 치듯 서로 잘 넘겨줘야 하는데 그와 함께라면 염려가 없다”고 화답했다. 그는 21일 첫 곡으로 지휘할 베베른의 곡에도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말러나 바그너 곡을 분재(盆栽)로 만든 듯한 곡이죠. 음표 하나하나에 수없이 많은 표현이 압축돼 있습니다.” 니콜라우스 폰트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대표는 “한국 연주회장에서는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관객들의 흥분과 지식, 집중력이 느껴진다. 그것들이 단원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긴다. 이 악단이 롯데콘서트홀에서 처음 여는 이번 콘서트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1544-7744, 1544-1555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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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반 이끌 ‘미래의 거장’은 누구?… 서울이 뜨거워진다

    12월 ‘K클래식의 수도’ 서울이 세계에서 모인 예비 피아노 거장들의 연주로 뜨거워진다. 19회째를 맞는 ‘LG와 함께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가 12월 1∼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 종합문화관과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열린다. 1996년 시작된 이 콩쿠르는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 부분으로 매년 번갈아 개최되며 지난해에는 성악 부문으로 열렸다.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첫 회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케르트(서울대 교수)를 우승자로 배출한 것을 비롯해 바이올린 부문으로 열린 다음 회에서 백주영(서울대 교수)과 리비우 프루나루(전 로얄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악장)를 공동 우승자로 선정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명인을 배출했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김동현, 피아니스트 한지호 신창용 김준형, 바리톤 김기훈 공병우, 테너 스테판 마리안 포프 등 역대 우승자를 비롯한 수많은 입상자가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피아노 부문에서 일곱 번째로 열리는 이번 콩쿠르에는 16개국 140명이 도전장을 냈고 영상 예비심사를 통과한 6개국 29명이 1차 예선에 참가한다. 세계 유명 콩쿠르의 역대 우승자와 상위 입상자도 여럿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인으로는 2024년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 우승자인 선율, 2017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3위와 2020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4위에 오른 이택기, 2019년 동아음악콩쿠르 피아노 1위 입상자이자 2022년 롱티보 국제콩쿠르 5위를 차지한 노희성, 부소니 콩쿠르와 ARD 콩쿠르 결선에 진출했고 2019년 동아주니어콩쿠르 1위, 2021년 동아음악콩쿠르 2위에 오른 최이삭, 2021년 동아음악콩쿠르 1위를 수상한 김동주, 2018년 제네바 국제콩쿠르 특별상 수상자인 유성호가 눈에 띈다. 외국인으로는 2017년 비오티 콩쿠르 1위와 청중상을 받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전인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3위에 오른 러시아의 콘스탄틴 예멜랴노프, 독일 에틀링겐 콩쿠르와 슬로바키아 훔멜 콩쿠르 등에서 우승한 체코의 로베르트 빌리 등이 상위 입상에 도전한다. 심사위원으로는 주희성 서울대 교수, 손민수 뉴잉글랜드음악원 교수와 1995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첫 독일인 우승자인 마르쿠스 그로, ‘정경화의 음악적 동반자’로 친숙한 케빈 케너(미국) 외 앤절라 쳉(캐나다), 소피아 굴야크(리투아니아·러시아), 티에리 위에(프랑스), 알렉산다르 마자르(세르비아·벨기에), 로베르토 플라노(이탈리아·미국), 웨이단웬(중국) 등 세계에서 비중 있게 활동해 온 피아니스트와 피아노 교육가들이 초청됐다. 입상자는 1위 5만 달러(약 7000만 원), 2위 3만 달러, 3위 2만 달러 등 6위까지 상금이 주어지고 연주 기회 등 혜택을 제공받는다. 2위 이상 한국인 입상자에게는 병역특례 혜택이 주어진다. 1차 예선에서 준결선까지의 경연 중 베토벤 소나타를 가장 잘 연주한 참가자에게는 피아니스트 신수정 서울대 명예교수가 고 일민 김상만 선생(전 동아일보 명예회장)을 기려 제정한 특별상(상금 5000달러)이 수여된다. ▽대회 일정 △1차 예선: 12월 1∼3일 △2차 예선: 12월 5∼7일 △준결선: 12월 9∼10일(이상 서울교육대 종합문화관) △결선: 12월 12∼13일(협연 한경아르떼필하모닉, 지휘 김광현, 서울아트센터 도암홀, 13일 결선 뒤 시상식). 02-361-1412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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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사-서울교대 업무협약 체결

    서울교육대학교와 동아일보사는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대학본부 중앙회의실에서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서를 체결하고 미래형 예술 인재 발굴 및 양성을 위한 교육과 컨텐츠 개발 등 두 기관의 사업 활성화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서울교대 장신호 총장(오른쪽)과 동아일보사 박현진 문화사업본부장이 업무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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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베르트 소나타로 꼭 11년만에 서는 무대… 음악적 성장 보이겠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32)은 11일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벽산예술상 시상식에서 벽산음악상을 수상했다. 그는 “후배들이 본받을 수 있는 연주가가 되라고 주신 상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독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악장으로 활동 중인 그가 21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리사이틀 ‘더 바이올리니스츠’를 연다. 피아니스트 보리스 쿠스네초프와 함께 슈베르트 소나타 A장조 D 574, 루토스와프스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파르티타’, 드보르자크 소나티나 G장조 ‘인디언 애가’,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2번 D장조를 연주한다. “쿠스네초프는 멘델스존 음대 실내악 교수이고, 올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바이올린 부문) 공식 반주자를 맡을 정도로 현악 연주자와의 협연에서 정평 있는 분이에요. 레퍼토리도 굉장히 넓죠.” 이번 무대 첫 곡인 슈베르트의 소나타 A장조는 그가 2013년 금호아트홀 신년 음악회에서 연주한 곡이다. “당시엔 20대 초반이었죠. 제 음악적 성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스스로 기대가 됩니다.” 그는 “바이올린이 가곡을 부르고 피아노가 반주하는 듯한, 선율선이 길게 흐르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호아트홀과 인연이 깊다. “서울 제 방에 2004년 금호아트홀에서 연 영재콘서트 포스터가 걸려 있어요. 20년 전 초등학생 때였죠. 2020년엔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네 번의 리사이틀을 열었어요. 금호에서의 연주 영상들을 모아 컬렉션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올해 그는 4월 3일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개막 무대에서 KBS교향악단과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했다. 6월에는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시콥스키 협연으로 브람스 소나타 2번 등을 연주했다. 12월 5일에는 첼리스트 최하영과 롯데콘서트홀 ‘BBC 프롬스 코리아’에서 드보르자크 이중협주곡을, 12월 14일에는 첼리스트 심준호와 같은 곡을 협연한다. “개인적으로 ‘브람스 프로젝트의 해’죠. 이번 무대엔 오히려 다른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게 의미 있게 느껴졌어요.” 이번에 연주하는 루토스와프스키의 파르티타에 대해 그는 “20세기 바이올린 곡 대표 걸작으로 꼽을 만하다. 처음 들은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고 말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서로 자유롭게 연주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딱딱 맞아떨어져야 하는 부분도 있죠. 연주할 때 아드레날린이 많이 나옵니다.” 그가 악장으로 재직 중인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다니엘 바렌보임의 뒤를 이어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올해 음악감독 격인 카펠마이스터로 취임했다. 이지윤은 2022년 틸레만이 지휘한 이 악단 내한공연에 악장으로 참여했다. “주력하는 레퍼토리도 비슷하고 2년 전 처음 호흡을 맞출 때부터 틸레만은 우리 악단과 천생연분이었어요.” 이지윤은 “올해 지휘자뿐 아니라 대표와 사무 감독도 바뀌었다. 단원들이 긴장하고 있는 시기”라고 전하며 “2년 뒤 악단 내한 연주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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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윤 “11년 동안의 음악적 성장 보여드립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32)은 11일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벽산예술상 시상식에서 벽산음악상을 수상했다. 그는 “후배들이 본받을 수 있는 연주가가 되라고 주신 상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독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악장으로 활동 중인 그가 21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리사이틀 ‘더 바이올리니스츠’를 연다. 피아니스트 보리스 쿠스네조프와 함께 슈베르트 소나타 A장조 D 574, 루토스와프스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파르티타’, 드보르자크 소나티나 G장조 ‘인디언 애가’,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2번 D장조를 연주한다. “쿠스네초프는 멘델스존 음대 실내악 교수이고, 올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바이올린 부문) 공식 반주자를 맡을 정도로 현악 연주자와의 협연에서 정평 있는 분이에요. 레퍼토리도 굉장히 넓죠.” 이번 무대 첫 곡인 슈베르트의 소나타 A장조는 그가 2013년 금호아트홀 신년 음악회에서 연주한 곡이다. “당시엔 20대 초반이었죠. 제 음악적 성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스스로 기대가 됩니다.” 그는 “바이올린이 가곡을 부르고 피아노가 반주하는 듯한, 선율선이 길게 흐르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호아트홀과 인연이 깊다. “서울 제 방에 2004년 금호아트홀에서 연 영재콘서트 포스터가 걸려 있어요. 20년 전 초등학생 때였죠. 2020년엔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네 번의 리사이틀을 열었어요. 금호에서의 연주 영상들을 모아 컬렉션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올해 그는 4월 3일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개막 무대에서 KBS교향악단과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했다. 6월에는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콥스키 협연으로 브람스 소나타 2번 등을 연주했다. 12월 5일에는 첼리스트 최하영과 롯데콘서트홀 ‘BBC 프롬스 코리아’에서 드보르자크 이중협주곡을, 12월 14일에는 첼리스트 심준호와 같은 곡을 협연한다. “개인적으로 ‘브람스 프로젝트의 해’죠. 이번 무대엔 오히려 다른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게 의미 있게 느껴졌어요.” 이번에 연주하는 루토스와프스키의 파르티타에 대해 그는 “20세기 바이올린 곡 대표 걸작으로 꼽을 만하다. 처음 들은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고 말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서로 자유롭게 연주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딱딱 맞아 떨어져야 하는 부분도 있죠. 연주할 때 아드레날린이 많이 나옵니다.” 그가 악장으로 재직 중인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다니엘 바렌보임의 뒤를 이어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올해 음악감독 격인 카펠마이스터로 취임했다. 이지윤은 2022년 틸레만이 지휘한 이 악단 내한공연에 악장으로 참여했다. “주력하는 레퍼토리도 비슷하고 2년 전 처음 호흡을 맡을 때부터 틸레만은 우리 악단과 천생연분이었어요.” 이지윤은 “올해 지휘자 뿐 아니라 대표와 사무 감독도 바뀌었다. 단원들이 긴장하고 있는 시기”라고 전하며 “2년 뒤 악단 내한 연주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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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동서 베를린에 흐른 古음악 선율이 온다

    세계 대표 고(古)음악 명장들을 매년 국내 무대에 초청해 온 ‘한화클래식’의 올해 무대를 독일 수도 베를린을 대표하는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와 리아스 실내합창단이 장식한다. 23, 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아스 실내합창단 수석지휘자인 저스틴 도일 지휘로 헨델 ‘주께서 말씀하셨다’(Dixit Dominus·23일)와 바흐 ‘마그니피카트’(24일), 바흐 칸타타 BWV 21 ‘내 마음에 근심 많았도다’(23, 24일)를 연주한다. 고음악이란 바로크를 중심으로 그 이전 음악부터 고전주의에 이르는 시기의 음악을 당대 악기와 연주법을 살려 연주하는 연주법 또는 경향을 뜻한다.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는 1982년 동베를린에서 탄생했다. 18세기 중반 프로이센 왕 프리드리히 2세의 궁정음악가 야나치가 매주 자기 집에서 열었던 ‘음악 아카데미’에서 이름을 따왔다. 리아스 실내합창단은 1948년 서베를린의 미군 점령지 방송국(RIAS·Rundfunk im amerikanischen Sektor)이 방송을 위해 설립했다. 독일 통일 2년 후인 1992년부터 이어져 온 두 단체의 협력은 동서 베를린의 문화적 통일을 상징하게 되었다.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는 ‘폭넓은 셈여림과 부드러운 레가토, 물샐틈없는 앙상블을 유지하면서도 개별 연주자의 음색을 자연스럽게 드러내 주는(음악 칼럼니스트 이준형)’ 연주로 인기가 높았다. 리아스 실내합창단은 큰 인원 대신 30∼40명의 정교한 앙상블로 고음악에서 빛을 발했다. 이들의 만남은 큰 결실로 이어졌다. 두 단체가 르네 야콥스 지휘로 명문 음반사 아르모니아 문디에서 내놓은 바흐 ‘요한 수난곡’ ‘B단조 미사’, 헨델 ‘대관식 찬가’,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후궁탈출’은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이 레퍼토리들의 중심 음반으로 자리 잡았다. 2010년부터 리아스 실내합창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원 김미영 씨(소프라노·45)는 9일 전화 통화에서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와는 리허설을 오래 하지 않아도 바로 앙상블이 맞는 최고의 팀워크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음대 졸업 후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음대에 유학했으며 재학 중 리아스 실내합창단 오디션을 통과해 6개월 실습을 거친 후 종신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11년 한양대 음악연구소 초청으로 열린 리아스 실내합창단 바흐 B단조 미사 내한공연에도 함께했다. 김 씨는 “리아스 실내합창단의 레퍼토리는 고음악과 창작음악이 각각 40% 정도이며 나머지 20% 정도를 낭만주의 음악에 할애한다”며 리아스 실내합창단과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는 예술적 동반자 같은 관계로 매년 1월 1일 신년음악회를 함께 하는 전통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아스 실내합창단은 독일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와도 자주 협연하고 있다. 김 씨는 “우열을 논할 필요 없이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와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모두 고음악 연주에서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는 연주단체”라고 말했다. 2021년 리아스 실내합창단 수석지휘자로 취임한 저스틴 도일에 대해 김 씨는 “합창단 경험과 첼리스트 경험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 옛 기악음악과 성악에 두루 정통하다”며 “영국인인 만큼 특히 헨델 작품의 연주에는 발음에 공을 들이는 등 깊은 이해를 나타낸다”고 전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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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를린 고음악과 리아스 합창단의 앙상블, 23일 막 올린다

    세계 대표 고(古)음악 명장들을 매년 국내 무대에 초청해온 ‘한화클래식’의 올해 무대를 독일 수도 베를린을 대표하는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와 리아스 실내합창단이 장식한다. 23, 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아스 실내합창단 수석지휘자인 저스틴 도일 지휘로 헨델 ‘주께서 말씀하셨다(Dixit Dominus·23일)’와 바흐 ‘마그니피카트’(24일), 바흐 칸타타 BWV 21 ‘내 마음에 근심 많았도다’(23, 24일)를 연주한다. 고음악이란 바로크를 중심으로 그 이전 음악부터 고전주의에 이르는 시기의 음악을 당대 악기와 연주법을 살려 연주하는 연주법 또는 경향을 뜻한다.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는 1982년 동베를린에서 탄생했다. 18세기 중반 프로이센 왕 프리드리히 2세의 궁정음악가 야나치가 매주 자기 집에서 열었던 ‘음악 아카데미’에서 이름을 따왔다. 리아스 실내합창단은 1948년 서베를린의 미군 점령지 방송국(RIAS·Rundfunk im amerikanischen Sektor)이 방송을 위해 설립했다. 독일 통일 2년 후인 1992년부터 이어져 온 두 단체의 협력은 동서 베를린의 문화적 통일을 상징하게 되었다.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는 ‘폭넓은 셈여림과 부드러운 레가토, 물 샐 틈 없는 앙상블을 유지하면서도 개별 연주자의 음색을 자연스럽게 드러내 주는(음악 칼럼니스트 이준형)’ 연주로 인기가 높았다. 리아스 실내합창단은 큰 인원 대신 30~40명의 정교한 앙상블로 고음악에서 빛을 발했다. 이들의 만남은 큰 결실로 이어졌다. 두 단체가 르네 야콥스 지휘로 명문 음반사 아르모니아 문디에서 내놓은 바흐 ‘요한 수난곡’ ‘B단조 미사’, 헨델 ‘대관식 찬가’,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후궁탈출’ 들은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이 레퍼토리들의 중심 음반으로 자리 잡았다. 2010년부터 리아스 실내합창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원 김미영 씨(소프라노·45)는 9일 전화통화에서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와는 리허설을 오래 하지 않아도 바로 앙상블이 맞는 최고의 팀워크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음대 졸업 후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음대에 유학했으며 재학 중 리아스 실내합창단 오디션을 통과해 6개월 실습을 거친 후 종신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11년 한양대 음악연구소 초청으로 열린 리아스 실내합창단 바흐 B단조 미사 내한공연에도 함께 했다.김 씨는 “리아스 실내합창단의 레퍼토리는 고음악과 창작음악이 각각 40% 정도이며 나머지 20% 정도를 낭만주의 음악에 할애한다”며 리아스 실내합창단과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는 예술적 동반자 같은 관계로 매년 1월 1일 신년음악회를 함께 하는 전통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아스 실내합창단은 독일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와도 자주 협연하고 있다. 김 씨는 “우열을 논할 필요 없이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와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모두 고음악 연주에서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는 연주단체”라고 말했다.2021년 리아스 실내합창단 수석지휘자로 취임한 저스틴 도일에 대해 김 씨는 “합창단 경험과 첼리스트 경험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 옛 기악음악과 성악에 두루 정통하다”며 “영국인인 만큼 특히 헨델 작품의 연주에는 발음에 공을 들이는 등 깊은 이해를 나타낸다”고 전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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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개혁 개방과 21세기… 이방인이 본 중국의 두 세대

    최근 중국이 한국인 여행객에 대한 비자를 돌연 면제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중국 도시들의 마천루와 명품 매장, 고속철도 같은 첨단 인프라의 모습들이 넘쳐난다. 반면 유튜브나 페이스북까지 닫아 놓는 정보 통제도 그곳에 존재한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외국’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미국인인 저자는 두 세대에 걸쳐 중국의 젊은 세대에게 깊숙이 다가갈 수 있었다. 1990년대에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당시 쓰촨성에 속했던 소도시 푸링의 사범대에서 2년 동안 강의했다. 이후 중국 주재 잡지 기자로 일했고 2019년 충칭의 쓰촨대에서 논픽션을 강의하기 시작했다. 그의 쌍둥이 딸들은 관영 초등학교에 보냈다. 한 세대 전 학생들과의 인연은 편지 교신으로 이어졌다. 긴 시간을 건너뛴 두 개의 강의 경험이 책의 중심을 이룬다. 한 세대 전의 젊은 사범대 학생들은 소박하고 특징 없는 옷을 입었다. ‘연애를 하다 적발되면 공산당 입당 금지’ 같은 어처구니없는 규율이 존재했고, 교재에는 ‘자본주의가 동성애를 만든다’ 같은 주장들이 적혀 있었다. 30년 가까이 지나 젊은이들은 키가 커졌고 개성 있는 옷을 입게 됐지만 예전과 바뀌지 않은 것들도 있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얘기를 할 때마다 강의실은 조용해졌고 학생들은 고개를 떨어뜨리거나 눈길을 피했다. 많은 학생이 서구 사회의 자유로움을 동경했지만 중국 체제의 문제점을 거론하는 해외의 시각에는 ‘애국적’ 분노를 표했다. 쌍둥이 딸들의 학교 얘기도 책의 중요한 부분을 이룬다. 아이들의 증조부인 저자 아내의 조부는 중국인으로 미국에 건너갔다가 돌아와 광산업을 하다 공산당원들에게 살해당했다. 그의 증손녀들이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장식물을 하고 학교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보는 저자의 마음은 복잡하다. ‘중국 교육은 미국식 소그룹 탐구 대신 효율성과 전문성에 집중한다’는 설명은 공산주의와 무관한 오늘날 한국의 교육 현장과도 통하는 것처럼 들린다. 2019년 쓰촨대 게시판에는 ‘헤슬러가 계속 강의하도록 하는 것은 반역 행위’라는 글이 올라왔다. 학생이 교수를 고발하는 이른바 ‘쥐바오(擧報)’가 저자에게 일어난 것이다. 그 직전,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문제로 대두되던 시기에 저자는 강의실에서 “미디어의 역할 중 하나는 정부가 숨기고 싶은 것을 보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당시엔 위기를 넘겼지만 저자는 2년 만에 명확한 이유 없이 대학에서 재계약을 거부당했고 미국으로 돌아온다. 우한에서 저자가 만난 작가 팡팡(方方)의 말은 오늘날 중국 체제의 문제를 대변한다. 팡팡은 팬데믹 발생 전후의 얘기를 담은 ‘우한일기’를 썼고, 초기의 정부 대처의 문제점 못지않게 이후의 효율적 대처도 소개했지만 책은 출간이 금지됐다. 그는 저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은 바이러스를 다루는 방식과 똑같은 방식으로 과거를 다룹니다. 톈안먼 광장 학살 같은 특정 역사의 장면들을 격리시켜 버리죠.” 원제 ‘Other Rivers’(2024년).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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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 끝없는 여정… 절망서 희망까지 노래할것”

    “인생은 끝없는 여정이고 방랑입니다. 세계를 다니며 여러 언어로 노래를 부르다가 고국에서 내 언어를 찾았죠. 여기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걸 보여주자고 마음먹었습니다.”(사무엘 윤)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서울대 교수)이 음악과 무용, 무대미술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적’ 리사이틀을 펼친다.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방랑자, 영웅의 여정’ 공연이다. 비주얼 아티스트 박귀섭(BAKi), 피아니스트 박종화(서울대 교수), 현악4중주단 아벨 콰르텟과 함께 성악 공연의 경계를 넓히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7월 소프라노 홍혜경과 베이스 연광철의 무대로 이어진 예술의전당 ‘보컬 마스터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기도 하다. 공연은 ‘고독’ ‘슬픔’ ‘혼돈’ ‘절망과 죽음’ ‘구원과 소망’의 다섯 스테이지로 구성된다. ‘고독’에서는 사무엘 윤이 부르는 슈베르트 가곡 ‘방랑자’와 박종화가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피아노곡 ‘방랑자 환상곡’이 한데 어울린다. ‘절망과 죽음’에서는 슈베르트 가곡 ‘죽음과 소녀’와 아벨 콰르텟이 연주하는 현악4중주 ‘죽음과 소녀’가 함께한다. 이 외에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 등도 편곡 연주되며 인간의 고독에서 구원까지를 그려내는 오디세우스적 편력의 무대가 펼쳐진다.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무엘 윤은 “예전부터 방랑에서 구원까지의 스토리가 있는 음악극을 생각해 왔다. 인간이 가진 절망과 희망, 밝은 기쁨의 이미지까지 펼쳐 보이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그는 2022년 9월 마포아트센터 M클래식축제에서 바리톤 김기훈과 듀오 콘서트 ‘도플갱어’를 열며 연극적인 요소를 무대에 도입한 바 있다. 그는 박귀섭의 작품전을 보러 갔다가 ‘꽂혀서’ 그에게 무대 작업을 부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저는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는 아티스트를 좋아하죠. 이분이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발레리노 출신으로 미디어 영상 작업을 해온 박귀섭은 사무엘 윤으로부터 공연 의도를 전달받은 뒤 전체 줄거리를 ‘하루’라는 이미지로 표현하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새벽과 아침이 푸른색이라면 오후는 노란색이죠. 어둠과 빛의 이미지에 가사의 해석과 추상화를 닮은 무용수들의 춤을 더할 예정입니다.” 정처 없는 방랑자의 모습은 무대 위의 의자들로 표현할 계획이다. “주인공은 의자를 발견하고 앉으려 하지만 의자의 방향 때문에 앉을 수 없습니다. 이를 통해 정착할 수 없는 방랑자의 이미지를 연출하게 되죠.” 이번 공연에서는 아벨 콰르텟도 무대 의상을 입고 서서 연주하는 등 새로운 시도들에 동참한다. 아벨 콰르텟 리더인 바이올리니스트 윤은솔은 “우리도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싶은 팀이기에 가능한 한 다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향곡을 현악4중주와 피아노로만 연주하는 등 낯선 부분들도 있지만 편곡이 절묘하게 돼 다행”이라고 전했다. 피아니스트로 참여하는 박종화에 대해 사무엘 윤은 “감정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피아니스트다. 악보에 없는 부분이 무대에서 나올 수 있다”며 ‘자세한 것은 비밀’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저는 가곡에 대한 호기심에서 성악가가 됐지만 유럽에서 오페라 가수로 살았습니다. 2년 전 ‘도플갱어’ 무대에서 시가 함께한 무대에 엄청난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았죠. 관객들이 온전히 집중해서 몰입할 수 있는 무대를 꾸며 보겠습니다”라고 사무엘 윤은 다짐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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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비부인’ ‘라보엠’ ‘서부의 아가씨’… 푸치니 오페라 연말무대 적신다

    이달 29일은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가 세상을 떠나고 100주년이 되는 날. 푸치니는 대중 유행음악 시대 이전 서구의 극장 산업을 평정한 ‘최후의 오페라 작곡가 셀럽’이었다. 9월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가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의 ‘테너 앙코르 항의 사건’을 낳았고 솔오페라단의 잠실 KSPO돔 ‘투란도트’가 관객 동원에 성공하는 등 푸치니 서거 100주년은 여러 화제를 불러왔다. 남은 두 달, 지금까지보다 많은 푸치니 오페라가 연말 관객들을 기다린다. 글로리아오페라단은 8∼10일 ‘나비부인’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미국 해군에게 버림받은 게이샤의 비극을 그린 이 오페라에는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미국 국가와 함께 짧게 등장하는데 올해 광복절에 공영방송의 전파를 탔다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주인공 초초상 역에는 빈 국립오페라 등 유럽 주요 극장에서 같은 역을 노래한 소프라노 임세경이 소프라노 조현애와 더블캐스팅으로 출연한다. 미 해군 핑커턴 역은 테너 김재형 이정원이 맡는다. 서울시오페라단은 푸치니 최고 흥행작 ‘라보엠’을 21∼2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 오페라단 창단 39년 동안 이 작품 공연은 처음이다. 소프라노인 여주인공 미미 역에는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서선영과 201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황수미가 출연한다. 테너인 남주인공 로돌포 역은 2013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3위 입상자이자 베르디 콩쿠르, 비냐스 콩쿠르, 툴루즈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런던 로열 오페라에서 같은 역으로 성공을 거둔 테너 김정훈이 벨베데레 콩쿠르, 비오티 콩쿠르, 비냐스 콩쿠르에서 수상한 문세훈과 실력을 겨룬다. 화가 마르첼로 역은 바리톤 이승왕과 202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김태한이 출연한다. 국립오페라단은 2021년 공연한 푸치니표 서부극 ‘서부의 아가씨’를 3년 만인 12월 5∼8일 다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여주인공 미니 역에는 소프라노 임세경이 거듭 푸치니 여주인공으로 모습을 보인다. 올해 게오르규와 더블캐스팅으로 출연한 서울시오페라단 ‘토스카’와 글로리아 오페라단 ‘나비부인’에 이어 연속으로 맡는 푸치니 히로인이다. 미니 역에 소프라노 김은희가 실력을 겨루며 남주인공인 딕 존슨 역에는 테너 박성규 한윤석이 출연한다. 12월 22∼31일에는 서울 코엑스 D홀에서 ‘어게인 2024 오페라 투란도트’가 공연된다. 지휘에 테너 출신인 플라시도 도밍고와 호세 쿠라, 투란도트 역에 소프라노 아스믹 그리고리안과 마리아 굴레기나, 칼라프 왕자 역에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 등 호화 캐스팅을 선보일 예정이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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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비부인, 라보엠, 서부의 아가씨… 푸치니 오페라, 연말 장식한다

    이달 29일은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가 세상을 떠나고 100주년이 되는 날. 푸치니는 대중 유행음악 시대 이전 서구의 극장 산업을 평정한 ‘최후의 오페라 작곡가 셀럽’이었다. 9월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가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의 ‘테너 앙코르 항의 사건’을 낳았고 솔오페라단의 잠실 KSPO돔 ‘투란도트’가 관객 동원에 성공하는 등 푸치니 서거 100주년은 여러 화제를 불러왔다. 남은 두 달, 지금까지보다 많은 푸치니 오페라가 연말 관객들을 기다린다. 글로리아오페라단은 8~10일 ‘나비부인’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미국 해군에게 버림받은 게이샤의 비극을 그린 이 오페라에는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미국 국가와 함께 짧게 등장하는데 올해 광복절에 공영방송의 전파를 탔다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주인공 초초상 역에는 빈 국립오페라 등 유럽 주요 극장에서 같은 역을 노래한 소프라노 임세경이 소프라노 조현애와 더블캐스팅으로 출연한다. 미 해군 핑커튼 역은 테너 김재형 이정원이 맡는다. 서울시오페라단은 푸치니 최고 흥행작 ‘라보엠’을 21~2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 오페라단 창단 39년 동안 이 작품 공연은 처음이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를 포함한 세계적 수준의 캐스팅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라노인 여주인공 미미 역에는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서선영과 201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황수미가 출연한다. 테너인 남주인공 로돌포 역은 2013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3위 입상자이자 베르디 콩쿠르, 비냐스 콩쿠르, 툴루즈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런던 로열 오페라에서 같은 역으로 성공을 거둔 테너 김정훈이 벨베데레 콩쿠르, 비오티 콩쿠르 비냐스 콩쿠르에서 수상한 문세훈과 실력을 겨룬다. 화가 마르첼로 역은 바리톤 이승왕과 202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김태한이 출연한다. 국립오페라단은 2021년 공연한 푸치니표 서부극 ‘서부의 아가씨’를 3년 만인 12월 5~8일 다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여주인공 미니 역에는 소프라노 임세경이 거듭 푸치니 여주인공으로 모습을 보인다. 올해 게오르규와 더블캐스팅으로 출연한 서울시오페라단 ‘토스카’와 글로리아 오페라단 ‘나비부인’에 이어 연속으로 맡는 푸치니 히로인이다. 미니 역에 소프라노 김은희가 실력을 겨루며 남주인공인 딕 존슨 역에는 테너 박성규 한윤석이 출연한다. 12월 22~31일에는 서울 코엑스 D홀에서 ‘어게인 2024 오페라 투란도트’가 공연된다. 2003년 장이머우 연출로 서울 상암 월드컵공연장에서 공연된 ‘투란도트’의 성공을 잇는다는 뜻을 담았다. 지휘에 테너 출신인 플라시도 도밍고와 호세 쿠라, 투란도트 역 소프라노 아스믹 그레고리안과 마리아 굴레기나, 칼라프 왕자 역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 등 호화 캐스팅을 선보일 예정이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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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의 음악을 최다의 관객에게”

    “BBC 프롬스는 ‘최고의 음악을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제공한다’는 창립 모토를 따릅니다. 이런 축제의 중요한 요소들을 스냅숏(순간 포착 사진)처럼 맛보실 수 있을 겁니다.”(데이비드 피카드 BBC 프롬스 예술감독)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감상하는 클래식 음악 축제’ BBC 프롬스가 한국을 찾아온다. 12월 2∼8일 8개 프로그램으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BBC 프롬스 코리아’다. BBC 프롬스는 1895년 시작돼 5200여 석의 대형 콘서트홀인 로열앨버트홀을 비롯한 곳곳에서 공연이 진행되며 TV와 라디오를 통해 송출된다. 그동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호주 멜버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일본 도쿄 등에서 이 축제의 콘셉트를 적용한 해외 BBC 프롬스가 열렸다. BBC 프롬스 코리아에서는 라이언 위걸즈워스 지휘 BBC 스코틀랜드 심포니 오케스트라(BBC SSO)가 12월 2일(협연 첼리스트 한재민), 8일(협연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바리톤 김태한)에 무대를 꾸민다. 6일엔 같은 악단이 중심이 되는 웨스트엔드 뮤지컬 갈라 콘서트, 7일엔 이 악단 수석급 연주자와 한재민이 출연하는 실내악 무대가 열린다. 현대음악 앙상블인 앙상블 블랭크의 공연(3일), 자라섬 재즈 나잇과 보컬리스트 리즈 라이트 콘서트(4일), KBS교향악단과 협연하는 이지윤, 최하영의 브람스 이중 협주곡(5일) 무대도 마련된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이 축제 예술감독으로 재직하는 피카드 감독은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BBC 프롬스 코리아에서는 공연 외 BBC SSO 연주자들이 서울 롯데백화점 키즈 오케스트라와 워크숍을 진행하며 클래식 축제의 비전을 논의하는 콘퍼런스도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음악 축제에선 악장 사이의 박수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악장 사이에 박수가 나오는 것은 콘서트에 처음 온 사람들이 많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다시 오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모차르트도 이런 일이 생기면 좋아했죠.” 지난여름 BBC 프롬스에 데뷔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재능을 가진 연주자’라고 영국 언론을 통해 평가했던 그는 “임윤찬은 나이를 뛰어넘는 놀라운 성숙함을 보였다. 그에게 매우 흥미진진한 미래가 펼쳐져 있음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피카드 감독은 영국 BBC 프롬스에서 유색인종 오케스트라인 치네케 오케스트라를 데뷔시켰고 여성 지휘자와 작곡가의 비중을 늘렸다. 그는 “축제에서 우리가 선보이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을 반영해야 한다. 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프롬스 감독이 되기 전 오페라 페스티벌인 글라인드본 페스티벌과 계몽시대 오케스트라의 감독을 지낸 그는 올해 BBC 프롬스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며 “1986년 첫 직장이었던 로열 오페라단과 함께 서울을 방문했었다. 다시 서울에 오는 것은 경력의 시작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감회를 표현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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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윤종의 클래식感]차세대 거장들의 불꽃 대결,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이달 14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는 피아니스트 김준형(27)의 리사이틀 ‘종을 향하여’가 열린다. 순례의 해 1권 ‘스위스’ 중 ‘제네바의 종’, 초절기교 연습곡 11번 ‘밤의 선율’ 등 회화적이고 기교적인 리스트의 곡만으로 꾸민 프로그램이다. 이 리사이틀은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인 김준형이 직접 프로그래밍한 네 개의 ‘엽편소설(葉篇小說)’ 리사이틀 마지막 순서다.12월 6일에는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김동현 바이올린 리사이틀 II’가 열린다. 피아니스트 박재홍과 함께 드뷔시, 풀랑크, 메트네르 등 명료한 감각이 두드러지는 근대 작곡가들의 소나타 세 곡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24)은 올해 마포아트센터의 상주음악가 격인 ‘M 아티스트’다. 김동현은 2022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도 활동했다.젊은 두 연주가를 묶는 키워드는 또 있다. K클래식의 수도 서울에서 열리는, 유일한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WFIMC) 가입 국제음악콩쿠르인 ‘LG와 함께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김동현은 바이올린 부문으로 열린 2018년 대회에서, 김준형은 피아노 부문으로 열린 2020년 대회에서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상주음악가로는 서울 롯데콘서트홀의 ‘인 하우스 아티스트’도 빼놓을 수 없다. 2022년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는 피아니스트 신창용(30)과 첼리스트 문태국(30)이 호흡을 맞췄다. 2017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한 신창용은 10월 2일 체코 브르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롯데콘서트홀 콘서트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을 협연하며 빛나는 기교를 과시했다.젊은 예술가에게 집중적인 연주와 프로그래밍의 기회까지 제공하는 세 ‘상주음악가’ 자리에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입상자들의 활약이 유독 빛나는 것은 이 대회가 가진 권위와 중요성을 상징하는 한 가지 사례일 뿐이다. 1996년 탄생한 이 대회는 첫 회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케르트(서울대 교수)를 우승자로 배출한 것을 비롯해 바이올린 부문으로 열린 다음 회에서 백주영(서울대 교수)과 리비우 프루나루(로얄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악장)를 공동 우승자로 선정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명인을 세상에 소개했다.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올해 미국 인디애나대 교수로 임용된 피아니스트 한지호, 바리톤 김기훈, 공병우 등 역대 우승자 외에도 피아니스트 알레시오 박스, 안티 시랄라, 김태형, 예수아, 이택기,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신아라, 바리톤 이응광 김주택, 테너 스테판 마리안 포프, 테너 김건우 이명현, 베이스바리톤 길병민 등 수많은 입상자가 국내외 무대에서 마음껏 예술혼을 발휘하고 있다.역대 심사위원의 면면도 화려하다. 국내 음악계의 별들뿐만 아니라 피아니스트 존 오코너, 아리에 바르디, 미셸 베로프, 안 케펠레크, 작곡가 로웰 리버먼, 바이올리니스트 제라르 풀레, 피에르 아무아얄, 소프라노 에디트 마티스, 셰릴 스투더, 에다 모저, 메조소프라노 피오렌차 코소토, 테너 프란시스코 아라이사, 자코모 아라갈, 지크프리트 예루살렘, 바리톤 레나토 브루손, 안드레아스 슈미트 등 해외 정상급 아티스트를 비롯해 세계적 음반 그룹 최고경영자(CEO)와 유명 극장장 등을 망라한다.“예술이 순위를 가릴 수 있는 건가?”라는 의문은 늘 존재한다. 2014년 이 대회 심사위원이었던 해미시 밀른(1939∼2020)은 대회 기간 중 이렇게 말했다. “콩쿠르가 항상 최고를 뽑는 건 아니죠. 심사위원도 사람이니까.” 좌중이 조용해졌다. 그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최고들은 대부분 콩쿠르를 통해 나오죠.” 심사위원들은 긍정의 끄덕임과 웃음을 지었다.올해 ‘LG와 함께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12월 1∼13일 서울교대 종합문화관과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열린다. 12, 13일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열리는 결선에서는 1, 2차 예선과 준결선을 통과한 차세대 거장들이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불꽃 대결을 감상할 수 있다. 주희성 서울대 교수와 ‘임윤찬의 스승’으로 알려진 손민수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 ‘정경화의 예술적 동반자’로 알려진 케빈 케너 등이 심사위원을 맡는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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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프롬스 음악축제 스냅샷처럼 보여드립니다”

    “BBC 프롬스는 ‘최고의 음악을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제공한다’는 창립 모토를 따릅니다. 이런 축제의 중요한 요소들을 스냅샷(순간 포착 사진)처럼 맛보실 수 있을 겁니다.”(데이비드 피카드·BBC 프롬스 예술감독)‘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감상하는 클래식 음악 축제’ BBC 프롬스가 한국을 찾아온다. 12월 2~8일 8개 프로그램으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BBC 프롬스 코리아’다. BBC 프롬스는 1895년 시작돼 5200여석의 대형 콘서트홀인 로열 앨버트 홀을 비롯한 곳곳에서 공연이 진행되며 TV와 라디오를 통해 송출된다. 그동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호주 멜버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일본 도쿄 등에서 이 축제의 컨셉트를 적용한 해외 BBC 프롬스가 열렸다.BBC 프롬스 코리아에서는 라이언 위글스워스 지휘 BBC 스코틀랜드 심포니 오케스트라(BBC SSO)가 12월 2일(협연 첼리스트 한재민), 8일(협연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바리톤 김태한)에 무대를 꾸민다. 6일엔 같은 악단이 중심이 되는 웨스트앤드 뮤지컬 갈라 콘서트, 7일엔 이 악단 수석급 연주자와 한재민이 출연하는 실내악 무대가 열린다. 현대음악 앙상블인 앙상블 블랭크의 공연((3일), 자라섬 재즈 나잇과 보컬리스트 리즈 라이트 콘서트(4일), KBS교향악단과 협연하는 이지윤, 최하영의 브람스 이중 협주곡(5일) 무대도 마련된다.2015년부터 올해까지 이 축제 예술감독으로 재직하는 피카드 감독은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BBC 프롬스 코리아에서는 공연 외 BBC SSO 연주자들이 서울 롯데백화점 키즈 오케스트라와 워크숍을 진행하며 클래식 축제의 비전을 논의하는 컨퍼런스도 개최한다”고 밝혔다.그는 ‘음악 축제에선 악장 사이의 박수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악장 사이에 박수가 나오는 것은 콘서트에 처음 온 사람들이 많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다시 오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모차르트도 이런 일이 생기면 좋아했죠.”지난여름 BBC 프롬스에 데뷔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재능을 가진 연주자라고 영국 언론을 통해 평가했던 그는 “임윤찬은 나이를 뛰어넘는 놀라운 성숙함을 펼쳐 보였다. 그에게 매우 흥미진진한 미래가 펼쳐져 있음을 확신한다”고 밝혔다.피카드 감독은 영국 BBC 프롬스에서 유색인종 오케스트라인 치네케 오케스트라를 데뷔시켰고 여성 지휘자와 작곡가의 비중을 늘렸다. 그는 “축제에서 우리가 선보이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을 반영해야 한다. 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프롬스 감독이 되기 전 오페라 페스티벌인 글라인드본 페스티벌과 계몽시대 오케스트라의 감독을 지낸 그는 올해 BBC 프롬스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며 “1986년 첫 직장이었던 로열 오페라단과 함께 서울을 방문했었다. 다시 서울에 오는 것은 경력의 시작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감회를 표현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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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아편, 그들이 원해서 팔았다? 반복되는 제국주의 논리

    이 책의 부제는 ‘아편의 감춰진 이야기’다. 중국 청나라가 아편 교역을 금지하자 영국은 1840년 아편전쟁을 일으켰고 열강의 동아시아 침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근대 세계사를 들여다보았다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저자 고시는 영국 옥스퍼드대 사회인류학 박사 출신의 인도 소설가다. 영국에서 50만 부 이상이 팔린 ‘유리 궁전’을 비롯해 여러 베스트셀러를 썼고 메디치상과 아서 클라크상을 받았다. 아편전쟁 직전을 배경으로 쓴 역사소설 ‘아이비스 3부작’은 그가 이 책에 착수하는 배경이 됐다. 이 책에서 우리는 아편과 관련해 영국과 청나라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던 ‘인도’를 만나게 된다. 고시가 근대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 시대가 자원을 추출하고 타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소수 백인 특권층의 역사라는 데서 출발해 왔다. 여기 더해 그는 ‘물질의 행위 주체성’을 강조한다. 전작인 논픽션 ‘대혼란의 시대’에선 화석연료가, ‘육두구의 저주’에서는 향신료가 역사를 만들어온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책에서는 연기를 발생시키고 재를 남기는 아편이 그 주인공이다. 중국의 차(茶)는 18세기 초부터 영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차에 부과된 세금이 재정의 10분의 1을 차지했다. 문제는 영국이 중국에 판매할 게 없다는 사실이었다. 막대한 은이 중국으로 유출됐고 이 문제의 해결책이 인도에서 생산한 면과 아편이었다. 양귀비 생산에는 집중적인 관리와 인력, 정교한 조직이 필요했다. 영국은 인도의 파트나(현재의 비하르)와 말와에 거점을 마련하고 100만 명 이상의 농민에게 양귀비를 경작시켰다. 이렇게 거대한 산업을 탄생시키고도 영국인들은 ‘아편은 전통적인 인도 약물이며’ ‘중국인들이 아편을 원하므로 자유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령 인도 제국 수입의 5분의 1이 아편에서 나왔지만 그 폐해는 아시아인들의 책임으로 돌렸다. 의외로 아편 거래에서 영국 다음으로 득을 본 나라는 미국이었다. 포브스와 루스벨트 가문을 비롯한 여러 엘리트 가문이 아편으로 초기의 부를 축적했고, 그 부의 많은 부분이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흘러 들어갔다. 식민시대의 담론 구조는 오늘날에도 계속된다. 옛 제국의 대변인들은 ‘아편 무역이 중단되면 인도 농부들이 굶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에너지 회사들이 ‘화석연료 산업이 중단되면 세계 빈곤층이 피해를 본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전략이다. 물질로서의 아편도 계속해서 이야기를 남긴다. 아편 성분에서 나온 헤로인 등 ‘오피오이드’ 마약이 계속해서 현대 사회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으며, 오늘날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펜타닐 역시 합성된 오피오이드다. 저자 고시는 역설적으로 아편의 시대적 궤적에서 오늘의 희망을 본다. 거대한 대영제국의 탄압 속에서도 여러 국적과 인종의 시민들이 연합해 20세기 초 아편 산업을 축소시켰다. 오늘날 환경 문제의 중심에 있는 화석연료 기업들에 대해서도 가능한 일 아닐까. 저자가 우리에게 던지는 숙제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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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 파티하듯 바로크 선율에 젖다

    건축자재 전문기업 이건이 주최하는 제35회 이건음악회가 캐나다 시대악기 연주단체인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초청 콘서트로 열린다. 25일 인천 아트센터인천을 시작으로 11월 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11월 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 5개 도시에서 6회 공연을 갖는다.9월 이 악단 수석 객원 감독으로 취임한 ‘바로크 바이올린 여왕’ 레이철 포저가 리더 격인 감독 겸 솔로를 맡아 바흐 바이올린협주곡 BWV 1041, 퍼셀 ‘요정 여왕’ 모음곡, 바흐 오보에와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BWV 1060R 등을 들려준다. 서울 바로크 앙상블 리더이자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국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오보에 수석인 신용천이 협연한다. 타펠무지크는 바로크 시대 독일에서 ‘연회음악’을 뜻하던 말.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1979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창단됐다. 주로 17∼18세기 바로크 음악을 당시 연주법을 바탕으로 하되 자유로운 감각을 가미하며 연주해 왔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저는 “바로크 음악에는 시대를 초월해 감정을 흔드는 요소가 있다. 디테일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악단 바이올리니스트인 크리스티나 자카리아스는 “연회음악이라는 뜻처럼 우리는 서서 무대 위를 돌아다니며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미소를 지으며 파티 같은 기분으로 연주한다. 지휘자가 없는 대신 각각의 파트가 서로에게 호흡을 맞춘다”고 소개했다. 바흐 협주곡을 협연할 오보이스트 신용천은 “지휘자가 있는 경우 내 뜻과 다른 부분도 맞춰줘야 할 때가 있는데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모든 단원이 서로 대화하듯이 합주하기 때문에 더 즐겁게 연주하게 된다”고 전했다. 첼리스트 마이클 언터먼은 “한국에 존재하는 ‘정(情)’이라는 감정처럼 타펠무지크는 단원 사이 서로 애정을 가지고 아끼면서 상호작용을 한다. 이런 특별한 에너지가 한국 관객들과 소통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대악기 또는 고음악 연주의 지역별 차이에 대해 포저는 “바이올린을 예로 들면 네덜란드에서는 악기에서 턱을 떼도록 가르치지만 다른 곳에서는 현대 바이올린처럼 턱에 받치게 하는 등 다른 부분들이 있다. 고음악은 유럽에서 먼저 연구가 시작된 만큼 북아메리카에서도 음악가들이 유럽에서 배운 지역의 특징을 반영하게 된다”고 전했다. 포저는 본국인 영국에서 ‘바로크 바이올린의 탁월한 영국적 영광’(더타임스)으로 불리면서 바로크 바이올린의 대표 해석가로 꼽혀 왔다. 2004년 비발디 ‘라 스트라바간차’ 협주곡집으로 그래머폰 협주곡부문상을, 2016년 비버 로자리 소나타집으로 건반악기 연주자 마르친 시비옹트키에비치 등과 함께 그래머폰 바로크 기악부문상을, 2018년 그래머폰 올해의 예술가상을 받는 등 그래머폰상을 3회나 수상했다. 가브리엘리 콘소트 리더, 잉글리시 콘서트 리더, 계몽주의 오케스트라 객원감독 등 여러 앙상블의 리더로 활동해 왔다. 2019년 LG아트센터에서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비발디 ‘사계’를 연주한 바 있다. 1990년 시작된 이건음악회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4중주단(34회), 뷔르템베르크 체임버 오케스트라 하일브론(31, 33회) 등 명성 높은 앙상블과 독주자들을 초대해 왔다. 26일에는 대구 대구콘서트하우스, 27일 부산 부산문화회관, 29일 광주 광주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이 열린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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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로크 오케스트라 타펠무지크 “서서 움직이며 즐겁게 연주해요”

    건축자재 전문기업 이건이 주최하는 제35회 이건음악회가 캐나다 시대악기 연주단체인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초청 콘서트로 열린다. 25일 인천 아트센터인천을 시작으로 11월 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11월 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 5개 도시에서 6회 공연을 갖는다. 9월 이 악단 수석 객원 감독으로 취임한 ‘바로크 바이올린 여왕’ 레이첼 포저가 리더 격인 감독 겸 솔로를 맡아 바흐 바이올린협주곡 BWV 1041, 퍼셀 ‘요정 여왕’ 모음곡, 바흐 오보에와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BWV 1060R 등을 들려준다. 서울 바로크 앙상블 리더이자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국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오보에 수석인 신용천이 협연한다. 타펠무지크는 바로크 시대 독일에서 ‘연회음악’을 뜻하던 말.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1979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창단됐다. 주로 17~18세기 바로크 음악을 당시 연주법을 바탕으로 하되 자유로운 감각을 가미하며 연주해 왔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저는 “바로크 음악에는 시대를 초월해 감정을 흔드는 요소가 있다. 디테일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악단 바이올리니스트인 크리스티나 자카리아스는 “연회음악이라는 뜻처럼 우리는 서서 무대 위를 돌아다니며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미소를 지으며 파티 같은 기분으로 연주한다. 지휘자가 없는 대신 각각의 파트가 서로에게 호흡을 맞춘다”고 소개했다. 바흐 협주곡을 협연할 오보이스트 신용천은 “지휘자가 있는 경우 내 뜻과 다른 부분도 맞춰줘야 할 때가 있는데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모든 단원이 서로 대화하듯이 합주하기 때문에 더 즐겁게 연주하게 된다”고 전했다. 첼리스트 마이클 언터맨은 “한국에 존재하는 ‘정(情)’이라는 감정처럼 타펠무지크는 단원 사이 서로 애정을 가지고 아끼면서 상호작용을 한다. 이런 특별한 에너지가 한국 관객들과 소통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대악기 또는 고음악 연주의 지역별 차이에 대해 포저는 “바이올린을 예를 들면 네덜란드에서는 악기에서 턱을 떼도록 가르치지만 다른 곳에서는 현대 바이올린처럼 턱에 받치게 하는 등 다른 부분들이 있다. 고음악은 유럽에서 먼저 연구가 시작된 만큼 북아메리카에서도 음악가들이 유럽에서 배운 지역의 특징을 반영하게 된다”고 전했다. 레이첼 포저는 본국인 영국에서 ‘바로크 바이올린의 탁월한 영국적 영광’(더 타임스)로 불리면서 바로크 바이올린의 대표 해석가로 꼽혀왔다. 2004년 비발디 ‘라 스트라바간자’ 협주곡집으로 그래머폰 협주곡부문상을, 2016년 비버 로자리 소나타집으로 건반악기 연주자 마르친 시비옹트키에비치 등과 함께 그래머폰 바로크 기악부문상을, 2018년 그래머폰 올해의 예술가상을 받는 등 그래머폰상을 3회나 수상했다. 가브리엘리 콘소트 리더, 잉글리시 콘서트 리더, 계몽주의 오케스트라 객원감독 등 여러 앙상블의 리더로 활동해 왔다. 2019년 LG아트센터에서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비발디 ‘사계’를 연주한 바 있다. 1990년 시작된 이건음악회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4중주단(34회), 뷔르템베르크 체임버 오케스트라 하일브론(31,33회) 등 명성 높은 앙상블과 독주자들을 초대해 왔다. 26일에는 대구 대구콘서트하우스, 27일 부산 부산문화회관, 29일 광주 광주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이 열린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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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클래식 미래 이끌 18명의 샛별

    “‘어른이 되면 동아음악콩쿠르에서도 꼭 우승해야지’ 하고 다짐했어요. 그 생각을 이루게 돼 신기하면서도 기쁩니다.” 제64회 동아음악콩쿠르에서 첼로 부문 1위를 차지한 맹지연 씨(22·연세대 4년)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린 시상식 직후 이렇게 말했다. 2017년 열린 제1회 동아주니어음악콩쿠르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그는 중등부 첼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맹 씨는 2년 전 제62회 동아음악콩쿠르에서도 본선 무대에 올랐지만 순간적인 착각으로 연주를 멈췄고 입상하지 못했다. 그는 “그 후 대곡에 대한 공포증까지 생겼는데 이제 완전히 극복한 것도 다행”이라면서 밝은 웃음을 지었다. 동아일보사가 주최한 올해 동아음악콩쿠르는 서울교육대 후원으로 열렸다. 올해 콩쿠르에서는 각 부문 1위 입상자 5명을 비롯해 총 18명이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 부문별 격년제로 개최하는 이 콩쿠르는 9월 30일부터 10월 11일까지 서울교육대 종합문화관에서 1, 2차 예선을 거친 7개 부문 24명이 21∼23일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린 본선에 올라 기량을 겨뤘다. 시상식에서는 첼로 1위를 수상한 맹 씨가 세계적인 첼리스트 고 버나드 그린하우스와 그 제자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그린하우스재단의 그린하우스재단상을 받았다. 바이올리니스트 고 우금 양해엽을 기리는 우금상과 호른 부문 1위에게 수여되는 이석준호른상, 베이스트롬본 연주자가 트롬본 부문 1위를 수상할 경우 수여하는 빅트롬본상은 올해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25일부터 동아음악콩쿠르 홈페이지(www.donga.com/concours/music)에서 심사위원별 채점표를, 31일부터 심사평을 확인할 수 있다. 본선 연주 동영상은 11월 말부터 유료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다음은 입상자 명단. ▽바이올린 △2위 송예지(21·서울대 3년) △3위 김수연(20·한예종 3년) ▽비올라 △1위 장한나(20·한예종 4년) △2위 박예림(22·한예종 3년) ▽첼로 △1위 맹지연 △2위 한예림(19·한예종 3년) △3위 이윤지(19·서울대 1년) ▽콘트라베이스 △1위 김태균(24·한양대 4년) △2위 장우진(19·서울대 1년) △3위 박현우(23·한예종 2년) ▽호른 △2위 임재호(22·한예종 4년) △3위 설호원(23·서울대 3년) ▽트롬본 △1위 이현빈(18·전주예술고 3년) △2위 이창연(24·연세대 3년) △3위 송승표(25·한양대 졸) ▽트럼펫 △1위 심정음(19·한예종 1년) △2위 손장원(23·서울대 졸) △3위 고형민(21·서울대 1년)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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