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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사진)가 29일 “검찰 수사정보가 마구잡이로 유출되는 여론선동전 하나하나가 형사 처벌을 받아야 할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내년 초 첫 검찰 출석을 앞두고 연일 검찰을 향해 비판 메시지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인권위원회가 주최한 ‘검찰 인권침해 수사의 문제점과 제도적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의 검찰이 공익 대변자의 책무를 망각하고 민주주의 파괴 도구로 전락했다”며 “야당과 정적을 향해서는 없는 사실도 조작해서 보복 칼날을 곧추세운다”며 자신에 대한 수사를 ‘조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완전히 상실한 편파 조작 행위에 관해 어떤 제재가 가능할지, 어떤 예방적 조치가 가능할지 논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당원들에게 보내는 새해 연하장에선 “무도한 정권이 각자도생 사회를 조장할수록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삶을 보장받는 기본사회로 가는 길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썼다. 민주당도 검찰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성명불상 검사 및 수사관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죄’ 고발을 검토하겠다”며 검찰에 대한 추가 고발 조치를 예고했다. 대책위는 “이 대표와 주변 인사들과 관련해 약 한 달 새 144건의 ‘검찰발 단독 보도’가 쏟아졌는데, 하나같이 검찰이 흘리지 않았으면 보도할 수 없는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내용”이라면서 “(검찰이) 이 대표를 소환 조사하겠다고 밝힌 후 이런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한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일정은 내년 1월 둘째 주가 유력한 분위기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날 “(이 대표) 출석일을 (검찰의) 최초 요구일보다 2주 연기하는 것으로 하고 내년 1월 10∼12일 중 가능한 날을 알려달라고 요청했고, 현재 그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출석 일정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 가족들에 대한 수사는 언제 하는지도 관심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첩보 삭제를 지시한 혐의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재판에 넘겼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혐의가 없다고 보고 조사하지 않은 채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29일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박 전 원장과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을,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과 직권남용 및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로 서 전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원장과 노 전 비서실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7세)가 북한군에 피살된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국정원 직원들에게 관련 첩보와 보고서를 삭제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 전 장관은 국방부 직원 등이 첩보를 삭제하도록 하고, 이 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취지로 허위 보고서 등을 작성하고 배부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팀은 박 전 원장 등이 첩보 삭제를 지시한 물적·인적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한다. 검찰 조사 결과 당시 오전 1시 청와대에서 열린 관계장관회의 후 국정원에서 50여 건, 국방부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밈스)에서 5600여 건의 첩보 및 보고서가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첩보 대량 삭제는 굉장히 이례적인데,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보안 유지 지시에 동조했기 때문”이라며 “서 전 실장 지시의 실체는 ‘은폐 지시’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검찰은 이 씨가 바다로 떨어질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고, 실족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근거로 자진 월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은 조사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군과 국정원에 첩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최종 윗선을 ‘서 전 실장’으로 판단한 것이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의 첩보 삭제 혐의 등에 대한 수사는 계속할 방침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첩보 삭제를 지시한 혐의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장관 등을 재판에 넘겼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혐의가 없다고 보고 조사하지 않은 채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29일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박 전 원장과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을,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과 직권남용 및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로 서 전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원장과 노 전 비서실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7세)가 북한군에 피살된 다음날인 2020년 9월 23일 국정원 직원들에게 관련 첩보와 보고서를 삭제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 전 장관은 국방부 직원 등이 첩보를 삭제토록 하고, 이 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취지로 허위 보고서 등을 작성하고 배부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팀은 박 전 원장 등이 첩보 삭제를 지시한 물적·인적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한다. 검찰 조사 결과 당시 오전 1시 청와대에서 열린 관계장관회의 후 국정원에서 50여 건, 국방부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밈스)에서 5600여 건의 첩보 및 보고서가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첩보 대량 삭제는 굉장히 이례적인데,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보안 유지 지시에 동조했기 때문”이라며 “서 전 실장 지시의 실체는 ‘은폐 지시’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검찰은 이 씨가 바다로 떨어질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고, 실족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근거로 자진 월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은 조사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군과 국정원에 첩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최종 윗선을 ‘서 전 실장’으로 판단한 것이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의 첩보 삭제 혐의 등에 대한 수사는 계속할 방침이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검찰 수사정보가 마구잡이로 유출되는 여론선동전 하나, 하나가 형사처벌을 받아야 할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내년 초 첫 검찰 출석을 앞두고 연일 검찰을 향해 비판 메시지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인권위원회가 주최한 ‘검찰 인권침해 수사의 문제점과 제도적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의 검찰이 공익 대변자의 책무를 망각하고 민주주의 파괴 도구로 전락했다”며 “야당과 정적을 향해서는 없는 사실도 조작해서 보복 칼날을 곧추세운다”며 자신에 대한 수사를 ‘조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완전히 상실한 편파 조작 행위에 관해서 어떤 제재가 가능할지, 어떤 예방적 조치가 가능할지 논의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검찰이) 대통령 가족이나 그들 자신에 대해서는 있는 범죄혐의도 덮는 데 급급하다”고 재차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검찰 출석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 가족들에 대한 수사는 언제하는지도 관심 가져달라”고 답했다. 당도 검찰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성명불상 검사 및 수사관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죄’ 고발을 검토하겠다”며 검찰에 대한 추가 고발 조치를 예고했다. 대책위는 “이 대표와 주변 인사들 관련해 약 한 달 새 144건의 ‘검찰발 단독보도’가 쏟아졌는데, 하나같이 검찰이 흘리지 않았으면 보도할 수 없는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내용”이라면서 “(검찰이) 이 대표를 소환조사하겠다고 밝힌 후 이런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한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일정은 다음달 둘째 주가 유력해지고 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대표) 출석일을 (검찰의) 최초 요구일보다 2주 연기하는 것으로 하고 1월 10~12일 중 가능한 날을 알려달라고 요청했고, 현재 그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28일 특별사면 명단에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고위공직자와 국민의힘 등 여권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법무부가 실명을 공개한 특별사면 대상 51명 중 여권 출신은 41명으로 야권 출신 정치인(10명)의 4배를 넘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화해와 포용, 배려를 통한 폭넓은 국민통합의 관점에서 정치인들을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고 했지만 야권에선 “끼워 넣기 사면”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사면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2017년 초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2019년엔 서울중앙지검장 신분으로 ‘적폐 청산’ 수사를 주도했다. 특사 대상에 포함된 인사 중 36명이 여기에 포함된다. 법조계에선 “‘검사 윤석열’이 수사해 교도소에 보냈던 인사들을 ‘대통령 윤석열’이 풀어준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MB, 남은 형기와 벌금 모두 면제사면 대상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포함된 건 81세의 고령인 데다가 수감 중 지병인 당뇨가 악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부품 업체 다스(DAS)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20년 10월 징역 17년을 확정받았는데, 이 중 14년 이상 형기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지병인 당뇨 합병증으로 손발의 감각이 마비되는 등 건강이 악화된 이 전 대통령은 올 6월 형 집행정지를 받은 뒤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정부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잔여 형기와 벌금을 면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 액수보다 국가에 납부된 추징금과 벌금 액수가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공직자 13명도 복권됐다. 최종 책임자였던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사면된 점을 감안한 것이다. 보수단체에 전국경제인연합회 자금을 지원하도록 한 ‘화이트 리스트’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박준우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이 복권됐다. 박 전 대통령 최측근인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안봉근 이재만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도 복권됐다. 국가정보원 직원들에게 불법 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징역 1년이 확정된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과 이미경 CJ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았던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도 복권됐다. ‘국정농단’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공직자 중에서는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수석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복권 대상에서 빠졌다. 두 사람은 ‘비선 실세’였던 최순실 씨 공범으로 기소돼 각각 징역 4년,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김경수는 복권 없는 사면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불법 상납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전 국정원장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국정원 특활비를 뇌물로 받은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특활비 전달에 관여한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도 사면됐다.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으로 징역 9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남은 형량이 절반으로 감형됐다. 윤 대통령 참모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 대해서도 사면이 단행됐다. 김 차장은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내면서 국정원 문건 등을 무단 반출한 혐의로 벌금 300만 원의 선고유예를 받았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남은 형 집행을 면제받고 풀려나게 됐지만 복권되지 않아 앞으로 5년 동안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선 기간 대규모 여론 조작 사건이었고, (범행에서) 사면 대상자의 지위와 역할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검사들의 사진과 실명을 공개한 것을 둘러싼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다수당의 힘을 이용해 법치주의를 훼손하려고 하는 것이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민주당을 성토했다. 그러나 “진짜 ‘좌표 찍기’와 조리 돌림은 검찰이 하고 있다”고 주장한 민주당은 검사 정보 공개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韓 “법치주의 훼손” 맹폭한 장관은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검사 명단 공개와 관련해 “이 대표 개인의 형사 문제를 모면해보려고 공당(公黨)의 공식 조직을 동원해서 적법하게 직무를 수행 중인 공직자들의 좌표를 찍고 조리돌림 당하도록 선동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다고 해서 이미 존재하는 범죄 혐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이 나라 사법 시스템이 멈춰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건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인 만큼 부적절한 처사”라며 “검찰은 법치주의와 수사 공정성에 중점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검사 명단 공개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과 민주당 지지자에게 좌표를 찍어줬다”며 “사실상 전(全) 당원에게 검찰에 맞서 싸우라는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수사 방해는 물론 자신을 조사하는 검사를 자신의 지지자를 시켜 스토킹도 하고 위협도 하라는 방탄 돌격 명령”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도 “민주당은 ‘재명 수호’를 위해 ‘개딸’들을 돌격대로 이용하는 정치적 악랄함을 버리길 바란다”고 했다.○ 野 “검사 정보 공개 제도화할 것”민주당은 한 장관의 발언을 즉각 반박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한 장관이) 좌표 찍기라고 했는데, 진짜 좌표 찍기란 이런 것”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가리키며 ‘가서 물어’라고 명령을 내리고 검사 150명이 우르르 달려들어 물어뜯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조리돌림을 누가 하고 있느냐. 윤석열, 한동훈 검찰이 수사 기밀을 흘리고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는 “정치검찰 낱낱이 공개하라” “영장판사도 실명 및 얼굴 공개하라” 등의 글이 줄을 이었다. 앞서 민주당이 공개한 자료에 이상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의 사진이 잘못 담긴 오류가 있었지만 민주당은 수사 검찰 공개를 제도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수사 검사에 대한 정보가 대부분 비공개인 상황에서 대책위도 이 부장검사의 사진을 잘못 공개하는 오류가 있었다”며 “이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수정된 자료로 다시 배포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신중히, 하지만 검사들의 정보를 공개하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며 “관련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제도화하겠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명단 배포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변호사 출신으로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명단 공개는) 반헌법적이고 반법치주의적 행위”라며 “매우 몰상식적이고 지극히 위험스럽고 이성을 잃은 행태”라고 밝혔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문재인 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르면 이번 주 중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주요 피의자들을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2019년 1월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사직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지 약 4년 만에 검찰 처분이 임박한 것이다.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2017~2018년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이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사표 제출을 강요했다는 직권남용 혐의 사건을 연내 처분할 예정이다. 백 전 장관은 13개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사직을 종용하고, 후임 기관장 임명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 등을 받는다. 자유한국당은 비슷한 시기 산업부뿐만 아니라 국무총리실, 교육부, 통일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서도 산하기관장을 상대로 한 사표 제출 강요가 있었다며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 유영민 전 과기부 장관 등을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검찰에 고발했다.이후 검찰은 고발 후 3년 2개월 만인 올 3월 25일 정부세종청사 내 산업부 운영지원과와 혁신행정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첫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20대 대선이 끝난 지 약 보름 만이었다.이에 대해 검찰이 정권이 교체되길 기다렸다가 문재인 정부 수사에 나선 것이란 비판이 나왔다. 반면 검찰은 “직권남용죄 법리가 복잡한 만큼 유사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의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길 기다렸다”고 반박했다.앞서 대법원은 올 1월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사표 제출을 강요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은경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신미숙 전 대통령균형인사비서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확정했다.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은 신 전 비서관의 윗선인 조현옥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 조사까지는 진행하지 못했다.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데다 신 전 비서관도 청와대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물증이나 진술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다만 법원은 신 전 비서관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비서관이라는 지위에 비춰 피고인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었다”고 밝혀 조 전 인사수석의 개입 가능성을 열어놨다. 올 7월 수사팀을 재편한 검찰은 산업부뿐만 아니라 통일부, 과기부 등으로 수사 대상을 확대한 뒤 백 전 장관, 조 전 장관, 유 전 장관을 모두 조사했다. 아울러 당시 인사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우호 전 인사비서관, 조 전 수석을 조사하며 청와대 윗선까지 수사했다.검찰은 연내 조 전 수석 등 당시 청와대 인사 라인과 피고발인인 장차관급 인사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하며 사건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동부지검과 별개로 서울중앙지검은 나머지 부처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며 민정수석실과 대통령비서실의 관여 여부를 조사 중이다. 국민의힘은 올 4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국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비롯해 조 전 수석,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이 사건의 경우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박혁수)가 수사 중이며, 서울동부지검에서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성상헌 1차장이 지휘를 맡고 있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검사들의 사진과 실명을 공개한 것을 둘러싼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다수당의 힘을 이용해서 법치주의를 훼손하려고 하는 것이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민주당을 성토했다. 그러나 “진짜 ‘좌표 찍기’와 조리 돌림은 검찰이 하고 있다”고 주장한 민주당은 검사 정보 공개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 韓 “법치주의 훼손” 맹폭한 장관은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검사 명단 공개와 관련해 “이 대표 개인의 형사 문제를 모면해보려고 공당(公黨)의 공식 조직을 동원해서 적법하게 직무를 수행 중인 공직자들의 좌표를 찍고 조리돌림 당하도록 선동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다고 해서 이미 존재하는 범죄 혐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이 나라 사법 시스템이 멈춰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건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인 만큼 부적절한 처사”라며 “검찰은 법치주의와 수사 공정성에 중점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검사 명단 공개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과 민주당 지지자에게 좌표를 찍어줬다”며 “사실상 전(全) 당원에게 검찰에 맞서 싸우라는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수사 방해는 물론 자신을 조사하는 검사를 자신의 지지자를 시켜 스토킹도 하고 위협도 하라는 방탄 돌격 명령”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도 “민주당은 ‘재명수호’를 위해 ‘개딸’들을 돌격대로 이용하는 정치적 악랄함을 버리길 바란다”고 했다. ● 野 “검사 정보 공개 제도화할 것”민주당은 한 장관의 발언을 즉각 반박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한 장관이) 좌표 찍기라고 했는데, 진짜 좌표 찍기란 이런 것”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가리키며 ‘가서 물어’라고 명령을 내리고 검사 150명이 우르르 달려들어 물어뜯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조리돌림을 누가 하고 있느냐. 윤석열, 한동훈 검찰이 수사 기밀을 흘리고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는 “정치검찰 낱낱이 공개하라” “영장판사도 실명 및 얼굴 공개하라” 등의 글이 줄을 이었다. 앞서 민주당이 공개한 자료에 이상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의 사진이 잘못 담긴 오류가 있었지만 민주당은 수사 검찰 공개를 제도화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수사 검사에 대한 정보가 대부분 비공개인 상황에서 대책위도 이 부장검사의 사진을 잘못 공개하는 오류가 있었다”며 “이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수정된 자료로 다시 배포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신중히, 하지만 검사들의 정보를 공개하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며 “관련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제도화하겠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명단 배포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변호사 출신으로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명단 공개는) 반헌법적이고 반법치주의적 행위”라며 “매우 몰상식적이고 지극히 위험스럽고 이성을 잃은 행태”라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관련 의혹이 제기된 후 검찰이 이 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한 건 처음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일방적으로 통보한 28일은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전날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성남FC 의혹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었던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수감 중)을 불러 조사하고, 같은 날 오후 이 대표 측에 출석을 요구했다. 성남FC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정 전 실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뒤 곧바로 이 대표 조사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5∼2018년 네이버·두산건설·NH농협은행·차병원·알파돔시티·현대백화점 등 관내 기업 6곳에 부지 용도변경 등을 대가로 성남FC에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내게 했다는 제3자 뇌물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올 9월 30일 성남시 전략추진팀장이었던 A 씨를 제3자 뇌물 혐의로, 두산건설 대표였던 B 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하며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 A 씨와 공모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를 두고 검찰이 ‘이 대표 조사를 예고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검찰은 이 대표가 출석할 경우 정치적 이익을 위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기업의 현안을 해소해 줬는지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하지만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출석 여부에 앞서) 우리 내부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서면조사에 응할지 여부와 조사 일정 등도 협의가 필요하다”며 28일 출석 불응 방침은 물론이고 출석 대신 서면으로 조사를 받을지도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도 이날 민생 현장 점검차 찾은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대장동 사건을 가지고 몇 년 가까이 탈탈 털더니 무혐의 결정이 났던 성남FC 광고한 걸 갖고 소환하겠다고 한다. 이재명이 그렇게 무섭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가장 불공정하고 가장 몰상식한 정권이 윤석열 정권”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28일 피의자 조사 요구 용도변경 등 대가 160억 후원금 의혹檢, 정진상 조사한 날 李에 출석 통보李 “검찰, 생일 맞춰 소환장 보냈나”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4년 축구단을 인수한 후 정치적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성남시로부터 인허가 등을 받아야 하는 기업을 접촉해 후원금을 요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 “인허가 대가로 후원금 요구” 검찰은 A 씨 공소장에서 이 대표가 범행을 계획하게 된 배경을 상세히 적었다. 당시 성남FC 운영자금으로 연간 150억 원이 필요했는데, 30억 원이 목표였던 시민 대상 일반공모 실적이 8억 원에 그치자 먼저 두산건설에 분당구 정자동 부지 용도변경 대가로 성남FC 후원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4년 11월경 성남FC 운영자금을 현금으로 받을 적법한 수단이 없다는 것을 성남시 관계자 보고를 통해 알았음에도 무리하게 후원을 요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같은 날 이 대표는 성남시 관계자의 보고서에 “용도변경에 따른 이익 중 일부를 환수하는 방안도 검토 보고 바람”이라고 직접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대표와 정 전 실장, A 씨 등은 당초 두산건설에 요구했던 기부채납 비율을 15%에서 10%로 낮춰주는 대신 5%에 상응하는 50억 원을 두산건설이 성남FC에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검찰은 성남시와 네이버, 사단법인 희망살림, 성남FC가 2015년 5월 맺은 후원 협약도 네이버 제2사옥 건축 허가의 대가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협약을 통해 네이버는 희망살림에 40억 원을 후원하고 희망살림이 성남FC에 광고비로 39억 원을 집행했다. 검찰은 이를 두고 네이버가 뇌물을 우회 지원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희망살림 상임이사였던 민주당 제윤경 전 의원과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불러 조사하며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의 관여 여부를 확인했다.○ 이재명 “생일 맞춰 소환장 보내”법조계에선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이 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한 만큼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가 출석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청구를 통해 국회 체포동의안 요청 절차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점유하고 있어 체포동의안 가결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강릉과학산업진흥원에서 열린 국민보고회에서 “생일(12월 22일)에 맞춰 소환장을 보낸 게 아닌가”라며 “이재명을 죽이기 위해 살(煞)을 쏘는데 잘 안 맞는다는 얘기가 있다. 왜 안 맞느냐면 문서상 생일이 제 생일이 아닐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기자들과 만나서도 “저와 제 주변을 털고 있는 검사 숫자가 70명도 넘을 것 같다. 이재명을 죽인다고 무능함과 불공정함이 감춰지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춘천지검 속초지청 신청사 준공식에 참석해 “검찰은 성남시라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있었던 성남시 관계자들과 부동산 개발업자들 간 유착 비리를 수사해 오고 있지 않냐”며 “통상적인 지자체의 토착 비리에 대한 수사이고 절차에 맞춰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4년 축구단을 인수한 후 정치적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성남시로부터 인허가 등을 받아야 하는 기업을 접촉해 후원금을 요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 “인허가 대가로 후원금 요구” 검찰은 A 씨 공소장에서 이 대표가 범행을 계획하게 된 배경을 상세히 적었다. 당시 성남FC 운영자금으로 연간 150억 원이 필요했는데, 30억 원 목표였던 시민 대상 일반공모 규모가 8억 원에 그치자 먼저 두산건설에 분당구 정자동 부지 용도변경 대가로 성남FC 후원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4년 11월경 성남FC 운영자금을 현금으로 받을 적법한 수단이 없다는 것을 성남시 관계자 보고를 통해 알았음에도 무리하게 후원을 요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같은 날 이 대표는 성남시 관계자의 보고서에 “용도변경에 따른 이익 중 일부를 환수하는 방안도 검토 보고 바람”이라고 직접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대표와 정 전 실장, A 씨 등은 당초 두산건설에 요구했던 기부채납 비율을 15%에서 10%로 낮춰주는 대신 5%에 상응하는 50억 원을 두산건설이 성남FC에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검찰은 성남시와 네이버, 사단법인 희망살림, 성남FC가 2015년 5월 맺은 후원 협약도 네이버 제2사옥 건축허가의 대가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협약을 통해 네이버는 희망살림에 40억 원을 후원하고 희망살림이 성남FC에 광고비로 39억 원을 집행했다. 검찰은 이를 두고 네이버가 뇌물을 우회 지원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희망살림 상임이사였던 민주당 제윤경 전 의원과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최근 불러 조사하며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의 관여 여부를 확인했다.● 이재명 “정권 무능함 불공정함 안 가려져”법조계에선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이 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한 만큼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가 출석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청구를 통해 국회 체포동의안 요청 절차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점유하고 있어 체포동의안 가결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이 야당 파괴하고 정적 제거하는 데 힘쓸 때냐. 이재명을 죽인다고 무능함과 불공정함이 감춰지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검찰에) 십수년 동안 탈탈 털려왔다. 저와 제 주변을 털고 있는 검사 숫자가 70명도 넘을 것 같다”며 “정치를 이렇게 하면 당장은 통할지 몰라도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게 역사의 원칙 아니냐”고 했다. 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춘천지검 속초지청 신청사 준공식에 참석해 “검찰은 성남시라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있었던 성남시 관계자들과 부동산개발업자들 간의 유착 비리를 수사해오고 있지 않냐”며며 “통상적인 지자체의 토착 비리에 대한 수사이고 절차에 맞춰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등 재벌가 자제 등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긴 검찰이 이번에는 고려제강 3세를 구속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전날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홍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홍 씨는 중견 철강업체인 고려제강의 창업주 고 홍종열 회장의 손자다. 현재 고려제강의 계열사 상무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홍모 씨를 구속 기소하는 등 9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 사건을 추가로 수사하던 중 고려제강 3세 홍 씨의 마약 매수 및 투약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홍 씨는 17일 자택에서 체포됐다. 검찰은 재벌가 자제들의 마약 혐의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마약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된 전직 경찰청장 아들 등 3명이 검찰에 자수하기도 했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구분이용대상자비고국민만 7세 이상▪만 17세 이상 사전등록 생략▪만 7세 이상 ~ 17세 미만 사전등록 필요 외국인등록외국인국내거소신고자▪(현행) 만 17 세 이상▪(개정) 만 7 세 이상 ※ ‘23. 1. 1.부 시행▪(현행) 만 17세 이상 사전등록 생략▪(개정) 만 17세 이상 사전등록 생략 단, 만 7세 이상 ~ 17세 미만 사전등록 필요단기체류자▪입국 시 지문 및 얼굴정보를 제공한 만 17세 이상의 외국인▪사전등록 생략▪적법한 체류기간 내 출국 시 이용 가능법무부는 국내 장기 체류외국인(등록외국인・국내거소신고자)의 출입국 편의 제고 등을 위해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장기 체류외국인의 자동출입국심사 이용 연령이 내년 1월 1일부터 현행 ‘만 17세 이상’에서 ‘만 7세 이상’으로 확대된다.그동안 대한민국 국민은 7세 이상이면 자동출입국심사 이용이 가능한 반면, 장기 체류외국인은 만 17세 이상인 경우에만 자동출입국심사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이유로 어린이를 대동한 외국인 가족은 가족이 함께 자동출입국심사를 받기 어려워 자동출입국심사의 편익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법무부는 이번 조치로 전체 등록(거소) 외국인의 약 2.7% 정도인 4만5000여명의 외국인이 추가적으로 자동출입국심사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출입국심사 이용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기준으로 국민의 경우 55.5%, 외국인은 15.7%으로 조사됐다.만 7세 이상 17세 미만의 장기 체류외국인이 자동출입국심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국 19곳에 설치된 등록센터에 방문해 사전 등록해야 한다. 인천공항 제1·2여객터미널을 비롯해 김포·김해·대구·제주공항, 서울역, 인천·부산항, 서울·부산·인천 출입국외국인청 등에 등록센터가 마련돼 있다.외국인의 자동출입국심사 등록 시 신청자가 직접 등록센터를 방문해 여권과 외국인 등록증 또는 국내거소신고증을 제출해야 한다. 만 17세 미만으로서 외국인등록증 등을 발급받지 않은 경우에는 여권만 소지하고 방문해도 된다. 단, 만 7세 이상 14세 미만의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이 법정대리인임을 입증할 수 있는 자국정부가 발행한 증빙서류(출생증명서 등) 및 신분증을 소지하고 신청자와 함께 방문해야 한다.등록센터에서 출입국관리공무원이 신청자의 지문 및 얼굴 정보를 취득하므로 증명사진을 제출할 필요는 없다. 여권에 ‘자동출입국심사 등록 확인인’ 날인 또는 ‘자동출입국심사 등록 스티커’를 부착하고, 등록 완료 즉시 자동출입국심사 이용이 가능하다.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과 외국인에게 보다 편리하고 신속한 출입국심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1)이 1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62)과의 이혼소송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날 노 관장 소송 대리인단은 “12월 6일 선고된 서울가정법원 1심 판결에 전부 불복하고, 금일자로 서울고법에 항소했다”고 밝혔다.앞서 1심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서로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재산 분할분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산 분할 대상은 최 회장이 보유한 일부 계열사 주식과 부동산, 예금, 노 관장의 재산만 포함됐다.1심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650만주(6일 종가 기준 약 1조3500억 원)는 재산 분할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 주식의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 등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려워 이를 특유재산으로 판단하고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이 부친인 최종현 선대 회장에게 증여·상속받은 SK 주식은 부부가 공동으로 모은 재산이 아니라는 것이다.이에 대해 노 관장 측은 “1심 법원이 최 회장 소유의 SK 주식을 특유재산이라고 판단해 재산 분할에서 제외한 부분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유재산은 부부가 혼인 전부터 각자 소유하고 있던 재산이나 혼인 중에 한쪽이 상속·증여로 취득한 재산을 말한다. 원칙적으로 이혼소송에서 재산 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특유재산의 유지·증식에 기여한 배우자는 증가분에 대해 재산 분할을 인정받을 수 있다.노 관장 측은 “해당 주식은 최종현 선대 회장이 최태원 회장에게 상속·증여한 주식이 아니다”라며 “최 회장이 노 관장과 혼인 기간 중인 1994년에 2억8000만 원을 주고 매수한 주식”이라고 했다.노 관장 측은 “그 후 최 회장의 경영 활동을 통해서 그 가치가 3조 원 이상으로 증가했고 그 과정에 노 관장이 내조를 통해 협력했다”며 “전업 주부의 내조와 가사 노동만으로는 주식과 같은 사업용 재산을 분할할 수 없다고 판단한 법리는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내조와 가사노동의 기여도를 넓게 인정하고 있는 최근의 판례와 재판 실무에 부합하지 않는 판결이라는 것이다.노 관장 측은 “이혼과 같은 부부간의 분쟁에 의해 회사 경영이 좌우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부분이나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인들에게 과도한 경제적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설시한 부분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노 관장 측은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 대상을 결정함에 있어 회사의 경영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는 것은 법률적인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신희철기자 hcshin@donga.com}
문재인 정부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공개 시 남북관계 경색은 물론이고 북한의 국제적 위신 실추와 대외 입지 위축까지 우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수사 과정에서 이대준 씨 피살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8시경 국가정보원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보고한 문건을 확보했다. 앞서 이날 오전 1시 청와대에서 열린 1차 관계장관회의에서 서 전 실장은 국정원에 “사건이 외부에 공개될 경우 그 파장을 검토해 보고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 국정원 작성 문건에는 사건 공개 시 남북관계 경색 및 북한의 국제 위신 실추와 대외 입지 위축 등이 전망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국정원은 ‘박왕자 씨 피살 사건’(2008년)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걸 언급하면서 북의 민간인 피살 사건 재발로 우리 국민의 대북 반감이 확산돼 “남북관계 개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이라고 보고했다. “북한의 야만적 행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초래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북측 반응에 대해선 “우선 부인하고 모략 소동으로 일축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국정원은 탈북민을 통해 ‘월북자 살해’ 소문 역유입 가능성을 거론하며 “선제적 공개가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그럼에도 서 전 실장은 사건 공개 시 예상되는 대북 반감 확산과 대북정책 비판 등을 우려해 보안 유지 지침을 내리고 ‘월북몰이’를 결심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또 서 전 실장은 이 씨의 북한 해역 불법 침입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 사고’임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합법적인 금강산 관광 중 발생한 ‘박왕자 씨 사건’과 차별화하기로 결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서 전 실장은 다음 날인 24일 낮 12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며 “제2의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언론이 몰고 가는 프레임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며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은 합법 절차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반면 서해 사건은 합법적 절차 진행 중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은폐와 관련된 일부 혐의로만 서 전 실장을 구속 기소한 검찰은 14일 박지원 전 국정원장 조사를 마친 뒤 첩보 삭제 등 관련 혐의에 대해 서 전 실장과 박 전 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을 함께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남북관계에 매우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보안 유지를 철저히 하라.”(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국민들이 알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안보실 비서관) 서 전 실장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발생 다음 날 오전 안보실 소속 비서관회의에서 ‘입단속’을 하자 일부 비서관이 이같이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보안을 빙자한 은폐 지침을 전달받은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관계자들이 첩보보고서 삭제 지시를 내리는 등 사건 은폐에 동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보실 비서관 “이게 덮을 일이냐”1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 전 실장은 고 이대준 씨가 피살된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8시 30분경 서주석 전 안보실 1차장 등 안보실 관계자들이 참석한 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사건 발표는 신중히 검토하겠다. 보안 유지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서 전 실장의 지시를 받은 비서관 일부가 회의를 마친 뒤 사무실로 돌아와 “이거 미친 거 아니냐, 이게 덮을 일이냐” “실장들이고 뭐고 다 미쳤어”라고 하는 등 반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 전 실장은 이날 오전 1시 청와대에서 열린 1차 관계장관회의에서 군의 대비태세 점검 등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지 않고 이 씨가 피살돼 시신이 소각된 사실이 외부로 일절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사건 초기 대통령에게 상황 보고를 하지 않고 은폐를 결정 및 실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 전 실장은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2차 관계장관회의에서도 이 씨의 피살 및 시신 소각 사실을 제외하고 이 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다는 내용만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국방부가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보낼 대북통지문에 이 씨를 ‘실종자’로 표기하도록 하고 북측의 반응을 살펴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홍희, 승진 거론하며 회유서 전 실장은 또 같은 달 27일 김홍희 전 해경청장에게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경 발표에 대해 선명하게 정리된 입장으로 브리핑하라”며 “추석 민심이 악화되는 부분 등을 대비해 언론 보도나 브리핑을 생각해 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해경은 배에 남겨진 슬리퍼 등을 근거로 “이 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1차 수사 결과를 발표한 상태였다. 서 전 실장의 지침을 전달받은 김 전 청장은 당시 인천해경서장과 중부해경서장에게 “2차 수사 결과를 발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들은 “수사가 진행된 것이 없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자 김 전 청장은 계급 정년을 앞두고 있던 윤성현 전 해경 수사정보국장에게 “올해 승진해야 하지 않느냐”며 브리핑을 하도록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전 청장은 ‘자진 월북’의 근거를 찾기 위해 해경 정보과장을 국방부로 보내 통신첩보를 확인하도록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이 씨가 한문이 새겨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사실 △“왜 왔느냐”는 북한군의 질문에 대답을 미룬 사실 등 이 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근거들이 포함된 메모를 보고하자 김 전 청장은 “안 본 걸로 하겠다”며 메모를 파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서 전 실장은 해경 2차 수사 결과 발표에 ‘실종자가 연평도 주변 해역을 잘 알고 있었다’ ‘인위적인 노력 없이는 실제 발견된 위치까지 표류하는 것이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을 포함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서 전 실장 측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첩보가 유출돼 생길 혼란을 막기 위해 보안을 당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은폐를 위해 보안유지를 지시한 적은 없다”며 “이 씨가 월북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역시 당시 파악할 수 있었던 정보들을 토대로 정책 판단을 한 결과”라는 입장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사진)을 구속 기소하면서 서 전 실장이 사건 은폐를 위해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을 관계장관회의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내용을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번 주중 강 전 장관을 불러 당시 관계장관회의 개최 전후 상황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서 전 실장 혐의 입증을 위해 8일부터 대통령기록관에 대해서도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사건 은폐 위해 외교부 패싱”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9일 서 전 실장을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기소하며 “피살 사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피살 다음 날(2020년 9월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참석 대상자였던 강 전 장관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배경사실로 적시했다. 서 전 실장은 당시 회의록을 남기지 않을 목적으로 A 안보전략비서관 또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장관 관련 내용을 적시한 것은 검찰이 9일 서 전 실장 기소 때 적용하지 않았던 첩보 삭제 지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계속 수사 중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 사망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이날 오전 1시 열린 1차 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에게 ‘보안 유지’를 강조하며 관련 첩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해외 출장 직후 자가 격리 중이던 강 전 장관은 물론 외교부 측 누구도 관계장관회의 개최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한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10시에 청와대에서 열린 2차 관계장관회의에서도 배제됐다. 이를 두고 ‘외교부 패싱’ 논란이 불거지자 강 전 장관은 “관계장관회의 개최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인지했다. 이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이 씨 구조에 소극적이었던 책임을 숨기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및 대북화해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을 막기 위해 피살 사실을 숨기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서 전 실장 측은 “당시 실무자를 포함하면 200∼300명 정도가 대북 감청정보(SI·특수정보)를 알고 있어 은폐 시도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강 전 장관과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불러 관계장관회의에서 외교부가 배제된 경위에 대해 물을 계획이다.○ 검찰,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 재개검찰은 문 전 대통령에게 최초 서면보고된 문건 등을 확보하기 위해 8일부터 대통령기록관도 추가 압수수색하고 있다. 서 전 실장 측은 2일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이 씨 피살 첩보가 입수되기 전 문 전 대통령에게 처음 보고한 문건을 제출했는데, 이는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하지 못한 문건이었다. 2020년 9월 22일 오후 6시 반경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보고된 이 문건에는 이 씨가 북한 수역에서 발견됐다는 사실과 ‘죽었으면 놔두고 살아 있으면 구하라’는 북한군 교신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8월 서 전 실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9월부터 3개월가량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했지만 해당 문건을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추가 압수수색을 통해 해당 문건 원본 등을 찾는 한편 서 전 실장 측이 문건을 입수한 경위도 조사하고 있다. 서 전 실장 측은 “사건 당시 내부 보고 과정에서 입수한 사본으로 위법성 있는 문건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아직 조사하지 못한 박지원 전 원장을 이번 주에 소환해 조사한 후 서 전 실장, 서 전 장관과 함께 기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임기 2년을 다 채워가는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그간의 성과 중 하나로 ‘변호사전문인배상책임보험’을 꼽았다. 이 보험은 변호사가 고객 및 제3자에게 부담하는 법률상 손해배상 책임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변호사 업무처리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실수나 착오 등이 발생하면 보험사가 피해 보상을 해준다. 변호사 생활을 막 시작한 젊은 변호사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이 보험 도입을 핵심 과제로 삼은 김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보험사들과 열띤 협상을 벌였다.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삼성화재해상보험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구성됐고, 지난해 11월 소속 회원들이 무료로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이 탄생했다. 회원들이 보험 가입을 신청하면 서울변회가 보험료를 지원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회원들이 보험금을 받는 방식이다. 보험사고 한 건당 보상한도는 1억 원이며, 보상 한도를 늘릴 경우 추가되는 보험료만 개별적으로 부담하면 된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수십 차례의 대면 회의와 협상 끝에 일반적인 전문책임보험보다 합리적인 보험료를 책정할 수 있었다”며 “2021년 12월 1일부터 2022년 12월 1일까지 계약 기간인 보험에 1만 명이 넘는 변호사들이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몇몇 대형 로펌들도 서울변회의 보험료 지원에 동참했다. 지난 1년간의 보험료 지원 중 30%가량이 대형 로펌 출연금으로 채워졌다. 대형 로펌이 청년 변호사 시장을 지원한 상생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 회장은 올 12월 1일부터 내년 12월 1일까지의 보험을 설계하며 더 낮은 금액으로 단체보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보험사들의 컨소시엄 형태였던 지난해와 달리 경쟁 입찰 방식으로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 덕분이다. 협회 입장에서는 좀 더 낮은 비용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든 셈이다. 김 회장은 올해 말부터 다른 지방변호사회도 보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서울변회가 보험사와 약속한 동일한 조건으로 다른 지방변호사회도 계약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단체보험 특성상 모집 인원이 일정 기준을 넘어야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데, 다른 지방변호사회는 높은 보험료 때문에 적극적인 추진이 어려웠다고 한다. 이번 보험 가입엔 강원지방변호사회, 경기북부지방변호사회,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경남지방변호사회, 울산지방변호사회 등 5곳이 참여해 1700명 이상의 변호사들이 가입을 신청했다. 서울변회의 경우 가입 신청을 안내한 지 2주 만에 1만2000명이 넘는 변호사들이 몰렸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실수와 과실에 따른 책임에 무방비로 노출된 회원들에게 안정적인 업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보험으로 혜택을 보는 젊은 변호사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평산(平山)’은 ‘평화로움’ ‘사람다움’ ‘듬직함’을 의미한다. 법무법인 평산은 ‘고객이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듬직한 동반자가 되겠다’는 뜻을 담아 2017년 말 설립됐다. 6일 서울 서초구 평산 사무실에서 만난 최남식 경영 대표(사법연수원 27기)는 “평산이란 이름에 맞게 구성원이 모두 의뢰인에게 최선을 다하는 ‘강소 로펌’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20년 판사 생활을 마친 최 대표는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18기), 이우룡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22기), 이원곤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24기)와 함께 평산을 설립하며 “대형 로펌과는 차별화된, 작지만 강한 로펌이 되자”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로펌보다도 고객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전문가 집단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최 대표가 ‘소통’을 중시하는 것은 판사 시절 경험도 영향을 줬다. 그는 가까운 사람이 재판받는 것을 보며 억울함이 없는지 살피는 것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이에 최 대표는 제주지법 부장판사 근무 당시 무고 혐의로 기소된 70대 어르신이 항소심에서 억울함을 호소하자 재판을 6번이나 속행한 뒤 무죄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최 대표는 “대표변호사를 선임할 경우 얼굴을 보기는커녕 전화도 하기 힘들다는 의뢰인들을 많이 봤다”며 “평산 변호사들은 의뢰인과 수시로 소통하고 의견을 주고 받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산이 제공하는 법률 서비스의 질에 비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평산이 실력과 인품을 함께 갖춘 이들이 모이는 곳이라고 했다. 단순히 사업 수완이 뛰어나기만 해서는 평산의 구성원이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런 인재 영입 기준에 공감한 전관들 상당수가 먼저 입사를 희망했다고 한다. 창업 당시 4명에 불과 했던 파트너급 이상 변호사는 현재 21명으로 늘었고, 전체 변호사 숫자는 45명으로 확대됐다. 전체 직원 수도 70여 명으로 확대됐다. 매출도 법인 설립 후 매년 20∼40%가량 증가했다. 현재 평산은 크게 기업형사·금융자본팀, 조세팀, 건설·부동산팀, 가사·상속팀으로 구성돼 있다. 창업 멤버인 4명의 대표변호사를 비롯해 양현주 전 인천지법원장(18기), 윤웅걸 전 전주지검장(21기) 등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하는 구조다. 기업형사·금융자본팀은 뇌물 횡령 배임 등 기업 형사사건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장를 역임한 이용일 변호사(28기),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을 지낸 유경필 변호사(33기) 등이 포진했다. 서울중앙지법 경제전담부 부장판사를 지낸 심규홍 변호사(23기), 검사 출신인 최창석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28기) 등도 있다. 조세팀의 경우 13년간 국세청 조사국 등에서 근무하고 서울행정법원 조세전담부 판사를 지낸 김태희 변호사(39기)가 주축이다. 건설·부동산팀은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에서 건설전담재판부를 경험한 최 대표 등이 재개발·재건축 이슈 등에 대응하고 있다. 가사·상속팀은 가장 최근에 꾸려졌다. 서울가정법원에서 가사합의부장을 지낸 최한돈 변호사(28기)와 검사 출신인 방정숙 변호사(28기) 등이 함께 팀을 결성했다. 여기에 국세청 조사국에서 근무한 세무사 출신 이석재 변호사(변호사시험 8회) 등이 조세 업무를 지원한다. 최 대표는 최근 1년 사이에 중견 변호사들을 대거 영입한 점도 강조했다. 서울행정법원 등에서 8년간 행정·조세 재판을 담당한 정성완 변호사(30기), 경찰대를 졸업하고 경찰 실무에서 10여 년간 근무했던 강광민 변호사(변시 1회) 등이 대표적이다. 최 대표는 “성실한 사람들을 차근차근 영입하면서 성장할 계획”이라며 “스타 변호사 한 사람의 인맥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의 역량이 시너지를 내는 로펌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수감 중)의 취업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대통령인사비서관을 지낸 윤모 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9일 윤 씨 자택과 서울 여의도에 있는 경기도 중앙협력본부장 태모 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윤 씨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 행정관과 인사수석실 선임행정관 등을 지냈고 태 씨는 이 전 부총장의 후임으로 CJ 계열사인 한국복합물류 고문에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9일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사령탑이었던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수감 중)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현 정부 들어 전 정부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도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에 따르면 서 전 실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게 피살된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경 청와대 관계장관회의에서 합참 관계자들 및 해경청장에게 사건 은폐를 위한 ‘보안 유지’를 하라고 지시해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이 씨를 구조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 회피 △당일 저녁에 대통령 유엔 연설에 과도한 비난 여론이 형성될 것에 대한 우려 △대북 화해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 모면 등 세 가지 이유로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해경에게 이 씨 피살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그를 수색 중인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해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혐의도 적용했다. 아울러 같은 해 10월까지 ‘월북 조작’을 위해 국방부와 해경이 허위 보고서 및 발표자료 등을 작성하게 하고, 국가안보실에서 ‘자진 월북’으로 정리한 허위 자료를 작성해 재외공관 및 관련 부처에 배부하도록 한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도 받는다. 김 전 청장은 서 전 실장 지시에 따라 수색 상황이나 월북 가능성 등에 대한 허위 발표자료를 배포하도록 해 이 씨와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직권남용,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허위사실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를 받는다. 유족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허위 내용의 정보공개결정통지서를 작성해 전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날 서 전 실장을 기소하며 청와대 관계장관회의에서 피살 관련 첩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는 제외했다. 검찰은 서 전 실장 지시에 따라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각 부처의 첩보를 삭제했다고 의심하고 있는데 박 전 원장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 부분을 제외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다음 주 박 전 원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서 전 실장 측은 “검찰의 전격기소는 적부심 석방을 우려한 당당하지 못한 처사로 매우 유감”이라며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적시된 서 전 장관은 기소에서 제외됐고, 박 전 원장은 조사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결정이 이뤄진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