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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최초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에 내정된 호세 무뇨스 사장이 ‘아이오닉9’ 글로벌 첫 공개 행사를 통해 공식 석상에 데뷔했다. 현대차는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회사의 첫 대형 전기차인 아이오닉9의 글로벌 판매량 중 80% 이상을 미국 시장에서 이뤄낼 것”이라며 “차량의 생산도 미국 공장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에서 현행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될 조짐이 보이는 등 불확실성이 예상되지만 현대차의 최대 시장인 미국을 오히려 공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미다.무뇨스 사장은 20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골드스테인하우스에서 열린 아이오닉9 공개 행사에서 직접 연단에 올라 신차 소개에 나섰다. 무뇨스 사장은 “아이오닉9에는 (앞서 출시한 현대차 전동화 모델인) 아이오닉5와 6에서 배운 모든 경험이 적용돼 있다”며 “여러 번 시승해 봤지만 정말 최고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오닉9은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새로운 메타플랜트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라며 “현대차는 2030년까지 연간 20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무뇨스 사장은 이달 15일 있었던 대표이사 인사(내년 1월 1일자)를 통해 1967년 현대차 창사 이래 첫 외국인 CEO로 내정됐다. 인사 이후 첫 대외 활동으로 아이오닉9 공개 행사를 택해 직접 발표자로 나선 것이다. 그만큼 현대차가 아이오닉9에 힘을 싣고 있다는 의미다.지성원 현대차 브랜드마케팅 본부장(전무)은 아이오닉9 판매 전략과 관련해 “미국에서 80% 정도, 유럽과 한국 등 지역에서 나머지 비중으로 판매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대형차를 선호하는 데다가 구매력도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은 아이오닉9이 흥행할 요소를 두루 갖췄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2022년 12.4%에서 지난해 16.8%, 올해 1~10월에는 19.7%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지 전무는 “아이오닉9의 론칭(공개 행사)을 미국에서 한 배경에는 미국 전기차 판매 톱3 브랜드의 자신감이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아이오닉9은 현대차그룹이 조지아주에 새로 건설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국내 아산공장에서 생산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모든 수입품에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조지아주에서 아이오닉9을 생산한다면 관세 문제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아이오닉9은 110.3kWh(킬로와트시) 용량의 삼원계(NCM·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를 사용해 1회 충전 시 532㎞(국내 측정 기준)를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대차와 기아가 선보인 승용 전기차 중에서 가장 용량이 큰 배터리가 장착된 모델이다. 또한 현대차 중에서는 처음으로 전후방 카메라를 자동으로 세정하는 ‘카메라 클리닝 시스템’을 장착해 우천 시에도 불편함 없이 주행할 수 있게 했다.현대차는 22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2024 LA 오토쇼’에서 일반 관람객에게 아이오닉9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기아의 준대형 전기차인 ‘EV9’과 비슷한 7000만~8000만 원대로 책정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아이오닉9의 실제 판매는 내년 초 국내부터 시작해 미국, 유럽 지역으로 확대될 계획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모비스가 현대자동차·기아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현재 90%에서 수년 내에 60%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기준 3%대였던 영업이익률도 5∼6% 수준으로 끌어올려 글로벌 톱3 부품사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도 함께 밝혔다.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투자자를 대상으로 ‘2024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부품 제조 부문에서 현대차·기아 외에 글로벌 완성차 대상 매출 비중을 2033년에는 40%까지 확대해 글로벌 톱3 부품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대표이사가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직접 발표자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11월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번 행사는 취임 1년을 맞은 시점에 현대모비스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목표, 기업가치 제고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부품 매출 중 10%에 불과한 독일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들의 비중을 크게 늘리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에만 기대다 보면 매출 성장이 가파르지 못하고, 현대차·기아 업황에 현대모비스의 운명이 크게 좌우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고객사를 추가 확보해 창사 50주년을 맞이하는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성장률을 8% 이상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영업이익률은 5∼6% 수준 달성이 목표다. 아울러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보유 중인 자기주식도 3년에 걸쳐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진행해 온 대규모 투자 사업이 매출 성장으로 연결되면서 이제는 투자 회수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현대차·기아 이외의 글로벌 완성차를 대상으로 한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와 관련된 구동 시스템을 2년 뒤 본격적으로 양산할 방침이다. 차량의 구동·제동·조향 장비 등을 뜻하는 섀시 및 안전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내놔 2030년에는 이 분야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고도 선언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포스코가 45년 넘게 가동해 온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을 폐쇄한다. 중국발 저가 밀어내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를 못 견디고 공장 문을 닫는 것이다. 포스코는 19일 연간 75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선재는 철강 반제품을 압연해 선 형태로 뽑아낸 제품이다. 1선재공장에서 생산한 선재는 못, 나사 등의 재료, 자동차 고강도 타이어 보강재 등으로 활용돼 왔다. 해당 공장은 1979년 2월 28일 가동을 시작해 45년 9개월간 누적 2800만 t의 선재를 생산해 왔다. 포항에는 1∼4선재공장이 있는데 그중 가장 오래된 1공장을 폐쇄하는 것이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공급 과잉 현상이 계속됐다는 점을 폐쇄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 글로벌 선재 시장은 약 2억 t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실제 수요는 9000만 t에 불과했다. 더군다나 선재만 연간 1억4000만 t의 생산 능력을 보유한 중국이 내수 건설경기 침체로 주변국에 저가로 수출하며 제품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포스코는 1선재공장에서 생산하던 고강도 타이어 보강재 등을 포항 2∼4선재공장에서 전환 생산할 계획이다. 1선재공장 전 직원은 이달 말까지 공장 정리 후 재배치될 예정이다. 국내 철강 업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국내 생산 시설을 하나둘 정리하고 있다. 앞서 7월 포스코는 쇳물의 성분을 조정하는 포항 1제강공장을 폐쇄한 바 있다. 현대제철도 최근 제강·압연 공정을 진행하는 포항 2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하지만 노조가 이를 반대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공장 폐쇄가 앞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홀딩스는 3월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그룹 차원에서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 자산 125개에 대한 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포스코는 앞으로 저가재 가격 중심의 경쟁 시장 비중을 축소하고 자동차용 고강도 볼트, 스프링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정부가 고려아연의 이차전지 양극재 핵심 원료 제조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판정했다. 18일 비철금속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고려아연이 신청한 특정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고 최근 통보했다. 이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안전 보장 및 국민 경제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정부가 인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만약 고려아연이 외국 기업에 인수합병될 경우 이에 대해 승인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정부는 현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분야에서 70여 건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9월 24일 산업부에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해달라고 신청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한 뒤 해외에 매각해 차익을 챙기려는 전략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MBK 측은 이미 “중국 기업에 고려아연을 팔지 않겠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 MBK가 이번에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에 활용한 펀드의 중국 자본 비중은 5% 안팎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영풍·MBK 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환영한다”며 “최대주주로서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들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구체는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전 단계 물질이다.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이 적절히 섞인 화합물로 돼 있다. 그중에서도 전구체의 니켈 비중을 80% 이상 높여 에너지 밀도와 출력을 높인 것을 하이니켈 전구체라 부른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정부가 고려아연의 이차전지 양극재 핵심 원료 제조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판정했다.18일 비철금속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고려아연이 신청한 특정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고 최근 통보했다. 이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안전 보장 및 국민 경제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정부가 인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만약 고려아연이 외국 기업에 인수‧합병될 경우 이에 대해 승인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정부는 현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분야에서 70여 건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9월 24일 산업부에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해달라고 신청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한 뒤 해외에 매각해 차익을 챙기려는 전략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 MBK 측은 이미 “중국 기업에 고려아연을 팔지 않겠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 MBK가 이번에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에 활용한 펀드의 중국 자본 비중은 5% 안팎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영풍‧MBK 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환영한다”며 “최대주주로서 고려아연의 핵심기술들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전구체는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전 단계 물질이다.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이 적절히 섞인 화합물로 돼 있다. 그 중에서도 전구체의 니켈 비중을 80% 이상 높여 에너지 밀도와 출력을 높인 것을 하이니켈 전구체로 불린다. 최근 이차전지 업계에서 수요가 높아지는 기술이다. 고려아연은 국내에서 하이니켈 전구체의 대량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차 첫 ‘외국인 CEO’현대자동차그룹이 15일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진)을 현대차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선임했다. 외국인 CEO가 선임된 것은 1967년 회사 창립 이래 처음이다. 또 주한 미국대사 출신인 성 김 고문을 현대차의 대외협력 사장으로 임명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맞춰 관세장벽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리스크를 정면돌파하기 위해 ‘북미통’으로 주요 인사를 포진한 정의선 회장의 파격적인 인사다. 이로써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 무뇨스 CEO, 이동석 사장 등 3인 각자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장재훈 현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내 완성차 전반을 지휘하게 된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트럼프 스톰’ 정면돌파를 위한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북미통’ 외국인에게 최고경영자(CEO)를 맡기고, 대관 라인도 ‘워싱턴’ 전문가로 강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미 대선 승리가 확정된 지 열흘 만에 내린 결단이다. 전기차 보조금 축소, 신규 관세 장벽,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시화될 것에 대비한 인사라는 평가다. ● “미 우선주의 돌파” 파격 인사 현대차그룹은 15일 호세 무뇨스 신임 대표이사(59)를 선임하며 “글로벌 경영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무뇨스 대표는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대차 대표이사로서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글로벌 사업을 이끌어 달라’는 요청을 받게 돼 매우 기쁘다”며 “고객 서비스에 집중하고 기대 이상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96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으로서 현대차 CEO에 오른 무뇨스 대표는 스페인 출신으로 닛산 북미법인장과 도요타 유럽법인 마케팅 및 판매 담당을 역임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 리더로 꼽힌다.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의 측근이자 ‘닛산의 2인자’로 불리며 중역을 맡았다. 2019년 현대차에 합류한 무뇨스 대표는 북미·중남미법인장을 맡아 현대차의 북미지역 최대 실적 행진을 이끈 바 있다. 정 회장이 현대차의 최대 시장인 북미 시장이 트럼프발 불확실성에 휩싸인 가운데 이를 돌파할 CEO로 무뇨스 대표를 점찍은 이유다. 트럼프발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를 맡을 대관 라인도 ‘워싱턴 전문가’로 강화했다.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미 외교관 출신 성 김 현대차 고문(64)을 대외 협력과 정세 분석, 홍보 등을 관할하는 사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글로벌 전략 및 해외 대관 조직을 이끌던 외교관 출신의 김일범 현대차 글로벌정책실(GPO) 실장(부사장)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 정책 변화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경제안보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 장재훈 사장 부회장 승진… 젊어진 50대 사장단 기존 현대차 CEO였던 장재훈 현대차 사장(60)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국내외 완성차 전반을 총괄한다. 2020년 12월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지 4년 만에 부회장에 오른 것이다. 이로써 2021년 윤여철 부회장 퇴임으로 사라졌던 현대차 부회장 자리가 3년 만에 부활했다. 현대차그룹 전체로 봐도 부회장은 정 회장의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유일했다. 장 신임 부회장은 사장 취임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위기 속에서 현대차의 최대 실적을 이끌고, 현대차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끈 성과를 인정받았다. 현대차그룹 완성차의 상품기획부터 공급망 관리, 제조·품질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을 관할하게 될 전망이다. 각 계열사에도 성과주의 기조가 반영됐다. 기아 국내생산담당 및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 최준영 부사장(61)과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이규복 부사장(56)은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트랜시스와 현대케피코의 대표이사는 백철승 현대트랜시스 사업 추진 담당 부사장(56)과 오준동 기아 전동화생기센터장(57)이 각각 임명됐다. 현대건설 대표와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이한우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54)과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60)이 각각 맡는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현대자동차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에게 최고경영자(CEO)를 맡기는 파격 인사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확정된 지 열흘도 안 돼 미국 법인을 총괄하던 인물을 본사 CEO로 내세운 것이다.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서면 전기차 보조금 축소, 관세 장벽 등의 이슈가 예상되는데 이에 적극 대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은 15일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통해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을 현대차의 CE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CEO인 대표이사 자리에 외국인이 선임된 것은 1967년 현대차 창사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임원 자리에 외국인 경영자나 디자이너를 중용한 적은 있지만 CEO로 임명한 적은 없었다. 1965년생인 무뇨스 신임 대표는 스페인 출신이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파격 인사를 단행한 배경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2기 정부에서 글로벌 정세가 더욱 불활식해질 수 있어 이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도가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 중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부여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폐지‧축소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165만 대 이상을 판매한 최대 시장인 북미 지역 이슈에서 이러한 완성차 관련 이슈에 적극 대응할 적임자로 무뇨스 대표가 꼽힌 것이다. 도요타 유럽법인과 닛산 미국법인 등을 거쳐 2019년 현대차에 합류한 무뇨스 대표는 현대차의 글로벌 COO 겸 북미·중남미법인장을 맡으며 북미지역 최대 실적을 잇달아 경신했다. 미국 법인의 매출은 2018년 15조2928억 원에서 2023년 40조8238억 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3301억 원 순손실에서 2조7782억 원 순이익으로 개선됐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22년에는 미주, 유럽 등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 보임됐다. 그 이후에도 좋은 실적이 이어지자 회사의 CEO로 다시 승진이 된 것이다.현대차그룹은 이날 성김 현대차 고문을 사장으로 임명하는 인사도 함께 진행했다. 대외협력·정세분석·홍보 등을 관할하는 그룹 싱크탱크 수장 역할을 맡긴 것이다. 이 또한 트럼프 정부 2기에 대응하려는 측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사장은 동아시아·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 관료 출신 전문가다. 부시 행정부부터 시작해 오바마·트럼프·바이든 정부에 이르기까지 핵심 요직을 맡은 바 있다.기존에 현대차 수장을 맡았던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20년 12월 현대차 CEO인 대표이사 사장이 된 지 4년 만에 부회장에 오른 것이다. 이로써 2021년 윤여철 부회장 퇴임으로 사라졌던 현대차 부회장 자리가 3년 만에 부활했다. 현대차그룹 전체로 봐도 부회장은 정 회장의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유일했다. 장 신임 부회장은 사장 취임 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증후군(코로나19)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위기 상황과 전동화로의 전환 물결 속에서 현대차의 최대 실적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에 더해 현대차 인도 법인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끈 성과도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장 신임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완성차의 상품기획부터 공급망 관리, 제조‧품질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을 관할하게 될 전망이다.또한 기아 국내생산담당 및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 최준영 부사장과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이규복 부사장은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자동차 관련 계열사 중 현대트랜시스는 백철승 사업 추진 담당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대표이사를 맡았고, 현대케피코 대표이사는 오준동 기아 전동화생기센터장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건설 계열사인 현대건설 대표로는 이한우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이 선임됐고,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이 맡는다. 이번 인사는 내년 1월 1일자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미국이 모든 수입품에 보편적 관세 10%를 적용하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약 2%포인트 하락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4일 한화투자증권의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 영향도 분석’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공약이었던 보편관세가 실제 시행될 경우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2.2%포인트, 2.4%포인트 하락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률 하락폭은 2.3%포인트로 분석됐다. 올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수출 예상 물량인 115만 대를 기준으로 현지 평균판매단가 등을 고려한 결과다. 지난해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9.3%, 기아는 11.6%였다. 미국에서 보편관세가 시행되면 영업이익률이 7∼9% 수준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란 의미다. 현대차그룹 글로벌 전체 판매량 중 미국 수출 판매 비중(현지 공장 생산물량 제외)은 15.8%로 높은 편이다. 더군다나 미국에서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등 단가가 높은 차량이 많이 팔리는데 관세로 인해 수익성과 판매량이 모두 쪼그라들면 회사 전체에 미치는 충격파가 클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덕에 국산 승용차는 미국 수출 시 무관세였다. 보고서는 업체들이 결국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봤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공장이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조지아에 새로 지은 공장까지 생산을 최대치로 늘린다면 관세 적용 물량은 41만∼77만 대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 경우 영업이익률 하락폭을 1∼1.7% 수준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제철이 경북 포항 2공장을 셧다운하기로 했다. 중국발 저가 공세와 내수 경기 둔화에 따른 부담이 겹친 탓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포항 2공장 ‘셧다운’을 결정하고 이날 임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알렸다. 현대제철 노사는 조만간 노사협의회를 열고 해당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에 문을 닫기로 한 포항2공장은 원료→제선→제강→압연으로 이뤄지는 철강 생산 공정 중 제강과 압연 생산시설이다. 해당 공장에 근무하던 직원들은 회사와 협의를 거쳐 다른 라인으로 전환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강 라인의 쇳물 연간 생산량은 100만 t이고, 압연 라인은 70만 t으로 현대제철 전체 생산량의 약 3.5%를 차지한다. 포항2공장에서는 건축 구조물에 들어가는 형강 제품을 많이 생산했는데 건설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발 공급 과잉도 부담이 됐다. 현대제철은 그간 설비 보수로 공장을 일부 멈추며 공장 가동률을 낮춰 대응해 왔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올해 7월 중국 업체들의 저가 후판 밀어내기로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제소를 제기하기도 했다.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추가 제소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내수를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하는 추세다. 13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내수기업 매출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던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인 비금융 법인 814개사의 상반기 경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는데, 수출기업을 빼면 같은 기간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이 많이 줄어든 내수기업 업종은 도·소매업(―6.5%),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5.5%) 등이다. 한경협은 “수출기업 실적도 매출 1위인 삼성전자를 빼면 증가율이 대폭 줄어드는 등 ‘착시 효과’가 상당하다”고 분석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테슬라와 함께 세계 전기차 시장 ‘톱2’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 토종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가 내년 초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내세워 국내 소비자 공략에 나선 것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올해 ‘캐스퍼 일렉트릭’과 ‘EV3’ 등의 소형 전기차를 내놓은 가운데 비야디까지 뛰어들면서 보급형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13일 비야디코리아는 “국내 시장에 승용차 브랜드 출시를 위한 검토를 끝내고 국내 출시를 공식화한다”고 밝혔다. 2016년 국내 상용차 시장에 진출한 지 8년 만에 승용차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비야디는 올해 ‘아토3’, ‘실’, ‘돌핀’ 등 자사 차량을 국내에서 판매하기 위한 정부 인증 절차에 들어갔음에도 그동안 국내 진출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비야디는 진출 시점과 관련해 “내년 초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연내 진출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으나 비야디 차량에 대한 정부 인증이 마무리되지 않아 출범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졌다. 국내 판매를 위한 딜러사와의 계약은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이고, 인력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비야디는 아직 공식적으로 어떤 차종이 국내에서 출시될 것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준중형 전기 세단 ‘실’과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 소형 해치백 전기차 ‘돌핀’ 등을 유력한 후보로 꼽는다. 비야디가 이들 차량에 대해 1회 충전 주행거리 측정, 에너지소비효율 인증 등의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대는 2000만∼4000만 원대로 예상된다. 이들 차량은 비슷한 가격대인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인 캐스퍼 일렉트릭, EV3, 코나 일렉트릭 등과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비야디가 국내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자동차 업계 의견이 갈린다. 비야디에 대해 긍정 평가하는 이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꼽는다. 국내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세계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판매 점유율에서 비야디는 22.3%를 차지하며 2위 테슬라(11%)를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비야디의 공세로 창사 이후 처음으로 독일 내 공장 폐쇄에 돌입한 폭스바겐의 점유율은 5.9%로 4위다. 현대차·기아(3.5%)는 7위다.반면 품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깐깐한 기준을 비야디가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가격이 수천만 원에 달하고,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자동차 구매 특징을 볼 때 중국 브랜드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값싼 중국산 소비재는 ‘알리’ ‘테무’ 등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쉽게 소비하지만 자동차 구매는 좀 더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중국 BAIC자동차가 국내 진출 첫 중국 승용차인 ‘켄보 600’을 내놨으나 약 2000만 원이라는 저렴한 출고가에도 국내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전기차 국고 보조금이 내년부터 줄어든다”며 “게다가 비야디처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쓰는 전기차가 받을 수 있는 보조금 비중은 삼원계(NCM) 배터리를 탑재한 국산 전기차보다 작기 때문에 비야디의 강점인 가성비가 한국에서 얼마나 발휘될 수 있을지 여러 변수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천 서구 원창공원에 ‘미세먼지 저감 숲’을 조성했다고 13일 밝혔다. 미세먼지 저감 숲 조성 사업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서해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인천 서구,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추진하는 도시 숲 만들기 프로젝트다. 이번에 조성된 미세먼지 저감 숲에는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느티나무와 단풍나무, 잎과 줄기 표면이 미세먼지를 흡착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 사초류와 맥문동 1542그루가 심어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0년 인천 포리공원에 미세먼지 저감 1호 숲을 조성한 데 이어 문점공원, 용머리공원, 까투렴공원, 원창공원까지 총 5개의 도심 숲을 만들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심 숲이 조성되면 미세먼지는 평균 25.6%, 초미세먼지는 평균 40.9%의 감소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테슬라와 함께 세계 전기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가 내년 초 한국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다. 2016년 전기 지게차, 버스, 트럭 등 국내 상용차 시장에 뛰어든 지 8년여 만이다. 가성비를 앞세워 중국 내수 시장을 장악한 비야디는 이후 유럽 차의 강자인 폭스바겐마저 독일 내 공장 폐쇄를 추진케 할 정도로 유럽과 동남아 신흥국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무섭게 확장하고 있다. 비야디의 등장은 보급형 전기차 시장이 막 개화한 국내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사건이란 업계 평가가 나온다.● 가성비 앞세운 비야디, 한국 진출 공식화 13일 비야디코리아는 “국내 시장에 승용차 브랜드 출시를 위한 검토를 끝내고 국내 출시를 공식화한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1~6월) 비야디코리아가 승용차 판매를 위한 국내 딜러사 선정에 들어가면서 “한국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업계 얘기가 많았다. 이에 대해 그간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비야디코리아가 처음으로 한국 진출을 인정한 것이다.승용차 브랜드 출범은 내년 초를 목표 시점으로 잡았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모델 등에 대해선 이날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전기 중형 세단 ‘씰(Seal)’과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아토3’가 내년 상반기(1~6월) 중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두 모델은 현재 배기가스 및 소음 인증 등 환경부 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앞서 일본에 먼저 출시된 두 모델의 현지 가격(씰 528만엔, 아토3 450만엔)을 고려하면 국내 출시 예상가(출시가격에 보조금을 제외하면)는 3000만원~4500만원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비야디코리아의 한국 진출을 주도한 건 BMW코리아 미니(mini) 총괄본부장을 지내다 4월 비야디코리아로 합류한 조인철 비야디코리아 승용사업부문 대표다. 조 대표는 이날 “국내 소비자의 높은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갖춘 임직원들 및 파트너사와 심도 있는 검토를 진행했다”며 “글로벌 성공 경험과 함께 뛰어난 기술력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했다.〈2024년 1~9월 세계 전기차 판매 점유율〉※상용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순위그룹명점유율(%)1비야디22.32테슬라11.03지리자동차7.74폭스바겐5.95상하이자동차5.76창안자동차3.67현대차·기아3.5● 글로벌 점유율 22% 비야디, 현대차 코나와 격돌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세계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판매 점유율에서 비야디는 22.3%를 차지하며 2위 테슬라(11%)를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에 더해 ‘안방’인 유럽 시장에서 마저 비야디의 공세에 부딪히며 1937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자국인 독일 내 공장 폐쇄에 돌입한 폭스바겐만 해도 점유율 5.9%로 4위에 머물고 있다. 하이브리드 판매 성장세가 가파른 현대차·기아(3.5%, 7위)와도 18.8%포인트의 격차를 두고 있다.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급격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비야디는 현대자동차·기아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아는 7월 인도네시아 산 배터리를 탑재해 보조금을 제외하면 판매가가 3000만원 후반대로 낮아지는 EV3를 출시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관건은 비야디코리아의 가격 책정이 될 것”이라며 “중국산 자동차에 거부감을 가진 국내 고객들의 심리적 경계선을 허물려면 2000만원 중반대까지 가격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했다.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전기차 국고 보조금이 내년부터 줄어든다”며 “게다가 비야디처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쓰는 전기차가 받을 수 있는 보조금 비중도 삼원계(NCM) 배터리를 탑재한 국산 전기차보다 적은 만큼 비야디의 강점인 ‘가성비’가 한국에서 얼마나 발휘될 수 있을지, 여러 변수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율주행 관련 규제 철폐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대표적인 자율주행 수혜주인 미국 테슬라의 주가는 11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직전 거래일 대비 8.96% 상승한 350.00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358.64달러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도 기록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달 6일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이후 4거래일 동안 39.2% 폭등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텔의 자율주행기술 자회사 모빌아이의 주가는 16.64달러로 마감해 미국 대선일(5일) 대비 9.25% 상승했다. 자율주행에 적용되는 라이다센서 등을 개발하는 루미나의 주가도 같은 기간 20.8% 상승해 1.02달러로 마감했다. 웨이모나 크루즈 등의 자율주행업체도 모회사 주가가 각각 6.3%, 7.4%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자율주행 관련 규제가 빠르게 철폐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집권하면 연방정부의 재정 지출 등을 개혁할 정부효율위원회를 만들고 위원장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맡기겠다고 공언해왔다. 머스크 CEO가 이 자리에 앉는다면 자율주행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앞장서 손볼 가능성이 높다. 만약 머스크 CEO가 정부 직책을 맡는 것이 부담스러워 이 자리를 고사하더라도 트럼프 정부와 물밑에서 소통하면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미국의 자율주행 면허 권한은 주(州) 단위로 나뉘어 있다. 이를 미국 연방정부 단위로 단일화하면 관련 사업 승인 절차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로보택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머스크 CEO는 최근 “(자율주행 사업은) 전국 단위의 승인이 중요하다”며 “만약 정부효율위원회가 생긴다면 내가 그렇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자율주행 규제가 빠르게 풀리는 것이 일부 업체들에는 독이 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서비스가 상용화됐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규제 철폐 속도에 맞춰 기술 수준을 빠르게 고도화하는 것 또한 자율주행 업체들이 마주한 과제”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율주행 관련 규제 철폐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대표적인 자율주행 수혜주인 미국 테슬라의 주가는 11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직전 거래일 대비 8.96% 상승한 350.00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358.64달러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도 기록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달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4거래일 동안 39.2% 폭등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인텔의 자율주행기술 자회사 모빌아이의 주가는 16.64달러로 마감해 미국 대선일(5일) 대비 9.25% 상승했다. 자율주행에 적용되는 라이다센서 등을 개발하는 루미나의 주가도 같은 기간 20.8% 상승해 1.02달러로에 마감했다. 웨이모나 크루즈 등의 자율주행업체도 모회사 주가가 각각 6.3%, 7.4% 상승했다.업계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자율주행 관련 규제가 빠르게 철폐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집권하면 연방정부의 재정 지출 등을 개혁할 정부효율위원회를 만들고 위원장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맡기겠다고 공언해왔다. 머스크 CEO가 이 자리에 앉는다면 자율주행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앞장서 손볼 가능성이 높다. 만약 머스크 CEO가 정부 직책을 맡는 것이 부담스러워 이 자리를 고사하더라도 트럼프 정부와 물밑에서 소통하면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현재는 미국의 자율주행 면허 권한은 주 단위로 나뉘어 있다. 이를 미국 연방정부 단위로 단일화하면 관련 사업 승인 절차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로보택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머스크 CEO는 최근 “(자율주행 사업은) 전국 단위의 승인이 중요하다”며 “만약 정부효율위원회가 생긴다면 내가 그렇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다만 자율주행 규제가 빠르게 풀리는 것이 일부 업체들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안정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서비스가 상용화됐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규제 철폐 속도에 맞춰 기술 수준을 빠르게 고도화 하는 것또한 자율주행 업체들이 마주한 과제”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고려아연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영풍이 폐수 무단 배출 문제로 조업을 2개월간 중단하게 되자 국내 아연 공급망에 타격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이달 1일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에 대한 조업정지 1개월 30일 처분이 확정됐다고 공시했다.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던 조업정지 처분취소 소송이 기각되자 이 같은 내용의 공시를 한 것이다. 2021년 11월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을 받은 적은 있지만 2개월 동안 장기간 조업이 중단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풍 석포제련소가 2019년 오염방지시설을 거치지 않은 폐수 배출시설을 설치·이용한 것이 이번 영업정지 처분의 원인이 됐다. 당시 경북도는 조업정지 2개월 처분을 내렸으나 영풍은 이에 반발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 2, 3심 모두 영풍 측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행정처분이 그대로 확정됐다. 석포제련소는 이달 4일 환경부 수시 점검에서도 황산 가스 감지기 7기를 꺼놓고 조업한 사실이 적발됐다. 지난해 수질오염 방지시설인 암모니아 제거 설비를 상시 가동하지 않아 1차 경고 처분을 받았는데 또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2차례 적발된 것과 관련해 조업정지 10일 처분이 추가로 검토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업 중단은 영풍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영풍은 169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2개월 넘게 생산이 중단되면 실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국내 아연 시장 점유율(37%) 2위인 영풍에서 생산하는 아연이 줄어들면 국내 철강 업계 공급망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아연은 철강재의 보호 피막으로 많이 사용된다. 철강 공급이 줄어들면 이를 활용하는 자동차나 건설, 조선 업계에도 여파가 있을 수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신임 사장으로 강경성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59·사진)이 취임했다. 강 사장은 11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세계 경제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큰 변화와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KOTRA는 수출 5강과 글로벌 통상 중추국가를 목표로 경제안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역할을 슬기롭게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전, 바이오, 방산 등 전략산업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산업별 특성에 특화된 전문 수출 지원 서비스를 우리 기업에 제공할 것”이라며 “공급망 안정화, 외국인 투자, 해외 인재 유치, 국내 복귀 지원 등을 통해 국내 산업 생태계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KOTRA의 새 수장으로 임명된 강 사장은 세계적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되는 와중에도 한국 기업들의 수출이 증대되도록 전략을 짜고 지원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임기는 3년이다. 강 사장은 1994년 기술고시(29회)로 공직에 입문해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 부품소재산업정책관, 무역투자실장, 산업정책실장, 에너지산업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이번 정부에서는 초대 대통령산업정책비서관으로 국정과제 수행을 이끌었다. 지난해 5월 산업부로 다시 돌아와서는 개청 이래 최초로 1차관과 2차관을 모두 지내기도 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쾅! 쾅! 쾅!” 10일 새벽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마치 포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포항제철소에서 직선거리로 약 3km 떨어진 북구 두호동 영일대해수욕장 숙소에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는 김모 씨(45·여)는 “처음에는 폭발음 때문에 무슨 전쟁이 난 줄 알았다. 창문 커튼을 걷어보니까 맞은편 공장 같은 곳에서 시뻘건 불기둥이 이글거렸고, 흰 연기가 계속 피어올랐다”고 말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큰불이 나 도심 일대가 한때 혼란을 겪었다. 소방 당국이 대응 1단계를 발령할 정도로 불은 초기 진화가 어려웠고, 1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여러 차례 폭발과 진동이 느껴질 정도였다.● 폭발과 진동으로 포항 도심 일대 혼란 10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20분경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 타워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인근 시민들은 화재 발생 때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큰 폭발음이 세 차례 울렸다고 전했다. 송도동 한 주민은 “창문과 벽이 흔들려 솔직히 지진이 난 줄 알았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환여동 50대 남성은 “멀리서도 집채만 한 불기둥이 보일 정도로 큰 화재가 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소방본부 119상황실에는 “여러 차례 펑, 펑 소리가 났다”, “포스코에 커다란 불기둥이 보인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이 불로 인한 폭발과 진동은 제철소 인근 송도동, 해도동뿐만 아니라 10km 이상 떨어진 흥해읍에서도 느껴질 정도였다고 한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이번 화재는 3파이넥스 공장 용융로(鎔融爐·금속을 녹여서 액체 상태로 만드는 가마)에서 발화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오전 4시 50분경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44대와 인력 120여 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공장 타워 높이가 50m에 달하고, 불이 거센 데다 인화성 물질이 많이 진화가 쉽지 않았다. 화재 발생 2시간 20분 만인 오전 6시 40분경 큰 불길을 잡았고 5시간이 지난 오전 9시 20분경 완전히 진화됐다. 화재 당시 공장 내부에 있던 근무자 8명 가운데 1명이 다치고 7명이 대피했다. 부상자 A 씨(36)는 얼굴과 손 등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는 사고 현장을 보존하고,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 이르면 11일 화재 현장에서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 사고 끊이지 않는 포항제철소 최근 포항제철소 사고와 화재는 잇따르고 있다. 2022년 태풍 힌남노 당시 포항제철소 대부분이 물에 잠겨 공장 전체 가동을 멈췄다. 지난해 12월 포항제철소 내 화재로 한때 전체 고로가 멈춰 선 데 이어 올해 1월과 2월 공장 내 통신선과 석탄 운반 시설 등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은 2014년 준공됐다. 포항제철소의 쇳물 생산 시설은 3개의 고로와 2개의 파이넥스 공장 등 5곳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가운데 3파이넥스 공장의 생산 비중은 10%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를 복구하고 다시 조업을 시작하는 데에 적어도 일주일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확한 재개 시점은 아직 알 수 없다”며 “화재 원인도 현재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일단 정상 가동 중인 2·3·4고로와 2파이넥스를 활용해 조업에 나설 계획이다. 당분간 생산량이 줄더라도 당장 수급 부족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중국발 저가 밀어내기로 인해 국내 철강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화재가 나기 전에도 모든 고로가 100% 캐파(생산 능력)로 운영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등장으로 미국의 주요 철강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반면 국내 업체들 주가는 내렸다.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하는 미국 우선주의에 수혜를 볼 대표적인 산업군으로 미국 철강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10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철강사인 뉴코, US스틸, 스틸 다이내믹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등은 5일 미국 대선 이후 일제히 주가가 상승했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5일 대비 8일 주가가 10.85% 올랐다. 나머지 세 곳도 주가가 5.55∼9.84% 뛰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승리 선언을 한 6일에는 회사별 주가가 두 자릿수 급등했다가 이후 일부 주가 조정이 있었음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자신이 집권하면 미국 국내 산업 역량과 일자리를 위협하는 수입품에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주장했다. 철강 업계는 트럼프 정부가 미국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당시인 2018년에도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 전력이 있다. 또한 일본제철이 추진하고 있는 미국 US스틸 인수도 자국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저지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 한국 철강 업체들의 경우 대미국 수출 물량 규모가 쿼터제로 제한(연간 268만 t)돼 있는데 이것이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뜩이나 중국산 저가 철강제의 공습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한 국내 철강 업체들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포스코홀딩스 철강사업부문은 올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4% 감소한 4660억 원에 그쳤으며, 현대제철의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77.5% 줄어든 515억 원에 그쳤다. 이 같은 침체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를 반영하듯 미국 대선 이후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5.74%, 현대제철은 4.93% 감소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가 한 달여간 이어졌던 파업을 종료한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9일 제16차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철회를 선언했다. 노조는 11일부터 전체 노조원이 정상 출근한다는 내용의 복무 지침 12호도 하달했다. 노조는 일단 파업은 끝내지만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마무리될 때까지 특근 및 잔업은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교섭 상황에 따라 언제든 총파업에 다시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6월부터 15차례에 걸쳐 노사가 임단협 교섭을 벌였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노조가 지난달 초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 현대차와 비슷한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과 작년 매출액의 2%에 달하는 성과급(총 2300억 원 수준)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의 400%+1200만 원’(총 1075억 원 수준)을 성과급으로 제시해 평행선을 달려왔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재직자에게만 부여되는 조건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산입될 경우 6조8000억 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기업에 전가될 것이라는 분석이 재계에서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0일 ‘재직자 조건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 시 경제적 비용과 파급효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재직 중인 직원에게만 지급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에 포함할지를 놓고 특수강업체 세아베스틸이 진행 중인 법정 다툼을 계기로 작성됐다.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재직자 조건부 급여의 통상임금성을 부정한 판례를 내놨지만 최근 들어 이를 뒤집는 하급심 판결이 등장하고 있다. 경총은 회원사 설문조사와 고용노동부 ‘고용 형태별 근로 실태조사’ 자료에 근거해 재직자 조건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산입될 경우 매년 연간 6조7889억 원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통상임금 산입 여부에 영향을 받는 기업은 전체 기업의 26.7%에 달한다. 또한 이 금액은 이들 기업의 1년 치 당기순이익 14.7%에 달한다. 심지어 3년 치 소급분을 일시에 지급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영향을 받는 기업들은 전체 당기순이익의 44.2%를 추가 인건비로 지급해야 한다. 조건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할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더 확대될 전망이라고도 분석했다. 정기상여금 비중이 높고 초과근로가 많은 대기업 근로자에게 임금 증가 혜택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