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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학생 대표단이 21일 대학본부와의 면담에서 ‘남녀공학 전환 안건을 교무위원회에 회부하기 전 학생 협의체와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면담에서는 이미 학교를 다니고 있는 외국인 남학생 6명의 복수전공을 막아 여학생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논의됐다.본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3시간가량 이어진 학생 대표단과의 면담 끝에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본부와 총학생회는 앞으로 본관을 제외한 강의실 봉쇄를 해제하고 수업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이날 면담에서 총학은 ‘남녀공학 논의를 교무위 안건으로 회부하기 전에 중앙운영위원회(총학생회장단과 단과대 회장단) 등 협의체를 통해 학생의 동의를 얻을 것’을 요청했다. 총학 측은 “기존 절차대로라면 교무회의에서 안건을 채택할 시, 학생이 10명 중 2명에 불과한 대학평의원회 표결을 거치는 등 형식적 절차만 거치게 된다“면서 “교무회의에 안건이 올라가기 전에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협의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이미 학교에 입학해있는 한국어문학전공 소속 외국인 남학생 6명에 대한 복수전공을 막는 방안 역시 논의됐다. 이미 입학해있는 남학생들이 여자 재학생들과 접촉하는 일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취지이다. 앞서 학교 본부는 2022년도 학칙 개정을 통해 한국어문화전공을 신설해 외국인 남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이날 면담에서 학생들은 ‘이미 남녀공학이 시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본부 측과 복수전공 금지 등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총학생회 관계자는 “해당 안건을 학교가 수용하지 않을 시 본관 점거 등 농성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모친, 부인, 장인 등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경찰이 22일 고발인을 불러 조사한다.21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한 대표 가족 이름을 사용한 성명불상의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이용자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19일 고발됐다고 밝혔다.동아일보가 입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당원 게시판에 쓰인 한 대표 가족의 이름은 한 대표의 아내, 장인, 장모, 모친, 딸 등 5명의 것이다.고발인은 이들의 이름으로 올 3월 15일부터 최근까지 각각 104개, 134개, 367개, 155개, 152개 등 총 900여 개의 게시글이 작성됐다고 주장했다.고발장에 따르면, 한 대표 모친의 이름으로는 “공적 마인드 최고의 정치인 한동훈이다. 지 마누라 지키는 독선불통 윤석열과 범죄비호꾼”, “한동훈이 우파 정신 이어받을 사람이다. 저 좌파부부는 보수정권 재창출에 관심이 없다” 등의 글이 게시됐다.한 대표의 장모 이름으로는 “영장 기각이 한동훈 책임? 뭔 X 같은 소리?”, “당 대표가 소신을 갖고 지도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정점식 정책의장은 물러나야” 등의 글이 작성됐다.한 대표의 아내와 장인 등의 이름으로는 주로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언론사의 사설과 기사의 제목 등을 그대로 가져온 게시글이 작성됐다.8월 18일에는 한 대표 이름으로 “건희는 개목줄 채워서 가둬놔야 돼”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이 게시글들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국민의힘 익명 게시판은 ‘책임당원’만 휴대전화 인증을 거친 뒤 이용할 수 있다.고발장에 따르면, 한 대표 가족 이름의 글들은 특정 날짜의 한 시간대에 몰려 불과 1, 2분 간격으로 여러 건이 올라오기도 했다.고발장을 낸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는 기자에게 “처음 고발할 때는 단순히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을 두고 누군가가 당정 분열을 일으키는 것 같아 애꿎은 피해를 보는 것이 싫다는 마음이었다”라면서도 “그런데 국민의힘 측에서 당무감사 등의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더라”라고 했다.이어 “게시글이 달린 시점이 총선 패배 직후라는 점에서 한 대표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적인 움직임이 포착돼 누군가에 의한 ‘당심 조작 사건’이라고 보고 추가 고발을 결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경찰 관계자는 “현재 서버 보전을 신청한 후 관련 수사를 이어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 측은 “한 대표는 홈페이지에서 본인 인증을 받은 적이 없어 글을 쓸 자격이 없다”고 했다. 대표의 가족에 대해선 “맞다, 아니다를 설명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유휘성 전 조흥건설 대표(상학과 58학번)가 고려대 경영대에 10억 원을 기부했다.고려대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경영대학 인성기금 기부식’을 가졌다고 20일 밝혔다. 유 전 대표는 1965년 대학 졸업 후 참치를 잡는 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1970년 ‘조흥건설’을 창립했다. 2011년 신경영관 건립기금 10억 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13년 간 약 94억 원을 고려대에 쾌척했다. 유 전 대표는 “생에 마지막까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고려대에 주고 싶다는 말을 해 왔고 이러한 기부 철학을 계속 지킬 생각“이라고 밝혔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학생들이 이렇게 화를 내고 사태가 이 정도까지 커질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최근 남녀공학 전환을 둘러싼 학내 시위로 동덕여대가 몸살을 앓는 가운데 이 학교 이민주 교무처장(대학비전혁신추진단장)은 15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진행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남녀 공학 논의를 시작할 때 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예상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이 단장은 공학 전환 논의가 최초로 언급된 것으로 알려진 ‘비전2040’의 총 책임기구인 대학비전혁신추진단 단장이다. 공학 전환의 대상으로 거론됐던 공연예술대학의 교수이기도 하다.본보 인터뷰에서 이 단장과 배경재 동덕여대 기획처장(대학비전혁신추진단 디지털혁신기획처장)은 최근 학내 내홍에 대해 미처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배 처장이 속한 디지털혁신기획처는 ‘비전2040’ 전략 수립을 담당했다.다음은 일문일답.● 동덕여대 측 “총장, 대외적으로 말씀 잘 안 해”―사태가 커졌는데 동덕여대 총장은 학생 뿐 아니라 언론 접촉 포함한 대외 노출을 일절 삼가고 있다. 이 자리에 총장은 왜 안 나오셨는지.이 단장 “사안이 좀 커지면 총장님이 나오시는 게 맞을 수도 있지만, 어제부로 이제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이 됐다. 제가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래서 ‘이 사건에 대한 총체적인 것은 비대위 차원에서 인터뷰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총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학생들 의사가 굉장히 강하다. 직접 소통하지 않는 불투명한 태도가 사태를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이 단장 “총장하고 학생과의 정례 행사가 11월 중으로 예정돼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취소됐다. 그리고 총장님이 이 상황에서 나와서 말씀하시고 인터뷰하시는 게 비통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다.”―비통하다는 게 무슨 의미일지.이 단장 “최고 경영자로서 학생들한테 학교가 불법 점거 당하고, 학사 정상화가 안 된 것 자체가 되게 슬픈 얘기다.”―그럴수록 소통에 나설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이 단장 “그렇게 넓게 얘기하면 다 책임이 있다. 총장님이 대외적으로 말씀을 잘하시지 않는다. 여러 사정상 비대위 차원에서 소통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 ‘밀실 논의 비판에 “이게 밀실이면 모든 게 밀실 논의”―대학 측 첫 해명은 ‘단순 아이디어 차원이었고 논의된 바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12일 발표 입장문을 보면 9월 27일, 11월 5일 대학비전혁신추진단 회의에서 두 차례 방안을 논의했다고 적혀 있다. 어떤 게 맞나.배 처장 “논의가 되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설명 드리겠다. 대학비전혁신추진단은 공식 기구가 아니라 임시 연구조직이다. 거기서 유학생 유치 등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까지 가려면 이 정도 수준으론 안된다. 정식으로 교무위원회에 올려서 실체가 있는 단계까지는 가야 (학생들) 의견 수렴이 가능한 것이다. 교무위원회에서 결정을 해버리겠다는 게 아니다.”―‘대학비전혁신추진단’, ‘비전2040’이라는 단어가 이번 입장문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 전까지 학생들은 이 조직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학생들이 알지 못하는 조직에서 남녀 공학 전환이 논의됐다는 점에서 ‘밀실 논의’라는 비판이 제기되는데.이 단장 “일반 기업도 프로젝트를 기안하자마자 바로 옆 부서와 논의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틀을 만들고 난 다음에 협조와 허락이 필요하면 그때 이제 공개한다. 여기(대학)도 마찬가지다. 연구팀에서 브레인스토밍하고 절차를 정한 다음 의견 수렴을 하는 것이다. 두 번밖에 회의를 안 한 그 정도 결정 사항을 가지고 밀실이라고 그러면 모든 행정업무가 다 밀실이다.”―학생들이 ‘밀실 논의’라고 오해할만 하지 않은가.이 단장 “행정 주체가 현실적으로 대학이다. 학생들이 대학 직원이 아닌 이상 매일 같이 업무를 8시간 동안 붙어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내용이 2차적으로 전달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무위원회에서 먼저 얘기하고 교무위 참석자들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이 오면 그때부터 이제 논의가 되는 거기 때문에.”● “공연예술대선 남학생 필요하단 말도”―11월 5일 대학비전혁신추진단 2차 회의에서 남녀 공학 전환 관련 논의가 나왔을 때 학생들이 이렇게까지 반발할 걸 예상했나.배 처장 “여러 가지 찬성이나 반대가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다. 2개 단과대(공연예술대학, 디자인대학)의 발전 방안이었기 때문에 저희가 생각했던 거는 일단 해당 단과대 학생 의견이 중요하다는 얘기들이 좀 있었다. 하지만 공식적인 의견 조사는 없었기 때문에 교무위원회에서 어느 정도 안건화가 되면 일단 2개 단과대 학생들하고 의사소통부터 하려고 했다.”이 단장 “이 정도의 이렇게 반발이 예상되느냐고 여쭤보셨는데 예상 못했다. 지금도 황당하다. 사실 이렇게 화를 내고 이렇게 사태가 커질지라고는 누구도 생각 못했다. 아까 말씀한 것처럼 반발을 하거나 반대를 하더라도 전환 논의 대상이 된 두 개 단과대 학생들로부터 얘기가 나오겠지라고 생각을 했다.”―회의에서 찬성 여지가 높다고 간주된 공연예술대학과 디자인대학에서도 학생들의 농성 참여나 반대 여론이 상당하다.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쳤나.이 단장 “반대하는 것은 이제 개인의 의견이니까 이상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의견 수렴은 회의 두 차례 했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공연예술대, 디자인대 외 다른 학생들은 반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나.이 단장 “당사자인 공연예술대학 같은 경우는 연극 등을 가르친다. 그래서 남자 배역 없는 게 거기서는 불만족 요인으로 계속 얘기가 나왔다. 남자 배우를 여학생이 해야 되니까. 그래서 그런 취지의 얘기가 몇 년 동안 나왔던 상황이라 그렇게 크게 반발하리라고는 사실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다).”―요새 ‘젠더 프리(남녀 성별을 나누지 않고 자유롭게 배역을 맡는 것)’라는 개념도 도입되고 있다. 여대의 특수성 살릴 수도 있을 듯 한데. 그게 지장이 될 정도로 큰 문제라는 얘기가 많았는지.이 단장 “요즘 와서 여자가 남자 역을 하는 게 회자 되기는 하지만, 예를 들어 남녀 간의 멜로를 연기하거나, 아니면 어떤 배역을 맡는데 여자가 남자 역을 한다고 하자. 그럼 이렇게 연기하는 당사자 학생들도 약간 김이 좀 빠진다 사실.”―일부 단과대만의 문제라기보단 동덕여대 전체의 문제가 아닌지. 동덕여대가 동덕대로 바뀌는 것 아닌가.이 단장 “명칭 바꾸는 걸 거기서 결정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두 단과대학이 남녀공학이 되면 학교 이름에서 ‘여자’를 빼야 되냐, 아니면 넣어야 되냐 이것 아니냐. 그래서 이제 학생들은 ‘동덕대학교가 싫어요. 동덕여자대학교 졸업하고 싶어’ 이렇게 슬로건을 걸고 있는 상황인데 그거는 (정해진 바가 없다).”● “학생들 거부한다고 철회하긴 어려워”―명칭도 명칭이지만 사실상 ‘여대’라는 정체성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크다.배 처장 “그래서 그거를 이제 논의를 해보려는 거다. 지금 상황에서는 그걸 저희끼리 논의하기가 부적합하다고 생각해서 논의를 해보고 싶었던 거다. 근데 논의 자체가 깨졌다. 지금 (학생들이 농성을 하는)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솔직하게 얘기하겠나. 남녀공학 전환에 찬성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걸 자유롭게 얘기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학생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가 있나. 회의록 등 자료를 추가 공개한다든지.이 단장 “아니다. 검토하고 있지 않다. 이렇게 공식적으로 자료를 공개하는 등 조치는 불법 시위를 해결하고 난 다음에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교의 입장은 이렇다.”―불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셨다. 어떤 점에서 그렇게 보시는지.이 단장 “기존처럼 학생들이 요구 사항이 있어서 대자보 붙이는 것 정도를 불법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 물론 그것도 불법 게시물 게시이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은 기물 파손 등이 너무 심하다. 수업 방해 등 학사 행정에서 여러 부작용들이 어마어마하게 나오고 있다.”―동덕여대는 재정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여유가 있는데 ‘재학생 위한 시설 투자를 우선시하지 않고 왜 공학 얘기부터 나오냐’ 이런 얘기도 있었다.배 처장 “아마 학생들의 주장은 ‘아직 우리 대학이 경쟁률도 높고 재정 자립도도 높은데 왜 굳이 이런 선택을 하려고 하느냐’가 핵심일 것 같다. 하지만 학령 인구 감소와 같은 위기가 실제로 학교까지 왔을 때는 사실 너무 늦은 거다. 학교 입장에서는 그 전에 ‘장기적으로 플랜을 세우고 어떻게 경쟁력을 세울까’라는 과제가 있다.”―학생들이 생각한 논의 순서와 대학본부가 생각한 논의 순서가 서로 달라 보인다.배 처장 “아니다. 학생들이 지금 바라는 거는 논의하고 싶다는 게 아니다. 학생들의 입장은 ‘논의하고 싶지 않다’이다. 제가 계속 학생들을 만나서 ‘이 상황이 정리되면 논의 시작하겠다’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일관된 주장은 논의 자체를 철폐하라는 것이다. 근데 어떻게 논의를 할 수 있나.”―상황이 격해졌는데 학교 측이 유화적 제스처를 먼저 보여줄 의사는 없는지.배 처장 “제가 ‘폭력적인 상황이 해제가 되면 어떻게든 의사소통을 하겠다’라고 학생들에게 계속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논의 자체를 철폐하라라고 하는 게 사실 우리한테 좀 어려운 숙제다. 대학의 구성 단체가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 교직원 등 다양하다. 그들을 어떻게 다 무시하고 그냥 저희가 독자적으로 ”너희들이 반대하니까 우리는 그거 다른 분들한테 묻지도 않고 그냥 철폐할게“라고 얘기할 수 있겠나.”―학생들이 요구한 ‘논의 철회’의 가능성은 없나.이 단장 “지금 학생들이 주장하는 게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겠다’이다. 그러면 소멸하도록 아무 조치도 안 하는 것이 학교의 책임인가. 학교 입장에서는 앞으로 변화하는 교육 환경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 피해 손해배상 청구 여부엔 “책임 묻겠다”―공학 전환 논의에 대한 앞으로 대학 입장은.이 단장 “아직 그건 정하지 않았다. 그건 우선 지금 학사가 마비됐기 때문에. 이거 정상화가 되고 난 다음에 그때 이제 결정이나 논의를 하든지 해야 할 것이다.”―시설 피해 관련한 대책은. 가령, 손해배상 청구같은.이 단장 “대응책은 아직 생각하고 있다. 근데 그냥 없던 일로 하자라고 하기에는 너무 좀 사건이 커졌다고 생각한다. 책임을 물으려 한다.”―점거 시위가 시작되면서 외부인 침입과 칼부림 협박글 같은 위협도 있었다.이 단장 “안타깝다. 물론 학생 행위가 정당하지도 않고 불법적이긴 해도 외부랑 충돌이 예견되면 교수와 교육기관으로서는 당연히 안타깝다. 그런데 저희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 방법도 없다.”―성신여대 등은 학내 반발이 극심해 공학 전환 논의를 철회했다. 동덕여대는?이 단장 “대외적으로 학교가 지금 굉장히 부정적인 이미지로 지금 많이 비춰졌다. 이대로 끝나버리면 학교 측 피해가 너무 크다. 그리고 여기서 잘못한 거 사과하면 이제 ‘다시 안 하겠다라고 맹세했구나’ 이렇게 되잖아. 결과적으로 그 선택지 자체가 봉쇄가 되어버리는 것. 그리고 학생들은 총장의 공식 사과를 원하는데, 뭘 어떻게 잘못했다고 뭘 사과를 하라는 건가. 그런 거다.”―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이 단장 “종합적으로 생각하면 안타깝다. 너무 어처구니도 없지만 어쨌든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것으로 표현할 수 있을 거 같다.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에겐 ‘오해도 풀고 폭력적인 행동을 자제 부탁을 한다’고 하겠다.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 찬성 측 학생들에겐 정말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태가 없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차질을 겪는 데 대해 미안함을 느낀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동덕여대 캠퍼스 내부 건물 안에 몰래 침입한 남성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학교는 현재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는 재학생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어, 캠퍼스 내 외부인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16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40분경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 1층 내부를 배회한 혐의로 A 씨 등 20대 남성 2명이 체포돼 수사를 받고 있다.경찰은 오후 5시경 ‘학교 내에 수상한 남성들이 돌아다닌다’은 학생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A 씨 등 2명은 건조물침입 혐의 등으로 현행범 체포됐다.A 씨와 일행은 점거 중인 건물의 지하주차장을 통해 몰래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A 씨 일행은 침입 경위를 묻는 재학생들에게 “내부 상황이 궁금해서 들어와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어 재학생들이 “어떻게 들어왔냐”고 묻자 “스파이더맨처럼 (올라왔다)”, “이거(책상에 놓인 과자) 하나 먹어도 되냐” 등의 말장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A 씨와 일행은 소속을 묻는 재학생들에게 자신들을 ‘서울 소재 사립대학 학생’이라고 소개했다.한편 남성인권단체 ‘신남성연대’는 이날 해당 건물 앞에서 ‘여대에 만연한 페미니즘 규탄‘이라는 목적으로 100명 인원의 집회를 열기로 경찰 측에 신고한 상태였다.A 씨와 일행이 남성인원단체 소속이냐는 질문에 경찰은 “신원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 중이며 확인된 바 없다”고 답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문제 유출 논란이 불거진 2025학년도 연세대 수리 논술시험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수험생들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됐다. 이에 따라 12월 13일로 예정됐던 논술시험 합격자 발표 일정이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정 중단됐다. 15일 서울 서부지방법원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전보성)는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에 따른 후속 절차의 진행을 논술시험 재이행 청구 사건의 판결 선고 시까지 중지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논술시험의 공정성이 중대하게 훼손돼 절차의 공정한 진행에 대한 수험생 측의 정당한 신뢰나 기대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풀이에 투입하는 시간에 비례해 정답을 맞힐 가능성이 높은 수학 문제 특성을 고려할 때, 일부 응시자들만 미리 문제지를 접하는 등의 상태에서 시험을 치렀다면 공정성은 담보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험생 측이 논술시험을 다시 치르게 해달라며 청구한 ‘재시험 이행’ 부분에 대해서는 인용하지 않고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수험생 측 변호인인 김정선 일원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가처분 결정에서 법원이 시험의 불공정성을 대부분 인정한 만큼 연세대 측에서 재시험을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연세대에 자체적인 대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연세대는 입시 일정에 미치는 영향이 없도록 법원의 결정 취지에 부합하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현재 연세대는 대책을 고민 중이며 마련되는 대로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의 혼란도 우려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연세대의 중복 합격 여부를 모른 상태로 다른 대학의 수시 합격을 등록해야 한다는 상황이 벌어지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2일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이 치러진 한 고사장에선 감독관의 착오로 문제지가 시험 시작 1시간여 전에 배부됐다가 회수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커뮤니티에 문제 일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에 응시한 수험생과 학부모 등 18명은 지난달 21일 연세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논술시험을 무효로 하고 재시험을 진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문제 유출 논란이 불거진 2025학년도 연세대학교 수리 논술 시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수험생들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됐다. 이에 따라 12월 13일로 예정됐던 논술시험 합격자 발표는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서울 서부지방법원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전보성)는 “2025학년도 연세대학교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에 따른 후속 절차의 진행을 논술시험 재이행 청구 사건의 판결 선고 시까지 중지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논술시험의 공정성이 중대하게 훼손돼 절차의 공정한 진행에 대한 수험생 측의 정당한 신뢰나 기대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풀이에 투입하는 시간에 비례해 정답을 맞힐 가능성이 높은 수학 문제 특성을 고려할 때, 일부 응시자들만 미리 문제지를 접하는 등 상태에서 시험을 치렀다면 공정성은 담보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다만 수험생 측이 논술 시험을 다시 치르게 해달라며 청구한 ‘재시험 이행’ 부분에 대해서는 인용하지 않고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수험생 측 변호인인 김정선 일원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가처분 결정에서 법원이 시험의 불공정성을 대부분 인정한 만큼 연세대 측에서 재시험을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측은 “아직 재시험 여부 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입학처 측에서 방안을 논의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앞서 지난달 12일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이 치러진 한 고사장에선 감독관의 착오로 문제지가 시험 시작 1시간여 전에 배부됐다가 회수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커뮤니티에 문제 일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에 응시한 수험생과 학부모 등 18명은 지난달 21일 연세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논술 시험을 무효로 하고 재시험을 진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연세대는 앞서 두 차례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감독관이 수험생들에게 휴대전화 전원을 끈 채 가방에 넣도록 했고 문제지는 연습지에 가려진 상태였다. 학생들은 문제를 보거나 휴대전화로 전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시험 시작 전에 문제지가 유출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재시험을 치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한편 시험지를 유출한 수험생 등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본사를 압수수색해 관련 게시물을 올린 작성자의 인터넷 프로토콜(IP)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가상계좌를 이용한 환전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참가비 70억 원대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환전 앱을 만들어 전국 104개 홀덤펍과 가맹한 앱 개발사 대표 A 씨와 불법 홀덤펍 업주 등 628명을 검거했다고 15일 밝혔다. A 씨는 가맹점과 도박에 참여하는 이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현금을 비대면으로 환전할 수 있는 앱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전국 104개 홀덤펍과 가맹을 맺고 총 환전 금액 57억 원의 4%인 2억2800만 원을 수수료로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직접 도박 대회를 개최한 혐의도 받는다. A 씨는 경기 부천시에 1000평 규모의 전용 도박장을 설치해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상금 10억 원 규모의 대회를 열기도 했다. 약 1500명이 참여한 대규모 대회였다. A 씨와 가맹을 맺은 불법 홀덤펍 업주들은 이 대회 진출자를 선발한다는 명목으로 참가비 10만 원 상당을 받고 예선전을 여는 등의 수법으로 참가자들을 유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A 씨가 개발한 앱을 이용해 지난해 10월 4일부터 5월 3일까지 71억 원의 참가비를 받고 57억 원을 환전해준 혐의를 받는다.이 앱을 이용해 도박에 참여한 인원은 약 8000여 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1000만 원 이상의 상금을 획득한 51명은 도박 혐의로 입건됐다.검거된 도박 참가자 중에는 20∼40대가 90%를 차지했다. 딜러들은 대부분 20대였으며 오픈채팅방에서 시급 2만 원의 ‘꿀알바’라는 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경찰 관계자는 “앱을 이용한 환전, 교환 행위는 위법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동덕여대에서 터진 여대의 남녀 공학 전환 논의가 남녀 간 ‘젠더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공학 전환 논의의 배경은 학령인구 감소, 여학교나 남학교 등 ‘단성(單性) 학교’의 생존 문제 등이 본질이지만 남녀 간 신경전으로 사안이 흘러가는 모양새다. 13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 건물 곳곳에는 전날 재학생 시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곳곳에 ‘여자가 우습냐’ 등 래커로 칠한 글귀가 보였다. 12일 이 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는 취업박람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시위로 인해 기업 측 부스가 찢기는 등 엉망이 돼 행사가 파행됐다. 동덕여대는 앞서 이달 5일 학교 발전 계획을 수립하면서 ‘남녀 공학 전환’을 논의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전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재학생들은 남성의 학교 출입에 대한 거부감까지 드러냈다. 한 재학생은 2018년 대학원에서 벌어졌던 20대 남성의 화장실 음란 행위 사건을 거론하며 “여대인 지금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공학으로 전환되면 비슷한 사례가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 ‘시위에 참여한 동덕여대 학생들을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자 일부 재학생들은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해당 게시물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시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재학생들을 향해 “나중에 아기도 낳고 육아도 하시고 (그럴 텐데 불법 행위는 하면 안 된다)”라고 말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자 여성 커뮤니티에는 “경찰이 여자를 애 낳는 기계로만 보냐”는 비난 글이 들끓었다. 반면 남성 위주 커뮤니티에는 “(여자들이) 여론을 속이려 게시글을 조작했다”며 반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블라인드 앱 등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는 ‘여대 출신은 서류에서 걸러야겠다’, ‘사내에 여대 출신이 있는데 달갑지 않다’ 등 여대 혐오에 가까운 글도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논란이 장기화될수록 학내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동덕여대 음대생들은 이달 29일까지 6차례에 걸쳐 졸업연주회를 할 예정인데 학내 시위 탓에 차질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 자원이 감소하면서 공학 전환 논의는 불가피했을 것”이라면서도 “학교 역시 공학 전환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학생과 원활히 소통하는 것이 본분”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국 83개 단성 중학교 및 고등학교가 남녀 공학으로 전환됐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동덕여대에서 터진 여대의 남녀 공학 전환 논의가 남녀 간 ‘젠더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공학 전환 논의의 배경은 학령인구 감소, 여학교나 남학교 등 ‘단성(單性) 학교’의 생존 문제 등이 본질이지만 남녀 간 신경전 으로 사안이 흘러가는 모양새다.13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 건물 곳곳에는 전날 재학생 시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곳곳에 ‘여자가 우습냐’ 등 래커로 칠한 글귀가 보였다. 12일 이 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는 취업박람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시위로 인해 기업 측 부스가 찢기는 등 엉망이 돼 행사가 파행됐다. 동덕여대는 앞선 이달 5일 학교 발전 계획을 수립하면서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했다.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전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재학생들은 남성의 학교 출입에 대한 거부감까지 드러냈다. 한 재학생은 2018년 대학원에서 벌어졌던 20대 남성의 화장실 음란행위 사건을 거론하며 “여대인 지금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공학으로 전환되면 비슷한 사례가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 ‘시위에 참여한 동덕여대 학생들을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자 일부 재학생들은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해당 게시물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시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재학생들을 향해 “나중에 아기도 낳고 육아도 하시고 (그럴 텐데 불법 행위는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자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경찰이 여자를 애 낳는 기계로만 보냐”며 비난 글이 들끓었다.반면 남성 위주 커뮤니티에는 “(여자들이) 여론을 속이려 게시글을 조작했다”며 반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블라인드 앱 등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는 ‘여대 출신은 서류에서 걸러야겠다’, ‘사내에 여대 출신이 있는데 달갑지 않다’ 등 여대 혐오에 가까운 글도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논란이 장기화 될수록 학내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동덕여대 음대생들은 이달 29일까지 6차례에 걸쳐 졸업연주회를 할 예정인데 학내 시위 탓에 차질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 자원이 감소하면서 공학 전환 논의는 불가피했을 것”이라면서도 “학교 역시 공학 전환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학생과 원활히 소통하는 것이 본분”이라고 지적했다.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국 83개 단성 중학교 및 고등학교가 남녀 공학으로 전환됐다. 내년에는 32곳이 더 전환될 예정이다. 대학의 경우 상명여대가 상명대로, 성심여대가 가톨릭대(통합)로, 부산여대가 신라대로 전환된 사례가 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회식에서 만취한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유명 분식 프랜차이즈 업체 회장을 경찰이 수사 중이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유명 분식 프랜차이즈 업체 회장 A 씨를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A 씨는 지난해 9월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이 정신을 잃자 근처 모텔로 옮겨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사건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제시하며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7월 이 사건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며, 조만간 A 씨를 곧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A 씨가 운영하는 분식 프랜차이즈 업체는 전국에 가맹점 수백 개를 보유하고 있다. 본보는 해당 프랜차이즈 업체 측에 입장을 묻기 위해 수 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9일 주최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에서 경찰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참가자 11명이 체포된 것에 대해 조지호 경찰청장이 “강경 진압이라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11일 밝혔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백골단이 시위대를 무차별로 폭행하던 현장이 떠오른다”며 경찰을 비판했다. 이날 조 청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집회 참가자 중 부상자가 나왔다고 주장하는데 경찰 부상자는 105명”이라며 “(경찰은) 시민들이 지나다닐 최소한의 통로를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도 출석한 조 청장은 “집회에 참가하지 않은 다른 시민들의 불편도 고려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묵과할 수 없는 불법 행위로 변질돼 일반 시민이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이면 공권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며 야당의 사과 요구를 거부했다. 경찰이 현장에서 한창민 사회민주당 국회의원을 폭행했다는 논란에 조 청장은 “영상이 있으면 인정할 것”이라며 “경찰의 물리력에 의해서 넘어졌다는 게 확인이 안 된다”고 부연했다. 경찰은 입건한 11명 중 혐의가 무거운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백골단’을 언급하며 경찰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980년대 폭력을 유발하는 폭력 경찰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대한민국이 얼마나 퇴행하는지 증명돼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경찰이 공연히 노동자와 충돌하고, 결국 노동자를 연행해 전원 구속할 방침이라는 보도가 나온다”며 “주권자는 폭력과 협박에 굴하지 않는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라”고 덧붙였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한국에 여행을 간다고 하니까 미국에 있는 가족 친구들이 ‘위험하다’며 지금은 가지 말라고 말리더라.” 8일 오전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만난 미국인 변호사 제니퍼 코바크스 씨(36)의 말이다. 그는 북한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한국을 방문한 설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의 파병까지 이어진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동시에 나타냈다.● 접경지대 찾은 외국인들 불안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과 우크라이나 파병 등 안보 위기가 이어지자 외국인이 주로 찾는 남북 접견지대 관광지에 최근 불안감이 드리웠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오두산 통일전망대와 도라산 전망대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하나같이 ‘북한’을 언급하며 기자에게 “어떤 상황이냐” “한반도에 전쟁이 나느냐”고 물었다.오두산 전망대에는 북쪽을 볼 수 있는 망원경 8대가 있었지만 이를 이용한 외국인 관광객은 1시간 넘게 아무도 없었다. 대남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괴기한 음성 탓에 분위기는 더욱 을씨년스러웠다. 브라질 출신 관광객 에릭 씨(33)는 “아직 전쟁 중인 국가인 게 실감이 난다”고 했다. 독일인 관광객 프란체스카 씨(37)는 “요즘 한국 관련 유튜브에는 한국과 북한 때문에 곧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영상들이 많다”고 말했다. 오두산 전망대에서 만난 가이드 한영근 씨(51)는 “외국인들은 한국에 오면 전쟁이 나서 죽기라도 하는 줄 안다”며 “70여 년 동안 계속 이랬다고 안심시켜도 요즘은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 주변 식당 관광객 급감 “매출 줄어”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770만 명이다. 서울에서 당일치기로 여행할 수 있는 임진각, 전망대 등 접경지대를 찾는 외국인도 늘어왔는데, 남북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들 지역 상권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말 관광객으로 먹고사는 주변 식당들은 최근 관광객이 5분의 1가량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6일 취재팀이 북한과 더욱 가까운 도라산 전망대 인근 식당들을 돌아본 결과 4곳 중 3곳꼴로 “외국인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인근 임진각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는 고영만 씨는 “여행 상품을 신청해놨던 외국인들이 전쟁을 걱정해 취소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매출도 확 줄었다”고 토로했다. 도라산 전망대에서 만난 조연아 가이드는 “최근에 오는 외국인이 제일 많이 물어보는 게 바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라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거냐고 묻곤 한다”고 말했다. 전망대 관계자는 “주말 관광객의 경우 보통은 2700명 정도 왔는데 요즘엔 2000명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곳은 지난달 초 군사분계선 근처에서 북한군의 수상한 동향이 있다는 소식에 한때 관광객 출입이 통제되기도 했다. 정병웅 순천향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DMZ 등 접경 지역 관광이 외국인의 인기를 끌겠지만, 지금처럼 불안이 고조될 때 관광객들은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관광객을 계속 유치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파주=천종현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영미문학번역학과 졸업방성은 인턴기자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졸업}
“돌아와야죠. 돌아와야죠….” 8일 제주 앞바다에서 침몰해 해경이 실종자를 수색 중인 ‘135금성호’의 항해사 이모 씨(41)는 10일 제주해양경찰서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 씨는 “길게는 몇 년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료들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구조된 직후 다시 제주 앞바다로 향한 이 씨는 현재 해경을 도와 실종자 수색을 지원하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청은 실종자 12명 가운데 선원 이모 씨(64) 등 2명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10일 밝혔다. 해경은 9일 밤 해군이 보유한 원격조종수중로봇(ROV)을 투입해 수심 92m 지점에서 이 씨의 시신을 인양한 데 이어 10일 오후 8시 14분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선원 A 씨를 인양했다. A 씨의 경우 지문 감식을 통해 신원 확인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4명 사망(한국인 3명, 국적 불명 1명), 실종자 10명으로 집계됐다. A 씨가 한국인으로 밝혀질 경우 나머지 실종자 국적은 한국인 8명, 인도네시아인 2명이다. 해경은 10일에도 사흘째 수색에 나섰지만 사고 지점 수심이 90m 안팎에 이를 정도로 깊어 난항을 겪었다. 선원들에 따르면 선체 내부에는 선장과 어로장(선단 책임자), 조리장이 있었고 외부에는 나머지 실종자가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외부에 있던 이들은 사고 직후 해류에 휩쓸렸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해경은 11일부터 심해 잠수부와 장비를 투입하는 등 수심 80∼90m로 수색을 확대할 방침이다.수색 작업이 장기화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실종자 구모 씨(60·어로장)의 여동생은 해경과 함께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오빠가 중고교생 때부터 뱃일을 시작해 어로장까지 됐다”며 “최근엔 고기가 많이 잡힌다고 좋아했는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번 사고뿐만 아니라 어획량이 많은 가을철 어업에 나섰다가 어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른바 ‘만선의 비극’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고도 평소보다 많은 어획량이 원인이었을 것으로 해경은 추정하고 있다. 선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3, 5회에 걸쳐 잡을 (물고기) 양을 한꺼번에 잡았다. 평소보다 어획량이 많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에 따르면 2018∼2023년 발생한 어선 전복 사고 329건 중 105건(31.9%)은 9∼11월 가을철에 발생했다. 2019년 11월에는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0.5t급 어선이 장비 과적으로 전복돼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어획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전복에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안전 대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상갑 한국해양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어선의 경우 작업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선원들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작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벨트형 구명조끼’ 등 경량화되고 활동성이 높은 구명장비 착용을 당국이 의무화해야 한다”고 했다.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제주=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돌아와야죠. 돌아와야죠….”8일 제주 앞바다에서 침몰해 해경이 실종자를 수색 중인 ‘135금성호’의 항해사 이모 씨(41)는 10일 제주해양경찰서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 씨는 “길게는 몇 년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료들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구조된 직후 다시 제주 앞바다로 향한 이 씨는 현재 해경을 도와 실종자 수색을 지원하고 있다.제주해양경찰청은 실종자 12명 가운데 선원 이모 씨(64)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10일 밝혔다. 해경은 9일 밤 해군이 보유한 원격조종수중로봇(ROV)을 투입해 수심 92m 지점에서 이 씨의 시신을 인양했다. 금성호 선체 인근에서 발견된 이 씨는 방수 작업복을 착용한 상태였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한국인 3명 사망, 실종자 11명(한국인 9명, 인도네시아인 2명)으로 집계됐다.해경은 10일에도 사흘째 수색에 나섰지만 사고 지점 수심이 90m 안팎에 이를 정도로 깊어 난항을 겪었다. 선원들에 따르면 선체 내부에는 선장과 어로장(선단 책임자), 조리장이 있었고 외부에는 나머지 실종자가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외부에 있던 이들은 사고 직후 해류에 휩쓸렸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해경은 11일부터 심해 잠수부와 장비를 투입하는 등 수심 80~90m로 수색을 확대할 방침이다.수색 작업이 장기화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실종자 구모 씨(60·어로장)의 여동생은 해경과 함께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오빠가 중고교생부터 뱃일을 시작해 어로장까지 됐다”며 “최근엔 고기가 많이 잡힌다고 좋아했는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어획량이 많은 가을철 어업에 나서다 어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어획량이 많은 가을철 어업에 나섰다 어선이 전복되는 이른바 ‘만선의 비극’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고도 평소보다 많은 어획량이 원인이었을 것으로 해경은 추정하고 있다. 선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3, 5회에 걸쳐 잡을 (물고기) 양을 한꺼번에 잡았다. 평소보다 어획량이 많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에 따르면 2018~2023년 발생한 어선 전복 사고 329건 중 105건(31.9%)은 9~11월 가을철에 발생했다. 2019년 11월에는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0.5t급 어선이 장비를 과적으로 전복돼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전문가들은 어획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전복에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안전 대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상갑 한국해양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어선의 경우 작업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선원들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작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벨트형 구명조끼’ 등 경량화되고 활동성이 높은 구명장비 착용을 당국이 의무화해야 한다”고 했다.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제주=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우리는 첨병들이다. 우리로부터 시작해서 거대한 대한민국의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말인 9일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당이 주최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모두발언에서 이 같이 말하며 “그들이 스스로 국민에게 복종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함께 손을 잡고 그들을 우리 앞에 무릎 꿇게 만들어 보자”고 했다.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장외집회에 참석한 이 대표는 “저도 죽을 힘을 다해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며 정권을 향한 공세 수위를 더 끌어올렸다. ● 李 “전쟁을 못해 장이 뒤집어졌나”이 대표는 이날 정부 예산과 민생 경제 위기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문제 삼았다. 그는 “그들이 흥청망청 어디에 쓰는지도 알 수 없는 ‘특활비’니 ‘특경비’니 ‘해외 출장비’니, 그게 모두 우리가 피땀 흘려 번 돈에서 낸 세금”이라며 “여러분은 이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냐”고 했다. 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전쟁을 못해서 장이 뒤집어진 것이냐”며 “두 글자로 된 말을 차마 할 수 없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만, 전쟁의 위협이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대한민국 경제가 타격을 입고 우리 국민들의 삶이 위태로워진다”고 반발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두 글자’가 ‘탄핵’이 아니냐는 해석이 이어지자 민주당 관계자는 뒤늦게 “이 대표가 말한 ‘두 글자’는 탄핵이 아닌 ‘환장(換腸)’”이라고 수습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장외집회에 대한 경찰 통제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제가 바라본 지금 경찰의 모습은 국민들을 감시하고, 모이지 못하게 방해하고, 어떻게든지 숫자를 줄이려는 권력의 주구처럼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에 약 20만 명이 모였다고 밝혔는데, 경찰은 민주당 집회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주도한 집회 등에 참석한 인원까지 모두 합쳐 2만5000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했다. 전주에도 민주당은 30만 명, 경찰은 2만 명 정도 모인 것으로 각각 다르게 추산했는데 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 민노총 등이 참여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이날 시청역과 숭례문 일대에서 집회를 열었고,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도 비슷한 시각 촛불집회를 열고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경찰은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소속 집회 참가자 11명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집회 시작에 앞서 경찰이 설치한 철제 펜스를 밀면서 언쟁을 벌이다 경찰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與 ‘특감’ 추진에 野 “특검이 먼저”민주당은 집회 다음날인 10일에도 공세를 이어갔다. 한민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의 분노에 찬 함성이 들리지 않나”라며 “ 윤 대통령이 계속 오만과 불통을 지속한다면, 광장의 촛불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14일 본회의를 앞두고 여당을 향해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촉구했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더 늦기 전에 분노에 찬 국민 목소리를 똑바로 듣고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하라”며 “김건희 제국의 일등 공신이자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전격 수용해 실정의 책임을 지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14일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한 대표가 요구한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 등에 대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특검 수용에 대해 입장을 밝힌다면 특별감찰관 여야 협의 절차를 논의해보겠다”고 특검이 우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민주당은 16일에도 세 번째 장외집회를 연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 다음날 열리는 집회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5당이 공동 주최할 예정이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러닝크루’ 열풍, 그들이 달리는 이유요즘 도심이나 한강변, 운동장 등에선 함께 모여 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러닝크루’다. 혹자는 ‘왜 저렇게 무리 지어 달릴까’ 고개를 갸웃한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직집 그들과 함께 25km를 달리며 의문을 풀어봤다.》“벌써 1km나 왔어요. 힘내세요!” 달리기 시작한 지 고작 10분여 지났을까. 같이 뛰던 러닝크루(달리기 모임) 회원들이 기자에게 외쳤다. 아직도 겨우 1km라니, 앞으로 3km나 남았다니. 저기 지나가는 자전거라도 훔쳐 탈까. 숨이 가쁘고 입안에서는 단내가 난다. 크루 운영진 이모 씨가 옆에서 재촉한다. “계속 뛰세요! 걸으면 더 힘들어요!” 속으로 곱씹었다. ‘아니야… 걸으면 편할 거야… 누우면 더 편할 거야….’ ● ‘저들은 도대체 왜 같이 뛸까’ 너무 궁금해3일 오후 7시가 넘은 시간 서울 마포구 홍제천 산책로. 러닝크루 일일 체험에 나선 기자의 머릿속에는 며칠 전 회사에서 오간 대화가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20대 사이에서 러닝크루가 유행이라며?” 맞다. 러닝크루는 단연코 요즘 가장 핫한 유행이었다. 퇴근길마다 집 앞 한강공원에는 수십 명이 무리 지어 뛰어다니곤 했다. 26년 평생 운동이라곤 걷기와 숨쉬기가 전부던 한 친구가 갑자기 인스타그램에 ‘오런완!’이라고 해시태그를 달아 사진을 올리는 걸 봤다. ‘오늘 달리기(런·run) 완료’라는 뜻이었다. 궁금했다. 왜 이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트랙으로 뛰쳐나갈까.밤낮으로 달리는 ‘런친자들(달리기에 미친 자들)’의 심리가 궁금했다. 마침 “요즘 러닝크루가 젊은이들의 새로운 트렌드 같으니 직접 체험을 해보고 기사를 쓰자”는 이야기가 편집국 사회부에서 오갔다. ‘러닝크루 체험기를 보도하겠다’고 하자 주변 동료 기자들이 ‘살아 돌아오라’고 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러닝 크루’를 검색하면 나오는 여러 카페들과 ‘당근’ 등 소모임 애플리케이션을 둘러보면서 규모가 큰 곳들 위주로 가입했다. 이후 1∼3일 사흘간 기자를 포함한 취재팀 4명은 2030 젊은이들이 주력인 러닝크루 5곳에 가입했다. 서울 홍제천, 당산 토끼굴, 한강공원 일대까지 그들과 총 25km를 달리며 25명의 크루원을 만났다. 때론 숨이 차서 중간에 서버릴까 한 적도 있었지만 취재팀 모두 정해진 코스를 완주했다. ● 혼자였다면 완주 못 했을 거리3일 오후 6시 50분 서울 마포구 서울함공원. 현장에 도착하니 다른 크루원 4명이 이미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약 700m를 걸어서 홍제천 산책로 입구에 도착했다. 벌써 지친다. 마지막으로 뛴 게 세 달 전이었던가. “자, 이제 뜁니다!” 힘찬 함성이 들렸고 크루원들이 홍제천을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 5분까진 뛸 만했다. 1km를 6분 정도에 뛰는 크루원들의 속도에 맞춰 뛸 수 있었다. 그러나 10분, 20분이 지나자 고통이 찾아왔다. 가장 먼저 종아리 근육이 물 먹은 모래주머니처럼 무거워졌다. 다리에 힘이 풀려 인도를 벗어날 뻔했다. 다른 크루원 3명은 한참 앞질러 달리더니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졌다. 20분가량 뛰자 ‘이제 그만하고 크루에서 이탈해 기사나 쓰자’란 생각이 절실했다. 도망치려 하자 크루 운영진 이 씨가 바로 옆에서 그윽하게 바라보며 눈빛으로 채근했다. 기자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주는 이였다. “걸으면 더 힘들어요. 느려도 되니 본인 페이스대로 천천히 뛰세요.” 그는 호흡법을 가르쳐줬다. 두 번 들이쉬고, 두 번 내쉬고. 습습, 후후. 러닝크루가 아니라 혼자서 달렸다면 알 수 없는 노하우들이었다. 가르침을 들은 뒤 도주의 의사를 접고 그대로 더 달렸다. 2km 반환점을 지나자 뜀박질에 속도가 붙었다. 호흡이 안정되자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카디건 하나를 나눠 입고 산책하는 연인이 보였다. 세발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구르는 아이에게 환호하는 부모가 보였다. 저도 잘 뛰고 있습니다. 천변의 상쾌한 바람이 두 볼에 느껴졌다. 이 맛에 뛰는구나. 오후 7시 40분 마지막 500m가 고비였다. 함께 뛰던 이 씨가 말했다. “저 코너만 돌면 끝나요.” 그 코너까지 가자 또 말했다. “이제 마지막 100m예요.” 한 2, 3분 더 달리자 또 말했다. “진짜 마지막 100m 남았어요.” 무의식적으로 멱살을 잡으려던 찰나 종착지가 눈에 들어왔다. 출발점이었던 홍제천 돌다리였다. 정말 다 왔구나. 크루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외쳤다. 골인! 1km당 9분. 러닝 고수의 눈에는 별 볼일 없는 기록이겠지만 자꾸 웃음이 나왔다. 목표를 이뤘다는 성취감이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앞으로 5km, 10km도 뛰어보고 싶었다. 더 멀리 가보자. 몽글몽글한 성취감을 가슴에 품고 집에 돌아오며 속으로 스스로를 격려했다. 그래, 단 한 번도 걸었던 적은 없었어. 뛰었지.● “너는 나의 원동력” 서로 격려성취감은 러닝크루 활동의 가장 큰 동력 중 하나다. 같은 거리, 같은 시간을 달려도 함께 달릴 때 성취감은 두세 배로 커진다. 서울 강서구의 한 러닝크루에서 6개월째 활동 중인 회사원 김원태 씨(32)는 “홀로 달릴 땐 지치고 외롭지만 10명이 달리면 성취감도 10배”라면서 “크루원들과 함께 완주하고 기록을 깼을 때 그 희열이 너무 크다. 이젠 혼자서 뛸 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혼자 뛸 때보다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는 점도 러닝크루의 장점이다. 지칠 땐 크루원들이 옆에서 격려를 해주고 페이스를 조절해주며 완주를 돕는다. ‘강서해피런크루’ 3년 차인 박정호 씨(31)는 “다 같이 뛰면 ‘저 사람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 뛸 때보다 1km는 더 멀리 갈 수 있어 성취감이 배로 든다”고 말했다. 러닝크루 경력 7개월 차 대학생 박현일 씨(26)는 기자와 함께 양천구 용왕산근린공원 트랙에서 1km를 뛰었다. 1km를 3분 만에 주파한 박 씨는 한참 뒤에 따라온 기자에게 음료수를 건넸다. “저도 4월에 처음 시작할 땐 500m도 뛰기 힘들었어요. 같이 계속 뛰다 보면 잘 뛰게 되니 자주 나와서 같이 뛰어요.”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죽진 않았잖아요? 한층 더 강해졌을 뿐입니다.” 그는 다음 주에 용왕산근린공원을 다시 뛸 거라고 했다. 이번엔 2km를 뛸 예정이란다. “저도 같이 뛸게요”라는 대답이 무심결에 나온 것은 동료애의 힘이었다.● ‘런라니’가 되지 말자… ‘민폐’ 막을 자정 노력젊은이들의 러닝크루 활동이 늘어나면서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여러 사람이 단체로 달리다 보니 주변 시민이나 행인들 입장에서는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이 종종 생긴다. 단체로 뛰면서 자전거 도로나 보도 등을 침범한다는 이유로 “런라니(런+고라니)들!”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취재팀이 만난 대부분의 크루원은 시민의 불편에 공감하고 있었고 민폐를 최소화하려 노력했다.189명 규모의 러닝크루 ‘안양천 홍두깨’ 를 8개월째 운영 중인 크루장 이창훈 씨(33)는 “크루원들이 길을 막거나 크게 소리를 지르는 등 행위를 하면 즉각 제지한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우리 열정이 소중한 만큼, 시민들의 불편도 최소화하자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행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민폐 러너는 가차없이 탈퇴시킨다”고 했다. 실제로 이 씨는 트랙을 달리는 내내 크루원들에게 손짓을 하며 시민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이성 교제를 목적으로 러닝크루에 가입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정말일까. 취재팀 중 한 명에게 “러닝이 끝나면 끝나고 다 같이 술 먹자고 해봐라”라고 지시했다. 오후 10시쯤 ‘크루원들에게 혼났습니다 씨알도 안 먹히네요ㅠㅠ’ 카톡이 날아왔다. 대부분 러닝크루는 달리기만을 위한 모임이라고 한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러닝크루 회장 이모 씨는 “우리 모임은 술자리를 절대 갖지 않는다. 회식을 열면 정말 달리기만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부담을 느낀다”면서 “헬스장에 오면 헬스만 하는 것처럼, 순수하게 달리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40대 이상도 뛸 수 있어요… “이야기도 잘 통해” 현장에서 살펴본 결과 러닝크루는 2030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초저녁 가로등 불빛에 흰머리를 날리며 달리는 노년의 러너들이 많았다. 트랙이나 산책로를 달리는 10명 중 2, 3명은 중장년층이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인근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산크루’ 김성종 씨(42)는 “나이와 무관하게 달리기라는 관심사로 모인 것이 너무 좋다. 스물한 살과 마흔여섯 살뿐 아니라 70대 노인분들도 함께 뛰며 농담도 한다”고 말했다. 수학학원 강사 이재천 씨(48)도 “젊은 사람들이 많아 주저했는데, 막상 같이 뛰어 보니 이야기가 잘 통해서 재밌다”고 말했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며 아예 나이를 서로 공개하지 않는 러닝크루도 있다. 러닝크루 ‘걷뛰걷뛰’에서 활동하는 정모 씨는 “우리 크루는 아예 이름, 나이 등 인적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닉네임으로만 부른다. 내 닉네임은 제이제이(JJ)”라면서 “내가 몇 살이든 상관없이, 달리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만 남아 있는 것 같아 자유로운 기분이다”라며 웃었다. 딸과 함께 산책을 나왔다가 우연히 본 러닝크루에 가입한 중년도 있다. 2일 서울 강서구 안양천 인근에서 러닝크루 체험을 하던 기자에게 한군탁 씨(48)가 말을 걸어 왔다. “혹시 러닝크루 같은 건가요.” 그는 운동 일정과 준비물 등을 물었다. 직업이 수의사라고 밝힌 한 씨는 “마라톤을 뛰어 보고 싶은데 나이가 많아 여태 고민만 했다”고 털어놨다. 10분 뒤 크루 단톡방에 들어온 한 씨는 “열심히 달리겠다”라는 첫 인사를 건넸다. 달리‘겠’다의 ㅆ 받침이 마치 달리는 사람의 다리처럼 보였다. ● “자연스러운 러닝 에티켓 정착되도록 지원”달리기 문화를 장려하려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청년들의 건강한 운동 문화라는 측면에서 러닝크루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1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청년정책포럼 ‘러닝크루를 통해 바라본 청년문화’에서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러닝크루와 같은 청년 주도형 문화가 서울을 외롭지 않은 도시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 체육진흥과는 광화문광장 등 시내 야간 명소를 달리는 ‘7979 서울 러닝크루’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민 불편을 이유로 러닝크루의 출입을 막거나 자제시키는 곳들도 있다. 경기 화성시는 동탄호수공원 산책로에 러닝크루의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서울 서초구는 반포종합운동장 내에서 5인 이상 단체 달리기를 제한하는 이용규칙을 시행 중이다. 송파구 역시 석촌호수 산책로에서 3인 이상 달리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장기적으로는 러닝크루의 자정 노력과 서로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인철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러닝크루 논란은 청년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겪는 사회적 몸살에 가깝다”며 “이를 규제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에티켓이 정착되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정숙 인턴기자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졸업박성배 인턴기자 중앙대 소프트웨어학부 수료조영우 인턴기자 경희대 경제학과 졸업}
길거리에서 흉기를 들고 패싸움을 벌이거나 홀덤펍에서 수천만 원을 보호비 명목으로 뜯어낸 20, 30대 ‘MZ(밀레니얼+Z세대) 조직폭력배’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폭력조직 S파의 조직원 등 24명을 붙잡아 이 중 6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1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이들은 2018년 1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경기북부 일대에서 신흥 폭력조직을 결성해 각종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주로 일정한 직업이 없는 20대 초중반의 조직원들이 합숙 생활을 하며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조직원 중 일부는 2022년 4월 서울 지역의 다른 조직폭력배가 자신들의 지역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시내 길거리에서 너클이나 야구방망이를 흉기 삼아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탈퇴 의사를 밝힌 20대 조직원을 북한강 둔치로 끌고 가 야구방망이로 무차별 폭행하기도 했다. ‘조직에서 탈퇴한 자는 보복을 당하며, 지역을 떠나야 한다’는 행동 강령에 따른 것이다.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경기 북부 지역의 불법 홀덤펍 3곳의 업주로부터 수 천만 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다른 조직폭력배의 협박을 막아주겠다는 보호비 명목이었다. 또 이들은 위력을 과시할 목적으로 조직 간부의 결혼식장이나 조직원이 수감되어있던 구치소 앞에 인력을 대거 배치시켜 위화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20~30대 조직폭력배들의 무분별한 세력 과시와 집단 폭력 범죄를 집중 단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경기 안양에서 아반떼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달리다 4억 원대 람보르기니 차량을 들이받았다. 사고 뒤 당황한 듯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가해 여성 운전자와 심하게 부서진 람보르기니의 모습이 화제가 된 가운데 양쪽은 보험 처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X(옛 트위터) 등의 영상에 따르면 1일 경기 안양시 호계동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 입구에서 아반떼가 주황색 람보르기니를 충돌했다. 아반떼가 앞에 정차된 택배트럭을 추월해 가려다 중앙선을 넘었고, 마침 주차장 입구에서 나와 도로로 진입하던 람보르기니의 운전석 쪽 측면을 받았다. 다행히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람보르기니는 심하게 파손됐다. 피해 차량은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 스파이더’ 모델로, 출고 가격은 약 3억8000만 원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앙선 침범 사고의 경우 대부분 100 대 0으로 처리된다. 보상은 아반떼 차주가 가입한 자동차보험 대물배상 보상한도 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행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상 의무가입 금액은 2000만 원(보상한도)이다. 하지만 의무보험 보상한도가 낮은 탓에 운전자 대다수는 보상액이 높은 종합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용 승용차 중 80.1%가 대물배상 보상한도를 3억 원 이상으로 가입했다. 람보르기니 수리비가 아반떼 차주가 가입한 보상한도를 넘어설 경우 초과분에 대한 배상 책임은 아반떼 차주 개인에게 있다. 본인이 피해 차주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행히 양측 모두 보험 처리가 가능한 범위 내”라고 밝혔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주술이 국정을 뒤흔들고 있다. 불의한 반국민적 권력을 우리의 손으로 확실하게 심판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일 서울역 인근에서 민주당 주최로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 탄핵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당 최고위원들은 경쟁적으로 ‘탄핵’을 직접 언급하거나 ‘하야’를 시사했다. 정치권에선 “명목상 ‘김건희 특검 수용 촉구’ 집회였지만 사실상의 ‘정권 퇴진’ 운동을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집회엔 당 지도부와 현역 의원 170명을 포함해 당 추산 30만 명(경찰 추산 2만 명)의 인파가 모였다. 집회 참석자들은 2시간 20분간 이어진 집회에서 ‘김건희를 특검하라’ ‘국정농단 진상규명’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정권 퇴진 구호를 외쳤다.● 李 “尹 정권은 ‘범법 정권’” 이 대표는 장외집회 연설에서 현 정권을 ‘범법 정권’이라고 규정하며 “국회와 국민 동의 없는 우크라이나 파병, 살상무기 지원, 무제한적인 거부권 행사, 시행령 통치와 권력 남용을 하며 민주주의를 파괴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 관련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취 파문과 관련해 “온 국민이 대통령의 육성을 들었음에도 또 국민을 속이려 한다”며 “한 번은 속아도, 두 번 속을 국민은 없다”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2016년 촛불시위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8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는데 결국 빙빙 돌고 돌아 제자리에 오고 만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촛불로 몰아낸 어둠이 한층 크고 캄캄한 암흑이 되어 복귀했지만, 어둠이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우리가 다시 한번 증명해 내자”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탄핵’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연설을 시작하면서 “제1야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없다는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는 말부터 꺼내며 “제가 하지 못하는 말은 여러분이 직접 더 높이, 더 많이 해달라”고 했다. 이는 사전 연설문엔 없던 이 대표의 즉흥 발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윤석열은 물러나라”는 구호에 맞춰 주먹을 쥐고 위아래로 흔드는 동작을 따라 하기도 했다. 최고위원들은 탄핵과 임기 단축 개헌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대통령 부부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은 “박정희보다 잔인하고 전두환보다 뻔뻔한 부부 날강도는 그보다 더 무서운 철퇴를 맞을 것”이라며 “민주공화의 적들이 벌인 ‘개판’을 평정하고 대한공화를 다시 선포하자”고 했다.● 與 “이재명을 위한 ‘방탄 한마당’”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처리를 위한 전국 단위 장외투쟁을 이어가는 한편 4일부터 국회 내 농성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임기 단축 관련) 개헌 요구도 있고, 탄핵과 관련된 요구도 많이 있는데, 11월에는 김건희 특검법을 관철시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이 상정될 14일 본회의까지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현역 의원들이 직접 특검법 수용 촉구 릴레이 농성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4일 의원총회를 열어 원내의 전체적인 향후 전략을 보고하고, 추인받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인 여론 형성을 위한 시도당별 순회 장외 농성도 논의 중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국 주요 도시별로 장외집회를 이어가다가, 윤 대통령이 특검법에 또다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서울에서 다시 대규모 장외 농성을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부 규탄 대회를 이어가 국민 여론을 쌓은 뒤 국정농단 추가 증거를 지켜보면서 탄핵을 본격 추진할 타이밍과 속도를 잴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대표를 위한 ‘방탄 한마당’을 펼쳤다”며 비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더불어방탄당답다”며 “특검은 그저 구호였을 뿐 목적은 이 대표의 방탄 하나였음을 전 국민이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현 정권을 “범법 정권”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서도 “이미 전과 4범이면서 7개 사건에서 11개의 혐의로 4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분이 대놓고 하실 말씀은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정광재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며 “말로만 민생을 외치지 말고, 아스팔트 바닥이 아닌 국회에서 본분을 다하라”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