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선

임우선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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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우선 기자입니다.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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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2~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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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당선후 두쪽 난 미국…텍사스 “불법이민자 구금시설 지원” LA “피난처 제공”

    “추방은 2025년 1월 20일(미 대통령 취임일) 바로 시작될 것이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도 동원하겠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미 역사상 전례 없는 불법 이민자 추방에 돌입할 것이라고 공언한 가운데 구체적인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경 차르(이민 정책 총괄 책임자)’에 지명된 톰 호먼은 “충격과 경외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화당 성향인 주나 도시는 구금 시설 건설을 위한 토지 마련 등 추방 계획을 이행할 준비에 들어갔다. 반면 민주당 우세 지역에선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 대응할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취임 첫 날부터 ‘둘로 쪼개진 미국’의 갈등이 극에 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추방용 중간 기착지 건설 “수감자 넘길 것”20일 폭스뉴스에 따르면 남부 국경지대가 접한 텍사스주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 측에 추방 시설 건설을 위한 토지 제공을 약속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으로 지명한 스티븐 밀러는 “멕시코와 텍사스 국경 사이에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할 구금 시설을 건설하겠다”고 했다. 이에 텍사스주는 불법 이민자를 체포한 뒤 국외로 내쫓는 과정에서 필요한 구금 시설을 위해 여의도 면적의 2배가량 되는 땅(567헥타르)을 제공하기로 했다.공화당 성향인 오클라호마주도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수행을 위해 현재 주 교도소에 수감한 불법 이민자 추방 계획을 세우고 있다. 케빈 스티트 주지사는 “관내 교도소엔 500명이 넘는 불법 이민자들이 있고, 매일 3만6000달러(약 5033만 원)가 들어간다”며 “이들의 추방은 주민 세금을 아끼는 상식에 부합한 조치”라고 말했다.미 이민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대규모 추방 프로그램은 각 지역의 관할 공무원과 이민세관집행국(ICE)의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소는 “지역 법 집행기관이 협조하면 ICE가 불법 이민자를 데려오는 게 훨씬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비인간적” 반발 “모든 수단 동원해 방어”하지만 모든 주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는 건 아니다.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주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불법 이민자에 대한 단속이 과도했다며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들이 주로 일하는 장소를 급습해 신분 확인도 없이 수백명 씩 구금했다.반대 의사를 밝힌 주는 남부 국경이 있는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뉴멕시코 3개 주와 콜로라도, 워싱턴 등이다. 19일 로스엔젤레스 시의회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 조례를 통과시키고 연방 이민당국을 돕는데 지역 자원을 쓰는 걸 금지했다. 보스턴과 뉴욕 역시 유사한 결의가 이뤄졌다. ABC방송은 “이민옹호단체와 민주당 지도자들은 불법 이민자 추방 계획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할 준비에도 들어갔다”고 전했다.법적·윤리적 논란이 아니어도 현실적으로 대량 추방이 실현되는게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 국토안보부와 싱크탱크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불법이민자 수는 약 1100만 명에 이른다. 반면 ICE의 단속 인력은 2만 명 수준. 또 체포부터 국외 이송까지 걸리는 시간은 2년이 넘어, 1인당 최소 1만3000달러에 이르는 비용이 소요된다. 미국이민협의회는 “트럼프 목표대로 대량 추방하려면 총 315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하지만 트럼프 당선인 측은 이에 대해 개념치 않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NBC방송 인터뷰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은 가격표의 문제가 아니다(비용 문제가 아니란 의미)”며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호먼 역시 “무엇도 추방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20일 트럼프 당선인은 올 2월 조지아주에서 미 여대생 레이큰 라일리를 살해한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 이민자 호세 이바라에게 종신형이 선고되자 “국경을 지키고 범죄자와 폭력배를 몰아낼 때”라며 대규모 추방 의지를 재확인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7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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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교육장관에 거액 기부 충성파 맥마흔 지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 시간) 교육부 장관에 인수위원회 공동 위원장인 린다 맥마흔(사진)을 지명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충성파 지지자이자 기부자로 꼽히며,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공동 설립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로도 유명하다. 또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첫 2년간 중소기업청장을 지냈다. 최근에는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의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며 트럼프 당선인을 지원해 왔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맥마흔은 당초 유력한 상무장관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 자리가 월가 억만장자인 하워드 러트닉에게 돌아가면서 교육장관에 지명됐다. WP는 “맥마흔이 2009년부터 2년간 코네티컷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일하긴 했지만 교육 정책이나 실무 업적으로 알려진 사람은 아니라 우려를 낳고 있다”며 “본인이 정말 원했는지, 주요 이슈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없애야 할 최우선 부처로 교육부를 꼽고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교육부 폐지를 위해선 60명 이상의 연방 상원의원 동의가 필요해 이번 선거에서 53석을 확보한 공화당으로서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란 관측이 많다. 그러나 교육부가 초중고교 예산을 주관하는 만큼 정책 방향은 적잖게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 노예제의 역사와 인종차별 등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는 ‘비판적 인종 이론(CRT)’과 ‘성소수자 교육’ 등을 비판해 왔다. 또 “이런 학교엔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해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맥마흔은 교육부의 핵심 기능을 철저하게 해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뒤 미 교육계에서는 학교 수업에 보수 기독교 교육을 접목시키는 것을 두고 ‘종교 교육’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텍사스에서는 200만 명이 넘는 관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성경에 기반한 교육과정을 채택할 수 있게 하는 개편안이 예비 투표를 통과해 ‘학교가 종교를 주입한다’는 논란을 낳았다. 오클라호마주에선 최근 교육감이 교실에서 사용할 성경을 대량 구매하고 트럼프 당선인을 위해 기도하자는 홍보 영상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함께 시청하자고 요청해 논란이 됐다. 루이지애나주에서는 모든 교실에 십계명을 게시해야 한다는 새로운 주 명령에 대한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1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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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검찰 “트럼프 성추문 재판 중단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을 수사해 온 뉴욕 맨해튼 연방검찰이 “앞서 배심원단이 내린 유죄 평결은 유지하되, 재판을 중단하고 형량 선고도 연기하자”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 취임을 앞둔 상황에서 이 재판이 심각한 사회적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사실상 뒤로 물러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검찰은 해당 사건의 담당 재판관인 후안 머천 판사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은 트럼프 당선인이 2016년 대선 직전 대리인을 시켜 성인물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자신과 있었던 성관계를 폭로하지 말라며 13만 달러(약 1억8200만 원)를 건넸다는 게 골자다. 이와 관련해 업무 기록 위조 혐의로 34건의 중범죄 혐의를 받았고, 올 5월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유죄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7월 연방대법원은 ‘대통령 재임 중 공적(公的) 행위는 퇴임 이후에도 형사 기소 면제 대상’이라고 결정했고, 트럼프 당선인 변호인단은 유죄 평결을 포함해 사건 자체를 아예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NYT는 “머천 판사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사건을 동결할지 아니면 아예 기각할지 결정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걸려 있는 4건의 형사 사건 중 재판에 회부된 유일한 사건이라 이번 결정이 다른 사건에도 중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인은 현재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 외에도 △기밀문서 무단 반출 △2020년 조지아주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2021년 1월 6일 벌어진 지지층의 워싱턴 의회 난입 선동 등 총 4건의 형사 기소에 얽혀 있다. 나머지 3개 사건은 아직 재판 날짜조차 잡히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대변인으로 백악관 공보국장에 지명된 스티븐 청은 “불법적 기소는 중단됐으며 법률팀은 완전한 기각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의 완전하고 확실한 승리”라고 자평했다. 미 언론들은 설령 1심에서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이 나더라도 트럼프 당선인 측이 주 또는 연방법원에서 항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NYT는 “만약 여기서도 패하면 사건은 대법원으로 간다”며 “대법원은 이미 6 대 3으로 보수 성향 대법관이 우위라 트럼프 당선인에게 유리하다”고 분석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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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검찰 “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돈’ 선고 연기”…트럼프 측 “완전한 승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을 수사해 온 뉴욕 맨해튼 연방 검찰이 “앞서 배심원단이 내린 유죄 평결은 유지하되, 재판을 중단하고 형량 선고도 연기하자”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 취임을 앞둔 상황에서 이 재판이 심각한 사회적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사실상 뒤로 물러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1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검찰은 해당 사건의 담당 재판관인 후안 머천 판사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은 트럼프 당선인이 2016년 대선 직전 대리인을 시켜 성인물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자신과 있었던 성관계 폭로를 하지 말라며 13만 달러(약 1억8200만원)를 건넸다는 게 골자다. 이와 관련해 업무 기록 위조 혐의로 34건의 중범죄 혐의를 받았고, 지난 5월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유죄라고 판단했다.그러나 7월 연방 대법원은 ‘대통령 재임 중 공적(公的) 행위는 퇴임 이후에도 형사 기소 면제 대상’이라고 결정했고, 트럼프 당선인 변호인단은 유죄 평결을 포함해 사건 자체를 아예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NYT는 “머천 판사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사건을 동결할지 아니면 아예 기각할지 결정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걸려 있는 4건의 형사 사건 중 재판에 회부된 유일한 사건이라 이번 결정이 다른 사건에도 중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인은 현재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 외에도 △기밀문서 무단 반출 △2020년 조지아주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2021년 1월 6일 벌어진 지지층의 워싱턴 의회 난입 선동 등 총 4건의 형사 기소에 얽혀 있다. 나머지 3개 사건은 아직 재판 날짜조차 잡히지 않았다.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대변인으로 백악관 공보국장에 지명된 스티븐 청은 “불법적 기소는 중단됐으며 법률팀은 완전한 기각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의 완전하고 확실한 승리”라고 자평했다.미 언론들은 설령 1심에서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이 나더라도 트럼프 당선인 측이 주 또는 연방법원에서 판사 결정에 항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NYT는 “만약 여기서도 패하면 사건은 대법원으로 간다”며 “대법원은 이미 6:3으로 보수성향 대법관이 우위라 트럼프 당선인에게 유리하다”고 분석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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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러라고 만찬서 머스크-엡슈타인 설전… 신-구 권력 인사 충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연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차기 교통장관으로는 숀 더피 전 하원의원(53)을 지명했다. 최근까지 폭스비즈니스에서 진행자로 활동한 그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에 이어 두 번째 폭스 진행자 출신 장관 지명자가 됐다. 이와 함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이 가상화폐 거래소 플랫폼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와 만날 것”이라며 “두 사람은 비트코인 및 가상화폐 대통령 자문위원회의 수장을 고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과 최근 이른바 ‘공동 대통령’이란 말까지 듣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행보는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다만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교통장관 후보가 더피 전 의원에게 밀리면서 트럼프 당선인 측근 간의 알력 다툼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폭스 출신 또 지명…머스크에게는 이득일까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교통장관에 지명된 더피 전 의원은 방송인 출신이지만 다른 지명자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업무 역량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위스콘신주 지방검사 출신인 그는 2011∼2019년 위스콘신주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을 지내다가 선천적 질병을 가진 딸을 돌보기 위해 사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부터는 폭스뉴스에서 정치 분석가로, 지난해부터는 폭스비즈니스 TV쇼 ‘더 보텀 라인’의 공동 진행자로 활동했다. 역시 폭스뉴스 진행자인 배우자와 자녀 9명을 두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에서 “숀은 가족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여행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1000억 달러(약 139조 원) 이상의 교통부 연간 예산과 방대한 규모의 인력을 이끌기에 필요한 경험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했다. 현지에선 더피 전 의원이 관장할 항공과 자동차, 철도 등의 분야가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이 된 머스크의 사업과 밀접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머스크는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의 전 임원인 에밀 마이클을 교통장관으로 공개 지지했다. 일각에선 최근 불거진 머스크의 ‘월권’ 논란이 교통장관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머스크와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참모인 보리스 엡슈타인 전 법률고문이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 인선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졌다”고 보도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13일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의 만찬 자리에서 두 사람이 최근 인선 및 관련 정보의 언론 유출 책임 등을 놓고 크게 말싸움을 벌였다. 엡슈타인 전 고문은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의 첫 대권 도전 때부터 곁을 지켜 온 최측근이다. 이에 최근 신흥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와 계속해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엡슈타인 전 고문 간 ‘권력 암투’가 벌어지는 모양새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머스크 행보에 시장 실시간 요동 이와 별개로 트럼프 당선인과 머스크의 크고 작은 행보들은 연일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주주로 있는 ‘트럼프 미디어’가 가상화폐 거래소 ‘백트(Bakkt)’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 뒤 백트의 주가는 162.5% 뛰어올랐고, 트럼프 미디어도 16.7% 상승했다. 테슬라 주가도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교통부의 최우선 과제로 완전 자율주행 차량 규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자율주행 택시를 개발 중인 테슬라 주가는 5.6% 올랐다. 반면 우버와 리프트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택시에 밀려 시장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돼 각각 5.4%, 4.5% 하락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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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점 커지는 트럼프-머스크 균열…머스크 추천 장관후보 탈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연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차기 교통장관으로는 숀 더피 전 하원의원(53)을 지명했다. 최근까지 폭스비즈니스에서 진행자로 활동한 그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에 이어 두 번째 폭스 진행자 출신 장관 지명자가 됐다. 이와 함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이 가상화폐 거래소 플랫폼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와 만날 것”이라며 “두 사람은 비트코인 ​​및 가상화폐 대통령 자문위원회의 수장을 고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한편 트럼프 당선인과 최근 이른바 ‘공동 대통령’이란 말까지 듣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행보는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다만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교통장관 후보가 더피 전 의원에게 밀리면서 트럼프 당선인 측근 간의 알력 다툼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폭스 출신 또 지명…머스크에게는 이득일까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교통장관에 지명된 더피 전 의원은 방송인 출신이지만 다른 지명자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업무 역량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위스콘신주 지방검사 출신인 그는 2011∼2019년 위스콘신주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을 지내다가 선천적 질병을 가진 딸을 돌보기 위해 사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부터는 폭스뉴스에서 정치 분석가로, 지난해부터는 폭스비즈니스 TV쇼 ‘더 보텀 라인’의 공동 진행자로 활동했다. 역시 폭스뉴스 진행자인 배우자와 자녀 9명을 두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에서 “숀은 가족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여행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1000억 달러(약 139조 원) 이상의 교통부 연간 예산과 방대한 규모의 인력을 이끌기에 필요한 경험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했다. 현지에선 더피 전 의원이 관장할 항공과 자동차, 철도 등의 분야가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이 된 머스크의 사업과 밀접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머스크는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의 전 임원인 에밀 마이클을 교통장관으로 공개 지지했다. 일각에선 최근 불거진 머스크의 ‘월권’ 논란이 교통장관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머스크와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참모인 보리스 엡슈타인 전 법률고문이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 인선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졌다”고 보도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13일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의 만찬 자리에서 두 사람이 최근 인선 및 관련 정보의 언론 유출 책임 등을 놓고 크게 말싸움을 벌였다. 앱슈타인 전 고문은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의 첫 대권 도전 때부터 곁을 지켜 온 최측근이다. 이에 최근 신흥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와 계속해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앱슈타인 전 고문 간 ‘권력 암투’가 벌어지는 모양새라는 분석이다.● 트럼프-머스크 행보에 시장 실시간 요동이와 별개로 트럼프 당선인과 머스크의 크고 작은 행보들은 연일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주주로 있는 ‘트럼프 미디어’가 가상화폐 거래소 ‘백트(Bakkt)’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 뒤 백트의 주가는 162.5% 뛰어올랐고, 트럼프 미디어도 16.7% 상승했다.테슬라 주가도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교통부의 최우선 과제로 완전 자율주행 차량 규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자율주행 택시를 개발 중인 테슬라 주가는 5.6% 올랐다. 반면 우버와 리프트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택시에 밀려 시장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돼 각각 5.4%, 4.5% 하락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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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통신수장에 머스크 측근… “공동 대통령이냐” 트럼프측 부글

    “머스크는 트럼프의 가장 친한 친구(first buddy)와 공동 대통령(co-president) 사이 어디쯤에 있다.”(워싱턴포스트·W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지명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권력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열혈 지지자를 넘어 사적 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각 인사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에 대해 “현재 의심할 여지가 없는,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민간인”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이 17일(현지 시간)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으로 지명한 브렌던 카 FCC 위원도 머스크가 지지했던 인물이며, 그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머스크의 측근인 카는 규제 완화와 정부 보조금 등 머스크에게 큰 선물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다 보니 트럼프 측근과 참모들 사이에선 머스크의 ‘월권’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트럼프 가족 반열… 측근들 ‘부글부글’WP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에게 경제 정책과 내각 인선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 표명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지난주 관세 인하를 결정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X를 통해 “좋은 시도”라고 칭찬했고, 16일엔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CEO 겸 공동 인수위원장을 차기 재무장관으로 공개 지지했다. 16일 트럼프 당선인의 전용기를 함께 타고 뉴욕으로 날아가 미 종합격투기대회(UFC)를 관람하기도 했다. NYT는 “몇 달 전만 해도 트럼프와 별 관계가 없었던 머스크가 지금은 정권 이양 과정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비공식 지위’에 올라 있다”며 “트럼프가 진행하는 모든 후보 면접에 동석하며, 트럼프 가족과도 친밀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인과 급속도로 가까워진 건 7월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있었던 암살 시도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이후 머스크는 X에서 공개 지지 의사를 밝혔고, 천문학적 자금을 지원하며 선거 운동에 뛰어들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뒤 머스크는 현재 ‘트럼프 패밀리’의 일원처럼 대접받고 있다. 6일 트럼프 집안과 가족사진을 찍었으며, 트럼프 손녀 카이는 “삼촌”이라고 불렀다. NYT는 “머스크는 모든 회의를 들락거리고 이력서도 검토한다”며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 어디에나 있는 존재가 됐다”고 전했다. 실제 머스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전화 통화에 배석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에도 동행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한 트럼프 측근들의 불만도 쌓이고 있다. 트럼프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WP에 “솔직히 다들 기분이 좋지 않다”며 “특히 재무장관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머스크의 선거 지원을 고마워했던 이들조차 최근 그의 행보에 당혹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CC 위원장도 머스크 지지 인물 하지만 머스크의 영향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FCC 위원장으로 지명한 카도 머스크가 밀었던 인물이다. WP는 “머스크와 카는 최근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며 “카는 올해 스페이스X를 여러 번 방문했고, 지난달 스타십 로켓의 지구 귀환을 보러 텍사스 남부에 갔었다”고 전했다. FCC는 미국의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변호사 출신인 카는 2017년 트럼프 당선인의 지명을 받아 공화당 측 FCC 위원으로 활동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빅테크를 ‘검열 카르텔’이라 불렀으며, 진보 성향 매체에 적대적 시각을 견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카를 지명하면서 “언론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전사”라며 “미국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경제를 억제하는 규제적 법률에 맞서 싸웠다”고 밝혔다. WP는 “FCC가 보류하고 있는 결정 중엔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 궤도 변경 사안도 포함돼 있다”며 “머스크는 카를 통해 사업 보조금 획득과 X 운영 등에서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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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재무장관 거론 베센트 “관세는 동맹 방위비 분담 늘릴 수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 인선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2기의 첫 ‘곳간지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두 사람이 최종 지명을 앞두고 뜨거운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의 최측근이자 월가 억만장자로 이름난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최고경영자(CEO·사진)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CEO 겸 공동인수위원장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으며 하마평에 자주 오르고 있다. 베센트 CEO는 15일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에 기고문을 보내 ‘정책 청사진’을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기고문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선호하는 관세 정책이 “수입 증대의 도구이자 미국의 중요 전략 사업을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를 통해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 △해외 시장 개방 △불법 이민 종식 △펜타닐 거래 중단 △군사 침략 억제 등 수많은 외교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또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처럼 관세의 힘을 이용해 미국 가정과 기업의 생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테슬라 CEO는 16일 X에서 차기 재무장관으로 러트닉 CEO를 공개 지지했다. 그는 러트닉 CEO에 대해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며 “베센트가 재무장관에 발탁되면 미국의 파산을 야기했던 ‘늘 해오던 대로의 선택’이 된다”고 평가절하했다.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도 같은 날 X에서 “비트코인은 자유의 화폐”라며 “비트코인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는 러트닉”이라며 우회적인 지지를 보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재무장관을 둘러싼 싸움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대리전 성격을 띤다”며 “안정적 접근을 선호하는 이들은 베센트를, 트럼프 강성 지지파는 러트닉을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WSJ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재임 당시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와 마크 로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CEO도 주요 경제 요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장관으로는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린다 맥마흔 전 중소기업청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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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임우선]트럼프 2기가 무서운 진짜 이유

    “그나저나 비자 받고 들어와서 취재하는 것 맞죠?” 지난달 미국 대선 경합주 취재를 위해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찾았을 때 일이다. 사전투표소에서 불법 이민 문제와 관련해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한참 설명하던 백인 남성이 뜬금없이 이렇게 물었다. 농담이라기엔 무례하고 장난이라기엔 의도가 담긴 질문이었다.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하자 “물론 B비자(관광·사업 목적) 받았겠죠” 하며 멋쩍게 웃었다. 언론인 비자는 B비자가 아닌 I비자(취재 목적)다. 하지만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그 사람에겐 B냐 I냐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미 대선 결정한 ‘평범한 백인 약자의 분노’ 현장 취재를 하는 동안 경합주 도처에서 ‘성난 사람들’, 좀 더 정확히는 ‘성난 약자인 백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미국과 미국이 아닌 나라를 구분했고, 미국인과 미국인이 아닌 사람을 나눴다. 이들의 분노 포인트를 요약하자면 ‘진짜 약자는 난데, 민주당은 나를 뺀 엉뚱한 사람만 챙긴다’는 것이었다. 시각 장애를 가진 아내와 함께 투표를 하러 온 한 백인 남성은 “아내의 장애인 보조금은 끊어놓고서 불법 이민자들에겐 이 나라 세금을 퍼주고 있다”며 깊은 분노를 표했다. 챙이 헤져 여기저기 실밥이 튀어나온 모자를 쓴 채였다. 기자에게 비자는 받았냐고 물었던 남성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고물가로 인한 생활고를 토로하던 그의 안경다리는 스카치테이프로 고정돼 있었다. 이들은 바른말만 하는 민주당을 미워했다. 이런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분명 사전 취재에서 ‘보라색(중립 성향인)’, ‘지지율 박빙’으로 분류된 지역이었는데도 막상 인터뷰를 해보면 10명 중 7, 8명이 트럼프 후보를 지지했다. 심지어 그들은 전혀 ‘샤이’하지 않았다. 이들은 매우 명백하고, 노골적이었으며, 당당했다. 너무 화가 나서 설명하려면 1박 2일이 필요하다는 중년 백인 여성도 있었다. 이런 ‘가난한 백인의 분노’를 민주당이 아닌, 부자 중의 부자인 트럼프 후보가 공감하고 공략했다는 게 아이러니할 뿐이었다.‘마음껏 미워할 자유’가 두렵다 그리고 현장에서 받은 느낌 그대로 대선 결과가 나왔다. 뉴욕에서 10년 넘게 산 한 교민은 앞으로가 두렵다고 했다. 트럼프 1기를 경험한 그는 “내가 아는 미국은 트럼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며 “트럼프 1기가 미국 사회에 남긴 가장 나쁜 유산은 누군가를 대놓고 미워하고 차별해도 괜찮다는 문화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8년 전,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사람이 사는, 진보적 도시인 뉴욕조차 그렇게 돌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놀라웠다고 했다. 2기가 어떨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려면 아직 두 달이 남았지만 변화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미 언론들은 “최근 성소수자나 히스패닉계에게 ‘추방 대상자에 포함됐다’, ‘재교육 시설 입소 대상’ 등의 메시지가 뿌려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런 메시지는 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가리지 않고 미성년자에게까지 보내진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들은 ‘선거 내내 대통령 당선인부터가 그렇게 행동했는데 누굴 탓하겠냐’는 식의 자조적 논평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당선 뒤 한국에서는 우리의 외교, 안보, 통상 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악관뿐 아니라 상원과 하원까지 공화당이 휩쓸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더욱 강도 높게 추진되면 어쩌냐는 것이다. 하지만 현지에서 느끼기에 더 우려스러운 것은 평범한 미국인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폭주하면 의회가, 의회마저 이상하면 국민이 막겠지만, 국민이 변하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트럼프를 당선인으로 만든 ‘분노의 정치’, 그가 미국 사회에 준 ‘미워할 자유’가 무서운 이유다.임우선 뉴욕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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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2기 행정부 첫 ‘곳간지기’ 누구?…재무장관 인선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 인선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2기의 첫 ‘곳간지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두 사람이 최종 지명을 앞두고 뜨거운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의 최측근이자 월가 억만장자로 이름난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최고경영자(CEO)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CEO 겸 공동인수위원장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으며 하마평에 자주 오르고 있다.베센트 CEO는 15일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에 기고문을 보내 ‘정책 청사진’을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기고문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선호하는 관세 정책이 “수입 증대의 도구이자 미국의 중요 전략 사업을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를 통해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 △해외 시장 개방 △불법 이민 종식 △펜타닐 거래 중단 △군사 침략 억제 등 수많은 외교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또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처럼 관세의 힘을 이용해 미국 가정과 기업의 생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반면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테슬라 CEO는 16일 X에서 차기 재무장관으로 러트닉 CEO를 공개 지지했다. 그는 러트닉 CEO에 대해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며 “베센트를 재무장관에 발탁되면 미국의 파산을 야기했던 ‘늘 해오던 대로의 선택’이 된다”고 평가절하했다.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도 같은 날 X에서 “비트코인은 자유의 화폐”라며 “비트코인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는 러트닉”이라며 우회적인 지지를 보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재무장관을 둘러싼 싸움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대리전 성격을 띤다”며 “안정적 접근을 선호하는 이들은 베센트를, 트럼프 강성 지지파는 러트닉을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한편 WSJ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재임 당시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역임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와 마크 로완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CEO도 주요 경제 요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장관으로는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린다 맥마흔 전 중소기업청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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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화, 상-하원 ‘레드 스위프’ 완성… 美 3권 장악 ‘초강력 정권’

    미국 공화당이 13일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과 행정부는 물론 입법을 관장하는 상하원의 주도권까지 쥐게 된 것이다. 사법 최고기관인 연방 대법원도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 대법관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입법과 행정, 사법 권력을 사실상 장악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날 공화당 상원은 신임 원내대표로 친(親)트럼프계가 아닌 존 슌 의원(63·사우스다코타주)을 선출해 다소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지에선 과거 슌 의원과 트럼프 당선인의 ‘불편한 관계’를 조명하며 상원이 백악관의 독주를 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상하원 모두 공화당 승리 AP통신에 따르면 미 공화당은 5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의 개표 중간 결과, 하원 총 435석 가운데 13일 기준 218석을 확정지어 과반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공화당은 상원 선거에서도 100석 가운데 53석을 차지해 상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았다. 의회 선거에서도 ‘레드 스위프(red sweep·붉은색이 상징하는 공화당의 싹쓸이)’가 현실화된 것이다. 미 의회는 법안 발의·심의를 비롯해 정부 예산 심사와 승인 등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상원은 대통령이 지명한 고위 공직자와 연방대법관 임명 승인권, 국제조약 비준, 탄핵 심의 및 결정권 등을 가진다. 또 하원은 연방 예산 심의권, 대통령을 포함한 공무원의 탄핵소추권 등을 갖고 있다.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우위를 점하며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주요 공약들을 의회의 협력 아래 추진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은 백악관과 상하원을 장악함으로써 트럼프 당선자의 의제를 시행할 수 있는 세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광범위한 세금 감면과 석유 및 가스 생산에 대한 규제 완화, 엄격한 국경 통제 등 여러 법안이 신속히 처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법부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강력한 우군이다. 이미 연방 대법원은 7월 전직 대통령의 재임 시 행위에 대해 폭넓은 형사상 면책 특권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려 4건의 형사 기소에 시달려온 트럼프 당선인의 숨통을 터줬다. ● 슌 원내대표, 과거 트럼프와 ‘불편한 관계’ 공화당은 이날 새로운 상원 원내대표로 슌 의원을 선출했다. 원내대표 선거에는 슌 의원을 비롯해 릭 스콧 의원(플로리다주), 존 코닌 의원(텍사스주)이 출마했다. 이 중 친트럼프 성향을 가진 스콧 의원이 주목받았지만, 비밀투표로 진행된 1차 투표에서 떨어졌다. 슌 의원은 28년간 상하원 의원으로 활동한 정통 공화당 성향의 베테랑 정치인이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과는 지금껏 원만한 관계를 이어왔다고 보기 힘들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 당선인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유출되자,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또 트럼프 1기 당시 무역 및 관세 정책에 이견을 보이며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하기도 했다. 2020년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패배에 불복했을 때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인정하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런 과거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 측에선 슌 의원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신설되는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슌 의원은 민주당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라고 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슌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여전히 슌 의원이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로서 차기 백악관을 견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WP도 “공화당이 슌 의원을 뽑았다는 것 자체가 워싱턴 정가는 아직 ‘트럼프화’되지 않았단 증거”라고 분석했다. 한편 슌 의원은 올 9월 연방 상원 대표단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만났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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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공화당, 백악관-상원-하원 모두 장악…상원 원내대표에는 트럼프와 ‘불편한 관계’ 존 튠 의원 

    미국 공화당이 13일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수 이상 의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과 행정부는 물론 입법을 관장하는 상·하원의 주도권까지 쥐게 된 것이다. 사법 최고기관인 연방 대법원도 9명 중 6명이 보수성향 대법관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입법과 행정, 사법 권력을 사실상 장악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날 공화당 상원은 신임 원내대표로 친(親) 트럼프계가 아닌 존 튠(63·사우스다코타주) 의원을 선출해 다소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지에선 과거 튠 의원과 트럼프 당선인의 ‘불편한 관계’를 조명하며 상원이 백악관의 독주를 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상·하원 모두 공화당 승리AP통신에 따르면 미 공화당은 5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의 개표 중간 결과, 하원 총 435석 가운데 13일 기준 218석을 확정지어 과반 이상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공화당은 상원 선거에서도 100석 가운데 53석을 차지해 상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았다. 의회 선거에서도 ‘레드 스위프(red sweep·붉은 색이 상징하는 공화당의 싹쓸이)’가 현실화된 것이다.미 의회는 법안 발의·심의를 비롯해 정부 예산 심사와 승인 등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상원은 대통령이 지명한 고위 공직자와 연방대법관 임명 승인권, 국제조약 비준, 탄핵 심의 및 결정권 등을 가진다. 또 하원은 연방 예산 심의권, 대통령을 포함한 공무원의 탄핵소추권 등을 갖고 있다.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우위를 점하며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주요 공약들을 의회의 협력 아래 추진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 셈이다.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은 백악관과 상하원을 장악함으로써 트럼프 당선자의 의제를 시행할 수 있는 세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광범위한 세금 감면과 석유 및 가스 생산에 대한 규제 완화, 엄격한 국경 통제 등 여러 법안이 신속히 처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사법부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강력한 우군이다. 이미 연방 대법원은 7월 전직 대통령의 재임시 행위에 대해 폭넓은 형사상 면책 특권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려 4건의 형사 기소에 시달려온 트럼프 당선인의 숨통을 틔워줬다. ● 튠 원내대표, 과거 트럼프와 ‘불편한 관계’ 공화당은 이날 새로운 상원 원내대표으로 튠 의원을 선출했다. 원내대표 선거에는 튠 의원을 비롯해 릭 스콧 의원(플로리다주), 존 코닌 의원(텍사스주)이 출마했다. 이중 친트럼프 성향을 가진 스콧 의원이 주목받았지만, 비밀투표로 진행된 1차 투표에서 떨어졌다.튠 의원은 28년간 상하원 의원으로 활동한 정통 공화당 성향의 베테랑 정치인이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과는 지금껏 원만한 관계를 이어왔다고 보기 힘들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 당선인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유출되자,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또 트럼프 1기 당시 무역 및 관세 정책에 이견을 보이며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하기도 했다. 2020년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패배에 불복했을 때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인정하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런 과거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측에선 튠 의원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신설되는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튠 의원은 민주당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라고 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튠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일각에선 여전히 튠 의원이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로서 차기 백악관에 견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WP도 “공화당이 튠 의원을 뽑았다는 것 자체가 워싱턴 정가는 아직 ‘트럼프화’되지 않았단 증거”라고 분석했다.한편 튠 의원은 올 9월 연방 상원 대표단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만났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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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관료사회 핵폭탄 된 머스크 “세금낭비 공무원 순위표 만들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2일(현지 시간) 미 연방정부의 ‘구조조정’을 담당할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DOGE)’ 수장에 세계 최대 부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53)와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지만 일찌감치 사퇴했던 인도계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39)를 발탁했다. 두 기업인에게 연 예산 6조7500억 달러(약 9450조 원), 재직 인원 200만 명인 ‘공룡 조직’ 연방정부의 몸집 줄이기, 효율화, 규제 완화 등을 맡긴 것이다. 유명 기업인 출신이 미 연방정부의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건 사실상 처음이다.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1등 공신으로 꼽힌다. 트럼프 캠페인에 최소 1억1900만 달러를 기부했고 공화당 지지 서명 유권자에게 100달러의 현금을 뿌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를 “최고로 중요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머스크는 2022년 10월 소셜미디어 트위터(현 X)를 인수한 뒤 당시 7500명이던 직원을 2000명으로 줄이고 무료였던 서비스를 유료화했다. 생명공학기업 ‘로이반트사이언스’의 창업자인 라마스와미는 대선 경선 사퇴 뒤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해온 인물이다. 그 역시 2018년 직원의 약 10%를 해고했다. 두 사람이 이런 경험을 DOGE 업무에도 반영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 지지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찰리 커크 대표도 X에 “DOGE는 연방정부에서 처음으로 스스로를 줄이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머스크 “2조 달러 예산 감축”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두 사람이 관료주의를 없애고 과도한 규제와 지출을 줄이며 연방기관을 재구성하는 ‘미국 살리기’ 운동의 길을 닦을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는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이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비밀리에 운영했던 과학기술 프로젝트다. DOGE가 담당할 연방정부 개혁 업무가 그만큼 혁신적이고 중대하단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례 없는 기업가적 접근 방식을 정부에 도입할 것”이라며 “이 작업은 미 독립 250주년인 2026년 7월 4일 전까지 마무리될 것이고, ‘작은 정부’가 독립 250년에 완벽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머스크 역시 강한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그는 X에 “연방기관이 428개나 필요한가, 99개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또 “세금을 가장 어리석게 사용한 공무원에 대한 순위표를 만들겠다”고 했다. 자신의 발탁을 우려하는 일각의 시선을 의식한 듯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관료주의’에 위협”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용설이 돌던 지난달 27일에도 “최소 2조 달러(약 2800조 원)의 연방정부 예산을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라마스와미 역시 같은 날 X에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건 “미국인이 정부 개혁을 선택한 것”이라며 “미국인은 그 개혁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썼다. 올해 공화당 경선 유세 때도 “미 대통령은 대규모 해고·감원을 단독으로 실행할 권한이 있다”며 연방정부 효율화를 강조했다. 지난해 그는 “연방 공무원 75%를 해고하고 교육부와 연방수사국(FBI) 같은 기관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머스크가 거론한 2조 달러는 현재 미 연방정부 예산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국방부, 교육부, 국토안보부 예산을 합친 것보다 많아 “실현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진단했다. ● 머스크, 트럼프 2기 내각에 강한 입김 머스크는 ‘화성을 정복하자’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다니고 전기차(테슬라), 우주선(스페이스X), 소셜미디어(X), 인공지능(xAI), 뇌신경(뉴럴링크)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보유했다. 정부 정책과 규제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머스크가 정부에서 활동하며 관련 정책과 규제를 유리하게 바꿀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의 기용 자체가 이해충돌 방지 위반이라는 지적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스페이스X는 최근 10년간 100억 달러 이상의 정부 계약을 수주했고 테슬라 등 다른 회사도 최소 20건 이상의 정부 조사 및 소송과 얽혀 있다”며 자신의 회사를 감시하는 기관을 머스크가 감시하게 됐다고 꼬집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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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관료사회 핵폭탄 된 머스크 “세금낭비 공무원 순위표 만들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2일(현지 시간) 미 연방정부의 ‘구조조정’을 담당할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DOGE)’ 수장에 세계 최대 부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53)와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지만 일찌감치 사퇴했던 인도계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39)를 발탁했다. 두 기업인에게 연 예산 6조7500억 달러(약 9450조 원), 재직 인원 200만 명인 ‘공룡 조직’ 연방정부의 몸집 줄이기, 효율화, 규제 완화 등을 맡긴 것이다. 유명 기업인 출신이 미 연방정부의 구조조정을 주도하는건 사실상 처음이다.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1등 공신으로 꼽힌다. 트럼프 캠페인에 최소 1억1900만 달러를 기부했고 공화당 지지 서명 유권자에게 100달러의 현금을 뿌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를 “최고로 중요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머스크는 2022년 10월 소셜미디어 트위터(현 X)를 인수한 뒤 당시 7500명이던 직원을 2000명으로 줄이고 무료였던 서비스를 유료화했다. 생명공학기업 ‘로이반트사이언스’의 창업자인 라마스와미는 대선 경선 사퇴 뒤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해온 인물이다. 그 역시 2018년 직원의 약 10%를 해고했다. 두 사람이 이런 경험을 DOGE 업무에도 반영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 지지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찰리 커크 대표도 X에 “DOGE는 연방정부에서 처음으로 스스로를 줄이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머스크 “2조 달러 예산 감축”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두 사람이 관료주의를 없애고 과도한 규제와 지출을 줄이며 연방기관을 재구성하는 ‘미국 살리기’ 운동의 길을 닦을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는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이 핵무기를 개발을 위해 비밀리에 운영했던 과학기술 프로젝트다. DOGE가 담당할 연방정부 개혁 업무가 그만큼 혁신적이고 중대하단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례없는 기업가적 접근 방식을 정부에 도입할 것”이라며 “이 작업은 미 독립 250주년인 2026년 7월 4일 전까지 마무리될 것이고, ‘작은 정부’가 독립 250년에 완벽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머스크 역시 강한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그는 X에 “연방기관이 428개나 필요한가, 99개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또 “세금을 가장 어리석게 사용한 공무원에 대한 순위표를 만들겠다”고 했다. 자신의 발탁을 우려하는 일각의 시선을 의식한 듯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관료주의’에 위협”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용설이 돌던 지난달 27일에도 “최소 2조 달러(약 2800조 원)의 연방정부 예산을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라마스와미 역시 같은 날 X에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건 “미국인이 정부 개혁을 선택한 것”이라며 “미국인은 그 개혁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썼다. 올해 공화당 경선 유세 때도 “미 대통령은 대규모 해고·감원을 단독으로 실행할 권한이 있다”며 연방정부 효율화를 강조했다. 지난해 그는 “연방 공무원 75%를 해고하고 교육부와 연방수사국(FBI) 같은 기관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머스크가 거론한 2조 달러는 현재 미 연방정부 예산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국방부, 교육부, 국토안보부 예산을 합친 것보다 많아 “실현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진단했다. ● 머스크, 트럼프 2기 내각에 강한 입김머스크는 ‘화성을 정복하자’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다니고 전기차(테슬라), 우주선(스페이스X), 소셜미디어(X), 인공지능(xAI), 뇌신경(뉴럴링크)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보유했다. 정부 정책과 규제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머스크가 정부에서 활동하며 관련 정책과 규제를 유리하게 바꿀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그의 기용 자체가 이해충돌 방지 위반이라는 지적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스페이스X는 최근 10년 간 100억 달러 이상의 정부 계약을 수주했고 테슬라 등 다른 회사도 최소 20건 이상의 정부 조사 및 소송과 얽혀있다”며 자신의 회사를 감시하는 기관을 머스크가 감시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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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현장을 가다/임우선]“뉴욕 채우는 긍정 에너지”… 200만이 응원하는 공존의 마라톤

    《“트럼프가 (선거를) 뛸 수 있으면 너도 뛸 수 있어! (If trump can run so can you!)” 3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로 들어서는 59번가 거리. ‘뉴욕 마라톤 대회’의 결승점 약 300m 앞인 이곳은 사람들의 함성과 환호성, 여기저기서 쉼 없이 딸랑이는 작은 응원용 종소리로 가득했다. 차량 통행이 금지된 맨해튼의 텅 빈 차도 위로는 마라토너 수천 명이 달리고 있었다. 멀리서부터 끝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주자들의 행렬이 거대한 파도 같은 장관을 이뤘다.》마라톤 코스 주변에서 거리 응원에 나선 이들은 여기저기서 자동차 문짝만 한 크기의 초대형 사진을 피켓으로 만들어 든 채 자신들이 기다리는 얼굴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마라톤에 참가한 자신의 가족, 친구, 연인의 얼굴이었다. ‘웃어봐. 너 돈 내고 왔잖아(Smile, you paid for this)’, ‘네 개도 널 자랑스러워할 거야(Your dog is proud of you)’처럼 재치 있는 문구로 지친 마라토너들의 얼굴에 웃음을 주는 응원 피켓도 여럿이었다.● 마라토너와 시민들의 축제미국 보스턴과 시카고,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일본 도쿄 마라톤과 함께 세계 6대 마라톤 대회로 꼽히는 뉴욕 마라톤이 올해도 뜨거운 관심 속에 개최됐다. 뉴욕 마라톤은 자유의 여신상 남쪽의 스태튼아일랜드에서 출발해 26.2마일(42.195km)에 걸쳐 브루클린-퀸스-맨해튼-브롱크스 등 뉴욕시 5개 자치구를 모두 통과한다. 마라톤 코스를 따라가면 뉴욕의 도시 전경과 이스트강, 센트럴파크의 가을 풍경 등 뉴욕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 세계 마라토너들에겐 꿈의 대회로 꼽힌다. 뉴욕 마라톤은 1970년 127명이 센트럴파크 주변을 4바퀴 뛴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1976년 도시 전체 규모로 확장됐고, 올해는 세계 150여 개국에서 5만5634명의 마라토너들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뉴욕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매년 초 뉴욕 마라톤을 주관하는 뉴욕 로드 러너스(NYRR)의 웹사이트 추첨에 응모해 당첨되거나 △전년도에 9개의 NYRR 예선 레이스를 달리고 1개의 예선 이벤트에서 자원봉사하거나 △자선단체나 어린이 기금 모금의 일원이 되거나 △해외 참가자를 위한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는 등 일련의 조건을 만족해야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해마다 11월 첫째 주 일요일에 열리는 뉴욕 마라톤은 참가자만큼이나 뜨거운 거리 응원의 열기로 더 유명하다. 달리는 사람은 6만 명이 안 되지만, 응원하는 사람들은 30배를 훌쩍 넘는 200만 명에 이른다. 흥미로운 건 세계 각국이나 미국 각지에서 응원을 위해 참가자와 함께 날아오는 이들도 많지만, 그저 마라톤 응원에 동참하기 위해 거리로 몰려 나오는 뉴욕 시민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마라톤이 개최되는 일요일 뉴욕의 아침은 신문 기사와 TV 뉴스 모두 마라톤의 열기로 들썩인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기에 흐르는 긍정의 에너지로 가득 찬 마라톤 대회 당일은 뉴요커들이 일 년 중 가장 좋아하는 날”이라고 전했다.● 정치적 피켓도 많아…경계 삼엄 해마다 시민들의 축제가 되어준 뉴욕 마라톤이지만, 올해는 어느 때보다 삼엄한 경비 속에 대회가 치러졌다. 미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았던 대통령 선거(5일) 이틀 전에 대회가 치러진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2013년 보스턴 마라톤의 폭탄 테러 사건 이후 마라톤 대회의 안전 문제에 만전을 기해 왔다. 그해 4월 15일 제117회 대회 당시 경기 시작 4시간이 지난 시점에 결승점 부근에서 두 번이나 연달아 폭탄 테러가 발생해 3명이 목숨을 잃고 180여 명이 다쳤다. 올해도 응원 참가자들은 응원 라인에 진입하기 위해 통로 입구에서 가방을 열고 경찰에게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했다. 축제 분위기의 마라톤 대회였지만 정치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는 응원 피켓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진보 성향이 강한 뉴욕답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비꼬거나 풍자한 피켓이 많았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참가자들은 완주를 마친 뒤 이스라엘 국기를 몸에 두르고 거리를 걸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들을 돌려달라며 전단지를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NYRR의 네나 린치 이사회 의장은 마라톤 개최를 맞아 NYT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스포츠를 통한 소통과 우정’을 강조했다. 그는 “외모나 출신지, 직업, 달리는 속도와 상관없이 모든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피니시 라인에 도달하기 위해 걸은 길을 소중히 여긴다”며 “서로를 이끌고 지원하는 법을 배우는 훈련과 경기에서 서로를 위한 격려야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경쟁과 동지애의 공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라톤으로 뉴욕 경제 활성화 뉴욕 마라톤은 도시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축제와 같은 효과를 낸다. 미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참가자와 관람객 등이 몰려와 마라톤 대회 전후로 일주일가량은 호텔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포화 상태가 된다. 거리 곳곳에선 마라톤과 연계된 티셔츠나 모자를 쓰고 관광을 즐기는 세계 각지에서 온 참가자들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뉴욕 지역사회도 마라톤 참가를 위해 뉴욕을 찾은 이들을 환대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뉴욕 공립 도서관은 마라톤을 주제로 한 책들을 큐레이션하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메트)은 마라토너인 미술관 직원이 특별 투어를 진행했다. 식당이나 카페 입구마다 마라토너를 환영하는 문구들이 쓰여 있는 건 물론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유명한 도시인 만큼 ‘알라딘’이나 ‘라이온 킹’ 등 인기 뮤지컬 공연은 뉴욕 마라톤 참가자들을 위한 관람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NYRR은 마라톤(해외 거주자 참가비 358달러·약 54만 원) 외에도 완주 후 애프터 파티(인당 35달러)를 개최해 참가자들을 뉴욕에 더 머무르게 한다. 뉴욕 마라톤이 뉴욕에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는 연 4억 달러(약 56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2006년 이후 자선 활동을 위해 뉴욕 마라톤에서 모금된 금액만 5억2000만 달러에 이른다. 고용 창출 효과 역시 크다. 뉴욕 전역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행사 앞뒤로 일시 고용되는 인원이 수천 명에 이른다. NYRR은 “자원봉사자 수만 1만 명”이라고 전했다. 올해 뉴욕 마라톤은 다행히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남자 엘리트 부문에서 네덜란드의 압디 나게예가 2시간7분39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여자 엘리트 부문에서는 케냐의 셰일라 체프키루이가 2시간24분35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임우선 뉴욕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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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SMC, AI칩 中판매 중단… “트럼프 눈치보기”

    미국이 중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개발을 경계하며 대중(對中) 수출 제한 조치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대만 TSMC가 중국 고객사에 AI칩 판매를 하지 않겠단 뜻을 전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미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TSMC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의식한 눈치 보기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FT에 따르면 TSMC는 11일부터 7나노미터 이하의 AI 칩 주문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중국 고객들에게 통보했다. 그간 7나노미터 이하 반도체는 미국의 라이선스를 받으면 수출할 수 있었지만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관련 AI 칩의 공급을 위해서는 미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은 엔비디아 등 미 기업들에 중국에 최첨단 AI 칩을 수출하는 걸 금지한 바 있다. 또 2020년 9월부터는 TSMC는 물론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칩 제조사들이 중국에 AI 칩을 수출하지 않도록 광범위한 수출 통제 시스템을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화웨이의 AI 칩셋에서 제재 대상인 TSMC 칩이 들어간 것이 확인돼 논란이 됐다. TSMC는 “어떤 잘못도 없었다”며 “미 상무부와 협력해 문제를 조사하겠다”고 해명했다. 로이터통신은 9일 “TSMC가 대중 수출 중단을 결정한 것은 미 상무부가 TSMC에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공문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FT는 “이번 조치는 반도체 설계에 막대한 투자를 해온 알리바바나 바이두 같은 중국 기술 대기업에 큰 위기가 될 수 있다”며 “중국의 AI 가속기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TSMC의 결정이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등장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올 초 “대만이 미국의 칩 산업을 거의 100% 가져갔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FT는 업계 전문가를 인용해 “TSMC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신뢰할 수 없거나 비협조적인 회사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트럼프를 위한 쇼라기보다는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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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 초대석]“메트는 세상 모두를 위한 미술관… 미중 정부 싸워도 문화는 교류해야”

    《세계인들 대다수가 한 번쯤 여행을 꿈꾸는 미국 뉴욕. 그리고 뉴욕 여행 계획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메트)이다. 맨해튼 한복판 센트럴파크 동쪽 끝에 4개 블록에 걸쳐 거대한 신전처럼 서 있는 이 미술관은 1870년 창립 이래 154년간 세계 전역의 예술 작품을 전시해 왔다. 시대와 지역별로 구분된 전시관이 고대 이집트부터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5000년 이상의 시간을 담은 예술 작품 200만여 점을 펼쳐낸다. 메트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영국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때문에 “사실상 미국의 국립 미술관”(워싱턴포스트 미술평론단)이란 평을 듣지만, 메트는 엄연히 최고경영자(CEO)가 있는 비영리 사립미술관이다. 7일(현지 시간) 메트 본관에서 세계 최대의 사립미술관을 이끌고 있는 막스 홀라인 메트 관장 겸 CEO를 만났다. 본관 상층부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창밖을 내려다보니 가을빛에 싸인 센트럴파크와 양쪽으로 펼쳐진 메트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오스트리아 출신인 그는 독일식 억양이 담긴 영어로 “이곳에 서면 메트의 시작과 지난 100년 동안의 변화 과정이 보인다”고 말했다.》최근 메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변화 중 하나는 정문 앞이다. 양옆 4곳에 9월 설치된 한국 작가 이불의 대형 조각작품들이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달까진 메트 한국관 개관 25주년 기념전시가 열렸고, 다음 달부터 한국관에서 ‘컬러풀 코리아’전(展)도 열린다. 1970년대 주한 미국대사였던 리처드 스나이더의 부인 리아 스나이더(2020년 작고)가 40년에 걸쳐 모아온 한국 민속 미술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요즘 한국과 관련한 메트 소식이 많다. 세계적 미술관의 관장 겸 CEO로서 한국 미술을 어떻게 보나. “2년 전 한국에 갔을 때 서울과 부산, 제주를 방문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 역시 한국 현대 미술을 포함해 한국 문화의 패기로움과 세련미에 놀랐다. K팝은 물론이고 그림이나 텍스타일도 놀라웠다. 제주 서귀포시 본태박물관에서 전통부터 현대까지 한국의 직물 작품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 볼 수 있었다.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강력하면서도 흥미로운 환경이었고, 다양한 미디어에서 매우 뛰어난 결과물이 나오는 걸 볼 수 있었다. 메트는 초창기부터 한국 미술과 함께했다. 우리의 초기 소장품(1889년) 중 하나가 한국 악기다. 그 후 수 세기에 걸쳐 한국의 작품들을 소장해 왔다. 한국관(1998년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삼성문화재단 후원으로 개관)을 통해 한국 미술을 더 넓은 맥락에서 소개할 수 있었다. 다양한 한국 현대 미술 작품도 수집 중인데, 새로 만드는 현대관(2029년 완공 목표)에서 더 흥미롭고 매혹적인 전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발언에서 ‘다양성’을 강조한 게 인상적이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의 여러 미술관에서 경력을 쌓았는데 메트는 다른 곳과 무엇이 다른가. “메트는 시작부터 루브르나 영국박물관 같은 유럽 박물관과 달랐다. 유럽 박물관들은 대중에서 출발한 게 아니다. 특정 귀족이나 통치자에 의해 컬렉션이 만들어졌고, 그 후 어떤 시점에 이르러서야 대중에게 공개됐다. 메트는 다르다. 설립 때부터 순전히 교육적이면서도 대중을 위한 미술관이란 사명을 갖고 세워졌다. ‘뉴욕과 뉴요커에게는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설립된 미술관이다. 이런 차이가 DNA부터 본질적으로 다른 미술관을 만들었다. 메트는 ‘우리’의 미술관이다. 그래서 사립이지만 국립보다 더 공공적인 미술관이 될 수 있었다. 메트는 미국 국립 미술관이 아니고 세상의 미술관이다. 우린 세계에서 온 관람객들이 미술을 통해 깊은 유대감을 느끼는 동시에, 그들의 문화와 가치와 생각을 대변하는 곳이라고 느끼길 원한다. 그런 면에서 국립 박물관이 아닌 건 장점이다. 국립 박물관은 국가의 문화적 발전을 보여줘야 하지만 여긴 자유롭다. 문화의 융합과 인류의 공동 문화유산을 보여주는 공공적이고 보편적인 기관이라는 게 정말 좋다. 세계 곳곳에서 민족주의(nationalism)가 강화되고 있지만 우린 그 반대편에 있다. 우린 다양성을 지향한다.” ―하지만 펀딩은 숙제일 것 같다. “복잡한 일이다. 하지만 도전이자 기회이기도 하다. 예컨대 모든 자금이 정부나 공공자금에서 나오면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사적 기금이 핵심이고 그만큼 다양한 개인들의 관심사를 다뤄야 한다. 예를 들어 청자를 수집하는 부유한 기부자는 우리가 더 많은 청자를 수집해 전시하길 바랄 것이다. 이런 여러 개인의 관심사와 지원을 잘 조합하면 보다 전체적이고 아름다우면서도 균형 잡힌 강력한 기관을 만들 수 있다. 펀딩 확보 자체도 중요하지만, 지원이 다양한 관점과 열정을 가진 이들로부터 오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야 (대중적인) 프랑스 장식예술에 관한 전시를 하면서도 동시에 (마이너적인) 티베트 불교미술에 대한 전시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린 그렇게 한다. 이런 게 중요하다고 여기도록 기부자들을 설득하고,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요즘 세계엔 너무나 많은 전쟁과 죽음이 보인다. 이런 시대에 예술은 어떤 의미가 있나. 당신은 ‘예술의 사회적 맥락’이 중요하다고 말해 왔다. “미술관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다른 사람과 만나 대립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의미 있는 담론과 논쟁을 펼칠 기회를 제공한다. 세상에 대한 다양한 의견, 문화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 담기는 그릇이 예술이다. 때론 작품의 주제나 메시지가 내 생각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생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한다. 이념을 둘러싼 갈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극복할지에 대해서도 도움을 준다. 그런 의미에서 미술관은 ‘다리가 끊어지고 있을 때도 연결될 수 있는 마지막 장소’다. 국가 간 대화가 단절되거나 위태로울 때도 문화적 대화는 계속된다. 지금 미국과 중국은 무역과 경제에 대한 긴장이 크지만 우린 여전히 상하이와 전시를 기획하고 깊은 관계를 유지한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문화적 대화와 교류가 굉장히 중요하고, 그런 면에서 메트가 더욱 중요하다.”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I도 작품을 만드는 시대에 예술이란 무엇인가. “AI는 모든 걸 변화시킬 것이고 예술도 예외가 아니다. 예술가들은 도구적 차원에서 의미 있는 방식으로 AI를 활용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전혀 다른 차원의, 마치 뒤샹이 자전거 바퀴를 받침대에 올려놓고 “이건 예술이다”라고 선언했던 것과 같은 일도 생겨날 것이다. 전적으로 AI가 만든 작품이더라도 작가가 어떤 시선으로 어떤 맥락(context) 속에 그걸 배치했느냐에 따라 관객의 보는 눈이 달라지는 작품 말이다. 그렇게 보면 AI로 만든 것이냐 아니냐는 작품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데 별 관계가 없다.” ―현대 미술에 조예가 깊은 걸로 알고 있다. ‘벽에 붙인 바나나’(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를 예술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현대 미술은…. 이건 큰 담론인데(웃음), 일단 제1원칙은 예술의 판단 기준이 장인 정신이나 아름다움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디어, 제스처, 그리고 콘셉트이다. 예컨대 프랜시스 베이컨의 그림은 충격적일 수 있다. 아름답지 않다. 하지만 우리 마음에 깊은 혼란과 큰 감정적 반응을 일으킨다. 오스트리아 감독 미하엘 하네케가 만든 영화 ‘하얀 리본’도 정신적으로 불편하고 강렬한 경험을 준다. 그런 면에서 예술은 장인 정신과 아름다움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무엇을 성취하려 했고, 그걸 어떻게 펼쳐냈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현대 미술의 스펙트럼이 훨씬 더 넓고, 정서적 반응도 훨씬 더 크다. 완전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작품도 있지만 깊고 깊은 교란을 일으키는 작품도 있을 수 있다. 모두 현대 미술에서 예술가의 생각을 표현하는 유효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포스트 모더니즘 건축의 선구자 한스 홀라인)가 세계적인 건축가였다. 예술 철학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받았나. “어렸을 땐 특별한 환경인 줄 몰랐다. 다만 아버지와 친한 예술가들이 우리 집에서 저녁을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부모님과 친구들은 자신들의 아이디어와 비전을 놓고 밤새 대화를 했다. 어느 순간부터 모두가 서로 소리 지르며 싸우는 것처럼 보였고, 잠결에 들으면 정말 시끄러웠다. 그런데 재밌는 건 다음 날 만나면 다시 반가운 친구였다는 것이다. 지금은 보기 힘든, 고함이 오가는 강렬한 지적 담론이었다. 아버지는 1960, 70년대에 건축가로서 자신의 건축적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제도권에 맞서 싸워야 했다. 화가는 자신의 비전을 그리면 되지만 건축가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해 많은 이를 설득해야 한다. 실현하기까지 장애물도 수없이 극복해야 한다. 강한 캐릭터를 가진 투사여야 했다. 난 어느 순간 미술에 관심이 생겼고, 또래보다 많은 걸 알았지만 건축가나 예술가가 되고 싶진 않았다. 아버지가 유명했지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았고, 경제적으로도 그랬다. 그래서 난 미술사와 경영을 공부했다.” ―메트의 154년은 10명의 관장들이 끌어 왔다. 이들은 보통 각각 한 문장으로 정의된다. 10번째 관장인 당신은 어떤 문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미술관이 예술과 커뮤니티를 위한 장소임을 믿었던, 깊은 열정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막스 홀라인 메트 관장은…196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한스 홀라인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받은 포스트 모더니즘 건축의 선구자다. 빈 대학에서 미술사와 경영학을 전공했고,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관리자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른 쿤스트할레 미술관, 슈테델 미술관, 리비히하우스 조각 미술관 관장으로 일했다. 201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술관장에 취임했다. 2018년 제10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장에 임명됐으며 2022년 CEO를 겸임하게 됐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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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금리 0.25%P 인하, 韓美 차이 1.5%P로 좁혀져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일(현지 시간)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9월 빅컷(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한 데 이어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사퇴를 요구해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지표들은 경제 활동이 계속 견고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고용과 물가라는 두 가지 목표 달성에 관한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금리 인하 배경을 밝혔다. 트럼프 당선에도 불구하고 미 연준이 예정대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파월이 사퇴 가능성을 일축하는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7일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미 금리 차도 1.5%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이 불러온 달러 강세 때문에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들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은 유상대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세부 내용 등에 따라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경계했다. 이날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전날 대비 3.48포인트(0.14%) 내린 2,561.15에 장을 마쳤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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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에 ‘미운털’ 파월 “물러나라고 해도 안 나간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사임을 요구하면 물러나겠습니까.” “아니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1기 당시 사임 압박을 받았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이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에도 중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공화당원인 파월 의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발탁해 2018년 2월부터 재직 중이나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요구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사퇴 압박을 받았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 시간) 워싱턴 연준 본부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 사실을 밝힌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선인이 사임을 요청하면 받아들이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아니요(No)”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해임하는 것은 법이 허용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연준 의장은 단순한 미 중앙은행 수장을 넘어 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 임기 4년의 의장은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하며 여러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전 정권이 임명한 연준 의장이라고 해도 새 대통령이 그의 임기를 보장해주는 것 또한 일종의 관례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했으며 당초 연임이 유력했던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현 재무장관)을 단임 의장으로 만들었다. 그 대신 앉힌 사람이 파월 의장이었지만 금리 인하에 미온적이라며 내내 못마땅해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파월 의장을 향해 “배신자” “연준은 미쳤다” 같은 막말을 일삼았다. 그를 쫓아낼 방안을 찾아내라고 참모진을 들볶았다. 보다 못한 전직 연준 의장 4명이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라”는 언론 기고문까지 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당적이 다른 파월 의장을 재임명했다. 이에 따라 그의 임기는 2026년 2월까지로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린든 존슨,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또한 당시 연준 의장과 불화를 빚었지만 심각한 위법 행위나 권력 남용이 없다면 법적으로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해임할 권한이 없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가 이례적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기간 중에도 연준이 9월 단행한 0.50%포인트 금리 인하, 즉 ‘빅컷(big cut)’이 자신이 아닌 민주당 측에 유리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올 6월 인터뷰에서는 “2026년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을 재임명하지 않겠다”고 했다. 8월에는 “대통령이 연준에 최소한의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며 “연준은 많은 면에서 잘못 판단하고 있고 연준 의장보다 내 직감이 낫다”고 주장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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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연준 의장 “트럼프가 사임 요구해도 물러나지 않을 것”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사임을 요구하면 물러나겠습니까.” (기자)“아니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법적으로 사임 의무가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네” 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열린 연준 기자회견에서 파월 연준 의장이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더라도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당초 이날 회견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배경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하지만 이틀 전 대선에서 연준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 온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자, 취재진의 거취 질문에 그가 단호히 대답한 것이다.미국의 통화정책 및 금융규제를 관장하는 중앙은행인 연준은 미국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막강한 파워를 가진 기관이다. 연준은 7명의 이사회 구조로 운영되는데 이 중 한 명을 대통령이 의장으로 선택하면, 상원 인준을 거쳐 의장에 임명한다. 의장 임기는 4년, 이사 임기는 14년이며, 연준 의장은 ‘경제 대통령’으로 불린다. 2000년대 들어 미국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중요하게 여겨 대통령이 개입하지 않아왔기 때문이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 정권의 대통령이 임명한 연준 의장을 다음 정권에서 재임명하는 것 또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관행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2018년 대통령으로 일할 당시 처음으로 이 관행을 깨고 오바마 행정부가 임명한 당시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을 4년 만에 연준 내 유일한 공화당 인사였던 현 파월 의장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그 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불만이 폭발했다. “저금리를 지지하는 의장일 줄 알았는데 금리를 올리고 있다”, “연준은 미쳤다”, “나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고 너무 독립적이다” 등 발언으로 임기 내내 각을 세웠고 2020년에는 해임까지 요구했다. 그러나 다음 정권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파월 의장을 재임명했고 이에 따라 그의 임기는 2026년까지로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은 “과거 1960년대 린든 존슨이나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에도 대통령과 연준 의장 간 긴장으로 신체적 위협까지도 오간 적 있다”며 “그러나 심각한 위법행위나 권력남용이 있지 않는 한 법적으로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해고할 권한은 없다”고 전했다.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8월에도 “대통령이 연준에 최소한 발언권은 가져야 한다”며 “연준은 많은 면에서 잘못 판단하고 있으며 의장보다 내 직감이 낫다”고 주장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은 대통령과 연준 의장의 긴장 관계를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 불과 이틀 만에 나온 이런 발언은 앞으로 일어날 권력 투쟁을 예고한다”고 분석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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