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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공직선거법에서 허위사실 공표와 후보자 비방죄를 없애고, 당선무효형 기준액을 1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올리는 법안을 발의한 것을 둘러싸고 21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당은 즉각 “이재명 대표가 유죄 선고를 받은 선거법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면죄부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재판과 상관없이 선거법 개정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것”이라면서 당론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장을 지냈으며, 이 대표와 사법연수원(18기) 동기로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로 꼽힌다. 이 대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이날 항소했다. ● 李 유죄 선고날 ‘선거법 개정’ 법안 발의박 의원이 14일 대표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허위사실 공표죄와 후보자 비방죄를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의원은 15일에는 당선 무효의 기준이 되는 형을 벌금 1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높이는 개정안도 추가 발의했다. 두 개정안은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와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각각 벌금 150만 원과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14일, 15일 발의됐으며, 민주당 지도부인 김윤덕 사무총장과 검사 출신인 주철현 최고위원이 모두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박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경우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다 보니 대부분 주에서 명예훼손죄 자체를 처벌하지 않는다”며 “선거도 정치의 영역이기 때문에 사법부가 간섭하는 건 삼권분립에도 맞지 않는다”고 선거법 개정안 취지를 설명했다. 벌금형 기준 상향에 대해서도 “100만 원 미만 선고를 하기 위해 국민적 시각에 맞지 않는 판결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 “국회에 들어오자마자 준비한 법안이 입법조사처 검토 과정 등을 거치면서 공교롭게도 이 대표 선고 시점에 발의된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벌금형 기준 상향의 경우 개정안을 공포하고 3개월 이후에 즉각 시행한다는 점에서 이 대표 재판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허위사실 공표와 후보자 비방죄 삭제의 경우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공포되더라도 부칙에 따라 기존 사건에 대한 소급 적용은 이뤄지지 않지만 개정안대로 죄목 자체가 사라지면 이 대표의 재판 양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선거법 개정안의 경우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전날 공직선거법 개정 토론회 서면 축사에서 “지나친 규제는 정치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선거법 개정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면소(소송 조건 결여로 소송을 종결) 논란이 제기됐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선거법에 대해서는 선관위, 정치권, 전문가들이 ‘말은 풀고 돈은 묶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해당 법안들은 조만간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로 회부돼 논의될 예정이다.● 與 “이재명 판결 바꾸겠다는 위인설법” 국민의힘은 “정말 사법 시스템을 망가뜨려서라도 이 대표를 구하겠다는 그런 일종의 아부성 법안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보통 법률이 만들어지면 시행 시기를 멀찍이 떨어뜨려 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 법은 공포 후 3개월 이후 시행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 판결을 국회의 힘으로 바꿔 보겠다는 발상”이라면서 “민주당이 이 정도 수준인지는 정말 몰랐다”고 꼬집었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최고위원 역시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이 야당 대표의 죄를 없애거나 형을 낮추기 위해 법을 개정하는 것은 명백한 입법권의 남용이자 이해충돌”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민전 최고위원도 “신의 사제, 민주당의 아버지 이재명은 정말 대단하구나, 법조차 ‘위인설법’하게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도 “민주당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헌정 입법”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16개 그룹 사장단이 “한국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법 개정 논의를 중단하고 경제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 달라는 취지의 이례적인 ‘긴급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황에서 입법 규제를 멈춰 달라며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주요 그룹이 공동 성명을 발표한 것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으로 인한 내수 침체가 이어지던 2015년 7월 이후 9년 만이다. 2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 모인 사장단은 특히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애로를 겪게 할 것”이라며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이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2·3대 주주 또는 소액 주주가 있고, 이들은 이해관계가 굉장히 상충한다. ‘(모든) 주주’를 충실 의무 대상으로 넣을 경우 많은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야당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16개 그룹 사장단은 “우리 경제 성장동력이 약화되면서 2% 성장률 달성도 버거워졌다”며 “많은 투자자들은 기업의 성장성이 둔화되자 국내보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고, 기업부채는 장기 불황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내수는 가계부채 등의 문제로 구조적 침체를 벗어나기 힘들고, 그나마 버텨 주던 수출마저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글로벌 환경 악화로 앞으로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며 “보호무역주의 분위기 속에서 각국이 첨단 산업 지원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지원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 주요 그룹 사장단이 모여 이례적 성명을 발표한 것은 트럼프발 불확실성 속에 상법 개정안까지 국회를 통과하면 감당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올 10월까지 처리된 법인 파산 선고(인용) 건수가 지난해 연간 처리 건수를 훌쩍 넘는 등 내수 부진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날 성명 발표에는 박승희 삼성전자 대외협력(CR) 담당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김동욱 현대차 전략기획실 부사장,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 등이 각 그룹을 대표해 참석했고,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도 함께했다.트럼프 폭풍속 재계 “상법 개정땐 끝없는 소송전” 위기감 호소[커지는 경제 경보음]16개 그룹 사장단 이례적 긴급성명“소액주주 보호는 자본시장법 충분”… 보호무역 강화 기류에 우려 더 커져野 “합리적 경영판단은 면책 추진”… 재계 “기준 불명확해 실효성 없어”21일 국내 16개 그룹 사장단이 이례적으로 공동 성명을 발표한 데는 그만큼 국내외 경제 여건이 심상찮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내수 침체 장기화와 트럼프발(發) 신냉전 리스크, 중국발 공급과잉 등 안팎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주도하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기업들은 끝없는 소송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돼 있다.● 야당 상법 개정안 당론 추진에 강한 반발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지정한 상법 개정안 등 각종 규제에 대한 반발과 우려는 사장단 긴급 성명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 증시의 ‘나 홀로’ 하락세 속에서 각 기업이 밸류업(가치 제고)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상법 개정으로 접근할 경우 부작용이 크다는 것이다. 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총주주’로 확대하면 소송 리스크가 크고 오히려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성명에 참여한 한 대기업 사장은 “소액주주 보호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도 충분히 가능한데 상법에서 지나치게 포괄적인 규정을 도입하게 되면 해외 행동주의 펀드 등의 공격에 노출되고 중장기 의사 결정에 제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 사장도 “미국을 제외하고 글로벌 경기가 모두 악화되고 있고, 이것이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며 “주가를 올리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기업 경쟁력을 올리는 것인데 상법 개정안은 오히려 기업 경쟁력을 낮추게 된다”고 강조했다.국민의힘도 야당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 “법적으로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일률적으로 포함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재계 반발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경영판단의 원칙’을 개정안에 명시하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경영판단의 원칙이란 이사가 합리적 근거에 따라 재량 범위 내에서 내린 경영 판단에 대해선 회사 손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법적 기준을 의미한다. 재계의 “상법 개정 시 경영 판단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재계는 “충실의무 대상에 ‘총주주’가 들어가는 한 사안마다 경영판단의 원칙이 인정될지를 두고 소송전이 벌어지거나 배임 처벌 위험에 놓일 것”이라며 “실효성이 없다”고 우려했다.● 트럼프발 신냉전 먹구름…“1년 내 금융 리스크”이번 공동 성명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도 반영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연이은 고관세 정책 천명에 이어 ‘관세 예찬론자’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임명되면서 본격적인 관세 전쟁, 제조업 리쇼어링(본국 회귀)에 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날 성명에 참여한 또 다른 사장은 “미중 패권전에서 반도체가 수단이 되다 보니 생산 시설을 자국으로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긴급 공동 성명에 참여한 그룹사는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HD현대, GS, CJ, 두산, 효성, 코오롱, 삼양, 영원무역, 풍산, 삼양라운드스퀘어 등 16곳이다.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에 따른 정책 변화를 한국 금융시스템의 최대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4년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20.5%)가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부담 증가’(26.9%)에 이은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로 인한 국내 금융 리스크는 응답자의 70.5%가 1년 이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한편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6단체도 성명을 내고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번째로 높다”며 “(현행 상속세율로는)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공직선거법에서 허위사실공표와 후보자비방죄를 없애고, 당선무효형 기준액을 1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올리는 법안을 발의한 것을 둘러싸고 21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당은 즉각 “이재명 대표가 유죄 선고를 받은 선거법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면죄부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재판과 상관없이 선거법 개정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온 것”이라면서 당론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장을 지냈으며, 이 대표와 사법연수원(18기) 동기로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로 꼽힌다.● 李 유죄 선고날 ‘선거법 개정’ 법안 발의박 의원이 14일 대표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를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의원은 15일에는 당선무효의 기준이 되는 형을 벌금 1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높이는 개정안도 추가 발의했다. 두 개정안은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와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각각 벌금 150만 원과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14일, 15일 발의됐으며, 민주당 지도부인 김윤덕 사무총장과 검사 출신인 주철현 최고위원이 모두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박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경우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다보니 대부분 주에서 명예훼손죄 자체를 처벌하지 않는다”며 “선거도 정치의 영역이기 때문에 사법부가 간섭하는 건 삼권분립에도 맞지 않다”고 선거법 개정안 취지를 설명했다. 벌금형 기준 상향에 대해서도 “100만 원 미만 선고를 하기 위해 국민적 시각에 맞지 않는 판결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 “국회에 들어오자 마자 준비한 법안이 입법조사처 검토 과정 등을 거치면서 공교롭게도 이 대표 선고 시점에 발의된 것”이라고 했다.정치권에서는 벌금형 기준 상향의 경우 개정안 공포 후 3개월 이후에 즉각 시행한 점에서 이 대표 재판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허위사실공표와 후보자비방죄 삭제의 경우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공포되더라도 부칙에 따라 기존 사건에 대한 소급 적용은 이뤄지지 않지만 개정안 대로 죄목 자체가 사라지면 이 대표의 재판 양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선거법 개정안의 경우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전날 공직선거법 개정 토론회 서면 축사에서 “지나친 규제는 정치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선거법 개정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면소(소송 조건 결여로 소송을 종결) 논란이 제기됐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선거법에 대해서는 선관위, 정치권, 전문가들이 ‘말은 풀고 돈은 묶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해당 법안들은 조만간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로 회부돼 논의될 예정이다.● 與 “이재명 판결 바꾸겠다는 위인설법”국민의힘은 “정말 사법시스템을 망가뜨려서라도 이 대표를 구하겠다는 그런 일종의 아부성 법안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보통 법률이 만들어지면 시행 시기를 멀찍이 떨어뜨려 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 법은 공포 후 3개월 이후 시행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 판결을 국회의 힘으로 바꿔보겠다는 발상”이라면서 “민주당이 이 정도 수준인지는 정말 몰랐다”고 꼬집었다.판사 출신인 장동혁 최고위원 역시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이 야당 대표의 죄를 없애거나 형을 낮추기 위해 법을 개정하는 것은 명백한 입법권의 남용이자 이해충돌”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민전 최고위원도 “신의 사제, 민주당의 아버지 이재명은 정말 대단하구나, 법조차 ‘위인설법’ 하게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도 “민주당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헌정 입법”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남미 순방 일정을 마무리하고 21일 국내 정치로 복귀하면서 다시 여권의 시선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7일 기자회견 이후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속도감 있는 실천”을 요구한 뒤 추가 쇄신 요구를 자제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여기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5일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영향이 컸다. 하지만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가 구속되고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당내에서도 “김건희 여사 리스크는 본질적으로 해소된 것이 없다. 여당의 위기는 진행형”이라는 지적이 나오며 한 대표가 쇄신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요구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윤 대통령의 약속 실천을 지켜보고 점검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실천이 부족하면 당연히 대표의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위기 본질 김건희 사법리스크 해소 안 돼” 윤 대통령의 귀국 하루 전인 20일에도 한 대표는 정책 메시지와 이 대표 공세에 집중했다. 한 대표는 이날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가상자산 과세는 유예돼야 한다”며 가상자산 이슈를 띄웠다. 또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국민의힘 ‘재판지연방지 태스크포스(TF)’ 출범에 대해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이 대표 측이 1심 재판을 어떻게 2년 2개월이나 지연시켰는지 수법에 대해 분석하고 공개하겠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한 대표는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까지는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단 당 외연 확장을 위한 메시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한 대표는 22일 민생경제 점검 당정협의회에서 취약계층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25일까지는 이 대표 재판에 집중하고 그 뒤에는 당의 실력을 보여주고 대통령실의 실천도 보게 될 것”이라며 “먼저 압박하면 오히려 실천을 하지 않을 명분을 주는 꼴이 된다. 한 대표는 변화 쇄신 입장에서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내에선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여당 의원은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잠시 가린 것처럼 보이지만 여권 위기의 본질인 김 여사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김 여사 문제를 우리가 제대로 해결하고 나서야 국민들이 정부와 여당을 응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여당 관계자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충돌을 불사하면서 쇄신을 요구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실제 윤 대통령의 구체적인 쇄신 움직임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대통령실에 봉합 시그널을 보낸 한 대표의 존재감이 약화될 수 있다”고 했다. 친윤(친윤석열)계 등 비한(비한동훈)계에서 집중 제기하는 당원게시판 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윤계가 한 대표에게 “결자해지”를 요구하며 직접 해명을 요구한 데 대해 친한계 지도부 관계자는 “정당법상 당원 명부 조사는 영장에 따른 수사로 가능하다. 경찰 수사로 확인하면 될 일”이라며 “논란을 부추기는 건 윤-한 갈등에 기생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 “韓, 용산 실천 안 나오면 의견 낼 것” 결국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과 김 여사 및 명 씨의 추가 의혹에 대한 해명 여부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시기와 관련해선 친한계와 온도 차가 감지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예산안 처리가 급선무다. 모든 것을 예산안 처리 이후로 돌리고 있기 때문에 인사 윤곽을 잡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변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고, 가급적 쇄신에 대한 평가를 후하게 받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철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음주운전으로 벌금 800만 원 (선고받은) 강기훈 선임행정관 같은 경우는 반드시 정리를 해야 되고 그게 어찌 보면 쇄신 인사의 리트머스시험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여사와 명 씨와 관련 의혹에 대한 추가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실이 이달 말경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민과의 대화’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이에 대한 별도 설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지’를 명확히 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그것은 대통령에 대한 무례(로) 생각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이 사과했는데 마치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하듯 ‘뭘 잘못했는데’ 이런 태도는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주장한 것. 홍 정무수석은 당시 윤 대통령이 “담화문 속에서 포괄적인 말씀을 주셨고 고개 숙여 태도로써 사과했다”고도 했다.이날 회의에선 윤 대통령이 군 소유의 서울 노원구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에서 골프를 친 것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외교 차원의 노력을 위한 골프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자, 야당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 전인데 거짓 해명한다”고 비판했다. 홍 정무수석은 이날 “골프외교란 말도 있는데 만약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이 (윤) 대통령에게 같이 라운딩을 하자고 했을 때 (윤 대통령이) 골프를 전혀 못 치면 라운딩에 응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그것도 결례”라고 말했다. 홍 수석은 이어 “대통령의 테니스든 골프든 스포츠 활동은 보통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도 “어느 정부에서도 골프 문제가 이렇게 비난과 정쟁의 대상이 된 적은 없다”고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미 대선 결과가 나온 이달 6일 이전인 8월부터 골프 연습을 했기 때문에 외교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상식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예견했거나 또는 그 실세들을 관리했거나 대비했던 게 별로 안 보인다”고 했다. 김성회 의원도 “골프를 치는 장면을 들킨 다음에 ‘아이고 이거 트럼프 때문에 친 겁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얘기가 꼬인 걸 인정하라”고 가세했다. 대통령실 예산을 둘러싼 날 선 공방도 있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경호처가 윤 대통령의 골프 연습을 잠복 취재하던 기자를 제지한 것과 관련해 “증액은커녕 있는 예산도 다 삭감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대통령실 출신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 1심 이후 일종의 분풀이를 하는 것 같다”며 “이런 식으로 예산을 확 줄이면 대통령실 두 손, 두 발을 다 묶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의외지만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가 공히 시도한 게 있다. 재정준칙 법제화다. 재정준칙은 나라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채무 비율 등에서 구체적 목표를 수치로 정해둔 규범이다. 정권마다 각론엔 차이가 있지만 진영을 떠나 일단 대통령으로서 정부의 곳간 열쇠를 쥐고 나면 후대에 남겨줄 돈이 남아 있지 않을까 걱정이 드는 건 매한가지였을 테다. 2016년 10월 박근혜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45% 이하로 유지하는 내용이 핵심인 재정건전화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건으로 ‘하야’ ‘탄핵’ ‘개헌’ 주장이 어지럽게 쏟아지던 상황에서 논의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는 2017년 3월 탄핵으로 막을 내렸고, 법안은 힘을 잃었다. 2020년 12월 문재인 정부도 국가채무 비율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내놨다. 기준 이내로 유지해야 할 국가채무 비율을 법률에서 정하지 않고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한 이른바 ‘한국형 재정준칙’이다. 당시는 코로나19에 대응한다며 정부가 공격적으로 재정을 투입하던 때다. 오히려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에서 “왜 하필 지금이냐”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해임해야 한다”는 격한 목소리가 나오며 법안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윤석열 정부는 아예 재정준칙 도입을 국정과제로 내걸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60% 이내, 관리재정수지는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21대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이 사회적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사회적경제기본법과 연계 처리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자 국회 논의는 진척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 스스로가 3% 이내 관리재정수지를 지키지 못하며 야당 설득 명분도 잃었다. 세 정권을 거치며 국회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재정준칙 도입을 미루는 동안 2015년 592조 원 수준이던 국가채무는 지난해 기준 1126조 원으로 8년 만에 534조 원 늘었다. 거의 두 배가 된 셈이다. 같은 기간 국가채무 비율은 35.7%에서 50.4%로 14.7%포인트 올랐다. 낮은 지지율 속 집권 하반기를 맞은 윤석열 정부에선 그동안의 기조와 달리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부쩍 나온다. 세수결손은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인데도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해 확장재정으로 옮겨가는 건 불가피하다는 여권 일각의 시각도 있다. 시나브로 정부의 지출효율화 기조가 힘을 잃고 있지만, 22대 국회에선 출범 반년이 되도록 재정준칙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최근 들어 “돈을 제대로 잘 써야 한다”며 재정준칙 법제화 촉구를 시작한 정도다. 야당 메아리는 아직 없다. 국회는 표만 바라보며 최소한의 둑을 쌓는 데 주저하고, 정부는 국회 탓만 하며 재정준칙 법제화를 방치하는 동안 한국은 나랏빚을 걱정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물론 정부는 쓸 돈은 써야 한다. 그러라고 세금을 낸다. 하지만 재정준칙이란 안전판이라도 있어야 예산 책정 또는 증액에 앞서 불요불급한 예산이 맞는지 한 번 더 고민하지 않겠나. 나랏빚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는 이 변곡점에서 최소한의 안전판 마련도 외면하면 미래 세대는 지금의 국회와 정부를 두고두고 원망할지 모를 일이다. 김준일 정치부 기자 jikim@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군 소유의 서울 노원구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에서 골프를 친 것을 두고 여야가 19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방을 벌였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외교 차원의 노력을 위한 골프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자 야당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 전인데 거짓 해명한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대통령실 소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대통령실 관련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특정업무경비 예산을 두고도 충돌했다.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골프외교란 말도 있는데 만약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이 (윤) 대통령에게 같이 라운딩을 하자고 했을 때 (윤 대통령이) 골프를 전혀 못 치면 라운딩에 응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그것도 결례”라고 말했다. 홍 수석은 이어 “대통령의 테니스든 골프든 스포츠 활동은 보통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도 “어느 정부에서도 골프 문제가 이렇게 비난과 정쟁의 대상이 된 적은 없다”고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미 대선 결과가 나온 이달 6일 이전인 8월부터 골프 연습을 했기 때문에 외교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상식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예견했거나 또는 그 실세들을 관리했거나 대비했던 게 별로 안 보인다”고 했다. 김성회 의원도 “골프를 치는 장면을 들킨 다음에 ‘아이고 이거 트럼프 때문에 친 겁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얘기가 꼬인 걸 인정하라”고 가세했다. 강유정 의원은 “8월 19~29일 한미 연합 군사훈련 기간, 8월 22~24일 부천호텔 화재 전 국가 추모기간 중에 윤 대통령이 골프를 친 것으로 보도됐다. 국민들이 납득을 못 하고 있다”고 했다.대통령실 예산을 둘러싼 날선 공방도 있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경호처가 윤 대통령의 골프 연습을 잠복 취재하던 기자를 제지한 것과 관련해 “증액은커녕 있는 있는 예산도 다 삭감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대통령실 출신의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 1심 이후 일종의 분풀이를 하는 것 같다”며 “대통령실 역할이 중요한데 이런 식으로 예산을 확 줄이면 대통령실 두 손, 두 발을 다 묶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지 2년 2개월 만이다. 이대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돼도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어 이 대표의 대선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최종 확정 시 민주당도 지난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자금 등 434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이 대표가 받고 있는 4개의 재판 중 가장 먼저 결과가 나온 1심이 유죄로 나오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열흘 뒤인 25일엔 이 대표의 위증교사 의혹 관련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에게 허위 사실이 공표되는 경우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돼 민의가 왜곡되고 선거제도의 기능과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이 훼손될 염려가 있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 죄책과 범정(범죄가 이뤄진 정황)이 상당히 무겁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방송에 나와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 “제가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친 것처럼 (국민의힘이) 사진을 공개했는데 조작한 것”이라고 하는 등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는 허위 발언을 한 혐의도 있다. 이날 재판부가 선고한 형량은 판사들이 형량을 정할 때 참고하는 양형기준상 ‘가중처벌’ 범위에 해당한다. 죄질이 무거워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김 전 처장 관련 발언 일부,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관련 발언 전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 대표는 공판을 마치고 나와 “기본적인 사실 인정부터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결론”이라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장면도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장면이 될 것”이라며 “현실의 법정은 아직 두 번 더 남아 있고 민심과 역사의 법정은 영원하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무거운 형량에 지도부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국회에서 예정에 없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윤석열 정권의 정적 죽이기에 화답한 정치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 대표는 흔들림 없이 당무를 운영해 나갈 것이고 민주당은 단결해 어려움을 헤쳐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16일 야권 공동으로 여는 김건희 특검 수용 집회에 참석해 정부여당을 향한 총공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사필귀정”이라며 환영했다. 한동훈 대표는 “판사 겁박 무력시위에도 불구하고 법에 따른 판단을 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사법부의 독립과 공정에 대한 의지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만큼 대법원 최종심에서 벌금형 100만 원 이상으로 유죄 확정 시 당이 지난 대선 선거자금 434억여 원을 반납해야 한다. 민주당은 “최종심까지 봐야 하기 때문에 반환금에 대해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당 일각에선 “이 대표의 유죄 확정 시 거액을 다 반환해야 할 상황이 현실화되면 당이 공중분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최종심이 아닌 1심 선고 뒤부터 선거자금을 가압류하도록 하는 ‘선거비용 반환 법안’으로 민주당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방침이다. 대법원에서도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공직선거법 265조에 따라 민주당은 2022년 대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정당보조금 등 434억7024만 원을 반납해야 한다.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표와 민주당은 47.83%를 득표해 선거비용 431억7024만 원과 기탁금 3억 원을 돌려받은 바 있다. 올해 6월 기준 민주당 보유 자산은 서울 여의도 당사 건물을 포함해 약 850억 원대로 추정된다. 민주당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중앙당 수입·지출표에 따르면 당 보유 잔액은 492억9280만 원이고 민주당이 2016년 매입한 국회의사당 맞은편에 있는 민주당사(옛 영산빌딩)의 시세는 지난달 말 기준 약 350억 원이다. 민주당은 건물 매입 당시 대출한 190억 원을 지난해 모두 갚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최종심이 아닌 1심 직후부터 이 434억 원을 가압류하는 법안 발의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이 이달 내로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조은희 의원도 15일 ‘이재명 선거비용 434억 먹튀 방지 2법(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후보자의 당선무효형으로 선거비용 반환 의무가 있는 정당이 이를 반환하지 않을 경우 경상보조금에서 대신 차감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판결에 대한 민주당의 판사 겁박, 보복이 시작됐다. 콜롬비아 마약왕 에스코바르처럼 자기 사건 없애려 법원을 밀어버리기라도 하겠다는 거냐.”(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거대 야당의 힘으로 방탄의 둑을 겹겹이 쌓아도 정의의 강물을 막을 수는 없다.”(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국민의힘에선 이 대표와 민주당을 향한 공세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판결 결과를 두고 환영의 메시지가 쏟아져 나왔다. 그동안 당내 갈등으로 홍역을 앓았던 여당은 이날만큼은 계파 간 구분 없이 일제히 이 대표에게 화살을 집중하며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정국 분위기 반전에 주력했다. 한 대표는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경의를 표한다. 판사 겁박 무력시위 해봤자 대한민국 사법부의 판결을 바꿀 수 없다는 것, 오늘 확인하지 않았느냐”며 16일로 예정된 야권 공동집회에 대해 “대입 논술시험날만이라도 판사 겁박 무력시위를 취소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도 “이 대표와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비겁한 거짓말에 대해 사죄하라”며 “1심 판결이 오래 지연돼 온 만큼 사법부는 조속히 (2, 3심) 재판을 매듭지어 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당 중진들도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권성동 의원(5선)은 “이 대표는 권력으로 죄악을 덮으려다가 결국에 몰락한 정치인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의원(5선)은 “(이 대표를) 봉고파직하여 ‘위리안치’시켜야 한다”고, 나경원 의원(5선)은 “더 이상 민생과 정치를 이재명 무죄의 볼모로 잡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연한 원칙이 재판에서 확인됐다”며 “보통의 정치인이라면 정계 은퇴를 할 만한 사안”이라고 했다. 이 대표와 인천 계양을 총선에서 경쟁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법부의 정의가 살아 있음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여당에선 이번 판결을 계기로 민주당의 계파 간 갈등이 점화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당의 한 지도부 관계자는“비명(비이재명)계가 목소리를 낼 공간이 넓어지지 않겠느냐”며 “이 대표의 일극체제가 무너지면 국민의힘의 공세도 더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는 민주당이 판사에 대한 탄핵 시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당 차원에서 사법부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수사 단계에서 검사 탄핵을 시도했던 민주당이 선고 단계에선 판사 탄핵 시도를 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만약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당 차원의 대응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5일 “최소한 기업의 지배구조만큼은 선진국 수준으로 반드시 바꿔놓겠다”라며 전날 당론으로 채택한 상법 개정안 추진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재계에서 이걸(상법 개정안) 반대한다고 하는데 전 세계를 상대로 글로벌 경쟁을 하는 기업들 입장에서 이런 불공정함, 부당함에 기반한 부당한 이익을 노려서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느냐”며 “당당하게 합리적으로 공정하게 경쟁해서 실질적인 국제 경쟁력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 동안 재계에서 요구해 온 배임죄 개정 필요성은 열어놨다. 그는 “혹여 기업 경영에서 걱정되는 검찰 수사와 처벌의 문제, 특히 배임죄 문제는 집권 여당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미 지적한 바가 있다”며 “검찰권 남용의 수단이 되는 배임죄 문제는 신중하게 한번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재계를 만난 자리에서 배임죄 폐지를 건의 받고 완화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야권 관계자는 “최근 중도 우클릭을 이어가는 이 대표가 상법개정과 배임죄 폐지라는 ‘투트랙’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해석했다.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 “무리한 입법”이라며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주주는 물론이고 소액주주, 기관투자자,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 서로 이해관계가 전혀 다른 주주들의 이익을 이사가 어떻게 모두 보호할 수 있겠는가. 논리적 모순”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이 헤지펀드나 국제기업사냥꾼 등의 경영권 탈취 싸움에 노출될 때 결과적으로 소액주주의 이익도 침해될 것”이라며 “대기업, 중견· 중소기업을 막론한 경제 8개 단체는 섣부른 상법 개정은 이사에 대한 소송을 남발하고 ‘해외 투기자본 먹튀 조장법’으로 작용할 거라고 반대했다”고 했다.국민의힘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으로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에 맞불을 놓겠다는 계획이다. 여당 역시 소액주주를 보호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아래,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기업이 합병이나 물적분할을 할 때 주주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만큼 대법원 최종심에서 벌금형 100만 원 이상으로 유죄 확정 시 당이 지난 대선 선거자금 434억여 원을 반납해야 한다. 민주당은 “최종심까지 봐야 하기 때문에 반환금에 대해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당 일각에선 “이 대표의 유죄 확정 시 거액을 다 반환해야 할 상황이 현실화되면 당이 공중분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최종심이 아닌 1심 선고 뒤부터 선거자금을 가압류하도록 하는 ‘선거비용 반환 법안’으로 민주당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방침이다.대법원에서도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공직선거법 265조에 따라 민주당은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정당보조금 등 434억7024만 원을 반납해야 한다.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표와 민주당은 47.83%를 득표해 선거 비용 431억7024만 원과 기탁금 3억 원을 돌려받은 바 있다.올해 6월 기준 민주당 보유 자산은 서울 여의도 당사 건물을 포함해 약 850억 원대로 추정된다. 민주당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중앙당 수입·지출표에 따르면 당 보유 잔액은 492억9280만 원이고 민주당이 2016년 매입한 국회의사당 맞은편에 있는 민주당사(옛 영산빌딩)의 시세는 지난달 말 기준 약 350억 원이다. 민주당은 건물 매입 당시 대출한 190억 원도 지난해 모두 갚은 것으로 전해졌다.민주당 관계자는 “만약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도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나오면 당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이 대표 개인의 혐의 관련 부분을 당이 연대해서 책임을 지는 게 맞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선거 지원금을 반환하지 않을 법적인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국민의힘은 최종심이 아닌 1심 직후부터 이 434억 원을 가압류하는 법안 발의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이 이달 내로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조은희 의원도 15일 ‘이재명 선거비용 434억 먹튀 방지2법(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후보자의 당선무효형으로 선거비용 반환 의무가 있는 정당이 이를 반환하지 않을 경우 경상보조금에서 대신 차감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지 2년 2개월 만이다. 대법원에서 형이 최종 확정되면 이 대표는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대표의 대선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형 최종 확정 시 민주당도 지난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자금 등 434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이 대표가 받고 있는 4개의 재판 중 가장 먼저 결과가 나온 1심이 유죄로 나오면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열흘 뒤인 25일엔 위증교사 의혹 관련 1심을 앞두고 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선거과정에서 유권자에게 허위사실이 공표되는 경우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돼 민의가 왜곡되고 선거제도의 기능과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이 훼손될 염려가 있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 죄책과 범정(범죄가 이뤄진 정황)이 상당히 무겁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이 대표는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방송에 나와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제가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친 것처럼 (국민의힘이) 사진을 공개했는데 조작한 것”이라고 하는 등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는 허위 발언을 한 혐의도 있다.이날 재판부가 선고한 형량은 판사들이 형량을 정할 때 참고하는 양형기준상 ‘가중처벌’ 범위에 해당한다. 죄질이 무거워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김 전 처장 관련 발언 일부,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 관련 발언 전부를 유죄로 인정했다.이 대표는 공판을 마치고 나와 “기본적인 사실 인정부터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결론”이라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장면도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장면이 될 것”이라며 “현실의 법정은 아직 두 번 더 남아 있고 민심과 역사의 법정은 영원하다”고 말했다.예상보다 무거운 형량에 지도부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대표는 지도부와 이날 오후 5시 국회에서 예정에 없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윤석열 정권의 정적 죽이기에 화답한 정치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 대표는 흔들림 없이 당무를 운영해나갈 것이고 민주당은 단결해 어려움을 헤쳐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16일 야권 공동으로 여는 김건희 특검 수용 집회에 참석해 정부여당을 향한 총공세를 이어갈 예정이다.국민의힘은 “사필귀정”이라며 환영했다. 한동훈 대표는 “판사 겁박 무력시위에도 불구하고 법에 따른 판단을 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사법부의 독립과 공정에 대한 의지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14일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이 야권 단독으로 처리되자 여당은 대통령 배우자 등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국회 절차를 당론 추진하는 것으로 맞대응했다. 특별감찰관 임명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법의 하나로 지난달 21일 면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했고, 이후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관철 목소리를 내왔다. 한 대표는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 실질적 추진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것”이라며 “특별감찰관이 별거 아니라고 더불어민주당이 말하지만 그렇게 별거 아닌 거 당신들은 왜 안 했나”라고 했다. 그러나 국회 추천을 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특별감찰관이 아닌 김건희 특검법 처리가 먼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어 실제 특별감찰관 임명까진 난관이 예상된다. 이날 오후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이 처리된 국회 본회의 직후 의원총회를 열고 이 같은 당 입장을 정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특별감찰관 임명 관련 국회 추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표결 없이 의원들의 박수로 전원 동의했다”며 “특별감찰관 추천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은 연계가 아닌 독립사항”이라고 분명히 했다. 특별감찰관 임명은 한 대표가 가장 먼저 요구했던 사안이다. 한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도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범죄에 대한 판결 선고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민심을 얻기 위해 뭉쳐야 할 중요한 시간”이라며 결속을 강조했다. 당초 친윤(친윤석열)계는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연계돼 있던 특별감찰관 임명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7일 기자회견에서 “국회가 추천하면 당연히 임명할 것이다. 국회 일이니까 제가 왈가왈부하는 게 맞지 않다”고 입장을 밝히고, 친한계에선 의총 표결도 불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자 더 이상의 계파 간 충돌을 막기 위해 중지를 모아 추진하는 것으로 당내 의견이 모였다. 특별감찰관은 국회가 3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중 한 명을 3일 내에 지명하고, 국회 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15년 이상 판사, 검사, 변호사로 재직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가 추천 대상이며 임기는 3년이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은 혐의를 감찰해 수사기관에 이첩하는 역할을 하는데 (김 여사의 의혹은) 감찰이 아닌 수사 대상”이라며 “특별감찰관으로는 김 여사의 여러 의혹들을 정리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여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한 대표와 부인, 장인 등 한 대표 가족 명의로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온 것과 관련한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파열음이 일었다. 친윤계가 앞장서 문제 제기를 했다. 친윤 핵심 정점식 의원은 “네이버도 문제가 되는 발언들을 관리하는데, 당 게시판에 올라온 문제의 발언들을 왜 당에서 조치하지 않느냐”는 취지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립 성향의 김미애 의원도 당 차원의 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친한계인 서범수 당 사무총장 역시 “해당 행위를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하고, 주진우 의원도 “정당법 때문에 당원 신상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의원들의 당무감사 요구가 이어지자 의총장을 떠났다. 한 대표는 의총 뒤 “여러 중요 사안이 굉장히 많은데, 없는 분란을 만들어서 분열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게시글을 안 올렸는지 확인했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반면 추 원내대표는 “사무총장이 개별 의원들 얘기 더 듣고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 대상을 기존 14개에서 3개로 줄인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을 14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올리기로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 중재안으로 제안했던 ‘제3자 특검 추천’ 방식도 포함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세 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독소조항”이라며 반발하던 부분을 수정해 여당 내 이탈표를 끌어내고 여론전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독소조항을 없앴다는 것은) 민주당의 말뿐”이라며 수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특검 수사 대상, 추천 방식과 관련해 모든 것을 열어놓고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특검법의 수사 대상을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개입 의혹,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개입 의혹 등을 포함한 기존 14개에서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여 의혹 △윤석열 대통령-김 여사의 명태균 씨 통한 대선 경선 관여 및 불법 여론조사 의혹 △위의 수사 중 인지된 관련 사건 등 3개로 축소할 계획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최대한 국민의힘에서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준비할 계획”이라며 “이래도 수용 안 하면 국민의힘이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수정안에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등 야당이 2명으로 압축하고, 대통령이 1명을 최종 임명하는 ‘제3자 특검 추천’ 방식도 담기로 했다. 다만 대법원장이 추천한 후보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국회의장을 통해 후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야당 비토권’ 조항도 넣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선고에 집중된 시선을 흩뜨리려는 교만하고 얕은 술수”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여권 내부를 갈라치기하려는 속셈 아니냐”며 “특검법이 발효될 경우 김 여사 공천 관련 수사를 빌미로 여당을 향한 전방위적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이 대표 1심 선고에 대한 공세와 함께 야당을 향한 특별감찰관 수용 촉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여당 입장으로 갈음하겠다”며 거부권 행사 방침을 시사했다.野 ‘도이치-명태균 의혹’으로 특검 좁히고 3자 추천 수용… 與 분열 시도[野,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 제시]“이번엔 與 이탈표 끌어낼수 있을 것… 특검 받으면 특별감찰관 추천도 수용”尹 거부권 행사땐 28일 재표결 방침… “與 반대하면 상설특검도 회부” 압박“이번에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여당 내 이탈표를 끌어내 반드시 통과되도록 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1일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을 선제적으로 제안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기존 ‘김건희 특검법’에서 수사 대상을 줄이고,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제3자 추천’ 방식을 포함하는 대안으로 여당 내 이탈표를 공략하겠다는 것. 민주당은 특검법 수정안을 14일 본회의에서 처리한 뒤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정안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28일까지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다. 그 사이 국민의힘 내 이탈표를 충분히 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래도 안 받을 건가” 與 분열 시도민주당이 조만간 제출할 특검법 수정안은 수사 대상을 기존 14개에서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 윤석열 대통령-김 여사의 명태균 씨 통한 대선 경선 관여 및 불법 여론조사 의혹, 위의 수사 중 인지된 관련 사건 등 3가지로 줄였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수사 대상 중 가장 핵심만 남긴 것”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의힘에서 특검법 수정안도 거부할 경우 수정안에서 빠진 김 여사 관련 혐의를 상설특검에 넣는 안을 고심 중”이라며 “상설특검안을 28일 본회의에 올려 여당을 추가로 압박할 수 있다”고 했다. 특검 추천 방식도 기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조국혁신당)에서 각 1명씩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는 방식 대신,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등 야당이 2명으로 압축하고, 대통령이 1명을 최종 임명하는 안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 논의 당시 제안했던 제3자 추천 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민주당의 특검법 수정안은 윤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한 대표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세로 전환하자 여권 분열을 시도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하는데도 한 대표나 국민의힘이 반대할 수 있냐”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동안 국민의힘에서 ‘독소조항’이라고 반발하던 부분을 수정할 것”이라며 “여당에서도 무조건 반대하면 ‘당 간판’을 내리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특검 촉구 1000만인 서명운동본부 발대식’을 열고 본격 여론전에 나섰다. 민주당은 여권에서 또다른 독소조항으로 꼽아 온 ‘6개월 내 1심 선고, 3개월 이내 2, 3심 선고’와 ‘언론 브리핑’ 조항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 있다. 다만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여당이 협상 의지가 있어서 자체 안을 가지고 오면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野 “특검 통과되면 특별감찰관도 수용” 민주당은 특검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킬 경우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특별감찰관 추천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특감은 감찰 행위이기 때문에 기존에 수사를 해야 할 사안은 반영할 수 없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특감도 하고 특검도 하면 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14일 전까지 국민의힘과의 협상을 추진하되, 국민의힘이 협상에 끝내 임하지 않을 경우 수정안을 단독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회법상 국회의원 3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수정안이 본회의에 제출되면,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원안보다 먼저 상정된다. 수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원안은 자동 폐기된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에서 재의결을 할 때도 수정안이 본회의에 올라간다. 재의결 땐 192석 범야권 전원이 동의한다는 전제 아래 국민의힘 의원 8명만 동의하면 통과된다. 다만 조국혁신당 등 군소야당의 반발이 변수로 남았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민주당이 특검법 수정안을 제안한 것에 대해 “모든 법안에 대해 국민의힘의 결재를 받을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조국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같이하길 기대하며 먼저 알아서 특검 수위를 낮춰주는 게 바람직한가 의문”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독소조항을 제거한 수정안이라고 주장하지만 특검이 시작되면 당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의도가 분명해 받을 수 없는 안이다.” 복수의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 지도부 관계자들은 민주당이 11일 내놓은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명태균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검이 김 여사를 수사한다며 당내 인사들을 전방위적으로 수사 대상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 수사 대상을 축소하고 제3자 특검 추천 방식을 제시하며 여당의 이탈표를 추가로 이끌어내려는 시도에 나섰지만 여당 내부에선 오히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빌미로 국민의힘 당사를 쑥대밭으로 만들려는 획책”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한동훈 지도부는 “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추천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 후 인적 쇄신 등 일련의 조치사항들이 대통령실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여론의 추이를 조금 더 살펴볼 여지가 생겼다는 점,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고 정국이 시작된 점 등을 고려해 특검법 수용 불가 등 야당을 향한 공세에 고삐를 죄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이 대표 선고에 집중된 시선을 흩뜨리려는 교만하고 얕은 술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 제안에 대해 “(독소조항 제거는) 민주당의 말뿐”이라며 “특별히 더 드릴 말이 없다”고 했다. 이른바 ‘독소조항’을 제거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특검 조항 축소(14개→3개)에 대해 “14개 의혹을 쏟아부어 제출했던 김건희 특검법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사실상 고백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여당 지도부는 무엇보다 수정안에 ‘명태균 게이트’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선거 개입 의혹’이 포함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만약 민주당이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디올백 사건만 특검법 조항에 넣겠다고 했으면 여론 때문에 여당으로서도 받지 않을 명분이 적지만 검찰 수사가 이뤄지지도 않은 사항들을 특검하겠다 하면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수정안을 내놓은 데는 최근 여당 내부에서도 특검법을 받아야 한다는 기류가 고개를 든 것과 무관치 않다. 한 대표는 지난달 21일 윤 대통령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여론 상황이 악화하면 앞으로 김건희 특검법을 더 막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고, 그 이후로 여당 일각에서도 ‘독소조항을 제거한 특검법이라면 추진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5일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대통령실이 인적 쇄신 움직임을 보이고,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중단 방침도 밝히면서 친한계도 일단 여론 추이를 봐야 한다는 쪽으로 선회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특별감찰관제도 추진하고 있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전부 거부한 것도 아닌 만큼 대통령실에 시간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이야말로 특검법을 말할 게 아니라 특별감찰관을 먼저 수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 대표 역시 이 대표의 잇따른 선고(15일, 25일)를 앞두고 연일 ‘이 대표 때리기’에 집중하며 내부 갈등보다는 민주당 공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이 대표 문제를 언급하는 데 집중할 때”라며 “이 대표는 건성으로도 반성의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이날 오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할 경우 즉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독소조항을 제거한 수정안이라고 주장하지만 특검이 시작되면 당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의도가 분명해 받을 수 없는 안이다.”국민의힘 복수의 친한(친한동훈)계 지도부 관계자들은 민주당이 11일 내놓은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명태균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검이 김 여사를 수사한다며 당내 인사들을 전방위적으로 수사 대상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 수사 대상을 축소하고 제3자 추천 방식을 제시하며 여당의 이탈표를 추가로 이끌어내려는 시도에 나섰지만 여당 내부에선 오히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빌미로 국민의힘 당사를 쑥대밭으로 만들려는 획책”이라는 반발이 나온다.한동훈 지도부는 “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추천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 후 인적 쇄신 등 일련의 조치사항들이 대통령실에 나오고 있는 만큼 여론의 추이를 조금 더 살펴볼 여지가 생겼다는 점,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고 정국이 시작된 점 등을 고려해 특검법 수용 불가 등 야당을 향한 공세에 고삐를 쥐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이 대표 선고에 집중된 시선을 흩뜨리려는 교만하고 얕은 술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 제안에 대해 “(독소조항 제거는) 민주당의 말뿐”이라며 “특별히 더 드릴 말이 없다”고 했다. 이른바 ‘독소조항’을 제거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특검 조항 축소(14개→3개)에 대해 “14개 의혹을 쏟아부어 제출했던 김건희 특검법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사실상 고백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여당 지도부는 무엇보다 수정안에 ‘명태균 게이트’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선거 개입 의혹’이 포함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만약 민주당이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디올백 사건만 특검법 조항에 넣겠다고 했으면 여론 때문에 여당으로서도 받지 않을 명분이 적지만 검찰 수사가 이뤄지지도 않은 사항들을 특검하겠다 하면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수정안을 내놓은 데는 최근 여당 내부에서도 특검법을 받아야 한다는 기류가 고개를 든 것과 무관치 않다. 한 대표는 지난달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여론 상황이 악화하면 앞으로 김건희 특검법을 더 막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고, 그 이후로 여당 일각에서도 ‘독소조항을 제거한 특검법이라면 추진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하지만 5일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대통령실이 인적 쇄신 움직임을 보이고,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중단 방침도 밝히면서 친한계도 일단 여론 추이를 봐야 한다는 쪽으로 선회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특별감찰관제도 추진하고 있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전부 거부한 것도 아닌 만큼 대통령실에 시간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이야말로 특검법을 말할게 아니라 특별감찰관을 먼저 수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한 대표 역시 이 대표의 잇따른 선고(15일, 25일)를 앞두고 연일 ‘이 대표 때리기’에 집중하며 내부 갈등보다는 민주당 공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이 대표 문제를 언급하는 데 집중할 때”라며 “이 대표는 건성으로도 반성의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이날 오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할 경우 즉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밝혔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 대상을 기존 14개에서 3개로 줄인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을 14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올리기로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 중재안으로 제안했던 ‘제3자 특검 추천’ 방식도 포함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세 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독소조항”이라며 반발하던 부분을 수정해 여당 내 이탈표를 끌어내고 여론전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독소조항을 없앴다는 것은) 민주당의 말뿐”이라며 수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특검 수사 대상과 추천 방식과 관련해 모든 것을 열어 놓고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민주당은 특검법의 수사 대상을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개입 의혹,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개입 의혹 등을 포함한 기존 14개에서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여 의혹 △윤석열 대통령-김 여사의 명태균 씨 통한 대선 경선 관여 및 불법 여론조사 의혹 △위의 수사 중 인지된 관련 사건 등 3개로 축소할 계획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최대한 국민의힘에서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준비할 계획”이라며 “이래도 수용 안 하면 국민의힘이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민주당은 수정안에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등 야당이 2명으로 압축하고, 대통령이 1명을 최종 임명하는 ‘제3자 특검 추천’ 방식도 담기로 했다. 다만 대법원장이 추천한 후보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국회의장을 통해 후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야당 비토권’ 조항도 넣겠다는 방침이다.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선고에 집중된 시선을 흩뜨리려는 교만하고 얕은 술수”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여권 내부를 갈라치기 하려는 속셈 아니냐”며 “특검법이 발효될 경우 김 여사 공천 관련 수사를 빌미로 여당을 향한 전방위적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이 대표 1심 선고에 대한 공세와 함께 야당을 향한 특별감찰관 수용 촉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대통령실은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여당 입장으로 갈음하겠다”며 거부권 행사 방침을 시사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발의하는 반도체특별법에 보조금 재정 지원 규정을 담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가 직접 보조금 지원엔 난색을 표해 왔지만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반도체 산업 변동성이 확대되자 당정이 조율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의 임의규정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1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도체특별법에 ‘보조금 등 재정지원을 할 수 있다’고 (조항을 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정부와 조율된 내용을 11일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은 28일 본회의에서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김 의장은 “정부가 보통은 투자세액공제를 지원하는데, 세액공제는 투자를 실행하고 공장이 완공되고 종업원을 채용하고 공장을 가동해서 영업이익이 발생할 때만 받을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처럼 투자 확정 단계에서 선(先)보조 지원을 받는 것이 인센티브가 되기 때문에 우리도 그런 법적 근거를 두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반도체특별법에는 미국, 대만 등 경쟁국처럼 반도체 핵심 인력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당사자 동의가 있는 경우’ 주 52시간 근로 규제를 푸는 ‘화이트칼라 면제(White-Collar Exemption)’ 규정도 담길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안정적인 재원으로 반도체산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반도체특별회계를 설치하고, 대통령직속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위원회를 두는 내용도 특별법에 담기로 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발의하는 반도체특별법에 보조금 재정 지원 규정을 담기로 했다. 그동안 여당은 직접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고, 정부는 직접 보조금 지원엔 난색을 표시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반도체 산업 변동성이 확대하자 당정은 조율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의 임의규정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았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1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도체특별법에 ‘보조금 등 재정지원을 할 수 있다’고 (조항을 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정부와 조율된 내용을 11일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은 28일 본회의에서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보조금 지원 규정 신설에 대해 “정부가 보통은 투자세액공제를 지원하는데, 세액공제는 투자를 실행하고 공장이 완공되고 종업원을 채용하고 공장을 가동해서 영업이익이 발생할 때만 받을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처럼 투자 확정 단계에서 선(先)보조 지원을 받는 것이 인센티브가 되기 때문에 우리도 그런 법적 근거를 두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여당과 정부는 보조금 지원에 이견을 보여왔다. 여당은 글로벌 경쟁을 위해 미국와 일본처럼 직접 보조금 지원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정부는 금융지원, 세액 공제 방식으로 이미 지원을 하고 있어 보조금 지급 근거 조항을 명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반도체산업 분야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당정은 보조금 지원 임의규정 신설로 의견을 모아 입법을 서두르기로 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보조금 지원의 구체적 규정은 시행령에 담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특별법에는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52시간 근무제 예외조항인 ‘화이트칼라 면제(White-Collar Exemption)’ 규정도 담길 예정이다. 미국, 대만 등 경쟁국처럼 반도체 핵심 인력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당사자 동의가 있는 경우’ 근로시간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안정적인 재원으로 반도체산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반도체특별회계를 설치하고, 대통령 직속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위원회를 두는 내용도 특별법에 담기로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