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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지’를 명확히 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을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한 발언에 대해 21일 사과했다. 홍 수석은 이날 대통령실 대변인실 명의의 공지를 통해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관련 답변 과정에서 정무수석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점에 대해 부산일보 기자분과 언론 관계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정무수석으로서의 본연의 자세와 역할을 가다듬겠다”고 덧붙였다. 홍 수석은 1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이 ‘한 기자가 무엇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과하신 것이냐고 묻자 (윤 대통령이) 답변을 못하셨다’고 언급하자 “부산일보 기자인데, 저는 그건 그 기자가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사과를 했는데 마치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하듯이 ‘뭘 잘못했는데’ 이런 태도는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홍 수석의 발언은 이후 기자들의 ‘불편한 질문’을 ‘무례’로 인식하는 대통령실 참모들의 언론관에 대한 문제제기로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대통령실 지역기자단도 20일 입장문을 내고 “(기자의) 태도를 시정하라는 건 기자들에 대한 ‘눈치 주기’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준 셈”이라며 홍 수석의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남미 순방 일정을 마무리하고 21일 국내 정치로 복귀하면서 다시 여권의 시선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7일 기자회견 이후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속도감 있는 실천”을 요구한 뒤 추가 쇄신 요구를 자제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여기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5일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영향이 컸다. 하지만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가 구속되고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당내에서도 “김건희 여사 리스크는 본질적으로 해소된 것이 없다. 여당의 위기는 진행형”이라는 지적이 나오며 한 대표가 쇄신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요구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윤 대통령의 약속 실천을 지켜보고 점검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실천이 부족하면 당연히 대표의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위기 본질 김건희 사법리스크 해소 안 돼” 윤 대통령의 귀국 하루 전인 20일에도 한 대표는 정책 메시지와 이 대표 공세에 집중했다. 한 대표는 이날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가상자산 과세는 유예돼야 한다”며 가상자산 이슈를 띄웠다. 또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국민의힘 ‘재판지연방지 태스크포스(TF)’ 출범에 대해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이 대표 측이 1심 재판을 어떻게 2년 2개월이나 지연시켰는지 수법에 대해 분석하고 공개하겠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한 대표는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까지는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단 당 외연 확장을 위한 메시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한 대표는 22일 민생경제 점검 당정협의회에서 취약계층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25일까지는 이 대표 재판에 집중하고 그 뒤에는 당의 실력을 보여주고 대통령실의 실천도 보게 될 것”이라며 “먼저 압박하면 오히려 실천을 하지 않을 명분을 주는 꼴이 된다. 한 대표는 변화 쇄신 입장에서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내에선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여당 의원은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잠시 가린 것처럼 보이지만 여권 위기의 본질인 김 여사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김 여사 문제를 우리가 제대로 해결하고 나서야 국민들이 정부와 여당을 응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여당 관계자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충돌을 불사하면서 쇄신을 요구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실제 윤 대통령의 구체적인 쇄신 움직임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대통령실에 봉합 시그널을 보낸 한 대표의 존재감이 약화될 수 있다”고 했다. 친윤(친윤석열)계 등 비한(비한동훈)계에서 집중 제기하는 당원게시판 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윤계가 한 대표에게 “결자해지”를 요구하며 직접 해명을 요구한 데 대해 친한계 지도부 관계자는 “정당법상 당원 명부 조사는 영장에 따른 수사로 가능하다. 경찰 수사로 확인하면 될 일”이라며 “논란을 부추기는 건 윤-한 갈등에 기생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 “韓, 용산 실천 안 나오면 의견 낼 것” 결국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과 김 여사 및 명 씨의 추가 의혹에 대한 해명 여부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시기와 관련해선 친한계와 온도 차가 감지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예산안 처리가 급선무다. 모든 것을 예산안 처리 이후로 돌리고 있기 때문에 인사 윤곽을 잡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변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고, 가급적 쇄신에 대한 평가를 후하게 받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철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음주운전으로 벌금 800만 원 (선고받은) 강기훈 선임행정관 같은 경우는 반드시 정리를 해야 되고 그게 어찌 보면 쇄신 인사의 리트머스시험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여사와 명 씨와 관련 의혹에 대한 추가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실이 이달 말경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민과의 대화’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이에 대한 별도 설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검토해 오던 윤석열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당초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기조에 맞춰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단계적 대응’을 검토해 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당선’이란 중대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후보 때부터 수차례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 기조를 밝혀 왔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도 한국의 전쟁 개입 등의 가능성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북-러 군사협력에는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도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해선 트럼프 2기 정부의 기조를 염두에 둔 듯 일단 신중하게 지켜보는 모양새다.● “우크라 무기 지원, 특사단 얘기 먼저 들어봐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8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방어 능력을 보충해 주는 문제에 대해 한국도 앞으로 잘 들여다보고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계획에 대한 질문에 “그런 논의를 나토에서도, 바이든 행정부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 특사단을 먼저 받아봐야, 얘기를 들어봐야 알겠다”고 답변했다. 이는 북한 파병 문제가 급부상한 한 달 전 정부가 내놓은 입장과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 앞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달 22일 “북-러 군사협력의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인 대응 조치를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이틀 뒤 윤 대통령도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살상무기를 직접 지원하지 않는다는 대원칙도 유연하게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다음 단계의 기준은 북한군의 전투 개시”라면서 무기 지원 등과 관련된 사실상의 ‘레드라인’도 시사한 바 있다. 이후 북한군의 교전 사실 등까지 확인됐음에도 ‘다음 단계’와 관련된 구체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정부가 트럼프 2기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신중 모드’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 사용을 승인한 데 대해서도 일단 “사전에 결정을 공유 받았다”는 수준에서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우리나라가 직접 이 문제에 가담해서 행동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또 “한미동맹 간에는 필요한 무기 체계를 얼마든지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데 우크라이나를 상정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도 없고, 구체적으로 토의를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尹 “북-러 군사협력 즉각 중단” 규탄윤 대통령은 이날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북-러를 겨냥해 불법 군사협력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 바로 뒤 순서로 발언한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 파병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라브로프 장관과 달리 북-러 불법 군사협력을 콕 집어 규탄했고, 이를 중단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도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비핵보유국이더라도 핵무기 보유국의 참여나 지원이 있을 때 ‘공동 공격’으로 간주하는 핵 교리 개정안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방 핵보유국에 대해 핵 보복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리우데자네이루=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검토해 오던 윤석열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당초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기조에 맞춰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까지도 열어두고 ‘단계적 대응’을 검토해왔다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라는 중대 변수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 방침을 고수하고 있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까지 나서서 한국의 전쟁 개입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이 같은 미국 새 행정부의 기조를 지켜보며 연일 신중론을 펼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8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와 북한이 국제사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협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가 방어능력을 갖도록 보충해 주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미국,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도 앞으로 잘 들여다보고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 무기 지원계획에 대한 물음에는 “그런 논의를 나토에서도, 바이든 행정부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 특사단을 먼저 받아봐야, 얘기를 들어봐야 알겠다”고 답변했다.이러한 신중 기조는 지난달 정부 입장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지난달 22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북-러 군사협력의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인 대응 조치를 실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같은달 24일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는 대원칙으로서 살상 무기를 직접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었는데 그러한 부분에서도 더 유연하게,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다음 단계의 기준은 북한군의 전투 개시”라면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그러나 이달 5일 트럼프 당선인의 등장 후 정부는 미온적인 태도를 비치기 시작했다. 국가정보원이 12일 북한군의 교전사실을 확인했지만 ‘다음 단계’에 대한 향방은 안갯속이다.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4일 “우크라이나에 대해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는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우방국과 긴밀 협의해서 신속하게 다음 대책을 논의하고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듯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를 두고 우리가 무기 지원을 앞세우다 자칫 트럼프 2기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출구전략을 찾아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 사용을 승인한 데 대해서도 “사전 통보를 받았다”는 수준에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8일(현지 시간) “우리나라가 직접 이 문제에 가담해서 행동을 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미국의 결정을 공유받은 정도로 알고 있으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미동맹 간에는 필요한 무기 체계를 얼마든지 서로 주고받을 수가 있는데 우크라이나를 상정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도 없고, 구체적으로 토의를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도 덧붙였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결정은 미 정책의 큰 변화를 보여 준다.”(미 뉴욕타임스·NYT)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사거리 약 300km인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표적을 공격하도록 허가하자 17일(현지 시간) NYT는 이같이 평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000일(19일)이 다 되도록 망설였던 정책 전환을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두 달가량을 남긴 상태에서 전격 단행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으로 우크라이나의 무기 사용을 제한해 왔던 다른 유럽 국가들도 규제를 완화해 우크라이나 지원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조치가 제대로 시행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을 두고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고, 내년 1월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트럼프 취임 전 서둘러 결정”우크라이나는 그간 에이태큼스 등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에 있는 군사 시설 등을 공격하게 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확전을 우려해 에이태큼스의 사용 범위를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영토로 제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 결정을 내린 배경엔 북한군 참전으로 불리해진 우크라이나의 여건과 두 달 뒤 취임할 트럼프 당선인이 종전 협상에서 현 전선을 국경으로 동결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직후 종전 협상에 착수하는 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우크라이나를 위해 내린 결단”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결정이 우크라이나가 격전지인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버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 싱크탱크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 선임연구원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더 오래 버틸 수 있게 돕고, 북한이 전쟁에 쓰는 비용을 늘리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CNN은 “우크라이나는 전쟁의 흐름을 바꿀 만큼 충분한 에이태큼스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며 전황이 크게 달라지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보복 우려… 푸틴 “나토와 전쟁” 다른 서방국가들도 무기 사용 제한 완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영국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약 250km인 스톰섀도와 스칼프(SCALP) 미사일을 지원했지만 러시아 본토 공격은 허용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맞대응도 우려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9월 “(미국이 미사일 사용을 허가하면) 미국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도 러시아와 (직접) 전쟁을 하는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타격용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할 경우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분쟁에 기름을 붓고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확전 우려가 제기되자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18일 X에 “군산복합체(바이든 행정부)는 아버지가 평화를 만들고 생명을 구할 기회를 갖기 전에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앞서 14일 페루 리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해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는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우방국과 긴밀히 협의해서 신속하게 다음 대책을 논의하고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만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미 대선에서 승리해 정부의 무기 지원 기조가 더 신중해졌고, 향후 고민이 커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수차례 밝힌 만큼 우리가 무기 지원 시 자칫 미국의 기조와 결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지원받은 지대지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임기 두 달을 남겨둔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강도를 높이기 위해 중대 전환을 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사거리 약 300km인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 표적을 공격하도록 허가했다. 미 당국자들은 이 미사일이 러시아 본토 남서부 쿠르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 병력을 방어하기 위해 러시아군과 북한군을 상대로 사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불허했지만 지난달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확인되며 전략 변경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자들은 이번 전략 변화가 북한에 ‘북한군은 취약하며 더 이상 병력을 보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취지라고 NYT에 전했다.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분쟁에 기름을 붓고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년 만에 개최된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대회에서 ‘핵무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5일 “핵무력 강화 노선은 이미 우리에게 있어 불가역적인 정책으로 된 지 오래”라며 “이제 남은 건 지금 당장이라도 핵무력이 전쟁 억제의 사명과 제2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게 더욱 완벽한 가동 태세를 갖추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우크라 무기 제한 해제… 트럼프 장남 “3차대전 벌이고 싶나”“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결정은 미 정책의 큰 변화를 보여준다.”(미 뉴욕타임스·NYT)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사거리 약 300km인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표적을 공격하도록 허가하자 17일(현지 시간) NYT는 이같이 평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000일(19일)이 다 되도록 망설였던 정책 전환을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두 달가량을 남긴 상태에서 전격 단행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으로 우크라이나의 무기 사용을 제한해 왔던 다른 유럽 국가들도 규제를 완화해 우크라이나 지원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조치가 제대로 시행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을 두고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고, 내년 1월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트럼프 취임 전 서둘러 결정”우크라이나는 그간 에이태큼스 등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에 있는 군사 시설 등을 공격하게 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확전을 우려해 에이태큼스의 사용 범위를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영토로 제한했다.바이든 대통령이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 결정을 내린 배경엔 북한군 참전으로 불리해진 우크라이나의 여건과 두 달 뒤 취임할 트럼프 당선인이 종전 협상에서 현 전선을 국경으로 동결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직후 종전 협상에 착수하는 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우크라이나를 위해 내린 결단”이라고 전했다.실제로 이번 결정이 우크라이나가 격전지인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버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 싱크탱크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 선임연구원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더 오래 버틸 수 있게 돕고, 북한이 전쟁에 쓰는 비용을 늘리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CNN은 “우크라이나는 전쟁의 흐름을 바꿀 만큼 충분한 에이태큼스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며 전황이 크게 달라지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보복 우려… 푸틴 “나토와 전쟁” 다른 서방국가들도 무기 사용 제한 완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영국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약 250km인 스톰섀도와 스칼프(SCALP) 미사일을 지원했지만 러시아 본토 공격은 허용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맞대응도 우려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9월 “(미국이 미사일 사용을 허가하면) 미국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도 러시아와 (직접) 전쟁을 하는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타격용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할 경우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확전 우려가 제기되자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18일 X에 “군산복합체(바이든 행정부)는 아버지가 평화를 만들고 생명을 구할 기회를 갖기 전에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한편 정부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앞서 14일 페루 리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해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는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우방국과 긴밀 협의해서 신속하게 다음 대책을 논의하고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만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미 대선에서 승리해 정부의 무기 지원 기조가 더 신중해졌고, 향후 고민이 커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수차례 밝힌 만큼 우리가 무기 지원 시 자칫 미국의 기조와 결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3주 만에 20%대로 들어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5일 나왔다. 국정 동력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20%대가 2주 전 처음 무너진 뒤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최저치인 17%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한 셈이다. 다만 지지율 하락세가 멈췄음에도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16%)는 4주 연속 가장 높은 국정 운영 부정평가 요인에 올랐다.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11월 둘째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20%로 지난주보다 3%포인트 올랐다. 부정 평가는 취임 후 최고치였던 전주(74%)보다 3%포인트 내린 71%였다. 지역별 지지율을 살펴보면 보수 핵심 지지층인 대구·경북(TK) 지지율이 지난주 조사보다 14%포인트 높아진 37%를 기록했다. 갤럽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멈췄고 국민의힘 지지층, 70대 이상, 대구·경북 지역 등에서의 변화폭이 컸다”며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 기존 지지층 일부가 주목·호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각각 전주보다 2%포인트씩 하락한 27%와 34%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오르고, 여당 지지율은 떨어지는 ‘역(逆)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여당 지지율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3주 만에 20%대로 들어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5일 나왔다. 국정 동력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20%대가 2주 전 처음 무너진 뒤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최저치인 17%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한 셈이다. 다만 지지율 하락세가 멈췄음에도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16%)는 4주 연속 가장 높은 국정 운영 부정평가 요인에 올랐다.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11월 둘째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20%로 지난주보다 3%포인트 올랐다. 부정 평가는 취임 후 최고치였던 전주(74%)보다 3%포인트 내린 71%였다.지역별 지지율을 살펴보면 보수 핵심 지지층인 대구·경북(TK) 지지율이 지난주 조사보다 14%포인트가 높아진 37%를 기록했다. 갤럽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멈췄고 국민의힘 지지층, 70대 이상, 대구·경북 지역 등에서의 변화폭이 컸다”며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 기존 지지층 일부가 주목·호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각각 전주보다 2% 포인트씩 하락한 27%와 34%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오르고, 여당 지지율은 떨어지는 ‘역(逆)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여당 지지율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당내 친한(친한동훈)계에선 “오차범위 내 하락”이라며 “대통령이 사과 이후 실천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당 지지율이 영향받지 않겠냐”고 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은 “그동안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반사이익을 누렸는데, 윤 대통령이 사과하고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황이 반전된 것”이라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대통령실 참모가 13일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 인터뷰와 관련해 “대한민국의 4대 개혁의 성공은 이제 전 세계인의 관심거리가 됐다”고 밝혔다.하태원 대통령해외홍보비서관은 13일 정책브리핑에 기고한 ‘대통령이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이란 칼럼에서 “뉴스위크 측은 윤석열 대통령의 개혁 추진 의지의 강인함(resilience)과 사심 없는 결단력(selfless determination)을 두 개의 키워드로 보았던 것 같다”며 이처럼 회고했다.지난달 16일, 70여 분 간 진행된 당시 인터뷰 현장을 지켜본 하 비서관은 “미국 대선, 북한의 도발 같은 외교 안보 현안으로 시작해 4대 개혁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 경제 현안, 저출생 문제 등으로 주제가 넘나들었지만 대통령의 대답은 흔들리지 않았다”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지율이 추락해도, 중간선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제 임기 중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풀려야 하고, 개혁과 제도 개선을 하지 않고 물러설 수가 없다”고 한 발언을 소개하며 “임기 반환점을 맞은 윤 대통령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사자후(獅子吼)’ 같았다”고 술회했다.뉴스위크는 최신호에 윤 대통령을 표지 모델로 내세우며 커버스토리 제목을 ‘국내적 진실(Home Truths): 윤 대통령에게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아니다’로 달고 대통령의 의료·연금·노동·교육 4대 개혁 완수 의지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재임 중에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몇 %로 높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퇴임 후 다음 정권에서 우리의 성장을 계속 추동할 수 있는 잠재 성장동력을 얼마나 만들어 내는가가 재임 중에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하 비서관은 이에 “당장이라도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듯 으르렁거리는 북한의 도발 위협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4대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대통령의 확신에 찬 모습이 취재진에게는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뉴스위크 편집팀은 ‘전 세계인들에게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내 도전적 환경의 엄중함(magnitude of the challenges)을 현실적으로 부각시키려 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뉴스위크와는 당초 3월경 집권 2년차를 맞아 인터뷰 관련 논의가 이뤄졌지만 4월 22대 총선이 예정돼 있었고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 추진에 매진하던 시기여서 늦춰졌다는 후일담도 알려졌다. 이후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다시 인터뷰 제의가 들어와 지난달 인터뷰가 성사됐다. 윤 대통령은 계획된 인터뷰 시간을 넘기고도 추가 질문을 더 소화했고, 인터뷰 후에는 뉴스위크 소유주인 데브 프라가드 최고경영자(CEO)와 낸시 쿠퍼 글로벌 편집장 등 취재진에게 2층 접견실을 직접 소개하며 지난해 미 국빈방문 당시 선물 받은 빈티지 야구 용품, 그룹 퀸과 ‘아메리칸 파이’를 부른 돈 매클린의 레코드판 선물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불법 채권추심 행위는 서민의 삶을 무너뜨리는 악질적 범죄”라며 “검찰과 경찰은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불법 채권추심을 뿌리 뽑고 금융당국은 서민 금융지원 정책을 전면 재점검해 서민들이 불법 사채의 덫에 빠지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오전 ‘30대 여성이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다 어린 딸을 남겨두고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는 뉴스를 접한 뒤 이같이 지시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뉴스를 접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불법 사채 근절 지시는 전날 ‘양극화 타개 발언’과 맞물려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넓게 본다면 양극화 문제의 하나로 볼 수 있다”며 “불법 금융이 사회적으로 많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조사해서 개선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불법 사금융 근절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불법 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면서도 “고금리 사채와 불법 채권추심은 정말 악독한 범죄”라며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하고 피해 구제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도 5일 브리핑에서 “국민 모두가 안전하고 든든한 복지사회 구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전세사기와 보이스피싱, 불법 사금융, 마약, 디지털 성범죄, 가짜뉴스 등 모든 범죄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는 각오로 단호히 척결하겠다”고 했다. 앞서 경찰은 6세 딸을 홀로 키우는 30대 여성 A 씨가 9월 전북 전주시 한 펜션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서 등을 바탕으로 A 씨가 연이율 수천 %에 달하는 불법 대출을 받았다가 사채업자들의 협박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하고 사채업자들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초 신년 국정브리핑 등을 통해 임기 후반기 ‘양극화 타개’를 위한 노동, 교육, 주택, 자산 및 소득과 관련된 종합정책을 직접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전날 집권 후반기 첫 대통령 주재 참모회의에서 ‘양극화 해소’를 중점 과제로 삼겠다고 밝힌 만큼 연초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책을 내놓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저소득층의 소득과 주거 질을 끌어올려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소득 및 교육 불평등 타개 등을 위한 양극화 해소 분야에서는 관련 재정을 적극 풀어 집중 지원을 할 방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양극화 타개는) 시장의 1차적 분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양극화가 초래된다면 정부가 나서서 2차적으로 분배 기능을 수행하겠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쇄신 차원에서 재정 기조 변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 후반기의 핵심은 양극화 타개라는 콘셉트에서 재정도 적극적으로 쓰는 부분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연초에 이런 방향을 제시하는 발표를 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대통령실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4인 가구 33평’ 등 중산층이라고 했을 때 떠올릴 수 있는 생활·문화 수준을 좀 더 넓게 누릴 수 있도록 각 노동, 교육, 주택, 자산 분야별 정책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양극화 해소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재정을 사용할 방침이다”라며 “쇄신 차원에서 기존 재정 기조에 변화가 있다고 봐도 된다”고 강조했다. 또 “현금도 지원할 수 있다”며 “야당에서 주장하는 전 국민 살포성 현금 지원은 실제 효과도 없고 재원만 낭비되기 때문에 지양하지만 어려운 분들에게 지원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건전 재정 기조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극화 정책 방향은 청년과 미래 세대 같은 경제 주체에게 일하고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해 노동시장과 사회적 자본의 선순환이 조성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정부가 이를 위해 재정을 포함해 적극적으로 개입해 사회 전반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여러 회의 자리에서 ‘중산층이 두터워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 다음 달 초 자영업자 대책 발표 용산의 기조 변화를 두고 이명박(MB) 정부가 기업 친화적인 민간 주도 정책을 펼치다가 집권 하반기 ‘친서민 중도 실용’ 기조로 전환했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MB 정권이 ‘부자감세 정권’이란 평가를 받다가 친서민 드라이브로 지지율을 끌어올린 데 착안했다는 것이다. 실제 대통령실 내에선 윤석열 정부의 국정수행 부정 평가의 상위 요인으로 지목돼 왔던 ‘경제, 민생, 물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당장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 같은 문제를 타협하기 어렵다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나 기조 변화로 쇄신 면모를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정부는 다음 달 초 손님이 예약한 뒤 나타나지 않는 ‘노쇼’ 문제를 포함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4일부터 21일까지 5박 8일 일정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개최국인 페루, 브라질을 각각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순방 일정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은 물론이고 다자회의 기간 중 한중, 한미일,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2일 브리핑에서 “우리의 외교 지평과 실질 협력을 중남미로 확대한다는 의미”라며 “무엇보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5일 APEC 정상회의 첫 세션에서 내년 APEC 의장국으로서 대한민국이 자유롭고 안정적인 무역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논의에 앞장서겠다고 밝힐 예정이다. 이어 16일엔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을 소화하고 이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일 회담은 적극 조율 중이고, 한중 회담 역시 열심히 협의 중이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에 대해선 “새로운 변화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며 “추가적인 변수가 0.1%라도 있는 경우 확언해서 몇 날, 몇 시에 도착한다는 것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에 따라 귀국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 대상을 기존 14개에서 3개로 줄인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을 14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올리기로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 중재안으로 제안했던 ‘제3자 특검 추천’ 방식도 포함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세 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독소조항”이라며 반발하던 부분을 수정해 여당 내 이탈표를 끌어내고 여론전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독소조항을 없앴다는 것은) 민주당의 말뿐”이라며 수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특검 수사 대상, 추천 방식과 관련해 모든 것을 열어놓고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특검법의 수사 대상을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개입 의혹,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개입 의혹 등을 포함한 기존 14개에서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여 의혹 △윤석열 대통령-김 여사의 명태균 씨 통한 대선 경선 관여 및 불법 여론조사 의혹 △위의 수사 중 인지된 관련 사건 등 3개로 축소할 계획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최대한 국민의힘에서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준비할 계획”이라며 “이래도 수용 안 하면 국민의힘이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수정안에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등 야당이 2명으로 압축하고, 대통령이 1명을 최종 임명하는 ‘제3자 특검 추천’ 방식도 담기로 했다. 다만 대법원장이 추천한 후보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국회의장을 통해 후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야당 비토권’ 조항도 넣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선고에 집중된 시선을 흩뜨리려는 교만하고 얕은 술수”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여권 내부를 갈라치기하려는 속셈 아니냐”며 “특검법이 발효될 경우 김 여사 공천 관련 수사를 빌미로 여당을 향한 전방위적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이 대표 1심 선고에 대한 공세와 함께 야당을 향한 특별감찰관 수용 촉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여당 입장으로 갈음하겠다”며 거부권 행사 방침을 시사했다.野 ‘도이치-명태균 의혹’으로 특검 좁히고 3자 추천 수용… 與 분열 시도[野,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 제시]“이번엔 與 이탈표 끌어낼수 있을 것… 특검 받으면 특별감찰관 추천도 수용”尹 거부권 행사땐 28일 재표결 방침… “與 반대하면 상설특검도 회부” 압박“이번에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여당 내 이탈표를 끌어내 반드시 통과되도록 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1일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을 선제적으로 제안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기존 ‘김건희 특검법’에서 수사 대상을 줄이고,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제3자 추천’ 방식을 포함하는 대안으로 여당 내 이탈표를 공략하겠다는 것. 민주당은 특검법 수정안을 14일 본회의에서 처리한 뒤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정안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28일까지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다. 그 사이 국민의힘 내 이탈표를 충분히 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래도 안 받을 건가” 與 분열 시도민주당이 조만간 제출할 특검법 수정안은 수사 대상을 기존 14개에서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 윤석열 대통령-김 여사의 명태균 씨 통한 대선 경선 관여 및 불법 여론조사 의혹, 위의 수사 중 인지된 관련 사건 등 3가지로 줄였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수사 대상 중 가장 핵심만 남긴 것”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의힘에서 특검법 수정안도 거부할 경우 수정안에서 빠진 김 여사 관련 혐의를 상설특검에 넣는 안을 고심 중”이라며 “상설특검안을 28일 본회의에 올려 여당을 추가로 압박할 수 있다”고 했다. 특검 추천 방식도 기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조국혁신당)에서 각 1명씩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는 방식 대신,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등 야당이 2명으로 압축하고, 대통령이 1명을 최종 임명하는 안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 논의 당시 제안했던 제3자 추천 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민주당의 특검법 수정안은 윤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한 대표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세로 전환하자 여권 분열을 시도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하는데도 한 대표나 국민의힘이 반대할 수 있냐”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동안 국민의힘에서 ‘독소조항’이라고 반발하던 부분을 수정할 것”이라며 “여당에서도 무조건 반대하면 ‘당 간판’을 내리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특검 촉구 1000만인 서명운동본부 발대식’을 열고 본격 여론전에 나섰다. 민주당은 여권에서 또다른 독소조항으로 꼽아 온 ‘6개월 내 1심 선고, 3개월 이내 2, 3심 선고’와 ‘언론 브리핑’ 조항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 있다. 다만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여당이 협상 의지가 있어서 자체 안을 가지고 오면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野 “특검 통과되면 특별감찰관도 수용” 민주당은 특검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킬 경우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특별감찰관 추천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특감은 감찰 행위이기 때문에 기존에 수사를 해야 할 사안은 반영할 수 없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특감도 하고 특검도 하면 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14일 전까지 국민의힘과의 협상을 추진하되, 국민의힘이 협상에 끝내 임하지 않을 경우 수정안을 단독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회법상 국회의원 3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수정안이 본회의에 제출되면,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원안보다 먼저 상정된다. 수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원안은 자동 폐기된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에서 재의결을 할 때도 수정안이 본회의에 올라간다. 재의결 땐 192석 범야권 전원이 동의한다는 전제 아래 국민의힘 의원 8명만 동의하면 통과된다. 다만 조국혁신당 등 군소야당의 반발이 변수로 남았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민주당이 특검법 수정안을 제안한 것에 대해 “모든 법안에 대해 국민의힘의 결재를 받을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조국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같이하길 기대하며 먼저 알아서 특검 수위를 낮춰주는 게 바람직한가 의문”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독소조항을 제거한 수정안이라고 주장하지만 특검이 시작되면 당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의도가 분명해 받을 수 없는 안이다.” 복수의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 지도부 관계자들은 민주당이 11일 내놓은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명태균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검이 김 여사를 수사한다며 당내 인사들을 전방위적으로 수사 대상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 수사 대상을 축소하고 제3자 특검 추천 방식을 제시하며 여당의 이탈표를 추가로 이끌어내려는 시도에 나섰지만 여당 내부에선 오히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빌미로 국민의힘 당사를 쑥대밭으로 만들려는 획책”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한동훈 지도부는 “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추천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 후 인적 쇄신 등 일련의 조치사항들이 대통령실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여론의 추이를 조금 더 살펴볼 여지가 생겼다는 점,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고 정국이 시작된 점 등을 고려해 특검법 수용 불가 등 야당을 향한 공세에 고삐를 죄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이 대표 선고에 집중된 시선을 흩뜨리려는 교만하고 얕은 술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 제안에 대해 “(독소조항 제거는) 민주당의 말뿐”이라며 “특별히 더 드릴 말이 없다”고 했다. 이른바 ‘독소조항’을 제거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특검 조항 축소(14개→3개)에 대해 “14개 의혹을 쏟아부어 제출했던 김건희 특검법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사실상 고백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여당 지도부는 무엇보다 수정안에 ‘명태균 게이트’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선거 개입 의혹’이 포함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만약 민주당이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디올백 사건만 특검법 조항에 넣겠다고 했으면 여론 때문에 여당으로서도 받지 않을 명분이 적지만 검찰 수사가 이뤄지지도 않은 사항들을 특검하겠다 하면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수정안을 내놓은 데는 최근 여당 내부에서도 특검법을 받아야 한다는 기류가 고개를 든 것과 무관치 않다. 한 대표는 지난달 21일 윤 대통령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여론 상황이 악화하면 앞으로 김건희 특검법을 더 막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고, 그 이후로 여당 일각에서도 ‘독소조항을 제거한 특검법이라면 추진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5일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대통령실이 인적 쇄신 움직임을 보이고,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중단 방침도 밝히면서 친한계도 일단 여론 추이를 봐야 한다는 쪽으로 선회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특별감찰관제도 추진하고 있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전부 거부한 것도 아닌 만큼 대통령실에 시간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이야말로 특검법을 말할 게 아니라 특별감찰관을 먼저 수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 대표 역시 이 대표의 잇따른 선고(15일, 25일)를 앞두고 연일 ‘이 대표 때리기’에 집중하며 내부 갈등보다는 민주당 공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이 대표 문제를 언급하는 데 집중할 때”라며 “이 대표는 건성으로도 반성의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이날 오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할 경우 즉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독소조항을 제거한 수정안이라고 주장하지만 특검이 시작되면 당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의도가 분명해 받을 수 없는 안이다.”국민의힘 복수의 친한(친한동훈)계 지도부 관계자들은 민주당이 11일 내놓은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명태균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검이 김 여사를 수사한다며 당내 인사들을 전방위적으로 수사 대상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 수사 대상을 축소하고 제3자 추천 방식을 제시하며 여당의 이탈표를 추가로 이끌어내려는 시도에 나섰지만 여당 내부에선 오히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빌미로 국민의힘 당사를 쑥대밭으로 만들려는 획책”이라는 반발이 나온다.한동훈 지도부는 “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추천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 후 인적 쇄신 등 일련의 조치사항들이 대통령실에 나오고 있는 만큼 여론의 추이를 조금 더 살펴볼 여지가 생겼다는 점,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고 정국이 시작된 점 등을 고려해 특검법 수용 불가 등 야당을 향한 공세에 고삐를 쥐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이 대표 선고에 집중된 시선을 흩뜨리려는 교만하고 얕은 술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 제안에 대해 “(독소조항 제거는) 민주당의 말뿐”이라며 “특별히 더 드릴 말이 없다”고 했다. 이른바 ‘독소조항’을 제거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특검 조항 축소(14개→3개)에 대해 “14개 의혹을 쏟아부어 제출했던 김건희 특검법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사실상 고백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여당 지도부는 무엇보다 수정안에 ‘명태균 게이트’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선거 개입 의혹’이 포함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만약 민주당이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디올백 사건만 특검법 조항에 넣겠다고 했으면 여론 때문에 여당으로서도 받지 않을 명분이 적지만 검찰 수사가 이뤄지지도 않은 사항들을 특검하겠다 하면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수정안을 내놓은 데는 최근 여당 내부에서도 특검법을 받아야 한다는 기류가 고개를 든 것과 무관치 않다. 한 대표는 지난달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여론 상황이 악화하면 앞으로 김건희 특검법을 더 막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고, 그 이후로 여당 일각에서도 ‘독소조항을 제거한 특검법이라면 추진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하지만 5일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대통령실이 인적 쇄신 움직임을 보이고,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중단 방침도 밝히면서 친한계도 일단 여론 추이를 봐야 한다는 쪽으로 선회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특별감찰관제도 추진하고 있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전부 거부한 것도 아닌 만큼 대통령실에 시간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이야말로 특검법을 말할게 아니라 특별감찰관을 먼저 수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한 대표 역시 이 대표의 잇따른 선고(15일, 25일)를 앞두고 연일 ‘이 대표 때리기’에 집중하며 내부 갈등보다는 민주당 공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이 대표 문제를 언급하는 데 집중할 때”라며 “이 대표는 건성으로도 반성의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이날 오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할 경우 즉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밝혔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 대상을 기존 14개에서 3개로 줄인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을 14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올리기로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 중재안으로 제안했던 ‘제3자 특검 추천’ 방식도 포함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세 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독소조항”이라며 반발하던 부분을 수정해 여당 내 이탈표를 끌어내고 여론전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독소조항을 없앴다는 것은) 민주당의 말뿐”이라며 수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특검 수사 대상과 추천 방식과 관련해 모든 것을 열어 놓고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민주당은 특검법의 수사 대상을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개입 의혹,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개입 의혹 등을 포함한 기존 14개에서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여 의혹 △윤석열 대통령-김 여사의 명태균 씨 통한 대선 경선 관여 및 불법 여론조사 의혹 △위의 수사 중 인지된 관련 사건 등 3개로 축소할 계획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최대한 국민의힘에서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준비할 계획”이라며 “이래도 수용 안 하면 국민의힘이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민주당은 수정안에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등 야당이 2명으로 압축하고, 대통령이 1명을 최종 임명하는 ‘제3자 특검 추천’ 방식도 담기로 했다. 다만 대법원장이 추천한 후보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국회의장을 통해 후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야당 비토권’ 조항도 넣겠다는 방침이다.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선고에 집중된 시선을 흩뜨리려는 교만하고 얕은 술수”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여권 내부를 갈라치기 하려는 속셈 아니냐”며 “특검법이 발효될 경우 김 여사 공천 관련 수사를 빌미로 여당을 향한 전방위적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이 대표 1심 선고에 대한 공세와 함께 야당을 향한 특별감찰관 수용 촉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대통령실은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여당 입장으로 갈음하겠다”며 거부권 행사 방침을 시사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대비해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열고 “경제부총리를 컨트롤타워로 하는 금융, 통상, 산업 3대 분야의 회의체를 즉시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또 “공무원들끼리만 책상에 앉아 얘기하지 말고, 많은 기업 관계자를 직접 만나서 대화를 많이 해주길 바란다”고 참모와 내각에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0분간 회의를 진행하며 “여러 가지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항상 기업들의 사정을 듣고 국익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에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회 요인도 함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조선업을 포함해 미국의 관심사와 기업 수요를 반영한 협력 기회를 다양한 산업에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재검토 가능성에 대해 “양국이 치열하게 협상을 통해서 미국에도 도움되고 우리도 개선했다는 점 등을 (트럼프 측에)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려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만나서 (트럼프 당선인과) 친교와 대화를 할 시간을 잡기로 했다”고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최근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8년 만에 골프 연습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골프광’인 트럼프 당선인과의 친교 활동을 위해 ‘모든 인맥과 수단을 총동원하라’는 주변 조언에 따라 2016년 이후 내려놨던 골프채를 다시 잡은 것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022년 5월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10일로 임기 반환점을 맞이한 가운데 원로와 전문가들은 “임기 후반부에는 윤석열 대통령부터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며 윤 대통령 통치 스타일의 변화와 김건희 여사 특검 수용, 과감한 인적 쇄신 등을 촉구했다. 10일 동아일보가 원로 및 전문가 8명에게 긴급 제언을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을 받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가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우선 김 여사 특검을 받아들이고 혐의를 소명하면 된다. 특검을 받지 않으면 어떤 변명을 해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검을 누가 하더라도 없는 범죄 혐의를 만들어 낼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김 여사는) 대외 활동뿐만 아니라 대내 활동도 안 해야 한다”며 “국민 앞에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 라인’이 공식적 의사결정 라인을 식물화시켰다는 의구심을 품게 만든 만큼 이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이 인사나 정책에 있어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검사들은 일단 기소하고 재판에 들어가게 되면 잘못된 걸 인정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의대 정원 문제 등 정책이라는 건 상황이 바뀌기도 하고, ‘매몰 비용’을 포기하고 바꾸는 게 맞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 자체가 큰 문제”라고 했다. 이각범 KAIST 명예교수도 “4대 개혁은 의미가 있지만 치밀한 준비 없이 개혁을 말로만 서두른 측면이 있다”며 “의료개혁의 경우 의료계의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추진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국정 난맥상을 해소하기 위한 출발점은 내각 및 대통령실 참모진 교체 등 인적 쇄신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국민의 허를 찌를 정도로 과감하고 대대적인 쇄신이 아니면 안 된다”며 “윤 대통령에게 가장 날카로운 비판을 할 수 있는, 가령 유승민 전 의원과 같은 인사를 국무총리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후반에 갈수록 순방 등 외교 일정을 줄여야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라종일 동국대 석좌교수는 “순방을 많이 다니면 국내 정치가 하잘것없이 생각되고 허위 의식에 빠지게 된다”며 “국내에서 껄끄러운 사람들 하나라도 더 만나는 게 최고지도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임기 절반이 됐는데도 대통령다운 이미지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대통령이 변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4선·대구 달서을)이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인사 검증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기자회견에서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고 직접 밝힌 만큼 이달 하순 해외 순방을 마친 뒤부터 단계적으로 개각을 발표하는 등 인적 쇄신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10일 “‘장수 장관’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 후임으로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윤 의원을 검증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대 1기로 경찰청 정보국장과 경기지방경찰청장 등 경찰 내 요직을 거친 윤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를 맡아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윤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장관은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의 유일한 ‘원년 멤버’로 2년 반째 장관직을 유지해왔다. 이 장관 외에 취임 2년이 된 이주호 교육부 장관 및 사회부총리, 의료개혁 주무 부처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9개월째 공석인 여성가족부 장관에는 대행을 맡고 있는 신영숙 차관의 승진 기용설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외교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외교·안보 라인의 교체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회의 내년 예산안 심사,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대한 현안 대응을 마무리한 후 연말부터 개각에 나서는 게 현실적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의 교체도 거론되지만 시기는 미지수다. 대통령실 내부 장악력이 높은 데다 취임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아 교체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서울대 법대·충암고 4년 후배인 이 장관이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비서실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부의 쇄신 의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후보를 찾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동의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 주류”라고 전했다. 대통령실도 수석급 이상은 물론 비서관 이하 진용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지목됐던 강훈 전 대통령정책홍보비서관이 한국관광공사 사장 후보에서 자진 사퇴한 만큼 여사 라인으로 언급됐던 이들이 스스로 용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이준석 전 대표를 내쫓고 선거연합을 해체한 것, 김기현 대표 체제를 만들기 위해서 국민의힘 대표 선거를 당원 100%로 치르고 당을 장악하려고 한 게 결정적인 패착이었다.”(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민생과 직결되는 의료 사태를 놓고 기자회견에서 반전 계기를 마련해야 했는데 내년 의대 증원을 그대로 고집하겠다고 나올 줄 몰랐다.”(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명예교수) 원로 및 전문가들은 이처럼 2022년 대선 후 이뤄진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축출 과정과 의대 증원에서 촉발된 의정 갈등,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간의 갈등 노출 등을 윤석열 정부 전반기의 ‘패착 장면’으로 많이 꼽았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윤 대통령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갈등을 자꾸 증폭했다”며 ‘바이든 날리면’ 사태와 이 전 대표를 내보내는 과정 등을 예로 들었다. 이각범 KAIST 명예교수도 “4월 총선에서 ‘내가 출세시켜 준 후배’ 한 대표에게 개인적 배신감으로 처신할 게 아니라 중요한 고비마다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인사 조치할 사람은 인사 조치하면서도 당 지도부가 선거를 지휘할 수 있게 해줬어야 한다”며 “사감(私感)을 버리고 큰 틀에서 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잦은 거부권 행사”를 문제로 짚었다. 이 전 처장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헌법의 내재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행사해선 안 된다”며 “아무리 더불어민주당이 일방 통과시켰기 때문에 싫다 해도 민주당을 다수당으로 만든 것도 국민의 뜻이고 명령이란 걸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종일 동국대 석좌교수는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는 상식적으로 될 수 없었다”며 “2025년 일본 오사카에서 엑스포가 열리는데 오사카 지척거리인 부산에서 또 하겠다고 하는 건 안 되는 게 뻔한데도 시간, 비용, 외교적인 자산을 함부로 낭비했고 이후에 책임 규명도 흐지부지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전문가들은 2024년도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부실 인수위원회와 무속 논란, 인사 문제 등을 꼽았다. 대신 원로 및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전반기 성과로 탈원전 방침과 한일 관계 정상화를 들었다. 윤 명예교수는 “친일 친미라고 민주당에서 비판하지만 세계 정세에 비춰 보면 일본과의 관계를 정상화한 건 중요한 패러다임 변화”라고 평가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