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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100큐비트(양자컴퓨터 기본 연산 단위)급 양자컴퓨터가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 양자컴퓨팅센터에 도입됐다. 20일 언론에 공개된 양자컴퓨팅센터의 ‘IBM 퀀텀 시스템 원’은 127큐비트로 구동되는 초전도체 양자컴퓨터다. 미국 이외의 나라에 설치된 IBM 양자컴퓨터 중에는 최고 성능으로, IBM 퀀텀 시스템 원이 설치된 나라는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5번째다. 최근 구글 등 빅테크들도 선점하고 있는 양자컴퓨터 경쟁에 한국도 뛰어든 셈이다. ● 2¹²⁷번의 연산 동시에 가능 이날 공개된 IBM 퀀텀 시스템 원은 커다란 원통 안에 들어 있었다. 원통 안에는 양자컴퓨터 하면 떠오르는 샹들리에 모양의 본체가 들어 있다. 성인 남성 키만 한 거대한 장비이지만 실제 큐비트가 작동하는 칩은 손가락 두 마디 정도로 작다. 양자컴퓨터를 안정적으로 구동하려면 극저온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머지 공간과 장비는 영하 273도를 유지하는 데 사용된다. 통상 슈퍼컴퓨터보다 나은 성능을 보이는 양자컴퓨터의 큐비트 수를 100개 정도로 본다. 그간 클라우드(가상서버)를 통해 해외 양자컴퓨터를 활용해야 했던 국내 학계 및 산업계에서는 연세대의 양자컴퓨터 도입을 크게 반기고 있다. 정재호 연세대 양자사업단장은 “127큐비트는 2¹²⁷번의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기존 컴퓨터에 비해 엄청나게 빠른 연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5000개→200개, 신약 후보 추려내 우주, 에너지, 금융 등 양자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지만, 연세대 양자컴퓨팅센터의 1순위는 바이오다. 센터가 위치한 송도국제도시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을 포함해 여러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 있어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신약 개발의 경우 무수한 후보물질의 물성, 독성, 인체 내 상호작용 등 다양한 변수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다. 양자컴퓨터를 이용하면 5000여 개에 달하는 신약 후보 물질을 200개 정도로 크게 추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신약 개발은 양자컴퓨터의 ‘킬러 콘텐츠’ 중 하나로 손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은 전 세계 양자컴퓨터 신약 개발 시장이 2023년 6억300만 달러(약 8378억 원)에서 2032년에는 48억1000만 달러(약 6조6839억 원)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부터 프랑스 바이오 기업 큐비트 파마슈티컬스와 협력해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는 양자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를 넘어 양자컴퓨팅을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여러 협력 방안을 고심 중이다. IBM과 함께 양자컴퓨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구글은 이미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과 신약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모더나, 노보노디스크,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양자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인천=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최초로 100 큐비트(양자컴퓨터 기본 연산 단위)급 양자컴퓨터가 연대 송도 국제캠퍼스 양자컴퓨팅센터에 도입됐다. 20일 언론에 공개된 양자컴퓨팅센터의 ‘IBM 퀀텀 시스템 원’은 127 큐비트로 구동되는 초전도체 양자컴퓨터다. 미국 이외의 나라에 설치된 IBM 양자컴퓨터 중에는 최고 성능으로, IBM 퀀텀 시스템 원이 설치된 나라는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5번째다. 최근 구글 등 빅테크들도 선점하고 있는 양자컴퓨터 경쟁에 한국도 뛰어든 셈이다. ●2¹²⁷번의 연산 동시에 가능이날 공개된 IBM 퀀텀 시스템 원은 커다란 원통 안에 들어있었다. 원통 안에는 양자 컴퓨터 하면 떠오르는 샹들리에 모양의 본체가 들어있다. 성인 남성 키 만한 거대한 장비이지만 실제 큐비트가 작동하는 칩은 손가락 두 마디 정도로 작다. 양자컴퓨터를 안정적으로 구동하려면 극저온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머지 공간과 장비는 영하 273도를 유지하는 데 사용된다. 통상 슈퍼컴퓨터보다 나은 성능을 보이는 양자컴퓨터의 큐비트 수를 100개 정도로 본다. 그간 클라우드(가상서버)를 통해 해외 양자컴을 활용해야 했던 국내 학계 및 산업계에서는 연대의 양자컴 도입을 크게 반기고 있다. 정재호 연대 양자사업단장은 “127 큐비트는 2¹²⁷번의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기존 컴퓨터에 비해 엄청나게 빠른 연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5000개→200개, 신약 후보 추려내우주, 에너지, 금융 등 양자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지만, 연대 양자컴퓨팅센터의 1순위는 바이오다. 센터가 위치한 송도국제도시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을 포함해 여러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 있어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신약 개발의 경우 무수한 후보물질의 물성, 독성, 인체 내 상호작용 등 다양한 변수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다. 양자컴을 이용하면 5000여 개에 달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200개 정도로 크게 추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신약 개발은 양자컴퓨터의 ‘킬러 콘텐츠’ 중 하나로 손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전 세계 양자컴퓨터 신약 개발 시장이 2023년 6억300만 달러(약 8378억 원)에서 2032년에는 48억1000만 달러(약 6조6839억 원)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부터 프랑스 바이오 기업 큐비트 파마슈티컬스와 협력해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는 양자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를 넘어 양자컴퓨팅을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여러 협력 방안을 고심 중이다. IBM과 함께 양자컴퓨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구글은 이미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과 신약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모더나, 노보노디스크,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양자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인천=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무선으로 뇌의 신호를 기록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 원숭이 등 영장류에서 작용하는 무선 뇌신경 기록기를 개발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향후 파킨슨, 알츠하이머병 등 정복하지 못한 난치성 뇌질환 치료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19일 장경인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와 이영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공동연구팀이 ‘완전 매립형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배터리 없이 무선 전력 전송과 통신을 이용해 영장류가 특정 행동을 할 때 발생하는 뇌신경 신호를 실시간으로 기록할 수 있다. 연구진은 해당 장비를 실험용 원숭이의 뇌에 이식한 뒤 한 달간 원숭이의 뇌신경 신호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의 뇌신경 신호 기록기는 대부분 배터리나 유선 연결을 통해 작동했다. 사람의 뇌에 전극을 삽입해 생각을 읽어내는 뉴럴링크의 장비 역시 배터리로 움직인다. 이 경우 배터리 교체를 위한 재수술을 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이번에 개발된 장비는 배터리 없이도 작동이 가능하고, 무선 통신으로 뇌 신호를 읽기 때문에 움직임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신경 신호 분석 기술도 접목해 정확도를 높였다. 장 교수는 “비인간 영장류가 장비를 이식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무선으로 뇌신경 신호를 측정한 것”이라며 “현재 의공학 기술로는 치료가 어려운 파킨슨, 알츠하이머병 등 치료 연구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측근이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주선 발사 현장에 참관할 예정이다.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십’ 발사 참관 계획은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 높아진 머스크의 위상을 재차 확인해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머스크발 우주산업 대폭 규제 완화 시사라는 전망도 나온다.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이 19일 오후 4시(현지 시간·한국 시간 20일 오전 7시) 스타십 6차 발사가 예정된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스타베이스’에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의 창립자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발탁된 머스크 CEO를 지지하기 위해서다. 스타십은 현존하는 가장 거대한 로켓으로 약 100명의 사람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추력을 가진다. 2026년으로 계획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에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머스크가 계획하는 ‘화성 이주’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발사는 스타십의 6번째 시험 발사로 지난달 13일 5차 발사가 이뤄진 뒤 약 한 달 만의 발사다. 그간 3, 4개월 간격으로 발사가 이뤄졌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6차 발사에서는 스타십의 2단에 해당하는 ‘스타십 우주선’의 재사용 기술을 검증한다. 스타십 우주선은 우주 공간에서 엔진을 점화해 궤도를 변경하는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이후 지구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열차폐 실험 등도 함께 진행된다. 더불어 5차 발사에서 시도했던 ‘젓가락 기술’도 재검증에 나선다. 5차 발사에서는 발사대 ‘메카질라’의 로봇팔이 지구로 재진입한 1단 추진체 ‘슈퍼헤비’를 마치 젓가락으로 잡아채듯 포획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지상에 착륙하는 것보다 연료를 덜 사용하고, 슈퍼헤비의 주요 부품들을 좀 더 안정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5차 발사 이후 젓가락 기술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6차 발사에 트럼프 당선인이 참관함으로써 머스크 CEO가 주장해 온 우주 산업 규제 완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그간 머스크 CEO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스타십 발사 허가 지연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발사 시 발생하는 산업 폐수로 환경보호청(EPA)이 부과한 벌금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DOGE 수장을 맡게 된 머스크가 이 같은 규제들을 대폭 완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SK바이오팜과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방사성 동위원소 기반 방사성의약품 개발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19일 SK바이오팜은 한국원자력의학원과 ‘악티늄-225(Ac-225)’ 기반의 방사성의약품(RPT)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이 공동연구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2027년까지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임상허가계획(IND)을 제출할 예정이다. 악티늄-225는 에너지가 큰 알파 입자를 방출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원자력 기업 테라파워와 악티늄-225 공급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한 상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방사성의약품 연구개발에 필요한 허가 절차, 전문 인력, 시설 및 장비 등 인프라를 갖춘 한국원자력의학원과의 협력은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줄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경영권 분쟁 중인 한미약품그룹에서 형제측 손을 들었다. 19일 한미사이언스는 이달 28일 개최 예정인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 상정된 주주제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임시주총에 올라온 안건은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증원하는 것 △신규 이사 선임안 등이다. 이는 한미약품 창업주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인 임주현 부회장,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으로 구성된 3자 연합이 제안한 안건이다. 3자 연합은 신규 이사로 임 부회장과 신 회장 선임을 안건으로 올린 상황이다. ISS는 의결권 행사 권고 보고서에서 3자 연합이 제기한 ‘현 경영진 하에서의 구체적인 사업 성과가 미진하고 주가 실적 또한 부진하다’, ‘기업 지배 구조 관련 우려가 부진한 주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 에 대해 “3월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가 새로 구성된 지 7개월에 불과하고 바이오 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실적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3자 연합과 창업주의 장·차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간 경영권 분쟁 중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는 형제측이 5명, 3자 연합측이 4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임시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될 시 5대 6으로 상황이 뒤바뀌게 된다.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은 이달 28일 오전 10시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오후 4시(현지시간·한국시간 20일 오전 7시)로 예정된 스페이스X의 ‘스타십’ 6차 발사 현장에 참석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의 창립자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발탁된 일론 머스크를 지지하기 위해서다. 이번 참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머스크의 위상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머스크가 주장하는 우주 산업의 규제 완화도 빠른 시일 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 블룸버그통신 등은 트럼프 당선인이 스타십의 6차 발사가 이뤄지는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스타베이스’ 발사 현장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타십은 현존하는 가장 거대한 로켓으로 약 100명의 사람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추력을 가진다. 2026년으로 계획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에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머스크가 계획하는 ‘화성 이주’에도 활용될 전망이다.이번 발사는 스타십의 6번째 시험 발사로 지난 달 13일 5차 발사가 이뤄진 뒤 약 한 달만의 발사다. 그간 3~4달 간격으로 발사가 이뤄졌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6차 발사에서는 스타십의 2단에 해당하는 ‘스타십 우주선’의 재사용 기술을 검증한다. 앞선 발사에서는 1단 부스터인 슈퍼헤비의 재사용에 집중해왔다. 6차 발사부터는 우주선까지도 완전한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슈퍼헤비에서 분리된 스타십 우주선은 지구 궤도를 비행한 뒤 우주 공간에서 6개의 랩터 엔진 중 하나를 점화해 궤도를 변경하는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이후 지구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열차폐 실험 등도 함께 진행된다. 만약 슈퍼헤비에 이어 우주선까지 재사용이 모두 가능해진다면 발사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게 된다. 더불어 5차 발사에서 시도했던 ‘젓가락 기술’도 재검증에 나선다. 5차 발사에서는 발사대 ‘메카질라’의 로봇팔이 지구로 재진입한 1단 슈퍼헤비를 마치 젓가락으로 잡아채듯 포획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지상에 착륙하는 것보다 연료를 덜 사용하고, 슈퍼헤비의 주요 부품들을 좀 더 안정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5차 발사 이후 젓가락 기술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업계에서는 이번 트럼프 당선인의 참관으로 우주 산업의 규제 완화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보고 있다. CNN 방송은 “(이번 참관은) 트럼프 조직에서 머스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간 머스크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스타십 발사 허가 지연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발사 시 발생하는 산업 폐수와 관련해 환경보호청(EPA)이 부과한 환경 위반 벌금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게된 머스크가 이 같은 규제들을 대폭 완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연구개발(R&D)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기술사업화를 위한 전담 부서를 연내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사진)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과학기술·디지털 분야 주요 성과 및 향후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한국의 기술사업화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거의 바닥 수준”이라며 “기술사업화 생태계를 만드는 일에 제 직을 걸어 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유 장관은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 투입되는 R&D 예산에 비해 성과가 너무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 원인으로 개발한 기술을 사업화할 ‘주체’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정부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국내 토종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을 꼽았다. 송상훈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두 기업에 대해 “조만간 유니콘으로 등록될 예정이다. 대규모 R&D 추진이 스타트업 육성까지 간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이날 유 장관은 과점 체제의 이동통신산업 구조도 대폭 개선해 통신비를 낮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알뜰폰 활성화, 5세대(5G) 요금제 개편, 제4 이통사 추진 등을 예로 들었다. 유 장관은 “제4 이통사 유치 여부를 굉장히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갈등이 이달 말 열릴 임시주총을 앞두고 다시 격화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주의 아내·딸 그리고 장·차남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형제 측이 모친을 상대로 배임, 업무 방해 등으로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창업주 일가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가 13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코리그룹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사실상 아들(임 이사)이 어머니인 송 회장을 고발한 셈이다. 한 대표는 박 대표가 이사회의 결의나 승인 없이 송 회장 지시로 가현문화재단에 3년간 약 120억 원의 기부금을 제공한 것이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가현문화재단은 송 회장이 2002년 설립한 비영리법인이다. 모녀 측은 이번 고발이 28일에 열릴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가현문화재단의 의결권 행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임시주총에는 이사회 이사 수를 11명으로 늘리는 동시에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창업주의 딸인 임주현 부회장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돼 있다. 신 회장은 모녀 측과 ‘3자 연합’을 구성한 상태다. 만약 이 안건이 통과될 경우 현재 형제 측 5명, 모녀 측 4명으로 구성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는 5 대 6으로 뒤바뀌게 된다. 현재 모녀가 보유하거나 우호적인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33.78%, 형제 측은 25.6%다. 가현문화재단 등은 8.1%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단 측의 의결권 행사가 경영권의 향방에 결정타가 될 수 있다. 차남인 임종훈 대표가 이끌고 있는 한미사이언스는 15일 “3자 연합 등이 ‘국민연금이 3자 연합으로 돌아섰다’ 같은 거짓 정보를 퍼뜨렸다”며 “업무 방해 혐의로 형사고발했다”고 밝혔다. 3자 연합 측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소송 제기로, 절차와 규정을 무시한 독재 경영”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편 임 대표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14일 보유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주식 105만 주를 거래 시간 마감 후 장외거래로 매각했다. 임 대표의 지분은 9.27%에서 7.85%로 변동되지만 28일 임시주총에서 행사할 지분은 9.27% 그대로 유지된다. 임 대표는 주식 매각을 하게 된 배경으로 어머니인 송 회장이 임 대표에게 갚아야 할 296억 원을 변제하지 않아 이번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 회장 측은 “아직 변제 기한이 다가오지 않았고 변제 방법과 시기에 대해 협의 중인 상황”이라며 채무불이행이 아니라는 입장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양자통신 기업인 큐심플러스가 양자암호키분배(QKD) 고속 제어 신호 생성 모듈인 ‘QSI멀티-SC’(QSIMulti-SC)로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고 17일 밝혔다.CES 혁신상은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인 CES에서 해마다 전 세계 출품작 가운데 기술력과 혁신성이 뛰어난 제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큐심플러스는 양자통신용 디자인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 운용 소프트웨어로 올해 연속 3번째 CES 혁신상을 수상하게 됐다. 이번에 혁신상을 수상한 QSI멀티-SC는 큐심플러스의 첫 하드웨어 제품으로, 양자암호통신에서 신호를 생성하는 장비다. 장비를 구성하는 광소자들의 기능별 모듈화 및 소형화를 통해 장비의 크기가 무게를 줄였다. 그만큼 시스템 구축 운용에 들어가는 비용과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차세대 보안 통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양자통신은 국가 안보 기술로 떠오르며 세계적으로 상용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 2025에서는 ‘양자기술이 곧 비즈니스’라는 세션이 열릴 예정이다. 이는 퀀텀 월드 콩그레스 프로그램(QWC)와 파트너십을 맺고 처음으로 진행하는 세션으로, CES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양자 세션이다.노광석 큐심플러스 대표는 “양자컴퓨터의 보안 위협에 양자통신의 중요성과 시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3년 연속 CES 혁신상을 통해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받게 돼 기쁘다”며 “국내외 양자기술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언젠가는 휴대전화처럼 사람들이 ‘스팟(로봇 개)’을 데리고 다닐 것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플로리다주 자택을 순찰하는 로봇 개 ‘스팟’이 화제를 모으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이 회자되고 있다. 스팟을 개발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2020년 인수한 정 회장은 2022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에서 로봇의 일상화를 예견한 바 있다. 정 회장의 예견처럼 최근 로봇 시장이 산업용에서 가정용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사람처럼 이족보행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손’에 이어 최근 ‘뇌’까지로의 기술 진화로 개인 경호, 돌봄 서비스, 헬스케어 분야 등에서 활용이 가능해졌다. 골드만삭스는 2035년에는 휴머노이드 시장의 62%를 가정용이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뇌’ 탑재한 휴머노이드 13일 정보통신가술(ICT)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 이후 많은 기업이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AI로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가능해지면서 로봇의 쓰임새가 크게 확장됐다는 설명이다. 로봇 기술 개발 트렌드도 AI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걷기 위한 이족보행 기술 개발에 많은 기업이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섬세한 손의 움직임이나 추론까지 가능한 AI 탑재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의 관심사가 로봇의 ‘다리’와 ‘손’에서 ‘뇌’로 확장된 것이다. 미국 휴머노이드 스타트업인 피규어 AI는 올해 8월 손과 뇌를 강화한 ‘피규어 02’ 모델을 선보였다. 손의 자유도를 높여 작은 부품을 필요한 곳에 삽입해 고정하는 등의 섬세한 작업이 가능하며, 오픈AI의 GPT 모델을 적용해 기존 모델보다 3배 이상 연산이 빠르고 추론까지 가능해졌다. 중국 로봇 업계 선두주자인 푸리에인텔리전스 역시 올해 10월 촉각 센서를 도입해 정교한 손놀림이 가능한 ‘GR-2’ 모델을 출시했다. ● “자율주행차보다 휴머노이드 확산이 빠를 것” 빅테크 기업들도 가정용 로봇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달 31일 AI용 촉각 센서인 ‘디지트 360’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디지트 360은 진동과 열, 냄새를 감지할 수 있다. 메타는 국내 로봇 기업인 원익로보틱스와 협력해 디지트 360를 탑재한 차세대 로봇 손 ‘알레그로 핸드’를 개발할 예정이다. 오픈AI는 5일 메타에서 증강현실(AR) 글래스 ‘오라이언’ 개발팀을 이끌던 케이틀린 캘리노스키를 자사 로봇팀에 영입했다. 캘리노스키는 “로봇공학과 소비자 하드웨어를 선도하기 위해 오픈AI에 합류했다”며 가정용 로봇 개발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2030년대부터 상용화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율주행차보다 더 빠르게 도입될 것이며 2040년에는 800만 대, 2050년에는 6300만 대가 보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 간호, 경호 서비스 등 개인 및 가정용 목적으로 도입되는 시기는 빠르면 2028년이라고 봤다. 국내에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일본 도요타와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에 도요타의 AI를 결합해 ‘뇌’를 고도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국내 로봇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에 이어 노르웨이 로봇 기업인 1X 테크놀로지에 투자하며 가정용 로봇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 우선주의 강화 속에 세계 각국 양성자가속기들이 다른 나라에 문을 닫을지 모릅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에 타격이 될 수 있죠.” 8일 경북 경주시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가속기(KOMAC) 운영 시설에서 만난 이재상 양성자과학연구단장은 “반도체 ‘내(耐)방사선성(방사선에 저항하는 성질)’ 평가에 양성자가속기가 필수적인데, 일본은 이미 국내 기업의 평가를 막았고, 미국도 점점 문을 닫는 추세”라며 이같이 말했다. 양성자가속기는 아주 작은 입자인 양성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 물질과 충돌시키는 대형 시설이다. 가속된 양성자를 반도체에 충돌시키면 우주방사선 및 대기방사선이 일으키는 오작동을 확인할 수 있다. 반도체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양성자가속기 등을 이용한 내방사선성 평가를 거쳐야 한다. 미 우선주의와 경제 안보 확산 속에 양성자가속기 이용마저 ‘자국 기업이 먼저’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셈이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국내에서 대전 연구용원자로 ‘하나로’와 더불어 산업용 반도체의 내방사선성 시험 국제표준에 등재된 시설이다. 국내에 몇 없는 시설인 데다 최근 인공지능(AI)의 영향으로 반도체의 수요가 늘고 있어 양성자가속기의 평균 연간 가동률은 96%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1∼6월) 양성자가속기 사용 신청 경쟁률은 4 대 1을 넘어섰다.수요가 늘어나자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올해 하반기(7∼12월) 가동 시간을 8시간에서 24시간으로 대폭 늘렸다. 국내 기업의 안정적인 내방사선성 평가를 위해 출력 세기도 높일 계획이다. 문제는 출력이다. 현재 경주 양성자가속기의 최대 출력은 100MeV(메가 전자볼트)로, 반도체 납품을 위해 필요한 평가 기준인 200MeV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국내에서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고 성공 가능성이 있는 제품은 다시 미국, 캐나다, 영국 등지에 있는 양성자가속기로 보내야 한다. 이 단장은 “(200MeV로) 시설 확대에 필요한 예산은 약 2500억 원 수준으로 2028년에는 사업이 시작돼야 국내 수요를 맞추고 국내에서 테스트를 완료할 수 있다”고 했다. 양성자가속기의 또 다른 역할은 위성 등 우주로 올라가는 전자 장비 검사다. 지상보다 훨씬 혹독한 환경인 우주에서 위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고, 우주방사선에 취약한 부분을 찾는 것이다. 실제 우주에서 오작동을 일으키는 원인의 약 30%는 우주방사선의 영향이라고 알려져 있다. 2022년 스페이스X가 쏘아올린 스타링크 위성 49기 중 40기가 지구로 떨어진 사건 역시 강한 우주방사선이 원인이었다. 시장 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항공우주 부품 제조 시장은 2030년까지 1조2332억 달러(약 1726조 원)까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단장은 “민간 우주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치고 나가려면 안전 검사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곳이 필요하다”며 “시간이 늦어지면 반도체나 우주 패권 경쟁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 겸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국내 조선·항공업계는 전통 화석 연료를 중시하는 ‘트럼프발 에너지 전환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우주 산업의 경우 ‘폭발적 확장’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7일 조선업계와 삼정 KPMG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대표되는 조 바이든 정부와는 정반대의 에너지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석유와 석탄, 가스 등 화석 연료 중심으로 회귀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 사용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LNG와 LPG 운반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조선사들에 유리한 환경이다. 컨테이너와 벌크선은 중국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지만,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와 LPG 운반선은 한국 조선사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 3분기(7∼9월) 기준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선박과 LPG 선박 중 각각 55%, 46%를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하면서 수주량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당선 뒤 통화에서 한국과 미국의 해군 함정 관련 MRO(유지·보수·정비) 협력 의지를 밝힌 점도 조선업계의 호재로 꼽힌다. 트럼프발 에너지 정책 전환과 MRO 협력에 따른 조선업 수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조선사 주가도 크게 올랐다. 이날 종가 기준 한화오션은 전날보다 21.76% 올랐으며,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6.03%, 9.17% 올랐다. 항공업계도 화석연료 사용 확대에 따른 유가 안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에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석유를 시추해라)’이라는 말로 석유 및 가스 산업 활성화를 강조해 왔다. 원유 및 천연가스 등에 대한 규제를 폐지하겠다고도 밝혀 왔다. 석유 시추를 통해 유가를 낮춰 물가를 안정시키고, 고용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셰일가스 및 석유 생산이 확대되면 국제 유가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유가 하락은 항공업계에 큰 호재다. 유류비가 항공기 운영비의 30∼4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가 떨어져 항공운임이 낮아지면 여객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이나 물류 업계는 유류비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유가 하락은 각종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주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적극 도왔던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영향으로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고 상업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과학 정책에서는 ‘트럼프 월드’가 아닌 ‘머스크 월드’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따라 머스크가 집중하는 유인 화성 탐사를 비롯해 미국 주도 우주 산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지난달 1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지지자 연설에서 “우리는 미국 우주인을 화성에 착륙시킬 것”이라며 “준비하세요, 일론 (머스크)”을 외치기도 했다. 또 “당선될 경우 임기가 끝나기 전 화성에 도착할 것”이라는 언급을 하기도 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화성 탐사를 전폭 지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스페이스X는 2030년 내 유인 화성 탐사를 목표로 거대 발사체 ‘스타십’의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너무 낙관적인 목표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트럼프의 당선으로 상황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글로벌 민간 우주 시장이 확대될 경우 한국 우주 산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는 머스크가 운영하는 미국 최대 민간 우주 업체 스페이스X 공급망에 속한 기업도 있다. 하지만 미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당선인이 해외 우주 기업과의 협력이나 부품 수입에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되자 과학계에서는 우주를 필두로 한 미국 과학 정책에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영향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 정책에서는 ‘트럼프 월드’가 아닌 ‘머스크 월드’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머스크가 집중하는 유인 화성 탐사, 격동이 예상되는 에너지 분야에서는 원자력이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스페이스X 독점적 우위 강화“우리는 미국 우주인을 화성에 착륙시킬 것입니다. 준비하세요, 일론 (머스크).”10월 1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지지자 연설에서 트럼프는 화성 탐사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당선될 경우) 임기가 끝나기 전 화성에 도착할 것”이라는 언급을 하기도 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화성 탐사를 전폭 지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스페이스X는 2030년 내 유인 화성 탐사를 목표로 거대 발사체 ‘스타십’의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너무 낙관적인 목표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트럼프의 당선으로 상황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최근 머스크는 미국 연방항공국(FAA)에 “허가에 걸리는 시간이 발사체를 만드는 시간보다 더 걸린다”며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우주 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스타십 발사 허가 및 규제 등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앞서 약속한대로 연방정부 비용을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정부효율성위원회’의 수장으로 트럼프를 임명한다면 발사 허가를 비롯한 많은 우주 산업계 규제가 철폐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흐름에 따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 방향 및 전략도 큰 변화를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위성 통신 사업인 ‘스타링크’도 시장에서 독점적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전 임원은 “트럼프 정부가 스페이스X를 위한 새 발사장 건설에 협조적이며, 이를 통해 스타링크가 경쟁사보다 위성 네트워크를 더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스타링크는 지구 저궤도에 6400여 개의 위성을 띄워놓은 상태다. 경쟁사인 아마존도 위성 통신 사업인 ‘카이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연말에나 위성의 대량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아마존을 비롯한 위성 통신 사업자들과 스타링크 간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美 원전 확대 정책, 韓 수출에 긍정 요인에너지 산업 역시 격변이 예상된다. 트럼프와 머스크 모두 현재의 기후변화 예측이 과장됐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화석, 석유 산업을 ‘악마화’해서는 안 되고,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의 공약을 담은 ‘아젠다 47’에는 기존 원전 이용 확대와 신속한 선진 원자로 개발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원자력과 관련한 규제 및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최근 체코를 시작으로 원전 수출에 시동을 걸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의 원전 산업 확대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SMR 관련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이뤄지면 한국과의 SMR 공동 수출 등 한미 간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천문연구원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개발한 태양 관측 망원경인 ‘코로나그래프(코덱스·CODEX)’가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4일 오후 9시 29분(현지 시간·한국 시간 5일 오전 11시 29분) 발사됐다. 코덱스는 세계에서 최초로 태양 코로나의 온도와 태양풍의 속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망원경이다. 인공위성 운영 및 유인 우주 탐사에 필수적인 우주 날씨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코덱스는 한국 시간으로 6일 오전 1시 29분경 국제우주정거장(ISS) 도달을 목표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으로 발사됐다. ISS에 도킹한 뒤 약 일주일간 로봇팔에 의해 ISS 외부 탑재체 플랫폼에 설치되면 3∼4주간의 시범 운영을 하게 된다. 코덱스는 6개월에서 최대 2년간 ISS에서 태양 코로나를 관측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태양 코로나는 태양의 바깥 영역으로 지상에서는 태양이 달의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 때만 관찰이 가능해 연구 데이터가 충분하지 못하다. 코덱스는 인공적으로 태양을 가려 개기일식 때처럼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는 장비다. 90분에 한 번씩 지구를 도는 ISS에서 코덱스는 최대 55분간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다. 코로나는 지상 관측이 어려워 아직 풀지 못한 난제가 존재해 왔다. 코덱스가 도전하는 코로나 난제는 크게 두 가지다. ‘코로나는 왜 태양보다 뜨거운가’ ‘태양풍은 왜 급속하게 빨라지는가’다. 태양의 표면 온도는 섭씨 약 6000도다. 가장자리로 갈수록 온도가 낮아지지만 태양의 바깥 영역인 코로나에서는 되려 온도가 섭씨 100만∼500만 도까지 높아진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아직 풀지 못한 숙제다. 태양풍은 태양에서 우주 공간으로 방출되는 입자들의 흐름으로, 태양 표면 근처에서는 초속 수십 km로 나아가지만 코로나를 거쳐 지구 근처에 오면 초속 500km 이상으로 가속된다. 태양풍이 가속하는 데 코로나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역시 오랜 난제로 남아 있다. 이런 고속 태양풍이나 불규칙적인 태양의 폭발 등은 지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인공위성 운영 및 통신에 문제를 일으키고, 북극 항로에서 우주방사선 피폭이 심해지기도 한다. 두 가지 난제를 해결하게 된다면 태양의 활동을 좀 더 정확하게 예측해 우주 날씨 변화에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다. 코덱스는 NASA와의 첫 공동 개발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몇몇 국가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ISS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도 처음이다. 그만큼 우주 탐사에서 한국의 위상과 역할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코덱스 개발 및 운영에서 천문연은 핵심 기술인 편광 카메라, 필터 휠, 구동 제어기 등 하드웨어와 지상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았다. NASA는 광학계, 태양 추적 장치 등을 개발했으며, ISS 설치와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강현우 우주항공청 우주과학탐사 임무설계 프로그램장은 “태양 연구와 우주 날씨 예측 분야에서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누가 가장 치명적인 실패를 했을까.’ 실패를 겨루는 이색적인 대회가 이달 8일부터 20일까지 대전 KAIST에서 열린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KAIST 실패학회’다. KAIST 실패연구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실패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전환하고 학생들에게 도전과 혁신을 장려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된 행사다. 행사가 시작되는 8일에는 ‘실패의 과학: 다른 시각으로의 초대’라는 주제로 권정태 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와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이 연사로 나선다. 뇌과학과 자연사 관점에서 실패가 가지는 의미를 이야기할 예정이다. 13일에는 지난해 많은 인기를 끌었던 ‘망한 과제 자랑 대회’가 부스 박람회 형태로 진행된다. 참여하는 학생들은 실패했던 과제 아이템이나 사진, 영상 등으로 부스를 꾸밀 예정이다. △치명상(공감과 동정심을 유발한 팀) △상상 그 이상(가장 흥미롭게 실패를 풀어낸 팀) △화려한 비상(실패했지만 성공을 응원하고 싶은 팀) 등 재미있는 상도 만들어 수여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2032년으로 계획된 달 착륙선 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우주항공청은 3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달 탐사 2단계 사업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달 탐사 2단계 사업에는 △달 착륙선 독자 개발 △달 표면 연착륙 실증 △과학·기술 임무수행 등이 포함된다. 독자적으로 달 표면을 탐사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 우주 탐사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은 올해 10월부터 2033년 12월까지 진행된다. 2032년 한국형 차세대발사체(KSLV-Ⅲ)에 달 착륙선을 실어 쏘아 올리는 것이 목표다. 한국형 차세대발사체는 누리호 3배 이상의 발사 성능을 목표로 항우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동 개발 중이다. 달 착륙 임무에 필요한 탑재체는 수요에 기반해 기획 연구를 통해 선정될 예정이며 착륙지와 함께 결정된다. 지금까지 달 탐사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옛 소련), 중국, 인도, 일본 등 5개 나라다. 달에 있는 희소자원의 가치가 높고 화성 등 심우주 탐사를 위한 전초기지로 달을 활용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달 탐사 경쟁이 뜨거운 상황이다. 류동영 우주청 달착륙프로그램장은 “달 착륙선 개발 사업을 통해 미래 달 기반 우주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100년간 화학 교과서에 게재됐던 ‘브레트의 법칙’을 위협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1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에서 브레트의 법칙을 우회해 새로운 합성물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한계로 여겨진 규칙을 뛰어넘으면서 신약 개발의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브레트의 법칙은 탄소(C) 원자 사이에 ‘이중결합’이 존재할 경우 이에 연결된 원자는 모두 같은 평면에 있어야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법칙이다. 두 사람이 한 팔을 맞잡고 있는 것을 일반적인 원자 결합이라고 한다면 이중결합은 양팔을 모두 맞잡고 있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만약 평면 구조에서 벗어나 입체적인 구조가 된다면 두 팔 중 한 팔이 끊어지며 매우 불안정한 구조가 된다. 1924년 독일의 화학자 율리우스 브레트는 두 팔을 유지하면서 입체적인 구조를 갖는, 이른바 ‘뒤틀린 화합물’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따 브레트의 법칙을 발표했다. 지금까지도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할 때 브레트의 법칙을 고려해 합성 가능한 물질을 선별할 정도로 산업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쳐 왔다.● 절대 못 만든다던 물질로 신약 개발 가능성 열려 그런데 31일 사이언스에 발표된 닐 가그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화학과 석좌교수팀의 연구는 이런 관념을 뒤집었다. 브레트의 법칙에 어긋나는 불안정한 물질인 ‘항브레트 올레핀(ABO)’을 활용해 새로운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는 ‘우회로’를 제안한 것. 올레핀은 탄소 사이에 이중결합을 가지고 있는 화합물로 폴리에틸렌, 폴리염화비닐 등 유용한 물질의 합성 원료로 사용된다. 브레트의 법칙을 따르는 올레핀과 달리 규칙을 거스르는 물질이 ABO인 것이다. UCLA 연구팀은 특정 화학 반응 도중 ABO가 되기 직전의 물질(전구체)을 만들었다. 전구체를 이용하면 짧은 시간 존재하는 ABO를 활용해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게 된다. 화학 반응에 ABO를 활용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많은 구조물을 만들 수 있다. 정원진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유기합성연구실 교수는 “ABO로부터 만들어지는 화합물 구조가 약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며 “신약으로 개발될 수 있는 화합물의 범위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규칙이 창의성 파괴할 수 있어”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해 브레트의 법칙을 넘어선 물질을 만들기는 불가능할 것이란 학계의 믿음을 깨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레트의 법칙을 완전히 뒤집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일종의 우회로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ABO가 불안정해 얻기 어려운 것은 여전히 맞는 내용이지만, ABO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과학계와 의약계에 매우 기념비적인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과학계도 이번 연구를 주목하고 있다. 그간 법칙에 갇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연구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브레트의 법칙과 함께 유기화학에서 중요한 법칙 중 하나로 꼽히는 ‘볼드윈의 법칙’ 역시 명확한 이론이 아니다. 실험적 가이드라인에 가깝지만 지금까지 많은 화합물이 이 법칙에 딱 떨어지는 결과를 내놨기 때문에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UCLA 팀의 연구 결과는 정설로 굳어진 법칙을 뛰어넘어 새로운 물질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UCLA 연구팀은 “그동안 과학자들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ABO를 연구하지 않았다. 브레트의 법칙 때문에 상상할 수 있는 합성 분자의 종류가 제한돼 신약 발견에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막혀 버린 것”이라며 “규칙이 있으면 창의성이 파괴될 수 있다”고 밝혔다.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2bottle9@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최근 국내에 출시해 품귀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혈관 질환, 알츠하이머에 이어 관절염에서도 효능을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장기간 비만치료제를 투약한 70대 환자가 용량을 늘렸다가 췌장염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례가 보고돼 무분별한 투약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절염부터 수면무호흡증까지 적응증 확대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덴마크 코펜하겐대, 오슬로대 등 공동연구팀은 위고비가 관절염 치료에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위고비의 개발사인 노보노디스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위고비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 치료제가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연구다. 연구팀은 참가자 407명을 대상으로 위고비 투약군과 위약군을 나눠 68주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비만이면서 관절염으로 인한 무릎 통증 척도가 100점 만점 중 평균 70.9점이었다. 이는 걷기만 해도 고통스러울 정도의 통증 수준이다. 68주간 위고비를 투약한 실험군은 통증 척도가 평균 41.7점이 떨어진 반면 위약 투여군은 27.5점 낮아지는 데 그쳤다. 점수로만 보자면 위고비 투약군이 위약군에 비해 통증이 약 1.5배 더 많이 줄어든 셈이다. 연구팀은 위고비 투약으로 인한 체중 감량과 위고비의 항염 효과가 합쳐져 통증을 크게 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비만 치료제의 또 다른 강자인 일라이릴리는 올해 4월 GLP-1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가 수면무호흡증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동일한 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469명이 참가한 임상시험에서 젭바운드 투약군은 무호흡·저호흡 지수(AHI)가 55%가량 감소해 증상이 개선됐음을 보였다. 회사는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수면무호흡증 치료제로 승인 신청을 한 상태로 아직 승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비만 치료제 수요 정점-부작용 우려도 이처럼 비만 치료제 개발사들이 GLP-1 치료제의 적응증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나선 것은 비만 환자의 수요가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여전히 미국 23개 주의 성인 중 35%는 비만을 앓고 있지만 최근 10여 년 만에 미국의 비만 유병률이 감소했다는 데이터가 나왔다. GLP-1 치료제 투약이 장기화하면서 부작용 사례 보고도 나오고 있다. 올해 9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 ‘큐리어스(Cureus)’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74세 당뇨 및 비만 증세를 보여 온 남성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치료제 투약 용량을 늘렸다가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한 뒤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췌장염은 세마글루타이드 부작용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 남성은 제2형 당뇨, 관상동맥 질환, 비만(BMI 31.7)을 앓아와 4년 동안 해당 성분 치료제를 투약했고, 입원 4주 전에는 용량을 두 배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중증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한 뒤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렀다. 논문은 “GLP-1 제제의 장기 사용과 용량 변화가 중증 췌장염 사이에 잠재적 연관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GLP-1 제제 중 위고비가 먼저 한국에 들어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오남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식약처 도원임 연구관은 31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위고비는 두통, 구토, 설사, 변비, 급성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며 “미국에선 위고비 투여 용량을 늘린 74세 남성이 중증 췌장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급했다. 또 최근 비만이 아닌 이들도 비만치료제를 투약해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해외 직구나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위고비를 구입할 경우 적정 보관 온도를 벗어나 품질에 문제가 생긴 제품이 있을 수 있다. 반드시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위고비를 사용해야 한다”고도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우주항공청이 30일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아르테미스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르테미스는 NASA가 추진 중인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로 현재 47개국이 가입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연구 협약으로 우주청과 NASA는 △달 착륙선 개발 △우주 통신 및 항법 시스템 △우주인 지원 도구 개발 △우주 생명과학 및 의료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으로 타당성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2026년으로 예정된 아르테미스 3호에는 우주인 4명이 탑승할 계획이다. 미국이 유인 달 탐사를 시도하는 것은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0여 년 만이다. 이들은 달 남극에 착륙해 일주일간 달 남극 시료 등을 채취한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윤영빈 우주청 청장은 “이번 협약은 한미 우주 협력에 있어 중대한 이정표”라며 “우주청이 국제 우주 탐사 리더로 도약해 달과 심우주 탐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