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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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2~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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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현수]美 대선 ‘눈치’ 억만장자… ‘큰 정부’의 시대가 온다

    “사업적 이익을 지키려면 ‘비겁함’이 합리적 행동이죠.” 테슬라 주식 매도를 외쳐 온 미 월가의 대표적 테슬라 회의론자 GLJ리서치 고든 존슨 애널리스트. 그는 최근 미 대선판에 끼어든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행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평했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선거 유세에 직접 뛰어들었고, 베이조스는 워싱턴포스트의 사주로서 신문의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을 막아 대선전의 한복판에 섰다. 존슨은 이들의 행보가 “사업적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공개적으로 해리스 지지 선언을 한 CEO도 적지 않다. 스타벅스, 블랙스톤, 머크 경영진들은 “예측할 수 있는 경제 정책을 원한다”는 성명까지 내고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미 억만장자들의 대선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눈치 보기는 미국치고도 이례적이란 평가다. 뼛속부터 기업가인 이들은 어떤 이해관계로 미 대선을 바라보는 것일까. 머스크와 베이조스만 보면 이 둘은 묘하게 겹치는 사업이 많다. 둘 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한 우주 사업, 정부의 인프라 지원이 절실한 인공지능(AI) 기업을 운영한다. 이들이 대선전에 직간접으로 개입하면서 잃는 것도 많다. 한때 테슬라 차주들은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은 민주당 성향 이미지가 있었지만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탓에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도 흔들리고 있다. 베이조스는 전통의 워싱턴포스트 독자들로터 비난을 받는 데다 아마존 프라임 절독 캠페인 조짐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리스크, 미 우선주의, 산업 전환에 따른 정부 파워가 커져 대선 눈치를 봐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업의 효율적 경영 판단이 중요했던 자유무역주의 시대가 끝나가고 보호무역주의 속에 ‘큰 정부’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신호탄인 셈이다. 예를 들어 머스크는 “관세(Tariffs)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한 트럼프가 당선되면 중국 BYD의 미국 공습 작전을 피할 수 있다. 산업 전환 측면에서도 ‘큰 정부’가 부상하고 있다. AI, 자율주행, 전기차, 기후변화 등 미래 정책은 정부 보조금이나 전력망과 같은 정책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 직후 재가입하며 글로벌 기업들의 탄소 배출 로드맵이 갈지자를 그렸던 사례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비단 미국 기업뿐 아니라 한국 산업계도 그 어느 때보다 미 대선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국 정치보다도 미국 대선이 더 관심사”라고 발언할 정도다. 미 우선주의와 산업 전환의 여파 속에 우리 4대그룹이 미국에 투자한 104조 원 규모의 투자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경기 위축으로 재계에선 미국 과잉투자 우려도 나오는 상황에서 누가 돼도 향후 투자 압박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기업과 행정부의 결속, 자국 우선주의 속에 한국도 그 어느 때보다 민관 리더십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김현수 산업1부 차장 kimhs@donga.com}

    • 202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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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현수]‘공공’ 엔비디아 칩 확보… 선언으로 그쳐선 안된다

    국내 대학도, 기업도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이 없어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한국 과학계를 대표하는 KAIST가 보유한 엔비디아의 고성능 AI칩 ‘H100’은 0개. 기업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국내 기업 1400여 곳이 가진 H100 개수를 모두 합쳐도 2000개뿐이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와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한 내용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나 메타가 15만 개씩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격차다. 미국에선 심지어 대학들도 한 개에 6000만 원씩이나 하는 H100 쇼핑을 경쟁적으로 하고 있다. 올해 하버드대가 400개, 프린스턴대가 300개를 구매한다고 발표했다. 왜 대학들도 나서서 AI칩 구매 계획을 발표할까. 인재 유치를 위해서다. 고성능 칩 보유량은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즉 컴퓨팅 자원이 얼마나 풍부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AI 개발에 필수적인 컴퓨팅 자원이 있어야 인재가 모이고, 이들이 시너지를 내면 더욱더 많은 투자를 받아 혁신적 성과를 낼 수 있다. 유럽 AI의 자부심이자 오픈AI 대항마로 떠오른 스타트업 ‘미스트랄 AI’도 유럽의 공공 AI 인프라 덕을 본 사례다. 지난해 창업 이후 1년 만에 최근 기업가치가 58억 달러(약 7조8000억 원)까지 뛴 이 회사는 생성형AI 모델 개발에 유럽 각국이 투자해 만든 슈퍼컴퓨터 ‘레오나르도’를 이용했다.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활용할 수 없었다면 미국 빅테크의 대항마 스타트업은 존재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산업화 시대에 고속도로나 해운 같은 물류, 정유나 철강 같은 기간산업이 필수적이었다면 AI 시대에는 이처럼 새 인프라가 필요하다. AI 칩, 데이터, 전력, 인재 등이다. 문제는 AI 인프라 확충은 역대급 ‘쩐의 전쟁’이라는 점이다. 세계 AI 투자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인재를 싹쓸이한 미국과 중국이 AI 주요 2개국(G2)으로 떠오른 이유다.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 유럽 AI 맹주를 꿈꾸는 프랑스, AI 연구는 앞섰지만 상업화 동력이 떨어진 캐나다 등은 부족한 민간 여력을 국가가 채우며 G3라도 되겠다고 발벗고 나선 상태다. 우리 정부도 늦게나마 G3 도약을 선언하고 최근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출범해 인프라 확대를 발표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H100 보유 수준을 15배까지 늘리고 4년 내 민간투자 65조 원을 독려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역대급 쩐의 전쟁에 필요한 총알, 즉 정부 예산이 보이지 않는다. 공공이 이용할 수 있는 AI 칩 기반 데이터센터는 누가 어디에 어떻게 지을지 아직 모르겠다. 반면 4월에 캐나다, 5월에 프랑스는 구체적 지원안과 더불어 AI 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특히 캐나다는 올해 예산에 2조 원 이상 AI 인프라 투자를 편성한 뒤 이를 발표했다. 인프라 투자 전쟁의 판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기업가치 200조 원이 넘는 오픈AI마저 최근 미국 정부에 AI 인프라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할 정도다. 우리 정부도 G3 선언을 받침할 구체적 후속 법안이나 예산 지원, 세액 지원 등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말뿐인 G3 도약은 아무런 힘이 없다. 김현수 산업1부 차장 kimhs@donga.com}

    • 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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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현수]AI, 미 대선, 경기침체… 韓 흔드는 세 가지 키워드

    우리 시간으로 11일 오전, 태평양 넘어 미국에서 벌어지는 대통령선거 토론에 국내 주요 그룹 전략 담당자들은 동태를 주시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한 주요 기업 임원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보조금이 걸려 있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법인세 인상 가능성도 있고 고민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미국 대선이라는 파도 외에 국내외 정치, 거시경제, 산업 수요 등이 모두 안갯속이라는 의미였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한국의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며 지난달 수출이 579억 달러로 8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찍었지만, 삼성 SK 등 4대 그룹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우려는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를 걷어내고 보면 실적이 나빠진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동아일보가 매출 100대 기업의 상반기(1∼6월) 반기보고서를 분석해 보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배터리, 철강, 항공부문 대표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대폭 하락하고 있었다. 재계는 특히 해외발 ‘불확실성 폭풍’ 세 가지 변수로 미 대선, 경기침체, 인공지능(AI) 거품론을 꼽는다. 미 대선에서 민주당 공화당 대선 후보 중 누가 돼도 미 우선주의는 강화될 전망이다. 미 우선주의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중산층의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산 저가 상품 봇물로 미 제조업이 흔들리자 중서부 노동자 계층의 불만이 커져 왔던 것이다. 향후 미국 투자 유치 압박, 중국과의 대치 국면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미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104조 원 투자를 약속한 4대 그룹에 더 많은 투자 압박과 무역 규제가 뒤따를 수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더 나아가 경기침체 조짐이 보이는 점도 우려스럽다. 세계 최대 시장 미국과 중국의 침체 우려로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감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감원은 세계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얇아진다는 뜻이다. 이미 내수 경기가 얼어붙은 한국의 수출 기둥인 자동차, 스마트폰, 가전, TV 등마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고금리, 고물가에 불안했던 세계 경제를 굴러가게 한 AI 투자 붐마저 ‘거품론’ 논란 속 불확실성에 휘둘리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했다가 다음 날 폭락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미 대선, 글로벌 경기침체, AI 투자 둔화는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후폭풍은 더욱 두렵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오면 미 우선주의 압박은 더욱 강해질 것이고, 미중 갈등이 첨예해지면 AI발 ‘반도체의 봄’은 급격히 겨울로 치달을 것이다. 경기침체로 수출이 타격을 입을 때, 반도체에 기댈 수도 없게 된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사업을 모두 거느린 삼성전자에 대해 국내 증권사들이 일제히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기 시작한 이유다. 급박하게 거시 환경이 바뀌고 있지만 아직 정부나 정치권에선 체감하지 못하는 듯하다. 대표적으로 국내 경제 8단체가 한목소리로 최근 상법 개정안 등에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이내 묻히는 분위기다. 반도체법, 전력망 확충 등 뚜렷하게 나온 지원책도 없다. 폭풍이 오고 나서 대책을 논의하면 이미 늦는다. 김현수 산업1부 차장 kimhs@donga.com}

    •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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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현수]두고두고 남을 고물가 후폭풍… 물가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게 2만6000원이라고요?” 최근 서울 광화문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샐러드를 시켰다. 가격이 비싸 2인분 몫을 기대했지만 양이 터무니없이 적어 놀랐다. ‘미친 물가’로 악명 높은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 임기를 보내며 고물가에 시달릴 만큼 시달렸는데 3년 만에 돌아온 서울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과일 채소 값은 이 가격이 맞는지 여러 번 확인할 정도다. 얼마 전 온라인 다이어트 정보 영상에 출연한 한 의사가 “고기를 상추 여러 겹으로 싸먹으라”고 하자 갑자기 댓글창이 고물가 성토장으로 바뀌었다. ‘상추 여러 겹은 사치’라는 것이다. 폭우 탓에 지난달 상추값은 전달보다 170% 이상 폭등했다. ‘체감’ 물가와 지표상 물가의 괴리는 크다. 사실 물가상승률은 일부 채소 등을 제외하고 안정세다. 2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만 보면 목표 수준에 수렴한다는 확신을 좀 더 갖게 됐다”고 했다. 집값 상승 때문에 금리를 못 내려도 물가는 안정됐다는 것이다. 고강도 긴축으로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종식을 선언하고 금리 인하 첫발을 내딜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중앙은행의 종전 선언이 무색하게 일반 국민들의 물가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 크게 오른 가격에선 낮은 상승률도 부담이다. 가격에는 이른바 심리적 저항선이라는 것이 있다. ‘5000원 커피’, ‘1만 원 냉면’, ‘2만 원 파스타’를 넘어서면 그만큼 거부감이 증폭된다. 고물가로 과거 생활 수준을 감당할 수 없고, 생계비에 짓눌리면 실질 고통도 커진다. 게다가 오랜 고금리 긴축 정책 끝에는 경기 둔화가 기다리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생계비 위기’라는 후유증은 지표보다 강력하고 끈질기게 남을 것이다. 경제에 민심이 성이 나면 어김없이 포퓰리즘이 고개를 든다. 박빙의 미국 대선전에서 식품 기업 가격 통제가 화두로 떠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상승세를 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제1호 경제공약으로 ‘바가지 가격(price gauging)’을 법으로 금지하겠다고 했다. 여론조사마다 물가에 대한 분노가 나오니 내놓은 공약이다. 하지만 법이 기업 이윤 중 탐욕과 적정이익을 구분해 선을 긋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격 통제는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시장 참여자를 줄여 종국엔 가격 폭등을 부르기도 한다. 성공한 전례가 매우 드문 이유다. 정치인들이 이를 모를 리 없지만 당장의 표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우리도 야당이 전 국민에게 25만 원을 뿌리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팬데믹 시기 공급이 위축된 와중에 전 세계가 돈을 풀어 수요를 자극했을 때 나타난 인플레이션 폭풍을 잊은 것일까. 고물가 고금리를 불러온 정책을 또다시 고물가의 대책으로 내세울 순 없다. 결국 물가 대책은 오래 걸리더라도 수요 공급 균형으로 풀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나 전쟁, 무역장벽과 같은 변수로 이미 고물가는 장기전이 됐다. 경기까지 둔화돼 생계비 위기가 더욱 커질 때, 희한한 포퓰리즘의 유혹을 참는 것이 ‘물가 대책’의 첫 단추일 것이다. 김현수 산업1부 차장 kimhs@donga.com}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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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현수]AI 거품론에 무용론까지… 실리콘밸리와 월가의 힘겨루기

    5일 오후 서울 전역에 천둥소리가 들렸다. 8%가 넘는 주가 폭락에 당황한 한국 ‘개미’들은 자연현상마저 “내 주식 계좌가 부서지는 소리”라며 아우성이었다. 공포스럽게 내려가던 주가는 6일이 되자 새벽 미국 뉴욕 증시 선물시장에서 반등 기미가 보이더니 한국과 일본 증시에서 기록적 상승률을 보였다. 시장이 대체 왜 이러는지 정확한 답을 알긴 어렵다. 최근 2년 동안 미국 고용이 나쁘면 증시는 환호했다. 경기가 식어야 인플레이션이 둔화돼 미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빨리 내릴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둔화된 고용지표에 갑자기 경기 침체 우려로 건너뛰더니 실제 지표보다 과한 공포감이 시장을 지배했다. ‘경제에 나쁜 뉴스=증시에 호재’ 내러티브가 깨진 것이다. ‘인공지능(AI)이 증시를 이끈다’는 내러티브도 깨졌다. 팬데믹 이후 금융을 대표하는 미 월가와 기술기업을 대표하는 실리콘밸리는 ‘절친’ 관계였다. 엔비디아나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눈부신 실적을 내세우거나, 고용을 줄여서라도 AI 투자를 늘리겠다고 하면 월가는 박수를 보냈다. 미래 성장성이 뛰어난 7개 기술주를 ‘매그니피센트 세븐(M7)’이라며 띄운 것도 월가였다. 1960년대 영화 ‘황야의 7인’의 영어 제목에서 착안해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 마이클 하트넷이 지난해 대중화시켰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구글(알파벳), 아마존, 메타, 테슬라를 일컫는다. 하지만 지난달 월가는 ‘AI가 생각보다 돈을 벌기 어렵고 투자가 과열됐다’며 AI 거품론을 꺼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희망의 상징이었던 AI가 미래 효용성까지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헤지펀드사 엘리엇은 투자자들에게 “AI는 과장 광고였고 소프트웨어 개선 의미밖에 없다”고 경고했고, 불과 1년 전에 AI가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했던 골드만삭스는 최근 거품은 터지고야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MS, 아마존, 구글의 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AI 거품론’ 내러티브가 대세가 된 것이다. 사실 실적 부진이라지만 M7 중 적자 기업은 없다. 시장은 ‘이 정도 주가를 지탱하려면 투자를 줄이든지 성과를 더 내라’는 것이다. 월가의 압박에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전환기에는 과잉 투자가 과소 투자보다 낫다”고 응수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너무 늦기보다는 필요하기 전에 역량을 구축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편이 낫다”고 했다. 실리콘밸리와 월가의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이다. 누구 말이 맞을지는 시간이 답을 내려줄 것이다. 닷컴 버블 때도 그랬듯이 시장이 과열되면 언젠가는 터지기 마련이다. 스타트업 사명에 AI라는 말만 넣어도 투자가 몰리는 비이성적 과열이 감지됐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진다고 우르르 AI 무용론까지 나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미래 기술 투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과 시장의 힘겨루기 속에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기업가 정신’이다. 누구도 답을 몰라 혼돈에 빠졌을 때 중심을 잡고 미래로 향해 가야 한다. 이미 글로벌 AI 가치사슬에 올라탄 한국 기업들도 흔들리지 않고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김현수 산업1부 차장 kimhs@donga.com}

    • 202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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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發 ‘R’ 공포, 코스피 4년만에 최대 하락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미국 경기 침체 공포의 직격탄을 맞으며 지수가 일제히 폭락하는 ‘검은 금요일’을 연출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인하를 사실상 예고하는 대형 호재가 있었지만 고용 등 미국의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루 만에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산업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거품론까지 불거지면서 실물경제와 기업 실적이 생각보다 빨리 악화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2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01.49포인트(3.65%) 하락한 2,676.19에 장을 마감했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될 당시인 2020년 3월 19일(133.56포인트 하락) 이후 4년 4개월여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코스닥도 4.20% 급락한 779.33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엔화가치 강세라는 악재까지 겹친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5.81% 폭락했다. 이날 하락 폭(2,216엔)은 ‘블랙 먼데이’로 불리는 1987년 10월 20일(3,836엔 하락) 이후 36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일본은 미국 등 세계 각국에 금리 인하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최근 나 홀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게 자국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 급락은 전날 미국 경기 둔화 우려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결과다. 1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2.3%, 다우지수는 1.21% 각각 급락했다. 특히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14%나 떨어졌다. 미국 노동부가 2일 발표한 7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1만4000명 늘어 직전 12개월간의 평균 증가 폭(21만5명)에 크게 못 미쳤다. 또 7월 실업률은 4.3%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8로 전달보다 1.7포인트 하락했고, 시장 예상치(48.8)도 한참 밑돌았다.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이른바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1일 장중 19.48까지 올라, 4월 19일 이후 3개월여 만에 가장 높았다. AI 거품론-美제조업 악화에 증시 출렁… 코스피 시총 78조 증발美 ‘R’의 공포, 금융시장 요동빅테크들 ‘어닝 미스’에 투자자 이탈… 美 실업수당 청구 건수 1년새 최고경착륙 공포, ‘금리인하’ 호재 삼켜… 삼성 4%-하이닉스 10% 주가 급락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에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몰아닥치면서 글로벌 증시가 초토화됐다. 불과 하루 전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시장이 반색했던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시장의 관심이 물가에서 경기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전에는 나쁜 경기지표가 나오면 연준이 금리를 서둘러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증시가 상승했지만, 이제는 그만큼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시장에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충분히 내려도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마저 나타나는 상황이다.● AI 거품론에 반도체·빅테크 주가 급락 미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의 요체는 그동안 미국 증시를 떠받들던 빅테크·인공지능(AI) 기업들의 실적 우려다.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온 빅테크들이 잇단 ‘어닝 미스’를 일으키는 등 AI 거품론이 일부 현실로 나타나자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1일(현지 시간) 2분기 매출이 1479억8000만 달러, 3분기 매출 전망치가 1540억∼1585억 달러라고 공개했다. 모두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수치다. 투자자의 실망감이 커지면서 아마존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7% 급락했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상반기에 데이터센터 등에 350억 달러를 지출했고, 하반기엔 그 금액을 더 늘릴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AI에 투자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는 시장의 인식을 증폭시켰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실적도 기대를 밑돌았다. AI 수익과 직결된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사업 부문의 매출 증가율은 29%로 시장 전망치(31%)에 미치지 못했다. 기업 실적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AI에 대한 과잉 투자는 향후 경기 침체가 확산될 때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를 키운 것이다. 실적에 대한 불안은 소비재 기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앞서 맥도널드도 글로벌 소비가 둔화되며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 감소한 64억9000만 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맥도널드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팬데믹 기간이던 2020년 4분기 이후 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1일 뉴욕 증시에서는 기술주 투매 현상이 이어져 엔비디아가 6.7%, 테슬라가 6.6% 하락했다. 미국 반도체주 폭락의 영향으로 2일 증시에서 삼성전자(―4.2%), SK하이닉스(―10.4%), 일본의 도쿄일렉트론(―12.0%) 주가도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 동안 78조 원 이상 증발했다. 30년 경력의 짐 코벨로 골드만삭스 기술주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기술이 유용하게 사용되기엔 아직 한참 부족하다”며 “세상이 필요로 하지 않거나 준비가 되지 않은 것들을 과도하게 구축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연준 금리 인하 속도 높일 수도 실물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7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시장 전망치(48.8)에 크게 못 미치는 46.8에 그쳤다. 이 지수는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이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데 올 3월 이후 계속 50을 밑돌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4만9000건으로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 시장도 차갑게 식었다.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하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6개월 만에 처음 4% 아래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급랭하는 경기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9월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29.5%까지 뛰었다. 불과 하루 전에 비해 확률이 두 배 이상으로 오른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연준이 7월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렸어야 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미국 대선과 중동 전쟁 확전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한동안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간 미 증시가 과도하게 오른 상황에서 조정 국면이 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202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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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인지력 검사 거부… 사퇴론 더 거세져

    지난달 미국 대선 TV토론에서 고령 논란을 재점화시킨 조 바이든 대통령(82)이 인지기능 검사 요청을 거부했다. 토론 뒤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잠재우려 인터뷰에 나섰지만 오히려 더 악재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ABC방송 인터뷰에서 “인지기능 검사를 받겠느냐”는 3차례 질문에 모두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매일 (대통령으로 일하며) 검사받고 있는 셈”이라며 “선거운동은 물론 세상을 운영하고 있다”고 맞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참패에 대해 “나쁜 밤이었을 뿐”이라며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정도로 상태가 별로였다”고 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검사 거부는 의학적이든 정치적이든 명백한 실수”라며 “4년 더 일할 수 있다는 확신을 원하는 유권자를 모욕했다”고 지적했다. 사전 녹음 뒤 4일 방영된 바이든 대통령의 라디오 인터뷰 2건에 대해 바이든 캠프가 진행자들에게 미리 질문지를 전달했다는 WP 보도도 논란이다. 바이든 캠프 측은 “일상적인 일”이라고 반박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능력에 대한 의심을 더 키웠다는 분석이 많다. ‘神만이 날 물러나게 할수 있다’는 바이든… 사퇴 압박은 커져[바이든 사퇴 압박]ABC방송 인터뷰서 인지검사 거부… 라디오 인터뷰는 사전 질문서 논란민주 상-하원 의원 사퇴 논의 확산… 유세장선 “포기해달라” 팻말 시위대“전능하신 주님이 ‘대선 경주에서 물러나라’고 하면 사퇴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대선 후보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또다시 밝혔다. ‘신의 개입’ 정도는 있어야 사퇴할 수 있다는 취지로 강하게 완주 의사를 밝혔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인지기능 검사 받는 것을 거부했다. 또 사전 녹음 뒤 4일 방송된 지역 라디오와의 인터뷰 2건(위스콘신주 매디슨의 시빅미디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WURD)에서는 바이든 선거 캠프에서 질문지를 미리 진행자들에게 전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업무 수행 능력을 둘러싼 우려를 잠재우려 하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커지는 모양새다.● “주님이 사퇴하라면 한다” 완주 의지 지난달 27일 진행된 TV토론에서 참패한 뒤 바이든 대통령은 연일 유세와 민주당 관계자들과의 만남에 나서고 있다. 그는 5일에도 접전지인 위스콘신주 매디슨을 찾아 “40세처럼 보이지 않느냐”며 자신이 건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유세 뒤 편집 없이 22분간 진행된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조지 스테퍼노펄러스 앵커가 “인지기능 검사를 받겠느냐”고 세 차례 물었을 때 모두 거부 의사를 밝혔다. 검사를 받아 논란을 잠재우기보다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인 것. 스테퍼노펄러스가 “당신이 너무 나이가 많아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의 수가 2020년 이후 두 배로 늘었다. 재선이 더 어렵지 않겠느냐”고 묻자 바이든 대통령은 “병적인 거짓말쟁이를 상대로 선거를 치를 때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TV토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더 밀리고 있다’, ‘지지율 36% 대통령이 재선한 것을 본 적이 없다’는 질문에도 그는 “여론조사 데이터가 예전만큼 정확하지 않다”며 “나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적임자는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민주당 상하원 지도자들이 사퇴를 건의한다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들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미 상-하원 민주당 의원 사퇴 관련 논의”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 사퇴 논의는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NBC방송에 따르면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7일 민주당 소속 고위급 하원 의원들과 화상 회의를 열고 바이든 대통령 후보직의 미래를 논의하기로 했다. 상원에서도 사퇴 압박 논의 조짐이 있다. WP는 버지니아주 마크 워너 상원의원이 사퇴 요청을 위해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 중에서는 모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처음으로 사퇴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기부자들 반응도 냉담해지고 있다. 민주당 ‘큰손’ 기부자인 억만장자 릭 카루소를 비롯해 넷플릭스 창립자 리드 헤이스팅스와 디즈니 상속인 애비게일 디즈니도 새로운 후보가 지명될 때까지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매디슨 유세장 밖에서 “그만 포기해 달라”는 팻말을 든 시위대가 등장하는 등 유권자들의 사퇴 압박 여론도 커지고 있다. 뉴욕에 사는 한 민주당 지지자는 “오후 8시면 자야 하는 미국 대통령은 말이 안 된다”며 “후보직을 유지하는 것은 미국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같은 압박 속에 7일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 나섰다.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해 국제무대에서도 고령 논란을 돌파해야 한다. 한편 CNN 등 일부 언론이 ‘민주당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해리스 부통령은 6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에센스 뮤직 페스티벌’에 비욘세의 공연과 더불어 깜짝 등장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격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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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준, 9월 금리 인하땐 ‘바이든 우군’ 될수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강력한 우군’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뜨거웠던 미 고용 시장이 최근 식어가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며, 연준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경쟁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는 5일(현지 시간) 6월 미국 비농업부문 전월 대비 신규 고용 수가 20만6000명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20만 명)에 대체로 부합한 수치다. 또 실업률은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인 4.1%를 기록해 시장 전망(4.0%)을 웃돌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여러 차례 미국의 뜨거운 고용 상황이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라고 언급해 왔다. 하지만 고용 시장이 냉각되면 인플레이션 둔화의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에 시장에선 기준금리 9월 인하설에 대한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9월 인하 가능성을 7일 현재 약 78%로 평가한다. 5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준이 대선 전 기준금리를 내리면 악재가 거듭되던 바이든 선거 캠프도 숨통을 틔울 수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 측은 대선 전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기대를 잃어가고 있었지만 6월에 먼저 공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로 이어진 낭보 덕에 희망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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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100년 라이벌’ 명품 백화점 2곳 합친다

    미국에서 ‘100년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온 명품 백화점 두 곳이 합병된다. 명품 시장 둔화와 오프라인 점포의 영향력 감소 속에 생존을 위해 경쟁사 간 합병이 진행된 것이다. 명품 쇼핑 거리로 유명한 뉴욕 5번가에 본점이 있는 ‘삭스 피프스 애비뉴’의 모기업인 허드슨스베이컴퍼니(HBC)는 라이벌 백화점 ‘니먼 마커스’를 26억5000만 달러(약 3조7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3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번 거래에는 아마존과 세일스포스 등 빅테크 기업도 참여했고, 이들은 합병사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니먼 마커스가 파산 신청을 하자 양 사의 합병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팬데믹이 종료된 뒤에도 고물가 속에 소비자들이 고가 명품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같은 명품 기업이 티파니, 리모와 등 굵직한 브랜드를 인수하며 직접 소비 판매에 나서자 명품 백화점의 입지는 좁아지는 추세였다. 리처드 베이커 HBC 최고경영자(CEO)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니먼 마커스 인수를 통해 세계 최고의 영업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쁘다”며 “명품 판매에는 아름다운 매장과 신뢰할 만한 직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합병을 통해 두 회사의 연간 매출은 약 100억 달러(약 13조8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삭스 피프스 애비뉴는 1924년, 뉴욕 5번가가 고급 저택으로 둘러싸여 있던 시절에 설립됐다. 1899년에 역시 5번가에 자리 잡은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 1923년 인근 매디슨가 ‘바니스 뉴욕’과 더불어 뉴욕 5번가 명품 쇼핑 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니먼 마커스는 1907년 텍사스주에서 창업돼 점포를 확장하며 1972년 버그도프 굿맨을 인수하고 미 전역에서 삭스 피프스 애비뉴와 경쟁을 벌여 왔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의 등장, 팬데믹, 거대 명품 기업의 탄생 등으로 바니스와 니먼 마커스는 2020년에 나란히 파산했다. 삭스 피프스 애비뉴는 바니스 브랜드 라이선스를 인수한 데 이어 니먼 마커스 인수로 100년 경쟁의 승리자가 됐다. NYT는 “명품 유통 시장이 온·오프라인 모두 흔들리는 가운데 삭스 피프스 애비뉴의 니먼 마커스 인수는 명품 유통 지형을 바꿀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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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독립기념일 연휴 7000만명 대이동… 인플레 둔화로 ‘자동차 여행’ 다시 활기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전후로 역대 최대 인원이 여행길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자동차협회(AAA)는 지난달 29일부터 독립기념일 주간이 있는 7일까지 9일 동안 약 7090만 명이 집에서 최소 50마일(약 80km) 이상 이동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미국 인구가 약 3억4200만 명인 것을 감안할 때 5명 중 1명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2022년 휘발유 값 급등 이후 주춤했던 자동차 여행이 미 인플레이션 둔화로 다시 활발해짐에 따라 여행객도 늘어난 것이란 분석이다. AAA 측은 “여름휴가가 본격화되고 원격 근무가 늘어 독립기념일 전후로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독립기념일인 4일은 목요일이라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4∼7일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분위기다. 미 뉴욕에 사는 코트니 새들러 씨(37)는 “초등 아이들도 방학이라 나이아가라 폭포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며 “편도 7시간 이상 거리지만 작년, 재작년보다 휘발유 값이 떨어져 부담은 덜하다”고 말했다.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객도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AAA는 작년보다 7% 증가한 574만 명이 7월 4일 비행기로 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AA 예약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독립기념일 주간 미 국내선 항공료는 2023년에 비해 2% 저렴하며, 국내선 왕복 항공권의 평균 가격은 800달러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행을 놓고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증시 랠리로 소득이 늘어난 중산층은 여행 소비를 늘리고 있지만, 고물가에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저소득층은 여름휴가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더글러스 공항에서 근무하는 라숀다 바버 씨(42)는 뉴욕타임스(NYT)에 “시간당 19달러, 주당 40시간을 일하지만 가파르게 오른 주택 임차료나 식료품비로 쓰고 나면 남는 게 많지 않다”며 “가족 휴가를 다녀온 지 몇 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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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 라이벌’ 美 명품 백화점 합친다…삭스, 니만 마커스 인수

    미국에서 ‘100년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온 명품 백화점 두 곳이 합병된다. 명품 시장 둔화와 오프라인 점포의 영향력 감소 속에 생존을 위해 경쟁사 간 합병이 진행된 것이다.명품 쇼핑 거리로 유명한 뉴욕 5번가에 본점이 있는 ‘삭스 피프스 애비뉴’의 모기업인 허드슨스 베이 컴퍼니(HBC)는 라이벌 백화점 ‘니만 마커스’를 26억5000만 달러(3조7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거래에는 아마존과 세일스포스 등 빅테크 기업도 참여했고, 이들은 합병사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니만 마커스가 파산신청을 하자 양사의 합병 논의는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팬데믹이 종료된 뒤에도 고물가 속에 소비자들이 고가 명품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같은 명품 기업이 티파니, 리모와 등 굵직한 브랜드를 인수하며 직접 소비 판매에 나서자 명품 백화점의 입지는 좁아지는 추세였다. 리처드 베이커 HBC 최고경영자(CEO)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니만 마커스 인수를 통해 세계 최고의 영업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쁘다”며 “명품 판매에는 아름다운 매장과 신뢰할만한 직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합병을 통해 두 회사의 연간 매출은 약 100억 달러(13조82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삭스 피프스 애비뉴는 1924년, 뉴욕 5번가가 고급 저택으로 둘러쌓여 있던 시절에 설립됐다. 1899년에 역시 5번가에 자리잡은 ‘버그도프 굿만’ 백화점, 1923년 인근 매디슨가 ‘바니스 뉴욕’과 더불어 뉴욕 5번가 명품 쇼핑 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니만 마커스는 1907년 텍사스주에서 창업돼 점포를 확장하며 1972년 버그도프 굿만을 인수하며 미 전역에서 삭스 피프스 애비뉴와 경쟁을 벌여 왔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의 등장, 팬데믹, 거대 명품 기업의 탄생 등으로 바니스와 니만 마커스는 2020년에 나란히 파산했다. 삭스 피프스 애비뉴는 바니스 브랜드 라이선스를 인수한데 이어 니만 마커스 인수로 100년 경쟁의 승리자가 됐다. NYT는 “명품 유통 시장이 온-오프라인 모두 흔들리는 가운데 삭스 피프스 애비뉴의 니만 마커스 인수는 명품유통 지형을 바꿀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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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美 인플레이션 둔화 상당한 진전”… ‘신중한 낙관론’에 9월 금리 인하 기대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이 “미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목표 수준으로 상당한 진전(quite a bit of progress)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파월 의장의 ‘신중한 낙관론’ 덕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500 선을 돌파했다. 파월 의장은 2일(현지 시간) 포르투갈에서 열린 정책콘퍼런스에 패널로 참석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한 노력이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며 미국이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하락)의 경로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5월 전월 대비 상승률이 0.08%로 2020년 11월 이래 가장 낮았고, 전년 대비 상승률도 2.6%로 연준 목표인 2%에 근접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다만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정책 완화(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로 통하는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실물 경제가 약화되고 있다는 경고 신호가 있다”며 “연준이 필요 이상으로 긴축을 유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인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달 30, 3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선 금리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시장은 금리 인하 시점이 9월이 될지, 11월 미 대선 이후일지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6월 점도표에서도 연준 위원 19명 중 8명이 올해 두 차례 인하, 7명은 1차례 인하, 4명은 ‘올해 인하 없다’를 찍어 연준 내에서도 전망이 엇갈리는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정책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9월 인하 가능성을 약 70%로 평가하며 9월 인하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주 PCE 발표 전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수치다. 5일 발표되는 미 6월 고용 보고서와 11일 공개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주요 지표에 따라 9월 인하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수도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 낙관론과 더불어 테슬라의 2분기(4∼6월) 자동차 인도량이 최악은 피했다는 안도감에 힘입어 테슬라 주가는 10% 이상 올랐다. 이에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62% 상승하며 올 들어 32번째 신기록을 세웠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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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선고도 9월로 두달 연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죄 평결을 받은 ‘성추문 입막음’ 형사 재판에 대한 형량 선고가 두 달 이상 연기됐다. 미 연방대법원이 재임 중 공적 행위는 면책특권을 부여받는다는 판결을 내리자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이 트럼프 측 변호인의 선고 일정 연기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2일(현지 시간) 검사와 변호인 양측에 서한을 보내 “대통령 면책특권과 관련해 대법원의 결정이 해당 사건의 유죄 평결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9월 6일까지 검토하겠다”며 “형이 필요하다면 선고일은 9월 18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가 자신과의 성관계를 폭로하려 하자 입막음 대가로 13만 달러(약 1억7000만 원)를 지급하고, 이 비용을 일반적 법률 비용으로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해당 재판에서 배심원 만장일치로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아 미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중범죄자’가 됐다. 당초 이달 11일 형량이 선고될 예정이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대 4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성추문 입막음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4개의 형사 사건 중에 유일하게 11월 대선 전에 판결이 나오는 재판이다. 특히 기존 선고일이던 11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4일 앞둔 날이라 이목이 집중돼 왔다. 하지만 1일 대법원이 재임 중 공적 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일부 인정하자, 트럼프 변호인단은 성추문 입막음 재판에 대해 “유죄 평결을 파기하고, 선고 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당시 장부 기록은 재임 기간 이뤄진 공적 행위로 면책특권이 부여돼야 한다”며 유죄 평결이 무효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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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중범죄자’ 낙인 떼나…‘성추문 입막음’ 선고 9월18일로 연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죄 평결을 받은 ‘성추문 입막음’ 형사 재판에 대한 형량 선고가 두 달 이상 연기됐다. 미 연방대법원이 재임 중 공적행위는 면책특권을 부여받는다는 판결을 내리자 트럼프 측 변호인의 선고 일정 연기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2일(현지 시간) 검사와 변호인 양측에 서한을 보내 “대통령 면책특권과 관련해 대법원의 결정이 해당 사건의 유죄 평결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9월 6일까지 검토하겠다”며 “형이 필요하다면 선고일은 9월 18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배우 스토미 대니얼스가 자신과의 성관계를 폭로하려하자 입막음 대가로 13만 달러(약 1억7000만 원)를 지급하고, 이 비용을 일반적 법률 비용으로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해당 재판에서 배심원 만장일치로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아 미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중범죄자’가 됐다. 당초 이달 11일 형량이 선고될 예정이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대 4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성추문 입막음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4개의 형사 사건 중에 유일하게 11월 대선 전에 판결이 나오는 재판이다. 특히 기존 선고일이던 11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4일 앞둔 날이라 이목이 집중돼 왔다. 하지만 1일 대법원이 재임 중 공적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 특권을 일부 인정하자, 트럼프 변호인단은 성추문 입막음 재판에 대해 “유죄 평결을 파기하고, 선고 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당시 장부 기록은 재임 기간 이뤄진 공적 행위로 면책 특권이 부여돼야 한다”며 유죄 평결이 무효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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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책인정’ 판결에 美국채금리 일제히 상승

    미국 월가에 대선 경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를 반영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TV토론에 이어 1일 미 연방 대법원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일부 면책 특권 인정 판결이 내려지자 미국 국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시중 금리의 기준점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4.447%까지 뛰어오르며 4.5%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TV토론 직전 종가인 4.287%에서 0.16%포인트나 뛰어오른 수치다. 장기 금리 벤치마크인 30년 만기 국채 금리도 4.632%까지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경쟁에서 우위를 보일 때 국채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트럼프표 공약’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대적인 감세와 더불어 관세 장벽을 높이겠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세수가 줄어들면 재정 적자 폭은 커지고, 관세 장벽을 높이면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재정 적자가 쌓이면 미국 정부는 국채를 발행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게 되므로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이 이어진다. 또 재정 적자와 관세 장벽은 그 자체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기존 국채 가치에 타격을 줄 수 있어 금리는 오르게 된다. 이민 억제 정책 역시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지난주 대선 토론에서 두 후보 모두 지속 불가능한 재정 적자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미국 정치 지형이 매우 불확실해졌다”고 내다봤다. 시티의 자바즈 마타이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감세와 국채 공급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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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법무부 “보잉, 항공기 결함 유죄 인정 안하면 정식 기소”

    미국 법무부가 잇따른 항공 사고를 일으킨 미 항공기 제조사 보잉에 대해 강력한 법적 제재의 칼을 빼들 것으로 보인다. 보잉사가 제조상 하자 등을 숨긴 사기 혐의를 인정하고 처벌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식으로 형사 기소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 블룸버그통신 등은 지난달 30일 “법무부가 2018년 인도네시아 보잉737맥스 여객기 추락사고의 희생자 유족 등에게 이러한 내용을 공지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보잉사에 유죄 인정과 안전 규정 준수를 감시할 외부 컨설턴트 고용, 벌금 2억4300만 달러(약 3360억 원)의 추가 납부를 요구했다. 보잉사는 이를 받아들이면 2021년 기소유예 합의로 지불했던 2억4360만 달러까지 모두 6730억 원가량의 벌금을 내는 셈이다. 보잉이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은 건 2018년 사고에 이어 2019년 에티오피아 여객기 추락사고까지 벌어지며 도합 346명이 목숨을 잃은 직후부터였다. 법무부는 2021년 벌금 납부와 각종 안전기준 준수 등을 조건으로 보잉을 기소유예해 줬다. 당시 결정엔 보잉이 미 정부의 주요 방위산업 관련 계약업체란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올해 1월 알래스카항공의 보잉737맥스9 여객기가 비행 중 덮개가 떨어져 나가는 등 또다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이어지자 법무부는 보잉이 기소유예 합의조건을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한 재조사에 들어갔다. 법무부는 이번 재조사에서 보잉이 약속한 안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해 추가 제재를 결심한 것이다. 보잉 측은 이번 주말까지 법무부 방침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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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지개로 물든 뉴욕…세계 프라이드먼스 촉발 주점은 어디[김현수의 뉴욕人]

    최근 뉴욕 맨해튼 매디슨 스퀘어 파크에 위치한 쉐이크쉑 햄버거 가게에 들렸더니 새로운 메뉴가 생겼다. ‘프라이드’ 셰이크. 무지개로 로고를 색칠한 프라이드 먼스 기념 음료다. 이 곳에서 5번가를 따라 20여 블록 위에 있는 뉴욕 공공도서관에도 거대한 무지개색 깃발이 걸렸다. 이뿐인가. 매년 6월이 되면 은행, 헬스장, 식당 곳곳 등 뉴욕은 온통 무지개색으로 물든다. 성소수자(LGBTQ+) 인권 운동을 기념하는 ‘프라이드 먼스’이기 때문이다. 특히 6월의 마지막 날엔 맨해튼 일부 도로를 통제하고 대규모 퍼레이드가 벌어지는데 방송에서 생중계를 해줄 정도로 규모가 압도적이다. 이날은 뉴욕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성소수자 인권 증진을 위한 달로 곳곳에서 행사가 벌어진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 퍼레이드 현장에 나온 아일랜드 페르난데스-코스그로브(23) 씨는 AP통신에 “오늘은 ‘커밍아웃’하고 공개적으로 성소수자가 되어도 괜찮고 안전할 수 있는 날”이라며 “오늘 나의 파트너와 함께 공공장소에서 우리 자신이 될 수 있고, 다른 사람들도 우리를 지지해줄 것을 믿을 수 있어 나왔다”고 밝혔다.● 사적지 된 뉴욕 주점 ‘스톤월 인’ 특히 뉴욕은 프라이드 먼스가 시작된 곳이라 축제 분위기의 강도가 남다르다. 전 세계 성소수자들이 ‘성지 순례’를 올 정도다. 순례의 중심에는 뉴욕 웨스트 빌리지에 위치한 주점 두 곳이 있다. 지금도 활발히 영업 중인 ‘스톤월 인’과 ‘줄리어스’가 주인공이다. 특히 스톤월 인은 미국 성소수자인권 운동의 상징으로 꼽힌다. 워싱턴 스퀘어파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이곳은 6월이 아닌 평소에도 무지개 깃발이 걸려 있고, 이 술집 앞의 작은 삼각형 모양 공원인 ‘크리스토퍼 파크’에는 성소수자인권운동 동상도 설치돼 있다. 1966년 문을 연 스톤월 인은 성소수자들이 몰리는 유명한 ‘게이바’였다고 한다. 미 의회도서관에 따르면 당시 성소수자는 ‘불법’이었기 때문에 이들이 몰리는 바는 주로 마피아들이 운영하는 불법적 바가 많았다. 경찰이 언제 어느 때든 들이닥칠 수 있는 명분이 있었던 것이다. 급습 때마다 과도한 폭력에 시달리던 당시 뉴욕 동성애 커뮤니티는 1969년 6월 28일 스톤월 인 급습 사건으로 분노가 터졌다. 약 일주일 동안 곳곳에서 이른바 ‘스톤월 반란’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는 현대 성소수자 인권 운동의 시발점이었다. 각종 단체가 조직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프라이드 먼스와 퍼레이드가 1970년부터 시작됐다. 뉴욕에서 동성애 관계가 합법화 된 것은 1980년, 결혼이 합법화 된 것은 2011년이다.지난달 28일에는 스톤월 사태 55주년을 맞아 영업 중인 스톤월 인 술집 옆에 국립기념물 방문자센터도 첫 문을 열었다. 스톤월 인은 1969년 반란 사태 직후 문을 닫았다가 1990년대에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미 대선 TV 토론 후폭풍에 시달리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스톤월 방문자센터 개소식을 찾았다. 가수 엘튼 존, 패션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도 함께였다. (뉴욕 성소수자 커뮤니티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의 영혼을 위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여러분 모두가 가져다주는 자부심, 희망, 빛을 둘러보며 우리가 이기고 계속 발전해 나갈 싸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스톤월 반란을 빗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항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스톤월 인에서 1분 거리에 있는 ‘줄리어스’라는 술집도 유명한 성소수자인권 운동의 중심지로 꼽힌다. 스톤월 사태 3년 전인 1966년 4월 21일, 줄리어스 바에 남성 세명이 들어왔다. 이들은 성소수자 인권 운동 단체의 일원들. 이들은 술을 시키고 바텐더에게 “우리는 동성애자이고, 질서 있게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뉴욕 주류법에는 동성애자에게 술을 제공할 수 없도록 돼있었다. 바텐더는 술을 다시 뺏기 술잔에 손을 뻗었다. 그 모습을 사진 기자가 찍어 뉴욕타임스에 대문짝만하게 해당 사건이 화제가 됐고, 주류 당국의 동성애자 술 제공 금지 규정이 완화되는 계기가 됐다. 이는 흑인 인권 운동가들이 흑인에게 서비스를 거부하는 식당에 ‘앉아있기(sit-in)’ 비폭력 시위를 한 것에서 힌트를 얻어 성소수자들이 일단 술을 시키자는 ‘마셔보기(sip-in)’ 전략의 일환이었다고 한다. 웨스트빌리지의 역사 사적을 중심으로 투어를 진행하는 가이드 토머스 실크 씨는 “줄리어스 건물은 과거 삼각 지붕 건물을 좌우로 확장한 흔적이 남아 있는 역사적 건축물이기도 하다”며 “햄버거도 맛있고 건물도 볼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줄리어스는 현금만 받는다고 한다. ●대선 앞둔 미 기업들은 “올해는 몸사리자” 올해 프라이드 먼스에는 스톤월 방문자 센터 개소식과 대통령 방문에도 중동 전쟁과 대선, 문화전쟁으로 이전보다 어수선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퍼레이드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자들에 의해 일부 중단되기도 했다. 대선을 앞두고 보수층을 중심으로 반 성소수자 분위기가 조성되는 점에 대한 우려도 곳곳에서 나왔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성소수자 커뮤니티 내에서도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이 부각된 TV 토론의 충격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는 것이다.스톤월 방문자 센터의 후원자 중 하나인 소프트웨어 회사 SAP의 회계 담당 임원인 스콧 듀이 씨는 CBS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토론을 “굴욕적”이라며 “그는 너무 늙었고, 어젯밤에 그것을 확실히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미 결혼 합법화 등 법적 제도가 자리 잡은 동성애와 달리 트랜스젠더 관련 법 규제는 미국 대선 이슈로 부상할 만큼 곳곳에서 논란이 거세다. 공립학교에 성중립 화장실 설치, 트렌스젠더의 헬스장 여성 라커룸 출입, 스포츠 경기 참여 성별 논란까지 미 전역에서 소송전이 진행 중일 정도다. 진보 성향의 뉴욕이지만 남녀가 함께 쓰는 ‘성중립 화장실’이 불편하다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맥주 기업 버드와이저가 트랜스젠더 모델을 내세웠다 오랫동안 불매운동에 시달렸던 이후 주요 기업들도 예전보다 조용하게 프라이드 먼스를 지원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불매 운동의 타깃이 됐었던 대형마트 ‘타깃’ 뿐 아니라 프라이드 전용 컬렉션을 내놓던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도 지난해에 비해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대선 한복판에 괜히 나섰다가 문화전쟁에 휘말릴까 걱정하는 기업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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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美, 유럽보다 우크라 더 많이 지원”… 바이든 “집권기간 미군 사망 한 명도 없어”

    “2021년 1월 6일 경찰이 들여보낸 소수의 사람들이 일을 저질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대선 TV토론에서 ‘1·6 미 의회 난입’ 사태를 이렇게 설명했다. AP통신은 토론 직후 평가에서 이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거짓 발언”으로 꼽았다. 이날 토론은 1·6 의회 난입 사태를 비롯해 경제와 기후변화, 이민, 낙태 등 핵심 쟁점이 거론됐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과장과 거짓을 섞어 발언해 유권자를 더욱 혼란하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 CNN 방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체 토론에서 30건이 넘는 허위 주장을 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유럽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지원을 했다” 등을 주된 허위 주장으로 꼽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리 때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가졌다”고 발언한 것도 논란을 남겼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팬데믹으로 기업들은 문을 닫고 실업률이 크게 치솟았다”며 “2017∼2019년 미 경제성장률은 2.4%, 2.9%, 2.3%로 4%대 성장률을 보인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최소 9개에 이르는 허위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을 펼쳤다.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 기간 동안 미군 사망자가 한 명도 없었다” “집권 초기 미국 실업률이 15%였다”는 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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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 간 K웹툰 작가들 “위상 변화 실감… 얼떨떨”

    “부모님이 하지 말라는 직업은 다 이유가 있나….” 2006년 만화가 김규삼은 암담했다. 그의 만화를 실어주던 잡지에서도 잘리고, 만화가의 길은 끝나 보였다. 다니던 대학까지 중퇴하고 20대 청춘을 바쳤던 세월이 헛되게 느껴졌다. 스물아홉 살이던 그는 공인중개사 시험을 기웃댔다. 그 무렵이었다. 만화를 좋아한다는 3년 차 네이버 사원이 전화해 인터넷에 만화를 그려 달라고 했다. 김 작가는 “만화를 포기하려고 했을 때, 웹툰이라는 길이 열린 것”이라며 “그때 출세작이 된 ‘입시명문 사립 정글고등학교’를 연재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18년이 지난 이달 27일(현지 시간) 김 작가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한복판에 섰다. 한국 웹툰 1세대 대표주자들인 ‘마음의 소리’ 조석 작가와 ‘노블레스’ 손제호 작가도 함께였다. 이날 네이버웹툰은 나스닥 상장을 기념해 현지에서 팬 사인회를 개최했다. 이날 나스닥 상장 타종 행사엔 당시 김 작가에게 전화했던 3년 차 사원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참석했다. 네이버웹툰 북미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상장 첫날인 이날 공모가보다 9.5% 높은 23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약 29억 달러(약 4조24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나스닥 빌딩에서 기자들과 만난 작가들은 해외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모두 어리둥절했다고 한다. 조 작가는 “지금 웹툰이 성공했을 때를 가장한 시트콤을 찍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손 작가도 “처음엔 정말 작게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글로벌 서비스가 되다니 얼떨떨하다”고 맞장구쳤다. 작가들은 ‘정통 만화가’들이 “그게 만화냐”라고 경시했던 웹툰 초창기를 떠올리며 20년 만에 세계 무대에서 주목을 받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작가는 “예전에는 작가들이 수입 때문에 만화계를 떠났다”며 “이제는 의사도 관두고 웹툰을 한다는 말에 위상의 변화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한국 인기 작가들의 웹툰은 드라마나 영화, 게임 등으로 지식재산권(IP)이 확장되며 수익이 급등하는 추세다. 김 작가의 ‘쌉니다 천리마마트’와 ‘비질란테’, 조 작가의 ‘마음의 소리’ 등도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작가들은 세계 시장에서 한국 웹툰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로 “치열한 경쟁”을 꼽았다. 조 작가는 “한국에서 이미 굉장한 경쟁을 해서 양질의 작품이 살아남았을 때 해외에서 관심을 가진 덕”이라고 평가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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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연준 선호 물가 5월 PCE 상승률 2.6%…“9월 인하 가능성 열어놔”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결정에서 주로 참고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8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대비 2.6%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수치로 4월(2.7%)에 비해서도 둔화된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변화가 없었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전년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에 부합할 뿐 아니라 4월 상승률(0.3%, 2.8%)에 비해 내려간 수치다. 반올림 하지 않은 5월 전월대비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0.08%로 이는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PCE 물가지수는 대중적으로 중요도가 높은 소비자물가지수(CPI) 보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로 꼽힌다. 도시생활자에 집중돼 있고, 대체재 등이 현실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근원 PCE가 4월에 이어 2%로 진입해 있고, 전월 대비 소폭 진전을 보인 점에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살려뒀다는 평가다. 미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 PCE 물가지수가 나온 이후 0.5% 안팎의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다. 미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5월 CPI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3.3%로 둔화세를 보임에 따라 인플레이션 재점화에 대한 우려는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이앤 스웡크 KPMG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에 “우리가 보기 시작한 상품 가격의 디플레이션과 약세는 9월 인하 가능성으로 가는 길을 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정책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9월까지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을 약 61%로 전 날에 비해 소폭 올렸다.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인 11월까지 금리 인하 가능성을 80%로 보고 있다. 연준 매파들의 강성 발언과 인플레이션 예측의 어려움 때문에 올해 금리인하가 한 차례가 될 지 두 차례가 될지에 대해서도 시장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월가 주요 10개 은행중 4곳(바클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도이체방크)은 연내 한 차례인 0.25%포인트 인하, 또 다른 4곳(골드만삭스, 노무라, 웰스파고, TD뱅크)은 연내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 인하를 내다보고 있다. 씨티와 모건 스탠리는 세 차례에 걸쳐 0.75%포인트 인하로 전망했다. 앞서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의 연말 금리 중간값을 5.1%로 한 차례 인하를 내다본 바 있다. 하지만 연준 위원 19명 중 8명이 두 차례 인하, 7명은 1차례 인하, 4명은 ‘올해 인하 없다’를 찍어 연준 내에서도 전망이 엇갈리는 상태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올해 금리를 두 번 이상 내리거나, 내리지 않거나, 심지어 올릴 수 있는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있다”면서도 “4분기(10~12월)에는 한 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연준 내 매파인 미셸 보우면 이사는 26, 27일 연속 “(인플레이션 상황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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