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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외형 측면에서 세계 시장 ‘톱티어’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고유의 헤리티지(유산)를 확보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혁신’과 ‘변화’의 가치 추구가 기업 헤리티지로 각인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설문에 답한 한 그룹 임원은 “꾸준한 기술 향상과 제품 혁신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만들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1983년 64KD램 개발로부터 시작한 반도체 신화, 1990년대 애니콜로부터 현재의 갤럭시로 이어진 스마트폰 등 ‘삼성’만의 오리지널리티를 활용하고 있다. 설문에 응한 한 교수는 “삼성은 3대째 일류, 1등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며 “첨단 기술과 혁신을 지향하는 기업가정신과 기업문화를 유지하는 것도 세계적 기업에 오른 원동력 중 하나”라고 답했다. 현대차그룹은 창업주부터 내려오는 도전의 서사를 기업 이미지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품과 기술에서 이 뿌리를 찾으려는 노력이 보인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현대차는 헤리티지 전담팀을 꾸려 차량별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 전기차는 1975년 출시한 포니 디자인을 모방했다. 현대차 신형 ‘그랜저’는 1세대 ‘각그랜저’의 디자인을 녹여내 지난해 국내 자동차 모델 중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정주영 선대회장의 창업 스토리가 계승되는 점도 우수 헤리티지 기업으로 뽑힌 이유로 분석된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주영 선대회장이 백사장에 현대조선 독(dock)을 만든 뒤 ‘되게 하라’며 밀어붙인 정신이 일종의 헤리티지”라며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2000년대 미국 시장에서 과감한 품질보증 전략을 쓴 것 역시 이런 정서적 유산을 이어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스토리가 헤리티지에 반영된 점을 평가받았다. 설문에 답한 한 그룹 임원은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꾸준히 헤리티지를 지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 ‘백색가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LG전자, ‘도전정신’으로 대표되는 정주영 선대회장의 기업가정신을 이어받은 HD현대도 헤리티지 경영을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과 현대차 등 광복 이후 성장한 기업들이 헤리티지를 갖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해 왔고, 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정부가 오토바이 등 이륜차 번호판 크기를 키우고, 후면 번호판도 단속하는 등 이륜차 사고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이륜차 앞쪽에 번호판을 다는 방안은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어 전문가들은 “이륜차 앞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30일 경찰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륜차 후면 번호판 규격 및 문자 크기를 확대하기로 하고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을 9월 개정할 계획이다. 또 후면 번호판 무인단속장비를 지난해 342대에서 올해 529대로 확대하기로했다. 이륜차에 대한 단속 확률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인공지능(AI) 활용 첨단 무인단속카메라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이륜차 사고의 치사율이 높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오토바이 등 이륜차 사고 관련 사망자가 392명으로 전체 자동차 사고 사망자 2551명의 15.4%에 이른다”며 “등록된 이륜차 대수에 비하면 일반 자동차 사고에 비해 사망자 수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이 2018∼2022년 교통사고 기록을 분석한 결과 사고 시 사망에 이르는 비율은 이륜차(2.5%)가 일반 자동차 등 사륜차(1.4%)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이 2022년 이륜차 교통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과속으로 인한 이륜차 사고의 치사율은 14%에 달했다. 이륜차가 과속할 경우 사고에 대처할 시간이 짧아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으로는 이륜차 과속 및 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번호판 부착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명찰 효과’를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도경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단속 카메라는 앞번호판만 인식하도록 설계돼 있다 보니 이륜차의 뒷번호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며 “(앞번호판이 도입될 경우) 단속 효율도 올라가고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명찰 효과’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대신 일정 배기량 이하의 오토바이부터 앞번호판 부착을 시행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전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하거나 안전교육을 받은 이륜 차주에 대해 보험료 할인 등 인센티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올 4월 발간한 ‘이륜차 안전 제고를 위한 기술 개발과 보험 적용’ 보고서에서 “정부와 보험회사 차원에서 조향장치 감지 기술 등 안전기술을 적용한 이륜차나 정부의 안전교육 과정을 이수한 운전자들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충북 옥천군 옥천읍 마암리 과선교 사거리에서 지난달 두 명의 여중생이 함께 탑승하고 있던 전동 킥보드와 자동차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여중생 한 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창원시에서도 전동 킥보드를 함께 타던 고등학생 2명이 차에 치였는데 이 중 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이용이 늘면서 이처럼 관련 사고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안전장비 미착용, 무면허 운전, 2인 이상 탑승 등 현행 도로교통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인명 피해가 늘고 있는 것이다.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PM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근 인공지능(AI) 동작 감지기(모션 센서)를 활용하는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구조를 요청하는 방식 등이다. 전문가들은 “사고를 줄이려면 PM 법정 최고 속도를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폭증하는 PM 사고, 보험은 사각지대 경찰청에 따르면 PM 사고는 2021년 1735건, 2022년 2386건, 지난해 2389건으로 매년 늘었다. 2018년 사고 건수가 225건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5년 새 10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연령대별로 10대의 사고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동아일보가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PM 연령대별 사고·사망·부상 현황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이 무면허로 전동 킥보드를 주행하다 적발된 사례는 2021년 3531건이었다. 이어 2022년 1만3365건, 지난해 2만68건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10대 이용자가 일으킨 사고 건수 역시 같은 기간 549건에서 1032건, 1021건으로 증가 추세다. 10대는 원동기 면허 등을 취득할 수 없는 연령대라서 사실상 대부분 무면허 운전자다. 경찰 등 정부 기관이 국내에서 운행하는 PM이 몇 대가 있는지 공식 통계조차 집계하지 못하고 있는 게 더 큰 문제다. 전동 킥보드 등을 공유하는 서비스는 자유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어 별도 집계가 안 되고 있다. 또 개인이 구입하는 전동 킥보드는 공식 번호판을 발급받지 않기 때문에 몇 대가 판매되었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사고가 폭증했지만 PM 이용자들은 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자동차의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 PM을 자동차로 규정하지 않아 보험 가입 의무에서 제외하고 있다. 전동 킥보드 대여업체가 보험사 간 맺은 단체보험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기기 고장에 따른 이용자 피해만 보상해 주는 형태다.● “AI 모션 센서로 사고 위험 감지” 업계에서는 AI 모션 센서를 PM에 탑재해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최근 모빌리티 안전관리 서비스 스타트업이 개발한 안전관리 시스템 ‘라이더로그’가 대표적이다. 라이더로그는 PM에 탑재된 AI 모션 센서로 이동장치의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고 시 구조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사고 처리를 돕는다. 실제로 사고 상황을 가정해 라이더로그가 부착된 PM을 일부러 세게 넘어뜨리자 약 90초 만에 모니터링하는 곳으로 알림이 왔다. 해당 기술을 개발한 김경목 별따러가자 공동대표는 “전동 킥보드에 충격이 발생하면 AI가 사고 여부를 판단해 본사에 알린다”며 “충격량, 속도, PM의 방향 등 데이터를 종합해서 사고 여부를 판단한다. 90초 이내에 다시 일어나거나 운행을 시작하면 가벼운 사고라고 판단해 사고 접수를 취소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본사 모니터링 시스템에는 실제 발생한 5건의 사고 발생 내용이 해당 PM의 이동 경로에 따라 표시돼 있었다. 구간별 주행 속도와 급가속, 과속 여부 등 세부 데이터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모션 센서 기술은 현재 상용화 초기 단계지만 향후 PM은 물론 이륜차 위험운전 관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지방에서 트랙터나 경운기 등에도 부착해 고령 운전자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M 속도 상한 낮춰야” 전문가들은 현재 시속 25km로 설정된 PM 제한 속도를 낮춰야 중대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022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PM 관련 실험을 진행한 결과, PM 속력을 시속 25km에서 20km로 낮추면 정지거리가 26%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정지거리는 일정한 속도로 주행하다 전방의 돌발 상황을 인지한 지점부터 멈출 때까지 주행한 거리를 가리킨다. 시속 25km일 때 정지거리는 약 7m, 20km는 5.2m였고, 10km는 2.4m로 급감했다. 지방자치단체는 현재 25km인 제한 속도를 20km로 낮추는 도로교통법 개정을 앞다퉈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고 있다. 공유 서비스 업체인 ‘스윙’은 자체적으로 최고 속도를 시속 20km로 낮췄다. 전제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동 킥보드는 이용자가 서 있는 상태로 타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높고, 바퀴가 작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높다”며 “최고 속도를 하향하고 사고 위험이 큰 야간 시간대에는 추가로 속도를 제한해 운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동국제강그룹은 업계 최초로 사내하도급 인력을 직접 고용했다. 올해 1월부터 그룹 내 철강사업법인 동국제강·동국씨엠 사내하도급 업체 20여 곳 직원 889명은 생산 현장에서 동국제강·동국씨엠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은 1월 2일 직고용 인원이 근무하는 동국제강 인천공장 현장을 방문해 “직영으로 전환한 직원들이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달라”며 “새해 임직원 모두 즐겁고 건강한 직장생활을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생산조직 운영 관련 특별 노사 합의’를 갖고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사내하도급 근로자 직접 고용에 최종 합의한 결과다. 동국제강그룹 관계자는 “노사 분쟁에 의한 결과가 아닌 상호 논의를 거친 합의임에 의미가 있다”며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양사 노사가 선제적이고 자율적으로 기업 경영 방향을 논의했고 이번 결정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합의 후 동국제강그룹은 제도 개선에 따른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하고 각 사업장에서 별도의 채용 설명회를 가졌다. 이후 지원자들에 대해 경력증명서 검증 및 서류전형과 면접전형 등 정식 절차를 거쳐 889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채용 인원은 모두 동국제강그룹 복리후생을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동국제강그룹은 이번 합의로 노사화합과 상생의 문화가 더욱 공고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동국제강그룹은 1994년 산업계 최초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바 있다. 올해로 30년째 무교섭 임금협상과 항구적 무파업을 이어오며 노사 상생 문화를 이어오고 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두산그룹은 무탄소 에너지 핵심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사업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청정 전기 생산을 위한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터빈, 해상풍력 등 무탄소 발전 주 기기 경쟁력을 높이며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40여 년간 국내외 원자력발전소에 원자로 34기, 증기발생기 124기를 공급해왔다.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한국형 대형 원전인 ARP1400의 주 기기 등 원전 주 기기 제작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 SMR 시장에서는 ‘글로벌 SMR 파운드리(위탁생산)’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70개의 SMR이 개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2019년부터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뉴스케일의 SMR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2020년 사상 처음으로 통과했다. 세계 다섯 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가스터빈 개발 쪽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전 세계 전력의 약 23%를 생산하는 가스발전소 연료를 수소로 전환하면 탄소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수소혼소, 수소전소 터빈용 연소기를 개발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05년부터는 풍력기술 개발에 매진해 순수 자체 기술과 국내 최다 실적을 보유한 해상풍력 발전기 제조사다. 해상풍력이 발달한 유럽 국가들 대비 풍속이 느린 한국 환경에 맞게 국내 기술로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두산퓨얼셀은 대표적인 수소 활용 분야인 수소연료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주력 제품으로 발전용 인산형연료전지(PAFC)가 있다. 또 현재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등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의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두산퓨얼셀의 SOFC는 전력효율이 높고 기존 제품보다 약 200도 낮은 상태서 작동해 상대적으로 기대수명이 긴 것이 특징이다. 두산퓨얼셀은 SOFC 제품 양산을 위해 지난해 4월 새만금산업단지에 50㎿(메가와트) 규모의 SOFC 공장을 착공했고 내년부터 제품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 한국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와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량의 꾸준한 판매량 증가가 수출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24일 한국무역협회(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내놓은 ‘2024년 상반기(1∼6월)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6900억 달러(약 958조 원)로 전년 대비 9.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입은 6490억 달러(약 901조 원)로 1% 증가가 예상된다. 무역수지는 410억 달러(약 57조 원) 흑자가 전망된다. 이번 수출증가율 전망치는 지난해 말 전망한 7.5%보다 1.6%포인트 상향됐다. 무협 분석대로 수출이 9.1% 늘어나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 된다. 무협은 올해 수출 실적을 견인할 핵심 품목으로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기기와 자동차, 선박 등을 꼽았다. 반도체는 AI 산업의 급성장과 중국의 IT 제품 수요 증가로 3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컴퓨터(53.0%), 디스플레이(10.3%), 무선통신기기(8.0%) 등도 반도체 수요 증가와 맞물려 성장이 예상된다. 자동차는 3.7%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위축됐지만 하이브리드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선박(14.3%)도 하반기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인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수출 품목 중에는 철강이 유일하게 감소(―0.8%)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건설 경기 악화 등으로 철강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하반기 반도체와 자동차 품목이 긍정적인 성과를 이뤄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 및 단체와 함께 조사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산업 기상도 전망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업종 중 유일하게 ‘맑음’이 예상되는 산업은 반도체였다. 자동차와 조선, 이차전지, 바이오, 기계, 디스플레이, 섬유패션산업은 ‘대체로 맑음’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자동차는 하반기 금리 인하로 인한 유럽 시장 수요 정상화와 북미시장에서의 견조한 성장세, 친환경 신차 수출 등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반기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14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올해 1∼5월 한국의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 늘었다. 대만(8.7%), 미국(1.4%), 중국(0.1%), 일본(―3.8%) 등 주요국보다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상반기 흐름을 하반기에도 유지한다면 올해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며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최대치 달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무협은 “여전히 수출 실적 악화 요인들도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인한 관세 장벽 강화, 해상운임 상승 등을 하반기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영풍과 고려아연 동업의 상징이자 양 사 비철금속 해외유통을 담당해 온 ‘서린상사’ 경영권이 영풍에서 고려아연으로 넘어갔다. 영풍 측 장 씨 일가 3세인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도 사임 의사를 밝혔다. 75년 동업 관계를 이어오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두 회사의 갈라서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20일 고려아연은 서린상사 임시 주주총회에서 백순흠 고려아연 부사장 등 고려아연 측 4명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서린상사 사내이사는 고려아연 측 4명, 영풍 측 3명이었다. 이번 주총으로 고려아연 측 이사가 8명이 되며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주총 전날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는 사임 의사를 밝혔다. 영풍그룹은 1949년 고 장병희, 최기호 창업주가 공동 설립했다. 장 씨 일가는 지배회사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를, 최 씨 일가는 고려아연을 맡으며 오랜 동업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22년 최 창업주 손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체제 이후 계열 분리 가능성이 확대돼 왔다. 창업주 시기 단단하던 동업 관계가 약해지며 3세 경영 체제에서는 지분 다툼 등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것이다. 두 회사 동업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서린상사가 장 씨와 최 씨의 ‘핵심 전장(戰場)’이 된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1984년 설립된 서린상사는 알짜배기 핵심 자회사로 평가받는다. 40년간 양 사의 비철금속 해외유통을 맡으며 영업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지분은 고려아연 측이 66.7%, 영풍 측이 33.3%를 가지고 있지만, 경영은 영풍 측에서 맡아 왔다. 고려아연 지분이 많은데도 경영권은 영풍이 보유하고 있는 것 자체가 끈끈한 동업의 상징이었던 셈이다. 3월 고려아연은 서린상사 경영권 확보를 위해 임시 이사회 개최를 시도했다. 하지만 영풍 측이 반대해 불참하는 등 정족수 부족으로 열리지 못했다. 고려아연은 법원에 서린상사 주총 소집허가 신청서를 냈다. 지난달 법원이 고려아연 측 손을 들어주며 이날 주총이 열리게 됐다. 이날 서린상사 이사회에서는 새 사내이사 승인 외에도 본점 이전도 의결했다. 현재는 영풍 측과 함께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하지만 곧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빌딩으로 독립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영풍 측이 별도의 상사 설립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영풍 측은 “현재는 서린상사를 통해 해외 영업을 이어가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다툼은 3월 고려아연 주총에서도 벌어졌다. 당시 고려아연 측은 외국 합작 법인 외 국내 법인도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게 정관을 바꾸는 안건을 제시했다. 고려아연에 우호적인 국내 법인을 확대하는 방안이었으나 투표 결과 부결됐다. 고려아연 지분은 고려아연 최 씨 일가가 우호지분을 합쳐 33%, 영풍 장 씨 일가는 32%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반면 배당 증액 요구에서는 고려아연 측이 이겼다. 고려아연이 주당 결산 배당 5000원, 영풍은 1만 원을 제안했었다. 참석 주주들은 배당금이 크게 늘 경우 기업가치 훼손을 우려하며 고려아연 측 손을 들어줬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인공지능(AI)이 운전하는 자율주행차와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차 가운데 어떤 게 더 안전할까. 자율주행차가 더 안전할 것이라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특정 조건에서는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차가 더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의 기술로는 차량 운행에서 AI와 인간의 안전성 대결이 ‘무승부’인 셈이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 무함마드 압델아티 교수팀은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자율주행차가 더 안전했지만 새벽이나 해 질 녘과 같은 어두운 환경에서는 사람의 운전이 더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개했다. 연구팀은 자율주행차 2100대와 사람이 운전하는 차 3만5000여 대의 사고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맑은 날씨와 차선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등의 일반적인 운전 상황에서는 자율주행차가 더 안전했다. 우천 시에도 자율주행차의 사고 확률은 사람이 운전하는 차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았다. 반면 자율주행차의 사고 위험은 새벽이나 해 질 녘 등 어두운 환경에서 사람이 운전하는 차보다 5.25배 높았다. 연구팀은 자율주행 센서와 카메라가 빛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해 질 녘 긴 그림자는 센서가 차량 앞 물체나 위험 요소를 인식하는 데 혼동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교차로 등에서 차량이 회전하는 경우에도 자율주행차의 사고가 1.98배 높았다. 자율주행 센서의 한정된 인식 범위로 전반적인 도로 상황을 감지하는 데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또 사전에 입력된 규칙들을 따르도록 설계된 알고리즘도 돌발적인 시나리오 대응이 어려운 이유로 분석된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준중형 세단 C클래스의 입문형 모델로 ‘C200 아방가르드’와 ‘C200 AMG 라인’을 새롭게 출시한다고 19일 밝혔다. C클래스는 전 세계적으로 1050만 대 이상 판매된 메르세데스벤츠의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6세대 모델은 2022년 국내 출시됐다. 두 차량 모두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204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9단 변속기로 섬세하고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선사한다. 앞좌석 통풍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파노라믹 선루프 등 국내 고객들이 선호하는 사양들을 기본 적용했다. 하이패스 결제 금액 및 잔액을 중앙 디스플레이에 띄워주는 톨 정산 시스템도 제공한다. 가격은 C200 아방가르드는 6200만 원, C200 AMG 라인은 6500만 원이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인공지능(AI)이 운전하는 자율주행차와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차 가운데 어떤 게 더 안전할까. 자율주행차가 더 안전할 것이라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특정 조건에서는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차가 더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의 기술로는 차량 운행에서 AI와 인간의 대결이 ‘무승부’인 셈이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센트럴플로리라대 모하메드 압델-아티 교수팀은 자율주행차와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차를 비교 연구한 결과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자율주행차가 더 안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벽이나 해질녘과 같은 어두운 환경에서는 사람의 운전이 더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개했다. 연구팀은 자율주행차 2100대와 사람이 운전하는 차 3만5000여 대 사고 데이터를 비교분석했다. 자율주행차는 일부 자율 제어가 가능한 레벨2 차량 1001대, 대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4 차량이 1099대였다. 연구에 따르면 맑은 날씨와 차선을 일정하게 유지되는 등 일반적인 운전 상황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사람이 운전하는 차보다 더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천 시에도 자율주행차의 사고 확률은 사람이 운전하는 차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았다. 자율주행 센서 등은 비가 와도 150m가 넘는 거리의 물체를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사람이 운전하면 약 10m 앞 물체만 인식할 수 있다.반면 자율주행차의 사고 위험은 새벽이나 해질녘 등 어두운 환경에서 사람이 운전하는 차보다 5.25배 높았다. 연구팀은 자율주행 센서와 카메라가 빛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특징을 원인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해질녘 긴 그림자는 센서가 차량 앞 물체나 위험 요소를 인식하는 데 혼동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교차로 등에서 차량이 회전하는 경우에도 자율주행차의 사고가 1.98배 높았다. 자율주행 센서의 제한된 인식 범위로 전반적인 도로 상황을 감지하는데 제한되기 때문이다. 또 사전에 입력된 규칙들을 따르도록 설계된 알고리즘도 돌발적인 시나리오 대응이 어려운 이유로 분석된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HD현대중공업이 만든 필리핀 초계함 ‘미겔 말바르함’의 진수식이 열렸다. 18일 HD현대중공업은 울산 본사에서 3200t 급 필리핀 초계함 1번함 미겔 말바르함의 진수식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미겔 말바르함은 길이 118.4m, 폭 14.9m, 순항 속도 15노트(시속 28km), 항속 거리 4500해리(약 8330km)인 최신 함정이다. 대함 미사일과 수직 발사대,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첨단 무기체계가 탑재된다. 이 함정은 필리핀 독립운동가인 ‘미겔 말바르’를 기려 미겔 말바르함으로 명명됐다. 시운전과 마무리 작업을 거쳐 내년 필리핀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14일 기공식을 가진 2번함은 올 12월에 진수해 내년 인도할 예정이다. 필리핀 정부는 해군 현대화와 전력 강화를 위해 군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에도 호위함 2척(2016년), 초계함 2척(2021년), 원해경비함(OPV) 6척(2022년) 등 총 10척의 함정을 발주했다. 필리핀 길베르토 테오도로 국방부 장관은 “우수한 품질과 신뢰성, 성실성을 갖춘 한국 기업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2위 리튬 채굴업체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다. 17일(현지 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칠레의 리튬 채굴업체인 ‘SQM’으로부터 배터리 핵심 원료인 수산화 리튬을 장기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SQM은 구체적인 공급 규모 등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SQM의 연간 수산화 리튬 생산량은 4만 t이고, 내년까지 10만 t으로 늘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 등도 SQM과 리튬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현대차그룹이 배터리 회사 등과 합작 공장을 짓는 데 이어 핵심 광물을 직접 조달하는 것은 배터리 공급망 수직 계열화에 대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올해 초 중국 간펑리튬과 수산화 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우회전할 때 반드시 멈추도록 규정한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지 2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도 정확하게 우회전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운전자는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이 올해 1월 발간한 ‘우회전, 돌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보고서에 따르면 우회전 방법에 대해 세부 내용까지 정확히 알고 있는 운전자는 400명 가운데 단 1명(0.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찰이 홍보하는 6가지 상황별 우회전 방법을 모두 맞힌 운전자는 3명(0.8%)뿐이었다. 경기연구원은 “전방 차량 신호가 파란불인데도 무조건 일시정지하거나, 보행자가 모두 횡단했는데 보행자 녹색 신호 동안 불필요하게 기다려야 하는 줄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불필요한 대기 행동은 차량 정체를 유발하고 운전자 간 갈등을 불러온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운전자 75.3%는 우회전 일시정지 중 뒤따르던 차량이 경적이나 헤드라이트로 위협하는 등 보복성 행동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경기연구원은 혼란이 이어지는 이유로 경찰 단속과 법원 판결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을 꼽았다. 경찰은 전방 차량 신호가 적색이더라도 보행자가 없으면 일시정지 후 우회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우회전 관련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전방 차량 적색 신호 시 우회전을 하다 사고가 나면 신호위반으로 보는 판결도 혼재하고 있다. 이에 경기연구원은 일시정지 대신 차량 속도를 줄이는 것을 강조하는 운전 문화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규정이 애매한 일시정지보다 우회전 속도를 줄이는 것이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사고 발생 요인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것. 경기연구원은 “저속으로 우회전하면 사각지대 통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건수가 줄어들 것”이라며 “사망사고와 같은 중상자 사고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스와 트럭 등 대형차량에 대한 사각지대 방지장치 의무화도 제안했다. 2022년 기준 보행자 도로횡단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 건수는 승용차가 2.8명, 대형차가 6.0명으로 2배 이상 높다. 중상자 비율도 1.2배 높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올해 7월부터 신규 트럭이나 버스에 3가지 사각지대 방지 보조장치 설치를 의무화한다. 경기연구원은 “국내 대형차에도 어라운드뷰(사방촬영영상), 사각지대 알림시스템 등 안전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10일 오후 2시 반 경기 시흥시 장현초 정문 앞.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정문을 나선 학생들은 우측에 있는 교차로를 향해 달려갔다. 그 순간 교차로를 향해 빠르게 달려오는 차량 한 대가 보였다. 차량이 교차로 30m 앞까지 다가오자 도로 우측에 설치된 전광판에 ‘우회전 주의’ ‘보행자 대기 중’이라는 경고 문구가 떴다. 전광판을 확인한 차량은 속도를 줄이기 시작해 교차로 앞에서 멈춰섰다. 동시에 교차로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차량 진입 중, 좌우를 살피고 건너세요”라는 안내방송이 반복해서 흘러나왔다. 그 덕분에 달려오던 학생들은 발걸음을 늦추고 횡단보도 앞에 멈춰선 뒤 주위를 살폈다. 이 시스템은 시흥시가 올 2월 설치한 인공지능(AI) 기반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다. 과거 우회전 차량과 보행자의 횡단 사고가 실제 발생한 장소에 우선적으로 설치됐다. ‘우회전 일시 정지’ 정책이 시행된 지 어느덧 2년. 그럼에도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자 이처럼 AI 첨단 기술을 활용해 우회전 차량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 운전자·보행자 모두 경고해 사고 예방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는 차량과 보행자의 교차로 접근 여부에 따라 다르게 안내된다. 차량이 교차로로 진입하는 시점에 보행자가 접근 중이면 ‘보행자 대기중’ ‘우회전 주의’라고 전광판에 안내된다. 실제로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하면 ‘보행자 횡단 중’ ‘우회전 주의’로 안내 내용이 바뀐다. 두 상황 모두 보행자는 차량 진입 안내를 스피커로 들을 수 있다. AI가 운전자와 보행자 양쪽 모두 교차로로 진입하는 경우를 실시간 판단해 안내하는 쌍방향 시스템인 셈이다. 이에 따라 운전자는 교차로에서 우회전하기 약 30m 전부터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접근하고 있는지, 실제로 건너고 있는지 사전에 전달받을 수 있다. 사각지대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우회전 차량 사고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운전자와 보행자가 동시에 경고 안내를 받기 때문에 ‘2중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모차를 끌고 교차로에서 대기하던 한 학부모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주변에 이런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차로 상황에 대해 실시간으로 맞춤형 안내를 전달할 수 있는 이유는 교차로에 AI 영상 판별기기가 설치됐기 때문이다. 이곳에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를 설치한 AI 솔루션 기업 ‘핀텔’의 박학규 대리는 “4대의 카메라가 교차로 주변 차량과 보행자를 정확히 구분하기 때문에 실시간 안내가 가능하다”며 “최근 AI 시장이 커지면서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처럼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교통 환경을 최적화하는 데 AI가 대폭 도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고 발생 지역, 통학로에 설치 확대 2022년 7월 우회전 사고 예방을 위한 도로교통법이 생겼지만, 운전자의 인식 변화가 미미하고 사고 위험이 끊이지 않았다. 2022년 기준 우회전 교통사고는 전년 대비 190건이 늘어 총 4230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58명이다. 전체 도로 횡단 사고 중 우회전 사고 비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30.2%에 달한다. 사고가 끊이지 않자 시흥시는 AI 우회전 알리미를 도입하기로 했다. 시흥시 첨단교통팀 민현홍 주무관은 “우회전 차량 관련 도로교통법이 생겼지만 현장에서는 제도 혼란 등 사고가 이어져 왔다”며 “사고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다 AI를 활용한 교차로 시스템을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흥시는 장현초뿐 아니라 신현역교차로와 꿈나래 유치원 입구 등 3곳에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지난해 말부터 설치를 시작해 올 2월부터 정식 운영 중이다. 3곳 모두 도로교통공단이 관리하는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서 실제 사고가 발생한 지점으로 집계된 곳이다. 앞으로도 실제 사고 발생 지점과 유치원과 초등학교 등 통학로를 중심으로 우회전 차량주의 알리미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인천 연수구, 서울 동대문구와 송파구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발 맞춰 경찰청도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의 전광판 규격화 등 설치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또 5∼6월에 교차로 우회전 일시 정지를 집중 계도·단속하는 등 우회전 일시 정지 일상화 종합대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2020년, 2021년 러시아로부터 선박 17척을 수주한 삼성중공업이 최근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동시에 이미 받은 선수금 8억 달러(약 1조1000억 원)와 이자까지 돌려달라는 요구도 받았다.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삼성중공업도 선박 건조를 할 수 없게 되자 결국 계약 파기까지 이른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측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 등에 대해 국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로부터 42억 달러(약 5조7700억 원) 규모의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즈베즈다 조선소는 이미 납입한 선수금 8억 달러와 지연 이자 지급도 요구했다. 삼성중공업은 즈베즈다 조선소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5척과 북해용 셔틀탱커 7척 등 총 22척의 건조 계약을 맺었다. 이 가운데 2019년 계약한 5척은 대금을 받고 건조해 인도를 마쳤다. 문제는 나머지 17척에서 발생했다. 삼성중공업은 2020년 11월과 2021년 10월 나머지 17척에 대한 선박 블록 및 기자재 계약을 체결했다. 선박 블록과 기자재를 즈베즈다 조선소로 보내면 현지 조선소에서 조립해 건조하는 방식이다. 즈베즈다 조선소는 42억 달러 계약 가운데 8억 달러 선수금을 냈다. 하지만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에 대러 제재 및 수출 통제 조치 동참을 요구했다. 삼성중공업도 불가항력적인 상황을 근거로 들며 선박 블록과 기자재 공급 등 작업을 중단했다. 이후 약 2년 동안 즈베즈다 조선소와 향후 계약 이행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올해 2월 미국 정부가 즈베즈다 조선소를 특별제재대상(SDN)으로 지정하며 거래가 완전 봉쇄됐다. 양측은 계약 유지 여부에 대한 상호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11일 즈베즈다 조선소는 일방적으로 삼성중공업의 계약 불이행을 주장하며 선수금과 지연 이자에 대한 반환을 통보한 것이다. 미국의 SDN 지정으로 향후에도 사실상 사업 진행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중공업은 싱가포르 중재법원에 제소해 즈베즈다 조선소의 계약 해지에 대한 위법성과 반환 범위를 두고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은 공시를 통해 “현재 SDN에 지정된 선주사와 어떠한 자금 거래도 불가한 상황”이라며 “선주사의 계약해지 통보는 부적법하므로 법원에 제소하는 한편 협상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약 해지로 인한 피해 여부에 대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던 상황이라 예상이 가능했고 다양한 방안도 마련해 오던 상황”이라며 “전쟁이 발발한 시점에는 자재를 구매하거나 건조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거제조선소 독(dock·선박 건조장)에서 배를 건조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선박들의 건조 일정에도 차질이 없다고 덧붙였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기아 ‘카니발’과 현대차 ‘스타리아’를 다음 수소차 모델로 점찍고 연구개발을 본격화한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1회 주행거리가 긴 수소의 특성을 살리려면 ‘덩치가 큰’ 승합차가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전북도에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협력을 제안하는 등 수소 생태계 확대 행보도 강화하고 있다.● 카니발-스타리아 등 승합차 중심 수소차 개발 나서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새롭게 통합된 현대차그룹의 수소 연구개발(R&D)센터는 첫 수소차인 ‘넥쏘’ 후속으로 ‘카니발 수소차’와 ‘스타리아 수소차’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수소차는 2018년 출시한 넥쏘가 유일하다. 앞서 9일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사업을 인수 통합해 이원화됐던 기술력과 자원을 합쳐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카니발과 스타리아 등 승합차를 다음 수소차 모델로 연구개발에 나서는 것은 수소연료전지의 특성 때문이다. 수소연료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특성으로 승합차처럼 대형 차량에서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또 긴 주행거리가 장점이라 한 번에 많은 사람을 태우고 장거리 이동이 잦은 승합차가 시장성이 높을 수 있다. 특히 ‘베스트셀링카’인 카니발과 스타리아에 수소연료전지가 탑재되면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져 수소차 생태계가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차 개발을 재가동하는 것은 수소 산업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1998년 수소차 개발에 나선 뒤 판매량 세계 1위로 수소차 시장을 선도해 왔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수소 경제를 국정 핵심 정책으로 키우며 현대차그룹도 수소차 연구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 등 한계에 부닥치며 연구 및 출시 계획들이 일부 중단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1∼3월) 상용차를 제외한 세계 수소차 판매량에서 현대차는 넥쏘 691대를 팔아 도요타(868대)에 1위를 내줬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상용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며 점유율 1위(34.6%)를 차지했다. 이번 수소 연구개발센터를 일원화한 것도 당장 수익성이 없어도 미래 잠재력이 큰 수소 생태계를 다시 선점하기 위한 조직 개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전북도 찾아 ‘수소 밸류체인’ 제안도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현대차 고위 임원진은 전북도청을 찾아 수소차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수소버스, 수소지게차, 수소전기트램, 수소발전기 등 수소 모빌리티 활용을 제안하며 수소 사회 전환을 앞당기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의 통합된 수소 연구개발센터에서도 이같이 다양한 모빌리티에 적용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 기술들이 개발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북의 다양한 수소 시설들을 연계해 생산부터 활용까지 수소 밸류체인 구성도 전북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 사업 범위를 모빌리티에 국한하지 않고 수소 에너지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전북도 역시 오래전부터 수소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 집중 투자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현대건설은 전북 부안군에 국내 첫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착공식을 열었다.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시설이다. 또 현대차 전북 전주공장에서는 수소버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시설들을 연계해 수소 밸류체인을 형성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사진)이 임직원들에게 “우리 앞에 극복해야 할 수많은 난제가 산적해 있지만 기본에 충실해 달라”고 강조했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서 사장은 전날 현대제철 창립 71주년을 맞아 창립기념사를 통해 “사업전략을 명확히 인식한 가운데 회사와 개인의 역량을 같은 방향으로 모으자”며 이같이 밝혔다. 서 사장은 최근 철강 업황에 대해 “경영환경이 날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거듭해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불황의 어두운 터널은 그 끝을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지경”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냉철한 사고와 시각으로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고, 동시에 나아갈 방향을 내다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수익 중심의 안정적 사업기반 확충 △탄소중립 로드맵 실행 강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사업전략을 이정표로 삼자고 당부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8000만 원 이상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 시행 이후 고가의 관용차 등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두색 번호판을 의식한 공공기관장들이 8000만 원 미만 차량으로 급을 낮춰 구매한 것으로 해석된다. 9일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입수한 연두색 번호판 등록 현황에 따르면 5월 말까지 총 9490대가 등록됐다. 하루 평균 60여 대가 등록된 것을 고려하면 곧 1만 대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두색 번호판 제도는 고가 법인차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올해부터 시작됐다. 관용차를 포함해 취득가액 8000만 원 이상 법인 차량은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국산차는 8000만 원 이상 고가 차종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연두색 번호판 등록 차량 중 6045대는 수입차로 나타났다. 3대 가운데 2대꼴인 셈이다. 8000만 원 이상 국산차는 ‘회장님차’로 불리는 제네시스 G90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제도 시행 이후 고가의 관용차량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없었던 지난해 1∼5월 배기량 3000cc 이상 국산 관용차량은 총 93대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1월과 비교해 5월의 3000cc 이상 법인차량은 오히려 1대가 감소했다. 고가의 제네시스 G90을 선택할 경우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5월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한 관용차는 총 2대였다. 전남도의회 의장의 관용차인 G90과 경기 광주시장의 카니발 하이리무진이다. 하이리무진은 다른 트림과 달리 넓은 실내공간을 갖춰 가격이 9200만 원에 이르는 최고급 트림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기존 관용차가 노후되고 내구 연한이 경과해 구매했다”고 답했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성남소방서도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한 것으로 집계해 올해 1∼5월 연두색 번호판 관용차는 총 3대라고 밝혔다. 하지만 본보 확인 결과 국토교통부 집계 오류로 확인됐다. 연두색 번호판 부착 차량은 가격대별로는 8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차량이 3308대로 가장 많았고, 1억 원 이상∼1억2000만 원 미만이 2426대로 뒤를 이었다. 1억6000만 원 이상 차량도 1600대를 차지했다. 17개 지방자치단체 권역별로는 부산(1921대), 인천(1896대), 경남(1146대), 제주(1066대), 서울(899대) 순이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박은석 이사는 “국가 채권을 법인차 가격의 일정비율로 사야 하는 공채매입이 부산과 인천 등에서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제주는 렌터카 법인이 많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8000만 원 이상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 시행 이후 고가의 관용차 등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두색 번호판을 의식한 공공기관장들이 8000만 원 미만 차량으로 급을 낮춰 구매한 것으로 해석된다.9일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입수한 연두색 번호판 등록 현황에 따르면 5월 말까지 총 9490대가 등록됐다. 하루 평균 60여 대가 등록된 것을 고려하면 곧 1만 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연두색 번호판 제도는 고가 법인차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올해부터 시작됐다. 관용차를 포함해 취득가액 8000만 원 이상 법인 차량은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국산차는 8000만 원 이상 고가 차종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연두색 번호판 등록 차량 중 6045대는 수입차로 나타났다. 3대 가운데 2대꼴인 셈이다. 8000만 원 이상 국산차는 ‘회장님차’로 불리는 제네시스 G90이 대부분을 차지했다.제도 시행 이후 고가의 관용차량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없었던 지난해 1~5월 배기량 3000cc 이상 국산 관용차량은 총 93대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1월과 비교해 5월의 3000cc 이상 법인차량은 오히려 1대가 감소했다. 고가의 제네시스 G90을 선택할 경우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올해 1~5월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한 관용차는 총 2대였다. 전남도의회 의장의 관용차인 G90과 경기 광주시장의 카니발 하이리무진이다. 하이리무진은 다른 트림과 달리 넓은 실내공간을 갖춰 가격이 9200만 원에 이르는 최고급 트림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기존 관용차가 노후되고 내구 연한이 경과해 구매했다”고 답했다.당초 국토교통부는 성남소방서도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한 것으로 집계해 올해 1~5월 연두색 번호판 관용차는 총 3대라고 밝혔다. 하지만 본보 확인 결과 국토교통부 집계 오류로 확인됐다.연두색 번호판 부착 차량은 가격대별로는 8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차량이 3308대로 가장 많았고, 1억 원 이상~1억2000만 원 미만이 2426대로 뒤를 이었다. 1억6000만 원 이상 차량도 1600대를 차지했다.17개 지방자치단체 권역별로는 부산(1921대), 인천(1896대), 경남(1146대), 제주(1066대), 서울(899대) 순이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박은석 이사는 “국가 채권을 법인차 가격의 일정비율로 사야 하는 공채매입이 부산과 인천 등에서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제주는 렌터카 법인이 많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5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에 직접 참석해 아프리카 시장 진출 확대를 모색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비즈니스 서밋에서 “교역과 투자의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려 한-아프리카의 경제적 거리를 좁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과 신 회장 등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에서 왐켈레 케아베츠웨 메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 등 아프리카 경제계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한국 기업들은 아프리카의 인구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이집트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TV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삼성물산은 상사 부문이 아프리카에 진출해 이집트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 거점을 중심으로 화학과 철강 등의 무역 영업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아프리카 관련 연구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월 영국 런던대 산하 SOAS와 ‘지속가능한 구조변화 연구소(CSST)’ 개소식을 열었다. 런던대 단과대학 중 하나인 SOAS는 아프리카 지역 등 개발도상국 연구에 특화돼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자동차 시장은 연 90만 대 수준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기준 현대차가 약 8만 대, 기아가 5만4000대를 아프리카에서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래 기회의 땅인 만큼 아프리카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현재 가동 중인 화학·제과 채널 확대 기회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8년 나이지리아 현지에 판매법인을 세우고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플라스틱의 원료인 폴리머 등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가나 현지에서 카카오빈을 수입해 초콜릿을 생산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기존에 이뤄지는 교역 확대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LS그룹에서는 LS전선이 이집트에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JV)을 세워 아프리카 케이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비즈니스 서밋 기조연설에서 경제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들이 원활히 교역과 투자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경제동반자협정(EPA),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해 제도적 기반부터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인 무함마드 울드 가주아니 모리타니 대통령은 “한국은 아프리카가 가진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투자와 파트너십에 가장 이상적인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리타니, 적도기니 등 아프리카 8개국 정상과 릴레이 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날까지 25개국 정상과 회담을 가졌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