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여자 프로농구 1, 2위끼리의 맞대결에서 선두 KB스타즈가 이겼다. KB스타즈는 14일 우리은행과의 2023∼2024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방문경기에서 60-55로 승리를 거두고 5연승을 달렸다. 시즌 16승(2패)째를 거둔 KB스타즈는 2위 우리은행(14승 3패)과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이번 시즌 우리은행과의 맞대결 성적에서도 3승 1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KB스타즈는 센터 박지수와 가드 허예은이 나란히 17점씩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박지수는 리바운드를 21개나 잡아내며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고 도움도 5개를 배달했다. 허예은은 팀 내에서 유일하게 풀타임을 뛰었는데 리바운드 5개, 도움 5개, 가로채기 2개를 기록하며 ‘올라운더’의 면모를 자랑했다. 우리은행은 ‘에이스’ 김단비가 3점슛 4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21점을 넣고 리바운드 11개, 도움 7개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우리은행은 1쿼터에서만 11점을 몰아넣은 주전 가드 박지현이 3쿼터 3분 38초를 남기고 5반칙으로 퇴장을 당한 이후 힘든 경기를 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3패를 모두 KB스타즈에 당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박지수에게 리바운드와 세컨드샷을 많이 내준 게 결국 패인이 됐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3점슛 달인’ 스테픈 커리(사진)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소속 팀 골든스테이트의 성적도 함께 추락하고 있다. 커리는 8일 토론토와의 2023∼2024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안방경기에서 3점슛 9번을 던졌는데 모두 실패했다. 이날 득점도 9점에 그쳤다. 커리는 2018년부터 약 5년 1개월에 걸쳐 NBA 역대 최다인 268경기 연속 3점슛 성공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8일 포틀랜드전에서 8차례 던진 3점슛이 모두 림을 벗어나면서 연속 기록 행진이 중단된 데 이어 8일 시즌 두 번째 ‘3점슛 성공 제로’ 경기를 했다. 골든스테이트는 토론토에 118-133으로 졌다. 이번 시즌 커리는 9일 현재 경기당 평균 4.6개의 3점슛을 성공시켜 이 부문 1위다. 문제는 하향세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2023∼2024시즌이 개막한 지난해 10월 경기당 평균 6개의 3점슛을 넣으며 루카 돈치치(댈러스)와 월간 공동 1위였던 커리는 11월에도 1위(4.8개)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4위(4.2개)로 떨어졌고 이번 달엔 공동 23위(3.3개)까지 추락했다. 3점슛 성공률도 지난해 10월 한 달간 47.1%였는데 이달엔 31.0%밖에 되지 않는다. 3점슛이 말을 듣지 않으니 득점력도 함께 내려앉고 있다. 커리는 지난해 10월 평균 33.5점을 쏟아부으며 리그 전체 득점 2위를 달렸다. 하지만 12월엔 평균 24.5점에 그치며 27위까지 순위가 하락했다. 올 1월 역시 평균 25.3점(18위)에 그치고 있다. 팀의 에이스인 커리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골든스테이트의 순위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지난해 11월 덴버에 이어 서부 콘퍼런스 2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9일 현재 서부 12위(17승 19패·승률 0.472)까지 순위가 내려왔다. 커리는 “(8일 토론토전이) 내 선수 생활 최악의 경기 중 하나였다. 오늘과 같은 경기가 계속된다면 팀 성적에 대한 팬들의 걱정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도 “오늘 실패했다고 해서 다음 경기에서도 잘하지 못한다는 건 아니다. 다가온 현실에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2023년 세계 탁구는 판전둥(27)의 해였다. 중국 탁구 국가대표 왕추친(24·사진)은 중국 대표팀 동료이자 국제탁구연맹 세계 랭킹 1위 판전둥에게 밀려 늘 ‘2인자’였다. 그래서 6일 ‘왕중왕전’ 성격의 월드테이블테니스 파이널스 결승에서 왕추친이 판전둥을 4-0으로 완파하고 우승할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랭킹은 숫자에 불과했다. 왕추친은 “상대 랭킹을 신경 쓰지 않았다. 결승전 무대를 즐겼을 뿐”이라며 “2024년엔 수많은 1위 기록을 남기겠다”고 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감독님을 도발할 거예요!”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팬 투표에서 최다 득표 선수로 이름을 올린 박지현(우리은행)은 7일 충남 아산시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하며 “위성우 감독(우리은행)님이 나에게 ‘쇼하지 말라’고 말한 적이 있지 않았나. 하지만 오늘은 쇼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위 감독은 지난해 3월 우리은행과 BNK의 챔피언결정 2차전 당시 박지현에게 “쇼하지 말라”며 차분하게 경기할 것을 주문했는데, 이 장면이 TV 중계 화면에 잡혀 화제가 됐다. 올스타 경기가 시작되자 박지현이 ‘도발 공약’을 이행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날 올스타전은 박지현이 이끄는 ‘핑크스타’와 올스타 팬 투표에서 2위를 한 신지현(하나원큐)이 주장을 맡은 ‘블루스타’의 대결로 펼쳐졌다. 핑크스타가 17-12로 앞선 1쿼터부터 위 감독이 블루스타 교체 멤버로 투입되면서 박지현과의 일대일 매치업이 성사됐다. 박지현은 위 감독을 밀착 수비하다가 공을 빼앗아 낸 데 이어 직접 레이업슛까지 성공시킨 뒤 기쁨의 세리머니 쇼를 했다. 벤치에 있던 김단비(우리은행)는 “위 감독이 블루스타의 구멍”이라 놀리며 박지현과 기쁨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사령탑 간 매치업도 눈길을 끌었다. 3쿼터 도중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과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 각각 블루스타와 핑크스타 교체 멤버로 코트에 함께 들어선 것. 온 몸에 꽉 끼는 유니폼으로 관중에게 웃음을 준 임 감독은 김 감독의 수비를 피해 3점슛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경기는 핑크스타의 90-88 승리로 끝났다. 이날 올스타 3점슛 콘테스트 결선에서는 일본 W리그의 가사기 하루나(미쓰비시전기)가 22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일본 리그 선수가 한국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행사에 참가한 건 처음이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이번 올스타 행사에 일본 리그 선수 14명을 초청했다. 3점슛 콘테스트 ‘디펜딩 챔피언’ 강이슬(KB스타즈)은 14점을 넣는 데 그쳐 4년 연속 1위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이날 올스타전 경기장에는 관중 2309명이 찾아 두 시즌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는 핑크스타의 박지수(KB스타즈)에게 돌아갔다. 17점 6리바운드를 기록한 박지수는 기자단 투표 78표 중 45표를 받아 33표를 얻은 박지현을 제쳤다. 박지수가 올스타전 MVP로 선정된 건 2019∼2020시즌에 이어 두 번째다.아산=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SK가 주전 가드 김선형이 발목 부상으로 빠진 경기에서도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SK는 7일 2023∼2024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정관장과의 안방경기에서 83-71로 승리했다. 이로써 SK는 지난달 14일 한국가스공사전부터 이어오고 있는 연승 기록을 11경기로 늘렸다. 21승(8패)째를 거둔 2위 SK는 선두 DB(24승 6패)와의 승차를 2.5경기로 줄였다. SK는 외국인 센터 자밀 워니(사진)가 28점 11리바운드 10도움을 기록하는 트리플 더블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워니는 2019∼2020시즌부터 SK에서 뛰면서 최근 4시즌 동안 외국인 선수상을 3차례나 받았지만 트리플 더블을 달성한 건 처음이다. 그동안 워니는 득점과 리바운드 조합으로 더블 더블을 여러 번 기록했는데 두 자릿수 도움을 기록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경기 후 워니는 “이번 시즌 오세근이 우리 팀에 오면서 내가 패스를 해줘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오늘은 가드인 김선형도 뛰지 못했다”며 동료들의 득점을 지원하는 어시스트에도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워니는 또 “나는 내 득점만 챙기는 선수가 아니다. 동료 선수들과 같이 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KCC는 소노를 83-74로 꺾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LG는 현대모비스를 90-79로 눌렀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댕댕이’ 박지현(24·우리은행)은 어린 시절부터 인기가 참 많았다. 또래보다 키가 한 뼘은 큰 데다 운동도 잘했다. 박지현에게 농구, 육상, 태권도 코치들이 ‘제발 같이 운동하자’고 매달리기 바빴다. 박지현은 결국 농구를 택했다. 두 살 터울인 오빠 박지원(26·상무)도 농구를 하고 있었던 데다 개인 종목보다는 팀 스포츠가 자신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매가 모두 농구 선수를 꿈꾸게 되자 부모님은 아침에도 소고기를 굽고 자기 전에는 우유를 꼭 챙겨 먹이면서 성장을 도왔다. 키가 182cm까지 자란 박지현은 이제 여자 프로농구에서 인기가 제일 많은 선수가 됐다. 이번 시즌 올스타 팬 투표에서 총 3만2639표를 얻어 데뷔 6시즌 만에 처음으로 최다 득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여자 프로농구에서 데뷔 6번째 시즌이 지나기 전에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선수는 이경은(37·신한은행)에 이어 박지현이 두 번째다. 4일 서울 성북구 우리은행 훈련 체육관에서 만난 박지현은 최다 득표 올스타가 된 것을 두고 “신인상을 탔을 때보다 기분이 더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농구를 처음 시작한 순간부터 내가 농구를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농구가 너무 즐겁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응원을 받을 수 있다는 건 큰 선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지현은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팬들 마음에 닿은 것 같다”며 자신이 최다 득표 선수가 된 이유를 짐작했다. ‘댕댕이’라는 별명도 강아지처럼 열심히 뛰어다닌다고 해서 팬들이 붙여준 것이다. 박지현은 “아니면 우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서 모성애로 뽑아주신 건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2018∼2019시즌 신인상을 탄 박지현이 국어책 읽듯 또박또박 수상 소감을 밝히다가 “왜 눈물이 나죠?”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치는 장면은 유튜브에서 조회 수 10만 회를 넘길 정도로 많은 팬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시즌 박지현은 ‘공헌도’ 545.30으로 여자프로농구 전체 3위, 우리은행 팀 내에선 1위다. 공헌도는 득점, 도움, 리바운드, 블로킹, 가로채기, 굿디펜스(공격자 반칙을 유도하는 수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매긴다. 그만큼 박지현이 공격과 수비에 걸쳐 ‘올라운더’로 활약했다는 의미다. 박지현은 “공격을 아무리 잘해도 수비를 못하면 반쪽짜리 선수밖에 안 된다고 생각한다. 슛은 이렇게 던지고 저렇게 쏴도 안 들어갈 때가 있지만 수비와 리바운드는 진짜 열심히 하면 반은 먹고 들어간다”며 “연차가 쌓이면서 언니들에게 맡기는 대신 내가 앞장서야 한다고 마음가짐을 바꾼 것도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현은 2000년 4월생 용띠다. 그는 “올해가 청룡의 해이지 않나. 내가 용띠인데 우리 팀 유니폼도 파란색이라 청룡의 기운을 제대로 받을 것 같다”며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팀이 통합우승을 차지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우리은행(14승 2패)은 KB스타즈(15승 2패)에 0.5경기 차로 뒤진 2위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았다. 우리은행이 한 경기를 덜 치렀다. ‘휴식기’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박지현은 올스타전 퍼포먼스 준비로 바빴다. 박지현은 “팬 여러분께서 그동안 선물을 참 많이 주셨는데 보답할 기회가 없었다”며 “이번이 그 기회라고 생각한다.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으니 기대하셔도 좋다”고 했다. 2023∼2024시즌 올스타 경기는 7일 오후 1시 반 우리은행의 안방인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이종범(54)의 아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에 이어 사위 고우석(26·LG)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로 향한다. 고우석의 행선지는 김하성(29)이 뛰고 있는 샌디에이고다. 차명석 프로야구 LG 단장은 “고우석이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진행 절차에 따라 샌디에이고로부터 오퍼를 받았다고 2일 알려왔다. 구단은 선수 의사를 존중해 고우석을 MLB 팀에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고우석은 이날 오전 LG 구단에 인사를 마치고 메디컬 테스트 등 계약 마무리 절차를 밟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고우석은 포스팅 공시일(지난해 12월 5일)로부터 30일 후인 4일 오전 7시까지 MLB 전체 30개 구단과 협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LG는 샌디에이고의 구체적인 오퍼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대박’과 거리가 있는 건 확실하다. 차 단장은 “MLB 팀에서 700만 달러(약 91억 원) 이상의 제안이 들어오면 보내주기로 고우석과 합의했다. 샌디에이고에서 제시한 조건이 이에 미치지 못해 구단 내부적으로 고민이 컸다”고 말했다. LG는 지난해 11월 한국시리즈 우승 후 고우석이 빅리그 진출 의사를 밝히자 “계약 총액을 보고 결정하겠다”며 조건부로 승낙했다. 2017년 LG 1차 지명자 출신인 고우석은 아직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전이라 구단 승낙을 받아야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할 수 있었다. 포스팅을 거쳐 한국 선수를 영입한 MLB 구단은 계약 금액에 따라 원소속 구단에 ‘이적료’를 지급해야 한다. 계약 금액이 줄어들면 이적료도 줄어들기에 LG가 ‘헐값’에 고우석을 내줄 이유는 없었다. 차 단장은 “그런데 선수가 우는데 어떻게 하나. 구본능 구단주 대행께 상황을 설명드렸더니 ‘선수가 해보고 싶다는데 도와줘라. 따지지 말고 보내줘라’는 답을 얻었다”고 전했다. 고우석 이전에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한 LG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다만 고우석이 MLB에서도 바로 마무리 투수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샌디에이고가 이미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마무리 투수 마쓰이 유키(29)와 5년 총액 2800만 달러에 계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마쓰이는 일본프로야구에서 뛴 10년 동안 통산 23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한 왼손 투수다. 고우석이 시즌 개막과 함께 MLB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다면 3월 20,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서울시리즈’를 통해 빅리그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서울시리즈는 김하성과 고우석이 한 팀을 이룬 샌디에이고와 오타니 쇼헤이(30)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6)가 한 팀을 이룬 LA 다저스가 맞붙는 ‘미니 한일전’으로 열리게 된다. 샌프란시스코 역시 샌디에이고, 다저스와 함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으로 시즌 중 19차례에 걸쳐 맞대결을 벌인다. 이정후와 고우석이 처남-매제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알리 애덤스(33·사진)는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2부 리그 10개 구단 중 9위인 아브로스의 ‘백업’ 골키퍼다. 그런 그가 지난해 12월 31일 리그 선두 레이스 로버스에 0-2로 뒤진 상태에서 공격수로 교체 투입돼 경기 종료 14분 전 32m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며 2-2 무승부의 발판을 놓았다. 애덤스는 “팬들은 내가 공격수로 뛰는 게 농담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나를 믿고 뛰었다”고 말했다. 맞다. 스스로 믿는 자만이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있는 법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야구팀 SK(현 SSG)는 2006년 연고 지역 선수를 뽑는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권을 동산고 투수 류현진(36)이 아닌 인천고 포수 이재원(35·사진)에게 행사했다.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데뷔 시즌부터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상을 모두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한 데 비해 이재원은 프로 9년 차가 돼서야 주전 포수가 됐다. 그러면서 야구팬들 사이에 ‘류거이’(류현진 거르고 이재원 선택)라는 표현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재원도 나중에는 ‘특급 대타’로, 또 주전 포수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면서 SK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2018시즌이 끝난 뒤에는 4년 총액 69억 원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는 물론이고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된 류현진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류현진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뛴 11년 동안에만 1억3000만 달러(약 1683억 원) 넘게 벌었다. 류현진이 스토브리그 기간에 한화 복귀를 선택한다면 19년 만에 ‘류과이’(류현진과 이재원) 배터리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올 시즌 타율 0.091(44타수 4안타)에 그친 이재원은 SSG에 방출을 요청한 뒤 28일 한화와 1군 선수 최저 연봉인 5000만 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두 선수는 2005년 청소년 대표팀에서 배터리를 이룬 적이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2023년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된 남승룡 선생(1912∼2001) 헌액식이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남 선생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동메달을 따 이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선생(1912∼2002)과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대한체육회는 2011년부터 해마다 스포츠 영웅을 선정하고 있는데 손 선생이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 1호다. 마라톤 선수가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된 건 손 선생과 2013년 서윤복 선생(1923∼2017), 2022년 이봉주(53)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이날 행사에는 남 선생의 장녀 남옥희 여사(84)가 참석해 헌액패를 받았다. 남 여사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이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스포츠 영웅 선정위원회는 “남 선생은 자랑스러운 육상인으로 어려운 시대 상황에도 굴복하지 않고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준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오타니 쇼헤이(29)는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100억 원)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물론이고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고 금액이다. 이전까지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가 2017년 바르셀로나와 6억7400만 달러에 계약한 게 기록이었다.그런데 오타니는 내년부터 계약이 끝나는 2033년까지는 해마다 200만 달러씩 총 2000만 달러만 받는다. 그리고 나머지 6억8000만 달러는 계약이 끝나는 2034년부터 10년 동안 나눠 받기로 했다. 전체 계약 가운데 97.1%를 나중에 받기로 한 것이다. 오타니가 이런 계약을 맺게 된 사정을 문답 형태로 정리했다.》―도대체 왜 이런 계약을 맺은 건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계약을 맺으면 발표액 자체가 커지기 때문에 선수는 일단 ‘자존심’을 세울 수 있다. 계약 발표일인 10일 전만 해도 오타니가 5억 달러 정도에 계약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구단도 연봉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10년 후 7억 달러는 현재 7억 달러보다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MLB 단체협약(CBA)에는 ‘연봉 지급 유예(deferred) 계약’을 맺었을 때 적용하는 시즌별 ‘할인율’이 들어 있다. 올해는 4.43%가 기준이고 이를 적용하면 오타니는 10년간 4억6000만 달러에 계약한 셈이 된다. 이 역시 MLB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이지만 ‘7억 달러의 사나이’라는 타이틀과는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 ―단체협약에 아예 관련 조항이 있다고? 그렇다. 연봉 지급 유예가 그만큼 유서 깊은 계약 방식이기 때문이다. MLB에서 연봉 지급 유예 계약 케이스가 처음 나온 건 1984년이었다. 브루스 수터(1953∼2022)가 애틀랜타와 6년 총액 91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면서 이 중 430만 달러(47.3%)를 나중에 받기로 했다. MLB에서 은퇴한 지 10년이 훌쩍 넘은 보비 보니야(60), 켄 그리피 주니어(54) 등이 여전히 이 제도를 통해 연봉을 받고 있다. 이렇게 연금 형태로 돈을 받을 때는 유예 금액에 이자를 붙이기 마련이지만 오타니는 이자 없이 10년간 6800만 달러씩 받기로 했다. ―아무리 그래도 97.1%를 나중에 받겠다는 건 좀 심한 것 같은데? 이번에도 단협에 정답이 들어 있다. 현행 MLB 단협 제16조는 “지급 유예 금액과 비율 모두 제한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계약 금액 100%를 나중에 받겠다고 해도 문제될 게 없다. 다만 실제로 이렇게 큰돈을 나중에 받겠다고 한 건 오타니가 처음이다. 이전에는 무키 베츠(31)가 2020년 다저스와 12년 3억65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1억1500만 달러를 나중에 받기로 한 게 기록이었다. 오타니는 광고 모델료 등 연간 ‘부수입’이 3500만 달러 정도 되기 때문에 당장 돈이 급한 것도 아니다. ―오타니가 유예율을 이렇게까지 끌어올린 이유는 뭔가. 자신이 뛰는 동안 구단의 ‘사치세(luxury tax)’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기 위해서다. MLB 각 구단은 선수단 연봉 총액이 일정 기준을 넘어가면 사무국에 제재금을 내야 한다. 이 돈이 바로 사치세다. 내년은 2억3700만 달러가 기준이다. 오타니가 연봉 97.1%를 유예하면서 사치세 계산 때 오타니의 연봉은 7000만 달러가 아니라 할인율을 적용한 4600만 달러만 잡힌다. 다저스로서는 A급 투수 한 명을 추가로 영입할 수 있는 2400만 달러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구단이 전력 강화에 돈을 쓰지 않을 수도 있지 않나. 여기서 오타니가 다저스를 선택한 이유가 드러난다. LA 에인절스 시절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 오타니는 “다저스는 지난 10년간 매년 ‘가을 야구’에 진출했고 월드시리즈 우승(2020년)도 차지했다. 그런데도 이 10년 동안 한 번밖에 우승하지 못해 실패했다고 평가하더라. 정말 우승만이 목표인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다저스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저스는 올해 탬파베이에서 10승 7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한 타일러 글래스노(30)와 5년 1억3650만 달러, 이번 스토브리그 투수 최대어로 꼽힌 야마모토 요시노부(25·일본)와 12년 3억2500만 달러에 계약하는 등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봉 지급 유예 방식이 사치세 제도를 무력화하는 건 아닌가. 그런 면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사치세 역시 일종의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 제도다. 어떤 리그에 샐러리캡이 있다는 건 구단주 사이에 ‘선수 몸값이 너무 비싸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뜻이다. MLB 구단주들은 연봉 지급 유예 제도가 선수들의 몸값 상승을 부채질한다고 보고 있다. 노사 협상 과정에서 연봉 지급 유예 제도를 폐지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MLB 선수 노동조합의 반대를 이기지 못해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MLB 선수 노조는 연봉 지급 유예 제도가 선수들의 노후 보장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구단 파산 등으로 돈을 받지 못할 우려는 없나. 선수와 연봉 지급 유예 계약을 맺은 구단은 계약 2년 뒤 7월 1일까지 선수에게 지급할 연봉을 확보한 뒤 사무국으로부터 확인을 받아야 한다. 다저스는 오타니와 2024년부터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2026년 7월 1일까지 6억8000만 달러를 확보해야 한다. 다저스는 투자 자문 회사 ‘구겐하임 파트너스’ 소유지만 오타니에게 당장 돈을 줄 필요가 없다고 해서 이 돈을 다른 곳에 투자할 수는 없다. MLB 사무국이 이런 안전 장치를 마련해 놓은 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1998년 피츠버그 구단의 파산 신청으로 선수들이 유예 연봉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츠버그 구단은 결국 어떻게 됐나. 사실 당시 피츠버그 선수들은 처음부터 연봉 일부를 나중에 받기로 한 게 아니라 구단 사정이 어려워 연봉이 밀린 것이다. 팀 간판 스타 마리오 르뮤(58)는 밀린 연봉 2500만 달러 가운데 500만 달러는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 2000만 달러는 구단 지분으로 받기로 했다. 구단 최대 주주가 된 르뮤는 은퇴를 번복하고 구단주 겸 선수가 되어 링크에 복귀하기도 했다. 은퇴 후에도 구단 회장직을 유지한 그는 2021년 구단을 매각해 3억6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국내 프로야구에도 연봉 지급 유예 계약이 있었나. 소문은 무성했지만 ‘공식적으로’ 연봉을 나중에 받기로 한 선수는 없다. 거꾸로 연봉을 ‘먼저 받은’ 선수는 확실히 있다. 대표 사례가 SSG 김광현(35)이다. SSG는 지난해 3월 MLB에서 돌아온 김광현과 4년 151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2022년 연봉으로 전체 계약 금액의 53.6%인 81억 원을 지급했다. 이 역시 샐러리캡 회피 수단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부터 샐러리캡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지난해 연봉을 기준으로 상한선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에 각 구단은 다년 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연봉을 지난해에 몰아주면서 상한선을 최대한 높이려 애썼다. ―국내에도 연봉 지급 유예 제도 도입이 필요할까. 한국 프로야구도 이런 계약 형태를 ‘양지’로 끌고 나올 필요가 있다. 연봉 지급을 미루더라도 샐러리캡 계산에 반영되는 연봉을 일부 적용하도록 원칙을 세운다면 구단과 선수도 이면 계약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돈이 많은 구단의 우승 독식을 막는 샐러리캡 취지를 살리면서도 구단과 선수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오타니의 계약을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강동웅 스포츠부 기자 leper@donga.com}
김하성(샌디에이고·사진)이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 선수로 뽑혔다. MLB닷컴은 올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선수 8명을 선정해 25일 발표하면서 김하성을 4번째로 소개했다. MLB닷컴은 “김하성은 2022시즌 뛰어난 수비 실력을 보여주며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샌디에이고가 내야수 산더르 보하르츠를 영입하면서 2023시즌 전망이 밝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김하성은 전력이 안정적이지 못한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꾸준하게 팀에 기여했다.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최우수선수(MVP) 선정 투표에서도 표를 얻었다”고 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 도루 38개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시즌(12개)의 3배가 넘는 수치라는 것도 언급했다. 투수인 카일 브래디시(볼티모어), 조던 몽고메리(텍사스), 저스틴 스틸(시카고 컵스) 등도 8명에 포함됐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여성 심판 리베카 웰치(40·사진)가 ‘축구 종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역사에 새 발자취를 남겼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휘슬을 분 최초의 여성 주심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24일 풀럼-번리 경기 심판을 맡았는데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 리그 135년 역사상 여성이 주심을 맡은 건 처음이었다. 웰치 주심은 여성 심판들을 향해 ‘EPL도 우리가 성공할 수 있는 무대’란 걸 증명해 보였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디트로이트가 미국프로농구(NBA) 단일 시즌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의 불명예를 안았다. 디트로이트는 24일 브루클린과의 2023∼2024시즌 NBA 정규리그 방문경기에서 115-126으로 져 26연패를 당했다. 클리블랜드가 2010∼2011시즌, 필라델피아가 2013∼2014시즌에 각각 26연패를 당한 적이 있다. 이날 20점을 넣으며 분전한 디트로이트의 센터 아이제이아 스튜어트는 “우리 중 누구도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없다. 프로에 온 이후로 가장 힘든 경험”이라고 했다. 디트로이트는 10월 29일 시카고를 118-102로 꺾은 이후 56일째 승리가 없다. 2승 27패가 된 디트로이트의 승률은 0.069가 됐다. NBA 양대 콘퍼런스 30개 팀 중 최저 승률이다. 디트로이트는 지난 시즌에도 승률 0.207(17승 65패)로 30개 팀 가운데 가장 낮았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몬티 윌리엄스 감독을 NBA 사령탑 역대 최고 대우(6년간 7850만 달러)로 영입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2021∼2022시즌 피닉스를 NBA 전체 승률 1위(0.780)로 이끌며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던 지도자다. 올해 3경기가 남은 디트로이트는 27일 브루클린, 29일 보스턴, 31일 토론토를 상대한다. 이 세 경기도 모두 패하면 디트로이트는 NBA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필라델피아가 2014∼2015, 2015∼2016 두 시즌에 걸쳐 28연패를 당한 적이 있다. 디트로이트의 가드 케이드 커닝햄은 “다음 경기에선 연패를 끊을 수 있을 거라는 말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연패 탈출이 쉽지 않은 분위기임을 내비쳤다. 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는 이날 오클라호마시티와의 경기에서 이번 시즌 개인 최다인 40점을 기록하며 129-120 승리를 이끌었다. 제임스는 NBA 사상 첫 4만 득점에 653점을 남겼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를 품은 LA 다저스가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5·사진)와도 손을 잡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다저스가 야마모토와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231억 원)에 계약을 맺기로 합의했다”고 22일 전했다. 이전까지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투수가 이렇게 많은 돈을 받은 적도, 이렇게 긴 기간 계약을 보장받은 적도 없었다. 이전까지는 게릿 콜(33)이 2019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하면서 3억2400만 달러를 받은 게 최고액, 웨인 갈런드(73)가 1976년 클리블랜드와 10년 계약을 맺은 게 최장기간 기록이었다. 야마모토는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한 선수 가운데서도 역대 최고, 최장 계약 기록을 새로 썼다. 이전에는 다나카 마사히로(35·라쿠텐)가 2014년 양키스와 1억5500만 달러에 계약한 게 최고, 마에다 겐타(35·디트로이트)가 다저스와 8년 계약한 게 최장 기록이었다.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에서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을 차지한 투수다. 2017년 오릭스에 입단해 7시즌을 뛰며 통산 70승 29패 평균자책점 1.82를 남겼다. 속구는 물론이고 스플리터도 최고 시속 150km가 넘는다. 다저스의 야마모토 영입에는 오타니의 기여가 작지 않다. 10일 다저스와 FA 계약을 맺은 오타니는 13일 구단이 야마모토와 첫 협상 테이블을 차리자 직접 참석해 팀 합류를 권했다. 그 덕에 다저스는 야마모토에게 유니폼을 선물한 양키스 등 경쟁 구단을 제치고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내가 잘하니까 팀 성적도 올라가네’ 싶어서 요즘 농구가 참 재미있다.” 프로농구 LG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양홍석(26)의 말이다. 양홍석은 올 시즌 1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9.3득점에 그쳤고 지난 시즌 2위 팀 LG도 5승 4패(4위)로 시즌 스타트를 끊었다. 2라운드 이후 13경기에서 양홍석이 평균 15.8점을 넣자 LG는 11승 2패로 성적이 올라갔다. 2라운드 이후만 따지면 LG가 프로농구 10개 팀 가운데 성적이 가장 좋다. 이제 선두 DB(19승 5패)와는 불과 2경기 차이다. 21일 팀 안방구장인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만난 양홍석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다녀온 뒤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까지 겪으면서 한동안 팀 ‘진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이론 수업’만 듣고 1라운드 경기를 뛰다 보니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만 급하고 쉬운 골밑 슛을 놓치는 등 실수가 잦았다”고 했다. 양홍석이 ‘진도’를 따라가는 데 특히 더 애를 먹었던 건 그가 ‘전학생’이었기 때문이다. 프로에 데뷔한 2017∼2018시즌부터 6시즌 동안 KT에서만 뛰었던 양홍석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했다. 첫해 보수로 리그 3위에 해당하는 7억5000만 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양홍석은 “LG가 나를 거액에 데리고 왔으니 팀이 지난 시즌보다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지 않나. 그런데 LG는 지난 정규시즌 2위 팀이라 선택지가 1위밖에 없었다. 이런 생각을 하니 부담감이 찾아왔었다”고 말했다. 조상현 LG 감독도 양홍석에게 “너 받는 돈 생각하면 당연히 잘해야 한다”며 농담 아닌 농담을 건넸다. 그러면서 “드리블을 길게 끌지 말라”고 주문했다. 종목을 가리지 않고 단체 구기 종목 선수는 공을 가지고 있을 때 움직임이 더 좋다. 반면 양홍석은 공이 없을 때 움직임이 더 좋다는 평을 듣는다. 문제는 양홍석이 ‘볼 핸들러’ 역할을 좋아한다는 점이었다. 이에 조 감독이 ‘족집게 처방’을 내린 것이다. 양홍석은 “매일 밤 경기를 모니터링하면서 감독님 말씀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실제로 내가 드리블을 끌다 보면 득점 타이밍을 놓치거나 공을 빼앗기는 경우가 많더라”면서 “감독님이 1라운드 기간에 나를 빠르게 파악해 해주신 조언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에서 처방이 먹혀든 뒤 조 감독은 양홍석에게 적극적인 수비를 주문하고 있다. 양홍석은 공격 때보다 수비 때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따라다니던 선수였다. 조 감독은 “홍석이는 수비도 잘할 수 있는 선수다. 충분히 할 수 있는데 그동안 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내가 지시한 방향을 잘 따라오고 있다. 앞으로 더 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양홍석은 “우리 팀 전술상 4번(파워포워드) 포지션을 맡고 있는 내가 실수를 저지르면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큰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1라운드 때 팀이 부진했던 것도 다 내 잘못”이라며 “실수를 줄여 ‘무결점 플레이’를 하게 된다면 우리 팀은 지난 시즌보다 더 높은 곳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홍석은 “LG가 지난 시즌 4강 플레이오프까지 갔으니 올해는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어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치는 게 목표다. 나도 LG도 아직 챔프전 우승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정상에 올라보고 싶다”고 했다.창원=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야구 LG 주장 오지환(33)이 ‘공식적으로’ 구단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LG는 “오지환과 6년 총액 124억 원(계약금 50억 원, 연봉 50억 원, 인센티브 24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발표했다. LG는 이미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지환과 같은 내용으로 ‘연장 계약’을 맺기로 했다고 발표한 상태였다. 이전까지 비(非)FA 신분으로 구단과 다년 계약을 맺은 선수는 전부 시즌 종료 후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오지환이 시즌 종료 후 FA 선언을 한 덕에 LG는 2차 드래프트 때 선수 1명을 추가로 보호할 수 있었다. 2차 드래프트 때 각 구단은 35명을 보호 선수 명단에 포함할 수 있는데 FA는 따로 보호 선수 명단에 넣지 않아도 다른 구단에서 지명할 수 없다. LG는 ‘FA 재수생’ 투수 임찬규(31)와도 4년 50억 원(계약금 6억 원, 연봉 20억 원, 인센티브 24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임찬규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가 될 수 있었지만 ‘성적(6승 11패)을 끌어올린 다음 FA가 되겠다’면서 권리 행사를 보류했다. 그리고 올 시즌 국내 선수 최다승 기록인 14승(3패)을 수확하며 몸값을 끌어올렸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성적은 뒤에서 4등이지만 몸값은 앞에서 4등이다. 올해도 ‘고비용 저효율’에서 벗어나지 못한 프로야구 롯데 이야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팀 내 연봉 상위 40인에게 지급한 보수(연봉, 옵션, 계약금) 총액을 집계해 20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롯데는 이 40명에게 총 106억4667만 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68승(76패)을 기록했으니 1승에 약 1억5657만 원을 쓴 셈이 된다. 10개 팀 평균(1억3890만 원)과 비교할 때 1700만 원 이상 많은 액수다. 올해 프로야구 통합 챔피언 LG는 연봉 상위 40인에게 롯데와 엇비슷한 107억9750만 원을 썼다. 정규시즌 성적은 86승 2무 56패였다. 1승당 비용을 계산해 보면 1억2555만 원으로 롯데보다 3102만 원(19.8%)이 적었다. 올해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프로야구 챔피언에 오른 반면 롯데는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가장 ‘저비용 고효율’ 야구를 펼친 건 LG가 아니라 KT다. 정규리그 2위(79승 3무 62패) KT는 40인 몸값으로 10개 구단 중 3번째로 적은 94억8300만 원을 썼다. 1승당 1억2003만 원꼴이다. 이보다 1승당 비용이 적은 구단은 꼴찌(10위) 팀 키움(1억1124만 원)밖에 없었다. KBO는 원래 시즌 개막 전 구단별 연봉을 집계해 발표한다. 시즌 종료 후에 이 자료를 내놓은 건 올해부터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 제도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연봉 상위 40인 몸값이 114억2638만 원을 초과한 구단이 제재금 부과 대상이었다. 10개 구단 모두가 샐러리캡 규정을 충족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사진)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우승을 목표로 ‘동료 영입 작전’ 선봉에 나섰다. LA 에인절스 시절 6년간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던 오타니는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15일 트레이드를 통해 탬파베이에서 다저스로 건너온 타일러 글래스노(30)는 “오타니가 영상 편지를 보내 ‘너와 함께 뛰고 싶다’고 했다. ‘내년에는 너를 위해 홈런을 쳐주겠다. 후년에는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지자’고 했다”고 19일 전했다. 글래스노는 올 시즌 탬파베이에서 10승 7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한 오른손 투수다. 투타 겸업 선수인 오타니는 9월에 팔꿈치 수술을 받아 내년에는 타자로만 출전할 예정이다. 트레이드 후 다저스와 5년 1억365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맺은 글래스노는 “오타니는 야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아닌가. 그런데도 몸을 낮춰 함께 뛰어 달라고 부탁하는 게 느껴졌다. 어떻게 그런 몸가짐이 나오는지 머릿속을 열어 확인해 보고 싶을 정도였다. 오타니와 같이 뛸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이번 MLB 스토브리그 최대어로 평가받는 일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5) 영입에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오타니는 다저스 구단과 야마모토가 처음 협상 테이블을 차린 13일 무키 베츠(31), 프레디 프리먼(34) 등 팀 간판스타들과 함께 참석해 ‘우리와 함께 뛰자’고 설득에 나섰다. 다저스와 입단 계약(10일)을 맺은 지 사흘 만의 일이었다.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은 “오타니는 자신을 영입한 게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 전력 강화의 첫걸음이 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의 연속 경기 3점슛 성공 행진이 끝났다. 커리는 18일 포틀랜드와의 2023∼2024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방문경기에서 3점슛 8개를 던졌는데 하나도 넣지 못했다. 이로써 커리는 2018년 12월 2일 디트로이트와의 경기부터 이어온 268경기 연속 3점슛 성공 기록이 중단됐다. NBA 역대 최장 기록이다. 커리가 3점슛을 하나도 넣지 못한 건 2018년 11월 9일 밀워키전 이후 5년 1개월 만이다. 당시 커리는 3점슛 4개를 던져 모두 실패했다. 포틀랜드전에서 커리는 31분 14초를 뛰고도 7점에 그쳤다. 커리가 정규리그 경기에서 한 자릿수 득점에 그친 건 2022년 3월 17일 보스턴전 3득점 이후 처음이다. 스티브 커 골든스테이트 감독은 “오늘 하루는 커리에게 힘든 날이었다”고 말했다. 팀 주득점원 커리의 부진에도 골든스테이트는 포틀랜드를 118-114로 꺾었다. 골든스테이트는 클레이 톰프슨(28점)과 앤드루 위긴스(25점)가 53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동부 콘퍼런스 1위 보스턴은 올랜도를 114-97로 눌렀다. 5연승을 달린 보스턴은 NBA 전체 30개 팀 중 가장 먼저 시즌 20승(5패) 고지에 올랐다. 보스턴은 이번 시즌 유일한 8할 승률 팀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