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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조만간 수련병원별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정원을 확정하고 이르면 다음 주 모집 절차에 착수한다. 정부는 복귀율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줄일 예정이었던 내년도 수도권 전공의 정원을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의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인기과 고연차 일부는 복귀할지 몰라도 필수과 복귀는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7, 8월 진행했던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는 모집정원 대비 지원율이 1.6%에 불과했다.● “모집정원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많게”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20일 회의를 열고 내년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비율을 5.5 대 5로 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복지부는 당초 현재 5.5 대 4.5인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비율을 내년에 5 대 5로 조정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정책적 별도 정원’을 통해 수도권 정원을 줄이지 않기로 방침을 바꿨다. 이는 전공의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정원을 유지해 복귀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복지부 관계자는 “학회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수도권 정원을 줄여선 안 된다는 요청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 수련교육부장도 “전공의 자리를 줄이는 것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했다. 복지부는 이르면 다음 주에 수련병원별 정원을 확정하고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비수도권 전공의 비율을 높이고, 수도권은 낮추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6 대 4였던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비율을 올해 5.5 대 4.5로 조정했고 내년에는 5 대 5로 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정부는 이번 전공의 모집을 의료공백 해소의 분수령으로 보고 조금이라도 복귀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고심하고 있다. ‘사직 후 1년 내 같은 과, 같은 연차 복귀 불가’ 규정에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수련 중 이탈한 2∼4년차 레지던트가 공백 없이 같은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도 이 같은 특례를 적용했다.● 복귀 전공의 병역 연기 조치 검토 사직 전공의 중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은 3480명은 내년 3월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공보의)로 입대해야 한다. 한 번 사직한 이상 내년 상반기에 복귀하더라도 여전히 입영 대상이다. 정부는 한 해 입영 가능 인원이 1100, 1200명가량인 만큼 내년 상반기에 복귀할 경우 입영을 미룰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연차 레지던트의 경우 수련 중 입대해 38개월의 공백이 생기는 것보다 전문의를 따고 입대하는 걸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얼마나 지원할지는 미지수다. 올해 7, 8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는 모집인원이 7645명이었지만 125명(1.6%)만 지원해 73명을 선발했다. 수도권 대형병원 필수과 3년차 레지던트였던 사직 전공의는 “동네병원에서 월급을 받으며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며 “주변에 물어보니 필수과를 아예 떠나겠다는 후배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도서 지역 등 의료 취약지에서 근무하는 공보의는 차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보의 차출로 열악한 지방 의료가 더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일본 정부가 일정 수준 이상 근로소득이 있는 고령자의 연금 수급액을 깎는 ‘감액 제도’를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퇴 뒤 일정액 이상 돈을 번다는 이유로 연금을 삭감하는 현 제도가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초고령사회가 된 현실에 맞지 않다는 이유다. 20일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5일 사회보장심의회(후생노동성 자문기구)에 이런 내용의 연금 제도 개정안을 제출한다. 일본 정부는 내년 정기국회 처리를 목표로 제도 개정을 추진한다. 한국 역시 일을 한다는 이유로 국민연금이 깎이는 고령자가 적지 않아 정부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 “450만 원 이상 벌어도 연금 안 깎아”일본에선 현재 65세 이상 고령자가 급여와 후생연금(한국 국민연금과 유사)을 합쳐 월 50만 엔(약 450만 원) 이상을 받으면 50만 엔 초과분의 절반만큼 연금을 깎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연금 30만 엔을 받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월 40만 엔 급여를 받으면 연금 10만 엔을 감액해 총 60만 엔만 가져간다. 후생노동성은 연금 감액 기준선을 현재 월 50만 엔에서 62만 엔(약 560만 원) 혹은 71만 엔(약 640만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준선이 62만 엔으로 높아지면 월 40만 엔 급여에 연금 30만 엔을 받는 65세 이상 근로자는 연금 감액분이 절반 이하(10만 엔→4만 엔)로 낮아진다. 기준선이 71만 엔으로 높아지면 이 근로자는 연금 삭감 없이 수급액 전액을 받는다. 현재 일본에서 일하면서 연금을 받는 65세 이상은 약 308만 명이다. 이 중 50만 명이 기준액을 초과한 연금 감액 대상이다. 이렇다 보니 ‘일해 봤자 연금만 깎인다’고 여겨 근로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게 일본 정부의 판단이다. 일각에선 고령자 근로 의욕 고취를 위해 감액 제도 자체를 없애자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이 경우 연금 재정이 부족해질 수 있어 일본 정부는 감액 기준액을 높이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감액 제도를 없애면 연 4500억 엔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게 일본 정부 계산이다. 기준액 인상에 따라 필요한 재원은 고소득 직장인 연금보험료를 올려 충당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갈수록 일손이 부족하고 고령자도 늘어나는 일본은 고령자를 근로 현장에 붙잡아 두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이다. 일본의 법정 정년은 60세이지만 근로자가 원하면 기업은 재고용, 계약직 전환 등의 방식으로 65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20년부터는 기업이 근로자가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법으로 규정했다. ● 한국도 ‘감액 제도’ 폐지 추진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재직자 노령연금 감액 제도’가 있다. 국민연금법에 따라 일정액 이상 소득이 있는 노령연금 수급자는 많게는 100만 원 이상 연금이 깎인다. 올해 기준 월 298만9237원 이상 소득이 있는 63세 이상 고령자가 대상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연금 삭감 대상자는 11만9821명이며, 총 삭감액은 지난해 기준 2168억 원이다. 우리 정부는 감액 제도 폐지를 추진 중이나 이를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찬성하는 쪽에선 “일할 의욕을 꺾고 고령 근로 장려와도 어긋난다”며 완화 또는 폐지를 주장한다. 반대 측은 “국민연금의 소득 재분배 기능을 해치고 연금 재정 확보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반박한다. 감액 제도를 완화 또는 폐지하더라도 연금 재정 안정을 위해 그만큼 연금보험료를 늘리는 ‘패키지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노후에 일해서 돈 번다고 연금을 깎는 감액 제도의 완화를 권고한다. 미국이나 영국 등은 일을 한다는 이유로 연금액을 깎는 제도가 없다. 미국의 경우 1999년까지 69세 이하 연금 수급자에 대한 감액 제도가 있었지만 2000년 폐지됐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전남권 의대 신설 움직임을 두고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에서 긴장이 감도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을 약속한 전남권 의대 신설은 최근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 방침을 밝히며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하지만 의사단체에선 “내년도 의대 증원도 재검토해야 하는 마당에 의대 신설은 어불성설”이란 입장이다. 19일 교육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목포대와 순천대가 합의한 만큼 신청서를 내면 통합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의대 신설 및 정원은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의대 신설은 오랜 기간 전남의 숙원 사업이었다. 전남은 세종과 함께 의대가 없는 두 광역자치단체 중 하나다. 윤 대통령도 올 3월 민생토론회에서 “어느 대학에 (신설)할 것인지 전남도에서 의견을 수렴해 알려주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남도는 어느 대학에 의대를 만들지를 두고 공모를 진행했고 최근 치열하게 경쟁하던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해 함께 의대를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두 대학은 다음 달 대학 통합 신청서를 교육부에 내고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배정받기 위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에 평가 인증도 신청할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19일 “통합의대 이름으로 다른 국립대처럼 160명 내외의 정원 배정을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도는 이달 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2025,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논의할 때 신설 의대 정원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사단체에서는 내년도 증원 재조정을 논의 중인 상황에서 의대 신설 및 정원 배정을 추진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입장이다. 최창민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권이 의대 신설이란 민감한 문제를 의대 증원과 마찬가지로 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무책임한 포퓰리즘 정치”라고 비판했다. 의료계에선 “2018년 2월 폐교한 서남대 의대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94년 전북 남원시에서 문을 연 서남대 의대는 부실 운영 논란에 시달리다 의평원 평가 인증을 통과하지 못해 24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대생이 교육과 수련을 받을 배후 수련병원 없이 무작정 의대를 만들 경우 ‘부실 의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당시의 교훈”이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의대와 부속병원이 지금도 구인난을 겪는 것을 감안하면 신설 의대가 충분한 교수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보건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은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18회 아동학대 예방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긍정 양육’ 문화 확산을 주제로 진행된 기념식에선 100여 건의 아동학대 사건을 수사한 경찰청 이혜수 경정 등 개인 9명과 기관 4곳이 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대구 달서구 등 8곳은 아동학대 공공 대응 우수 지자체로 선정돼 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발생한 아동학대는 2만5739건이었으며 피해 아동 중 44명이 숨졌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긍정적인 방식으로 양육하는 게 아동학대 예방의 시작일 것”이라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전남권 의대 신설 움직임을 두고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에서 긴장이 감도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을 약속한 전남권 의대 신설은 최근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 방침을 밝히며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하지만 의사단체에선 “내년도 의대 증원도 재검토해야 하는 마당에 의대 신설은 어불성설”이란 입장이다.19일 교육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순천대와 목포대가 합의한 만큼 신청서를 내면 통합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의대 신설 및 정원은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지역 의대 신설은 오랜 기간 전남의 숙원 사업이었다. 전남은 세종과 함께 의대가 없는 두 광역자치단체 중 하나다. 윤석열 대통령도 올 3월 민생토론회에서 “어느 대학에 (신설)할 것인지 전남도에서 의견 수렴해 알려주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이에 전남도는 어느 대학에 의대를 만들지를 두고 공모를 진행했고 최근 치열하게 경쟁하던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해 함께 의대를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두 대학은 다음 달 대학 통합 신청서를 교육부에 내고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배정받기 위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에 평가인증도 신청할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19일 “통합의대 이름으로 다른 국립대처럼 160명 내외의 정원 배정을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도는 이달 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2025,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논의할 때 신설의대 정원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하지만 의사단체에서는 내년도 증원 재조정을 논의 중인 상황에서 의대 신설 및 정원 배정을 추진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입장이다. 최창민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권이 의대 신설이란 민감한 문제를 의대 증원과 마찬가지로 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무책임한 포퓰리즘 정치”라고 비판했다.의료계에선 “2018년 2월 폐교한 서남대 의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94년 전북 남원시에서 문을 연 서남대 의대는 부실 운영 논란에 시달리다 의평원 평가인증을 통과하지 못해 24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대생이 교육과 수련을 받을 배후 수련병원 없이 무작정 의대를 만들 경우 ‘부실 의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당시의 교훈”이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의대와 부속병원이 지금도 구인난을 겪는 것을 감안하면 신설 의대에 충분한 교수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못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이번주 출범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의 비대위원 15명 중 6명(40%)이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으로 채워질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개원의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의정 갈등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와 의대생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의협 대의원회는 16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 및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비대위는 13일 선출된 박형욱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15명으로 구성되는데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3명씩을 추천하도록 했다. 특히 대전협 몫으로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는 의대 교수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3명,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각각 2명을 추천한다. 전의교협 측에선 김창수 회장과 김현아 부회장, 배장환 전 충북대병원 교수의 참여가 확정적이다. 비대위는 이번 주 출범 직후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 및 조건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부 의사단체와 당정만으로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는 17일 국회에서 2차 전체회의를 열고 2025, 2026학년도 의대 증원 폭 등을 논의했다. 의사단체는 2025학년도는 증원 폭 일부 축소, 2026학년도는 증원 ‘0명’을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도 증원 폭 조정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2026학년도는 의사 수급 추계위원회 논의 결과를 반영해 0∼2000명 사이에서 증원 폭을 결정하자고 밝혀 논의는 평행선을 달렸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몸이 아파 돌봄이 필요할 경우 자녀 등 가족과 함께 지내겠다고 생각하는 고령자는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강 상태와 관계없이 지금까지 살던 곳에서 계속 거주하길 희망하는 고령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보건복지포럼 최신호에 실린 ‘노인의 생활환경과 노후생활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자를 대상으로 희망 거주 형태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87.2%가 “현재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답했다. “거주 환경이 더 좋은 집으로 옮기고 싶다”는 답변은 8.1%였고, “식사 및 생활 편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노인전용주택으로 이사하고 싶다”는 4.7%였다. 이는 1만78명이 답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인데, 고령자일수록 급격한 환경 변화를 원하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계속 지내길 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령자들은 건강이 악화돼 독립적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자녀나 가족에게 기대지 않고 머물던 곳에서 계속 지내고 싶어 했다. 건강 악화 시 희망 거주 형태를 묻는 질문에 48.9%는 “현재 집에서 계속 거주하고 싶다”고 답했다.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하겠다”가 27.7%, “노인전용주택으로 이주하고 싶다”가 16.5%로 뒤를 이었다. “자녀나 형제자매 집 근처에서 따로 살 것”이란 답변은 4.3%, “자녀나 형제자매와 동거하겠다”는 2.5%에 불과했다. 가족에게 신세를 지는 것보다 살던 집에 머물면서 재가 돌봄 서비스를 받거나, 전문 요양시설의 돌봄을 받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다. 살던 집에서 계속 지내길 원하는 고령자가 많지만 거주 환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화장실 안전 손잡이, 낮은 계단 단차, 낙상 방지 바닥재 등을 갖췄는지 물어본 결과 62.1%는 “갖춰져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 같은 시설이 “갖춰져 있다”는 답변은 28.5%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대중교통 이용 불편, 교통수단 부족 등으로 외출 시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주보혜 보사연 부연구위원은 “한국도 내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노인의 욕구와 필요가 적절히 반영된 주거 환경과 지역사회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몸이 아파 돌봄이 필요할 경우 자녀 등 가족과 함께 지내겠다고 생각하는 고령자는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강 상태와 관계없이 지금까지 살던 곳에서 계속 거주하길 희망하는 고령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보건복지포럼 최신호에 실린 ‘노인의 생활환경과 노후생활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자를 대상으로 희망 거주 형태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87.2%가 “현재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답했다. “거주 환경이 더 좋은 집으로 옮기고 싶다”는 답변은 8.1%였고, “식사 및 생활 편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노인전용주택으로 이사하고 싶다”는 4.7%였다. 이는 1만78명이 답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인데, 고령자들이 급격한 환경 변화를 원하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계속 지내길 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령자들은 건강이 악화돼 독립적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자녀나 가족에게 기대지 않고 머물던 곳에서 계속 지내고 싶어했다. 건강 악화 시 희망 거주 형태를 묻는 질문에 48.9%는 “현재 집에서 계속 거주하고 싶다”고 답했다.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하겠다”가 27.7%, “노인전용주택으로 이주하고 싶다”가 16.5%로 뒤를 이었다. “자녀나 형제·자매 집 근처에서 따로 살 것”이란 답변은 4.3%, “자녀나 형제·자매와 동거하겠다”는 2.5%에 불과했다. 가족에게 신세를 지는 것보다 살던 집에 머물면서 재가 돌봄서비스를 받거나, 전문 요양시설의 돌봄을 받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다.살던 집에서 계속 지내길 원하는 고령자가 많지만 거주 환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화장실 안전 손잡이, 낮은 계단 단차, 낙상 방지 바닥재 등을 갖췄는지 물어본 결과 62.1%는 “갖춰져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 같은 시설이 “갖춰져 있다”는 답변은 28.5%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대중교통 이용 불편, 교통수단 부족 등으로 외출 시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주보혜 보사연 부연구위원은 “한국도 내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노인의 욕구와 필요가 적절히 반영된 주거 환경과 지역사회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18일 출범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의 비대위원 15명 중 6명(40%)이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으로 채워질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개원의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의정갈등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와 의대생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취지다.의협 대의원회는 16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 및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비대위는 13일 선출된 박형욱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15명으로 구성되는데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각 3명 씩을 추천하도록 했다. 특히 대의원회는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에게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그 밖에는 의대 교수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이 3명,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2명씩을 추천한다. 전의교협 측에선 김창수 회장과 김현아 부회장, 배장환 전 충북대병원 교수 참여가 확정적이다.올 2월 출범했던 비대위와 비교하면 전공의와 의대생 비중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차이다. 당시에는 박단 위원장 등 일부를 제외하면 비대위원 50여 명 대부분이 시도의사회 임원이나 의대 교수들로 채워졌다. 서울 대형병원 사직 전공의는 “내년도 의대 증원이 목전에 닥친 만큼 이제 박단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는 등 젊은 의사 목소리가 더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비대위는 출범 직후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 및 조건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사단체와 당정 만으로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는 17일 국회에서 2차 전체회의를 열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자율성 보장 방안 등을 논의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틀 전 혈액암 진단을 받은 수험생이 병원이 마련해 준 병실 시험장에서 14일 무사히 수능을 치렀다. 이날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가은 양(가명·19)은 최근 기침이 멈추지 않아 동네 병원을 찾았다가 큰 병원에 가보라는 소견을 듣고 서울성모병원에 내원했다. 영상검사에서 좌우 폐 사이 공간인 종격동에 종양이 발견됐고, 조직검사 결과 혈액암의 일종인 ‘종격동 림프종’ 진단을 12일 받았다. 림프종은 국내에서 가장 흔한 혈액 종양이다. 영어, 스페인어 등 언어에 관심이 많은 가은 양은 외국어 교육을 전공하고자 고등학교 졸업 후 재수를 택했다. 의료진은 감염 위험 때문에 하루만 외출을 허용했지만, 시험장이 있는 고향 경남까지 다녀오기엔 무리였다. 입원 병동의 윤선희 수간호사가 안타까운 사정을 병원 유관 부서에 전했고, 병원 측은 서울시교육청의 협조를 통해 가은 양을 위한 시험장을 만들 수 있었다. 병원은 시험장 기준에 따라 21층 특실 구역에 독립된 병실과 시험 감독관이 대기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의료진은 시험 응시에 무리가 없도록 항암치료 일정을 조절하기도 했다. 주치의인 민기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건강한 수험생도 수능시험은 큰 스트레스인데, 어려운 상황에도 꿈을 이루기 위해 시험에 도전하는 가은이를 꼭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은 양의 어머니는 “아이의 장래를 위해 신경 써주신 의료진들과 병원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수능 시험을 볼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가 좌우명인 가은 양은 수능 응시 직전 “대학 축제에서 열리는 공연을 꼭 가보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올 4월 강원 삼척시에서 50대 남성이 교통사고로 다발성 골절 등 중증외상을 입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119구급대는 저혈압성 쇼크로 의식을 잃어가는 환자를 권역외상센터로 시급히 이송해야 한다고 봤다. 그런데 영동지역에는 ‘골든타임’ 내 환자를 옮기기 위해 필요한 응급의료전용헬기(닥터헬기)가 없어 180km가량 떨어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헬기 출동을 요청해야 했다. 구조당국 관계자는 “결국 병원 이송까지 1시간 걸렸는데 다행히 환자가 살 수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처럼 의료 취약지에서 발생한 중증 응급환자를 살리기 위해 닥터헬기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내년도 닥터헬기 인력지원 예산이 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의 닥터헬기 운영 확대 계획도 실현이 불투명해졌다.● 닥터헬기 확대, 예산 문제로 제동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응급의료전용헬기 운영지원’ 항목으로 총 283억7700만 원을 편성해 제출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이 중 인력지원 명목으로 책정된 29억5200만 원을 삭감했다. 현재 닥터헬기를 운영 중인 병원 8곳과 내년에 추가 도입을 추진 중인 병원 2곳의 의료진 인건비 예산이 사라진 것이다. 2011년 처음 도입된 닥터헬기는 현재 전국 8곳에서 운영 중이다. 올 10월 말 기준 누적 이송 건수는 1만4755건에 이른다. 복지부는 아직 닥터헬기가 도입되지 않은 경기 북부, 강원 영동, 충북, 경남 지역에 추가 배치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3차례 공모를 진행했지만 닥터헬기를 도입하겠다고 손을 든 병원은 한 곳도 없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금으로는 운영비 충당이 어려운데 의료공백 사태로 병원 재정이 악화되고 의료진 확보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고육지책으로 병원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과 간호사 또는 응급구조사 2명 등 총 4명의 인건비를 내년도 예산으로 편성했는데 해당 금액이 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것이다. 중앙응급의료센터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닥터헬기 추가 도입이 어려워졌다. 인건비만이라도 지원되면 운영을 해보겠다는 병원이 있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 “골든타임 지키려면 확충 필요” 기재부에서 닥터헬기 사업 예산을 줄인 것은 올해 이용률이 전년 대비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 9월 말 기준 닥터헬기 이송 환자는 8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71명)보다 24.9% 감소했다. 닥터헬기가 이륙하려면 전문의와 간호사 등이 필수적으로 탑승해야 하고, 배후진료 여력도 갖춰야 하는데 의료공백 사태로 의료진이 부족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 하지만 의료공백 요인을 제외하면 닥터헬기 이송 건수는 2021년 1078건에서 2023년 1547건으로 증가 추세였다. 김오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지난해 기준 전체 이송의 10%는 권역 밖 환자들이었다”며 “지금은 200km 가까운 영동지역에도 출동하는데 닥터헬기를 확충해 운항 범위를 반경 70km 안으로 줄여야 위급한 환자들의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고려대의료원은 독지가 민영인 씨(82)가 의학발전기금 1억 원을 기부했다고 12일 밝혔다. 민 씨는2022년부터 3년째 의학발전기금 1억 원 씩을 내놓고 있다. 2004년부터 의학발전기금을 포함해 100주년기념관 건립기금과 경영대 발전기금 등으로 기부한 금액이 총 9억2000만 원에 달한다. 민 씨는 1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메디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부식에서 “귀중한 생명을 살리는 의학의 중요성에 공감해 왔다. 기부금이 국내 1호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키워낼 밀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기부자의 숭고한 뜻에 따라 글로벌 의과학자를 키우는 자양분으로 기부금을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밝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보건복지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으로 1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2024 세계 바이오 서밋’을 개최했다. 2022년 처음 개최된 이 행사는 각국의 보건 분야 장차관, 백신 및 바이오 기업 대표 등이 모여 바이오 업계 동향을 공유하고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12일까지 진행되는 행사에선 ‘안전하고 건강한 향후 10년을 위한 미래 투자’를 주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관련 연구개발 상황, 안정적인 글로벌 백신 공급망 구축 방안, 바이오 인력 양성 계획 등을 논의한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번 서밋은 코로나19의 교훈을 바탕으로 보건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할 방안을 모색하는 중요한 기회”라며 “정부는 WHO와 함께 보건안보를 위한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와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행사에서 ‘글로벌 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정부가 백신 제조 역량이 부족한 국가를 대상으로 연평균 1000여 명에게 백신 생산 관련 교육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삼성서울병원이 개원 30주년을 맞았다. 박승우 삼성서울병원장은 8일 서울 강남구 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30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30년 동안 ‘중증 고난도 치료를 잘하는 병원’이란 가치를 추구해 왔다”며 “앞으로 연구 역량을 강화해 의료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1994년 11월 9일 개원한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5대 주요 병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2025년 월드베스트 전문병원’에서 암 치료 분야 세계 3위에 올랐다. 박 원장은 “유전자 검사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치료 등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제약사와 융합연구를 활성화해 가치 있는 연구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내년도 의대 정원은 정부가 추진한 대로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4일에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내년도 증원 재조정은 불가능하다는 정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앞두고 정부의 태도 변화를 기대했던 의사단체에선 “협의체가 열려도 성과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정브리핑에서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다”며 의료 공백으로 인한 환자 불편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의료개혁은 국민들께서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차분하고 꼼꼼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며 방향은 유지하되 추진 방식 등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내년도 증원은 재검토가 불가능하지만 “2026학년도 정원은 의료계가 합리적 의견을 내면 그에 따라 정하면 된다”고 했다. 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필수의료 보상 체계 개선, 실손보험 개혁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등을 위해 필요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만날 수 있다는 의사도 밝혔다. 의사단체에선 11일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으로 대화가 시작되는 국면에서 윤 대통령이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을 두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 김창수 회장은 “윤 대통령에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협의체 출범 후 (의정 갈등의) 해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구조인지 보고 참여 여부를 다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도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으로) 상황이 달라질 게 없다. 안타깝다”고 했다. 현재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의사 단체는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대한의학회뿐이다. 정부는 이날도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 단체 등을 향해 협의체 참여를 촉구했지만 윤 대통령이 내년도 정원 재조정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추가 참여는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내년도 의대 정원은 정부가 추진한 대로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4일에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실상 내년도 증원 재조정은 불가능하다는 정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앞두고 정부의 태도 변화를 기대했던 의사단체에선 “협의체가 열려도 성과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란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윤 대통령은 이날 국정브리핑에서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다”며 의료공백으로 인한 환자 불편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의료개혁은 국민들께서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차분하고 꼼꼼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며 방향은 유지하되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어진 질의응답에선 내년도 증원은 재검토가 불가능하지만 “2026학년도 정원은 의료계가 합리적 의견을 내면 그에 따라 정하면 된다”고 했다. 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필수의료 보상 체계 개선, 실손보험 개혁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등을 위해 필요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만날 수 있다는 의사도 밝혔다.의사단체에선 11일 여야의정 협의체로 대화가 시작되는 국면에서 윤 대통령이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을 두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 김창수 회장은 “윤 대통령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협의체 출범 후 (의정 갈등의) 해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구조인지 보고 참여 여부를 다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도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으로) 상황이 달라질 게 없다. 안타깝다”고 했다.현재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의사 단체는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대한의학회뿐이다. 정부는 이날도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 단체 등을 향해 협의체 참여를 촉구했지만 윤 대통령이 내년도 정원 재조정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추가 참여는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영유아에게 뇌출혈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호흡기 질환 백일해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3배로 급증해 방역 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0∼26일 백일해 환자는 165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명)의 183배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미성년 환자가 90%에 육박했다. 백일해 환자는 7월 14∼20일 337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다소 줄다가 9월 말부터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2001년 국내에서 백일해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환자가 많았던 2018년 환자 수는 총 980명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총 2만9111명이다. 질병청은 백일해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데다, 감염병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발견된 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백일해는 심한 기침 증상이 특징이며 손 씻기와 기침 예절 등을 실천해야 감염을 막을 수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지난달 29일 교육부가 ‘조건 없는 휴학 승인’ 방침을 밝힌 후 두 의사단체가 “여야의정 협의체 논의를 시작하자”고 나섰지만 협의체 출범은 여전히 속도를 못 내는 상황이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단체 내부에선 “14일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함께 정시가 진행되는데 내년도 증원을 논의하려면 하루 빨리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지난달 22일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대한의학회는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을 전제로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후 교육부가 ‘조건부 휴학’에서 ‘조건 없는 휴학’으로 방침을 바꾸자 약속한 대로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의사단체에선 수시전형에서 수능최저등급 미달로 못 뽑은 인원과 정시전형 선발 인원을 조정하기로 할 경우 협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창민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은 “정부는 이미 입시가 시작돼 내년도 모집인원을 조정할 수 없다고 하지만 수시와 정시 선발 인원은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의비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성명에서도 “2024학번과 2025년 신입생을 함께 교육하는 상황까지 고려할 때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 재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의료계에선 수능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입시가 시작되면 정원 조정 가능성은 더 희박해져 협의체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시모집 전형은 다음 달 12일까지 진행되고, 13일까지 합격자를 발표한다. 정시모집 원서 접수는 다음 달 31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다.하은진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은 전날(지난달 31일) MBC라디오에 나와 “정치권이 명태균이나 김건희 여사 같은 정쟁 이슈에만 매몰돼 있다”며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해 “여당이 정부를 데려와야 하는데 정부와 여당 간 갈등이 너무 심하고 여야도 시기를 많이 놓친 점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또 의료계는 의대 증원뿐 아니라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 등이 주축이 된 ‘더 나은 의료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의료소비자-공급자 공동행동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성명에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활동을 멈추고, 모든 관계자가 참여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논의의 장에서 의료개혁 논의를 다시 시작하자”고 요구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영유아에게 뇌출혈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호흡기 질환 백일해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3배로 급증해 방역 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0~26일 백일해 환자는 165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환자(9명)의 183배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10~19세 환자가 1096명(66.3%)으로 가장 많았고, 0~9세가 368명(22.2%)으로 미성년 환자가 90%에 육박했다. 올해 백일해는 환자는 7월 14~20일 337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다소 줄다가 9월 말부터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2001년 국내 백일해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환자가 많았던 해는 2018년으로 총 98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그런데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누적 백일해 환자는 2만9111명으로 2018년 총 환자 수의 약 30배, 지난해(292명)의 약 100배에 이른다. 질병청은 백일해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데다, 감염병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백일해는 기침 등을 통해 호흡기로 전파되고 가족 내 발병률이 80%에 이를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다. 감염 초기엔 기침과 콧물 등 흔한 감기 증상을 보인 뒤, 중기엔 발작성 기침과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 국내에선 국가 필수 예방접종 대상이라 치명률이 낮지만 1세 미만은 폐렴, 뇌출혈 등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수입이 없다며 국민연금 납부 면제 신청을 한 가입자 중 5만여 명이 지난해에만 4회 이상 해외에 출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를 1대 이상 보유한 가입자도 1600여 명에 달했다. 정부는 이들 중 상당수가 세금과 보험료 납부 등을 회피할 목적으로 소득 신고를 제대로 안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납부예외자 현황’에 따르면 올 6월 기준으로 국민연금 가입자 2205만5846명 중 납부예외자는 286만8359명(13%)에 달했다. 납부예외 제도는 가입자가 실직, 사업 중단, 학업 등을 이유로 보험료를 납부하기 어려울 때 일정 기간 보험료를 면제해 주는 제도다. 대신 면제 기간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보면 실직에 따른 납부예외 사례가 약 255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학업 약 33만 명, 사업 중단 약 7만 명 등이었다. 그런데 납부예외자 중 지난해에만 4회 이상 해외로 출국한 가입자는 5만1488명에 달했다. 11회 이상 출국한 납부예외자는 2581명이었다. 배기량 3500cc 이상의 차량을 보유해 연간 자동차세를 91만 원 넘게 내는 납부예외자는 2785명이었고, 수입차를 1대 이상 가진 이들은 1683명이었다. 수입차를 5대 이상 소유한 경우도 33명 있었다. 국민연금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등을 기반으로 보험료를 매기기 때문에 고액 자산가도 소득이 없으면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다만 정부는 해외여행을 자주 하는 납부예외자의 경우 상당수가 실제로는 소득이 있음에도 세금 등을 회피할 목적으로 소득 신고를 제대로 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공단은 경제적 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납부예외자에게 보험료 납부를 독려하고 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은 내는 돈보다 받는 돈이 더 많은 만큼 납부 기간을 최대한 늘려야 안정적으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소득이 없고 재산만 많은 경우라도 임의가입을 하는 게 장기적으로 보면 본인에게도 이득”이라고 설명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